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댓글: 504 / 조회: 3527 / 추천: 0
일반 프로듀서
관련 링크가 없습니다.
주제 : [주사위] 생존본능 TRPG
(글 진행은 반드시 댓글로 시작해주시기 바랍니다.)
생존본능 TRPG 플레이 로그 (Google Drive)
※ 페이지 우상단의 를 클릭하시면 리스트 보기가 가능합니다.
참여자분들은 반드시 룰을 읽어주세요. →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lul/yeonpyo
룰이 늘어난 덕분에 여러가지 전개가 가능해졌지만, 처음 출발했던 때보다 룰의 종류가 많아진 편입니다. 물론 스레로서는 굉장히 복잡해진 편이지만 TRPG 룰로서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기에, 룰과 약간의 플레이 로그를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금방 감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 거의 붉은 글씨 위주로만 읽더라도 플레이에 큰 지장이 생기지 않습니다.
<공지>
16/11/21 생존본능 TRPG 위키를 개설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위키 사이트 개장했습니다. 비밀글로 E메일을 적어주시면 그 메일 편으로 위키 수정 권한을 드리니, 제시된 문서 양식에 따라 설정을 넣어주세요. (아직 적어야 할 게 산더미 같긴 하지만 ㅇ<-<) 문서양식 등은 히데루p와 이치노세시키의 프로필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16/12/10 생존본능 TRPG 의 관리자 권한을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넘깁니다.
12월 12일 예정된 현 관리자 히데루(@cosmo****)의 공군입대로. 오늘부로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모든 운영권한을 공동운영의 형태로 넘겨드립니다. 공동 운영을 선택한 이유는 두 분 다 입대 직전의 저처럼 TRPG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통상적으로 두 분이 가장 많은 수의 아이돌들로 RP를 진행해왔던 점이 큽니다.
그리고 공동운영으로 관리자가 둘이 되었다고는 하나, 이제 일반 유저분들도 연표, 사건일지, 케릭터 등의 정보를 함께 수정 해주시길 바랍니다.
18/1/12 현재 생존본능 TRPG는 신규 참여자를 모집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향후 상황에 따라 모집할 의향은 있기 때문에, 참여자가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19/10/17 최근의 세션에서 사용했던 Roll20 플레이 페이지를, Roll20 기능의 연습을 겸해서 채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장소로도 개방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Press Space bar to Skip )
「세계선 합선 사건」
절대로 연결 될 리 없었던 수 많은 평행우주들이, 마치 스파크를 튀기며 폭발한 전선들처럼 얽혀버린 원인은, 세계의 어떤 저명한 과학자도 밝혀낼 수 없었다.
물론 그 원인을 밝혀낼 충분한 사전지식도 가지지 못하던 인류였지만, 그들은 당장에 온갖 평행세계로부터 쳐들어오는 외계종족, 다른차원의 괴물들 따위로부터 생존하기에도 벅찼다.
결국 전세는 불리해지고 인류의 멸망이 코앞까지 봉착할 그 때였다.
「아이돌」
본래는 춤과 노래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돈을 벌며 살아가는 주로 저연령층의 예술인들을 지칭했던 그녀들.
그녀들은 그 「세계선 합선 사건」을 계기로, 초능력, 마법 등의 「능력」지니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활약으로 지구상에서 모든 이계의 존재들을 몰아내게 되었다.
「프로듀서」
하지만 대체로 어린 아이들로 구성된 그녀들이 냉혹하고 잔혹한 전장에서, 그 의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녀들을 뒷받쳐주고 통솔해준 「프로듀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활약으로 인류는 어떻게든 생존 할 수 있었고, 외계의 기술들과 새로이 발견된 마법 등을 이용해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을 이룩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투쟁의 서막.
그들의 세계에 다녀온 한 프로듀서의 설명에 의하면, 스스로를「기계정령」이라고 칭한 그들은 강렬한 투지와 「생존본능」을 가진 인간 전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먼스(탐욕) 투스(교만) 웬즈(폭식) 덜즈(질투) 프라이(나태) 세럴(색욕) 선(분노).
그리고 아직 깨어나지 못한 플루토(광기).
그 명분도, 목적도 알 수 없었지만, 단 한 가지의 사실 만큼은 분명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고, 또한 살아남기 위해 다시 한번 전화(戰火)의 열기에 삼켜지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기계정령은 더헤드(@chs2***)씨의 오리지널 설정을 차용, 변형시킨 것입니다.
총 1,510건의 게시물이 등록 됨.
50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사치코 ← 타케다 칸나「야앵난무(真・夜櫻乱舞)」 회피실패! / 피해 150 / 잔여 HP150
유이 ← 타케다 칸나「야앵난무(真・夜櫻乱舞)」 회피실패! / 피해 150 / 잔여 HP120
아카네 ← 타케다 칸나「야앵난무(真・夜櫻乱舞)」 회피실패! / 피해 150 / 잔여 HP50
타마미 ← 타케다 칸나「야앵난무(真・夜櫻乱舞)」 회피실패! / 피해 150 / 잔여 HP70
타마미 ← 타케다 칸나의「월휘・미카즈키(月輝・三日月)」 회피실패! / 피해 94 / 잔여 HP0
타마미 ← 타케다 칸나의「월휘・이자요이(月輝・十六夜)」 회피실패! / 피해 94 / 잔여 HP0
타마미 ← 타케다 칸나의「진・야앵난무(真・夜櫻乱舞)」 회피실패! / 피해 94 / 잔여 HP0
타마미 ← 타케다 칸나의「진・야앵난무(真・夜櫻乱舞)」 회피실패! / 피해 94 / 잔여 HP0
→ 타케다 칸나에게 공격실패!
이그닐 ← 타케다 칸나「야앵난무(真・夜櫻乱舞)」 회피실패! / 피해 150 / 잔여 HP40
──────────────────────
이벤트 <3인의 암살자>
이벤트GM : 히데루
BGM : https://youtu.be/7PP4pDPm_l0
──────────────────────
전투 스텟 : https://bit.ly/32IJOe4
2.0 룰 : https://bit.ly/3jrAa5U
2.0 스킬 시트 : https://bit.ly/3lMsblj
2.0 계산기 : https://bit.ly/2Qh8TWA
1.0 참여자 호환 : https://bit.ly/2YikUPV
──────────────────────
◈ [0/33]↓턴 후 격리실 개문
──────────────────────
<타케다 칸나> Lv80
[email protected]/750x1
[회피75][저항150][장갑0][방어0]
이능을 개화한 검의 달인이자, 피로 얼룩진 작은 낭인.
※ '검객'이 칸나 공격시 명중 +25 / 단, '검객'을 향한 칸나의 명중+25
※ 감싸기 무시 / 단, '검객'이 칸나를 공격 할 경우 공격 포지션을 해당 케릭으로 고정, 이때에 한해 도발 무시.
(검객=단검 이상의 검이 주무장일 경우)
※ 바인드 내성
「의뢰(依賴)」
타겟을 제외한 대상은 살생하지 않으며, 일부러 급소를 피해 공격합니다.
※ 이그닐을 제외한 리타이어 시, 리타이어를 대신하여 최저HP10, 및 다운 8턴. 라타이어 회복으로 회복 할 수 있다.
「월영(月影)」
그림자(차원) 속으로 숨어들며 단거리 텔레포트. 그 어떤 공격이든 치명상을 회피한다. 적의 총탄을 비롯한 원거리 공격은 검무를 통해 가볍게 튕겨낸다.
※ 원거리 공격의 대상이 될 경우 칸나의 회피 +25
※ (칸나의 회피값+100 - 행동자의 명중값) 만큼 장갑 상승
※ 바인드 내성
「차원참(次元斬)」
미쿠나 크림힐트처럼 위력이 강하진 않지만, 칸나의 검 또한 차원을 가릅니다. 모든 장갑과 방어를 무력화합니다.
※ 일반 공격을 제외한 모든 공격에 [관통] 효과
「월휘・미카즈키(月輝・三日月)」C@UNT.[매턴]
명중[100] 데미지[150]
타케다류 검법의 초식. 곡예같은 도약으로 발도하여, 초승달처럼 올려벤다.
※ [관통]
「월휘・이자요이(月輝・十六夜)」C@UNT.[0/2]↓
명중[125] 데미지[150]
월광참에 이은 연격, 올려벤 칼날을 순식간에 반전하여 내려친다.
※ [관통]
「야앵난무(真・夜櫻乱舞)」C@UNT.[0/4]↓
명중[125] 데미지[150]
떨어지는 벚꽃처럼 화려하고 피할 수 없는 연격으로 일대를 난자한다.
※ [전체공격]
※ [관통]
「진・야앵난무(真・夜櫻乱舞)」C@UNT.[0/8]↓
명중[150] 데미지[150]
흩날리는 밤의 벚꽃나무 숲 처럼, 허의 공간에 눈으로 쫒을 수 없는 무수한 검흔을 새긴다
※ [관통]
※ 2회 공격
──────────────────────
◇이그닐◇
HP 40/340
※ 모든 파티는 개인 포지션과는 별도로 이그닐에게 최소 2개의 포지션 할당. (PC 한명과 겹치도록 + 이그닐과 해당 PC는 포지션이 완전히 같아야함.) 해당 포지션 피격시, 이그닐도 함께 공격 대상이 됩니다. (전체공격 포함)
──────────────────────
[이벤트룰]
[승리 조건]
격리실의 개문
[패배 조건]
이그닐 리타이어 후 10턴 누적
※ 리타이어 다음 턴 회복시 누적 없음
※ [0/10]턴
──────────────────────
<적용중인 효과>
「로열가든」(1/4)↓
*4턴간 아군행동시 명중+66
「전자 재련」 (0/1)회
※ [강화] : 타마미의 다음 공격에 [공격 +56] 부여
※ [유도] : 타마미의 다음 공격에 [치명타 범위+30] 부여
그 어떤 명검이라 할 지라도 누적된 피로를 버틸 수는 없는 법. 칸나는 최대한의 데미지컨트롤로도 피 할 수 없었던 상처들을 가지고, 등을 보이며 되돌아섰다.
타마미”앗….. 기다리십시오!”
미쿠”도망치려한다냥!”
하지만 그런 경고에도 이미 도주를 마음먹은 그녀를 온전하게 막을 수 있는 이들은 없었다. 다시한번 사방을 향해 차원참을 터트리자, 이번엔 그 검의 풍압으로 그녀를 쫒는 이들을 날려버렸다.
쇼코 "이 망할 새끼가! 크윽!"
노노 "……"
붙잡으려 하다가도 그 풍압만으로 간단하게 밀려나가자, 다들 짜증을 내는 때에, 노노는 무언가를 깨닫고는, 그런 칸나의 뒤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그닐”당신…… 이곳에 숨어든 날 부터 지금까지, 날 죽일 기회는 수도 없이 많았을텐데…... 대체 뭘 하려고 했던거야?”
자신의 목숨마저도 별로 상관 없다는듯, 도리어 그렇기에 이해 할 수 없는 칸나의 의도를 파고드는 이그닐. 하지만 잠깐 멈춰선 칸나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짓더니,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말했다.
칸나”영문을 모르겠군…. 그저 졸자의 실력이 닿지 못하였을 뿐. 한때 적이었던 그대를 제 목숨보다 중히 여기는 저들에게 말이지.”
이그닐”아 그래…...”
칸나”내가 할 말도 아니다만….. 이 또한 목숨의 빚. 저들에게 평생 갚아보는건 어떤가?”
이그닐”......시끄럽네…...”
모호한 바람을 굳센 의지로 이루어낸 노노는, 그러나 그렇기에 무거운 힘을 탈력할 정도로 쏟아냈음에도 떨리는 두 다리로 여전히 일어서있는 채로 칸나에게 말을 건넸다.
노노 "… 다음에는, 더 들려주세요…"
노노 "그래서… 모리쿠보네가 말릴 수 있도록. 그리고… 도울 수 있도록."
이그닐이 말한 기이함을 어렴풋이 깨달은, 그리고 동시에 칸나가 무슨 짓을 당했는지도 알지 못하나 어렴풋이라도 느낀 노노.
그런 노노는, 칸나의 등을 보며 작게, 그러나 뚜렷하게 말을 건넸다.
그 등을 바라보는 눈동자는, 처음처럼 안타까움과 슬픔이 차있었으나-
―그러나 희망의 빛 또한 꺼지지 않은 채로 함께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그닐”누구 멋대로 정하는거야…… 그딴거.”
이그닐이 불만 가득한, 동시에 떨리는 목소리로 주먹을 쥐었다. 그렇게, 곧 순식간에 끝나버린 전투에, 히데루p는 얼떨결에 상황종료를 외치고 뒷수습을 지시했다.
히데루p”후…. 상황종료를 알리겠습니다. 부상자는 모두 의료부로 긴급 이송을, 그리고 예정된대로 이그닐의 에인헤랴르 이송을 재개하겠습니다.”
일반적인 전투보다 훨씬 많은 부상자들을 수습하는 소란 속. 몇군데에 붕대를 감은 나기가 평소처럼 속을 알기 힘든 표정임에도, 어쩐지 걱정이 묻어나는 모습으로 타마미에게 다가왔다.
타마미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나기 공."
나기 "이런, 사부는 더듬이에도 눈이 달렸군요. 못 보는 사이 쾌유를 촉구하는 댄스라도 헌정할 셈이었습니다만."
타마미 "그만두세요, 사부 같은 건. 말한 것도 지키지 못한 반푼이에겐 과합니다."
나기 "1타강사인 편이 좋습니까? 수강신청은 Ppay로."
타마미 "..단어의 문제가 아니라요."
타마미 "검에 대해, 자세에 대해.. 동경이 있던 사부라는 말에 들떠, 나기공에게 검을 전수하며 여러가지를 말했지만.. 타마미는 역시 아직 어린애입니다. 이길 수 없는 상대도, 떨칠 수 없는 감정도 몇이나 있습니다. ..오늘 보신 건 그 현실의 단편입니다."
아직도 상처가 선명한 몸을 힘겹게 돌려앉으며 그리 되뇌이는 타마미의 모습은, 평소 이상으로 작아 보였다. 나기는 묵묵히,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로 경청할 따름이었다.
타마미 "실망하셨더라도 변명할 말은 없습니다. 다만.. 스스로의 행동으로 흐트러뜨렸을 망정, 나기공에게 전한 것들은 진실로 제 신념입니다. 그것만큼은, 부디 믿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매번 사양했지만, 사부라 말해주셨던 것은..기뻤습니다. 오늘 역시도요."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듯 팔짱을 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마치 백지와도 같은 반응에 거꾸로 당황한건 타마미였다.
나기"사부는 어린애라고 말이지만 나기도 일단 어린애고..."
타마미"아니, 그쪽에 태클을 거는 겁니까..."
나기"방금 전의 유랑무사씨처럼 이길 수 없는 적이 있다는 건 만화적으로 보면 언젠가 사부가 뛰어넘을 수 있다는 공식이 나오고."
타마미"이건 만화가 아니잖습니까, 나기공..."
나기"그럼 이렇게 생각해볼까요. 만일 사부가 나기를 가르치지 않았다면, 하고 말이죠."
난데없는 질문에 타마미는 얼굴에 곤혹스러움을 드러내며 나기의 포커페이스를 마주보았다.
나기"사부가 검술을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나기가 멋대로 이름 붙힌 와키야마류라는 것을 나기가 전수 받아서 나기류를 만들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P와의 대련에서 나기는 맥없이 떨어져 나가고 나기는 나기가 있었다면 지킬 수 있었을 사람들을 구하지 못했을지도 모르죠."
타마미"......"
나기"사부가 말해줬죠. 검을 휘두르는 자란 언제나 내면을 고요히 잠재워야하는 법, 나기들의 손에 든 검의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해. 솔직히 나기는 나기의 검이 가진 본질을 아직도 모르겠어요. 가끔 식칼이나 커터칼 용도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니까요."
타마미"아니 그건 검이 불쌍하지않습니까..."
나기"확실히, 고기를 잘랐거나 택배를 여는데 쓴 검에 구해진 사람들의 기분이 거시기하겠죠. 아무튼 이렇게 랑아의 본질을 알지 못한 나기는 우선 사부를 따라가기로 결정했답니다."
타마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나기는 입가에 살며시 미소지으면서 자신의 타도, 따라가는 본질을 지녔지만 오롯이 자기가 정한 목표를 담은 검인 랑아를 뽑아들어 타마미에게 그 푸른 도신을 보여주었다.
나기"사부같이 상냥한 검을 휘두르고 싶었답니다. 그저 눈 앞에 놓인 싸움 뿐 아니라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으며 적을 베기도 하지만 사람들을 지키는 방패가 될 수 있는 검을요."
타마미"나기공..."
나기"사부가 아니였다면 나기는 누군가를 지킬 수 없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사부가 아니였다면 나기에게 구해지지 않았겠죠. 모든 건 사부 덕분이예요. 그러니까 사부, 와키야마류 문하생 대표로서 전해드리죠. 나기를 가르쳐줘서 감사합니다. 사부는 영원히 나기의 사부일거예요."
최후에 작은 후련함을 느꼈다곤 해도 일련의 사건에 몸도 마음도 상처투성이로 너덜너덜해진 타마미에게, 나기의 솔직한 말은 하나의 구원처럼 느껴졌으리라.
타마미 "...그런가요. 타마미는..의미가 있었습니까.."
나기 "물론입니다. 1평이 3.3제곱미터인만큼 진실임을 보장하죠."
타마미 "그런 오차범위 있을거같은.. 아, 아니! 무슨 되도 않는 소릴! 말투가 옮았어!?"
자기도 모르게 나온 허튼소리에 어쩐지 우스꽝스러운 모습임을 자각했는지 황급히 눈물을 소매에 닦고, 비교적 평소대로의 모습으로- 하지만 약간 목 메인 목소리로, 타마미는 결연히 말했다.
타마미 "이런 부끄러운 모습, 두번 다시 보여드리지 않겠다.. 고는, 말할 수 없을 겁니다. 타케다 칸나가 아니더라도, 타마미에겐 남에게 섣불리 드러내지 못하는 많은 약함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타마미 "대신 한가지는 약속하겠습니다. 타마미는 목표로 삼았던 이상의 검사를 향해, 나기공에게 말했던 모든 것이 흔들림 없는 진실이 될때까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정진하겠다고. 지금은 그것만이, 나기공이 보내주신 믿음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니까요."
나기 "그리 나와주셔야 나기의 사부. 믿고 있었다구."
여전한 포커페이스였지만, 그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랐다.
이내 마찬가지로 마음이 가벼워진듯한 나기가, 뭔가 기묘한 권법같은 자세로 브로피스트를 권하는 주먹을 내밀었다.
나기 "다음에는 나기들의 사제☆파워로 한방 먹여보도록 하죠." 척
타마미 "..좋네요. 그때에 대비해 함께 단련해 보도록 할까요." 툭
모모카"정말, 투정은 그만 부리셔요. 아직도 피를 흘리고 계시면서 어디가 괜찮으시다는건지."
뺨에 반창고를 붙힌 모모카는 치료를 위해 로즈힙티를 머금은 장미꽃을 옆에 소환시킨 채 아직 몸에 붕대는 커녕 찢어진 상처를 회복시키지도 않은 하야테와 대치했다. 모모카의 세이드는 회복을 촉진해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것, 그렇기에 살갗이 다시 붙는 과정에서 일시불로 덮쳐오는 격통이 조금 있었다.
하지만 그정도는 마치 주삿바늘처럼 일순 아픈 정도이기에 지금 하야테는 단순히 엄살을 부리고 있을뿐이지만.
하야테"그럼...어쩔 수 없지! 하-는 도망칠테니까 어디 잡아...으악!"
그 주사 같은 치료도 받기 싫어 힘껏 땅을 박차면서 탈주하려던 하야테는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아 콘크리트 바닥 위에 성대히 나자빠지고 말았다.
모모카"하야테양이 도망칠 것 정도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사와요. 당신은 이미 제 손바닥 위였다는 걸 모르고 계셨군요."
하야테"자, 잠깐...하-가 잘못 했으니까아...꺄아아악!"
안에서 시끄러이 울리는 하야테의 비명에도 나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기"주사기를 앞에 두고 벌벌 떨던 옛날의 하-쨩이 생각나는군요."
니나"헤에, 하야테 언니도 니나처럼 주사기 쳐 무서워했던 겁니까?"
자기보다 훨씬 큰 언니가 똑같은 걸 무서워한다니, 그게 제법 의외인지 니나는 나기에게 작은 생수병을 내밀며 물었다.
나기"어이쿠, 물 고마워요."
생수를 한 모금 마신 나기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나기"물론 하-쨩도 니나쨩하고 다름 없는 어린이였을 때가 있었답니다. 나기도 말이죠."
니나"뭔가 열라 이상한 기분이 드는겁니다. 언니들도 니나가 같았다니..."
나기"거꾸로 말한다면, 니나쨩도 나기들 같은 언니가 될 수 있단거죠."
니나"니나가 언니..! 니나도 나기 언니처럼 열라 크고 예뻐질 수 있는겁니까?"
눈을 반짝이며 니나가 칭찬세례와 같이 동경의 눈길을 보내자 나기는 웃지 않을래야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나기"음...그건 안되겠네요."
니나"에, 그런겁니까..."
나기"왜냐하면 니나쨩은 아마 나기보다 더 커지고, 더 예뻐질테니까요."
그렇게 말한 나기는 니나를 번쩍 들어올려 자기 무릎 위에 앉힌 뒤 꼬옥 껴안았다. 니나도 활짝 미소지으며 자기를 끌어안은 나기의 팔을 안았다.
아리스"아나스타샤씨."
푸른 눈으로 칸나가 사라진 곳을 쳐다보고, 아니 노려보고 있던 아나스타샤에게 아리스가 다가왔다.
아나스타샤"아, 아리스. 무슨 일 있나요?"
보통 자기를 아리스라고 부르는 사람에게 자길 타치바나라고 불러달라고 항변하는 아리스지만 그 규칙에서 제외시킨 사람들이 몇명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 바로 아나스타샤였다.
아리스"다름이 아니라 방금 전 프로듀서씨의 반응이 신경쓰여서요."
아나스타샤가 냥냥냥인 건 분명 자신의 프로듀서인 디미트리P도 알고 있었을 것이지만, 아나스타샤가 해왔던 일과 칸나를 알아본 그녀의 얼굴을 본 디미트리P의 얼굴에는 잠시였지만 당혹감이 스쳐지나갔다고 아리스는 생각하고 말았다.
아나스타샤"...да."
그리고 예상은 빗나가질 않았다.
아리스"여전히 그 일로 힘들어하는건가요? 저도 아나스타샤씨가 한 일이 뭔지 알고있어요. 그건 옳은 것이였다고요."
아나스타샤"옳은 일...아냐도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한답니다. 하지만, 가끔씩 가슴 한복판이. 먹먹해질때가 있어요."
아나스타샤는 자신의 명치를 지그시 누르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아나스타샤"프로듀서와 모모카, 하야테와 나기, 니나에게 반드시 말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쉽지가 않네요."
새롭게 드러난 과거를 드러내기를 망설이는 별의 소녀가 떠올린 사람은 자신의 프로듀서였다.
아나스타샤"프로듀서처럼 모든 것에 솔직하게 되는 건, 정말 어렵다고. 아냐, 느끼고 있습니다."
칸나가 떠나가고, 상황 종료가 선포되자마자 긴장이 한 번 풀려버린 노노는 쏟아지는 피로와 아픔을 이기지 못한 채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주저앉았다.
미레이 "! 노노! 괜찮아?"
노노 "아, 네, 네에… 아직… 해야할 일이 있으니까요…"
미레이 "… 괜찮다는 말은 그런 이유에 안 붙는다고. 하아…"
미레이는 곧 그런 노노에게 다가가 한숨을 쉬면서도, 살짝 떨면서도 뻗는 팔을 붙잡아 일으켜주며, 노노를 부축해주었다.
미레이 "… 꼭 빚으로 질 필요는 없지만, 잊지는 말라고. 튕겨내지도 말고."
그리고 노노를 일으킨 미레이는 곁에 있는 이그닐을 돌아보며 짧게 내뱉었다.
노노 "그, 미, 미레이쨩…"
미레이 "하아, 됐어. 어쨌든 지금은 가자구."
그리고도 잠시 이그닐을 바라보던 미레이는 다시 시선을 돌리고는, 이그닐과 노노와 함께 이동하기 위해 가만히 출구쪽을 바라보며 대기하고 있었다.
- 어쩌면 레아에게 리코를 치료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
- 찰스는 니플헤임 육군 정보부에서 보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진조 흡혈귀 스파이. 물을 사용하는 마녀가 파트너로 있으며, 목적은 이그닐의 암살. 이그닐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 격전 후 도주.
- 멧살자는 일본의 극우 보수정당이 의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암살자. 장부를 가져갔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가져간건 346프로 1부서) 이그닐을 암살하는 의뢰를 받았다. 후쿠시마에서 획득한 검은 장부에 대해 알고있다. 포획에 성공.
- 케이코의 진짜 이름은 타케다 칸나. 346프로덕션의 간부진 중 일부 세력이 보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암살자. 격전 후 도주.
히데루p”갔나…...”
미쿠”어….. p쨩, 방금 직접 몰고 간다고 하지 않았냥?”
히데루p”아, 그럴 예정이었는데.. 마침 아라씨가 있어서 떠넘겼지.”
머리를 긁적이며 악마같은 발언을 아무소리 없이 내뱉는 히데루p에 미쿠가 기가차서 불쌍하다는 듯이 말했다.
미쿠”아라씨….. 오늘 분명 휴가였을텐데냥…...”
히데루p”뭐 다음에 연가를 하나 더 드리면 되는 노릇이고… 만에하나 공중에서 공격받기라도 하면 그땐 나보단 아라씨가 더 나을테니까.”
히데루p”뭐, 자세한 내용은 대충 내일 회의에서 정리해보죠. 그런고로…. 여기 계신 모든 1부서 프로듀서 분들은 절 따라와주시길.”
노노와 일부 아이돌과 함께 이그닐을 호위하러 올라간 아카네p를 제외, 현장에 모였던 대부분의 P들을 향해 말하는 히데루p였다.
디미트리P는 정말 부상에 별로 개의치 않는건지 손수 꿰맨 오른 팔뚝을 보여주고는 뒷주머니에서 오랜지색 메딕킷을 꺼내더니 그 안에 있는 진통제 주사기의 바늘을 또 왼손목에 꽂는다.
디미트리P"혹시 모르니 지금 진통제도 꽂았고. 날 뺄 생각하고 있다면, 포기하는 게 좋을거다."
미쿠"어... 어디가는 거냥?"
히데루p”이 전쟁을 끝내러 갑니다.”
히데루P의 말을 누구보다도 기다리고 있던 디미트리P가 방탄은 아닌 검은 새 정장을 입으며 잿빛 눈동자를 불태웠다.
아라[ 약 10분 후 에인헤랴르에 도착해요. 어…. 그러니까….. 좋은 여행 되시길? ]
그런 익숙치 않은 기장의 초보적인 방송 멘트에 아카네p가 뺨을 긁적이더니, 노노에게 말했다.
아카네p”뭐…… 이제 긴장 풀어도 될 것 같네. 노노.”
그런 아카네p의 말에,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아직까지도 한계를 넘어서까지 힘을 쏟아내던 셰이드를 비로소 거두며, 동시에 긴장된 자세가 무너져내려 앉아있던 의자에 그대로 쓰러져누웠다.
노노 "완전히 지쳐버린 건데요… 무리쿠보…"
다시는 과거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순백과도 같은 아이돌들에게 한점 부끄럼 없는 '있을 장소'를 마련 할 수 있도록.
회사는, 우리는, 바뀌어야만 한다는 것을.
물건을 사면 돈을 주는 일상적일 때 뿐 아니라 사람을 죽이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는 것처럼,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고른다면 하나는 포기하는 것처럼.
교환하려는 것과 그에 따르는 대가는 가치가 동등하다. 그렇기에 교환이 가능한 것이다.
그럼 손을 더럽히는 일을 해서 깨끗한 곳을 얻어낼 수 있을까?
일시적으로 그곳은 깨끗한 곳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파보면 그곳이 누군가의 시체로 토대를 쌓은 장소라는 것이 드러날 것이다.
더러운 일의 대가는 완전한 깨끗함이 아닌 더러움을 어딘가에 몰아놓은 일시적인 깨끗함이다.
그것을 보지 못한다면 결과는 검은 짓을 하지 않은 것만도 못한 칠흑의 장소.
그렇게 되서 기뻐할 사람들은 적어도 아이돌들 중에서는 누구도 없을 것이기에,
우리는 바꾸기로, 바뀌어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대로 머무르지 않았던 것은, 그 마음에 분명히 깃들어 있는 것이 있었기 때문도 있었을지 모르나,
그 이상으로 보고들은 것들과… 각오를, 의지를, 신념을 표하며, 자신과는 다르게 쉽게 죽어버릴지도 모름에도 결단코 굴하지 않는 아이돌들이 있었던 덕분이었다.
그렇기에, 람쥐P는 자신의 각오를 다졌다.
아직 모든 것을 알거나, 무언가 명확하게 사상을 가진 것은 전혀 아니지만,
아직 그 자신의 마음과, 어떠한 신념을 품어야 할지도 뚜렷히 정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가 믿고 지키고자 하는 이들은 분명해졌으니까.
그렇기에 그는 망설이지 않고 의지를 다졌다.
그의 아이돌들이 그에게 충분할 정도로 보여준 것처럼.
포틴P "한번은 마주봐야 할 일이었죠. 쉬운 상대들은 아니지만..적절한 침묵만으로도 여러분 나름대로 대응과 역할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발언에는 신중을."
이사회의 대 회의실이 있는 99층에서 멈춘 엘레베이터는, 그 마굴로 향하는 문을 자비없이 열어재꼈다.
그리고, 팔짱을 낀 채 이쪽을 바라보며 대 회의실의 문 옆에 벽을 기데어 서있는 엔진p의 험악한 얼굴이 드러났다.
히데루p”......갑시다. 우리들의 전장으로.”
엔진p”나는 네놈들이 이 문짝 너머에서 무슨 주장을 펼치든 관심없다. 하지만 단 한가지만은 지켜라. 안에 앉아있는 것들이 부처든 짐승이든 감정은 우선 접어두고 예를 보여라. 그땐 상대가 사쿠라 마기년의 부하라서 내버려뒀을 뿐이다만…. 지금부터 그때와 같은 멍청한 짓거릴 시도하는 놈이 있다면 자기가 뭐에 당했는지도 모른 채 뼈도 못 추릴거라고 생각해둬라.”
물론 엔진p의 이유있는 거친 발언이 빈말이 아님은 이미 알고있을 히데루p가 대답했다. 그러자 엔진p가 코웃음을 치며 바구니를 가리키더니, 검은 선글라스를 낀 보안요원들이 금속을 포함한 각종 탐지기들을 들고 프로듀서들에게 접근해, 조사를 시작했다.
엔진p”흥. 무기는 전부 이곳에 꺼내놔라. 뒤져서 나오면 입장 금지다. 특히 타노스P, 네놈은 내 특별 관리 대상이니 각오하고 있어라. 마지막으로 라이무 쥰 너는……"
그렇게 람쥐p를 위 아래로 훑어보던 엔진p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엔진p"후..... 너도 내가 지켜보고 있도록 하지. 전신이 무기라는건 꽤 편리하구만.”
엔진P를 향해 비아냥 섞인 말을 꺼낸 디미트리P는 그의 험악한 눈길을 마주치자 거꾸로 피식 웃고는 허리 뒤춤에서 P226 권총과 발목에 고정시키고 바지로 가려놓은 폴딩 나이프를 꺼내 보안요원들에게 내놓았다.
람쥐P는 위압적으로 나서는 엔진P를 슬쩍 마주보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곧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엔진p: .... 다른 녀석이라면 장난치지 말라고 하겠지만서도, 그렇게 쏟아붓는걸 보면 장난 같기도 하군.
Nova: 나는 나름대로 최대한 협조한 거라고? 조금 무리하는 선에서 최대한 비무장이 되려고 한 거니까 말야.
그렇게 말하고는 금속탐지기를 통과하며 회의실 안으로 걸어들어간다
엔진p "넌 더더욱 다 꺼내야 한다!"
타노스p "그럼 다 꺼내지 뭐. 미니건, 미사일 유도장치, 대전차 미사일발사기, 숄더 미사일 발사기.."
그렇게 10분뒤에 들어갔다.
그렇게 말하자, 그의 주변에서 튀어나온 검은 '경계'와도 같은 무언가가 타노스p를 순식간에 스쳐지나가더니, 천장에 생긴 균열에서 산더미같이 쌓인 무기가 복도에 떨어지는 것이었다.
히데루p"이거..... 카스미p인가."
엔진p"걔도 걔지만 대체 저 많은 무기 어떻게 박아둔거냐....."
썩 유쾌하지 않은 공기지만, 여기서 따르지 않으면 시작이 안 된다. 포틴P는 깃털처럼 가볍게 불평하며 팔 밑의 고정부를 풀어, 출동이라 매기는 했지만 쓸 일은 없던 구형 듀얼디스크를 벗어 내려놓았다.
엔진P "뭐, 네녀석의 경우에는 그 장난감을 차고 들어간다 해서 날뛸 배짱은 없겠다만.. 머리(헤드)에 속하는 녀석이 따르지 않으면 그림이 안 맞지. 양해해라."
포틴P "..칭찬인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 좋게 받아들이기로 하죠."
그리고 내부에는 언제나 냉혹한 표정의 미시로 전무, 그에 비해 초조함이 역력해보이는 얼굴의 이시카와 고로 이사, 그리고 얼굴이 익숙할지도 모르는 다른 몇몇 이사진과는 달리 어떤 P에게는 생전 처음 접하는 이사들의 모습도 포함하여 총 20여명의 이사진이 각자의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순식간에 쏟아지는 거물들의 시선. 히데루p는 그런 시선에도 전혀 주늑드는 일 없이, 이사진의 테이블에 정면에 쉬어 자세로 당당히 섰다.
히데루P만이 아닌 다른 프로듀서 일부도, 디미트리P를 예로 들자면, 고개를 빳빳이 치켜든 채 주눅든 기색을 보이지 않고 당당하게 서있었다.
이런 곳에서 얕보인다면 그로 인해 생긴 이미지는 두고 두고 후환이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럼에도 람쥐P는 망설이지도, 주저하지도 않고 그것들을 받아내었다.
람쥐P 자신의 마음은 그것을 마냥 받아들일 정도로 강하지는 않으나,
그 자신보다도 더욱 중요히 여기는 이들의 신념이, 나아갈 길이,
그것을 지켜나갈 수 있을 지 기반이 될 믿음이,
그것이 분명 이 자리에서 밝혀질테니까.
이젠 익숙한 신경성 위통이 올라오는 느낌과 흔들리는 발끝. 그러나 책상 위쪽으로 보이는 포틴P의 상체는, 흔들림 없는 사회인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도 그럭저럭, 자리에 걸맞는 가면을 쓸 만큼의 관록은 붙었다는 것이리라.
그런 사회를 맡은 카스미p의 멘트와 함께, 미시로 전무가 자리에서 일어나 발언을 시작했다.
전무”귀중한 시간 내어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이사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이곳에 막 들어온 프로듀서들 대부분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전무의 존댓말. 그리고 전무는 교양과도 같은 약간의 뜸을 시작으로 능숙하게 자신이 정리했던 대사를 읊으며 히데루p를 쳐다보았다.
전무”금일 밤 예정에도 없든 긴급이사회를 소집한 것은 346 엔터테이먼트 지부 1부서의 타카사키 히데루 부장의 요청을 받아들인 결과입니다. 물론 전례가 없던 일임은 저 또한 감안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그 사안의 중요성에 공감을 하는 바, 우선 우리 이사회가 그의 주장을 들어볼 가치는 있다고 판단하여 오늘의 자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비록 이 자리에 오를 자격이 있는 자들은 아닐지라도, 그와 그들의 회사를 위한 충언을 충분히 검토해주길 바라며 저는 이 마이크를 그들에게 넘기겠습니다.”
조용히 전무의 발언을 듣는 이사진. 물론 대부분은 그 이유를 예상하고 있을 터, 회의실의 모두는 한 여사원에게 마이크를 받은 히데루p의 입에 그 이목이 집중되었다.
웅성거리기 시작한 이사진, 물론 대부분은 그 소식을 한발 앞서 들은 뒤였겠지만, 이사진의 반수가 넘는 이들의 표정은 꽤 심란해보였고, 역으로 나머지 절반은 안도한 얼굴을 하는것이 보였다.
한 간부가 히데루p를 향해 질문했다. 물론 그 이사의 두꺼운 얼굴의 지방처럼 두꺼운 철판에 분노로 주먹을 쥐는 프로듀서도 있었겠지만.
라고 직설적으로 뱉지 않고 디미트리P는 속으로 그렇게 윽박질렀을 뿐이다. 그리고 겉으로는 눈가를 발작적으로 움찔거렸을 뿐 아무런 말도,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효과적인 발언은 이사회를 발의한 히데루P에게만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누군가가 어느형태로든 간섭하는 건 일을 그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그는 잠자코 있었다.
큰 움직임 없이, 바로 옆에서 봐도 그저 생각을 위해 손가락을 까딱이는 정도의 이 행동은 그저 이 상황의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려는 그의 작은 발악이었다.
마음 같아선 어떤 말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한 마디, 한 음절조차 왜곡하고 곡해하는 이 곳에서 입을 여는건 절대 좋지 않다는걸 분명히 알고 있었기에, nova는 그저 표정 없이 손가락만을 움직이고 있었다.
히데루p”관계 없습니다.”
심란한 표정을 짓던 이사들도, 분노를 겨우 참던 프로듀서들도 히데루p의 지극히 냉철한 얼굴을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본다.
람쥐P '… 함정을 치는 거라면 히데루가 더 잘할테니.'
그 대신 람쥐P는 그런 히데루P의 말이 당연하다는 듯이 동요없는 표정을, 차가우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표정을 '만들어'내며 이사진들을 향해 당당히 서있었다.
손목시계에 들어가는 초소형의 나사가 떨어진 소리라도 이 순간만큼은 핵폭탄에 비결되는 소음으로 변모하기에, 손에서 사라진 감촉을 느끼자마자 나사를 회수한다.
Nova: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일단 들어봐야겠지만 너무 급작스러운데. 후..'
속으로 삼킨 한 마디를 목구멍에 욱여넣었으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입술을 깨물고 있었던 Nova였다.
히데루p”그저 본격적인 회의 이전에 드리는 사후 보고일 뿐입니다. 암살자중 1인은 니플헤임 육군 정보부 출신, 그리고 다른 1인은 일본 극우정당의 파벌중 하나가 보낸 것으로 보이지만, 마지막 여성 암살자 1인은 그 어떤 소속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모두의 목적은 해당 마녀의 암살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흠….. 수고가 많았군.”
미심쩍은 표정으로 히데루p를 쳐다보는 이사진. 그리고 히데루p는 슬슬 본론으로 들어갔다.
히데루p”그럼 보고는 이것으로 끝…… 본론으로 넘어가서, 제가 오늘 이 회의를 요청드린 것은, 한 가지 제안을 여러분께 드리기 위함입니다.”
고로”그건…...”
전혀 예상조차 하지 못하겠다는 고로의 표정. 그런 그는 자신에게 왠지 모를 안심감을 주는 히데루p의 포커페이스를 기이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터져나오는 이사진의 아우성. 심지어 고로와 전무를 제외한, 이그닐의 암살에 반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사진 마저 말도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칠흑의 어둠을 밝게 걷어낼 신호탄이 쏘아져 올렸다.
이곳에 앉아있는, 어둠에 익숙해진 자들은 어둠 속에 가려진 자신의 추한 모습이 드러나는 게 죽을 만큼 싫기 때문에 이토록 아우성을 쳐댔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였다.
특히나 지금 신호탄을 쏴올린 이들은 어둠 속에 갇혀사는 이 꼬락서니에 넌덜머리가 나기에, 스스로의 추한 모습이 드러나더라도 뭔가를 바꾸고 싶었던 사람들이였다.
포틴P 개인에게는, 우연찮게도 자리에 비해 직접적인 인연은 없던 안건. 그러나 그의 가치관상, 동료들과 엮여 들려오는 이야기는 계속해서 마음을 무겁게 하던 흑색작전에의 동원. 이 이야기를 저들 앞에서 할 수 있다는것만으로도, 포틴P는 어딘가 막힌 가슴이 시원해짐을 느꼈다.
포틴P '하지만 감상에 젖기에는 이르지. ..진짜 회의는 여기부터다.'
히데루p”저는…... 지금까지 여러분의 결정에 따라 몇몇 흑색작전을 지휘해왔습니다. 대부분은 흑을 처단하고 시민을 보호하는 임무였습니다만……. 그 중에선 분명 흑인지, 백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는 타겟도 있었죠.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 제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그 격리소의 마녀처럼…… 이곳의 그 누구도 ‘흑’이라고 생각했던 이들도…… 마음 한켠엔 ‘백’을 가지고 갱생의 여지를 지니며 살아가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고로”......그래서?”
히데루p”그래서 저는 늘 생각해왔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상대가 흑인지 백인지, 판단해 그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우리중 누구에게도 부여되지 않은 게 아닌가, 하고 말이죠.”
“내 자네를 그렇게 보지 않았네만…… 너무 순진한 것이 아닌가? 그런 작전 없이 어떻게 누가 대신 ‘악’을 통제한다는 말인가? 경시청? 자위대? 그딴 공로에 눈먼 초보자들에게 맡길 수 있었다면 애초에 그 폭탄마가 댐을 부수게 되는 일도 없었겠지.”
“물론 아이돌이 ‘백’이어야하는건 인정하다만…… 도리어 그녀들을 ‘백’으로 있게 하기 위해선 꼭 필요한 일이란 말일세. 뿐만 아니라 민중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
“그래. 전에 있었던 배신자도 처단하지 않았다면 사내의 모든 비밀이 일파만파 퍼져나갔겠지…… 그것도 모두가 아이돌들을 위한 일이었어.”
“자네도 그 모든 작전을 잘 수행했으면서 이제와서 이러는 이유가 뭔가? 혹시 저번의 상무 진급을 취소한 것에 대해 앙심 따위를 품은건 아니겠지?”
하나같이 입은 타인을 위한다 말하면서도, 프로듀서들은 대부분 알고 있을 터였다. 그들 대부분이 자신의 편리와 권력의 지속을 위해 이를 반대하는 교만한 자들임을.
마음이 기계였던 시절보다도, 오히려 마음을 깨달았기에 지금의 눈빛이 더욱 더 차가워져갔다.
경멸은, 무無보다도 더욱 차가운 감정이니.
자신이 아이돌을 위해라는 명목 아래 해온 그 더러운 짓들이 사실 누굴 위한 것이였는지 이제서야 제대로 마주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혐오보다는, 지금은 분노가 앞서고 있었다.
순진하다고?
그렇게 말하는 당신들은 얼마나 현실적이였으면 다른 이가 방아쇠를 당기고 괴로워하게 만들었지?
아이돌들이 '백'으로 있기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잠깐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 그러면 당신은 그 애들의 신념이 검게 변할만큼 약하다고 여기는 거나 마찬가지야.
아이돌들을 위한 일?
제발 그 가증스러운 입 좀 닥쳐. 아이돌들이 아니라 댁들 잇속을 챙기기 위한 일이였겠지.
앙심을 품은 거냐고?
아니, 우리는 그저 바랄 뿐이야. 댁들 스스로가 자신이 얼마나 큰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그걸 깨닫고 아이돌들이 진정 하얗게 남아있을 수 있게 우리 모두 바뀌기를.
남을 내세우는 처세술을 제하더라도.. 그들의 주장도 현실적인 관점에서는, 일정한 일리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포틴P의 부족한 식견으로도- 그 현실적이라는 말이, 얼마나 변명으로 남용되는지도 알고 있다.
무엇보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포틴P의 생각에, 흑색작전이라는 이면은 이제 한계효용을 다하고 있었다. 정면돌파에만 집중해도, 앞으로의 시대를 버텨나가기엔 충분히 버거울 터다.
포틴P '하지만 내 발언이..지금 필요한 것은 아닐 거야. 아마 히데루P도..같은 걸 생각하고 있겠지.'
고로”......하지만 그의 말도 일리가 있군. 시대는 언제나 변하고 있네. 합선 초기에는 여러분의 말처럼 ‘흑’인지 ‘백’인지 모를 ‘회색’을 처단하는 일도 필요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은 달라…… 분명 시대는 우리가 인지하지도 못할 속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어…...”
전무”제 의견도 같습니다. 346프로덕션은 민중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계약을 맺은 회사. 결코 민중을 통제하기 위한 집단이 아닙니다. 미시로의 아이돌이 가진 힘이 어느때보다 강해지고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은 행동을 계속해서 취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대가 변한다면 우리들의 전략도 그에 따라 바뀌어야만 합니다.”
그런 의견의 분열과, 그로부터 시작된 논쟁에 점점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하는 회의장이었다.
하지만 설마 그 회색 여우와 얼음여왕이 자신들의 주장에 동조해줄줄은 예상도 하지 못한 디미트리P는 무표정을 유지한 채 시선을 그 둘에게 향했다.
무엇보다도, 디미트리P가 보기에, 틀린 바가 없는 그들의 의견도 그를 놀라게 만들었다.
정의란 어느 시대나 인기있는 말이지만 어느 시대나 그 의미는 바뀌었다.
문명이 꽃피었던 아테네에서는 반쪽짜리 민주주의가 정의였지만 그 정의는 펠로폰네소스 동맹의 힘의 정의에 먹혔고 힘의 정의는 저 먼 서쪽의 정의에 무참히 불타올랐다.
그렇기에 디미트리P는 정의라는 말을 그닥 좋아하지 않을 뿐더러 자신도 그런 말을 뱉어낸 적이 거의 없었다.
그 나치들조차 정의라며 대학살을 일으켰으니까.
두루뭉실하고 제멋대로 바뀌는 목적을 위해 싸우는 것은 스스로를 좀 먹어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른 자신보다 훨씬 실리와 현실에 가까운 가치관을 갖고있다 생각되던 그녀의 동조에, 겉으로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지만 포틴P는 크게 놀랐다.
하지만 동시에, 승산이 있다는 생각도 샘솟기 시작했다.
그가 아는 미시로 전무는, 결코 불리한 베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카스미p”모두 정숙해주시길!”
그리고, P들을 제외한 현장의 대부분은 카스미p가 주의를 끌때 어떤 폭풍이 다가오는지를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순식간에 조용해진 회의실. 그리고 지팡이를 짚은 한 노인이 회의실에 도착하더니, 도시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회의실 중앙의 창 밖을 내려다보며 등을 보이며 섰다.
“오오….. 오셨습니까 미시로 회장.”
앉아있던 이사진 모두가 일어서서 그런 ‘노인’에게 고개를 숙이는 진풍경. 그리고 ‘미시로 회장’은 그것에 신경도 쓰지 않는지, 창밖을 내려다보고 있을 뿐. 그리고 또한, 히데루p도 마찬가지로 그 회장에게 고개를 숙였다.
346 프로덕션의 맨 위에서 모든 것을 총괄하는 우두머리, '회장'이라 불리는 그러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공개석상에서 얼굴을 드러낸 적은 이번이 처음이였으니까.
346의 지하에 숨겨진 위그드라실, 타케다 칸나, 그 밖에도 여러가지로 숨겨진 것으로 보이는 회사의 비밀. 그 중심에는 분명 회장이 있었다라고 생각하니 어떻게든 그의 겉모습을 살펴야한다는 의무심이 있었지만 그것을 조금 접어두고, 디미트리P는 되도록 눈에 띄지 않게 행동했다.
사내 직위 피라미드에 순응하는 사회인의 본능 같은 것이기도 했지만, 그와는 또 다른 감각이.. 갑작스레 나타난 이 노인에 대해 격렬히 경보를 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같아선 여러가지를 묻고 싶지만, 지금의 자신도 지금 이 자리도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아직은 다음 기회가 필요했다.
이어지는 회장의 충격적인 발언. 곧이어 혼비백산에 가까운 이사들의 웅성임이 이어졌지만, 엔진p가 테이블을 내려치자 회의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고개를 숙였던 것은 그저 예를 차리기 위한 행위. 지금의 히데루p는 빳빳이 미시로 회장을 쳐다보며, 마땅히 물어야할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회장이 역으로 질문해왔다.
미시로 회장”.......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건 예의에 어긋나겠지. 하지만 내 대답이 듣고 싶다면 한가지 물어볼까.”
히데루p”......?”
그런 회장의 대답에, 히데루p는 조용히 그의 질문을 경청했다.
뜬금없는 회장의 질문. 하지만 히데루p는 무언가 고심하더니 진정성 있는 대답을 내놓았다.
히데루p”과거가 있기에…… 미래가 있는 것입니다. 어느쪽도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죠. 하지만 구태여 어느쪽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를 또한 돌이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시로 회장”그런가……. 그것도 나쁘지 않은 대답이구먼.”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지팡이를 짚고 도시의 전경을 내려다보는 회장. 그리고 잠시간의 침묵 후, 그가 히데루p의 의문에 대답했다.
미시로 회장”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나는 그 아이에게 지시했다. 그 마녀의 과거를 벨지, 미래를 벨지, 그것을 스스로 '선택'하라고.”
히데루p”그렇…습니까.”
그런 히데루p의 질문에, 회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미동도 하지 않는 자세로 말했다.
미시로 회장”그 답은, 그 아이만이 간직하고 있겠지.”
히데루p”그럼 안건에 대해선…….”
미시로 회장”그저 이사회의 결정에 따를 뿐이네.”
별 관심도 없다는듯, 그렇게 말하며 카스미p의 안내에 따라 회의실을 나서는 미시로 회장이었다.
칸나를 보낸 이가 다름 아닌 회장이라는 것에 한순간 띵해져온 정신이 어느정도 제자리를 잡자 디미트리P의 입가에는 쓴 웃음이 지어졌다.
대체 그녀에게 뭐가 있는 것이길래 지나간 일을 되돌이켜보며 주저앉은 죄인의 목숨과 아이돌들이 입을 상처를 판돈으로 걸었어야 했던 걸까.
그 누구의 동의 없이 이러한 위험천만한 내기가 시작됐다고 생각하니 반감이 들지 않을래야 들을 수 밖에 없는 디미트리P였지만 그는 한숨쉬며 나즈막이 한 마디를 꺼냈을 뿐이다.
디미트리P"....속내를 도대체가 알 수가 없군."
..라는 울분에 찬 물음은,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사실, 목숨 걸고 맞서야 했던 아이돌들과 그 담당 프로듀서들에게는, 위계질서보다 앞서 당연히 그럴 권리가 있을 터이다. 포틴P가 입을 열지 않은 것은, 단순히 상대가 회장이라서는 아니었다.
그 형용할 수 없는 당당함에 압도되고 설득되어, 노구의 왜소한 등이 산의 그림자 내지는 괴물의 입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아마 실제로 그랬을 것이다. 그 전무조차 때로 언급만으로도 표정이 변하는, 346이라는 이름의 시초이며 정점에, 자신의 감정적인 토달기 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었을 터. 추궁과 폭로도, 증거 없이는 자폭 이상이 되지 않는다.
포틴P "후..그러게 말이죠. 전혀 모르겠습니다."
포틴P '..하지만, 전무님의 반응은 조금 이해가 가게 됐군. 이런..건가.'
카스미p”그럼…… 346프로덕션 제 1부서 타카사키 히데루 부장이 제안한 안건, ‘흑색작전의 전면 포기’ 에 대한 투표에 들어가겠습니다. 이사회의 여러분은 각각 찬반에 따라 손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카스미p는 이사회의 일중을 들여다보며 발언하더니, 이어지는 침묵 속에서 그 어떤때보다 무겁고 진지한 자세로 발언을 이어나갔다.
카스미p”해당 안건에 찬성하는 분은 손을 들어주십시오.”
그리고, 아직 자격을 가지지 못한 히데루p는 손을 들지 않은 채, 전무와 이시카와 고로, 그리고 몇몇 반수를 넘지 못하는 이사들이 드는 팔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몇몇 기권을 제외한 거의 반에 달하는 이사진이 손을 든다. 그리고 히데루p는 그 손을 든 이사진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해둘 뿐이었다.
카스미p”이로써, 타카사키 히데루 부장이 제안한 안건은 부결되었음을 알립니다. 긴급 이사회는 이로써 종료되었습니다.”
이윽고 터져나오는 환희, 혹은 소수의 탄성. 그리고 이사들이 속속들이 회의실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환희와 탄성이 튀어나오자 디미트리P는 결국 참지 못하고 인상을 찌푸리고 만다. 돼지 나폴레옹과도 같은 저 인간들은 오늘 자기 잇속을 지킨 것에 진심으로 기뻐하며 오늘도 축배를 들어올리겠지.
구호는 뭐지? '반역자 골드스타인으로부터 빅 브라더를 지켜낸 것을 축하하며.'인가? 웃기지도 않는군.
투표에서 패배하는 것 또한 예상이 미치지 않은 일은 아니였지만 막상 그 상황을 목도하니 디미트리P는 실망감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디미트리P'나도 모르게 여기에 건 기대가 컸던건가....'
실망을 떨쳐버리려고 한 디미트리P는 이것이 잘 안떨어진다는 걸 별로 지나지 않아 깨닫고 굳이 지금의 실망감을 지우려고 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서 회의실을 나가는 톱니바퀴들을 쳐다볼 뿐이였다.
별다른 책망이나 격려조차 없이, 히데루p의 어깨를 잡고 나갈 뿐인 전무. 그리고 이시카와 고로 이사 또한 히데루p의 어깨를 툭툭 치며 현장의 모든 P들을 쳐다보더니, 눈짓으로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내며, 그 회의실을 나섰다.
히데루p”뭐….. 그럼 가볼까요.”
고로”.......사양않고 받길 바라네. 술 자체가 싫은게 아니라면.”
그리고 고로가 직접 따른 몇개의 잔을, 그 비서가 프로듀서 일행들에게 나눠주었다.
여전히 뭐 씹은 표정을 유지하면 이시카와 이사의 집무실까지 따라온 디미트리P는 위스키가 담긴 잔을 손에 들고도 술을 들이키지 않았다.
고로 "술이 싫은 사람을 나무라진 않네. 그럴 처지도 아니고."
움찔한 포틴P의 손에서 잔을 가져가곤, 비서가 잔을 바꿔 주었다. 스파클링 칵테일용의 소재로 약간 색을 낸, 단순한 탄산수.
이런 배려를 해 주는 사람이었던가.. 라는 생각이 표정에 드러날뻔한 포틴P는, 황급히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고로”자네들은 오늘 회사를 구했네. 뿐만 아니지. 회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비전까지 제시해 주었어.”
히데루p”뭐….. 보기좋게 묵살당해버렸지만 말이죠.”
쓴 웃음을 지으며, 실패의 맛과 닮은 그 쓴 위스키 한모금을 들이키며 대답을 토해내는 그였다.
람쥐P 또한 건네받은 위스키를 한 모금 삼키고는, 히데루p를 바라보며 말했다.
디미트리P는 여전히 잔 속의 위스키를 이따금씩 기울일 뿐 아직 입에 잔을 가져가지는 않았다.
고로"하지만..... 최근의 그 양반들은 슬슬 선을 넘고 있어. 순수한 아이돌들의 힘을... 마치 자신들의 힘인것 마냥 착각하며 권세를 부리고 있지."
고로”아니….. 오늘의 실패한 반역은 분명 훗날의 크나큰 불씨가 될걸세. 내가 기대했다고 하면 오만한 거짓말이겠지만…. 역시 타카사키 부장이더군.”
히데루p”뭐…… 확실히 이사님에게 배운대로 실천했을 뿐이죠.”
스스로를 자조하듯, 복잡한 심경으로 고로의 칭찬을 역으로 돌리는 히데루p. 그럼에도 고로는 아주 오랜만에 찾은 안도감과, 동시에 찾아온 1부서에 대한 흥미로 가득차 있었다.
고로”비록 오늘의 반역은 실패했지만, 이로써 회사 내부에서 너희 1부서를 건드릴 자들은 이제 아무도 없게 되었다. 오늘 반대표에 팔을 든 영감들 조차도 이젠 섣불리 움직일 수 없게 되었지…… 마치 상자의 좁은 틈에 손을 넣은채 빼지 못하고 잡히는 원숭이들 처럼 말이야.”
고로”물론 덕분에… 나 또한 파면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지. 그러니….. 어디 한번 말해보게. 타카사키 부장이, 1부서가, 원하는 것이라면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줄터이니. 보너스든 승진이든, 프로젝트에 대한 지지든 뭐든 말이지.”
히데루p”흠…… ‘뭐든지’, 말입니까.”
고로”그래. 뭐든지.”
히데루p”그럼 이시카와 이사님, 당신의 자리를 제가 받아갈 수 있습니까?”
망치를 얻어맞은듯,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고로의 얼굴. 하지만, 그는 이내 실성한 듯이 껄껄 웃으며 위스키를 원샷 하며 내뱉었다.
고로“껄껄…… 내가 주워다 기른게 한낱 구렁이인줄 알았건만…… 그것이 승천을 노리는 이무기였을줄은 꿈에도 몰랐군.”
아직 술도 안 마셨는데 난 벌써 취한건가, 하고 한순간 의심이 들었지만 표정변화 없이 진지한 히데루P의 얼굴을 보고 디미트리P는 받은 충격에 반비례해서 짧디 짧은 태클을 걸었다.
그리고, 그것이 반쯤은 농담이라는 것을 진즉에 알아챈 고로는 히데루p가 진짜 원하는 바를 기다렸다.
히데루p”바뀌어 주실 수는 없습니까?”
이윽고, 달빛이 비치는 빈 크리스털 잔을 내려다보는 고로.
어쩌면,
어쩌면, 그의 제안은 스스로 자리를 물려주고 조용한 산골에서 남은 여생을 느긋히 보내는 것보다도 더욱 어려운 일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런 권력욕과 탐욕보다 앞선 인간의 ‘호기심’은, 그를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고로”어떻게 말인가?”
히데루p”간단합니다. 오늘 부결된 안건과는 관계없이…… 당신께서 스스로 ‘백’을 향해주실 수는 없냐는 말입니다.”
확실히 무리한 부탁. 미시로의 그 늙은 회색여우는, 그 멸칭에 가까운 별명처럼 평생을 회색으로만 살아왔다. 애시당초 백이란 무엇인지, 흑이란 무엇인지, 고찰조차도 해본 적 없는 인생.
히데루p”그 도달점이 꼭 순백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저와 당신같은 사람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다다를 수 없는 경지이니까 말이죠. 하지만, 노력은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해야만 합니다. 그 약속을 오늘 이 자리에서 해주시는것. 그것이 제가, 1부서가 바라는 보상입니다.”
하지만,
오늘 밤, 그 또한 보았다.
그저 악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그 테러리스트 마녀를 위해, 스스로의 목숨마저 걸어가며 그 ‘선’의 기회, 즉 ‘미래’를 지켜왔던 아이돌들의 분투를.
고로”내 장담은 해줄수 없네만…….”
히데루p”대답만으로 충분합니다.”
비록 회의에서 '모두가' 그렇게 되게 하지는 못했으나, 그럼에도 그의 아이돌들은… 노노는 '단 하나라도' 이루어낼 수 있다면 그 가치를 결코 폄하하지 않으니까.
그렇기에 람쥐P는 그 '하나'의 대답을,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고민을 가지고 사는 인간들을 흑백으로 정확히 두 부류로 나누어 떨어지게 만들 수가 없으니 말이다.
과거에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있다고 하면, 그 누가 이들을 흑이라고 성급하게 확신할 수 있을까.
정부에게 속아서 이용당한 사람이 있을 수도, 한순간의 복수의 불길에 삼켜진 사람이 있을 수도,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죄를 저지르기로 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검고 꺼림칙한 무언가가 그 사람의 손에 묻어있어도 더 나아지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손에 묻은 죄를 후회하는 사람이, 순백의 의지를 가지고 여전히 타인을 위하고자 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다시 한번, 사람은 흑백일 수 없다. 언제나 잘못을 저지르고 선행을 베푸는 모순적인 존재다.
그렇지만 분명 새하얀 길을 추구할 수 있다.
걸어가는 그 길을 통해서 더 나아질 수 있다.
회색을 가진 앞뒤 안 맞는 이들이지만 그렇기에 언제든지 선해질 수 있는 이들이다.
고로”.......알겠다. 내 남은 여생, 비록 길진 않겠지만…. 지나온 인생의 명예를 걸도록 하지.”
어쩌면, 이것이 탐욕으로 점철된 자신의 인생에 남은, 마지막 속죄의 길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그는 텅 빈 잔을 들며 일행들을 향해 경의하듯, 겨누었다.
고로”바뀌도록 노력해 보겠다. 너희들이 지향하는 그 ‘백’을 향하도록.”
디미트리P는 미소지으며 말한 뒤 잔에 든 위스키를 한번에 들이켰다.
디미트리P"설마, 째째하게 한 잔으로 끝내실거라고는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부려먹은 값까지 오늘 다 받고 가도록 하죠."
그렇게 말하며 무언가 복잡하면서도 후려진해진듯한 고로는, 자신과 다른 프로듀서들의 빈 잔을 채워주었다.
포틴P '소원이란 말에 아주 잠시 딴생각이 났던게 쑥스럽군..'
그리고 여정의 종착점에 다다르자, 아이코가 버튼을 눌러 그 방문을 열었다.
아이코”이그닐 씨는 한동안 이 방을 쓰시면 될거에요.”
BGM : https://youtu.be/cdAoGMGSGWY
천사처럼 활짝 미소를 개화한 아이코의 얼굴과, 그 방의 내부를 목격한 노노는 도리어 당황하고 말았다. 그곳은 마치 호텔처럼 제대로 된 이부자리와 테이블, TV와 노트북 등이 구비된 외부 인사가 묵는 객실이었기 때문이었다.
노노 "그, 감사해요…"
노노는 그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는 아이코에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해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대우이지만, 그러나 이그닐이 받지 말아야할 대우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아카네p”음… 뭐, 방은 좋아도 잠그긴 할테니까.”
아이코”아뇨, 객실 구역 내에서라면 자유롭게 다녀주셔도 좋아요~”
아카네p”엑!?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그닐은……”
그렇게 말하려던 아카네p는, 노노의 무척 기뻐보이는 얼굴을 내려다보더니, 한숨을 내쉬었고, 그러자 이그닐이 무감각하게 반응했다.
이그닐”걱정마. 그럴 마음이었으면 진작에 도망칠 기회는 수도 없이 많았어…...”
아카네p”레아 말이지…… 그래 납득했어.”
그렇게 말하며 선실로 돌아가버리는 아이코를 보며, 아카네p가 기지개를 펴더니, 하품을 하며 그대로 이그닐의 객실에 벽면에 놓여있던 쇼파에 쓰러졌다.
아카네p”하암…… 가버렸네…… 슬슬 잘 시간인가.”
이그닐”아니…. 많은 방 놔두고 왜 하필 이그닐의 방에서 자는거야…”
물론 부러워 할 수는 없지만 일순 부럽다고 느껴버릴 정도로 빠르게 잠들어버리는 아카네p의 모습에서, 이그닐은 제멋대로인 고양이를 떠올리며 짜증이 조금 솟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