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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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주사위] 생존본능 TRPG
(글 진행은 반드시 댓글로 시작해주시기 바랍니다.)
생존본능 TRPG 플레이 로그 (Google Drive)
※ 페이지 우상단의 를 클릭하시면 리스트 보기가 가능합니다.
참여자분들은 반드시 룰을 읽어주세요. →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lul/yeonpyo
룰이 늘어난 덕분에 여러가지 전개가 가능해졌지만, 처음 출발했던 때보다 룰의 종류가 많아진 편입니다. 물론 스레로서는 굉장히 복잡해진 편이지만 TRPG 룰로서는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기에, 룰과 약간의 플레이 로그를 차근차근 읽어보시면 금방 감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 거의 붉은 글씨 위주로만 읽더라도 플레이에 큰 지장이 생기지 않습니다.
<공지>
16/11/21 생존본능 TRPG 위키를 개설했습니다.
https://sites.google.com/site/idolmastervalkyria/위키 사이트 개장했습니다. 비밀글로 E메일을 적어주시면 그 메일 편으로 위키 수정 권한을 드리니, 제시된 문서 양식에 따라 설정을 넣어주세요. (아직 적어야 할 게 산더미 같긴 하지만 ㅇ<-<) 문서양식 등은 히데루p와 이치노세시키의 프로필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16/12/10 생존본능 TRPG 의 관리자 권한을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넘깁니다.
12월 12일 예정된 현 관리자 히데루(@cosmo****)의 공군입대로. 오늘부로 더헤드(@chs2***)님과 포틴P (@howo***)님에게 모든 운영권한을 공동운영의 형태로 넘겨드립니다. 공동 운영을 선택한 이유는 두 분 다 입대 직전의 저처럼 TRPG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며, 통상적으로 두 분이 가장 많은 수의 아이돌들로 RP를 진행해왔던 점이 큽니다.
그리고 공동운영으로 관리자가 둘이 되었다고는 하나, 이제 일반 유저분들도 연표, 사건일지, 케릭터 등의 정보를 함께 수정 해주시길 바랍니다.
18/1/12 현재 생존본능 TRPG는 신규 참여자를 모집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향후 상황에 따라 모집할 의향은 있기 때문에, 참여자가 고정된 것은 아닙니다.
19/10/17 최근의 세션에서 사용했던 Roll20 플레이 페이지를, Roll20 기능의 연습을 겸해서 채팅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장소로도 개방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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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 합선 사건」
절대로 연결 될 리 없었던 수 많은 평행우주들이, 마치 스파크를 튀기며 폭발한 전선들처럼 얽혀버린 원인은, 세계의 어떤 저명한 과학자도 밝혀낼 수 없었다.
물론 그 원인을 밝혀낼 충분한 사전지식도 가지지 못하던 인류였지만, 그들은 당장에 온갖 평행세계로부터 쳐들어오는 외계종족, 다른차원의 괴물들 따위로부터 생존하기에도 벅찼다.
결국 전세는 불리해지고 인류의 멸망이 코앞까지 봉착할 그 때였다.
「아이돌」
본래는 춤과 노래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돈을 벌며 살아가는 주로 저연령층의 예술인들을 지칭했던 그녀들.
그녀들은 그 「세계선 합선 사건」을 계기로, 초능력, 마법 등의 「능력」지니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들의 활약으로 지구상에서 모든 이계의 존재들을 몰아내게 되었다.
「프로듀서」
하지만 대체로 어린 아이들로 구성된 그녀들이 냉혹하고 잔혹한 전장에서, 그 의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녀들을 뒷받쳐주고 통솔해준 「프로듀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활약으로 인류는 어떻게든 생존 할 수 있었고, 외계의 기술들과 새로이 발견된 마법 등을 이용해 비약적인 문명의 발전을 이룩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새로운 투쟁의 서막.
그들의 세계에 다녀온 한 프로듀서의 설명에 의하면, 스스로를「기계정령」이라고 칭한 그들은 강렬한 투지와 「생존본능」을 가진 인간 전사를 찾고 있다고 했다.
먼스(탐욕) 투스(교만) 웬즈(폭식) 덜즈(질투) 프라이(나태) 세럴(색욕) 선(분노).
그리고 아직 깨어나지 못한 플루토(광기).
그 명분도, 목적도 알 수 없었지만, 단 한 가지의 사실 만큼은 분명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지키고, 또한 살아남기 위해 다시 한번 전화(戰火)의 열기에 삼켜지려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 기계정령은 더헤드(@chs2***)씨의 오리지널 설정을 차용, 변형시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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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을 뒤적거리던 디미트리P는 고체연료와 그것을 사용하는 스토브를 조립하면 티포트와 찻잎을 꺼냈다. 그리고 원통형의 철제 그릇을 꺼내 열었는데, 그 안에 든 산딸기로 담근 잼이 달콤한 내음을 주변에 확 풍겼다.
디미트리P"따뜻해서 추위는 가시고, 진하게 우려서 잠 깨기 좋아. 레인저때나 특임대때나 즐겨마셨지. 잼은 여기다 둘테니 취향껏 넣어라고들."
종이컵에 국물을 부어 반 정도 채운 nova는 마치 커피 마시듯 호로록 들이킨다.
Nova: 다시 사내 헬스장 이용 인원이 엄청 많아지겠는걸, 받은 상자 하나하나가 칼로리 폭탄이니까 몸 유지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몰리겠어
346프로 뷔페 식당의 대형 조리실. 아카네p 부장의 권력으로 이 아주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주방을 점거한 소녀들은 각자의 재료를 내려놓으며 사랑스러운 발렌타인 초콜렛을 만들 준비를 시작했다.
※ RP나 과정 자유, 어느정도 RP로 과정을 진행한 후 GM 판정(스텟) / 재도전 가능
※ 성공보상은 1PL 3회까지 (PC중복 보상은 불가)
나기"네, 그 녀석이 마지막 부상자랍니다. 나기의 재료들을 옮겨주셔서 감사해요."
나기가 아나스타샤에게 우유를 건네받으며 고개를 꾸벅이자 아나스타샤는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아나스타샤"нет, 나기도 아냐를 도와줬으니까요."
하야테"발렌타인은 모든 소녀들의 축제니까! 모두가 돕는 건 당연하지!"
하야테와 모모카, 니나, 아리스도 조리대 위에 자신들이 쓸 재료를 올려놓았다.
아리스"영차, 이걸로 재료는 다 모은건가요?"
모모카"아, 아직 비장의 재료가 하나 남아있사와요."
니나"비장의 재료? 필살기 같은 겁니까?"
모모카"필살기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후훗."
니나의 말에 살짝 웃어보인 모모카는 슬쩍 주방 입구를 쳐다봤다.
모모카"슬슬 오실텐데..."
그때 짐짓 정중한 걸음걸이로 조리실 안에 걸어들어오는 사람이 있었으니, 나이가 많아보이는 그는 연미복을 입고 있었는데 지나간 많은 세월에도 불구하고 그의 등은 꼿꼿했으며 걸음걸이에는 힘이 넘쳤다. 하얀 장갑을 낀 손으로 직육면체의 목제 케이스를 들고 있던 그를 보고 모모카가 반갑게 소리쳤다.
모모카"나카시마씨! 여기예요!"
나카시마씨라 불린 노년의 남성은 모모카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발걸음을 그녀를 향했다.
"아가씨, 부탁하신 물건을 가져왔습니다."
모모카"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살았네요."
모모카에게 손에 든 목제 케이스를 건넨 노집사의 주위로 아이돌들이 몰려들었다.
하야테"저기, 모모카쨩. 이분은?"
모모카"이분은 나카시마씨, 저희 저택의 집사장님이셔요. 제 할아버지를 모셨던 집사이기도 하시답니다."
"나카시마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여러분."
모모카는 물론 그녀의 아버지의 어린 시절까지 봐왔던 탓일까, 초인에 멋있는 노집사의 이미지를 가진 드라쿨 성의 길버트하고 다르게 나카시마는 인자한 할아버지와도 같은 이미지였다.
"그러면 전 리무진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아가씨. 오늘 일에 건투를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모모카"정말 감사드려요. 덕분에 마음이 든든해지네요."
모두에게 정중한 인사를 한 노집사는 변함없이 힘찬 발걸음으로 조리실을 나갔다.
아나스타샤"그건 뭔가요? 모모카."
모모카"아, 이건 아버님이 소장하고 계셨던 술이예요. 꼬냑...이라고 부른다죠?"
아리스"술이요?!"
모모카가 손에 든 목제 케이스를 조리대 위에 올려놓고 그것을 열어보니 과연 유려한 디자인의 유리병 안에 나무같이 진한 갈색을 띈 액체가 들어있었다.
니나"초코 만드는데 술도 쓰는겁니까?"
모모카"예, 물론 아무 술이나 쓰면 안되지만 다른 요리에도 술을 쓰니까요. 제가 만들 케이크에는 이 꼬냑이 궁합이 좋다고 들어서 아버님께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빌려주셨사와요."
나기"딱봐도 P의 연봉은 거뜬히 넘어갈 가격의 술을 흔쾌히 초코 만드는데 빌려주는 사쿠라이 가의 스케일...두렵도다."
아즈키"으에, 경쟁자는 아니라지만 정말 스케일 크네 저기는. 아즈키, 이런 초라한 작전으로 괜찮은 것인가...! 린쨩 우리도 술을 가져오자!"
린"에... 태클걸 부분이 많지만 어떻게 가져오려고?"
아즈키"으음.. 프로듀서 방의 선반 위에 이것저것 쌓여있는거 본거같은데?"
린"....그건 그냥 절도잖아...."
유경험자(?)답게 앞치마에 두건까지 꼼꼼하게 두르고는, 자신의 재료를 둘러보던 길에 문득 아스카쪽의 재료를 곁눈질한 사치코. 그러자 보인 것은..
사치코 '호오.. 의외라면 의외인데요..'
베이스가 될 메이커제 재료 초코와, 어레인지에 쓸 견과류에 베리 종류. 그리고 너무 애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집은 총천연색 스프링클들과 팝핑캔디까지.
슈코 '그 아스카가 말이지..'
충분히 재밌을 것 같은 라인업이지만.. 무엇보다도 자기 개성을 중시하는 평소의 행실에 비하면, 생각보다 정석적이란 말이 나올만한 재료들이다.
즉 이것은..
슈코 '이왕 만들어서 주는 거, 실패는 하고싶지 않다- 이거지?'
사치코 '어디.. 조금 옆에서 지켜봐 드려야겠네요. 덜렁대는 사람은 아니지만, 초심자는 불안한 법이죠.'
아스카 "부재료 점검은 끝냈고.. 재료 초코는 한번에 너무 뜨겁지 않게 주의하며 중탕으로 녹인다.." 중얼
아스카 "..좋아. 가 볼까."
흔치않게 약간 긴장한 모습의 아스카를, 본인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동료들도 살짝 긴장을 공유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가, 순차적이라기보단 동시다발적으로 단 한명에 의해 발생중인 이곳은 오늘 조리실에서 유이가 빌린 영역.
유이 "냄비랑 중탕 그릇들 오케이! 이 양이면 되겠지? 모양틀은 바로 쓸것만 꺼내고.. 좋아! 이쪽에 늘어놓자!" 파바바박
치나츠 "기본적인 도구들은 조리실 물건이지만.. 그래도 준비물 양이 굉장하네. 용돈은 괜찮아?"
유이 "아니!" 당당
치나츠 "즉답이네. 그럴 줄 알았지만."
혼자 만드는것치곤 굉장히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그 이상으로 터무니없이 많은 조리도구를 꺼내놓고 있는 유이.
마치 컨셉 촬영처럼도 보이는 그 모습은, 사내 조리실을 빌려 자리가 남아도는 환경인 걸 고려해도 꽤 이목을 끌고 있었다. 단, 이건 컨셉이 아닌 실전-우정과 애정으로 가득한, 소녀의 전쟁.
유이 "아! 기숙사쪽 남은 재료!! 치낫땅! 다녀올동안 물 좀 받아줘!!" 휙
치나츠 "저기, 잠.. 후우. 결국 오늘 비상 노동력 신세는 못 피하겠는데."
잊은 것이 있던 유이가 한창 늘어놓던 조리도구들을 내팽개치듯 사라지자, 남겨진 치나츠는 순식간에 냄비들에 홀로 둘러싸여 풍자화마냥 기묘한 상황에 놓인다.
하지만 불만스럽게 말하는 것 치곤 부드러운 얼굴인 치나츠는, 일전 드라쿨 성에서 본 것과 유사한 일상생활용의 마법을 읊어 냄비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말하며, 초콜릿의 제작, 이라기보단 완전히 공장 같은 느낌으로 흰 장갑을 낀 아카네p가 카카오 열매를 -레기온의 힘을 이용해서- 쩌적쩌적 갈라내더니, 그 안쪽에서 다닥 다닥 붙어있던 생 빈들을 꺼냈다.
그런 뒤, 그것들을 가지런히 판에 정리해서 예열한 오븐에 넣어 시간을 맞춘 뒤 기다리기 시작했다.
미쿠"본격적이다냐...... 너어무 본격적이다냐......"
아카네p"흐음 그런가아...."
그런 미쿠가 보기에도, 오븐 속에서 점점 구워져가는 빈을 고양이처럼 쳐다보던 아카네p의 얼굴은 역시나 호기심과 흥미로 가득 차 있었다.
시키"냐하하~ 아카네p쨩은 이럴때가 제일 귀엽지~"
그렇게 말하며 제멋대로 아카네p의 머리를 쓰다듬는 시키였지만, 역시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던 아카네p는 아무런 반응없이 얌전히 쓰다듬어질 뿐이었다.
사치코 "그거야 뭐..아카네 프로듀서니까 계산에 다 들어는 있겠지만요.. 일단 방해하진 말죠. 사실, 개인적으로는 맛이 더 궁금하네요."
미쿠"그렇다고 요리가 임상실험과 동급이 되어버리면 어쩌자는거냥....."
시키"에~ 임상실험도 안전은 철저하게 지킨다고~?"
미쿠"일단 그 해골마크가 붙은 약품은 도로 집어넣고 말하자냥...."
아카네P의 머리를 쓰다듬던 시키와 눈이 마주친 셋은 허락을 구하는 눈빛으로 시키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러자 시키는 씨익 웃으면서 부디라고 말하는 듯한 손짓으로 아카네P를 가리키며 뒤로 물러났고 셋은 곧 아카네P를 마구 쓰다듬기 시작했다.
뒤늦게 그런 손길에 눈치챈 아카네p가 얼굴이 화악 빨개지고 머리를 부여잡더니 어리둥절한 얼굴로 당황해하기 시작했다.
아나스타샤"후후, 부끄러워하는 아카네도 귀엽습니다. 오븐 속, 같이 봐요."
아나스타샤가 아카네P를 뒤에서 껴안고, 하야테와 나기는 그 양옆에 쪼그려 앉는데.
나기"칫칫, 아-P는 아직 수련이 부족하군요. 겨우 머리 쓰다듬기 정도로 집중이 흐트러지다니."
나기가 장난스레 일침을 놓자 아나스타샤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이번엔 나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나기"...언니인 나기도 언니다움 순도 100퍼센트인 이 쓰다듬기에는 저항하지 못하겠군요."
스스로의 소환물에 비해서야 당연 별다른 힘이 있는것도 아니었던 아카네p는 그대로 아냐에게 안긴채 오븐의 안쪽을 보며 바둥바둥 거리고 있었다.
여유롭게 바둥거리는 아카네P를 붙잡는 한편, 상냥하고 부드럽게 말을 건네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아나스타샤는 이따금씩 진짜 고양이를 다루듯 그녀의 턱도 간질였다.
그렇게 붙잡혀서 고양이처럼 다뤄지는 아카네p였지만, 역시 카카오 빈을 굽는 스스로도 신기한 광경은 놓치기 힘든 모양. 이내 저항을 그만둔 아카네p가 얌전하게 아냐의 품에 안겨있자 아냐는 곧 그르렁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게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아이코"그러고보니 노라씨는 사내 뷔페에 가보신적이 없으시네요. 관심이 있으시면 나중에 한번 초대해드려도 괜찮을까요?"
노라"물론이죠~ 초대해주셔서 기뻐요~ 아, 킁킁 벌써 달콤한 냄새가 공간 전체에 퍼져있네요~"
아이코"후훗, 벌써 그런 향기를 맡으시다니 역시 코가 좋으시네요. 그럼 노라씨도 뭔가 만드실건가요?"
노라"네에~ 연금가마는 없지만 초콜렛 정도라면 여기의 시설로도 충분히 가능하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소소하게 사서 올라온 재료들을 테이블에 올려놓자, 아이코가 호기심이 들어 물었다.
아이코"노라씨는 누구에게 주시는건가요?"
노라"그렇네요~ 알란 아저씨에 발브로 아저씨에~ 에밀리아 언니에 레아 언니에~ 점장님에~ 가능하다면 이그닐 언니나 요즘 신세지고있는 첼시아씨한테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아이코"아하하, 챙겨주실 분이 참 많네요."
유이 "연금술로 만든 금박 초코라던가 프리미엄 붙을 것 같네☆"
치나츠 "사치스러워서 목으로 못 넘기지 않을까.. 아니, 그건 받는 쪽 나름이네."
아이코"그럼 겉이 아닌 속은 어떤가요?"
노라"호전성의 증가로 공격력이 증가한다던가~ 피부가 단단해져서 방어력이 증가한다던가~ 그런건 있겠네요?"
아이코"그건 그것대로 프리미엄이네요...."
아카네p를 쓰다듬으며 시키와 미쿠, 그리고 벌써부터 무언가 재료를 획획 젓고있는 린이나 아즈키, 그런 모습을 벽에 기댄 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미셸.
란코"흡혈기사여 그대의 영혼에 짙게 드리운 그림자가 보이는구나...."
미셸"엣....!?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란코씨!"
갑작스럽게 자신의 얼굴앞에 불쑥 나타난 란코의 모습에 화들짝 놀란 미셸이 손을 휘휘 저으며 고개를 저었다.
유미"오랜만이야 미셸~ 아, 참, 죄, 죄송해요 미셸 사령관....."
미셸"아, 아뇨. 지금은 프라이벳이니까 괜찮아요 유미씨."
유미"아하 그렇다면... 미셸도 초코, 만들어보려고 온거야?"
미셸"그, 겸사겸사 말이죠.... 니플헤임에 발렌타인같은 명절은 딱히 없지만 정말 즐거워보이네요."
란코"크크, 달콤한 마계의 연회.... 전과 같은 태만은 부리지 않겠다..! 오늘이야말로 성대한 탐욕의 과실을 여의 손으로 탄생시킬 지어니!"
미셸"에.. 그...."
유미"아핫, 사실 란코쨩의 말은 나도 다 이해하는건 아니지만 대강 음... 작년엔 발렌타인 때 스케쥴이 연속으로 잡혀서 프로듀서한테 수제가 아닌 상품을 선물했었거든. 그게 엄청 분했나봐~"
미셸"확실히... 그건 그럴 수 있겠네요."
유미"흐음... 그런 미셸은? 누구 줄 사람 있어? 우정? 아니면~ 우후후~"
그런 유미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평소답지 않게 화들짝 놀란 미셸이 고개와 손목을 저으며 말했다.
미셸"우정이에요 우정~ 첼시아한테 만들어 주면 분명 좋아할테니까요."
유미"헤에~ 하긴 마녀라면 좀 그런 이미지가 있긴 하지~"
미셸"아하하.. 유미씨 말대로 마녀들은 단걸 좋아하니까요~ 그리고 마리에게도... 만들어 줄 수 있으면 좋겠구요."
란코"아...... 응, 그렇다면 함께 만들도록 하자꾸나 나의 벗, 흡혈기사여!"
그러자, 란코를 향해 미소짓던 미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미셸"네. 한 수 배워가도록 할게요 란코씨."
카밀라”으음…..”
본인 몫의 재료가 유달리 많아 여러번 입구를 통해 들락거리고 있던 유이가, 카밀라의 모습을 눈치채고 걸음을 멈춘다.
조용히 시선을 카밀라를 따라 옮기자, 미셸과 란코가 앞치마를 둘러메고 있는 보습이 비쳤다.
유이 '흐-음...'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돌아가지 않고 입구에서 서성이고 있는 건 고민하고 있기 때문일 터.
잠깐 생각한 유이는, 아무렇지 않게 캉실라에게 다가서며 말을 걸었다.
유이 "옷, 카밀라! 유이 보러 온거야? 후후, 그렇게 감시 안해도 카밀라도 줄 건데~? 엄청 만들거거든!"
그렇게 화들짝 놀란 카밀라가 유이를 발견하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고 진정하며 이곳에 도착한 목적을 말했다.
카밀라"아, 아하... 물론 감시같은건 아니고... 당연하게도 저도 아카네 프로듀서씨의 초대로 온거네요.... 동생들에게 보내주고 싶어서......요."
여전히 안쪽에서 눈치가 보이는지 그렇게 우물쭈물 대답하는 카밀라의 모습이었다.
특출나게 눈치가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이정도면 이젠 익숙해질만도 한 기류.
하물며 유이에겐 눈을 감고도 느껴질 정도로 간단한 상황이다.
유이 '맞아, 미셸이 먼저 와 있었지.. 흐음, 예전처럼 화내려는 기색은 없지만 역시 좀 그러려나. 마리의 생일 관련해서도 아직 생각이 복잡하겠지..?'
일반적으로 어색함의 원인이 되는 주체는 카밀라겠지만.. 미셸쪽도 드라쿨 과의 인연에 대해- 지금으로선 자신조차 모르고 있을 수 있는, 진실이라는 이름의 폭탄을 품고 있는 상태.
유이 '으~음, 그래도..'
미셸과 카밀라 사이에, 유이가 섣불리 침범하지 못할 영역이 있다는 건 부정하지 않지만..
얼굴조차 마주하지 않아서는 아무것도 진전이 없을 뿐더러, 유이도 여기서 카밀라가 돌아가는 재미없는 전개는 바라는 바가 아니다.
이내 유이는 '어쩔 수 없네- 여기서는 조금만 멋대로 굴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장난기 섞인 미소를 띄우곤 능청스럽게 카밀라 옆에 붙는다.
유이 "아이코, 무거워랑☆ 재료부터 산더미라 벌써 힘드네! 왕복만 몇번을 했단 말이지~" 휘청
카밀라 "에에, 잠깐!?"
엉겁결에 짐을 나눠받은 카밀라가 얼빠진 표정으로 바라보자,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니라는 얼굴로 자연스럽게 말을 잇는다.
유이 "옷, 카밀라 나이스! 역시 진조는 믿음직한데? 아, 그래!"
유이 "오늘 준비한 양을 다 만들려면.. 유.이.가 일손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 같이 만들면서 좀 도와줄래?" 윙크
그렇게 조금 생각하던 카밀라는 이내 가슴을 펴고 언제나의 안하무인한 태도로 돌아오더니 하하 웃으며 말했다.
카밀라"하하! 나의 도움이 필요한가보구나! 좋다 그럼 이 카밀라 드라쿨의 솜씨를 보여주도록 하지!"
유이 "좋아좋아☆ 나중에 사례할테니 오늘은 잘 부탁해, 카밀라!"
그렇게 스테인리스 볼에 카카오 매스를 깨어 넣고선, 카카오 버터와 설탕을 적당량 투하하고 더 큰 냄비에 뜨거운 물을 받아 올리는 생각보다 능숙한 아라의 모습에 토우카는 묘하게 감탄했다.
학창시절때와 백댄서였을 적에는 꿈꾸던 아이돌이 되기 위해서, 특임대가 되고 나서는 여러 격무와 목숨을 건 전투에 이리저리 치여 살아온 토우카에게 초콜릿을 능숙히 만드는 아라의 손길은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마술처럼 보였다.
과연 천재타입이라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며 고개를 끄덕이며 서아라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는 토우카였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또 그 모든 스탯을 재능에만 다 써버린 결과가 이런 것인가 하는 묘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라의 키에 관한 말을 절제력으로 어떻게 억누른 토우카는 아라의 초콜릿에 녹아가는 정성스러운 손길을 보며 물었다. 같은 pmc 부서이긴 하지만 하는 일이 너무도 달라 에인헤랴르 해병들과 조금 거리가 있는 특임대들도 아리스에 대한 아라의 애정이 어느정도인지 소문으로 익히 알고 있고, 직접 그 애정표현을 본 사람들은 혀를 내두르게 된다는 수준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토우카는 아라가 지금 만드는 초콜릿이 아리스를 위한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하던것을 잠시 멈추고 바닥에 있던, 초콜렛 케이크가 들어간 한 커다란 상자를 꺼내들고 웃어보였다.
아라"진작에 어제 집에서 만들어왔으니까요~"
발렌타인 선물을 미리 만들어왔다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 그 내용물이 초코케이크라는 것도 물론 이상한 점은 없다. 하지만 한 사람은 물론 세 사람이 같이 먹어도 버거워 보이는 저 크기는 명백히 이상했다.
따져물어봐야할 그 물건에 대해, 그렇지만, 토우카는 무어라 지적하지 않는다.
패스파인더 때부터 아라와 아는 사이였던 그녀는 알고 있었다. 옛날에 비하면 저것도 자제한 편이란 걸.
토우카'음, 아리스쨩....행운을 빌게.'
그 시각, 나기가 카카오매스를 중탕하는 걸 지켜보며 온도계로 온도를 체크해주던 아리스는 갑자기 오한에 걸리 것처럼 어꺠를 떨었다.
나기"어라, 닷다아나쨩 왜그런가요? 많이 추운가요."
아리스"타치바나입니다. 그리고 별거 아니예요. 그냥...이상하게 불안한 느낌이 들어서."
그렇게 기다리기를 잠시, 생각보다 하얗던 카카오 넛이 갈색을 띄며 노릇노릇하게 익으며 오븐의 시간이 다되자, 아카네p가 두꺼운 오븐 장갑으로 그것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미쿠”헤에… 이걸로 초코를 만드는거냥?”
벌써 카카오 매스를 녹이고 있던 미쿠가 아카네p의 갓 익은 카카오 너트를 보며 신기해하며 말하자 아카네p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카네p”이제 부셔서 안에 있는 카카오 닙스를 빼내야해.”
그렇게 말하며 합장을 하더니, 연두빛의 연성진이 빛나며 그 많은 카카오 너트가 갈라지며, 속에서 갈색빛의 카카오 닙이 타닥타닥 튀어나오는 것이었다.
미쿠”와아 굉장하다냥~!”
아카네p”흐흥.”
아카네P 근처에서 냄비 안에 끓인 커피를 가열하던 아나스타샤는 곧 보글보글 기포가 올라오는 걸 알고 아카네P에게서 눈을 떼고 그 안에 크게 자른 버터 두 덩이와 설탕, 꿀을 섞어서 조금 더 끓였다.
아나스타샤"후후, 좋은 냄새..."
하야테"음음! 정말 그러네! 아냐씨, 뭐 만드는거야?"
아나스타샤"아, 하야테."
냄새에 이끌려 다가온 하야테를 미소로 맞이해준 아나스타샤는 말했다.
아나스타샤"아냐는, 지금 пряник(쁘랴니크)를 만들고 있답니다."
하야테"쁘랴니크? 러시아의 초콜릿?"
아나스타샤"후후, 아쉽지만 땡, 이네요. пряник는 러시아의 쿠키랍니다. 달고 작죠. 아냐는 어렸을 때 бабушка(바부쉬카)...아, 할머니의 пряник를 많이 먹었어요."
이번엔 버터를 녹이던 아나스타샤가 하야테에게 물었다.
아나스타샤"하야테는, 무슨 초콜릿 만드려고요?"
하야테"하-는 말이지, 저번 발렌타인땐 P쨩한테 아몬드 넣은 초콜릿을 줬으니까 이번엔 마카다미아를 넣어서 주려고!"
하야테는 활짝 웃으면서 껍질을 깐 노란색의 마카다미아가 든 봉지를 아나스타샤한테 보여주었다.
하야테"근데 중탕한 초콜릿으로 덮을 뿐이라 아카네쨩이나 아냐씨, 모모카쨩의 것만큼 P쨩 기뻐하려나~."
하야테가 멋쩍은 웃음을 짓자 아나스타샤의 상냥한 손길이 그녀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아나스타샤"프로듀서는 모두가 정성스럽게 초코 만드는 거, 다 알아요. 분명 기뻐할겁니다. 모두의 초콜릿에, 하나도 빠짐없이 말이예요."
아나스타샤의 격려에 하야테는 다시 활기차게 웃었다.
하야테"...응! 그렇겠지? 아이돌 하-의 노력은 나-만큼이나 P쨩이 잘 알고 있으니까."
아나스타샤"да~."
아리스"무슨 엉뚱한 소리세요...그것보다 카카오 매스 다 녹았다고요?"
스테인리스 보울에 카카오매스를 중탕해 녹이던 나기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온도계를 들고 있던 아리스의 지적에 '어이쿠쿠'거리며 다시 시선을 보울로 향했다.
나기의 관심이 다시 돌아오자 아리스는 녹은 카카오 매스에 미리 계량해놓은 설탕과 우유를 집어넣었다.
아리스"이정도 양의 우유와 설탕을 넣고 섞으면 밀크초콜릿이 될거예요."
나기"그럼 이제부턴 쉐킷 타임이군요."
실리콘 주걱을 들어올린 나기는 카카오 매스와 설탕, 우유를 한데 섞어가기 시작했다. 섞으면 섞을수록 시커먼 초콜릿은 진한 갈색으로 변해갔고, 곧 넣은 재료들이 다 녹아 합쳐지자 어딜봐도 밀크 초콜릿이였다.
아리스"이걸로 다 됐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기씨."
나기"아뇨, 아뇨. 아리수챤과 나기는 둘이서 미션 컴플리트, 혹은 초콜릿을 잘 구워냈습니다. 라는거죠."
아리스"타치바나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구운 적 없잖아요. 아카네 프로듀서도 아니고..."
니나"나기 언니, 다 쳐된겁니까?"
자기는 준비만전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처럼 동물 모양틀을 들어올린 니나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나기"네, 다 됐답니다. 하지만 너무 서두르지 말고, 준비가 되어있는지 한번 더 보죠. 니나쨩의 오레오는 제대로 있나요?"
니나"아, 맞다! 확인하고 오는 거예요!"
나기의 말에 재료로 사놓았던 오레오 쿠키를 확인하러 쌔앵 달려가는 니나의 등을 보던 나기와 아리스.
아리스"근데 하야테씨거는 그렇다쳐도, 저하고 니나씨 것의 중탕을 나기씨가 할 이유는 없었지 않았나요."
나기"칫칫, 아리수챤은 아직 이 세상이 얼마나 위험하고 냉혹한지 모르는군요. 불이란 것은 아직 아리수챤과 니나쨩이 손대면 안되는 탑 시크릿이랍니다."
아리스"타치바나입니다. 그리고 애 취급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가스불은 여러번 다뤄봤다고요."
나기"애 취급이 아니라 여동생 취급이지만요."
조금 삐진듯 볼을 부풀린 아리스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나기는 보울 안의 초콜릿이 굳지않게 계속 중탕상태를 유지했다.
나기"옷, 모모카쨩."
초콜릿의 녹은 상태를 유지하던 나기에게 분홍색 앞치마를 두른 모모카가 꼬냑이 절반 정도 남은 병을 들고 다가왔다.
모모카"실은 계량을 하면서 아버님이 주신 술이 좀 남았사와요. 초콜릿에 넣으면 풍미가 좋을 것 같아서, 괜찮으시면 쓰시는 게 어떠신가요?"
나기"으...음, 다 쓴다고 나기의 신장 두개 중 하나를 떼야한다거나 하는 일은..."
모모카"그, 그런 일은 없사와요! 아버님도 웃으시면서 지금 맡겨놓을테니 제가 어른이 될때 같이 술을 마셔주면 된다고 하셨는걸요."
아리스"모모카네 아버님은 상당히 호쾌하시네요. 이런 귀한 걸 선뜻 주시다니."
모모카"후후, 그렇죠?"
모모카는 술을 빌려달란 자신의 부탁에 흔쾌히 알겠다고 말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미소짓고는 나기와 아리스를 향해 다시 한번 더 병을 내밀었다.
모모카"마음을 전해주는 오늘 같은 날에 아쉬움이 남아서는 안되잖아요? 이건 여러분들을 향한 제 응원이라고 생각해주셔요."
모모카에게서 진심으로 자신들을 위하는 온기가 전해지는 것 같아 나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병을 받았다.
나기"고마워요, 모모카쨩. 이걸로 술을 아주 좋아하는 P는 위스키봉봉에 이은 꼬냑봉봉을 받아서 기뻐하다 그 사이에 숨겨진 타바스코 봉봉을 먹고 뻗겠군요."
아리스"러시안 타코야끼냐고요!"
모모카"그...심한 짓은 하지 말아주세요."
나기"모모카쨩은 그럼 준비가 다 끝난건가요?"
모모카"아뇨, 하지만 계량은 다끝냈으니 섞기만 하면 된답니다. 저도 슬슬 시작해야겠어요."
그렇게 말하며 분홍색 앞치마를 입은 채 콧노래를 부르며 보울 안에 밀가루, 계란, 설탕, 버터를 넣고 거품기로 섞는 모모카는 어느때보다 들떠보였다.
재료가 다 골고루 섞이자 계량컵에 담겨있던 꼬냑과 카카오 파우더를 넣고 다시 거품기를 저어댔다.
아리스"...모모카씨."
모모카"예, 왜 그러신가요? 아리스양."
아리스"엄청 즐거워보이시네요."
아리스의 무심한 한마디에 모모카는 처음엔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만 했다가 어딘가 짚히는 게 있는건지 서서히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다가 종국에는 화들짝 놀라면서 손사래치는 게 아닌가.
모모카"그, 그럴리가요! 결코 그렇지 않사와요! 초콜릿을 받을 사람이 생각나서 웃음이 나왔다거나 그 사람이 이걸 받고 웃을 걸 떠올려서 행복해진 게 결코..."
아리스"그런 말은 한마디도 안했어요..."
자기 혼자 설레발을 치느라고 속내까지 모두 까발렸다는 걸 겨우겨우 냉정해진 이성으로 인지한 모모카는 조금은 구차하게 들릴 수 밖에 없는 변명을 버럭 내뱉었다.
모모카"아, 아무튼 아니예요!"
휙, 등을 돌리고 계속 거품기를 돌리는 모모카를 멍하니 쳐다보는가 싶은 아리스, 그녀는 방금 전 모모카가 부끄러운 듯이 얼굴을 붉히면서도 활짝 웃고 있던 모습을 떠올렸다.
아리스'뭐라고 해야할까...뭐라 구체적으로 말하기 힘들지만 지금의 모모카씨는 무적이란 생각이 드네요.'
그 사이 설탕을 믹서기에 넣고 갈아넣더니, 전보다 고운 가루가 된 분당을 만들어 준비하고는 그 분당과 카카오 닙스를 실험실에나 쓸법한 정밀한 저울로 비율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미쿠”엄청 철저하네냥….”
아카네p”요리는 화학실험과 같으니까. 경험이 적어도 과정과 온도, 원리, 각 물질의 비율, 이런 것들만 알면 문제없어.”
시키”그런거치곤 요리는 잼병이지만~”
미쿠”에.. 어째서냥?”
시키”아카네p쨩, 시중의 레시피에 ‘한스푼’, ‘한컵’, ‘적당히’ 이런 식으로 적혀있는걸 보면 머리를 쥐어뜯다가 그냥 소각시켜버리거든.”
아카네p”응. 세상에 ‘적당히’ 라는 단위는 없으니까 그런 불쏘시개는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없어.”
미쿠”알만하다냥…..”
80퍼센트 정도 완성된 자신의 초콜릿이 굳을 때까지 아나스타샤를 도와 지금 막 보울에 설탕 한스푼을 넣은 하야테가 중얼거렸다.
사치코 "꼭 그런 전통쪽의 이야기가 아니어도, 나이드신 분들은 자연스럽게 양을 맞추시는 분들이 많으니까요. 경험에서 나오는 걸까요.."
치나츠 "현대 기준으로..중장년이나 노년층이 요리를 배울 때는 지금보다 계량기기의 성능이나 보급상태가 열악했기도 하지. 계산기를 두고 주판 돌리는 것과는 달라서, 요리는 수식은 아니지만 말이야.. 어느 한쪽에 정답이 있다고는 할 수 없으려나."
바람이 걱정될만큼 엄청난 속도로 수제초코를 생산해내고 있는 유이쪽이 그런 정밀함과는 거리가 멀어서인지, 묘하게 치나츠의 마무리가 무르게 느껴진다..고, 사치코는 중탕중인 냄비의 불을 조절하며 생각했다.
시키"프렌차이즈나 레토르트 식품 같은 경우 공장화의 필요성도 있으니까~"
린”으음… 애초에 이런용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계도 아닌거같은데….”
아즈키”그래서 그런지 엄청 빠르고 품질도 좋아…”
아카네p”음 뭐… 가끔 연구원들끼리 압착기에 곡물 같은걸 넣어서 명절 선물로 최고급 식용 기름 같은걸 돌리기도 하니까….. ”
시키”어떤 연구소는 세금으로 산 기기로 만들어서 높으신 분들에게 선물 돌리다 적발되기도 했지만 =w=”
그 나기조차도 슬슬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판단이 헷갈려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제자리를 한바퀴 돌아버린다.
모모카"아카네 프로듀서답게 기상천외하긴 하지만 그래도 규칙에서 넘나드는 분은 아니니 괜찮겠죠...순전히 호기심이온데, 그 압착기는 원래 어떤 용도인가요?"
아카네p"그렇게 만든 참기름이면 한병당 10만엔은 넘어갈텐데.... 뭐 그거 조금 한다고 닳는것도 아니니 상관없겠지."
모모카"개인소유라면 문제될 것이 없겠죠. 근데 아키하양의 소유라..."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듯 턱을 검지손가락으로 살짝 들어올린 모모카가 물었다.
모모카"실례되지만 아키하양에게 허락 받고 쓰시는 거 맞으시죠? 생각해보니 그 소유주 되시는 아키하양이 여기 계실 법도 한데 안보이셔서 그만."
그렇게 시키가 전화를 걸자 곧 아키하의 모습이 화면속에 올라왔다.
아키하"아키하... 다만, 갑자기 무슨 일인가? 시키."
시키"아키하쨩이 빌려준거 지금 이렇게 쓰고있는데 괜찮아~?"
그렇게 시키가 카메라를 카카오 버터를 추출하고 있는 추출기를 보여주자, 얼굴을 긁적이며 말했다.
아키하"에... 빌려간단 소리는 듣긴 했는데.... 설마 초콜릿에 쓰는줄은 몰랐네."
아카네p"에... 안되는거야?"
그리고, 초콜릿을 빤히 쳐다보던 아키하가, 꽤 본격적인 수제 초콜릿의 제조 현장을 관찰하더니 멍하니 말했다.
아키하"......나도 맛보게 해주면?"
아카네p"콜."
모모카"그럴리가요...아키하양도 시키양이나 아카네 프로듀서 같이 학자이시니 아마 순수하게 맛이 궁금하신거겠죠. 저도 누가 만들었는지를 떠나 궁금하긴해요."
유이 "유이는 신발에서 초코향 나는것도 재밌을 거 같은데☆"
아스카 "그만둬."
슈코 "그보다 저기서 나온걸 먹는 쪽부터 걱정해야지 않나-?"
아스카 "시키가 엮였다는걸 알면 각오하고 먹겠지..." 한숨
미쿠"그 노동력은 착취해도 되는거냥...."
시키"아카네p쨩의 초콜릿 한상자라도 나눠주면 서로 하려고 할걸?"
미쿠"그쪽에도 팬이 있는거냥...."
아카네p"음... 뭐 많이 만들었으니까 상관없겠지."
그렇게 말하더니, 흔한 수비드 요리장치도 아닌 실험실에서 흔히 쓰이는 온도 유지장치를 가져오더니 그것에 물을 넣고 온도를 측정하며 50도가 될 때까지 가열. 그렇게 원하는 온도가 되자, 전용 비닐에 초콜릿을 넣고 진공으로 공기를 빼 밀봉한 다음 물에 넣어 중탕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마치 과학실험을 방불케 하는 집중력으로 온도를 세심하게 조절하며 탬퍼링을 마치자 아주 매끈매끈하게 녹은 초콜릿이 완성되며, 그녀는 일단 그것을 집어올렸다.
노라”와아~ 옆에서 슬쩍 보고있었는데 이정도면 정말 연금술이네요~”
무언가 한손에 잡힐듯한 포켓 연금가마=냄비를 들고 국자로 휘휘 젓고있던 노라가, 아카네p가 만들어낸 초콜릿을 보더니 감탄하며 말했다.
아카네p”음… 딱히 화학적인 변화를 가미하는 연금술을 사용하진 않았는데…. 정작 연금술로 초콜릿을 만들고있는건 그쪽이잖아…? 오히려 그게 더 신기할 지경인데.”
노라”아하하~ 이렇게 만들어도 의외로 평범한 초콜릿이 될테니까요.”
아즈키”평범한 초콜릿, 공격력 강화 +50 뭐 이런걸까나….”
린”음… 진짜 그럴거 같아서 뭔가 츳코미 걸기도 애매하네…”
나름 그 나이대의 평범한 아이들에 비해 똑똑한, 아니 가끔은 지식면에서는 어른들보다 유식한 아리스는 아카네P가 초콜릿을 중탕하기 위해 쓰고 있는 온도유지기가 실은 실험에서 온도변수를 일률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쓰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런 기구를 고작 제과에 쓰다니...
아리스"굳이 이걸 써야할 이유가 없지 않나요? 온도계로 온도 체크하면서 해도 충분히 될텐데."
볼을 뿌우 부풀린 채이면서도 흥미로운 듯 아카네P가 들고 있는 초콜릿을 본 아리스가 말했다.
시키"그건 그렇징~ 시키도 실험하다 배고프면 비커에 라면 넣고 저걸로 끓이기도 하거든."
미쿠"되는거냥...."
물론 관리만 제대로 되면야 안되리라는 법은 없다고 무의식은 받아들였지만 의식적으로는 왜인지 그게 잘 되지않았던 아리스가 조금 경악한 기색을 보였다.
그렇게 말하더니, 이번엔 가방에서 연구소에서 3D프린터에나 사용될법한 플라스틱 소재들을 꺼내더니, 여러가지 모양이 그려진 탬플릿을 보면서 연금술로 순식간에 형태를 잡아 초콜릿의 모양을 잡을 틀을 만들어냈다.
미쿠”헤에 이쁘다냥… 미쿠도 준비해오긴 했지만.”
그러더니, 템퍼링 된 초콜렛 봉지의 한쪽 끝을 잘라 살살 쥐어짜며 하트모양, 별모양, 고양이 모양 이런저런 모양이 들어간 틀에 그것을 뿌려넣고 굳기를 기다렸다.
아카네p”거의 다 되가네… 이제 굳으면 뜯어내서 모양만 잡아주면 되겠어.”
반짝반짝 빛나는 니나의 눈은 굳어가는 아카네P의 초콜릿과, 그 틀을 재빠르게 번갈아보고 있었다. 마치 이 초콜릿은 어떤 모양이 될지 궁금하고, 그리고 자기도 이 틀을 한번 써보고 싶다는 듯한 눈길이였다.
하지만 니나가 굳이 입 밖으로 그 부탁을 말하지 않는 건 눈앞에 있는 건 아카네P의 것이고 자기한텐 자기 몫의 틀이 있으니 탐내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호기심은 어쩔 수 없는지, 아카네P의 초콜릿에서 눈을 뗄 수는 없던 니나였다고.
아카네p"음... 재료는 많이 남는데 이거랑 같은 틀 만들어줄까?"
니나"에, 쳐 받아도 되는겁니까?! 니나도 써도 되는거예요? 니나가 혹시, 폐 끼치는 건 아닌가요?"
혹시나 은연 중에 자기가 아카네P에게 부담을 준건지 슬쩍 기쁜 감정을 자제하는 니나였지만 눈에 서린 반짝임은 숨길 수 없었다.
그렇게 아카네p는 테이블에 있던 탬플릿 책자를 니나에게 건네주었다.
니나가 탬플릿을 정독하기 시작한 지 대략 5분 뒤, 니나의 눈이 한번 반짝 빛나더니 탬플릿의 한구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니나는 아카네P에게 다가갔다.
니나"여기, 이 토깽이가 열라 좋은겁니다!"
그렇게 말한 니나는 부탁은 정중히 해야되는걸 깨달았는지 '핫.'하며 허리 숙여 인사한다.
니나"쳐 부탁드리는 겁니다, 아카네 프로듀서! 아니...아카네 언니...?"
그렇게 말하더니, 아카네p는 이번에도 니나가 가리키는 모양들을 보며 금새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플라스틱 틀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아카네p"자, 오늘 쓰고나서도 가져가도 좋으니까 챙겨둬."
아카네P가 챙겨준 틀을 품 속에 한아름든 채 고개 숙여 인사하는 니나, 당연하게도 틀 한두개가 니나의 품속에서 떨어졌고 니나는 인사를 하다말고 아차하며 틀을 다시 주운 뒤 이번엔 틀을 떨어뜨리지 않고 하다만 인사를 마치기 위해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니나"이걸로 초콜릿 만들면 아카네 프로듀서...아니, 아카네 언니한테도 주는 겁니다!"
선물을 받아서 들뜬 니나는 아카네P를 향해 새끼손가락을 내밀어 그녀에게 있어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계약을 체결할때의 방식인 손가락 걸고 약속을 할 준비를 마친다.
니나"니나, 약속할게요!"
그렇게 순순히 니나의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걸더니, 은은한 미소로 니나의 머리를 쓰다듬는 아카네p였다.
아나스타샤"미리 예열시킨 오븐에, 20분 가량 굽죠."
하야테는 아나스타샤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나스타샤와 디미트리P의 사이가 나름 돈독한 건 이미 그녀도 알고 있었는데, 아나스타샤가 그를 위해 이리 작고 소박한 디저트를 준비하는 게 아귀에 맞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그 사이 20분은 훌쩍 지났고, 오븐이 '땡'하고 굽기가 끝났다는 소리를 내자 아나스타샤는 들뜬 표정으로 오븐에 다가가 장갑 낀 손으로 트레이를 꺼냈다.
아나스타샤"음~, 완벽한 пряник네요."
냄새를 맡고 쿠키가 잘 구워졌음을 안 아나스타샤는 포장을 준비...하지 않고 트레이를 들고 다시 자신의 조리대로 돌아왔다.
하야테"어라, 다 끝난 게 아니야?"
아나스타샤"Да. 이 пряник를..."
방금 막 구워낸 쿠키들을 한꺼번에 모아 쿠킹 타올로 싼 아나스타샤는, 난데없이 밀대로 쿠키들을 내리쳐 산산조각낸다!
하야테"아, 아냐씨..? P쨩이 아냐씨에게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
아나스타샤"что? Нет...그런거 아닙니다."
하야테"그, 그럼 P쨩한테 줄 이 쁘랴니크는 왜 부순거야?"
아나스타샤"프로듀서한테? 아, 후후. 그렇군요. 아냐가 프로듀서한테 줄 건 пряник가 아니라, 이 пряник를 재료로 하는, картошка(까르또쉬까)라는 초코 케이크예요."
하야테"과자를 재료로 만드는 케이크라서 과자부터 만든거였구나...정성이 장난 아니야!"
아나스타샤"후후, 아냐가 좋아했던 맛을, 프로듀서도 좋아해줬으면 하니까요."
눈부신 미소를 지은 아나스타샤는 산산조각 낸 пряник를 그 다음 단계의 케이크를 위한 반죽에 넣으며 중얼거렸다.
아나스타샤"좋아해줬으면, 좋겠네요."
하야테"아냐씨..."
고양이를 닮은 자기 친구에게서 봤던 쑥스러움과 행복함, 사랑스러움이 모두 들어간 빛나는 미소를 똑같이 아나스타샤에게서 발견한 하야테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나스타샤가 자신에게 해준 격려를 그대로 돌려주기로 한다.
하야테"P쨩 분명히 기뻐할거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냐씨라고? 아냐씨 같이 좋은 사람한테 초콜릿 받고 안 기뻐할 사람은 없어!"
상쾌한 미소와 시원한 격려를 준 하야테를 마주 본 아나스타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야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나스타샤"спасибо(쓰파시바)...고마워요, 하야테. 참, 하야테의 초콜릿은 어떤가요?"
하야테"아, 맞다. 다 녹았을텐데."
보울에 넣고 중탕하던 초콜릿이 잘 녹은데다 적정온도를 여전히 잘 유지하고 있던 것에 안도한 하야테는 잘 녹인 밀크초콜릿을 동그란 틀 안에 넣은 마카다미아 위에 천천히 부었다. 실리콘 주걱의 표면을 따라 초콜릿이 천천히 흐르게끔 신중한 하야테의 모습을 지켜보던 아나스타샤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야테"응? 하-의 얼굴에 뭐 묻었어?"
아나스타샤"нет...아뇨, 열심히 하는 하야테가 보기 좋아서요."
하야테"엣, 그, 그런가? 헤헤."
어느새 고양이 모양의 무난한 틀에 맞춰 탬퍼링을 하고있던 미쿠가 아냐의 본격적인 베이킹을 보며 말했다.
미쿠"으음 오늘은 좀 그렇겠지.. 그래도 다음에 그거 배워 볼 수 있을까냥?"
흔쾌하게 미쿠의 부탁을 승낙한 아나스타샤는 소중한 친구들 중 한명과 함께 고향의 요리를 같이 만들 생각으로 안 그래도 행복한 미소에 생기를 더했다.
그렇게, 틀에서 식고있는 초콜릿을 기다리던 미쿠가 즐거운듯이 흥얼거렸다.
아이코”와아, 오히려 한수 배워야하는건 제쪽이었던거 같네요.”
란코”그, 그렇구나! 흡혈기사를 이 성전에 끌어들인 것은 그야말로 신의 수였구나!”
미셸”아, 아하하… 꼭 그렇지는… 그저 메이드 시절의 요령일 뿐이니까요?”
그녀는 카카오 매스를 녹이고 탬플링하여 아주 능숙하게 초콜렛의 형태를 만들어내더니, 이런 저런 빻은 견과류와, 크림과 초콜렛을 녹여 만든 가나슈를 조합하여 시중에 파는 고급 초콜릿과 같은 꽤 복잡하고 달콤고소한 고급 초콜렛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이코”꼭 페레로 로쉐 같네요… 저는 이런 복잡한 초콜릿은 만들어본적이 없어서…”
유미”그렇지… 평상시의 카리스마 덕에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미셸 처음 직업은 메이드였었지.” 긁적
그러자, 미셸은 잠시 손을 놓고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보더니, 과거의 한 때를 추억하는 듯한 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셸”작은아가씨… 음… 제가 이전에 일하던 저택의 한 아이가 좋아하던 거였으니까요….”
란코”그 저택이라면 스칼렛가의…?”
그렇게 조금 생각하던 란코가, 행여 과거를 묻는것이 실례가 될까 염려해 말을 돌렸다.
란코”그, 그렇구나! 여도 한번.. 아니, 저도 한번 맛봐도 될까요…?”
미셸”아하. 넉넉하게 준비할테니 그건 걱정마세요 란코씨~”
미쿠”으음.. 잘 됐으려나….”
화이트초콜릿 반, 다크초콜릿 반, 그런 초콜릿들이 각양각색의 고양이 모양의 틀에 끼워져 있는 스텐다드한 형태의 초콜릿이었다.
※ 미쿠 인지 판정
미쿠"흐흥냥~ 역시 실패할리가 없지. 그럼 이걸로 조금 그림을 그려서...."
그리고 마지막 수비드 팩에 담겨있던 초콜릿을 든 미쿠는, 그것에 미세한 구멍을 내어 쭉 짜내며 각각 고양이의 머리 모양의 초콜렛에 귀엽고 앙증맞은 그림을 그려넣더니, 가장 예쁘게 그려진 초콜릿들을 엄선해 미리 준비해둔 상자에 하얀색의 밀크 초콜릿과 검은색의 다크 초콜릿이 체스판처럼 교차하듯이 넣어두며, 모든 과정을 완성했다.
미쿠"미쿠는 이걸로 끝이다냐~"
아리스"잠깐, 뭔가 하나 이상한 게 들어갔는데요."
나기"기분탓이랍니다. 닷디아나쟝."
아리스"타치바나입니다. 그리고 역시나, 전혀 기분 탓이 아니잖아요! 뭔가요, 이 핫소스는!"
초콜릿을 만들기 위한 재료들 사이에서 혼자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빨간 액체가 든 병을 아리스는 재빠르게 낚아챘다.
아리스"나기씨, 프로듀서씨한테 원한이라도 있으신건가요?"
나기"들켰군요. 사실 P에게는 하-쨩을 뺏어간 죄를 묻기 위해 천벌을 내리려고 합니다."
아리스"거짓말이잖아요. 나기씨가 그런 이유로 프로듀서한테 장난칠 사람이 아니란 건 알아요."
나기"이런, 이런. 들켰군요. 하지만 나기는 어떤 연금술사와 다르게 아리스쨩 같이 눈치 빠른 아이는 싫지 않답니다."
발뺌없이 순순히 인정한 나기는 슬슬 자기 머리속의 개드립 엔진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나기"아리스쨩, 초콜릿은 달죠?"
아리스"...예, 당연하죠."
나기"오늘 P가 받을 초콜릿은 아마 나기들 같은 담당아이돌의 초콜릿과 아-P의 초콜릿까지 총 7개죠."
아리스"응? 아카네 프로듀서는 왜 프로듀서씨에게 초콜릿을 주나요?"
나기"그런 사소한 건 어떻든 좋아요."
아리스"뭔가 사소한 게 아닌 것 같은데요..."
나기"중요한 건 나기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랑이 듬뿍 들어가 달콤한 초콜릿들이 P의 입안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입니다. 과연 단 걸 탐탁치 않아하는 P가 질리지 않고 초콜릿을 다 먹을 수 있을까요?"
나기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은 아리스는 손으로 턱을 매만졌다.
아리스"그렇군요. 타바스코로 맛에 변화를 줘서 프로듀서씨가 계속 초콜릿을 먹을 수 있게 한다니..."
-라고 받아들일 턱이 있나.
아리스"...그럴 리가 없잖아요! 안 속는다고요!"
나기"쳇, 조금만 하면 넘어올 수 있었는데 아깝군요. 이래서 눈치 빠른 아이는..."
아리스"방금 싫지 않다고 하셨잖아요?"
나기"아직 아무 말도 안했어요."
그렇게 말한 나기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면서 타바스코는 포기한 것처럼 틀에 중탕한 밀크 초콜렛이 겉면에만 입히게 부어주고 그 안에 모모카에게서 받은 꼬냑을 미리 준비한 설탕시럽과 섞어주었다.
준비한 꼬냑시럽을 짤주에 넣고 굳은 초콜릿 안에 조금씩 넣고, 그 입구를 밀크초콜릿이 담긴 짤주를 써서 초콜릿으로 막는다.
아리스는 평소의 개그욕심 넘쳐나고 거의 매일 엉뚱한 나기에게서 볼 수 없는 진지한 모습이 새로워서 눈길을 쉽사리 떼지 못한다.
나기"아리스쨩은 초코 안 만들어도 되나요?"
아리스"아, 깜빡 잊고 있었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나기의 말에 아리스는 미리 표면에 다크 초콜릿을 부어 냉장고에 넣어놓은 얼음틀을 떠올리고 냉장고에서 틀을 꺼냈다. 표면이 잘 굳은 것을 확인한 아리스는 먼저 전자렌지로 녹인 마시멜로를 짤주에 담아 틀 하나하나에 조금씩 붓고, 미리 씻어놓고 꼭지를 따놓은 딸기들을 안에 넣었다.
나기"마시멜로에 딸기라, 달콤과 새콤. 어울리지 않을 수가 없겠군요."
아리스"케이크를 만드려고 산 재료는 활용해야하니까요. 애초에 왜 제가 케이크를 만드는 걸 모두 그렇게 막았는지 모르겠네요."
나기"음...흘려들을 수 없는 말을 들어버려서..."
아리스"무슨 얘기를 들었는지 대충 알 것 같네요. 또 제가 만드는 건 움직이고 그런다는 얘기겠죠. 저라고 좋아서 그렇게 만드는 게 아닌데."
볼을 살짝 부풀린 채로 입을 삐죽 내민 아리스는 삐진 것처럼 보여서 나기는 조금 당황했다.
나기"...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었다면 미안해요, 아리스쨩."
아리스"아뇨, 이해 못하는 건 아니예요. 소중한 발렌타인이 엉망이 되는 건 저도 포함해서 누구도 바라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아리스의 볼은 더 크게 부풀어서 그녀의 목소리는 완전히 볼멘소리가 되어버렸다.
아리스"프로듀서씨한텐 딸기케이크를 선물드리고 싶었는데."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나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아리스의 옆에 있던 병을 잽싸게 낚아챘다.
나기"그럼 아리스쨩을 돋보이게 할 비장의 플랜을 나기가 쓸 수 밖에 없겠군요."
아리스"네? 앗, 잠깐요?!"
나기의 갑작스런 돌발행동에 뒤늦게 반응하고 만 아리스는 나기가 이미 완성 직전인 스스로의 꼬냑 봉봉 초콜릿에 타바스코를 뿌려버리는 걸 막지 못했다.
아리스"어, 어째서 굳이 이런 짓을..."
나기"나기가 초콜릿을 망쳐버린다면 아리스의 초콜릿은 부각될거고 그럼 딸기케이크만큼의 존재감이 생길테니까요."
아리스"아니, 진짜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었어요..."
나기"어라?"
아리스"딸기케이크를 못 만들어드리는 건 아쉽지만 초콜릿에 정성을 담으면 되는 일이니까요."
나기"어라라..."
나기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음~.'하면서 고민하는 티를 냈지만 결코 당황하진 않았다.
나기"혹시 나기는 설레발로 성대하게 자폭해 버린게 아닌지?"
아리스"아니, 여유 부릴때가 아니라 얼른 타바스코를 닦아내죠! 늦지 않았다고요!"
나기"초코가 완전히 굳기 전에 뿌려서 이미 엎질러진 타바스코랍니다.
아리스"...절 신경써주실 필요없이 나기씨 초콜릿에만 신경쓰시면 되는데..."
한 사람에게 소중한 발렌타인 초콜릿이 자신때문에 망쳐졌다는 죄책감과 슬픔으로 아리스의 얼굴이 금방 울 것처럼 변해버리자 나기는 포커페이스 그대로 다급한 손동작을 취했다.
나기"뭐, 뭐. 아리스쨩 때문이 아니라도 나기는 처음부터 타바스코로 P를 골탕먹일 작전이였으니 아리스쨩 때문이 아니예요. 그러니 울려고 하지마요."
아리스"이젠 장난칠 작정이였다는 거 숨기지도 않으시네요."
나기"장난 안 치기에는 P는 너무 재밌는 사람이거든요."
아리스"분명 프로듀서씨한테 혼날걸요."
나기"으음, 그건 배드뉴스네요. 또 꼬집기형에 처하려나."
아리스"....혼날때 옆에서 나기씨 잘못이 아니라고 최선을 다해 변호해드릴게요."
나기"오오, 예상치 못한 원군. 그때가 오면 잘 부탁드릴게요."
슈코 "손해 볼 짓은 안 하는 사람보다, 손해 볼 짓까지 저지르는 사람이 더 무섭거든-"
사치코 "마치 본인은 전자라는듯이 말하고 계시군요.."
슈코 "어떨래나☆ 슈코씨도 나기도 말이지. 그래서 저거, 정말 핫소스?"
사치코 "..그도 그렇네요. 있다가 밝혀지겠죠."
하지만 서프라이즈를 미리 공개했다가는 당연히 서프라이즈를 벌이는 의미, 재미가 없어지지 않는가.
지루하고 정석적인 것도 나쁘진 않지만 그것들이 가끔은 이골이 날 정도로 싫어지곤 하는 나기는 빙글 돌아 슈코와 사치코를 보며 피스사인을 그린 양손을 각각 자신의 이마와 턱에 갖다붙히는, 그녀만의 시그니처 포-즈를 지었다.
물론 포커페이스는 그대로인데다 포즈조차도 의미불명이라 그 누구도 나기의 진의는 읽지 못하는데.
사랑을 노래하는 솔로곡, 라비앙 로즈의 곡조를 그대로 따라가는 흥겨운 콧노래를 부르며 모모카는 묽은 반죽이 담긴 보울에 계량한 꼬냑을 붓고 거품기로 보울 안을 휘저어 반죽과 꼬냑을 뒤섞어주었다.
니나'지이~.'
행복한 꿈에 잠긴듯 주변에 누가 자신을 지켜보는지 눈치조차 못챌 정도로 무아지경에 빠진 모모카를 빤히 쳐 다보는 니나, 모모카는 코코아 가루가 든 병을 집기 위해몸을 돌렸을 때 니나하고 눈을 마주쳤다.
모모카"어머, 니나양. 무슨 일 있으신지요? 절 그렇게 지그시 바라보시고."
니나"모모카쨩이 열라 즐거워보여서 그 이유를 알려고 관찰한겁니다."
모모카"즈, 즐거워보였...그렇게 보였나요?"
니나"네, 노래도 계속 쳐불렀던 거예요."
너무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있었다고 이제야 자각한 모모카는 부끄러움에 그만 빨개진 얼굴을 두손으로 가려버렸다. 하지만 니나는 웃거나 하는 예상외로 제법 진지하게 모모카를 향해 물었다.
니나"어떻게 하면 그렇게 열라게 즐거워질 수 있는겁니까?"
모모카"예? 그건...어째서 여쭤보시는건지?"
니나"초콜릿에 정성을 담으면 핵폭탄처럼 열라 맛있어진다고 나기 언니가 말해준 겁니다."
모모카"음...아마 나기양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를 말씀하셨겠지만요."
모모카는 사내 마켓에서 나기가 남 몰래 챙겼던 타바스코 소스를 떠올렸다.
니나"니나는 프로듀서 말고도 특임대의 영감님한테도 초콜릿을 줘야하는겁니다. 그러니까 최대한 쳐맛있게 만들어 주고 싶은거예요!"
모모카"니나양...어쩜 이렇게나 갸륵한 마음씨인지..."
니나가 말하는 영감님이 누군지 물어보고 싶은 의문보다 니나의 상냥함에 받은 감동이 더 큰 모모카는 바로 니나의 양손을 잡아주었다.
모모카"이 모모카, 미력할지도 모르지만 니나양의 초콜릿 만들기에 가능한 도움을 모두 드리겠사와요!"
니나"정말인겁니까?! 와-이! 모모카쨩이 도와주면 열라 든든한거예요!"
그렇게 공동전선이 만들어지자 니나는 모모카
모모카"니나양은 어떤 초콜릿을 만들건가요?"
니나"하얀 녀석 안에 이걸 넣을겁니다!"
니나가 들어올린 건 까만 오레오 쿠키, 니나가 올려놓은 재료를 확인한 모모카는 니나가 말하는 하얀 녀석이 부드러운 눈 같은 화이트 초콜릿임을 알았다.
모모카"어머, 저는 처음보는 조합이네요. 맛있나요?"
니나"네! 니나, 이 맛 좋아해서 프로듀서하고 모두에게 주고 싶은거예요! 모모카쨩은 뭐 만드는 겁니까?"
모모카"카카오 파운드 케이크랍니다. 이 반죽에 카카오 가루를 좀 섞으면 완성이예요."
그렇게 말한 모모카는 카카오의 풍미가 날 정도의 카카오 가루를 파운드 케이크 반죽에 넣고 다시 거품기로 반죽을 저었다. 그 사이에도,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니나"바로 그거인겁니다!"
모모카"예?! 어떤 것이 말인가요?"
니나"모모카쨩은 어떻게 하면 초콜릿 만드는 걸 그렇게 즐길 수 있는 겁니까? 방금도 미소짓고 있었던거예요!"
모모카"그...그건..."
얼굴이 빨갛게 된 모모카는 부끄러워서 우물쭈물하다가 천천히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모모카"제 초콜릿을 받고...기뻐해줄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면...저도 모르게 가슴이 행복함으로 벅차오르고 만답니다. 그렇게 되면 저도 모르게 미소 지어져서..."
헤실헤실하게 풀어진 미소를 어떻게든 손으로라도 평소의 표정으로 되돌리려 하는 모모카. 하지만 행복감이, 들뜸이, 쌉싸름하지만 달콤한 이 감정이 솟아오르는 것이 멈추질 않아 그녀의 미소는 더 깊어졌다.
니나"...니나, 쳐 안겁니다!"
모모카"어떤 게 말인가요...?"
니나"쳐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려면 열라 좋아하는 사람을 떠올리는 게 비법인겁니다!"
모모카"좋아..?! 니, 니나양, 그런 게 아니라..."
니나"우웅, 그럼 모모카는 프로듀서 싫어하는겁니까? 니나는 프로듀서도, 모모카쨩도, 영감님도 다 열라 좋은겁니다!"
니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설령 하더라도 내면의 백지 같은 순수함 탓에 거짓말은 금방 들통난다. 니나와 오래 지내온 모모카는 그걸 알고 있었고, 지금 니나가 하는 말은 거짓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그렇기에 모모카도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모모카"...니나양 말대로랍니다. 전 니나양도, 아리스양도, 아나스타샤양도. 그리고 프로듀서쨔마도. 전부 좋아해요."
조금 후련해진듯 가볍게 미소지은 모모카는 니나를 돌아보며 힘차게 소리쳤다.
모모카"그럼 저희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최고의 초콜릿을 만들도록 하죠!"
니나"물론인겁니다!"
모모카는 정성껏 섞은 파운드케이크의 반죽을 직사각형의 케이크틀에 천천히 부어넣고는 그 안에 잘게 부순 땅콩을 뿌렸다. 한편 니나는 중탕한 화이트 초콜릿을 자기가 미리 준비한 동물틀과 아카네P가 만들어준 동물틀에 정성스레 붓고 미리 준비한 오레오 쿠키를 모모카의 도움으로 잘게 조각낸 뒤 신중한 손길로 그 조각난 쿠키들을 초콜릿에 퐁당 빠뜨린다.
그 와중에도 둘은 자신들의 초콜렛을 받고 기뻐할 사람들을 뇌리에서 떠나보내지 않은 채로 열심히, 정성스레 초콜릿을 만들었다.
모모카는 반죽을 넣은 케이크틀을 160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고, 니나는 쿠앤크 초콜릿이 담긴 틀을 냉장고에 널어 굳히기 시작한다.
이제 기다리는 것만이 남자, 니나는 모모카에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니나"이러면 니나들의 초콜릿은 세계최강인게 틀림없는겁니다!"
모모카 또한, 니나의 말에 미소로서 화답한다.
모모카"후후. 예,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네요."
'보글..보글..'
10개는 되는 중탕냄비에서 끓어오른 물에 의해 안개가 낀 걸로 느껴질 정도로 습하게 달아오른 그곳은 소란과 고요가 공존해, 말 한마디도 오가지 않고 대량의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그릇과 조리기구의 경합 소리만이 들려온다.
'..또옥..'
"땀 한방울 흐를 정도면.. 이제야 좀 속도가 붙었네! 다음!!" 파바바박
..사실, 말이 '오갈' 리가 없다. 이곳은 유이 혼자서 사용하고 있으니까.
유이 "왼쪽열 냄비 젓고- 오른쪽 냄비 교체!" 차차차차차카카카카캉
좌에서 우로 작업순서에 맞춰 배치된 중탕 냄비들은, 쉴새없이 그 내용물이 저어지고 옮겨지고 틀로 부어지면 다시 재료가 채워지길 반복- 그 모든것이 한 사람의 손에서 이뤄지며, 엄청난 속도로 부산물을 퇴적시켜 간다.
유이 '화이트 다크 밀크 비율은 대체로 같게.. 음 뭐, 일단 만들면 돼! 재료 다 써버리면 결국 같아지고!' 좌라라락
준비한 모양 틀은 이미지에 맞춘 하트와 별 모양 위주. 나머지는 제작이 빠른 견과류나 커피콩으로 원 포인트를 준 볼 초코! 식어서 굳어가는 표편에 슈가 파우더나 아몬드 가루를 뿌려주면, 다 비슷해보여도 같은 것은 하나도 없다!
유이 "그리고오 역시이거지! 꼭 써보려고 했거든!" 퐁
물론 그뿐이면 뭔가 아쉽다. 수제초코 요소를 잊지 않으려 준비한 판 초코에는 초코펜으로 사인이나 낙서를 그려넣기도 하며, 완성품이 나오는대로 미리 적절히 재단된 것을 사둔 포장지와 리본으로 직접 포장! 특히 포장 부분에서 한두번 해본 솜씨가 아닌 모습을 보여주는 유이는, 초고속능력이 대인관계에서 갖는 이점을 몸으로 증명한다!
그리고 카밀라는 눈이 따라가기 힘든 이 어마어마한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도,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유이의 서포트를 충실히 해내고 있었다.
유이 "아, 작업공간에 너무 쌓였다! 카밀라, 포장 끝낸거 거기 박스에 담아줄래?!" 홱
카밀라 "재, 재료 리필만 끝내고.. 금방 할게요! 안 늦을거에요!"
유이 "응, 고마워! 있다가 카밀라쪽은 유이가 다시 도와줄게!" 쌔앵
카밀라 "그, 그런데 이걸 다 포장하면 양이..? 아무리 봐도 벌써 100개는 나오겠는데요?"
유이 "몰라☆ 어차피 남을 일은 없거든! 사실 우정초코도 받던 쪽일때가 많아서- 그것도 나름 기쁘지만! 올해는 학교쪽에도 제대로 돌려서 보답할 생각이야! 과함이란건 없다구!" 촤좌좌좌좍
카밀라 "유이씨가 학교에서 이걸 주려고 뛰어다니시면 그거야말로 대소동이 아닐까요.."
치나츠 "뭐어, 유이는 지방에 사는 예전 친구들도 가끔 뛰어서 다녀오거든..고향도 그렇고. 친하다면 슬슬 익숙하겠지."
카밀라 "친함의 허들이 너무 높아요오.."
나기"1인 신칸센, 신칸센 JK, 일본 전역이 역세권인 JK라는 별명을 가졌으니까요. 나기로서는 뭔가 비상식인 것마저 상식처럼 받아들이는 지금이 묘하군요."
하야테"뭔가 유이씨 별명이 하-는 전부 처음 듣는데 혹시 나-가 지어낸 거 아니야?"
나기"글쎄올시다, 진실은 저 너머에."
카나코: 역시 조금 늦었으려나요~ 마침 바구니에 초콜릿을 담아 뒀던 게 다 떨어져서 조금 외출했는데, 그 사이에 이렇게나 사람이 많아졌네요~
일상에도 전시에도, 항상 들고 다니는 디저트 바구니를 살짝 흔들어 보인 카나코는 자연스럽게 한 자리에 올려 놓고 손을 씻는다.
바구니는 내용물이 꽉 찬듯 반쯤 열린 바구니 덮개 틈으로 여러 가지 초콜릿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아나스타샤"Да, 두근거리네요..."
Пряник(쁘랴니끄)를 잘게 부숴서 스폰지케이크, 우유, 버터를 섞은 것을 картошка(까르또쉬카, 감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입크기로 반죽한 것과 마카다미아를 넣은 초콜릿이 틀 안에서 굳을 수 있게 냉장고에 넣어놓았던 아나스타샤와 하야테는 시간이 다 되자 긴장된 표정으로 냉장고 문을 열었다.
※아나스타샤, 판정 대기 중
아나스타샤의 케이크는 냉장고에 넣기 전 귀여운 모습을 유지하며 잘 뭉쳐져 있었고 하야테의 초콜릿도 표면이 매끈매끈할 정도로 깔끔하게 완성되어 있었다.
하야테"대성공이네, 아냐씨!"
아나스타샤"Да~! 대, 대, 대성공입니다!"
들뜬 아나스타샤는 이제 마지막으로 케이크 표면에 카카오 가루를 입히기 위해, 신난 하야테는 초콜릿을 포장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에 돌입한다.
니나"모모카쨩의 케이크, 다 구워진 거 같습니다."
모모카"예, 오늘 한 노력의 결과가 어떤지 드러날 시간이네요."
니나"니나도 그런 거예요. 열라 긴장됩니다..."
모모카가 오븐의 손잡이를 잡은 채로 굳어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니나도 방금 냉장고에서 꺼내온 초콜릿틀을 보며 긴장했다.
모모카"하지만 초콜릿을 전해주려면 결과를 확인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죠."
니나"쳐 찬성인거예요. 모모카쨩, 동시에 확인하는 건 어떤가요?"
모모카"좋은 생각이네요. 셋에 같이 꺼내보죠."
둘은 숨을 깊게 몰아쉬고 이 앞에 무슨 결과가 놓여있든 후회하지 않을 각오를 다진다.
모모카"하나."
니나"둘!"
모모카&니나"셋!"
※모모카, 판정 대기 중
잘 부풀어 오른 카카오 파운드 케이크가 모모카를 반겨주고 있었던 것이다.
모모카"니나양! 니나양의 초콜릿은 어떻게 되셨나요?"
퍼뜩 니나가 떠오른 모모카가 그녀쪽을 바라보니 니나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띈 채 아카네P가 준 토끼 모양 틀 그대로 나온 쿠앤크 초콜릿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아리스"뭔가 초콜릿 앞에 부끄러운 수식어와 수상한 한 마디가 붙어있는데요."
나기"그거야 그렇게 기대할만 하니까요."
아리스와 나기 또한 이제는 다 굳어버린 자신들의 초콜릿을 틀에서 빼내는 것만이 남았다. 아리스는 자기 때문에 초콜릿을 망치게 되버린 나기에게 걱정스러운 시선을 향했다.
아리스"나기씨, 정말 괜찮으신가요?
나기"예? 당근 괜찮죠. 아임 파인 땡큐랍니다."
아리스"하지만 떨고 있잖아요."
아리스는 긴장의 두근거림으로 떨리는 나기의 손을 보고 말했다.
나기"떨리죠. 나기가 만든 이 초콜릿을 먹은 P가 나기를 어떤 식으로 즐겁게 해줄지 아주 궁금하니까요."
아리스"프로듀서씨한테서 나기씨가 기대하는 반응은 안 나올 것 같은데요..."
나기"아뇨, P는 합니다. 나기가 아는 사람들 중 가장 재밌는 사람이니까요."
아리스는 한숨 쉬고, 떨리는 나기의 손을 슬쩍 잡았다.
아리스"약속은 지켜드릴거니까요."
나기"...나기는 믿음직한 거래처를 뒀군요."
아리스"한번 한 말은 지켜야하니까요. 슬슬 초콜릿, 확인해볼때 아닌가요?"
나기"슬슬 그럴 때죠. 자, 초콜릿. 에프비아이, 오픈 업."
※나기, 판정 대기중
자신의 초콜릿이 해결되서 나기쪽을 바라본 아리스는 나기가 매끈한 공 형태로 만들어져 흑진주처럼 보이는 그녀의 초콜릿을 높이 들어올린 채 보석감정사라도 된 것처럼 찬찬히 뜯어살피는 걸 보았다.
아리스"이렇게보니까 도저히 타바스코가 들어간 초콜릿으로 보이지 않네요."
나기"오히려 좋죠. 방심한 P의 미뢰에 스트레이트 KO펀치를 때려박는 거랍니다."
※ 아카네p 판정
데코레이션의 퀄리티가 무언가 100% 만족하지는 못하는듯한 아카네p였지만, 그래도 프로가 아니라면 무엇이 부족하거나 심심한지는 알 수 없을정도의 깔끔한 데코레이션이 된 초콜릿이었다.
아카네p"그럼 음.. 하나 먹어볼까."
시키"그럼 시키냥도~"
미쿠"미, 미쿠도!"
아카네p"그래그래. 많이 만들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동료들에게 자신이 만든 초-수제 초콜릿을 하나씩 집어들어 입에 넣고 그 맛을 음미했다.
시키"오호..... 이 맛은..... 역시 추출기를 쓴건 정답이었네~"
미쿠"으음... 확실히.... 단순하면서도 되게 고급진 맛이 난다냥...."
린"뭐랄까.. 다른 애들처럼 막 달지는 않는데, 고소하면서도 되게 깊은 맛이 나네. 카카오 빈부터 직접 만들어서 그런거려나...?"
아즈키"우물우물, 말하자면 어른스러운 맛...?"
아카네p"응. 의도대로는 된 것 같네."
일련..이라기보단 다발적인 소란에도 불구, 아스카는 자신의 작업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초심자인데도 상당한 집중력을 보이는 그 모습은, 정진정명 쿨타입의 모범...
아스카 "물은 들어가지 않도록, 그리고 적절한 때에..아니, 침착하게 해. 지금의 난 감미의 바다를 표류하는 한마리 파티시에르..아니 해월..? 후후.." 중얼
..정정. 꽤 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진지한 마음가짐이 배신하지는 않았는지, 차근차근 진전된 작업은 어느새 틀에 부어 모양을 내고 장식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비록 쓰일 틀들은 사신의 엠블럼이 박혀있거나 복잡한 기하학적 패턴의.. 란코라면 공감해줄지 모를 기묘한 취향의 것들이 잔뜩이긴 했지만.
슈코 '어디서 저런 걸 찾아온건지-'
사치코 '이 부분은 포기 못 했군요..' 거의 끝냄
아스카 "으음, 어디에 뭘 뿌려야 할지.. 고민되는걸. 필링같은걸 채우지 않았으니 아무 장식도 하지 않는것도 그렇고.."
란코"이, 이렇게 하면 되겠느냐?"
미셸"네. 이제 방금 만들었던 무스를 발라서 완성한 것에 데코레이션을 올리면 될 거에요."
란코"헤에... 생각보다 간단... 크, 크흠! 만물에 통달한 마왕에게 이 정도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지!"
미셸"아하하.. 그럼 이제 한번 발라볼까요?"
※ 란코 판정
란코"그, 그럼.... 최후의 룬을!"
그러더니, 초콜릿 페이스트가 담긴 비닐의 모서리를 양손으로 든 란코가, 평소에도 익숙한 고딕스러운 필기체로 '해피 발렌타인'을 적어넣었다.
란코"이것으로 완성이로구나!"
미셸"아하, 축하드려요 란코씨~"
그러자 란코가 기쁜듯이 웃으며 미셸의 손을 잡고 말했다.
란코"이 모든 업이 그대의 공이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