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이 희미하다.
아무것도 보이지않는다.
그리고 점차 안개가 걷히는것처럼 무언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치 악마와 거래하고 얻은것처럼 너무나도 아름답고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한 소녀의 뒷모습.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잠시 아무생각없이 넋놓고 보기만했다.
그리고 그에 반응하듯이 소녀가 뒤를 돌아봤다.
푸른색을 띄는 찰랑찰랑한 단발.
트레이드 마크처럼 보이는 아름답고 귀엽게 땋은머리.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나에게 살짝 웃어주는 얼굴.
무의식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가자 그녀도 그런 나를 향해 걸어왔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 걸어나갔고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재회한것처럼 우린 마침내 한 지점에서 마주하게되었다.
몇초간 가만히 있다가 서로의 손을 잡아줬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했듯이 눈을 감고 각자 입술을 서로의 입술을 향해 다가간다.
그러다가 점차 희미하게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로듀서씨? ....프로듀서씨!"
눈을 떠보니 나는 책상에 엎어져 있었다.
곧 상황을 알아챘다.
방금 그건 꿈이였고 나는 사장님과 사무원들의 만류에도 며칠 연속 야근을 뛰다보니 어느새 책상에 엎어져있었다.
역시 말릴때 그만둘걸....
다시는 이런짓을 안하는게 좋을것같다.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보자 나는 흠칫했다.
아까 꿈에서 나왔던 소녀가 내 앞에 있었다.
그녀는 내 담당 아이돌.
나나오 유리코였다.
내가 흠칫하는걸 보자 유리코는 약간 당황하듯이 나에게 물었다.
"엣... 왜 그러세요?"
뭐 별거아니겠지.
단순한 꿈이라 생각하고 금세 생각을 뿌리친 나는 유리코에게 말하였다.
"어...아무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무슨일이야?"
그러자 유리코는 꽤 삐진듯이 말했다.
"너무해....오늘 저랑 같이 서점가기로 했잖아요!"
아....잊고있었다.
얼마전 유리코가 잦은 레슨으로 인해 지쳐있을때 유리코의 기분전환을 위해 뭘 해줄수있을까 고민하다가 책을 무진장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같이 시내에 있는 큰 서점에 같이 가기로 했다.
마침 나도 요새 책이 사고싶었던지라 그것도 겸해서 말이다.
그 얘기를 들은 유리코가 엄청 기뻐하며 들뜬 모습을 보자 얘길 꺼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며 뿌듯했었다.
그런데 그 직후 들어온 업무로 인해 나는 며칠연속으로 야근을 뛰다보니 약속을 깜빡하고 말았다.
나도 참 바보같지.
그래도 지금이라도 일어나서 다행인것같다.
"아....그러기로했었지. 미안해, 요 며칠동안 너무 바빠서 잊고있었네."
그러자 유리코는 걱정스러운듯이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요새 많이 피곤해보이시던데 괜찮으시겠어요? 무리하지않으셔도 괜찮은데...."
하지만 나는 유리코의 걱전하는말을 딱 잘라 말했다.
"아니, 약속은 약속이지. 어차피 이제 이런 야근같은건 다신 안할거니깐."
내가 생각해도 19살에 철야근무라니...
이 짓은 최대한 안하는게 좋다고 생각된다.
어차피 사장님과 사무원분들도 야근은 하지말라고 만류도 해주니깐.
그러자 유리코는 걱정하는 표정을 조금 풀면서 말했다.
"그럼... 절대 무리하기 없기에요?"
"물론이지."
그렇게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유리코와 함께 내 차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그렇게 한 30분 운전했을까.
운전하면서 유리코와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서점 근처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차를 주차하고 서점으로 들어가자 은은한 향기와 함께 상당히 거대한 규모의 서점의 입구가 우릴 반겨주었다.
유리코는 조금 감격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정말...오늘 여기서 실컷 책 구경해도 될까요?!"
그러자 나는 호쾌하게 답해주었다.
"물론이지. 오늘 하루동안 주인공은 유리코니깐, 유리코 하고싶은대로 해."
그러자 유리코는 흠칫하면서 혼잣말을 하기 시작한다.
"ㅈ....주인공....? 오늘 하루동안은 내가 주인공.... 내가 원하는대로.... 내가 원하는거라면....!"
혼잣말을 하던 유리코는 잠시 말을 멈추고 곧장 내 손을 잡았다.
이 느낌.... 분명 아까 꿈에서도 느껴졌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직접 손을 잡아보니 꿈에서 잡아본 느낌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 무엇보다도 포근하면서도 따뜻한 손.
그리고 그 손에는 유리코의 기뻐하는 마음이 담겨져있었다.
그렇게 잠시 황홀함에 빠져 멍하니 있다가 아까 꿈처럼 유리코의 목소리가 또 다시 날 깨웠다.
"제가 원하는건.... 프로듀서씨와 함께 책 구경하는거에요! 꼭.....해보고싶었어요."
말을 끝낸 유리코는 얼굴이 약간 빨간것이 조금 부끄러워하는것처럼 보였다.
그리고는 자그맣게 미소를 지었다.
저 모습도....꿈에서 봤었지.
웨딩드레스를 입으며 나에게 살짝 웃어주는 유리코의 얼굴을 떠올랐다.
그러나 잠시 생각할 틈도 없이 유리코는 또 내게 말하였다.
"....어서가요! 프로듀서씨와 함께 모험을 시작하는거에요!"
모험이라....그렇게 생각하니 꽤 재밌을것같다.
책을 찾는 모험에 흥분한 유리코가 밝게 웃으며 내 손을 붙잡고 나아가자 나도 살짝 웃어주며 함께 따라갔다.
우리 어쩌면 커플처럼 보일지도....
그렇게 유리코와 함께 서점을 돌아다니기 시작했고 둘러보다보니 여기 서점이 상당히 크다는걸 느꼈다.
대충 둘러보면서 쓱 보니 정말 없는책이 없을것처럼 느껴졌다.
유리코처럼 책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문학소녀들이라면 이런곳에 오면 흥분하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다.
일단 오늘 유리코가 책을 많이 살것같아보이니 그에 대비해 미리 매장용 바구니를 하나 들고간다.
그렇게 둘이서 찬찬히 둘러보다가 그림책, 동화책 등등 아이들이 볼법한 책들이 가득한 코너로 왔다.
별볼일 없으니 그냥 지나치려다가 문득 다른 프로듀서가 담당하는 아이돌인 키타자와 시호가 생각났다.
시호와 어느정도 안면이 있던 나는 둘이서 몇번 얘기를 나눠본적이 있었고 시호에게 아주 소중한 남동생인 키타자와 리쿠, 통칭 '릿군'이라는 남동생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시호는 릿군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걸 좋아하고 또 시호 본인도 그림책을 좋아하는것같았다.
하지만 한번 그림책말고도 동화책을 사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괜찮아보이는 동화책 하나를 집었다.
아무래도 내 연령대에 맞지않는 책을 고른거에 의아감을 느낀건지 유리코가 물었다.
"엣? 프로듀서씨 동화책도 읽으시나요?"
"아니, 시호에게 한번 선물해주면 어떨까해서 말이야."
평소에 시호하고도 가까워서 시호에 대해 잘 알던 유리코도 내 대답을 듣고는 납득하는것 같았다.
동화책을 집은 후 나는 다른코너로 가보았다.
대충보니 여긴 순정만화 코너인것같다.
유리코는 천천히 걸으며 각종 순정만화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면 유리코도 한창 이런 만화를 볼 나이이니 주로 소설을 좋아하는 유리코지만 의외로 이런 만화에도 관심을 가질지도 모른다.
어쨌든 만화도 책이니깐 말이다.
궁굼증이 생긴 나는 유리코에게 물어보았다.
"근데 유리코는 만화같은것도 좋아해?"
그러자 만화 코너를 찬찬히 둘러보던 유리코는 답했다.
"네! 만화도 좋아요! 특히 순정만화같은 경우는 남주와 여주가 여러 고난 끝에 끝끝내 사랑이 이뤄지는건 마치 운명처럼 느껴지면서 꿈같은 상황같지않나요?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의견인데 순정만화는 순탄치않는 현실을 겪고있는 우리들을 로맨스적인 요소로 대리만족시켜주는 면도 있지않을까요? 또한....."
결국 유리코의 리미터가 해체된것같다.
솔직히 나도 가끔 리미터 해체되는 경우가 있어서 할말은 없는것같지만 말이다.
그래도 어쩌면 이런 공통점이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는것 같기도하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소재가 드러나면 흥분하기 시작하는건 당연한게 아닐까싶기도 하다.
그나저나 운명이라....
아까 유리코의 말 중 운명이라는 단어가 신경쓰인다.
평소에도 자주 듣지만 오늘은 유독 달랐다.
아까 그 꿈 때문일까.
지금 생각해도 심상치않은 꿈인것같다.
"....그래서 그런것같아요! 또..... 앗....또 흥분해버렸........ 엣...? 프로듀서씨? 프로듀서씨!"
유리코가 잠시 생각의 늪에 빠진 나를 깨워주었다.
".....어? 어? 아 미안해 잠시 유리코의 말 중에서 신경쓰이는게 있어서..."
"신경쓰이는말이요...?"
유리코는 잘 모르겠다는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나는 지금은 유리코가 즐기는게 우선이라 생각하여 설명을 생략했다.
"음...아무것도 아니야. 일단 더 둘러보자고."
"음....알겠어요."
유리코는 뭔가 신경쓰인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코너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유리코와 여러 코너를 돌면서 수많은 책들을 구경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책을 바구니에 넣다보니 무게가 꽤나 나간다.
유리코가 그걸 보고는 미안해하면서 말한다.
"너무...많이 산걸까요...? 무겁지 않으세요?"
"좀 무겁긴하지만... 유리코가 만족한다면 나야 상관없어."
그 말을 들은 유리코의 표정이 조금 쑥스러워하면서도 그 마음을 드러내는걸 숨길려고 노력하는것처럼 보였다.
숨길려는건 알겠지만 다 보여 유리코....
참 외모도 예쁘고 귀엽지만 알고보면 내면은 더더욱 귀여운 아이다.
그렇게 시간도 많이 지났고 집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소설 코너만 돌아보기로했다.
그리고 유리코는 늘 그랬듯 책들을 찬찬히 둘러보다가 무언가 괜찮아보이는 소설을 발견했는지 냉큼 그걸 집어보는데....
표지가 이상하리만큼 선정적이다.
말로 표현하기 곤란할 정도로 음란한 표지 위에는 19세 미만 정독 불가 라고 빨갛게 쓰여져있었다.
@+3까지 주사위를 굴리며 유리코의 반응을 적어주세요. 중간값 측정.
그리고 동시에 이벤트 체크입니다. 체크는 30.
평소라면 야한거에 거부감이 없고 솔직히 말하자면 이미 성경험도 있어본 나로썬 별 문제는 없지만 문제는 하필 옆에 유리코가 있다는것이였다.
내가 조금 난처한 표정으로 유리코를 바라보자 이를 눈치챈 유리코가 조금 당황하면서 말한다.
"이게 뭐 어때서요! 성적인거야 소설에서도 자주 접할수있는건데요 뭐!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도 이런 성적표현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않게..."
유리코는 필사적으로 변명을 해보지만 얼굴이 새빨개지는건 어쩔수없어하는것같다.
실제로 유리코도 여러 책을 읽어보면서 성적으로 꽤나 적나라한 문장을 자주 접했을거다.
당장 유리코가 말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서도 섹스와 페티쉬같은 성적요소가 굉장히 자주 나온다고 들어보기도 했다.
나도 몇번 소설을 읽어보다가 상당히 적나라한 묘사와 대사를 몇번 접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나 그런것 이전부터 우선 유리코도 15세의 소녀이고 앵간하면 그런것들은 다 알고있을것이다.
그러니 얼굴이 붉어지는건 당연할것같다.
.....당연히라....
갑자기 문득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언제부터 성적인것이 부끄럽고 나쁘게보이는 인식이 생겼을까.
인간으로써 자연스럽게 가지게되는 3대 욕구 중 하나인데말이다.
뭐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아닐듯하다.
나는 아직도 부끄러워하는 유리코에게 물었다.
"그러고보면 유리코말대로 소설을 보다보면 성적표현을 되게 자주 접할것같긴하네. 생각보다는 의외로 조금 침착해보이기도하고."
"으으....네.... 아무래도 일부 소설내에서는 섹스 묘사도 자주 나오고, 성적인 대사도 간간히 보이니깐요.... 한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거리낌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단중 하나일려나요? 그리고 소설 외에도 학교에서 애들이랑 대화하다가 들은 것도 좀 있고요...."
그렇게 조금은 쑥쓰럽지만 나름 진지한 대화를 오갔던 우리는 다시 코너를 돌아보시 시작했고 어느세 집에 갈 시간이 다 된것같다.
그렇게 나와 유리코가 산 책들을 계산했더니 가격이 꽤나 많이 나왔다.
뭐 대부분은 유리코의 몫이지만말이다.
자기 몫의 책 값을 계산한 유리코가 계산대를 나오면서 나에게 말했다.
"생각보다 지출이 꽤나 많아졌네요.... 너무 무리해서 산걸까요...."
"아무리 책이 좋지만 돈 계산은 어느정도 하면서 하는기 좋아."
처음엔 내가 대신 내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어릴때일수록 경제개념을 더욱 철저하게 가르치는게 나중에 유리코에게 더 좋을것같아서 이내 생각을 말았다.
당장 유리코가 첫 월급을 탔을때도 안나와 하는 게임의 캐릭터 의상 맞추느라 무리하게 현질을 하는 바람에 게임에 월급을 전부 썼다고 했을정도였다고 하니 의외로 낭비벽이 심한걸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되서도 안고쳐지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어서 유리코가 절제하고 절약하는법을 터득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유리코와 나는 책들을 들고 매장을 나가던 도중 우연히 잡지 코너를 지나치게 되었다.
그리고 잡지들을 쓱 훑어보던 도중 한 잡지에 굉장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3까지 주사위를 굴리며 잡지의 그라비아 모델을 말해주세요. 가장 높은값 측정.
@어쩌다보니 이번엔 섹스에 대한 고찰?을 어느정도 적나라하게 표현했네요. 뭐 사실 제가 이렇게 적나라한걸 선호하는 편이여서도 있지만요. 어차피 딱히 불순한 의도도 아니라고요?
그것은 지난주에 찍었던 유리코의 그라비아 사진이 있던 잡지였다.
그라비아를 찍으러 수영장에 갔을때 유리코를 지켜봤을때 유리코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서 넋놓고 지켜봤던게 생각난다.
그리고 그라비아를 찍기 전, 유리코를 잡지 메인에 넣기위해 별의별짓을 다 하면서 잡지사와 협상했던것도 기억난다.
정말 고생해서 딴 잡지 메인자리였지만 그 이후 나온 잡지를 보니 그 고생이 싹 잊어버릴정도로 만족스러웠고 또 표지 메인을 차지하고 있었던 유리코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실제로 잡지가 출간하고 나서 유리코에 대한 반응이 아주 좋았고 그에따라 잡지 매출도 상승했다면서 잡지사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워했고 다음호에도 메인으로 넣겠다는 말을 들었을때 유리코와 내가 얼마나 기뻤던지 서로 껴앉았을정도였다.
물론 그 직후 서로 얼굴을 붉히며 사과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동안 있던일을 생각하고 있던 나를 깨우듯이 옆에 있던 유리코가 말했다.
"그라비아 촬영, 좀 쑥쓰럽긴했지만 정말 즐거웠어요! 그리고 잡지 메인에 실린걸 처음 봤을땐 정말 제가 집지의 주인공이 된것같았고요! 다음에도 이런 일 또 들어올까요?"
"일단 다음호도 여름특집이니 그라비아가 한번 더 나올것같고, 잡지사가 비중도 좀 더 늘려준다고 말했으니 아마 다른 사진도 찍을걸? 아 맞다. 어제 결정난건데 다음엔 괌에 가서 찍을예정이야."
그러자 유리코는 상당히 놀라면서 대답했다.
"괌이요?! 오키나와도 아니고 해외로 나간다고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유리코는 매우 흥분해하면서 말했다.
"괌이라니.... 남태평양의 뜨거운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찍는 그라비아라니.... 상상만 해도 흥분되요!"
"음 일단 보는눈도 있으니 다른곳가서 얘기하는게 좋지않을까?"
"아....네!"
그렇게 나와 유리코는 차를 타고 유리코의 집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운전하면서 아까 서점을 갈때처럼 유리코와 다양한 얘기를 나누면서 가다가 유리코의 집에 도착할때쯤 유라코가 나에게 물어봤다.
"근데 프로듀서씨, 오늘 뭔일 있었나요?"
"응? 갑자기?"
내가 의아하다는듯이 답하자 유리코가 다시 물었다.
"아까 잠에서 깨어 났을때부터 뭔가 있는데 안 알려주는것처럼 보여서요.... 무슨 꿈이라도 꾸신..... 헉!"
갑자기 유리코가 놀라자 나도 같이 놀라면서 황급히 유리코에게 물었다.
"엥? 갑자기 무슨일이야?"
그러자 유리코는 얼굴을 붉히며 말하였다.
"설마 저랑 야한걸 하는 꿈이라도 꾸신건가요?! 그런거죠?! 변태 변태!!"
"갑자기 왠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런건 아니야."
"ㄱ...그럼 무슨꿈을 꾸신거에요?"
나는 한숨을 푹 쉬고 아까 꿨던 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리했다.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유리코.
나를 바라보고 살짝 웃어주는 유리코.
그리고 그런 유리코와 손을 잡고 키스까지 하기 직전이였던 꿈.
나는 그때 꾼 꿈의 내용을 고스란히 유리코에게 전해줬다.
어차피 딱히 숨길 이유도 없고 숨기고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유리코는....
그 말을 들은 유리코는 정말 겨우 들릴정도로 작게 혼잣말을 하였다.
"....그런 미래가 왔으면 좋겠네요."
"....뭐?"
나는 어안이 벙벙해진 상태로 유리코에게 말했다.
그러자 유리코는 자신이 무슨 말실수를 했는지 깨달은것처럼 반응하였다.
"....앗...."
그 후 몇초간 침묵이 흘렀으나 그 몇초가 내겐 마치 몇분처럼 느껴졌다.
몇초간 뇌가 정지되었고 그 상태에서 든 생각은 단 하나였다.
내가 대체 무슨말을 들은거지?
그리고 그 몇초간의 침묵을 깬것은 유리코였다.
".....먼저 가볼게요! 오늘 고마웠고 내일 봐요!!"
차 문을 연 유리코는 문이 제대로 닫혔는지 확인도 못한채 나에게서 도망치듯이 뛰쳐나갔다.
유리코가 차에서 내린 후 근처에 있는 우리 집으로 가면서 수많은 잡생각들이 들었다.
어찌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는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머리가 너무나도 복잡했던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저녁을 대충 때운뒤 평소보다 훨씬 일찍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하지만 몇시간이 지나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서도 수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 무수한 생각들은 전부 유리코에 대한 생각이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유리코에 대해 다른 생각을 아예 품지않은건 아니였다.
처음에는 그저 프로듀스 할 아이돌 그 이상 그 이하의 존재도 아니였다.
그러나 유리코와 함께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게됬고 나는 점차 유리코에게 빠져들기 시작했다.
정말 귀엽고 천사처럼 아름다운 모습에 그 누구보다도 깨끗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데다가 망상을 즐기는 문학소녀의 모습은 깊은 생각에 빠지는 경우가 잦은 내게 있어서 큰 공감대를 주었고 너무나도 큰 매력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감정과 욕망은 점차 커져만갔다.
결국 정말 프로듀서로써 실격이지만 유리코를 대상으로 자위를 해본적도 있었다.
커져만 가는 욕망을 억지로 틀어막기만 하다가 터져버린것이였다.
물론 그 후 엄청난 자괴감에 시달렸고 한동안 유리코를 피해다니며 제대로 말도 못섞을정도였다.
유리코는 그런 나의 모습을 이상하게 보고는 한동안 계속 내게 무슨일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평소에 유리코에게 별 숨김없이 털어내던 성격인 나라도 이것만큼은 절대 대답하지 못했다.
결국 이 문제로 한번 유리코와 다툰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일을 없던일로 생각하고 원래대로 되돌아오자 유리코와의 관계도 금세 원상복귀되었다.
그렇게 한동안은 유리코에 대해 딱히 별 생각을 하지않았지만 결국 오늘 꾼 꿈은 마치 내게 유리코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하는것같았다.
처음엔 왜 그런 꿈을 꿨는지 알수없었지만 이젠 알것같다.
나는 나나오 유리코를 사랑하고 있었단것이다.
결국 나는 한숨도 자지 못한채 비몽사몽한 상태로 시어터에 출근했다.
다른 아이돌들이나 선배 프로듀서들이 내 상태에 대해 물었으나 나는 그저 잠을 설쳤을뿐이라고 말했다.
미칠것만 같은 피로감을 참지 못한 나는 잠시 잠들기 위해 휴게실이 들어갔으나 문을 열자 잠 기운이 확 달아났다.
휴게실엔 유리코가 혼자 의자에 앉아있었던것이였다.
@+3까지 주사위를 굴리며 유리코의 반응을 말하십시오. 가장 높은값 측정.
@시벌 다 썼다가 지워져서 처음부터 다시 씀... 그나저나 진도가 예상보다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게 됬네요
휴게실에서 마주치자 우리 둘은 동시에 흠칫했다.
그리고 어제처럼 또 다시 이어지는 몇초간의 침묵.
그리고 이번엔 내가 그 침묵을 깼다.
"....안녕."
"....네."
내가 인사를 하자 유리코도 얼떨결에 대답했다.
누가보면 마치 엄청나게 싸운것처럼 보일것같다.
그러나 그건 아니라듯이 유리코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프로듀서씨, 엄청 피곤해보이세요..."
아까 다른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처럼 유리코도 내 몰골을 보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대체 어느정도로 심한지 잠시 내 옆에 있던 거울로 바라보자 거울속에는 심하게 부은 눈과 뭔가를 바른것처럼 보일정도로 크고 짙은 다크서클이 있는 남자가 보였다.
물론 평소에도 다크서클은 항상 달고다녔지만 어제 잠도 설친데다가 유리코 생각으로 인해 너무 스트레스와 고뇌를 한 탓인지 평소보다 두배 가까이 짙어지고 커졌다.
그 몰골을 본 나는 한숨이 저절로 나왔고 유리코에기 말했다.
"그냥 어제 이래저래 생각하다보니 잠을 못잤어."
"저 때문인건가요....?"
나는 그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다.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자 유리코는 내게 다시 말했다.
"오늘 하루 쉬시는게 좋지않을까요...? 아니면 수면실에서 잠시 주무신다던지...."
"어차피 잠시 자려고 들어온거야."
너무 피곤한 나머지 유리코가 걱정하는말을 매정하게 받아쳤다.
말을 꺼낸뒤 평소에는 별 생각없이 넘겼겠지만 오늘은 너무 매정하게 말해버린거 아닐까 하면서 고민을 했다.
그러나 유리코는 그런건 상관없다는듯이 계속 말했다.
"전 프로듀서가 계속 제 곁에 있어주길 원해요. 만약 프로듀서가 없다면 전 더이상 아이돌을 할수없을거에요. 그러니....그러니 부디 절 떠나지마세요....."
말꼬리가 흐려지며 울먹이는 소리가 들리며 유리코의 눈가에 눈물이 조금씩 맺히기 시작한다.
뭔가 제대로 착각하고 있는것같아 나는 서둘러 말했다.
"아니 유리코, 난 널 절대 떠나거나 하지않으니깐 걱정말고.... 어제 일 때문에 내가 널 싫어한다고 생각하는것같은데 그런건 절대 아니니깐 오해하지마."
"그게 정말인가요...?"
유리코는 손으로 눈을 비비며 나에게 물었다.
"왜냐하면 난......"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 병신아 말해.
그동안 숨겨뒀던 마음을 알려줄 기회야.
어서 말하라고.
하지만 그런 나의 외침에도 말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나도 겁이 났고 두려웠다.
프로듀서가 자기 담당 아이돌에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걸 드러내려고 하는 현 상황을 깨닭게 되자 머리와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리고 몇초간 침묵 끝에 겨우 입을 열었다.
"....난 유리코랑 함께 있는게 좋거든."
결국 처음 의도했던 말을 보다 순화해서 입 밖으로 꺼냈다.
아무래도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안된것같다.
그러자 유리코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저도요. 저도 프로듀서와 함께 하는게 좋아요."
그리고 유리코는 살짝 웃어줬다.
꿈에서 봤던 그 미소랑 같은 미소였다.
그러나 그 웃음을 다시 사라지고 다시 울상이 되며 말했다.
"어제.... 너무 바보같은 말을 해서 죄송해요...."
"아니야. 넌...."
다시 말문이 막혔다.
여기선 대체 무슨말을 해줘야할까.
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위로가 될수있는 말이 무엇이 있을지 잠시 곰곰히 생각하다가 마침내 다시 입을 열었다.
"...난 사라지지 않아. 없어지지도 않고."
나는 일부러 아까 유리코의 말에 다른 답변을 하며 어제 발언에 대한 얘기는 피했다.
이건 나도 어찌해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서 유리코에게 말하였다.
"오늘은 그저 피곤한것뿐이니까 괜찮아.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러자 유리코는 안심이라고 하는것같으면서도 한편으론 여전히 아까 그 불안한 표정이 조금 남아있었다.
그리고 유리코가 입을 열었다.
"전 잠시 수면실에서 잠을 잘게요. 저도 좀 피곤한지라...."
그 말을 듣고 유리코의 얼굴을 유심히 보자 그녀도 마치 자신도 잠을 못잤다고 알리듯이 눈이 굉장히 피로해보였고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아무래도 그녀도 어젯밤 나처럼 잠을 설친듯하다.
그렇게 우리는 잠시 휴게실 내부에 있는 수면실에서 숙면에 취하기로 했고 각자 다른 침대에 누워서 잠에 들었다.
수면상태였던 내 몸이 점차 원래대로 돌아온다.
일오나자마자 습관적으로 옆에 있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해본다.
11시 40분.
이정도면 점심 먹고 바로 일하면 완벽할 타이밍이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비비고 침대에서 일어난뒤 유리코를 향해 바라봤다.
유리코는 없었다.
아무래도 먼저 일어나서 나간것같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된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수면실을 벗어나고 휴게실을 통해 밖으로 나간다.
오랜만에 다른 아이돌과 같이 밥을 먹을까 생각했지만 왠지 오늘같은 상황에선 유리코와 함께 먹는것이 더 나을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유리코랑 점심을 먹기로 결정한 나는 유리코를 찾기 시작했다.
한 5분 정도 흘러 나는 대기실에서 유리코를 발견하게되고 유리코가 날 보자 아까처럼 흠칫했다.
아까 대화로는 관계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은것같다.
하지만 그럴수록 함께 있으면서 여러 얘기를 나눠야한다고 생각한 나는 유리코에게 물었다.
"유리코, 곧 점심시간인데 같이 식사하지 않을래?"
그러자 유리코는 긍정의 표시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네, 물론이죠. 저도 마침 식사하려던 참이였어요."
대화를 마친 우리는 같이 시어터를 빠져나왔고 유리코가 나에게 질문했다.
"그나저나 뭘 드실지 선택하셨나요?"
나는 그 질문에 잠시 고민했다.
혼자였다면 편의점 도시락으로 간단히 때울것같지만 아이돌이랑 같이 점심을 먹는데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는건 좀 아닌것같아서 제외했고, 얼마전에 시즈카가 알려준 시즈카의 단골 우동집이나 한번 가볼까 생각을 하던 도중 유리코가 끼어들어 다시 물었다.
"음... 혹시 선택을 못하셨다면 제가 평소에 가보고싶었던 레스토랑이 있는데 가보실래요? 혼자 가긴 좀 그래서 아직 못가봤거든요."
유리코의 말을 들으니 오랜만에 레스토랑도 괜찮을것같았다.
"괜찮네. 유리코가 가보고싶어하는 곳이라면 분명 괜찮은 곳일거야."
그리고 그렇게 말하자 유리코가 가만히 멈춰있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한말에 뭔가 드는 생각이 있어서 잠시 생각에 빠진것같다.
나도 생각에 빠질때 자주 저랬기 때문이다.
잠시 1분정도 기다렸으나 여전히 반응이 없자 할수없이 나는 유리코의 어깨를 살짝 흔들어서 유리코를 생각의 늪에서 벗어나기 했다.
그러자 유리코는 잠시 당황하면서 내게 말했다.
"엣...? 앗 죄송해요... 오늘따라 유난히 좀 이상하네요 저...."
평소에도 종종 망상의 세계에 빠져들었던 유리코였지만 확실히 오늘은 뭔가 달라보였다.
일단 이 문제는 이따가 자세히 물어보기로 한 나는 유리코에게 레스토랑의 위치를 묻자 유리코는 나에게 라인으로 그 레스토랑의 위치정보가 담긴 블로그를 보내주었다.
예상보다 근처라서 차 타고 10분이면 갈것같았다.
그리고 10분뒤, 그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레스토랑 외관을 보니 딱 봐도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모던한 스타일의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그 외관을 보자 생각보다 비쌀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유리코가 가보고싶었다고 하니 오랜만에 좋은거 먹는다 생각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을 열자 종업원들이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로 고개를 숙이고 친절하게 인사를 하며 우릴 반겨주었고 모던한 스타일의 외관과 정반대로 목재와 석재의 적절한 조화가 이뤄진 클래식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실내 디자인이 우릴 한번 더 반겨주었다.
그러자 방금 생각햤던 우려는 다시 한번 더욱 커진채로 내게 찾아왔다.
하지만 이제와서 비싸다고 돌아갈수는 없고 또 유리코를 생각해 나와 유리코는 적당한 창가 자리를 잡아서 앉았고 곧 종원원이 가져다 준 메뉴판을 보자 예상보다 작은 숫자들을 보고 나는 살짝 당황했다. 그러자 유리코가 내게만 겨우 들릴듯이 소근소근 말했다.
"프로듀서씨랑 둘이서 같이 갈만한 괜찮은 곳이 있나 나름 조사해봤다고요?"
그 말을 들은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유리코가 적당한 가격의 스테이크를 고르자 나도 같은걸 골랐다.
그렇게 잠시 기다리면서 나는 문득 아까 유리코의 행동이 떠올라서 조심스레 유리코에게 물었다.
"헌데 유리코, 아까 시어터 앞에 있을때 왜 잠시 가만히 있었던건지 궁금해. 알려줄수있어?"
그러자 유리코는 잠시 당황하다가 곧 부끄럽다는듯이 고개를 살짝 돌리며 말했다.
"비.....비밀이에요...."
나는 잠시 생각했다.
일단 여기서 더 캐물을건 아니였지만 그 생각이 무엇이였는지 궁금했다.
유리코가 저런 반응을 보인건 분명 나와 관련있는 문제일것이다.
아무래도 나중에 한번 더 물어봐야하나.
솔직히 더 생각해볼수 있었으나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하루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유리코의 사실상 우리만의 커밍아웃이나 다름없는 발언부터 유리코에 대한 나의 마음.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운명.
우리 사이에는 아이돌과 프로듀서간의 관계라는 부술수없는 벽이 있었다.
이 벽을 부술수있을까?
아니 애초에 부수면 안되지않을까.
순간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머리가 어지럽다.
속으로 온갖 쌍욕을 퍼부었다.
대체 난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리고 유리코는 그런 나를 깨워주듯이 말했다.
"프로듀서...?"
유리코의 부름에 잠에서 깨어나듯이 정신을 차리고보니 어느세 종업원이 주문했던 스테이크를 가져왔다.
눈물점이 매력 포인트처럼 보이는 여종업원이 스테이크를 식탁에 놓고 또 부담스러울 정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간다.
여긴 다른건 몰라도 저 부담스러운 인사가 참 맘에 안든다.
적어도 나는 저런식의 대접이 그저 부담스럽기만하다.
잡생각은 뒤로하고 나는 스테이크를 썰기 위해 포크와 나이프를 쥘려고 하자 유리코가 나에게 큰일이라도 일어날것 다급하게 말했다.
"앗 기다려주세요! 사진 찍고싶어요."
유리코는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으로 능숙하게 우리의 요리를 촬영한다.
그리고는 웃으며 어딘가에 올리는 모습을 보니 역시 그 나이대 소녀들과 다를바 없어보이는 모습이 참으로 귀여워보였다.
아까 그 스트레스가 조금은 잊혀지는듯했다.
"그럼 이제 먹어볼까요?"
유리코의 말에 동의한 나는 유리코와 함께 작게 말했다.
"잘 먹겠습니다."
딱봐도 열기가 느껴지는 뜨거운 돌판에 아직도 연기를 뱉어내며 지글지글 익고있는 스테이크의 모습과 소리, 그리고 스테이크의 향기는 그 어떤 요리보다도 유혹적이였다.
절에 들어간 스님조차도 이걸 보면 담을 넘어서 먹으러올것만 같은 이 매력덩어리 스테이크를 나이프로 썰면서 썰리는 느낌, 그리고 터져나오는 육즙을 보니 제대로 된 집을 찾아온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한조각을 입에 넣자 그 생각은 옳았다는걸 알게되었다.
유리코도 한입 넣고 상당히 좋아하는 표정을 보니 괜히 기분이 더 좋아진다.
부모님이 자식들이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는 말이 이런 느낌인걸까.
그렇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끝내고 레스토랑을 나왔다.
기억해두고 싶은 레스토랑이였다.
핸드폰을 보니 시계는 12시 32분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식사를 빨리 끝낸덕에 시간이 꽤나 남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옆에 카페가 있었다.
카페를 보자마자 유리코에게 물었다.
"시간이 꽤 남아있는데 잠시 카페에서 쉴까?"
그러자 유리코는 긍정했다.
"좋아요. 오랜만에 프로듀서씨와 카페도 가보네요."
대화를 주고받은 우리는 곧장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갔다.
6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단, P는 남자이고 직업은 프로듀서여야함.)
나이 28
학력:도쿄대
특징:미남 , 어릴때 팔에 화상을 심하게 입어 흉터가 있음, 말수가 적고 진중한편
나이 21
학력 하버드
특징 중증 시스콘
나이 : 24
학력 : 고졸
특징
1. 참을성이 많다
2.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일본어가 제 3외국어라는거 같은데
3. 모솔
나이: 19
특징: 취업쪽으로 진로를 정했던 모양이라 바로 취직이 되었다.
기본적으로 시원시원한 성격, 센스가 좋은 편이라 배우는게 빠른 편이다.
+1까지 위에 말한대로 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주사위를 굴려서 나온 숫자랑 제일 비슷한 사람껄로 채택하죠
나이 23
학력 고졸
특징 로리콘
아무것도 보이지않는다.
그리고 점차 안개가 걷히는것처럼 무언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치 악마와 거래하고 얻은것처럼 너무나도 아름답고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한 소녀의 뒷모습.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잠시 아무생각없이 넋놓고 보기만했다.
그리고 그에 반응하듯이 소녀가 뒤를 돌아봤다.
푸른색을 띄는 찰랑찰랑한 단발.
트레이드 마크처럼 보이는 아름답고 귀엽게 땋은머리.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나에게 살짝 웃어주는 얼굴.
무의식적으로 그녀에게 다가가자 그녀도 그런 나를 향해 걸어왔다.
서로가 서로를 향해 걸어나갔고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재회한것처럼 우린 마침내 한 지점에서 마주하게되었다.
몇초간 가만히 있다가 서로의 손을 잡아줬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했듯이 눈을 감고 각자 입술을 서로의 입술을 향해 다가간다.
그러다가 점차 희미하게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로듀서씨? ....프로듀서씨!"
눈을 떠보니 나는 책상에 엎어져 있었다.
곧 상황을 알아챘다.
방금 그건 꿈이였고 나는 사장님과 사무원들의 만류에도 며칠 연속 야근을 뛰다보니 어느새 책상에 엎어져있었다.
역시 말릴때 그만둘걸....
다시는 이런짓을 안하는게 좋을것같다.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보자 나는 흠칫했다.
아까 꿈에서 나왔던 소녀가 내 앞에 있었다.
그녀는 내 담당 아이돌.
나나오 유리코였다.
내가 흠칫하는걸 보자 유리코는 약간 당황하듯이 나에게 물었다.
"엣... 왜 그러세요?"
뭐 별거아니겠지.
단순한 꿈이라 생각하고 금세 생각을 뿌리친 나는 유리코에게 말하였다.
"어...아무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무슨일이야?"
@+3까지 주사위를 굴리며 이후 유리코와의 일정을 말해주세요. 중간값 측정.
"너무해....오늘 저랑 같이 서점가기로 했잖아요!"
아....잊고있었다.
얼마전 유리코가 잦은 레슨으로 인해 지쳐있을때 유리코의 기분전환을 위해 뭘 해줄수있을까 고민하다가 책을 무진장 좋아하는 그녀를 위해 같이 시내에 있는 큰 서점에 같이 가기로 했다.
마침 나도 요새 책이 사고싶었던지라 그것도 겸해서 말이다.
그 얘기를 들은 유리코가 엄청 기뻐하며 들뜬 모습을 보자 얘길 꺼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며 뿌듯했었다.
그런데 그 직후 들어온 업무로 인해 나는 며칠연속으로 야근을 뛰다보니 약속을 깜빡하고 말았다.
나도 참 바보같지.
그래도 지금이라도 일어나서 다행인것같다.
"아....그러기로했었지. 미안해, 요 며칠동안 너무 바빠서 잊고있었네."
그러자 유리코는 걱정스러운듯이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요새 많이 피곤해보이시던데 괜찮으시겠어요? 무리하지않으셔도 괜찮은데...."
하지만 나는 유리코의 걱전하는말을 딱 잘라 말했다.
"아니, 약속은 약속이지. 어차피 이제 이런 야근같은건 다신 안할거니깐."
내가 생각해도 19살에 철야근무라니...
이 짓은 최대한 안하는게 좋다고 생각된다.
어차피 사장님과 사무원분들도 야근은 하지말라고 만류도 해주니깐.
그러자 유리코는 걱정하는 표정을 조금 풀면서 말했다.
"그럼... 절대 무리하기 없기에요?"
"물론이지."
그렇게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유리코와 함께 내 차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그렇게 한 30분 운전했을까.
운전하면서 유리코와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서점 근처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차를 주차하고 서점으로 들어가자 은은한 향기와 함께 상당히 거대한 규모의 서점의 입구가 우릴 반겨주었다.
유리코는 조금 감격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정말...오늘 여기서 실컷 책 구경해도 될까요?!"
그러자 나는 호쾌하게 답해주었다.
"물론이지. 오늘 하루동안 주인공은 유리코니깐, 유리코 하고싶은대로 해."
그러자 유리코는 흠칫하면서 혼잣말을 하기 시작한다.
"ㅈ....주인공....? 오늘 하루동안은 내가 주인공.... 내가 원하는대로.... 내가 원하는거라면....!"
혼잣말을 하던 유리코는 잠시 말을 멈추고 곧장 내 손을 잡았다.
이 느낌.... 분명 아까 꿈에서도 느껴졌었다.
하지만 현실에서 직접 손을 잡아보니 꿈에서 잡아본 느낌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 무엇보다도 포근하면서도 따뜻한 손.
그리고 그 손에는 유리코의 기뻐하는 마음이 담겨져있었다.
그렇게 잠시 황홀함에 빠져 멍하니 있다가 아까 꿈처럼 유리코의 목소리가 또 다시 날 깨웠다.
"제가 원하는건.... 프로듀서씨와 함께 책 구경하는거에요! 꼭.....해보고싶었어요."
말을 끝낸 유리코는 얼굴이 약간 빨간것이 조금 부끄러워하는것처럼 보였다.
그리고는 자그맣게 미소를 지었다.
저 모습도....꿈에서 봤었지.
웨딩드레스를 입으며 나에게 살짝 웃어주는 유리코의 얼굴을 떠올랐다.
그러나 잠시 생각할 틈도 없이 유리코는 또 내게 말하였다.
"....어서가요! 프로듀서씨와 함께 모험을 시작하는거에요!"
모험이라....그렇게 생각하니 꽤 재밌을것같다.
책을 찾는 모험에 흥분한 유리코가 밝게 웃으며 내 손을 붙잡고 나아가자 나도 살짝 웃어주며 함께 따라갔다.
우리 어쩌면 커플처럼 보일지도....
@+3까지 유리코와 같이 구경할 책들을 말해주세요.
(https://xovkf113.blog.me/50170485401 )
대충 둘러보면서 쓱 보니 정말 없는책이 없을것처럼 느껴졌다.
유리코처럼 책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문학소녀들이라면 이런곳에 오면 흥분하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다.
일단 오늘 유리코가 책을 많이 살것같아보이니 그에 대비해 미리 매장용 바구니를 하나 들고간다.
그렇게 둘이서 찬찬히 둘러보다가 그림책, 동화책 등등 아이들이 볼법한 책들이 가득한 코너로 왔다.
별볼일 없으니 그냥 지나치려다가 문득 다른 프로듀서가 담당하는 아이돌인 키타자와 시호가 생각났다.
시호와 어느정도 안면이 있던 나는 둘이서 몇번 얘기를 나눠본적이 있었고 시호에게 아주 소중한 남동생인 키타자와 리쿠, 통칭 '릿군'이라는 남동생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시호는 릿군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걸 좋아하고 또 시호 본인도 그림책을 좋아하는것같았다.
하지만 한번 그림책말고도 동화책을 사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어 나는 괜찮아보이는 동화책 하나를 집었다.
아무래도 내 연령대에 맞지않는 책을 고른거에 의아감을 느낀건지 유리코가 물었다.
"엣? 프로듀서씨 동화책도 읽으시나요?"
"아니, 시호에게 한번 선물해주면 어떨까해서 말이야."
평소에 시호하고도 가까워서 시호에 대해 잘 알던 유리코도 내 대답을 듣고는 납득하는것 같았다.
동화책을 집은 후 나는 다른코너로 가보았다.
대충보니 여긴 순정만화 코너인것같다.
유리코는 천천히 걸으며 각종 순정만화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면 유리코도 한창 이런 만화를 볼 나이이니 주로 소설을 좋아하는 유리코지만 의외로 이런 만화에도 관심을 가질지도 모른다.
어쨌든 만화도 책이니깐 말이다.
궁굼증이 생긴 나는 유리코에게 물어보았다.
"근데 유리코는 만화같은것도 좋아해?"
그러자 만화 코너를 찬찬히 둘러보던 유리코는 답했다.
"네! 만화도 좋아요! 특히 순정만화같은 경우는 남주와 여주가 여러 고난 끝에 끝끝내 사랑이 이뤄지는건 마치 운명처럼 느껴지면서 꿈같은 상황같지않나요?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의견인데 순정만화는 순탄치않는 현실을 겪고있는 우리들을 로맨스적인 요소로 대리만족시켜주는 면도 있지않을까요? 또한....."
결국 유리코의 리미터가 해체된것같다.
솔직히 나도 가끔 리미터 해체되는 경우가 있어서 할말은 없는것같지만 말이다.
그래도 어쩌면 이런 공통점이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하는것 같기도하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소재가 드러나면 흥분하기 시작하는건 당연한게 아닐까싶기도 하다.
그나저나 운명이라....
아까 유리코의 말 중 운명이라는 단어가 신경쓰인다.
평소에도 자주 듣지만 오늘은 유독 달랐다.
아까 그 꿈 때문일까.
지금 생각해도 심상치않은 꿈인것같다.
"....그래서 그런것같아요! 또..... 앗....또 흥분해버렸........ 엣...? 프로듀서씨? 프로듀서씨!"
유리코가 잠시 생각의 늪에 빠진 나를 깨워주었다.
".....어? 어? 아 미안해 잠시 유리코의 말 중에서 신경쓰이는게 있어서..."
"신경쓰이는말이요...?"
유리코는 잘 모르겠다는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나는 지금은 유리코가 즐기는게 우선이라 생각하여 설명을 생략했다.
"음...아무것도 아니야. 일단 더 둘러보자고."
"음....알겠어요."
유리코는 뭔가 신경쓰인다는 표정을 지으며 다시 코너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유리코와 여러 코너를 돌면서 수많은 책들을 구경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책을 바구니에 넣다보니 무게가 꽤나 나간다.
유리코가 그걸 보고는 미안해하면서 말한다.
"너무...많이 산걸까요...? 무겁지 않으세요?"
"좀 무겁긴하지만... 유리코가 만족한다면 나야 상관없어."
그 말을 들은 유리코의 표정이 조금 쑥스러워하면서도 그 마음을 드러내는걸 숨길려고 노력하는것처럼 보였다.
숨길려는건 알겠지만 다 보여 유리코....
참 외모도 예쁘고 귀엽지만 알고보면 내면은 더더욱 귀여운 아이다.
그렇게 시간도 많이 지났고 집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소설 코너만 돌아보기로했다.
그리고 유리코는 늘 그랬듯 책들을 찬찬히 둘러보다가 무언가 괜찮아보이는 소설을 발견했는지 냉큼 그걸 집어보는데....
표지가 이상하리만큼 선정적이다.
말로 표현하기 곤란할 정도로 음란한 표지 위에는 19세 미만 정독 불가 라고 빨갛게 쓰여져있었다.
@+3까지 주사위를 굴리며 유리코의 반응을 적어주세요. 중간값 측정.
그리고 동시에 이벤트 체크입니다. 체크는 30.
내가 조금 난처한 표정으로 유리코를 바라보자 이를 눈치챈 유리코가 조금 당황하면서 말한다.
"이게 뭐 어때서요! 성적인거야 소설에서도 자주 접할수있는건데요 뭐!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도 이런 성적표현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않게..."
유리코는 필사적으로 변명을 해보지만 얼굴이 새빨개지는건 어쩔수없어하는것같다.
실제로 유리코도 여러 책을 읽어보면서 성적으로 꽤나 적나라한 문장을 자주 접했을거다.
당장 유리코가 말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서도 섹스와 페티쉬같은 성적요소가 굉장히 자주 나온다고 들어보기도 했다.
나도 몇번 소설을 읽어보다가 상당히 적나라한 묘사와 대사를 몇번 접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나 그런것 이전부터 우선 유리코도 15세의 소녀이고 앵간하면 그런것들은 다 알고있을것이다.
그러니 얼굴이 붉어지는건 당연할것같다.
.....당연히라....
갑자기 문득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언제부터 성적인것이 부끄럽고 나쁘게보이는 인식이 생겼을까.
인간으로써 자연스럽게 가지게되는 3대 욕구 중 하나인데말이다.
뭐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아닐듯하다.
나는 아직도 부끄러워하는 유리코에게 물었다.
"그러고보면 유리코말대로 소설을 보다보면 성적표현을 되게 자주 접할것같긴하네. 생각보다는 의외로 조금 침착해보이기도하고."
"으으....네.... 아무래도 일부 소설내에서는 섹스 묘사도 자주 나오고, 성적인 대사도 간간히 보이니깐요.... 한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거리낌없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수단중 하나일려나요? 그리고 소설 외에도 학교에서 애들이랑 대화하다가 들은 것도 좀 있고요...."
그렇게 조금은 쑥쓰럽지만 나름 진지한 대화를 오갔던 우리는 다시 코너를 돌아보시 시작했고 어느세 집에 갈 시간이 다 된것같다.
그렇게 나와 유리코가 산 책들을 계산했더니 가격이 꽤나 많이 나왔다.
뭐 대부분은 유리코의 몫이지만말이다.
자기 몫의 책 값을 계산한 유리코가 계산대를 나오면서 나에게 말했다.
"생각보다 지출이 꽤나 많아졌네요.... 너무 무리해서 산걸까요...."
"아무리 책이 좋지만 돈 계산은 어느정도 하면서 하는기 좋아."
처음엔 내가 대신 내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어릴때일수록 경제개념을 더욱 철저하게 가르치는게 나중에 유리코에게 더 좋을것같아서 이내 생각을 말았다.
당장 유리코가 첫 월급을 탔을때도 안나와 하는 게임의 캐릭터 의상 맞추느라 무리하게 현질을 하는 바람에 게임에 월급을 전부 썼다고 했을정도였다고 하니 의외로 낭비벽이 심한걸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되서도 안고쳐지면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어서 유리코가 절제하고 절약하는법을 터득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유리코와 나는 책들을 들고 매장을 나가던 도중 우연히 잡지 코너를 지나치게 되었다.
그리고 잡지들을 쓱 훑어보던 도중 한 잡지에 굉장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3까지 주사위를 굴리며 잡지의 그라비아 모델을 말해주세요. 가장 높은값 측정.
@어쩌다보니 이번엔 섹스에 대한 고찰?을 어느정도 적나라하게 표현했네요. 뭐 사실 제가 이렇게 적나라한걸 선호하는 편이여서도 있지만요. 어차피 딱히 불순한 의도도 아니라고요?
그라비아를 찍으러 수영장에 갔을때 유리코를 지켜봤을때 유리코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서 넋놓고 지켜봤던게 생각난다.
그리고 그라비아를 찍기 전, 유리코를 잡지 메인에 넣기위해 별의별짓을 다 하면서 잡지사와 협상했던것도 기억난다.
정말 고생해서 딴 잡지 메인자리였지만 그 이후 나온 잡지를 보니 그 고생이 싹 잊어버릴정도로 만족스러웠고 또 표지 메인을 차지하고 있었던 유리코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실제로 잡지가 출간하고 나서 유리코에 대한 반응이 아주 좋았고 그에따라 잡지 매출도 상승했다면서 잡지사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워했고 다음호에도 메인으로 넣겠다는 말을 들었을때 유리코와 내가 얼마나 기뻤던지 서로 껴앉았을정도였다.
물론 그 직후 서로 얼굴을 붉히며 사과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동안 있던일을 생각하고 있던 나를 깨우듯이 옆에 있던 유리코가 말했다.
"그라비아 촬영, 좀 쑥쓰럽긴했지만 정말 즐거웠어요! 그리고 잡지 메인에 실린걸 처음 봤을땐 정말 제가 집지의 주인공이 된것같았고요! 다음에도 이런 일 또 들어올까요?"
"일단 다음호도 여름특집이니 그라비아가 한번 더 나올것같고, 잡지사가 비중도 좀 더 늘려준다고 말했으니 아마 다른 사진도 찍을걸? 아 맞다. 어제 결정난건데 다음엔 괌에 가서 찍을예정이야."
그러자 유리코는 상당히 놀라면서 대답했다.
"괌이요?! 오키나와도 아니고 해외로 나간다고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유리코는 매우 흥분해하면서 말했다.
"괌이라니.... 남태평양의 뜨거운 햇빛과 바람을 맞으며 찍는 그라비아라니.... 상상만 해도 흥분되요!"
"음 일단 보는눈도 있으니 다른곳가서 얘기하는게 좋지않을까?"
"아....네!"
그렇게 나와 유리코는 차를 타고 유리코의 집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운전하면서 아까 서점을 갈때처럼 유리코와 다양한 얘기를 나누면서 가다가 유리코의 집에 도착할때쯤 유라코가 나에게 물어봤다.
"근데 프로듀서씨, 오늘 뭔일 있었나요?"
"응? 갑자기?"
내가 의아하다는듯이 답하자 유리코가 다시 물었다.
"아까 잠에서 깨어 났을때부터 뭔가 있는데 안 알려주는것처럼 보여서요.... 무슨 꿈이라도 꾸신..... 헉!"
갑자기 유리코가 놀라자 나도 같이 놀라면서 황급히 유리코에게 물었다.
"엥? 갑자기 무슨일이야?"
그러자 유리코는 얼굴을 붉히며 말하였다.
"설마 저랑 야한걸 하는 꿈이라도 꾸신건가요?! 그런거죠?! 변태 변태!!"
"갑자기 왠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런건 아니야."
"ㄱ...그럼 무슨꿈을 꾸신거에요?"
나는 한숨을 푹 쉬고 아까 꿨던 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정리했다.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유리코.
나를 바라보고 살짝 웃어주는 유리코.
그리고 그런 유리코와 손을 잡고 키스까지 하기 직전이였던 꿈.
나는 그때 꾼 꿈의 내용을 고스란히 유리코에게 전해줬다.
어차피 딱히 숨길 이유도 없고 숨기고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유리코는....
@+3까지 주사위를 굴리며 유리코의 반응을 말하십시오. 가장 낮은값 측정.
"....그런 미래가 왔으면 좋겠네요."
"....뭐?"
나는 어안이 벙벙해진 상태로 유리코에게 말했다.
그러자 유리코는 자신이 무슨 말실수를 했는지 깨달은것처럼 반응하였다.
"....앗...."
그 후 몇초간 침묵이 흘렀으나 그 몇초가 내겐 마치 몇분처럼 느껴졌다.
몇초간 뇌가 정지되었고 그 상태에서 든 생각은 단 하나였다.
내가 대체 무슨말을 들은거지?
그리고 그 몇초간의 침묵을 깬것은 유리코였다.
".....먼저 가볼게요! 오늘 고마웠고 내일 봐요!!"
차 문을 연 유리코는 문이 제대로 닫혔는지 확인도 못한채 나에게서 도망치듯이 뛰쳐나갔다.
유리코가 차에서 내린 후 근처에 있는 우리 집으로 가면서 수많은 잡생각들이 들었다.
어찌나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는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머리가 너무나도 복잡했던 나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씻고 저녁을 대충 때운뒤 평소보다 훨씬 일찍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
하지만 몇시간이 지나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서도 수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 무수한 생각들은 전부 유리코에 대한 생각이였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유리코에 대해 다른 생각을 아예 품지않은건 아니였다.
처음에는 그저 프로듀스 할 아이돌 그 이상 그 이하의 존재도 아니였다.
그러나 유리코와 함께하면서 서로에 대해 알게됬고 나는 점차 유리코에게 빠져들기 시작했다.
정말 귀엽고 천사처럼 아름다운 모습에 그 누구보다도 깨끗하고 착한 마음씨를 가진데다가 망상을 즐기는 문학소녀의 모습은 깊은 생각에 빠지는 경우가 잦은 내게 있어서 큰 공감대를 주었고 너무나도 큰 매력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감정과 욕망은 점차 커져만갔다.
결국 정말 프로듀서로써 실격이지만 유리코를 대상으로 자위를 해본적도 있었다.
커져만 가는 욕망을 억지로 틀어막기만 하다가 터져버린것이였다.
물론 그 후 엄청난 자괴감에 시달렸고 한동안 유리코를 피해다니며 제대로 말도 못섞을정도였다.
유리코는 그런 나의 모습을 이상하게 보고는 한동안 계속 내게 무슨일이 있냐고 물어봤지만 평소에 유리코에게 별 숨김없이 털어내던 성격인 나라도 이것만큼은 절대 대답하지 못했다.
결국 이 문제로 한번 유리코와 다툰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일을 없던일로 생각하고 원래대로 되돌아오자 유리코와의 관계도 금세 원상복귀되었다.
그렇게 한동안은 유리코에 대해 딱히 별 생각을 하지않았지만 결국 오늘 꾼 꿈은 마치 내게 유리코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하는것같았다.
처음엔 왜 그런 꿈을 꿨는지 알수없었지만 이젠 알것같다.
나는 나나오 유리코를 사랑하고 있었단것이다.
결국 나는 한숨도 자지 못한채 비몽사몽한 상태로 시어터에 출근했다.
다른 아이돌들이나 선배 프로듀서들이 내 상태에 대해 물었으나 나는 그저 잠을 설쳤을뿐이라고 말했다.
미칠것만 같은 피로감을 참지 못한 나는 잠시 잠들기 위해 휴게실이 들어갔으나 문을 열자 잠 기운이 확 달아났다.
휴게실엔 유리코가 혼자 의자에 앉아있었던것이였다.
@+3까지 주사위를 굴리며 유리코의 반응을 말하십시오. 가장 높은값 측정.
@시벌 다 썼다가 지워져서 처음부터 다시 씀... 그나저나 진도가 예상보다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게 됬네요
그리고 어제처럼 또 다시 이어지는 몇초간의 침묵.
그리고 이번엔 내가 그 침묵을 깼다.
"....안녕."
"....네."
내가 인사를 하자 유리코도 얼떨결에 대답했다.
누가보면 마치 엄청나게 싸운것처럼 보일것같다.
그러나 그건 아니라듯이 유리코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프로듀서씨, 엄청 피곤해보이세요..."
아까 다른 아이돌과 프로듀서들처럼 유리코도 내 몰골을 보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대체 어느정도로 심한지 잠시 내 옆에 있던 거울로 바라보자 거울속에는 심하게 부은 눈과 뭔가를 바른것처럼 보일정도로 크고 짙은 다크서클이 있는 남자가 보였다.
물론 평소에도 다크서클은 항상 달고다녔지만 어제 잠도 설친데다가 유리코 생각으로 인해 너무 스트레스와 고뇌를 한 탓인지 평소보다 두배 가까이 짙어지고 커졌다.
그 몰골을 본 나는 한숨이 저절로 나왔고 유리코에기 말했다.
"그냥 어제 이래저래 생각하다보니 잠을 못잤어."
"저 때문인건가요....?"
나는 그 질문에 답변하지 못했다.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러자 유리코는 내게 다시 말했다.
"오늘 하루 쉬시는게 좋지않을까요...? 아니면 수면실에서 잠시 주무신다던지...."
"어차피 잠시 자려고 들어온거야."
너무 피곤한 나머지 유리코가 걱정하는말을 매정하게 받아쳤다.
말을 꺼낸뒤 평소에는 별 생각없이 넘겼겠지만 오늘은 너무 매정하게 말해버린거 아닐까 하면서 고민을 했다.
그러나 유리코는 그런건 상관없다는듯이 계속 말했다.
"전 프로듀서가 계속 제 곁에 있어주길 원해요. 만약 프로듀서가 없다면 전 더이상 아이돌을 할수없을거에요. 그러니....그러니 부디 절 떠나지마세요....."
말꼬리가 흐려지며 울먹이는 소리가 들리며 유리코의 눈가에 눈물이 조금씩 맺히기 시작한다.
뭔가 제대로 착각하고 있는것같아 나는 서둘러 말했다.
"아니 유리코, 난 널 절대 떠나거나 하지않으니깐 걱정말고.... 어제 일 때문에 내가 널 싫어한다고 생각하는것같은데 그런건 절대 아니니깐 오해하지마."
"그게 정말인가요...?"
유리코는 손으로 눈을 비비며 나에게 물었다.
"왜냐하면 난......"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 병신아 말해.
그동안 숨겨뒀던 마음을 알려줄 기회야.
어서 말하라고.
하지만 그런 나의 외침에도 말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나도 겁이 났고 두려웠다.
프로듀서가 자기 담당 아이돌에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걸 드러내려고 하는 현 상황을 깨닭게 되자 머리와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리고 몇초간 침묵 끝에 겨우 입을 열었다.
"....난 유리코랑 함께 있는게 좋거든."
결국 처음 의도했던 말을 보다 순화해서 입 밖으로 꺼냈다.
아무래도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안된것같다.
그러자 유리코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저도요. 저도 프로듀서와 함께 하는게 좋아요."
그리고 유리코는 살짝 웃어줬다.
꿈에서 봤던 그 미소랑 같은 미소였다.
그러나 그 웃음을 다시 사라지고 다시 울상이 되며 말했다.
"어제.... 너무 바보같은 말을 해서 죄송해요...."
"아니야. 넌...."
다시 말문이 막혔다.
여기선 대체 무슨말을 해줘야할까.
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위로가 될수있는 말이 무엇이 있을지 잠시 곰곰히 생각하다가 마침내 다시 입을 열었다.
@+3까지 주사위를 굴리며 유리코에게 할 말을 말하십시오. 중간값 측정.
나는 일부러 아까 유리코의 말에 다른 답변을 하며 어제 발언에 대한 얘기는 피했다.
이건 나도 어찌해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서 유리코에게 말하였다.
"오늘은 그저 피곤한것뿐이니까 괜찮아.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러자 유리코는 안심이라고 하는것같으면서도 한편으론 여전히 아까 그 불안한 표정이 조금 남아있었다.
그리고 유리코가 입을 열었다.
"전 잠시 수면실에서 잠을 잘게요. 저도 좀 피곤한지라...."
그 말을 듣고 유리코의 얼굴을 유심히 보자 그녀도 마치 자신도 잠을 못잤다고 알리듯이 눈이 굉장히 피로해보였고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아무래도 그녀도 어젯밤 나처럼 잠을 설친듯하다.
그렇게 우리는 잠시 휴게실 내부에 있는 수면실에서 숙면에 취하기로 했고 각자 다른 침대에 누워서 잠에 들었다.
수면상태였던 내 몸이 점차 원래대로 돌아온다.
일오나자마자 습관적으로 옆에 있는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해본다.
11시 40분.
이정도면 점심 먹고 바로 일하면 완벽할 타이밍이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비비고 침대에서 일어난뒤 유리코를 향해 바라봤다.
유리코는 없었다.
아무래도 먼저 일어나서 나간것같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된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수면실을 벗어나고 휴게실을 통해 밖으로 나간다.
1. 유리코를 찾아서 같이 식사한다.
2. 다른 아이돌과 같이 식사를 한다.
@더 많은쪽을 채택.
그렇게 유리코랑 점심을 먹기로 결정한 나는 유리코를 찾기 시작했다.
한 5분 정도 흘러 나는 대기실에서 유리코를 발견하게되고 유리코가 날 보자 아까처럼 흠칫했다.
아까 대화로는 관계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은것같다.
하지만 그럴수록 함께 있으면서 여러 얘기를 나눠야한다고 생각한 나는 유리코에게 물었다.
"유리코, 곧 점심시간인데 같이 식사하지 않을래?"
그러자 유리코는 긍정의 표시로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네, 물론이죠. 저도 마침 식사하려던 참이였어요."
대화를 마친 우리는 같이 시어터를 빠져나왔고 유리코가 나에게 질문했다.
"그나저나 뭘 드실지 선택하셨나요?"
나는 그 질문에 잠시 고민했다.
혼자였다면 편의점 도시락으로 간단히 때울것같지만 아이돌이랑 같이 점심을 먹는데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는건 좀 아닌것같아서 제외했고, 얼마전에 시즈카가 알려준 시즈카의 단골 우동집이나 한번 가볼까 생각을 하던 도중 유리코가 끼어들어 다시 물었다.
"음... 혹시 선택을 못하셨다면 제가 평소에 가보고싶었던 레스토랑이 있는데 가보실래요? 혼자 가긴 좀 그래서 아직 못가봤거든요."
유리코의 말을 들으니 오랜만에 레스토랑도 괜찮을것같았다.
"괜찮네. 유리코가 가보고싶어하는 곳이라면 분명 괜찮은 곳일거야."
그리고 그렇게 말하자 유리코가 가만히 멈춰있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한말에 뭔가 드는 생각이 있어서 잠시 생각에 빠진것같다.
나도 생각에 빠질때 자주 저랬기 때문이다.
잠시 1분정도 기다렸으나 여전히 반응이 없자 할수없이 나는 유리코의 어깨를 살짝 흔들어서 유리코를 생각의 늪에서 벗어나기 했다.
그러자 유리코는 잠시 당황하면서 내게 말했다.
"엣...? 앗 죄송해요... 오늘따라 유난히 좀 이상하네요 저...."
평소에도 종종 망상의 세계에 빠져들었던 유리코였지만 확실히 오늘은 뭔가 달라보였다.
일단 이 문제는 이따가 자세히 물어보기로 한 나는 유리코에게 레스토랑의 위치를 묻자 유리코는 나에게 라인으로 그 레스토랑의 위치정보가 담긴 블로그를 보내주었다.
예상보다 근처라서 차 타고 10분이면 갈것같았다.
그리고 10분뒤, 그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레스토랑 외관을 보니 딱 봐도 상당히 고급스러워 보이는 모던한 스타일의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그 외관을 보자 생각보다 비쌀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유리코가 가보고싶었다고 하니 오랜만에 좋은거 먹는다 생각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을 열자 종업원들이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로 고개를 숙이고 친절하게 인사를 하며 우릴 반겨주었고 모던한 스타일의 외관과 정반대로 목재와 석재의 적절한 조화가 이뤄진 클래식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실내 디자인이 우릴 한번 더 반겨주었다.
그러자 방금 생각햤던 우려는 다시 한번 더욱 커진채로 내게 찾아왔다.
하지만 이제와서 비싸다고 돌아갈수는 없고 또 유리코를 생각해 나와 유리코는 적당한 창가 자리를 잡아서 앉았고 곧 종원원이 가져다 준 메뉴판을 보자 예상보다 작은 숫자들을 보고 나는 살짝 당황했다. 그러자 유리코가 내게만 겨우 들릴듯이 소근소근 말했다.
"프로듀서씨랑 둘이서 같이 갈만한 괜찮은 곳이 있나 나름 조사해봤다고요?"
그 말을 들은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유리코가 적당한 가격의 스테이크를 고르자 나도 같은걸 골랐다.
그렇게 잠시 기다리면서 나는 문득 아까 유리코의 행동이 떠올라서 조심스레 유리코에게 물었다.
"헌데 유리코, 아까 시어터 앞에 있을때 왜 잠시 가만히 있었던건지 궁금해. 알려줄수있어?"
@+3까지 주사위를 굴리며 유리코가 뭐라 말할지 말하십시오. 가장 낮은값 측정.
"비.....비밀이에요...."
나는 잠시 생각했다.
일단 여기서 더 캐물을건 아니였지만 그 생각이 무엇이였는지 궁금했다.
유리코가 저런 반응을 보인건 분명 나와 관련있는 문제일것이다.
아무래도 나중에 한번 더 물어봐야하나.
솔직히 더 생각해볼수 있었으나 머리가 너무 복잡했다.
하루사이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다.
유리코의 사실상 우리만의 커밍아웃이나 다름없는 발언부터 유리코에 대한 나의 마음.
그리고 앞으로 우리의 운명.
우리 사이에는 아이돌과 프로듀서간의 관계라는 부술수없는 벽이 있었다.
이 벽을 부술수있을까?
아니 애초에 부수면 안되지않을까.
순간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머리가 어지럽다.
속으로 온갖 쌍욕을 퍼부었다.
대체 난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리고 유리코는 그런 나를 깨워주듯이 말했다.
"프로듀서...?"
유리코의 부름에 잠에서 깨어나듯이 정신을 차리고보니 어느세 종업원이 주문했던 스테이크를 가져왔다.
눈물점이 매력 포인트처럼 보이는 여종업원이 스테이크를 식탁에 놓고 또 부담스러울 정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간다.
여긴 다른건 몰라도 저 부담스러운 인사가 참 맘에 안든다.
적어도 나는 저런식의 대접이 그저 부담스럽기만하다.
잡생각은 뒤로하고 나는 스테이크를 썰기 위해 포크와 나이프를 쥘려고 하자 유리코가 나에게 큰일이라도 일어날것 다급하게 말했다.
"앗 기다려주세요! 사진 찍고싶어요."
유리코는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으로 능숙하게 우리의 요리를 촬영한다.
그리고는 웃으며 어딘가에 올리는 모습을 보니 역시 그 나이대 소녀들과 다를바 없어보이는 모습이 참으로 귀여워보였다.
아까 그 스트레스가 조금은 잊혀지는듯했다.
"그럼 이제 먹어볼까요?"
유리코의 말에 동의한 나는 유리코와 함께 작게 말했다.
"잘 먹겠습니다."
딱봐도 열기가 느껴지는 뜨거운 돌판에 아직도 연기를 뱉어내며 지글지글 익고있는 스테이크의 모습과 소리, 그리고 스테이크의 향기는 그 어떤 요리보다도 유혹적이였다.
절에 들어간 스님조차도 이걸 보면 담을 넘어서 먹으러올것만 같은 이 매력덩어리 스테이크를 나이프로 썰면서 썰리는 느낌, 그리고 터져나오는 육즙을 보니 제대로 된 집을 찾아온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한조각을 입에 넣자 그 생각은 옳았다는걸 알게되었다.
유리코도 한입 넣고 상당히 좋아하는 표정을 보니 괜히 기분이 더 좋아진다.
부모님이 자식들이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는 말이 이런 느낌인걸까.
그렇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끝내고 레스토랑을 나왔다.
기억해두고 싶은 레스토랑이였다.
핸드폰을 보니 시계는 12시 32분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식사를 빨리 끝낸덕에 시간이 꽤나 남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옆에 카페가 있었다.
카페를 보자마자 유리코에게 물었다.
"시간이 꽤 남아있는데 잠시 카페에서 쉴까?"
그러자 유리코는 긍정했다.
"좋아요. 오랜만에 프로듀서씨와 카페도 가보네요."
대화를 주고받은 우리는 곧장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갔다.
@+3까지 유리코와 무슨 얘기를 할지, 또는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적어주십시오.
+2는 유리코가 읽는 책의 장르나 취향을 말하십시오.
탐정인 주인공엔 프로듀서를, 조수 역할에는 자신을 대입시켜 사건을 해결해 나가고 그 속에서 서로 사랑이 싹트는 상상에 취하는 것을 즐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