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기념일이라 모처럼 늦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어째선지 잠옷이 헐렁하네요.
어찌어찌 어깨에서 흘러내리려는 잠옷을 붙잡고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이번에는 바지에 걸려 넘어졌어요. 아프네요.
겨우 일어섰는데 잠옷 바지가 흘러내려요. 아무래도 바지도 헐렁한 것 같아요.
아이 참, 하면서 바지를 끌어올리려다 거울을 보고 놀라네요.
"에, 에에에에에!?"
조금 생각해 보면 꽤 그리운 얼굴이지만, 지금 있을 리 없는 얼굴이 거울 속에서 저를 보고 있어요.
응, 아이돌 시마무라 우즈키는 지금 열일곱 살. 그런데 열 살이었던 제가 거울 속에 있네요.
"마.....마마~~~!!!" 돈가라갓상
당황해서 엄마를 부르다 또 다시 바지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아요.
아픈 것보다도, 큰일이에요. 오늘 오전, 린이나 미오가 출근하기 전에 스튜디오에서 자체연습을 하려고 했는데, 이대로면 연습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당장 입을 옷이 없는걸요.
"일어났니, 우즈키? 아침상 차려놨으니 먹고 가렴?"
"그, 그게 아니라! 마마....!"
정말 큰일이에요. 최소한 엄마에게, 어렸을 때 입던 옷이 어디 있는지라도 물어봐야 하는데 엄마가 출근해 버렸네요.
아휴. 그래도 시마무라 우즈키, 열일곱 살(?). 몸은 작아졌지만 열심히 할게요! 에헤헤...라니, 어려져도 이건 똑같은가봐요.
다행히 옷장 구석에서 옛날 옷을 한 벌 찾았어요. 흰색 블라우스와 남색의 긴 원피스네요. 아마 어렸을 때 가장 좋아하던 옷이라 옷장을 정리하면서도 버리지 않고 갖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옷이나, 보폭이 짧아진 거나, 작아진 몸이 조금 익숙하지 않긴 하지만, 아무튼 출근해야겠죠?
어려져서인지 먹는 양도 반 가까이 줄어들었네요. 아침을 간단히 먹고 사무실까지 걸어갑니다.
걸어가면서 생각해 보니 제가 열 살이 되었는데, 열 살짜리 아이가 사무실까지 갈 수 있을까요?
이럴 줄 알았으면 출퇴근할 때 탈 전철 정도는 알아놓는 건데.
약간 투덜거리면서도 어떻게든 사무실 앞에 도착해요. 몸이 작아져서인지 사옥이 훨씬 커 보이네요.
"음........?"
멍하니 사옥을 올려다보다 옆에 누군가가 그렇게 말해서, 고개를 돌려봐요. 모자랑 빨간 안경으로 머리카락이랑 눈매를 감추고는 있지만 분명 같은 사무실의 죠가사키 미카짱이 나를 얼어붙은 듯 보고 있어요.
"아, 미카짱!"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니, 갑자기 미카짱이 달려와 덥석 나를 끌어안네요.
"누~~구~~야, 이거!? 귀여워귀여워귀여워!! 완전 귀여워!! 어떻게 해!! 미리아짱 이후로 이렇게 귀여운 애는 처음 봤어!!"
폭 끌어안긴 채로, 그냥 아하하하, 하고 웃어요. 그러고 보니 미카짱의 몸이 엄청 커 보이는.....아, 맞다. 나 열 살 어린애가 됐지. 생각해 보니 미리아짱보다 어리잖아요?
"저, 저기, 미카짱, 이거 잠깐만 놔 주세요.....에, 그게....."
"응? 이 목소리 들어본 것 같은데?"
미카짱이 나를 끌어안고 있다가 갑자기 퍼뜩 정신을 차리고 나를 똑바로 봐요. 천천히 하나하나 뜯어보는 것 같네요. 먼저 제가 항상 묶는 머리모양을, 얼굴 모양새를, 몸을 슥 보더니,
"..........잠깐만. 잠깐만잠깐만......"
크흠, 하고 미카짱은 헛기침을 해요. 약간 당황했는지 난처한 얼굴도 하고 있네요. 어, 음, 하고 생각에 잠기는 걸 보면 무언가 말하고 싶은게 있는데 안 나오는 것 같아요.
"우리, 어디서 만났던가?"
"미카짱, 저, 저에요.....시마무라 우즈키...."
그 말에 미카짱은 다시 나를 확 끌어안아요.
"맞지?! 맞지맞지!? 너무 귀엽잖아!! 안 그래도 귀여웠던 애가, 특히 웃는 게 귀여웠던 애가 더 귀여워졌어!! 우, 우즈키짱! 우, 웃어봐봐! 그 항상 말하면서 짓던 그 표정 있잖아!!"
포옹을 풀고 내 어깨를 잡고 있는 미카짱의 눈이 뱅뱅 돌고 있어요. 아무래도 미카짱은 지금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모양이에요.
"시, 시마무라 우즈키, 열심히 할게요!"
아무래도 당황해서 평소같은 텐션은 나오지 않지만, 미카는 "꺄~~아~~!!" 하고 탄성을 지르더니 또다시 나를 끌어안아요.
"귀여워귀여워귀여워!! 짱 귀여워!! 우, 우즈키짱, 일단 우리집으로...."
"에? 에? 저, 저기.......미카짱, 출근은?!"
"아이 참, 우즈키짱이 이렇게 귀여워졌고, 오늘은 일찍 나온 거라 여기서 늦어져도 정상출근까진 한참이라구. 일단 우리집에 가자! 느긋하게 언니 방에서 이야기라도 좀 하고, 점심 먹고 낮에 출근을....."
에, 에에에!? 뜬금없지만 미카짱 원래 이런 캐릭터였던가요?
그보다도 눈이 뱅뱅 돌고 있는 데다 숨까지 약간 거칠어요. 어, 어떻게 하죠? 집에서 점심 대접을 해주겠다는 미카짱의 호의는 고맙지만, 이건 호의보다도, 오히려 위험한 기분까지 든다구요!
"프, 프로......프로듀서!!"
당장 생각나는 이름이 없어 프로듀서를 불러봐요. 그랬더니, 언제나 듣던 바쁜 구두소리가 들리고,
".......죠가사키상.......하아.......하아.....일단, 그 애를 놓아주십시오."
곧바로 그 덩치 크고 인상은 조금 무섭.....지만 항상 우리를 먼저 생각해주는 프로듀서가 옆에 와 있어요. 미카짱은 "네에~" 하고는 내 어깨에서 손을 놓고는 살짝 평소처럼 웃어보이더니 사옥 안으로 먼저 들어가요.
휴우.......우선 가슴을 쓸어내려요. 없(어졌)지만.
"죄송합니다. 죠가사키상의 프로듀서는 아니지만, 우선 346프로덕션의 아이돌이 폐를 끼친 점에 대해선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프로듀서가 저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해요.
"에, 에에엣!?"
아니, 프로듀서답다면 프로듀서답긴 하지만, 아무래도 저를 못 알아본 것 같아요!?
"저, 저......기, 프로듀서......?"
"............................시마무라 씨?"
제가 프로듀서를 다시 한 번 조심스럽게 부르자, 그제야 프로듀서도 한참 동안 나를 보더니 알아봐 주었어요.
"시마무라 씨의 여동생 분이십니까? 아니, 그때 집에 방문했을 땐 여동생은 없었는데........."
여, 여동생!? 프로듀서도??
"아, 아니요, 아니에요, 프로듀서. 저, 우즈키 맞아요. 시마무라 우즈키에요."
프로듀서는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오른손을 목덜미 뒤로 가져가요. 당황하면 나오는 습관인 것 같은데, 왜 그러는지는 아직도 저는 몰라요.
그나저나 이렇게 보니 프로듀서의 키가 엄청 컸었군요. 제 시야가 낮아진 것도 있지만....
"하아....그런 일이었군요."
사무실에 올라와 프로듀서가 내준 차를 마시며 오늘 아침에 깼더니 갑자기 이렇게 되었다는 것과, 제가 프로듀서가 담당하던 시마무라 우즈키가 맞다는 것을 말씀드렸어요. 프로듀서는 믿기 어려워하면서도 믿어주는 것 같아요.
"오늘 시마무라 씨는 비번이셨으니 펑크날 스케줄은 없었습니다만, 일정이 없으신데도 출근하셔서 연습하려 하셨다면 확실히 시마무라 씨로군요. 일단 오늘은 그렇다 치고, 내일은 어떻게 하시려 하십니까? 분명 학교도 가셔야 하실 거고, 모레 여섯 시부터는 뉴제네레이션즈 미니 라이브도 있습니다."
프로듀서가 제가 학교 가는 것까지 걱정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지네요. 아무래도 제가 '구두'를 잃어버렸던 그때 멋대로 프로듀서랑, 린이랑, 미오를 걱정시켰고 결국 제 스스로 내딛지 못하고 린이랑 미오가 양성소에 오게 했으니까요.
"그, 확실히...걱정되긴 해요. 또 린이랑 미오 발목을 잡을까봐요.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 우선 라이브를 대비해서 연습해야겠죠?"
"우선 알겠습니다. 비는 트레이너가 있는지, 지금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프로듀서는 전화를 어디론가 걸더니, 난처한 얼굴로 말해요.
"트레이너들이 전부 연수 중이라서 트레이너 동반 레슨은 안 된다고 합니다. 죄송하지만, 혼자 연습하셔야 할 것 같네요."
트레이너 분이 안 계셔도 크게 연습이 힘들어지는 건 아니에요. 더구나 혼자 연습한 시간과 린이랑 미오랑 함께 연습한 시간 덕분에 이제는 스스로 자신을 엄격하게 레슨할 수도 있어요.
"네! 시마무라 우즈키, 열심히 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프로듀서.
그때처럼 프로듀서를 걱정시키지 않을 거에요.
조금 늦었고 갈아입을 옷도 가져오지 못했지만 일단 새내기 트레이너 한 분이 옷을 빌려주어서, 사무실에서 연습을 하기로 했어요. 트레이너가 안 계신 만큼 부상에 주의해야 하니 프로듀서가 오늘만큼은 사무실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어요.
어려진 몸 때문인지 몸의 움직임이 조금 둔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가벼워져서 기묘한 느낌이에요. 조금 템포를 낮춰서 안무를 연습하니 그나마 낫네요.
"안녕하세요!"
얼마나 그렇게 연습하고 있었을까, 학교에 다녀온 것 같은 미나미 언니와 아냐가 사무실에 왔어요.
"안녕하세요, 미나미 언니, 아냐짱!"
당연하다는 듯 미나미 언니에게 인사를 하자, 미나미 언니랑 아냐가 나를 멍하니 봐요. 아아, 맞다. 나 지금 열 살 어린애가 되어 있지.
"프, 프로듀서? 어, 언제 따님이 있었다고 말한 적 있었던가요?"
"미나미, 이 아이, 귀엽습니다. 카크 바스......아니지, 이름, 뭔가요?"
미나미 언니는 놀란 채로 프로듀서의 사무실로 가며 묻고, 아냐는 자세를 낮춰 앉아 나와 눈을 맞춰요.
"아냐짱, 저에요, 저. 시마무라 우즈키요."
""에?""
어린아이를 보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짓던 아냐가 갑자기 놀라며 눈을 크게 뜨고, 프로듀서에게 저에 대해 묻던 미나미 언니도 놀라며 나를 봐요.
"우, 우즈키짱이라고?"
"네......에헤헤."
얼버무리듯 웃자, 아냐의 표정이 갑자기 확 밝아져요.
"미나미, 이 아이, 웃는 얼굴 정말 귀엽습니다. 마치 우리 사무실 우즈키, 같아요."
"아, 아니, 아냐짱. 그 애, 우즈키 맞으니까."
"우즈키? 우즈키.......시마무라 우즈키, 말이네요. 응."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건지, 아니면 파악했는데 그냥 지금의 제 모습을 귀엽다고만 여기고 있는 건지 아냐는 반응을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우즈키짱도 자신이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른다는 거구나."
다행히 미나미 언니랑 아냐는 진지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어요.
"네. 일단 오늘이야 개교기념일이니 다행이지만, 내일부터는 학교도 가야 하고, 모레에는 미니 라이브도 있어서, 큰일이에요. 또다시 린이랑 미오 발목을 잡을까봐 걱정되어서, 일단 안무 연습을 하고 있지만요."
"응......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영락없이 우즈키짱이긴 하구나. 그나저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어려질 수 있는 걸까.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
"미나미, 꿈......아닌 것 같아요."
"뭐, 그래도 우즈키는 우즈키답게 귀여운 모습이네. 어렸을 때랑 달라진 게 없구나. 부럽다......나도 이제 스무 살이 다 되어가서, 생일이 다가오는 게 무서워."
"아냐, 생일 다가오는 거, 매우 기쁩니다. 미나미랑 같은 학교, 다닐 수 있게 되니까요."
"아니, 아냐짱. 아냐짱이 대학교 갈 나이면 나는..........으으....."
아무래도 아냐가 지뢰를 밟은 것 같아요. 미나미 언니가 머리를 싸매고 끙끙 앓고 있네요.
"뭐,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우선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그래도 이대로 어려져서 무언가 고민거리가 생기면 주저하지 말고 이 언니나 프로듀서에게 이야기해 줘.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고민거리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풀린다구?"
"네. 시마무라 우즈키, 열심히 할게요!"
"정말, 어려져도 그건 똑같구나. 물론 그 덕분에 나도, 아냐짱도, 다른 아이들도 웃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때 문이 열리고 프로듀서 씨가 고개를 내밀어요.
"닛타 씨와 아나스타샤 씨, 두 분 모두 오늘 6시부터 러브라이카 스케줄입니다. 4시에는 출발해야 하니 늦어도 10분 전까지는 사무실에 돌아와 주셔야 합니다."
"프로듀서, 모처럼 이렇게 모였는데 점심이라도 같이 먹을까요?"
"하아......?"
미나미 언니의 말에 프로듀서는 난처한 듯 또다시 목 뒤로 손을 가져가요. 그러고 보니 이렇게 넷이서 모인 적은 없었죠.
>> +3 : 점심 메뉴(어느 정도 상식적인 선에서 부탁드립니다. 최소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걸로....)
"프로듀서에게 사달라고 하지 않을 테니, 같이 먹기라도 해요."
"아아......그러고 보니."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더니 사무실로 들어가서........저, 저게 뭐에요? 찬합?? 거기다 4단찬합??
"원래는 입사동기들하고 먹으려고 가져왔는데, 저쪽에서 예정도 펑크내버렸고.......점심, 저녁 두끼를 이걸로 해결한다 쳐도 제가 먹기엔 많았거든요. 실례되지 않는다면 이걸로라도 괜찮겠습니까?"
"에?"
그러고 보니 마유의 프로듀서랑 입사동기라고 했었죠. 거기다 일하러 다니면서는 프로듀서가 무언가를 드시는 것을 별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시, 실례되지 않는다면......저희야 감사하지만요. 괜찮으시겠어요, 프로듀서?"
"입맛에 맞을지는 걱정되지만요."
저도 아냐도 상관없다고 말하고, 그렇게 사무실 테이블에 찬합이랑 수저를 차려놓고 점심식사를 시작하기로 해요. 아침 먹고 세 시간 정도 지나긴 했지만 오전에 트레이닝했고, 배가 좀 고프긴 하네요.
"우, 와아......뭐에요, 이거?"
찬합을 열어보니 화식 위주인데 조림이나 무침에.......햄버그가 들어있네요. 조림은 고등어 같고, 무침은.......이거 야채인가요? 꽤 매워 보이는데. 열두 조각 아기자기하게 들어있는 햄버그는 시중에 파는 거랑은 모양이 좀 다르네요. 하나하나 다 만들었단 말인가요? 밥은 전기밥솥으로 한 것 같지만 그, 보이는 것만 봐서는 물 조절도 잘 한 것 같아요. 나도 아직 밥솥 잘 못 쓰는데.
"와아......레벨 높아. 나도 자취하지만 이 정도로는 안 되는데......"
"다- 기숙사 친구들, 프로듀서보다 못 합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많은 밥을 한 거에요, 프로듀서?"
미나미 언니는 말 그대로 감탄하고, 아냐도 놀라는 눈치에요. 그보다도 어쩌다가 프로듀서가 입사동기들과 밥을 같이 먹기로 했는데 이렇게 많은 밥을 한 걸까요?
"...............가위바위보를 져 버려서...."
그 말에 약간 멍해져요. 가위바위보라니. 뭐, 그건 그거대로 가볍게 넘기기로 하고, 급탕실에서 꺼내온 접시에 각자 먹을 만큼의 밥과 반찬을 덜어 나누었어요. 여기에 된장국만 있다면 말 그대로 그냥 집에서 먹는 느낌일지도요.
""""잘 먹겠습니다.""""
감사 인사를 하고 식사를 시작해요. 우선 야채무침부터.
"으으........이거 너무 매워요......"
물을 엄청 마셔야 할 것 같아요. 혀가 다 얼얼하네요. 제 말에 미나미 언니와 아냐도 야채무침을 맛보더니 표정이 안 좋아져요.
"밥이랑 같이 드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매운 것을 좋아하다 보니까요."
프로듀서 말대로 하니 확실히 맵긴 하지만 조금 덜하네요. 그 외에 프로듀서가 가져온 도시락에 함정은 없네요. 조림도 맛있고, 햄버그는......
"어어, 하트 모양?"
제 말에 미나미 언니와 아냐가 고개를 들고 프로듀서를 봐요.
"프로듀서, 동기 분들 아니고, 여자친구 분, 식사 아니었습니까?"
"............오해입니다, 시마무라 씨. 아나스타샤 씨. 생각없이 만들고서 구울 때에야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마크 모양이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아, 아아......그러고 보니."
미나미 언니도 보고서 고개를 끄덕였어요. 하트 위에 왕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요. 아니, 그런데 이렇게 만드는 게 된단 말이에요?
"프로듀서, 제니티바, 하시면 제나, 좋아할 것 같습니다."
아냐의 말에 미나미 언니는 사레가 들렸는지 기침을 하고 저와 프로듀서는 고개만 갸웃해요. 아냐가 가끔 말하는 러시아어는 영어랑은 완전히 달라서 짐작도 할 수 없어요.
"그게........뭡니까? 닛타 양."
"그, 그게.............."
미나미 언니의 얼굴이 발갛게 물들어 있어요. 아냐, 뭔가 이상한 이야기라도 한 걸까요?
"..........결혼.....하면 아내 분이 좋아하실 것 같다고........"
에?...........아아, 확실히 프로듀서도 언젠간 결혼하시겠죠. 네? 그렇죠?
"프, 프로듀서!"
갑자기 든 생각을 그대로 말로 옮기다 보니 톤이 저도 모르게 높아졌어요.
"뭐, 뭐죠, 시마무라 씨?"
"그, 그게, 프로듀서 씨는 혹시 결혼............하실 생각 있으신가요?"
"뭐, 언젠간 하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을 뿐이지만......."
프로듀서도 당황했는지 또다시 오른손이 목 뒤로 가요.
"그, 그럼, 프로듀서의 이상형은요!?"
>> +4 : 그 대답을 맡김
제가 화식이 어떤지 몰라서 4단찬합 치곤 묘사한 내용물이 부실해졌습니다만 일단은 타케P의 주부력을 높이는 걸로. 러시아어를 표현한다 쳐도 명사만 찾아도 되니 이렇게 좋을수가.
그리고 우즈키의 로리화가 얕아진 건 무시합니다.
"평범하지만 성실한.......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언제 어디서나 미소를 잃지 않는, 그런 사람을 좋아합니다."
프로듀서는 띄엄띄엄......하지만 명쾌하게(?) 이야기해요. 그렇구나. 프로듀서는 그런 사람이 이상형이군요.
"다만.........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긴 한데 나이가 너무 어리달까요."
"에, 에에에에!? 프, 프로듀서, 그거 범죄에요. 프로듀서는 엄연히 성인이시고......"
미나미 언니가 프로듀서의 말에 난처한 듯 말합니다.
"하아.......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걱정..........이랄까요."
"그렇다는 건, 좋아하는 사람, 있다는 건가요?"
아냐의 물음에 프로듀서는 또 다시 목 뒤를 만져요. 아무래도 맞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이 너무 어리다는 것도.
휴우........그런 사람, 정말 있나 보군요.
"프, 프로듀서, 걱정 마세요. 그 사람이 언젠가 프로듀서의 마음을 알아준다면, 나이차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에요. 어쩌면 그 사람도 프로듀서를 좋아하지만, 마음에 담아두고만 있을지도 모른다구요?"
"................"
프로듀서는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식사를 할 뿐이었어요.
"후우.......정말이지, 변함없이 분위기를 잘 못 읽으시네요, 프로듀서는."
미나미 언니는 쓴웃음을 짓고는 식사를 계속해요. 아냐도 저도, 남아있는 밥을 마저 먹어요. 조금 맵던 야채무침은 어느샌가 매운맛조차도 알 수가 없네요.
프로듀서가 말하는,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언제 어디서나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정말 있을까요?
저는 아직 어려서, 그리고 아직 세상을 오래 살아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프로듀서는 아마 그런 사람을 만나봤을 거에요. 나이가 어리다, 고 하는 건.........아무래도 나이도 우리보다 많으니 프로듀서가 생각하는 어린 나이는 잘 모르겠지만 얼마 차이나지 않을 것 같네요.
미나미 언니가 말하는, 분위기를 못 읽는다는 건 무슨 말일까요? 열일곱 살(겉보기 열 살)이지만 린이나 미오보다도, 어쩌면 미리아 다음으로 어린 리카짱보다도 둔감한 저라서, 미나미 언니의 말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무언가 잘못이라도 한 걸까요?.........후에에.....
식사를 마치고 미나미 언니랑 아냐, 저는 트레이닝 룸으로 내려가 3시 40분까지 각자 연습을 하기로 했어요.
내려가던 길에 출근하던 아리스짱과 모모카짱을 만나긴 했지만 저쪽은 미나미 언니와 아냐에게 인사만 할 뿐, 나를 못 알아보고 지나쳐요. 지난 가을 라이브나 토토키라 학원으로 신데렐라 프로젝트와 교류하는 아이들이긴 하지만 저와는 그다지 접점도 없고.....그러고 보니 신데프로랑 미카, 미호 외에는 제가 딱히 교류하고 있는 아이돌들이 없네요.
카에데 씨도 지난 라이브 이후로는 얼굴을 길게 본 적이 없고...........조금 더 대인관계를 넓혀야 할까 봐요.
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라?"
미나미 언니가 고개를 갸웃해요. 누군가와 딱 마주쳤어요. 나이는 미나미 언니랑 비슷하거나 조금 위일까. 그런데 조금 이상해요. 분명 우리 회사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인데, 이렇게 낯익다니요.
응?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제가 열 살로 줄어들었죠. 혹시 이 사람, 아니 정확하게는 '이 아이'는 저와는 반대로 나이가 갑자기 들어버린 것 같아요.
"윽...........!"
저쪽이 우리를 알아보더니 당황한 표정을 지어요. 아아, 그러고 보니 보이네요. 뉴제네레이션의 제 동기인 린의 인상이요.
라니, 린이 어른이 되었다구요!?
"미, 미나미 언니, 이, 이건........."
"..................."
미나미 언니는 나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손바닥으로 눈을 가려요. 반면 아냐는,
"미나미, 이 분, 미시로 상무님처럼 쿨하게 생겼습니다. 새로 오신 다른 직원 분일까요?"
"몰라. 모른다구, 아냐짱. 하루에 어떻게 두 번이나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우즈키짱은 어려지질 않나, 린짱은 갑자기 나보다 훨씬 어른이 되었질 않나........."
"우즈키가!?"
어른이 된 린이 놀라며 그제야 나를 봐요. 평소처럼 묶은 머리를 보고서야 눈치챘나 봐요.
"그, 그..............뭐냐. 귀, 귀엽네, 우즈키. 원래도 귀여웠지만............"
"시, 실례잖아요, 린. 푼수같긴 해도 제가 연상이...............................었다구요?"
린이 머리를 긁으며 괜히 다른 데를 봐요.
하지만 확실히 자랐다는 것이 눈에 보여요. 미나미 언니보다도 키가 크고, 시원시원하게 내린 스트레이트 헤어는 지금껏 봐왔던 린과는 다른 모습이에요. 원래도 쿨하고 어른스러운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정말 성실한 어른이다, 하는 느낌이에요. 같은 회사에 있는 다른(말장난) 어른(주책스러운 여경 언니) 아이돌(안티에이징) 분들(데킬라)과는 다르게 믿음직스럽..........다니, 나 뭐라는 거지?
"하아...........학교를 가려고 옷을 입었더니 옷은 하나도 안 맞는데다 치마는 너무 짧고, 몸은 어제보다도 무겁고, 시점이 높아져서 어지럽고, 피곤해 죽겠어. 거울을 보니 조금 나이든 것도 같고...........학교를 쉬긴 했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그래서 사무실에 왔더니, 우즈키도 그렇게 되어 있었구나......."
아무래도 린도 자고 일어나 보니 나이가 든 것 같아요. 응? 아니지, 어른이 됐다고 하죠. 나이들었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리니까.
"일단 우즈키, 이야기를 좀 해 보자. 미나미 언니, 우즈키 좀 빌려갈게요."
"아, 응."
린에게 이끌려 트레이닝룸 근처의 휴게실에 들어왔어요.
"우즈키, 지금 우즈키는.........몇 살이야?"
"열 살 때 입었던 옷이 맞으니, 아마 열 살일 거에요. 린은요?"
"나는 모르겠어. 그 이상 자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점이 높아져서 갑자기 키가 쑥 큰 줄 알았어. 옷은 옷대로 하나도 안 맞고, 하아...........하지만 오면서 주변 사람들을 보니 나랑 비슷한 나이인 것 같은 사람이 대학생이더라."
그럼 린은 20살에서 21살 정도가 된 것 같아요.
"오다가 카에데씨나 미즈키씨 같은 사람들 만나는 거 아닌가 하고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몰라."
"그, 그쪽으로 조마조마하셨던 건가요......"
물론 카에데씨나 미즈키씨라면 "나이 앞에선 너도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나도 알아~"라거나 그런 말을 하겠지만요.
"그나저나 우즈키, 우즈키가 보기에 나는 어때?"
나는 조금 전 처음 린을 봤을 때 감상을 대답해 주었어요.
"흐---음.----확실히 남이 보는 거랑 크게 다르지 않구나. 그런데 나이 들면 그..........가슴도 작아지던가."
"글쎄............요, 아하하하........"
아무래도 저는 약간 노골적인 이야기에 약해서요. 더구나 어려지기까지 해서 더더욱 얼굴도 빨개져요
"여기 계셨군요. 시마무라씨, 죄송하지만 한 가지 부탁을 드리려고 합니다."
그때 프로듀서씨가 갑자기 이쪽으로 뛰어오며 이야기를 했어요.
>>+5 : 프로듀서씨의 부탁!
저는 사실 로리아이돌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반대로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 린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지금까지랑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지만요.
"토토키라 학원에 출연 예정이었던 사쿠라이씨가 몸이 안 좋아서 나올 수가 없게 되셨습니다. 다른 분들의 스케줄을 맞추기도 힘들고 해서, 시마무라씨가 오늘 그 자리에 들어가 주셨으면 합니다만."
"네ㅡ에.......?"
멍하니 대답하다가 퍼뜩 정신을 차려요.
"네!? 어디라구요?"
그대로 발을 헛딛어요. 이 의자, 그러고 보니 제 발이 닿질 않네요. 우으.......
"토토키라 학원......입니다만. 오늘 촬영하지 못하면 이번 주는 결방입니다."
토토키라 학원이라면 확실히 미리아랑 리카가 나가는 그 방송.....이었죠?
"그, 그............에에........저기, 어떻게 해야............"
"진정해, 우즈키. 프로듀서, 일단 촬영 시간, 여섯 시였지?"
"?.............그러고 보니, 누구십니까?"
그제야 프로듀서가 린을 봤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요.
"..............너무하네, 프로듀서. 자기가 프로듀스하던 아이돌도 못 알아보고."
아아, 린. 저도 그 기분 알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동생으로 오해받았으니 괜찮으려나요.
".........시부야씨.....? 그 모습....."
"몰라. 몸은 무겁고, 피곤하고, 움직이는 것도 평소보다 무뎌졌단 말이야. 세상에, 말도 나이든 것처럼 바뀌었어. 우즈키는 목소리가 조금 얇아진 것 말곤 차이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어, 어쨌든 그것보다도! 우즈키가 방송에 나가야 된다고?"
".....그, 혹시라도 실수라거나,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거나 하면......"
"원하신다면 시마무라씨가 가명을 붙이고 나가셔도 상관없습니다. 오늘 사쿠라이씨를 대신해서 일반인 어린이를 캐스팅했다고 하면 되니까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니요, 실수는 어떻게든 노력해서 해볼게요. 하지도 않은 실수를 무서워하면 아무것도 못할 테니까요. 그리고 가명 같은 거 쓰지 않을 거에요. 저는 시마무라 우즈키인걸요. 어려졌어도, 실패한다 해도 제가 저라는 건 변하지 않아요."
제 말에 프로듀서는 고개를 끄덕였고, 린도 제 머리를 쓰다듬........어?
".........강단이 생겼구나, 우즈키."
"우으으......"
프로듀서는 아직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어요. 분명 제가 린보다 두 살 많았을 텐데.......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담당자 분들에게 말씀드려 두고, 시마무라 씨에게는 우선 오늘자 대본을 드리겠습니다. 사쿠라이 씨의 부분에 너무 집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부분 토크로 진행되니, 시마무라 씨 나름의 색으로 토토키라 학원을 꾸며주시면 됩니다."
"네, 시마무라 우즈키, 열심히 할게요!"
"똑같아, 정말. 우즈키는 열 살 때도 저 말 엄청 했을 것 같은데."
린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해요. 으음.....잘 기억나진 않지만요.
일단 트레이닝룸에서 돌아와서 대본을 받아 읽기 시작해요. 한 시간 반 방송인데 이렇게나 많은 말을 하는군요.
하지만 다시 슬그머니 걱정이 고개를 들어요. 아직 엄마도 제가 이렇게 된 걸 모르고 있는데, 방송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게 될 텐데 말이에요. 저의 색, 저의 색............이라...............
남들이 보는 '시마무라 우즈키'는 어떤 사람인지 조금 알고 있긴 하지만, 저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비록 특별하게 잘 하는 건 없지만 노력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고, 누구라도 다정하게 대해주고 싶고, 항상 미소로 사람들을 대하고 싶어하는 거려나요..........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닐 것 같아요.
"어라? 이 이야기,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멍하니 있다 보니, 빈 사무실 문이 열려요. 벌써 출근 시간이네요.
"아, 안녕하세요!"
>> +4 : 들어온 사람 세 명 정도. 어려진 우즈키를 본 반응을 한 번 더 써보고 싶습니다.
"여, 간만에 놀러왔어."
"야아, 나츠키 덕분에 엄청 편하게 올 수 있었다냐. 미쿠는 오토바이 싫어하지만, 편하게 오는 건 좋다냐."
분명 지난 무도회 때 아스테리스크랑 같이 유닛을 뛰었던 나츠키 씨였죠?
"으, 응........응? 리이나짱, 되게 귀여운 애가 있다냥. 우리 회사에 저런 애, 있었던가?"
"그, 그러게. 토토키라 학원 대본을 들고 있는 걸로 봐서는..........신인? 그런데 신데프로에 신인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리이나랑 미쿠는 못 알아본 것 같네요. 그런데 나츠키 씨는 고개를 갸웃하며 천천히 내 쪽으로 걸어와요. 아무래도 살짝 주눅이 들어 대본으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뒤로 빼게 되네요.
"야, 다리나. 내 뺨 좀 꼬집어 봐라. 나 지금 믿기 힘든 걸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응? 이렇게 귀여운 애가 있다는 거? 나츠키치 꽤나 록하잖아?"
"리이나의 록은 항상 알기 어렵고, 나츠키치는 항상 리이나보다 록하다냐. 그보다 나츠키치, 뭔데냥?"
"얘 아무리 봐도 그 애 있잖아. 신데프로에 항상 있는, 웃는 얼굴이 귀여운 애. 화도 잘 안 내고, 다정하고, 성실하고."
알아봐준 건가요!? 생각 외에요!
"그 애랑 닮았는데. 아니, 그냥 그 애 본인 같아."
"냐앗!? 그러고 보니 머리 묶은 거나, 잠깐만잠깐만."
미쿠는 놀라더니 가방에서 주섬주섬......고양이귀 머리띠를 꺼내요. 그리고서는 제게 씌워주네요.
"맞다냥!! 우즈키다냥!! 그보다, 뭐, 뭐냥!? 우즈키!?"
"에, 에헤헤......시마무라 우즈키에요......."
나츠키 씨는 기가 막히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리이나는 정말 놀란 듯 뒤로 물러서요. 이제 이 반응도 익숙해질 때가 됐는데, 저를 보고 놀라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질 않네요. 반면 미쿠는 그대로 나를 폭 안더니 머리를 쓰다듬어요. 오늘 이렇게 안기는 거, 몇 번째지.....?
"진짜 귀엽다냥! 고양이귀가 잘 어울리는 애는 정말 많이 봤지만, 지금 우즈키만큼 어울리냐고 묻는다면 미쿠도 자신없다냐! 그, 그렇지! 우즈키, 생각해 보니 꼬리도...."
"그만해, 미쿠. 우즈키인지는 몰라도 애가 겁먹었잖아."
"냥?"
리이나의 말에 미쿠가 나를 끌어안은 팔을 풀었어요. 무, 무서웠다기보다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달까요. 미쿠, 확실히.....응. 응?
"그보다도 어떻게 된 거야? 왜 우즈키가 어린애가 되어 있는데?"
"저도 모르겠어요. 아침에 일어났더니."
"그렇게 된 와중에도 토토키라 학원 대본을 받았다니, 프로듀서도 이쯤되면 무섭다냐."
"아, 아니에요. 그냥.......모모카가 오늘 몸이 안 좋대서, 대신 출연.......하게 됐달까요."
생각해 보니 저도 제가 토토키라 학원에 출연하게 될 거란 생각은 못 했네요. 그게, 안즈나 치에리처럼 작고 귀여우면 모를까 저는 유치원 옷이 어울릴 것 같지 않구요.
"으아, 그렇지만 이거 너무 귀엽다냐. 응, 미쿠도 지지 않을 거다냥!"
그렇게 말하더니 미쿠는 내게 시선을 맞추고 얼굴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여요. 아무래도 고양이귀 머리띠를 단 게 꽤나 어울리나 봐요.
그렇지만, 역시 이건 시마무라 우즈키가 아니죠?
"미쿠, 고양이귀 고마워요. 그렇지만 고양이귀는 미쿠의 개성이고 아이덴티티지, 시마무라 우즈키의 것은 아니에요."
"냐아.......그, 그러, 냥........그래도 귀여운데, 아쉽다냥."
미쿠는 고양이귀를 돌려받고는 머리를 긁적여요. 나츠키 씨랑 리이나는 재밌다는 듯 이쪽을 보고 있네요.
"자, 그럼 미쿠도 일하러 갈까냥."
"응? 그러고 보니 미쿠도 오늘 토토키라 학원 촬영분 있었던가. VTR이랬지? 치에리네랑."
"에? 그런데 오늘 안키랭킹 주제는......"
"밝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아이돌.........이죠?"
"밝은 이미지라......대부분 밝지 않나?"
제 물음에 리이나도 반문해요. 나츠키씨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그렇지만도 않은 게, 봐봐. 너희 프로젝트에 칸자키 란코가 있지. 뭐, 그 애는 딱 잘라 밝지 않은 이미지라고 하긴 좀 그런가. 또 그 애랑 같이 무도회에 나왔던 시라사카 코우메. 사실 그건 이미지만 한정했을 때 이야기고, 실제로는 둘 다 착하고 소녀틱하지만. 그리고 호시 쇼코라거나."
"아아...........알 것 같은데."
"으으..........음침한 건지 개성이 넘치는 건지 알 수가 없다냐."
호시 쇼코라면 여름 라이브 때 같이 파이팅했던 아이죠?
"카에데씨는...........분위기만으로 말하자면 쿨하고 과묵한 쪽이지만, 이쪽은 오히려 까놓고 얼굴을 볼 때의 반전이 매력적이랄까. 우즈키, 너는 카에데씨 직접 만나봤잖아."
지금도 카에데씨의 라이브는 잊혀지지 않아요. 팬들과 같이 계단을 올라가겠다고 했던 그 의연한 모습도요.
"네. 생각외로 밝은 분이셨어요. 사람하고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하면서도 친근한 이미지였구요."
"진짜 그런 사람 없더라. 또.........사기사와 후미카라거나?"
"그런데 대부분 겉으로 드러나기에 어두침침할 뿐이지, 다들 좋은 사람들이다냐."
프로젝트 크로네도, 겉으로는 개성이 옅고 과묵해 보이는 사람들(?) 뿐이지만 실상 보면 재밌게 놀 줄도 알고, 크게 웃기도 하고, 귀여운 면도 있고.......
"뭐, 결국은 시청자들이 결정하는 거니까. 앙케이트 결과는 우즈키도 모르는 거지?"
"네. 대본에도 안즈랑 키라리에게 다 맡긴다고만 적혀 있어요. 안즈랑 키라리는 알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렇게 되니 기대된다냐. 요즘 안키랭킹은 주제도 재미있고, 가끔 유익한 것들도 있다냐. 그러고 보니 토토키라 학원에 올라온 고민거리 중에 재밌는게 있었는데냥...."
>> +3 : 고민거리 중 재밌는 거를 말씀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투고는 346아이돌 중 누군가가 한 걸로.
""정말 친해지고 싶은 분에게 도너츠를 선물하려 할 때마다 전력을 다해 도망쳐버리시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였죠?"
"고민이 록한데."
"오오, 우즈키, 알고 있었다냥!"
"바빠도 토토키라 학원은 챙겨보니까요. 다들 즐겁게 방송하고 있구요."
"그런데 그거, 왠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았다냥."
"방송에서는 도너츠를 싫어하는 이유를 물어보라고 했던가. 도너츠란 것에 대해 트라우마가 생겨 있던 걸 수도 있다면서. 원래 대화를 해야 잘 해결되는 거라고 했었지."
"그러고 보면 P짱 옛날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안 됐었다냐."
"확실히.......뭐, 그래도 지금은 무뚝뚝하긴 해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웃기도 하고, 말수도 많아졌어요."
"그야 그런 일들을 무지하게 겪었는데, 성장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냐."
"아하하하하...........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죄송하다고 생각해요."
그랬었죠. 그때 저는...........
"아무튼 도너츠다냐! 도너츠로 생길 수 있는 트라우마란 뭐가 있을까다냐!"
"뭐야, 그거!?"
왜 이야기가 다시 도너츠로 뛰는 거죠?
"맨홀에 빠진 적이 있다거나!"
"도넛하고 맨홀이 무슨 상관인데!? 구멍밖에 없잖아!?"
"도넛으로 맞은 적이 있다거나!"
"먹는 걸로 장난치지 말랬어요!"
"...............도넛을 강요받았다거나?"
"""..............."""
나츠키 씨의 말에 갑자기 조용해져요.
"..............있을 법해."
"하지만 도너츠를 싫어하던가요, 보통?"
"그야, 세상 사람들의 취향은 다양하니까. 고양이지만 생선 싫어하는 누구처럼."
"냐아......별개다냐......"
"그래서 햄버그 만들어줬잖아. 그때 가자미조림도 강요한 건 아니고.........어?"
"그거다냐. 싫어하는데 강요한거다냐."
"그러고 보니 미쿠는 왜 생선을 싫어하나요?"
"으으.......뭐랄까, 그 비주얼이랄까, 죽은 눈이라고 해야 할까........비린내도 있고......리이나의 그때 그 가자미조림은 정말 냄비 열 때까지는 몰랐다냐......."
"우와아......미쿠가 탈력했어."
미쿠가 축 늘어져 소파에 주저앉아요. 평소 보기 힘든 모습인데 말이에요.
"그보다도 어떻게 하다 이쪽으로 넘어간 거지?"
"소녀의 대화란 그런 거 아닐까요?"
"다시 도넛으로 돌아가 보면,"
나츠키 씨의 말에 다시 대화의 소재는 도넛이 되었어요.
"가장 가능성이 큰 건 도넛에 대한 트라우마인데. 그렇다면 그 트라우마를 풀어줘야 하지 않을까?"
"같이 도넛 가게를 가는 거라거나요?"
트라우마를 푸는 거라면 아무래도 익숙해지는 거 아닐까요?
"역효과야, 그거. 미쿠도 바다에 가면 그 냄새 때문에 피곤해진다냐. 민감한 사람들은 정말 귀신같다냐."
"도넛 외에 다른 선물을 준다거나. 상대방이 좋아하는 걸로."
리이나의 제안이 상당히 그럴듯해요.
"나랑 미쿠가 취향이 정반대였잖아.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거지. 원래 그런 건 먼저 다가가야 한다니까."
"해산 만담하는 둘 치고는 괜찮은 건데, 그거."
"윽...."
그런데 쎄한 느낌이 드는 건 왜죠?
"응? 우즈키, 왜 그러냥?"
"아니요, 그냥........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왠지 그렇게 해선 안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요. 상대방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선물하면, 이 고민을 투고한 사람이 매우 위험해질 것 같은........"
"기분 탓 아닌가?"
"기분 탓이겠죠?"
하지만 기분 탓이 아닌 것 같아요. 뭐, 그 고민이 나오고서 꽤 시간이 지났으니, 지금이라면 원만히 해결됐겠죠?
"시마무라 씨, 시간입니다. 아직 조금 이르지만, 지금 가셔야 스튜디오나 촬영 분위기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겁니다. 아카기 씨랑 죠가사키 씨, 모로보시 씨는 조금 뒤에 올.....? 키무라 씨, 오랜만이군요."
"여, 오랜만. 그럼 나도 라이브 시간이고 슬슬 가 볼까."
그렇게 그 이야기는 마무리짓고, 저는 프로듀서와 함께 토토키라 학원 스튜디오로 가요.
여담 :
"자, 토키코 씨, 선물이에요!"
"도넛은 그만!!!! 저리 치우라고!!!!"
>> +2 : 촬영 전 스튜디오에서 일어나는 작은 해프닝거리
>> +3까지 : 투고되는 고민. 이 중 낮은 콤마 두 개 선택
변함없는 노리코와 토키코 씨였습니다. 살짝 만담이랄까 토크쇼 같은 분위기가 된 건 안비밀.
사실 두 사람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이런 식으로 써버렸네요.
8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어찌어찌 어깨에서 흘러내리려는 잠옷을 붙잡고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이번에는 바지에 걸려 넘어졌어요. 아프네요.
겨우 일어섰는데 잠옷 바지가 흘러내려요. 아무래도 바지도 헐렁한 것 같아요.
아이 참, 하면서 바지를 끌어올리려다 거울을 보고 놀라네요.
"에, 에에에에에!?"
조금 생각해 보면 꽤 그리운 얼굴이지만, 지금 있을 리 없는 얼굴이 거울 속에서 저를 보고 있어요.
응, 아이돌 시마무라 우즈키는 지금 열일곱 살. 그런데 열 살이었던 제가 거울 속에 있네요.
>>+3 개교기념일이라 모처럼 늦잠을 잔 우즈키의 행동지침
당황해서 엄마를 부르다 또 다시 바지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아요.
아픈 것보다도, 큰일이에요. 오늘 오전, 린이나 미오가 출근하기 전에 스튜디오에서 자체연습을 하려고 했는데, 이대로면 연습은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당장 입을 옷이 없는걸요.
"일어났니, 우즈키? 아침상 차려놨으니 먹고 가렴?"
"그, 그게 아니라! 마마....!"
정말 큰일이에요. 최소한 엄마에게, 어렸을 때 입던 옷이 어디 있는지라도 물어봐야 하는데 엄마가 출근해 버렸네요.
아휴. 그래도 시마무라 우즈키, 열일곱 살(?). 몸은 작아졌지만 열심히 할게요! 에헤헤...라니, 어려져도 이건 똑같은가봐요.
다행히 옷장 구석에서 옛날 옷을 한 벌 찾았어요. 흰색 블라우스와 남색의 긴 원피스네요. 아마 어렸을 때 가장 좋아하던 옷이라 옷장을 정리하면서도 버리지 않고 갖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옷이나, 보폭이 짧아진 거나, 작아진 몸이 조금 익숙하지 않긴 하지만, 아무튼 출근해야겠죠?
>> +3 우즈키가 출근하다 사무실 앞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
그리고 처음 보자마자 그 귀여움에 당해버린 상무씨
죠리콘이 떴다....
걸어가면서 생각해 보니 제가 열 살이 되었는데, 열 살짜리 아이가 사무실까지 갈 수 있을까요?
이럴 줄 알았으면 출퇴근할 때 탈 전철 정도는 알아놓는 건데.
약간 투덜거리면서도 어떻게든 사무실 앞에 도착해요. 몸이 작아져서인지 사옥이 훨씬 커 보이네요.
"음........?"
멍하니 사옥을 올려다보다 옆에 누군가가 그렇게 말해서, 고개를 돌려봐요. 모자랑 빨간 안경으로 머리카락이랑 눈매를 감추고는 있지만 분명 같은 사무실의 죠가사키 미카짱이 나를 얼어붙은 듯 보고 있어요.
"아, 미카짱!"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니, 갑자기 미카짱이 달려와 덥석 나를 끌어안네요.
"누~~구~~야, 이거!? 귀여워귀여워귀여워!! 완전 귀여워!! 어떻게 해!! 미리아짱 이후로 이렇게 귀여운 애는 처음 봤어!!"
폭 끌어안긴 채로, 그냥 아하하하, 하고 웃어요. 그러고 보니 미카짱의 몸이 엄청 커 보이는.....아, 맞다. 나 열 살 어린애가 됐지. 생각해 보니 미리아짱보다 어리잖아요?
"저, 저기, 미카짱, 이거 잠깐만 놔 주세요.....에, 그게....."
"응? 이 목소리 들어본 것 같은데?"
미카짱이 나를 끌어안고 있다가 갑자기 퍼뜩 정신을 차리고 나를 똑바로 봐요. 천천히 하나하나 뜯어보는 것 같네요. 먼저 제가 항상 묶는 머리모양을, 얼굴 모양새를, 몸을 슥 보더니,
"..........잠깐만. 잠깐만잠깐만......"
크흠, 하고 미카짱은 헛기침을 해요. 약간 당황했는지 난처한 얼굴도 하고 있네요. 어, 음, 하고 생각에 잠기는 걸 보면 무언가 말하고 싶은게 있는데 안 나오는 것 같아요.
"우리, 어디서 만났던가?"
"미카짱, 저, 저에요.....시마무라 우즈키...."
그 말에 미카짱은 다시 나를 확 끌어안아요.
"맞지?! 맞지맞지!? 너무 귀엽잖아!! 안 그래도 귀여웠던 애가, 특히 웃는 게 귀여웠던 애가 더 귀여워졌어!! 우, 우즈키짱! 우, 웃어봐봐! 그 항상 말하면서 짓던 그 표정 있잖아!!"
포옹을 풀고 내 어깨를 잡고 있는 미카짱의 눈이 뱅뱅 돌고 있어요. 아무래도 미카짱은 지금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모양이에요.
>> +3 : 우즈키는 미소를 짓는다. Y/N
>> +4 : 다음 우즈키의 행동지침
생각해 보니 미카가 어떻게 오전에 사무실에 왔는지는 신경쓰지 맙시다.
아무래도 당황해서 평소같은 텐션은 나오지 않지만, 미카는 "꺄~~아~~!!" 하고 탄성을 지르더니 또다시 나를 끌어안아요.
"귀여워귀여워귀여워!! 짱 귀여워!! 우, 우즈키짱, 일단 우리집으로...."
"에? 에? 저, 저기.......미카짱, 출근은?!"
"아이 참, 우즈키짱이 이렇게 귀여워졌고, 오늘은 일찍 나온 거라 여기서 늦어져도 정상출근까진 한참이라구. 일단 우리집에 가자! 느긋하게 언니 방에서 이야기라도 좀 하고, 점심 먹고 낮에 출근을....."
에, 에에에!? 뜬금없지만 미카짱 원래 이런 캐릭터였던가요?
그보다도 눈이 뱅뱅 돌고 있는 데다 숨까지 약간 거칠어요. 어, 어떻게 하죠? 집에서 점심 대접을 해주겠다는 미카짱의 호의는 고맙지만, 이건 호의보다도, 오히려 위험한 기분까지 든다구요!
"프, 프로......프로듀서!!"
당장 생각나는 이름이 없어 프로듀서를 불러봐요. 그랬더니, 언제나 듣던 바쁜 구두소리가 들리고,
".......죠가사키상.......하아.......하아.....일단, 그 애를 놓아주십시오."
곧바로 그 덩치 크고 인상은 조금 무섭.....지만 항상 우리를 먼저 생각해주는 프로듀서가 옆에 와 있어요. 미카짱은 "네에~" 하고는 내 어깨에서 손을 놓고는 살짝 평소처럼 웃어보이더니 사옥 안으로 먼저 들어가요.
휴우.......우선 가슴을 쓸어내려요. 없(어졌)지만.
"죄송합니다. 죠가사키상의 프로듀서는 아니지만, 우선 346프로덕션의 아이돌이 폐를 끼친 점에 대해선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프로듀서가 저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해요.
"에, 에에엣!?"
아니, 프로듀서답다면 프로듀서답긴 하지만, 아무래도 저를 못 알아본 것 같아요!?
"저, 저......기, 프로듀서......?"
"............................시마무라 씨?"
제가 프로듀서를 다시 한 번 조심스럽게 부르자, 그제야 프로듀서도 한참 동안 나를 보더니 알아봐 주었어요.
"시마무라 씨의 여동생 분이십니까? 아니, 그때 집에 방문했을 땐 여동생은 없었는데........."
여, 여동생!? 프로듀서도??
"아, 아니요, 아니에요, 프로듀서. 저, 우즈키 맞아요. 시마무라 우즈키에요."
프로듀서는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오른손을 목덜미 뒤로 가져가요. 당황하면 나오는 습관인 것 같은데, 왜 그러는지는 아직도 저는 몰라요.
그나저나 이렇게 보니 프로듀서의 키가 엄청 컸었군요. 제 시야가 낮아진 것도 있지만....
>> +3 신데프로 아이돌들이 출근하는 4시까지 우즈키의 행동지침
사무실에 올라와 프로듀서가 내준 차를 마시며 오늘 아침에 깼더니 갑자기 이렇게 되었다는 것과, 제가 프로듀서가 담당하던 시마무라 우즈키가 맞다는 것을 말씀드렸어요. 프로듀서는 믿기 어려워하면서도 믿어주는 것 같아요.
"오늘 시마무라 씨는 비번이셨으니 펑크날 스케줄은 없었습니다만, 일정이 없으신데도 출근하셔서 연습하려 하셨다면 확실히 시마무라 씨로군요. 일단 오늘은 그렇다 치고, 내일은 어떻게 하시려 하십니까? 분명 학교도 가셔야 하실 거고, 모레 여섯 시부터는 뉴제네레이션즈 미니 라이브도 있습니다."
프로듀서가 제가 학교 가는 것까지 걱정해주시니, 조금 죄송해지네요. 아무래도 제가 '구두'를 잃어버렸던 그때 멋대로 프로듀서랑, 린이랑, 미오를 걱정시켰고 결국 제 스스로 내딛지 못하고 린이랑 미오가 양성소에 오게 했으니까요.
"그, 확실히...걱정되긴 해요. 또 린이랑 미오 발목을 잡을까봐요.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 우선 라이브를 대비해서 연습해야겠죠?"
"우선 알겠습니다. 비는 트레이너가 있는지, 지금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프로듀서는 전화를 어디론가 걸더니, 난처한 얼굴로 말해요.
"트레이너들이 전부 연수 중이라서 트레이너 동반 레슨은 안 된다고 합니다. 죄송하지만, 혼자 연습하셔야 할 것 같네요."
트레이너 분이 안 계셔도 크게 연습이 힘들어지는 건 아니에요. 더구나 혼자 연습한 시간과 린이랑 미오랑 함께 연습한 시간 덕분에 이제는 스스로 자신을 엄격하게 레슨할 수도 있어요.
"네! 시마무라 우즈키, 열심히 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프로듀서.
그때처럼 프로듀서를 걱정시키지 않을 거에요.
조금 늦었고 갈아입을 옷도 가져오지 못했지만 일단 새내기 트레이너 한 분이 옷을 빌려주어서, 사무실에서 연습을 하기로 했어요. 트레이너가 안 계신 만큼 부상에 주의해야 하니 프로듀서가 오늘만큼은 사무실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었어요.
>> +3 : 사무실에 들르는 사람 한명
어차피 발판일테니... 자이젠 토키코님
심야까지 수고많으셨습니다
이분도 위험한 분일지ㄷ
앵커라면 아래로 한칸 토스으으
어려진 몸 때문인지 몸의 움직임이 조금 둔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가벼워져서 기묘한 느낌이에요. 조금 템포를 낮춰서 안무를 연습하니 그나마 낫네요.
"안녕하세요!"
얼마나 그렇게 연습하고 있었을까, 학교에 다녀온 것 같은 미나미 언니와 아냐가 사무실에 왔어요.
"안녕하세요, 미나미 언니, 아냐짱!"
당연하다는 듯 미나미 언니에게 인사를 하자, 미나미 언니랑 아냐가 나를 멍하니 봐요. 아아, 맞다. 나 지금 열 살 어린애가 되어 있지.
"프, 프로듀서? 어, 언제 따님이 있었다고 말한 적 있었던가요?"
"미나미, 이 아이, 귀엽습니다. 카크 바스......아니지, 이름, 뭔가요?"
미나미 언니는 놀란 채로 프로듀서의 사무실로 가며 묻고, 아냐는 자세를 낮춰 앉아 나와 눈을 맞춰요.
"아냐짱, 저에요, 저. 시마무라 우즈키요."
""에?""
어린아이를 보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짓던 아냐가 갑자기 놀라며 눈을 크게 뜨고, 프로듀서에게 저에 대해 묻던 미나미 언니도 놀라며 나를 봐요.
"우, 우즈키짱이라고?"
"네......에헤헤."
얼버무리듯 웃자, 아냐의 표정이 갑자기 확 밝아져요.
"미나미, 이 아이, 웃는 얼굴 정말 귀엽습니다. 마치 우리 사무실 우즈키, 같아요."
"아, 아니, 아냐짱. 그 애, 우즈키 맞으니까."
"우즈키? 우즈키.......시마무라 우즈키, 말이네요. 응."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건지, 아니면 파악했는데 그냥 지금의 제 모습을 귀엽다고만 여기고 있는 건지 아냐는 반응을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우즈키짱도 자신이 왜 이렇게 된 건지 모른다는 거구나."
다행히 미나미 언니랑 아냐는 진지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어요.
"네. 일단 오늘이야 개교기념일이니 다행이지만, 내일부터는 학교도 가야 하고, 모레에는 미니 라이브도 있어서, 큰일이에요. 또다시 린이랑 미오 발목을 잡을까봐 걱정되어서, 일단 안무 연습을 하고 있지만요."
"응......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영락없이 우즈키짱이긴 하구나. 그나저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어려질 수 있는 걸까.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
"미나미, 꿈......아닌 것 같아요."
"뭐, 그래도 우즈키는 우즈키답게 귀여운 모습이네. 어렸을 때랑 달라진 게 없구나. 부럽다......나도 이제 스무 살이 다 되어가서, 생일이 다가오는 게 무서워."
"아냐, 생일 다가오는 거, 매우 기쁩니다. 미나미랑 같은 학교, 다닐 수 있게 되니까요."
"아니, 아냐짱. 아냐짱이 대학교 갈 나이면 나는..........으으....."
아무래도 아냐가 지뢰를 밟은 것 같아요. 미나미 언니가 머리를 싸매고 끙끙 앓고 있네요.
"뭐,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우선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 그래도 이대로 어려져서 무언가 고민거리가 생기면 주저하지 말고 이 언니나 프로듀서에게 이야기해 줘.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고민거리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풀린다구?"
"네. 시마무라 우즈키, 열심히 할게요!"
"정말, 어려져도 그건 똑같구나. 물론 그 덕분에 나도, 아냐짱도, 다른 아이들도 웃을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때 문이 열리고 프로듀서 씨가 고개를 내밀어요.
"닛타 씨와 아나스타샤 씨, 두 분 모두 오늘 6시부터 러브라이카 스케줄입니다. 4시에는 출발해야 하니 늦어도 10분 전까지는 사무실에 돌아와 주셔야 합니다."
"프로듀서, 모처럼 이렇게 모였는데 점심이라도 같이 먹을까요?"
"하아......?"
미나미 언니의 말에 프로듀서는 난처한 듯 또다시 목 뒤로 손을 가져가요. 그러고 보니 이렇게 넷이서 모인 적은 없었죠.
>> +3 : 점심 메뉴(어느 정도 상식적인 선에서 부탁드립니다. 최소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걸로....)
4단찬합에 담겨져 있으며 왠지 아이돌들이 보면 절망할 정도로 잘 만들어져 있는 듯 하다
"아아......그러고 보니."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더니 사무실로 들어가서........저, 저게 뭐에요? 찬합?? 거기다 4단찬합??
"원래는 입사동기들하고 먹으려고 가져왔는데, 저쪽에서 예정도 펑크내버렸고.......점심, 저녁 두끼를 이걸로 해결한다 쳐도 제가 먹기엔 많았거든요. 실례되지 않는다면 이걸로라도 괜찮겠습니까?"
"에?"
그러고 보니 마유의 프로듀서랑 입사동기라고 했었죠. 거기다 일하러 다니면서는 프로듀서가 무언가를 드시는 것을 별로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시, 실례되지 않는다면......저희야 감사하지만요. 괜찮으시겠어요, 프로듀서?"
"입맛에 맞을지는 걱정되지만요."
저도 아냐도 상관없다고 말하고, 그렇게 사무실 테이블에 찬합이랑 수저를 차려놓고 점심식사를 시작하기로 해요. 아침 먹고 세 시간 정도 지나긴 했지만 오전에 트레이닝했고, 배가 좀 고프긴 하네요.
"우, 와아......뭐에요, 이거?"
찬합을 열어보니 화식 위주인데 조림이나 무침에.......햄버그가 들어있네요. 조림은 고등어 같고, 무침은.......이거 야채인가요? 꽤 매워 보이는데. 열두 조각 아기자기하게 들어있는 햄버그는 시중에 파는 거랑은 모양이 좀 다르네요. 하나하나 다 만들었단 말인가요? 밥은 전기밥솥으로 한 것 같지만 그, 보이는 것만 봐서는 물 조절도 잘 한 것 같아요. 나도 아직 밥솥 잘 못 쓰는데.
"와아......레벨 높아. 나도 자취하지만 이 정도로는 안 되는데......"
"다- 기숙사 친구들, 프로듀서보다 못 합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많은 밥을 한 거에요, 프로듀서?"
미나미 언니는 말 그대로 감탄하고, 아냐도 놀라는 눈치에요. 그보다도 어쩌다가 프로듀서가 입사동기들과 밥을 같이 먹기로 했는데 이렇게 많은 밥을 한 걸까요?
"...............가위바위보를 져 버려서...."
그 말에 약간 멍해져요. 가위바위보라니. 뭐, 그건 그거대로 가볍게 넘기기로 하고, 급탕실에서 꺼내온 접시에 각자 먹을 만큼의 밥과 반찬을 덜어 나누었어요. 여기에 된장국만 있다면 말 그대로 그냥 집에서 먹는 느낌일지도요.
""""잘 먹겠습니다.""""
감사 인사를 하고 식사를 시작해요. 우선 야채무침부터.
"으으........이거 너무 매워요......"
물을 엄청 마셔야 할 것 같아요. 혀가 다 얼얼하네요. 제 말에 미나미 언니와 아냐도 야채무침을 맛보더니 표정이 안 좋아져요.
"밥이랑 같이 드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매운 것을 좋아하다 보니까요."
프로듀서 말대로 하니 확실히 맵긴 하지만 조금 덜하네요. 그 외에 프로듀서가 가져온 도시락에 함정은 없네요. 조림도 맛있고, 햄버그는......
"어어, 하트 모양?"
제 말에 미나미 언니와 아냐가 고개를 들고 프로듀서를 봐요.
"프로듀서, 동기 분들 아니고, 여자친구 분, 식사 아니었습니까?"
"............오해입니다, 시마무라 씨. 아나스타샤 씨. 생각없이 만들고서 구울 때에야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마크 모양이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아, 아아......그러고 보니."
미나미 언니도 보고서 고개를 끄덕였어요. 하트 위에 왕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요. 아니, 그런데 이렇게 만드는 게 된단 말이에요?
"프로듀서, 제니티바, 하시면 제나, 좋아할 것 같습니다."
아냐의 말에 미나미 언니는 사레가 들렸는지 기침을 하고 저와 프로듀서는 고개만 갸웃해요. 아냐가 가끔 말하는 러시아어는 영어랑은 완전히 달라서 짐작도 할 수 없어요.
"그게........뭡니까? 닛타 양."
"그, 그게.............."
미나미 언니의 얼굴이 발갛게 물들어 있어요. 아냐, 뭔가 이상한 이야기라도 한 걸까요?
"..........결혼.....하면 아내 분이 좋아하실 것 같다고........"
에?...........아아, 확실히 프로듀서도 언젠간 결혼하시겠죠. 네? 그렇죠?
"프, 프로듀서!"
갑자기 든 생각을 그대로 말로 옮기다 보니 톤이 저도 모르게 높아졌어요.
"뭐, 뭐죠, 시마무라 씨?"
"그, 그게, 프로듀서 씨는 혹시 결혼............하실 생각 있으신가요?"
"뭐, 언젠간 하지 않을까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을 뿐이지만......."
프로듀서도 당황했는지 또다시 오른손이 목 뒤로 가요.
"그, 그럼, 프로듀서의 이상형은요!?"
>> +4 : 그 대답을 맡김
제가 화식이 어떤지 몰라서 4단찬합 치곤 묘사한 내용물이 부실해졌습니다만 일단은 타케P의 주부력을 높이는 걸로. 러시아어를 표현한다 쳐도 명사만 찾아도 되니 이렇게 좋을수가.
그리고 우즈키의 로리화가 얕아진 건 무시합니다.
프로듀서는 띄엄띄엄......하지만 명쾌하게(?) 이야기해요. 그렇구나. 프로듀서는 그런 사람이 이상형이군요.
"다만.........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긴 한데 나이가 너무 어리달까요."
"에, 에에에에!? 프, 프로듀서, 그거 범죄에요. 프로듀서는 엄연히 성인이시고......"
미나미 언니가 프로듀서의 말에 난처한 듯 말합니다.
"하아.......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걱정..........이랄까요."
"그렇다는 건, 좋아하는 사람, 있다는 건가요?"
아냐의 물음에 프로듀서는 또 다시 목 뒤를 만져요. 아무래도 맞는 것 같아요. 그 사람이 너무 어리다는 것도.
휴우........그런 사람, 정말 있나 보군요.
"프, 프로듀서, 걱정 마세요. 그 사람이 언젠가 프로듀서의 마음을 알아준다면, 나이차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에요. 어쩌면 그 사람도 프로듀서를 좋아하지만, 마음에 담아두고만 있을지도 모른다구요?"
"................"
프로듀서는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식사를 할 뿐이었어요.
"후우.......정말이지, 변함없이 분위기를 잘 못 읽으시네요, 프로듀서는."
미나미 언니는 쓴웃음을 짓고는 식사를 계속해요. 아냐도 저도, 남아있는 밥을 마저 먹어요. 조금 맵던 야채무침은 어느샌가 매운맛조차도 알 수가 없네요.
프로듀서가 말하는,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언제 어디서나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정말 있을까요?
저는 아직 어려서, 그리고 아직 세상을 오래 살아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프로듀서는 아마 그런 사람을 만나봤을 거에요. 나이가 어리다, 고 하는 건.........아무래도 나이도 우리보다 많으니 프로듀서가 생각하는 어린 나이는 잘 모르겠지만 얼마 차이나지 않을 것 같네요.
미나미 언니가 말하는, 분위기를 못 읽는다는 건 무슨 말일까요? 열일곱 살(겉보기 열 살)이지만 린이나 미오보다도, 어쩌면 미리아 다음으로 어린 리카짱보다도 둔감한 저라서, 미나미 언니의 말을 잘 모르겠어요. 제가 무언가 잘못이라도 한 걸까요?.........후에에.....
식사를 마치고 미나미 언니랑 아냐, 저는 트레이닝 룸으로 내려가 3시 40분까지 각자 연습을 하기로 했어요.
내려가던 길에 출근하던 아리스짱과 모모카짱을 만나긴 했지만 저쪽은 미나미 언니와 아냐에게 인사만 할 뿐, 나를 못 알아보고 지나쳐요. 지난 가을 라이브나 토토키라 학원으로 신데렐라 프로젝트와 교류하는 아이들이긴 하지만 저와는 그다지 접점도 없고.....그러고 보니 신데프로랑 미카, 미호 외에는 제가 딱히 교류하고 있는 아이돌들이 없네요.
카에데 씨도 지난 라이브 이후로는 얼굴을 길게 본 적이 없고...........조금 더 대인관계를 넓혀야 할까 봐요.
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라?"
미나미 언니가 고개를 갸웃해요. 누군가와 딱 마주쳤어요. 나이는 미나미 언니랑 비슷하거나 조금 위일까. 그런데 조금 이상해요. 분명 우리 회사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인데, 이렇게 낯익다니요.
응? 그러고 보니 오늘 아침, 제가 열 살로 줄어들었죠. 혹시 이 사람, 아니 정확하게는 '이 아이'는 저와는 반대로 나이가 갑자기 들어버린 것 같아요.
>> +4 : '이 아이'
저쪽이 우리를 알아보더니 당황한 표정을 지어요. 아아, 그러고 보니 보이네요. 뉴제네레이션의 제 동기인 린의 인상이요.
라니, 린이 어른이 되었다구요!?
"미, 미나미 언니, 이, 이건........."
"..................."
미나미 언니는 나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손바닥으로 눈을 가려요. 반면 아냐는,
"미나미, 이 분, 미시로 상무님처럼 쿨하게 생겼습니다. 새로 오신 다른 직원 분일까요?"
"몰라. 모른다구, 아냐짱. 하루에 어떻게 두 번이나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우즈키짱은 어려지질 않나, 린짱은 갑자기 나보다 훨씬 어른이 되었질 않나........."
"우즈키가!?"
어른이 된 린이 놀라며 그제야 나를 봐요. 평소처럼 묶은 머리를 보고서야 눈치챘나 봐요.
"그, 그..............뭐냐. 귀, 귀엽네, 우즈키. 원래도 귀여웠지만............"
"시, 실례잖아요, 린. 푼수같긴 해도 제가 연상이...............................었다구요?"
린이 머리를 긁으며 괜히 다른 데를 봐요.
하지만 확실히 자랐다는 것이 눈에 보여요. 미나미 언니보다도 키가 크고, 시원시원하게 내린 스트레이트 헤어는 지금껏 봐왔던 린과는 다른 모습이에요. 원래도 쿨하고 어른스러운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정말 성실한 어른이다, 하는 느낌이에요. 같은 회사에 있는 다른(말장난) 어른(주책스러운 여경 언니) 아이돌(안티에이징) 분들(데킬라)과는 다르게 믿음직스럽..........다니, 나 뭐라는 거지?
"하아...........학교를 가려고 옷을 입었더니 옷은 하나도 안 맞는데다 치마는 너무 짧고, 몸은 어제보다도 무겁고, 시점이 높아져서 어지럽고, 피곤해 죽겠어. 거울을 보니 조금 나이든 것도 같고...........학교를 쉬긴 했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그래서 사무실에 왔더니, 우즈키도 그렇게 되어 있었구나......."
아무래도 린도 자고 일어나 보니 나이가 든 것 같아요. 응? 아니지, 어른이 됐다고 하죠. 나이들었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리니까.
"일단 우즈키, 이야기를 좀 해 보자. 미나미 언니, 우즈키 좀 빌려갈게요."
"아, 응."
린에게 이끌려 트레이닝룸 근처의 휴게실에 들어왔어요.
"우즈키, 지금 우즈키는.........몇 살이야?"
"열 살 때 입었던 옷이 맞으니, 아마 열 살일 거에요. 린은요?"
"나는 모르겠어. 그 이상 자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점이 높아져서 갑자기 키가 쑥 큰 줄 알았어. 옷은 옷대로 하나도 안 맞고, 하아...........하지만 오면서 주변 사람들을 보니 나랑 비슷한 나이인 것 같은 사람이 대학생이더라."
그럼 린은 20살에서 21살 정도가 된 것 같아요.
"오다가 카에데씨나 미즈키씨 같은 사람들 만나는 거 아닌가 하고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몰라."
"그, 그쪽으로 조마조마하셨던 건가요......"
물론 카에데씨나 미즈키씨라면 "나이 앞에선 너도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나도 알아~"라거나 그런 말을 하겠지만요.
"그나저나 우즈키, 우즈키가 보기에 나는 어때?"
나는 조금 전 처음 린을 봤을 때 감상을 대답해 주었어요.
"흐---음.----확실히 남이 보는 거랑 크게 다르지 않구나. 그런데 나이 들면 그..........가슴도 작아지던가."
"글쎄............요, 아하하하........"
아무래도 저는 약간 노골적인 이야기에 약해서요. 더구나 어려지기까지 해서 더더욱 얼굴도 빨개져요
"여기 계셨군요. 시마무라씨, 죄송하지만 한 가지 부탁을 드리려고 합니다."
그때 프로듀서씨가 갑자기 이쪽으로 뛰어오며 이야기를 했어요.
>>+5 : 프로듀서씨의 부탁!
저는 사실 로리아이돌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니 반대로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된 린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지금까지랑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지만요.
"네ㅡ에.......?"
멍하니 대답하다가 퍼뜩 정신을 차려요.
"네!? 어디라구요?"
그대로 발을 헛딛어요. 이 의자, 그러고 보니 제 발이 닿질 않네요. 우으.......
"토토키라 학원......입니다만. 오늘 촬영하지 못하면 이번 주는 결방입니다."
토토키라 학원이라면 확실히 미리아랑 리카가 나가는 그 방송.....이었죠?
"그, 그............에에........저기, 어떻게 해야............"
"진정해, 우즈키. 프로듀서, 일단 촬영 시간, 여섯 시였지?"
"?.............그러고 보니, 누구십니까?"
그제야 프로듀서가 린을 봤는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요.
"..............너무하네, 프로듀서. 자기가 프로듀스하던 아이돌도 못 알아보고."
아아, 린. 저도 그 기분 알 것 같아요. 그래도 저는 동생으로 오해받았으니 괜찮으려나요.
".........시부야씨.....? 그 모습....."
"몰라. 몸은 무겁고, 피곤하고, 움직이는 것도 평소보다 무뎌졌단 말이야. 세상에, 말도 나이든 것처럼 바뀌었어. 우즈키는 목소리가 조금 얇아진 것 말곤 차이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어, 어쨌든 그것보다도! 우즈키가 방송에 나가야 된다고?"
".....그, 혹시라도 실수라거나,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거나 하면......"
"원하신다면 시마무라씨가 가명을 붙이고 나가셔도 상관없습니다. 오늘 사쿠라이씨를 대신해서 일반인 어린이를 캐스팅했다고 하면 되니까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니요, 실수는 어떻게든 노력해서 해볼게요. 하지도 않은 실수를 무서워하면 아무것도 못할 테니까요. 그리고 가명 같은 거 쓰지 않을 거에요. 저는 시마무라 우즈키인걸요. 어려졌어도, 실패한다 해도 제가 저라는 건 변하지 않아요."
제 말에 프로듀서는 고개를 끄덕였고, 린도 제 머리를 쓰다듬........어?
".........강단이 생겼구나, 우즈키."
"우으으......"
프로듀서는 아직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어요. 분명 제가 린보다 두 살 많았을 텐데.......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담당자 분들에게 말씀드려 두고, 시마무라 씨에게는 우선 오늘자 대본을 드리겠습니다. 사쿠라이 씨의 부분에 너무 집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대부분 토크로 진행되니, 시마무라 씨 나름의 색으로 토토키라 학원을 꾸며주시면 됩니다."
"네, 시마무라 우즈키, 열심히 할게요!"
"똑같아, 정말. 우즈키는 열 살 때도 저 말 엄청 했을 것 같은데."
린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해요. 으음.....잘 기억나진 않지만요.
일단 트레이닝룸에서 돌아와서 대본을 받아 읽기 시작해요. 한 시간 반 방송인데 이렇게나 많은 말을 하는군요.
하지만 다시 슬그머니 걱정이 고개를 들어요. 아직 엄마도 제가 이렇게 된 걸 모르고 있는데, 방송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저를 보게 될 텐데 말이에요. 저의 색, 저의 색............이라...............
남들이 보는 '시마무라 우즈키'는 어떤 사람인지 조금 알고 있긴 하지만, 저는 그게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비록 특별하게 잘 하는 건 없지만 노력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고, 누구라도 다정하게 대해주고 싶고, 항상 미소로 사람들을 대하고 싶어하는 거려나요..........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닐 것 같아요.
"어라? 이 이야기,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멍하니 있다 보니, 빈 사무실 문이 열려요. 벌써 출근 시간이네요.
"아, 안녕하세요!"
>> +4 : 들어온 사람 세 명 정도. 어려진 우즈키를 본 반응을 한 번 더 써보고 싶습니다.
성우가 일을 쉬게 되어버린 모모카는 일단 무시합시다
"야아, 나츠키 덕분에 엄청 편하게 올 수 있었다냐. 미쿠는 오토바이 싫어하지만, 편하게 오는 건 좋다냐."
분명 지난 무도회 때 아스테리스크랑 같이 유닛을 뛰었던 나츠키 씨였죠?
"으, 응........응? 리이나짱, 되게 귀여운 애가 있다냥. 우리 회사에 저런 애, 있었던가?"
"그, 그러게. 토토키라 학원 대본을 들고 있는 걸로 봐서는..........신인? 그런데 신데프로에 신인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리이나랑 미쿠는 못 알아본 것 같네요. 그런데 나츠키 씨는 고개를 갸웃하며 천천히 내 쪽으로 걸어와요. 아무래도 살짝 주눅이 들어 대본으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뒤로 빼게 되네요.
"야, 다리나. 내 뺨 좀 꼬집어 봐라. 나 지금 믿기 힘든 걸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응? 이렇게 귀여운 애가 있다는 거? 나츠키치 꽤나 록하잖아?"
"리이나의 록은 항상 알기 어렵고, 나츠키치는 항상 리이나보다 록하다냐. 그보다 나츠키치, 뭔데냥?"
"얘 아무리 봐도 그 애 있잖아. 신데프로에 항상 있는, 웃는 얼굴이 귀여운 애. 화도 잘 안 내고, 다정하고, 성실하고."
알아봐준 건가요!? 생각 외에요!
"그 애랑 닮았는데. 아니, 그냥 그 애 본인 같아."
"냐앗!? 그러고 보니 머리 묶은 거나, 잠깐만잠깐만."
미쿠는 놀라더니 가방에서 주섬주섬......고양이귀 머리띠를 꺼내요. 그리고서는 제게 씌워주네요.
"맞다냥!! 우즈키다냥!! 그보다, 뭐, 뭐냥!? 우즈키!?"
"에, 에헤헤......시마무라 우즈키에요......."
나츠키 씨는 기가 막히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리이나는 정말 놀란 듯 뒤로 물러서요. 이제 이 반응도 익숙해질 때가 됐는데, 저를 보고 놀라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질 않네요. 반면 미쿠는 그대로 나를 폭 안더니 머리를 쓰다듬어요. 오늘 이렇게 안기는 거, 몇 번째지.....?
"진짜 귀엽다냥! 고양이귀가 잘 어울리는 애는 정말 많이 봤지만, 지금 우즈키만큼 어울리냐고 묻는다면 미쿠도 자신없다냐! 그, 그렇지! 우즈키, 생각해 보니 꼬리도...."
"그만해, 미쿠. 우즈키인지는 몰라도 애가 겁먹었잖아."
"냥?"
리이나의 말에 미쿠가 나를 끌어안은 팔을 풀었어요. 무, 무서웠다기보다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달까요. 미쿠, 확실히.....응. 응?
"그보다도 어떻게 된 거야? 왜 우즈키가 어린애가 되어 있는데?"
"저도 모르겠어요. 아침에 일어났더니."
"그렇게 된 와중에도 토토키라 학원 대본을 받았다니, 프로듀서도 이쯤되면 무섭다냐."
"아, 아니에요. 그냥.......모모카가 오늘 몸이 안 좋대서, 대신 출연.......하게 됐달까요."
생각해 보니 저도 제가 토토키라 학원에 출연하게 될 거란 생각은 못 했네요. 그게, 안즈나 치에리처럼 작고 귀여우면 모를까 저는 유치원 옷이 어울릴 것 같지 않구요.
"으아, 그렇지만 이거 너무 귀엽다냐. 응, 미쿠도 지지 않을 거다냥!"
그렇게 말하더니 미쿠는 내게 시선을 맞추고 얼굴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여요. 아무래도 고양이귀 머리띠를 단 게 꽤나 어울리나 봐요.
그렇지만, 역시 이건 시마무라 우즈키가 아니죠?
"미쿠, 고양이귀 고마워요. 그렇지만 고양이귀는 미쿠의 개성이고 아이덴티티지, 시마무라 우즈키의 것은 아니에요."
"냐아.......그, 그러, 냥........그래도 귀여운데, 아쉽다냥."
미쿠는 고양이귀를 돌려받고는 머리를 긁적여요. 나츠키 씨랑 리이나는 재밌다는 듯 이쪽을 보고 있네요.
"자, 그럼 미쿠도 일하러 갈까냥."
"응? 그러고 보니 미쿠도 오늘 토토키라 학원 촬영분 있었던가. VTR이랬지? 치에리네랑."
"에? 그런데 오늘 안키랭킹 주제는......"
>> +4
이틀 동안 조용했는데 별 내용 없이 굴러가서 죄송합니다.
"밝은 이미지라......대부분 밝지 않나?"
제 물음에 리이나도 반문해요. 나츠키씨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그렇지만도 않은 게, 봐봐. 너희 프로젝트에 칸자키 란코가 있지. 뭐, 그 애는 딱 잘라 밝지 않은 이미지라고 하긴 좀 그런가. 또 그 애랑 같이 무도회에 나왔던 시라사카 코우메. 사실 그건 이미지만 한정했을 때 이야기고, 실제로는 둘 다 착하고 소녀틱하지만. 그리고 호시 쇼코라거나."
"아아...........알 것 같은데."
"으으..........음침한 건지 개성이 넘치는 건지 알 수가 없다냐."
호시 쇼코라면 여름 라이브 때 같이 파이팅했던 아이죠?
"카에데씨는...........분위기만으로 말하자면 쿨하고 과묵한 쪽이지만, 이쪽은 오히려 까놓고 얼굴을 볼 때의 반전이 매력적이랄까. 우즈키, 너는 카에데씨 직접 만나봤잖아."
지금도 카에데씨의 라이브는 잊혀지지 않아요. 팬들과 같이 계단을 올라가겠다고 했던 그 의연한 모습도요.
"네. 생각외로 밝은 분이셨어요. 사람하고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하면서도 친근한 이미지였구요."
"진짜 그런 사람 없더라. 또.........사기사와 후미카라거나?"
"그런데 대부분 겉으로 드러나기에 어두침침할 뿐이지, 다들 좋은 사람들이다냐."
프로젝트 크로네도, 겉으로는 개성이 옅고 과묵해 보이는 사람들(?) 뿐이지만 실상 보면 재밌게 놀 줄도 알고, 크게 웃기도 하고, 귀여운 면도 있고.......
"뭐, 결국은 시청자들이 결정하는 거니까. 앙케이트 결과는 우즈키도 모르는 거지?"
"네. 대본에도 안즈랑 키라리에게 다 맡긴다고만 적혀 있어요. 안즈랑 키라리는 알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렇게 되니 기대된다냐. 요즘 안키랭킹은 주제도 재미있고, 가끔 유익한 것들도 있다냐. 그러고 보니 토토키라 학원에 올라온 고민거리 중에 재밌는게 있었는데냥...."
>> +3 : 고민거리 중 재밌는 거를 말씀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투고는 346아이돌 중 누군가가 한 걸로.
""정말 친해지고 싶은 분에게 도너츠를 선물하려 할 때마다 전력을 다해 도망쳐버리시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였죠?"
"고민이 록한데."
"오오, 우즈키, 알고 있었다냥!"
"바빠도 토토키라 학원은 챙겨보니까요. 다들 즐겁게 방송하고 있구요."
"그런데 그거, 왠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았다냥."
"방송에서는 도너츠를 싫어하는 이유를 물어보라고 했던가. 도너츠란 것에 대해 트라우마가 생겨 있던 걸 수도 있다면서. 원래 대화를 해야 잘 해결되는 거라고 했었지."
"그러고 보면 P짱 옛날에는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안 됐었다냐."
"확실히.......뭐, 그래도 지금은 무뚝뚝하긴 해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웃기도 하고, 말수도 많아졌어요."
"그야 그런 일들을 무지하게 겪었는데, 성장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냐."
"아하하하하...........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죄송하다고 생각해요."
그랬었죠. 그때 저는...........
"아무튼 도너츠다냐! 도너츠로 생길 수 있는 트라우마란 뭐가 있을까다냐!"
"뭐야, 그거!?"
왜 이야기가 다시 도너츠로 뛰는 거죠?
"맨홀에 빠진 적이 있다거나!"
"도넛하고 맨홀이 무슨 상관인데!? 구멍밖에 없잖아!?"
"도넛으로 맞은 적이 있다거나!"
"먹는 걸로 장난치지 말랬어요!"
"...............도넛을 강요받았다거나?"
"""..............."""
나츠키 씨의 말에 갑자기 조용해져요.
"..............있을 법해."
"하지만 도너츠를 싫어하던가요, 보통?"
"그야, 세상 사람들의 취향은 다양하니까. 고양이지만 생선 싫어하는 누구처럼."
"냐아......별개다냐......"
"그래서 햄버그 만들어줬잖아. 그때 가자미조림도 강요한 건 아니고.........어?"
"그거다냐. 싫어하는데 강요한거다냐."
"그러고 보니 미쿠는 왜 생선을 싫어하나요?"
"으으.......뭐랄까, 그 비주얼이랄까, 죽은 눈이라고 해야 할까........비린내도 있고......리이나의 그때 그 가자미조림은 정말 냄비 열 때까지는 몰랐다냐......."
"우와아......미쿠가 탈력했어."
미쿠가 축 늘어져 소파에 주저앉아요. 평소 보기 힘든 모습인데 말이에요.
"그보다도 어떻게 하다 이쪽으로 넘어간 거지?"
"소녀의 대화란 그런 거 아닐까요?"
"다시 도넛으로 돌아가 보면,"
나츠키 씨의 말에 다시 대화의 소재는 도넛이 되었어요.
"가장 가능성이 큰 건 도넛에 대한 트라우마인데. 그렇다면 그 트라우마를 풀어줘야 하지 않을까?"
"같이 도넛 가게를 가는 거라거나요?"
트라우마를 푸는 거라면 아무래도 익숙해지는 거 아닐까요?
"역효과야, 그거. 미쿠도 바다에 가면 그 냄새 때문에 피곤해진다냐. 민감한 사람들은 정말 귀신같다냐."
"도넛 외에 다른 선물을 준다거나. 상대방이 좋아하는 걸로."
리이나의 제안이 상당히 그럴듯해요.
"나랑 미쿠가 취향이 정반대였잖아. 상대방에게 맞춰주는 거지. 원래 그런 건 먼저 다가가야 한다니까."
"해산 만담하는 둘 치고는 괜찮은 건데, 그거."
"윽...."
그런데 쎄한 느낌이 드는 건 왜죠?
"응? 우즈키, 왜 그러냥?"
"아니요, 그냥........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왠지 그렇게 해선 안 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요. 상대방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선물하면, 이 고민을 투고한 사람이 매우 위험해질 것 같은........"
"기분 탓 아닌가?"
"기분 탓이겠죠?"
하지만 기분 탓이 아닌 것 같아요. 뭐, 그 고민이 나오고서 꽤 시간이 지났으니, 지금이라면 원만히 해결됐겠죠?
"시마무라 씨, 시간입니다. 아직 조금 이르지만, 지금 가셔야 스튜디오나 촬영 분위기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겁니다. 아카기 씨랑 죠가사키 씨, 모로보시 씨는 조금 뒤에 올.....? 키무라 씨, 오랜만이군요."
"여, 오랜만. 그럼 나도 라이브 시간이고 슬슬 가 볼까."
그렇게 그 이야기는 마무리짓고, 저는 프로듀서와 함께 토토키라 학원 스튜디오로 가요.
여담 :
"자, 토키코 씨, 선물이에요!"
"도넛은 그만!!!! 저리 치우라고!!!!"
>> +2 : 촬영 전 스튜디오에서 일어나는 작은 해프닝거리
>> +3까지 : 투고되는 고민. 이 중 낮은 콤마 두 개 선택
변함없는 노리코와 토키코 씨였습니다. 살짝 만담이랄까 토크쇼 같은 분위기가 된 건 안비밀.
사실 두 사람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이런 식으로 써버렸네요.
그리고 cp의 모든 인원들이 그걸 듣는다. 우즈키 빼고
해프닝거리는 채택.
잠시 중단하고 시험 끝난후 돌아오겠습니다 - 샤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