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토해듯이 내뱉는 나의 격려에서는 그닥 진심이 담겨저 있진않았다.
나는 그녀석을 신경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와 그녀석은 남남이나 다를바가 없는 사이였고.
실제로도 그러하였다.
그렇기에 내가 격려를 해준것도 그저 참새눈물만큼이나마 걱정해준 녀석한테 고마움을 느끼기에 해준것이리라.
그래서 쓸데없이 한번더 말을 내뱉고 이어서 작별인사를 하였다.
"그럼 내 이제 가볼끼니까 열심히 해라?잉?"
그런다음 시동을 걸어 길을 빠져나가려 했으나
세상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는 건지.
한 사람의 호의에 대한 보답이란 건지.
갑작스레 자동차의 제동장치건 시동이건 전부다 먹히지 않았다.
물론 당황스러워 보이는 나의 모습을 눈치챘는지 옆에 있던 여자아이도 당황스레 말을 꺼냈다.
"저기, 혹시 자동차가 망가진 건가요?".
"기래, 그른거 같다."
나는 갑작스런 상황에 짜증을 내며 당연스러운 것을 묻는다는 듯이 대답했고,
곧이어 차 바깥으로 나와 차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 차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나의 자동차의 바퀴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었다.
나는 그제야 오늘따라 운이 오질나게도 안좋은 날이라며
욕지거리를 살며시 내뱉고 옆에서 안절부절하게 지켜보던 여자아이를 보고,
또한번 욕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기, 구루마가 맛탱이가 나가버린 기 같은디,
그...,바퀴 좀, 빌려줄수 있나?"
이윽고 그 아이가 말한 대답은 황당하만치 대담하였다.
"그, 아마 제가 다니는 사무실에 가보면 있을 법도 할텐데......가보실레요?"
내가 선택할수 있는 것은 하나 뿐이였다.
그렇게 대책없이 그 사무소란 곳으로 나는 발길을 떼기 시작했다.
물론 차 문은 제대로 잠근 뒤.
아니 잠깐만.
애초에 터진 바퀴를 갈던지 지렁이 고무로 땜빵을 하던지 그 쪽 일을 마쳐도 첩첩산중이다.
아무리 상황이 좋다고 해도. 점프선을 가지고 시동을 다시 거는 정도.
최악의 경우. 엔진을 비롯해 이것저것이 아예 타 버렸다던가. 연료도관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사실상 속을 다 들어내는 상황이라는 것.
"야. 근데 말이야. 을매나 걷는 기고?"
"아! 거의 다 왔어요! 곧 사무소에 도착해요!"
"오늘 내는 아주 팔자가 지랄병도 이런 지랄병이 읎구만. 방출을 당해삐질 않나. 차가 프지삐리질 않나. 깝깝~하다."
기운도 없겠다. 상황도 어처구니가 없겠다. 도대체 어째서 이런 상황이 닥친 건지 모르겠다.
하여간 갑갑하다 못해 피가 거꾸로 솟는 이 불행과 불운의 연속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해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 나. 즈기말이데이. 좀 듣기에 꼬롬하고 으츠구니가 쫌 읎슬 수도 있는데 말이데이. 쪼매 길지마는 그게... 즈... 내 자동차 바퀴가 빵꾸가 나삐릿데이."
"흐에 그런데 여길 왜 왔어?"
"츰부트 제대로 얘기를 하자므는... 오늘 아침에 방출당해삐고. 열 받아서 이 근츠로 차를 몰고 왔꼬. 담배나 뻑뻑 피워싿타가 핸들에 으프지가꼬 있는데 야가 내를 연탄까쓰 마시고 자살하는 사람으로 봤나배. 그래서 아이라꼬 한마디 해주고 자리 뜰라캤드만 내 자동차 바퀴가 빵꾸가 나삣어. 근께네 야가 갑자기 여그 바퀴 남는 거이 있다카는기라."
"으...응! 이 분 말씀이 맞아. 좀 내가 어이없는 소리를 하긴 했지만."
"그러니까. 하루카. 남 챙겨주다가 덜렁거려 버리면 이래저래 난감해진다고 그랬잖아. 정말."
안경을 쓴 젊어보이는 여성은 굉장히 말 한마디 한마디와 행동거지가 모두 똑부러진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아. 즈그 뭐꼬. 실례지만예 승함이..."
"아! 아키즈키 리츠코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밸로 뭐 잘 부탁할끄는 읎지만스도...하시모토 케이집니더. ○○구단에서 투수로 뛰고 있습... 뛰었심더."
"네. 그런데 어쩌죠...... 타이어는 여기에 없는데."
"도대체 무신 생각이었는지는 모리것지만스도 온 즈도 영 쑥맥이 다 대삐맀나 봅니더. 아하하하하..."
"그래도. 저희 사무소 아이돌 때문에 헛걸음 하셨는데 견인차 정도는 불러드릴게요."
"아. 예. 감사합니더."
일단 견인차를 부르게 된 것으로 문제는 해결."
-"여보세요? 네. 네. 저기요! 차가 어디에 있으시죠?"
"즈기 즈짝에. 걸어서 10분 그린데. 기억으로는 주변에 ★★라고 불리던 큰 한식당이 있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아! 네. 네. 감사합니다. 네에~"
어째서인지 아이돌 사무소에서 견인차를 부르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부닥쳐버린 나였다.
"하여간에 수고들 하고. 알긋제!"
"옛서~"
"아이아이서~"
"이것 봐. 제대로 인사 해야지!"
"네에~"
"아하하하. 아들인데예 마... 개안심더."
그렇게 어쩌다보니 765프로덕션이라는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무사히 차를 뺄 수 있었다.
집에 와서 드러누워 생각해본다.
"맘에 드네. 즈긋들. 승실하이... 사람도 참 착하고..."
그리고 이대로 그들과의 인연이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또 만나보고 싶다'던가 하는 생각도 머리에 꽤나 들어차 있었고 말이지.
"이기야 원. 내사 마 인제 신세 다 조지고 어려브서 우째 살긋나? 증말이지. 158을 빵빵 떤지 싸믄 므하냐꼬! 제구가 안 되서 쫓기났는데... 하아...... 몸은 만들어 놓자. 구속도 유지하고. 언젠가 또 기회는 온다. 내 같은 강속구 투수 터트리 볼끼라꼬 줏으러 올 팀은 아직 많다......"
그저 생각없이 술을 들이키고 또 들이키다 집에 왔다.
그리고 자고 일어날 뿐.
"하아...... 차 수리는 우짤꼬. 아. 인자 돌아댕길 곳도 읎나...... 일단 고치는 두야 안 하긋나......"
견인차를 불러 수리를 보낸 지가 오늘로 이틀째.
전화가 왔다.
어찌된 일인지 고장이 상당히 심해. 엔진과 변속기를 통채로 들어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
타이어. 기껏해야 배터리 정도만 나갔을 줄 알았건만.
"하아. 증말이지 내 참. 올해 지급받은 잔여연봉이고 자시고. 여기 다 깼네. 하아......"
"나가서 운동이나 하자. 운동 안해가 내사 마 구속 다 조지놓으면 영영 복귀도 몬 한다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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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과 가죽이 부딫히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려퍼진다.
"에라이! 내라카는 놈은 진짜! 또 불이나 싸질르삐리고 말
이야!"
"그러니까 좀 힘을 빼고라도 정확하게 던져. 너 정도 공이면 엄청나게 빠른 거야."
"이상하게 그게 안 돼. 쪼깨만 핀치에 몰려도 매번 이렇데이."
"다시 잘 해보자구. 응?"
"알았어. 알았다니까? 내일은 쪼깬 힘 좀 빼고 던져봐야지 않큿나."
아까 소음을 일으킨 것. 글러브를 집어던진 것. 모두 나다.
4점 차. 비교적 넉넉한 리드였지만 도대체 어째서인지 또 힘이 들어간 투구를 하다 볼질을 했고. 결국 불을 질러서 경기를 망쳐버렸다.
데뷔할 적만 하더라도 차세대 불펜 에이스로 주목도 많이 받았고. 위기상황도 수없이 해결해냈다. 그런데 도대체 어째서인지 지금 나는 먹튀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나. 하시모토 케이지.
시즌이 끝나가는 올해. 한창 전성기를 맞이해 펄펄 날아다녀야 할 28세. 하지만 올 시즌 나의 기록은 처참하다. 평범한 추격조 수준조차 되지 못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올 시즌 내 성적은 31경기 34.2이닝 방어율 8.30.
배팅볼 투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젠장. 시즌도 다 끝나가는데. 이제 스무 경기 정도밖에 남지 않았는데 말이지.
후우...... 젠장. 몸이나 풀자고.
-다음 날.
"감독님. 뭔 일이기에 부르셨심꺼?"
감독님이 아침 일찍 전화를 해서 짐 싸라는 소리를 하셨다.
"미안하네. 나도 예상 못했어. 자네는......웨이버 공시가 된 상태일세. 완전히 방출당했단 말이야."
"방출이라꼬예?"
"퇴직금...이랄까. 그런 거랑 잔여연봉은 모두 준다고 하니. 그쪽은 걱정 말게."
"아. 네......"
"자네의 신인 시절이 떠오르는군...... 그 악몽 같은 단 한번의 역전패 이전까지는 자네는 정말 대마신이라 불리던 사사키를 넘볼 만한 마무리 투수 유망주였건만......"
"그랬'었'죠. 지금은 그냥 먹튀 방화범빼끼 안 되는 놈이지만예.. 아니. 이젠 선수도 뭐도 아니지만예."
"수고...하게. 코치 자리라도 하나 알아봐 주도록 하지... 수고했네."
그렇게 나는 방출당했다.
유망주에서 방화범으로.
그리고 비참한 방출.
한적하고 작은 교외 쪽으로 차를 몰았다.
최대한 사람이 없을 만한.
지금쯤 모두 출근해버리고 없을 만한 곳으로.
젠장맞을. 지금쯤이면 훈련장에서 신나게 훈련하고 있어야 할 시점인데.
결국 한적한 어느 작은 마을 구석. 사람이 도저히 올 것 같지 않은 길목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허망해서.
너무나 허망해서.
창문을 여는 것도 잊어버리고 담배를 연거푸 피웠다.
그것도 잠시. 어느새 연기가 차 안에 자욱해졌고.
연기처럼 날아가버린 내 야구 선수라는 꿈이 서러워져서 울었다.
그야말로 미친 듯이 울고. 울고. 또 울었다.
"끄으...끄으으... 씨바...이기 뭐꼬...이기... 내나 으릴때부터 고마 야구 하나만 보고 왔는데 이기 뭐꼬 세상에...끄으으... 이기 므냔 말이다..."
그렇게 한 시간쯤을 내 차의 핸들에 고개를 묻고 울었을 때쯤.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똑똑
-똑똑똑
-똑똑
무슨 소리야? 방해하지 말고 꺼지시라고!
쥐 죽은 듯이 울고 있었던 내가 핸들에 엎어지면서 클랙션을 누르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갑자기 바깥쪽에서의 자극은. 이내 내가 당장 움직여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해 줬다.
-쾅쾅쾅!
-"거기 살아 있어요? 연탄 같은 걸로 자살한 거 아니야? 어떡해! 어떡해! 빨리 구급차를 불러야!"
뭐야?
방출당한 것도 서러운데. 죽은 사람 취급까지 받아야 해?
안 되겠구만. 진짜.
"뭔교! 내 아직 안 죽었응께! 죽을 생각 하는 것도 아닝께네! 고마 하이소 내나!"
그렇게 창문을 내리고 차창을 두드리던 사람에게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러자.
"하아~다행이다... 아저씨. 죽은 줄 알았다구요. 얼마나 놀랐는데..."
머리 양쪽에 양갈래리본을 하나씩 묶은 여학생이 있었다.
"니 머 하는 아고? 아직 학교도 안 가고 있나?"
"그래. 건 좋은데 말야. 도대체 무신 일이길래 핵교까지 빼묵냐 말이야..."
"여...연예 사무소 일...인데요..."
"하아? 니도 내나 고마 연예인 할끼라꼬 이래저래 쫓가댕기는 고런 아가?"
"에에에? 이미 아이돌인걸요?"
"므라? 내는 니 테레비에스 한 번도 몬 봤는디?"
"저는 아저씨.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어요. 야구선수시죠?"
"그랬지."
"네?"
"오늘 아침에 방출당했다. 인터넷 스포츠뉴스 함 드가서 봐래이."
그 녀석은 바로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진짜로 봤나 보다.
"아...아저씨 어떡해요..."
"우짜긴 뭘 우째. 이제 내나 실업잔께네 유소년 야구클럽 같은 데나 함 알아봐야 안 하긋나. 첨부터 몬한 긋도 아이고 잘 하다가 꼴아박아서 쫓겨난 겅께네."
"그러고 보니 니 이름도 아직 안물어봤네. 니 이름이 머꼬?"
"아...아마미 하루카에요!"
"아마미 하루카? 이름 개안네. 잘 해봐래이. 하...진짜 내가 우째 요까지 왔을꼬......"
다만 약간의 정리가 필요하게 되거나. 초반 진행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약간씩은 저도 쓸 수 있습니다!
나는 그녀석을 신경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와 그녀석은 남남이나 다를바가 없는 사이였고.
실제로도 그러하였다.
그렇기에 내가 격려를 해준것도 그저 참새눈물만큼이나마 걱정해준 녀석한테 고마움을 느끼기에 해준것이리라.
그래서 쓸데없이 한번더 말을 내뱉고 이어서 작별인사를 하였다.
"그럼 내 이제 가볼끼니까 열심히 해라?잉?"
그런다음 시동을 걸어 길을 빠져나가려 했으나
세상이 그리 만만치가 않다는 건지.
한 사람의 호의에 대한 보답이란 건지.
갑작스레 자동차의 제동장치건 시동이건 전부다 먹히지 않았다.
물론 당황스러워 보이는 나의 모습을 눈치챘는지 옆에 있던 여자아이도 당황스레 말을 꺼냈다.
"저기, 혹시 자동차가 망가진 건가요?".
"기래, 그른거 같다."
나는 갑작스런 상황에 짜증을 내며 당연스러운 것을 묻는다는 듯이 대답했고,
곧이어 차 바깥으로 나와 차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 차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나의 자동차의 바퀴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었다.
나는 그제야 오늘따라 운이 오질나게도 안좋은 날이라며
욕지거리를 살며시 내뱉고 옆에서 안절부절하게 지켜보던 여자아이를 보고,
또한번 욕을 내뱉으며 말했다.
"그기, 구루마가 맛탱이가 나가버린 기 같은디,
그...,바퀴 좀, 빌려줄수 있나?"
이윽고 그 아이가 말한 대답은 황당하만치 대담하였다.
"그, 아마 제가 다니는 사무실에 가보면 있을 법도 할텐데......가보실레요?"
내가 선택할수 있는 것은 하나 뿐이였다.
그렇게 대책없이 그 사무소란 곳으로 나는 발길을 떼기 시작했다.
물론 차 문은 제대로 잠근 뒤.
아니 잠깐만.
애초에 터진 바퀴를 갈던지 지렁이 고무로 땜빵을 하던지 그 쪽 일을 마쳐도 첩첩산중이다.
아무리 상황이 좋다고 해도. 점프선을 가지고 시동을 다시 거는 정도.
최악의 경우. 엔진을 비롯해 이것저것이 아예 타 버렸다던가. 연료도관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사실상 속을 다 들어내는 상황이라는 것.
"야. 근데 말이야. 을매나 걷는 기고?"
"아! 거의 다 왔어요! 곧 사무소에 도착해요!"
"오늘 내는 아주 팔자가 지랄병도 이런 지랄병이 읎구만. 방출을 당해삐질 않나. 차가 프지삐리질 않나. 깝깝~하다."
그런 푸념 섞인 혼잣말과 함께. 나는 그 '사무소'라는 녀석과 첫 대면을 하게 되었다.
"...이기 느이 사무소가"
"아하하... 네"
"...다 쓰러질라카는 건물에 뭔 아이돌 사무소가 있다 카는기고..."
"그,그래도 안은 깨끗하다구요!"
"...하아..."
여기까지 걸어온 것도 후회막심해지려 하지만 어쩔 수 있나, 이대로 돌아가봤자 퍼져버리고 담배연기만 자욱한 자동차만이 반길 뿐이다.
"그라고 보면, 여그 엘레베타도 있는데 왜 안타노"
"아, 그거 고장 났어요"
"..."
갈수록 첩첩산중같은 와중에 결국 3층까지 무거운 발을 끌고 올라가 건물만큼이나 허름한 철문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다.
"...765?"
"네, 저희 프로덕션 이름이에요"
"이거, 우째 읽는기고"
"음, 사장님 말씀으로는 나무코,라고 읽는다는 모양인데요"
"..."
그리고는 바로 문을 열고 들어가버린다.
철컹
"다녀왔습니다~!"
"어머, 하루카 짱, 다녀왔니?"
안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소녀를 반긴다.
...생각해보면, 아이돌 사무소라는거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가도 되는건가?
게다가 아이돌 사무소에 웬 자동차 바퀴? 그런걸 이 소녀에게 물어본 나도 이상하지만 그걸 당연하다는 듯이 사무소에 가면 있을 거라고 말하는 소녀도 뭔가 이상하게 여겨질려는 순간
"...그쪽 분은?"
"어라~ 마미! 정말이네!"
"지금 느네 누구보고 아재라 카는 기고..."
기운도 없겠다. 상황도 어처구니가 없겠다. 도대체 어째서 이런 상황이 닥친 건지 모르겠다.
하여간 갑갑하다 못해 피가 거꾸로 솟는 이 불행과 불운의 연속은 도대체 무슨 짓을 해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 나. 즈기말이데이. 좀 듣기에 꼬롬하고 으츠구니가 쫌 읎슬 수도 있는데 말이데이. 쪼매 길지마는 그게... 즈... 내 자동차 바퀴가 빵꾸가 나삐릿데이."
"흐에 그런데 여길 왜 왔어?"
"츰부트 제대로 얘기를 하자므는... 오늘 아침에 방출당해삐고. 열 받아서 이 근츠로 차를 몰고 왔꼬. 담배나 뻑뻑 피워싿타가 핸들에 으프지가꼬 있는데 야가 내를 연탄까쓰 마시고 자살하는 사람으로 봤나배. 그래서 아이라꼬 한마디 해주고 자리 뜰라캤드만 내 자동차 바퀴가 빵꾸가 나삣어. 근께네 야가 갑자기 여그 바퀴 남는 거이 있다카는기라."
"으...응! 이 분 말씀이 맞아. 좀 내가 어이없는 소리를 하긴 했지만."
"그러니까. 하루카. 남 챙겨주다가 덜렁거려 버리면 이래저래 난감해진다고 그랬잖아. 정말."
안경을 쓴 젊어보이는 여성은 굉장히 말 한마디 한마디와 행동거지가 모두 똑부러진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아. 즈그 뭐꼬. 실례지만예 승함이..."
"아! 아키즈키 리츠코입니다! 잘 부탁합니다!"
"밸로 뭐 잘 부탁할끄는 읎지만스도...하시모토 케이집니더. ○○구단에서 투수로 뛰고 있습... 뛰었심더."
"네. 그런데 어쩌죠...... 타이어는 여기에 없는데."
"도대체 무신 생각이었는지는 모리것지만스도 온 즈도 영 쑥맥이 다 대삐맀나 봅니더. 아하하하하..."
"그래도. 저희 사무소 아이돌 때문에 헛걸음 하셨는데 견인차 정도는 불러드릴게요."
"아. 예. 감사합니더."
일단 견인차를 부르게 된 것으로 문제는 해결."
-"여보세요? 네. 네. 저기요! 차가 어디에 있으시죠?"
"즈기 즈짝에. 걸어서 10분 그린데. 기억으로는 주변에 ★★라고 불리던 큰 한식당이 있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아! 네. 네. 감사합니다. 네에~"
어째서인지 아이돌 사무소에서 견인차를 부르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부닥쳐버린 나였다.
"하여간에 수고들 하고. 알긋제!"
"옛서~"
"아이아이서~"
"이것 봐. 제대로 인사 해야지!"
"네에~"
"아하하하. 아들인데예 마... 개안심더."
그렇게 어쩌다보니 765프로덕션이라는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고. 무사히 차를 뺄 수 있었다.
집에 와서 드러누워 생각해본다.
"맘에 드네. 즈긋들. 승실하이... 사람도 참 착하고..."
그리고 이대로 그들과의 인연이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또 만나보고 싶다'던가 하는 생각도 머리에 꽤나 들어차 있었고 말이지.
"아. 몰라! 쏘주나 한 잔 해야 쓰것다카이! 나갔다 오야긋네."
그저 생각없이 술을 들이키고 또 들이키다 집에 왔다.
그리고 자고 일어날 뿐.
"하아...... 차 수리는 우짤꼬. 아. 인자 돌아댕길 곳도 읎나...... 일단 고치는 두야 안 하긋나......"
견인차를 불러 수리를 보낸 지가 오늘로 이틀째.
전화가 왔다.
어찌된 일인지 고장이 상당히 심해. 엔진과 변속기를 통채로 들어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
타이어. 기껏해야 배터리 정도만 나갔을 줄 알았건만.
"하아. 증말이지 내 참. 올해 지급받은 잔여연봉이고 자시고. 여기 다 깼네. 하아......"
"나가서 운동이나 하자. 운동 안해가 내사 마 구속 다 조지놓으면 영영 복귀도 몬 한다카이."
그리고 근처 학교 운동장에 혼자서 피칭할 수 있는 연습장비를 챙겨서 나갔다.
(계속 이어가면서 써 주실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