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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마스 시대극】이치노세 시키「오이카와번 집안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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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3, 2017 01:26에 작성됨.

 
【모바마스 시대극】이치노세 시키「오이카와번 집안소동」
 
【モバマス時代劇】一ノ瀬志希「及川藩御家騒動」



1: 2017/05/29(월) 22:36:29 .92 ID:bFsZ+F6g0

  카로 무나카타 아츠미가 악정을 펼치고 있었을 무렵, 오이카와번에는 1명의 천재가 있었다.

  이치노세 시키.

  그녀는 상류 무가의 출신이었기에, 어렸을때부터 학식을 얻을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번내에서 대성하지 못했다.

  출사(出仕)하기 전에 가문이 토리츠부시되었기 때문이다.
(토리츠부시取り潰し: 에도시대에 모반 등을 이유로 가독 상속을 금하고 영지 등을 몰수하던 일.)

  무나카타의 번을 넘은 여색에 간언했기에, 이치노세가는 몰락했다.

  시키는 어떻게든 무사의 신분은 유지했지만, 번 내에서 직위에 오르지 못한 채, 자신의 연구에 몰두했다. 그것이 가능할 정도의 재산은 남아있었다.

  시키가 주로 흥미를 느낀 것은 약학과 화학과 수학. 글짓기나 검술은 그녀의 성미에 맞지 않았다.

  어쩌면 시키가 그 재능을 살렸다면 상인이나 학자로서 성공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아니, 그럴 수 없었다.

  천재로서 태어난 인과인가, 아니면 무나카타의 폭정에 희생되었기 때문인가.

  그녀에게는 제대로된 사회윤리가 갖춰지지 않았다.

  환자에게 강심제라고 속이고 화약을 먹이기도 했고, 마을 안에서 돌연 소리를 지르더니 지면이나 저택의 벽에 기하학적인 낙서를 남길 때도 있는 등, 기행의 예를 들면 끝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에게게는 그걸로 좋았었다.

  번 내에서의 성공은, 즉 무나카타의 경계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무가사회에서도, 읍인사회에서도 시키는 고립되었다.

  당사자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고고하게 연구를 거듭했다.

  하지만, 이윽고 그 연구에 무나카타가 주목했다.

  시키가 흥미를 느끼고 있었던것이 하필이면 병기개발이었던 것이다.

  가문에 이어, 이 연구에 의해 시키는 처형되었다.

  하지만, 그 성과는 적막하게 남겨졌다.





  「그래서, 그 성과가 무엇이느냐」

  오이카와 번주는 가인에게 물었다.

  나이는 벌써 60이 가깝다. 본래라면 번주로서 임무를 내릴 연령이 한참 지났다.

  그러나 뒤를 이어야할 딸 시즈쿠는, 정신에 이상이 초래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번내의 사람들은 시즈쿠를 "소 여자(牛女)"라며 그늘에서 쑥덕였다.

  「모릅니다. 하지만 천둥이 치는듯한 소리가 울려퍼져서 주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었다고 합니다.」
 
  「그것을 찾아낸다면, 어쩌면…」

  오이카와번은 집안소동 한가운데에 있었다.

  번주의 딸인 시즈쿠는 심신상실

  번주로서의 일을 감당할 수 있을리가 없고, 게다가 자매도 없다.

  카로들은 「분가인 오카자키가의 야스하님을 차기 번주로 세워야 한다」라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 야스하는 마음이 약하지는 않지만, 자립의 의지가 낮고, 쉬이 남의 의견에 거역하지 않는다.

  카로들이 그녀를 괴뢰로 세우고 번정을 좌지우지하려는 것은 명백했다.




  현 번주인 오이카와는 제 2의 무나카타의 탄생을 용납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죽기 전까지 시즈쿠의 정신을 회복시키고, 그녀에게 번주를 물려줘야한다.

  시즈쿠인가, 야스하인가.

  이 논의는 압도적으로 시즈쿠가 불리했다. 그렇기에 오이카와는 오카미에게 의지하기로 했다.

( お上:주군을 의미하는 단어. 이 경우에는 쇼군을 의미)

  하지만, 아무 댓가 없이 도와줄 리가 없다.

  번주가 금전을 오카미에게 뇌물로 건낼 경우, 후세의 비난을 면할 수 없다.

  하지만 오이카와번에는 헌상할만한 자원도 공예품도 없다.

  거기서, 지금 고인이 된 천재, 이치노키 시키의 연구가 눈에 띄었다.

  「그럼 그 성과를 찾는것을 누구에게 맡기느냐」

  오이카와씨는 다시한번 가인에게 물었다.
 
  물론, 번내의 사람은 의지할 수 없다.

  마음이 망가진 여자와, 약간 소극적인 여자.

  어느 쪽이 차기 번주에 적격인지는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번 밖에서 적격인 인물을 불렀사옵니다.
 
  물건찾기, 자객을 쓰러뜨릴 검술, 둘 다 뛰어난 자들입니다.」

  무류야태도(無流野太刀) 시라사카 코우메.

  타이샤류(タイ捨流) 호시 쇼코.

  간류(巌流), 코시미즈 사치코.

  오이카와번에 들어온 자는, 이상의 3명.




  「오이카와님도 곤란하시네요…」

  카로 미후네 미유는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딸을 번주에 앉히기 위해, 쇼군에게 뇌물을 건내려하다니.

  역시 근묵자흑인것인가.

  이전의 무나카타가 떠오른 미후네는 다시 한숨을 쉬었다.

  물론, 이 폭거를 카로들로서는 놓칠 수 없다.

  오이카와측…만약 가능하면 시즈쿠의 암살도 실시할 생각이었다.

  카로 회의에서 추천된 인물은, 이하의 4명.

  이천일류(二天一流), 난죠 히카루.

  염류검술(念流剣術), 타치바나 아리스, 류자키 카오루.

  무류(無流), 아카기 미리아.


  그녀들이 검술에 뛰어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으며, 그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모두 어리고, 순진하고, 매우 "이해력이 좋다".

  쉽게 말해서, 윗사람의 지시에 온순히 따른다는 것.

  어느 시대이든, 더러운 일을 맡는 자들은 그런 인물들이다.






  시각은 밤. 장소는 오이카와번 영내, 북서부의 산.

  「차라리 귀여운 제가 번주가 되는게 낫지 않나요!?」

  산의 나무들을 헤쳐나가며 코시미즈 사치코가 말했다.

  허리의 긴 칼이 나무들에 걸려서 매우 움직이기 힘들어보이는 모습이었다.

  은은한 보라빛 머리카락이 밤바람에 흔들린다.

  「나도…그게, 낫다고 생각해…후히」

  「그 아이도…그게 낫다고 말했…어」

  대답한 사람은 코시미즈의 친구, 호시 쇼코와 시라사카 코우메이다.

  코시미즈에 비하면 소극적인 두 사람이지만, 그녀들 셋은 매우 절친한 사이이다.

  출신은 다르지만, 낭인끼리 함께 활동하며 현재의 생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아, 아니아니, 그건 안되죠!!

  그리고 이치노세씨는 저희들보다 연상이니까 "그 아이"라고 부르면 안돼요!」

  코시미즈는 묘한 면에서 진지해져서 시라사카에게 지적했다.

  「모처럼 저희들은 안내해주시고 계시니까요!」

   



  시라사카는 영매사가 생업인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일족 최초의 영매사였다.

  그녀의 능력을 사용하면 이치노세 시키의 성과를 발견하는건 쉬운 일이었다.

  「아…잠깐만」

  그 시라사카가 목소리를 높히고 코시미즈와 호시를 손으로 막았다.

  「숲에 사람이 들어오고 있어…3명이랑, 조금 늦게 1명」

  카로들의 자객. 일동은 곧바로 헤아렸다.

  「그럼, 어떡할까요?」

  사치코가 물었다. 3대 4라면 승산이 있다. 싸울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뿌리칠것인가?

  「4를 1로 나눠서…사치코쨩이 전부 쓰러뜨리자…」

  「엣!?

  뭐, 귀여운 저라면 4명이든 10명이든 이길 수 있지만요!!」

  「후히히…농담, 이야…」

  호시가 칼을 뽑았다. 그러자, 그 순간 그녀의 인상이 삭 변한다.

  「나와 사치코가 둘씩. 코우메는 먼저 가」




  「밤의 산은 왠지 즐거워~!」

  「아아, 그렇네.

  악의 비밀기지를 습격한 느낌이니까!!」

  「두분 다 조용히하세요.

  소풍온게 아니니까요…」

  타치바나 아리스가 류자키 카오루와 난조 히카루에게 충고했다.

  「알겠습니다~!

  카오루는 선생님의 명령대로,

  나쁜 사람을 벨게!!!」

  「그렇다고, 아리스!

  악의 수족은 용서 못해!!」

  「타치바나에요!

  그리고 위치가 들킬 수 있으니까 조용히 하세요!!!」

  세 사람은 꺄꺄 떠들며 산을 올랐다.

  마치 아이의 소풍이었다.

  한편 타치바나는 경계하고 있었다.

  마음이 무너진 딸 시즈쿠를 차기 번주로 앉히려는 오이카와.

  그 오이카와가 돈으로 고용한, 뛰어난 솜씨의 검객들.

  물론 정의는 이쪽에 있지만

  기세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가능하다면 상대가 눈치채기 전에 기습을 걸고 싶었다.

  타치바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소망은 배신당했다.

  상대는, 그녀들보다 훨씬 능숙했다.
 
  「햣하─!!」

  전방에서 뛰쳐나온 자는, 광택이 흐르는 긴 은발의 여자.

  짐승처럼 눈이 열리고, 입은 크게 옆으로 찢어져 있었다.

  웃고 있는 것이다.

  너무나 즐거워서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왓」

  류자키는 놀라면서도 칼을 받아쳤다.

  하지만 자세가 안좋았는지 둘이 함께 경사면을 굴러간다.

  「류자키씨!」

  타치바나는 소리를 높혔다.

  하지만, 상대는 1명이 아니었다

  「뭐냐, 악의 수족놈!」

  난죠가, 보라색 단발 여자를 막고 있었다.

  자신은 어디에 가세해야 하는가

  타치바나는 일순간으로 판단했다.

  난죠는 혼자라도 이길 수 있다. 그런 상대이다.

  타치바나는 경사면을 내려가 류자키에게 가세했다.






  「꼬마들이 돌아다녀도 괜찮은 시간이 아니라고!
 
  안그렇냐?!」

  호시는 두 사람을 상대로도 기죽지 않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까 전과는 모습이 일변해있었다.

  칼을 뽑으면 사람이 변하는, 그런 기질의 여자였다.

  「당신도 꼬마잖아요!」

  「그건 그랬군!」

  호시는 홍소를 지었다.

  그 모습에 타치바나와 류자키는 압도되었다.

  악을 토벌하는 명을 받고 왔지만, 상대가 이정도로 흉악할줄이야.

  「당신, 이름과 유파는?」

  타치바나는 물었다.

  이런 형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사회 안에서 살아가려하는 소녀였다.

  그렇기에 보신적인 카로들에게 편리하게 이용당한다.

  「호시 쇼코, 타이사류!
 
  살아 돌아가면 소문내둬라?
 
  갸하하하하!」

  호시는 단도를 뽑았다.

  자세도 없이 손과 다리를 흔들거리고 있었다.

  「염류검술! 류자키 카오루!」

  「마찬가지로 염류, 타치바나 아리스.
 
  저희는 정의의 검을 휘두르기 위해 왔습니다.

  각오하세요!」

  자신을 분발시키기 위해서 두 사람은 기세를 올렸다.

  「정의…모르는 단어인데.
 
  나중에 사전에서 찾아보마!

  갸하하하하!!」

  호시는 또 웃었다.

  타치바나와 류자키의 상대로 적격인 모습이었다.





  「혼자서 저와 싸우겠다니.
 
  그 배짱은 칭찬해드리죠. 흐흥!」

  「너같은 악의 수족은 나 혼자로 충분해!
 
  이름과 유파를 자칭해라!!」

  난죠는 소설같은 대사를 토하며 상대에게 물었다.

  「코시미즈 사치코, 간류랍니다!」

  난죠는 훗 웃었다. 자신의 예상이 맞았기 때문이다.

  「나는 난죠 히카루, 이천일류다!
 
  너는 나에게 절대 이길 수 없어!」

  「미야모토 무사시 흉내인가요!

  창작물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건 아이니까 어쩔 수 없네요!
 
  귀여운 저는 그런 난죠씨를 이해해드리죠!!」

 

(※에도시대의 유명한 숙적관계인 미야모토 무사시와 사사키 코지로. 둘의 대결은 무사시가 이김.

또한 이천일류는 미야모토 무사시가 완성한 검술이며, 간류는 사사키 코지로가 창시한 검술유파.)



  「아니, 그것만이 아니야」

  난죠는 코시미즈의 허리를 가리켰다.

  3척의 칼. 나무 사이에서 휘두르기에는 너무 길다.

  가지와 줄기에 걸려 움직임이 멈추고 그것은 틈이 된다.

  그리고, 코시미즈는 그 칼 말고는 무기가 없다.

  산길을 걷기 위해서 두고 왔다.

  「과연과연, 그건 잘 연구하셨네요.

  "백번 싸워 백번 이길 수 있다"는 소리군요, 흐흥!

  그러나 아직, 저 자신의 귀여움은 깨닫지 못한 모양이네요!」

  코시미즈는, 칼을 검집에서 천천히 뽑았다.

  그 시점에서 나무가지에 걸려 부스럭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흥, 잘난척 할 수 있는것도 지금뿐이다!

  내가 정의의 철퇴를 내려주마!」

  난죠는 2자루의 소태도를 재빠르게, 소리없이 뽑았다.





  오이카와 시즈쿠는, 멍하니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개 낀 의식 속에서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5명의 여자.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건 여자들.

  시즈쿠의 기억의 바닥에서, 그녀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오이카와는 딸의 발광의 원인이 무나카타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어쩌면, 시즈쿠가 정말로 망가졌을 때는,

  카와시마 미즈키가 할복한 때였을지도 모른다.

  시즈쿠는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 아니, 볼 수도 없었다.

  카와시마가 어떤 눈으로 자신을 보는지, 시즈쿠는 알고 싶지 않았다.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정신을 놓았다.

  시즈쿠는 낮게 신음했다.

  칸자키 란코, 타카미네 노아는 지옥에서 저주하고 있는게 아닌가.

  타카가키 카에데, 요리타 요시노는 일본 어딘가에서 원망하고 있는게 아닌가.

  오이카와번과 시즈쿠는, 그녀들이 그렇게 하기 합당한 짓을 범했다.

  「우, 우」

  말로 성립되지 않는 목소리를 내며, 시즈쿠는 눈물을 흘렸다.




  난죠 히카루는 나무 사이를 뛰어다니며 코시미즈 사치코를 유혹하려 했다.

  그 모습은 마치 닌자같았다.

  「어떄! 손도 대지 못하겠지!!」

  「조금 재빠른 무사시씨네요!」

  어깨에 칼을 멘 채로 코시미즈는 눈으로 난조를 쫓고있었다.

  난죠는 그것을 깨달았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비록 상대가 자신을 보고 있다 해도, 칼을 제대로 휘두를 수 없다.

  난죠는 서서히 접근했다.

  빠르게 승부를 내고, 타치바나와 류자키와 합류해야 한다.

  「저는 츠바메가에시를 사용하지 못하지만…그 점은 저의 압도적인 귀여움으로 해결하죠!!」
(*츠바메가에시燕返し : 미야모토 무사시의 숙적인 사사키 코지로가 썼다고하는 기술)

  코시미즈는 칼을 상단으로 잡았다. 그 모습은 마치 나뭇꾼같았다.

  허리를 무겁게 내리고, 상대를 노린다.

  하지만, 그 눈은 이미 난죠에서 벗어나 있었다.

  「헛소리를!」

  난죠는 코시미즈의 등 뒤로 돌아가 베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옆에서, 파도처럼 숲이 날아갔다.
 
  코시미즈가 검을 휘둘러 주변의 나무를 전부 쓰러뜨린 것이다.

  코시미즈의 사전에는 험지라는 단어가 없다.

  건물 안에서의 싸움이라면 기둥째로 베고, 동굴 안이라면 바위째로 벤다.

  그것이 코시미즈의 검이다.

  나무들에 깔린 난죠는 움직일 수 없었다.

  아니, 그것뿐이 아니다.

  뼈와 내장이 산산조각나 복강에서 서로 섞이고 있었다.

  「저승 선물로 가르쳐드리죠!

  실제 미야모토 무사시는 엄청난 비겁자로 유명하답니다!!」 

  그런 난죠에게 일격을 찌르며, 코시미즈는 난죠에게 고했다.

  난죠는 웃었다. 매우 슬픈 표정이었다.

  「그래도…후세의 사람들이 "영웅"이라고 부르잖아…나는 그걸로 좋아…」

  코시미즈는, 무언으로 그녀의 목을 쳤다.

  감상을 늘어놓을 틈은 없다.

  아직 1명, 남아있었다.




  타이샤(タイ捨)의 "타이(タイ)"에는, 좋아하는 글자를 넣어도 좋다.

  호시 쇼코의 스승은 그렇게 말했다.

  과거의 호시는 겁쟁이여서 사람을 상처입힐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러면 무가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다.

  호시는, "体" 자를 넣었다.

  신체(身体)를 버려(捨), 겁쟁이인 나를 버린다(捨).

  그렇기에 현재의 호시는, 태연하게 잔인한 짓을 할 수 있다.
 
  「아파, 아파…선생님…살려줘…」

  류자키 카오루는 피투성이가 되어 지면을 기고 있었다.

  이미 실혈이 심각하다. 아마 길게 버티지 못하겠지.

  타치바나 아리스의 신체는 8조각으로 찢겨져, 각 부위들이 나무들 위에 "매달려" 있었다

  「"선생님"이란 놈은 안온다고.

  약해빠진 너보다 더 약하니까, 네가 여기에 있는거지.
 
  갸하하하하!」

  호시는 몇번째인지 모를 광소를 지었다.

  그 뒤로 새로운 인물이 다가왔다.

  「그 검술 굉장하네!

  미리아도 할래~!」

  호시의 웃음이 멈추었다.

  천진난만해 보이는 소녀의 팔 안에는, 코시미즈 사치코의 목이 있었다.

  「……할 수 있다면, 해 봐라!!」

  자신을 고무하기 위해서, 호시는 외쳤다.

  코시미즈는 호시보다, 훨씬 더 강한 검사였다.





  시라사카는 산의 깊은 곳에 있는 큰 사당 안에 있었다.

  차갑고 축축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그녀는 울었다.

  시라사카의 곁에는, 코시미즈 사치코와 호시 쇼코가 있었다.

  이제는 더이상, 접할 수 없는 모습이 되어서.

  시라사카는 영혼과 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무감정하게 될 수 없었다.

  죽음에 도달하기까지의 고통이 있다.
 
  죽는 동안, 깊은 구멍에 무한하게 떨어지는듯한 공포와 불안이 있다.

  시라사카 코우메는, 능력에 의해 죽음을 간접적으로 체험해왔다. 

  그렇기에 그것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알고 있었다.

  「미안해…사치코쨩…쇼코쨩…」

  시라사카는 소매에서 눈물을 닦고 두 사람에게 사과했다.

  그녀는 이치노세 시키의 연구를 찾아냈다.

  그것은 큰 천냥상자 안에 있었다.
(※천냥상자千両箱 : 에도시대에 대량의 엽전을 넣기위해 만들어진 나무상자)

  큰 천냥상자에 가득 찬, 진흙이었다.

  이치노세 시키의 망령은 꺄꺄 웃었다.

  장난에 속은 어른들을 보는 아이처럼.




  시라사카는 천냥상자를 안고 오이카와가의 별채로 돌아갔다.

  아카기 미리아의 추적은, 코시미즈와 호시의 협력에 의해 피할 수 있었다.

  「우리들은…뭘 위해서…」

  심한 무력감이 남았다.

  마음이 망가진 오이카와의 딸을 위해서 목숨을 건다.

  이것은 아직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단순한 진흙 덩어리 때문에 친구 둘이 목숨을 잃다니.

  「그래도, 아직…」

  시라사카 코우메에게는 아직 해야 하는 일이 남아 있다.

  오이카와 시즈쿠가 제정신을 찾을 때까지 그녀를 지켜야만 한다.

  코시미즈 사치코와 호시 쇼코를 죽인, 아카기 미리아의 손으로부터.

  「칼…새로…」

  시라사카는 혼잣말하듯이 말했다.

  방 안에 떠돌고 있는, 3개의 기색을 느끼면서.




  2주일 후.

  밤.

  오이카와가의 별채를 둘러싸고 있는 자들은, 아카기 미리아 외 10인의 실력자.

  모두 아직 어리고, 순수한 눈을 가지고 있었다.

  호시 쇼코와 코시미즈 사치코의 기량을 본 카로가, 새롭게 엄선한 소녀들이었다.

  「야호~! 모두 함께 와 버렸어!」

  아카기는 문을 두드리고, 거주자를 호출했다.

  「…안녕…」

  시라사카 코우메는 천냥상자를 안고, 저택에서 나왔다.

  「이치노세 시키의 연구는 넘길게…그러니까…시즈쿠님은 놓쳐줘…」

  시라사카는, 천냥상자를 털석 지면에 내렸다.

  아카기는 2명에게 지시를 내려 그것을 카로들의 집으로 옮기게 했다.

  「안할거야?」

  「안해…」

  시라사카는 문을 탁 닫고, 저택 안으로 돌아갔다.




  「그렇구나…안하는구나…」

  아카기는 남은 8명과 함께 저택에 들어갔다.

  눈에 보인 것은, 이상한 공간이었다.

  안쪽의 침실에서는 시즈쿠가 떨면서 훌쩍이고 있다.

  그 앞에 있는 방에 시라사카가 서있었다.

  그녀를 둘러싸듯이, 5개의 칼이 바닥에 꽂혀 있었다.

  4명이 우선, 다른 진로에서 시라사카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방에 들어가자 마자, "방문 째로" 베였다.

  그 4명이 쓰러지는것이 보인 순간, 시라사카는 자취를 감추었다.

  「갸하하하하!」

  시라사카의 귀청을 찢을것같은 홍소가, 저택 안에서 울려퍼졌다.

  고통에 신음하는 소녀들의 절규가 창호지를 찢었다.

  시라사카 고우메는, 카로들이 말한 사악 그 자체였다.





  힘으로 상대를 비틀어 덮고, 부조리를 억누른다.

  극복할 수 없는 현실을, 얼굴을 거머잡고 직시시킨다.

  시라사카는 셋 중에서 최강의 검사였다.

  겨우 8명으로는 상처도 낼 수 없을 정도의.

  다시 방에는 피를 묻히고 있는 시라사카가 서있었다.

  남겨진 것은 아카기 미리아 1명이었다.

  「굉장하네~! 정말 굉장하네!!」

  아카기는 시라사카에게 달린다.

  기뻤다.

  정의의 신도로서,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 폭력에 직면한다.

  그녀는 처음으로 그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당신은 누구? 혹시 귀신?」

  아카기는 물었다.

  시라사카의 검술은, 코시미즈 사치코와 호시 쇼코였다.

  간류와 타이샤류가 아닌, 죽었을 터인 그녀들 자신이었다.

  「여는 이곳에 있으니!」

  시라사카의 어조가 일변했다. 잘 보면 자세를 바꾸고 있었다.

  표정도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시라사카의 자세는 상단. 그것은, 시현류의 자세였다.

  「그거, 미리아도 할래~!」

  아카기도 똑같은 자세를 잡는다. 그리고 소리를 지르며 시라사카를 베려했다.

  그 공격은 가열. 그야말로, 시현류의 움직임이었다.




  상대의 유파를 거울처럼 모사한다.

  그리고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그것이 아카기 미리아가 가진 재능이었다.

  그렇기에 특정 유파를 배우지 않은채, 진검의 무대를 통해 기량을 길렀다.

  하지만, 만약 상대가 복수의 유파를, 고속으로 완전하게 교체하는게 가능하다면.

  「…쓸만한 힘이군…베는 것이 아깝도다…어둠에 삼켜져라!」

  시라사카 코우메는 칼을 다시 잡고, 아카기에게 반격한다.

  두꺼운 검극 속에서, 날카롭게 찌르는듯한 일격이 교차한다.





  아카기는 모방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방대한 사생도 안에서 몇개를 꺼내고

  그것을 찢고, 이어붙여서 한 장의 그림으로 만들었다.

  시현류를 버틸 수 있는 일격과, 심안류를 뛰어넘는 몸놀림.

  시라사카의 칼이 튕겨내진다. 그리고 시라사카가 새로운 칼을 잡는다.

  「제법이잖아」

  그 칼은, 옷감처럼 펄럭이며, 아카기를 베었다.

  칼의 궤도를 전혀 읽을 수 없다.

  피를 흘리면서도 아카기는 환희했다.

  「그거, 미리아는 못하겠네!」 

  아카기의 사고, 경험, 직감의 범주 밖에 있는, 시라사카의 검술.

  그 모습은, 깃옷을 입은 선녀같았다.





  「우」

  싸움의 소리가 그친 뒤, 시즈쿠는 느릿느릿 침실에서 기어나왔다.

  싸움을 보았다. 시라사카 코우메의 움직임을 보았다.

  타카미네 노아, 칸자키 란코, 카와시마 미즈키가 있었다.

  「대체 몇번을 지켜줘야…우리를 믿어줄거야…」

  시라사카는 피덩이를 토하면서, 시즈쿠에게 말했다.

  『우의』를 사용했음에도, 아카기 미리아는 시라사카의 움직임을 따라왔다.

  그리고 죽음의 직전에, 시라사카에게 치명상을 가했다.

  시라사카는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피를 너무 잃어서 안그래도 하얀 피부가 한층 더 창백해졌다.

  「"우리는", 화내지 않아. 그리고 후회도 안해.」

  시라사카 자신은 분노와 후회로 가득했다.

  왜 호시 쇼코와 코시미즈 사치코가 죽어야 한 것인가.

  하지만 시라사카는 시즈쿠에게 알려주었다.

  그녀는 너무나 상냥한 여자였다.

  그렇기에 망령들은 그녀를 좋아했다.




  한편 그 무렵, 카로들은 구(旧) 무나카타가에 모여 있었다.

  이전의 카로 무나카타 아츠미는, 모아둔 재산으로 번주보다 호사스러운 저택을 세웠다.

  무나카타 사후에도, 부수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훌륭했기에

  카로의 회합 장소로서 이용되고 있었다.

  카로들은, 도착한 천냥상자를 검시하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그냥 진흙이군요…」

  미후네는 낙담했다.

  오이카와와 자신들은 이런 것을 위해서 검사를 모아 싸우고 있었던것인가.

  「…이치노세의 원한일지도 모르겠구려」

  카로 1명이 중얼거렸다. 일동은 조용히 몸을 떨었다.

  자신을 추방하고, 끝내는 죽여버린 무가사회를 향한 원한.

  그것이 이번 소동을 낳고, 젊은 검사들을 무수히 죽였다.

  「아니, 그녀 나름의 복수일지도」

  다른 가신이 말했다.
 
  확실히, 이것을 무나카타가 찾아냈었다면, 자신들이 똑같이 허탈한 기분이 들었을것이다.

  이런걸 위해서 자신은 무엇을 한것인가, 하고.

  일동은 쓴웃음지었다.
 
  어느쪽이든 시키의 손바닥 위에서 놀고 있었던 셈이다.

  「그건 그렇고, 묘하게 달콤한 향기가 나는구려」

  담뱃대를 입에 물고있는 카로 1명이, 천냥상자에 얼굴을 들이대고 냄새를 맡는다.

  이치노세 시키의 망령은, 그녀들의 곁에서 배를 잡고 깔깔깔 웃고 있었다.




  오이카와번의 집안소동은, 시즈쿠가 차기 번주가 되는 것으로 끝났다.

  심신상실은 아무 근거도 없는 소문.

  차기 번주로 적격인 자는 저입니다.

  시즈쿠는 자신의 입으로 오카미에게 말했다.

  그 강직한, 어떤의미로는 불손한 태도에 쇼군은 질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시즈쿠가 오이카와의 직계이며, 또한 오카자키 야스하를 지지하던 카로들이 수수께끼의 폭발로 몰살되었기에, 그녀의 번주 취임을 막는 자는 없었다.

  참고로 시즈쿠는 번주가 된 후에도 계속 "소 여자"라고 불렸다고 한다.






  「동창회하기엔 날씨가 창창해…후훗」

  타카가키 카에데는 오이카와번 관문 앞에 섰다.

  관문 문에는, 칼이 깊숙히 꽂혀있었다.

  그것은 이전 카에데의 칼이었다.

  카에데가 그것을 어떻게 뽑을까 고심하고 있으니

  누군가가 허리를 잡아당겨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반동으로 칼이 뚝 부러져버렸다.

  「오랜만, 이오니~」

  허리를 잡아당긴 자는, 요리타 요시노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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