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과 고통이 눈사태처럼 밀려온다. 그 흉폭한 포식자는 모든 것을 휩쓸고 어둠만이 남았다. 아니, 포식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것이 휩쓸고 온 자리에는 조그마한 빛이 남아있었다. 포식자는 다시 탐욕스레 빛을 휩쓸었으나 빛은 시련과 고통을 딛고 더욱 강해졌다. 그리고 다른 빛을 만들어냈다.
다들 알고 있을 거야, 아닌 척 하지만, 이뤄질 수 없는 상상과 이뤄질 수 없음에 대한 공포가 내재된 감정의 눈보라를,
적당히 눈으로 덮어 안 보이게 만든 다음 펼쳐진 단순한 설원이 나라고 믿는 당신이 있음을,
그 설원 밑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만, 밑에 떨어진 무언가를 두려워 해 차마 구조작업을 하지 못함을,
그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지도 알지만 단지 모르는 게 편하다는 것을 아는 당신을,
그 밑의, 그 밑의, 그 밑의 심해에 살고있는 생물을, 그 생물을 마주보는 두려움을,
육지에서 보지 못했던 생김새와 습성을, 그 아주 지독한 습성을, 습성을 마주보는 것이 두려움을,
지독히도 추악한 그들의 모습을 새하얀 눈의 환영으로 덮어 제 눈만 적당히 가린 뒤 저건 차가우니 만지지 마,
그리고 이 글은 멍청히도 그 경고를 무시하고 내려갔다 바라본 그 아귀의 눈깔에 서린 시뻘건 색 불꽃, 그 거대한 몸집과 행동에 공포감을 느끼고 황급히 수면 위로 올라온 어느 머저리의 글임을,
"사랑같은 흔해빠지고 유치한 단어 따위로 설명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닙니다. 모래성마냥 짓뭉개졌다고 생각했던 내 삶을 되살려올리고, 모든 선율을 잃어버리고 절망에 빠져 있던 제게 기적같이 새로운 선율을 선물해준 저 빛나는 영혼들, 내 삶의 이유... 나는 지금, 저 아이들을 「숭배」 하고 있습니다. 열렬하고도, 겸허한 마음으로."
인생이란 다음 방에 뭐가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로그라이크 게임.
탈출구 없는 미로 속에서 영원히. 데드 엔딩을 맞을때까지 문을 열고. 선택하고 찿아내지
다음 방에는 금은보화가 있을 수도 있고. 그 다음 방에는 죽는게 편할 함정이 있을 수도 있어.
스포일러가 간절하지만. 그 누구도 다음 방이 뭔지 알 수 없어.
뒤로 돌아 갈 수도. 포기하고 나올 수도 없는 무한히 이어진 미로의 한 자락. 다음 방으로 향하는 문고리를 잡고 생각해보자.
꿈은 태양, 후회는 그림자
태양을 등진다는 것은 그림자를 마주본다는 것
꿈은 태양, 후회는 그림자
태양을 쫓는다는 것은 그림자를 등에 지고 나아간다는 것
꿈은 태양, 후회는 그림자
태양에 도달한다는 것은 결국 나아갈 길을 잃는다는 것
꿈은 태양, 후회는 그림자
그리고 눈을 감는다는 것은 오직 그림자만을 보게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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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밝게 빛을 낼 때는 태양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고,
태양의 빛이 닿지 못할 때는 순식간에 어두워져 버린다.
어둠이 없이 빛만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빛을 가로막는 모든 물체들이 없어야한다. 허나 그럴 수는 없기에 어둠은 크든 작든 항상 존재한다.
땅에서 바라보는 이들은 대등하다고 착각하지만, 나는 너에 비하면 왜소하고 초라하고, 너 없이는 빛조차 낼 수 없어.
하늘에서 나를 바라보는 너는 스스로가 너무나 초라하다 말하지만, 내 빛을 받고 밝게 빛나주는 너는 내겐 너무나 아름다운 걸.
분명 땅에서 바라보는 이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
너는 초라하지 않아. 나는 사람들이 바라볼 수 없고, 바라봐주지도 않는 걸. 그렇지만 너는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며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걸.
그리고 무엇보다...
너는 사람들과 가까이 있는 걸. 그 사람들이 네게 다가올 정도로.
나는 빛을 사람들에게 비추지만, 사람들은 나를 바라보지도 않아.
하지만 너는 스스로 빛나지는 못할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너를 바라며, 너를 보고, 네게 다가서고자 하는 걸.
너는 내 빛을 부러워하지만, 나는 네 거리가 부러워.
내가 빛이 어두웠더라면 나도 너처럼 될 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랬더라면 네가 이렇게 빛나지 못했을테지.
그러니까 나는 만족해.
아름답게 빛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너를, 살짝 먼 거리에서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나는 만족해.
그래, 바로 이것이다.
하지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것이기도 하지
마치 비눗방울처럼
그늘진 골목에서 본 한 가로등
애처롭게 깨진 전구가 한숨을 내쉬며
나를 바라보고 있구나
모두가 살아간다.
빗물에게 물으니
바다로 갑니다
가는 길 쓸쓸할 터이니
내 눈물 하나
벗삼아 가거라.
너와 나 마냥
머리가 아프다고
당장 풀어야 하겠다고 너는 주저앉았다
풀지 말아다오
전선도 사랑하니 뒤엉킨 것이다
우물 밖 개구리는 우물 안의 생활을 모르네
닿은 벚나무 동산에 꽃비가 내리면
그 꽃비 속에서 당신이 춤을 추네.
그렇지만 꿈은 깨어나기 마련이고 환상은 깨어질 수밖에 없겠지.
그리고 그 벽 때문에 나아가지 못한다.
사회에 나가 어른을 연기할 뿐.
적당히 눈으로 덮어 안 보이게 만든 다음 펼쳐진 단순한 설원이 나라고 믿는 당신이 있음을,
그 설원 밑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만, 밑에 떨어진 무언가를 두려워 해 차마 구조작업을 하지 못함을,
그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지도 알지만 단지 모르는 게 편하다는 것을 아는 당신을,
그 밑의, 그 밑의, 그 밑의 심해에 살고있는 생물을, 그 생물을 마주보는 두려움을,
육지에서 보지 못했던 생김새와 습성을, 그 아주 지독한 습성을, 습성을 마주보는 것이 두려움을,
지독히도 추악한 그들의 모습을 새하얀 눈의 환영으로 덮어 제 눈만 적당히 가린 뒤 저건 차가우니 만지지 마,
그리고 이 글은 멍청히도 그 경고를 무시하고 내려갔다 바라본 그 아귀의 눈깔에 서린 시뻘건 색 불꽃, 그 거대한 몸집과 행동에 공포감을 느끼고 황급히 수면 위로 올라온 어느 머저리의 글임을,
누군가가 말했어
오늘도 사랑했어
내일도 사랑할게
듣지 않았어
그래서 말하지 않았다고 말해.
생각을 멈추면 모든 것이 멈추고, 굳어버릴지도 모르니까.
굳어버린 너에게 네 소중한 것들이 상처입는 것이 싫다면.
저 멀리 보이는 봄이 손짓하네.
손짓 따라 걸어가면 온기에 닿을 수 있을런지
옷깃을 다시 꽁꽁 여미며 차디찬 계절을 걸어가네.
그저 웃어 넘긴다.
알리고 싶지 않으니까.
내 괴로움이 진심으로 들리게 하고 싶지 않으니까.
내 괴로움이 마치 가벼운 것처럼 위장하고 싶으니까.
나는 마치 괴로움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싶으니까.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괴로워하지 않을테니까.
...
무엇이 그 뒤에 괴로움을 감추고, 무엇이 그 뒤에 행복을 두었을까.
무슨 웃음이 진짜 웃음일까.
웃는다는 게, 행복을 의미하진 않아.
누구도 상처입히지 않는 다정한...
누군가가 웃는 이에게 손만 내밀어준다면 완벽할텐데.
그래도 현실을 사는 이들의 상상이니까, 통하는 것도 있다.
내딛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어.
살아있어서 괴로운거야.
그것에 의미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무엇보다 두려운 것을 피하는 것 뿐일까.
아니면 그저 살아갈 뿐인 걸까.
어느쪽으로 살아갈지라도, 그래도,
삶은 귀하다.
이 세상에 뿐만 아니라,
모든 시간에,
모든 차원에,
모든 장소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니까.
그렇기에 그 어느것보다도 귀하다.
다시는 돌려놓을 수 없기에 또 소중하다.
삶을 사랑하자.
나의 삶도.
너의 삶도.
그 모래 한 톨, 한 톨 모두가 잠시 가라앉아 따뜻한 햇빛 맞으며 쉴 수 있는 그 언덕.
그 너머로 광활한 사막 있다고 해도 쉬었다 가는 걸음이 조금이나마 가볍지 아니하리?
해는 끝없이 그를 불태우고,
달은 끝없이 그를 얼리운다.
그러나 모래폭풍은 쉬지 않는다.
언덕을 넘고, 찾아가고, 또 만들며,
끊임없이 사막을 떠돈다.
그 여정 하나 하나마다 생기는 수많은 언덕들은 분명 다른 모래 폭풍들의 길잡이가 되겠지. 안식처도 될 거야.
그리고 머무른 그들 또한 모래 언덕을 만들어 가겠지.
앞서 휘몰아쳤던 그 모래폭풍처럼 말이야.
하지만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어느샌가 만족과는 거리가 멀어진 광장 한복판에 서있어
이 두팔로는 전부 부둥켜안을 수 없는 기대와 신망을 받고서
그래서 고독을 알고 유대를 느끼지
부조리를 합리화하는 것이 어른이 되는 길일까?
명확한 답은 없어, 네가 선택한 것을 답이라 믿는 것 뿐이지
하지만 그 선택까지의 기로에 넌 자유로울수는 없어
그리고 그 선택은 이후의 너를 결정짓게 되지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열이라는 것을 희생해야 할 때도 있다.
소모된 것은 반드시 결과로 돌아오지 않는다.
무의미한 희생이 있다.
그것으로 얻는 결과는 시덥지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의미는 있다.
오랜 것을 소모해 새로운 것을 야기하며
세상은 순환한다.
주위를 비추는 태양빛도 있고,
태양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달빛도 있고,
밤이 되면 같이 나와 장관을 보여주는 반딧불이도 있고,
남이 가는 길을 비춰주는 등불도 있지만,
그 빛 중 아름답지 않은 빛은 없다.
그저 마음이 울적하매 기뻐 춤춘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앞으로도 네 웃음과 같았으면 좋겠다.
나무가 변하려면 나무가 변해야 한다.
울창한 숲 안에서는 나무가 자라기 힘들다.
숲이 변하려면 숲이 변해야 한다.
그렇다해도 역시
시작은 싹에서부터.
아무것도 모른다고, 재난을 겪어본 줄 모른다고.
비웃는다. 깔본다. 혹 부러워한다.
하지만 온실은 밖이 보인다.
화초들도 재난을 안다. 겪어보지 못했을 뿐.
그렇기에 도리어 두려워한다.
온실이 언제 무너지는지.
자신이 얼마나 약한지.
언제, 어느 때에, 아주 작은 바람으로 인해 자신이 갈갈이 찢겨나갈지.
불안과 공포 속에, 화초들은 자란다.
편안함은 영원하지 않고,
끝은 언젠가 올 것임을 느끼기에.
이 온실의 보호가,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기에.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꽤나 가까운 곳에 있다.
그럼에도 필요로 할 때엔 없기도 하다.
항상 곁에 있으면 불편하다.
그러나 곁에서 사라지면 살 수 없다.
귀한 줄을 모르고 사용한다.
하지만 사라지면 절망만이 자신을 집어삼킨다.
물을 아껴쓰자.
사랑을 소중히 하자.
당연한 것처럼 보여도, 당연하지 않으니까.
“내 소원은 쓰알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 하면, 나는 또
“나의 계정의 쓰알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세 번째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
“나의 소원은 나의 계정에 없었던 담당돌의 쓰알이오.”
하고 대답할 것이다.
수풀이라 해도 걸으면 길이 생기는걸
더디다고 해도 나는 성장 중
실패를 반복하며 『나다움』을 닦아가고 싶어
그러니 결코 흔들리지 않는 발판으로 삼자.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삼지 말고.
음수라며 나를 비난해도,
나는 그저 앞만 보고 걸어갈 거야.
그 곳에 산이 있으니까.
아직은 가냘프고 서투르지만
하늘이 내게 내려 준 이 『목소리』로,
빛나는 미래를 불러볼 거야
봄바람 반겨주는 벚꽃의 산을.
바로 앞만 보인다는 거야.
발 아래를 바라보며, 감사한다.
앞을 바라보며, 나아간다.
지금 밟고 있는 길은 뒤에 길이 있었기에 밟은 것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은 내가 발을 옮겼기에 있는 것이지.
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자는, 비로소 발걸음을 옮긴다.
한층 가볍고,
한층 감사하며,
한층 기대하는 마음으로.
공부의 의미는 뭘까.
생각할 시간도 여유도 없는 우리들
속박은 자유를 선물한다
어느 자유를 선택하고
어느 속박을 받을지는
스스로의 선택에
그러니 신중하자
잘못된 선택은
속박을 벗어날 수 없게 만드니까
탈출구 없는 미로 속에서 영원히. 데드 엔딩을 맞을때까지 문을 열고. 선택하고 찿아내지
다음 방에는 금은보화가 있을 수도 있고. 그 다음 방에는 죽는게 편할 함정이 있을 수도 있어.
스포일러가 간절하지만. 그 누구도 다음 방이 뭔지 알 수 없어.
뒤로 돌아 갈 수도. 포기하고 나올 수도 없는 무한히 이어진 미로의 한 자락. 다음 방으로 향하는 문고리를 잡고 생각해보자.
이 다음 방엔 무엇이 있을 것 같니?
운명에 잠든 널 깨운다
내 것보다 큰 미소로
절망의 끝자락에서 만난 너
숙명에 잠든 날 깨운다
내 것보다 짠 눈물로
그리고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산다는 건, 책임이 따르는 일이다.
우리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책임이 있는 것이다.
기름과 물은 섞이지 않지만, 그들은 한 자리에 있는 걸.
서로를 맞추려 하지 않고, 그저 그대로 있는 것은,
어쩌면 그들만의 함께 하는 방법이 아닐까.
기름, 물, 함께 해도 변하지 않아.
그렇지만 그들은 한 자리에 함께 모여있지.
모습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겠지만,
그들은 서로 함께 하고 있어.
자신을 변화시키지 않고
상대도 변화시키지 않고
서로를 그대로 받아들인 채
한 자리에 모여 함께 하기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모습일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만나려고 하지 않으면 만날 수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붙잡자. 그것을 놓치기 전에.
수많은 시간을 지나 먼 옛날의 빛을 우리 머리 위로 드리우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도 시간이 지나고서야 비로소 닿게 된다.
마음을 주고 싶다면, 긴 세월간 빛을 멈추지 않는 별처럼 꾸준히
그러한다면, 그 빛이 우리에게 닿듯, 우리의 마음도 그들에게 닿게 되겠지
내가 네가 물든 것처럼
태양이 바다속에 빠져가고 있다.
내가 네게 빠져드는 것처럼
어쩐지, 조금 상냥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린이고
어린이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른이야.
무술은 살인을 위한 기술
무기는 살인을 위한 장비
그래, 자신을 거스르는 맘에 안드는 놈을 쳐죽이기 위해 존재하는, 그저 그뿐인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이를 제거하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이를 남겨 놓아간다.
비단 무술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실은 눈을 감아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눈을 감음으로서 비로소 보이게 된다.
어쩌면 그것들이, 보이는 것들보다도 소중할지도.
어째서 보이는 것은 소홀히 하지?
지금의 자신을 부정하고 싶기에.
태양을 등진다는 것은 그림자를 마주본다는 것
꿈은 태양, 후회는 그림자
태양을 쫓는다는 것은 그림자를 등에 지고 나아간다는 것
꿈은 태양, 후회는 그림자
태양에 도달한다는 것은 결국 나아갈 길을 잃는다는 것
꿈은 태양, 후회는 그림자
그리고 눈을 감는다는 것은 오직 그림자만을 보게 된다는 것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하던 낮잠
우리들의 봄은 어디로 갔는가
싱그러운 풀내음과 정겨운 흙 냄새
소리없는 아우성은 톱소리에 묻히고
정적만이 남아서는 황야를 메우니
우리들의 봄은 어디로 갔는가
콘크리트를 바라보며 그루터기는 생각했다
내가 손을 내밀지 않으면, 잡아줄 수 있는 이조차 없다.
안에서 흘러넘치는 빛은 그 무엇으로도 흐려질 수 없지.
세상 모든 것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우리 자신만큼은 우리를 속일 수 없어.
우리의 마음만큼은 우리를 기만하지 않아.
흔들리지 않는 건물을 짓는 것보다도
흔들리지 않는 기반에 건물을 짓는 것이지
강이 아래에서 위로 가지 않듯, 시간도 되돌아가지 않아.
그 소중한 시간 하나 하나를, 조금 더 소중히 여겼더라면 좋았을텐데.
멍청한 사람은 그저 흘려보낼 뿐이지만
현명한 사람은 천천히 곱씹으며 필사적으로 읽는다.
그 책을 읽는 건 단 한번 뿐임을 알기에.
고삼은 대학을 위해 인생을 연료로 태우면서 달려나간다
어째서지.
적어도 다른 사람들에겐.
자기 자신에게는? 글쎄?
그건 스스로가 알고 있지 않을까.
웃을 필요가 없다고 말해줘도, 웃어서 좋은 건 맞잖아?
그저, 그저 말이야...
아무도 상처를 보아주지 못하게 될 뿐이야.
그저, 그 뿐이야.
어쩌면 자신을 가리려고 하는 걸지도.
어둡고 뜨겁고 괴로운 슬프며 애끓는 그 몸을, 그 마음을,
그것들을 가리고 싶어서 빛을 내는 걸지도.
자기 자신을 불태우면서까지라도.
아무리 잘라내고 쳐내도
그 뿌리만큼은 땅 속에 남아서
지금 눈에 안보일지라도
반드시 다시 자라나고 자라나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뿌리를 뽑는다는 건 불가능해지겠지.
사랑같은건 없어.
그러니까
슬플리도 없어.
그 손을 뻗는 게, 어째서 이렇게 두려울까.
결국 손을 내밀지 못한채, 그대로 조용히.
차근차근 스러져간다.
비가 내린다.
투두둑 팅 통 탕 타닥 타닥 쏴아아
각자의 소리를 내며 세상을 적시어간다.
한 방울 머리위로 떨어졌다.
다른 방울과 만나 힘을 합치어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간다.
이윽고 친구들보다 조금 늦게 땅바닥에 떨어진다.
새로운 친구들을 환영하며 수면은 춤춘다.
다시 방울지어 떨어졌다.
차갑게 쓰다듬으며 흐르는 비.
같은 감촉, 하지만 다른 빗방울.
그럼에도 우리는, 그들을 같은 '비'라 말한다.
끝없이 내린다.
이름만이 같은 수십억의 방울들이.
순간마다 다른 비는
그렇게 불변이라 말해진다.
그 안의 방울들은
나아가는 대로만 편승해서 따라가며
누구인지 모르는 수많은 누군가들과
그렇게 그저 섞여갈 뿐이였다.
오늘도 그렇게, 떨어져 내리며
오늘도 그렇게, 부딫혀 막히며
오늘도 그렇게, 뒤섞여 흐르며
오늘도 그렇게, 비는 그치었다.
그 실패란 내 모든 것의 부정을 의미했다.
나와 같은 열화의 사랑을 한 그에게 있어
그 열기가 향한 곳은 내가 아니였던 것이다.
모두 포기한 내게 한 사람이 손을 내밀었다.
나를 좋아한다 말했던 사람.
그에게 품었던 불꽃같은 마음은 없었지만
곁에 있으면 편안했다.
도망치듯 그와 함께하기를 택했다.
나의 이기심을 알고있음에도, 그는 받아들였다.
그런 그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대했다.
이런 자신을 옆에 있도록 해준 고마움과 미안함으로.
그의 곁에 있으면 이 마음도 식힐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조용히 물결치는 끝없는 바다에, 식지 않는 태양을 가라앉혔다.
빛에게서 떠나 잠겨든 내게 있어, 마음은 심야의 어둠같이 식었다.
그는 또한 달이 되어, 영롱하게 비추어주었다.
잔잔하다. 시원하다. 물과 같은 사람.
그리고, 물과 같은 사랑.
아아, 어떡하지. 내 온도랑은 다른, 차디찬 마음인데도
어째서인가 언제부터인가 너를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 같다.
너와의 나날처럼. 잔잔하게, 평온하게.
악의도, 선의도 없는 그 열기는 때로는 행복을 주고, 때로는 괴로움을 준다.
이 열기에 우리가 감사하던, 증오하던, 열기는 끝없이 내리쬔다.
그렇게 뜨거운 열기가 땅을 데운다.
무대 위에서, 새로운 빛을 피어내어, 새로운 별들과 함께.
그 반짝임만으로, 자신의 마음이 구원받는다.
나는, 옳은 일을 했다.
그럼, 호박마차는 어떻게 될까.
공주님을 성에 데려다 주었고, 12시 이후의 때가 와도 그녀들은 마법의 한가운데.
그러니 나는, 이제 마법이 풀려 어디에나 있는 호박으로 돌아간다. 누군가에게 먹어지거나 짓밟힐, 그런 호박으로.
쓰는 자들이 아니라, 가면을 보는 자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