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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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당신과 아이돌의 관계 변화와 그에 따른 팬들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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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의 자리(관계)
0 - 철천지원수
1 - 사소한 오해 때문에 사이가 틀어졌습니다.
2 - 그냥저냥 공적인 관계입니다.
3 - 출생의 비밀: 사실 당신과 아이돌은...
4 - (아이돌이)얀데레가 됐습니다. 당신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것 같은데, 도망치세요!
5 - 아이돌이 아이돌을 관두고 사무원이 되었습니다. 이제 직장 동료입니다!
6 - 여차저차 해서 아이돌과 동거하게 되었습니다.
7 - 어떤 게임에서 같은 길드원이 되었네요.
8 - 아이돌과 연인 관계가 되었습니다!
9 - 축하드립니다. 결혼하셨습니다!
일의 자리(팬들의 반응)
0 - 팬들이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1 - 팬들이 분노에 사로잡혔습니다!
2 - 왠지는 몰라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입니다.
3 - 팬들이 당신을 부러워합니다.
4 - 팬들이 매우 슬퍼합니다.
5 - 피하세요! 팬들이 당신을 잡기 위해 몰려오는 중입니다!
6 - 팬들이 팬을 그만두고 다른 아이돌의 팬이 됩니다.
7 - 팬들이 당신이라면 괜찮다며 인정합니다.
8 - 팬들이 팬을 그만두고 당신의 팬이 되었습니다.
9 - 팬들이 돈을 모아서 당신과 아이돌에게 축하 선물을 보냈습니다!
100일 경우, 자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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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아리사 씨는 저와...
코토하 씨는 어떤가요?
왜들 그러시오 도대체... 내가 무슨 죄를 졌다고!
(이러니까 틀어지지...)
자연스레 열성적인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배신감에 그들은 그동안 애지중지하던 슈코의 굿즈나 음반을 파괴하는 과격한 모습을 보이며 다른 아이돌들의 팬이 되었다. 여기까지는 어느정도 예정된 수순이다.
그러나 날아드는 협박 편지나 시퍼렇게 날이 선 횟칼 선물이 종류 별로 쌓이고 쌓여 하나의 콜렉션이 될 무렵까지도, 슈코는 개의치 않았다. 애초에 그런 사소한 것에 연연했다면 함께 동거를 시작하지도 않았을테니까. 일생에 있어 누군가와 같이 살게된다는 건 보기보다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일임을, 이미 한 번 갈 곳을 잃은 소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정점을 달리던 톱 아이돌이 어느날 갑자기 평범한 회사원의 집에 함께 살게된 내막은 다소 복잡하지만, 간략히 이야기하자면 과거 철 모르던 소녀가 이제는 화려한 무대에서 내려와 성숙한 여인이 되어가는 과정에 내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숱한 멋쟁이 남자 아이돌들의 구애나 늦깎이 유지들의 혼담도 마다하고 볼품없는 회사원을 선택한 까닭은 나 조차도 의아했지만, 그녀에게 있어 가장 어두웠던 시기를 끝내 가장 눈부시게 빛나도록 만들어준 사람이라면 기꺼이 여생을 같이 하고 싶다는 나름의 철학에서 비롯된 것이라 들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상황은 우리 둘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아무리 슈코가 톱 아이돌에서 한층 물러나긴 했지만, 엄연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기에 세간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그다지 곱지 못한 시선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잘 도 밥이 넘어가는구나 싶을 정도로 태평하게 삼시 세끼를 챙겨 먹고, 디저트까지 잊지 않는 모습이 평소답다면 평소다운 슈코였지만, 점차 지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그녀도 언제까지고 태평하게 있을 수만을 없다는 것을 내심 짐작하고 있던 모양이다. 아니나 다를까 머잖아 나는 그녀에게서 '이제 슬슬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예상은 했지만 직접 그녀의 입에서 그 이야기를 듣게되니 적잖이 놀란 기분이들었다.
솔직히 말하자, 스무 살이 넘으면 할 수 있는 것은 비단 술이나 담배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둘은 너무나 잘 알고있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생활을 공유하게 되었다는 건 결국 언젠가는 같은 이불을 덮게 된다는 말이나 다름 없다. 단지 둘 사이가 특별해지기 위한 약간의 시간과 조금의 노력이 필요할 뿐, 적당한 조건이 갖추어지고 나면 일선을 넘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하지만 '그 이후'는 아마 나도 그녀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영역이었다. 애초에 '동거'와 '결혼'은 서로 다른 한자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는 단어니까, '결혼을 전제로 한 동거'라고 하더라도 둘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그날 밤 식어가는 녹차를 앞에 두고 화과자를 우물거리면서 평소처럼 '우리 사이 아이는 몇 명이면 좋을까?'라며 가볍게 말하는 슈코였지만 그녀 역시 두 눈은 다소 진지했다. 나는 '남들의 눈을 의식해서 아이를 갖는 건 좋지 않아.'라고 했지만, 내심 '축구단'이라도 만들 수 있다면 기꺼이 창설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축구단 설립을 위한 준비금 및 운영 계획 역시 어느 정도는 구상해둔 상태이기도 했지만, 결국 문제는 나와 슈코 사이의 의견 조율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면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아질 텐데 감당할 수 있겠느냐, 아무리 그래도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너무 성급한 결정이 아니냐 등의 주제로 밤 늦게까지 대화는 이어졌다. 슈코가 조바심을 내는 까닭도 나름대로 일리가 없지는 않았다.
세간의 높은 관심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극대화가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그녀는 어쩌면 이 만남의 끝이 결국은 이별이 될지도 모른다는 모종의 불안감을 안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일종의 탯줄이라는 족쇄로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구속하고자 했는 지도 모르겠다. 둘 사이의 교제에 대해 슈코네 집안에서도 최근의 불거진 사안에 대해 그리 탐탁지 않아하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기에 그녀로써는 결혼보다 확실한 기정 사실이 필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부부 사이의 애정을 증명하고자 태어난 아이가 받을 잔인한 관심을 생각하자니 이 역시 둘 사이의 욕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우리들에게 쏟아질 비난의 화살을 막고자 덧 없는 생명을 방패로 삼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결국 그런 일을 저지르고 만다면 우리를 음해하려는 저들과 우리는 무엇이 다른가. 어떤 연인들 사이에선 아이 만들기가 결혼에 선행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는 그럴 수 없다는 결론에 우리는 도달했다. 슈코 역시 자신의 성급함을 어느 정도 알게 되면서야 비로소 숨겨진 감정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이야기의 끝에서 끝내 눈물을 지으며 앞으로의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될 지 불안하고 무섭다는 슈코를 가만히 보듬어 주었다. 때론 놀라울 정도로 섬세한 구석이 있지만, 의외로 아이처럼 바보 같고 막무가내인 구석도 있는 것이 이 아가씨의 매력이라면 매력이겠지.
다음 날 우리는 교토행 신칸센에 몸을 실었다. 마침내 결혼을 하기로한 사실을 말씀드리기로 한 것이다. 그곳에서 받게 될 잔이 축하주일지 오챠즈케일지는 모를 일이지만, 결국 인생은 모르는 것이고, 결국은 서로가 서로를 원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명확했으니까 시도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그렇게 비장한 각오로 양가의 승낙을 받기 위해 결혼 대작전 여행을 떠난 우리 사이에, 싱겁게도 이미 아이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얼마 뒤의 일이긴 하지만, 그건 '시오미 축구부'가 설립된 지금에서야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라 생각한다.
교토에 연고가 없는 교토 출신의 축구부 '시오미 축구단'은 이런 비화로 생겼다. 믿거나 말거나.
학교꺼져(?)
직장꺼져(??)
쫓아오는 팬들도 다 꺼져!
내가 존나 인생의 승리자다!
나는 존나 이날을 위해 태어난 것이다
이 세상에 그런 사람 어디 한둘이냐고.
그걸 몰라 그녈 몰라 시기하며 하는 말.
내가 부럽다면 그건 그대들이 지는 거.」
-슈퍼주니어: Sorry Sorry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