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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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1: ◆TOYOUsnVr.:2016/10/06(木) 01:13:58.60 :+hfZpNLO0
「냉장고에 넣어 뒀던 푸딩이 없어」
오전에 레슨을 받고 연달아서 낮에는 녹음、힘든 하루의 마지막은 역시 단 거지-、
라고 생각해서 미리 사 뒀던 살짝 고급인 푸딩이、없어졌어。
지치고 배도 꺼져 있어서일까、평소엔 이 정도 일로 화내진 않을텐데、
기대하던 걸 빼앗긴 화가 머리끝까지 뻗쳐오네。
누가 먹었는진 몰라도 말이지。너무한 사람이야。
이대로 집에 가버리면 계속 생각날테고、일단 사무소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2: ◆TOYOUsnVr.:2016/10/06(木) 01:14:20.36 :+hfZpNLO0
우선、사무소에 항상 있는 치히로씨부터。
그렇게 결심하고、치히로 씨 책상 옆으로 가서、어깨를 톡톡。
「저기、치히로 씨。냉장고에 있던 내 거、못 봤어?」
내가 그렇게 물어보니、모니터를 보고 뭔가 두드리던 치히로씨가 작업을 멈추고
의자를 빙글 돌려서 나를 바라보는 쪽으로。
「수고했어요、린 짱。린 짱 물건 말이에요? 뭐 중요한 거 넣어놨나요?」
꽝이었네。
일부러、“푸딩”이란 말 안하고 함정을 파봤는데、먹지도 않은 사람한텐 의미가 없지。
「과자를 넣어뒀는데…… 없어져버려서」
「어머…… 그러면 운이 없는 린 짱한테、이걸 선물할게요」
치히로씨는 그렇게 말하면서 나에게 책상 서랍에서 초콜릿을 꺼내 건내줬다。
위로받은、걸까。
「고맙、습니다。아하하、왠지 부끄럽네。이런 사소한 일로 방해해서 미안해」
「아뇨아뇨ー。그러면、범인 찾기、힘내요!」
범인 찾기……?
아아、맞다。초콜릿을 받아서 순간 잊어버렸지만、아직 내 푸딩을 먹은 범인은 못 찾았지。
오늘은 스케쥴도 끝났으니、마음먹고 범인을 찾아내서 이 분통을 풀어야겠어。
3: ◆TOYOUsnVr.:2016/10/06(木) 01:15:15.38 :+hfZpNLO0
미오。
「재난이었구만ー 시부린。그럼그럼、그런 시부야군에게 이 짱미오가 사탕을 주노라」
우즈키。
「간식을 누가 먹어버렸다고요? 이 쿠키를 줄테니까, 힘내요! 린 짱!」
카에데 씨。
「까까가 없어졌다니、눈앞이 깜깜ー、이네요。후후후」
후미카。
「미안해요、전 바로 전에 사무소에 온 참이라……」
나오。
「뭘 그렇게 열심히 물어보고 다니나 했더니、꼴랑 과자냐! 하지만、안됐네요! 난 아니라구」
카렌。
「나도 아니야ー、남의 거 함부로 손 안대고。아、그치만 감자칩이라면 혹시 몰랐을지도」
……안되겠어。집히는 게 없어。
우즈키랑 미오는 오히려 위로해 줬고、카렌과 나오한텐 웃음거리만 됐잖아。
카에데씨는、언제나 그러니 노코멘트。
후미카는 괜히 독서를 방해한 것 같아서 미안하네。
4: ◆TOYOUsnVr.:2016/10/06(木) 01:15:46.27 :+hfZpNLO0
어쨌던간、이렇게 캐묻고 다녀도 전혀 단서가 없으니、사방이 막혀버렸네。
포기하고 갈까。라고 생각하며 작게 한숨을 쉬고 소파에서 일어서니、사무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들어온 사람은 프로듀서였어。
어디 수록하는 데 얼굴을 비춘 걸까、아니면 영업일까、왜 나갔다 왔는지는 모르지만
프로듀서가 돌아왔어。
그러고 보면 프로듀서한테는 아직 안 물어봤지。
「요ー、린。녹음은 끝난 거냐。수고했어」
「프로듀서도 수고했어。밖에 더웠지」
「뭐ー、이렇게 딱 차려입고 있으니ー」
「저기、프로듀서。질문이 있는데。냉장고에 있던 거、못봤어?」
「냉장고?」
「응」
「뭔데、푸딩이라도 넣어놨어?」
빙고。
이렇게 딱 걸려버리니까 맥빠지는걸。
5: ◆TOYOUsnVr.:2016/10/06(木) 01:16:57.87 :+hfZpNLO0
「있지、어쨰서“푸딩”이란 걸 알고 있는 거야」
「그게ー……저기、말입니다。린 님」
「변명은 듣고 싶지 않아」
「미안。뭐 선물받은건가 싶어서、먹어도 되겠지 생각했어」
「보통、자기 것도 아닌데 먹거나 해?」
「네、죄송합니다。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자、이거 봐봐。초콜릿이랑 쿠키랑 사탕。누가 준 건지 알겠어?」
「………………」
「치히로씨랑 우즈키랑 미오야」
「그렇군요」
「푸딩이 없어져서、축 처져 있는 나한테 주더라구」
「…………」
「그런데。내 담당 프로듀서 씨는、어떨려나?」
「담당 아이돌의 푸딩을 제멋대로 먹었습니다」
「맞아。믿을 수가 없지。어른으로써 그래도 되나 할 정도야」
「…………」
「애초에 말야、프로듀서는 내건 줄 짐작하고 먹은 거 아냐?」
「아아 진짜、미안하다니까。다음에 사줄게、뭐하면 더 비싼 걸로 사줄테니까」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몇번이나 사과했잖아? 그리고、그렇게 뺏기기 싫으면 이름이라도 써놓으라고」
「흐응ー。이런 식으로 나오는구나」
「아…… 아니、미안하다。내가 처음부터 잘못했는데」
「……그래서?」
「저녁이라도 먹으러 갈까、뭐든 내가 쏠게」
「후훗、처음부터 그렇게 사과했으면 되는데」
「아ー! 너 말야、애초부터 이렇게 끌고 갈 작정이었지!」
「원인을 따지자면、마음대로 먹어버린 프로듀서가 나쁜 거 아냐?」
「그건 그렇지마안」
「알겠으니까、빨리 업무 정리해 줘? 내 푸딩 몰래 먹어놓곤、기다리게까지 하진 말아줘」
「………예입」
6: ◆TOYOUsnVr.:2016/10/06(木) 01:18:16.96 :+hfZpNLO0
그렇게 주고받은 후、프로듀서는 자기 책상으로 가서 업무를 시작했다。
카렌이랑 나오가 이쪽을 보면서「또 시작이네」어쩌구 말하면서 킥킥 웃고 있던 건 못 본 걸로 하자。
프로듀서의 일이 끝날 때까지 난 책이라도 보면서 보내야겠네。
후미카한테 책을 빌린 다음、조용한 곳으로。
치히로씨에게 손님이 올 예정이 있나 물어보니、오늘은 이제 없다는 것 같아。
그럼 응접실에서 읽기로 할까。
7: ◆TOYOUsnVr.:2016/10/06(木) 01:18:43.81 :+hfZpNLO0
후미카가 빌려준 책은 연애 이야기 단편집이었어。
달콤새콤한 이야기。
살짝 씁쓸한 이야기。
가슴이 죄이는 듯한 이야기。
네 편 정도 읽고 나서、좀만 쉴까-、하면서 기지개를 키는 도중에 노크 소리가 콩콩콩、이라며 세 번 울렸다。
「기다렸지、준비 다 됐어?」
프로듀서네。
눈치채고 보니、시계의 짧은 바늘이 가리키는 숫자가 하나 늘어나 있고、
창 바깥은 오렌지색에서、짙은 남색으로 변해 있었어。
「늦었어」
「미안해、밥 먹으러 가자」
「응」
「뭐가 먹고 싶어?」
「뭐든 괜찮아」
「그게 제일 어렵다고」
그치만、정말 뭐든 좋은걸。
나한테는、「뭐든 괜찮아」의 앞에「프로듀서랑 함께라면」이 들어있지만。
8: ◆TOYOUsnVr.:2016/10/06(木) 01:19:15.29 :+hfZpNLO0
둘이서 사무소를 나선 후、평소에 타는 영업용이 아닌 프로듀서의 자가용에 탔어。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어때」
내 낯빛을 살피듯이 프로듀서가 말하니까、어쩐지 묘한 기분이라서 생각 않고 말해버렸어。
「말했잖아? 뭐든 괜찮아、라고」
「그럼 이탈리안이다」
「응。기대되네」
이 즈음、푸딩에 대해선、진즉 머릿속에 없었지。
9: ◆TOYOUsnVr.:2016/10/06(木) 01:19:43.52 :+hfZpNLO0
「저기、프로듀서는 일식이랑 양식 중에 뭐가 취향이야?」
「음ー、둘 다 좋아하는데。린은?」
「일식」
「지금 이탈리안 가는 중인데?」
「일식이라고 그러면 곤란해할까。라고 생각해서」
「가게 도착하면 일식 없는지 물어봐야지」
「절대、하지마」
이런 바보같은 잡담을 점점 펼치면서、펼치면서、
이제 접을 수도 없겠네、싶다 생각할 즈음、차가 주차장으로 들어섰어。
「다 왔어?」
「좀 더 걸어야 되는데」
「괜찮아。」
「자、모자랑 안경。변장 싫어하는 건 아는데、좀만 참아줘」
「당당하게 다니면 안 들킨다니까」
「들키든、안 들키든、이다」
「네네。알겠어」
10: ◆TOYOUsnVr.:2016/10/06(木) 01:20:16.94 :+hfZpNLO0
거리를 터벅터벅 걷는 프로듀서와 그 담당 아이돌。
프로듀서가 열 걸음쯤 갔을 때「배 꺼졌다」라고 말한 탓에、
나까지 갑자기 배가 고픈 기분이 되서
가게에 도착한 순간、나도 모르게「배고파」라고 말해버렸어。
「일식이 있으면 좋겠네」
「하지 말라구」
「농담이래도」
「만약 하면、가게 안에서 Never say never 열창해 버릴 거야」
「대소동이 되서 못 돌아갈걸」
「길동무」
「절대 싫습니다」
11: ◆TOYOUsnVr.:2016/10/06(木) 01:21:26.28 :+hfZpNLO0
가게 안은 고급스런 분위기라서、프로듀서도 어른이구나-、라고 문득 생각했어。
당연한 거긴 하지만。
프로듀서가 접수하러 온 점원에게 뭐라고 말하니、
점원이「그러시다면」이라고 하면서 개인실로 안내해줬어。
아마 사정을 설명했겠지。가게 측도 연예인이 와 있대、라고 소동이 일어나면 곤란할 테니까。
개인실로 가서、메뉴판을 넘기며「피자는 뭘로 할까?」라던가。
「파스타는 다른 걸 주문해서、조금씩 나눠 먹을까」같은 말을 하고 있으니、
똑똑、개인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 후、점원이 들어왔어。
「와인、꺼내드릴까요?」
「아뇨、오늘은 차 가지고 왔고… 그리고 업무라서」
업무、라는 말에 조금 발끈해버렸다。
데이트가 아닌 건 분명하지만、이 식사까지 업무라고 생각하고 싶진 않은걸。
「실례했습니다。주문은 정하셨습니까?」
「음ー。좀 있다 저희가 부르죠」
「알겠습니다。정해지시면 거기 있는 버튼을 눌러 주세요」
꾸벅、정중히 인사하며 점원은 방을 나갔어。
「프로듀서、여기 자주 오는구나」
「왜 그렇게 생각해?」
「와인이 어쩌구、했으니까」
「아아。그건 키핑해둔 거야。여기 아는 사람 가게거든」
「흐응ー」
사적으로 오는 가게에 데려와준 건、조금 기뻐。
12: ◆TOYOUsnVr.:2016/10/06(木) 01:22:18.18 :+hfZpNLO0
「자자、빨리 결정하자고。배고프잖아。난 텅텅이야」
프로듀서가 다시 메뉴판을 열면서 그렇게 말했어。
「후훗、그러네。나도 배가 고파」
「난 파스타는 까르보나라로 할까」
「그럼 난 이 게살 파스타」
「피자는 뭘로 할래?」
「여기、콰트로 포르마지-? 는 어떤 거야?」
「치즈피자에 벌꿀을 얹어서 달달한 거。간식 같은 느낌」
「그럼 밥으로 먹기는 좀 그런가」
「그렇지도 않을걸? 꽤 맛있고、이럴 땐 느낌이 중요한 거야」
「그러면、콰트로 포르마지」
「그냥 말해보고 싶었다、는건 아니겠지?」
「글쎄? 어떠려나。후훗」
13: ◆TOYOUsnVr.:2016/10/06(木) 01:23:11.34 :+hfZpNLO0
점원을 불러 주문을 말하고 나서、요리가 올 때까지의 시간이 공복 탓인지 무척 길게 느껴져서
모락모락 김을 내면서 요리가 나왔을 때 무심코 「와아」라고 탄성을 질러버렸어。
내 그런 부끄러운 한순간을 프로듀서는 못 본 척도 안하고、
빙글빙글 웃으면서「그럼 먹을까」라고 말했어。
지금은 말대꾸하는 것 보다、배가 고파。그러니 변명하지 않은 채 그대로 손을 맞댔어。
「응。잘 먹을게」
「잘 먹겠습니다」
포크로 파스타를 도록도록 감아올려서 입 속으로。
진한 게살 크림소스가 듬뿍 묻은 돌돌 말린 링귀네 파스타。
「맜있어……」
입에서 무심결에 흘러나온 감상이었어。
「그래、잘됐네。까르보나라도 먹어봐?」
여전시 빙글빙글 웃는 표정의 프로듀서는、자기가 먹기보다도 먼저 작은 그릇에 나눠담아 줘서、
조금、스스로의 식욕이 부끄러워 졌지만、그건 그거。
건네받은 그릇에 담긴 까르보나라를 포크로 돌려서、한입。
면은 페투치네、살짝 볼륨이 있고、내가 주문한 크림소스 파스타와는 다른 풍미가 있다。
밥은 다른 사람과 함께 먹는 게 맛있다- 라고들 말하지만、이런 이유도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저렇게、서로 파스타를 반쯤 비운 즈음、기다렸다는 듯이 콰트로 포르마지가 나왔어。
슬라이서로 나눈 다음 접시에 담아서 꿀을 골고루 뿌리면、준비 완료。
여섯 조각 중 하나를 들어올리니、치즈가 주ー욱 늘어나서 따라와。
그걸 다른 손으로 끊은 다음 입으로 옮기자、입안 가득 치즈의 짭쪼름한 느낌과 벌꿀의 단맛이 퍼지면서
정말로 행복해지는 기분。직감을 믿어서 다행이다、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어。
14: ◆TOYOUsnVr.:2016/10/06(木) 01:23:43.03 :+hfZpNLO0
「후ー、잘 먹었다」
「응。맛있었어」
「디저트、푸딩이라도 시킬까?」
「아냐。다음번에 먹을래。이제 배가 가득찼어」
「다음번、이라」
「응、또 데려와줘」
「그쯤이야 문제없지」
「후훗、기대하고 있을 거야?」
15: ◆TOYOUsnVr.:2016/10/06(木) 01:24:12.21 :+hfZpNLO0
프로듀서는 보여주는 듯이 계산하면서 영수증을 뗐지만 분명、이걸 경비로 돌리지는 않겠지。
아마도、내가 괜히 신경쓰지 않도록 해주는 게 아닐까。
그런 살짝 어른스러운 점에、가슴이 조금 뛰는 스스로가 왠지 웃겨서「바보 같아」라며 살짝 흘려보내기。
16: ◆TOYOUsnVr.:2016/10/06(木) 01:24:56.47 :+hfZpNLO0
17: ◆TOYOUsnVr.:2016/10/06(木) 01:25:52.12 :+hfZpNLO0
◆ ◇ ◆ ◇ ◆
피피핏、전화음이 나를 부른다。
화면에는『거의 다 왔어。10분이면 들어갈 거야』라는 메세지。
그걸 보며、난 냄비 속으로 파스타를 집어넣었어。
그리고 타이머 셋팅。
미리 만들어둔 소스는、약불로 살짝 따뜻하게。
열쇠고리가 찰칵 열리는 소리가 나고、조금 있다 타이머가 울렸어。
건져올린 면에 소스를 끼얹어서、접시에 담아내기。
거실 테이블에 두 개를 놓고 중간에 샐러드。
포크를 놓아둘 즈음、바지에 손을 닦으면서 그 사람이 화장실에서 나왔어。
「오、오늘은 까르보나라네」
「정말、손은 수건으로 닦으라고 했잖아」
「넵ー」
「하여튼、빨리 먹자」
「어어」
「그러고 보면 까르보나라라고 하니 말인데、옛날에 같이 이탈리안 레스토랑 갔던 날、기억해?」
「물론、그랬던 적도 있었지」
「왜 가게 됐었는지、그것도 기억하려나?」
「내가 푸딩을 먹어버려서」
「그래。그때、당신이 뭐라고 했었는지、난 아직도 기억하거든?」
「엑、무슨 이상한 소리 했었나」
「-뺏기기 싫으면 이름이라도 써놓으라고-」
그렇게 되뇌이면서 펜을 하나 꺼내들고、뚜껑을 열면서 그 사람에게 다가간다。
「움직이면 안돼」
꾸욱、꾸욱、꾸욱、그의 얼굴에 한 글자。『린』이라고 써놓기。
「이건 절대 뺏기고 싶지 않으니까 말야。후훗」
끝
쿨한 린. 매우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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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거 진짜 취해요
푸딩...한번 사먹어 봤는데..저랑은 맞지 않은 놈이었어요.
파르페는 확실히 본적이 없네요.
어째서 오밤중에 배가 고파진 걸까요
전 왜 이걸 귀한 린으로 받아들이는거죠.
좋은 번역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