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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와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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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3, 2017 17:44에 작성됨.


사기사와씨가 오타쿠가 된 것은 내 탓이 아니다.



라노벨 친구가 생겼다

전화상대의 친구에게 통화를 방해받으면 짜증난다.


뭐야 이거. 어떡하지? 내 어깨 위에 머리를 올리고있는 사기사와씨가 새근새근거리며 자고있는데. 귀여워. 아니, 귀여운게 문제가 아니라.

「……사, 사기사와씨?」
「…………쿠울」

쿠울할때가 아니라고. 진짜 자는거냐. 너무 무방비하잖아. 이 사람은 남자를 뭐라고 생각하는거야. 진지하게 내가 아니었다면 덮쳤을지도 모른다.

「………진짜 어떡하지」
「……새근, 새근………」

곤란하다. 이래선 움직일 수가 없는데……. 이거 어떡하지. 일단 사진이라도 찍어둘까. 내 인생에 이런 일이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해봤다고.
사진에 이 추억을 저장하고, 본격적으로 어떻게할지를 생각했다. 움직일 수 없으니 아무것도 못하지만. 뭐, 모처럼이니 이 상황을 즐기자. 그나저나 여자의 몸은 부드럽구나. 말랑말랑이라고 할지, 보송보송이라고 할지………. 근육은 있는건가? 같은.

「………응」
「!」

일어났나? 아니, 한숨이 새었을 뿐인가. 이렇게 사기사와씨의 잠자는 얼굴을 보다보면 여러모로 생각나는게 있다.
나는 여태까지 한 눈에 반하는 남자는 쓰레기나 바보나 멍청이밖에 없다고 생각했지만, 옆에서 자고있는 사기사와씨를 보고있으면 한 눈에 반하는 그 심정이 매우 이해가 됐다. 아니, 좋아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작년의 나였다면 5번은 반했다. 그 정도로 좋은 사람이다.
뭐, 저쪽은 나를 라노벨 친구정도로밖에 보지 않겠지만. 내 옆에서 태평하게 잠들었을 정도고. 일단 싫어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아, 끝났다」

코노스바가. 디스크를 교체해야하지만, 옆에서 미인이 자고있어 불가능하다.

「……………」

어떡하지. 한가해졌다. 아니, 사기사와씨의 잠자는 얼굴을 보고있으면 한가함이 사라지지만. 그런데 왜 여자의 잠자는 얼굴을 다소 입술이 삐줍 튀어나온걸까. 꿈 속에서 키스라고 하고있나?
그나저나, 자고 있는 여자의 잠자는 얼굴을 빤히 보는건 변태같네.

「………나도 자버릴까(착란)」

응, 그것이 베스트. 의식하지 않아도 되고, 지루하지도 않다. 나는 눈을 감았다. 잠이 잘 오면 좋을텐데.
이 때의 나는 잊고 있었다, 나는 잠버릇이 나쁘다는 사실을.

×××

「응….………」

눈을 떴다. 아무래도, 진짜로 자버린것 같다. 일단 나는 누워있는 몸을 일으키려고………어라? 누워있어?
나는 분명 앉은 채로 잠들었을텐데. 그런데 왜 누워 자고 있는거지? 게다가, 나의 머리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각은 대체………?

「………타카미야, 씨?」
「!?」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문득 위를 바라보자, 사기사와씨가 상냥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왜 사기사와씨가 내 위에 있는거지? 왜 내 얼굴과 사기사와씨의 얼굴의 사이에 가슴처럼 보이는 언덕의 가슴이 있는거지? 왜, 머리 밑이 부드러운거지?
………아니, 이거………무릎베개 아닌가?

「!?」

당황하며 일어서자, 내 머리의 측면과 사기사와씨의 이마가 부딪혔다. 나는 무릎 위로 머리를 다시 내려놓고 이마를 만지며 몸부림친다.

「아얏!?」
「꺗!?」
「크억……컥………!」
「…괘, 괜찮으세요……?」

아, 아파라………! 머리가 망가지는줄 알았다……… 그런데 사기사와씨는 왜 멀쩡한거야………아, 이럴때가 아니지! 나는 당황하며 무릎 위에서 머리를 치웠다.

「죄, 죄송해요. 자는 새에 자세가 무너져서……!」
「………괜찮아요. 저야말로 죄송해요. 자버려서………」
「아니, 그래도 무릎베개라니………!!」
「……괜찮아요. 자는 얼굴, 귀여웠는걸요?」

빙긋 미소짓는 그녀의 얼굴에 나는 내 뺨이 뜨거워지는것을 느꼈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왠지 엄청 부끄럽다, 뭐야 이거.
그리고, 사기사와씨는 양 다리를 꿈틀대기 시작했다

「…………」
「……왜 그러세요?」
「……저, 저기……그것보다, 화장실에………」
「에? 아, 아아! 네네!」

사기사와씨는 종종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했다.………흠, 큰건지 작은건지는 모르겠지만 변의를 참으면서까지 무릎베개를 해줬다고 생각하면 조금 흥분되는데……….
아니, 그게 아니라. 아아……나 진짜 왜이러냐. 나는 진짜 잠버릇이 나쁘구나………아니, 어떤 의미로는 잠 버릇이 좋은거겠지만.
시계를 보면, 오후 8시였다. 벌써 밤이잖이……. 상당히 잤네, 나.
얼굴을 한손으로 가리고 쇼크를 받고있으니 사기사와씨가 돌아왔다.

「………후우」
「정말, 죄송합니다……」
「……아뇨아뇨, 괜찮아요. 저야말로 블루레이를 가져오셨는데 잠들어버려서 죄송해요.」
「남은거 언제 다시 볼까요?」
「………그렇네요. 오늘은 이제 피곤하고, 내일로 할까요」
「네. 아, 그럼 플4 두고가도 괜찮을까요?」
「…괜찮아요.」

나는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서고, 하품을 하며 말했다.

「………그럼 저는 가볼게요」
「……가실, 건가요」
「네. 시간도 늦었고」

코노스바를 볼게 아니면 이곳에 있을 이유도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현관을 향하려고 하자, 사기사와씨가 「그, 그래도……」라고 중얼이며 내 뒤를 손짓했다.
뒤를 보자, 창 밖에서는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었다.

「…………진짜?」
「……어떡하죠?」
「가야죠. 자전거니까 금방이고」
「……에, 그래도 위험해요. 게다가 감기에 걸릴지도……」
「괜찮아요. 그렇다고 여기서 자고 갈 수도 없고」
「…자고 가셔도, 괜찮은데요?」
「핫?」
「………에, 그러니까, 자고 내일 가셔도………」

이 사람 바본가? 아무리 그래도 그건 위험하지. 한마디 하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게말이죠, 사기사와씨」
「……네, 네」
「가볍게 남자를 집에서 자고가라고 하시면 안되요. 원래라면 남자를 집에 들이는것도 좋지 않은데. 좀 더 정조관념을 생각하시는게 좋아요.」
「………그, 그런, 가요……」

사기사와씨는 낙담하면서도, 나의 얼굴을 엿보듯이 물었다.

「그래도, 타카미야씨가 감기라도 걸리면……」
「괜찮아요. 저 바보라서 감기 안걸리거든요」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라는 속담은, 바보는 감기에 걸렸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의미에요?」

진지하게 반박됐다…… 하긴, 라노벨에 빠지기 전에는 진성 문학소녀였으니. 덕분에 통렬하게 부끄러워졌다고…….
나는 얼버무리듯 말했다.

「어, 어쨌든, 저는 가볼게요. 사기사와씨도 함부로 다른 남자한테 그런 소리하면 안되요.」
「………네, 네」

………어째선지 설교해버렸다. 나따위가 잘난듯이 설교해도 괜찮았을련지.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낙담하고 있으니 사기사와씨가 미소지으면서 말했다.

「………타카미야씨. 감사합니다. 저를 걱정해 주셔서」
「으………가, 갑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 얼굴은 반칙이잖아……. 나는 붉어진 얼굴을 숨기듯이 고개숙이고 현관에서 나와 빗속에서 자전거를 밟으며 귀가했다.

×××

다음날. 감기 걸렸습니다.

「……………」

저질렀다. 플4 어쩌지………. 아니, 그건 다음에 가지러가면 돼. 그것보다 큰 문제는 사기사와씨와의 약속이다. 오후에 사기사와씨의 집에 간다고 말했는데………. 어떡하지. 무리해서 가도 괜히 감기를 옮길지도 모르고…….
………오전 중에 나을 수 밖에 없나(착란←2번째). 일단 해열시트라도 붙이자.

~3시간 후~

13시 27분. 약속 33분 전이지만, 열은 내리기는 커녕 오히려 올랐다. 이건 이제 무리다……미안하지만, 전화해서 다음주로 연기하자.
나는 스마트폰을 집고, 사기사와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 여보세요?』
「아, 사기사와씨 전」
『후미카~ 누구 전화야? 혹시 그 남자친구?』
『……아, 아니에요! 남자친구가 아니라니까요!』
『그렇다는건, 그 타카미야씨란 사람이군요!?』
『……그, 그건 그렇지만……! 앗, 휴대폰 뺏지 마세요!』

………친구랑 같이있나? 즐거워 보이는구만~ 그래서, 난 언제까지 기다리면 되지?
귀에 스마트폰을 대고있는 채로, 나는 대기했다. 꺄꺄 떠드는 소리가 한동안 이어지고, 간신히 명료한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타카미야씨시죠?』
『……잠깐, 카나데씨 놓아주……! 아리스쨩! 휴대폰 돌려주세요!!』

………누군지 모르지만, 사기사와씨는 아닌 모양이다.

「타카미야입니다만……」
『후미카씨에요』

연기할 셈이냐! 애초에 자기를 씨를 붙여서 자칭하는 녀석이 어디있어!? 의태할 생각 제로잖아.
………귀찮으니까 그냥 말하자. 내 말이 전해지면 된거지.

「………뭐, 누구라도 좋지만. 사기사와씨에게 전해주시겠어요? 감기걸려서 오늘 못간다고」
『…………오늘 못가? 무슨 의미죠?』
「아~……」

…………사귀지도 않는데 집에 친구를 불렀다는걸 친구에게 알려지는건 싫겠지. 아니, 본인은 신경쓰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주변의 친구는 신경쓸테고. 거짓말로 얼버무리자.

「그게, 오늘 사기사와씨가 읽고싶은 라노벨이 있다해서 같이 사러가자고 약속했어요.」
『……그런가요?』
『……아뇨? 그런 약속 안했는데요?』

………저 바보. 지이이이인짜 바보. 진짜로 바다의 보물. 이런 바보같은 여자는 처음봤어.

『……그럼 무슨 약속인데?』
『………저희 집에서 애니메이션을…………앗』
『애니메이션!?』
『후미카씨의 집에서요!?』

………아~아, 난 몰라.

『내가 전에 말했었지? 그렇게 함부로 남자를 집에 들이면 안된다고』
『마, 맞아요! 게다가 프로듀서씨한테 혼날거에요?』
『……아, 알고있었지만……애니메이션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잖아요………』
『그러면 DVD만 빌리면 되잖아』
『…타, 타카미야씨가 가지고 있는건 블루레이였단 말이에요!』
『그러면 비디오 대여점에 가면 되잖아요』
『…그, 그건………! 그, 그렇지만……』

………어째선지 진심으로 설교받고 있고. 특히 목소리의 분위기를 봐서 연하겠지? 적어도 존댓말 쓰는 애는. 아니, 연하한테 설교받는 사기사와씨는 그것대로 귀엽지만.

『……죄, 죄송해요……. 실은, 어제도 타카미야씨에게 혼나서………』
『타카미야씨, 가요?』
『뭐라고 혼냈는데?』
『지금이랑 같은 내용의 말을』
『……………』
『……………』

………조용해졌네. 그런데 빨리 전화 끊고싶은데. 전화비도 만만찮고.
그런 생각을 하고있으니,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아, 네」
『후미카의 보호자인 하야미 카나데입니다. 잘 부탁해?』
「아, 안녕하세요. 에? 성이 다른데 보호자?」
『신경쓰지 마. 정조관념이 헐렁한 아이에게는 보호자가 적어도 다섯은 필요할거 아냐?』
『……카나데씨. 그건 어떤 의미로 말……』
『후미카씨, 조용히』
『………죄, 죄송해요……?』

아, 확실히. 사기사와씨 얌전한 사람인데도 손이 많이 가지.

『뭐, 그런 이유로, 프라이빗의 보호자는 당신에게 맡길게?』
「아니,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는데요?」

응? 프라이빗? 그 말은 하야미씨랑 다른 한 명은 프라이빗의 관계가 아니라는 말인가? 그런데 학생한테 프라이빗이 또 뭐야?

『괜찮잖아. 키스해줄테니까, 부탁할게. 응?』

………뭔 소리하는거야, 이녀석.
내심으로 진짜 깼다. 그리고 그 직후 대음량이 들렸다.

『!? 무, 무슨 소리 하시는건가요 카나데씨!!!!!!』
『자, 잠깐만, 후미카. 진정해. 농담이야, 농담』

어, 어이쿠……왜 갑자기 사기사와씨가 화내는거야. 덕분에 깜짝 놀랐잖아……….

『그래서, 감기 걸렸다고?』
「아~ 네. 그러니까 오늘은 못간다고 전해……」
『괜찬항. 지금부터 후미카가 당신을 간병하러 갈테니까』
『「………핫?」』

나와 사기사와씨의 목소리가 겹쳤다.

『………잠깐, 카나데씨. 뭘 멋대로』
『괜찮지, 타카미야군?』
「아니, 뭐, 그럼 고맙지만요」
『그러면 주소를 알려줄래? 후미카 바꿔줄테니까』
「네」

전화 너머에서 『여기』 『지금 바꾸나요!?』 『당연하지. 너는 몰라도 모르는 나에게 주소를 알리는건 싫을거아냐?』 라는 대화의 뒤, 사기사와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아아, 사기사와씨?」
『……네, 네. 그래서, 주소는………』
「아니, 하야미씨가 그렇게 말했다고 꼭 오실 필요는 없어요? 감기 옮으면 좀 그렇고」
『……그, 그런가요?』
「네. 미열이고, 별일 아니니까요」
『………아, 알았어요. 그럼』
『후미카? 네 스마트폰의 대기화면, 그의 잠자는 얼굴이』
『……와, 와─! 와아─! 갈게요! 타카미야씨 혼자면 힘드실테고요!?』
「하, 하아」

그? 누구지? 남자……힛키나 비터나 카미양인가…….……설마 남자친구는 아니겠지? 남자친구라면 그녀석 죽이겠어.

『그럼, 주소를 말해 주세요』
「아, 네. 그러니까……」

주소를 말하는 나는 내심 조금 복잡한 감정이었다. 하야미씨가 말한 「그」가 만약 리얼의 남자라고 생각하니, 어째선지 기분이 좋지 않다. 딱히 사기사와씨를 좋아하는것도 아닌데. 대체 뭘까. 리얼 남자라가 확실한것도 아닌데, 아니, 오히려 라노벨 캐릭터일 가능성이 높은데, 어째서인지 짜증나고 있었다.
이건 안되겠다. 이대로라면 짜증난채로 간병받게 되버린다.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일단 어제 찍은 사기사와씨의 잠자는 얼굴을 보기로 했다.

『‥…네. 감사합니다』
「아뇨, 죄송해요. 수고를 끼쳐서」
『………괜찮아요. 그럼, 나중에 봐요』
『그럼, 후미카. 뭐 가져갈거야?』
『저도 도울게요』

거기서 통화는 끊어졌다. 그럼 일단 진정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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