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 씨가 장난기도 많고 말을 이상하게 하는 것도 좀 많긴 하지만, 그래서 지적도 많이 받는 걸로 기억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뭔가 불러서 이야기하고 하실 때에는 적어도 주루룩 말하실 걸 다 말하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말이야.
"...일단은 비밀 회의...이긴 한데... 그러니까..."
"프로듀서 씨, 회의라면 의제가 딱 정해져 있어야 다들 의견을 제대로 발의하고 하지 않을까? 갑자기 불러서 회의라고만 하고 이렇게 우물쭈물 하고 있는건 전혀 프로듀서 씨 답지 않은 걸."
"그렇긴 하지요 이쿠 선생님..."
원래라면 지금...그렇지. 전에 들은 대로라면 분명, 요번에 돌아오는 솔로곡 녹음 때문에 모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비밀 회의라면서 몰래 불러낸건지 잘 모르겠어.
...지금까지 조용히 기다리던 치하야 씨가 마침내 말했어. 화가 나거나, 빨리 말하라고 하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치하야 씨가 저렇게 차분히 말하니까 프로듀서 씨는 더 찔리는 모양이야.
"저도 그렇지만... 이쿠도 마이하마 씨도 지금 그렇게 여유있지 않은건 프로듀서가 더 잘 아시잖아요?"
"나, 나는 괜찮은데..."
...아유무 씨, 그럴 때는 가만히 기다리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어. 치하야 씨가 스윽 돌아볼 때 휙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할거면 조금 기다리는 게 좋았을거라 생각해.
물론 이건 나중에 말해줘야겠지. 다시 프로듀서 씨를 보니까 뭔가 또 살짝 고민하는 느낌이야.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는지 고민하는, 그런 느낌? 그러니까 이렇게 부를 때에도 애들도 안할 '비밀회의'라는 말로 부른 걸지도 몰라. 잘 모르겠어서 일단은 장난기로 얼버무리려는, 그런?
프로듀서 씨는 그렇게 길게 고민하지 않고 다시 말을 꺼냈어.
"사실은 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서 불렀어."
"도움이요? 어떤?"
"갑자기 무슨 도움이... 아, 누가 댄스 레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라도 한거야?"
아유무 씨의 말에는 가볍게 고개를 저어보이며 아니라고 하는 프로듀서 씨. 대체 무슨 이야기길래 프로듀서 씨가 저렇게까지 고민하는걸까? 적어도, 이렇게 불러놓고 고민하거나 하는거, 난 본 적이 없었으니까.
심지어 아리사 씨가 아이돌을 그만둔다고 했었을 때도. 프로듀서 씨는 나랑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고민하거나 머뭇거리지 않았어. 다들 걱정하지 말라고 분명하게 말했는걸.
그러다가 결심한 듯, 프로듀서 씨는 가방에서 무언가 서류...? 종이 한장을 꺼내서 나랑 치하야 씨, 아유무 씨 앞에 내밀어보였어.
"...다들, 잠깐 이걸 좀 읽어봐줄래?"
"이건...?"
"가사야. 이번에 녹음할 예정인 솔로곡의."
...한자가 좀 많은데... 일단 여기에서 내가 부를 노래가 아니라는 건 바로 알 수 있었어. 나한테 줄 가사였다면 한자로 그대로 쓰지 않고, 분명 히라가나로 쉽게 바꿔줬을거야. 읽는 법도 표기 안해준걸 보면...
...하지만 모르는 단어를 대충 넘어가며 쭉 읽어봤을 때, 내가 엄-청 자주 들었던 말을 찾아볼 수 있었어.
"이거, 아리사의 솔로곡이야?"
아유무 씨가 그렇게 물어보니까 고개를 끄덕여보이는 프로듀서 씨. 역시, '아이돌 쨩'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노래라면 아리사 씨의 노래일거라고 생각은 했어. 그런데 프로듀서 씨는 왜 도와달라고 그러는걸까?
"...뭘 도와달라는 건지는 어느 정도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치하야 씨.
"마츠다 씨가 부를리가 없는 가사인건 바로 보이는걸요. 마츠다 씨라면 분명 어떻게든 개사해달라고 할테니까요."
"...어... 확실히, 아리사라면 그렇기는 할텐데... 그래도 프로듀서가 말해준다면야, 마음을 바꿔주지 않을까...?"
"...물론 프로듀서 씨가 부탁한다면야 어떻게 어찌저찌 부르기는 하겠죠. 하지만, 이 가사는... 마츠다 씨가 진심을 담아 부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요. 이렇게 진솔한 가사에 감정이 담기지 않으면, 그만큼 의미없는 노래도 없을 거에요."
"......역시 키사라기 치하야인가."
"일단은 곡도 한번 들려주세요. 궁금해요."
프로듀서 씨가 감탄하든 말든 그렇게 말하는 치하야 씨의 기세에, 프로듀서 씨는 스마트 폰에서 노래 하나를 틀어보였어. 요번에 새로 녹음할 아리사 씨의 솔로곡이겠지.
음... 뭔가, 시작은 지금까지 아리사 씨가 혼자 부른 노래들 같은 느낌이긴 한데, 중간중간에 평소와는 확 다른 차분한 부분들이 있어.
노래를 다 들은 아유무 씨가 그렇게 물어보니까, 프로듀서 씨는 뭔가 '한 방 먹었네' 같은 표정을 지었어.
"...아유무한테 한 방 먹었는데."
"아니, 그걸 대놓고 말하지 말라고."
투덜거리며 바로 대답해주는 아유무 씨였지만, 치하야 씨는 뭔가 생각에 빠진 듯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야.
"...이번에 솔로곡을 녹음할 멤버가 치하야, 야요이, 아유무, 카렌, 이쿠... 그리고 아리사야. 이번 솔로곡 녹음 순번에선 줄리아, 하루카, 시호, 아카네, 미나코에 이어서 2번째. 지금 하루카 일행이 곡을 다 확인하고 스튜디오 녹음실에서 녹음 진행 중인건 다들 알고 있지?"
"네. 그래서 분명 2번째 조는 1번째 조가 녹음 스케줄에 들어가기 전에 곡을 받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늦어져서 뭔가 문제가 있나 했는데..."
...치하야 씨가 살짝 쏘아보자 움츠러들며 미안, 하고 작게 말하는 프로듀서 씨야. 스케줄이 밀려버린 건 확실히 문제니까 치하야 씨한테 혼나도 할말은 없다고 봐.
"...요번 솔로곡들의 공통적인 컨셉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자...라서 내가 작정하고 의뢰한 곡들이 몇몇 있어."
"...그 중 하나가 마츠다 씨의 곡인가요."
"응. 이전 까지의 세 곡에서 스스로의 솔직한 마음을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아이돌들의 이번 솔로곡은 조금 더 신경써서 의뢰를 했는데... 아리사가 이 가사로는 도저히 납득을 할것같지가 않아."
...손을 번쩍 들고 프로듀서 씨를 불렀어.
"응, 이쿠."
"아리사 씨가 부르지 못하겠다고 하면 아리사 씨한테 맞춰서 가사를 바꿔주면 되지 않아?"
"...그게 맞는 말이지만... 그렇지만, 이번 꺼는 꼭... 아리사가 솔직하게 진심을 담아서 불러줬으면 해서."
"그치만 아리사 씨가 싫다는 걸 억지로 시킬 거야?"
그게 아리사 씨를 위한 솔로곡일까?
"...그래서... 이번 차례에 같이 녹음할 멤버들인 너희한테 물어보는거야. 어떻게 하면 아리사가 조금이나마 더 마음을 열고 이번 노래를 진심을 담아 노래할 수 있게 할 수 있을지."
"...아니, 덤덤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엄청 더럽게 어려운 이야기 아니야 이거?!"
마이 갓-! 하고 작게 비명을 지르는 아유무 씨야.
"...억지로 시키거나 하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다 늦어져버렸어. 물론, 발매 일정이나 너희 녹음 스케줄에는 아직 영향은 없어. 빠르면 내일이나 모레에 곡을 다 나눠주고 연습에 들어갈 수 있게 할거였고... 일단... 아리사 빼고 나머지 멤버들은 바로 곡을 주기로 결정했고."
"마츠다 씨도 그냥 바로 주시는건?"
"치하야, 너도 아리사가 못하겠다고 할 건 이미 뻔히 예상하고 있잖아. 억지로 시키면 의미가 없을거라고 평가한 거에 너도 동의했고."
"...그렇긴하지만... 마츠다 씨만 나중에 주고, 저희만 먼저 받는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그것 만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래저래 엄청나게 고민했다고..."
크게 한숨을 내쉬며 뒤통수를 긁던 프로듀서 씨는, 손뼉을 한번 치며 우리를 다시 번갈아 바라봤어.
"...어쨌든 그래서. 나 혼자만으로는 힘들거 같아서 너희의 도움이 필요해. 아리사가... 어떻게 하면 솔직하게 진심을 담아서 노래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없을까?"
"아니, 그러니까 그거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인거 같은데..."
고민하고 있는 치하야 씨.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이는 아유무 씨...
>>다음 전개 자유앵커.
※ 단, 이 창댓의 등장 아이돌은 이쿠, 치하야, 아유무, 야요이, 카렌, 아리사로 제한합니다.
프로듀서 씨도, 아유무 씨도, 치하야 씨도... 다들 아무 말이 없어. 나도... 뭔가 말해보고 싶은데, 뭘 말해야할지 모르겠고...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볼까? 그럼 뭔가 다시 생각날 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프로듀서 씨가 지금 이렇게 불러서 하는 이야기는, 아리사 씨가 새로 받을 솔로곡을 진심을 담아 노래해줬으면 해서, 였지?
...그건 뭔가, '그럼 지금까지 아리사 씨가 부른 노래는 진심이 담기지 않은거야?' 라고 물어볼 수도 있는 말 같아서 조금 이상해. 하지만 분명 그런 뜻은 아닐거야. 다른 느낌의 말인 건 알 것 같아. 그런데... 어떤 느낌인지를 막상 설명해보라고 하면 잘 정리가 되지 않아. 어쩌면 이래서 프로듀서 씨가 엄-청 머뭇거리면서 말하기 힘들어했던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고민하다가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신 걸거고.
다들 곰곰히 생각하다가 먼저 말을 꺼내기 시작한건 아유무 씨였어.
"...일단... 그 노래, 멜로디는 굉장히 좋아. 평소 아리사가 부르던 솔로곡들과 분명히 다른데, 그렇다고 확 이질적이고 다른 느낌은 아니야."
"그렇죠. 이전까지의 전파계열 곡들을 다 수용하면서도 진중한 분위기도 중간중간 섞여있는 점에서 마츠다 씨의 집대성... 같은 느낌으로 볼 지도 모르죠."
고개를 끄덕이면서 치하야 씨가 말했어. 집대성...?
"다 모아서 정리했다, 같은 뜻으로 보면 돼."
"...프로듀서, 그래도 정확히 사전의 뜻으로 알려주시라구요."
"뭐,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만... 알았어요, 마이하마 씨, 마저 말씀해주세요."
"어? 어어... 아무튼 그래서 멜로디는, 아리사가 받을 솔로곡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다시 가사를 집어들고 훑어보는 아유무 씨는 얼굴을 살짝 찌푸리고 고개를 갸웃거렸어. 뭔가 신경쓰이는 게 있는걸까?
"...근데 난 말이지... 이게 진짜로 아리사가 부르기 힘든 곡일까, 싶은 생각이 들어."
"어떤 점에서?"
프로듀서 씨가 물어보자 아유무 씨가 다시 가사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모두에게 다시 보여주며 손가락을 펴서 앞부분부터 쭉 훑어내려가기 시작했어.
"봐봐. 일단 지금 걱정하는 건 다 떠나서. 여기, 일반적인 후렴구나 가창부분들 말고 랩이나 독백부. 이 부분들은 그냥 언제나의 아리사잖아?"
"그렇지."
고개를 끄덕이는 치하야 씨와, 맞장구도 쳐주는 프로듀서 씨. 응. 내가 봐도 저 대사들은 분명 내가 영업을 같이 나가든 레슨을 같이 받든 언제나 항상 볼 수 있던 아리사 씨의 모습 그 자체야. 그동안 솔로곡에서도 분명히 보여줬던 모습들이고.
"...나머지 부분들은... '무엇보다 동경하는 꿈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한 명의 아이돌을 응원하는' 내용이잖아."
"그렇죠. 그게... 우리가 아는 마츠다 씨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게 단순히 '마츠다 아리사' 한명에게만 바치는 곡은 아니잖아?"
...응?
"그러니까... 아유무 네 말은."
"응. 이 노래... 전체적으로 다 보면 '마츠다 아리사'라는 아이돌이 어떻게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돌이지만 아이돌들을 팬으로서 응원하는 마츠다 아리사'라는... 아리사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 다르지 않잖아?"
...아유무 씨의 말을 듣고 다시 가사를 쭉 읽어보는데...응. 저렇게 생각하고 보면, 분명 그렇게 느껴져.
"...괜한 걱정을 한다, 라고 말하는 거구나."
"바로 그 말이야. 아리사가 그래도 아이돌 활동을 할 때 진지하게 임하는 걸 생각하면, 프로듀서가 괜히 넘겨짚고 먼저 걱정하는 꼴이라고."
"...음..."
"그러니까 그냥 아리사를 믿고 맡겨도 되지 않나, 가 내 의견이야."
아유무 씨는 가볍게 말하긴 했지만... 나, 아유무 씨의 생각이랑 비슷할 지도. 중간에 조금 더 진지하고 차분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아리사 씨가 못부르거나 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하니까.
"...저, 그럼 이번엔 제가 말해봐도 될까요."
아유무 씨의 말이 끝나니까 이번에는 치하야 씨가 손을 살짝 들면서 말했어.
"저도 분명, 마이하마 씨의 생각처럼 보면 아무 문제가 없을거라고 생각해요. 순수하게 가사도, 멜로디도 정말 좋은 노래고. 마츠다 씨가 보여주던 그 강약조절을 최대한 끌어낸다면 마츠다 씨가 그동안 부른 노래도 보여주면서, 아이돌 활동을 해오면서 그 동안 성장해 온 마츠다 씨의 가창력도 어필해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하고요."
"...역시 치하야가 보는 눈은 나보다 훨씬 좋긴 좋아..."
"...솔직히 저도 전파계만 부르는 건 좀 아깝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번 기회에 마츠다 씨를 은근 슬쩍 다양한 장르로 꼬드겨보려는 프로듀서의 속셈은 잘 알 것 같아요."
"저기요? 기왕이면 '저변 확대'라는 좋은 용어가 있습니다만-"
그러면서 살짝 프로듀서 씨를 흘겨보는 치하야 씨의 눈빛에, 프로듀서 씨가 치하야 씨의 시선을 피하면서 뭐라 변명했지만, 물론 치하야 씨도 진심으로 뭐라 하는게 아니었는지 피식 웃으면서 계속 말을 이어갔어.
"그런데... 그래서, 일 수도 있어요. 프로듀서가 고민하는 건."
"그래서라니. 아리사한테 다양한 곡을 시키는 거?"
"네. 아마 더 엄밀히 말하면... '마츠다 아리사'라는 이름만 걸고 기존에 해오던 전파 계열 곡이 아닌 다른 곡을 부르는 것...이라고 해야할까요."
...저게... 왜...? 아유무 씨도 나처럼 이해가 안되는지 바로 치하야 씨한테 다시 되물어봤어.
"잘 이해가 안돼. 유닛 곡들의 솔로버전 수록도 다들 여러번 해봤고. 물론 장르가 바뀌면 이래저래 적응하고 하는게 힘들긴 하지만 유닛활동에서 다 겪어본 거였잖아?"
...잠깐 고민한 치하야 씨는... 천연덕스럽게 웃어보이면서 이렇게 말했어.
"...그럼 마이하마 씨. 만약 이번 솔로곡으로 나나오 씨가 불렀던 공상문학소녀 같은 풍의 노래가-"
"-마이 가아아앗?! 안돼! 못해! 차라리 날 죽여!"
"어이, 아유무, 다 좋은데 왜 내 멱살을 쥐고 흔드는건데..."
"아니지?!"
"전혀 아니니까, 좀 놔줘... 그냥 치하야가 예시를 든 것 뿐이잖아..."
겨우겨우 진정한 아유무 씨가 프로듀서 씨를 놓아주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치하야 씨가 후후, 하고 웃으면서 말했어.
"이래서 아미랑 마미가 마이하마 씨한테 장난을 많이 치는 모양이네요. 반응이 너무 좋아요."
"으...! 치하야... 제발 부탁인데, 그 둘한테서 그런걸 굳이 배우진 말아줘-!!"
...그 후, 치하야 씨가 아유무 씨를 달래주고 다시 다들 차분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어.
"...유닛이면 몰라도 솔로곡의 장르가 바뀌는건... 기존에 쌓아온 이미지를 바꾸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에요. 방금처럼요. 마이하마 씨도 단순히 부끄럽다, 같은 것만 느껴서 그렇게 반응하신 건 아닐거구요."
"어... 뭐, 그렇긴 하지..."
"그런 식의 이미지 변화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이 있어야 과감히 나아갈 수 있을 거에요."
...응, 지금은 나 같은 아이도 치하야 씨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 같아.
"그러니까 치하야 씨의 말은...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거 맞지?"
"응. 이쿠의 말대로야. 그리고 아마 프로듀서가 걱정하시는 것도 이 부분일거고."
"...자신감이? 왜?"
"아이돌로서의 자신감이라는건... 스스로가 '자신 또한 어엿한 아이돌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있어야 우러러 나오는 법이니까."
마츠다 아리사는... 그게 너무 희박해.
프로듀서 씨는 그렇게 덧붙였어.
"...그래도 일전의 그 은퇴 소동을 겪으면서 아리사도 좀 나아졌다고 생각한거 아니었어?"
"마이하마 씨. 마츠다 씨의 은퇴 소동이라기 보다는 마츠다 씨가 미키를 비롯한 소속사 동료들에게 사냥당할 뻔한 사건으로 표현하는게 더 맞지 않을까요."
"...치하야, 이런건 가차없네."
"사실이니까요."
응, 뭐... 그 날의 미키 씨는 옆에서 보고만 있어도 엄-청 무섭긴 했으니까. 하지만 아즈사 씨가 훠어어얼씬 무서웠다고 느낀건 비밀인걸로 하자.
프로듀서 씨는 어떻게 할 말이 없는지 고개를 돌리고 있었고...
"...어쨌든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이야기니 넘어가고-"
"아니, 아무래도 상관 없는거냐고..."
"-솔로곡이 단순히 한번,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말 것도 아니라 무대에서 라이브로 불러야 하잖아요.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솔로곡을 소화하려면... 감정을 녹여낼 수 있어야 해요. 감정을 담아내려면 부르는 사람의 경험과 느낌을 떠올려야 하고... 제 생각에도 이 곡은, 마츠다 씨가 단순히 마츠다 씨가 응원하는 다른 아이돌들을 생각하며 부르는게 아닌... 스스로 겪어온 경험과 감정도 담아내야 제대로 표현될거라고 생각해요. 아마도 프로듀서도 그렇게 생각해서 이렇게 물어보시는 걸 거고요."
"그러니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역시."
"마츠다 씨가 자기 자신도... 그러니까 '아이돌 마츠다 아리사'도 어엿한 아이돌이라는 자각을 진지하게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렇게 해서 스스로 자신감을 키운다면 장르가 바뀌고 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을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아이돌이라는 자각..."
아유무 씨가 중얼거려준 말이 치하야 씨의 말을 정리해주는 느낌...인데. 자각... 그러니까, 스스로 그렇게 느낀다...였지?
스스로가 아이돌이라고 느끼는 것...
하하하, 하고 조금 어딘가 불편한거 같은 웃음과 함께 아유무 씨가 다시 말했어.
"...프로듀서, 치하야. 아리사가 오히려 나보다 더 아이돌스럽고, 더 아이돌에 어울리지 않아? 이래저래 부르는 노래의 느낌이나, 활동 방향이나..."
"제 이야기의 핵심은 먼저 말했었지만 자신감이에요. 아이돌로 스스로 자각하는 것도 그 자신감의 일부고요. 으음... 그리고 마이하마 씨는..."
...아유무 씨를 빠르게 위 아래로 훑어보고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치하야 씨야.
"...마이하마 씨의 자신감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좋아요."
"아니, 그러니까 지금 그 말이랑 반응, 진짜 찜찜하니까 정확히 좀 말해줬으면 하는데... 뭔가 말하고 싶어도 차마 말하진 못하겠다는 그 반응은 나라도 역시 그렇거든...?"
...난처한 웃음을 지으면서 두 손을 모아보이는 치하야 씨라니... 이거, 모모코 쨩한테 말해주면 분-명 믿지 않을거야. '치하야 씨가 하루카 씨처럼 넉살좋게 넘어가달라고 했다니, 이쿠가 장난치는 거 같은건데. 모모코가 못본거니까 과장하는거지?' 라고 할 거라 생각해.
...아무튼 조금 삐진거 같은 아유무 씨를 달래는 건 잠깐 뒤로 하고, 치하야 씨는 조금 길어진 이야기를 정리했어.
"어쨌든, 프로듀서가 하고싶은 말이 뭔지,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은 얼추 알겠어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단순한 거겠지만..."
마츠다 씨가 아이돌로서 자신감을 가질수 있도록 하는것.
"이걸 확고하게 잡아야겠죠. 그래야 모든게 해결될거고..."
그렇게 차분하게 정리한 치하야 씨의 말에 프로듀서 씨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어. 그런데 그런 프로듀서 씨를 바라보는 치하야 씨의 시선이...
"...프로듀서."
"응."
"프로듀서는... 마츠다 씨가 피곤하게 하느니... 식의 말을 할 자격같은 건 프로듀서한테 전혀 없는거... 자각하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크흠..."
...할 말이 없다는 듯 헛기침을 하는 프로듀서 씨를 쏘아보며 한숨을 내쉬는 치하야 씨... 그 눈빛이랑 한숨에 조금 놀라서 살짝 움찔하고 말았어. 분명 나한테 하는 건 아니었는데, 조금... 평소의 다정한 치하야 씨랑은 많이 다른 모습이라서. 엄청 냉랭하고... 응. 단순히 차가운 거랑은 분명히 다른, 하지만 뭔가 이것저것 섞인... 그런거. 좀 놀라버렸어...
...그치만 나보다 어른인 아유무 씨도 움찔거릴 정도인데 어쩔 수 없는 거잖아...
"도대체... 어떻게, 예전의 저보다도 더 귀찮게 구시는 건가요."
"...저기, 키사라기 양. 내가 얼마나 까탈스럽고 귀찮게 굴은건지는 잘 알지만, 그래도 스파이럴과 비교는..."
"하-?"
"...아닙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프로듀서 씨의 불만은 바로 쏙 들어가버렸고. 이래저래 아유무 씨도 치하야 씨도 기분을 풀고 정말로 지금의 이야기를 정리했어.
"구체적인 방법은... 좀 더 고민하고 정해야겠죠. 여기 있는 네 사람 만으로는 부족할 거 같고... 그렇죠. 아까 프로듀서가 말한 대로, 같이 수록될 멤버들. 타카츠키 씨랑 시노미야 씨도..."
"뭐, 카렌이랑 야요이... 두 사람도 이야기하면 분명 도와주긴 할텐데."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도움을 받는 수 밖에 없을 거 같고요."
"역시 그런가..."
아유무 씨랑 치하야 씨가 말을 주고받으면서 이야기하는 걸 지켜보고 있는데...
...솔직히, 아이돌로서 자각한다, 자신감을 가진다... 말이지.
...분명 자신감이 무슨 말인지 알고 있고. 나, 내가 아이돌이라고 확실하게 생각하고, 아이돌이 뭔지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해. 그런데... 아리사 씨랑, 저 말들을 쭉 이어 붙이니까... 뭔가, 모르겠어.
아리사 씨가 자신감이 없다? 이것도 모르겠고. 아리사 씨가 스스로 아이돌이라 생각한다? 안한다면 왜 안하는 지 모르겠고.
이렇게 같이 붙여놓으니까, 분-명 알고 있던건데... 모르겠어.
...나, 알고 있던게 맞던걸까?
자신감에 대해, 아이돌에 대해...
아리사 씨에 대해.
뭔가 머리가 아파지려고 하는데, 다행히도, 라고 해야할까. 프로듀서 씨가 치하야 씨를 불러서 나도 잠깐 생각하던걸 멈추고 두 사람을 바라봤어.
"...치하야."
"네."
"너, 절대로 혼자 무리하거나 독단적으로 진행하지 말고... 뭐 하나라도 생각난거 있으면 꼭 나도 불러서 같이 상의해줬으면 해."
"...당연히 그래야죠. 직무 유기로 만들어드릴순 없죠. 월급 받으신 만큼 일은 하셔야죠?"
"...솔직히 인센티브 좀 적게 받아도 프로듀서를 더 늘렸으면 합니ㄷ-"
"-그리고 이거, 애초에 프로듀서가 하셔야 하는 일이라구요."
...치하야 씨, 가차없이 말을 끊어버리네. 프로듀서 씨의 투정은 더 들어주지 않겠다는 태도야. 저 말에 프로듀서 씨는 할말이 없는지 그저 고개만 푹 숙일 뿐이었고...
"그러고보니 그렇긴 하네. 애초에 프로듀서가 도와달라고 불러서 이렇게 하는건데 말이지. 근데 프로듀서, 왜 그걸 꼭 짚고 넘어가는거야?"
아유무 씨가 그렇게 말했는데... 나, 저건 왠지 무엇 때문인지 알 거 같아.
"...나, 저건 왠지 알거 같아."
"...? 뭔데?"
"아마도 모모코 쨩 덕분이 아닐까?"
"...아하."
"...그러니까 부디, 좀 이야기해주고, 함께 논의하고 내가 소임을 다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돌 제군..."
...아무튼 프로듀서 씨의 그 말을 마지막으로, 프로듀서 씨가 부른 이 비밀? 회의는 끝이 났어.
...그러니까... 곧 솔로곡이 나올거고... 프로듀서 씨가 아리사 씨가 제대로 녹음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해서 부탁한거...
...자신감... 아리사 씨... 아이돌...
"...진짜, 모르겠는 걸."
그리고 다음날.
>>다이스 타임.
2표 먼저 모인 쪽으로 진행합니다.
1 ~ 33 : 이쿠와 만난 카렌과 야요이. 두 사람은 아직 이야기를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34 ~ 66 : 카렌과 야요이가 치하야, 아유무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67 ~ 99 : 어제의 네 사람에 카렌과 야요이까지 함께 모여 다시 상의하기 시작합니다.
100 : @아리사 난입
17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뭔가 이상하네.
프로듀서 씨가 장난기도 많고 말을 이상하게 하는 것도 좀 많긴 하지만, 그래서 지적도 많이 받는 걸로 기억은 하고 있지만.
그래도 뭔가 불러서 이야기하고 하실 때에는 적어도 주루룩 말하실 걸 다 말하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말이야.
"...일단은 비밀 회의...이긴 한데... 그러니까..."
"프로듀서 씨, 회의라면 의제가 딱 정해져 있어야 다들 의견을 제대로 발의하고 하지 않을까? 갑자기 불러서 회의라고만 하고 이렇게 우물쭈물 하고 있는건 전혀 프로듀서 씨 답지 않은 걸."
"그렇긴 하지요 이쿠 선생님..."
원래라면 지금...그렇지. 전에 들은 대로라면 분명, 요번에 돌아오는 솔로곡 녹음 때문에 모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비밀 회의라면서 몰래 불러낸건지 잘 모르겠어.
그것도 나랑 같이 녹음하기로 되어있던 모두가 온 게 아니라...
>>+2까지. 프로듀서가 이쿠 말고 불러낸 멤버를 1명씩 정해주세요.
치하야, 야요이, 카렌, 아유무로 제한합니다.
...지금까지 조용히 기다리던 치하야 씨가 마침내 말했어. 화가 나거나, 빨리 말하라고 하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치하야 씨가 저렇게 차분히 말하니까 프로듀서 씨는 더 찔리는 모양이야.
"저도 그렇지만... 이쿠도 마이하마 씨도 지금 그렇게 여유있지 않은건 프로듀서가 더 잘 아시잖아요?"
"나, 나는 괜찮은데..."
...아유무 씨, 그럴 때는 가만히 기다리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어. 치하야 씨가 스윽 돌아볼 때 휙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할거면 조금 기다리는 게 좋았을거라 생각해.
물론 이건 나중에 말해줘야겠지. 다시 프로듀서 씨를 보니까 뭔가 또 살짝 고민하는 느낌이야.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는지 고민하는, 그런 느낌? 그러니까 이렇게 부를 때에도 애들도 안할 '비밀회의'라는 말로 부른 걸지도 몰라. 잘 모르겠어서 일단은 장난기로 얼버무리려는, 그런?
프로듀서 씨는 그렇게 길게 고민하지 않고 다시 말을 꺼냈어.
"사실은 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서 불렀어."
"도움이요? 어떤?"
"갑자기 무슨 도움이... 아, 누가 댄스 레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라도 한거야?"
아유무 씨의 말에는 가볍게 고개를 저어보이며 아니라고 하는 프로듀서 씨. 대체 무슨 이야기길래 프로듀서 씨가 저렇게까지 고민하는걸까? 적어도, 이렇게 불러놓고 고민하거나 하는거, 난 본 적이 없었으니까.
심지어 아리사 씨가 아이돌을 그만둔다고 했었을 때도. 프로듀서 씨는 나랑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고민하거나 머뭇거리지 않았어. 다들 걱정하지 말라고 분명하게 말했는걸.
그러다가 결심한 듯, 프로듀서 씨는 가방에서 무언가 서류...? 종이 한장을 꺼내서 나랑 치하야 씨, 아유무 씨 앞에 내밀어보였어.
"...다들, 잠깐 이걸 좀 읽어봐줄래?"
"이건...?"
"가사야. 이번에 녹음할 예정인 솔로곡의."
...한자가 좀 많은데... 일단 여기에서 내가 부를 노래가 아니라는 건 바로 알 수 있었어. 나한테 줄 가사였다면 한자로 그대로 쓰지 않고, 분명 히라가나로 쉽게 바꿔줬을거야. 읽는 법도 표기 안해준걸 보면...
...하지만 모르는 단어를 대충 넘어가며 쭉 읽어봤을 때, 내가 엄-청 자주 들었던 말을 찾아볼 수 있었어.
"이거, 아리사의 솔로곡이야?"
아유무 씨가 그렇게 물어보니까 고개를 끄덕여보이는 프로듀서 씨. 역시, '아이돌 쨩'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노래라면 아리사 씨의 노래일거라고 생각은 했어. 그런데 프로듀서 씨는 왜 도와달라고 그러는걸까?
"...뭘 도와달라는 건지는 어느 정도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치하야 씨.
"마츠다 씨가 부를리가 없는 가사인건 바로 보이는걸요. 마츠다 씨라면 분명 어떻게든 개사해달라고 할테니까요."
"...어... 확실히, 아리사라면 그렇기는 할텐데... 그래도 프로듀서가 말해준다면야, 마음을 바꿔주지 않을까...?"
"...물론 프로듀서 씨가 부탁한다면야 어떻게 어찌저찌 부르기는 하겠죠. 하지만, 이 가사는... 마츠다 씨가 진심을 담아 부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요. 이렇게 진솔한 가사에 감정이 담기지 않으면, 그만큼 의미없는 노래도 없을 거에요."
"......역시 키사라기 치하야인가."
"일단은 곡도 한번 들려주세요. 궁금해요."
프로듀서 씨가 감탄하든 말든 그렇게 말하는 치하야 씨의 기세에, 프로듀서 씨는 스마트 폰에서 노래 하나를 틀어보였어. 요번에 새로 녹음할 아리사 씨의 솔로곡이겠지.
음... 뭔가, 시작은 지금까지 아리사 씨가 혼자 부른 노래들 같은 느낌이긴 한데, 중간중간에 평소와는 확 다른 차분한 부분들이 있어.
"...저기, 프로듀서."
"응?"
"혹시 이번에 우리들 곡이 살짝 늦어지는 느낌인게 아리사한테 뭐라고 설득해야할지 모르겠어서 고민하다 늦어진거야?"
노래를 다 들은 아유무 씨가 그렇게 물어보니까, 프로듀서 씨는 뭔가 '한 방 먹었네' 같은 표정을 지었어.
"...아유무한테 한 방 먹었는데."
"아니, 그걸 대놓고 말하지 말라고."
투덜거리며 바로 대답해주는 아유무 씨였지만, 치하야 씨는 뭔가 생각에 빠진 듯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야.
"...이번에 솔로곡을 녹음할 멤버가 치하야, 야요이, 아유무, 카렌, 이쿠... 그리고 아리사야. 이번 솔로곡 녹음 순번에선 줄리아, 하루카, 시호, 아카네, 미나코에 이어서 2번째. 지금 하루카 일행이 곡을 다 확인하고 스튜디오 녹음실에서 녹음 진행 중인건 다들 알고 있지?"
"네. 그래서 분명 2번째 조는 1번째 조가 녹음 스케줄에 들어가기 전에 곡을 받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늦어져서 뭔가 문제가 있나 했는데..."
...치하야 씨가 살짝 쏘아보자 움츠러들며 미안, 하고 작게 말하는 프로듀서 씨야. 스케줄이 밀려버린 건 확실히 문제니까 치하야 씨한테 혼나도 할말은 없다고 봐.
"...요번 솔로곡들의 공통적인 컨셉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자...라서 내가 작정하고 의뢰한 곡들이 몇몇 있어."
"...그 중 하나가 마츠다 씨의 곡인가요."
"응. 이전 까지의 세 곡에서 스스로의 솔직한 마음을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아이돌들의 이번 솔로곡은 조금 더 신경써서 의뢰를 했는데... 아리사가 이 가사로는 도저히 납득을 할것같지가 않아."
...손을 번쩍 들고 프로듀서 씨를 불렀어.
"응, 이쿠."
"아리사 씨가 부르지 못하겠다고 하면 아리사 씨한테 맞춰서 가사를 바꿔주면 되지 않아?"
"...그게 맞는 말이지만... 그렇지만, 이번 꺼는 꼭... 아리사가 솔직하게 진심을 담아서 불러줬으면 해서."
"그치만 아리사 씨가 싫다는 걸 억지로 시킬 거야?"
그게 아리사 씨를 위한 솔로곡일까?
"...그래서... 이번 차례에 같이 녹음할 멤버들인 너희한테 물어보는거야. 어떻게 하면 아리사가 조금이나마 더 마음을 열고 이번 노래를 진심을 담아 노래할 수 있게 할 수 있을지."
"...아니, 덤덤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엄청 더럽게 어려운 이야기 아니야 이거?!"
마이 갓-! 하고 작게 비명을 지르는 아유무 씨야.
"...억지로 시키거나 하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다 늦어져버렸어. 물론, 발매 일정이나 너희 녹음 스케줄에는 아직 영향은 없어. 빠르면 내일이나 모레에 곡을 다 나눠주고 연습에 들어갈 수 있게 할거였고... 일단... 아리사 빼고 나머지 멤버들은 바로 곡을 주기로 결정했고."
"마츠다 씨도 그냥 바로 주시는건?"
"치하야, 너도 아리사가 못하겠다고 할 건 이미 뻔히 예상하고 있잖아. 억지로 시키면 의미가 없을거라고 평가한 거에 너도 동의했고."
"...그렇긴하지만... 마츠다 씨만 나중에 주고, 저희만 먼저 받는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
"...그것 만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래저래 엄청나게 고민했다고..."
크게 한숨을 내쉬며 뒤통수를 긁던 프로듀서 씨는, 손뼉을 한번 치며 우리를 다시 번갈아 바라봤어.
"...어쨌든 그래서. 나 혼자만으로는 힘들거 같아서 너희의 도움이 필요해. 아리사가... 어떻게 하면 솔직하게 진심을 담아서 노래할 수 있을지. 아이디어...없을까?"
"아니, 그러니까 그거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인거 같은데..."
고민하고 있는 치하야 씨.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이는 아유무 씨...
>>다음 전개 자유앵커.
※ 단, 이 창댓의 등장 아이돌은 이쿠, 치하야, 아유무, 야요이, 카렌, 아리사로 제한합니다.
그러면서 마이하마씨의 패션을 보더니 끄덕, 한다
그리고 자신감이란 뭘까... 하고 생각하기 시작하는 이쿠
치하야가 조금 걱정되는 P
영문을 모르는 아유무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를 다시 생각해볼까? 그럼 뭔가 다시 생각날 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프로듀서 씨가 지금 이렇게 불러서 하는 이야기는, 아리사 씨가 새로 받을 솔로곡을 진심을 담아 노래해줬으면 해서, 였지?
...그건 뭔가, '그럼 지금까지 아리사 씨가 부른 노래는 진심이 담기지 않은거야?' 라고 물어볼 수도 있는 말 같아서 조금 이상해. 하지만 분명 그런 뜻은 아닐거야. 다른 느낌의 말인 건 알 것 같아. 그런데... 어떤 느낌인지를 막상 설명해보라고 하면 잘 정리가 되지 않아. 어쩌면 이래서 프로듀서 씨가 엄-청 머뭇거리면서 말하기 힘들어했던게 아니었을까? 그래서 고민하다가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신 걸거고.
다들 곰곰히 생각하다가 먼저 말을 꺼내기 시작한건 아유무 씨였어.
"...일단... 그 노래, 멜로디는 굉장히 좋아. 평소 아리사가 부르던 솔로곡들과 분명히 다른데, 그렇다고 확 이질적이고 다른 느낌은 아니야."
"그렇죠. 이전까지의 전파계열 곡들을 다 수용하면서도 진중한 분위기도 중간중간 섞여있는 점에서 마츠다 씨의 집대성... 같은 느낌으로 볼 지도 모르죠."
고개를 끄덕이면서 치하야 씨가 말했어. 집대성...?
"다 모아서 정리했다, 같은 뜻으로 보면 돼."
"...프로듀서, 그래도 정확히 사전의 뜻으로 알려주시라구요."
"뭐,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만... 알았어요, 마이하마 씨, 마저 말씀해주세요."
"어? 어어... 아무튼 그래서 멜로디는, 아리사가 받을 솔로곡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다시 가사를 집어들고 훑어보는 아유무 씨는 얼굴을 살짝 찌푸리고 고개를 갸웃거렸어. 뭔가 신경쓰이는 게 있는걸까?
"...근데 난 말이지... 이게 진짜로 아리사가 부르기 힘든 곡일까, 싶은 생각이 들어."
"어떤 점에서?"
프로듀서 씨가 물어보자 아유무 씨가 다시 가사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모두에게 다시 보여주며 손가락을 펴서 앞부분부터 쭉 훑어내려가기 시작했어.
"봐봐. 일단 지금 걱정하는 건 다 떠나서. 여기, 일반적인 후렴구나 가창부분들 말고 랩이나 독백부. 이 부분들은 그냥 언제나의 아리사잖아?"
"그렇지."
고개를 끄덕이는 치하야 씨와, 맞장구도 쳐주는 프로듀서 씨. 응. 내가 봐도 저 대사들은 분명 내가 영업을 같이 나가든 레슨을 같이 받든 언제나 항상 볼 수 있던 아리사 씨의 모습 그 자체야. 그동안 솔로곡에서도 분명히 보여줬던 모습들이고.
"...나머지 부분들은... '무엇보다 동경하는 꿈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한 명의 아이돌을 응원하는' 내용이잖아."
"그렇죠. 그게... 우리가 아는 마츠다 씨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게 단순히 '마츠다 아리사' 한명에게만 바치는 곡은 아니잖아?"
...응?
"그러니까... 아유무 네 말은."
"응. 이 노래... 전체적으로 다 보면 '마츠다 아리사'라는 아이돌이 어떻게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돌이지만 아이돌들을 팬으로서 응원하는 마츠다 아리사'라는... 아리사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과 다르지 않잖아?"
...아유무 씨의 말을 듣고 다시 가사를 쭉 읽어보는데...응. 저렇게 생각하고 보면, 분명 그렇게 느껴져.
"...괜한 걱정을 한다, 라고 말하는 거구나."
"바로 그 말이야. 아리사가 그래도 아이돌 활동을 할 때 진지하게 임하는 걸 생각하면, 프로듀서가 괜히 넘겨짚고 먼저 걱정하는 꼴이라고."
"...음..."
"그러니까 그냥 아리사를 믿고 맡겨도 되지 않나, 가 내 의견이야."
아유무 씨는 가볍게 말하긴 했지만... 나, 아유무 씨의 생각이랑 비슷할 지도. 중간에 조금 더 진지하고 차분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아리사 씨가 못부르거나 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하니까.
"...저, 그럼 이번엔 제가 말해봐도 될까요."
아유무 씨의 말이 끝나니까 이번에는 치하야 씨가 손을 살짝 들면서 말했어.
"저도 분명, 마이하마 씨의 생각처럼 보면 아무 문제가 없을거라고 생각해요. 순수하게 가사도, 멜로디도 정말 좋은 노래고. 마츠다 씨가 보여주던 그 강약조절을 최대한 끌어낸다면 마츠다 씨가 그동안 부른 노래도 보여주면서, 아이돌 활동을 해오면서 그 동안 성장해 온 마츠다 씨의 가창력도 어필해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하고요."
"...역시 치하야가 보는 눈은 나보다 훨씬 좋긴 좋아..."
"...솔직히 저도 전파계만 부르는 건 좀 아깝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번 기회에 마츠다 씨를 은근 슬쩍 다양한 장르로 꼬드겨보려는 프로듀서의 속셈은 잘 알 것 같아요."
"저기요? 기왕이면 '저변 확대'라는 좋은 용어가 있습니다만-"
그러면서 살짝 프로듀서 씨를 흘겨보는 치하야 씨의 눈빛에, 프로듀서 씨가 치하야 씨의 시선을 피하면서 뭐라 변명했지만, 물론 치하야 씨도 진심으로 뭐라 하는게 아니었는지 피식 웃으면서 계속 말을 이어갔어.
"그런데... 그래서, 일 수도 있어요. 프로듀서가 고민하는 건."
"그래서라니. 아리사한테 다양한 곡을 시키는 거?"
"네. 아마 더 엄밀히 말하면... '마츠다 아리사'라는 이름만 걸고 기존에 해오던 전파 계열 곡이 아닌 다른 곡을 부르는 것...이라고 해야할까요."
...저게... 왜...? 아유무 씨도 나처럼 이해가 안되는지 바로 치하야 씨한테 다시 되물어봤어.
"잘 이해가 안돼. 유닛 곡들의 솔로버전 수록도 다들 여러번 해봤고. 물론 장르가 바뀌면 이래저래 적응하고 하는게 힘들긴 하지만 유닛활동에서 다 겪어본 거였잖아?"
...잠깐 고민한 치하야 씨는... 천연덕스럽게 웃어보이면서 이렇게 말했어.
"...그럼 마이하마 씨. 만약 이번 솔로곡으로 나나오 씨가 불렀던 공상문학소녀 같은 풍의 노래가-"
"-마이 가아아앗?! 안돼! 못해! 차라리 날 죽여!"
"어이, 아유무, 다 좋은데 왜 내 멱살을 쥐고 흔드는건데..."
"아니지?!"
"전혀 아니니까, 좀 놔줘... 그냥 치하야가 예시를 든 것 뿐이잖아..."
겨우겨우 진정한 아유무 씨가 프로듀서 씨를 놓아주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치하야 씨가 후후, 하고 웃으면서 말했어.
"이래서 아미랑 마미가 마이하마 씨한테 장난을 많이 치는 모양이네요. 반응이 너무 좋아요."
"으...! 치하야... 제발 부탁인데, 그 둘한테서 그런걸 굳이 배우진 말아줘-!!"
...그 후, 치하야 씨가 아유무 씨를 달래주고 다시 다들 차분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어.
"어... 뭐, 그렇긴 하지..."
"그런 식의 이미지 변화는 스스로에 대한 자신이 있어야 과감히 나아갈 수 있을 거에요."
...응, 지금은 나 같은 아이도 치하야 씨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 같아.
"그러니까 치하야 씨의 말은...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거 맞지?"
"응. 이쿠의 말대로야. 그리고 아마 프로듀서가 걱정하시는 것도 이 부분일거고."
"...자신감이? 왜?"
"아이돌로서의 자신감이라는건... 스스로가 '자신 또한 어엿한 아이돌이라는 자각'을 가지고 있어야 우러러 나오는 법이니까."
마츠다 아리사는... 그게 너무 희박해.
프로듀서 씨는 그렇게 덧붙였어.
"...그래도 일전의 그 은퇴 소동을 겪으면서 아리사도 좀 나아졌다고 생각한거 아니었어?"
"마이하마 씨. 마츠다 씨의 은퇴 소동이라기 보다는 마츠다 씨가 미키를 비롯한 소속사 동료들에게 사냥당할 뻔한 사건으로 표현하는게 더 맞지 않을까요."
"...치하야, 이런건 가차없네."
"사실이니까요."
응, 뭐... 그 날의 미키 씨는 옆에서 보고만 있어도 엄-청 무섭긴 했으니까. 하지만 아즈사 씨가 훠어어얼씬 무서웠다고 느낀건 비밀인걸로 하자.
프로듀서 씨는 어떻게 할 말이 없는지 고개를 돌리고 있었고...
"...어쨌든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이야기니 넘어가고-"
"아니, 아무래도 상관 없는거냐고..."
"-솔로곡이 단순히 한번,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말 것도 아니라 무대에서 라이브로 불러야 하잖아요.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솔로곡을 소화하려면... 감정을 녹여낼 수 있어야 해요. 감정을 담아내려면 부르는 사람의 경험과 느낌을 떠올려야 하고... 제 생각에도 이 곡은, 마츠다 씨가 단순히 마츠다 씨가 응원하는 다른 아이돌들을 생각하며 부르는게 아닌... 스스로 겪어온 경험과 감정도 담아내야 제대로 표현될거라고 생각해요. 아마도 프로듀서도 그렇게 생각해서 이렇게 물어보시는 걸 거고요."
"그러니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역시."
"마츠다 씨가 자기 자신도... 그러니까 '아이돌 마츠다 아리사'도 어엿한 아이돌이라는 자각을 진지하게 할 수 있게 된다면. 그렇게 해서 스스로 자신감을 키운다면 장르가 바뀌고 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을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아이돌이라는 자각..."
아유무 씨가 중얼거려준 말이 치하야 씨의 말을 정리해주는 느낌...인데. 자각... 그러니까, 스스로 그렇게 느낀다...였지?
스스로가 아이돌이라고 느끼는 것...
하하하, 하고 조금 어딘가 불편한거 같은 웃음과 함께 아유무 씨가 다시 말했어.
"...프로듀서, 치하야. 아리사가 오히려 나보다 더 아이돌스럽고, 더 아이돌에 어울리지 않아? 이래저래 부르는 노래의 느낌이나, 활동 방향이나..."
"제 이야기의 핵심은 먼저 말했었지만 자신감이에요. 아이돌로 스스로 자각하는 것도 그 자신감의 일부고요. 으음... 그리고 마이하마 씨는..."
...아유무 씨를 빠르게 위 아래로 훑어보고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치하야 씨야.
"...마이하마 씨의 자신감에 대해 자신감을 가져도 좋아요."
"아니, 그러니까 지금 그 말이랑 반응, 진짜 찜찜하니까 정확히 좀 말해줬으면 하는데... 뭔가 말하고 싶어도 차마 말하진 못하겠다는 그 반응은 나라도 역시 그렇거든...?"
...난처한 웃음을 지으면서 두 손을 모아보이는 치하야 씨라니... 이거, 모모코 쨩한테 말해주면 분-명 믿지 않을거야. '치하야 씨가 하루카 씨처럼 넉살좋게 넘어가달라고 했다니, 이쿠가 장난치는 거 같은건데. 모모코가 못본거니까 과장하는거지?' 라고 할 거라 생각해.
...아무튼 조금 삐진거 같은 아유무 씨를 달래는 건 잠깐 뒤로 하고, 치하야 씨는 조금 길어진 이야기를 정리했어.
"어쨌든, 프로듀서가 하고싶은 말이 뭔지,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은 얼추 알겠어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단순한 거겠지만..."
마츠다 씨가 아이돌로서 자신감을 가질수 있도록 하는것.
"이걸 확고하게 잡아야겠죠. 그래야 모든게 해결될거고..."
그렇게 차분하게 정리한 치하야 씨의 말에 프로듀서 씨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어. 그런데 그런 프로듀서 씨를 바라보는 치하야 씨의 시선이...
"...프로듀서."
"응."
"프로듀서는... 마츠다 씨가 피곤하게 하느니... 식의 말을 할 자격같은 건 프로듀서한테 전혀 없는거... 자각하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크흠..."
...할 말이 없다는 듯 헛기침을 하는 프로듀서 씨를 쏘아보며 한숨을 내쉬는 치하야 씨... 그 눈빛이랑 한숨에 조금 놀라서 살짝 움찔하고 말았어. 분명 나한테 하는 건 아니었는데, 조금... 평소의 다정한 치하야 씨랑은 많이 다른 모습이라서. 엄청 냉랭하고... 응. 단순히 차가운 거랑은 분명히 다른, 하지만 뭔가 이것저것 섞인... 그런거. 좀 놀라버렸어...
...그치만 나보다 어른인 아유무 씨도 움찔거릴 정도인데 어쩔 수 없는 거잖아...
"도대체... 어떻게, 예전의 저보다도 더 귀찮게 구시는 건가요."
"...저기, 키사라기 양. 내가 얼마나 까탈스럽고 귀찮게 굴은건지는 잘 알지만, 그래도 스파이럴과 비교는..."
"하-?"
"...아닙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프로듀서 씨의 불만은 바로 쏙 들어가버렸고. 이래저래 아유무 씨도 치하야 씨도 기분을 풀고 정말로 지금의 이야기를 정리했어.
"구체적인 방법은... 좀 더 고민하고 정해야겠죠. 여기 있는 네 사람 만으로는 부족할 거 같고... 그렇죠. 아까 프로듀서가 말한 대로, 같이 수록될 멤버들. 타카츠키 씨랑 시노미야 씨도..."
"뭐, 카렌이랑 야요이... 두 사람도 이야기하면 분명 도와주긴 할텐데."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도움을 받는 수 밖에 없을 거 같고요."
"역시 그런가..."
아유무 씨랑 치하야 씨가 말을 주고받으면서 이야기하는 걸 지켜보고 있는데...
...솔직히, 아이돌로서 자각한다, 자신감을 가진다... 말이지.
...분명 자신감이 무슨 말인지 알고 있고. 나, 내가 아이돌이라고 확실하게 생각하고, 아이돌이 뭔지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해. 그런데... 아리사 씨랑, 저 말들을 쭉 이어 붙이니까... 뭔가, 모르겠어.
아리사 씨가 자신감이 없다? 이것도 모르겠고. 아리사 씨가 스스로 아이돌이라 생각한다? 안한다면 왜 안하는 지 모르겠고.
이렇게 같이 붙여놓으니까, 분-명 알고 있던건데... 모르겠어.
...나, 알고 있던게 맞던걸까?
자신감에 대해, 아이돌에 대해...
아리사 씨에 대해.
뭔가 머리가 아파지려고 하는데, 다행히도, 라고 해야할까. 프로듀서 씨가 치하야 씨를 불러서 나도 잠깐 생각하던걸 멈추고 두 사람을 바라봤어.
"...치하야."
"네."
"너, 절대로 혼자 무리하거나 독단적으로 진행하지 말고... 뭐 하나라도 생각난거 있으면 꼭 나도 불러서 같이 상의해줬으면 해."
"...당연히 그래야죠. 직무 유기로 만들어드릴순 없죠. 월급 받으신 만큼 일은 하셔야죠?"
"...솔직히 인센티브 좀 적게 받아도 프로듀서를 더 늘렸으면 합니ㄷ-"
"-그리고 이거, 애초에 프로듀서가 하셔야 하는 일이라구요."
...치하야 씨, 가차없이 말을 끊어버리네. 프로듀서 씨의 투정은 더 들어주지 않겠다는 태도야. 저 말에 프로듀서 씨는 할말이 없는지 그저 고개만 푹 숙일 뿐이었고...
"그러고보니 그렇긴 하네. 애초에 프로듀서가 도와달라고 불러서 이렇게 하는건데 말이지. 근데 프로듀서, 왜 그걸 꼭 짚고 넘어가는거야?"
아유무 씨가 그렇게 말했는데... 나, 저건 왠지 무엇 때문인지 알 거 같아.
"...나, 저건 왠지 알거 같아."
"...? 뭔데?"
"아마도 모모코 쨩 덕분이 아닐까?"
"...아하."
"...그러니까 부디, 좀 이야기해주고, 함께 논의하고 내가 소임을 다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아이돌 제군..."
...아무튼 프로듀서 씨의 그 말을 마지막으로, 프로듀서 씨가 부른 이 비밀? 회의는 끝이 났어.
...그러니까... 곧 솔로곡이 나올거고... 프로듀서 씨가 아리사 씨가 제대로 녹음할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해서 부탁한거...
...자신감... 아리사 씨... 아이돌...
"...진짜, 모르겠는 걸."
그리고 다음날.
>>다이스 타임.
2표 먼저 모인 쪽으로 진행합니다.
1 ~ 33 : 이쿠와 만난 카렌과 야요이. 두 사람은 아직 이야기를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34 ~ 66 : 카렌과 야요이가 치하야, 아유무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67 ~ 99 : 어제의 네 사람에 카렌과 야요이까지 함께 모여 다시 상의하기 시작합니다.
100 : @아리사 난입
학교가 끝나고, 바로 시어터로 향했어. 그야 어제 이야기가 다 끝난 건 아니었고, 이야기는 이야기고 신곡을 받아서 연습도 시작하긴 해야했으니까.
그리고 시어터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건 카렌 씨랑 야요이 씨.
"아, 이쿠 쨩!"
"어, 어서와..."
"어라, 둘 다 일찍 와있었네? 학교 일찍 끝난거야?"
그렇게 물어보니까 둘 다 절레절레.
"그게, 프로듀서 씨가 신곡 관련해서... 이야기 할 게 있으니까 좀 일찍 오라고 하셔서... 하, 학교는 쉬는 날이기도 했지만..."
"오늘 마침 학교 쉬고 있기도 했어서, 밀린 집안일 끝내놓고 바로 왔어!"
그렇구나... 둘 다 언제나랑 비슷해서 조금 안심했어. 뭔가... 아리사 씨의 그 사건 이후로 시어터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진 느낌이 들어서, 저렇게 변함 없는 모습이 편안하단 느낌?
...아, 맞아.
"맞다. 카렌 씨, 야요이 씨."
"응?"
"혹시, 프로듀서 씨한테 신곡 얘기 말고 다른거 들은 이야기는 아직 없어?"
어제 나랑 치하야 씨, 아유무 씨를 불러서 한 그 이야기는 아직 못 들은걸까?
"응, 그냥 전화로 신곡 이야기로 볼거니까 시어터로 오라고 하셔서... 아직 프로듀서 씨랑 면담도 못들어갔고..."
"지금 좀 바쁘신가봐. 계속 통화중이셔서."
"그렇구나..."
...그럼 아직 이야기할 건 아닐지도 몰라. 역시 프로듀서 씨가 설명하는게 가장 좋을거 같은걸. 괜히 이야기가 잘못 전해지면 또 이상하게 흘러갈지도 몰라.
"저기, 이쿠 쨩...?"
"응? 왜, 카렌 씨?"
"뭔가... 신경쓰이는 거라도 있어...?"
"응? 아하~ 그게, 신곡이 뭘지 궁금해서! 벌써 4번째지만, 매번 받을 때마다 두근두근하거든!"
살짝 얼버무렸어. 거짓말은 아닌걸? 신곡, 엄청 궁금하고. 빨리 연습해보고 싶은건 진짜야. 물론 아리사 씨 쪽도 걱정되긴 하지만, 이 이야기는 프로듀서 씨가 해줄거라 생각하니까.
>>+3까지 다이스&컴마 체크. 야요이와 카렌은 이쿠에게서 뭔가 이상함을 느꼈을까요?
체크 값은 80. 다이스는 야요이, 컴마는 카렌으로 판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