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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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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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치즈키 자매 창댓...이지만 모치즈키 히지리가 주인공인 창댓입니다.
765와 346의 적당적당한 크로스오버를 지향합니다.
에피소드 목록
Prolog. 안나 "...히지리...?" 히지리 "...에, 헤헤..." / 1 ~ 400
First. 안나 "@ssasin Creed...!" 히지리 "에...? 응...?" / 401 ~ 580
Second. 히지리 "모모코...선배...?" 모모코 "흐흥!" / 581 ~ 1211
Third. 카렌 "잘 부탁해~" 히지리 "에에에에?!" / 1212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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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일까요..."
어쩐지 눈치가 보여서 조심하면서 대답했는데...
"그치...? 역시 모모코 생각...대로...으음..."
페어리, 라는 대답을 듣자 얼굴이 확 밝아지며 그대로 잠들어버린 모모코 쨩입니다.
"...스오 양. 들어가서 자야죠."
"으응..."
미즈키 씨가 흔들어서 깨워봤지만, 만족스럽게 웃으며 잠든 모모코 쨩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그, 모치즈키 양. 스오 양은 어디서 자나요?"
"방에... 침대 2층에서... 자요..."
"...일단 데려다주고 오겠습니다."
...아주 잠깐이지만 당황한 미즈키 씨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차분해지시네요. 저런 침착함도 부럽다면 부럽다고 해야할까요...
"그으럼, 다 끝났으니 이제 정리하고 다들 잘 준비를 할까요! 자, 유리코 쨩. 슬슬 일어나서 탁자 분리해서 정리하는 것좀 도와줘요! 아리사랑 같이 안나 쨩네 방에 맨날 놀러오는 멤버로서 좀 도와주라구요!"
"...그냥 다들 엎드려서 자면 안될까요."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요 유리코 쨩! 자, 어서! 일어나!"
...축 늘어져있던 유리코 씨를 꼭 스티커를 떼듯 조심스럽게, 하지만 강하게 일으키는 아리사 씨와... 천연덕스럽게 탁자를 정리하기 시작하는 츠바사 씨와 츠바사 씨가 하는걸 보고 따라 돕는 미라이 씨.
그, 손님 분들이 다 일하게 할 순 없으니 저도 뭐라도 도와야-
"...히지리."
"으, 응?"
"왜 안나의 눈치를...보는거야...?"
"에? 아?! 아니, 그-"
...정곡입니다.
일부러 언니 쪽을 안 보고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바로 들켜버렸습니다.
쭈뼛쭈뼛, 언니를 향해 돌아섭니다. 어딘가 알 수 없는 표정의 언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가늘게 뜨고 있는 눈, 한손으로 덮고 있는 입가.
"눈치 볼거... 있었어...?"
"아니, 그러니까... 그게..."
...언니가 있는 앤젤 스타즈가 아니라 페어리를 고른거 때문에 언니가 삐질까봐... 라고 말할순 없는데... 그...
"...설마 안나...아까 그걸로...삐질거라...생각했어?"
"?!"
제가 얼어붙어서 아무말도 못하니까, 그제야 손도 치우고 표정을 풀면서... 웃음을 참고 있는 언니...?
"...안나가 히지리를... 모를거같아...?"
"...언니...!!"
"응, 뭐... 안나, 조금은 쪼잔한 면... 있으니까... 히지리가 걱정 할만도..."
목소리는 시무룩해도 그렇게 웃는걸 다 보여주고 있으면 말이죠?!
"......!!!!!!"
"알았어, 알았어... 안나는, 아무렇지도 않으니까...이제 그만...?"
"츠바사 쨩! 안나 쨩 방에 장롱에서 담요랑 이불 좀 꺼내와주세요!"
"에, 미라이랑 둘이서 탁자 다 치웠는걸-"
"아리사는 유리코 쨩이랑 같이 가서 분리수거 하고 와야하니까 이불좀 펴놔줘요!!"
"에, 안나 쨩이랑 히지리 쨩이 하면-"
"됐으니까 빨리 하기나 해요! 이불 부족하니까 집에가서 자라는 소리 듣지말구!"
...
"역시 아리사... 이런거, 눈치는... 빨라..."
"...언니...?"
"응. 안나, 어디까지나 농담...이니까...?"
......
"안나는, 히지리가 페어리를 고른게... 정답이라고... 생각해."
"...? 응...?"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걸까요, 언니는...?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아까 셋중에서... 히지리가 프린세스를... 고를리가 없잖아...?"
...다 알고 있다는 듯,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언니입니다. 물론, 맞긴...하지만...
"...노래를 하고 싶어서 아이돌이 된 히지리가... 셋 중 겉보기에, 가장 노래랑 멀어보이는... 프린세스는... 고르지 않을거라 생각해..."
"...어..."
...슬쩍 주위를 다시 둘러봅니다. 유리코 씨와 아리사 씨는 아까 저희가 먹고 나온 쓰레기들을 들고 내려가셨고, 미라이 씨와 츠바사 씨는 미즈키 씨가 모모코 쨩을 데리고 들어간 방에 따라 들어가있고요. 아마 곧 이불을 가지고 나오시겠죠.
"...안나가 앤젤...스타즈에 있지만... 응. 페어리나, 앤젤이나... 히지리 이미지하고는 다 가깝긴하니까, 프린세스를 빼면... 어느 쪽이든, 비슷하다고... 생각해."
...그러면 더더욱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그럼, 왜 페어리가...정답이었다는거야...?"
"안나는, 히지리가 앤젤을 고르지않아도...이유를 안물어볼거지만... 모모코는, 이유를 물어볼테니까...?"
"...언니-"
"-응. 농담이니까, 무서운 표정은...짓지 않기...?"
...정말이지, 언니도...
...하지만 어째서인지, 언니의 말을 들으니 정말 그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겠죠?
"...응, 뭐... 안나, 히지리가 어딜 가도... 괜찮으니까."
......
"그러니까, 긴장하지말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히지리의 최선을.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해."
"...치사해..."
"...그야, 안나가 언니니까?"
"......"
"...으응, 뭐..."
"히지리는... 어쩔래? 그냥, 침대에서...?"
"...언니랑 잘래."
"...알았어."
...저는 이젠 알고 있습니다. 언니가, 제가 이럴때 아주 살짝 긴장한다는걸요.
...물론, 복수하려고 한건 아니지만....
"...그럼 히지리 침대는... 미즈키 씨가 써도... 괜찮지?"
"응."
"그으러면... 안나랑, 히지리랑, 유리코 씨랑, 아리사가 밖에서 자는걸로..."
"...응."
그럼 가서 먼저 씻고 오라는 언니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방에서 갈아입을 옷을 챙기러 들어가는데-
"...안나 쨩? 이불은 나랑 미라이가 다 깔았는데 우린 안에서 자라는 건 좀 너무하지 않아~?"
"안나가, 방에 깔아줄테니까..."
"푹신한건 다 밖에 깔았단 말야...! 치사하게-"
......츠바사 씨는 언니가 잘 설득할겁니다. 네. 아마도요...
"...잠깐..."
...그러고보니... 저, 내일 스케줄...이 어떻게 됐죠...?! 생각해보니, 오늘 언니가 저녁 같이 먹자고 해서 전혀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다이스
1 ~ 33 : 휴대폰을 확인해도 메일이나 연락이 온게 없습니다. 아무래도 직접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34 ~ 66 : 내일부터의 일정을 정리해놓은 메일이 와있었습니다. 오전부터라...
67 ~ 99 : 프로듀서 씨가 보낸 메일에, 일정표 말고도 자기 전에 잠깐 전화를 해달라는 내용이...?!
2표 먼저 모인 쪽/모이지 않으면 컴마가 가장 높은 다이스/컴마가 같으면 먼저 굴린 다이스 반영
세면실로 들어오자마자 서둘러서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프로듀서 씨가 이미 메일을 다 보내두셨습니다.
「모치즈키 양.
아까 퇴근하시기 전에 내일 일정에 대해 전달을 미처 못해드렸어서 메일로 보내드립니다.
내일부터는 오전 이른 시간부터 레슨이 예정되어 있으니 일찍 주무시는 편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가능하시면, 메일을 확인하신 뒤 주무시기 전에 잠깐 전화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혹시라도 확인이 안되셨을 경우에 제가 다음날 새벽, 일정에 늦지 않으시도록 미리 전화를 드릴 예정이라 가능하시다면 주무시기 전에 전화를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언니와 다른 분들과 시간을 보내실 것이라 생각되어 지금 전화는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럼, 편안한밤 되십시오.」
"...어..."
...메일이 온 시간을 확인해보니, 아까 제가 집에 도착하고 조금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ㅃ, 빨리 전화를...!
[네, 모치즈키 양.]
제가 전화를 걸자마자 바로 받으셔서 조금 놀랐고, 놀란 만큼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밤 10시가 조금 넘었고... 이런 늦은 시간까지 제 전화를 기다리고 계셨다는 거니까요.
...일단 사과부터 드려야겠죠.
"저기, 죄송...합니다. 휴대폰, 확인을...못해서..."
[아닙니다. 귀가하실 때 미리 안내를 못한 제 탓이니 그정도는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주무시기 전에 제때 확인해주셨으니 아무 문제 없습니다.]
"...으으...네에..."
...저렇게 말씀하신다면... 뭐라 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게 말문이 막혀 잠깐 침묵이 흘렀는데,
타닥타닥.
...휴대폰 스피커 너머로 아주 미세하게, 하지만 확실하게. 컴퓨터 키보드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저기... 프로듀서 씨..."
[네, 말씀하세요.]
"...아직, 퇴근... 못하신건가요...?"
[...그...]
이번에는 프로듀서 씨가 말끝을 흐리셨습니다.
제가 아무 말 없이 기다리고 있자, 난처한 듯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살짝 들려오고.
[...저녁은 제대로, 구내식당에서 먹었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프로듀서 씨, 였습니다. 아까 낮에 이야기 했던 걸 신경써주시는건... 기쁘긴 했지만... 그래도 좀 쉬셨으면 하고...
하지만 막상 제가 그렇게 말하기엔, 갑작스레 생겨버린 제 일정들 때문에 남아서 일하시는게 너무 확실했기에 제가 말하기는... 또 그러니까요.
[...크흠. 아무튼, 메일로 보내드린 일정표는 읽어보셨나요.]
...앗.
"아, 아뇨. 아직... 메일, 확인하고... 바로 전화...한거라서..."
[그럼, 시간도 늦었고 하니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내일부터 시작해서 호죠 양의 투어가 출발할 때까지는 계속 레슨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기초적인 수준의 레슨은 우지이에 양의 성취도를 확인한 뒤 우지이에 양에게 맞춰서 보컬, 댄스, 비주얼 각 분야별로 진행될겁니다. 그 외엔 투어의 세트리스트에 맞춰서 두 분이 당장 투입될 곡들의 연습이 있을겁니다.]
말씀은 간략하게 하셨지만... 각 레슨별로 배분될 시간을 생각하면 아마,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전부 레슨이 잡혀있겠죠.
[...당장 첫 투어까지의 준비 기간이 짧은 만큼 첫 투어 때는 모치즈키 양과 우지이에 양...두 분의 비중은 높지 않을겁니다. 시부야 양과 카미야 양이 함께 할 예정이니 세트리스트도 이후의 것들보다 호죠 양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훨씬 여유롭고, 단체곡도 트라프리의 곡을 바로 쓸 수 있으니 만큼 두 분이 반드시 모든 무대에 올라갈 필요가 없어서 준비할 것도 많지 않겠죠. 하지만, 이후의 투어들까지 전부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트라프리의 두 분은 어디까지나 게스트 참여니까요.
다른 게스트 아이돌이 참여한다면 기존의 트라프리의 노래도 소화해주셔야 하겠죠.]
"...네."
[아무튼 첫 투어 때는 단체곡 한두곡 정도를 소화할 정도만 맞춰지면 될테니 당장에 큰 걱정은 안하셔도 될겁니다.]
...걱정은 둘째치고, 그냥 마냥 막막하기만 한걸요.
[...걱정하시지 말고, 일단은 당장 앞의 것들만 차분하게. 하나하나 나아가시기만 하면 됩니다.]
힘 주어서 말씀하시는 것에서, 어떻게든 저를 응원해주시려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건, 기쁘긴 했지만...
...아뇨. 다른 생각은 하지 말아야겠죠.
"...네. 열심히...할게요."
[...시간이 늦었군요. 저도 빨리 마무리하고 퇴근할테니, 모치즈키 양도 어서 주무시는게 좋겠습니다.]
"...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내일...뵐게요."
[네. 오전 레슨은 8시부터 잡혀있으니 사무실에 들리실필요 없이, 시간에 늦지않게 바로 레슨실로 가주시면 됩니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맞춰 레슨실로 찾아갈테니까요.]
"네..."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저는 곧장 씻으러 샤워실로 들어갔습니다. 아마도 분명, 제가 세면대 앞에서 통화를 해서 다들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테니 서둘러야 합니다.
...내일부터 시작...일까요.
일찍 일어나는거야, 언니랑 모모코 쨩이 분명 도와줄테니까 관계없겠지만... 백댄서를 해야하는데, 과연 제가... 댄스를 잘 할 수 있을까요. 노래는,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
...아무래도, 레슨 시작시간보다 조금은 더 일찍 가야할 것 같습니다.
"...잘, 갔다와...? 흐아암..."
"...응. 다녀올게."
어딘가 퀭해보이고 피곤해보이는 언니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섰습니다. 다른 사람들까지 굳이 일찍 깨우고 싶지 않아서 자기 전에 언니한테만 살짝 말했었는데...
아침에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샌가, 언니가 정말 조용히 저를 일으켜세워서 세면실로 데려오고, 머리 말리는 거랑 옷까지 전부... 준비하는 걸 도와줬습니다. 그냥 깨워주기만 해도 됐는데...
...아무튼 그런만큼, 오늘부터 힘내서 레슨을 열심히 받아야겠죠.
그렇게 다짐하며 탈의실에서 레슨복으로 갈아입고, 오늘부터 하루 종일 신세를 지게 될 레슨실로 들어갔는데-
>> 다이스
레슨실에 누가 있나...?
1 ~ 80 : 없음
81 ~ 89 : 무츠미
90 ~ 96 : +쿠미코
97 ~ 100 : +카렌
가장 높은 값을 반영합니다.
"...차가워..."
-레슨실은 비어있었습니다. 평소보다 훨씬 일찍 오기도 했고, 다른 레슨실도 전부 비어있었던 만큼 어쩔수 없을거라 생각하긴 했습니다.
봄이 되어서 낮에는 햇살이 따스해지긴 했지만 실내에서, 그것도 아침 일찍에는 역시 따뜻하진 않겠죠.
"...에, 그러니까... 에어컨이..."
레슨실의 전등을 키고, 안쪽에 있는 조작패널을 찾아서 에어컨의 전원을 올렸습니다.
...기억을 되새겨 보니, 프로덕션에 와서 처음 레슨을 받을 때 제일 먼저 배운게 바로 이렇게 레슨실의 에어컨을 키는 법이었습니다.
추운데에서 몸을 잘못 움직이면 트레이닝이나 레슨의 효과는 전혀 없고 오히려 다칠수 있으니 먼저 쾌적한 환경부터 만들어야한다고.
물론, 너무 더워지거나 하면 또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자칫 잘못하면 탈수...
"...후우..."
...손끝이 차갑게 느껴져서 살짝 입김을 불며 손을 살살 비볐습니다. 가볍게 쥐었다 폈다, 손을 번갈아가며 쥐어서 주물러주고...
손에서부터 시작해서 양 팔을 손으로 주물러가며 쭉 따라 올라가고, 팔을 다 주무르고 난 다음엔 허리를 숙여 발목부터 허벅지까지.
충분히 주무른 다음 가볍게 제자리에서 뛰기 시작했습니다. 왼발, 오른발...
겨울에는 1분정도는 뛰어줘야한다고 언니가 누누이 말했으니까, 왼발로 뛰는걸 세기 시작해서 30까지.
제자리 뛰기를 끝내고...양 손을 깍지끼고, 팔을 쭉 핀다음 왼쪽으로, 그리고 오른쪽으로 각각 천천히 기울입니다.
스트레칭은 절대 서두르지말고, 온몸의 근육과 관절을 늘여서 풀어주는 느낌으로. 무리하게 하면 오히려 안하는 것만도 못하다고 늘 들었으니까요.
왼팔로 오른팔을 당겨서, 오른팔로 왼팔을 당겨서...
앞으로 숙여서, 뒤로 젖혀서... 다리를 뻗고 왼쪽 무릎을 굽혀서 오른쪽 종아리를, 오른쪽 무릎을 굽혀서 왼쪽 종아리를...
"읏...차..."
운동을 해서 체온이 올라가는걸까요, 아니면 오자마자 틀어놓은 에어컨의 따뜻한 바람이 레슨실을 데우고 있는걸까요.
아마, 둘 다 일거라 생각합니다.
...조금은 따뜻해진 것 같지만, 손끝은 여전히 차갑게 느껴져서 다시 한번 입김을 불었습니다.
>>+1 다이스.
1 ~ 70 : 아직 아무도...
71 ~ 83 : 무츠미 도착
84 ~ 95 : +쿠미코
96 ~ 100 : ++카렌
...스트레칭이 다 끝났지만, 레슨 시간까지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았습니다.
"...아~"
가볍게 눈을 감고, 천천히 목을 풀기 시작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호흡은 길게. 긴 호흡을 따라서 서서히 음을 올려갑니다.
분명, 제가 어느게 가장 부족한지를 생각해보아도, 그리고 백댄서로서 무대에 올라가기로 한 이상... 오늘부터 시작될 레슨의 중심은 분명 '댄스'가 될겁니다.
그러니까 그런만큼, 이렇게 남는 시간에라도... 혼자서 연습을 더 해둬야겠죠.
...댄스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노래는 혼자서 불러왔던게 있었으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어렴풋하게는 알것 같으니까요.
"~~"
...그러고보면, 정말 이렇게 완전히 혼자 남아서 노래를 불러보는건... 프로듀서 씨에게 아이돌이 되지 않겠느냐고 권해졌던 때 이후로 처음...입니다.
레슨 때는 같이 레슨을 듣는 아츠미 씨나, 사나씨. 아니면 트레이너 씨가 항상 곁에 있었고. 집에서는 언니가 봐주기도 했고...
학교에서는 무츠미 쨩이 같이 있었습니다.
"~~♬"
...조금 있다 있을 레슨...에서 무츠미 쨩이랑 같이 듣게 되겠죠. 분명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전혀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아~~...아."
...잘 생각해보니, 무츠미 쨩이 제가 학교에서 연습하는 거에 따라와서 말해주는 게 하나하나 다 일리가 있던 조언이었습니다. 노래를 진지하게 배워봤던게 아니면 알고 있을 수 없었던, 그런 이야기들.
그, 물론... 저는 이미 얼추 알고 있던 것들이라서, 당연하게 생각하고 넘어갔었는데...
...이런 점이, 모모코 쨩이 매번 말하는 저의 둔감함, 인걸까요.
>>다이스
레슨실에 도착한 사람은?
1 ~ 25 : 쿠미코
26 ~ 50 : 무츠미
51 ~ 75 : 카렌
76 ~ 100 : ???, ???(2명)
...어라?
가볍게 시작했던 발성연습을 끝내고 잠깐 숨을 고르고 있는데, 뭔가... 아주 어렴풋하게, 레슨실 바깥의 소리가 새어들어오는 것만 같은...?
분명 문을 잘 닫아두고 왔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런 생각이 들어서 뒤를 돌아보니 레슨실 문이 살짝, 열려있는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츠미 쨩이 도착한 걸까요? 그런데, 왔다면 왜 바로 들어오지 않고...?
"...?!"
문쪽으로 걸어가니 놀란듯이 들이키는 숨소리가 들립니다. 누가 지켜보고 있던 걸까요...? 조금 부끄럽긴 해도, 들어와서 봐도 상관은 없었는데...
아무튼 누가 왔든 간에 인사를 해야할 거 같아서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는데-
"...어머."
"...아, 하하..."
...오랜만에 보는 얼굴과, 누군지는 알고 있지만 처음 보는 얼굴.
"...아리스 쨩 선배...?"
"네...오랜만에 뵙네요-가 아니라?! 뭔가요 그 애매모호한 호칭은?!"
멋쩍어하며 시선을 피하던 반응에서 바로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발끈-하는... 타치바나 아리스 쨩 선배.
그리고-
"후훗, 처음 뵙겠사와요."
"...어..."
여유롭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기품이 넘쳐나는 말투. 투명하게 바라보는 초록색 눈동자.
"사쿠라이 모모카라 하여요."
"그, 네에...모-"
"-모치즈키 히지리 양. 맞으시죠?"
...네, 맞는데요...
하려던 말이 가로막혀버리니 잠깐 할말을 잃어서 그냥 고개만 끄덕여보였습니다.
"...어머, 말을 끊으려던건 아니었는데. 죄송해요."
"...아, 아뇨..."
...어제 있었던 일에 비하면야 지금은...
그리고 평소에 레슨을 보고 가시는 분들이 은근히 있었던걸 생각하면, 이정도는 별 거 아니지 않을까요.
"...모모카 양, 자기소개를 끊어버리시면 어떻게 하냐구요..."
"아리스 양이랑 같이 자율 레슨을 하러 왔는데, 오늘 레슨실 스케줄은 제가 알고 있기로 지금 시간에는 다 비어있는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계시는 분이 있으시길래 어느 분인지 궁금해져서 그만-"
아리스 쨩의 말을 듣지 못한듯, 모모카 양은 곤란하다는 듯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습니다.
"-그러니까 방해될 수도 있으니 그냥 빠지자고 했잖아요..."
"어머? 레슨실 유리 너머로 누군지 확인한 뒤에 더 반대 안하고 오히려 먼저 레슨실 문을 열어 본 건 아리스 양이 아니었나요?"
...이번에는 정곡을 찔린듯, 아리스 쨩이 말문이 막힌 듯 얼어붙었습니다.
"...모모카 양-"
"아까 그런걸 보고 성량이 풍부하다...고 하나요? 굉장했사와요."
"-그... 뭐, 그건 그렇죠."
...모모카 양의 페이스에 포기한듯 짧게 한숨을 내쉬는 아리스 쨩입니다.
"...모모카 양. 제가 장담하지만요, 프레데리카 씨랑 시키 씨한테 물들고 있다구요."
"...어머? 그런가요?"
"그러니까 전혀 모르겠다는 듯 그러지 말라구요...!"
"...아하하..."
...아리스 쨩이 너무 잘 받아주니까 그러는거라고 말...했다간 화내겠죠...?
잘 생각해보니, 아리스 쨩이랑 비슷한 사람이 또 있었던거 같기도-
"그래서 말인데요, 모치즈키 양."
"...에, 네? 저요...?"
갑자기 불쑥 말을 걸어오는 모모카 양. 놀라서 침을 꿀꺽 삼키고 다시 고개를 돌려 마주 보았는데-
"혹시, 아까의 '아리스 쨩 선배'라는 호칭은 어떻게 해서 나온건가요?"
-질문과 함께 번뜩이는 눈빛. 아니, 번뜩인건 맞을까요. 그냥 제가 그렇게 느낀게 아닐까요. 하지만 전혀 생각지 못했지만, 엄청나게 날카로운 말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둘이 아는 사이인가요, 라는 질문이 분명...하겠죠.
"......"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뭔가 잘못 말했다간, 아리스 쨩이랑 제가 처음 만났던 그 때 이야기를 해야하고...
'히지리는 거짓말을 정-말 못하니까. 거짓말인거 티 낼바에는 그냥 조용히 있는게 나을 때가 있을 수도 있는건데.'
...으으...
"......"
모모카 양은 말을 꺼낸 이후로 저나 아리스 쨩을 보채지 않고, 따뜻하고 상냥하게 바라보고 있었지만... 초롱초롱한 시선에서 무조건 대답을 듣겠다는 모모카 양의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ㅊ, 차라리 뭔가 더 캐묻고 하면, 적당히 맞장구를 치면서 얼버무릴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아무말 없이 대답을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저 모습이 더욱 무섭습니다.
아리스 쨩도 저랑 같은 생각인걸까요. 숨소리조차도 들리지 않는 반응이... 무겁습니다.
"...네?"
빙긋 웃으며 다시금 묻는 모모카 양... 뭐라도 말을 해야하지 않을까, 해서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려던 찰나-
"야호~ 안녕!"
...지금 이 순간, 그 누구보다도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카렌 씨!!!"
"어머, 카렌 씨. 좋은 아침이여요."
아리스 쨩의 뒤에서 레슨실 안쪽으로 몸만 기울여서 불쑥 등장한 카렌 씨는, 저희 셋과 모두 눈을 마주보며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셨습니다.
아리스 쨩의 인사소리가 컸던건... 단순히 반가워서였을까요, 아니면 카렌 씨가 등 뒤에 온걸 전혀 몰라 화들짝 놀라서였을까요...?
...어쨌든 카렌 씨 덕분에 모모카 쨩의 관심은 카렌 씨한테로 넘어가...겠죠...?
"응응, 안녕안녕. 아리스 쨩이랑 모모카 쨩, 아침부터 레슨실엔 어쩐 일이야?"
"으음, 아리스 양이랑 둘이서 오전에 남는 시간에 자율 레슨을 좀 하려고 왔지요."
"음~ 그렇구나. 응. 지금 무슨 상황인건지 알거같네."
생글생글 웃으면서 저희를 쭉 바라보는 카렌 씨.
"아이돌 선배로서 후배 '교.육.'을 시키고 있는거구나?"
...응?
윙크...하시며 뭔가, 의미심장한 말을 하시네요...?
"으음... 그렇다면 내가 쓸데없이 방해했으려나~ 요즘 애들 무섭네..."
"뭇-그럴리가 없잖아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몸을 움츠리는 카렌 씨에게 당황한듯 발끈, 소리를 치는 아리스 쨩입니다.
"아, 방해가 아니었어? 그럼 내가 참관하고 있어도 되는거지?"
"아니, 무슨 오해를 만들고 있는거에요! 그런게 아니라니까요!"
"아...미안미안, 내가 있으면 방해가 될테니까 잠깐 빠져있는게 좋겠지? 너무 심하게 하면 안된다?"
"그러니까 이상한 유언비어를 만들지 말아주세요! 교육은 무슨 교육이냐구요?!"
꽤나 격렬한 티키타카였지만... 제가 생각하는건 그저,
...아리스 쨩 접수 정말 잘하네...
...였습니다.
"...아리스 양이 정말 접수를 잘하죠?"
"네에...에?"
자연스럽게 레슨실 안으로 들어오며 아리스 쨩을 쓰다듬으려는 카렌 씨와, 그런 카렌 씨의 손을 밀어내는 아리스 쨩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는데...
쿡쿡, 작게 웃으며 저에게 슬쩍 속삭이는 모모카 양입니다. ...제가 둔한것도 둔한거지만... 어느샌가 다가왔던걸까요...? 놀랄 틈도 없었습니다.
스르륵 다가왔던 것처럼, 다시 스르륵 멀어진 모모카 양이 살짝 헛기침을 하며 말을 꺼냈습니다.
"자율레슨을 하러 왔는데, 오늘은 오전에 레슨실에 스케줄이 잡힌 분이 없다고 알았단 말이지요? 그런데 계시는 분이 있어서 누굴까-해서 아리스 양이랑 슬쩍 훔쳐보고 말았사와요."
"네에. 발성연습을 하는게 들려서 그만."
"아하..."
음음, 그렇구나. 하는 느낌으로 고개를 끄덕이시는 카렌 씨입니다. 그런 카렌 씨의 반응을 보고, 모모카 양이 다시 빙긋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기, 카렌 씨는 어째서 이런 시간에...?"
"아참, 그러네. 아직 다 알려지진 않았겠구나."
모모카 양의 질문에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이번에 내 솔로 투어에 같이 갈거라서, 긴급하게 레슨을 좀 받아야 하거든."
별 일 아니라는 듯 툭 말한 카렌 씨였지만, 그렇구나-하고 듣던 두사람은.
""...네에...?""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네요...
"...린 씨랑 나오 씨가 같이 가는게 아니었어요?"
"둘 다 바쁘니까, 모든 투어를 커버해줄 수 없거든."
"그건 그렇겠지만..."
아리스 쨩의 말과 함께 저에게 보내지는 걱정스러운 시선들.
"영 못 미덥다는 반응이네? 역시 선배로서 후배 교육을 하고 있었던 거였-"
"-아니라니깐요?!"
소스라치는 아리스 쨩의 반응과 달리, 모모카 쨩은 카렌 씨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투어. 일정이 얼마 안남으시지 않으셨사와요?"
"응. 그러니까 긴급하게, 라고 했지? 뭐, 첫 투어는 다행히도 린이랑 나오도 같이 갈거니까 아~무 문제 없을거야."
"...그렇지만... 부담이 너무 크지 않을까요."
"...저도, 모모카 양이랑 같은 생각이에요. 갑작스레 처음부터 너무 큰 무대에 덜컥 올라가는건, 역시 좀...하고..."
......
"...음. 그럼 뭐, 한번 보여주면 되겠네."
두 사람의 걱정어린 시선을 천연덕스럽게 받아넘기며, 저를 바라보시...는, 카렌 씨...?
"자, 히지리 쨩."
"...ㄴ, 네?"
"발성 연습 했었다고 했으니까, 목은 얼추 풀렸지?"
"그... 조금...은요...?"
그때까지 방글방글 웃고 있던 카렌 씨는, 단호하게, 자신 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두 사람한테 한번만 보여줄래? 히지리 쨩의 실력."
"에?"
"어차피 오늘 하루종일 레슨이고, 히지리 쨩은 아마 댄스 위주로 레슨을 할거란 말이지? 그러니까, 오늘 별로 해볼 기회가 없을 보컬 쪽을 조금만 보여주자는거지."
...제가요? 지금...? 바로요...?!
"어때, 둘 다 관심 없진 않지?"
"ㅈ, 저기, 잠시-"
"-안돼, 히지리 쨩."
카렌 씨는, 제가 뭔가 말을 하지도 못하게 바로 칼같이 잘라버렸습니다.
"갑작스러운건 잘 알아. 그치만, 무대 준비는 원래 전쟁이야. 매 순간순간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된다구. 거절은 받지 않겠습니다!"
"...카렌 씨는 역시 귀축이에요."
...눈을 가늘게 뜬 아리스 쨩의 반응에, 울상이 되며 저를 끌어안는 카렌 씨입니다.
"에에, 아리스 쨩한테 폭언 들어버렸다~ 히지리 쨩, 멋진 노래로 복수해줘!"
"아니 그게 왜 그렇게 연결이 되는거냐구요! 전혀 논리가 연결 되지 않잖아요!"
"뭐 어때! 어차피 본방도 음악방송 같은게 아니면 어차피 좀 엉망진창이어도 팬들은 이쁘게 봐줄거라고!"
"이 사람 지금 아이돌로서 엄청 글러먹은 소리 하고 있어?! 이게 신데렐라 걸?!"
"자, 그럼 듣고 싶은 곡은 모모카 쨩이 한번 골라볼까? 뭐가 좋겠어?"
...뭔가 아리스 쨩이 폭발해버려서 꽤 강한 험담을 한거 같은데, 그런건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모모카 양의 의견을 물어보는 카렌 씨입니다.
"...저희도 아이돌로서 활동한지는 그리 오래된것도 아니고, 노래를 여러가지 섭렵한건 아니니까... 그렇네요. 가장 기본인 노래가 좋겠지요?"
눈을 지긋이 감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는 모모카 양.
"그럼, '부탁해요 신데렐라'로, 부탁드려요."
"...자, 히지리 쨩. 어제 준비했던 mr은 있으니까 그대로 틀을게?"
그렇게 말씀하시며 안쪽의 오디오로 향하시는 카렌 씨.
...물론, 안하겠다는 생각은 안했지만요.
"자, 히지리 쨩도 잘 알겠지만 전주 없이 들어가니까 버튼 누르면 바로 시작이야?"
고개를 끄덕여 보이자, 카렌 씨가 재생 버튼을 누르셨고-
>>+2까지 다이스.
1 ~ 30 : "...컨디션 난조인가요? 아까 발성은 괜찮았는데..."
31 ~ 60 : "나쁘지 않아요. 갑작스럽게 시작한걸 감안하면..."
61 ~ 90 : "...왜 데려가려고 하시는 지는 잘 알겠사와요."
91 ~ 100 : 말이 없...네요?
+1 : 아리스
+2 : 모모카
+) 무츠미와 쿠미코, 트레이너는 곧 등장할겁니다!
"でも可愛く 進もう!
데모 카와이쿠 스스모-!
그래도 귀엽게 나아가자-!"
마지막에 취하는 포즈와 함께 노래가 끝났고...
얼굴에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미소를 띄워보려 애썼지만,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리는 것을 저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저를 지켜보는 카렌 씨와 아리스 쨩, 모모카 쨩은...
"""......"""
조금은 당황한 모습의 아리스 쨩과, 말 없이 생각에 잠겨있는 모모카 쨩과 카렌 씨.
"...수, 수고하셨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노래가 끝난 뒤, 무겁게 이어지던 적막을 먼저 깨준건 아리스 쨩이었습니다.
"...나쁘진 않았어요. 갑작스럽게 시작한걸 감안하면, 이정도면 괜찮지 않았나 싶구요."
애써 웃어보이며 상냥하게 말해주는 아리스 쨩이었지만... 그러면서도 카렌 씨와 모모카 쨩 쪽의 반응을 힐끔힐끔 살피는게 눈에 보여서 더욱 부끄러워졌습니다. 아직까지 말이 없는 카렌 씨나 모모카 쨩... 그리고 두 사람의 눈치를 보는 아리스 쨩을 보면... 아니, 아니죠. 다른 사람들의 반응, 그 이전에 노래가 끝난 순간부터 이미 저 스스로도 얼마나 미흡한지를 느끼고 있었던 만큼. 뭐라 할 말이 없었습니다.
"...컨디션 난조인가요?"
"모, 모모카 양...!"
가볍지만, 묵직하게 던져지는 모모카 쨩의 질문. 그리고 그런 질문에 당황했는지 팔을 휘휘 저어보이는 아리스 쨩.
말리는 듯한 아리스 쨩에게 고개를 살짝 저어보이며, 모모카 쨩은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아뇨, 아까 발성은 정말 괜찮았으니까요. 아무리 갑작스레 부르게 되었다고 한들, 컨디션이 나쁜게 아니라면 이정도로 갭이 생길리도-"
"-아니,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최상의 퍼포먼스가 나올리가 없잖아요!"
아리스 쨩이 대신 해주는 변명에, 모모카 쨩은 무겁게 고개를 가로로 저어보였습니다.
"갑작스럽더라도, 오네신은 미시로 프로 소속 아이돌의 기본 중의 기본, 이니까요? 어느 무대에서든 앵콜 요청이 들어오면 고민 없이 바로 보여줄 수 있어야지요. 오디션에서도 항상 고정적으로 보는 노래이고-"
"-기본이라는건 어디까지나 데뷔를 한 저희들의 이야기지, 아직 연습생인 사람한테는-"
"-자, 거기까지!"
점점 목소리도 커져가는, 그만큼 더욱 길어질 것 같은 두사람의 대화를 끊은건 역시나 카렌 씨였습니다. 카렌 씨 쪽을 돌아보니, 카렌 씨도 아까의 아리스 쨩처럼 살짝 난처하다는 듯 웃어보이고 있으셨습니다.
"그냥 내가 한번 쭉 정리할게? 두 사람도 어차피 곧 레슨 받으러 가야하고. 여기도 곧 레슨 시작할거니까."
"...그래주시면 감사히 듣겠사와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모모카 쨩과, 별 말은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리스 쨩. 카렌 씨는 두 사람의 대답을 다 확인하고는 다시 저를 바라보셨습니다.
"자, 히지리 쨩."
"...ㄴ, 네...?"
"진짜 간단한 질문이지만... 중요하거든? 하나만 물어볼게?"
"네..."
"...히지리 쨩은, 댄스를 하면서 노래를 불러봤던 적이 없었지? 아니, 없었을거야."
...없...지는... 않았지만...
대답하지 못하는 저의 반응에, 카렌 씨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뭐, 지금 보여준 반응으로도 충분해. 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는 건, 연습을 해본적은 있어도 본격적인 레슨을 받아본 적이나, 누군가에게 보여줬던 적은 없었다는 이야기일거고. 그러니 '어, 다음 가사가 뭐였더라?'하고 당황하고, '어, 다음 안무가 뭐였지? 스텝을 어디로 해야하는거였지?'하고 패닉이 오고."
"......"
어......
고개를 갸웃거리시며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어가며 나오는 카렌씨의 말은...
"그러다보니 내가 지금 어디를 부르고 있었나-하는 것도 까먹고, 어디서부터 다시 따라가야하나도 놓치고. 자신감도 떨어지고, 노래도 놓치고, 박자도 놓치고, 무엇부터 수습해야할지를 전혀 모르겠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쥐어짜서 노래라도 마무리해야지-해서 겨우 불러보다가 음정도 삑사리나고."
...하나하나가, 정곡...이라고 할까요.
"자, 내가 말한 것 중에서 히지리 쨩이 '저는 그렇게 생각 안했어요' 하는게 있다면 말해줄래?"
방글방글 웃으면서 말씀하시는 카렌 씨는... 분명 추운 날씨인데도 땀이 나게 하는... 그런...
"...카렌 씨, 잔인하신 거 같사와요..."
"어머, 모모카 쨩이 하고 싶었을 이야기를 후딱 깔끔하게 정리한건데 잔인하다니. 그렇게 매도하면 서운하다구?"
가늘게 눈을 뜨며 카렌 씨를 쏘아보는 모모카 쨩과, 자연스럽게 모모카 쨩의 시선을 넘겨버리는 카렌 씨.
그리고...
"좋은 요약이로군, 호죠."
"아, 어서와, 베테트레 씨."
어느샌가 제 뒤 쪽에 와계신 베테랑 트레이너 씨였지만, 카렌 씨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아,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어요, 베테랑 트레이너 씨."
...두 사람이 왜 잠시 중간에 머뭇거렸는지는, 베테랑 트레이너 씨 쪽을 돌아보았을 때에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어..."
축 늘어진 레슨복 차림의 누군가를 왼쪽 어깨 위에 마치 목욕 수건을 걸치듯이 짊어지고서...아무런 표정변화 없이 인사를 받는 그 모습에서 저는 인사를 해야하는 것도 까먹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음. 타치바나, 사쿠라이. 오늘 너희 두 사람이 배정받은 레슨실은 이곳이 아닐텐데."
"...네. 하지만 시작시간까지 조금 여유가 있어서, 조금 오지랖을 부려버리고 말았사와요."
...뭔가 엄청난 표정의 아리스 쨩과는 달리, 어떻게든 평온한 얼굴을 유지하는 모모카 쨩은...존경스러웠다... 고 해야할까요. 아마, 제가 짓고 있을 표정도 지금은 아리스 쨩이랑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생각합니다.
"아직 시간이 좀 남은걸로 아는데, 조금 정도는 더 견학해도 되지 않겠사와요?"
"...뭐, 상관은 없겠지만. 타치바나, 너는?"
"네, 저도 조금 정도는..."
"...그런가. 알았다. 그럼 너희를 위해서라도 서둘러서 시작해야겠지."
그 말에 조심스럽게 시선을 다시 베테랑 트레이너 씨 쪽으로 돌렸습니다.
...그... 베테랑 트레이너 씨의 어깨에 축 늘어진채로 걸쳐져있는건...분명, 무츠미 쨩이겠죠...? 그런거겠죠...?
카렌 씨는 어느샌가 베테랑 트레이너 씨-아니, 베테트레 씨에게 대롱대롱 걸려있는 레슨복 차림의 무츠미 쨩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뺨이나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말을 걸었습니다.
"...와아...무츠미 쨩, 좋은 아침?"
"...우지이에가 제 시간에 본관에 도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반강제로 기숙사 침대에서 끄잡아내고 적당히 얼굴만 씻기고 왔으니. 우지이에의 몰골이 엉망인건 네가 알아서 하도록."
"...너무하네. 그래도 아직 아이인데 좀 더 케어해주면 안되는거야?"
...기숙사 침대라면... 어제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는 이야기일까요...
"글쎄, 너도 잘 알겠지만, 너희에게 남은 살벌한 일정 쪽이 더 너무할테지. 일에는 아이와 어른 같은 물렁한 이야기는 통하지 않으니까."
"뭐어... 그건 나도 잘 알지만 말야."
쿡쿡쿡. 카렌 씨가 계속해서 이곳저곳을 찌르자, 미동도 없던 무츠미 쨩이 움찔거리며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슬슬 정신을 차리도록. 오늘도 해야할 레슨이 산더미일테니."
"...으으으..."
"무츠미 쨩? 이제 일어나자? 정신을 안 차리면 진심모드로 간지럽혀 줄거니까? 지금 여기에 보는 눈이 많다구, 무츠미 쨩?"
...으음... 뭔가, 카렌 씨의 손가락이 마치 준비운동을 하듯 빠르게 쥐었다 펴지고 있는데요... 제가 카렌 씨를 오래 알아온건 아니긴 하지만, 카렌 씨가 방금 했던 말을 들은 아리스 쨩과 모모카 쨩의 표정이... 뭔가 표현하기 힘든데 어디서 봤던 것만 같은...
"...아."
...기억났습니다.
어쩐지 군침을 흘리며 손을 쥐었다폈다하면서 다가오는 아츠미 씨를 바라보던 사나 씨의 표정...
......
>>+1 다이스.
무츠미는 대참사가 일어나기 전에(...)정신을 차릴까요?
1 ~ 50 : ㄴㄴ
51 ~ 100 : "...ㅇ, 우지이에 무츠미...! 부활!!" "에에~ 아까워라..."
"...5분만...더..."
"...흠."
방긋방긋 웃고계시는 카렌 씨와, 투정을 부리며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이는 무츠미 쨩.
베테랑 트레이너 씨는 잠깐의 고민도 없이 몸을 돌려 무츠미 쨩을 바닥에 내려놓으면서-
"모치즈키."
"ㄴ, 네?"
"잡아라."
-저를...부르시네요...?
"응, 응♬ 잘 붙잡아야해? 뒤쪽으로~"
카렌 씨의 말에 따라, 무츠미 쨩의 뒤쪽으로 가서 어깨를 붙잡으니 베테랑 트레이너 씨가 무츠미 쨩을 붙잡고 있던 손을 조심스럽게 놓으셨고.
"무츠미 쨩의 양 팔에 뒤쪽으로 팔짱을 껴서 단단히 붙잡으면 돼. 그래, 그렇게 팔이 못 빠져나가도록."
무츠미 쨩을 바닥에 앉힌 상태로, 저도 뒤에 앉아서 무츠미 쨩의 팔을 뒤로 당겨서 팔을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무츠미 쨩의 앞에 앉아서 무츠미 쨩의 발목을 움켜쥐고 들어올린 카렌 씨는, 매우 익숙한 자세로 다리를 뻗어 무츠미 쨩의 다리를 단단히 고정하시고, 방글방글 웃으시며.
"절-대 못 빠져나가게 잘 붙잡으라구? 자, 그럼 시~작~"
즐겁다는 듯이, 하지만 조심스럽게 무츠미 쨩의 발바닥 한가운데에 손가락 전부를 가지런히 모아 오므린 채로 올렸다가 확 퍼트리며 간지럽히기 시작하셨습니다.
"간질간질간질간질~♬"
양말을 신고 있어서 큰 반응을 보이진 않아보였지만... 그래도 발가락이 움찔하며 오므라드는 게 보입니다.
조금 더 지나자, 발만이 아니라 다리가, 몸 전체가 조금씩 움찔거리기 시작하더니...
"흡, 후후...후...후훕..."
웃음...? 비슷한 소리를 흘리며 뒤에서 붙잡고 있는 제가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움찔...아니,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반응이 점점 더 커지더니-
"후후훟, 아하하...하...! 그, 그마...! 어...어라?"
-무츠미 쨩이 마침내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응응, 굿모닝~"
"카렌 씨?! 잠, 아, 아하하, 그만, 그만!! 놔주세 아하하하하!!!"
커지는 웃음소리와 함께 무츠미 쨩이 거세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놓칠정도로 버둥거리는 무츠미 쨩.
"응, 벌써 멈춰줄 순 없지~ 절대 놓치면 안된다?"
...마지막의 저 말은... 저한테 하시는 말이겠...죠?
저를 게슴츠레 뜨고 바라보시는 카렌 씨의 시선에서... '히지리 쨩도 직접 당해보고 싶다면야, 놓아줘도 되니까?' 하는 느낌이...들어서...
"아학?! 다들, 보고 있?! 아하하하! 그만! 제가! 잘못했!!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뭐, 웃는 걸로도 칼로리가 소비된다고도 하고~ 오전에 보컬 레슨 해야하니까 배 근육 풀어주기도 해야하고 말이지~"
간질간질간질간질간질
"아하하하하하하! 누가 좀!! 도와!! 아하하하하하하!! 제발! 살려주세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안, 무츠미 쨩...
...미안한 마음에 무츠미 쨩을 더 꼬옥 껴안아줬습니다.
"놔주세요?! 제발!! 아하하하하하하!!!!!!"
@진도 열심히 이어라. 작가!!!
녹초가 되어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무츠미 쨩.
"......그래서, 잠에서 깨질 않길래 마구 간지럽혀줬다는거지?"
그리고 그걸 바라보며 가벼운 한숨과 함께 질렸다는 듯 카렌 씨에게 물어보시는...
"뭐, 배 근육도 풀어주고 하는 준비운동의 일환이니까 일석이조 아닐까? 해서."
"카렌 쨩... 그냥 네 취미라서 그런게 아니라고...?"
"음... 물론, 그것도 있지만 말이지♪"
마츠야마 쿠미코 씨. 긴 생머리에 시원시원해보이는 웃음이 인상적이신 미인이십니다. 뭔가, 이미지로는 코스믹 심포니의 프로듀서 씨와 비슷해보이면서도... 쿠미코 씨 쪽이 레슨복인데도 프로듀서 씨보다 더 미용이나... 여러가지에 신경을 쓴다는 느낌...에 목소리 톤이 좀 더 부드럽고 선생님 같다...고 해야 할까요.
아, 그렇게 생각하니... 카오리 씨랑 비슷한 것 같기도...
"아무리 그래도 후배를 괴롭히면 못쓰지."
"무츠미 쨩은 후배라기 보단 그냥 동생이지만 말야."
"...그래서 이렇게 장난을 치셨다...?"
"알았어, 알았어. 잘못했다니깐."
어제부터 카렌 씨와 무츠미 쨩의 보컬 레슨에 도와주러 오셨었다고, 아까 카렌 씨가 간단히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러니까... 코스믹 심포니의 프로듀서 씨가 말씀하신 그 마츠야마 씨가, 이 분...인거죠?
"자, 슬슬 일어나, 무츠미 쨩. 쿠미코 씨가 기다리잖아. 지옥의 성가대장님이 오시기 전에 레슨의 성과를 내야 할거 아냐."
그렇게 말씀하시며 무츠미 쨩의 양 어깨를 붙잡고 흔드시는 카렌 씨.
...지옥의 성가대장님...?
"으으... 좀 봐주세요... 아직도 배가..."
"...카렌 씨는 정말 귀축이어요..."
"와, 아리스 쨩에 이어 모모카 쨩한테까지 폭언을 들어버렸네. 슬퍼라."
흑흑, 하고 우는 척을 하시는 카렌 씨였지만 당연하게도 우시지는 않았고요...
"...자, 그럼 슬슬 시작하도록 하지. 여기 있는 이 둘도 이런 난장판을 보려고 참관하는건 아니지않나."
"그러죠. 자, 그럼 어제 레슨 때 없었던 히지리 쨩 쪽부터 시작하면 될까? 무츠미 쨩은 좀 있다 회복될 때까지는 일단 냅두고."
"엣."
갑작스럽게 제 쪽으로 이야기가 넘어와서 조금 놀랐습니다.
"엣, 이 아니지 히지리 쨩. 어차피 목은 아까까지 다 풀어뒀잖아?"
"호흡법부터 시작해서 쭉-빠르게 다 훑어볼거니까 최대한 따라와 보자. 어디까지 되어있고 어디가 미흡한지를 알아야 하니까. 미리 받은 자료랑 지금 현상태랑 비교도 해봐야하고."
"에, 그... 잘 부탁드립니다...?"
"나야 말로. 자, 카렌 쨩도 같이."
"...뭐, 알았어."
>>다이스. 히지리의 보컬 종합 평가는?
1 ~ 40 : "...그동안 들었던 얘기랑은 좀 다른데..."
41 ~ 80 : "유망주 답네." "그치?"
81 ~ 95 : "보컬, 은 이미 충분한 거 같은데..."
96 ~ 99 : "............"
가장 높은 값으로 판정합니다
"자, 한 사이클 다 돌았으니 잠시 휴식 후 다시 시작하도록 하지."
......
"수고...하셨, 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겨우겨우 인사를 하고 벽의 거울에 기대어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기운이 넘치네. 역시 신데렐라 걸이라 그런가?"
"에이, 이정도면 여유지~ 그치, 히지리 쨩?"
...여유...라고요...
호흡법, 발성법이야 준비운동이니 그렇다고 해도.
아무리 도입부에서 1절 후렴구까지만 부르는 식으로 짧게짧게 갔다고해도, 카렌 씨의 솔로곡인 박하부터 시작해서 작은 오르골 상자, Trancing Pulse, STORY, Trinity Field, 미완성의 역사... 마지막으로 닿아라! 아이돌, 까지.
카렌 씨가 먼저 1번, 그 다음 제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서 1번 하는 식으로 무려 7곡을 쭉 연달아 불렀는데...
매우 가볍게 쭉 부르고, 호흡이 조금 가빠진 정도였던 카렌 씨와 달리,
아직 가사를 다 외우지 못한 곡들도 있어 베테랑 트레이너 씨가 주신 가사 프린트를 봐가며 겨우겨우 따라부르고 지쳐서 주저앉아있는 저...
...그나마 자신 있다는 노래에서도 이정도인데, 과연 이런 제가 몇 주 정도 만에 준비를 해서 무대에 올라갈 수는 있는걸까요.
"유망주 답네."
"그치?"
...어라?
저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쿠미코 씨랑 카렌 씨의 반응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짧게 툭 나왔지만, 그 안에 담긴 감탄...같은게 느껴져서. 분명하게, 좋게 봐주신다고 느껴졌습니다. 두 분의 그 반응에 음, 하고 반응하신 베테랑 트레이너 씨가 말을 이어갔습니다.
"모치즈키가... 악보가 아니라 가사만 보고, 그리고 아무리 호죠가 선창을 해줬다고는 해도 몇 번 안 불러본 노래를 호흡, 음정, 벤딩 체크를 감각적으로 끝내버리고, 바이브레이션이 어디서 필요한지도 알고. 단 한 번만 듣고도 이 모든 것에 리듬킵까지 정확하게 파악해서 따라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재능의 영역이지."
"왜 프로듀서가 그렇게나 눈여겨 봤었는지 알 거 같네. 왜 바로 나한테 비는 시간이 있으면 좀 봐주라고 했는지도 알 거 같고..."
베테랑 트레이너 씨와, 쿠미코 씨의 평가에서... 뭔가 좀 간질간질하다고 해야할까요...?
"카렌 쨩, 신데렐라 걸이 느끼기엔 어떻게 평가해줄래?"
"...그을쎄에, 그런 건 쿠미코 씨가 해줘야 하는거 아냐? 애초에 그럴라고 온거잖아."
"그건 맞지만, 히지리 쨩이랑 같이 무대에 올라갈 건 내가 아니라 카렌 쨩이잖아. 그리고 난 일단은 아이돌이 아니다보니, 그런 관점에선 안목이 카렌 쨩보단 조금 부족할 수가 있으니까. 그래서니 만큼 카렌 쨩의 평가를 좀 들어보고 싶은데?"
"......으음......"
난처한 듯 고민하는 카렌 씨의 목소리. 그러다 마침 생각났다는 듯 손가락을 딱, 하고 튕기는 소리가 납니다.
"...그렇지. 아리스 쨩이랑 모모카 쨩은 어땠어? 두 사람이 오늘 아침부터 쭉 히지리 쨩을 지켜봤으니까-"
"-저는 그냥 성량이 부럽고 굉장하다는 느낌 뿐이에요."
카렌 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하는 아리스 쨩 입니다.
"저는 아직 저렇게까지 발성이 안되다보니, 카렌 씨나 히지리 씨처럼 고음이 올라가거나 저정도로 길게 소리를 낼 수 없어서 부럽다, 싶은 정도일까요."
"...아리스 양, 카렌 씨에게 휘둘리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군요..."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대견해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동갑인데, 하는 볼멘 목소리의 아리스 쨩을 뒤로하고, 모모카 쨩이 이어서 대답했습니다.
"뭐, 저도 비슷한 감상이어요. 빠르게 몰아치긴 했지만, 오히려 아까보다... 노래에만 집중하니까 확실히 다른 느낌이."
"...뭐, 모모카 쨩의 평가가 대체로 나랑 비슷한 느낌이긴 하네. 나도 같은 생각...이라고만 하면 너무 성의없으려나. 아까워라, 두 사람 평가에 편승해서 적당히 넘어가려고 했는데."
"...카렌 씨, 그렇게 밉살맞게 구시는게 저나 나오 씨한테만 그러던게 아니어서 다행이라 해야하는 건가요..."
조금 지친 목소리이긴 했지만, 어쨌든 이야기에 끼어드는 무츠미 쨩의 목소리가 반가워서 고개를 들어 무츠미 쨩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저랑 카렌 씨가 연습을 하는 동안 잠도 깨고 다 회복되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서, 눈을 가늘게 뜨고 카렌 씨 쪽을 바라보며, 손에 볼펜과 프린트-아마 제가 가지고 있는 가사 프린트와 같은거겠죠-를 들고 있던 무츠미 쨩은 제 시선을 느꼈는지 살짝 시선을 돌려 저와 눈을 마주치고 살폿 웃어보이고는 다시 프린트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아무튼. 아까랑 지금이랑 비교한 것만으로도 간단하게 결론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
카렌 씨의 말이 이어지자 저도 다시 고개를 돌려 카렌 씨 쪽을 바라보았는데,
"히지리 쨩의 보컬 자체는, 당연하게도 합격점은 진즉에 넘어섰다고 생각해. 다만 이걸 깎아먹는 원인들이 몇몇 있지."
카렌 씨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남아있었지만, 눈빛이... 점점 날카로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첫째로, 노래에만 완전히 집중하는게 아니면 본래라면 낼수 있을 실력의 반의 반도 나오지 못하는 것. 아까랑 지금이 완전히 천지차이인건, 히지리 쨩이 댄스를 해보겠답시고 신경쓰다가 이도저도 아니게 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온전히 듣고 따라하겠다는 거에만 집중해서 확연히 느껴질 정도로 좋아졌지."
...
"두번째로, 체력적인 문제가 여전히 있어. 지쳐서 퍼지는 건 아니어도... 고작해야 7곡을, 그것도 고작 1절과 후렴부만 부르고 넘기는 정도인데도 지친 모습이 보인다는 건, 나중에 댄스까지 병행해서 무대를 소화할 때엔 깨나 문제가 될거란 이야기겠지."
"...나중에 은퇴하고 나면 트레이너로 취직해보는건 어떠냐."
"와, 현역 신데걸한테 벌써부터 은퇴 이야기를 꺼내다니. 진짜 악취미잖아, 베테트레 씨."
"아니, 트레이너 씨는 그저 카렌 씨의 안목에 감탄해서 칭찬하신걸텐데 그걸 그렇게 삐딱하게 받으시는 건 좀 그렇잖아요?!"
...무츠미 쨩, 완전히 회복이 끝난 것 같습니다. 카렌 씨의 너스레에 바로 저렇게 받아칠줄은...
"...아리스 양, 역할을 빼앗겨 버렸네요?"
"...저는 딱히 츳코미에 목숨걸거나 하지 않으니까요..."
"...그럼 제가 츳코미를 좀 걸어도 될까요오...?"
...오늘 중에는 처음 듣는, 하지만 여기있는 모두가 분명 잘 알고 있을 목소리가... 아리스 쨩과 모모카 쨩의 이야기 중간에 끼어들었습니다.
"...케이냐."
"...세이 언니이이... 두 사람이 여기 와있었으면 좀 알려주던가 하지이이..."
...루키 트레이너 씨, 아오키 케이 씨입니다. 언제 들어오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라, 루키 쨩, 안녕안녕~"
"...안녕하세요, 호조 양."
"그, 혹시나 해서 오해할까봐 하는 말이지만, 내가 멋대로 두사람 데리고 온거나 한건 아니니까?"
"...30분 동안 당황해서 찾아다녔다구요... 아무도 알려주지도 않고..."
......아까 견학하고 간다고 그랬던거 같은데... 결국 아무도 연락을 안해줬던 모양입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사와요."
"연습 힘내시구요..."
그렇게 짧은 인사와 함께 아리스 쨩과 모모카 쨩도 레슨을 받으러 갔습니다.
"...자 그래서 호죠. 이야기를 정리해야지?"
"...어라, 다 안됐나?"
"아까 이야기하다가 루키 트레이너 씨가 와서 끊겼었잖아, 카렌 쨩."
"...뻔한 이야기 밖에 안남은거 같은데..."
귀찮다는 듯 투덜거리셨지만, 딱히 뭐라 더 반발은 안하시고 다시 말하는 카렌 씨였습니다.
"...노래에만 집중하면 괜찮다는 거랑, 체력 문제...를 이야기했지? 이런 와중에 어떻게 노래를, 코러스만 부른다 해도 거기에 댄스까지 소화할 수 있겠느냐-가 현재의 문제겠지. 그치?"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며 잠깐 말을 고르던 카렌 씨는
"결국 이건 딱 하나밖에 답이 없긴해."
저와 무츠미 쨩을 번갈아 바라보며
"죽어라 연습하는거."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허, 무츠미 쨩. '당연한거 아니에요' 라는 식의 시선은 던지지 말것. 원래 정답은 당연한게 맞는거야."
"...그냥 말만 쉽게 하신건 아닌거죠?"
"당연히 아니지. 결국 체력이랑 집중력 및 자신감 이슈라는건데, 이건 어쨌든 반복 연습으로 그저 몸에 익혀버려서 안무가 자연스럽게 자동재생이 되도록 하는게 가장 효과적이고 말야. 그렇게 될때까지 연습하면 당연히 체력이 붙을거고, 몸에 익혀버려서 신경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다음 동작으로 쭉쭉 이어지게 되면 자연스레 머리의 신경은 다음 동작이 뭐지-가 아니라 노래와 표정의 퍼포먼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되니까 노래에 집중하지 못해서 제실력이 안나오는 것도 자연스럽게 해결이 돼."
...그...렇겠죠...?
"뭐, 그러니까 그런고로. 쿠미코 씨가 봐줄 수 있는 시간 동안에는 최대한 보컬을 연습하고, 쿠미코 씨랑 성가대장님이 없는 시간에는 되는대로 몸에 안무가 완전히 익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서, 자던 중간에도 몸이 다음 스텝을 밟을 정도로 만들어야지. 별 수 없어."
툭툭 나오는 카렌 씨의 말은, 굉장히 가벼운 어조였지만...
"어차피 무츠미 쨩도 어제 죽어~라 연습 했었으니까 이미 예상하던 대답이었잖아? 본질적으론 히지리 쨩이랑 크게 다르지 않으니 말이지."
"......뭐, 더 안 좋으면 안 좋겠지만요."
"자, 그러니까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 히지리 쨩."
어느샌가 저한테 다가와서, 제 손을 붙잡고 자리에서 일으켜주시는 카렌 씨입니다.
"이번엔 무츠미 쨩도 같이해서, 아까꺼보다 좀 더 길게, 많이 갈거니까."
"......저기, 저는 호흡이나 발성-"
"-안돼. 쿠미코 씨를 언제까지고 기다리게 만들려는거 아니지? 안 그래도 그건 어제 하루 왼종일 나랑 둘이서 쿠미코씨하고 성가대장님한테 지대로 교정 받아놨잖아. 그거까지 일일이 봐줄 시간이 없다고 아까 내가 설명했잖아? 정 필요하면 연습하는 중간에 교정은 옆에서 베테트레 씨랑 쿠미코 씨가 바로 봐줄거니까 당장 시작해야해. 애초에 누가 오늘 늦잠 자랬니?"
상큼한, 아니, 사악해보이는 미소를 지으면서-
"자, 바로 시작하자구. 베테트레 씨, 쿠미코 씨? 오늘도 좀 부탁할게."
카렌 씨는 그렇게, 지옥 레슨의 시작을 선언했습니다.
점심 때까지 진행한 보컬레슨의 성과는...?
1 ~ 80 : 답보. 큰 진전은 없습니다.
81 ~ 95 : 반복 연습과 쿠미코의 코칭으로 발성이 더 안정적으로 변했습니다.
96 ~ 99 : "아니, 하루도 아닌 고작 3시간 남짓한 시간에, 이정도 성과...?!" 쿠미코의 시선이 달라집니다.
100 : @히지리 제반니
+) 추가로, 중간에 쉬는 시간이나 점심을 먹으면서 히지리와 카렌, 무츠미, 쿠미코가 나눌 이야기가 있다면... 함께 적어주세요. 없으시다면 비우셔도 무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