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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바나 아리스「Diana」

댓글: 8 / 조회: 1868 / 추천: 2



본문 - 07-31, 2017 00:41에 작성됨.


타치바나 아리스「Diana」


어느 날의 카페. 세련된 점내에는 세련된 노래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런 곳에서 한숨 돌리는 저는 조금 어른이 된 기분입니다. 주문한건 코코아입니다만.

코코아라도 괜찮잖아요. 누군가도 말했었습니다. 좋아하는걸 주문할 수 있는건 아이의 특권이라고.

어른도 좋아하는걸 주문하면 되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만요.

그래그래, 세간에는 어른이 런치라는게 있다고 하네요. 전에 넷서핑 중에 봤어요.

듣자하니 어린이 메뉴를 그대로 어른용으로 양만 늘린것이라던가. 세상에는 다양한 수요가 있군요.


아, 이거 알아. 드물게 제가 아는 곡이 흘렀습니다.

폴 앵카의 데뷔곡 「Diana」

남동생의 베이비시터, 나이차가 많은 그녀를 향한 짝사랑을 쓴 명곡입니다.

지금 제가 처한 경우와 조금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와 다릅니다. 저는 그 정도로 적극적이 될 수 없으니까. 애처롭다고 말해야 할까요.

옛날, 이라해도 그렇게 옛날은 아니네요. 네, 아직 12살이고.

아빠가 해줬던 이야기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달이 아름답군요」, 유명한 나츠메 소세키가 「I love you」를 그렇게 번역했다고 합니다.

당신이 옆에 있으니 달이 한층 더 아름다워 보인다던가.

거기에 「사랑한다」같은 직접적인 말은 일본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던가.

저는 이름은 외국인같다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완전히 일본인이네요.

직접적인 사랑의 고백은 지금의 저는 도저히 못합니다.

애초에 왜 이렇게 고민하고 있느냐하면, 저는 제 담당 프로듀서를 사랑하고 있어서.

저는 12세이며, 그는 당연히 12살이 아니라 한참 연상이라서. 저는 아이돌이고 그는 프로듀서라서.

네, 여러모로 장해가 많은, 고생스러운 연애입니다.


그렇다고 혼자서 고민해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제 주변에는 기댈 수 있는 어른이 여러명 있습니다.

저도 남에게 기대는걸 배웠습니다. 이건 성장이군요.

지금도 카페에서 상담상대를 기다리는 중.

호랑이도 부르면 온다더니, 마침 상담상대가 왔습니다.

그녀는 변장중인치 평소보다 얌전한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평소가 지나치게 화려하다고 생각합니다만.

오늘의 모습은 나이에 걸맞다고 해야할까요? 그녀의 진짜 나이는 모릅니다만.



「죄송해요, 기다렸죠?」

「아뇨, 저야말로 바쁘실텐데 불러서 죄송해요」

「괜찮아요. 나나랑 아리스쨩의 사이잖아요」

「무슨 사이인가요 그건?」


그녀, 우사밍=아베 나나씨에게 상담합니다.


「그런데 왜 나나인가요? 언제나 사이좋은 후미카씨가 아니라」

「아뇨, 나나씨가 좋아요.」


이것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도 생각이 없지는 않습니다.

일단 나나씨는 어른입니다. 여기서 어른은 견실하다는 의미의 어른입니다.

그리고 진지합니다. 어떤 질문이라도 진지하게 대답해줍니다.

다음이 가장 중요. 이것때문에 나나씨에게 부탁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나나씨라면 3번정도 돌려 말해서 제가 상처받지 않게 배려해 주실거잖아요」

「글러먹은 발상이네요」


갑자기 돌직구가 날아왔습니다. 안되겠어요. 이것만으로도 제 마음은 벌써 너덜너덜해졌습니다.


후미카씨도 선택지에는 있었습니다. 문제는 후미카씨는 천연인 사람입니다.

존경은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말 좋아하고 경의도 느끼고 있습니다. 그저 이번에는 좀……

날카로운 한마디로 제 글라스 하트가 깨져버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1명 더 고민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카나데씨입니다. 그런데 카나데씨에게…… 연애상담은……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단지 아마 발돋움하는게 귀엽다면서 놀리기만 하고 끝일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렇게 여러모로 생각한 결과 나나씨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이유에요」

「과연, 제 입으로 말하기도 좀 그렇지만 납득했어요」


나나씨는 언제나 보여주는 안심되는 미소를 짓습니다. 뭐라고 표현해야할까요? 포근힌 미소입니다.

이거에요. 이 분위기에요. 이래서 나나씨에게 상담한겁니다.



「그래서, 어떤 상담인가요?」

「그러니까」


어쩌지. 직접 전부 말해야 할까요?

상담하는 입장이지만 전부 솔직하게 말하긴 어려워서 조금 애매하게 말합니다.


「연애상담이에요. 연상인 사람을 좋아해서, 적어도 성인은 넘은 연상이에요. 저는 어떡해야할까요?」


타이밍 좋게, 아니 나쁜걸까요. 나나씨가 주문한 커피가 왔습니다.

나나씨는 그것을 천천히 한모금 마시고, 방금전까지의 미소를 지워 진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저를 믿어 준건 솔직히 기뻐요. 다만……」


거기서 말을 자르고 나나씨가 바로 저를 응시합니다. 진지한 눈.

눈을 피해버린건 제가 꺼림칙함을 느껴서일까요?


「아리스쨩의 요망에 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아뇨, 응할 수 없어요.」


나나씨는 상냥함과 무름의 의미를 착각하지 않는 사람.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었습니다.

저는 확실히 그것을 착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나나씨는 상냥하니까, 무르지 않으니까.

저를 생각해줘서 제대로 말해준다.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각오를 하고, 나나씨의 눈을 보고 긴 침묵 후에 대답했습니다.


「……네」

「알겠어요. 우선 이건 상식있는 일반인 아베 나나로서의 의견입니다. 포기하세요.」


똑 잘라 말했습니다. 칼날같이 날카로운 말, 그것이 제 가슴을 도려냅니다.

늠름한 목소리, 그것이 저의 마음을 강렬하게 꿰뚫습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응전합니다.


「……어째서……인가요」

「우선, 당신은 아이돌이에요. 공공연히 연애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 일반론이죠. 아리스쨩, 당신은 영리한 아이니까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어른스럽다고 해도 당신은 12살. 성인 남성과 사귀는건 불가능해요.」


네, 알고 있어요. 저도 알고 있었어요. 그래도 납득할 수 없어서, 분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고, 그래서 나나씨에게 상담한거에요.

입술을 꽉 악물고, 치마를 꾹 잡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눈물이 흘러넘칠것 같아서.

올렸던 시선이 어느새 다시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당연합니다. 저는 아이돌. 연애는 금기. 그것때문에 은퇴한 사람도 있다는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이입니다. 아무리 발돋움해도 아이는 아이. 그것은 절대로 뒤집히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어른, 저는 아이. 그 사이에 있는 벽은 한없이 높았고, 저는 그것을 넘을 힘도, 용기도 없었습니다.

아아, 안돼. 이제 참을 수 없어. 눈물이 나와버려. 그렇게 생각했을때 머리에 손이 놓여졌습니다.


「울지 마세요. 그리고 그렇게 쎄게 잡으면 치마가 구겨질거에요」


고개를 들자 작은 몸을 힘껏 내민 나나씨가 제 머리 위에 손을 올려놓고 있었습니다.

나나씨의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이것은 아리스쨩의 친구 나나의 의견입니다」


제가 어안이 벙벙해져 나나씨를 보고 있으니 다시 커피를 천천히 마시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사랑해 버린건 어쩔 수 없으니까요. P씨에게 마음을 전하는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따뜻한 나나씨의 말에 구원받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라,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왜 나나씨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알고있는걸까요?


「어라, 아니었나요?」

「……아뇨, 맞아요. 그런데……어떻게……」

「아리스쨩은 알기 쉬우니까요」


……충격의 사실입니다. 에, 거짓말이죠? 누가 거짓말이라고 해주세요. 언제부터 들킨거죠? 설마 처음부터?

부끄러웠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습니다. 책상이 있으면 숨어버리고 싶습니다. 무-리


「그, 그래도. 저는 어떻게 P씨에게 마음을 전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간단해요, 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네요. 그렇네요, 우회적인 표현은 어떨까요?」

「우회적인 표현…… 알겠어요」

「좋은 계획이 있는것같네요」


저는 「네」라고 대답하고, 그 목소리가 생각보다 커서 놀랐습니다.

주변에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하고 두리번거리며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저를 신경쓰지 않는것 같아서 안심했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나나씨가 키득거리며 웃고있었습니다. 약간 분하네요.


「그럼 힘내세요. 나나는 응원할게요」


그 말이 기뻐서 약해진 눈물샘에서 한줄기 눈물이 흘렀습니다.

아하하, 나나씨가 당황하고 있네요. 싫은게 아니에요. 감사하고 있어요.

그러나 나나씨에게는 말하지 않습니다. 방금 전에 분했으니까. 약간의 심술이에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았던 건도.

한번 더 나나씨에게 감사를 고하고 함께 가게에서 나왔습니다. 코코아는 「언니니까」라면서 나나씨가 계산해줬습니다.

역시 나나씨는 어른이구나. 그리고 나는 아직 아이구나. 오늘은 그것을 알게됐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



어느 날의 카페. 세련된 점내에는 세련된 곡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런 곳에서 한숨 돌리는 저는 조금 어른이 된 기분입니다. 주문한건 코코아입니다만.

코코아도 괜찮잖아요. 누군가가 말했었어요. 코코아에는 안티에이징 작용이 있다고. 어라, 후보가 1명밖에 떠오르지 않네요.

듣자하니 카카오 폴리페놀의 높은 항산화작용에 의해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의 기능을 억제. 좌외선으로 상한 피부를 수복해주기도 하고, 턴 오버를 촉진시키는 효과도 있어서 여르듬이나 여드름자국, 기미, 주름의 예방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네, 방금 타블렛으로 조사한거에요.

뭐, 저에게 안티에이징은 필요 없지만요. 오히려 어른이 되고 싶으니 안티 안티 에이징이 필요하네요.


아, 이거 알아. 때마침 이 곡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폴 앵카의 대뷔곡 「Diana」, 제가 오늘 참고할 곡입니다.

컵 안의 코코아가 1/3쯤 남았을 때, 학수고대하던 사람이 왔습니다.

아뇨, 가능하면 더 늦게 왔었으면 했었지만요.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코코아를 다 마실 때까지.

그렇지만, 와버렸으니 할 수 없네요. 나중에 와달라고 할 수 도 없고.

그 사람은 점내를 두리번거리더니, 저를 발견하고는 미소지으며 다가왔습니다.


「바쁘실텐데 불러서 죄송해요」

「괜찮아괜찮아, 그래서 상담하고 싶은거라도 있어?」

「아뇨, 그런 용건이 없으면 안되나요?」

「그런 소리가 아니야. 아리스가 왠일로 날 불렀나 생각해서」



안돼요. 긴장하고 있네요. 평소보다 딱딱한것 같습니다. 아마 약 3할정도.

이럴줄 알았다면 후미카씨가 전에 말했던 또박또박 말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듣길 그랬습니다. 죄송해요, 이야기를 반쯤은 듣고 반쯤은 흘렸었어요.

아니 그게, 제가 말하는것도 뭣하지만, 설득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키하씨가 로봇에 대해 말하는것과 후미카씨가 로봇에 대해 말하는 것 중에서 어느쪽이 설득력이 높은가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저번에 후미카씨가 게임을 뿅뿅이라고 불렀었단말이죠. 저는 제 귀를 의심했었습니다.

뭐, 현실도피하고 있어봤자 의미없네요. 지금은 이야기에 집중하죠.


「아직 이런 가게에는 혼자 들어가기 어려워요」

「아아, 알것같아」


저는 아이이고 그는 어른. 주변에서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이제 그런건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혼자보다 누군가와 함께 먹는게 더 맛있으니까요」

「요리코랑 아키하도 그런 이야기 했었지」


므으, 저랑 단 둘이 있는데 다른 여자의 이름을 꺼낸건가요? 같은 귀찮은 소리는 안합니다.

그런 관계가 아니니까요. 아직. 예정은 미정입니다만.

그 때, 커피와 딸기 파르페가 왔습니다.


「오, 아리스는 이걸 먹고싶었구나」

「네. 여기의 딸기 파르페는 절품이에요」


저는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헤어지기 싫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이 말로 대신하죠. 전해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뇨, 아마 전해지지 않겠죠.

그래도 괜찮아요. 지금은. 모든 것에는 단계라는 것과 시기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지금은 이것만. 그렇지만 저의 마음 전부를 담습니다. 마음 속으로 심호흡.

가죠. 말해버리죠.


「딸기가 달콤하네요」


stay by me P씨.


이상으로 끝입니다.

「기다릴 수 있나요?」라는건 그녀 나름의 우회적인 표현이라고 믿고싶습니다. 믿고 싶습니다.



생일축하해!!

※폴 앵카의 Diana
https://youtu.be/wPw5WiABU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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