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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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보칼리제
① 모음창법. 가사나 음이름 · 계이름 등을 사용하지 않고, 모음으로 발음하는 발성 연습. 가사를 사용 방법 및 솔페즈와 함께, 발성의 중요한 기초 연습을 말한다.
② 모음창법으로 부르도록 작곡된 악곡.
1>> 2017/10/13
그날 밤, 15세의 오카자키 야스하가 바라고 있는 건 분명했다.
어쨌든 한 순간이라도 빨리, 이 연예 관계자로 들끓는 파티장을 빠져나가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어두운 곳으로 가고 싶다는 것.
그러지 않으면, 감정을 폭발시켜 버릴 것 같았으니까.
『여전히 귀엽구나. 그 때랑 달라진 게 하나도 없구먼』
계기는, 수년 전에 신세진 적 있었던 거물 감독의 한 마디.
한 순간,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건, 전혀 칭찬이라고 할 수 없는 말.
『성장하지 않았다』 란 의미였다.
오카자키 야스하는 프로다.
프로 아역이고, 모델이기도 하다.
연기력으로는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요구에 응하기 위해서 노력을 아낀 적이 없었다.
그저, 그건 아역으로서 그랬을 뿐이었다.
오카자키 야스하는 몸이 작다.
중학교 1학년 수준, 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작년쯤부터는, 키도 전혀 자라지 않고 있었다.
얼굴도――― 잘라 말해서 『어리다』 고 말할 수 있다.
마치, 어른들이 요구했고, 칭찬하던 『아역 오카자키 야스하』 인 채로 시간이 멈춰 버린 것처럼――― 야스하는 거울을 볼 때마다, 질나쁜 농담 같다고 생각한다.
아역으로서의 오카자키 야스하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는 동안에는, 그래도 지장은 없다.
하지만, 오카자키 야스하는 15세다.
배우는, 언제까지나 아역으로 남아 있을 수는 없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소녀로서, 여성으로서――― 새로운 연기와 매력을 개척하며, 스텝업해 나가야만 하는 거다.
소녀 배우로 스텝업해 나가야 하는 야스하에게, 어린 용모는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얼굴은,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메이크업 같은 잔재주로 어떻게든 할 수도 없다.
다른 무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야스하의 기나긴 경력과, 경험 속에, 그러기 위한 『무기』는 없었다.
야스하의 경험은, 어른이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지시하던 아역으로서의 테두리 안에 머물러 있었기에.
변하지 않는 모양의 인형엔, 사람들은 언젠가 질리게 되는 법이다.
아래에선 신선한 매력이 흘러넘치는, 신인 아역들이 무대에 올라오고,
동년배의 아이들은 소녀 역할로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거나, 방향성을 전환해 나가고 있다.
제자리걸음하며 나아가지 못하는 전 아역에게, 자리가 영원히 남아 있지는 않으리라.
감독이 한 말은 거기에 대한 지적이었고――― 야스하 자신이, 그걸 통감하고, 고뇌하고 있었다.
아역으로는 크게 성공했지만, 그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연예계를 떠난 사람, 성장하는 데 실패하고서 아무도 돌아봐 주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성장해 나가야만 한다.
어른이 되어야만 한다.
알고는 있다.
그런 건,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른다.
오카자키 야스하는 프로지만.
노력하고, 공부하고, 훈련에 훈련을 거듭해서, 요망에 응해 왔다고 자부하지만.
지금까지 『이래라저래라』 지시받으며, 필사적으로 대답해 온 게 하루아침에 장애물이 돼 버렸을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오카자키 야스하는 프로다.
프로라는 건, 관계자나 관객들 앞에서 결코 스스로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법이라고, 야스하는 생각하고 있다.
관객들은, 연기자 스스로의 감정 따위에 전혀 흥미가 없다.
흥미가 있는 건 오직, 『성과』뿐이니까.
그러니까, 평상시의 야스하였다면 감독의 그 말을 듣고도 생긋 웃으며,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그 문제를 알고 있으니까, 극복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라고 속여넘길 수 있었을 테지만.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 날 야스하는 지쳐 있었다.
어려운 일은 얼마든지 계속되고, 스텝업을 위한 구체적인 힌트는 전혀 보이질 않는다.
애초에, 생글생글 웃고만 있는데도 피곤했으니까.
그러니까―――
참을 수가 없어서.
싫은 말로부터 등을 돌리고.
도망쳐 나와 버렸다.
뱃속 깊은 곳에서, 오랫동안 소용돌이치던 게 흘러넘쳐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눈시울이 뜨겁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그걸 쏟아내 버리는 건, 프라이드가 허락지 않았다.
파티 회장 건물에는 안뜰이 있었다.
조명은 어둑어둑하게 켜져 있다.
애초에 이 파티도, 평범한 연회는 아니다.
야스하도 사무소에 소속된 연기자로서, 인사를 하러 돌아다니거나, 하고 싶지도 않은 잡담에 흥미있는 체하며 어울려 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정말 몇 분간.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감정이나 마음을 정리하고 오는 것 정도는 괜찮을 터.
인파를 피해서, 어두운 곳으로. 인기척이 없는 곳으로, 야스하는 도망쳐서―――
그리고.
「―――읏」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서, 어떤 소녀와 우연히 마주쳤다.
이 이상 나쁜 타이밍도 또 없다.
자 울어 보자, 라는 분위기에 방해를 받아서, 무심코 싫다는 감정을 표정에 띄워 버렸다.
「… 아, 죄, 죄송합니다… 아」
밤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듯한 하얀 얼굴로 곤란하다는 듯이 눈썹을 찡그린 소녀는, 야스하의 얼굴을 보고선 반사적으로 사과했다.
그렇게 무서운 표정을 지어 버린 걸까.
평소였다면 그렇게 반성하자마자 바로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이미지를 만회하는 야스하지만, 격정이 넘쳐흐르기 직전인 상태에선, 그럴 여유도 없다.
찌릿 소리가 날 정도로, 소녀를 째려봐 버렸다.
새하얗고, 어딘가 슬퍼 보이는, 가련한 소녀였다.
야스하보다 키는 조금 크지만, 아마 연하겠지.
여기에 있다는 건 아마 어느 사무소에 소속된 예능 관계자겠지만――― 모르는 아이였다.
잘 다듬으면 빛날 것 같은 소재처럼 보였지만, 야스하는 한눈에 그 아이의 소속 사무소에선 그녀에게 별로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단 걸 눈치챘다.
이 파티는, 평범한 연회가 아니다.
연예계의 관계자가 모인 이곳은, 판촉의 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소녀의 모습에서는 조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
옷과 액세서리의 코디네이트는 따로따로.
메이크업도 어두운 회장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충분하지도 않다.
아마 눈 앞의 소녀가, 자기 나름대로 연구해서, 최대한 생각해낸 코디네이트겠지.
그리고 그건, 그 소녀 주변에, 그녀를 어떻게 팔 수 있을지, 어떻게 길러야 할지 고민하는 어른이 없다는 걸 나타내고 있었다.
노려보아진 소녀는, 한 번 더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하고서, 앗, 하고 작게 소리를 높이며 눈을 크게 떴다.
아마, 자기 눈앞에 있는 게 『오카자키 야스하』란 걸 눈치챈 거겠지.
자신을 알고 있는 사람 앞에선, 더 울기 어렵지 않은가.
야스하는, 소녀에게서 휙 등을 돌린다.
어딘가 다른 곳, 울 수 있는 곳을 찾아야―――
… 하지만, 마감 시간이었다.
――― 야스하, 야스하.
멀리서, 야스하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다가온다.
아마, 그녀가 파티장 안에 없다는 걸 사무소 사람이 눈치챈 거겠지.
「… 돌아가자」
자신을 타이르는 것처럼 중얼거리고, 야스하는 『평소대로의 오카자키 야스하』 로 돌아가기 위해 표정을 만든다.
눈물은 집어넣고, 격정에 뚜껑을 덮고서―――
「―――♪」
「엣」
오카자키 야스하는 놀라며, 무심코 뒤돌아봤다.
이유는, 등 뒤의 소녀가 갑자기 노래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냘프지만, 아름다운 목소리.
뭔가 의미를 담은 가사가 실린 노래가 아니라――― 분명히 보칼리제, 라고 불리는 것.
그저, 아름다운 모음만이 느긋하고 평안하게―――
아니아니아니.
조금 도취해 버릴 뻔하고 나서, 오카자키 야스하는 혼란스러워졌다.
이 아이는 왜 갑자기 노래하기 시작한 거야.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혹시 좀 이상한 아이일까?
동기를 이해할 수 없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뒤돌아보니, 소녀는 장난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진지한 표정을 지은 채 노래하고 있었다.
그리고, 좀 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다.
자신을 찾으러 다가오던, 사무소 사람들의 목소리가 멀어져 간다.
「에에에에」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깰 정도로 멍청한 목소리를 내 버리는 야스하.
그게 들렸는지, 소녀는 노래를 멈춘다.
「――― 괜찮아요」
조금 곤란하다는 듯이, 웃었다.
「… 제가 여기 있다는 걸 알면, 아무도 안 올 거에요. 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 많으니까요―――」
「… 당신은, 설마…」
소문은, 들은 적이 있다.
옮기는 사무소마다 무너뜨리는, 불행한 아이가 있다는 소문을.
탈색한 것처럼 흰 피부에, 살짝 보랏빛이 도는 눈동자를 갖고 있다던―――
야스하는 그걸, 흔히 돌기 마련인, 과장된 소문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연예계라는 덴, 미신에 집착하는데다가 소문에 꼬리와 지느러미를 붙이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소녀는 끄덕이고,
「네. 아마 그 『설마』가, 저에요」
하고 대답한다.
「미, 미안해…」
소녀의 외로운 듯한 미소를 눈치채고, 무심코 사과하는 야스하.
「괜찮아요. 다 사실이니까요――― 그래도, 저기」
소녀는, 지금이라도 사라질 것처럼 웃고 나서, 뱅글 등을 돌렸다.
「――― 저기, 저, 노래하고 있을 테니까요」
「… 엣」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무심코 되묻는 야스하.
「제가 노래하고 있는 동안엔, 분명 아무도 다가오지 않을 거에요. 그리고 노래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안 들리니까요―――」
그 이상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소녀는 다시 노래하기 시작했다.
더는, 야스하를 바라보지도 않고서.
――― 그러니까, 노래하는 사이에 울어라, 란 뜻일까.
이 아이는, 야스하가 울러 왔다는 걸 알아챘던 걸까.
야스하는,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소녀에 대해서, 재미 반으로 떠도는 소문밖에는 모른다.
하지만, 처음 만나는 이 소녀는, 야스하를 위해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야스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노래해서 사람들에게 미움받겠다고 말한다.
자신은 미움받고 있으니까,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안심하라고, 말했다.
이상한 아이다.
이상한 아이다.
하지만, 그 이상함은 결코 불쾌한 건 아니어서, 야스하는 울었다.
노래에 가려져 사라질 만큼 작게 오열하며, 아주 잠시 동안만―――.
―――――――――――――――
「… 후아…?」
낮잠을 자던 16세 아이돌 오카자키 야스하는, 사무소 소파에서 눈을 떴다.
꿈을 꾸고 있었다.
1년 전의 꿈.
아이돌이 돼서 이 사무소에 오기 전의 꿈을.
――― 어느샌가, 잠들어 있었다.
그걸 깨닫고서, 야스하는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웃었다.
아역이었을 때, 사무소에서 이렇게 릴랙스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정말 그리운 꿈이었다.
잠깐 동안, 노래를 들으며 울고 나서,
인사도 하지 않은 채 거길 떠났었다―――
그 이후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이돌로 전진하자고 정했었던가.
바빠서, 요즘은 생각해낼 겨를도 없었지만―――
거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오카자키 야스하는 핫, 하고 고개를 기울였다.
나는 정말로, 꿈에서 깨어난 걸까.
왜냐면, 꿈 속에서 들었던 그 노래가, 지금도 확실히 들려오고 있다.
살짝 고개를 돌려 본다.
조금 먼 테이블에서, 대본을 바라보면서, 시라기쿠 호타루가 작게 노래하고 있었다.
「――― 호타루 쨩?」
「… 안녕히 주무셨어요」
야스하의 목소리에, 호타루가 정중하게 대답한다.
야스하는 입을 닫고, 호타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아, 하고 수긍했다.
호타루는, 조금 부끄럽다는 듯이, 웃었다.
「저기」
야스하는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 노래, 조금만 더 들려줄 수 있을까?」
「――― 네」
그 이상, 더 물어볼 것도, 대답할 것도 없었다.
그저, 사무소엔 조용히 보칼리제가 흐르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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岡崎泰葉「ヴォカリー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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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커뮤엔 야스하P가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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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그래도 해피 엔딩이라 정말로 다행...
요즘 극장에선 호타루가 행복해보여서 참 다행이예요...
따옴표가 유난히 많긴 하지만 그게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잘 써진 글이네요. 너무 짧아서 아쉽다 싶을 정도로.
번역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