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트위터에서 그런 말을 한 건 맞아. 분명 그랬다고. 우리집 방문 앞에 있는 낙서 사진을 같이 찍어 올려놓고 그랬지.
그 낙서에 뭐라고 써있었는지 알아? 날 보고 가서 뒤지래. 내 대가리가 깨져가지고 터진 두개골 사이로 뇌가 흘러나오면 좋겠대. 그리고 또 내가 창녀래. 내가 몸팔고서 신데렐라걸 3위까지 했대. 웃기지 않아?
뒤지란 이야기는 이미 너무 많이 들었어. 내가 뒤지라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진짜로 뒤졌으면 도쿄 시내가 내 시체로 꽉 찼을걸? 오타쿠질 할때부터 어그로는 드럽게 많이 끌었으니까.
근데 성상납은 아니지. 성상납이 있다 해도 애초에 나같은 애한테 그럴만한 메리트가 있어? 키도 작지, 머리 염색도 괴상하지, 까딱하면 트위터에서 "구헤헤헤 아저씨 ㅇㅇ 개쩔었닼ㅋㅋㅋㅋㅋ"같은 말이나 해댈텐데? 나같은 건 줘도 안 먹을걸?
그래가지고, 그 놈들을 찾아갔거든? 뭐 나도 무슨 심정인진 알아. 나는 지금 아이돌이기 이전에 오타쿠라고. 중증 오타쿠. 그래가지고 왜 날 찾아왔는지, 찾아와서 그딴 짓거리를 했는지 알겠다고. 그런 놈들이 구제불능이란건 더 뼈저리게 알고 있고. 내가 그랬으니까.
당장 나만해도 프로듀서님이 백날 케어해주고, 아카리쨩이랑 아키라쨩이 백날 옆에 붙어있어주고, 전무님한테 백날 불려가서 깨지는데도 이 모양인데. 주변에 사람이라고는 없을 오타쿠 새끼들은 오죽하겠어? 나도 그정돈 겪어봐서 안다고.
근데, 프로듀서님이랑 같이 그 새끼들을 찾아가보니까 나보고 팬이라 그러더라? 참나. 팬이래. 후라이팬으로 대가리를 후려버릴라. 나한테 스토킹해대고, 나한테 이상하고 드럽기 짝이 없는 말이나 해대고. 나만 보면 아주 죽이려고 들고, 내가 왜 나만 보면 이게 팬인지 웬수인지 모르겠는 짓거리나 해대는 놈들을 감싸줘야돼?
난 못해. 그런 건 시마무라 우즈키같은 일류 아이돌이나 하는 거지. 난 삼류야. 어차피 나한테 낀 거품은 존나 금방 꺼질거라고.
그래가지고 그랬다? 이 팬이라는 놈들 진짜 싫다고. 근데 그거만 딱 짤라서 기사가 난 거야.
왜? 왜 나는 내가 싫다는 사람 이야기도 못해? 내가 아이돌이면 나한테 쓰레기를 던지는 놈들한테도 웃어줘야 하는거야? 346에서 그러라고 날 고용했으니까? 다들 어째서 그렇게 민감한 거야? 왜 나 보러온 오타쿠새끼들은 다들 그렇게 덩치는 크면서 좁쌀영감들밖에 없는 거지?
내가 AV가 좋다는 이야기를 한 것도 문제가 됐는데... 그건 그냥 별 생각 없이 썼어.
그냥 한번 거하게 해피타임을 가진 이후에 썼던 거니까. 음... 그래. 이건 백번 불려가서 깨져도 할말 없어.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 나도 이제 알겠어. 내가 원한게 아닌데도 발둥에 이따구로 맨날 불이 떨어지니 화형당할때 무슨 기분인지 알겠다고.
하아... 아이돌이 되면 다들 날 좋아해줄줄 알았는데. 내가 뭐만 말하면 물어 뜯을라고 혈안이 되어있는 촉새들만 옆에 있잖아... 사람들은 언제쯤 날 좋아할지.
"하지만, 그, 그래도... 나나씨는 제가 쭉 봐오고 존경해왔었고 지금은 제 선배기도 하고... "
"아무튼, 제가 왜 왔는지 알겠어요?"
"네?"
...나나씨가 갑작스레 저를 찾아올만한 일? 설마 지금 불타는 것 때문에?
"그... 제가 이상한 말 해서요?"
"네. 그래도 아이돌인데 팬이 싫다고 하면 안 돼요."
"죄송해요... 하지만... 하지만 나나씨는 봤잖아요."
나나씨는 봤어. 내가 사진 올린 거. 그 낙서에 있는 온갖 안좋은 말들도. 지하 아이돌을 할때부터 온갖 일을 겪어왔을 나나씨는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난 그런 걸 보고 참을 만큼 강한 사람이 아닌걸,
"거기 뭐가 써있는지 다 봤잖아요."
"봤죠. 하지만 싫다는 걸 싫다고 하면 안 되는 때도 있는 법이에요."
"...죄송해요."
"앞으론 그러지 말아요."
"네..."
...나나씨한테 까였어... 난 완전 구제불능이야.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나나씨는... 나나씨한테 까이는 건 싫은데. 나나씨는 친절하고, 상냥하고, 신데렐라 걸까지 가봤고, 아무튼... 좋은 점이란 좋은 점은 다 모아놓은 사람인데. 그런 좋은 사람도 나한테는 질려한다는 걸까. 하아. 야무. 완전 야무. 나 왜 사는거지.
나나씨의 품은 엄마품처럼 따뜻했어. 응. 당연한걸. 우사밍콜만 몇년을 외쳐왔는데. 나나씨의 품이 한겨울날 고드름보다 차가웠어도, 난 엄마품처럼 따뜻하다고 느꼈을 거야. 나는 몇년동안 나나씨가 본진이었다고.
나나씨가 신데렐라 걸이 되었을 때 즈음이야. 내가 나나씨를 지하아이돌 할때부터 좋아했다고 입좀 터니까 애들이 다 어그로인줄 알고 나한테 욕만 해댔어. 그 마음만큼은 진심이었는데...
내가 인터넷에서는 병신같은 말도 많이 했고, 어그로도 많이 끌었고, 박제도 많이 돼봤지만, 그래도 나나씨한테는 진심이었는데. 그건 아무도 몰라줬어. 다들 몰라줬는데... 나나씨는 알아주는구나... 난 자격이 없는데. 분명 그냥 지나가는 팬 중 하나로 살다가 끝날 운명이었을텐데. 어쨰서 나나씨는 이렇게 나에게 과분한 행복을 주는 건지.
"우... 흑..."
"리아무쨩이 잘못한게 아니잖아요."
"으... 흑... 나나씨는 역시 고귀해요..."
"괜찮아요?"
"우에에엥... 나나마망..."
"......"
"...죄송해요."
"아뇨... 하하하... 그, 그 마망이라는 말... 그게 요즘 트렌드라는 말은 인터넷에서 들어봤는데. 직접 들어본 건 처음이라서요."
나나씨는 그렇게 말하고 핸드폰을 꺼내서 나한테 내밀었다.
"자. 아무튼. 신곡이에요. 프로듀서씨가 리아무쨩은 다음에 솔로로 데뷔시켜야겠다고 했거든요."
"...누구, 저요?"
와! 프로듀서! 신곡이에요! 신곡!
이어지는 리아무의 반응
1~65:엌ㅋㅋㅋㅋㅋㅋㅋ 다들 나한테 개짓거리하고 이상한 기사나 써제끼더닠ㅋㅋㅋㅋㅋㅋㅋ 난 신곡도 받고 더 잘나가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와서 어쩌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풉키풉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6~100:일이 갑자기 잘풀리자 역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라고 이렇게 잘 풀리는건가 싶어서 패닉
"그... 지금요? 그리고 조지다뇨. 아카리쨩 앞에서 그런 말 안쓰기로 했잖아요. 나랑만 있을때면 몰라도."
"그리고 우리 옷차림이 좀 그런과..."
왜 그런가 해서 이불을 들쳐봤는데 둘 다 잠옷차림이었다. 둘이서만 꽁냥꽁냥대다가 진도 뻗으려고? 어림도 없다! 암! 아아아암!!! 반드시 노래방에 끌고가서 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파토낼 것이다!
"기분이야. 돈은 다 내가 낼테니까."
"뭐 그럼 딱히 안갈 이유도 없긴 하지만..."
"그래도 기숙사엔 통금이 있어서 오래는 못있는과..."
"뭐 어때. 싫으면 너넨 여기 있어. 나 혼자서 부르면 돼지."
"안 갈거면 삐질 거잖아요. 막 주저앉아서 몇시간이고 울거잖아요."
이녀석 어떻게 알았지.
"리아무쨩이 말은 그렇게 해도 꽤나 섬세하다는건 알고 있는과..."
"아무튼. 다들 갈 거지? 가자!"
난 둘을 데리고 대충 근처에 있는 가라오케에 갔어. 이상한 데는... 아닌 것 같고. 아니겠지? 아닐거야. 응. 아니면 좋겠어. 아무튼 방에 들어가가지고... 부를 노래는... 뭐 아무거나 부르면 되겠지?
"야! 오늘이 무슨 날이냐! 적셔! 술가져와! 술이 보약이다! 술로 만든 보약을 가져와!"
"댁은 아직 20살도 안됐걸랑요."
"미성년자가 음주는 안되는과..."
"아무튼. 나부터 부른다?"
첫빠따는 역시 부탁해 신데렐라지.
아아. 내 영혼의 송가여. 346이여 영원하라. 제가 말은 이상하게 하고 어그로 끌어서 인터넷을 백날 불태워도 제 소속사 욕은 절대 안합니다. 제가 아무리 정신나간 년이라도 제 목줄 쥔 사람은 알아보는 미친개입니다. 전 제 뼈까지 346에 묻을 만큼 충신입니다. 전무님도 제가 충신인거 아시죠. 알 거라 믿습니다. 미시로 충성충성충성입니다.
"엄청 몰입해서 부르는과..."
"아카리쨩. 우리는 뭐 부를까..."
우리? 우리라고?
"...음. 이거 어때?"
아키라랑 아카리는 내가 노래부르는 와중에 책을 펼쳐놓고 이글자 저글자를 가리키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악. 신경쓰여 죽겠네. 아무튼. 내 영혼의 송가가 끝나고 나서 아키라랑 아키라는 같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둘이서 노래를 불렀다.
나만 빼고 듀엣이라니. 에에에잇! 저 달콤한 분위기를 깨고 싶었건만! 실패인가!
"...리아무쨩. 우리를 뭔가 좀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과."
"질투라도 나는 거에요?"
"......"
"거 참. 리아무쨩은 애인 따위야 사귀려면 충분히 사귈걸요."
"내가 무슨 애인이야..."
"그건 너무 자기 중심으로만 생각하는거 아니에요? 객관적으로 생각해봐요. 얼굴이 되니 스카웃도 된 거고. 몸매도 좋고. 게다가 리아무쨩은 신데렐라 걸 3위까지도 올라갔잖아요.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는 거 아니에요? 막말로 저랑은 몇 계단이나 차이가 나잖아요."
"......"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져봐요. 리아무쨩은 더이상 밤새서 바닥에 누운채로 뒹굴거리기만 하던 그 사람이 아니에요."
...으으. 아키라쨩 완전 천사야. 난 저런 애들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헀던 걸까.
"...고마워."
새삼스럽지만. 나는, 내 생각보다 더 나은 사람인 걸까? 아니야. 다른 사람이 그렇다고 해도 난 거기에 동의 못해. 그런 마인드로 있어야 하고. 아니면 지금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안주해버리고 말테니까.
난 신데렐라 걸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톱 아이돌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야. 그전에 난 사람이 되고 싶어. 내가 날 한 명의 사람이라고 자칭하기엔 난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결함이 많은걸. 사람은 살아있어서 사람인데, 난 살아있다고 하기에도 수치스러운 형상일 뿐이야.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 나도 살아있다고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이 말하고 싶어.
"...훌쩍."
"리아무쨩. 우는과?"
"아, 아니야. 그냥... 좀 멜랑꼴리해져서..."
내가 데리고 왔는데, 내가 분위기 다 망치는건 좀 아니야.
아무튼, 그래가지고 난 바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렀어. 그냥 내 감정을 다 풀만한 슬프면서도 신나는 노래. 슬프면서 신난단게 상충되는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최선을 다해가지고 불렀어. 사실 부른것도 아니야. 몇분을 계속 소리만 질렀지.
...그런데 100점이네. 내가 생각해도 잘부르긴 했어. 흐흐흐. 이 실력 그대로 라이브가서 하면 칭찬받겠지. 가슴빨로 아이돌됐다고 욕먹지도 않고 투표결과가 주작이란 말도 안듣겠지.
"다들 봤지!? 100점이야! 흐히히히히..."
"...정말 리아무쨩은 알다가도 모르겠는과."
아무튼, 아키라쨩이랑 아카리쨩이랑 난 신나게 목을 혹사시켰어. 아. 오늘은 행복한 날이야... 이제 집에 가서 자야지.
다음날 리아무한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1~10:멘탈이 완전히 박살날만한 일
11~50:기분나쁜 일
51~90:기분좋은 일
91~100:기뻐서 일주일동안 생각만 해도 깔깔댈만한 일
아싸. 오늘은 오랜만에 아침에 일어나니 기분이 좋아. 히히히히. 아무도 날 막을 순 없다 이말이야. 아무도!
내옆엔! 프로듀서님도 있고! 아키라쨩도 있고! 아카리쨩도 있고! 그리고... 음... 어... 아무튼! 나도 친구 있다. 나 아싸 아냐! 으히히히 리아무쨩 아싸 아니다.
그렇게 붕 뜬 기분으로 출근해서 사무실로 오니... 음. 뭔가 분위기가 조용한데. 보니까 프로듀서님이 없구나. 하긴. 프로듀서님은 분위기 메이커니까. 아무튼 할 일도 없으니까 그냥 아무데나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똑똑똑 하고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래가지고 문을 열었는데... 전무님이... 날 쭉 쳐다보고 계셨어.
"...왜 사람이 눈 앞에 있는데 아무런 대답도 인사도 없는 거지?"
"네?"
"지금 내가 누구를 계속 쳐다보고 있더라?"
"...저요?"
"그래."
"아... 안녕하세요."
그래서 인사를 했는데... 전무님은 아직도 표정이 안 좋네.
"...제가 뭘 잘못했나요?"
"몰라서 묻는 건가? 아니면 알면서도 일부러 날 놀려먹으려고 그러는 건가?"
"...몰라서 그래요."
"어제 기사 나온거 봤나?"
"네..."
"아무튼.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고. 따라오도록."
음... 나 망한것 같은데. 엄청 깨지겠네. 난 도살장에 끌려가는 심정으로 전무님을 따라갔어.
"이게 몇 번째야! 벌써 몇 번째야! 제발 스스로가 사람들 앞에서 자기 얼굴이랑 이름 팔고 공연도 하는 아이돌이라는 자각을 하란 말이다! 아이돌이라는 자각을! 프로의식이 뭔지 알곤 있는 건가?"
"아... 네... 하지만 전 아직 프로도 아니고..."
"총선거 3위를 한 시점에서 그런 변명이 통할 때는 이미 지났다는 생각은 안 해본건가!"
"하지만... 하지만 제가 잘못한게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이 제 집앞에 이상한 낙서를 해서..."
"내가 그걸 못 봐서 이렇게 불러가지고 소리지르고 있겠어? 내가 SNS도 할줄 모르는 사이버 장님이야!?"
"......"
"그래!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 스트레스 받는것도 이해하고! 그렇지만 내가 불평불만을 아예 하지 말란 이야기가 아니라고 몇 번을 말했을 텐데? 해도 다른 사람들한테 안 들리게만 하라는 거지!"
"...죄송합니다."
"그래. 이번엔 적어도 죄송하다는 말은 하는군."
"......"
"이렇게 일터지고 사건 일어나면 그게 누구 손해인지 알아?"
"...제 손해."
"누구 손해라고?"
"제 손해입니다!"
"알았으면 가봐."
"...네."
...난 왜 이렇게 태어난 걸까? 왜 난 자기관리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쓰잘데기없는 머갈통을 달고 태어난 걸까? 차라리 내가 로봇이었으면 어땠을까? 로봇이어서 감정이라는 걸 몰랐으면 이렇게 살진 않았을 텐데. 로봇이었으면 화도 안 내고 슬픔도 안 느낄텐데. 그러면 얼마나 행복할까.
왜 내 뇌엔 기능도 안하는 전두엽이 달려있는 걸까? 전두엽은 사람의 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데, 왜 내 뇌속엔 이성이라는게 없고 5분이나 갈까말까한 휘발성 감정과 쓰레기같은 망상과 악취나고 부패한 자아만 가득할까? 왜 내 전두엽은 기능을 안 할까? 왜? 나는 하자가 있는 인간이라 뇌까지도 하자가 있다는 걸까?
머리속에 존나 똥만 가득차가지고 불평불만만 가득하고. 야. 유메미 리아무. 너는 스스로가 한심하지도 않냐? 왜 이러고 사냐? 차라리 지금 당장 머리에서 피가 철철 날때까지 대가리를 벽에 쳐박아도 이따구로 살아가는 것보단 나을텐데.
너 지금 행복한게 얼마나 갈거같아? 너 이따구로 살다간 거품 다 꺼질텐데. 그냥 나중에 불행해져서 징징거리지도 못할만큼 힘들게 살지 말고. 그냥 지금 한창 행복할때 걍 뒤져버려. 버러지야.
뒤질 용기도 없는데... 이런 생각만 하는거. 참 한심해. 다른 사람이 날 보면 참 가소롭고 한심해 보이겠지. 야무... 사무실로 돌아가야지...
"...훌쩍."
"아, 리아무. 안녕."
"프로듀서님..."
훌쩍이는 리아무를 본 프로듀서님의 반응은?
1~50:오구오구 우리 리아무찡 힘들어쪄요?
51~100:어서 일해라!
2표먼저 나온쪽으로 갑니다.
@이런 내용이 쓰고 싶었는데... 그래가지고 되게 급발진한 느낌입니다.
그냥 행복할때도 급발진하면 되겠죠?
"만나자마자 미안한데! 리아무쨩! 그, 사진 촬영 일이 들어와서 그런데, 지금 갈 수 있지?"
"어? 아! 응! 당장 갈게! 그! 어디로 가면 되는 거야!"
"어디로 가긴. 내가 데려다줘야지. 데려다주고 바로 또 딴데 가봐야되니까! 촬영 끝나면 전화해! 바로 데리러 갈게!"
"응..."
난 아무런 겨를 없이 프로듀서님의 차에 탔어.
프로듀서님... 지금 내 느낌이 어떤지 모르는 걸까. 모르겠지. 그래. 당연히 모르지. 말도 안했는데 어떻게 알아. 하아. 울고 싶어.
...프로듀서님이라고 내 감정을 다 알아줄린 없잖아. 맨날 쳐 징징대지 말라고. 밥도 누가 떠먹여줘야지 쳐먹을 거냐. 어른이 되세요. 제발 좀. 어른이 되라고요. 유메미 리아무 이 개망나니 새끼야. 철좀 들라고요. 왜 몸은 커져있으면서 니 지능과 도덕적 수준은 8살짜리 어린애도 고개를 돌릴만한 수준에 쳐박혀있냐고요.
"도착했어."
"어, 응? 어! 고마워!"
도착하고... 난 촬영 스튜디오로 들어갔어. 이미 여러가지가 준비된 것 같더라. 스텝들은 온 사방에 있고... 다 날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내 표정은 지금 잔뜩 썩어있을텐데. 썩어가지고 입을 열면 하수구 냄새가 날텐데.
"이번 촬영은 슬픈 컨셉이에요."
"네..."
그렇게 말하고는 스태프들이 나한테 의상을 주었다. 코디라는 단어가 나한테는 어울리지 않는데.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를 끼워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불쌍하다. 예전엔 내가 불행할땐 나 혼자서만 불행하게 방에 쳐박혀서 뒤진것마냥 있으면 됐는데. 이젠 내가 불행하면 다른 사람들도 불행해지잖아.
아무튼. 일은 일이야. 적어도 하는 척이라도 해야돼. 안그러면 프로듀서님한테 버림받을 거라고.
"자. 그럼 바로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슬슬 무드좀 잡아주세요."
"......"
"하나! 둘! 셋!"
...슬픈 연기? 몰라. 될대로 되라고 해. 통과 안되면 될때까지 찍으라고 해 그냥. 어차피 난 모르겠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어떡해. 나 어쩌면 좋을까. 어느 날 갑자기 젓가락 잡는 법을 잊어버린 느낌이야. 난 왜 이렇게나 구제불능인걸까.
미안해. 미안해요. 프로듀서님. 여기 있는 분들. 내가 너무 막장 쓰레기라 미안해요.
"오오... 느낌 봐. 맨날 막말이나 해대는줄 알았는데... 역시 346에서 밀어주는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걸까."
"그 유메미 리아무라도 할땐 제대로 하는구나..."
"뭔가 다시 보게 되는데 말이지..."
칭찬해줘봤자 뭐가 나오는줄 알아? 거짓말인거 다 알아. 그렇게 말하고 어차피 뒤에선 골빈년이라고 호박씨나 까댈거면서.
"좋았어요! 이 느낌 그대로 한장만 더 찍겠습니다!"
"네..."
"하나! 둘! 셋!"
"......"
"됐습니다! 이야! 사진이 아주 잘 찍혔는데요! 이정도면 반응도 아주 좋을 것 같네요! 자! 그럼 수고하셨습니다"
"...벌써 끝?"
"네! 사진이 잘 안찍혔으면 더 했겠지만 사진이 잘 찍혔으니까 이정도만 해도 될 것 같네요!"
"아... 네. 그... 수고... 했습니다."
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왜 사진촬영이 끝나있나요.
에휴... 모르겠어. 아무튼 프로듀서님한테 전화해야지.
+3까지 야무가 프로듀서한테 전화하고 나서 벌어질 일을 적어주세요!
@연재가 늦어져버렸네요. 모처럼 앵커가 빨리 달렸는데 말이죠. 물 들어올때 노 저었어야 했는데...
난 다시 옷을 갈아입었어. 원래 입던 그 옷으로. 뼈모양 그림이 있는 그 옷. 내가 패션감각인지 나발인지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이 옷만은 진짜 애지중지한다고. 누가 더럽히기만 하면 트위터에서 엄청 욕할거야. 아주 지구의 암적인 존재라고 할거야.
스태프들이 세트를 정리하고, 커다란 카메라를 이리저리 옮기고 분주할 때, 난 그냥 서서 가만히 있었어. 가만히. 어차피 난 갈 데가 없는걸.
"저, 리아무."
"어? 아! 프로듀서님!"
"촬영은 잘 됐어?"...
"아, 으, 나한테 그런거 물어봐도 난 몰라. 하지만 찍은 사람은 나보고 괜찮았대."
프로듀서. 프로듀서는 이 우울한 내 마음을 알아줄까? 내가 우울한걸 알아채줄까?
"잘했어."
"으, 응..."
프로듀서는 웃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어. 참 의례적인 칭찬이야.
하나도 기쁘지 않아. 날 걱정해주는 표정? 야 리아무 너 왜 울고있는거야? 어림도 없지. 프로듀서님은 내가 원하는게 뭔지 몰라. 알 수가 없지. 내 표정? 표정이 뭔데? 비언어적 표현? 대회는 애초에 말이 있어야 성립되는걸. 내가 말을 안 하는데...
그렇지만 프로듀서님한테 여기서 기대고 싶지도 않아. 그럼 프로듀서님이 나한테 분명 질려버릴 거라고. 프로듀서님도 내가 사고친거 들었을거야. 그러니까, 적어도 오늘만큼은 안 돼...
그래. 내가 뭘 기대한 걸까? 프로듀서님이 나랑 사귀기를 한대? 날 무슨 온 마음으로 받아들여주기라도 한대? 난 대체 프로듀서님을 뭐라고 생각했던 걸까? 내가 힘들면 징징대는거 들어줘야하고 내가 기쁘면 까불대는거 들어줘야하는 감정 쓰레기통?
에휴. 몰라. 그냥 나 혼자만 있을래. 혼자 있고 싶어요. 다 나가주세요. 야무... 이런 내 마음을 위로받고 싶다고 트위터에 쓰면 또 누가 내 마음에 불질이나 해대겠지. 리아무 이 관종쉑ㅋㅋㅋㅋㅋㅋ 맨날 불타고 쪼인트 까이면서도 트위터질은 못끊죸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보이거든. 다 보인다고...
"...저, 리아무?"
"아... 아... 응..."
"못 들었어? 오늘 일 다 끝났어."
"아... 그... 그렇구나."
...눈에서 눈물이 자꾸만 나와. 왜 나오는걸까. 왜. 난 어째서나 이렇게 멘탈이 약한 걸까. 사회생활은 어떻게 할려고. 다 날 죽이려고 들텐데. 감정이라는 끈으로 내 숨통을 졸라서 자살시키려고 할텐데.
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그냥 터덜터덜 걸어서 집으로 갈까? 아니야. 난 집이란 게 없어. 내가 사는 거긴 집이 아냐. 피난처지. 사회에서 도망친 겁쟁이가 갇힌 연옥이지.
하지만, 다른 곳이냐 거기냐 하면 내가 고를 곳은 거기밖에 없어. 도망친 곳에 낙원이 없어? 도망치는 사람은 낙원을 바라지 않아. 그냥 자신이 있던 그곳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원할 뿐이야. 거기만 아니면 어디라도 낙원이니까. 낙원을 바라고 어딘가로 가는 사람은 도망자가 아니야. 스스로 낙원을 개척할 사람이지.
왜 난 그 빛나는 자리에 있어도, 내 삶엔 그 빛이 안들어오는 걸까.
야무게이지가 만땅까지 차버린 야무는 어떻게 할 것인가?
2표먼저
1~50:우와아아아아아앙!!!
50~99:훌쩍훌쩍... 오늘 할일 다 끝난거지? 그럼 나 쉴게... 야무...
100:P "저... 나랑 사귈래?"
@2일이 넘어가게 방치되던 이런 비루한 글에 앵커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잠시 잊었다곤 말 못합니다.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해도 환영해줄 사람은 없는 거 알아. 하지만 그렇게라도 안하면, 여기가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걸 스스로 자각시키지 않는다면, 나는 그대로 사람이 아닌 무언가가 되어버리던가, 그냥 죽어버리겠지.
난 왜 이리 우울한 걸까. 행복해지고 싶어. 나도 기뻐보고 싶어. 난 정말로 기뻤던 적이 있나? 날 기쁘게 해주는 것. 교자만두. 덕질. 프로듀서님. 끝. 없어. 지금의 난 셋 다 안 돼.
교자만두는 못 먹어. 집에 없으니까. 나가서 사오긴 뭘 사와. 난 지금 우울때문에 발 하나도 못 움직여. 나가는 방법이 하나 있긴 하겠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거야. 뒤지거나 중상이겠지.
덕질을 할 수도 없어. 내 이름이 너무 팔리는 바람에. 덕질 한번 하려면 어그로끈다고 욕먹겠지. 나만 욕먹으면 다행이게. 내가 좋아하는 그 고귀하고 빛나는 사람까지 나 때문에 욕을 먹을 거야. 사무소에 라인 있냐는 소리까지 듣겠지. 안 돼. 절대 안 돼. 나는 욕 먹어도 싸지만 그건 안 돼. 절대로 안 돼.
프로듀서님은 가망이고 나발이고 없고.
그렇게 우울감에 짓눌려서, 죽어버린 것처럼 이불을 덮고 있었어. 이불이 내 관뚜껑인 걸까. 내일 내가 여기서 눈을 감은 채로 일어날 수 없기를 바라며 누워있을 적. 전화가 울려왔어. 아키라쨩한테서 온 거였어.
"일 끝났어요?"
"응."
"오늘은 저도 오프인데, 아카리쨩은 바빠가지고. 그냥 같이 놀까 해서요."
"...아키라쨩. 왜 나랑 같이 어울리는 거야?"
"무슨 말이에요 또?"
"너는 나보다 예쁘고, 귀엽고, 개성도 확실하고... 훌쩍. 그리고 고귀해... 훌쩍... 아이돌에 걸맞는 아이인데... 왜 나랑 어울려주는 거야?"
"동기니까요?"
"...그런 이유가 아닐 거 아니야. 나랑 있으면 방송 어그로가 더 잘 끌려서? 돈 더 벌 수 있으니까?"
"오늘은 방송 안해요. 그냥 심심해서 같이 좀 놀고 싶은 거라고요. 또 그런 식으로 방송 키우고 싶지도 않고. 그리고 우린 동료잖아요. 제 성미가 그래요. 한 배를 탔는데 누굴 혼자 둘 순 없다고요. 오케이?"
"훌쩍, 흑, 흑! 으어어어어엉..."
"......"
"우와아아아아앙..."
"금방 그쪽으로 갈게요."
야무네 집에 찾아온 아키라는 야무게이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꽉차버린 야무를 데리고 뭘 할까요?
+2까지
@본문에서 쓰다가 제 자존감이 떨어지면 방치되거나 닫힐것 같다고 했는데 닫히는데까진 안 가고 방치되는 선에서 그치기만 했네요.
댓글을 달아주실 분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4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다들 날 봐주고, 날 신경써주고, 내 말을 들어줄거라고 생각했지. 맞아들어가긴 했네.
[유메미 리아무 '또' 충격 발언. 프로의식 없는 아이돌에 대한 파문 일어...]
"대체 얜 활동 어떻게 하는거냐?"
"저런애를 안 내치는 346도 참 대단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렇게 살면서 밥이 목에 넘어가긴 하냐?"
안 좋은 의미로.
오늘도 나 때문에 다들 불타고 있어... 어째서 이렇게 된 거냐고. 난 그냥 농담이었을 뿐인데.
+2까지 주위를 불타게 한 리아무의 발언을 정해주세요!
....그래. 트위터에서 그런 말을 한 건 맞아. 분명 그랬다고. 우리집 방문 앞에 있는 낙서 사진을 같이 찍어 올려놓고 그랬지.
그 낙서에 뭐라고 써있었는지 알아? 날 보고 가서 뒤지래. 내 대가리가 깨져가지고 터진 두개골 사이로 뇌가 흘러나오면 좋겠대. 그리고 또 내가 창녀래. 내가 몸팔고서 신데렐라걸 3위까지 했대. 웃기지 않아?
뒤지란 이야기는 이미 너무 많이 들었어. 내가 뒤지라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진짜로 뒤졌으면 도쿄 시내가 내 시체로 꽉 찼을걸? 오타쿠질 할때부터 어그로는 드럽게 많이 끌었으니까.
근데 성상납은 아니지. 성상납이 있다 해도 애초에 나같은 애한테 그럴만한 메리트가 있어? 키도 작지, 머리 염색도 괴상하지, 까딱하면 트위터에서 "구헤헤헤 아저씨 ㅇㅇ 개쩔었닼ㅋㅋㅋㅋㅋ"같은 말이나 해댈텐데? 나같은 건 줘도 안 먹을걸?
그래가지고, 그 놈들을 찾아갔거든? 뭐 나도 무슨 심정인진 알아. 나는 지금 아이돌이기 이전에 오타쿠라고. 중증 오타쿠. 그래가지고 왜 날 찾아왔는지, 찾아와서 그딴 짓거리를 했는지 알겠다고. 그런 놈들이 구제불능이란건 더 뼈저리게 알고 있고. 내가 그랬으니까.
당장 나만해도 프로듀서님이 백날 케어해주고, 아카리쨩이랑 아키라쨩이 백날 옆에 붙어있어주고, 전무님한테 백날 불려가서 깨지는데도 이 모양인데. 주변에 사람이라고는 없을 오타쿠 새끼들은 오죽하겠어? 나도 그정돈 겪어봐서 안다고.
근데, 프로듀서님이랑 같이 그 새끼들을 찾아가보니까 나보고 팬이라 그러더라? 참나. 팬이래. 후라이팬으로 대가리를 후려버릴라. 나한테 스토킹해대고, 나한테 이상하고 드럽기 짝이 없는 말이나 해대고. 나만 보면 아주 죽이려고 들고, 내가 왜 나만 보면 이게 팬인지 웬수인지 모르겠는 짓거리나 해대는 놈들을 감싸줘야돼?
난 못해. 그런 건 시마무라 우즈키같은 일류 아이돌이나 하는 거지. 난 삼류야. 어차피 나한테 낀 거품은 존나 금방 꺼질거라고.
그래가지고 그랬다? 이 팬이라는 놈들 진짜 싫다고. 근데 그거만 딱 짤라서 기사가 난 거야.
왜? 왜 나는 내가 싫다는 사람 이야기도 못해? 내가 아이돌이면 나한테 쓰레기를 던지는 놈들한테도 웃어줘야 하는거야? 346에서 그러라고 날 고용했으니까? 다들 어째서 그렇게 민감한 거야? 왜 나 보러온 오타쿠새끼들은 다들 그렇게 덩치는 크면서 좁쌀영감들밖에 없는 거지?
내가 AV가 좋다는 이야기를 한 것도 문제가 됐는데... 그건 그냥 별 생각 없이 썼어.
그냥 한번 거하게 해피타임을 가진 이후에 썼던 거니까. 음... 그래. 이건 백번 불려가서 깨져도 할말 없어.
하지만, 이건 아니잖아. 나도 이제 알겠어. 내가 원한게 아닌데도 발둥에 이따구로 맨날 불이 떨어지니 화형당할때 무슨 기분인지 알겠다고.
하아... 아이돌이 되면 다들 날 좋아해줄줄 알았는데. 내가 뭐만 말하면 물어 뜯을라고 혈안이 되어있는 촉새들만 옆에 있잖아... 사람들은 언제쯤 날 좋아할지.
"후아아암..."
똑똑...
그렇게 절망적인 기분에서 한창 야무하고 있을때, 누가 문을 두드려왔어.
한창 야무하는 리아무에게 누가 찾아왔을까요?
+2
@하핫 죽어라
"대체 누가... 히잇! 안녕하세요!!!"
그렇게 한창 야무하고 있던 나에게 천사가 찾아왔다. 밍밍밍! 밍밍밍! 우사밍!
늘 멀리서 콜만 했지 후배가 되는 날이 올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는데. 나나씨는 신이야.
"하하하... 존댓말 안 써도 됀다고 했는데... 리아무쨩은 19살이잖아요. 어차피 나이도 저보다 많으면서."
"하지만, 그, 그래도... 나나씨는 제가 쭉 봐오고 존경해왔었고 지금은 제 선배기도 하고... "
"아무튼, 제가 왜 왔는지 알겠어요?"
"네?"
...나나씨가 갑작스레 저를 찾아올만한 일? 설마 지금 불타는 것 때문에?
"그... 제가 이상한 말 해서요?"
"네. 그래도 아이돌인데 팬이 싫다고 하면 안 돼요."
"죄송해요... 하지만... 하지만 나나씨는 봤잖아요."
나나씨는 봤어. 내가 사진 올린 거. 그 낙서에 있는 온갖 안좋은 말들도. 지하 아이돌을 할때부터 온갖 일을 겪어왔을 나나씨는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난 그런 걸 보고 참을 만큼 강한 사람이 아닌걸,
"거기 뭐가 써있는지 다 봤잖아요."
"봤죠. 하지만 싫다는 걸 싫다고 하면 안 되는 때도 있는 법이에요."
"...죄송해요."
"앞으론 그러지 말아요."
"네..."
...나나씨한테 까였어... 난 완전 구제불능이야.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나나씨는... 나나씨한테 까이는 건 싫은데. 나나씨는 친절하고, 상냥하고, 신데렐라 걸까지 가봤고, 아무튼... 좋은 점이란 좋은 점은 다 모아놓은 사람인데. 그런 좋은 사람도 나한테는 질려한다는 걸까. 하아. 야무. 완전 야무. 나 왜 사는거지.
"...그렇게까지 침울해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죄... 죄송해요..."
"질책하려고 온 게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어서 온 거에요."
"네? 다른 이유요!?"
나나는 어째서 왔을까요?
+3까지 자유앵커
나나씨는 잠깐동안 아무런 말이 없더니... 날 끌어안았어.
응. 끌어안았다고. 왜인걸까. 왜. 왜 나같은걸...
"...에?"
"힘들었죠?"
"자, 잠깐만요! 잠깐만요! 나나씨!? 왜!?"
"가만히 있어요. 자학은 나중에 해도 괜찮잖아요."
"하지만... 그게... 난... 흑..."
나나씨의 품은 엄마품처럼 따뜻했어. 응. 당연한걸. 우사밍콜만 몇년을 외쳐왔는데. 나나씨의 품이 한겨울날 고드름보다 차가웠어도, 난 엄마품처럼 따뜻하다고 느꼈을 거야. 나는 몇년동안 나나씨가 본진이었다고.
나나씨가 신데렐라 걸이 되었을 때 즈음이야. 내가 나나씨를 지하아이돌 할때부터 좋아했다고 입좀 터니까 애들이 다 어그로인줄 알고 나한테 욕만 해댔어. 그 마음만큼은 진심이었는데...
내가 인터넷에서는 병신같은 말도 많이 했고, 어그로도 많이 끌었고, 박제도 많이 돼봤지만, 그래도 나나씨한테는 진심이었는데. 그건 아무도 몰라줬어. 다들 몰라줬는데... 나나씨는 알아주는구나... 난 자격이 없는데. 분명 그냥 지나가는 팬 중 하나로 살다가 끝날 운명이었을텐데. 어쨰서 나나씨는 이렇게 나에게 과분한 행복을 주는 건지.
"우... 흑..."
"리아무쨩이 잘못한게 아니잖아요."
"으... 흑... 나나씨는 역시 고귀해요..."
"괜찮아요?"
"우에에엥... 나나마망..."
"......"
"...죄송해요."
"아뇨... 하하하... 그, 그 마망이라는 말... 그게 요즘 트렌드라는 말은 인터넷에서 들어봤는데. 직접 들어본 건 처음이라서요."
나나씨는 그렇게 말하고 핸드폰을 꺼내서 나한테 내밀었다.
"자. 아무튼. 신곡이에요. 프로듀서씨가 리아무쨩은 다음에 솔로로 데뷔시켜야겠다고 했거든요."
"...누구, 저요?"
와! 프로듀서! 신곡이에요! 신곡!
이어지는 리아무의 반응
1~65:엌ㅋㅋㅋㅋㅋㅋㅋ 다들 나한테 개짓거리하고 이상한 기사나 써제끼더닠ㅋㅋㅋㅋㅋㅋㅋ 난 신곡도 받고 더 잘나가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와서 어쩌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풉키풉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6~100:일이 갑자기 잘풀리자 역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라고 이렇게 잘 풀리는건가 싶어서 패닉
다이스돌려서 2표 먼저나온쪽으로 갑니다
"......"
나나씨가 날 신기하다는 눈으로 바라보고는 있지만 저런 눈초리를 받은게 하루이틀이 아니니 어떠냨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솔로데뷔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맞다. 이거 다른 애들도 다 알아요? 아카리쨩이나 아키라쨩도?"
"아뇨... 아직은 몰라요. 그리고 막 여기 내부는 몰라도 외부에 함부로 알리면 안돼요. 공표하는데 적어도 2시간쯤은 있어야 되니까 그때까지만 참고..."
"으헤헤헤헤헤헤 나 솔로데뷔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른 가서 칭찬해달라고 해야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나."
나나씨가 한숨을 쉬긴 했다만 어차피 하루이틀이 아니니 어떠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닼ㅋㅋ 당장 기숙사로 간닼ㅋㅋㅋㅋㅋㅋㅋㅋ
엄청 우쭐해진 리아무가 기숙사에서 만난 사람은?
+2까지
총선 3위! 대기업의 빽! 솔로 데뷔! 이로써 그 누구도 나 리아무를 넘어서는 자는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하찮은 오타쿠들아! 지배해주마!! 나의 '야무' 앞에 무릎을 꿇거라!
"......"
"아... 그..."
그리고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만났다. 키요라씨랑 음... 토... 아. 핫토리씨. 도저히 이름으로 못부르겠네. 아무튼 서로 얼굴도 잘 안 보던 사이인데...
그나마 키요라씨는 간호사였으니까 내가 간호학과를 다닌단 쪽이랑 접점이라도 있는데... 음... 핫토리씨는 전에 아이돌을 했다가 실패했다고 했었지. 그런데 다시 여기 왔는데... 아마 날 보고 백프로 안좋게 생각하겠지. 평소에도 입만 털고 다닌다면서.
나는 어그로나 끌다가 3위까지 갔는데, 그러다가 솔로 데뷔까지 갔는데. 솔직히 내가 봐도 불공평하잖아.
"아... 안녕...하세요."
"안녕."
"안녕. 리아무쨩."
...그냥 이대로 인사만 하고 못본척 넘어갈까.
"프로듀서한테 들었어. 솔로데뷔 한다면서?
"아... 그..."
"좋겠네."
핫토리씨가 날 보고 좋겠다고 했어. 날 보고. 엄청 힘들었을텐데. 그래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진짜로요?"
"응?"
"...사실은 질투난다거나 하는 게 아니고요?"
"옛날이라면 그랬겠지만 지금은 아냐. 동병상련이라고 할지. 리아무쨩이 그동안 힘들게 산 거 아니까."
"맞아. 간호학과쪽은 힘든거 나도 알거든. 다녀봤으니까."
...이런 날 보고 다들 좋게 이야기해주는구나. 역시 아이돌은 고귀해. 차라리 키요라씨나 핫토리씨가 나 말고 3등이 되어야 했는데.
"...훌쩍."
"리아무쨩...?"
"아니. 그... 역시 아이돌이란건 고귀하구나 싶어서... 핫토리씨나 키요라씨 말고 나같은게 이런 인기를 얻어도 되는 건가요..."
"괜찮아. 리아무쨩은 잘 한거야."
"맞아. 인기를 어떻게 얻었는진 상관없어. 지금 인기가 온전히 니 인기라는게 중요하지."
"...고맙습니다."
매일 느끼는건데, 346 사무소 사람들은 다 천사야. 일단 나랑 계약해지를 안 하는 전무님부터가 천사야.
"아, 그. 그러니까. 고마워요. 고마워요! 그럼 전 들어가볼게요!"
"그래. 축하하고. 잘 가."
"힘들거나 물어볼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
"네!!!"
으흐흐흐~ 칭찬받았다~ 흐흐흐흐~ 칭찬받았다고 자랑해야지~ 히히히히~
흐흐흐흐. 텐션 완전복구야. 완전부활 퍼펙트 야무! 얼른 아카리쨩이랑 아키라쨩한테 돌아가야지!
방에 돌아갔더니 아카리랑 아키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2까지
@일이 있어서 연재를 못했네요...
최대한 열심히 써봤는데제가 잘 모르는 아이도루들이라 묘사가 괜찮았을런지 모르겠습니다.
원랜 리아무를 1080도로 굴릴라고 했는데 왠지 모르게 힐링물이 되는느낌.
"오. 이걸? 이걸??? 자. 다들 봤죠? 이거 봤죠?"
그런데 둘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뭔갈 보고 있는데... 둘 다 내가 온줄도 모르나봐.
"역시 아키라쨩은 게임을 잘하는과..."
"잘하는건 아냐.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야 훨씬 많거든. 난 그냥 말만 좀 하는 거지."
"하지만 그런 말솜씨도 능력인과. 아키라쨩. 나는 그런 점까지 포함해서 아키라쨩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과!"
"...그렇게 칭찬하면 역시 부끄러운걸."
"부끄러워하는 아키라쨩도 귀여운과!"
"......"
나만 솔로야. 이 드러운 세상. 다 파멸해라.
"어? 리아무쨩? 언제 온과? 반갑과!"
"아, 안녕하세요."
참 빨리도 눈치챈다!!!
"무슨 일인과?"
"아. 그... 내가 이번에 솔로 데뷔를 하게 돼서 말이야! 응?"
"오오. 잘됐네요."
"축하하는과!"
"...뭔가 반응이 미지근하지 않아?"
"신인 아이돌이 인기투표 3위까지 했는데. 솔로데뷔쯤이야 예정된 수순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요?"
"맞는 말이긴 한데 그렇게까지 반응이 냉담할 필요는 없잖아!"
"무슨 냉담이에요. 잘됐다고 해줬는데."
"솔직히 말해. 아카리쨩이랑 썸타느라 나한테 관심 없는거지?"
"네."
"너무해! 니가 어떻게 그러고도 나랑 동기야!"
"칭찬해달라고요?"
"응!"
"우와~ 대단해라~ 짝짝짝~ 아주 칭찬해~"
"...퍽이나 고맙네."
"리아무쨩. 대단한과! 벌써 이런 성과를 내다니! 감동받은과!"
"진짜로? 그렇지!? 으우우... 역시 나한텐 아카리쨩 뿐이야..."
아카리쨩이 칭찬을 해주자마자 난 바로 아카리쨩한테 안겼어. 뭔가 아키라쨩의 표정이 실시간으로 썩어들어가긴 했지만 어떠냐! 으아아아아! 커플따위! 내가 커플이 되지 못한다면 커플들을 죄다 부숴버리겠어!!!
"리아무쨩이 변해가는 모습이 좋은과. 처음엔 아무것도 안하려 들었고 실력도 모자랐지만 나중에 가니 라이브도 잘했고, 레슨 안빼먹으려는 모습도 그렇고..."
"엣. 잠깐?"
"리아무쨩은 매일 자학하고 울지만 리아무쨩은 좋은 사람인과! 아이돌에 대한 열정 그 자체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과!"
"아, 그게... 훌쩍. 고마...워."
아카리의 순수한 칭찬으로 인해 텐션이 오버플로우되어버린 야무는 어떻게 할 것인가?
+2까지
"그... 지금요? 그리고 조지다뇨. 아카리쨩 앞에서 그런 말 안쓰기로 했잖아요. 나랑만 있을때면 몰라도."
"그리고 우리 옷차림이 좀 그런과..."
왜 그런가 해서 이불을 들쳐봤는데 둘 다 잠옷차림이었다. 둘이서만 꽁냥꽁냥대다가 진도 뻗으려고? 어림도 없다! 암! 아아아암!!! 반드시 노래방에 끌고가서 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파토낼 것이다!
"기분이야. 돈은 다 내가 낼테니까."
"뭐 그럼 딱히 안갈 이유도 없긴 하지만..."
"그래도 기숙사엔 통금이 있어서 오래는 못있는과..."
"뭐 어때. 싫으면 너넨 여기 있어. 나 혼자서 부르면 돼지."
"안 갈거면 삐질 거잖아요. 막 주저앉아서 몇시간이고 울거잖아요."
이녀석 어떻게 알았지.
"리아무쨩이 말은 그렇게 해도 꽤나 섬세하다는건 알고 있는과..."
"아무튼. 다들 갈 거지? 가자!"
난 둘을 데리고 대충 근처에 있는 가라오케에 갔어. 이상한 데는... 아닌 것 같고. 아니겠지? 아닐거야. 응. 아니면 좋겠어. 아무튼 방에 들어가가지고... 부를 노래는... 뭐 아무거나 부르면 되겠지?
"야! 오늘이 무슨 날이냐! 적셔! 술가져와! 술이 보약이다! 술로 만든 보약을 가져와!"
"댁은 아직 20살도 안됐걸랑요."
"미성년자가 음주는 안되는과..."
"아무튼. 나부터 부른다?"
첫빠따는 역시 부탁해 신데렐라지.
아아. 내 영혼의 송가여. 346이여 영원하라. 제가 말은 이상하게 하고 어그로 끌어서 인터넷을 백날 불태워도 제 소속사 욕은 절대 안합니다. 제가 아무리 정신나간 년이라도 제 목줄 쥔 사람은 알아보는 미친개입니다. 전 제 뼈까지 346에 묻을 만큼 충신입니다. 전무님도 제가 충신인거 아시죠. 알 거라 믿습니다. 미시로 충성충성충성입니다.
"엄청 몰입해서 부르는과..."
"아카리쨩. 우리는 뭐 부를까..."
우리? 우리라고?
"...음. 이거 어때?"
아키라랑 아카리는 내가 노래부르는 와중에 책을 펼쳐놓고 이글자 저글자를 가리키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악. 신경쓰여 죽겠네. 아무튼. 내 영혼의 송가가 끝나고 나서 아키라랑 아키라는 같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둘이서 노래를 불렀다.
나만 빼고 듀엣이라니. 에에에잇! 저 달콤한 분위기를 깨고 싶었건만! 실패인가!
"...리아무쨩. 우리를 뭔가 좀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과."
"질투라도 나는 거에요?"
"......"
"거 참. 리아무쨩은 애인 따위야 사귀려면 충분히 사귈걸요."
"내가 무슨 애인이야..."
"그건 너무 자기 중심으로만 생각하는거 아니에요? 객관적으로 생각해봐요. 얼굴이 되니 스카웃도 된 거고. 몸매도 좋고. 게다가 리아무쨩은 신데렐라 걸 3위까지도 올라갔잖아요.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는 거 아니에요? 막말로 저랑은 몇 계단이나 차이가 나잖아요."
"......"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져봐요. 리아무쨩은 더이상 밤새서 바닥에 누운채로 뒹굴거리기만 하던 그 사람이 아니에요."
...으으. 아키라쨩 완전 천사야. 난 저런 애들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헀던 걸까.
"...고마워."
새삼스럽지만. 나는, 내 생각보다 더 나은 사람인 걸까? 아니야. 다른 사람이 그렇다고 해도 난 거기에 동의 못해. 그런 마인드로 있어야 하고. 아니면 지금 내가 있는 그 자리에서 안주해버리고 말테니까.
난 신데렐라 걸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톱 아이돌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니야. 그전에 난 사람이 되고 싶어. 내가 날 한 명의 사람이라고 자칭하기엔 난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결함이 많은걸. 사람은 살아있어서 사람인데, 난 살아있다고 하기에도 수치스러운 형상일 뿐이야.
거기서 벗어나고 싶어. 나도 살아있다고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이 말하고 싶어.
"...훌쩍."
"리아무쨩. 우는과?"
"아, 아니야. 그냥... 좀 멜랑꼴리해져서..."
내가 데리고 왔는데, 내가 분위기 다 망치는건 좀 아니야.
아무튼, 그래가지고 난 바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렀어. 그냥 내 감정을 다 풀만한 슬프면서도 신나는 노래. 슬프면서 신난단게 상충되는 것 같긴 하지만... 아무튼 최선을 다해가지고 불렀어. 사실 부른것도 아니야. 몇분을 계속 소리만 질렀지.
...그런데 100점이네. 내가 생각해도 잘부르긴 했어. 흐흐흐. 이 실력 그대로 라이브가서 하면 칭찬받겠지. 가슴빨로 아이돌됐다고 욕먹지도 않고 투표결과가 주작이란 말도 안듣겠지.
"다들 봤지!? 100점이야! 흐히히히히..."
"...정말 리아무쨩은 알다가도 모르겠는과."
아무튼, 아키라쨩이랑 아카리쨩이랑 난 신나게 목을 혹사시켰어. 아. 오늘은 행복한 날이야... 이제 집에 가서 자야지.
다음날 리아무한텐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1~10:멘탈이 완전히 박살날만한 일
11~50:기분나쁜 일
51~90:기분좋은 일
91~100:기뻐서 일주일동안 생각만 해도 깔깔댈만한 일
다이스던져서 2표 먼저 나온쪽으로 갑니다.
아싸. 오늘은 오랜만에 아침에 일어나니 기분이 좋아. 히히히히. 아무도 날 막을 순 없다 이말이야. 아무도!
내옆엔! 프로듀서님도 있고! 아키라쨩도 있고! 아카리쨩도 있고! 그리고... 음... 어... 아무튼! 나도 친구 있다. 나 아싸 아냐! 으히히히 리아무쨩 아싸 아니다.
그렇게 붕 뜬 기분으로 출근해서 사무실로 오니... 음. 뭔가 분위기가 조용한데. 보니까 프로듀서님이 없구나. 하긴. 프로듀서님은 분위기 메이커니까. 아무튼 할 일도 없으니까 그냥 아무데나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똑똑똑 하고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그래가지고 문을 열었는데... 전무님이... 날 쭉 쳐다보고 계셨어.
"...왜 사람이 눈 앞에 있는데 아무런 대답도 인사도 없는 거지?"
"네?"
"지금 내가 누구를 계속 쳐다보고 있더라?"
"...저요?"
"그래."
"아... 안녕하세요."
그래서 인사를 했는데... 전무님은 아직도 표정이 안 좋네.
"...제가 뭘 잘못했나요?"
"몰라서 묻는 건가? 아니면 알면서도 일부러 날 놀려먹으려고 그러는 건가?"
"...몰라서 그래요."
"어제 기사 나온거 봤나?"
"네..."
"아무튼.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고. 따라오도록."
음... 나 망한것 같은데. 엄청 깨지겠네. 난 도살장에 끌려가는 심정으로 전무님을 따라갔어.
"이게 몇 번째야! 벌써 몇 번째야! 제발 스스로가 사람들 앞에서 자기 얼굴이랑 이름 팔고 공연도 하는 아이돌이라는 자각을 하란 말이다! 아이돌이라는 자각을! 프로의식이 뭔지 알곤 있는 건가?"
"아... 네... 하지만 전 아직 프로도 아니고..."
"총선거 3위를 한 시점에서 그런 변명이 통할 때는 이미 지났다는 생각은 안 해본건가!"
"하지만... 하지만 제가 잘못한게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이 제 집앞에 이상한 낙서를 해서..."
"내가 그걸 못 봐서 이렇게 불러가지고 소리지르고 있겠어? 내가 SNS도 할줄 모르는 사이버 장님이야!?"
"......"
"그래!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 스트레스 받는것도 이해하고! 그렇지만 내가 불평불만을 아예 하지 말란 이야기가 아니라고 몇 번을 말했을 텐데? 해도 다른 사람들한테 안 들리게만 하라는 거지!"
"...죄송합니다."
"그래. 이번엔 적어도 죄송하다는 말은 하는군."
"......"
"이렇게 일터지고 사건 일어나면 그게 누구 손해인지 알아?"
"...제 손해."
"누구 손해라고?"
"제 손해입니다!"
"알았으면 가봐."
"...네."
...난 왜 이렇게 태어난 걸까? 왜 난 자기관리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쓰잘데기없는 머갈통을 달고 태어난 걸까? 차라리 내가 로봇이었으면 어땠을까? 로봇이어서 감정이라는 걸 몰랐으면 이렇게 살진 않았을 텐데. 로봇이었으면 화도 안 내고 슬픔도 안 느낄텐데. 그러면 얼마나 행복할까.
왜 내 뇌엔 기능도 안하는 전두엽이 달려있는 걸까? 전두엽은 사람의 이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데, 왜 내 뇌속엔 이성이라는게 없고 5분이나 갈까말까한 휘발성 감정과 쓰레기같은 망상과 악취나고 부패한 자아만 가득할까? 왜 내 전두엽은 기능을 안 할까? 왜? 나는 하자가 있는 인간이라 뇌까지도 하자가 있다는 걸까?
머리속에 존나 똥만 가득차가지고 불평불만만 가득하고. 야. 유메미 리아무. 너는 스스로가 한심하지도 않냐? 왜 이러고 사냐? 차라리 지금 당장 머리에서 피가 철철 날때까지 대가리를 벽에 쳐박아도 이따구로 살아가는 것보단 나을텐데.
너 지금 행복한게 얼마나 갈거같아? 너 이따구로 살다간 거품 다 꺼질텐데. 그냥 나중에 불행해져서 징징거리지도 못할만큼 힘들게 살지 말고. 그냥 지금 한창 행복할때 걍 뒤져버려. 버러지야.
뒤질 용기도 없는데... 이런 생각만 하는거. 참 한심해. 다른 사람이 날 보면 참 가소롭고 한심해 보이겠지. 야무... 사무실로 돌아가야지...
"...훌쩍."
"아, 리아무. 안녕."
"프로듀서님..."
훌쩍이는 리아무를 본 프로듀서님의 반응은?
1~50:오구오구 우리 리아무찡 힘들어쪄요?
51~100:어서 일해라!
2표먼저 나온쪽으로 갑니다.
@이런 내용이 쓰고 싶었는데... 그래가지고 되게 급발진한 느낌입니다.
그냥 행복할때도 급발진하면 되겠죠?
"어? 아! 응! 당장 갈게! 그! 어디로 가면 되는 거야!"
"어디로 가긴. 내가 데려다줘야지. 데려다주고 바로 또 딴데 가봐야되니까! 촬영 끝나면 전화해! 바로 데리러 갈게!"
"응..."
난 아무런 겨를 없이 프로듀서님의 차에 탔어.
프로듀서님... 지금 내 느낌이 어떤지 모르는 걸까. 모르겠지. 그래. 당연히 모르지. 말도 안했는데 어떻게 알아. 하아. 울고 싶어.
...프로듀서님이라고 내 감정을 다 알아줄린 없잖아. 맨날 쳐 징징대지 말라고. 밥도 누가 떠먹여줘야지 쳐먹을 거냐. 어른이 되세요. 제발 좀. 어른이 되라고요. 유메미 리아무 이 개망나니 새끼야. 철좀 들라고요. 왜 몸은 커져있으면서 니 지능과 도덕적 수준은 8살짜리 어린애도 고개를 돌릴만한 수준에 쳐박혀있냐고요.
"도착했어."
"어, 응? 어! 고마워!"
도착하고... 난 촬영 스튜디오로 들어갔어. 이미 여러가지가 준비된 것 같더라. 스텝들은 온 사방에 있고... 다 날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내 표정은 지금 잔뜩 썩어있을텐데. 썩어가지고 입을 열면 하수구 냄새가 날텐데.
"이번 촬영은 슬픈 컨셉이에요."
"네..."
그렇게 말하고는 스태프들이 나한테 의상을 주었다. 코디라는 단어가 나한테는 어울리지 않는데. 돼지목에 진주목걸이를 끼워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불쌍하다. 예전엔 내가 불행할땐 나 혼자서만 불행하게 방에 쳐박혀서 뒤진것마냥 있으면 됐는데. 이젠 내가 불행하면 다른 사람들도 불행해지잖아.
아무튼. 일은 일이야. 적어도 하는 척이라도 해야돼. 안그러면 프로듀서님한테 버림받을 거라고.
"자. 그럼 바로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슬슬 무드좀 잡아주세요."
"......"
"하나! 둘! 셋!"
...슬픈 연기? 몰라. 될대로 되라고 해. 통과 안되면 될때까지 찍으라고 해 그냥. 어차피 난 모르겠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어떡해. 나 어쩌면 좋을까. 어느 날 갑자기 젓가락 잡는 법을 잊어버린 느낌이야. 난 왜 이렇게나 구제불능인걸까.
미안해. 미안해요. 프로듀서님. 여기 있는 분들. 내가 너무 막장 쓰레기라 미안해요.
"오오... 느낌 봐. 맨날 막말이나 해대는줄 알았는데... 역시 346에서 밀어주는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걸까."
"그 유메미 리아무라도 할땐 제대로 하는구나..."
"뭔가 다시 보게 되는데 말이지..."
칭찬해줘봤자 뭐가 나오는줄 알아? 거짓말인거 다 알아. 그렇게 말하고 어차피 뒤에선 골빈년이라고 호박씨나 까댈거면서.
"좋았어요! 이 느낌 그대로 한장만 더 찍겠습니다!"
"네..."
"하나! 둘! 셋!"
"......"
"됐습니다! 이야! 사진이 아주 잘 찍혔는데요! 이정도면 반응도 아주 좋을 것 같네요! 자! 그럼 수고하셨습니다"
"...벌써 끝?"
"네! 사진이 잘 안찍혔으면 더 했겠지만 사진이 잘 찍혔으니까 이정도만 해도 될 것 같네요!"
"아... 네. 그... 수고... 했습니다."
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왜 사진촬영이 끝나있나요.
에휴... 모르겠어. 아무튼 프로듀서님한테 전화해야지.
+3까지 야무가 프로듀서한테 전화하고 나서 벌어질 일을 적어주세요!
@연재가 늦어져버렸네요. 모처럼 앵커가 빨리 달렸는데 말이죠. 물 들어올때 노 저었어야 했는데...
될때까지 인양하다가 앵커가 정 없는 때가 오면 엔딩내겠습니다.
자러갔다가 일어나도 앵커가 없으면 또또인양까지 해보고 결정하겠습니다.
"...여보세요. 프로듀서님?"
"어! 리아무! 끝났어?"
"아. 응. 촬영 다 끝났어."
"그래? 일찍 끝났네! 잘했어! 거기서 쫌만 기다리고 있어봐! 곧 갈테니까!"
곧 간다니... 언제쯤에나 올려고.
난 다시 옷을 갈아입었어. 원래 입던 그 옷으로. 뼈모양 그림이 있는 그 옷. 내가 패션감각인지 나발인지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이 옷만은 진짜 애지중지한다고. 누가 더럽히기만 하면 트위터에서 엄청 욕할거야. 아주 지구의 암적인 존재라고 할거야.
스태프들이 세트를 정리하고, 커다란 카메라를 이리저리 옮기고 분주할 때, 난 그냥 서서 가만히 있었어. 가만히. 어차피 난 갈 데가 없는걸.
"저, 리아무."
"어? 아! 프로듀서님!"
"촬영은 잘 됐어?"...
"아, 으, 나한테 그런거 물어봐도 난 몰라. 하지만 찍은 사람은 나보고 괜찮았대."
프로듀서. 프로듀서는 이 우울한 내 마음을 알아줄까? 내가 우울한걸 알아채줄까?
"잘했어."
"으, 응..."
프로듀서는 웃으면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어. 참 의례적인 칭찬이야.
하나도 기쁘지 않아. 날 걱정해주는 표정? 야 리아무 너 왜 울고있는거야? 어림도 없지. 프로듀서님은 내가 원하는게 뭔지 몰라. 알 수가 없지. 내 표정? 표정이 뭔데? 비언어적 표현? 대회는 애초에 말이 있어야 성립되는걸. 내가 말을 안 하는데...
그렇지만 프로듀서님한테 여기서 기대고 싶지도 않아. 그럼 프로듀서님이 나한테 분명 질려버릴 거라고. 프로듀서님도 내가 사고친거 들었을거야. 그러니까, 적어도 오늘만큼은 안 돼...
그래. 내가 뭘 기대한 걸까? 프로듀서님이 나랑 사귀기를 한대? 날 무슨 온 마음으로 받아들여주기라도 한대? 난 대체 프로듀서님을 뭐라고 생각했던 걸까? 내가 힘들면 징징대는거 들어줘야하고 내가 기쁘면 까불대는거 들어줘야하는 감정 쓰레기통?
에휴. 몰라. 그냥 나 혼자만 있을래. 혼자 있고 싶어요. 다 나가주세요. 야무... 이런 내 마음을 위로받고 싶다고 트위터에 쓰면 또 누가 내 마음에 불질이나 해대겠지. 리아무 이 관종쉑ㅋㅋㅋㅋㅋㅋ 맨날 불타고 쪼인트 까이면서도 트위터질은 못끊죸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보이거든. 다 보인다고...
"...저, 리아무?"
"아... 아... 응..."
"못 들었어? 오늘 일 다 끝났어."
"아... 그... 그렇구나."
...눈에서 눈물이 자꾸만 나와. 왜 나오는걸까. 왜. 난 어째서나 이렇게 멘탈이 약한 걸까. 사회생활은 어떻게 할려고. 다 날 죽이려고 들텐데. 감정이라는 끈으로 내 숨통을 졸라서 자살시키려고 할텐데.
난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그냥 터덜터덜 걸어서 집으로 갈까? 아니야. 난 집이란 게 없어. 내가 사는 거긴 집이 아냐. 피난처지. 사회에서 도망친 겁쟁이가 갇힌 연옥이지.
하지만, 다른 곳이냐 거기냐 하면 내가 고를 곳은 거기밖에 없어. 도망친 곳에 낙원이 없어? 도망치는 사람은 낙원을 바라지 않아. 그냥 자신이 있던 그곳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원할 뿐이야. 거기만 아니면 어디라도 낙원이니까. 낙원을 바라고 어딘가로 가는 사람은 도망자가 아니야. 스스로 낙원을 개척할 사람이지.
왜 난 그 빛나는 자리에 있어도, 내 삶엔 그 빛이 안들어오는 걸까.
야무게이지가 만땅까지 차버린 야무는 어떻게 할 것인가?
2표먼저
1~50:우와아아아아아앙!!!
50~99:훌쩍훌쩍... 오늘 할일 다 끝난거지? 그럼 나 쉴게... 야무...
100:P "저... 나랑 사귈래?"
@2일이 넘어가게 방치되던 이런 비루한 글에 앵커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잠시 잊었다곤 말 못합니다.
"응! 오늘은 여유가 있으니까 편하게 쉬어!"
"...훌쩍."
집에 가서 울고 싶어.
"...다녀왔습니다아."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해도 환영해줄 사람은 없는 거 알아. 하지만 그렇게라도 안하면, 여기가 사람 사는 곳이라는 걸 스스로 자각시키지 않는다면, 나는 그대로 사람이 아닌 무언가가 되어버리던가, 그냥 죽어버리겠지.
난 왜 이리 우울한 걸까. 행복해지고 싶어. 나도 기뻐보고 싶어. 난 정말로 기뻤던 적이 있나? 날 기쁘게 해주는 것. 교자만두. 덕질. 프로듀서님. 끝. 없어. 지금의 난 셋 다 안 돼.
교자만두는 못 먹어. 집에 없으니까. 나가서 사오긴 뭘 사와. 난 지금 우울때문에 발 하나도 못 움직여. 나가는 방법이 하나 있긴 하겠지.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거야. 뒤지거나 중상이겠지.
덕질을 할 수도 없어. 내 이름이 너무 팔리는 바람에. 덕질 한번 하려면 어그로끈다고 욕먹겠지. 나만 욕먹으면 다행이게. 내가 좋아하는 그 고귀하고 빛나는 사람까지 나 때문에 욕을 먹을 거야. 사무소에 라인 있냐는 소리까지 듣겠지. 안 돼. 절대 안 돼. 나는 욕 먹어도 싸지만 그건 안 돼. 절대로 안 돼.
프로듀서님은 가망이고 나발이고 없고.
그렇게 우울감에 짓눌려서, 죽어버린 것처럼 이불을 덮고 있었어. 이불이 내 관뚜껑인 걸까. 내일 내가 여기서 눈을 감은 채로 일어날 수 없기를 바라며 누워있을 적. 전화가 울려왔어. 아키라쨩한테서 온 거였어.
"일 끝났어요?"
"응."
"오늘은 저도 오프인데, 아카리쨩은 바빠가지고. 그냥 같이 놀까 해서요."
"...아키라쨩. 왜 나랑 같이 어울리는 거야?"
"무슨 말이에요 또?"
"너는 나보다 예쁘고, 귀엽고, 개성도 확실하고... 훌쩍. 그리고 고귀해... 훌쩍... 아이돌에 걸맞는 아이인데... 왜 나랑 어울려주는 거야?"
"동기니까요?"
"...그런 이유가 아닐 거 아니야. 나랑 있으면 방송 어그로가 더 잘 끌려서? 돈 더 벌 수 있으니까?"
"오늘은 방송 안해요. 그냥 심심해서 같이 좀 놀고 싶은 거라고요. 또 그런 식으로 방송 키우고 싶지도 않고. 그리고 우린 동료잖아요. 제 성미가 그래요. 한 배를 탔는데 누굴 혼자 둘 순 없다고요. 오케이?"
"훌쩍, 흑, 흑! 으어어어어엉..."
"......"
"우와아아아아앙..."
"금방 그쪽으로 갈게요."
야무네 집에 찾아온 아키라는 야무게이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꽉차버린 야무를 데리고 뭘 할까요?
+2까지
@본문에서 쓰다가 제 자존감이 떨어지면 방치되거나 닫힐것 같다고 했는데 닫히는데까진 안 가고 방치되는 선에서 그치기만 했네요.
댓글을 달아주실 분이 있을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