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롭다고 말하면 안 될 연인으로써의 두 사람의 순항이 시작된 지 며칠.
하여튼 순조롭게 연인이 됐어도 얼굴 못 내밀고 다닐 게 뻔하긴 하지.
프로듀서 [우리 아냐는 언제까지 아이돌 하고 싶은 거지? 계획이라던지, 은퇴라던지, 커리어의 지속 같은 쪽 말이야.]
아나스타샤 [Da, 저는...... 프로듀서의 나이와 같아질 때까지, 아이돌, 계속 하고 싶습니다.]
프로듀서 [어음, 냉정히 말해서, 그건 좀 무리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아냐.]
아나스타샤 [대체 왜입니까! 능력 부족입니까?]
프로듀서 [아니, 내 나이가 마흔 넷이라서 그래, 아하하하하하...... 소위 말하는 귀엽고 예쁘고 뭐 섹시한 쪽을 미는 쪽도 있지만 일단 여기서 아이돌은 '여자아이'라는 개념이니까. 옆나라에서는 이미지 변경을 하면서 오랫동안 무대에 서면서 누님 최곱니다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그런 게 없다시피 하니......]
아나스타샤 [뭐, 그렇다면, 프로듀서랑 한 집에 살때까지로.]
프로듀서 [당돌하군요.]
카에데 [어머~ 우리 아냐, 프로듀서를 범죄자로 만들려는 걸까나?]
아나스타샤 [Nyet! 일본에서, 성적 자기결정권, 만 13세부터입니다, 그리고 아냐, 15살입니다, 몇 년만 기다리면, 결혼할 수 있습니다.]
카에데 [그러면, 도둑놈을 만들려는 거구나, 후훗.]
프로듀서 [왜 나만 죄책감이 쏟아지는 기분이냐......]
프로듀서 [여하튼, 44세까지 아이돌 하겠다면, 정말 중장기플랜을 잘짜야하고, 건물 투자 위주로 해야겠네, 코인같은 거 했다간 쫄딱 망할 거 같고......]
22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즈큐우우우우우우웅!!!!!!
아나스타샤 [으...우우......]
프로듀서 [용기를 많이 내 줘서 고마워, 나를 사랑해줘서 정말로 고마워, '우리 아냐']
아나스타샤 [우......우리 아냐!!!!!!]
프로듀서 [응, 우리 아냐.]
아나스타샤 [인연이 없었던 사람 치고는, 너무나도 선수같은 멘트인 겁니다.]
아나스타샤의 눈물 섞인 반격멘트에 침몰해버린 프로듀서.
어른의 관록으로 간신히 유지할 수 있었던 표정이 무너지고 얼굴이 달아오르며 뻘쭘하다는 것이 누가 봐도 명백한 모습이 되어버린 채 간신히 대답했다.
프로듀서 [그......그랬었나.]
아나스타샤 [Da. 하지만 상관없습니다, 아무리 프로듀서가 뛰어난 선수라도, 저는 이제 프로듀서의 감독같은 겁니다, 이제 제 마음에 들도록, 기용할 수 있는 겁니다.]
프로듀서 [......우리 아냐도......대단하잖아!!!]
+1
아나스타샤 [후훗. 프로듀서!]
프로듀서 [귀여워...... 귀여워, 세상에 어찌 이렇게 귀여운 아이가 있을까!]
아나스타샤 [프로듀서?]
프로듀서 [우리 귀여운 아냐, 우리 아냐, 귀여운 우리 아냐!]
프로듀서는 그저 귀엽다는 말밖에 하지 못하며, 아나스타샤를 끌어안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카에데 [프로듀서, 아나스타샤햔테 손을 댔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 진 알고 있죠?]
프로듀서 [카카카카카카카에데?]
카에데 [제 이름은 카카로트도 카카카카카카카에데도 아니고 카에데지만 뭐 어때요, 적어도 15년동안은 프로듀서에게 술값을 뜯을만한 약점을 잡은 것 같군요. 예쁜 사랑 하시고, 지갑도 예쁘게 저에게 저당잡히시면 될 것 같네요. 후후훗.]
프로듀서 [부탁이다 카에데, 너가 비밀이야 당연히 지켜주겠지만, 술값으로 날 거덜내진 말아다오.]
카에데 [프리 에이전트로 돈을 많이 만졌다는 사람이 프리한 아가씨 한 명의 술값조차 감당하지 못하다니, 후후훗.]
그렇게, 일단은 나와 아나스타샤는 연인이 되긴 했다.
문제는......
어차피 연애사실이야 비밀로 할 테고, 아이돌 현역 시절은 사무소의 트레이너라던지 메디컬이라던지 공연 계획이라던지 다른 파트들이 알아서 잘 해주겠지만, 내 본업은 어떻게......
+1 당장 연애결혼 발표하고 은퇴할 건 확실히 아니니. 도대체 은퇴 컨설팅은 어떻게 할건가?
+2 아냐, 넌 몇 살까지 '아이돌 아나스타샤'로 현역에 있고 싶니?
하여튼 순조롭게 연인이 됐어도 얼굴 못 내밀고 다닐 게 뻔하긴 하지.
프로듀서 [우리 아냐는 언제까지 아이돌 하고 싶은 거지? 계획이라던지, 은퇴라던지, 커리어의 지속 같은 쪽 말이야.]
아나스타샤 [Da, 저는...... 프로듀서의 나이와 같아질 때까지, 아이돌, 계속 하고 싶습니다.]
프로듀서 [어음, 냉정히 말해서, 그건 좀 무리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아냐.]
아나스타샤 [대체 왜입니까! 능력 부족입니까?]
프로듀서 [아니, 내 나이가 마흔 넷이라서 그래, 아하하하하하...... 소위 말하는 귀엽고 예쁘고 뭐 섹시한 쪽을 미는 쪽도 있지만 일단 여기서 아이돌은 '여자아이'라는 개념이니까. 옆나라에서는 이미지 변경을 하면서 오랫동안 무대에 서면서 누님 최곱니다 소리를 듣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그런 게 없다시피 하니......]
아나스타샤 [뭐, 그렇다면, 프로듀서랑 한 집에 살때까지로.]
프로듀서 [당돌하군요.]
카에데 [어머~ 우리 아냐, 프로듀서를 범죄자로 만들려는 걸까나?]
아나스타샤 [Nyet! 일본에서, 성적 자기결정권, 만 13세부터입니다, 그리고 아냐, 15살입니다, 몇 년만 기다리면, 결혼할 수 있습니다.]
카에데 [그러면, 도둑놈을 만들려는 거구나, 후훗.]
프로듀서 [왜 나만 죄책감이 쏟아지는 기분이냐......]
프로듀서 [여하튼, 44세까지 아이돌 하겠다면, 정말 중장기플랜을 잘짜야하고, 건물 투자 위주로 해야겠네, 코인같은 거 했다간 쫄딱 망할 거 같고......]
프로듀서 [그러다 젤나나당하는 수가 있......]
아냐 [프로듀서, 벽을 넘고 있습니다, 카에데 씨가 가르쳐준 표현으로는, 정줄놓 하고 계십니다.]
프로듀서 [카에데 넌 또 뭘 가르친 거야!]
카에데 [열다섯에 당돌하게 이 아저씨가 내 신랑이라고 말하는 아이보다는 덜 골치아프긴 하죠, 골 때리는 아이돌에 골치 아픈 프로듀서라, 후훗.]
+1 다음 대화내용
물론 프로듀서의 지갑으로.
아나스타샤 [......곧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프로듀서 [혼인신고는 어으으으으음...... 적어도 열 여덟부터인데...... 바로 한대도 내가 마흔일곱...... 내 나이까지 아이돌하고 나서 사십넷에 한다 치면......내가 칠십 셋이네, 세상에.]
아냐 [쓸데없이 현실적이군요.]
카에데 [잔인할 정도로 말이지.]
프로듀서 [우리 아냐랑 29살 차이가 난다는 게 서럽군, 정말로. 우리 아냐가 별 소리를 다 한 것 같다는 묘한 느낌은 잠시 제쳐두더라도 말이야.]
카에데 [여기서 비현실적인 게 딱 두 개 있어요.]
프로듀서 [하나는 우리 아냐의 사랑스러움이고, 하나는 도대체 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껍데기에서 어떻게 저런 속알맹이가 튀어나오나 싶은 카에데 너고. 아재개그 술고래 기타등등 25세 어른이를 보면 더 말할 필요가 있어?]
카에데 [애인 옆에 꼈다고 기고만장이군요. 애인 하나에 애 하나 더 돌보고 싶으신가요?]
프로듀서 [애인이 애보다 나이가 열 살이나 적다는 게 신기하긴 하겠지만.]
카에데 [그리고 스물아홉 살 적은 애인이자 장래의 신부를 둔 귀신 프로듀서도 비현실적이죠.]
+2 다음 대화내용
카에데 [물론 스무 살 가까이 차이나는 나도 마찬가지지만, 서른 살 차이 애인은 진짜 오바 아니에요?]
프로듀서 [스물아홉 살이긴 한데.]
카에데 [근데 나는 여자로 본 적 없어요?]
프로듀서 [처음 만나고 한 대여섯 시간 정도? 일 끝나고 술잔 기울이는 거 보기도 전에, 마무리로 아재개그 할 때 여자로 안보이게 됐어.]
아나스타샤 [여섯 시간 만에 환상을 깨기에는 너무 매력적이고 좋은 분이신데요...]
카에데 [우리 아냐가 말을 참 이쁘게 하네!]
프로듀서 [말 예쁘게 한다는 건 부정 못 하겠군. 그런데 말야 카에데, 그런 표정으로 술 마시면 맛이 있냐?]
카에데 [뿌우~ 프로듀서가 잘못한 거라구요~?]
프로듀서 [너도 날 남자로 안 봤잖아?]
카에데 [남자가 여자보다 10년 정도 덜 살고 죽는다는데, 프로듀서 죽고 나면 짧게 잡아 나이 오육십에 30년 독수공방을 하라는 악담인데요?]
프로듀서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리 아냐 어음......]
아나스타샤 [절대로 그렇게 못 하게 할 겁니다, 화석으로 만들어서라도 오래오래 살게 할 거에요.]
프로듀서 [화석이면 이미 죽은 뒤잖아!]
+2
아나스타샤 [말이 되는 소리를 하십시오!]
프로듀서 [내 나이가 마흔 서넛 정도인데, 일찍 죽어서 육십에 죽으면 아냐 나이는 기껏해야 서른이야. 20년대 30년대생 할머니들 90넘게사는게 일상인데, 진지하게 생각해둬.]
아나스타샤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미래입니다, 다시 말하는 겁니다.]
그렇게. 그 날은 프로듀서가 끔찍할 정도로 털려가며 넘어갔다.
+2 다음 날 이야기.
네.
초밥.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