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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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모치즈키 안나 「비밀의 입맞춤」
※백합주의
「우와아…… 너무한 얼굴이네」
응, 내심 스바루씨의 말에 동의한다.
아무리 나라도 목소리를 내서 동의하기는 힘들다…… 라기보다는 하고싶지 않았다.
정작 본인은 그런 안나의 심정은 전혀 모른채 즐겁게 웃고있다……므므.
「우헤헤………… 내가 선택받은 전사라니……」
유리코씨는 즐거워보인다…… 평소였다면 훈훈했을텐데.
「언제부터야? 유리코가 이렇게 위험해진건」
「어제부터…… 일까………?」
그래, 스바루씨의 말대로 유리코씨는 위험해……
굉장히, 위험해……
유리코씨는 자주 망상한다. 그것은 사무소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것이며 이제와서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요 며칠 상황이 가속하고 있었다.
뭐라고 해야할지…… 망상에 세계에 더 깊이 기어들어가는 듯한……
「망상 내용을 중얼거리는것도 좀 그랬지만, 중얼대지 않는 대신 이러는것도 참」
「그렇, 네……」
그래, 유리코씨는 망상 내용을 중얼거리지 않게 됐다──그것 뿐이라면 괜찮았지만……
대신, 한가지 문제가.
「망상하는 동안, 그, 아이돌로서 안되는 얼굴을 하는것도 참」
「아이돌은 물론이고, 사람으로서 안된다고 생각해……」
말좀 해봐, 라면서 스바루씨가 유리코씨의 뺨을 꼬집는다. 그럼에도 유리코씨는 전혀 개의치않고 도저히 남에게 보여줄 수 없는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우헤헤…… 하고.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참 야무지지 못하고, 그리고…… 저질스러운(야한 의미가 아니다) 표정
역시…… 위험하, 네…………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문득 시선을 돌리자 벽에 걸려있는 시계와 시선이 마주쳤다.
12시 58분
유리코씨와 안나의 레슨은 오전만이니까 괜찮지만.
「그러고보니 스바루씨…… 슬슬, 레슨 아냐………?」
「아, 큰일났다. 크리스마스 라이브 특별 레슨 있었지!」
땡큐, 안나! 라는 말을 남기고 스바루씨가 레슨실로 달려갔다.
문을 쎄게 닫은 소리때문에 움찔해버렸어…… 스바루씨, 거칠어.
그런데 6월인데……크리스마스…………?
일순간 생각하다가 그만뒀다. 이 사무소에서는 생각하지말고 느끼는게 나은 것들이 잔뜩……
게다가……지금은 더 생각해야할 일이 있으니, 까……
「이것이 신풍의 성검……? 엣, 내가 이름을 붙이라고………? 어쩌지……우헤헤」
「………하아」
릴리 오브 윈드.
블룸 템페스트.
그런 군소리에 맞춰 모아둔 한숨을 흘린다.
이런 표정, 남에게 보여줄게…… 못된다고 생각하는데. 유리코씨……신경쓰지 않는걸까나………
그래도 다행히 요즘 프로듀서씨는 영업으로 바빠서 유리코씨의 이 표정을 보지 못했다.
그래, 유리코씨가 좋아하는 사람…… 프로듀서씨……
「다행이네, 유리코씨…… 정말로. 봤으면 환멸했을거야……」
「우헤헤…… 멋진 이름이라고? 다행이다……」
즐거워보이니 됐나, 그렇게 생각하고 안나는 유리코씨에게 기댔다.
걱정해줬으니 이정도 보수는……괜찮겠지?
코를 간질이는 플로랄한 좋은 향기. 샴프 냄새겠지만, 다른 것도 섞여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냄새를 맡고있으면 안심된다……… 그런 느낌……
폭신폭신해서, 유리코씨 근처에서는 무심코 힘이 빠져서……
「후헤헤………」
「……쿠울」
멀리서 소리가 났다.
안나가 정말 좋아하는, 그런 목소리.
무슨 말인지는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안나를 잠에서 끌어내는데는 충분했다.
「이것이 모든것의 원흉인 마왕…… 하지만, 이 성검이 있으면……후헤헤」
「………….후와아」
아무래도 안나의 잚듬상태를 회복시킨건 유리코씨의 망상이었던 모양이다…… 복잡.
다시 시계를 보니 3시 정각, 간식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유리코씨는 2시간 내내 망상만 했던걸까……라고 생각했을 때, 안나가 잠들기 전에는 없었던 책이 유리코씨의 무릎 위에 놓여져있었다. 아마 휴식대신 독서를 했다고 생각한다……
안나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구나…… 미안해, 유리코씨………
「후헤헤……이거라면, 이길 수 있어………우히히」
앗, 사과할 마음이 없어졌을지도……
그건 그렇고,
「졸려…… 오늘 이제 할 일이 없었던듯한……있는듯한……….」
으음…… 왠지 머리가 잘 돌지 않을지도……
폭신폭신해서, 무심코 자버릴것같아. 그래도, 자는건 몰라도 유리코씨를 방해하지 않게……
살찍 시선을 돌린다.
그 앞에는 유리코씨의 얼굴이 있었고, 여전히 심각한 얼굴이었다. 유리코씨는 그렇게나 망상하는데 지치지도 않는걸까………
그렇게 망상이 즐거운걸까……
안나……랑 있는것보다도……
「……졸려」
그러니까,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애초에, 역시…… 머리가 돌지 않을지도, 몰라요……
일단 일어나야할것 같아서 열심히 일어섰다. 만, 빈혈에 걸린것처럼 휘청휘청해서 무리하지 말고 원래 자세로 돌아왔다.
다시 유리코씨에게 기댄다.
일어날 수 없었으니까…… 어쩔 수 없어………
좋은 향기, 그렇지만 자지는 말자.
그런 생각을 하면서──하지만, 저벅저벅하는 소란스러운 발소리가 귀에 닿고 깜짝 놀란다.
누구일까. 스바루씨나 우미씨일지도.
어쩌면, 돌아온 프로듀서씨……?
거기까지 생각하고, 그리고 유리코씨의 형용하기 어려운, 한창대의 소녀가 지어서는 안되는 표정을 응시하고, 안나는 눈치챘다.
「이 표정을 프로듀서씨가 보면……환멸해버려……」
프로듀서씨는 요 며칠 바빴으니까 유리코씨의 이 답없는 표정을 모를텐데.
그리고, 유리코씨는……그, 프로듀서씨를……좋아할테니까……
절대, 보여주면 안돼.
그러니까, 위험. 안나가 아니라 유리코씨가.
「유리코씨!…… 일어나……」
「후헤헤…… 보물 겟, 만세에……」
몸을 강하게 흔들고 말을 걸어도 유리코씨는 도저히 망상의 세계에서 돌아오려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안나의 쓸데없는 저항과 함께 그 발소리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위험, 위험해.
이런 너무한 표정때문에 유리코씨가 실연하는건 너무 불쌍해……
그래도 도저히 정신을 차리지 않는데…… 어떡하지……
으음, 졸려……
머리가 역시, 돌지 않아.
우설 비밀봉투같은걸로 유리코씨의 머리를 가려버리면…… 그치만 안보이고………
얼굴을 가린다…… 그래, 가면도 괜찮겠다…… 뭐, 없지만……
유리코씨를 안아올리면……무겁지, 여러모로. 게다가 안나는 해주기보다는 받고싶을지도……
그럼, 그럼.
문손잡이에 손을 대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시간은 없었다.
어쩔 수 없다, 이걸 해볼까──.
노력해서 일어서서, 요리코씨의 정면과 마주보고, 유리코씨의 어깨를 안고, 그리고.
입맞춤을 했다.
게임같은데서 나왔던것고 달리, 극적인 감촉은 없었다. 입술과 입술이 접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그것을 어루만진다.
그래도, 이걸로 프로듀서씨가 유리코씨의 그 얼굴을 볼 수 없을테니까──
와장창, 기계가 땅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쉬운 감촉을 뿌리치고 뒤돌아본다. 그곳에 있던건,
「너너너너, 너무나, 추추, 충격적이라, 카메라를 떨어뜨렸어요……!」
「아리사, 였구나……」
발소리는 프로듀서가 아니었구나…… 아니, 그렇겠네. 바쁜 프로듀서가 우연히 유리코씨가 이상한 표정을 짓고있을 때, 유연히 돌아오는 경우는 꽤 없지……
역시 잠이 덜깨서 머리가 돌지 않을지도.
「아, 안나쨩」
「응……? 왜, 아리사………」
아리사의 얼굴은 새빨갛고, 왠지 놀란듯이 보였다………
무슨 일이 있는걸까……역시, 머리가 으음……
「아무한테도 말 안할게요! 사진도 안찍었고!」
「에, 아, 응」
「저도, 그, 방금 전의 광경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서! 그러니가──실례합니다!」
다다다닷, 아리사는 그렇게 빠르게 달릴 수 있었구나, 라고 생각될 정도의 스피드로 아리사가 나갔다.
그리고 방에는 안나와 유리코씨만이 남겨졌다.
유리코씨에게 눈을 돌리자.
「아리사쨩, 이었지? 무슨 일이지?」
「유리코씨…… 눈을 떴구나……」
제정신을 차린 유리코씨. 소파 위에서 의아해하고 있었다.
「응, 방금전에. 숨이 막히는것같아서 눈이 뜨였어」
「숨이 막혀……?」
「왜 그랬을까?」
정말로 의아해보이는 그런 반응. 이건, 유리코씨가…… 그것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걸까나………
숨이 막혔다는건 아마 안나의 키스때문에……응?
자신의 입술을 만진다. 만져도 뭔가 변화가 일어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시 만진다.
몇분 전의 감촉을 되새기듯이.
키스를 했다.
………키스를, 제정신이 아닌 유리코씨에게, 해버렸다.
아마 서로의 첫, 키스를……
엣……?
「안나쨩? 갑자기 얼굴이 빨개졌어──괜찮아?」
「잠에 취해서………머리가 돌지 않아서, 그래도……엣……?」
엄청난 짓을, 안나는 저질러버렸을지도 모른다.
아니, 저질렀다.
여자끼리인데, 유리코씨는 프로듀서씨를 좋아하는데.
안나는.
…………
………………
「얘~ 안나쨩~?」
「유, 유리코씨…… 기억, 안나……?」
「에? 뭐가?」
기억 못한다. 그런 사실에 일순간 안심하고, 그 직후 죄악감이 밀려들어왔다.
유리코씨의 소중한 첫키스…… 그것을 안나는 몰래…… 빼앗아버렸다……
유리코씨는 프로듀서씨에게 주고 싶었을텐데……
야경이 보이는 공원같은…… 그런 둘만의 공간에서, 분명 프로듀서씨와, 하고싶었을 텐데……
그런데……
안나는 이 날, 못된 아이가 됐다.
「후헷, 후히히…… 신대륙? 가죠!……」
「여전하네…… 유리코씨……」
다른 날, 사무소.
유리코씨의 망상벽은 전혀 호전되지 않았고, 오늘도 평소대로 아이돌 실격인 표정을 쬐고있었다.
그래도…… 프로듀서씨는 아직 이 얼굴을 보지 못한것같다…… 유리코씨, 다행이네……
유리코씨의 얼굴을 응시한다. 심각한 얼굴이지만, 눈동자는 반짝반짝 천진난만하게 빛나고 있어서 상당히 즐거운 망상이라는것이 안나에게도 느껴졌다.
문득, 입술에 시선이 접한다.
단 몇초만은 안나의 것이었던, 그런 유리코씨의 일부.
분명 유리코씨는 프로듀서씨에게 바치고 싶었을 것.
「결국…… 안나, 말 못했어………」
「각성이벤트? 불타오르는 전개……… 후후후」
아무것도 모르는 유리코씨는 즐거운듯이 중얼이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볼 수록, 안나는 더더욱 잣니이 못된 짓을 저질렀다는것이 느껴졌다.
안나가…… 안나가 빼앗아도 되는게 아니었을텐데……
「미안해요…… 유리코씨……」
「후헤헤……」
역시, 들리지 않는구나……
그래도, 들렸다면 안나는 어쩔 생각이었던걸까. 전부 말했으려나……응, 분명 그랬겠네……
거짓말은 하고싶지 않은걸, 특히 유리코씨에게는……
그래도 말했다간 유리코씨는 안나를 싫어하겠지……
……그건, 싫어.
유리코씨에게 미움받으면…… 안나는………
……그렇다면,
…………들키지 않으면 돼.
쿵쿵, 이곳으로 향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타이밍이 좋다, 그렇게 생각했다.
「유리코씨, 유리코씨…… 프로듀서씨 오고있어……」
유리코씨에게 말을 건다. 그러나 유리코씨에게서 정신을 차릴 기미는 모이지 않았다.
우헤헤, 하고 야무지지 못한 목소리를 야무지지 못한 표정으로 흘리고 있다.
그럼, 어쩔 수 없네……
이것 말고는 수단이 없으니까…… 왜냐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유리코씨, 좋아하는 사람에게 환멸받는걸……
그러니까……
일어서서, 유리코씨의 정면에 선다. 유리코씨와 시선이 마주쳤지만, 분명 기분탓. 그 눈동자는 안나를 비추지 않으니까……
문득 가슴이 아픈 느낌이 들었다──느낌이 들었을 뿐, 안나에게 있는 양심의 최후의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런걸 내팽개쳐서라도 안나는 원하는걸……
응? 유리코씨……
「어쩔 수 없으니, 까……」
발소리가 점점 커진다. 서둘러야…… 겠네.
유리코씨를 가볍게 안고, 그리고 입술을 겹쳤다.
역시 상상한것만큼 대단한건 전혀 없었다. 따뜻하고, 부드럽다. 그런 안정되는 감촉이 느껴졌을 뿐.
그래도.
지금만은 유리코씨는, 안나의 것.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는, 그런 몇초이니까……
「안녕하세요~ ……아, 안나, 유리코쨩한테 뭐하는거야?」
밝은 목소리. 뒤돌아보지 않아도 누가 왔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프로듀서씨가 아니었구나, 의외………
어쨌든, 입실한 사람은 미라이였다.
「딱히…… 유리코씨의 앞머리에 먼지가 묻어서……」
「그렇구나~ 뽀뽀라도 하는줄알았어」
뽀뽀.
즉, 키스.
미라이니까 이걸로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무리가 있었을지도……
「말도 안돼……」
「그럴까~」
라고 말은 했지만, 미라이는 진심으로 의심한건 아닌것같았다.
당연하네…… 왜냐면, 키스는 여자끼리 하는게 아닌걸…… 의심하는게 이상, 하지……
안나가 하는 짓은 하면 안되는 짓.
그래도, 안나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분명………
…………
「……읏, 으응~. 어라, 미라이. 왔구나」
「응. 딱 지금 온 참이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 마침 유리코씨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역시 키스당하면 괴로운걸지도…… 뭐, 갑자기 호흡을 방해하는거니까……
응……
「유리코씨…… 안녕. 긴 망상이었네……」
「아하하. 요즘 정말 기네, 내 망상」
오늘도 1시간정도는 망상을 했었고, 옆에서 보면 유리코씨는 위험한 사람이었지.
그래도 유리코씨가 즐거우면 그걸로 괜찮아…… 응, 분명 괜찮을거야……
『안나말야……? 좀 더 안나를 봐줬으면 좋겠, 어………』
그러니까, 그런 말은 말로 하지 않고 마음속에 가라앉힌다. 유리코씨는 분명 무겁게 느낄테니까.
유리코씨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서…… 친구로서.
유리코씨에게 안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
「안나쨩이 옆에 있으면 나 안심해버려」
유리코씨가 갑자기 그렇게 말했다.
「안나쨩은 내가 망상만해도 버리지 않고 함께 있어줄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무심코, 응?」
…………분명 유리코씨는 그 말을 깊은 의미로 말한게 아니다.
그래도, 안나는 그래도 기뻐서, 미소를 숨길 수 없었다.
「앗, 안나 부끄러워~?」
「미, 미라이. 시끄러워……!」
아마 지금 안나의 얼굴은 새빨개졌겠지…… 역시 부끄럽다고 생각한다……
「어라. 혹시 지금 나 꽤 부끄러운 소리한거야!?」
「언제나잖아」
「으, 응………」
너무해! 라며 유리코씨가 투덜댄다. 언제나, 그리고 요즘에는 특히 언제나 부끄러운게 입에서 흘러나오는데 아직도 부끄러워하는건 조금 신기.
그런 유리코씨에게 아까의 말의 대답을 돌려준다.
「유리코씨……」
「아, 안나쨩」
동요해서 이상하게 보이지 않게 목소리를 다듬는다. 떨지도, 부끄러워하지도, 뺨을 붉히지도 않게.
자연스럽게, 유리코씨의 친구로서, 말한다.
「안나는말야……? 유리코씨에게 떨어지지 않아……」
계속한다.
「그러니까, 유리코씨도 안나에게서…… 떨어지지 말아 줘………?」
자연스러웠을까……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안나의 이 마음이 유리코씨에게 닿아버릴것 같아서 무섭다.
그리고, 이 마음을 받아들여주지 않는 유리코씨의 그 반응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무섭다.
그래도, 그건 괜한 걱정이었던 모양이었다.
「물론이야! 안나쨩! 쭉 함께야!」
평소같은 미소로 유리코씨가 그렇게 말했다.
그래, 안나의…… 이 가슴 속을 빙빙 돌고있는 더러운 감정과 무연한, 그런 미소.
그렇게 웃는 유리코씨를 안나는 포옹했다.
「와, 왓. 안나쨩」
「미라이, 흉내………」
팔을 두르고 꼬옥 안는다.
갑자기 포옹한 안나를 유리코씨가 당황하면서, 그러면서도 제대로 받아들여준다.
그래서 끝없이 응석부리고 싶어졌지만, 분명 전부가 이렇게 잘 되진 않겠지.
그러니까…… 안나의, 이 감정이 들키면…… 분명 거절당할거야……
유리코씨의 눈동자는…… 분명, 안나가 아닌 사람이 비추고 있는걸……
유리코씨는 쭉 함께해줄테고……떨어지지 않아줄테지만……
그래도, 그 이상은 해주지 않겠지……?
안나에게 와줄 가능성은…… 절대로 없어………
그러니까…… 안나는 이걸로 충분해.
그러니까, 그 대신…… 그 시간만은, 안나가 받아갈테니까………
안나가 유일하게, 유리코씨를 안나만의 것으로 할 수 있는, 그 시간을……
그 이후로도 유리코씨의 망상벽은 낫지 않았다…… 고맙게도……
망상하는 유리코씨 옆에서 몸을 기대고, 누군가가 오면 유리코씨의 입술을 빼앗았다.
그 회수를 거듭해도, 키스의 기분 좋음은 알 수 없었다. 사람의 피부에 접한다, 그 이상의 감촉은 없었다.
그 대신, 유리코씨의 소중한 것을 몇번이나, 몇번이나 독점하고 더렵혔다. 그런 사실이 안나를 괴롭히고…… 그것의 몇배나 안나를 만족시켰다.
그러나, 문제도 있었다.
오는 사람 전부를 미라이처럼 속일 수는 없었다. 아리사 이외에도 몇명 안나와 유리코씨가 키스한걸 들켜버렸다.
그래도,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하자 모두 숨겨주었다.
그건 모두의 상냥함도 있겠지만, 더 큰 이유라면……
「여자끼리 연애하면…… 스캔들, 인걸………」
그런 사실이 밖에 새어나가면 분명 아이돌 활동에도 영향을 준다.
그렇기에 못본척 해줬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연애가 아니고…… 유리코씨가, 동료에게 더렵혀지고 있을 뿐이지만……
불쌍한 유리코씨……
그래도, 그런 나날은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그 결말은 안나에게는 행운의 형태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유리코씨는 망상으로 트립하지 않게됐다.
그러니까, 안나도 유리코씨에게 키스하지 않게되었다.
………안나가, 유리코씨를 안나만의 것으로 할 수 있을 기회도, 사라져버렸다.
유리코씨가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에, 전부 끝나버린것이다.
째깍째깍 게임기 버튼을 리드미컬하게 누른다. 그러자 액정에 비쳐진 캐릭터는 그것에 응해 몸을 움직이고 연속공격을 날린다.
그 맹공에 옆에서, 우왓, 우헷, 같은 신음이 흘렀지만…… 결국 반격 없이 게임세트를 맞이했다.
퍼펙트게임! 이란 표시가 화면에 떠오른다.
「역시나 안나쨩. 상대가 안되네」
「응……이거, 요즘 많이 했으니까……」
그래도 분해~ 라고 옆자리에서──유리코씨가 그렇게 투덜댄다. 안나는 그런 광경을 보면서 유리코씨와 이런 시간을 보내는것도 오랜만이라고 느끼고 있었다.
레슨이 끝난 저녁, 그리고 나른한 몸. 그래도 이렇게 같은 소파에 앉아서 게임을 하면…… 피로도 날아가버릴지도………
요즘에는 전혀 이런걸 하지 않았으니까……
유리코씨의 심각한 망상벽은 갑자기 시작되고…… 그리고, 갑자기 끝났다.
모든 것은 원래대로 돌아갔다…… 안나의 이 마음을 제외하고………
그리고 프로듀서씨도 요즘 바쁨의 절정을 넘겼는지 사무소에서 자주 보이게 됐다.
유리코씨의 그, 심각한 표정을 수반한 망상벽도, 안나의 그 비뚤어진 키스도 전부 없었던 일이 된것 같았다.
어쩌면, 전부 안나의 꿈이었을지도………
그럴리, 없지만……
「이걸로 된거야…… 응……」
「안나쨩?」
아무것도 아냐, 라고 대답. 그렇구나~, 라는 유리코씨.
무심코 시선이 유리코씨의 입술에 삼켜진다. 윤기나는, 얼마 전까지는 안나의 것이었던, 그것에.
그렇게 응시한 시간은, 안나의 생각보다 길었던 모양이었다.
「……? 안나쨩,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 아무것도 아냐……!」
당황하며 시선을 돌렸다. 유리코씨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을지도 몰라.
이런것도 이제 그만둬야겠네…… 미련, 이 남았을지도……
안나의 보너스 스테이지는 이제 끝났어…… 그것을 자각해야 해……….
그렇, 지만.
이 마음을 안고 있으야한다니, 그건…… 너무 괴로워.
쭉 이대로라니……
전부 숨겨야 한다니, 그런건──
「안나쨩? 괜찮아?」
「앗, 으, 응」
그 목소리에 안나는 검은 사고의 늪에서 끌어올려졌다.
안돼, 안돼…… 걱정시켜버렸네……
「어제도 이 게임해서…… 조금 졸릴지도……」
그렇게 말하며 유리코씨의 어깨에 기댄다. 소파와, 유리코씨의 몸에 가라앉아 버릴것 같아.
졸려, 그렇게 말하자 정말로 졸음이 밀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그 날도, 이렇게 유리코씨에게 응석부렸었지……
처음으로 키스를 했던, 그 날……
「있지, 유리코씨………」
「왜?」
졸려서, 사고의 브레이크가 고장난것 같았다. 라고, 남의 일처럼 생각하면서 입을 연다.
이것은 미련을 끊기 위해서니까……
「이제, 망상하느라 멍해지는거…… 안해……?」
뭘 묻는거야. 그렇게 머리의 제정신부분이 안나에게 묻는다.
만약 유리코씨가 또 그렇게 되면 키스를 할 생각이냐고.
………응.
분명, 하겠지……
어차피 마지막에 남의 것이 될거라면, 손이 닿는 동안에는, 안나는………
「………응. 안해」
그러나, 그런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겠네…… 그런 짓까지 한 안나에게, 이 이상 좋은 일이 일어날리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괜히 더 외로워졌다. 그래서 유리코씨에게 몸을 맡기고 눈감는다.
그러자, 유리코씨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실은말야. 요즘엔 망상할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이 생각하는게 있어」
「응…… 그렇구나……」
망상을 정말 좋아하는 유리코씨.
그런 유리코씨도 고민으로 머리가 가득할 때가 있다니, 의외일지도…………
그렇게 집중할 수 있다면, 분명 프로듀서씨에 대한거겠네……
……질투나네.
그 때, 방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립다…… 라고 할 정도로 옛날 일은 아니지만…… 유리코씨를 독점할 수 있었던 그 무렵이 떠올랐다……
저벅저벅하는 발소리. 이번에야말로 프로듀서씨려나……
유리코씨가 좋아하는, 프로듀서씨.
만약 그렇다면 안나 방해일지도…… 집에 갈까나……
응, 그러자…… 보는것만으로도 괴로우니까……
「유리코씨…… 안나, 슬슬 집에 갈래………」
유리코씨의 몸에서 느껴지는 편안함도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자.
유리창에서는 오렌지색 석양이 쏟아지 고있었고, 묘하게 쓸쓸함이 섞인 그 색은 안나를 숨겨줄것 같았다.
「앗, 그래도 그 전에. 안나쨩」
「응……? 왜, 유리코씨」
일어서려한 직후, 유리코씨가 그렇게 말했다.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조금이라도 빨리 이곳에서 멀어지고 싶었지만, 귀를 기울였다.
「잠깐 이쪽을 봐줬으면 해서」
「………? 응……」
뭘까.
안나의 머리에…… 먼지라도 묻어있는걸까나……
들려오는 발소리는 점점 켜져, 몇초면 이곳에 들어올것 같았다.
뒤돌아서 유리코씨와 마주본다. 그러자 유리코씨는 팔을 안나에게 뻗었다.
그리고────
「응──────」
부드럽고, 화상을 입을것같은 열.
시야가 덮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지배되고 있는것 같았다.
오랜만의 감촉.
그렇지만 비슷해도, 전혀 달랐다.
「───유리코. 그리고 안나, 아직도 집에 안갔……어?」
프로듀서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보이지만 놀란것같다.
그리고 어느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발소리가 이어졌다. 아까까지와 반대로 이것에서 멀어지는 소리였다.
멀어지고, 멀어진다.
그리고, 안나와 유리코씨만이 남겨졌다.
「────푸핫」
호흡을 하자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몸에 들어오는것 같았다. 그럼에도 몸은 점점 뜨거워진다.
심장은 쿵쾅거리며, 눈 앞의 유리코씨에게도 들릴 정도로 시끄러웠다.
「유, 유리코, 씨………」
몸이, 자신의 몸이 아닌것처럼 진정되지 않았다. 열이 몸 안쪽에서 솟아나와 안나는 그것에 침범된다.
분명, 지금의 안나의 얼굴은 삶은 문어처럼 새빨갛겠지……
꿈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이 너무나 현실같지 않아서, 안나는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왜………
「왜, 안나에게 키스, 했어……?」
키스,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안나의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방금 전의 몇초동안이 떠올라 머리가 터질것 같았다.
나가려다가 불리고, 유리코씨쪽을 향하고, 그리고, 강하게 몸을 안기고, 입을 맞추었다.
…………영문을, 모르겠다.
「프로듀서씨가, 봐버렸어……? 뒤쫓아가서 설명해야……」
유리코씨는 프로듀서씨를 좋아하니까…… 라고 하려던 말은 끊겼다.
「……비겁해. 안나쨩은」
「엣…………?」
유리코씨가 그렇게 중얼였다.
방은 오렌지색으로 물들어있었고, 유리코씨의 표정도 그것에 비추어져 있었따.
「아무 말도 없이 키스하고…… 아무 일도 없었던덧이 행동하고……」
「그러면서도 때때로, 괴로운 표정을 지었는걸」
경악으로 일순간 머리가 새하얘져서.
그리고, 안나는, 자신이 한 짓이 유리코씨에게 들켰었다는것을 깨달았다.
언제부터, 인걸까……
그래도, 그건 분명…… 중요하지 않겠네……
「………죄송해요」
안나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말뿐이었다.
무엇이 일어났는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유리코씨가 안나의, 그것을 눈치채고 있던것은 알 수 있었다.
이미 늦었겠지만, 그래도 사과하고 싶었다.
「안나가 빼앗아도 될 것이 아니었는데……」
「유리코씨는, 프로듀서씨를…… 좋아하는데……」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자…… 멈추지 않고 안나는 죄를 고백했다……
분명, 이걸로 안나와 유리코씨의 관계는 끝날테니까…… 그런 생각이 안나의 등을 밀어주었다.
그렇지만 유리코씨는 그런 안나의 고백을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안나쨩. 나, 얼마 전처럼 깊게 망상하지 못하게 됐어」
유리코씨는 대신 그렇게 말했다. 안나는 그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유리코씨가 말을 조금씩 내뱉고, 안나는 평소보다 회전이 느린 머리를 돌리며 조금씩 그 말을 삼킨다.
「그치만, 머리속이 가득한걸」
유리코씨가 말을 이었다.
「계속, 계속, 안나쨩만 생각해버리는걸」
소리가 사라지고, 시간이 멈춘것 같았다. 시계바늘 소리조차도 들릴듯한, 그런 침묵.
그 때, 방금전까지 방에 쏟아지던 석양이 구름에 가려졌는지 방을 비추는 오렌지색이 적어졌다.
그리고, 눈치챘다.
「아…………」
그 때, 유리코씨의 표정을 숨겨주던 석양이 약히지고, 그리고 안나는 알아버렸다.
유리코씨도 뺨을 홍조시키고, 부끄러움에 몸을 붉히고 있었던것을.
「잘때도 깨있을때도 안나쨩이 머리에서 사라지지 않아서…… 나, 이상해진것 같아」
기뻐,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다.
유리코씨가 안나만을 생각해준다…… 그것을 듣고 안나는 자신이 가득해지는것을 느꼈다.
안나의 마음이, 단순한 일방통행이 아니라는것을, 그것을 알았으니까.
갑자기, 툭, 하고 어깨가 밀리고, 안나는 소파 위에 밀쳐져 누웠다. 그리고, 유리코씨는 놓치지 않겠따는듯이 안나의 위에 올라탔다.
유리코씨…… 가까워……
그렇지만…… 곧 그런건 신경쓰지 않게 되겠지……
두근두근해서…… 지금 눈 앞에만 열중한다……
안나가 좋아하는 유리코씨의 냄새가 쏟아지면서, 지금이란 시간에서 현실성이 사라진다.
유리코씨와 시선이 마주친다. 조금 물기를 띠면서도, 동시에 묘하게 어두운 감정이 담긴듯한 눈동자.
「안나쨩……」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내려온다.
안나는 그것을 눈을 돌리지 않고 받아드릴 뿐……
「책임, 져」
응, 이라고 대답할 틈도 없었다.
바로 시야갸 좁아지고, 그리고, 두개의 그림자가 하나가 되었다.
「응!…………」
여태까지의 독선적인 키스와 완전히 달랐다.
겹쳐진 입술에서 유리코씨의 모든 것이 전해지는것같이. 열도 흥분도, 전부 안나 안에 들어와버린다.
안나의 몸 깊은 곳에서 불길이 타는듯이, 식히려고 몸을 비틀려했지만 유리코씨가 안나의 손을 꼭 잡고있어서 그것도 할 수 없었다.
움직일 수 없는 와중, 느껴지는것은 유리코씨 뿐이라서.
기뻐서, 괴로워서, 뜨거워서, 울어버릴것같은 감정을 졸여내서.
「…………푸, 핫」
호흡이 괴로워져서 한번 떨어진다. 그렇지만, 그런 잠깐의 순간조차도 아쉬워서.
「한번 더………」
그렇게 말한것은, 안나……? 유리코씨……? 모르겠지만, 대답은 서로 마찬가지였다.
「응……」
이번엔 안나부터.
유리코씨에게 손을 뻗고, 그리고 입술을 겹쳤다.
녹아들듯한 열이 또다시 신체에 스며든다.
방 밖에서는 누구의 발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 시간에 끝은 없다.
둘만의 세계. 흥분과 열. 그것들에 그저 가라앉아간다.
끝
개인적으로는 안나->유리코->P->안나같은 개막장 삼각관계를 기대했지만, 이건 이것대로 마벨러스해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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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유리코 이거 완전 유혹수(ry
차기작 기대해주세요!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