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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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주사위] 생존본능 TRPG
(글 진행은 반드시 댓글로 시작해주시기 바랍니다.)
생존본능 TRPG 플레이 로그 (Google Drive)
※ 페이지 우상단의 를 클릭하시면 리스트 보기가 가능합니다.
참여자분들은 반드시 룰을 읽어주세요. →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lul/yeonpyo
룰이 늘어난 덕분에 여러가지 전개가 가능해졌지만, 처음 출발했던 때보다 룰의 종류가 많아진 편입니다. 물론 스레로서는 굉장히 복잡해진 편이지만 TRPG 룰로서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기에, 룰과 약간의 플레이 로그를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금방 감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 거의 붉은 글씨 위주로만 읽더라도 플레이에 큰 지장이 생기지 않습니다.
<공지>
16/11/21 생존본능 TRPG 위키를 개설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위키 사이트 개장했습니다. 비밀글로 E메일을 적어주시면 그 메일 편으로 위키 수정 권한을 드리니, 제시된 문서 양식에 따라 설정을 넣어주세요. (아직 적어야 할 게 산더미 같긴 하지만 ㅇ<-<) 문서양식 등은 히데루p와 이치노세시키의 프로필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16/12/10 생존본능 TRPG 의 관리자 권한을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넘깁니다.
12월 12일 예정된 현 관리자 히데루(@cosmo****)의 공군입대로. 오늘부로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모든 운영권한을 공동운영의 형태로 넘겨드립니다. 공동 운영을 선택한 이유는 두 분 다 입대 직전의 저처럼 TRPG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통상적으로 두 분이 가장 많은 수의 아이돌들로 RP를 진행해왔던 점이 큽니다.
그리고 공동운영으로 관리자가 둘이 되었다고는 하나, 이제 일반 유저분들도 연표, 사건일지, 케릭터 등의 정보를 함께 수정 해주시길 바랍니다.
18/1/12 현재 생존본능 TRPG는 신규 참여자를 모집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향후 상황에 따라 모집할 의향은 있기 때문에, 참여자가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19/10/17 최근의 세션에서 사용했던 Roll20 플레이 페이지를, Roll20 기능의 연습을 겸해서 채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장소로도 개방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Press Space bar to Skip )
「세계선 합선 사건」
절대로 연결 될 리 없었던 수 많은 평행우주들이, 마치 스파크를 튀기며 폭발한 전선들처럼 얽혀버린 원인은, 세계의 어떤 저명한 과학자도 밝혀낼 수 없었다.
물론 그 원인을 밝혀낼 충분한 사전지식도 가지지 못하던 인류였지만, 그들은 당장에 온갖 평행세계로부터 쳐들어오는 외계종족, 다른차원의 괴물들 따위로부터 생존하기에도 벅찼다.
결국 전세는 불리해지고 인류의 멸망이 코앞까지 봉착할 그 때였다.
「아이돌」
본래는 춤과 노래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돈을 벌며 살아가는 주로 저연령층의 예술인들을 지칭했던 그녀들.
그녀들은 그 「세계선 합선 사건」을 계기로, 초능력, 마법 등의 「능력」지니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활약으로 지구상에서 모든 이계의 존재들을 몰아내게 되었다.
「프로듀서」
하지만 대체로 어린 아이들로 구성된 그녀들이 냉혹하고 잔혹한 전장에서, 그 의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녀들을 뒷받쳐주고 통솔해준 「프로듀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활약으로 인류는 어떻게든 생존 할 수 있었고, 외계의 기술들과 새로이 발견된 마법 등을 이용해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을 이룩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투쟁의 서막.
그들의 세계에 다녀온 한 프로듀서의 설명에 의하면, 스스로를「기계정령」이라고 칭한 그들은 강렬한 투지와 「생존본능」을 가진 인간 전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먼스(탐욕) 투스(교만) 웬즈(폭식) 덜즈(질투) 프라이(나태) 세럴(색욕) 선(분노).
그리고 아직 깨어나지 못한 플루토(광기).
그 명분도, 목적도 알 수 없었지만, 단 한 가지의 사실 만큼은 분명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고, 또한 살아남기 위해 다시 한번 전화(戰火)의 열기에 삼켜지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기계정령은 더헤드(@chs2***)씨의 오리지널 설정을 차용, 변형시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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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라는 환경 탓에 넓게 휘두른 팔의 경로에는 두꺼운 나무도 몇이나 있었음에도, 그들마저 전부 '우지끈' 소리조차 제대로 나지 않을만큼 허무하게 분질러버리며 일대에 포진하고 있던 특임대원들을 휩쓸고 사방팔방으로 날려버린다.
그들도 혹독한 훈련을 거친 몸에다 임무를 위해 중무장을 하고 있는 이상 간단히 즉사하진 않았겠지만, 최소한 다시 일어나 싸우길 기대하긴 어려워 보이는 참혹한 광경.
?? "!"
하지만 예정대로 일대의 특임대 전원을 그렇게 전투불능으로 만들기에는, 상정 밖의 변수가 하나 있었다.
본래는 이 집단에 속하지는 않을 마녀, 어디까지나 인간이되 단지 이질적인 존재와의 싸움에 이골이 난 그의 반사적인 대응.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 생각의 속도보다 약간 늦었음에도, 움직이는 그녀의 급소를 정확히 노려오는 탄환에 대처하고자 공격에 동원한 두개의 팔이 움직였고- 예정보다 절반의 범위만을 타격하고 휩쓸기를 중단해야만 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디미트리P를 포함해 현장에서 적어도 절반의 특임대원은 무사한 채.
? "뭐야, 방금 노리고 쐈어? 이상하네. 수준이 높아졌다고는 들었지만.."
의외로 순순히 놀란 목소리로 말한 상대는 눈빛이 바뀌더니, 이번에는 본래의 각력과 방금 전 보인 팔을 이용한 기동을 섞어 불규칙한 궤적을 그리며 디미트리P를 향해 돌진해온다!
보통100(일단 턱걸이로) 성공
-디미트리P 행동 판정
디미트리P"암, 쉽게 무력화될거라 생각하진 않았지. 그래도, 네놈한텐 물을 게 산더미라고."
디미트리P는 정체불명의 4완을 눈으로 쫓아가기보단, 그녀를 잠시 멈추게 만든 뒤 요격하는 방법으로서, 전술조끼의 파우치에서 검은색의 자르야 섬광탄을 꺼내들었다.
-디미트리P, 정체불명의 여성에게 섬광탄 투척
그녀의 선택은 되려 파고드는 돌진!
디미트리P "이런..."
그 팔들은 우악스러운 모습과 괴력에도 불구, 상당히 정밀한 움직임도 가능한 듯 섬광탄을 폭발시키지 않고 그저 허공에서 붙잡아 뒤편으로만 던져버리고-
어느새 가까워진 몸을 축으로, 연속동작이라 해야 할 정도로 빠르고 자연스럽게 디미트리P를 멱살 잡고 들어올린다!
디미트리P "큭..!" 콱
멱살을 잡은 이형의 손을 풀어내려 해도, 움켜쥔 팔은 생물체라기보단 철제 구조물에 가까운 당황스러운 질감과 함께 꿈쩍도 하지 않는다.
?? "힘도 없고, 무기 투성이.. 그냥 인간은 맞는데."
디미트리P "..분하지만 제대로 봤군. 힘도 없고.."
디미트리P "무기 투성이지." 번 쩍
?? "뭐야!?"
미처 뒤로 받아넘긴 섬광탄이 터지기도 전에, 강렬한 섬광이 지면에서부터 둘의 사이로 샘솟는다.
필시 초인적일 터인 감각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나 디미트리P에 대한 흥미로 그에게 집중했던 탓인지, 하나를 일부러 흘린 것이 들키지 않은 것은 행운.
아니, 되려 최악에서 다시 차악을 고려해 먼저 핀을 뽑아둔 것이 '떨어트린 쪽'이다.
총알에 반응할 수 있을 정도의 괴물이라면, 분명 여기까지 한순간에 돌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던진 그의 도박은 적중한 것이다.
극적 175 실패(성공에 가까운)
?? "하, 씨.. 눈 완전 나갈 뻔 했네.." 비틀
디미트리P "제기랄. 완벽하게 먹히진 않았거나 회복이 빠른가..!? 위험한데...!"
폭발의 순간 팔로 눈을 가리며 백점프한 저항이 효과가 있었는지, 본래 실명도 각오해야 하는 섬광탄의 위력에도 불구하고 적은 무력화되지 않았다.
서로가 만전은 아니지만, 뭐라도 대응하지 못한다면 순식간에 당하는 것은 디미트리P쪽.
비록 제정신은 아니어도 디미트리P의 위치까진 알 수 있는 듯, 말 그대로인 죽음의 손길이 아직 태세를 정비중인 그를 덮쳐든다.
위기일발의 순간, 섬광탄으로 흐려진 둘의 인지 밖으로부터-
BGM : https://youtu.be/_yWBSGF5tTI
사나에 "하───아!!!!!" 콰직
사나에가 전에 본 적 없을 정도의 살의와 기백이 담긴 주먹을, 옆에서부터 하관에 처박으며 난입한다!!
시계의 초침을 비틀어 당겨, 약 1분 전.
현장을 비추는 영상을 눈으로 확인한 사나에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한 충격에 잠시 말을 잊었다.
그것은 어느샌가 아득히 멀게 느끼는 과거의 일. 어느 조사에서 [형사]인 카타기리 사나에는, 죽었다. 동시에 모든 동료들을, 죽였다. 그 날의 기억은 사나에 자신조차 열어볼 수 없는 금기의 상자가 되어, 의식의 깊은 곳에 침잠해 갔다.
그렇게 영원히 보이지 않는 죄인의 사슬로서 자신을 옥죄던 어둠에, 어떤 일로 그녀는 다시 한번 잡아먹힐 뻔 했었다.
그러나 다시 자신을 끌어내준.. 지금의 동료들의 덕으로,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았다.
그것은 자신이 싸우는 지금에, 조금 더 많이..그리고 명확하게 의미가 있음을 되새긴 날.
동시에 사나에는 너무 오랫동안, 기억의 심층에 묻어두고 있었던 사실을 떠올렸다.
동료들이 남김없이 살해당한 그 날의 클럽에 있던, 이형의 괴생물체와... 네 팔의 인영.
어떻게 잊고 살 수 있었던 거지?
..아니, 진정한 의미에서 잊은 적은 없었을 거다. 잊은 것처럼 스스로를 속이는 게, 이 죄 많은 인간의 한계였겠지.
지금에서야 아무리 떠올리고 조사하려 해도, 꼬리를 잡을 수 없던..꼬리를 문 뱀(우로보로스)의 핵심인물.
틀림없다. 어째서인진 모르지만, 그날 건물에 짓뭉개져야 했던 심장의 고동이, 몸을 이루는 세포의 하나하나가 확신하고 있다.
지금, 디미트리P와 특임대 앞에 나타난, 이 여자가───
거기까지 생각한 순간, 사나에의 몸은 이미 대기장소를 벗어나 전력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
?? "아야야, 뭔 또.. 누군지는 말하고 하던가.."
사나에 "아니, 대답은 네가 해. 클럽 레지.. 기억하고 있냐." 저벅
주먹 한번에 그 몸으로도 몇 미터나 굴러간 괴인은 피로 얼룩진 하관을 매만지며, 볼멘소리를 중얼거린다.
말로 할 수 없는 고통에 찬 신음이 아닌 시점에서, 방금 그 일격으로 치명상을 입지는 않았을 터이다.
?? "아-...이건 좀 그런데.. 아직 일이 남았다니까. 긴급이었다곤 해도 실패하면 보스가 언짢으실텐데.."
?? "후우... 그러니까, 뭐. 클럽? 그런데서 한 일 중에 누가 눈치챈 건 없었는데.. 다 뼈째 녹여버리거나 했으니.." 긁적
?? "아, 일일히 확인 안 했던 일이 하나 있었네. 그-러니까.." 피식
방금 자신을 후려친 상대가 접근해오는 것 치곤 어처구니없게 여유로운 태도던 그녀는, 대꾸하려는 듯 사나에를 쳐다보더니 잠시 멈칫했다가- 비릿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 "그래, 그 얼굴을 보니 떠올랐어. 어차피 다 죽을 건데, 힘들여가며 제일 먼저 죽을 것처럼 날뛰던 게 하나 있었지. 오... 그러니까.. 살아있었다고? 날, 봤구나? 이야, 그래도 진짜 용하네. 조용히 있는다고 있었는데. 킥킥.."
그 말에 사나에의 발걸음이 멈추고- 쌔앵, 하며 차갑고 마른 바람이 스쳐지나간다.
그러나 이곳을 둘러싼 공기를 싸늘하게 식히는 것은, 날씨가 아닌 누군가의 임계점에 달한 살의일 뿐.
사나에 "말 안 돌리는 건 좋네. 이 거지같이 길고 끈질긴 악의의 연쇄가 너 하나 잡는다고 끝날거라고 생각하는건, 아니다만.." 꽈악
사나에 "주리를 비틀어서 내장에 삼킨 말 하나까지 끄집어내 주마, 이 새끼──!!!!" 까득
뒤이어 도착하는 지원군들이 끼어들 틈도 없이 사나에가 내지른 정권을 상대는 이형의 두 팔을 교차해 올린 가드로 막아내고, 그 순간 터져나온 광소에 비로소 모두가 깨닫는다.
이곳에 임계점에 달한 위험한 감정을 내뿜고 있는 것은, 사나에 한 명이 아니었음을.
?? "풋, 카-하하하하하!! 아- 못 참겠네!! 지루해 죽겠던 판에 갑자기 이런 재밌는 게 나타나면 참겠냐고!? 예정 변경! 너희들까지 몰살이다!! 한꺼번에 덤벼!!!"
포틴P "이, 이건 대체.. 하나로도 벅찬 소리가 두개나 동시에 들어오고, 전달받자마자 돌발상황까지..!"
포틴P "대기 인원 전부! 특임대의 원호, 그리고 식별명 사완(四腕)에의 대응에 나섭니다! 필시 강적이지만, 우로보로스의 정보를 얻어낼 찬스입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적에게 집중해 주십시오!"
-플레이어당 1명의 PC로 참가. RP와 동시에 캐릭터 선정 가능.
시키"포틴p, 일단 말해두자면 방금의 남두인간포탄... 아니 사완의 돌입속도가 마하 5을 넘겼거든? 그정도면 극초음속 벙커버스터에 필적하는 물리량인데 정작 탄두인 본인은 기스 하나 없이 멀쩡해. 이게 무슨 말인지 알겠지?"
그렇게 뜸을 들이더니, 시키 스스로도 오싹해버린듯한 말투로 그 결론을 말했다.
시키"저 터무니없는 괴물을 만들어낸게 사마엘을 만든놈들과 같은 '우로보로스'라는거야. 솔직히 말해선 어림잡아도 지금 현장에 있는 전력만으론 쓰러트릴 가능성이 소숫점 이하, 그러니까 정보니 뭐니 객기 부리지 말고 사나에씨 좀 말려봐. 지원이 올때까지 버티지 못하면 누구 하나 피볼거야 진짜."
포틴P "..오케이. 처음 내린 지시는 철회합니다. 희생자가 없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아키라 "뭐어- 저는 저지하는 쪽에 신경쓸테니 말임다. 말리는 건 맡기겠슴다." @철컥
(혹은 공격하지 않아도 되며, 대화에도 반응.)
GM이 확인 후 결과 RP.
일정량 진행 후, 씬 종료.
요단강을 건너기 일보직전에 날아든 사나에의 정권지르기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디미트리P였지만 동시에 지금의 그녀를 말리고 싶은 건 목숨을 구해준 그녀에 대한 감사만큼이나 간절했다.
물론 사나에가 가진 복수심을 이해를 못하는 게 아니였다. 한때 복수만을 위해 살아봤던 그였으니까.
단지, 과거의 잃어버린 사람들의 얼굴로 눈을 가리고 그들이 생전 마지막으로 지른 비명소리로 귀를 메우고 그들이 흘렸던 피냄새만을 맡는 지금 상태의 사나에가 단 한번의 실수로 영영 떠날 수도 있다 생각하니 엄살부리며 누워있을 때가 아니였다.
복수를 하는 것을 막을 의도는 없었다. 오히려 사나에는 복수를 추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최소한, 그녀가 잘못되기 전에 같이 싸워주고 엇나가는 걸 막아주는 게 도리이자 이때까지 수없이 사나에에게 져왔던 빚을 갚는 법일터
그는 메고있던 군장을 내려놓고 안에다가 미리 챙겨놓았던 '최후의 수단'을 꺼내들었다.
디미트리P"설마해서 챙겼지만 진짜 이걸 쓰게될 줄이야...."
배낭 안에 들어있는건 12게이지 산탄이 32발 들어가는 드럼탄창과 AA-12 완전자동산탄총. 하지만 장전된 산탄은 그냥 탄이 아니였다.
Frag-12, 여러개의 납구슬로 이뤄진 일반적인 산탄과 다르게 커다란 몸체 하나가 들어간 이 특수산탄은 그야말로 초소형 유탄이나 다름 없다.
디미트리P가 AA-12 자동산탄총에 장착하고 장전한 탄 역시 Frag-12로, 탄종은 철갑유탄이였다.
자동산탄총이 초소형 철갑유탄을 32발 쏠 수 있는 자동유탄발사기로 변한 것이였다.
당연히 사람 상대로는 비인간적인 무기나 다름 없었지만, 디미트리P는 지금 그런 도덕적 판단은 엿이나 먹으라고 하고 싶었다.
디미트리P"카타기리! 요령껏 피해라!"
그렇게 경고 후, 그는 사완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사완 또한 금새 위협을 느꼈는지 몸을 감싸도록 팔을 앞세워 방패로 삼았으나, 착탄과 동시에 폭발하는 탄환의 위력에 다소는 주춤거리는 모습이었다.
사완? "쓰읍.. 재미 좀 보려는데 귀찮게!! 아까 마무리 못 한게 빡도는구만!!" 확
그럼에도 역시 본체가 무사하기 때문인지, 곧 으르렁대며 드러난 눈은 거침없이 사방을 흘겨보며 디미트리P를 찾아내 쏘아본다.
완전히 평소의 작전방식으로 돌아간 디미트리P가 어둠에 녹아들어 사라졌기 때문에 덮치지는 못했으나, 특단의 조치로 꺼내든 탄마저 별 타격을 입히지 못한 것에 한숨이 나오는 것은 그도 마찬가지.
디미트리P '흠집조차 안 났다, 라는 건 아닌 것 같은데 반응이 없군. 저 철근같던 팔..통각도 안 갖고 있나? 이래선 말이 좋아 팔이지.. 내구성을 짐작도 하기 어렵군.'
사완이 디미트리p를 찾기 위해 주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와중에. 그녀의 기감에 걸리는 비행체가 잡힌다.
사완?: 또 총알? 근데 좀 많다?
티디디딩!! 티디디딩!! 티디디딩!!!
팔을 드는 것만으로 막히는 쇳조각은 분명 그녀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방금 전 샷건탄은 폭발탄이었다면. 이 샷건은 관통에 치중했는지 후속 피해가 없어 간단하게 막아냈고. 이 탄알조차 그녀의 무지막지한 팔에 흠집을 낼 순 없었다.
티디디딩!! 티디디딩!!!
사완?: 아니. 왜 안 멈추냐?
문제라면. 이 포화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총이라면 분명 사격 소리가 있고 사격불꽃이 일어야 했다. 그게 안 보이고 안 들릴 정도면 멀리서 쏴야 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이 수많은 철 조가리들이 정확하게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 설명이 안 됐다.
Nova: 핵쟁이가 등장했지.
피비비비빗!!
양 손의 검지와 중지를 세우고, 나머지 손가락은 가볍게 접어 손가락 총을 만든 Nova가 아킴보 자세로 나사뭉치를 발포하면서 걸어온다.
카가각!! 카가가각!
사완?: 이 새끼....
무한 탄창. 무반동. 무소음 완전소염 의 나사 플레셰트 탄은 그녀가 함부로 방어를 풀고 역공에 들게 하지 않도록 억제했고. 부상을 입은 특임대의 후퇴와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사완에 대한 346의 정보 분석을 도와 주고 있었다.
사완?: 이깟 쇠조가리로 날 묶어두려고? 웃기지 마!!
하지만 그것도 잠시. 나사들이 자신에게 유의미한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는 것을 안 사완은 팔만큼이나 강력한 각력으로 뛰어올라 자리를 옮긴다.
Nova또한 그에 반응해 손을 사완의 방향으로 옮겼으나. 사완은 특임대 절반을 날려버렸던 그때처럼 거대한 팔을 휘두르려 달려오고 있었다.
Nova는 이제 의미가 없어진 손가락을 접는다
Nova: 어그로는 다 끌었고. 남은 건 도박이네.
사완은 달려들며 공중을 체공하고 있는 상태. Nova는 손짓으로 거대한 말뚝만한 두께의 나사를 땅 밑에서부터 준비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정확히 솟구친다면 필시 그녀만을 위한 감옥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사완? "야─하아─!! 이렇게 나와야지!!"
하지만 되려 텐션이 오른 사완이 이형의 양팔을 펼치고 솟구치는 나사를 붙잡아 함께 상승, 갇히기 전에 탈출-
그대로 곡예처럼 공중에서 몸을 틀어, 나사의 벽을 박차고 강습을 가한다!
사완? "우선 민치(다진고기) 1인분-!"
Nova "크윽..!" 카각
위기의 순간 나사를 컨트롤해 자신을 튕겨내는 궁여지책, 직격으로 뭉개지는 것은 피한 NovaP였으나.. 그 빗겨나간 충격만으로 튕겨나가 바닥을 구르고 만다.
-극적 175 실패
그러자, 나무 위에 위장막을 들쳐입은 채 앉아있던 시키는 스코프 속에서 집요하게 사완을 노리며 대답했다.
시키"으응, 탐욕이나 폭식은 사나에씨가 너무 붙어있어서 안돼. 애초에 저 내구라면 두세발론 택도 없을거고.... 란코는 인근에 또 다른 적의 움직임이 없는지 계속 보고있어. 저것이 전력의 전부가 아니라면 무조건 퇴각해야해."
란코"알겠노라!"
그렇게 자신의 머리위를 조용히 날아가는 란코를 슬쩍 올려다본 시키는, 나노해독제를 장전해 넣으며 타이밍을 노리기 시작했다.
시키"제 아무리 내구도가 탄탄하던간에 이거면 시간은 벌 수 있겠지. 설령 빗맞춰도 사나에씨에 데미지가 가진 않을테니까....."
그렇게, 일순 숨을 참고 사나에와 시완이 떨어져나간 극적인 타이밍에 방아쇠에 힘을 주기 시작하는 시키였다.
※ 사완에 나노해독제 사격시도.
간결하고 빠른 반응과 보고, 그리고 시키는 란코의 외침을 채 다 듣기도 전에 자신을 향해 떨어지는 탄을 인지하고 몸을 굴렀다.
※ 시키, 물체를 인지하여 회피시도.
(74)
방금 전의 탄환이 있을 수 없을 정도의 초장거리 저격임을 파악해냅니다.
시키"유미! 지시한 포인트에 위성정찰! 보이는대로 쏴버려!"
유미[ 엣, 하지만 거긴 20km는 떨어져있는데..!? ]
시키"초장거리 특수 저격탄이야. 거리, 각도를 생각하면 거기밖에 없으니 지금 당장!"
그러나 포격 후 착탄지점과 인근을 다시금 관측한 결과, 방금 전의 저격수는 어디서도 발견할 수 없었음을 시키에게 알립니다.
시키"....괜찮아. 그걸로 한동안 다시 저격을 시도하진 못할테니."
그리고 시키는 강하게 주먹을 쥔 채 무언가를 떠올리는듯한 얼굴로 찡그리더니, 곧바로 발각된 자신의 포인트에서 타닷 하고 달려나가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아키라의 손에 생성되어 들린 것은 꽤나 무거워보이는 샷건.
아키라는 그것을 들고도 가볍게 달리며 사완과의 거리를 좁혔다.
아키라 "#런앤건 #BANG 힘은 잔뜩 실어두겠슴다."
※ 아키라 : 「Bang!」
#탄환 #BANG #EZ
◈공격
※ 다이스 x n의 공격
※ 행동력 2n 소모 (n은 5이하) / n=5
이내 사나에를 잠시 떨쳐내고 나자, 곧바로 아키라가 타겟이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아키라 '이 거리에서의 패턴이라면 정면으로 뻗거나 휘두르기.. 어느 쪽이건..'
양팔을 시간차로 뻗어 목을 비틀려는 적의 움직임에 견착 자세 그대로 첫 번째는 달리다가 숙이기=슬라이딩 테크닉, 두 번째는 숏 점프로 피하면서 동시에 하이퍼액션 장르처럼 적의 팔을 박차 더욱 빠르게 자신의 사정권으로 넣는 아키라. 실전의 전율 속에서 붕 뜬 채로 조준점을 맞추며, 옅게 미소를 흘린다.
아키라 "선취점..!" 철컥
사완? "저 팔보다 안으로 파고들면 이긴다- 고, 생각했냐아!?"
그러나 아키라의 샷건이 불을 뿜기 직전, 사완이 샷건의 총구를-본래 인간이라면 갖고 있을 쪽의-오른손으로 붙잡자, 순식간에 치익-하는 소리와 연기가 뿜어지고 끈적이는 액체와 함께 총신이 녹아내린다!
아키라 "용해액..!? 읏!" 콱
사완? "뒤-이-져버리셔어!!" 쿠콰앙
생각지도 못한 반격에 당황한 아키라를 어느새인가 돌아온 괴물로서의 손이 머리부터 붙잡아 들더니, 순식간에 반대쪽의 손이 복부를 강타해 듣기에도 살벌한 소리를 내며 멀리까지 날려버린다!
사완 "푸우-♪ 갓 나온 도넛 하나!! 캿!"
아키라 "커헉, 큭.. ..당했네요. 아픈 건..아님다만.."
잠시 후 잔해투성이인 먼 장소에서, 부러진 나무토막에 기댄 자세로 겨우 몸을 일으킨 아키라. 배가 뚫릴 것만 같은 공격이었음에도 몸에 보이는 치명상도 없고, 고통을 느끼는 모습도 아니었지만..
기본적으로 그녀에게만 보이는 HP 표시의 파라미터가, 한순간에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을 확인하곤 쓴웃음을 지었다.
아키라 "#일격아웃 #핵유저 #GG ..." 비틀
서 있는 사람이 줄어만 가는 참혹한 광경. 난입해온 사완의 터무니없는 스펙에 대부분의 교전이 순식간에 일방적인 흐름으로 끝나고 있는 지금, 아직까지도 끝나지 않고 있는 것이 단 하나. 사나에와 사완의 격투전이다.
사나에 "허억..이 새끼가!!" 부웅
사완? "그래봤자 네 손만 아프거든, 브아~보!" 터엉
하지만 역시 의미있는 타격을 주기보단, 그저 끈질기게 자신을 내던질 뿐. 평소의 그녀를 알고 있다면, 분명 당황할만한 모습이다.
사나에는 평소에도 저돌적인 면모를 자주 보이긴 하나, [어떠한 경우에도 물러서지 않는다]는 마인드인 것은 아니니까.단지 강약을 이유로 악을 용납하는 성격이 아닐 뿐.
이길 수 없을 정도의 싸움이라면, 그걸 납득할 수는 있다. 누구에게나 하나뿐인 목숨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은, 귀신같은 실력과 천운에만 기대고 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 그걸 따질 정도의 이성이나 감정은, 가슴 깊이서 울컥이며 솟구쳐 그 몸을 끝까지 태울 듯 뜨거운 복수의 불길에 휩싸여 사라진 채였다.
「'염마' 카타기리」
※행동력 소모:무의미
※과거의 악연을 끊는 싸움에서만 사용 가능.
※위력 2배의 공격을 하고, 대상 적의 일반 공격(존재하지 않는다면 가장 위력이 낮은 스킬)을 사나에를 대상으로 발동한다.
※위의 처리를, 어느 한쪽의 HP가 0에 달할 때까지 반복한다.
사완? "이거 참- 공사다망하셔라, '전직' 형사님. 꽤 나한테 원한이 깊은가보지-? 근데..엄밀하게 내가 죽인 적은 없는데 말이야. 데려간 쫄따구들 선에서 전부 처리됐었다고. 뭐, 원시인 수준으론 별 수도 없었겠지만!" 픽
사나에 "왜..그 사람들 전부..죽었어야 했던 거냐..!"
사완? "하?"
피를 토하듯 고통스럽게 뱉어낸 원한서린 물음.
정작 당사자는 '무슨 소릴 하나 했더니 고작?' 이라는 질린 얼굴을 하더니, 아주 평범한 어조로 말했다.
사완? "죽을 짓을 했으니까."
사나에 "뭐...?"
믿기 힘든 답변에 분노에 찬 야수처럼 날뛰던 사나에조차 덜컥이며 멈추고, 사완은 진심으로 귀찮다는듯 한숨을 내쉬며 대꾸한다.
사완? "보스를 위해서라도, 우리들의 뒤를 캐는 녀석들은 살려두지 못해. 뭐 다른 거라도 기대했냐? 경고도 할만큼 했고. 어련히 알고 죽여줍쇼-한 지 알았는데? 안 그래도 계획이 궤도를 탄 뒤로 바쁜 참인데, 바보들 때문에 척살팀까지 운영해야 하는 것도 큰일-"
사나에 "입..닥쳐어어어!!! 그날..그때 죽은 사람들 중, 그런 식으로 죽어도 될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 변명조차 못 할 입이라면, 짓뭉개서 뜯어버릴테다!!!"
사완? "아아, 납득이 안 가신다? 그건 다 그러던데! 쓰레기통에 눌러붙은 쥐새끼만도 못한 밑바닥부터 해서.. 뱃살이 출렁거리는 제 잘난 맛에 사는 양반들까지 가릴 것 없이 죽여봤지만, 자기가 죽어 마땅하다고 하는 인간은 한번도 못 봤걸랑?!" 희번득
사나에 "네놈들이랑 똑같은 취급 하지 마!! 토사물만도 못한 버러지가!!"
순식간에 양손으로 쥐어 터트릴듯 포위해 들어오는 공세에,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하면서 강타해 두 팔끼리 충돌하게 만들며 억지로 틈을 끌어낸 사나에.
피투성이에 성한 곳 없는 몸으로도 사완의 목을 움켜쥐려는 도약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다.
그러나.. 식별명에 불과함에도 더없이 적절한 4개의 팔의 주인이란 이름답게. 인간 모습은 쪽의 손바닥을 잡히기보다 앞서 뻗자 붉은빛의 폭발을 일으키며 사나에를 튕겨 올리고, 바닥에 떨어진 그녀를 되돌아온 거대한 손이 우악스럽게 움켜쥐어 들어올린다.
사나에 "커,헉.." 우둑
사완? "아-씌.. 대꾸해주니 기어오르네. 겉가죽은 어쨌건 뒈지면 똑같단 소릴 몇번 해도 들어처먹질 못하냐, 썅년이!!"
사나에 "지랄..똑같은지 아닌지..네가 정하는건..아냐..!!!" 아득
뼈가 대신 신음을 흘릴정도의 고통 속에서도 꺾이지 않고 몸부림치며, 눈 앞의 죽음을 똑바로 노려보는 사나에. 불타오르는 종이가 상승기류로 날아오르듯, 위태롭기 짝이 없는 모습이나 그 투지는 진짜였다.
그리고 사완은 방금 전까지의 분노는 어디 갔는지, 당장이라도 군침을 흘릴 것 같은 얼굴로 사나에를 빤히 마주본다.
사완? "하아-.. 배가 빵빵해지도록 필사적인 낯짝이구만! 애초에 너 때문에 이 꼴을 냈지만. 역시 아까워. 더 숙성시킬 수 있다면.." 날름
정서불안정으로도 보이는 광기어린 표변을 연이어 보인 사완은, 이미 전력의 상당수가 당해 차마 막을 수도 없는 채, 붙잡은 사나에를 어린아이가 갖고 놀듯 빙글빙글 돌리다가 던져버린다!
사완? "뭐- 이만하면 알아서 살겠지! 그거 하난 잘 하잖냐! 푸핫!"
본명은 불명. 현재는 식별명인 사완으로만 칭한다.
20대로 보이는 젊은 여성. 평소에는 얼추 멀쩡한 말투에, 약간 나른해 보이는 느낌.
그러나 본성이 드러나면 상당히 경박하고 공격적인 말투로 변하며, 전투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몹시 잔혹. 전투에선 대부분 '몰살'이 임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깻죽지에 난 2개의 추가적인 팔이 4개의 팔이라는 특징적인 실루엣을 만들고, 전투에서도 주력으로 활용한다. 특히 신체라 생각할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신축이 가능한데서 오는 활용도는 경이롭다.
본래의 몸에 속하는 팔은 일견 평범해 보이지만 충분히 인간을 벗어나, 각각 맹독과 폭발액을 일시적으로 무기 형태로 만들거나 그대로 뿜어내 다룰 수 있다. 따라서, 파고드는 것이 능사도 아니게 되는 난적.
취향은 전투광부터 시작해 무엇 하나 거를 것 없이 악취미지만, 굳이 꼽자면 '필사적인 인간의 얼굴' 이 제일 좋다. (훈련된 정예병인데다 얼굴을 가릴만큼 완전무장한 특임대는 이 기준에서 그다지 재미가 없는 편)
반면 볼때마다 새롭게 표정이 구겨지는 사나에는 재밌어서, 그 적의가 우로보로스에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슬아슬할 때까지 놔뒀다가 직접 죽이고 싶어진다. 자신이 뿌린 씨앗이기 때문에, 라는 이유도 일단 있는 것..같기는 하다.
아이돌들 대부분도 표정에 잘 드러나는 편이므로, 꽤나 취향.
언뜻 보면 성격이 나빠 보이지만, 알고 보면 훨씬 다채롭게 성격이 나쁘다.
이 이상은 지시를 내리는것조차 전부 목숨을 담보하게 되는것임을 느끼고 말문이 막혀있던 그때,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전속력으로 당도한 지원군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다.
포틴P "살았다... 아니, 아니지. 지금부터가 진짜 위기일지도 몰라. 상대는 식별명 사완. 우로보로스의 주요 구성원으로 추정. 지금까지 마주친 적 중에서도..손에 꼽히는 위험도입니다!!"
사완? "호↗오? 드디어 메인 디시냐!? 그릇을 햝다 못해 씹어먹어야 할 참이었다고!!"
말 그대로 혀를 날름거리며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는 지원군을 쏘아보는 사완.
허물어져 가는 숲에는 새로운 긴장감이 감돈다.
(PC들 합류. 이 댓글부터 이하 전부 반응 RP 가능)
그 하나의 단어에 아나스타샤 주변의 공기가 바뀌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도 따뜻하게 만들어주던 그녀의 아우라는 가슴 한복판을 무차별적으로 에는 붉은 증오의 블리자드가 되어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지금은 적개심보다는 이미 이곳에 있던 동료를 우선해야하는 걸 재빠르게, 하지만 힘겹게 결정하였다.
아나스타샤"모모카! 모두의 치료를 부탁합니다!"
모모카"알겠사와요!"
아나스타샤"나기, 하야테, 니나. 포위하죠. 언제든 싸울 수, 있습니다. 준비 단단히 해요."
나기"아이, 아이, 맴. 하-쨩, 근처에 있는 동료분들에게 주의하죠."
하야테"응! 더 이상 누구도 해치게 놔둘 순 없어!"
한편 니나는, 무심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사완에게 내던져져서 바닥에 얼굴을 박고 쓰러진 사나에를 발견하고
니나"사나에 언니...사나에 언니부터 구해야하는 겁니다! 저기 쓰러져 있는거예요!"
모모카"예? 앗, 사나에양...제가 맡겠사와요. 니나양은 맡은 일을 부탁드릴게요!"
니나는 모모카가 쓰러진 사나에를 향해 뛰어가는 모습에 잠깐 마음을 놓고, 다시 사완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쇼코 "후, 후후… 햐하하! 이 망할 다리 6개 달린 벌레 자식이! 그 다리들을 죄다 떨어뜨려주마!"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보이는 모습에 한 눈에 상황을 파악한 둘은 곧장 앞으로 나선다.
노노 "아, 우선 모리쿠보는 다른 분들의 보호를…"
미레이 "그 쪽은 맡길테니까! 쇼코 말대로 저 좀 커다란 곤충 자식은 우리가 맡아주겠다곳!"
쇼코 "캬하핫! 덤비라고 이 벌레 자식아!"
어떤 이들은 동료를 지키러, 누군가는 쾌감이 이끄는 대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적에게 달려들려던 그 순간-
사완의 귀에 꽂힌 이어폰형 수신기가 낸 소리가, 감청 시스템을 작동중이던 346측에도 들려 왔다.
변조된 목소리 [거기까지.]
사완? "어엉!? 뭔 일이야 꼴통!! 난 아직 완전 팔팔..!"
변조된 목소리 [보스의 전언이다.]
사완? "...말해."
변조된 목소리 ['긴급임무는 종료, 그 이상은 안 된다. 즉시 귀환할 것.' 이상.] 뚝
사완? "하? 뭐야, 설명 정돈-"
슈코 "겨우 시간에 맞춘건..가!" 휘잉
아카네P "디미트리!! 그리고 너희들!!" 쿵 쿵 쿵
짜증스럽게 무전에 대꾸하려던 사완이었으나- 어느새 센츄리온에 탄 채 등장해 앞으로 나선 아카네P를 노려보더니, 뭔가를 납득한 듯 혀를 차고는 돌진할 태세를 거둔 채 일어선다.
사완? "..쯧. 그런 소리시구만."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웠음에도, 확실히 그 무전이 유효했는지 방금 전까지 미쳐 날뛰던 사완이 어느새 포위한 346을 둘러보기만 할 뿐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특유의 흉흉한 분위기와 광기는 그대로 잔류하고 있었지만, 기이할 정도로 '전언' 한마디에 전의는 빠져나갔음이 느껴진다.
디미트리P "..얌전해졌군. 부상자의 수습을 하는걸 뻔히 보고만 있는데."
포틴P "방금의 무전 내용 때문인가.. 다들, 경계하되 자극은 하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지금 전면전을 벌이는 건..위험하겠죠."
아카네p"그래.. 너구나. 내가 날때부터 날 스토킹한 변태자식이."
디미트리P는 속으로 의문을 품으며 사완의 머리를 향해 AK-103 소총을 겨누었다. 찢어진 이마에서 흘러내린 피가 굳어서 오른쪽 눈이 잘 떠지지 않았지만 그것은 왼눈으로 조준하고 왼손으로 방아쇠를 당기면 되는 일 수준이였다.
무엇보다도 그의 눈을 가로막은 장애물은 다름아닌 스스로의 의구심 그 자체였다.
형사 시절 사나에의 동료들을 학살하고, 십몇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카네P를 감시한 자, 사완. 모든 수수께끼의 열쇠는 그의 눈 앞에 있는 이 제정신이 아닌 여자가 쥐고 있다는 게 당장이라도 그의 입을 열기 위해 성화였던 것이다.
쇼코 "후히, 히, 히히햐하!"
그런 제지에 달려드는 걸 멈춘 둘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각자의 무기는 겨누고, 또 빙글빙글 휘두르며 날카로이 세운 경계는 낮추지 않는다.
사완? "햐- 지랄났네. 본의는 아니지만 뭐, 한바탕 저질러 버렸구만. 벌충하려면 고생 좀 하겠는데.." 벅 벅
포위당한 상황은 애초에 신경도 안 쓰는 발언에서 느껴지는 압박감. 요격 태세를 갖추고 노려보는 346에도 아랑곳않고, 내키는대로의 말을 이어간다.
사완? "근데 지난 건 어쩔 수 없고.. 이걸로 피차 꽤 여러가지가 바뀔 것 같지 않냐? 솔직하겐, 재밌을 것 같아서 마음에 들거든." 씨이익
사완? "..엉?" 철컥
여유롭게 원맨쇼를 펼치던 사완의 몸에, 수갑의 한쪽이 걸려 철컥 소리를 내며 채워진다.
감히 방해할 이 없던 독무대에, 난입한 배우는..
사나에 "재미고 뭐고 다시는 없어...!!! 넌, 커헉.. 죽어도 안 놓친다!!!"
자신이 쥔 수갑을 붙잡고 몸을 끌듯이 일어서, 비틀거리면서도 또다시 사완의 앞에 선 사나에였다.
사완? "..오오? 살라고 던져 줬더니 그걸 또 죽으러 왔어? 이거 진짜 걸작인데!? No.12로도 모자란걸!!"
사완? "하지만 아무리 맛깔나는 소재라도, 짐덩이를 끌고 귀가하기엔 곤란하거든. 재료 낭비라곤 생각한다만.." 주륵
간신히 걸어가선 비틀거리는 채, 눈을 빛내며 감탄하는 사완을 올려다보는 사나에. 그리고 그 위를 덮듯이 편 사완의 오른손에서, 점성을 지닌 액체가 꿀처럼 덩어리져 늘어져 내린다.
사나에 "...." 찌릿
사완? "얼마나 흐물흐물해지면 놓치려나? 로스트 비프? 스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 표정!?"
공격이라기엔 장난같은 행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용해액이 떨어지기까진 30초는 걸릴 터.
그러나..사나에는 움직이질 않는다. 얼굴이 녹아내리기 직전인데도- 붙잡고 있는 이 손이야말로, 자신의 전부인 것처럼.
사치코 "사..사나에씨?! 무슨 생각이건 제발 그만두세요! 떨어져요!!"
아키라 "안돼, 그건..죽슴다! 농담이 아니라고요!!"
피할 여력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긴 힘들다. 그 정도였다면 붙잡지도 못했을 터.
지금 이걸 피해서, 붙잡고나마 있던 사완을..놓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강박을 읽어낸 이들조차 경악을 금할 수 없는 사태 속에서, 노려보는 눈동자와 용해액의 거리는 점차 가까워진다..
그런 돌발행동에 긴급히 총구를 올려 사완을 노리는 시키, 하지만 지금 그런짓을 했다간 되돌아올 여력도 사라질것이 뻔했기에, 시키는 떨리는 손으로 방아쇠를 당기는것을 망설였다.
사나에가 누구보다도 사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는 사실에 경악한 니나는 재빠르게 사나에가 쓰러져있던 곳을 바라봤다.
그곳에 있던 모모카도 놀란 표정으로 사완쪽을 바라보는 걸 보아, 모모카의 치료가 다 끝나기도 전에 혹은 모모카가 말릴 새도 없이 사나에가 달려나간 것처럼 보였다.
니나"사나에 언니! 열라 위험한 겁니다!"
하야테"앗, 니나쨩! 가면 안돼!"
가장 동경하는 언니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든 다치지 않게 해주고 싶기에 무턱대고 달려들려는 니나를 힘껏 끌어안아 막는 하야테조차도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하야테'어떻게해야 사나에씨를 구할 수 있지? 어떻게든 사나에씨가 움직여야해...생각, 생각해!'
그 사이 시간은 일행들의 애원에도 용서없이 지나가기 시작한다.
미레이 "사나에!" @채앵
곧장 사슬을 쏘아내며 달려드는 쇼코를, 미레이가 클로로 사슬을 막아내며 사나에를 크게 부른다.
저 행위는 말 그대로 저 기분나쁜 사완의 '장난'. 마음만 먹는다면 당장이라도 용해액을 부어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어서야 달려드는 건 그야말로 최악의 수. 그것을 이해하기에 미레이는 끓어오르는 감정에도 쇼코까지 저지하며 멈춰서지만,
미레이 "… 10초 안에 결정하라고. '우리'는 원래부터 사고치는 타입이거든?" @콰득
동시에 짓밟은 단단한 땅을 찰흙처럼 짓뭉갤 정도로 힘을 주며, 언제든 튀어나갈 태세 또한 마친다.
그 눈빛에는 자신 또한 가진 사완을 향한 분노와 짜증, 그리고 정말로 여차하는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한 날카로운 집중조차 새기며,
스스로 한 선언대로 '잠시'만을 기다린다.
그러나 분명 그 목소리들은 닿고 있음에도, 사완을-그리고 자신을-붙잡은 사슬을 도저히 놓지 못하는 사나에.
자살밖엔 되지 않는 그 어리석은 행위를, 누구도 멈출 수 없을 것만 같은 패닉이 덮쳐온다.
사나에 "미안. 미안하다..."
흐려진 눈으로 되뇌이는 사과는 지금의 동료들에게 전하는 이별인가, 과거의 동료들에게 바치는 통곡인가.
그 답은 영영 알 수 없는 채, 긴 증오의 덩어리가 물리적으로 녹아 사라지려던 그 순간-
미즈키 "──사나에!!!!"
뒤늦게 수풀을 가르고 나타난 미즈키의 목이 갈라질 정도의 외침. 한순간 헉, 하는 소리와 함께 사나에의 손이 풀리고 수갑이 사라진다. 갈 곳을 잃은 용해액은 연기를 내며 지면에 떨어지고, 풀려난 사완은 웃어제끼며 용수철처럼 하늘로 뛰쳐오른다.
사완? "카하하하하!! 또 보자, 최고로 최악일 때 말이야!!" 콰앙
호쾌하기 짝이 없는 도주. 일방적으로 유린당하고 그저 돌려보내는 것은 싸움으로서는 굴욕적이나.. 사완이 떠났다는 것은 간신히 미즈키는 사나에를, 그리고 모두가 자신의 동료를 돌보러 달려갈 수 있는 해방이기도 했다.
포틴P "에인헤랴르! 관측 보고!!"
유미 "포착했어요! 진입시와 거의 같은 속도에, 방향은.. 어? 잠깐, 안 잡혀..?!"
디미트리P "..상대는 그 잘난 우로보로스의 일원이다. 이런 막무가내인 짓을 할 정도라면, 아마 회수역이 있겠지."
시키 "애당초 저격수도 있었다냐- ..여러가지로 운이 좋았어. 이 꼴을 보고 할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다들 살아있으니까."
포틴P "상황 종료, 인가요.. 증거도 제대로 못 얻었고, 납득은 안 가지만.. 그래요. 다들 잘 해주셨습니다. 지금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오늘 여러 목숨을 구한 거니까요."
새로운 정보는..너무 많다.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나쁜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어차피 해야만 하는 일인 것도.. 지금은 알고 있다.
한숨과 얼굴 쓸어내리기의 세트메뉴로 심란한 속을 가다듬으며, 포틴P는 [다음]에 집중하려 노력한다.
포틴P "적의 주요 전력과 한번 맞붙은 이 데이터도, 우로보로스에 대해 조금이나마 실마리가 될지 모르죠. 언젠가 다시 만날때를 위해, 다른 분들께도 제대로 공유해두도록 하겠습니다. 이송이 필요한 부상자는 후방에 배치된 의료진에게 연락을, 현장 처치는 치유 능력자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상황 종료의 선언이 되자, 아카네p는 커다란 바위에 치마를 정리해 앉으며 한숨을 쉬었다.
시키"수고했어 아카네p쨩."
란코”그대의 활약도 익히 들었느니라!”
배후에서 나타난 시키의 차가운 손이 아카네p의 뺨에 닿자, 아카네p가 그 손길에 기댄채 졸리는듯한 얼굴로 물었다.
아카네p"두사람은 오늘의 일, 전부 알고있었지?"
시키"글쎄~ 뭘 말하는걸까나."
란코”크, 크흠!”
시키의 의미심장한 반응보단 역시 알기 쉬운 란코의 반응에 아카네p가 불만가득히 볼을 부풀리며 말했다.
아카네p”모를리가 없지. 당신들도 공범자로 기억해둘테니까.”
시키”냐핫♪”
란코”그, 죄, 죄송해요오오 아카네p….”
아카네p”아무튼… 뭔가 일이 많이 복잡해졌네.”
시키”그래. 예상하지 못한 상황은 아니지만, 스팩은 전혀 예상 밖이었네.”
란코”또 싸우게 되겠죠….. 사완과.”
그렇게, 사완이 사라진 검은 하늘을 향해 주먹을 쥐는 란코. 그리고 시키는, 만신창이가 된 채 미즈키에 안겨있는 사나에를 쳐다보았다.
아카네p”그래… 절대 용서하지 않을테니까.”
쇼코 "캬아-! 다음에는 진짜로 바퀴벌레처럼 다리를 전부 떼내어버릴테다!"
그렇게 사완이 사라져 간 방향을 보며, 결국 해소하지 못한 울분을 풀어내는 둘.
둘이 그러는 동안, 노노는 아카네P에게 조심히 다가간다.
노노 "그… 괜찮으신가요…?"
아카네p"내가 내야 할 화까지 저 사람이 다 내버렸으니까 괜찮아... 그보다는..... 역시 저쪽이겠지."
여전히 미즈키의 품에 안겨있는 사나에를 쳐다보며 한숨을 쉬었다.
미레이 "뭐, 저쪽은 저쪽에서 챙길 사람도 많을테니까 말얏! 우리가 잔소리 해주는 건 다음으로 미루자곳!"
쇼코 "후우… 후히, 응… 이젠 다 끝났겠지…"
노노 "아, 네에…"
프라이스는 가늘게 신음을 뱉으며 감겨있던 눈을 천천히 떴다. 하지만 몸이 물에 잠긴 듯, 사지를 가눌 수 없이 온 몸이 무거웠고 눈에 비춰지는 땅은 흐릿했으며 주변의 소리는 울렁거리며 불쾌한 울림으로 변했다.
사완의 일격에 휘말려 나가떨어졌던 것까지는 기억에 남아있는 프라이스는 분명 그 직후부터 정신을 잃은 거 같다고 생각하다 옆에서 들려오는 불쾌한 울림이 점차 선명하고 익숙한 목소리로 바뀌어감을 알았다.
"...감님....영감님!"
프라이스"....시끄러, 이 녀석아. 멀쩡하니까."
디미트리P"거, 살아는 계셨군요. 결국 세상 뜨신 줄 알았잖습니까."
그제서야 프라이스의 오감이 점차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온 몸이 무거운 자신을 디미트리P가 어깨에 둘러맨 채 옮기고 있다는 것도 프라이스는 지금에서야 알았다.
프라이스"왜, 나 죽을까봐 걱정했냐?"
디미트리P"걱정했습니다. 영감님이 저한테 빚진 맥주 두병 떼먹고 가실까봐."
프라이스"하여튼 건방진 새끼..."
기분은 썩 나쁘지 않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욕한 프라이스는 슬슬 혼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자기 몸에 힘이 돌아오고 있음을 알았다.
프라이스"내려줘라, 걸을 수 있어."
디미트리P"갈비뼈가 4개 나가고 정강이 뼈, 상완골 하나씩 적에게 상납하신 분이 말입니까? 괜한 고집 부리지 마십쇼. 지금 괜찮으신건 제가 진통제 주사해드려서 그런겁니다."
프라이스"많고 많은 놈들 중 너한테 들쳐매져서 옮겨지다니. 니나가 옮겨줬으면 몇억배는 좋았을텐데."
디미트리P"이제 멀쩡하신 것 같으니 그냥 떨궈버려도 되겠군요."
프라이스"농담이지, 재미없는 놈."
그렇게 저항은 꿈도 못 꾸고 디미트리P가 업은 채로 의료진에게 인도된 프라이스는 자신이 당했던 사완의 일격에 맥없이 같이 떨어져나간 부하들이 지금에서야 떠올랐다.
프라이스"디미트리, 나머지 부하들도 부탁..."
디미트리P"그놈들은 진즉에 다 옮겼습니다. 영감님이 마지막이예요."
프라이스"...설마 나말고 다른 녀석들을 우선했을 줄이야."
디미트리P"영감님이라면 그렇게 부탁했을거라 생각했을 뿐입니다."
디미트리P의 당돌한 대답이 썩 마음에 든 걸까, 그제서야 프라이스는 안심한 듯 의료팀이 든 들것에 몸을 편하게 뉘었다.
디미트리P"보고는 제가 하겠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푹 쉬고 계십쇼."
프라이스"...그래, 부탁한다."
의료팀이 프라이스를 이송하는 걸 마중해준 디미트리P의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슬쩍 자신의 등 뒤를 돌아본 그는 급하게 이곳으로 오느라 숨을 헐떡이는 히데루P를 마주했다.
히데루P"디미트리씨..."
디미트리P"히데루."
헛기침을 한 디미트리P는 착잡한 심정으로 말을 시작했다.
디미트리P"...특임대 현장지휘관 새뮤얼 프라이스 팀장의 대리자격으로 1부서 소속 디미트리 네흘류도프 대리가 이번 작전 책임자인 타카사키 히데루 부장에게 보고한다."
그 다음 말이 특히나 어려웠다. 누가 다쳤는지에 관해 뭐 하나 빠진 거 없이 말을 해줘야만 했으니까.
디미트리P"작전 중 우로보로스 소속으로 확인되는 적 8명 섬멸. 후에 식별명 사완과 신원미상 1명과 조우해 교전했으나 프라이스 팀장을 포함한 특임대원 다수와 카타기리 사나에가 부상. 사완과 신원미상 1명은 도주했다."
마지막으로, 디미트리P는 한숨을 푹 쉬고 보고를 마무리했다.
디미트리P"...이상이 이번 작전의 결과다. 면목이 없군."
히데루p"아뇨. 전부 제 착오였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거라 생각해서 1부서에서도 일부 예비 전력을 빼둔거지만 적의 전력이 상정을 너무 벗어났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노리는 건 너무 위험한 도박이었군요."
그러자, 아카네p가 센츄리온을 타고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디미트리p의 옆에 획 떨어지며 말했다.
아카네p”한 마리도 못잡았으면 이 녀석으로 땅에 묻어버릴 생각이었는데…. 뭐,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중상자는 없으니 걱정하지마. 그보다는 앞으로의 일이지.”
그런 동생을 슬쩍 쳐다본 히데루p는 노트북을 닫고 테이블에 올려두며 말했다.
히데루p”그래… 간부급이 직접 움직였다는건 우리가 찌른게 정답이었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하지만 이제 자신들의 건재함을 우리에게 들켰으니... 저들은 대놓고 날뛰기 시작할거야.”
디미트리P"...화났냐?"
각오하며 뱉은 것치고는 실소가 나올 정도로 별 거 아닌 질문이였지만 아무도 모른다. 이건 디미트리P에게 있어서 중대사라는 걸.
하지만, 디미트리p의 꼬라지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아카네p는 이내....
실소를 터트리고 만다.
아카네p"뭐야 그런 꼬라지로 갑자기 하는 말이 '화났냐'니.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는 아나 보네. 아하하!"
그렇게 실컷 웃은 아카네p는 이내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카네p"화야 났지. 근데 그렇다고 내가 지금 당신을 한대 더 때려버리면 그땐 정말 생사를 넘나들테니 참아야지 어쩌겠어?"
히데루p"뭐. 다행이군요."
그러자, 아카네p가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니히히 웃으며 끔찍한 형벌을 선언했다.
아카네p"그러니까 이번 한달간 금주야. 어기면 지금까지 눈감아준것도 포함해서 전부 아냐한테 불어버릴테니까?"
히데루p"그건 불행이군."
아카네p"당신도 마찬가지야. 어기면 시키가 찾아갈테니까 알아서 하고."
히데루p"뭬."
아카네P가 웃음을 터뜨릴때는 어안이 벙벙한 듯 그녀를 바라보던 디미트리P는 곧 그녀가 귀엽기 짝이 없는 얼굴로 내린 형벌을 듣고 막막하다는 듯이 한숨쉬었지만, 받아들였다.
여전히 자신을 향해 싱긋 웃어보이는 아카네P를 본 디미트리P는 피식 웃고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디미트리P"정말 고생 많았다. 이그닐한테 끌려다닌 것도 그렇지만, 방금 전 사완하고 마주했을 때 힘냈다는 거 알고 있어."
이상할 정도로 절묘한 우연으로 카밀라와 같은 아파트에 있던 사완의 은신처를 발견했을때, 디미트리P는 그때 아카네P가 한순간 지었던 겁에 질린 표정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오늘, 사완을 마주했을때 물러서지 않고 조용히 화낸 아카네P를 보고 솔직히 디미트리P는 안도했다.
디미트리P"무섭고 불안했을텐데 잘 쏘아붙히더구만. 정말, 고생많았다. 잘했어."
그렇게 웃으며 디미트리p에게 기데는 아카네p였다.
아카네p"아무튼 수고했어... 덕분의 노노의 마음도 정리가 된 것 같으니까..."
너덜너덜하게 땅에 떨어진 사나에는 누구보다 빨리 안아 치료하기 시작한 미즈키는, 이윽고 정리되어가는 현장 속에서 눈물자국을 닦고 있었다.
문제의 마지막 순간을 보지 못한, 뒤늦게 도착한 쪽이지만.. 기록된 당시의 상황과 동료들의 전언으로, 사나에가 무슨 기분이었을지는 충분히 파악했기에.
그리고 그렇기에.. 목숨은 무사하다는 안도감에 기운이 풀리자, 여러가지가 섞인 눈물이 터져나오는 것을 참지 못한 것이리라.
미즈키 "..정말이지, 이걸로 몇 번째야..?"
그 말대로, 사나에가 미즈키에게 신세를..내지는 걱정을 끼치는 건, 이제와서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여러 번 있던 일이다. 처음 만난 형사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사실.
바쁠때 때로 식사나 수면을 못 챙기거나 집이 어질러지는 일상에서부터, 정말로 중요하거나.. 괴로운 순간에 곁에 있는 것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던 때에 아이돌이라는 삶의 분기점을 제시한 것도, 미즈키.
아마 사나에에게 있어서 친구이기 이전에 은인으로 여겨지고 있으리라.. 라는 것도, 특별히 자의식 과잉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물론 그렇기에,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미즈키 '끄응, 이럴 때 괜한 생각이 나네. 하지만..'
그건 분명,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오랜 친구로서 계속 그 옆모습을 바라본 미즈키는 알고 있다.
형사가 된 이유를 물었을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강력범죄의 근절이라고 답하던 때의, 가슴을 뛰게 하는 타오르는 눈동자를.
평화로운 시대의 아이돌이던 사나에가, 순수하게 어릴 적의 동경이라는 꿈을 쫓는 모습의 반짝임을.
자신의 팬들에게 받는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정말 필요할 때는 술도 끊고 레슨에 열중하던 진심을.
결코 받기만 하는 게 아니라, 미즈키, 니나 혹은 유카같은 동생들.. 그리고 함께한 많은 동료들에게, 때론 어설프나마 연상으로서 보인 책임감과 애정을.
시대가 바뀌고 아이돌이란 존재가 바뀌었더라도, 스스로를 내모는 가혹한 싸움의 이유도.. 괴로운 과거와는 별개로, 지금 함께하는 동료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제일 먼저 깔려있음도 알고 있으니까.
미즈키 "그런데 사람 속도 모르고.. 아니지. 알아도.. 어쩔 수 없을 때가 많은 거지? 그것도 싫지만!"
그래서 미즈키는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그대로가 아니어도 되는, 그대로일 필요는 없는 사나에가 계속해서 과거에 붙들려 처음 만났을때의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돌아갈것만 같은 이런 일을.
자신의 욕심이라고 생각할 때도 있으면서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희망이 미즈키의 기억 속 앨범에는 생생하게 살아있다.
미즈키 '흐르는 피를 멎게 하는 이 빛도, 네 마슴 속 깊은 상처까지 치유하진 못하네..'
미즈키 "하아... 앞으로 또, 정말 어떻게 될지..."
심지어 돌아온 악연이 만들 문제는, 어쩌면 이제 시작.. 많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져 한숨을 쉬어버린 미즈키였으나, 곧 자리를 털고 사나에를 안아든 채 일어선다.
이제와서 침울해하면 어쩔 것인가. 자신도 사나에도 지금까지 많은 일을 이겨냈고, 앞으로도 이겨낼 것임을 믿는다. 전에 없던 힘든 일이라고 해서, 그게 바뀌리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생각에 손이 멈추면, 나아가는 걸음이 느려질 뿐이다. 떨칠 수 없는 생각이라면 차라리 생각하면서 움직이는 것이, 전직 커리어 우먼에 지금은 아이돌인 미즈키의 살아가는 방식.
미즈키 "하여간.. 깨어나면 또 한바탕 잔소리할 거니까!"
어느새 평소의 분위기로 돌아온 미즈키는 씩씩하게, 동시에 조심스럽게 의료팀이 대기하는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디미트리P"그런 셈이지. 근데 모모카, 붕대가...좀...조이는데..."
찢어진 디미트리P의 머리에 붕대를 감아주던 모모카는, 얼굴로는 그림자 진 미소를 지은 채 붕대를 감는 팔에는 실핏줄이 도드라질 정도로 힘을 줘서 디미트리P의 머리를 압박하고 있었다.
모모카"호오, 저희를 이렇게 바보로 만드셨으면서 벌을 달게 받을 각오는 안하셨나보군요?"
디미트리P"미, 미안해, 미안하니까 제발 붕대 살살 감아줘! 뇌졸증 오겠다고!"
디미트리P의 애탄 절규에 모모카는 한숨을 쉬며 팔에 줬던 힘을 뺐다.
모모카"정말이지, 프로듀서쨔마는 주변에 있는 사람을 언제나 기진맥진하게 만드시네요."
디미트리P"어? 내가 말이냐?"
모모카"자각이 없으신건가요...? 아니면 모른 척하시는 건가요...?"
디미트리P"아, 알고 있어! 알고 있으니까 붕대에 힘 주지마!"
디미트리P도 한숨 쉬며 내심 켕기고 있던 걸 그대로 말한다.
디미트리P"...알고 있어. 이렇게 말없이 목숨 걸고 이 지랄하는 나 걱정하느라 너네 넋이 몇개라도 부족하겠지."
모모카"정말 그렇다고요. 프로듀서쨔마하고 결혼할 사람이 딱할 수준이라고요."
디미트리P"신랄하구만...그래도 알겠다. 아카네나 너한테나 그런 말 들으니 진짜 이런 짓 안하게 노력해야겠구만..."
모모카"...아카네양은 왜 나오시는건가요?"
디미트리P"너한테 혼나기 전에 그녀석한테 이미 한 소리 들었거든."
모모카"...호오..."(꽈아악)
디미트리P"야...모모카..? 잠깐...붕대 너무 조이는데...야, 진짜 머리가 빙빙 돌..."
그렇게 모모카한테 붕대로 잔뜩 혼난 디미트리P는 이번에도 꼭 사과를 전해야할 사람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디미트리P'아마 난 오늘 숨질지도 모르겠군...'
진심으로 그리 각오한 디미트리P는 곧바로 오늘 마지막으로 사과해야할 사람이자 아마 오늘 자길 죽일지도 모르는(?) 사람, 아나스타샤를 발견하고 무심코 멈춰섰다.
아나스타샤는 무표정으로 사완이 처음 출현했던 장소를 내려다보고 있는 게 자칫 건드리면 당장이라도 블리자드가 휘몰아칠 것만 같았다.
아직 자신은 혼날 각오가 덜 된 탓인가, 하며 착잡함에 머리를 긁적이고 겨우겨우 입을 열었다.
디미트리P"...아냐!"
이때까지 아나스타샤에게 혼난 경험을 바탕으로, 우선 그녀는 분명 무표정을 유지한 채 싸늘한 눈길로 자신을 째려보는 걸로 정신에 데미지를 주고 침묵해서 2차 피해를 줄 거라 예상한 디미트리P는 마음을 다잡고 있다가 자신을 돌아보는 아나스타샤의 모습을 보고 되려 어쩔 줄 몰라하는데.
디미트리P의 목소리를 들은 아나스타샤는 처음엔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게 놀라서 눈을 크게 뜬 채로 디미트리P를 돌아봤다. 곧 그녀의 놀란 표정은 안도해서 입가가 녹아 풀린 얼굴로, 그리고 무표정으로 담고 있던, 내심 품고 있던 걱정의 반동으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나스타샤"프, 프로듀서...."
디미트리P"아냐...."
그 모습이 너무도 놀랍게만 보여서 디미트리P는 자신한테 달려들어서 껴안기는 그녀를 막지 못했다.
아나스타샤"무사...했군요...정말...정말..."
아이러니하기 짝이 없다. 다른 이들에게 혼났을 때도 자신이 잘못했다는 자각은 있었지만, 지금 눈물로 얼룩진 아나스타샤의 모습만큼 디미트리P의 죄의식을 일깨우지는 못했었다.
디미트리P"미안하다, 아냐. 말없이 사라져서, 걱정시켜서, 무거운 짐을...떠맡겨서."
결국 그도 약한 마음에 아나스타샤를 떨쳐내지 못하고, 그녀를 안은 채 필사적으로 진정시키려고 했다.
아나스타샤"프로듀서하고 떨어질 때마다, 아냐는 힘들어요. 솔직히, 무서워요. 아냐는 모모카하고 니나, 아리스, 그리고 하야테하고 나기를 지킬만큼...강하지 않아요..."
디미트리P"아냐...."
아나스타샤"그리고 프로듀서도 봤잖아요. 우로보로스는...너무 강합니다. 이젠 프로듀서도 노릴거예요."
이때까지는 보지 못했다. 아니, 알 수도 없었다. 그토록 의연하게 싸우고 있던 아나스타샤가 사실은 이토록 겁 먹고 있었다는 사실과 우로보로스가 어떤 상대인지 알고 있기에 억지에 가깝게 누군가를 만류하는 것 모두.
아나스타샤"프로듀서, 부탁입니다. 더이상, 어디론가 가지 말아줘요.
그녀가 무엇을 부탁하고 있는지 디미트리P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자신이 짊어진 모든 책임을 내려놓고 그러겠다고 말할 수도,
자신이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기는 아이의 기대를 배신해서 안된다고 말할 수도,
아무 것도 말할 수 없었기에 그는 그저 달래듯 아나스타샤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346프로덕션 A동과 B동을 가르는 통로. 평소에는 그다지 내려올 일이 없는 타케우치 본부장이 업무차 A동에 들르던 참이었다.
린”아…. 프로듀서.”
한동안 협업이 있었던 리이나, 나기, 노노, 나나미, 슈코등과 함께 타카사키 남매의 프로젝트룸을 빠져나오고 있을때였다.
타케우치”......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자신을 아직도 ‘프로듀서’라 칭한 린과 그녀를 따르던 아이돌들을 향해 꾸벅 인사하는 타케우치였다.
포커페이스 그대로인데도 정수리에 물음표가 뜬 것처럼 보이게하는 나기의 기묘한 표현력에 타케우치P가 자기소개를 하려는 순간, 나기는 잠깐 기다리라는 것처럼 손바닥을 들어올렸다.
나기"-는 농담. 나기네 P보다도 원스텝스, 아니 포스텝스 정도 높으신 분이란 건 나기도 알고 있답니다."
타케우치"반갑습니다 히사카와씨. 타케우치 본부장입니다. 당신과 동생분의 활약또한 저도 잘 알고있습니다."
린”왜 아직도 ‘프로듀서’ 라고 부르냐는 듯한 표정, 그만두지 않을래….?”
타케우치”음… 그, 죄송합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뒷목을 쓰다듬는 움직임에, 린이 피식하며 그것을 웃으며 올려다보았다.
린”뭐… A동엔 무슨 일이야? 혹시 다시 프로듀싱을 할 마음이라도 생겼어?”
타케우치”으음… 면목없습니다만……”
무어라 변명조차 하지 못하는 타케우치의 소극적인 움직임에, 린이 그의 팔을 토닥이며 말했다.
린”뭐, 농담이니까.”
그런 린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타케우치의 얼굴은 왠지 모르게 쓸쓸한 미소가 어려있었다.
둘의 사이가 어딘가 심상치 않은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아낸 나기는 일단 자신의 장기인 개...아니 4차원 드립을 치는 것보단 한발 슬쩍 물러나기로 했다.
그렇게 일행이 삼삼오오 모여있을때였다.
A동의 건너편에서, 선글라스를 낀 두명의 경호원과 함께 걸어오던 한 눈에 익은 붉은 머리의 중년 여성이 타케우치의 얼굴을 알아보더니 말을 걸어왔다.
요코”…오랜만이군요. 타케우치 본부장.”
그 중년의 여성은 아카츠키 요코, 현 도쿄도지사이며 이곳에 있는 일행들의 기억엔, 무리하게 이그닐을 내놓으라고 히데루p를 압박했던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타케우치를 아는것보다도 일부에게 더 큰 충격이었던 것은, 그녀의 목소리와 얼굴을 알아본 타케우치의 그 표정이었다.
타케우치”......아, 그… 오, 오랜만입니다 아카츠키 도지사님.”
고개를 과도할 정도로 꾸벅 숙이는 타케우치의 모습에, 린 또한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린”......”
그런 갑작스런 조우에 당황한 노노였지만, 이윽고 노노 또한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꾸벅 숙이며 인사했다.
혼란스러움은 감추지 못하나, 그 혼란스러움이 오히려 그 밑에 잠재된 여러 생각과 마음을 감춘 채로, 그렇게 그녀와 마주했다.
타케우치”그, 무슨 말씀을 하시는건지…..”
요코”시치미 떼지 말고 말해보세요. 기분이 어떠신가요? 자위대와 경시청의 무능함에 국민이 치를 떨며 그 반향으로 귀사를 다시 지지하는 이 상황을 말이에요. 정작 이런 자작극을 벌려 악질의 범죄자를 풀어준건 그쪽의 책임일텐데 발칙하게도 메스컴도 발빠르게 장악해서는……”
타케우치”읏….”
평소의 타케우치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당혹감과 절망에 떨어진 표정. 그 유약한 표정을 슬쩍 올려다보며 씨익 미소짓던 요코가 차디찬 목소리로 말했다.
요코”그때도 이런식으로 묻어버린건가요? 네? 한번 말씀해봐주시지 않겠어요?”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면서도, 그러나 심상치않음만은 확실하게 와닿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노노는 팽그르르 길잃은 눈을 돌리면서도, 귀를 열어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아카네p”잠깐 기다리세요.”
요코”어머, 그쪽은……”
자신과 같은 빨간색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아이의 모습. 사전 정보를 통해 사진으로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요코는 왠지모르게 그런 그녀의 모습을 내려보더니, 자신의 얼굴이 조금은 누그러뜨렸다.
아카네p”저는 1부서 타카사키 아카네 부장… 하실 이야기가 있으면 히데루 프로듀서의 대리인 내게 말씀해주세요.”
그렇게, 아카네p는 듣기 어색한 존댓말로 평소답지 않게 정중한 모습으로 요코에게 정중히 부탁했다.
요코”......딱히 용건이 남아있는건 아니에요. 그럼 뭐… 오늘은 타카사키 부장의 얼굴을 봐서 물러나드릴까요.”
다시금 타케우치 프로듀서를 날카롭게 노려보던 요코는 그렇게 자신의 분노를 죽이더니, 걸어가버렸다.
아카네P의 옆에 서있던 디미트리P는 슈코의 말에 동감하고, 아직 혼란스러워 보이는 타케우치P를 향해 물었다.
디미트리P"본부장님, 좀 진정이 되십니까?"
타케우치"아, 저는 괜찮습니다. 한심한 모습을 보여드렸군요......"
혼란과 긴장이 한 차례 풀리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노노는 고개를 들며, 타케우치P와 아카네P를 바라보며 물었다.
타케우치”....감사합니다. 아카네 프로듀서.”
린”응… 나도 고마워.”
그렇게 두 사람이 인사해오자, 아카네p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카네p”...별거 아니야. 누구라도 약점은 있는 법이니까……”
그리고, 이런 아카네p의 모습을 보던 일부는, 그녀가 이곳에 도착했을 당시 타케우치의 앞에서 말도 하지 못했던 사실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다.
슈코 "그래도 다행이야. 별 거 아니라고 해 줄 사람이 있다는거, 귀한 거라구?"
그러자, 괜찮냐는 투로 린을 올려다보는 아카네p였지만 린은 이내 고개를 끄떡이더니, 자신의 팔을 붙들고 슬픈 과거를 떠올리며 설명했다.
린”리이나라면 알거야… 패스파인더보다도 이전, 아직 이 회사가 PMC화 되기도 이전의 일이었지.”
아카네p”CP…. ‘신데렐라 프로젝트’ 당시 말이지.”
슈코 "뭐, 아무튼.. 좋던 때였지. 끝도 있었지만.."
나기는 전혀 알 기회가 없었던 과거의 일을 알아내기 위해서 귀기울였지만,
디미트리P는 이때까지 듬성듬성 가지고 있던 퍼즐의 조각을 끼워맞추기 위해 주의깊게 그녀들의 얘기를 들었다.
노노는 그런 말에 당시를 떠올려 살짝 끄덕이면서도, 그럼에도 여전히 알지 못하는 사실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예고도 없이 침략해온 기계군단─스바르트 알파헤임─의 습격에, 그 누구의 명령도 아닌 자신의 선의로 사람들을 위해 싸우는 최초의 아이돌들.
하지만 선의 만으로 모든 희생을 막을 수는 없으며, 시부야 린 또한 무력하게 바닥을 기며 그 희생을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의 푸른 불꽃과 대비되는 붉은 화마의 중심,
그 화염처럼 붉게 빛나는, 빨간 단발머리의 소녀.
마지막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던 그 소녀의 마지막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며, 린은 멍한 눈빛으로 떠올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린”몇 년전 전투에서 죽었던 아카츠키 카나에….. CP의 마지막 멤버이자 내…… 친구.”
미처 중요한 사실을 말하지 못한 린을 대신하여, 아카네p는 한숨을 쉬며 그녀의 어깨를 잡고 말했다.
아카네p”아카츠키 요코는…… 그 애의 어머니야.”
여전히 포커페이스인 나기였지만 그 목소리는 어딘가 착잡하면서 떨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