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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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바알... 부탁할게에! 한번만...”
“------”
그녀가 내게 사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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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혹시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창글, 창댓 모두 단편 제외 완결 전적 제로인 탈주작가 Beststarlight라고 합니다.
계속 왜 그랬는가 묻고 쓰고 쓰다 보니까 지금은 제가 스스로 구상한 글들을 완결낼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뭐라도 완결을 낼 수 있도록, 뇌를 비우고 쓸 수 있는 작품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것마저 탈주하면 넌 사람새끼가 아니다.)
765와 346이 등장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이전 창댓들은 지금은 건들지 못합니다. 저 스스로 그 작품들을 이어갈 수가 없어서... 혹시 그 독자분들이 계시다면 이곳에나마 사과를 드립니다. 잘 보던 작품을 연중하고 신작 쓰는 작가를 보는 독자분들의 마음은 정말 잘 이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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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대학교가 어떻게 다른지는 잘 몰라서 우리나라 대학교처럼 쓰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이전에 필자는 아직 대학생이 아니므로... 혹시 이상하게 느껴지신다면 가차없는 지적 부탁드립니다.
“오늘? 글쎄...”
“오셔도 괜찮습니다. 아무도 불편하게 생각 안 할 거에요.”
아니, 불편한 건 나인데. 너희 말고, 나.
말을 집어삼키고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윽고 한숨이 나오자 그녀가 나를 안쓰럽게 바라본다.
왜. 대체 왜 또.
“정말로 저흰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P씨라고 부르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소용없는 걸 알기에 그 말도 담아두었다.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정해지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래...”
그래서 결국엔 가기로 했다. 어쩌니 저쩌니 해도, 내게 악의를 가지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챙겨주려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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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화한 상대는 누구? (765, 346. 밀리 포함, 나이는 어느정도 융통성 가능)
+2~3 주인공 ??? 다이스
중복 안되면 무시해주세요
이 수치는 나중에...
(뭐 어차피 막쓰는 지라 전개는 상관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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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부담을 한아름 지워주고는 그녀는 곧바로 다음 수업을 향해 멀어져갔다. 그녀의 내성적인 성격을 감안하자면 방금까지의 행동은 상당히 애쓴 것이리라. 다음에 만나면 고맙다는 인사를 해두자.
후미카와는 달리 나는 방금전의 숙면시간이 마지막 강의였던 고로 바로 집으로 향했다. 어차피 학교에 남아서 할 일도 없고, 혹시 같은 과였던 아이들과 마주치면 상당히 불편한 상황이 나올 터였다.
“다녀왔습니다.”
딱히 아무도 없지만, 돌아올 때마다 인사하는 것은 버릇이다. 20년간 해왔던 행동이니 뭐, 쉬이 고치지는 못하리라.
바깥만큼 차가운 냉기가 패딩을 벗은 내 몸을 감싸돌았다. 짐을 내려놓고 세수만 하고서 어둡고 조용한 집 안에서 그렇게 누워 있자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 이제 와서 뭘.
인적 없는 골목에서 나와 시끄러운 번화가로 나오니 조금은 얼굴이 찌푸려졌다.
결국은 오게 되는구나.
지금이라도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내 처지가 처지이다 보니, 무거운 발걸음을 끌고 갔다.
이시카와 씨네 주점.
솔직히 말하자면 약속장소는 최악이었다. 나에게 있어서는 좋은 기억이 없었기에. 물론, 다른 애들이 알고 잡았을 리는 없겠지만... 역시 기분 나쁘다.
적당히 신분증을 내고 들어오니 내부는 꽤나 시끌벅적했다. 이제 새 학기가 시작한 만큼, 여기저기서 친분, 교제 명목의 술자리가 한창이었다. 이미 몇몇 테이블은 물이 올랐는지 광란의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걸 보고 있자면, 역시 술을 좋아할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구석을 보니, 가장 시끄러운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기사와 씨와 눈이 마주쳤다.
제발. 저기는 아니라고.
하지만 역시 안좋은 것만 잘 맞아떨어지는 내 팔자는, 그녀의 조용한 손짓 하나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대부분의 눈동자가 나를 반기고 있었다.
좀 과도하게.
그리고, 저 한가운데에서, 그것도 가장 시끄러운 그녀가...
“빨리 와라아~!”
아.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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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모인 멤버들은?
+3까지 다이스 투표해주세요.
가장 활발하고 교우관계의 중심인 누군가와 원하는 인물 1명 또는 2명
중심의 그녀만 투표로 정하고 나머지는 일괄로 넣습니다. 일단 이 아이들이 초반 스토리에 나올 거에요.
+ 미나미, 후미카가 존재합니다
그녀는 유키, 다른 사람들 전부 반영했습니다.
내일모레 컴퓨터가 다시 오는 고로 연재를 재개해보겠습니다.
정말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그래, 지금 이 판 말이다.
“안녕”
그런 속마음과는 별개로 겉으로는 꽤나 태연하게 인사했다. 그 반응에 몇몇은 흥미를 잃었는지 인사치레가 끝나자 다시 하던 이야기로 빠져들었으나, 아직도 몇몇의 시선은 집요하리니만큼 뜨거워, 이곳이 모델 런웨이인줄 아냐고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야! 입장주다. 빨리 마셔, 빨리~! 흐헤헿”
잠깐, 소맥을 500짜리 맥주잔에 들이붓는 새1끼가 어디있... 여기있네. 모두가 너같이 술 먹을 순 없다... 내 분노를 시험하는 건가 진짜로...
그러는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녀석은 웃으면서 내게 맥주잔을 건넸다. 소맥이 참 맑네? 누가 보면 커피 마시고 물 담아놓은 줄 알겠다. 어이가 없어 웃고 있는데 유키가 마주 웃는다.
“그래도 오니까 좋지?”
진짜 미쳤나...
“그래, 좋다.”
과학실 알코올같은 맛을 억지로 넘기고 나니 녀석은 아이처럼 좋아한다. 예쁘지만 않았어도 저 옆에 있는 병으로 빡통을 깨버리고 싶었다.
“입장주 치곤 먹을만 했지?”
누구 입으로 그 소리를 하냐. 너 때문에 지금 내 앞에 병이 3개로 보인다.
“그럼 입장주 마셨으니 나랑 한잔?”
이제 대꾸도 하기 힘들었다. 상태가 영 메롱이었다.
“유키, p군 힘들어 보이는데...”
“응? 아냐아냐. P군 술 잘마셔.”
뭐? 미쳤나 진짜... 내가? 어이가 없어 바라보는데 방긋 웃으며 내 손을 잡고 건배를 한다.
그러자 반사적으로 내 손이 입을 향해 술을 들이부었다. 마시면 안 됐는데. 녀석이 끌고 온 분위기 때문일까. 한번 더 눈앞이 핑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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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진짜... 할말이 없네요. 아무튼 자료 무사히 복구되었고, 다시 진행하겠습니다.
+ 4명과의 대화를 다 쓰기엔 무리라서 일단 메인은 유키로 진행했습니다. 원래라면 좀 더 대화를 했어야 하는데 맨 위에서 굴린 2번째 다이스가 주인공 술 그거라서... 알쓰가 되었네요.
아키와 시오리는 술자리에서 캐릭터성을 드러내기가 좀 애매해서 여기서는 별 이야기가 없을 겁니다. 대신 이 작품에 등장한다는 건 확정. 다만 단순히 학교 친구일지 그 이상이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주변은 온통 상태가 메롱이었다. 나츠메 소우세키를 중얼중얼 주워삼키는 후미카, 밀리터리 지식을 벽 보고 떠들고 있는 야마토 아키, 바다를 예찬하고 있는 시오리, 맛이 간 애들을 간호하고 있는 카코, 그리고 다른 테이블에 있었던 애들까지. 아마도 이쪽은 패잔병들을 몰아넣은 곳인가 보다. 비틀거리면서 화장실에 가려고 하니 저쪽에서 카코가 걱정스레 쳐다본다. 물론 카코도 취했고 옆에 사람들도 있다보니 나는 걱정 말라고 손짓해주었다.
화장실에 가서 변기한테 하소연을 하고 나니 그래도 정신이 좀 들기 시작했다. 구역질 대신 말을 하게 될 정도로는.
“괜찮으세요?”
테이블에 돌아가니 후배가 걱정스레 묻는다. 미나미. 신입생 중에서도 대단한 비주얼이라며 동기들이 떠들던 것이 기억난다. 고등학교 때 이래저래 본 적은 있지만 내가 그정도로 안색이 시궁창이었던가.
“아까부터 많이 드시던 것 같던데요”
“누가 엄청 먹여서 말이지...”
“아... 네. 저도요. 유키 씨가...”
아 그래, 동병상련이었나. 하긴 1년 정도 본 나도 기겁하는데 신입생들이야 어련하겠나.
“그래, 적당히 들어가보렴. 이쯤이면 됐으니까.”
“네...? 아니에요. 다 같이 왔는데 저 혼자 어떻게...”
착하구나. 혼자 탈주하려 했는데 괜히 움찔해지네.
“그래, 그럼 여기서 조용히 쉬기나 하자. 혹시 대학교 생활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보고”
“그래서요오... 요즘 돈이 너무 마아니 드러요오오...”
“그건 맞지”
“그래가지고 제에가 알바를 구하려는데에”
“그래”
“하아나도 없어요! 전며리었다구요 저.언.며.얼!”
“그건 그렇네”
“아 오빠! 똑바로 듣는 거에요오!?”
“그건 그래”
“우씨잉...”
맞지 맞지 하다가 진짜 맞았다. 인생...
아무튼 미나미는 이제야 술에 취하는지 점점 볼이 상기되면서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었다. 내용도 딱히 별 건 없었다. 요즘 돈이 없다. 그런데 알바자리를 찾아봤는데 다 찼다. 그래서 쪼달린다. 이걸 4번째 우려먹는다.
뭐, 누구야 안 쪼달리겠냐만은, 막 스무살이 되어서인지 많이 걱정인 듯 보였다. 울상으로 계속 하소연을 하는데, 내가 고용주도 아니고 뭐 해결책을 줄 수도 없었다. 그냥 들어줄 뿐이지.
“아 진짜아... 자취하는데 이렇게 돈 많이 들줄은 몰라써요...”
“그럼 통학하는 게 어때?”
“통학이요?”
“응”
“저 본가는 히로시마에요오...”
아. 그래. 그 정도면 자취해야지.
그러고 보니까 난 얘 고향도 몰랐구나.
“네가 아는 친구 있어? 기숙사 하듯이 친구랑 같이 좀 큰방 잡아서 살아봐.”
“같이이?”
“그래, 보통 같이 살면 싸잖아.”
그에 뭔가 생각할 게 생겼는지, 잔뜩 찌푸리고는 혼자 고민에 빠졌다. 초면에 낮가림이 좀 있긴 해도 고등학교 때 친구나 같이 진학한 친구 정도야 여럿 있겠지. 후미카라면 좀 더 도움이 필요했겠지만 미나미라면 괜찮을 거다.
그 즈음 고민이 끝났는지 미나미가 나를 쳐다봤다.
“저어기... 오빠...”
“왜?”
“제가 사정이 있어서 그런데에...”
이런 말이 붙으면 어지간해선 거절해야 한다. 아무리 나름 친하다 하더라도 그런 쪽 이야기는 단호하게...
“저희 같이 살면 싸지 않을까요오?”
라고 거절하기엔 너무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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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값에 따라 초기 친밀도가 정해졌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미나미 후미카를 포함해 6명 모두 우호 상태이며, 그 이후의 거리감입니다.
주인공의 나이는 대략 2학년이고 20~21살입니다. 대략입니다. 주변인물들도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메이저한 관계는 그대로 나옵니다. 미나미-후미카 동갑이라던지) 그래서 나이와 호칭관계가 뒤죽박죽일 수 있습니다. 애초에 지름작에 막 쓰는 글인지라...
따라서 나이의 직접적인 표기를 피하겠습니다. 대략 누구는 동갑이고 누구는 연상, 연하다는 정도만 감안하겠습니다...
후미카 - 52 (연하, 따르는 후배)
아키(밀덕) - 28 (연하, 안면은 있는 사이)
유키(야구광) - 29 (동갑, 특수한 역할을 수행시키기 위해 악우 같은 느낌으로 했습니다. 다이스에 비해 가까워 보임)
카코 - 56 (동갑, ------으로 친하게 됨)
시오리(바다 좋아함) - 56 (서로 대하기 편해서 친해짐)
미나미 - ?? (연하, ---- ------ -- 함. 주인공 입장에선 아는 후배.)
1. 거절했는데 기절해 버렸다. 주변에 멀쩡한 사람도 없으니 결국 집에 데려갔다.
2. 술김에 계속 물어대서 어쩌다가 수락해버렸더니 진짜 같이 집으로 왔다. “이제 같이 사는 거에요, 오빠!”
참고: 본작은 생각없이 씁니다. 중간전개 건너뛰기나 급발진은 환영
짝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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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젠장...”
속이 사하라 사막마냥 타들어간다. 머리는 누가 드럼스틱으로 16박자 쪼개며 후려 패는지 초 단위로 울리고 있고, 정신을 차린 뇌는 몸속의 쓰레기들을 빨리 배출하라며 위에다 명령을 하고 있었다. 구겨진 얼굴로 찌질하게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 입과 코와 온갖 구멍에서 술냄새가 진하게 올라왔다.
술을 마신 다음 날의 아침인사는 변기에다 하는 게 국룰이다. 하지만 오늘은 인사가 쉽사리 끝날 것 같지 않아보였다. 그렇게 30분 정도가 지났나... 진이 다 빠진 채로 겨우 화장실을 탈출할 수 있었다. 그래도 오늘이 휴일이라 다행이었다. 안도하며 다시 침대로 몸을 옮기러 갔다. 침대에 미나미가 있었다. 큰 침대는 아니었기에 조금 불편하게 끼어있었고, 흐트러진 이불과 몸 상태였지만 얼굴만은 편안하게 잠들어 있었다. 숙취가 없는 편인가. 좋겠네. 나는 너무 피곤해서 좀더 잘...
야. 잠깐만.
니가 왜 여기 있어. 아니 그 전에 난 대체 뭔 짓을 한 거냐.
숙취로 머리가 멍해서인지 나는 이 상황을 제대로 못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니, 누구라도 이 사태에 직면하면 그렇지 않을까? 비워냈던 속이 다시 울렁이는 느낌이었다.
기억을 되짚으려 해도 필름은 저 멀리,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
아, 하나 확실한 건 그건 하지 않았다. 적어도 둘 다 옷을 입었고, 아래쪽에도 그런 걸 한 감각은 없었다.
“으음...”
생각하던 도중 미나미와 눈이 마주쳤다.
“응... 조은 아침이에요 오쁘아...”
잠기고 피곤이 떨어지는 목소리지만 너무도 태연하게 내게 인사했다. 오히려 내가 당황했다.
얘는 왜 이렇게 태연한 거지.
“으응...!”
인상을 찡그리며 일어났다. 옷을 입고는 있었지만 어디서 났는지 모를 얇은 흰티로 바뀌어 있었다. 어... 음...
반응하면 안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후배였다. 아니 지금도 후배지만...
... 뭐 어때. 지금은 완벽히 성인인데.
“오...?”
뭘 오야 이녀석아. 황급히 이불을 끌어왔지만 너무 늦었다. 아니, 가렸는데 뭘 계속 뻔히 보고있니.
“오빠... 서네요? 다행이다...”
뭐가... 지금 내가 뭐라고 들은 거지?
“어제 오빠랑 이러고 잤는데 아무 일도 없어서 조금 불안했거든요... 헤헷...”
야. 보통은 아무 일이 있으면 불안한 거야. 막 대학생이 되니 겁이 없어진 건가? 하지만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녀석은 나름 선이 철저하다. 여기 와서도 어느정도 불순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들은 다 쳐냈단 말이다. 아니, 그것보다...
“미나미.”
“네?”
“너, 왜 여기 있니?”
그래, 일단 알아보기라도 하자. 불안하지만...
“오빠, 기억 안나세요?”
어... 그래... 그러니까 이야기를 정리해보자면....
“네가 아는 친구 있어? 기숙사 하듯이 친구랑 같이 좀 큰방 잡아서 살아봐.”
“같이이?”
“그래, 보통 같이 살면 싸잖아.”
그래, 여기까지는 기억이 났다.
그러자...
“저어기... 오빠...”
“왜?”
“제가 사정이 있어서 그런데에...”
“저희 같이 살면 싸지 않을까요오?”
이 녀석이 나한테 이렇게 물어댔고, 거절하자 앙탈과 떼를 부리며 달라붙었다.
그리고 결국 귀찮아서 술김에 대충 그러자고 했더니 조용해졌단다.
아니, 이게 가당키나 한가.
어차피 술김의 약속이고, 객관적으로 봐도 문제 투성이었다. 예쁜 여자아이가 같이 살자고 하면 남자로서는 좋아 미칠 일이겠지만 아무튼 안 된다.
“미나미, 저기 미안한데...”
띵동-
단순히 벨소리인데, 그럴 터인데 왜 이렇게 불길할까. 설령 엄마가 여기에 갑자기 찾아온다 하더라도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을 터였다.
“여기요! 이삿짐 센터인데요! 문 좀 열어주세요!”
문 밖에서 들리는 의미불명의 외침. 나를 보고 있는 어색한 눈빛.
불안함이 현실로 다가왔다. 예상을 몇 배나 뛰어넘어서.
저기 있잖아 미나미. 그래 백 번 양보해서 같이 살자고 했다고 하더라도...
하루만에 이삿짐을 싸는 건 아니잖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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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다 못해 이삿짐도 싸버린 믜나미... ㅗㅜㅑ...
자 이제 이삿짐도 왔으니 뭘 해볼까요? +3까지 받습니다.
'이것도 운명인 걸까...'
방 안에 차곡히 쌓이는 처음 보는 물건들. 정말이지 순식간에 방 한켠을 가득 메우고는 이내 상자에서 고개를 내미는 그것들을 망연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서.
“수고하세요!”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문을 닫는 소리가 들리고서야 정신이 들었다. 개판이었다.
“와... 그래도 집이 넓어서 다행이네요!”
그렇겠지. 원래 이 집은 원룸이 아니었으니까. 한 사람 가지고는 절반이나 찰까 한 큰 집이다. 그리고 그 방이 가득 찼다.
짐이 이렇게 많은 건 둘째치더라도, 정말로 같이 살 생각이었냐?
“응? ...왜요?”
어이없는 눈빛으로 미나미를 보니 생긋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말이 늦은 거나 손을 봐서는 민폐가 아닐까 불안해하는 것 같다.
허 참... 이런 사고를 쳐놓고도 내 눈치를 보는 게 어이없다 해야 할지 그녀답다 해야 할지...
뭐 그래. 일단 기분이나 풀어주자.
“그래. 그래서 난 이제 누굴 불러야 하니. 경찰? 집주인 씨? 아니면 변호사?”
“네? 아... 그게...”
아. 좀 진정하라고 농담을 건넸는데 되려 진담인 줄 알았나보다. 이런 쪽으로는 역시 반듯한 전 학교회장이라고나 할까. 후미카와는 달라 보이면서도 비슷하다.
“아니, 농담이다. 그런 건 아니지만...”
농담이라 하니 눈에 띄게 표정이 풀어진다. 변화가 꽤나 재미있다.
“너 정말로, 나랑 같이 살아도 되니? 한번만 다시,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렴.”
하지만, 이건 이거다. 설령 이 아이가 나를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신뢰한다 하더라도, 같이 사는 건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사실, 미나미도 그건 알고 있을 거다. 술에 취한 채 저질러버린 일에 무안하고 내게 피해줄 것을 염려하는 거겠지.
“이삿짐센터는 내가 불러줄게. 가볍게 입을 놀려서 후배를 힘들게 왔다갔다한 잘못인 셈으로...”
“오빠. 저는... 정말로 괜찮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거절했다.
“저는, 그날의 기분 따라 쉽게 다른 사람과 같이 살자고 말하는 헤픈 여자가 아니고요.
자기가 쪽팔리다고 저질러버린 일을 어물쩍 넘어가려는 책임 없는 사람도 아니에요.
잘 믿지는 못 하시겠지만요...”
그래, 나는 미나미에 대해... 상당히 모르고 있었다.
“제가 오빠랑 같이 살고 싶다고 한 건 제 의지였고, 지금 제가 말하고 있는 것도 제 의지에요.”
미나미는 정말이지...
“오빠니까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오빠니까 그런 거에요.”
위험한 아이였다.
“오빠는,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사람이니까요!”
주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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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말했던 건 이 이후의 행동과 에피소드였습니다만... 저 혼자 너무 급발진한 건가요?
아무튼 이렇게 해서 주인공과 미나미는 같이 살게 되었답니다! 와 박수!!
그래서 이번엔 진짜로! 주인공과 미나미는 이 다음 어떻게 할까요? +3까지
아 그리고 주인공의 이름을 슬슬 정해야 하겠네요. 같이 적어주세요!
꽁냥꽁냥은 옳은 문명!
참고로 난 짬뽕을 먹을 거야.
그리고 기념으로 주인공의 '어떤 수치'가 최대보정됩니다. 물론 페로몬이라던가 벨붕급 그런 건 아니에요.
+ 그나저나 일본에 중국집이 있던가요? 대한민국의 대학처럼(다니지도 않았지만) 쓰고 있더니 너무 자연스러웠어...
===============
최대한 철벽을 친다.
"미나미가 무슨 말을 하든 무조건 3번은 의심하며 듣자."
상당히 불편해지겠지만 어떡하랴. 내가 해버린 말 때문인 걸.
“3천엔입니다.”
“여기요”
이래저래 이사가 된 셈이니 소바라도 시켜 먹을 거냐 물었는데 오늘은 왠지 땡기지 않는다며 혹시 짜장면을 먹어도 되겠냐고 물어왔다. 이 동네에는 옛날부터 있던 중국집이 하나 있는데 그 자체로도 희소할뿐더러 맛도 보장하는 가게였기에 평소와 다른 걸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항상 호황이었다.
물론 나는 짬뽕을 시켰다. 이건 양보할 수 없는 취향차이다.
그렇게 주문하려 하자
“오빠 탕수육은 혹시...”
라며 눈망울을 빛냈다.
그래 뭐, 이미 벌어졌으니 이 정도는 해주자.
그렇게 빳빳하던 새 지폐 세장이 내 손을 떠나고 그걸 대신하듯 잘 차려진 한 상이 거실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하긴, 3천엔이라 해봐야 다른 집보다 더 싸고 양도 많으니 손해보는 건 아니었다. 곧 시작할 과제지옥을 대비해 든든하게 먹는 셈 치자.
“와, 되게 맛있어 보이네요”
빠르게도 세팅을 다 끝내놓았다. 서로 잘 먹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는, 젓가락을 움직였다.
“음... 이 집 거 되게 크네요?”
응? 그야 탕수육이 큼지막하긴 한데... 어딜 보니?
“맛있게 먹겠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순진하게도 웃으며 말한다. 이녀석 천연인가? 아니면 노리고 이러는 걸까?
바로 방금 전에 다짐했던 걸 옆에서 살살 간질이는 것만 같았다.
“같이 먹는 첫 식사네요?”
“내가 작년에 너희 입시 끝나고 대학 합격하고서 같이 먹지 않았니?”
“그래도요. 같이 살면서 먹는 첫 끼니까 나름 의미 있지 않을까요?”
정말이지. 미나미에게는 지금은 어떤 의미일까. 아무 생각 없이, 같이 사는 선배와 함께 하는 느낌일까. 아니면 그녀 스스로도 묘한 괴리감 같은 것이 있을까. 그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미나미가 내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정말이지 갑작스럽게.
눈 앞으로 다가온 얼굴은 정말이지 예뻤고, 몸을 감싸도는 향기가 너는 영역 안의 사람이다라고 말하기라도 하는 것 같아서...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손이 내 입가를 간질였다. 입술도 이렇게 보드라울까 하는 감촉이었다.
“오빠, 여기 묻었어요. 헤헤...”
......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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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에피소드는? +3까지
아니 근데 대체 왜 에피소드를 모집해도 한 종류? 한편 분량밖에 안 나올까요...
뭐 그런 거 있잖아요. 장보기라던지 음식 만들기라던지 공원 산책이라던지 그런 거요!
+ 아 물론 이벤트는 있어도 다이스 님에 따라 공략은 좀 늦어질 거에요. 솔직히 여태 하도 많이 흔들려서 의심갈지도 모르겠지만... 주인공 내심의 벽은 상당히 높은 상태입니다. 두근거리는 거랑 사귀는 건 전혀 다르죠.
그리고 조금만 있다가(작중으로 내일이면) 배경을 학교로 옮길 거에요. 그때는 이제 독자님들이 선발해주신 아이들도 본격 참전합니다.
미나미의 제안 : 트위스터 게임
"이 집 맛집이넹."
다시 한번...
'밥 먹고 난 뒤'의 에피소드를 +3까지 써주세요;;
(위의 앵커는 전부 반영했습니다.)
+ 그리고 갑자기 트위스터는 조금...
두 분은 위의 댓글에 다시 다이스를 굴려주실 수 있나요? 어느분이 큰지에 따라 할지 안할지 결정됩니다.
아 그리고 트위스터는 거절하는 게 주인공 성격에 맞아 보입니다 거절한다는 앵커를 못 썼네요 ㅋㅋㅋ
"이와 같이 살게 됐으니...규칙이라도 정해두자."
P “있어야함 ㅅㄱ”
미나미 (시무룩)
미나미는 객관적으로 예쁘고 성격도 좋다. 꼼꼼하고 선도 잘 지킨다. 마지막 건 조금 다시 생각해야 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런 아이와 가까워지고 친해지는 것이 나쁠 리는 없다.
하지만 같이 사는 것은 전혀 이야기가 다르다. 몇 번이고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기세에 밀려 수락했다.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할까.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어느 정도의 선은 그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미나미도 알 것이다. 이미 같이 산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무리를 했다는 것을.
그러니...
“어? 탕수육이 한 조각 남았네요? 오빠가 드실래요?”
“너 먹어라.”
“으음... 양보해주시는 건 좋지만 그래도 대등하게 같이 살 사이니까 무조건 양보는 안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 네 말도 맞다.”
“음... 그럼 트위스터 게임으로 정해요!”
“...... 뭐?”
“트위스터 게임이요! 모르시나요?”
... 이 아이를 어찌해야 할까.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엔 조금 따끔하게 말해야 할 것 같다.
“미나미. 미안하지만 그건 너무 아닌 것 같다. 밥 먹는 중에 몸을 쓰는 것도 그렇거니와 지금 네 행동이 상당히 무례하게 비칠 수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해.”
“어...”
“죄송해요... 오빠가 갑자기 표정이 딱딱해지셔서 조금 농담을 하려고 했는데...”
“아... 그래. 다음부터는 조심하고, 빨리 마저 먹자. 식겠다.”
“어... 네!”
움츠러들면서도 웃는 모습을 보자니 내가 세게 말했나 하고 마음이 약해진다.
그래도 필요한 말이었다. 필요한 말이었다만...
내가 후배들한테 너무 무른 건가. 후미카도 그렇고...
아무튼 식사는 그렇게 끝이 났다. 정말 맛있었다.
“몇 번이고 먹어도 여기 진짜 맛있네요.”
“그러게. 시험 끝나면 또 사줄게.”
“네? 좀 더 자주 먹으면 안 되나요?”
“안 돼. 특별한 음식은 가끔 먹어야 의미가 있잖아?”
“아.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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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몇 번이나 이러는 시점에서 정말 할 말이 없지만 정말로... 죄송합니다.
+3까지 각자 규칙을 하나씩 정해주세요. 부탁드리겠습니다...
무려 1년만에...
굳이 산책을 나온 이유는 나 또한 나름의 정리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단 수락은 했지만 여자아이와 어떻게 살아야 할지라던가, 집세, 생활비 등의 운용같은 것도 있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기 집주인은 이쪽 동네의 많은 집을 소유하고 있어 개개의 집에 시선이 미치지 못하는 데다 나보다 겨우 몇 살 많은 사람이다. 물려받았거나 경영 수업같은 거겠지. 아무튼 계약 때 잠깐 본게 다지만 그녀의 유한 성격으로 보아 딱히 거주자가 1명에서 2명이 된다 해도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하며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도시 한가운데면서도 중앙의 공원이나 나무들 때문에 딱딱하거나 삭막한 느낌은 전혀 없다. 왠지 그녀의 작품일 것 같았다.
느긋하게 1시간 정도를 돌고 오자 미나미도 정리를 끝마쳤다.
“집이 되게 크고 좋네요!”
“그런데 집세도 저렴하지. 여기 집주인 씨 되게 좋으신 분이야. 일부러 이 동네 집값 싸게 해놨더라고.”
“그러게요. 여기에 맨션(한국의 아파트)를 더 지었다면 돈이 더 될텐데, 대단하신 분이에요.”
“그래... 뭐 아무튼, 같이 살기로 했으니 각자 규칙을 정하자. 일단 집세는 더치페이, 식재료는 기본적으로 한달 1만엔씩 입금하고, 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상의해서 사기, 설거지는 한주마다 번갈아가며, 또...”
그렇게 여러 가지를 서로 정했다.
특히 붙박이장 왼쪽 3번째 서랍은 열어서는 안된다는 것과, 서로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다. 이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아무튼 여러 가지로 바빴던 오후였다. 짐정리까지 끝내자 솔직히 육체적으로도 기진맥진이었다. 그나마 짐은 얼마 없어서 노동은 그렇게 안한 게 다행일까...
“자... 암튼 이사가 끝났구나.”
“네! 정말 다행이네요 무사히 끝나서, 그리고--”
“네가 그런 말 하면...”
“오빠가 받아주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솔직히 막막했는데.”
그래, 네가 이러니까... 속내를 잘 모르겠고 위험한 것 같아도 내버려둘 수가 없는 거다.
“그래, 알았으면 좀만 더 얌전히 있어주겠니.”
“저 정말 얌전히 있는 건데요? 집에서처럼 있었으면...”
뭐. 왜.
왜 그렇게 보는 거냐
“그래, 미안하다. 나도 피곤해서 말이다. 일단 빨리 씻고 나머지는 저녁 먹고 이야기하자”
+3까지 저녁이후 에피소드를 정해주... 시나요? 이 망할 자식이 도망 안가겠다고 해놓고 1년을 도망갔는데 봐주시나요? 일단 돌부터 던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