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코 "...안나쨩이, 밝고 활기차다, 라... 게임이나 아이돌 일이 아닌데도, 말이지?"
히지리 "아이돌 일...말이죠...? 언니는, 아이돌을 할 때 어떤가요...?"
뭐, 귀엽지...
유리코 "에... 귀여웠지?"
히지리 "...네?"
...앗. 생각이 그대로 나와버렸어?!
유리코 "...미안, 농담이었어. 너무 걱정하는 것 같아서, 살짝 분위기를 좀 풀어볼까, 해서. 에, 음. 그러니까... 일을 할 때는...영업이나 무대 위에서는 항상 밝고 활기 차. 미소를 잃지 않고, 팬들에 대한 서비스도 확실하고. 이건 시어터의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니까? 하지만, 그 외에 사적인 부분에서는... 지금 같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안나쨩 스스로가 '스위치'가 있다고, 그렇게 말했어."
팟, 하고 안나의 의자에 달라붙어 화면을 바라보는 유리코. 게임은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모양이었다.
안나 "뭐하길래...늦은거야...?"
유리코 "아하하, 그게, 히지리쨩 말이지. 만화책 하나도 몰라서, 하나하나 설명해주다보니 시간이 좀-"
안나 "...역마차씨...?"
유리코 "그, 그정도는 아니니까?! 간략히 어떤 내용인지만 설명해준건데?!"
안나 "그게 그거 아닐까...?"
...안나쨩, 귀축이네. 유리코씨, 귀축...은 좀, 심하지 않아...? 귀축 맞지. 혼자서 동맹 없이 돌연변이를 적 기지 다 밀고 나오자마자 잡는게 귀축 아니야!? 아몬군이 불쌍하지도 않아?! 아바투르는, 가능한걸...? 그리고...최종보스...를, 귀엽게 부르는것도...이상한데...
유리코 "그런데, 왜 보너스 목표는 하나 실패한거야?"
왕복선을 단 한대도 안놓쳤고, 상황을 보면 진즉에 다 정리해놓은 모양인데 어째서 보너스 목표가 하나 비어있나를 물어보니...
안나 "...버그겜, 망해버렸으면..."
유리코 "...아아. 이해했어..."
유리코는, 조용히 안나의 어깨를 두드렸다.
안나 "마지막은, 안나랑 1:1...하지 않을래...요?"
유리코 "그, 그건 좀?! 돌연변이를 혼자서 깨는 안나쨩을 내가 이길리가 없잖아?!"
안나 "안나, 50% 패널티...걸테니까."
유리코 "...아니, 그렇게 패널티를 걸겠다는 것 자체가, 안나쨩이 엄청 잘한다는 이야기니까..."
몸집이 작은 점을 이용해, 순식간에 틈새를 파고들어 6팩이나 가로채낸 안나...! 타임세일은, 당연하겠지만 그 현장에 참여한 사람에 한하여 판매 개수를 제한하고 있지만...안걸리면 그만 아니겠는가.
물론, 다행히도 안나와 히지리는 점원의 시선을 피해 정육코너를 빠져나오는데에 성공. 설마하니 중학생 정도의 소녀가 그렇게 매서운 속도로 달려들어 6팩이나 낚아채갈거라 상상도 하지 못하고, 주요 타겟층인 아주머니들만 커버하려던게 패착이라면 패착. 빠르게 치고 빠져 시야에서 벗어난게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짧지 않은 자취생활에서 나오는...
안나 "...그나저나, 막상 가져오니, 큰일이네..."
히지리 "이거...다, 못먹잖아...?"
안나 "...그렇게까지 싼것도 아니야..."
...일단 닥치는데로, 어떻게든 우겨볼수 있는 6팩까지 집어오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안나가 이걸 고스란히 사가고, 또 히지리와 함께 전부 먹어치우기엔 조금 양이 많았으니까.
그렇다고 기껏 챙겨온걸 고스란히 다시 가져다 바치는건, 경쟁에서 승리한 게이머의 혼이 용납하지 않으니...
어떻게 한다...? 적당히 넘겨줄 사람이 있을...
안나 "...아."
...도쿄에서, 안나와 마찬가지로 자취하고 있는. 그리고 지금 당장 그렇게 바쁘지 않을, 전화하면 바로 나와줄... 그 사람.
...그러고보니, 야키니쿠... 불판에, 굽는거 아니에...요? 불판이 없으니 프라이팬에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럼, 식탁에서 굽는거...죠? 식탁에 가스레인지가 있을리가 없지않나요, 여기서 구워가야죠. ...그거, 야키니쿠라...할 수, 있는걸까...? 그, 그러고보니...그럼, 차라리 사온 야채들과 함께 볶아서 고기 볶음을 하면-
...어쩐지 분주한 주방쪽이 신경쓰여 가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되는 히지리였지만-
'띠링'
히지리 "아...?"
알림음과 함께 진동이 울리는 휴대폰. 누구일까 싶어 꺼내보니-
[히지리쨩,
저녁은 먹었어? 안나쨩이랑 잘 돌아갔고?
휴대폰 케이스는 이상한 데는 없지? 혹시라도 있으면 메일로 알려줘. 내가 영수증을 갖고 있으니까, 교환하려면 같이 가야 하잖아?
앗, 첫번째로 보내는 메일인데 꼭 엄마처럼 잔소리하는 내용인것 같네...(^^)
난 부모님이랑 저녁 먹고 들어가는 길이야. 생각외로 빨리먹었달까... 미리 준비를 다 해두셔서 내가 늦게 간게 아닐까 싶었지 뭐야...
그나저나 크리스마스가 생일이라니, 엄청 로맨틱하다고 해야할까.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면서 태어났다고 할수도 있잖아? 아참. 생각해보면 매번 크리스마스랑 생일 선물을 동시에 받을테니 아쉬우려나? 따로 달라고 말하기도 그럴테고, 그렇다고 선물이 두배로 들어오는것도 아닐테고...
에, 너무 길어졌나 (O_O)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해!
언제든 히지리쨩이 편할때 답장 줘! (* ´ ∀ ` )
Yuriko.N]
...유리코가 보낸 메일 한 통.
빠르지 않나, 싶었지만 마트에 들렸다가 츠무기를 기다렸다 츠무기의 방으로 오고... 의외로 시간을 꽤 잡아먹었으니까.
일단, 답장을 해둘까.
[유리코씨께.
지금, 언니의 다른 동료 분인 츠무기씨의 집에 와있습니다.
어쩌다보니 츠무기씨의 집에서 저녁을 함께 먹게 되었습니다. 츠무기씨는 조금 무서운...느낌이 들지만, 좋은 분인것 같습니다.
휴대폰 케이스는 너무 마음에 들고, 이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로맨틱...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와 생일을 구분해본 적이 없어서, 선물이 적은가 많은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모치즈키 히지리.]
안나 "...츠무기씨. 정말, 괜찮은거...에요...?"
츠무기 "지, 지금 제 요리실력을 의심하는 겁니까?! 아, 앗 뜨거!"
안나 "...아니, 가라아게가 아닌걸... 기름, 너무 많지 않아...? 지금이라도 덜어야-"
일단 식기 전에 저녁을 먹는 걸 선택한 츠무기는, 청소에 대해서는 잠시 잊어두기로 했다. ...가라아게를 자주 해먹어서 기름 범벅이 된걸 바로 정리 안하면 나중에 엄청나게 피곤해지는 건 알고 있지만, 역시 바로 치우기 귀찮은 건 만인의 공통사항.
냉장고에 있던 숙주와 단무지, 그리고 갓 볶은 고기야채볶음. 그리고 두부와 감자가 들어간 된장국과 따끈한 밥.
...자취를 하는 입장에서, 각자 그릇에 덜어주지 않는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해줄 수 있었겠지만, 설거지거리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세심하게 개개인별로 반찬을 덜어놓은 츠무기.
히지리 "잘 먹겠습니다...!"
안나 "잘 먹겠습니다..."
츠무기 "잘 먹겠습니다."
...이럴때는, 맛있게 먹어주는게, 만들어준 사람에 대한 예의겠지.
고기볶음은 엄청나게 호평이었다. 물론, 츠무기가 능숙하지 못해 주방이 난장판이 된건 어쩔 수 없었지만, 기름을 많이 써서 바삭하게 된 갈비덧살의 식감이 야채와 어우러져 볶을때 같이 부은 간장과 설탕의 달짝지근한 맛과 함께 살아나서 짭쪼름한 단무지와 궁합이 맞아떨어졌다고 해야할까. 과하다 싶으면 심심한 맛의 숙주볶음과 같이 먹으면 되었고.
1. 이 창댓이 정말 어떻게 시작되었고, 무슨 생각으로 진행되었으며, 어떤 결말로 정리될 예정이었는지 모든걸 최대한 상세하게 밝혀서 창작이야기판이던, 아니면 이 창댓의 마지막 댓글로던 올리고 질답을 받은 뒤 마무리한다. 물론, 다음 창댓은 그 후에 정상적(...네가?)...으로 연재될 예정입니다.
2. 1.과 대체로 동일하지만, 모두 상세하게 밝히지는 말고 적당히 리메이크한 후 단(혹은 중)편으로 완성해서 창작판에 업로드한다. 이 경우엔 다음 창댓은 이 단편? 중편?이 업로드 된 후 바로 진행될 예정이고요.
3. 얌마, 패 다 까보이지말고 그냥 창댓으로 다시 리메이크해! 만약 이 경우, 원래 진행되었던 지점까지는 제가 최대한 빠르게 원래의 앵커를 반영해서(물론, 어려울것 같은 내용들은 일부 제외되고 수정될 수는 있습니다... 제 게임 편력을 생각하면 일단 pc방은 보내면 안될것같...) 먼저 진행해놓고 그 다음부터 앵커를 받는 형식이 될것 같습니다.
...어느 쪽이 좋을까요?
번호로만 적어주셔도 좋고... 덤으로 의견을 더 적어주시거나 질타를 날려주셔도 좋습니다.
기간은...제가 적당히 의견이 모였다고 느꼈을 때까지...? 그래봐야 그리 길진 않겠습니다만...
일단, 먼저 '그냥 랜덤 다이스와 콤마를 조건으로 던져두면 얼마나 많은 분이 호응해주실까...?' 가 궁금해져서. 일단 전부 시크릿으로 해놓고 조건 던져놓고 알바하러 돌아갔었습니다.
...사실 지금에서야 밝히는 거지만, 안나의 데뷔 여부는 처음부터 생각해뒀던 거지만, 히지리는 계약으로 할지 데뷔로 할지를 조건 던져둔 뒤로도 계속 고민했었습니다.
그렇다고 상황 봐가며 바꿀 생각은 없었습니다. 애초에, 그날 더럽게 바빠서 알바하는 곳 마감하는데에 정신이 팔려서 모니터링 할 여유따위도 없었고...
대충 퇴근시간(10시입니다)이 되가면서, 생각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래. 역시, 히지리는 아직 보이스 배정이 안되기도 했고... 동생인데, 언니보다 앞서있거나 하는 결과가 생기면...
...저는 이 둘로는 그저 치유계 일상물(...???????????)...정도만 생각했기에, 안나가 히지리에게 열등감, 질투를 느끼는 전개따위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기껏해야 둘이 비슷한 상황(둘다 연습생)이면 모를까, 안나는 데뷔 못하고 히지리는 이미 데뷔해있는 상황 같은건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히지리는 계약 여부. 계약이 끝났어도 연습생! 으로 낙찰.
그렇게 정하고 휴대폰을 켜서 창댓을 들어가니...
않이; 앵커가 뭐이리 많이 달렸어?!
히이이익... 더 많이 달리기전에 짜르자!
라고 마감합니다, 를 서둘러서 달았습니다.
여담이지만, 만약 히지리가 50 이상이었으면 기숙사에 있던 히지리가 안나에게 연락도 없이찾아온 것이 되었겠죠.
...그런데 판타지의 용사vs마왕 마냥 악역을 만들어서 해결될 것도 아니고, 애초에 일상물에 그런 악역이...아니, 그 누구도 악역으로 만들기 싫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 자매 설정을 짤때부터 생각해둔게 있긴 했습니다.
'안나와 히지리가 매우 이상적인 자매로 보이지만, 사실 알게 모르게 문제가 쌓여있다.'
...형제자매가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관계는 보통 창작물에서 나오는 것마냥 그렇게 아름다운 관계가 아닙니다. 물론 '저새키를 조져야 내가 산다!'같은, 사극의 왕가 같은 그런 관계는 당연히 아니지만... 서로 생활에서 겹치는게 많다보니 굉장히 사소한 것에서도 다투고 싸우고 토라지고 화해하고...이런게 쌓이고 쌓여 만들어지는 관계거든요. 육아에서 서로에게 필요한게 대체로 비슷하다보니... 특히 성별이 같으면 더 심하죠. 남녀로 다른 남매는 대충 성별에 맞게 새로 구해주고 하다보니 그냥 소닭보듯이 무시하는 관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만...(제가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고 물려주고 물려받고 하면 서로 내 물건을 ...아, 또 말이 길어지네...
...즉, 이렇게 이상적인 관계만 보이는게 이상하다... 라며 조금씩 삐걱거리는 걸 은연중에 묘사해서 이 둘에게 뭔가 이상이 있다...라는 걸 보이며 차근차근 갈등을 표면으로 드러내려 했습니다.
...네... 둘의 갈등은, 어머니와도 그렇게 썩 모범적인 관계를 보이지 않는 모습에서 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보이려 했습니다. 나가노의 본가... 할아버지 댁으로 가고싶지 않아하는 안나.
히지리를 끔찍이 챙기는 안나.
...저는, 안나와 히지리가 어릴때 사고가 있었다고 설정하려 했습니다.
일단, 처음 이야기판에 올린 글 대로 가나가와와 나가노에서 따로 자란 자매. 아파서 시골의 친가에서 자랄수 밖에 없었던 히지리.
히지리...때문이 아니더라도 보통은 맞벌이겠습니다만, 어찌되었든 맞벌이 부모 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꽤 많은 상태로 자란 안나와 할아버지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는 히지리. 바쁜 부모님과 히지리의 건강 문제로 부모님과 안나가 히지리를 만나는건 일년에 약 두번가량. 일본의 명절, 친가로 보통 찾아가는 오봉과 새해 첫날.
이렇듯 서로 떨어져있기에 더 각별하게 아끼기만 하는게 가능하다...라고 생각했기에.
어쨌든 이런 이유로, 안나는 히지리를 잘 챙겼고, 히지리는 안나를 잘 따랐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아무래도 건강 문제로 집안에만 있었을 히지리를 안나가 이끌고 다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안나의 하이텐션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포지션이구요. 안나가 원래 하이텐션인 아이였다고 하던, 아니면 히지리를 위해서 하이텐션이 되어주었던 간에.
...자,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사고는 뭐가 있을까요?
뭐 어렵지 않죠. 연말~연시의 추운 날씨. 산악지대인 나가노현. 언제나 집에 있을 히지리를 데리고 다닐 안나.
...아이들이 산을 돌아다니다 실족 한번만 해도 대형사고가 될 수 있죠. 특히, 겨울 산이라면.
안나의 뒤를 따라다니던 히지리. 산을 쏘다니다가 발을 헛디뎌 산 아래로 미끄러지는데... 영특한 안나는 혼자서 데리고 나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어른들을 데리러 산을 내려가지만, 병약한 히지리가 혼자 추운 겨울산에 방치되어있어 패닉이 온 어른들이 다그치는거에 당황해서 잘 외워뒀던 위치도 까먹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시간이 지나 어떻게 겨우 찾은 히지리는 폐렴에 걸려 병원신세를 지게 되고, 어른들은 안나에게 책임을 물거나 하진 않았습니다만... 안나는 큰 충격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그 후, 안나는 나가노로 가지 않고, 조금씩 더 소심해지며 게임에 몰두하게 됩니다. 히지리는 안나와 전화를 하거나 하지만, 안나가 거리를 두는 것을 내심 느끼게 되죠.
뭐, 이후 이야기는 공식과 조금 섞어서.
안나는 게임에서 사귀게 된 lily_knight=나나오 유리코와 친해지고, 유리코와 아이돌 이야기를 하며 아이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됩니다. 히지리가 노래를 좋아했던걸 기억하는 안나는, 히지리에게 당당해진 뒤 사과하고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아이돌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 후는 원래 재능이 있던 안나였던지라 765 시어터조에 합격.
히지리는 언니가 찾아오지도 않고, 연락이 뜸해지고... 언니가 연락을 원하지 않는 것 같아 침울해했지만... 중학교에 들어간 이후, 언니가 도쿄에서 아이돌이 되어 활동하고 있다는 걸 어머니에게 전해듣고 기뻐합니다. 그래서 내심 도쿄로 가길 노리고 있다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생일 선물로 뭘 받고싶냐고 물어보시자마자 바로 냉큼 도쿄의 언니를 보러 가겠다고 말하죠. 물론 혼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워낙 엄하시다보니 언니가 보러오기 힘들어하는걸까, 하는 생각도 했었으니 혼자 찾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한거죠.
그 결과, 크리스마스 1주일전 미리 나가노로 왔던 어머니에게 안나의 자취방 열쇠 복사본을 받아두고, 안나가 크리스마스이브 공연이 있던 터라 내친김에 '서프라이즈 선물!'이 되기 위해 몰래 방에 먼저 들어가 있기로.
안나는 히지리에게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생을 위험속에 내버려두고, 생명까지 위험하게 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 덤으로, 이렇게 동생을 피하고 어려워하는 자기 자신을 보여주고싶지 않아하는 것까지.
히지리가 온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놀라고, 히지리를 다시 보게 된게 기뻐서 망각하고 있지만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고, 피하고 있었던 점에 대해 다시 직면하게 되면서 다시 점점 어두워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습니다만. 실패했죠.
히지리에게 안나는 여전히 좋은 언니고, 인기아이돌까지 된 자랑스러운 언니입니다. 다만, 왜 자신을 피하는 건지 물어보고 싶고, 곁에 같이 있고 싶을 뿐.
하지만 이걸 직접 물어보고 하면 안나가 자신을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 듣게 되지 않을까. 언니가 나를 정말 싫어하는데 좋아해주는 척 하는 거 아닐까... 이런 환상을 괜히 깨버리는거 아닐까...하는 두려움에 안나에게 이야기를 꺼내기 무서워합니다. 그래서 그냥 어리광 부리고, 어릴때처럼 대해주기만을 바랄뿐이죠.
사실 처음에는 이걸 차근차근 유리코와 돌아다니며 안나가 이것저것 자극받으며 점점 어두워지는 방향으로 보이려 했습니다.
그런데... 나가자마자 처음 걸은 점심 앵커에서, 야요이가 나왔습니다.
...네. 안나와는 공식상 접점이 0인 야요이가.
Normalize : ...
Normalize : ...?
Normalize : ...???????
Normalize : ???????????
Normalize : 뭐야, 왜 아무 관계가 없어?! 호칭도?! 둘 다 앤젤타입에 같은 나이잖아?! 아니, 밀리마스가 5년 넘게 진행되었는데 단 한번도 겹친적이 없어?! 나이대나 속성이 아예 다른거면 몰라도 그렇지도 않은데?!
일단, 공식에서 서로 접점이 없다는걸, 서로 거리를 두고 있다로 고정해두고 설정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이 창댓에 두드러지는 갈등이 없다보니 그 영향으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먼저, 야요이의 성격상 누구를 싫어하고 할 애가 절대 아닙니다. 티격태격까지는 몰라도, 접점이 아예 없다=피한다 정도로 먼저 거리를 두거나 할 애가 아니란 말이죠.
...그렇다면 안나쪽에서 피한다고 하면...?
안나는 평소와 아이돌 활동..양쪽에서 모드가 나뉘어있죠. 평소 텐션이 낮은 안나는 선배이고, 텐션이 높은 야요이를 충분히 어려워할만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둘 다 착한 애들인데, 안나가 야요이를 단순히 활발하다고 피해...? 그럼 우미는? 타마키는? 메구미는? 요리코는? 마코토는? 수많은 아이들이 다 반례를 들수 있을 수준인데 말이 되나?
...그럼 야요이의 다른 속성을 찾아보자.
야요이는 5남매의 맏이입니다. 아이돌 활동도 하면서 살뜰하게 동생들을 챙기죠. 동생들이 올스타즈 13인 뿐일때도 찾아와서 공연도 보고 했으니, 시어터조가 들어왔을때 즈음에는 시어터에서 야요이가 연습하거나 공연하거나 할때 찾아와서 응원도 하고 인사도 하고 했을겁니다.
...동생들과 조금쯤은 티격태격해도 잘 챙기고, 밝고...이상적인 언니&누나의 모습.
...동생과 관계가 꼬여버린 안나가 이런 모습들을 봐왔다면...?
안나가 바라왔던 관계를 계속 바라봐왔다면... 안나는 자신의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본의 아니게 존재만으로 찌르게 되는 야요이를 꺼려할 수 밖에 없게 되겠죠.
아, 덤으로 이미 아시고 계시겠지만 안나는 히지리의 존재를 765에, 그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았습니다(심지어 절친 유리코에게마저도). 애초에 가나가와의 부모님 호적에는 히지리가 없으니까요. 나가노에서 재학하다보니 할아버지 호적 밑에 들어가있죠.
그러므로 안나는 자신의 불편함을 드러낼수도 없고, 불평할 수도 없기에 그저 야요이를 피하기만 하고. 야요이가 눈치가 전혀 없는 애가 아니니까 자신에게 어째선지 몰라도 거리를 두고 있는 안나한테 불편함을 더 주지 않기 위해 조금 슬프지만 거리를 두고 있는거죠.
-유리코가 오토메스톰 멤버들에게 SOS를 쳐서, 오토메스톰이 전원 안나의 방에서 하룻밤 묵고 가기.
-그 와중, 안나에게 일침을 날리는 츠바사.
-유리코와 히지리를 방에서 자게 하고, 자신은 거실에서 자려는(히지리와 거리를 두려는) 안나.
-가라오케에 찾아간 안나와 히지리(같이 간 멤버는 누가 될진 크게 생각 안해뒀습니다).
-안나의 과보호. 노래를 못부르게 막기. 히지리는 아프니까... 물론 지금은 건강하지만 체력이 그리 좋진 못하다...는 거로.
-히지리는 뭔가 토로하려 하지만, 입만 뻐끔거리다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 점에 대해 지적하는...유리코? 아니면 누가 되었든...
-방에서 함께 마리오카트를 하는 안나와 히지리, 그리고 ???, ??? ...아마 유리코와 츠무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오의 방문
뭐, 일단 적어뒀던건 이정도네요. 이거 외에는 그냥 생각만 했다가 흘려보낸게 많은 것 같습니다... 워낙 기간은 길고 연중 잠수기간의 비율이 압도적이라 다 기억하기 힘들기도 하고... 일상 파트는 앵커에 맡기려고도...
그럼에도 히지리의 목소리에는 갸냘프지만 청중을 압도하는 무언가가-감동? 감격? 기쁨? 뭐라 하나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노랫소리를 경청하게 만들고 있었다.
밀리p "...굉장하네..."
안나도 순수한 의미에서 감탄하고 있었지만... 안나의 눈은 시어터의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히지리를 확실하게 주시하고 있었다. 얼굴이 붉어진건, 단순히 상기된걸까...아니면-
히지리 "-앗-"
안나 "히지리!!"
...무대 뒤의 커튼에서 지켜보고 있던 나오와 유리코는 세번이나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무대에서 한번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는 히지리의 부탁. 안나의 그 모습들을 생각한다면 허락하면 안되는 거겠지만, '한번쯤은 머 개안치 않긋나!'라며 속시원히 마이크전원을 올려버린 나오덕분에 '될대로 되라'는 생각이었다.
그 후, 히지리의 그 압도적인... 가사 하나 하나를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듯한 그 노래에... 분명 가창력이 압도적인 것은 아닌데, 무언가 할말을 잃게 만드는...형언할수 없는 그... 아이돌의 무대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기이한 느낌에 한번.
노래가 끝나갈때 쯔음, 갑자기 균형을 잃고 무대 아래로 떨어지는 히지리에게 또 한번.
...그리고...
히지리 "아야야...언니...?"
안나 "다행...이야, 다행..."
...언제 나타났을지 모를, 그야말로 쏜살과도 같은 속도로 달려들어 히지리를 어떻게 엉망진창이긴 해도 무사히 받아낸 안나에게, 마지막으로 또 한번.
무대에서 노래하는 그 떨림, 그리고 흥분과 기쁨이...그로 인해 격하게 떨리는 심장 고동이, 안나의 떨림을 느끼지 못하게 했기에.
히지리 "응...! 나, 너무 기뻐...!"
좋아하는 노래를, 언니처럼 무대에서 불러볼 수 있어서. 음향효과, 조명, 관객... 그 무엇도 없이 딸랑 마이크 하나만 있었을 뿐이지만 히지리는 그것하나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노래를, 그중에서도 언니의 노래 말고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언니가 섰던 무대에서 불러보다니.
그리고, 언니가 나를 미워하는게 아니라서. 이렇게 구해줘서.
...그냥, 다, 너무 기뻐...!
휘청-
안나 "히지리!!"
히지리 "응, 괜찮아...조금, 어지러운거...니까..."
...역시. 끝까지 불러본적 없던 그 기나긴 노래를 목청껏, 끝까지 불러본게 문제였을까.
호흡을 어떻게 잡아야하는지 같은건 전혀 모르니까, 그냥 몰아내쉬며 끝까지 부른게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냥 조금 어지러운 정도인걸.
언니,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나 이제 건강한걸...
...하지만 히지리는 안나의 품이 너무 따스하고 좋았기에...아무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걱정해주고 구해주는것도 기뻤으니까...
안나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히지리의 노래에 놀라기도 했고... 아직도 히지리가 다칠뻔했다는 것에서도 진정되지 않았으니까. 조금은 진정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박수를 치며 다가오는 인영에, 안나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밀리p "다친데는 없는거지, 두사람 다?"
안나 "으, 응...괜찮...아요..."
...히지리를 받아낼때 조금 부딪치면서 바닥에 긁혀 살짝 무릎이 까진건 말하지 말자.
밀리p "히지리쨩, 이라고 했지?"
히지리 "네? 아, 앗...네..."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는 히지리에게 프로듀서는 빙긋 웃으며 안나에게 이야기를 들었다며 말을 시작했다.
밀리p "노래, 굉장하던데."
히지리 "네, 네? 아...감사, 합니다..."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걸까...
초단거리 스퍼트를 한 탓에 산소가 부족한 걸까. 조금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밀리p "저기, 혹시... 괜찮다면-"
...? 에? 잠깐, 무슨 이야기를...
안나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거야, 프로듀서씨... 히지리는, 지금 숨도 제대로 못가누고 있는데. 지금, 안정이 필요한데... 대체, 무슨 이야기를-
밀리p "-아이돌 해볼생각, 없니? 안나도 있으니까, 둘이 같이하면-"
안나 "-안돼-!"
그 순간.
극장 전체가 얼어붙었다.
객석 뒷켠에서 서서 순수하게 감탄하고 있던 치하야와 리츠코도.
무대 뒤에서 음향기기를 정리하고 나오고 있던 나오도.
바로 뒤에서 두 자매를 바라보며 있던 유리코도.
순수한 열의에 가득차, 손을 뻗으며 히지리에게 아이돌을 권유하던 프로듀서도.
노랫소리를 듣고 공연장으로 들어오던...안나의 시선에 닿지 않아 누군지 잘 모르겠는 두사람도.
모두.
안나의, 찢어지는듯한 비명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영원과도 같은 정적이 흐른 후.
안나 "앗...엣...에에...ㄱ...그, 그러니까...그게..."
안나는, 눈에 띄게 당황...경악. 아니, 패닉에 빠져있었다.
모두가 아무런 말도 없다.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지. 안나도 모르겠다.
엣, 그, 이 두 단어만 그저 반복할 뿐인 안나. 모두의 시선이 안나에게 꽂힌다. 악의? 같은건 없겠지. 하지만 안나는 그 시선들이... 그냥 그 시선 자체가...
...이게, 악몽이었으면. 그냥 악몽이라서 깨면 끝나는거라면 좋을텐데.
안나는 역시, 게임을 너무 오래하고 늦게 자서 이상한 악몽을 꾸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 내심,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이 모든게 단순한 악몽이길. 응, 레슨 빡세게 하고 와서 밤새면 가끔 꾸던 이상한 악몽...
일어나서 베개에 살짝 얼굴을 파묻고 울고 난 뒤, 이런 꿈을 꿨었다며 유리코씨와, 나오씨와, 다른 사람들과 적당히 웃어 넘길 수 있는 악몽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나가 사라진 동안, 역시 패닉에 빠졌던 히지리는 프로듀서에게 업혀 극장의 수면실로 옮겨져 있었다. 언니를 찾으러 가겠다고 계속 일어나려는 걸 자꾸 그러면 바로 응급실로 실어갈 거라는 말로 몇번을 진정시켰는지. 엇갈리는 한이 있어도 직접 언니를 찾아 가겠다는 히지리의 의지는 생각외로 강했다. 여려보여도 안나의 동생이라는 걸까.
히지리 "언니..."
후카 "히지리쨩은 괜찮아. 조금 쉬면, 다시 움직여도 될거야."
안나는 입을 꼭 다물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내리깔고, 후드를 푹 눌러쓰고, 바닥의 타일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늘이 져서 표정을 알아볼 순 없었지만...
안나는, 들리지 않게 심호흡을 하고, 주먹을 꼭 쥐고 히지리가 누워있는 침대 앞의 의자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리고 프로듀서는 그 모습을 보자, 자매에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손짓을 하며 수면실을 나섰다. 이런 이야기는 둘이서 해결해야하니까. 제 3자가 있는 건 예의가 아니다.
침묵. 정적. 방금전 무대 앞에서와 마찬가지 상황. 다만 다른게 있다면, 이 방안에 다른 시선은 없고, 오직 둘뿐이라는 점.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는걸까?
히지리는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언니랑, 이런 불편한 분위기...있었던적 없으니까... 언니가 뛰쳐나가버린 거에 대해 이야기해야할까? 아니면 소리지른거에? ...아니야. 그러면, 언니가 미워할...지도...
히지리 "...미안해, 언니..."
히지리가 무겁게 입을 열었지만, 안나는 여전히 히지리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저 마주잡은 두손을 꼼지락거리기만 할뿐.
히지리 "...멋대로 노래 불러서, 미안해... 언니가, 걱정할텐데..."
실제로 쓰러져버렸는걸... 언니가 맞았으니까...
히지리 "다시는, 마음대로...멋대로, 하지...않을..."
...바로 그때.
덥썩-
히지리 "어, 언니?"
안나 "...미안해..."
안나가, 히지리의 오른손을 양손으로 감쌌다. 그리고 들어 올린 얼굴에는...
히지리 "언니..."
온통, 눈물이 번져있었다.
안나 "안나가, 미안해...!"
히지리 "...언니..."
안나 "미안해...미안, 미안해...미안해...미안해애..."
뚝, 뚝...계속 눈물을 흘리는 안나에게, 히지리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안나 "안나가...그 추운 산에, 혼자 버리고 가서 미안해...!"
안나 "히지리를 위험하게했어...!"
안나 "안나가, 바보라서... 히지리가 어디있는지 기억도 못하면서...! 혼자, 혼자 가버렸어...!!"
안나 "그런데, 그런데...! 아무도, 안나를, 원망하지 않았어...! 안나가, 히지리를 죽일뻔했는데...! 안나가 히지리를, 산에 데려가지만, 않았어도...!"
안나 "히지리의 얼굴을 볼수 없었어...!"
안나 "할아버지, 할머니가...원망하실것, 같았어...!"
안나 "동생, 잡아먹으려, 한, 나쁜 애니까...!!"
안나 "안나가, 미안해...! 잘못했어...! 아까도, 멋대로 버리고 가서...미안해...!"
꺽꺽, 울음과 함께 토해내는, 4년간 쌓여있던 감정.
...히지리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안나는 히지리의 표정을, 반응을, 볼 수 없었다. 애초에 눈물로 범벅이 되었으니 보일리도 없으니까.
...그렇기에, 이런 반응은-
히지리 "...언니."
안나 "..."
히지리 "언니."
콧물을 들이키며, 황급히 눈물을 닦아냈다. 침대에 누워있던 히지리는, 어느새 일어나 앉아, 안나와 마주 본체로.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대로.
히지리 "...바보."
오른손을 들어올려서, 그대로-
짜악-
안나 "...에...?"
-그대로, 안나의 왼뺨을 후려 갈겼다.
바깥에서 주저앉아 기다리던 프로듀서와 후카, 리츠코는 갑자기 수면실 안에서 들리는 따귀 소리에 화들짝 놀라고야 말았다. 울음소리가 멈춘건 그렇다 치고, 갑자기 이건 또 뭐야?! 내가 잘못들은 거지? 라는 의미의 시선을 두 사람에게 던지니 둘도 상황 파악이 안되는 모양. 조금 지쳐서 환청을 들었나? 라는 생각이 가려던 찰나에, 다시금 방 안에서 들려오는 -
짜악!!
밀리p "뭐, 뭐야, 무슨일이야?! 두사람-"
잘못들은게 아니라고 판단되는 순간 바로 지체없이 문을 열어젖힌 프로듀서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도하고야 말았다.
히지리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오오오오!!!!!!"
그, 여려보이는 모치즈키 히지리가.
짜악, 짜악, 짜악, 짜악, 짜악, 짜악...
펑펑, 눈물을 쏟으면서, 비명을 내지르듯 고함을 지르며,
그녀의 언니인, 모치즈키 안나의 뺨을 마구 후려치고 있었다.
이 충격적인 광경에도, 정작 맞는 당사자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되는 듯 에-? 한 표정.
잠시 멍하니 바라보던 세 사람은, 곧 상황을 파악하고 바로 자매에게 달려들었다.
밀리p "리, 리츠코, 후카씨!"
후카 "지, 진정해, 히지리쨩!"
리츠코 "진정해!!"
프로듀서는 안나에게, 리츠코와 후카는 히지리에게 달려들며 둘을 황급히 떼어놓았지만, 히지리는 이 가녀린 아이의 그 어디에서 이런 힘이 나오는걸까, 싶을 정도로 완강하게 달려들어 결국 둘이 체중까지 실어가며 다시 침대에 눕히는 수밖에 없었다.
히지리 "바보! 언니는 바보야아아아!"
둘에게 눌려 침대에 강제로 눕혀진 히지리는, 악을 쓰듯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댔다. 이 아이에게 이런 면이, 있었다고...?!
밀리p "모치즈키 히지리양. 아까는 이야기를 하다 말았습니다만. 765 프로덕션의 53번째 아이돌이 될 생각, 있으신지?"
히지리 "...에..."
밀리p "너에겐 재능이 있어. 노래, 제대로 불러본적 없다고 했지? 그렇게 배운적 없이, 처음 불러본게 느껴지는데도, 여기있던 모든 관계자들... 프로듀서들과, 아이돌들 모두를 압도하는 노래를 부르는 아이는, 네가 처음이야."
히지리 "......"
밀리p "혹시라도 생각이 있다면, 765 프로덕션에서, 그 재능을 함께 키워나가보지 않겠어?"
히지리 "...그..."
안나 "...히지리."
히지리 "...언니."
안나 "안나는, 히지리가 원하는대로 하면 좋겠지만... 혹시, 히지리가 아이돌을 하고 싶다면... 안나랑, 같이... 함께, 했으면 좋겠어."
히지리 "....그..."
아리사 "오오옷?! 그렇다면, 프로덕션의 53번째 아이돌이 드디어 들어오는 건가요?!"
유리코 "히지리쨩이 오는거야?! 그럼, 속성은 어느쪽으로 정해야하는거죠?!"
나오 "그야 당연히 이렇게 귀여운 아이는, 프린세스여야하지 않것나! 에밀리도, 이쿠도, 유리코도 전부 프린세스 아이가!"
시호 "무슨 억지를 부리시는건가요. 저렇게 재능이 있는 아이는, 당연히 치하야 선배의 집중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페어리에 오는게 당연한 결과 아닌가요?"
치하야 "응. 페어리에 오면 좋겠어."
리츠코 "페어리에 오면 내가 담당하게 되겠네. 저런 물렁한 사람이랑은 다르게 제대로 짜여진 프로듀스를 해줄게!"
밀리p "거참 너무하네?! 앞에서 까내리는건 좀 심하지않냐?!"
후카 "아니죠. 언니인 안나쨩이랑 같은 엔젤 스타즈에 와야죠. 이렇게 다정다감한 아이가 엔젤이 아니면 누가 엔젤에 올 수 있죠?"
야요이 "웃우! 대찬성이에요!!"
밀리p "듣고보니, 아미마미도 같은 엔젤이니까 그 전례에 따라-"
>>-1 ...좋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지나간 이야기여도 제가 이 창댓의 문제를 다시한번 짚어보자면...
(1) 안나의 심리변화가 너무 극단적입니다. 아무리 트라우마를 내재하고 있고, 그걸 자극하는 야요이&히지리와 함께했다고 해도 그래도 사회생활을 어찌되었던 하고 있는 안나가, 내심이 어떨지라도 표면적으로 그렇게 급변해버리는게 말도 안되고... 유리코와 집에서 장난? 만담? 할 때는 빼도박도 못하죠. 사실 그거 다 갈아엎어버리고 싶었는데 이미 올라가고, 읽으신 분들 계시고, 이정도는 어떻게 정리해보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2) 유리코의 반응이 너무 기계적이고... 문학소녀 특유의 그 섬세함이 그렇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유리코에 대한 이해도가 0에 수렴한다는 증거...
...뭐, 연재래봐야 저 위에 정리글 제외하면 거의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제대로 하지도 않았으니 더 허점을 찾을래야 찾기도 힘들겠지만... 저 스스로 찾기는 이랬습니다. 역시 마지막 장면을 대략적으로만 구상해두고 그거에 어떻게 계획없이 진행하면서 억지로 뜯어 맞추려는 방식으로 인해 쓸모없는 디테일만 추가하고 필요한 디테일은 죄다 갖다버려진 결과가 나와버렸거든요... 스2 협동전에 대한 제 집착따윈 언급하기도 부끄러워서...(도주)
...제가 과연 다시 진지한 이야기를 써볼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이 창댓에 중간중간 있었을 이야기를 써보는 건 생각해보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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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뜸, 자리에 앉고서 히지리가 꺼낸 이야기...
유리코 "...역시. 들었을거라 생각했어."
...유리코는,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이었다.
히지리 "에...?"
유리코 "나도 안나쨩도 작진 않은 목소리였고...애초부터 들은 게 아닐까, 싶었으니까. 그래서 억지로라도 깨워서 데리고 나온거야."
조금 부자연스러웠던것 같지만, 안나쨩은 매번 듣는 소리니까 말이지~ 언니가...그렇게나, 많이... 졸고 있나요? 에, 시어터에선 그런데... 아마 학교에선 안 그럴거야...아마도?
유리코 "그래서...히지리쨩.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야?"
히지리 "아, 엣... 유리코씨, 먼저..."
유리코 "으응, 난 괜찮으니까. 히지리쨩이 먼저."
살짝 우물거리던 히지리는, 심호흡을 하며 숨을 고르고-
히지리 "...언니가, 걱정되요..."
유리코 "...으음, 역시, 아까의 그 일...?"
히지리 "그, 것도 있지만...저, 아시겠지만, 언니랑 오랫동안...떨어져서 살아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잠시 머뭇거리던 히지리는, 이내 말을 다시 이어갔다.
히지리 "...언니가, 제가 기억하는 거랑은...조금, 다른 것 같아서...요"
유리코 "변했다는 거야...?"
히지리 "...네."
유리코 "...그렇구나."
...이야기, 조금 길어질거 같은데.
유리코 "잠깐, 안나쨩한테 갔다오고, 마실 것도 좀 가져올게. 조금만 기다려줄래?"
히지리 "...네."
심심하면, 내가 골라둔 만화책 읽고있어도 돼.
히지리 "아, 감사합니다...아, 앗뜨..."
유리코 "아앗, 아직 뜨거우니까 조심해. 그러고보니, 안나쨩도 뜨거운거 잘 못먹지."
자매라서, 닮은걸까나...라고 중얼거리며, 유리코는 아까의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유리코 "그럼, 안나쨩이 어떻게 달라졌나...를 먼저 얘기해야 되려나? 히지리쨩이 어릴때 봤던, 안나쨩은 어땠는지 알려줄래? 나도, 내가 아는 동료로서, 친구로서의 안나쨩에 대해 말해줄게. 서로 비교해보면 알 수 있겠지."
으음...하고 기억을 되새겨보는 히지리.
히지리 "음...언니는, 밝고, 활기차고... 조용하고 얌전한 저에 비하면... 눈부시다고, 해야할까..."
유리코 "...안나쨩이, 밝고 활기차다, 라... 게임이나 아이돌 일이 아닌데도, 말이지?"
히지리 "아이돌 일...말이죠...? 언니는, 아이돌을 할 때 어떤가요...?"
뭐, 귀엽지...
유리코 "에... 귀여웠지?"
히지리 "...네?"
...앗. 생각이 그대로 나와버렸어?!
유리코 "...미안, 농담이었어. 너무 걱정하는 것 같아서, 살짝 분위기를 좀 풀어볼까, 해서. 에, 음. 그러니까... 일을 할 때는...영업이나 무대 위에서는 항상 밝고 활기 차. 미소를 잃지 않고, 팬들에 대한 서비스도 확실하고. 이건 시어터의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이니까? 하지만, 그 외에 사적인 부분에서는... 지금 같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안나쨩 스스로가 '스위치'가 있다고, 그렇게 말했어."
히지리 "스위치..."
온, 오프가 명확한. 유리코가 그렇게 덧붙이자, 히지리는 말을 되새기듯 중얼거렸고...
유리코 "...안나쨩은 어릴때도, 그렇게 스위치가 있었어?"
...곰곰히 생각하던 히지리는, 고개를 살짝 가로로 저으며 대답했다.
히지리 "...역시 잘 모르겠어요. 1년에 한번 두번...정도 밖에 못 만나서..."
유리코 "...1년에, 한두번...?"
친자매인데...? 그거보단 자주 만나지 않아? 라는 유리코의 질문에, 히지리는...
히지리 "부모님이, 맞벌이시다보니...바쁘셔서... 나가노와 가나가와는, 멀기도 하고요...바래다주실 시간도, 마땅치 않아서...오봉이나, 새해에 겨우..."
그렇겠지... 초등학생이 혼자 쉽게 오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니까.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던 유리코는, 아까 아침부터 들었던 의문이 다시금 떠오르고야 말았다. 아까는 넘어갔지만, 지금은 물어봐야겠어.
유리코 "...잠깐. 애초에 히지리쨩이랑 안나쨩은 한살터울이잖아? 그런데 그럼 굳이 히지리쨩만 나가노에 있을 이유가 있어? 부모님께서 안나쨩이나 히지리쨩을 돌볼 겨를이 없어서 맡기신거라면, 안나쨩도 같이 맡기는게 나을텐데-"
히지리 "제가, 몸이 약해서요..."
유리코 "...몸이 약해도..."
히지리 "미숙아였고... NICU...에도, 갔었다고 해요..."
...순간, 유리코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NICU...의학쪽을 다룬 소설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유리코의 기억이 맞다면, 아마도, 신생아 중환자실...
히지리 "그래서, 할아버지, 할머니께서...직접...돌보신다고, 그러셨다고 해요... 걱정도, 많이 하시고요..."
유리코 "...미안해."
이런 이야기를 하게 하려던건 아니었는데, 라고 고개를 숙이는 유리코.
히지리 "아, 아니에요! 그, 이런 얘기, 다른 사람들한텐 꺼낼 일도 없었고..."
히지리 "지금은, 괜찮아졌지만...요."
유리코 "...으음..."
...그렇다는건... 조부모님 두분은 히지리쨩을 엄청나게 아끼고 걱정하신다는 거고... 안나쨩의 부모님도, 비슷할까...?
문득 시계를 돌아본 유리코는, 얼추 20분이 넘게 지났다는 걸 확인하자 슬슬 방으로 돌아가야된다고 생각했다. 안나쨩만 너무 혼자 있게 둘 순 없으니까.
유리코 "...히지리쨩."
히지리 "네."
유리코 "히지리쨩, 휴대폰은 있지?"
히지리 "네? 네."
할아버지께서, 사주셨어요. 그러면서 히지리가 주머니에서 꺼낸 휴대폰은, 요새는 찾아보기 힘든-
유리코 "...피쳐폰...?"
히지리 "피쳐폰, 이라뇨?"
유리코 "아, 아냐, 신경쓰지마, 그 말은... 음, 히지리쨩. 나랑, 번호랑 메일 주소 교환하지 않을래?"
히지리 "메일주소요...?"
유리코 "응. 아무래도, 지금 이야기 하는 걸로 정리는 안될거 같고. 저녁이 되든 언제가 되든, 전화나 메일로라도 이야기를 나눠서 어떻게 하면 안나쨩을 도울 수 있을지, 같이 계속 생각해보자. 서로가 아는 안나쨩에 대해서, 틈 날때마다 계속 이야기 하는거야. 어때?"
히지리 "...네. 그렇게 할게요."
팟, 하고 안나의 의자에 달라붙어 화면을 바라보는 유리코. 게임은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모양이었다.
안나 "뭐하길래...늦은거야...?"
유리코 "아하하, 그게, 히지리쨩 말이지. 만화책 하나도 몰라서, 하나하나 설명해주다보니 시간이 좀-"
안나 "...역마차씨...?"
유리코 "그, 그정도는 아니니까?! 간략히 어떤 내용인지만 설명해준건데?!"
안나 "그게 그거 아닐까...?"
...안나쨩, 귀축이네. 유리코씨, 귀축...은 좀, 심하지 않아...? 귀축 맞지. 혼자서 동맹 없이 돌연변이를 적 기지 다 밀고 나오자마자 잡는게 귀축 아니야!? 아몬군이 불쌍하지도 않아?! 아바투르는, 가능한걸...? 그리고...최종보스...를, 귀엽게 부르는것도...이상한데...
유리코 "그런데, 왜 보너스 목표는 하나 실패한거야?"
왕복선을 단 한대도 안놓쳤고, 상황을 보면 진즉에 다 정리해놓은 모양인데 어째서 보너스 목표가 하나 비어있나를 물어보니...
안나 "...버그겜, 망해버렸으면..."
유리코 "...아아. 이해했어..."
유리코는, 조용히 안나의 어깨를 두드렸다.
안나 "마지막은, 안나랑 1:1...하지 않을래...요?"
유리코 "그, 그건 좀?! 돌연변이를 혼자서 깨는 안나쨩을 내가 이길리가 없잖아?!"
안나 "안나, 50% 패널티...걸테니까."
유리코 "...아니, 그렇게 패널티를 걸겠다는 것 자체가, 안나쨩이 엄청 잘한다는 이야기니까..."
안나 "아무튼, 할거...죠?"
유리코 "...그, 그래. 불가능하더라도, 도전하는 것... 그것이, 게이머의 자세...! 다크소울도, 그렇게 하는걸!"
안나 "...안나랑, You die를 동일시하지 말아줘..."
>> ~+3까지 다이스 체크.
안나와 유리코의 1:1 3연전입니다. 90(-10)=80 이상이면 유리코의 승. 80 미만이면 유리코의 패배.
(-10) 보정은 안나가 스스로 걸은 50% 패널티입니다.
과연, 유리코는 한판이라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1번째 -> 7(개박ㅅ...)
2번째 -> 10(...내가 미안해...)
3번째 -> 56(분투했지만...)
유리코 "......"
안나 "그...미안...해요...?"
유리코 "안나쨩이랑 1:1, 다시는 안할거야..."
시무룩한 유리코의 반응에,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안나.
아니, 이정도로 차이날줄은 몰랐는걸... 케리건으로 15레벨이면, 래더... 충분히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
장난삼아 첫판에는 전진 2병영 치즈러시를 갔는데, 일벌레 포지션이 꼬이고 산란못이 건설로봇에게 죽어라 방해받아서 지어지지 않아 결국 벙커는 터뜨렸어도 동시에 부화장이 터지고야 말았고...
그래서 두번째판에 발끈한 유리코가 '극초반날빌 쓰기 없기!' 라며 테란으로 입구를 막고 시작했지만...
사랑의 배터리 전략으로 죽지않는 공허포격기+예언자로 다시 박살나며 2패.
...아예 유리코의 말이 없어진 3번째 판에서는 유리코가 프로토스, 안나가 테란을 골라 유리코의 사도 러쉬에 안나의 바이오닉 병력이 훅 밀리면서 상당히 위험한 순간이 왔지만.
어느샌가 쌓여있는 공성전차로 안나가 방어해내고, 유리코의 본진과 멀티에 각각 화기병 2기씩이 떨어지며 일꾼이 갈려나가며 전세 역전.
이후에는 추적자를 미처 쌓지 못한 유리코의 광전사+사도+불멸자 병력에 안나의 메카닉+밴시 병력이 몰아닥치며 게임 종료.
...안나, 첫 두판은 무작위였어도, 종족 바로 알려줬는데...
...라고해도, 초보자에게 좀 너무하긴 했다고 생각은 드는 안나. 응, 반성하자...
유리코 "...뭐어, 안나쨩에게 이길리가 없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만 갈까나...시간, 거의 다 됐지? ...사실, 지금 5분정도 지났-
그 말에, 축 쳐져있던 유리코의 텐션이 순식간에 max로 치달았다.
유리코 "무, 뭐어?! 이럴시간 없어! 안나쨩, 히지리쨩! 빨리, 빨리 짐싸고 나가자!"
10분마다 인당 100엔씩 추가라구...! 히지리쨩, 만화책은 정리 안해줘도 되니까, 다들 옷챙기고, 일어나!!
카운터 앞에서, 셋은 챙겨온 옷가지를 다시 주섬주섬 챙겨입기 시작했다.
유리코 "...600엔은, 더 안냈어...300엔에서 끝냈어..."
후후후...하고 웃음을 흘리는 유리코의 모습은, 망상에 빠진것과는 별개로 아이돌로서 보이면 안될거같다. 저런게, 아이돌? 이라고 히지리가 물어도, 안나는 뭐라고 변명을 해줘야할지 대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일단 이야기를 바꾸자...
안나 "히지리... 만화책, 재밌었어...?"
히지리 "응...! 흥미진진했어...!"
안나 "다행, 이네..."
유리코 "원x스 였지?"
...왜하필 소년만화...? 에, 안나쨩도 재밌게 본거였잖아. ...그렇긴 하지만...
유리코 "응. 재밌었다니 다행이야. 추천해준 보람이 있어!"
...유리코가 적당히 코코아를 뽑는 동안 추천 만화란에 1권이 꽂혀있어서 바로 골라온 거지만, 정상적으로 만화책을 추천한다고 해도 원x스 정도는 추천하지 않았을까.
유리코 "...그렇지! 우리, 서점으로 가자!"
안나 "서점...? 아, 유리코씨, 부모님 선물..."
유리코 "그것도 있고, 생각난게 좀 있어서. 두사람 다, 괜찮지?"
유리코 "서점은 자주 갔어?"
히지리 "네. 만화책 같은건, 만져본적도 없지만요..."
안나 "...할아버지, 간섭이 너무 심해..."
투덜거리는 안나의 모습과, 아까 히지리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 둘의 할아버지가 어떤 분인지는 대충 알 것 같은 유리코. 걱정되니까 그러시는 거겠지, 라는 말은 아무래도 제 3자라서 할 수 있는 말일까?
안나 "그래서, 뭘 사려고...?"
유리코는 대답하지 않고, 바로 발길을 돌려 서적이 아닌-
안나 "...휴대폰 케이스...?"
유리코 "응. 실용적이기도 하고, 고르기도 쉽고-"
-싸니까? ...안나쨩, 자꾸 그러면 화낼거야?
빙긋 웃으며 대답하는 유리코의 반응에, 바로 입을 다무는 안나. 유리코씨, 역시 아까 3:0으로 진게...
하긴, 다크 소울 같이 할때도 엄청 분해했었으니까... 이건, 안나가 반성해야해...
그렇게, 유리코가 휴대폰 케이스를 보는 사이-
안나 "히지리."
히지리 "응...?"
안나 "아까 원x스... 다 못읽었지...?"
히지리 "아? 으응."
...그랬겠지, 시간이 부족했는걸. 안나랑 유리코씨가 게임한거, 25분도 안걸렸으니까...-이 순간, 안나는 다시금 양심 한구석이 콕콕 찔려오는 것을 느꼈다-다 못읽었을거야.
안나 "안나가, 사줄까?"
히지리 "에? 아, 괘, 괜찮아... 별로, 안읽어도 상관 없고...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싫어하실-"
안나 "-두 분, 여기엔 안 계신걸."
그 말에, 히지리는 말을 멈추었다.
안나 "히지리가, 읽고 싶다면...안나가 사줄게. 어차피...안나 방에 두면...두 분 다, 모르시니까...?"
히지리 "그, 래도..."
안나 "재미 없던건 아니지?"
히지리 "...응."
그럼 됐어, 라며 안나는 바로 1권부터 5권을 집어 들었다.
히지리 "에, 그렇게 많이...?!"
안나 "뭐, 만화책은... 보통 책보단, 빨리 읽히니까..."
히지리 "그렇다고, 다섯권씩이나 살 필요는-"
그리고 별로 안 비싼걸. 혹시 다른 선물을 원했던거라면...응. 이건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고, 그건 생일선물로 사면 되지.
...아직은 지갑에 큰 무리는 가지 않는걸. 아직은...
화면에 뜬 품목수는...
안나 "...3개?"
안나의 의문섞인 중얼거림에도, 대답하지 않는 유리코. 부가세 포함 4850엔이라는 생각외로 저렴한 가격을 지불하고, 받아든 케이스 중 하나를 히지리에게 건내는 유리코...?
유리코 "자. 별거 아니지만, 생일 축하해, 히지리쨩. 다음에는 더 좋은걸로 선물해줄게."
히지리 "에, 에?! 괘, 괜찮아요...!"
유리코 "사양하지 말고. 한번 끼워봐."
안나 "그래, 히지리."
선물은, 감사히 받는게...예의니까?
안나의 말에, 고개를 꾸벅 숙이는 히지리.
히지리 "...감사합니다. 잘 쓸 게요..."
유리코 "응, 어서 끼워봐."
자, 윗부분은 이렇게 끼우고... 안나쨩, 조금 도와줘. 히지리에게서 휴대폰을 받아든 두 사람은, 먼저 끼워져있던 투명 케이스를 빼내고...
히지리 "분홍색, 토끼...?"
폴더폰에 씌워진 분홍색 케이스. 가볍게 열면, 접혀있던 귀 부분이 펼쳐지며 마치 토끼와도 같은 모습을 보였다.
유리코 "안나쨩도 비슷한 분홍토끼 케이스니까. 물론, 안나쨩 거는 스마트폰이지만."
안나 "...고마워요, 유리코씨."
사소한 배려지만, 섬세한 유리코에게 항상 도움을 받기에... 안나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으음, 원x스 5권까지 사줬다니...나도 20권까지는 있으니까, 그냥 나한테 빌려가도 되지 않을까? ...유리코씨를, 귀찮게 하고 싶진 않아서... 그럼 그것보단 평소에 잘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모치즈키양? ...너무해...
서점에서 나오니, 이미 해는 저물고, 길거리는 어두워져있었다. 날씨도 더 쌀쌀해지는것 같고... 이젠 슬슬 저녁시간이려나.
>> ~+3까지 다이스 체크입니다. 2표 먼저 뽑힌 쪽으로 진행합니다.
50 이하 : 유리코는, 오늘은 부모님과 저녁을 먹기로 해서 그만 돌아가기로 합니다.(유리코 이탈)
51 이상 : 유리코가 간단히 장을 봐오라는 부모님의 전화를 받고, 셋이 함께 장을 보러 갑니다.
>>다이스 체크 : ~50, 유리코 이탈.
유리코 "자, 그럼. 나, 부모님이랑 외식하기로 해서 먼저 가볼게."
안나 "응... 어제도, 시어터에서 같이 저녁 먹었으니까..."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한 유리코의 말에, 안나는 바로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유리코 "참, 히지리쨩은, 요번달에 계속 도쿄에 있을거지?"
히지리 "네. 그럴거에요."
그럼, 작별 인사는 할 필요 없겠네. 금방 또 볼테니까.
유리코 "바이바이~ 둘 다, 조심히 들어가구?"
안나 "으응, 유리코씨도."
히지리 "네. 유리코씨도요."
정말, 그런데서도 자매라는거야? 그럼 갈게~
라며, 지하철 역쪽으로 걸어가는 유리코. 저쪽은, 오다이바 쪽으로 가는 지하철이 아니다보니 유리코가 미리 인사를 한 모양이다. 어찌 되었든 안나의 방이 있는 오다이바 쪽으로 가려면 반대방향의 역으로 가야하니까.
...아무튼, 이렇게 단 둘이 남게 된 자매.
안나 "그럼, 갈까...?"
히지리 "응..."
일단은, 밥을 먹어야겠지만...아까 꾸벅꾸벅 졸던 히지리를 생각하면,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게 나을까...
...맞다. 냉장고, 거의 텅 비었지...
안나 "...으음..."
...장을 봐서 돌아갈까, 아니면, 저녁도 그냥 밖에서 해결하는게 나을까...?
>> ~+3까지 투표
1. 장을 보고 귀가한다.
2. 크리스마스인데, 저녁도 외식하면 뭐 어때.
1번의 경우, 장볼때 뭘 사갈지 골라주고 싶은게 있으시다면 3가지 적어주세요. 안적어주셔도 상관 없습니다.
...2번의 경우, 먹으러 갈 메뉴도 지정해주세요.
@...저녁도 외식하면 지갑 사정이 매우 유감스러워지겠지...
>>-2 ...원래, 이렇게 자연스럽게 물들여가는게 정석입니ㄷ...<퍽
지하철 역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게산해본 결과.
안나 "...들어가는게 낫겠지..."
...소비는 좀 줄여야지. 응...
방금 전, 통 크게 만화책 다섯권을 산 안나였지만, 역시 4자리수 통장의 압박은 체감이 확 오고 있었기에 지출은 조금 줄여야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물론 히지리가 있으니까, 아예 안쓰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오늘 하루만에 확 지르다가 엄마한테 전화하는 건 좀... 자제해야지.
안나 "장 보고 들어갈건데, 먹고 싶은거...있어?"
...안나가 해줄수 있느냐, 는 다른 문제지만.
일단, 쌀이랑 기본적인 조미료는 있으니까...
히지리 "으응...언니가 해주는 거면, 다 좋은걸..."
안나 "...그렇게 애매하게 말하면, 못 정하는데..."
...결국, 안나는 가장 간단한 레시피를 선택하기로 했다.
안나 "...오야코동으로 하자."
그도 그럴게, 기왕 장을 보러 왔으면 적어도 사나흘치 식재를 미리 사두는 게 편하기도 하고. 마트는 걸어서 오가기엔 거리가 조금 있어서, 지하철을 타야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마트에 들어서자 마자 안나는...
안나 "일단, 마운x 듀랑..."
...아니, 동생이 지켜보고 있으니 좀 자중하는게 좋을것 같지만.
히지리 "...언니. 탄산음료, 몸에 안좋잖아..."
안나 "...끄응..."
이건, 게이머의 산소인데... 혈액이자, 영혼...이라구...? 언니...이건, 아니잖아... 으윽...
...히지리의 눈빛과, 단 한마디의 임팩트로 단번에 K.O.당한 안나는, 결국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페트병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딱 하나만... 안돼.
마지막 저항도 막힌 안나는, 결국 체념하고 얌전히 히지리의 의향에 맞춰 장을 보기로 했다. ...뭐, 집 앞 편의점에서 사도...아니, 그건 비싸잖아... 역시 포기할까...
그렇게 조금 침울한 느낌으로 정육코너로 들어서니-
>>다이스체크, +2까지.
체크값은 60, 80 입니다.
점원 "소고기 타임세일! 갈비 덧살, 갈비 덧살- 인당 최대 3팩!"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점원의 안내.
우르르, 하는 발소리와 함께 몰려드는 사람들...!
히지리 "어, 언니?!"
안나 "히지리, 이거 가지고 저쪽에서 기다려!"
순간, 히지리는 '파칭', 하고 안나의 스위치가 올라가는 것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점원의 말이 들리는 순간, 순식간에 들고있던 바구니를 히지리에게 맡기고, 쏜살같이 몰려드는 인파속으로 달려들어가는 안나...!
...꼭, 아까 유리코씨랑 게임할 때처럼, 비장했어...
...과연, 안나는 몇팩이나 건져낼수 있을까...?
>> ~+2까지, 가장 높은 다이스.
~40 : ...실패.
~50 : 1팩이면, 선방한거지...응.
~70 : 2팩.
~90 : 3팩이니까...오늘 저녁은, 야키니쿠야!
~100 : ...손님, 인당 최대 3팩까지라고 말씀 드리지 않았나요.
@ 80을 넘었으면 경쟁이고 뭐고 없이 맘편히 소고기나 돼지고기 중 먹고싶은걸 주워갈 예정이었지만...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단다, 안나야...<야
참고로 60도 못넘었으면 그냥 예정대로 닭고기만 사갈 예정이었습니다.
히지리 3팩 안나 3팩?(웃음)
돌아온 안나의 손에는...
히지리 "...6ㅍ...?! 읍?!"
안나 "조, 조용히...! 이제, 조용히 빠져나가는거야...!"
저기 저 점원분에게 들키면... 끝장이야...!
몸집이 작은 점을 이용해, 순식간에 틈새를 파고들어 6팩이나 가로채낸 안나...! 타임세일은, 당연하겠지만 그 현장에 참여한 사람에 한하여 판매 개수를 제한하고 있지만...안걸리면 그만 아니겠는가.
물론, 다행히도 안나와 히지리는 점원의 시선을 피해 정육코너를 빠져나오는데에 성공. 설마하니 중학생 정도의 소녀가 그렇게 매서운 속도로 달려들어 6팩이나 낚아채갈거라 상상도 하지 못하고, 주요 타겟층인 아주머니들만 커버하려던게 패착이라면 패착. 빠르게 치고 빠져 시야에서 벗어난게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짧지 않은 자취생활에서 나오는...
안나 "...그나저나, 막상 가져오니, 큰일이네..."
히지리 "이거...다, 못먹잖아...?"
안나 "...그렇게까지 싼것도 아니야..."
...일단 닥치는데로, 어떻게든 우겨볼수 있는 6팩까지 집어오는데에는 성공했지만, 안나가 이걸 고스란히 사가고, 또 히지리와 함께 전부 먹어치우기엔 조금 양이 많았으니까.
그렇다고 기껏 챙겨온걸 고스란히 다시 가져다 바치는건, 경쟁에서 승리한 게이머의 혼이 용납하지 않으니...
어떻게 한다...? 적당히 넘겨줄 사람이 있을...
안나 "...아."
...도쿄에서, 안나와 마찬가지로 자취하고 있는. 그리고 지금 당장 그렇게 바쁘지 않을, 전화하면 바로 나와줄... 그 사람.
>> +3까지 투표. 안나는 누구에게 전화를 할까요?
1. 줄리아
2. 시라이시 츠무기
@ >> -1 정답입니다... 걸리면 히지리가 집었다고 우길 셈이었던 안나...ㅋㅋ
엌ㅋㅋㅋㅋㅋㅋ 히지리까지 끌어들이려고 했냐? 안나야!!! ㅋㅋㅋㅋㅋ
바로 지체하지 않고, 안나는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분명, 지금 밥 먹으려고 준비중이겠지...?
츠무기 "네, 시라이시 츠무기입니다."
안나 "...츠무기씨."
츠무기 "...모치즈키양? 어쩐일인가요?"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다소곳하고 침착한 목소리.
안나 "저녁, 드셨나...요?"
츠무기 "아니요. 이제 막 먹으려고 했습니다만, 때마침 모치즈키양이 전화를 걸어주셔서. 무슨 일이신가요?"
응, 안나의 예상대로...
예쁜 목소리네...하고, 옆에서 살짝 감탄하는 히지리. 그건 안나도 그렇게 생각해. 츠무기씨, 목소리도 얼굴도 예쁜걸.
...물론 바로 그 이미지가 깨질수도 있겠지만.
안나 "안나, 지금 마트에 있어요..."
츠무기 "그런가요? 뭔가, 살거리라도 있어서 가셨나보군요."
안나 "...응. 지금, 타임세일 고기를, 많이 잡-"
츠무기 "-내 퍼뜩 뛰어갈테니 꼼짝말고 기다리그라!!!"
뚜-뚜-
히지리 "끊어졌...어...?"
전화기에서 울려퍼진 일갈? 절규? 환호? 그 어느 선에도 걸쳐있는 목소리에, 얼떨떨해하는 히지리를 뒤로하고.
안나 "그럼... 마저, 장볼까?"
안나는, 생긋 웃어보였다.
@>>-3 ...자취는 생존입니다...
우연찮게 타임세일을 잡아서 메뉴가 바뀌게 되었지만, 그래도 일단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식재는 사두는게 좋을테니까...
안나가 혼자서 가능한 요리가 그렇게 많진 않지만, 그래도 시어터에서 이것저것 거들고 하다보니 간단한 요리 정도는 인터넷에서 레시피만 볼 수 있다면야 어느정도 하는게 가능하다. 그러니까 식재를 사두는거고.
히지리 "저기...언니...?"
안나 "응?"
히지리 "아까...그, 전화한 분은...?"
안나 "으응. 시라이시 츠무기씨. 안나의, 아이돌 동료야."
곧 올테니까, 만날 수 있을거야. ...으, 으응...
...히지리의 떨떠름한 반응이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응. 괜찮겠지.
얼마나 지났을까.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다고 느꼈는데, 바로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안나 "...츠무기씨다."
역시 빨리 오셨네... 작게 중얼거리며 통화버튼을 누르는 안나.
안나 "츠무기씨...?"
츠무기 "허억...니...헉... 지금, 어디인교...! 흠흠...크흠! 흠! 모, 모치즈키양. 지금, 어디신가요?"
안나 "...츠무기씨, 일단...숨부터 고르고, 말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츠무기 "...그렇, 군요. 제가, 추태를, 보였...후우...흐읍, 후우..."
안나 "...응. 심호흡, 하고..."
...그렇게까지, 뛰어올건 없었잖아요... 후우...면목이, 없네요...후우...
그렇게, 잠시간 숨을 고른 츠무기는...
츠무기 "그래서. 지금 어디신가요?"
안나 "안나, 지금 채소 코너 근처...에요."
츠무기 "바로 가죠."
안나 "이젠 천천히 와도 되니까..."
뚝-
히지리 "...어, 언니...?"
안나 "...응. 곧, 소개시켜줄게..."
@ ??? "퍼뜩 말해보그라... 니 내한티 와그라능교?!" <외면
츠무기 "아, 모치즈키양..."
안나 "안녕하세요, 츠무기씨-"
츠무기 "-물건은요?"
우와, 츠무기씨...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는거야...? ...뭐, 저와 모치즈키양 사이라면, 잡설을 길게 할 필요는 없지요. 덤으로, 밥을 방금 지어놓은터라. ...츠무기씨, 항상 느끼지만...엄청 실용적이에요...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그래서, 몇개나 확보하신거죠?
안나 "안나가, 6팩을 집어서...-6팩?! 그게 가능한가요?!-...응. 츠무기씨에게, 2팩을 줄게."
츠무기 "...네? 그게 무슨 얘기신가요. 방금 지나오면서 확인한 바로는, 갈비덧살은 인당 3팩 한정이라고 되어있었습니다만. 너무 많이 집어서, 3팩씩 나누자고 하시던 이야기인게 아닌건가요?"
날카로운 지적. 합당한 판단이다. 츠무기씨, 그 달려오는 와중에도 정확히 캐치했어...
안나 "...평소라면, 그랬겠지만...안나. 지금은, 일행이 있어서요..."
츠무기 "일행...? 앗...!"
그제야, 안나의 뒤쪽에서 눈치를 보고 있던 히지리를 발견한 츠무기.
츠무기 "저, 저분은 누구시죠?"
안나 "응...소개할게요. 츠무기씨, 이쪽은 모치즈키 히지리... 안나의, 동생이야... 히지리, 이쪽은 츠무기씨. 안나의 아이돌 동료분...이야."
츠무기 "니 동생 이씄나?! 아, 앗... 또 실수를..."
...으응... 츠무기씨의 이시카와 사투리, 정겨운걸. ...놀리지 마세요, 모치즈키양.
츠무기 "...처음 뵙겠습니다. 시라이시 츠무기입니다. 언니분께는, 극장에서 신세를 많이 지고 있습니다."
히지리 "아, 안녕하세요... 모치즈키, 히지리에요... 자, 잘 부탁드립니다..."
...아까, 식당...에서도 히지리가 머뭇거렸...지? 그건 낯을 가린거라면,
츠무기 "...저...?"
히지리 (움찔)
...이건, 히지리가 겁을 먹은걸까...? 츠무기도 히지리의 반응에서 뭔가 느꼈는지 조금은 당황한 눈치다.
츠무기 "흠흠. 그, 놀라게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상경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당황하면 사투리를 내뱉고 마는 습관이 있어서..."
안나 "...츠무기씨..."
츠무기 "네?"
안나 "...아까, 안나가 통화할때... 음량, 최대로 키워둬서..."
...다 들렸어요.
그리고 정적.
...뭐, 어찌저찌 얼굴이 새빨게지며 당황하는 츠무기씨의 폭주와, 그 츠무기씨를 어려워하던 히지리를 어떻게 잘 중재해내서 교통정리를 끝낸 안나.
...정확히는 츠무기의 폭주는 막아냈지만, 아직 겁을 먹은듯한 히지리의 반응을 풀어내기는 조금 어려웠다고 할까.
츠무기씨가 조금 날카로운 인상인게 영향이 있을지도...
츠무기 "좀, 동생분이 계셨으면 미리 이야기를 해주셨어야...!"
안나 "...미안해요...그치만, 말하기 전에...츠무기씨가, 먼저 반응해버려서..."
츠무기 "...뭐, 이미 벌어진 일이고..."
살짝 한숨을 내쉰 츠무기는, 문득 생각났는지 가볍게 손뼉을 치면서 안나에게, 그리고 히지리에게 말했다.
츠무기 "그러고보니 두 분, 아직 저처럼 저녁을 드시지 않았다고 하셨던것 같은데. 괜찮으시다면, 사죄의 의미로 저녁을 대접해드릴까합니다만. 초대를, 받아주시겠나요?"
안나 "안나는, 좋은데...요. 어떻게 할래, 히지리...?"
>> ~+3까지 투표
1. 갈게요.
2. ...아, 아뇨...괜찮아요... 언니가, 저녁 해준다고 그랬고...
히지리 "갈게요...!"
...저렇게 즉답하면... 방금 안나가 고민한건, 뭐가 되는걸까...?
회의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역시 안나의 동생! 이라는 생각이 드는 안나. ...물론, 츠무기도 같은 생각이었다. 역시 모치즈키양의 동생이구나, 라고.
...물론 저 두 생각에 담긴 의미는 동일하겠지만, 그 뉘앙스가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건 살짝 넘어가도록 하자.
츠무기 "그럼, 메뉴는...역시, 지금 밥과 국이 방금 준비된 상황에 요리를 하긴 어려우니-"
안나 "...그거, 집착 안해도 되지 않을까...요?"
츠무기 "-야키니쿠가 가장 낫겠군요."
안나 "으응. 그건, 안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 그럼...안나와 히지리 몫의, 고기 팩 2개로... 츠무기씨도, 같이 먹으면 되겠어요."
츠무기 "그래도 될까요? 그럼, 결정되었군요. 제 방에는 프라이팬 밖에 없어서 제대로 구워질진 모르겠습니다만..."
안나 "환기만 잘 시키면...된다고, 생각해요..."
옷에만, 냄새가 안 베면 되니까... 확실히, 그렇군요.
그렇게, 이야기를 끝내고 마트에서 계산을 마친 뒤-캐셔분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냈지만, 안타깝게도 안나를 동요시키기엔 한참 약할 따름이었다. 아니, 애초에 안나가 시선을 안마주치는데 그걸로 효과가 있을리가 만무하고-, 츠무기를 따라 츠무기의 방으로 온 안나와 히지리.
사실 안나가 츠무기에게 먼저 전화를 건 것은, 안나가 간 마트가 츠무기의 방에서 가까운 곳이기 때문.
...물론 츠무기가 아직 마트의 타임세일에는 전혀 대응을 못하고 있기에, 언제나 폭풍이 몰아친 뒤만 바라보며 애석해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비밀이다.
안나 "실례하겠습니다..."
히지리 "시, 실례하겠습니다..."
츠무기 "아, 장보신건 잠시 냉장고에 넣어두세요. 아무리 겨울이라도, 따뜻한 방안에 둔다면 상할수도 있으니까요."
안나 "고마워요, 츠무기씨..."
츠무기 "아니에요. 이런 행운을 선뜻 나누어준 모치즈키양의 배려에 비하면 별로 대수롭지 않은 일입니다. 아참, 모치즈키양. 괜찮으시다면, 저를 좀 도와주실수 있을까요?"
안나 "그거, 안나...에요? 아님, 히지리...?"
츠무기 "당윤이 니 아니긋나?! 흠, 크흠! 동생분은, 편하게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고기만 구워지면 바로 먹을 수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히지리 "네, 네에..."
@ ...더 써보려했지만, 도저히 더 쓸 상태가 아닌것 같아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어쩐지 분주한 주방쪽이 신경쓰여 가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이 되는 히지리였지만-
'띠링'
히지리 "아...?"
알림음과 함께 진동이 울리는 휴대폰. 누구일까 싶어 꺼내보니-
[히지리쨩,
저녁은 먹었어? 안나쨩이랑 잘 돌아갔고?
휴대폰 케이스는 이상한 데는 없지? 혹시라도 있으면 메일로 알려줘. 내가 영수증을 갖고 있으니까, 교환하려면 같이 가야 하잖아?
앗, 첫번째로 보내는 메일인데 꼭 엄마처럼 잔소리하는 내용인것 같네...(^^)
난 부모님이랑 저녁 먹고 들어가는 길이야. 생각외로 빨리먹었달까... 미리 준비를 다 해두셔서 내가 늦게 간게 아닐까 싶었지 뭐야...
그나저나 크리스마스가 생일이라니, 엄청 로맨틱하다고 해야할까. 하나님의 축복을 받으면서 태어났다고 할수도 있잖아? 아참. 생각해보면 매번 크리스마스랑 생일 선물을 동시에 받을테니 아쉬우려나? 따로 달라고 말하기도 그럴테고, 그렇다고 선물이 두배로 들어오는것도 아닐테고...
에, 너무 길어졌나 (O_O)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해!
언제든 히지리쨩이 편할때 답장 줘! (* ´ ∀ ` )
Yuriko.N]
...유리코가 보낸 메일 한 통.
빠르지 않나, 싶었지만 마트에 들렸다가 츠무기를 기다렸다 츠무기의 방으로 오고... 의외로 시간을 꽤 잡아먹었으니까.
일단, 답장을 해둘까.
[유리코씨께.
지금, 언니의 다른 동료 분인 츠무기씨의 집에 와있습니다.
어쩌다보니 츠무기씨의 집에서 저녁을 함께 먹게 되었습니다. 츠무기씨는 조금 무서운...느낌이 들지만, 좋은 분인것 같습니다.
휴대폰 케이스는 너무 마음에 들고, 이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로맨틱...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와 생일을 구분해본 적이 없어서, 선물이 적은가 많은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집에 돌아가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모치즈키 히지리.]
안나 "...츠무기씨. 정말, 괜찮은거...에요...?"
츠무기 "지, 지금 제 요리실력을 의심하는 겁니까?! 아, 앗 뜨거!"
안나 "...아니, 가라아게가 아닌걸... 기름, 너무 많지 않아...? 지금이라도 덜어야-"
꺄악! 뜨것!! 바, 바닥에 기름이!! 키친타올로, 닦으면- 잠깐! 키친타올은 비싸지않나! 얌전히 티슈로 닦으라!!
히지리 "...아..."
...주방, 정말 괜찮은걸까...?
>> ~+3까지 다이스. 저녁 메뉴의 상태를 판정합니다. 가장 높은 값!
01~40 : 안나 "...이렇게 망치는 것도 기적, 아닐까...요?" 츠무기 "...역시 조림으로 했어야..."
41~70 : ...고기는 언제나 옳습니다. 좋은 식재는 조리가 어설퍼도 맛있다구요!
71~90 : 안나 "...어째서...?!" 츠무기 "맛있어요?!"
91~100 : 안나 "...美味...!" 츠무기 "내, 내 실력이 이정도인기라!!"<아닙니다
@ 늦어서 죄송합니다아...
츠무기 "...변변찮은 상입니다만..."
히지리 "아, 아니에요...!"
일단 식기 전에 저녁을 먹는 걸 선택한 츠무기는, 청소에 대해서는 잠시 잊어두기로 했다. ...가라아게를 자주 해먹어서 기름 범벅이 된걸 바로 정리 안하면 나중에 엄청나게 피곤해지는 건 알고 있지만, 역시 바로 치우기 귀찮은 건 만인의 공통사항.
냉장고에 있던 숙주와 단무지, 그리고 갓 볶은 고기야채볶음. 그리고 두부와 감자가 들어간 된장국과 따끈한 밥.
...자취를 하는 입장에서, 각자 그릇에 덜어주지 않는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해줄 수 있었겠지만, 설거지거리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세심하게 개개인별로 반찬을 덜어놓은 츠무기.
히지리 "잘 먹겠습니다...!"
안나 "잘 먹겠습니다..."
츠무기 "잘 먹겠습니다."
...이럴때는, 맛있게 먹어주는게, 만들어준 사람에 대한 예의겠지.
고기볶음은 엄청나게 호평이었다. 물론, 츠무기가 능숙하지 못해 주방이 난장판이 된건 어쩔 수 없었지만, 기름을 많이 써서 바삭하게 된 갈비덧살의 식감이 야채와 어우러져 볶을때 같이 부은 간장과 설탕의 달짝지근한 맛과 함께 살아나서 짭쪼름한 단무지와 궁합이 맞아떨어졌다고 해야할까. 과하다 싶으면 심심한 맛의 숙주볶음과 같이 먹으면 되었고.
의도치는 않았겠지만...상당히, 균형잡힌 맛이었어...요. ...그냥, 칭찬해주실수는 없는건가요? ...하지만, 사실...이잖아요? 아니, 그렇긴하지만! 그래도!
...그 외엔, 츠무기가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같이 테이블에 앉은 자매보다는 말수가 더 많았기에 역시 아까까지와 마찬가지로 히지리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친동생이고, 도쿄에 처음 왔고, 앞으로도 며칠 더 묵을 예정이다...등등.
그렇게, 밥을 다 먹자...
>> ~+3까지 투표
1. 피곤했는지, 히지리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
2. 히지리가 설거지를 돕겠다고 나섭니다.
츠무기 "그럼, 슬슬 정리를 해야..."
히지리 "아...저도, 돕게 해주세요...!"
츠무기 "그... 동생분은, 먼곳에서 온 손님이니까 쉬고 계서도 괜찮습니다만-"
히지리가 자리에서 따라 일어나자, 츠무기는 괜찮다는 듯 손을 내저어보였으나-
히지리 "역시...아무것도 안하는건, 아닌것 같아서요..."
히지리가 강하게 고개를 저으며 말하자, 츠무기도 어쩔수 없다는 듯 쓰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츠무기 "그럼, 두분께서 설거지를 해주시겠나요? 저는, 바닥과 테이블을 좀-"
안나 "-안나가, 할게. 츠무기씨가, 설거지를 같이 해주세요."
츠무기 "네? 아니, 굳이 힘든 일을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제가 주인이니 제가 힘든 일을 하는게 맞겠죠. 도와주시는 것만해도 감사할 일인데."
으음...츠무기씨의 청소, 별로 믿음이 안가서... 아니, 또 뭔 말을 그리하능교?! 안나, 청소는 잘하니까... 아니, 그래도 나가 더 힘든 일을 하는-
뭐라 더 항변하기 전에, 이미 수세미 하나에 세제를 뿌려, 티슈와 함께 챙겨 가스레인지를 닦기 시작하는 안나를 더 만류할 수 없던 츠무기는, 쓰게 웃으며 히지리를 돌아보았다.
츠무기 "그럼, 동생분. 제가 닦은 그릇들을 물로 좀 헹궈주시겠나요?"
히지리 "네...! 아, 그리고...저, 히지리로 부르셔도, 괜찮, 아요..."
츠무기 "네. 부탁드릴게요, 히지리양."
안나 "기름, 많이도 튀었네..."
츠무기씨, 식용유, 아껴쓰는게 좋지 않을까...요? 읏...그건, 그저 실수였습니다만... 아, 히지리양, 그건 올리지 말고 밖에 두시면 됩니다-찬장에는 금방 마를 것들만 넣어두니까요. 아, 네...
안나 "...뭔가, 안나랑, 히지리한테 하는거...온도차가, 좀 있지 않아...?"
묘하게 히지리에게 상냥한 츠무기를 지적하는 안나. 하지만, 츠무기는 훗, 하고 웃어보이며-
츠무기 "은근히 폐부를 찌르는 말을 툭툭 던지는 분과, 상냥한 동생분을 비교한다면 당연한 결과겠죠."
-안나가 하듯, 팩트를 날려버렸다.
안나 "으윽..."
부정할 수가, 없어...하지만, 사실을 말하는건데...? ...뭐, 그건 저도 그러니까 딱히 변명은 못하겠지만요...
...물론, 은근히 틱틱대는걸로는 츠무기가 안나에게 뭐라 할 입장은 절-대 아니겠지만.
그렇게, 티격태격 하면서도 금세 정리가 끝나가고 있었다.
안나 "여기, 행주...식탁도, 다 닦았는데...걸레는...요?"
츠무기 "아, 걸레는 욕실 안쪽에 있을테니, 그걸로 쓰시면 됩니다."
안나 "으응."
읏차-하고 일어나며 행주를 츠무기에게 건네는 안나. 행주는 자고로, 설거지할때 제깍제깍 손으로 빨아쓰는게 가장 편하니까.
츠무기 "대걸레 봉은 문 뒤에 있으니까, 끼워서 쓰면-"
안나 "안나, 자주 오니까 그건 알고 있는걸...?"
츠무기 "그럼, 걸레가 있는 곳도 대충 아시는거 아닌가요?"
으음...잘못해서, 수건을 쓸수도 있으니까...? 니 진짜 그럴끼가?!
츠무기의 격앙된 반응에 쿡쿡 웃으며 일어나는 안나와, 이젠 익숙해졌는지 빙그레 웃는 히지리. 그리고 그 순간-
'띠링~'
안나 "...응?"
...알림음? 메일, 일까...?
>> +2 다이스 체크.
1~30 히지리
31~100 안나
...또 탈주했다가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창댓판에서부터 인사를 드리네요.
...갑자기 이게 왜 위에 뜬거지...? 싶으시겠지만, 으음...
근황부터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일단, 상당히 꽤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제 주변 상황이 이것저것 터지고, 정리되고. 그럼에도 여전히 썩어들어가는부분도 있고... 어쨌던 고여가던 상처가 몇부분 터져서 정리된 것들이 꽤나 있었고 그 과정 속에서 멘탈이 이것저것 데미지를 입었습니다...만,
뭐, 사실 창댓에 있어 이건 그리 중요한건 아니죠.
정작 문제가 되는건...제가 제 창댓...특히 이 창댓을 정주행하면 할수록.
'도저히 이대로는 더 이상 못잇겠다!'
...라고, 너무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스토리를 어쨌던 큰 틀이라도 적당히 생각하고 있었다면. 그렇다면 적어도 그 스토리에 맞는 등장인물은 제가 직접 등장시켰어야 했거늘.
그렇게 하지않고 아무 생각없이 벌려놓고, 또 그 상황에서 무리수에 가까운 설정과 전개를 던져놓는 바람에 더더욱 꼬이고.
덤으로, 그 누구에게도 공감받지 못할 내용이나 장황하게 늘어놓고, 그런걸로 시간이나 끌고... 솔직히 그놈의 게임 저밖에 안하는 걸로 대체 누가 알아들으시겠나요ㅋㅋㅋ<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쓰지 말았ㅇ..읍읍
...해서. 두 줄로 요약 정리하자면
-창댓의 상태가 스스로 읽어보아도 '도저히 버틸수가 없다!' 수준.
-제 멘탈이 이것저것 겪어서 철판깔고 뻔뻔하게 이끌고갈 정도의 상태가 아님.
...이어서. 이대로는 도저히 쓸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네, 장고 끝에 악수둔다고 하는데...그렇게 되었네요.
...시퀼로 잡아둔 '히지리가 밀리시타 하는 창댓'...은 별로 그다지 설정이나 캐릭터가 붕괴한 점도 없고, 이쪽은 제가 막 포기하고 싶지가 않은..그래서 그대로 쭉 이어 쓰고 싶은데.
문제는 이 두 창댓은 같은 세계관이라 이쪽의 창댓이 정리 되어야 좀더 설정을 풀고 진행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러므로, 일단 연재 종료 띄워놓고 정말 염치 없겠지만, 마지막으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이 창댓 자체는 이미 저 스스로 만든 수많은 함정에 빠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왔다고 판단이 되고 있기에 종료를 올렸습니다만,
저는 다음 창댓을 위해서라도. 이 창댓의 설정과 내용을 어쨌든 정리해서 다음으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걸...어떤 쪽으로 정리하는게 좋을까요?
2. 1.과 대체로 동일하지만, 모두 상세하게 밝히지는 말고 적당히 리메이크한 후 단(혹은 중)편으로 완성해서 창작판에 업로드한다. 이 경우엔 다음 창댓은 이 단편? 중편?이 업로드 된 후 바로 진행될 예정이고요.
3. 얌마, 패 다 까보이지말고 그냥 창댓으로 다시 리메이크해! 만약 이 경우, 원래 진행되었던 지점까지는 제가 최대한 빠르게 원래의 앵커를 반영해서(물론, 어려울것 같은 내용들은 일부 제외되고 수정될 수는 있습니다... 제 게임 편력을 생각하면 일단 pc방은 보내면 안될것같...) 먼저 진행해놓고 그 다음부터 앵커를 받는 형식이 될것 같습니다.
...어느 쪽이 좋을까요?
번호로만 적어주셔도 좋고... 덤으로 의견을 더 적어주시거나 질타를 날려주셔도 좋습니다.
기간은...제가 적당히 의견이 모였다고 느꼈을 때까지...? 그래봐야 그리 길진 않겠습니다만...
일단 아무 의견이 달리지 않는다면... 아마 1로 갈것 같습니다.
...다음 창댓이요? 어차피 다른 글을 기대하기도 힘들 테니 설정 듣고 끝내는 걸로...
[히지리 "부탁드려요...!" 사나 "......"]
...네, 이걸 말하던 거였습니다...
잠시 후부터 설정, 생각해뒀던 전개, 결말...
전부 풀어보겠습니다.
(추가)
아, 창댓에 그대로 이어서 올리는게 나을까요? 아님 그냥 이야기판에 올리는게 더 나을까요?
...생각해보니 물어보고 자시고 할것도 없긴하네요. 일단 창댓에 그대로 쓰고, 나중에 옮기든가 해야죠.
1.
이 창댓의 시작은...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alk&wr_id=11805
창작이야기판에 올렸던 이 글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발단은, 일단 위 글에 적어놓은 그대로 입니다.
여기에서, '어, 진짜 괜찮은데...?' 라는 생각이 들자, 한번쯤은 제대로 된 창댓을 써보고싶었던 (섣부른) 욕망이 뭉글뭉글 샘솟으면서... 알바하던 와중 화장실을 갔다오면서 질러버리고 맙니다.
...지난번 창댓을 그냥 묻어버린 것은 그새 금방 까먹어버리고.
초기 설정을 어디까지 생각했느냐.
일단, 먼저 '그냥 랜덤 다이스와 콤마를 조건으로 던져두면 얼마나 많은 분이 호응해주실까...?' 가 궁금해져서. 일단 전부 시크릿으로 해놓고 조건 던져놓고 알바하러 돌아갔었습니다.
...사실 지금에서야 밝히는 거지만, 안나의 데뷔 여부는 처음부터 생각해뒀던 거지만, 히지리는 계약으로 할지 데뷔로 할지를 조건 던져둔 뒤로도 계속 고민했었습니다.
그렇다고 상황 봐가며 바꿀 생각은 없었습니다. 애초에, 그날 더럽게 바빠서 알바하는 곳 마감하는데에 정신이 팔려서 모니터링 할 여유따위도 없었고...
대충 퇴근시간(10시입니다)이 되가면서, 생각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래. 역시, 히지리는 아직 보이스 배정이 안되기도 했고... 동생인데, 언니보다 앞서있거나 하는 결과가 생기면...
...저는 이 둘로는 그저 치유계 일상물(...???????????)...정도만 생각했기에, 안나가 히지리에게 열등감, 질투를 느끼는 전개따위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 기껏해야 둘이 비슷한 상황(둘다 연습생)이면 모를까, 안나는 데뷔 못하고 히지리는 이미 데뷔해있는 상황 같은건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히지리는 계약 여부. 계약이 끝났어도 연습생! 으로 낙찰.
그렇게 정하고 휴대폰을 켜서 창댓을 들어가니...
않이; 앵커가 뭐이리 많이 달렸어?!
히이이익... 더 많이 달리기전에 짜르자!
라고 마감합니다, 를 서둘러서 달았습니다.
여담이지만, 만약 히지리가 50 이상이었으면 기숙사에 있던 히지리가 안나에게 연락도 없이찾아온 것이 되었겠죠.
첫 전개는 계속 생각해뒀던 왕도적인 전개.
크리스마스에 안나를 찾아온 히지리. 히지리를 챙기는 안나. 사이좋은 자매...
...뭐 여기까진 무난했다고 봅니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죠...
...이 둘에 대한 묘사나 설명도 부족했는데 인물이 툭툭 추가되는...
처음부터 인물 추가는 살짝 제한을 두고, 그냥 방콕하고 티격태격 옥신각신 어찌되었던 서로를 챙기고 하는 자매의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리코가 오는게 추가되면서 이런저런 잔가지가 많이 달렸습니다.
...제가 살짝 망각한건, 어찌되었던 유리코던 안나던 히지리던 그렇게까지 활동적인 아이들이 아니라는것. 물론 소심하기만 하고 그런 건 아니지만, 이야기 진행을 전적으로 주도적으로 이끌 아이들은 아니고...
처참한 제 실력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되겠지!'라며 그냥 진행한것.
차라리 여타 양산형 러브코미디 라이트 노벨이나 흔하디 흔한 양산형 겜판소마냥 트러블 메이커를 넣어줬더라면 안나와 유리코... 둘의 캐릭터 붕괴가 일어나진 않았겠죠.
제 생각대로면 저 둘은 이미 거의 1년 가까이 아이돌 활동을 해온 단짝인데, 저렇게 기계적인 감정선으로 티키타카를 했을리가 없죠...끄으으윽...
이미 여기서부터 삐걱거리자, 이후의...네. 더 말하기도 처참하니 일단 나중에 다시.
어찌되었던 소설의 구성을 따라가야할테니, 핵심 갈등을 만들어야합니다.
...그런데 판타지의 용사vs마왕 마냥 악역을 만들어서 해결될 것도 아니고, 애초에 일상물에 그런 악역이...아니, 그 누구도 악역으로 만들기 싫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사실 처음 자매 설정을 짤때부터 생각해둔게 있긴 했습니다.
'안나와 히지리가 매우 이상적인 자매로 보이지만, 사실 알게 모르게 문제가 쌓여있다.'
...형제자매가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관계는 보통 창작물에서 나오는 것마냥 그렇게 아름다운 관계가 아닙니다. 물론 '저새키를 조져야 내가 산다!'같은, 사극의 왕가 같은 그런 관계는 당연히 아니지만... 서로 생활에서 겹치는게 많다보니 굉장히 사소한 것에서도 다투고 싸우고 토라지고 화해하고...이런게 쌓이고 쌓여 만들어지는 관계거든요. 육아에서 서로에게 필요한게 대체로 비슷하다보니... 특히 성별이 같으면 더 심하죠. 남녀로 다른 남매는 대충 성별에 맞게 새로 구해주고 하다보니 그냥 소닭보듯이 무시하는 관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만...(제가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고 물려주고 물려받고 하면 서로 내 물건을 ...아, 또 말이 길어지네...
...즉, 이렇게 이상적인 관계만 보이는게 이상하다... 라며 조금씩 삐걱거리는 걸 은연중에 묘사해서 이 둘에게 뭔가 이상이 있다...라는 걸 보이며 차근차근 갈등을 표면으로 드러내려 했습니다.
물론, 깔끔하게 실패!
...네... 둘의 갈등은, 어머니와도 그렇게 썩 모범적인 관계를 보이지 않는 모습에서 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보이려 했습니다. 나가노의 본가... 할아버지 댁으로 가고싶지 않아하는 안나.
히지리를 끔찍이 챙기는 안나.
...저는, 안나와 히지리가 어릴때 사고가 있었다고 설정하려 했습니다.
일단, 처음 이야기판에 올린 글 대로 가나가와와 나가노에서 따로 자란 자매. 아파서 시골의 친가에서 자랄수 밖에 없었던 히지리.
히지리...때문이 아니더라도 보통은 맞벌이겠습니다만, 어찌되었든 맞벌이 부모 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꽤 많은 상태로 자란 안나와 할아버지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는 히지리. 바쁜 부모님과 히지리의 건강 문제로 부모님과 안나가 히지리를 만나는건 일년에 약 두번가량. 일본의 명절, 친가로 보통 찾아가는 오봉과 새해 첫날.
이렇듯 서로 떨어져있기에 더 각별하게 아끼기만 하는게 가능하다...라고 생각했기에.
어쨌든 이런 이유로, 안나는 히지리를 잘 챙겼고, 히지리는 안나를 잘 따랐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아무래도 건강 문제로 집안에만 있었을 히지리를 안나가 이끌고 다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안나의 하이텐션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한 포지션이구요. 안나가 원래 하이텐션인 아이였다고 하던, 아니면 히지리를 위해서 하이텐션이 되어주었던 간에.
...자,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사고는 뭐가 있을까요?
뭐 어렵지 않죠. 연말~연시의 추운 날씨. 산악지대인 나가노현. 언제나 집에 있을 히지리를 데리고 다닐 안나.
...아이들이 산을 돌아다니다 실족 한번만 해도 대형사고가 될 수 있죠. 특히, 겨울 산이라면.
안나의 뒤를 따라다니던 히지리. 산을 쏘다니다가 발을 헛디뎌 산 아래로 미끄러지는데... 영특한 안나는 혼자서 데리고 나갈 수 없다는 걸 깨닫고 어른들을 데리러 산을 내려가지만, 병약한 히지리가 혼자 추운 겨울산에 방치되어있어 패닉이 온 어른들이 다그치는거에 당황해서 잘 외워뒀던 위치도 까먹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시간이 지나 어떻게 겨우 찾은 히지리는 폐렴에 걸려 병원신세를 지게 되고, 어른들은 안나에게 책임을 물거나 하진 않았습니다만... 안나는 큰 충격에 빠져버리고 맙니다.
...그 후, 안나는 나가노로 가지 않고, 조금씩 더 소심해지며 게임에 몰두하게 됩니다. 히지리는 안나와 전화를 하거나 하지만, 안나가 거리를 두는 것을 내심 느끼게 되죠.
뭐, 이후 이야기는 공식과 조금 섞어서.
안나는 게임에서 사귀게 된 lily_knight=나나오 유리코와 친해지고, 유리코와 아이돌 이야기를 하며 아이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됩니다. 히지리가 노래를 좋아했던걸 기억하는 안나는, 히지리에게 당당해진 뒤 사과하고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 아이돌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 후는 원래 재능이 있던 안나였던지라 765 시어터조에 합격.
히지리는 언니가 찾아오지도 않고, 연락이 뜸해지고... 언니가 연락을 원하지 않는 것 같아 침울해했지만... 중학교에 들어간 이후, 언니가 도쿄에서 아이돌이 되어 활동하고 있다는 걸 어머니에게 전해듣고 기뻐합니다. 그래서 내심 도쿄로 가길 노리고 있다가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생일 선물로 뭘 받고싶냐고 물어보시자마자 바로 냉큼 도쿄의 언니를 보러 가겠다고 말하죠. 물론 혼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워낙 엄하시다보니 언니가 보러오기 힘들어하는걸까, 하는 생각도 했었으니 혼자 찾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한거죠.
그 결과, 크리스마스 1주일전 미리 나가노로 왔던 어머니에게 안나의 자취방 열쇠 복사본을 받아두고, 안나가 크리스마스이브 공연이 있던 터라 내친김에 '서프라이즈 선물!'이 되기 위해 몰래 방에 먼저 들어가 있기로.
안나는 히지리에게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생을 위험속에 내버려두고, 생명까지 위험하게 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 덤으로, 이렇게 동생을 피하고 어려워하는 자기 자신을 보여주고싶지 않아하는 것까지.
히지리가 온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놀라고, 히지리를 다시 보게 된게 기뻐서 망각하고 있지만 어머니와 전화통화를 하고, 피하고 있었던 점에 대해 다시 직면하게 되면서 다시 점점 어두워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습니다만. 실패했죠.
히지리에게 안나는 여전히 좋은 언니고, 인기아이돌까지 된 자랑스러운 언니입니다. 다만, 왜 자신을 피하는 건지 물어보고 싶고, 곁에 같이 있고 싶을 뿐.
하지만 이걸 직접 물어보고 하면 안나가 자신을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 듣게 되지 않을까. 언니가 나를 정말 싫어하는데 좋아해주는 척 하는 거 아닐까... 이런 환상을 괜히 깨버리는거 아닐까...하는 두려움에 안나에게 이야기를 꺼내기 무서워합니다. 그래서 그냥 어리광 부리고, 어릴때처럼 대해주기만을 바랄뿐이죠.
뭐, 이렇게 생각했던건 죄다 묘사와 전개에서 처참하게 실패했으니...ㅋㅋ
사실 처음에는 이걸 차근차근 유리코와 돌아다니며 안나가 이것저것 자극받으며 점점 어두워지는 방향으로 보이려 했습니다.
그런데... 나가자마자 처음 걸은 점심 앵커에서, 야요이가 나왔습니다.
...네. 안나와는 공식상 접점이 0인 야요이가.
Normalize : ...
Normalize : ...?
Normalize : ...???????
Normalize : ???????????
Normalize : 뭐야, 왜 아무 관계가 없어?! 호칭도?! 둘 다 앤젤타입에 같은 나이잖아?! 아니, 밀리마스가 5년 넘게 진행되었는데 단 한번도 겹친적이 없어?! 나이대나 속성이 아예 다른거면 몰라도 그렇지도 않은데?!
...패☆닉ㅋ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creatalk&wr_id=14883
...그래서 긴급하게 질문 ㄱㄱ...
...그리고 그 결과 내린 결론->내가 재정립하자!
...어떻게 결론을 내렸냐면 말이죠...
일단, 공식에서 서로 접점이 없다는걸, 서로 거리를 두고 있다로 고정해두고 설정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이 창댓에 두드러지는 갈등이 없다보니 그 영향으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먼저, 야요이의 성격상 누구를 싫어하고 할 애가 절대 아닙니다. 티격태격까지는 몰라도, 접점이 아예 없다=피한다 정도로 먼저 거리를 두거나 할 애가 아니란 말이죠.
...그렇다면 안나쪽에서 피한다고 하면...?
안나는 평소와 아이돌 활동..양쪽에서 모드가 나뉘어있죠. 평소 텐션이 낮은 안나는 선배이고, 텐션이 높은 야요이를 충분히 어려워할만도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둘 다 착한 애들인데, 안나가 야요이를 단순히 활발하다고 피해...? 그럼 우미는? 타마키는? 메구미는? 요리코는? 마코토는? 수많은 아이들이 다 반례를 들수 있을 수준인데 말이 되나?
...그럼 야요이의 다른 속성을 찾아보자.
야요이는 5남매의 맏이입니다. 아이돌 활동도 하면서 살뜰하게 동생들을 챙기죠. 동생들이 올스타즈 13인 뿐일때도 찾아와서 공연도 보고 했으니, 시어터조가 들어왔을때 즈음에는 시어터에서 야요이가 연습하거나 공연하거나 할때 찾아와서 응원도 하고 인사도 하고 했을겁니다.
...동생들과 조금쯤은 티격태격해도 잘 챙기고, 밝고...이상적인 언니&누나의 모습.
...동생과 관계가 꼬여버린 안나가 이런 모습들을 봐왔다면...?
안나가 바라왔던 관계를 계속 바라봐왔다면... 안나는 자신의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본의 아니게 존재만으로 찌르게 되는 야요이를 꺼려할 수 밖에 없게 되겠죠.
아, 덤으로 이미 아시고 계시겠지만 안나는 히지리의 존재를 765에, 그 누구에게도 밝히지 않았습니다(심지어 절친 유리코에게마저도). 애초에 가나가와의 부모님 호적에는 히지리가 없으니까요. 나가노에서 재학하다보니 할아버지 호적 밑에 들어가있죠.
그러므로 안나는 자신의 불편함을 드러낼수도 없고, 불평할 수도 없기에 그저 야요이를 피하기만 하고. 야요이가 눈치가 전혀 없는 애가 아니니까 자신에게 어째선지 몰라도 거리를 두고 있는 안나한테 불편함을 더 주지 않기 위해 조금 슬프지만 거리를 두고 있는거죠.
...그래서 라멘집에서 야요이랑 마주쳤을때 어떻게 할까...를 일단 야요이 입장에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안나와는 같은 속성의 선후배 관계이고 같은 또래인데 서로 거리를 두고 했으니... 동생이라는 화제가 생겨서, 히지리를 계기로 조금은 더 친해지고 싶다...
해서 히지리에게 이것저것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걸며 친해지길 바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거, 오히려 안나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게 되겠죠...?
...안나가 되고 싶었던 모습인 야요이가, 히지리와 다정하게 이것저것 이야기하는거... 안나 입장에선 박탈감, 자괴감...등등 온갖 마이너스 감정이 불러일으켜질...
...이정도면 멘탈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까...했습니다만...
네, 묘사&전개 대실패ww 망했어욬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 야요이...
...자, 그럼 이렇게 야요이와 안나, 히지리가 뻥! 뻥! 터질동안 타카네와 유리코는...?
...타카네야...어른스럽고 신비로운 캐릭터이니 내색안하고, 외부에서 어떻게 쉽사리 해줄 수 있는게 아니라는 걸 느꼈을테니 은연중에 핵심만 이야기만 하고 쓱 빠지기로 결정.
...유리코가 문제였죠.
차라리 미즈키였다면 마술 같은 걸로 분위기를 확 소화시켜서 다른 국면을 쉽게 만들 수 있었을겁니다. 덤으로 평소 주변을 잘 챙기는 편이니 차근차근 문제로 접근해나갔을테고...
...아니면 로코나 아리사처럼 안나에게 만만한 언니(...)였더라면. 그럼 실없는 짓을 해서 안나의 츳코미를 이끌어낸 끝에 다시 평소로 되돌리고...하면 되었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유리코였단말이죠... 안나의 둘도 없는 절친.
...유리코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다시 온 패닉.
안나의 본적 없는, 심각한 모습(이미 이것도 굉장히 개연성 없게 느껴지는 캐붕이지만 일단)을 본 유리코가 어떻게 반응할지가 잘 상상이 안갔습니다...!
망상벽이 발동하기도 애매해! 이런 상황에 그럴리가 없잖아?! 그렇다고 마냥 헤타레가 될리도 없고?! 그렇다고 대놓고 파고들어가는 대담한 아이도 아니...잖아...
...뭐, 이 이후는 완전히 망가졌으니 생략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출연한 캐릭터들의 붕괴도를, 제가 어느정도로 느꼈는지를 표현하자면...
타카네 : 60%
야요이 : 80%
히지리 : 70%
안나 : 95%
유리코 : 150%
...네. 제 생각으론, 모든 등장 아이돌들 중 유리코가 가장 실패적이었습니다. 유리코에 대한 이해도가 0였죠. 문학소녀이니 만큼 더 섬세하게 표현해줬어야 했고, 안나와 절친이니 둘의 특별한 관계를 단순한 티키타카 이상으로 표현해줬어야 했고...
그 무엇하나 유리코스럽지 않았습니다. 물론 다른 아이돌들이 잘 되었나 하면 그것도 아니지만...
창댓상에서 이미지가 확실히 잡히기 전에 다른 아이돌이 계속 우후죽순 등장하니 흐지부지되어버린 그런게 확실히 있는 것 같습니다... 덤으로 연재가 빠른 것도 아니니...
그래서, 그 뒤엔 어떻게 전개해서 어떻게 끝낼 생각이었느냐?
...결말은 생각해두었지만 전개는 그렇게 상세하게 생각해둔게 없었습니다.<야
다만 생각해두었던, 나오면 어떨까-하는 장면들이 몇몇 있긴 했습니다.
-유리코가 오토메스톰 멤버들에게 SOS를 쳐서, 오토메스톰이 전원 안나의 방에서 하룻밤 묵고 가기.
-그 와중, 안나에게 일침을 날리는 츠바사.
-유리코와 히지리를 방에서 자게 하고, 자신은 거실에서 자려는(히지리와 거리를 두려는) 안나.
-가라오케에 찾아간 안나와 히지리(같이 간 멤버는 누가 될진 크게 생각 안해뒀습니다).
-안나의 과보호. 노래를 못부르게 막기. 히지리는 아프니까... 물론 지금은 건강하지만 체력이 그리 좋진 못하다...는 거로.
-히지리는 뭔가 토로하려 하지만, 입만 뻐끔거리다 시무룩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그 점에 대해 지적하는...유리코? 아니면 누가 되었든...
-방에서 함께 마리오카트를 하는 안나와 히지리, 그리고 ???, ??? ...아마 유리코와 츠무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오의 방문
뭐, 일단 적어뒀던건 이정도네요. 이거 외에는 그냥 생각만 했다가 흘려보낸게 많은 것 같습니다... 워낙 기간은 길고 연중 잠수기간의 비율이 압도적이라 다 기억하기 힘들기도 하고... 일상 파트는 앵커에 맡기려고도...
결말은... 안나의 트라우마&과보호가 폭발하고... 이것에 대해 자매가 제대로 충돌하고 결말을 맺는걸 생각했습니다.
...극장에 가는걸 그동안 원천 봉쇄했던 이유-> 극장 가면 엔딩일 예정이었어서.
...생각해뒀던 엔딩 파트는, 조금 있다가 돌아와서 올리겠습니다.
그럼에도 히지리의 목소리에는 갸냘프지만 청중을 압도하는 무언가가-감동? 감격? 기쁨? 뭐라 하나로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노랫소리를 경청하게 만들고 있었다.
밀리p "...굉장하네..."
안나도 순수한 의미에서 감탄하고 있었지만... 안나의 눈은 시어터의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히지리를 확실하게 주시하고 있었다. 얼굴이 붉어진건, 단순히 상기된걸까...아니면-
히지리 "-앗-"
안나 "히지리!!"
...무대 뒤의 커튼에서 지켜보고 있던 나오와 유리코는 세번이나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무대에서 한번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는 히지리의 부탁. 안나의 그 모습들을 생각한다면 허락하면 안되는 거겠지만, '한번쯤은 머 개안치 않긋나!'라며 속시원히 마이크전원을 올려버린 나오덕분에 '될대로 되라'는 생각이었다.
그 후, 히지리의 그 압도적인... 가사 하나 하나를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듯한 그 노래에... 분명 가창력이 압도적인 것은 아닌데, 무언가 할말을 잃게 만드는...형언할수 없는 그... 아이돌의 무대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기이한 느낌에 한번.
노래가 끝나갈때 쯔음, 갑자기 균형을 잃고 무대 아래로 떨어지는 히지리에게 또 한번.
...그리고...
히지리 "아야야...언니...?"
안나 "다행...이야, 다행..."
...언제 나타났을지 모를, 그야말로 쏜살과도 같은 속도로 달려들어 히지리를 어떻게 엉망진창이긴 해도 무사히 받아낸 안나에게, 마지막으로 또 한번.
유리코 "...저게 언니라는 존재일까요...?"
나오 "...내는 저렇게는 몬한다..."
방금, 우미보다도 빨랐든거 같은디... 나오의 중얼거림을 뒤로하고, 유리코는 서둘러 두사람에게 다가갔다.
안나 "괜찮은...괜찮은거야, 히지리...!?"
다친데는 없는거지?! 머리는 괜찮지?! 어디 부딪힌데는?!
덜덜 떨리는 손. 이번에는 늦지 않았어... 이번에도 히지리가 다쳤더라면, 안나는...
...한편, 히지리는 애석하게도 안나의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그 떨림, 그리고 흥분과 기쁨이...그로 인해 격하게 떨리는 심장 고동이, 안나의 떨림을 느끼지 못하게 했기에.
히지리 "응...! 나, 너무 기뻐...!"
좋아하는 노래를, 언니처럼 무대에서 불러볼 수 있어서. 음향효과, 조명, 관객... 그 무엇도 없이 딸랑 마이크 하나만 있었을 뿐이지만 히지리는 그것하나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노래를, 그중에서도 언니의 노래 말고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언니가 섰던 무대에서 불러보다니.
그리고, 언니가 나를 미워하는게 아니라서. 이렇게 구해줘서.
...그냥, 다, 너무 기뻐...!
휘청-
안나 "히지리!!"
히지리 "응, 괜찮아...조금, 어지러운거...니까..."
...역시. 끝까지 불러본적 없던 그 기나긴 노래를 목청껏, 끝까지 불러본게 문제였을까.
호흡을 어떻게 잡아야하는지 같은건 전혀 모르니까, 그냥 몰아내쉬며 끝까지 부른게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냥 조금 어지러운 정도인걸.
언니,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나 이제 건강한걸...
...하지만 히지리는 안나의 품이 너무 따스하고 좋았기에...아무말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렇게 걱정해주고 구해주는것도 기뻤으니까...
안나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히지리의 노래에 놀라기도 했고... 아직도 히지리가 다칠뻔했다는 것에서도 진정되지 않았으니까. 조금은 진정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박수를 치며 다가오는 인영에, 안나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밀리p "다친데는 없는거지, 두사람 다?"
안나 "으, 응...괜찮...아요..."
...히지리를 받아낼때 조금 부딪치면서 바닥에 긁혀 살짝 무릎이 까진건 말하지 말자.
밀리p "히지리쨩, 이라고 했지?"
히지리 "네? 아, 앗...네..."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는 히지리에게 프로듀서는 빙긋 웃으며 안나에게 이야기를 들었다며 말을 시작했다.
밀리p "노래, 굉장하던데."
히지리 "네, 네? 아...감사, 합니다..."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걸까...
초단거리 스퍼트를 한 탓에 산소가 부족한 걸까. 조금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밀리p "저기, 혹시... 괜찮다면-"
...? 에? 잠깐, 무슨 이야기를...
안나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거야, 프로듀서씨... 히지리는, 지금 숨도 제대로 못가누고 있는데. 지금, 안정이 필요한데... 대체, 무슨 이야기를-
밀리p "-아이돌 해볼생각, 없니? 안나도 있으니까, 둘이 같이하면-"
안나 "-안돼-!"
그 순간.
극장 전체가 얼어붙었다.
객석 뒷켠에서 서서 순수하게 감탄하고 있던 치하야와 리츠코도.
무대 뒤에서 음향기기를 정리하고 나오고 있던 나오도.
바로 뒤에서 두 자매를 바라보며 있던 유리코도.
순수한 열의에 가득차, 손을 뻗으며 히지리에게 아이돌을 권유하던 프로듀서도.
노랫소리를 듣고 공연장으로 들어오던...안나의 시선에 닿지 않아 누군지 잘 모르겠는 두사람도.
모두.
안나의, 찢어지는듯한 비명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영원과도 같은 정적이 흐른 후.
안나 "앗...엣...에에...ㄱ...그, 그러니까...그게..."
안나는, 눈에 띄게 당황...경악. 아니, 패닉에 빠져있었다.
모두가 아무런 말도 없다.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지. 안나도 모르겠다.
엣, 그, 이 두 단어만 그저 반복할 뿐인 안나. 모두의 시선이 안나에게 꽂힌다. 악의? 같은건 없겠지. 하지만 안나는 그 시선들이... 그냥 그 시선 자체가...
...이게, 악몽이었으면. 그냥 악몽이라서 깨면 끝나는거라면 좋을텐데.
안나는 역시, 게임을 너무 오래하고 늦게 자서 이상한 악몽을 꾸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 내심,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이 모든게 단순한 악몽이길. 응, 레슨 빡세게 하고 와서 밤새면 가끔 꾸던 이상한 악몽...
일어나서 베개에 살짝 얼굴을 파묻고 울고 난 뒤, 이런 꿈을 꿨었다며 유리코씨와, 나오씨와, 다른 사람들과 적당히 웃어 넘길 수 있는 악몽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모두가 얼음장처럼 굳어버린 광경.
...하지만, 가장 큰 악몽은...
...안나의 품에 안겨, 안나의 시선에서는 볼 수 없는 히지리의 얼굴을...
...안나는, 차마 다시 바라볼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히지리 "그, 괜...찮아요..."
...안나의 버벅거림을 무마하려는 듯, 억지로 밝은 목소리로.
히지리 "저, 아이돌, 못할 것...같아서..."
...왜, 그렇게 슬픈 목소리야...? 어째서...안나가... 안나가... 또...
...안나가 생각할 수 있던건, 여기까지.
안나 "...미안해요."
잠깐, 안나- 안나쨩- 언ㄴ-
자신을 부르는 그 모든 목소리를 뒤로 하고.
안나는 아까 히지리에게 달려갔을때의 속도로, 객석을 뛰어 올라가, 출구로 뛰쳐나가버렸다.
...마치 오르막에서 더 빨라지는 토끼처럼.
...이후, 뛰쳐나간 안나를 찾기 위해 흩어지는 아이돌들.
안나가 향한 장소는 미정...
다이스와 자리에 있던 아이돌들 중 한명씩을 지정해서, 어디로 향할지를 결정.
이후 제가 앵커를 마감하면서 다이스를 굴려, 제 다이스 값과 가장 가까운 값의 다이스의 장소에 해당 아이돌이 가는걸로.
아, 여기서 제 다이스값과 가장 가까운 다이스값과의 차이가 10이 넘어가면 찾는것에 실패. 시간이 점점 흐르는걸로.
한 2번쯤 실패하면 그 후는 그냥 가까운 아이돌이 무조건 찾는걸로 하려 했지만요.
...뭐, 물론 여기서 찾는건 그동안 창댓에 등장해 안나와 히지리의 이야기를 조금쯤은 알고 있을 아이돌이어야겠죠.
제 개인적으로는 야요이, 치하야, 시호, 유리코...정도를 후보 선상에 두고 싶었습니다. 안나에게 공감해주고, 필요한 조언을 해줄수 있는...
먼저 도착한 아이부터 차례로 안나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그래서 결심한 안나가 다시 극장으로 돌아가 히지리와 마주 앉고...
히지리는, P와 후카씨에게 간호를 받는 걸로 하려합니다. 미안해요, 후카씨... 하지만 개입시키기가 역시 애매했어요...
히지리 "언니..."
후카 "히지리쨩은 괜찮아. 조금 쉬면, 다시 움직여도 될거야."
안나는 입을 꼭 다물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내리깔고, 후드를 푹 눌러쓰고, 바닥의 타일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늘이 져서 표정을 알아볼 순 없었지만...
안나는, 들리지 않게 심호흡을 하고, 주먹을 꼭 쥐고 히지리가 누워있는 침대 앞의 의자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그리고 프로듀서는 그 모습을 보자, 자매에게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손짓을 하며 수면실을 나섰다. 이런 이야기는 둘이서 해결해야하니까. 제 3자가 있는 건 예의가 아니다.
침묵. 정적. 방금전 무대 앞에서와 마찬가지 상황. 다만 다른게 있다면, 이 방안에 다른 시선은 없고, 오직 둘뿐이라는 점.
...무슨 이야기를 해야하는걸까?
히지리는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짐작도 가지 않았다. ...언니랑, 이런 불편한 분위기...있었던적 없으니까... 언니가 뛰쳐나가버린 거에 대해 이야기해야할까? 아니면 소리지른거에? ...아니야. 그러면, 언니가 미워할...지도...
히지리 "...미안해, 언니..."
히지리가 무겁게 입을 열었지만, 안나는 여전히 히지리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저 마주잡은 두손을 꼼지락거리기만 할뿐.
히지리 "...멋대로 노래 불러서, 미안해... 언니가, 걱정할텐데..."
실제로 쓰러져버렸는걸... 언니가 맞았으니까...
히지리 "다시는, 마음대로...멋대로, 하지...않을..."
...바로 그때.
덥썩-
히지리 "어, 언니?"
안나 "...미안해..."
안나가, 히지리의 오른손을 양손으로 감쌌다. 그리고 들어 올린 얼굴에는...
히지리 "언니..."
온통, 눈물이 번져있었다.
안나 "안나가, 미안해...!"
히지리 "...언니..."
안나 "미안해...미안, 미안해...미안해...미안해애..."
뚝, 뚝...계속 눈물을 흘리는 안나에게, 히지리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안나 "안나가...그 추운 산에, 혼자 버리고 가서 미안해...!"
안나 "히지리를 위험하게했어...!"
안나 "안나가, 바보라서... 히지리가 어디있는지 기억도 못하면서...! 혼자, 혼자 가버렸어...!!"
안나 "그런데, 그런데...! 아무도, 안나를, 원망하지 않았어...! 안나가, 히지리를 죽일뻔했는데...! 안나가 히지리를, 산에 데려가지만, 않았어도...!"
안나 "히지리의 얼굴을 볼수 없었어...!"
안나 "할아버지, 할머니가...원망하실것, 같았어...!"
안나 "동생, 잡아먹으려, 한, 나쁜 애니까...!!"
안나 "안나가, 미안해...! 잘못했어...! 아까도, 멋대로 버리고 가서...미안해...!"
꺽꺽, 울음과 함께 토해내는, 4년간 쌓여있던 감정.
...히지리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안나는 히지리의 표정을, 반응을, 볼 수 없었다. 애초에 눈물로 범벅이 되었으니 보일리도 없으니까.
...그렇기에, 이런 반응은-
히지리 "...언니."
안나 "..."
히지리 "언니."
콧물을 들이키며, 황급히 눈물을 닦아냈다. 침대에 누워있던 히지리는, 어느새 일어나 앉아, 안나와 마주 본체로.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대로.
히지리 "...바보."
오른손을 들어올려서, 그대로-
짜악-
안나 "...에...?"
-그대로, 안나의 왼뺨을 후려 갈겼다.
바깥에서 주저앉아 기다리던 프로듀서와 후카, 리츠코는 갑자기 수면실 안에서 들리는 따귀 소리에 화들짝 놀라고야 말았다. 울음소리가 멈춘건 그렇다 치고, 갑자기 이건 또 뭐야?! 내가 잘못들은 거지? 라는 의미의 시선을 두 사람에게 던지니 둘도 상황 파악이 안되는 모양. 조금 지쳐서 환청을 들었나? 라는 생각이 가려던 찰나에, 다시금 방 안에서 들려오는 -
짜악!!
밀리p "뭐, 뭐야, 무슨일이야?! 두사람-"
잘못들은게 아니라고 판단되는 순간 바로 지체없이 문을 열어젖힌 프로듀서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도하고야 말았다.
히지리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 바보오오오오!!!!!!"
그, 여려보이는 모치즈키 히지리가.
짜악, 짜악, 짜악, 짜악, 짜악, 짜악...
펑펑, 눈물을 쏟으면서, 비명을 내지르듯 고함을 지르며,
그녀의 언니인, 모치즈키 안나의 뺨을 마구 후려치고 있었다.
이 충격적인 광경에도, 정작 맞는 당사자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되는 듯 에-? 한 표정.
잠시 멍하니 바라보던 세 사람은, 곧 상황을 파악하고 바로 자매에게 달려들었다.
밀리p "리, 리츠코, 후카씨!"
후카 "지, 진정해, 히지리쨩!"
리츠코 "진정해!!"
프로듀서는 안나에게, 리츠코와 후카는 히지리에게 달려들며 둘을 황급히 떼어놓았지만, 히지리는 이 가녀린 아이의 그 어디에서 이런 힘이 나오는걸까, 싶을 정도로 완강하게 달려들어 결국 둘이 체중까지 실어가며 다시 침대에 눕히는 수밖에 없었다.
히지리 "바보! 언니는 바보야아아아!"
둘에게 눌려 침대에 강제로 눕혀진 히지리는, 악을 쓰듯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댔다. 이 아이에게 이런 면이, 있었다고...?!
히지리 "왜, 언니만, 언니만 미안한건데에에에! 내가, 겨울꽃, 보러, 가자고, 해서, 간건데! 바보같이, 미끄러진것도, 아픈것도, 나였는데!"
히지리 "언니가, 미워하는줄 알았는데! 나때문에, 미움받아서, 미워할줄 알았는데!! 그런데, 왜!! 바보같이, 미안하다고만 하는건데! 내 잘못도 있는데! 같이, 잘못한건데!! 왜에에에!!! 언니는, 바보! 바보야아아!!!"
히지리는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저 엉엉 울며 둘에게 붙잡혀 있을뿐. 히지리에게서 힘이 빠지자, 후카와 리츠코는 조심스럽게 히지리를 놓아줬다.
안나 "...히지리..."
조심스레, 프로듀서의 손을 풀고 히지리에게 다시 다가간 안나는, 히지리의 머리를 양손으로 감아 품에 안고-
안나 "안나가... 쭉, 쭉 내버려둬서...미안해...!"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서로 끌어안고 펑펑 울고 있는 자매를 바라보던 셋은, 기운이 쭉 빠졌는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물론, 프로듀서는 본인의 본분을 잊지 않았기에,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로 향했다.
펑펑 울어 수분 보충이 필요할 두사람에게 줄 이온 음료와, 안나의 뺨을 식혀줄 아이스팩을 가지러.
...사실 대로 말하자면, 저는 딱 두장면을 위해서 이 창댓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 같습니다.
1) 안나의 탈주.
2) 히지리가 안나의 뺨을 후려치며 울음 터뜨리기.
...어라, 심각한 유열러네, 나란 놈...
...그나저나, 엄청나게 지치는군요. 초안은 '안나 탈주' '히지리 감정폭발' 딱 이 4단어 뿐이어서... 이걸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장면을 글로 써내는건 역시 어렵습니다.
그래도 저란 놈치고, 어찌되었던 마무리는 어떻게 봉합해낸거 같기도 하고...<중간 죄다 날려먹어서 fail.
아, 물론 후일담도 있죠. 생각난건 이 정도.
후일담 1.
밀리p "...다들 여기서 뭐해?"
유리코 "엣..."훌쩍
치하야 "흠흠..."부비적
시호 "...아무것도 아닙니다만"새빨간 눈
야요이 "다행이야...잘됐어요..."펑펑
밀리p "...안나가 보면 엄청 부끄러워할테니까, 다들 조용히, 의상실이던 어디던 가는게 좋지 않을까? 난 아무것도 못 봤으니까."
유리코 "네, 네..읍!"
시호 "...충고 고맙습니다, 프로듀서."
치하야 "자, 가자. 타카츠키양."
야요이 "네..."훌쩍
후일담 2.
히지리 "언니, 많이 아프지...?"
안나 "아니, 이정도는, 괜찮은걸..."퉁퉁
밀리p "...붓기가 안빠지면 다음 공연은 어렵겠는걸."
히지리 "어, 어떻게 해..."
밀리p "뭐, 그런고로, 안나."
안나 "...네...?"
밀리p "...집에 갔다와."
안나 "...당연히 저녁엔, 집에 가야-"
밀리p "오다이바의 네 방 말고."
안나 "-하는..."
밀리p "...나가노에 갔다와."
안나 "..."
밀리p "이번 일, 확실하게 매듭지어야지."
안나 "...그...그치만..."
밀리p "이미 미사키씨한테 다 얘기해뒀어. 너 이미 휴가처리 되었으니까. 새해 첫날 되기전에 잽싸게 가서, 새해 쇠고, 오새치로 원기 회복하고 와."
안나 "...하지만, 안나는..."
밀리p "...할수 있어."
안나 "......"
밀리p "동생한테도, 이야기할 수 있었잖아. 이제, 가족 모두와 마주보고 와."
안나 "...그..."
히지리 "...언니..."
안나 "...히지리..."
히지리 "나도, 갈거니까."
안나 "......"
히지리 "같이 가서, 같이 혼나고, 같이 화내고, 같이 울고...같이, 같이하자..."
안나 "...응...! 둘이, 같이...!"
밀리p "흠흠...에, 그래서 말인데..."
안나 "응...?"
히지리 "...?"
밀리p "모치즈키 히지리양. 아까는 이야기를 하다 말았습니다만. 765 프로덕션의 53번째 아이돌이 될 생각, 있으신지?"
히지리 "...에..."
밀리p "너에겐 재능이 있어. 노래, 제대로 불러본적 없다고 했지? 그렇게 배운적 없이, 처음 불러본게 느껴지는데도, 여기있던 모든 관계자들... 프로듀서들과, 아이돌들 모두를 압도하는 노래를 부르는 아이는, 네가 처음이야."
히지리 "......"
밀리p "혹시라도 생각이 있다면, 765 프로덕션에서, 그 재능을 함께 키워나가보지 않겠어?"
히지리 "...그..."
안나 "...히지리."
히지리 "...언니."
안나 "안나는, 히지리가 원하는대로 하면 좋겠지만... 혹시, 히지리가 아이돌을 하고 싶다면... 안나랑, 같이... 함께, 했으면 좋겠어."
히지리 "....그..."
아리사 "오오옷?! 그렇다면, 프로덕션의 53번째 아이돌이 드디어 들어오는 건가요?!"
유리코 "히지리쨩이 오는거야?! 그럼, 속성은 어느쪽으로 정해야하는거죠?!"
나오 "그야 당연히 이렇게 귀여운 아이는, 프린세스여야하지 않것나! 에밀리도, 이쿠도, 유리코도 전부 프린세스 아이가!"
시호 "무슨 억지를 부리시는건가요. 저렇게 재능이 있는 아이는, 당연히 치하야 선배의 집중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페어리에 오는게 당연한 결과 아닌가요?"
치하야 "응. 페어리에 오면 좋겠어."
리츠코 "페어리에 오면 내가 담당하게 되겠네. 저런 물렁한 사람이랑은 다르게 제대로 짜여진 프로듀스를 해줄게!"
밀리p "거참 너무하네?! 앞에서 까내리는건 좀 심하지않냐?!"
후카 "아니죠. 언니인 안나쨩이랑 같은 엔젤 스타즈에 와야죠. 이렇게 다정다감한 아이가 엔젤이 아니면 누가 엔젤에 올 수 있죠?"
야요이 "웃우! 대찬성이에요!!"
밀리p "듣고보니, 아미마미도 같은 엔젤이니까 그 전례에 따라-"
왁자지껄-
안나 "...어떻게 할래?"
히지리 "...저, 저기...!"
-뚝.
히지리 "그, 그게...저...!"
히지리 "저, 사실...!"
모두 """""사실?""""
히지리 "이미, 스카우트를 받은 곳이 있어서요...!"
모두 """"...에?""""
히지리 "일단, 그쪽에...먼저 대답을 해야할 것 같아서..."
모두 """"뭐어어어?!?!""""
안나 "히, 히지리?!"
히지리 "...에헤헤..."
후일담 4.
안나 "...후우..."
히지리 "...언니."
안나 "...응."
히지리 "같이, 인사하자."
안나 "...응...!"
안나, 히지리 ""다녀왔습니다!!""
제 일천한 머리로 생각해뒀던거, 엔딩만이라도 써보려고 아둥바둥한 결과가 뭐...매우 비루하지만.
어쨌든 간에 모자란 실력으로나마 저걸 써낼 수 있어서. 이 이야기를 중간은 전부 스킵해버렸어도 어떻게 끝맺을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밝히지 않고 툭 던져놓은 창댓에 성실히 블라인드 다이스를 던져주신 모든 분께,
저퀄의 끝자락에서 탈주를 반복하던 이 비루한 창댓을 어마어마한 인내심과 함께 반강제로 인양해주시고 앵커를 적선해주시던...야생별님, beststarlight님, 유키나키님, sephia님, 내가누구지님...등등 모든분께.
지금껏 이딴 창댓은 없었다. 이놈은 글쟁이인가 탈주러인가.
감사했습니다. Normalize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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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탈주러에게 물어보고 싶은거나, 힐난하고 싶으신게 있으시다면... 적어주시는 대로 성실히 답변하겠습니다.
아, 물론 앞서 말했듯 히지리가 밀리시타하는 창댓은 곧 다시 연재할겁니다.
이 창댓이 제가 생각해둔 아이디어들의 원점이 되고 있어서...
어떻게든 마무리짓고 가벼운 내용으로 넘어가고 싶어서 계속 무리수를 두다가 맛이 간거라서요.
아무튼, 너무 길어지지 않는 선까지...!
뭐 이건 이렇게 됐으니 더 성실한 작품으로 오길 기대합니다.
...역시, 다른거 정상화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
어쨌든 좋은 이야기를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1) 안나의 심리변화가 너무 극단적입니다. 아무리 트라우마를 내재하고 있고, 그걸 자극하는 야요이&히지리와 함께했다고 해도 그래도 사회생활을 어찌되었던 하고 있는 안나가, 내심이 어떨지라도 표면적으로 그렇게 급변해버리는게 말도 안되고... 유리코와 집에서 장난? 만담? 할 때는 빼도박도 못하죠. 사실 그거 다 갈아엎어버리고 싶었는데 이미 올라가고, 읽으신 분들 계시고, 이정도는 어떻게 정리해보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2) 유리코의 반응이 너무 기계적이고... 문학소녀 특유의 그 섬세함이 그렇게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유리코에 대한 이해도가 0에 수렴한다는 증거...
...뭐, 연재래봐야 저 위에 정리글 제외하면 거의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제대로 하지도 않았으니 더 허점을 찾을래야 찾기도 힘들겠지만... 저 스스로 찾기는 이랬습니다. 역시 마지막 장면을 대략적으로만 구상해두고 그거에 어떻게 계획없이 진행하면서 억지로 뜯어 맞추려는 방식으로 인해 쓸모없는 디테일만 추가하고 필요한 디테일은 죄다 갖다버려진 결과가 나와버렸거든요... 스2 협동전에 대한 제 집착따윈 언급하기도 부끄러워서...(도주)
...제가 과연 다시 진지한 이야기를 써볼 수 있을진 모르겠습니다. 이 창댓에 중간중간 있었을 이야기를 써보는 건 생각해보고 있지만...
아무튼 자비롭게 끝까지 지켜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