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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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주사위] 생존본능 TRPG
(글 진행은 반드시 댓글로 시작해주시기 바랍니다.)
생존본능 TRPG 플레이 로그 (Google Drive)
※ 페이지 우상단의 를 클릭하시면 리스트 보기가 가능합니다.
참여자분들은 반드시 룰을 읽어주세요. →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lul/yeonpyo
룰이 늘어난 덕분에 여러가지 전개가 가능해졌지만, 처음 출발했던 때보다 룰의 종류가 많아진 편입니다. 물론 스레로서는 굉장히 복잡해진 편이지만 TRPG 룰로서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기에, 룰과 약간의 플레이 로그를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금방 감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 거의 붉은 글씨 위주로만 읽더라도 플레이에 큰 지장이 생기지 않습니다.
<공지>
16/11/21 생존본능 TRPG 위키를 개설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위키 사이트 개장했습니다. 비밀글로 E메일을 적어주시면 그 메일 편으로 위키 수정 권한을 드리니, 제시된 문서 양식에 따라 설정을 넣어주세요. (아직 적어야 할 게 산더미 같긴 하지만 ㅇ<-<) 문서양식 등은 히데루p와 이치노세시키의 프로필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16/12/10 생존본능 TRPG 의 관리자 권한을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넘깁니다.
12월 12일 예정된 현 관리자 히데루(@cosmo****)의 공군입대로. 오늘부로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모든 운영권한을 공동운영의 형태로 넘겨드립니다. 공동 운영을 선택한 이유는 두 분 다 입대 직전의 저처럼 TRPG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통상적으로 두 분이 가장 많은 수의 아이돌들로 RP를 진행해왔던 점이 큽니다.
그리고 공동운영으로 관리자가 둘이 되었다고는 하나, 이제 일반 유저분들도 연표, 사건일지, 케릭터 등의 정보를 함께 수정 해주시길 바랍니다.
18/1/12 현재 생존본능 TRPG는 신규 참여자를 모집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향후 상황에 따라 모집할 의향은 있기 때문에, 참여자가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19/10/17 최근의 세션에서 사용했던 Roll20 플레이 페이지를, Roll20 기능의 연습을 겸해서 채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장소로도 개방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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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 합선 사건」
절대로 연결 될 리 없었던 수 많은 평행우주들이, 마치 스파크를 튀기며 폭발한 전선들처럼 얽혀버린 원인은, 세계의 어떤 저명한 과학자도 밝혀낼 수 없었다.
물론 그 원인을 밝혀낼 충분한 사전지식도 가지지 못하던 인류였지만, 그들은 당장에 온갖 평행세계로부터 쳐들어오는 외계종족, 다른차원의 괴물들 따위로부터 생존하기에도 벅찼다.
결국 전세는 불리해지고 인류의 멸망이 코앞까지 봉착할 그 때였다.
「아이돌」
본래는 춤과 노래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돈을 벌며 살아가는 주로 저연령층의 예술인들을 지칭했던 그녀들.
그녀들은 그 「세계선 합선 사건」을 계기로, 초능력, 마법 등의 「능력」지니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활약으로 지구상에서 모든 이계의 존재들을 몰아내게 되었다.
「프로듀서」
하지만 대체로 어린 아이들로 구성된 그녀들이 냉혹하고 잔혹한 전장에서, 그 의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녀들을 뒷받쳐주고 통솔해준 「프로듀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활약으로 인류는 어떻게든 생존 할 수 있었고, 외계의 기술들과 새로이 발견된 마법 등을 이용해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을 이룩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투쟁의 서막.
그들의 세계에 다녀온 한 프로듀서의 설명에 의하면, 스스로를「기계정령」이라고 칭한 그들은 강렬한 투지와 「생존본능」을 가진 인간 전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먼스(탐욕) 투스(교만) 웬즈(폭식) 덜즈(질투) 프라이(나태) 세럴(색욕) 선(분노).
그리고 아직 깨어나지 못한 플루토(광기).
그 명분도, 목적도 알 수 없었지만, 단 한 가지의 사실 만큼은 분명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고, 또한 살아남기 위해 다시 한번 전화(戰火)의 열기에 삼켜지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기계정령은 더헤드(@chs2***)씨의 오리지널 설정을 차용, 변형시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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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쿠"흐음......"
그리고 다시한번 주변을 살펴 그 파편의 출처를 찾기 시작하더니..... 미쿠는 왠 구석에 널브러져 있던 한개의 목검을 발견했다.
미쿠"타마미."
하지만, 여전히 흐느끼며 울고있던 타마미에게 미쿠가 물었지만, 타마미에겐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위로를 택한 동료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하며, 겨우 진정한 타마미가 어색한듯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그리고 한편으론, 늦었다는듯 퍼뜩 미쿠쪽으로 고개를 돌려서 물었다.
타마미 "저, 그래서 미쿠 공.. 용건이라도? 타마미가 답할 수 있는 거라면 대답하겠습니다만.."
미쿠"저 목검... 한번 살펴봐봐."
미쿠"그 목검, 자세히 좀 살펴볼래?"
곧 타마미는 떨어져있던 목검의 손잡이를 쥐고 눈 앞으로 들어, 집중해서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잡이에 새겨진 작은 문구를 확인하던 타마미는, 순간 그것을 거의 떨어뜨릴뻔 했다. 그 작은 문구에는, 타케다 칸나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에.
타마미 "타케다..칸나아..! 그 자의 것이었단 말입니까!" 꽈악
그러나- 한편으로 타마미는, 이 목검을 관찰하던 아까부터 직감으로만 느끼던 위화감의 실체를 깨달았다.
타마미 "하지만.. 왜 이런 상태로, 이런 곳에 방치되어 있죠? 도장에서 사건이 벌어진 날, 분명 그녀는 진검을 썼을 터인데.. 이건 마치.."
그러자 마치 퍼즐조각처럼 유격없이 깨끗하게 들어간 파편을 지켜보던 미쿠는, 냉정한 어조로 말했다.
미쿠"....혹시, 살해에 사용된 흉기가..... 누구의 진검이었는지 기억해?"
그런 미쿠의 질문에, 타마미는 극심한 두통과 함께, 살해에 사용된 검이 현재 신사에 보관되어 있을뿐 누구의 검이었는지 정확히 확인해본적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려냈다.
쨍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이, 피비린내 속 진검을 든 칸나의 모습이 플래시백되며 타마미에게 두통을 불러일으킨다.
그 날, 그 장소에서 검을 들고 있던 것은 타케다 칸나. 기억 속에 새겨진 그 장면은 분명 변치 않을 사실.
하지만.. 그 광경 속에, 보이는 것 이상의 진실이 있었다고 한다면..
타마미 "..아뇨. 그럴 의미조차 없는 명백한 사건이었으니까요. 다만.. 검 자체는, 사건 이후 신사에 보관되어 있는 줄로 압니다만.."
미쿠는 그런 타마미의 힘겨운 싸움을 하는 눈빛을 보더니, 입술을 질게 깨물더니 스스로도 마음을 다잡으며 말했다.
미쿠"타마미. 이제와서 사건의 전말을 알아낸다고 해도 크게 변하는 사실은 없을지도 몰라. 그리고 어느쪽이든 결과를 마주하는건 분명 고통스러운 일이겠지. 하지만......"
그리고, 문 밖을 향해 뒤돌아서며 단호하게 말했다.
미쿠"조금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미쿠랑 같이 확인하러 가자."
이제와서 무엇이 변하냐고, 그렇게 말할 것만 같은 입을 애써 다문다.
너무 늦었다는, 알아봤자 발목만 잡을 거란 옹졸한 마음 속 메아리에도 귀를 닫는다.
어쩌면 이 추함도, 인간의 방어기제로는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약함에 지는 것은, 더는 늘리지 않을 생각이다.
타마미 "이제라도.. 확인하러 가죠. 다른 분들도.. 가능하다면 함께."
기꺼이 타마미의 뒤를 따라가는 나기, 자신의 약함에 더 이상 지고 싶지 않은 타마미와 다르게 그녀는 여기까지 왔는데 알 수 있을 사실은 모두 알고 싶은 욕심이 컸다.
히데루p"오... 생각보다 일찍 왔.....네?"
그렇게 자신을 쳐다도 보지않고 지나치는 일행을 기이하게 생각하더니, 슬쩍 그 행렬에 끼여 따라나섰다.
히데루p"화난건 이해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공기처럼 지나가면 상처받는데 말이지...."
미쿠"P쨩도 따라와."
히데루p"......"
미쿠에서 무언가 석연찮은 눈빛을 깨달은 히데루p는 고개를 끄떡이며 미쿠를 따라나섰다.
그런 일행을 보며, 밴에 기대어 대기하던 미레이도 더 이상의 말 없이 가만히 따라붙어주었다.
"오.... 타마미가 아니더냐..... 몸은 괜찮아졌니?"
몇일 전 있었던 사건에서의 부상소식을 이미 알고있는지, 그 관리인이 조심스럽게 먼지털이를 내려놓고 말했다.
타마미 "저.. 한가지 여쭈고 싶은 것이 있어 왔습니다만.."
타마미 "..도장에서의 사건이 벌어진 날에 쓰인 검은, 아직 이 신사에 있는지요?"
그렇게 사카키 라고 불린 남성은, 일행들을 안내해 신사 뒤편에 허름한 창고로 데려갔다.
"여기일세."
그렇게 말하며 창고의 낡은 자물쇠를 녹이 슬기 직전인 허름한 열쇠로 그대로 열어주었다.
타마미가 앞서서 창고 안에 들어가자, 넓은 창고는 아니지만 밖에서 생각한대로 다소 어질러져 있었다.
타마미는 먼지에 작게 기침을 하고는, 미간에 주름을 잡고 검을 찾기 시작했다.
누구의 것일지 모를 검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린 타마미는, 잠시 망설이는듯 하더니 곧 단숨에 포장을 벗겨낸다.
깔끔한 칠기로 장식된 고가치의 검집. 의외로, 그것은 칸나의 것이 아닌, 자신의 스승이 아끼며 늘 도장의 안쪽 중심에 장식되어 있던 그 검이었던 것이다.
한순간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도 잊은 채, 타마미가 몸을 크게 떨었다.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검술 도장이라고는 하나, 근본은 수련의 장.
진검이.. 그렇게 흔할 리가 없다.
하지만 이 사실은, 조금 전 느낀 칸나의 목도에서의 위화감과 함께.. 타마미에게 있어서 차마 말할 수 없는 불협화음과 같은 논리로 맞춰져가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아직 알리가 없는 미쿠는 타마미에게 되물었다.
타마미 "..도장에 있던, 옛 스승님의 것입니다. 진검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히데루p"저기 혹시... 저 길 반대쪽에 있는 도장 말인데... 혹시 그 주인분에 대해 아는게 있습니까?"
그렇게 갑자기 되묻자, 관리인은 슬쩍 당황하면서도 곧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히데루p"음.. 그럼 혹시 사건 이전에 뭔가 특이한 행동이라던가... 기억하시는게 있었나요? 예를들면 뭔가 평소답지 않은 행동을 했다던가, 사소한거라도 좋으니 말이죠."
그런 히데루p의 질문에, 조금 고민하던 그는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
"음... 그렇게 듣고보니.... 경찰이 오고갈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게 하나 있는데...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그렇게 말하며 잠깐 신사내 거주공간으로 들어가는 관리인이었다.
“그게… 타케다 마사히로, 그 녀석, 20년전부터인가… 이런거에 빠져있었거든요.”
미쿠”에…”
히데루p”흠.”
타케다 마사히로, 타마미의 귀에 울리는 첫번째 스승의 이름. 짐작 가는 바가 있는 히데루p는 심상치않은 눈빛으로 서둘러 그것을 받아 펼쳐보았다. 그리고 그 봉투 안에서 나온 종이쪼가리에는……
이곳에 있는 모두에게 익숙하고도 끔찍할,
'영세구원회' 라는 사이비 종교의 전도용 찌라시가 들어가 있었다.
왜 그 이름을, 지금 여기서 듣게 되는가.
의심하면서도 절대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현실에, 시야가 옆으로 90도는 기우는 것 같다.
자신의 몸이 쓰러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단련에 감사하게도 스스로 벽을 짚고 버티고 서 있었지만.. 마음의 흔들림은 더해만 갔다.
타마미 "스승님이.. 그런, 그럴 리가.. 그럼... 설마.."
그 끔찍한 익숙함에, 조용히 빠르게 상황을 파악해 가던 미레이는, 기분나쁜 듯이 혀를 찼다.
그러면서도, 다시금 시선을 타마미에게 돌리며, 조용히 이야기들을 들어갔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고, 용서할래야 용서할 수 없는 그 이름을, 우로보로스라고 쓰여야 마땅할 그 피투성이의 이름이 적힌 전단지를 마주한 나기는 리코가 갇혀있었던 실험시설을 무심코 떠올린 포커페이스에 분노의 색깔을 띄우고 있었다.
”네. 당시에 몇번 저한테 포교하길래, 신성한 신사에 와서 무슨짓이냐고 웃어넘기고 나선 그런 일은 없었거든요. 사건 이후 경찰 조사 때까지만 해도 그게 관계가 있는줄은 모르고 있었는데… 얼마 후인가, 전국에서 그 사이비 종교가 사고를 치고 다니기 시작했죠.”
그리고 무언가 석연찮음을 느낀 히데루p가 그에게 되물었다.
히데루p”그 사실을 경찰에 알리셨습니까?”
“물론이죠. 하지만 사건 이후 사라진 칸나를 실종 사망 처리하고 이미 모든 수사가 종결됐다면서 제 말은 귓등으로도 듣질 않았다니까요?”
도리어 황당하다는듯이 히데루p에게 도리어 따지듯 하소연하는 그의 태도에, 히데루p는 자신의 단말기에서 한 인물을 표시하며 말했다.
히데루p”혹시, 당시의 사가현 도시자가 이런 사람이었습니까?”
그렇게 얼굴과 이름을 보더니,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랬죠…? 이름은 기억 안나는데 얼굴은 확실히 기억나네요.”
미쿠”......장부의?”
곧바로 눈치챈 미쿠가 되묻자, 히데루p가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었다.
히데루p”대강 퍼즐이 풀려가는군…… 후.”
정황증거를 종합해낸 미쿠와 히데루P의 대화에, 가쁜 호흡으로 몸을 떨고 있는 타마미가 끼어든다.
생각과 말이, 자신과 자신이 충돌하는 모순에 몇번이 말이 막힌 끝에 꺼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정답에 가까울 말.
타마미 "스승님이.. 영세구원회에 심취해서 딸인 칸나를 넘기려 했고, 타케다 칸나는 받아친 것 뿐이라는 것 같지 않습니까..!"
그런 건 말도 안 된다고 몇번이고 외치고 싶지만, 목이 메여서 말로는 나오지 못한다.
만약, 그것이, 진실이라면..
자신은 도대체 무엇에 분노하고 무엇을 두려워했는가.
무슨 짓을.. 했던 것인가.
대체, 왜, 이런 일이..
타마미 스스로가 밝혀낸 그 '이야기'에, 미레이는 조용히 침묵해주었다.
대략적으로 이해가 가기 시작하는 내용임과 동시에,
그만한 무게 또한 충분히, 타마미의 떨림으로 느껴졌으니까.
분노, 당혹감, 모순감. 각종 감정의 일관성 없는 폭풍에 휩쓸린 타마미의 등이 섞인 감정만큼이나 발작적으로 떨리자 나기는 신중하게 말하며 그녀를 토닥였지만, 나기마저도 정황만은 소름끼칠 정도로 잘 들어맞는다는 걸 인정한 상태였다.
히데루p”그럼 마지막으로...... 타케다 마사히로의 조카….. 타케다 칸나의 친부모가 교통사고로 사망한게 언제쯤이었죠.”
사부로”음… 20년 전쯤이었던가요. 칸나가 5살 즈음이었을때니까….”
히데루p”......역시.”
주머니에 손을 넣고 이 이야기를 듣고서 큰 충격을 먹고있을 타마미를 슬쩍 쳐다보며 그 상태를 살폈다.
히데루P가 돌아봤을 때 타마미는 이미 한쪽 무릎을 바닥에 대고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타마미 "아니, 아냐.. 제대로..보기 위해서.."
의식을 잃거나, 자리를 떠서 도망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도망치지 않았다고 해서, 감당할 수 있는 충격이 아니었다.
분명 지금 꺼내는 심검이라면, 두부조차 가르지 못하리라 생각될 정도로 타마미는 일생일대의 흔들림을 겪고 있었다.
타마미 "타마미..타마미는..스승..칸나..? 아, 아아아아아..."
미쿠"타마미는 지금까지 잘 해왔어.... 쉬고 싶으면 쉬어도 돼...... 하지만... 지금 여기서 마음마저 멈춰서선 안돼…… "
위로는 서툴다.
격려도 서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고집' 뿐.
그러나 이 곳에 있는 것은 혼자가 아니기에, 미레이는 다른 동료를 믿고서 조용히 기다렸다.
타마미가 일어섰을 때에, 같이 서고자 하는 자신의 '고집'을 위해서.
미쿠가 타마미의 한쪽 팔을 부축하자, 나기는 다른 팔을 부축하며 타마미에게 확실히 들리도록 조곤조곤히, 침착하게 당장 그녀가 해야할 것을 말해준다.
금방 기운을 차릴거라고, 사부의 심검은 다시 예리함을 찾을거라고,
그런 조그마한 희망을 품은 채로.
미쿠와 나기, 두 사람의 부축에서 벗어나 타마미가 다시 스스로 설 수 있게 된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조금은 진정하고, 동시에 냉정함도 돌아온.. 그러나 여전히 약해진 모습의 타마미가, 어물거리는 듯 하다가 입을 열였다.
타마미 "우선은.. 받아들이고 시작해야겠지요. 지금까지 알고 있던.. 타케다 칸나와 그 날의 사건에 대한 것이, 사실과 다를지도 모른다는 것."
타마미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양부만이 아니고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일 필요가.. 그리고 또, 현장에서 눈이 마주치고도 타마미만은 죽이지 않았던 것인지.. 게다가 지금까지도, 한마디 변명도 없이 그 힐난을 전부.. 왜..?" 지끈
여전히 답이 나오지 않는 것은 많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의미의 두통이, 뒷목에서부터 기어오르듯 타마미의 머리 속을 찔러 온다.
히데루p"그렇다면... 그, 타케다 칸나 씨와 타케다 마사히로씨의 평소 관계에 대해 기억을 하시는게 있나요?"
그러자 곰곰히 생각하던 그도 별다른 짚이는게 있지는 않는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글쎄요... 제가 볼일이 있어 도장에 가거나 신년에 부녀가 방문하는걸 본적은 있지만 음.. 확실히 의붓이라고는 해도 부녀관계라기엔 지나치게 딱딱한 감이 있긴 했네요. 원래 마사히로가 그런 무뚝뚝한 성격이기도 했지만..."
히데루p"그럼.. 함께 사망했던 세명의 문하생들과도 별 탈 없이 잘 지냈던 건가요?"
"음... 거기까진 잘 모르겠네요."
고개를 흔드는 관리인에게서 더 이상의 정보를 얻기는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든 히데루p는, 일단 숨을 고르고 있는 타마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히데루p"일단... 이 사건에 대해선 적절한 사람을 보내서 추가 조사를 해볼테니 천천히 쉬고 있어 타마미."
미레이는 그렇게 가볍게 타마미의 등을 두드려주었다.
무겁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침체되지 않도록,
가볍게 정리해주며,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미레이 "자, 자, 이쪽 일은 천천히 생각하고, 가보자굿!"
조사라는 말을 듣자 고개를 휙 들곤 말하는 타마미..였지만, 말을 끝맺지는 못하고 망설인다.
자신은..이 일에 너무나 관계가 깊다. 분명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순간도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진실을 위해 더욱 물러나야 할 때라고 스스로도 생각하기에.
타마미 "..아뇨, 히데루공께 맡기는 게 더 올바르겠지요. 잘..부탁드리겠습니다."
미쿠”잘먹네….”
히데루p”음… 나기 이외에는 싫어하는 거 같으니 만지진 않는게 좋을거야.”
미쿠가 그런 히데루p의 말을 무시하더니, 그대로 고기를 뜯어먹고 있던 회색모찌의 머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지자, 의외로 회색모찌는 그가 만지는것을 시도했을때보다 꽤 순순히 미쿠에게 머리를 만져지고 있었다.
히데루p”사람 차별하네… 고기 사준건 난데.”
미쿠”흐흥, 인망의 차이라는거다냐.”
히데루p”그래그래…”
그리고 가게의 안쪽에서 웃고 떠드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조금이라도 다운된 분위기를 끌어올려주려는 나기와 미레이의 목소리. 지금의 타마미에게 그런 그들의 마음이 닿을지, 바람을 쐬러 나와있던 히데루p가 알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미쿠의 표정이 그렇게 어두워 보이지만은 않았기에.
미쿠”P쨩, 미안.”
갑작스럽게 먼저 사과해오는 미쿠. 자기쪽의 사과라면 진작에 했었던 터이지만, 도리어 갑작스러운 태도변화에 히데루p는 자신의 심장이 더욱 옥죄어오는듯 했다.
히데루p”갑자기 왜 네가 사과하는거야…”
회색모찌를 쓰다듬다 말던 미쿠가 말 없이 일어서선 낮과 밤의 경계가 명확해보이는 그라데이션의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미쿠”미쿠 잊고 있었어… P쨩의 ‘미움받는 역할’, 이란거.”
히데루p”그건 갑자기 왜?”
미쿠”방금 타마미에게 이야기해주면서 떠올렸어. 미쿠, 사실은 ‘다 잘될거야’, 라고, 늘 하던대로 말할 뻔 했거든.”
미쿠의 솔직한 심경에 내심 놀란 히데루p였지만, 그는 모른채 떠보듯이 말했다.
히데루p”그럼 그냥 그렇게 말하지 그랬어… 어째서 그렇게 말한거야?”
미쿠”P쨩이 가르쳐줬으니까. 때로는 상냥하기만 해선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세워 줄 수 없다고.”
[ 네가 지금부터 어떤 길을 걸어갈 지는 나라도 알 도리가 없어. 하지만..... 네가 걸어왔던 길이 무엇이었는지는 보여 줄 수 있어. ]
모두를 구하지 못했다는 절망감에 멈춰서 있었던 미쿠에게, 상냥하면서도 엄하게 내밀었던 그 손을 떠올린다.
히데루p”원망받을지도 모른다고? 너까지 나처럼 될 필요는 없잖아.”
그렇기에 미쿠는 고개를 저으며,
미쿠”그럴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언제나처럼 P쨩 혼자 짊어질 필요는 없으니까.”
히데루p”....”
한점 흐트러짐 없는 올곧은 눈으로 대답했다.
미쿠”그러니까… 앞으로는 미쿠에게도 같이 짊어질 수 있게 해줘.”
‘원망받는게 차라리 편하니까’
그렇게 대답하고 싶은 그였지만, 차마 미쿠의 눈을 마주보면서 그런 속편한 말을 내뱉을 수가 없었다.
당시의 칸나와 관련해서도, 그는 자신이 직접 지시를 내린 것은 아니더라도 대강의 내막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미쿠를 비롯한 동료들에게 칸나와 프로덕션의 관계를 지금까지 알려주지 않은 것은, 자신들이 속해 함께 싸우는 회사가 그런 더러운 일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이 그녀들에게 괴로움을 줄 것이 뻔했기에.
하지만, 그는 예전같지 않은 미쿠의 곧은 표정에, 더 이상 스스로를 속일 수 없게 되었다.
히데루p”.....그래. 더 이상 예전처럼 동료들을 속이기만 해서는 안되겠지. 그렇게 약속한건 다름아닌 나니까.”
미쿠”응.”
만족스러운 대답이었는지, 미쿠는, 회색모찌를 계속 쓰다듬으며 처마에 걸터앉은 채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았다.
히데루p”앞으론 이전보다 더 힘들어질거야…. 그러니까 미쿠도 힘들어지면 언제나처럼 혼자서 끙끙대다가 쓰러지거나 실수하지 말고 말해줘.”
미쿠”에… 미쿠가 언제 그랬었다고?”
그렇게 볼을 부풀리며 불만을 표시하지만, 의외로 찔리는 구석은 있는지 곧 식은땀을 삐질 흘리며 시선을 회피했다.
미쿠”미… 미쿠도 노력해볼게냥…..”
같은 시각.
346프로덕션. B동 지하.
철통같은 보안 속, 매직미러로 마련된 취조실에서 한 검은 머리카락의 남자가 수갑이 채워진 채 철제의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있었다.
그의 이름은 타다 신자부로, 43세 독신. 공식적인 기록은 사이타마현 고등학교 중퇴 까지의 기록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뒷세계에서는 꽤나 베테랑인 히트맨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가 이곳에 잡혀들어온 계기는, 이그닐에 대한 암살 시도. 그리고 그의 계획이 실패함과 동시에 나타난 우로보로스의 B플랜. 즉, 그로부터 밝혀내야 하는 정보는 그가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우로보로스와의 일련의 연결고리였다.
그리고, 모니터링 룸에서 자신의 노트북을 내려다보며 프로듀서들을 향해 그런 것을 설명하던 마키노가 말했다.
마키노”뭐… 필요한 정보는 이상이야. 물론 늬바의 정신감응을 시도해보긴 했지만 보통 훈련을 받은게 아닌 모양인지 쉽지 않더라고. 물론 늬바가 강제로 여는 방법도 있지만 뇌를 녹여버리고도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니까 최후의 수단이야.”
그러더니 마키노가 모니터링 룸 테이블 가장자리에 놓여있던 공구상자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마키노”물론 고문이라고 입을 열리란 보장은 없고 사회적인 약점이 있는 타입도 아니지. 그러니 팁을 주자면… 늬바를 보이지 않도록 동행시켜서 어떻게든 구워삶아서 질문을 유도하도록 해. 사실에 근거하든 이야기를 짜맞추든 진실에 최대한 근접한 회화를 한다면 그가 순간 떠올린 이미지를 늬바가 캐치해서 당신들에게만 언급해줄 수 있을거야.”
※ 모든 프로듀서 / 18세 이상 아이돌 참가 가능
디미트리P가 믿을 수 없는 눈길로 늬바를 돌아보자 늬바는 자기도 막막한 듯 한숨을 쉬었다.
늬바"아예 못 읽는 건 아냐. 하지만 야가미가 말했듯, 지금으로선 그 모든 기억을 읽는 법은 그를 죽여버리게 된다는거지."
디미트리P"이상한데..."
늬바"이상하지?"
뒷세계에서 이름을 좀 날렸다고 할지언정 양아치는 양아치, 그 정도의 인간이 정신감응을 그렇게 쉽게 버텨낼리가 없다. 분명 뭔가가 있다고 친구의 정신감응을 잘 아는 디미트리P와 직접 정신감응을 해본 늬바가 같이 생각했다.
디미트리P"두들겨 패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고문으로 얻은 증언 자체는 믿을 게 못 되니까 안되겠고."
디미트리P는 열려있는 공구상자를 닫고 한숨을 푹 쉬었다.
디미트리P"일단 나와 늬바, 그리고 저놈하고 친근하게 대화할 수 있는 녀석이 있어야할 것 같은데. 지원자 있나?"
미즈키 "그거 분명 사나에 손가락으로 하는 게 아닌 거 같은데.."
사나에 "아무튼, 내가 나갔다가 판을 깨버리는건 좋지 않겠지. ..스스로에 대해 좀 믿음이 없어져서. 나간다고 해도 나중 순서가 좋겠어."
람쥐P "다만… 뭐, 나는 이런 쪽의 경험은 없으니까. 능숙할 거라 말하긴 어렵겠네."
크시코스P "요지는, 자연스런 이야기가 되도록 지금까지의 단서들을 끼워맞춰 보라는 거지? 그거라면... 뭐, 못할 것도 없겠지."
크시코스P가 공구상자 쪽으로 눈길을 주며 어깨를 으쓱, 했다.
크시코스P "일단은 해 보도록 하지. 혹시 이 방법이 실패하고 우리 쪽에서 '플랜 B'를 쓴다고 해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저번 심문에서 일을 벌릴 뻔한 기억에. 이번엔 그저 가만히 '전문가'가 하는 심문을 볼 뿐인 것 같다.
그렇게 말하며 터치하자, 내부로 통하는 두꺼운 방화문이 푸슉 하는 소리를 내며 열렸다.
마키노"그럼 무운을 빌도록 하지."
크시코스P "음. 뭐, 그럼 다녀오죠."
그리고 크시코스P는 심문실 내부로 향했다.
늬바"오케이."
크시코스P의 뒤를 따라 심문실로 들어가던 디미트리P는 그를 안심시키려는 듯 넌지시 말했다.
디미트리P"넌 저놈 속내를 캐는 데에만 집중해라. 압박 같은 자잘한 건 내가 할테니."
그리고 그 삭막한 공간의 정 중앙에는 한개의 테이블과 손전등. 그리고 사지에 수갑을 채워진채 멍하니 먼곳을 바라보는 듯한 신자부로의 수염난 얼굴이 보일 뿐이었다.
그러자 신자부로에게 보이지 않게 온 몸을 투명화한 늬바가 기척없이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의 머리를 향해 검고 긴 손을 뻗었다.
늬바"크시코스 프로듀서. 일시적으로 나와 디마의 정신감응을 그쪽과 공유할거다. 기분 이상하겠지만, 조금만 참아."
텔레파시로 그렇게 말한 늬바는 크시코스P의 정신과 디미트리P의 정신, 자신의 정신을 이어서 자신이 볼 수 있는 걸 그들 또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포틴P "제쪽에서도 부탁드리고 싶군요. 늬바씨에게 부하가 걸리지 않을 때의 이야기, 입니다만.."
크시코스P "뭐, 최악은 아니군요. 조금만 있으면 익숙해질 것 같지만... 그건 그거고. 슬슬 시작하도록 하죠."
크시코스P는 신자부로에게로, 집중의 대상을 돌린다.
크시코스P "자, 그럼... 신자부로 씨? 우선 파악해야 할 게 몇 개 있으니, 시작은 가볍게 질문으로 가겠습니다. 피차 번거로워지는 건 피하고 싶을 테니, 협조해 주시면 고맙겠군요."
크시코스P "우선... 신자부로 씨, 당신이 어떻게 고용되었는지에 대해 말해 주시겠습니까. 가능하면 육하원칙에 따라서. 누가, 언제, 어디서, 무슨 일로, 어떤 방식으로, 그리고 왜 당신을 고용했던 건가요."
크시코스P는 질문의 의문사 하나하나를 강조했다. 신자부로가 무의식적으로 그 때의, 자신이 고용되었던 상황을 떠올리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신자부로"뭐... 너희들도 만나봤겠지...... 그 팔 네개 달린 놈 말야. 이제 난 그냥 죽은 목숨이야. 다 끝났지. 솔직히 여기서 더 버틸 이유도 없어. 너희들이 날 죽이지 않는다고 해도 어차피 나는 이미 죽은 목숨이거든."
그리고, 그런 핑계와도 같이 생각될 변명을 주절주절 거리던 그의 표면의식을 살피던 늬바는, 심연에서 올라온듯한 사완의 이미지에 마주하더니 자신의 전신이 공포에 몰아넣어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짐짓 여유롭게 말하는 늬바였지만 그 손이 떨리는 걸 봐서 적잖이 사완에 대한 이미지를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디미트리P"힘들면 무리하지마라."
늬바"내가 네 말을 들을 것 같냐?"
디미트리P"물론 안듣겠지."
텔레파시로 늬바에게 격려 아닌 격려를 해준 디미트리P는 다시 신자부로에게 집중했다.
디미트리P'그나저나 역시 만만치는 않군. 바로 화제에서 벗어나는 딴 소리라. 놈이 말꼬리를 돌리지 않을 만한 질문이...'
곧 디미트리P는 신자부로의 말에서 느껴지는 사완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고 말했다.
디미트리P"이봐, 우리 서로 간의 이익을 위한 대화를 하는 건 어떠냐? 손패는 댁한테 불리하게 짜여져있어. 이 이상 말꼬리를 돌리면 우리는 댁을 못 도와준다고. 사완의 손아귀에 댁을 던져줄 수 밖에 없다, 이 말이야."
신자부로"다 필요없어....... 그들은 언제 어디서든 날 보고있어...... 나의 '오늘', '어제', 심지어 '내일'까지도...... 너희들이 내 생존을 보장한다고? 어림도 없는 소리...... 나는 죽어. 그게 내일이 될지 1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이 죽는다고 했으니 나는 죽어."
그리고, 신자부로의 내면을 탐색하던 늬바는, 그의 말에 그 어떤 거짓이나 꾸밈 조차도 없이, 그리 단언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그는 죽음 그 자체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크시코스P는 생각했다. 자신이 하는 이 생각은 정신감응으로 인해 동조된 늬바가 듣고 있을 것이기에, 머릿속으로 하는 말임에도 경어를 쓰는 것을 잊지 않으며.
크시코스P '저런 정신상태라면 정상적인 심문조차 힘들어지는데다... 조금이라도 그 때 일을 물어본다면 저 사람의 의식에 사완의 기억이 떠올라서 감응으로 읽기가 힘들어질 테고.'
크시코스P '그래도 최소한 몇 가지는 유추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우선, 신자부로가 사완을 본 적이 있다는 건 확실해졌고... 이걸로 우로보로스의 사완이 신자부로를 고용, 아니 이용해서 이그닐의 암살을 계획했다는 가설에 타당성이 실렸습니다.'
크시코스P '결국 그걸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야 하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사완과의 접점에 대해 물어본다는 것은 어불성설. 결국 간접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야겠군요.'
디미트리P"...사완은 자신의 일이 뒤처리라고 했어. 그리고 카타기리가 겪은 걸 떠올려보면 그년은 단순한 청소부이고, 이 놈을 고용할 권한까지는 없을 가능성도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포틴P "물론, 그녀와 최소 동급 이상인 인물도 더 있다는 건.. 마지막에 감청한 통신에서도 유추는 되지만 말이죠. ..전력상으로도 그렇다고 하면, 어떻게 싸워나갈지가 관건이겠군요."
크시코스p와 디미트리p의 단말기에 히데루p가 발신한 내용의 메시지가 뜨더니, 심문단은 이러한 내용을 알게 되었다.
과거 타케다 칸나가 저지른 최초의 살인사건 당시, 칸나가 자신이 죽인 사범으로부터 정당방위를 한 정황이 발견되었다. 또한 그 피해자인 사범은 우로보로스의 ‘적합자’의 납치 수단인 ‘영세구원회’에 몸담았다는 증언이 있으며, 그가 그것에 가입한 시기와 칸나의 친부모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시기가 겹쳐, 타살의 정황이 발견되었다.
정리하자면, 우로보로스가 과거 타케다 칸나의 가족을 교통사고로 위장해 죽이고 고아로 만들어, 그녀의 숙부를 예의 사이비 종교로 매수해, 그들이 이용하기 위해 키웠던 정황이 있다고 했다.
크시코스P ‘우로보로스와 사완에 대해 직접적으로 질문하기 힘들다면… 영세구원회에 대해서 질문을 해 보는 것도 시도해 볼 만 하겠군요. 이 사람도 우로보로스의 하청, 영세구원회도 하청이라면 같은 하청끼리 어떤 식으로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니까.’
크시코스P는 상념을 끝내고, 질문을 계속했다.
크시코스P “음. 좋습니다. 보기보다 선문답을 좋아하는 분이시군요. 그러면… 다음으로. 혹시 영세구원회라는 종교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습니까?”
늬바'허나 그렇게 되면 대충 실마리들이 이어지지 않나. 아이돌들하고 호각을 넘어 심지어는 압도했던 적도 있는 그녀가 평범한 검객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고 리코와 비슷한 세이드 파장으로 우로보로스와의 모종의 인연은 있을거라 예상했으니.'
디미트리P'애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려나...'
신자부로"그래... 죽음이란 가장 빠른 구원이지. 그렇고 말고... 하지만 꼭 죽어야만 구원에 가까워지는건 아니야......"
그렇게 횡설수설 하는 신자부로의 심리를 파악하던 늬바는, 신자부로의 기억의 파편속에서.....
놀랍게도 리코의 어린 시절과 그 가족들의 얼굴을 발견했다.
디미트리P'리코...? 이 새끼가 어째서 리코를 알고 있지? 늬바, 이거 확실히 이 새끼가 떠올린 거 맞냐?'
늬바'...어. 확실해. 이건 내가 떠올린게 아냐. 이 남자는, 타다 신자부로는 미야자와 리코를 봤고 알고있어.'
그 말만으로 디미트리P가 의자에서 박차고 일어나는데에는 충분했지만, 그는 크게 숨을 들이쉬고 실망한 듯 한번 내쉬어서 불같이 타오르는 충동을 어렵사리 잠재웠다.
디미트리P'참아라, 지금은 때가 아냐. 이 놈의 골통은 나중에 가서도 박살낼 수 있어. 지금은 이 놈이 가진 우로보로스의 정보를 빼내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달랜 디미트리P는 늬바에게도 주의를 준다.
디미트리P'그러니까 늬바, 너도 참아.'
늬바'암,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참는 수 밖에.'
분노를 능숙히 숨긴 디미트리P는 침착한 목소리로 신자부로에게 물었다.
디미트리P"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그들과 만난 적이 있나보지?"
영세구원회를 말하는 건지, 리코의 가족을 뜻하는지 모를 애매모호한 말을 꺼낸 디미트리P는 신자부로가 애매한 단어인 '그들'을 매개로 이것저것 떠올리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렇게 말하는 신자부로의 기억의 파편속에서, 늬바는 그가 저지른 납치와 살인등의 끔찍한 악행들을 읽어내더니, 역으로 그 사상에 동화되는것을 유혹당하는 듯한 위험한 감각을 맛보기 시작했다.
현세의 모든 고통에서 벗어난 구원을 맹목적으로 바라고, 또 꿈꾸며 타인에게 상처입히는 걸 마다하지 않는 광신도의 머리속을 들여다본 늬바는 한순간 자신의 정신이 신자부로의 그릇된 사상에 스멀스멀 침식되는 걸 느꼈다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불 같은 감정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분노였다.
늬바"...개소리."
일생동안 인간의 실수가 만들어낸 대지를 밟으며 살아왔고 누구보다 소중한 인간친구가 있으며 그 인간들이 지켜온 이 아름다운 세상을 탐험해온 늬바에게 외도로 빠져든 인간따위, 그의 정신을 꺾을 수 있으리가 만무했다.
늬바"낙원이라고? 인간으로서 지켜야할 모든 도리를 버리고 도망친 자가 그런 걸 추구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어. 모든 고통을 외면하고 쉬운 길로 빠진 너같은 자에게 질까보냐...!"
너무도 크나큰 고통을 겪은 인간이 많았다. 그러나 늬바가 만난 인간들 중, 그 고통에서 눈을 돌리고 행복해진 인간은 없었다. 그렇기에 늬바는 기꺼이 심연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자신이 자신으로 있을 수 있게, 고통을 외면하지 않은, 자기가 아는 인간들처럼 되기 위해.
디미트리P'늬바...'
늬바'디마, 크시코스 프로듀서. 내 걱정은 마라. 이쯤되니, 오기가 생기는군. 계속 이어가지.'
크시코스P ‘늬바 씨, 여러모로… 신세를 많이 지는군요. 아무래도 이 자식은… 꽤나 오래전부터 구제불능의 쓰레기였나 보군요. 가능하면 이런 놈한테 격식을 차려서 말하고 싶진 않지만.’
크시코스P ‘지금은… 비위를 맞춰 줘야겠습니다. 일이니까. 그리고 이제 슬슬 본론을 꺼낼 때가 온 것 같군요.’
크시코스P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떠보는 질문을 던졌다.
크시코스P “음. 뭐랄까, 죽음에 대한 꽤나 흥미로운… 관점이군요. 잘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그들 중에서도… 미야자와 가(家), 그리고 타케다 가. 영세구원회와 연관된 인물들이었고, 두 가정 모두 참혹한 일을 겪었습니다만… 혹시 알고 있습니까.”
여전히 횡설수설 자신의 말만 하는 그의 머릿속에서, 늬바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안경과 백색 가운을 착용한 한 키작은 중년의 얼굴을 눈치채며, 그것을 크시코스p와 디미트리p에게 보여주었다.
물론 그 얼굴은 두 사람에게도 본 적 없는 얼굴이었지만, 꽤 선명한 이미지로 다가왔기에 몽타주를 그려낼 수 있을지도 몰랐다.
디미트리P'크시코스. 일단 간단히 그려놨다. 이건 나중에 정보부나 포틴, 히데루에게 보여주는 게 어떠냐? 너의 질문에 이 얼굴을 떠올렸다는 건 적어도 이 놈은 영세구원회 소속, 더 나아가 우로보로스쪽 인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데.'
크시코스P는 신자부로에게 다음 질문을 던졌다.
크시코스P “뭐, 좋습니다. 그쪽의 말을 듣자하니, 당신은 영세구원회를 어느 정도 알고는 있으나, 딱히 그쪽 소속은 아니고. 그렇다면 당신은 그 뒤에 있는 세력, 우로보로스에 의해 움직였다는 거겠죠.”
크시코스P “자, 그러면. 당신을 우로보로스에 처음 끌어들였던 누군가가 있을 겁니다. 그건 누구였고, 언제였고, 어떻게였습니까.”
그리고 늬바는 어떠한 불빛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또다른 한 남성과 함께 그 안경의 남자와 대면하는 기억 속의 장면을 목격했다.
마키노[ 음... 늬바 혹시 뭔가 하고있어? 지금 저 인간의 심박수가 묘하게 내려가고 있는데..... 당장 위험수위는 아니긴 한데..... ]
디미트리P"늬바 혹시..."
설마하는 마음으로 늬바는 정신감응을 사용해 신자부로의 몸에 뭔가 이변이 생겼는지 확인하려 시도한다.
※정신감응으로 신자부로의 몸에 일어난 이변을 확인
디미트리P'나도 영 꺼림칙한데...일단 심문은 이어간다.'
어딘가 불안한 마음을 안은 채, 디미트리P는 질문했다.
디미트리P"그 구원인지 뭔지, 당신 혼자서는 떠올릴 수 없을텐데. 당신에게 길을 알려준다고 한 사람 있었을거 아니냐. 누구야?"
지금 늬바의 머리속에 떠오른 키 작은 중년 남성 이외에 새로 등장한 남자의 인상을 명확히하기 위해 디미트리P는 질문을 던진다.
그러자 신자부로의 머릿속에서 다시금 '사완'의 광기로 가득찬 얼굴이 떠오르며, 이번에는 동시에 그의 심박수가 더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키노[ 뭔가 이상해... 약물검사나 신체스캔에선 아무것도 없었는데 마치 마약이라도 한 것 처럼 바이탈이 늘어지기 시작했어.... ]
크시코스P '단순한 계측오류... 는 아니라고 가정하고. 진짜로 저 녀석의 정신과 신체를 뒤흔드는 게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둘 중 하나겠죠. 하나는 우리 쪽의 검사로는 알아낼 수 없었던 약물, 또는 뭔지 모를 신체에 걸려 있는 금제가 지금 상황을 감지하고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것. 아니면... 더 나쁜 경우. 우로보로스의 누군가가 지금 우리가 심문하고 있는 이 상황을 어떻게든 원격으로 보고 있으며, 저 남자에게 간섭하고 있다는 것. 후자라면 최악이겠군요...'
크시코스P '물론 기우라면 좋겠지만... 이런 일이 한두 번 있었던 일도 아니고. 경계해 둬야겠습니다.'
크시코스P "저, 괜찮으십니까. 왠지 안색이 안 좋아 보입니다만..."
※크시코스P, 신자부로의 몸과, 그 주변에서의 이상 징후를 탐지.
크시코스P '이대로는 아예 심문이 불가능한 상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종의 타임 리미트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최대한 중요한 것부터 우선 알아내야겠군요... 아무래도 질문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크시코스P는, 잠시 어떤 내용을 심문해야 할지 생각을 정리하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기다렸다.
디미트리P'평정심을 찾아, 늬바.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때가 아니잖냐.'
혼란스러워하는 늬바를 진정시킨 디미트리P가 텔레파시로 말했다.
디미트리P'방금 전 늬바가 보여준 모습에서 키 작은 안경잡이가 만난 다른 남자가 누군지 아직 명확하게 확인이 되질 않았어. 이 자식이 말을 돌린 걸 보면 자기하고 접점이 옅은 자인 거 같은데...나는 지금 알고 있는 걸 더 명확히 하기보단 얕더라도 더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이 놈이 구원이라고 말하는 짓거리를 함께한 일당에 관해 묻는 건 어떠냐?'
크시코스P는 그렇게 곱씹었다.
마키노[ 바이탈이 떨어지는 속도가 느려서 생각도 못했어...! 이 속도면 곧 의식을 잃고 5분 후면 심장이 멎을거야! ]
미즈키 "대사량이 줄어드는거지? 내가 손을 써 볼까?! 방해가 될지 모른다면 그만두고!"
마키노[ 이건 바이탈의 문제가 아니야. 마치 정신에 걸려있는 무언가가 스스로 심장을 멈추려고 하고 있어. ]
크시코스P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다음, 그나마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크시코스P는 곧바로 다음 질문을 던졌다.
크시코스P "계속해서 언급하시는 구원... 말입니다만. 우로보로스의 뜻에 의해, 구원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일해 왔던 게 당신 혼자는 아니었겠죠. 당신과 함께, 또 따로 그들의 지령을 수행했던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그 사람들에 대해서는 생각나십니까?"
그렇게 점점 멀어저가는 의식 속에서 무언가를 떠올리던 신자부로가 말했다.
신자부로"태양을 가둘 수 있는 것은 가장 검은 것... 가장 어두운 밤, 어두운 장소에서 동지들은 구원을 노래한다....."
그리고, 늬바는 신자부로의 머릿속에서 방금전 신자부로의 기억속에서 접선한 두 인물에 대한 기억을 다시 목격하는데.
※ 인지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