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령, 줄리아도 나를 '오빠'라고 부르게 되었다던가.
줄리아 특유의 멋있어 보이려는 그 성격 때문에, 그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덕분에 신촌역에서 홍대까지 가는 내내 놀림받았던 건 덤이다.
...히어로즈고 빌런이고 줄리아 놀리는 데는 한 마음 한 뜻이구나.
그 과정에서 나도 줄리아의 의외의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닭꼬치를 한 입 먹여달라는 걸 말 못 해서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라던가, 아니면 다른 아이돌들이 놀릴 때는 일일히 반응하면서도 내 왼손을 잡고는 놓지 않으려 한다던가 말이지.
가장 압권인 건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지극히 중2병스러운 말을 꺼내 무마하려 했을 때였지.
'금기의 기술 유성군'이었나?
코토하 말을 들어보면 유리코랑 가까이 지내기 시작한 뒤부터 가끔 부끄러울 때 저렇게 된다는데...
...안나를 맨 처음 내 세계로 오게 한 것도 그렇고, 그 전에 이세계로 넘어가는 관문이란 생각을 가장 먼저 했던 것도 그렇고, 어째 요즘 일련의 사건들이 죄다 유리코가 시발점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기분 탓이겠지?
"그러고보니, 며칠 전 여행 준비로 한창 바쁠 때 저한테도 그렇고 다른 아이돌들한테 물어보더라고요. 이미지 변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그랬어?
카오리 씨가 내게 또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아, 그거! 저랑 메구미한테도 물어보던데요? 화장 지우고 머리 기르는 거 어떻냐고요."
"줄리아쨩은 뭔가 다른 거 같기도 했는데, 역시 오빠 앞에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그 나이대 소녀였구나."
거기에 쐐기를 박아버리는 코토하랑 하루카.
"아, 아니거든!"
...이미 여기서 줄리아의 얼굴이 더 빨개질 수는 없을 거 같다.
"긴머리 줄리아노, 나도 보고 싶은데!"
"그런 거 너희들한테 절- 대 보여줄 일 없으니까 꿈 깨셔! 특히 츠바사 너한테는!"
"에에에~ 안 돼?"
"안 돼!"
츠바사의 애교는 아마 남자 한정으로만 필살기였던 모양이다.
"에에......왜요?"
"오빠한테만 보여줄 거니까- 아, 아, 아니, 이게 아니라!"
...망했군요.
이 쯤이면 부끄러움 때문에 말실수를 연발하면서 스스로 계속 더 부끄러워하는 단계까지 온 거 같은데.
"...오빠..."
결국 해탈해버린 건지, 이제는 얼굴은 아직도 빨갛게 잘 익은 채 어리광을 부리는 줄리아였다.
"안아줘..."
안나도 이 진귀한 광경을 보고 싶었는지 내 오른팔을 잠시 놓아준다.
팔을 살짝 벌리자, 그대로 내 품에 뛰어들어버리는 줄리아.
...줄리아가 정신을 차리면 내가 어떻게 될지 후환이 많이 두렵다.
"으우우우......오빠 품 속이 따끈따끈해..."
저 귀여운 생물은 대체 어디에서 온 거지?
평소의 줄리아라고는 상상도 못 할 말과 행동을 내뱉으며, 그대로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는다.
살짝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
터져나오는 폭소를 참으려 온갖 노력을 하고 있는 안나와 코토하, 카오리.
...하루카랑 츠바사는 이미 빵 터져버렸다.
이걸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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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은 줄리아가 프로듀서 품 속에서 정신을 차린 후 보일 반응
+2~3은 즉석 퀴즈대회 중 일어날 일 자유앵커
(퀴즈대회는 바로 앞 페이지 마지막 부분에 설명되어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줄리아가 정신을 차렸는지 이 쪽을 올려다본다.
...얼굴이 다시 새빨개진 채, 고개를 내 어깨에 다시 파묻고는 더 강하게 끌어안아온다.
나는 어떻게 걸어가야 하지 그럼?
줄리아의 빨간 머리를 내려다보며 말을 걸어본다.
"...저기..."
아무 반응이 없다.
"...줄리아?"
망부석처럼 그 자리에서 굳어선, 날 꽉 조여오는 팔에 힘을 뺄 생각조차 안 하는 줄리아.
많이 부끄러운가.
주변에서 츠바사랑 코토하가 이 광경을 보고 대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난 아무것도 안 들려요' 하고는 무시한 채 날 붙들어매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아, 오빠?"
하루카는 이제 줄리아는 무시하고 나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뭐, 줄리아도 이러고 놔두면 알아서 회복되겠지?
"응?"
"홍대까지 걸어가면서 퀴즈대회 해 보는 건 어때요?"
"퀴즈?"
"상품은?"
떡밥을 덥석 물어버린 카오리 씨.
"오빠랑 단독 데이트 권! 오빠는 괜찮아요?"
...나?
나야 상관 없긴 한데.
그리고, 어차피 거절해도 결국은 하게 만들 거잖아?
"난 좋지!"
...그러니, 아이돌들의 기분도 생각해서 약간 더 긍정적으로 대답해본다.
일단, 이런 여자들 중 한 명하고 데이트를 하는 건 누군가에겐 일생일대의 꿈일 정도로 귀한 경험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난 운이 좋아서 그런지 어쩐 건지는 몰라도, 어째 앞으로도 많이많이 할 거 같지만 말이야.
"그러면 문제는?"
"오빠에 대한 문제들이니, 오빠가 내는 게 가장 좋을 거 같아요!"
진행은 하루카가 다 하는 거 같지만.
"음, 그럼 난이도는-"
"아무렇게나......해도, 괜찮아..."
아니.
일단 안나랑 츠바사는 핸드폰 카메라로 날 몰래 보던 비밀 모임인가에 소속되어있었지?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다면, 이 둘은 다른 아이돌들에 비해서 꽤나 큰 이점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어디까지나 그 비밀 조직이 내가 알고 있는 그 조직 하나 뿐이라면 말이지.
"암튼, 첫 번째 문제. 난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
"한국과X원!"
...빠르다, 파이널데이!
하지만,
"...문제는 끝까지 들어야죠?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을 졸업하려면, 몇 학점-"
"136!"
카오리 씨.
그건 또 어떻게 아는 겁니까?
"아니에요, 오빠 대학은 졸업하기 위해 반드시 부전공, 복수전공, 심화전공, 융합전공 중 하나를 요구해서, 그거보단 더 필요하다고요! 부전공 기준 157학점!"
코토하는 왜 저렇게 상세하게 알고 있어?
찾아보기라도 한 건가?
왜 그걸 찾아본 거지?
"땡! 문제는 끝까지 들으세요."
하지만, 물어보려 했던 건 그게 아니었지.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을 졸업하려면, 전 지금부터 몇 학점을 더 들어야 할까요?"
"...정답..."
조용히 오른손을 드는 안나.
"응?"
"...상관, 없어요?"
"왜?"
"...오빠는......대학원, 갈 거래..."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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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 코토하, 카오리, 안나, 츠바사, 줄리아 중 퀴즈의 승리자는?
먼저 2표
@(게임이) 빵빵 터지고 있어요!
———————————————————
“내 생일-”
“XXXX년 XX월 XX일!”
“...학번-”
“201XXXXX!”
“...너희는 그런 건 어떻게 다 알고 있어?”
“기본 소양이랍니다? 후후후...”
남의 개인정보를 다 꿰고 다니는 게 기본 소양은 아닌 거 같은데.
얘네들, 뭔가 선을 넘은 거 아니야?
그 외에도,
“...카오리?”
“에에~ 내가 먼저 말했는데!”
“...안나가, 먼저였어...”
누가 손을 먼저 들었네, 답을 먼저 말했네 하고 투닥거리는 게 분위기가 많이 과열되어가는 거 같다.
이걸 어쩐다.
“다들, 침착하게. 자꾸 그렇게 누가 뭘 어쨌네 하고 싸우면, 없던 일로 해 버릴 거니까.”
“네?”
“아, 알겠어요.”
“...미안해...”
사과할 일까지는 아닌 거 같기도 한데.
그나저나, 그래도 시간 때우기라는 소정의 목적은 달성한 건지, 눈앞에 홍대입구역이 보인다.
“...다 왔네요?”
“그럼 이걸로 끝인가...”
아마 그러겠지?
“그럼 여기서 끝낼게. 각자 몇 문제 맞췄는지 기억하고 있어?”
“두 개!”
“저도 두 문제요.”
“나도 두 문제.”
“...두, 문제에요...”
“에에? 나도 두 문제인데~”
“...두 문제네요?”
뭐야.
“동점이야?”
“...그런 거 같아요.”
아니...
뭐 이런 게임이 다 있어.
“동점이야?”
“여기서 승부를 내기도 뭣하고...”
“있다가 저녁에 호텔에서 개인전 게임을 제안해도 될 거 같은데요?”
...너무나도 간단하게 파토난 퀴즈대회였다.
아이돌들은 또 그거 좋은 생각이라고 열심히 동조하고 있네.
.
.
.
다행히도 역 안에서는 히어로즈 멤버들이 보이지 않는다.
“언젠가는 홍대입구 역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은 못 했나봐요?”
코토하가 승리를 자신하는 듯이 의기양양하게 말을 꺼낸다.
“아니야, 코토하 쨩. 조금 더 철저해야 해.”
라고 말한 사람은 뭔가 좀 이상한 상황에서 리더의 자질을 뽐내고 있는 하루카 되시겠다.
“이를테면?”
흥미가 동한 듯한 카오리.
“츠바사 쨩이랑 줄리아 쨩은 여기 있으니 제외하고, 치하야네 조는 지금 우리를 찾겠다고 멀리 퍼져있을 거야.”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츠바사.
“시간도 좀 남겠다, 우리가 다시 잠실로 돌아가서 다른 조들이랑 합류한다면 어때?”
“!”
뭔가를 깨달은 듯한 코토하와 안나.
그래.
히어로즈들은 우리가 탈주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잠실 롯X월드타워에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등잔 밑을...”
카오리 씨가 나지막히 읆조린다.
“...역시 파이널 데이는 다르군. 리더답게 고등 술책을 쓴단 말이야...”
줄리아.
앞으로는 유리코랑은 너무 가깝지는 않도록 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어.
“암튼, 오빠! 제 생각 어때요?”
칭찬해달라는 듯이 이 쪽으로 뛰어오는 하루카-
“어어어!?”
...어째 오늘은 용케 잘 넘어간다 했다...
균형이 무너져 내 쪽으로 넘어지려는 하루카를 받아낸다.
“...조심해야지. 그나저나, 좋은 생각이긴 한데 걔네들이 그 수를 읽고 있으면?”
그렇다.
만약에 히어로즈들이 먼저 롯데월드로 가서 다른 아이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버리면...
결국은 선빵싸움이네.
그 순간.
“어? 전화- 치하야 쨩이네, 다들 잠시만.”
하루카가 전화를 받아든다.
타이밍 좋네.
잘 하면 엄청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여보세요?”
“어디야 너희!”
“홍대야, 홍대. 진짜 홍대라니까?”
그래.
지금은 홍대입구역이지.
“내가 샷건을 들고가서 너희들 머리통을-”
“네, 네, 화이팅.”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린다.
“...아직도 갈피를 못 잡은 모양이야. 잠실로 가자!”
“오오오!”
...난 몰라.
——————————————————
+3까지 롯X월드타워에 도착한 후 일어날 일 자유앵커
츠무기 "크흠, 흠... 그나저나 츠바사 씨나 줄리아 씨 모두 저 빌런들 편에 붙은 건가요?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줄리아 "그게..."
츠무기 "됐어요! 이미 상황은 다 알고 있으니까! 빌런 여러분이나 거기 두 분 모두, 부끄러운 줄 아세요! 눈 앞의 프로듀서에게 넘어가 아이돌끼리의 합의를 위반하고 프로듀서를 데리고 도망칠 생각을 하다니!
그 후로 가시가 돋힌 채 나머지 6인의 잘못을 매도하는 츠무기. 츠무기를 진정시킬 필요성을 느낀 나머지 6인.
하루카 "그럼 츠무기쨩은 오빠랑 단둘이서만 있어도 오빠를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한다는 거네?"
츠무기 "당연하죠! 적어도 밖에 있을 때는 아이돌은 아이돌, 프로듀서는 프로듀서로서 행동해야죠!"
코토하 "진짜? 그럼 이걸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면 츠무기쨩의 그 마음, 우리도 인정하고 오빠한테서 조금 멀어져줄게."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찾는 코토하. 슬쩍 보니 765 단톡방에서 츠무기가 쓴 내용을 찾고 있다.
코토하 "아이돌이 된 이후부터 저는 늘 오빠한테 감사하고 살아요. 오빠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이 정도로 성공적이지 못했을 거에요."
츠무기 "!"
코토하 "...여러분도 알다시피 전 뭔가 제 마음 속에 있는 걸 꺼내는게 조금 서툴러요. 오빠를 좋아하는데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렇지가 않고. 어떻게 하면 오빠한테 제 솔직한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요?"
츠무기 "..."
코토하 "...오빠는 안나 씨만 바라보고 왜 저희를 바라봐주지 않는걸까요? 여러분들은 답을 알고 계시나요?"
츠무기 "으으으..."
코토하 "...드디어 내일이면 서울에 가네요. 서울에 가면, 오빠랑 단둘이서 데이트 하고 싶어요!"
그 후로도 코토하의 입에서 줄줄 나오는 츠무기의 오글거리는 단톡방 내용. 코토하가 츠무기의 주옥같은 한 마디 한 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츠무기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진다.
그리고 츠무기의 멘탈을 터트려버린 마지막 한 마디.
코토하 "오빠 사랑해! 난 영원한 오빠의 츠무기야! >_<"
츠무기 "으아아아아앙!!!"
울음을 터트린 츠무기가 P한테 안긴다.
츠무기 "으아앙! 오빠야! 저 가쓰나들이 내가 오빠야 조아한다는 말 갖고 놀린다! 혼내주라!"
"정말 아무도 없네요?"
물론 사람은 정말 많았지만 말이다.
다시 잠실로 가서 히어로즈들의 허를 찌른다는 하루카의 발상이 일단은 통한 모양이다.
"그러게. 하루카 말이 맞았나?"
"헤헤헤..."
...그런 말은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쯧쯧쯧..."
가까이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리자, 왠 백발의 할머니가 허리를 굽힌 채 이 쪽을 흘겨보고 있다.
"다 큰 어른이 말이야, 쪼꼬만한 애랑 서로 좋다고 앉아있고......말세여, 말세..."
너무 전형적인 말투다.
그나저나, 날 이야기하는 건가?
옆에 코토하, 카오리 씨는 어디에 놔두고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카오리?
"카오리, 뭐 하는 거야?"
"우리 금붕어 양은 뭐하러 할머니 연기까지 할까?"
하고는, 백발의 할머니의 뒷머리를 한 손으로 잡아당긴다.
...가발이 펄럭 하고 하늘에 날아오른다.
허옇게 센 곱슬머리가 있었어야 할 자리에 남은 건, 특유의 물고기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을 한 결 좋은 긴 은발.
카오리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할머니......로 변장한 츠무기의 인조 얼굴 가죽을 잡아뜯는다.
"허리는 좀 펴고 다녀야지, 츠무기."
단번에 변장이 들켜버린 것에 잔뜩 당황한 듯이, 주위를 경계하는 프레리독처럼 자꾸 이곳저곳을 돌아본다.
"어... 어딜 보이소!"
"아, 사투리 나왔다."
하루카의 그 말을 신호로, 츠무기의 얼굴이 급속도로 빨갛게 익어간다.
"으, 으아아아아아아아!"
공공장소에서 소리지르지 말고!
.
.
.
"크흠, 흠......추태를 보였군요."
진정이 되었는지, 얼굴 색이 원래대로 돌아온 츠무기.
이내 사태를 파악하고는 빌런 3인조 쪽을 바라본다.
"...에?"
살짝 당황한 얼굴을 하고는, 츠바사와 줄리아, 그리고 빌런 3인방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다.
"...츠바사 씨나 줄리아 씨 모두 저 빌런들 편에 붙은 건가요?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줄리아가 해명을 하려 입을 연다.
"음, 그게-"
"됐어요! 이미 상황은 다 알고 있으니까! 빌런 여러분이나 거기 두 분 모두, 부끄러운 줄 아세요! 눈 앞의 프로듀서에게 홀랑 넘어가, 아이돌끼리의 합의를 위반하고 프로듀서를 데리고 도망쳐버리다니!"
츠무기는 이미 상황을 지레짐작하고 온갖 매도를 쏟아낸다.
...뭐, 이번 상황은 딱히 틀린 건 아닌 거 같긴 한데.
"특히 줄리아 씨, 츠바사 씨!"
"그러니까, 무기, 설명-"
"히어로즈를 배신하다니..."
그러니까 그거 그냥 드라마 설정 아니었어?
보다못한 하루카가 대화에 끼어든다.
"그럼 츠무기쨩은 오빠랑 둘이서만 있어도 오빠를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한다는 거네?"
...어째 속을 더 긁는 것 같다.
그나저나 너 그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한국인 아니면 그 표현은 정말 잘 모를 거 같은데?
"당연하죠! 적어도 밖에 있을 때는 아이돌은 아이돌, 프로듀서는 프로듀서로서 행동해야죠!"
한 마디도 지지 않고 그대로 받아치는 츠무기.
"...그래?"
코토하가 옆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흥미롭다는 듯이 제안 하나를 툭 던진다.
"그럼 이걸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면 츠무기 쨩의 그 마음, 우리도 인정하고 오빠한테서 조금 멀어져 줄게."
하고는, 핸드폰을 들고 열심히 뭔가를 조작하고 있다.
위로 화면을 쓸어올리다, 이내 원하는 걸 찾았는지 핸드폰 화면을 낭독하기 시작하는 코토하.
"여기 있네, 흠흠......아이돌이 된 이후부터 저는 늘 오빠한테 감사하고 살아요. 오빠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이 정도로 성공적이지 못했을 거에요."
츠무기가 화들짝 놀라 그 자리에서 튀어오르다시피 한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전 뭔가 제 마음 속에 있는 걸 꺼내는게 조금 서툴러요."
코토하가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어내려갈 때마다, 츠무기의 얼굴이 조금씩 빨개진다.
"...오빠를 좋아하는데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렇지가 않고."
츠무기는 안절부절 못하며 두 손을 마주대고 만지작거리기만 한다.
"...어떻게 하면 오빠한테 제 솔직한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요?"
그나저나, 정말 오글거리긴 하네...
츠무기가 부끄러워 죽으려 하는 것도 이해가 갈-
"으우우......왜, 왜 다들 나만 가지고..."
큰일났다.
얘 잘못하면 울 거 같은데.
코토하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본다.
"서울에 가면, 오빠랑 단둘이서 데이트 하고 싶어요!"
핸드폰 화면에만 집중하고 있는 코토하.
"으으으..."
츠무기의 눈망울은 이미 눈물로 가득찼는데...
"코토하, 그만-"
"오빠 사랑해! 난 영원한 오빠의 츠무기야!"
"으, 으아아아앙!!!"
...오, 세상에.
감정에 북받쳐 결국 울음을 터뜨려버리는 츠무기.
그대로 날 붙잡고는 꼭 안아버린다.
"오, 오빠야! 저 저, 저, 저 가쓰나들이 내가 오빠야 조아한다고 그르는 거 가꼬 막 놀린다 안카나! 호, 혼내주라! 으아아아앙..."
빨리 달래줘야 하는데...
...너무 귀엽다.
"오빠야..."
이걸 어찌하지...
일단 어떻게든 달래야 하는데.
곧 다른 아이돌들도 롯데월드에서 나올 거고 말이지.
"츠무기, 괜찮아."
"으아아앙..."
"오빠가 빙수 사줄게. 나중에 걔네들한테는 확실히 이야기할 거니까, 뚝?"
...나 자신을 오빠라고 부른다는 게 기분이 많이 묘하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츠무기를 먼저 달래는 게 우선이니까 어쩔 수 없다.
이걸로 바로 그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히끆......비, 빙수?"
...어?
"응. 츠무기한테 빙수 사 줄게."
"...으으..."
급속도로 울음을 그치는 츠무기.
"...지, 진짜지?"
"응, 지금 안 그래도 여기 가게 있으니까."
고개를 들고 다른 아이돌들 상태를 확인해본다.
'...풀리는 거 한 순간이네.'
...전부 이 쪽을 보고는 뭔가 수군거리고 있다.
저기, 다 들리거든요.
"...그리고 코토하, 반응 봐 가면서 적당히 해..."
"죄, 죄송해요..."
솔직히 츠무기 정도 나이대의 여고생이 보일 모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아니, 츠무기라서 납득이 되기도 한다.
"...일단 약속은 약속이니까. 너희들도 전부 빙수 하나씩 사 줄게. 이 쪽이야."
안내 팜플렛도 있으니 쉽게 찾아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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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빙수를 먹으며 프로듀서와 츠무기가 할 이야기/그 외 일어날 일 자유앵커
설빙에 와서 P가 쏘는 빙수를 먹는 아이돌 7인. 아까 일로 토라진 츠무기를 달래기 위해서 츠무기를 P 옆에 앉히긴 했는데 이 기회를 이용해 P와 아앙~을 즐기는 츠무기. 그리고 그런 츠무기가 부러운지 흘끔흘끔 쳐다보며 수군거리는 6인.
츠무기 "다들 어딜 보시는 건가요? 여러분들은 오늘 충분히 오빠랑 즐겁게 보냈으니 이번만큼은 제가 주인공이라고요! 오빠! 아앙~"
하루카 "...칫, 괜히 장난쳤나?"
코토하 "이럴줄 알았으면 츠무기쨩 놀리지 않는건데."
카오리 "에휴, 아까 츠무기쨩이 변장한 거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걸."
줄리아 "나도 오빠랑 같이 아앙~ 하고 싶은데..."
츠바사 "저는 오빠랑 같이 얼마 있지도 못했다구요."
안나 "....도둑고양이..."
P "그나저나 하루카?"
하루카 "네, 오빠?"
P "롯X월드 일정은 이걸로 끝나고, 저녁 일정은 다같이 모여 홍대에서 노래방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하루카 "아마 고기일 거에요. 이오리쨩이 홍대에 유명한 곱창집으로 예약해놓은 걸로 알고있어요."
P "저녁은 그걸로 결정한 건가? 그럼 그밖에 오늘 남은 일정이나 내일 일정 같은 거 알고 있어?"
"오빠, 아앙~"
츠무기가 숟가락에 빙수를 가득 채워서는 내게 내민다.
"아앙~"
내가 입을 완전히 닫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숟가락을 빼내는 츠무기.
"맛있어?"
"응, 츠무기."
"그럼 이제 오빠가 먹여줄 차례야!"
기분 좋다는 걸 최대한 어필하려는 건지, 아니면 그냥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건지, 츠무기가 약간 빙구같은 웃음을 활짝 지어보인다.
...아까 전에랑은 사뭇 다른 모습인데.
"츠무기?"
"응?"
"츠무기는 원래 약간 더 고상한 이미지 아니었나?"
"그런 거보단 오빠가 더 중요해!"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한 츠무기.
"...그런 거야?"
"응!"
내 눈을 뚫어지듯이 바라보며 해맑게 웃어보인다.
"그러니까, 이제 오빠가 먹여줘."
살짝 곁눈질로 주변을 스캔해본다.
...다른 아이돌들은 전부 이 쪽을 보면서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고 있다.
츠무기도 내 시선을 눈치챈 건지,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본다.
...아, 하루카가 츠무기랑 눈 마주쳤다.
"다들 어딜 보시는 건가요? 여러분들은 오늘 충분히 오빠랑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이번만큼은 제가 주인공이라고요! 오빠, 아앙~"
나도 빙수 한 숟가락을 뜬다.
손이 떨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츠무기에게 숟가락을 가까이 한다.
"...칫, 괜히 장난쳤나?"
"이럴 줄 알았으면 츠무기 쨩한테 아까 그러지는 않았을 건데..."
코토하.
그럴 줄 알았든 몰랐든 하지 않는 게 맞는 거야.
"아까 츠무기쨩이 변장한 거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 걸..."
아, 카오리 씨 덕분에 생각났다.
있다가 츠무기한테도 진술을 유리하게 해 달라고 부탁해봐야겠네.
"나도 오빠랑 같이 아앙~ 하고 싶은데..."
줄리아도 쿨한 록커 컨셉은 반나절만에 한강으로 내던져버린 모양이다.
뭐, 그런 줄리아도 귀여웠지.
"저는 오빠랑 같이 얼마 있지도 못했다구요!"
"...도둑고양이..."
...안나는 있다가 호텔에서 따로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
"...정실은, 안나인데..."
하고, 내 앞에서 츠무기를 살짝 노려보는 안나.
"몰래 데이트한 벌은 받으셔야죠?"
의기양양한 웃음을 띠는 츠무기.
...츠무기는 내가 밀리시타 2년 하면서 본 표정들보다 오늘 본 표정들이 훨씬 다양한 것 같다.
"안나는......정실인데, 여기서는......정작..."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안나.
"...화장실..."
그리고는, 가게 밖으로 뛰쳐나간다.
"아, 안나?"
다른 아이돌들도 사뭇 놀랐는지 다들 자리에서 일어난다.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눈을 잠시 감는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안나를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니라서, 더욱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무거워지는 마음과 함께, 허벅지 위에 느껴지는 무게.
...허벅지 위에서 느껴지는 무게?
눈을 뜬다.
"어?"
"...에?"
어느샌가 내 허벅지 위에 앉아있는 안나.
"안나?"
"...오빠?"
"어떻게 된 거야?"
"오빠다......에헤헤..."
눈에 눈물이 살짝 맻힌 그대로, 방긋 웃어보이면서 내 목에 두 팔을 두른다.
"안아줘..."
"나, 나도 할래!"
"오빠 무릎..."
"어떻게 한 거야, 안나쨩?"
이건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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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실험을 빌미로 꼐임을 하려는 빌런들의 음모! 하지만 어림도 없지! 호텔로 P를 끌고가다 나머지 일행에게 적발된 빌런 일행.
귀신 중사 "예정된 시간까지 안 모여서 어디서 뭘 하고 있나 찾고 있었더니..."
P랑 데이트를 못해 한맺힌 노처녀 새 "우리 몰래 놀이공원을 빠져나와서 데이트나 하고 있었을 줄이야..."
미사키 "하루카쨩네랑 치하야쨩이 비슷한 시간에 오긴 했는데 치하야쨩이 먼저 돌아와서 하루카쨩네가 탈주(?)했다는 걸 알려주지 않았으면 전혀 몰랐을 거에요."
치하야 "(파이널데이를 향한 승리의 아헤가오)"
하루카 "으으으..."
아이돌 45인 "배신자들! 감히 합의를 깨고 너희들만 오빠하고 놀아?!!"
이후 귀신 중사와 노처녀 새를 필두로 나머지 아이돌들로부터 잔소리를 듣는 7명의 빌런. 데이트를 시작할 때 '들켜도 죄가 없다는걸 보여주면 된다'는 하루카의 장담과 달리 빌런들은 찍소리도 못하고 있다. 변호를 위해 P가 해명을 하려했으나 공범이라는 이유로 P도 같이 잔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츠무기.
안나가 내 관심을 차지하고 있는 게 영 못마땅한 걸까.
"...안나?"
"...응?"
"이제 슬슬 내려올 때 아닐까?"
"...츄......해주면, 내려갈게..."
일단 어떻게든 일을 수습해야 한다.
안나의 얼굴을 살짝 가까이 끌어당기고서는, 볼에 살짝 입을 맞춘다.
"...일단은 이걸로 참아줘..."
"응..."
그래도 만족한 건지 웃음을 지으며 내 무릎에서 내려오는 안나.
그 때,
"예정된 시간까지 안 모여서 어디서 뭘 하고 있나 찾고 있었더니..."
문이 벌컥 하고 열리고서는 익숙한 날선 목소리가 들린다.
...리츠코?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가게 안으로 우루루 쏟아지듯이 들어오는 아이돌들.
뭐, 뭐야?
"우리 몰래 놀이공원을 빠져나와서 데이트나 하고 있었을 줄이야..."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목소리에 한이 서린 코토리 씨였다.
그렇게나 태평하게 계획을 세우던 빌런 3인조는 분위기에 압도당해 아무 말도 못 하고 있고...
"배신자들..."
"분명히 약속되었던 사항이었을 텐데......어째서 당신이, 리더가..."
그 뒤에서 추임새를 넣는 시즈카와 시호.
아니, 그런데 너희들이 그건 어떻게 아는 거야?
"치하야쨩이 아니었다면 꿈에도 몰랐을 거에요."
그렇게 말하는 미사키 뒤에서, 빌런 3인방을 보고 승리의 미소를 짓는 치하야.
"안 되겠어요, 프로듀서."
"...네, 코토리 씨, 미사키 씨?"
"다들 틈만 나면 프로듀서 씨를 노리니까, 저희들이 옆에서 계속 프로듀서를 지키고 있어야겠어요."
"아니, 코토리 씨도 프로듀서를 노리는 건 마찬가지 아니었어요?"
그래, 시즈카, 잘 한다!
태클을 마음껏 걸어버리렴!
이게 문제지.
고양이 목에는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
누가 감시자들을 감시할 것인가?
이렇게 되면 선택지는 둘 중 하나가 되지.
그냥 조같은 걸 나누지 말고 전부 뭉쳐다니던가, 아니면 서로를 견제하느라 내가 자유로워지던가.
"...오빠는, 안나가 관리할게요......안나가, 정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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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뾰족한 대안이 없는 아이돌들
2. 죽어도 그건 안 돼
"그건 안 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관리는 무슨, 또 오빠랑 혼자서 노닥거리려는 어줍잖은 수작이겠죠!"
안나의 말이 끝나자 마자 이곳저곳에서 쏟아지는 원성.
혹시나 안나가 상처받을까봐 걱정되어 돌아봐 보니...
...정작 안나 본인은 별로 개의치 않아하는 것 같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굳이 이야기를 더 이어가려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어쩔 건데...
"...그러면 난 누구랑 같이 다녀?"
"그건 문제 없어요, 프로듀서."
리츠코가 딱 잘라 말한다.
"어차피, 노래방 가고 나서부터는 오늘 일정은 끝나고, 내일은 다 같이 서울 돌아다닐 거니까요."
이제 조별로 나뉘어 다니는 일은 없다는 건가.
"내일은 어디 갈 건데?"
"그래도, 프로듀서 씨 세계는 처음이니까 문화유산이나 유적지도 좋겠죠?"
아, 설마.
"이를테면 경복궁이라던가?"
빌런 3인조들에게서 탄식이 흘러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도망가겠다고 시크릿 데이트니 뭐니 하면서 날 끌고 간 데가 광화문이잖아.
이게 뭐냐고, 이게.
이럴 거면 도대체 왜 탈주를 해서...
에휴.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는 치하야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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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노래방에서 올스타즈들과 일어날 일 자유앵커
치하야 "우선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우리들끼리의 합의를 깨고 프로듀서를 데리고 도망간 하루카한테 벌을 줘야겠죠?"
코토리 "그럼 벌로 하루카쨩은 오늘 노래 딱 1곡만 부를 것! 프로듀서씨랑 듀엣도 금지!"
하루카 "에에~ 그런 법이 세상에 어딨어?!"
미키 "먼저 허니를 데리고 도망간 사람이 누군데?! 미키는 그런거 못 해서 가만히 있는줄 아는거야?!"
하루카 "싫어! 나도 오빠랑 노래 부를거란 말이야!"
거세게 반발하는 하루카. 반발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려는 나머지. 결국 P의 중재로 하루카에게 내려질 벌은 여행이 끝난 후 원래 세계로 돌아가서 정하기로 했다.
하루카 "헤헤... 고마워요 오빠!" 부비부비
아미&마미 "하루룽, 운도 좋아. 오빠가 성격 좋은 사람이라 망정이지."
미키 "도둑고양이..." 흥칫뿡
유키호 "그나저나, 코토리씨. 제일 먼저 노래를 부를 사람은 누구죠?"
코토리 "원래 내가 프로듀서씨랑 듀엣으로 불러야되긴 한데 우선 우리 765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프로듀서씨의 솔로곡을 먼저 듣는걸로! 다들 그렇게 생각하죠?"
P "아니, 나 지금 목도 제대로 안 풀렸는데-"
리츠코 "이견은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P "...네."
[M.C THE MAX - 사계(하루살이)]
타카네 "역시 프로듀서. 실력은 765에서의 정점.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치하야 "프로듀서만큼 노래를 잘 부르려면 전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할까요?"
P "아니, 너무 그렇게 칭찬하지만 나 그렇게 잘 부르는거 아니라니까."
마코토 "프로듀서가 잘 부르는게 아니라면 그거보다 못한 저희는 뭐가 되나요?"
야요이 "다들 그렇게 주눅들 필요 없어요! 저번에 프로듀서가 나중에 저희들을 가르쳐준다고 하셨으니까!"
P '...말을 말자.'
코토리 "각설하고 드디어 본격적인 프로듀서씨와의 듀엣 릴레이! 어제 뷔페에서 얘기했던 대로 우선은 제가 제일 먼저 부르도록 하죠!"
[오승근 - 내 나이가 어때서]
P '코토리 잘 부르긴 한데... 뭔가 노래 가사랑 코토리의 현재 상황이랑 오버랩되는 거 같다?'
이오리 "다음은 내 차례야!"
>>>>>
수십곡을 부르면서 노래방 분위기는 무르익고 뻘쭘해하던 P도 올스타즈 사이에 섞여 한창 잘 부르고 있는 와중,
??? "콭 각하 72 삐요 악당들아 기다려라! 이 창댓에서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갑자기 P랑 올스타즈가 있는 방 문을 열고 난입해 온 누군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핑크색 발라클라바를 쓴 채 랩을 하고 있다.
좁다...
노래방 위치가 딱 직장인들 퇴근길에 2차 달릴 거 같은 그런 골목에 있어 의아했는데, 이걸 위해서였나.
안내받은 방은, 사무실 하나 정도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사이즈였다.
...뭔가 노래를 부르기보다는 부장님 비위 맞춰드리는 데 집중해야 할 거 같이 생긴 방.
“좁네요오...”
유키호가 내 오른편을 차지하고는 꼭 붙어있다.
“좀 불편해?”
“네? 아, 아니요! 좁아서 좋- 그래도 괘, 괜찮으니까요...”
혼자 김칫국을 뚝배기채 들이키고 있는 것 같은 반응이다.
뭐, 그런 유키호가 귀여운 거긴 하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7~8명, 많아야 1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방에 나까지 해서 열댓명이 있는 거니까.
최대한 어찌어찌 웅크리고, 부대끼고, 옆 사람들 사이에 끼듯이 앉아야 겨우 다 앉을 수 있겠지.
그것을 증명하듯이, 미키가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이리저리 서성이고 있다.
“...역시 내가 일어서-”
“아!”
뭔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손뼉을 한 번 치는 미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내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미키 자리는 여기인 거야!”
그대로 내 허벅지에 착석한다.
미키의 돌발행동에 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내 팔을 잡아서는 자신의 허리에 둘러버린다.
“허니, 미키가 떨어지지 않게 꼭~ 안아주는 거야-”
“그건 안 돼, 미키미키!”
“뭐, 뭐하는 거야!”
“그것은 금지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사옵니까?”
순식간에 이 쪽으로 우루루 몰려와서는 미키를 잡고 억지로 내게서 떼어낸다.
“너무한 거야...”
그러거나 말거나,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짓는 아이돌들.
치하야가 주위를 잠시 둘러보더니, 자리에서 말을 꺼낸다.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합의를 깨고 프로듀서를 데리고 도망간 하루카한테 벌을 줘야겠죠?”
...그 이야기 언제 나오나 했다...
코토리 씨가 기다렸다는 듯이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뛰어든다.
“그러면, 하루카쨩은 오늘 노래는 딱 한 곡으로 끝! 프로듀서씨랑 듀엣도 금지!”
“에에에, 그런 법이 어딨어요!”
거세게 반발하는 하루카.
“확실히, 그건 조금 심한 면도 없잖아 있는 것 같사옵니다만-”
“먼저 허니를 데리고 도망간 사람이 누군데? 미키는 그런거 못 해서 가만히 있는 줄 아는 거야?”
...개판이구만...
.
.
.
“...너희들 마음은 알겠어. 하지만, 오늘 너희들이 여기 온 거는 싸우려고 온 게 아니잖아? 나 때문에 너희들이 이러고 있는 건 알고 있는데, 그래도 이번 일주일 동안은 다 같이 즐기려고 온 거니까. 하루카도 있다가 내가 따로 말 해놓을게.”
“네...”
“죄송해요...”
어째 내가 있으니까 얘네들이 많이 티격태격하게 되는 거 같아 걱정이다.
지금은 어찌어찌 ‘처벌’은 시어터에 돌아간 다음 생각하는 걸로 결론내리는 데 성공했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고마워요 오빠!”
하루카가 기분 좋은 듯이 내 어깨에 얼굴을 부비고 있다.
“하루룽, 운도 좋아. 오빠가 성격 좋은 사람이라 망정이지.”
“큿......언젠가는 나도...”
치하야 넌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니?
“도둑고양이...”
미키는 있다가 따로 얘기를 해 봐야 할 거 같다.
뭔지는 몰라도 이대로 쌓아놓다가 나중에 폭발하면 큰일이니 말이야.
“그래서, 첫 곡은 누가 부르죠?”
드디어 처음으로 정상적인 질문이 나온다.
마코토가 제정신이라 정말 다행이야...
“우선 우리 765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프로듀서씨의 솔로곡을 먼저 듣는걸로! 다들 그렇게 생각하죠?”
코토리 씨.
원래는 저랑 코토리 씨 듀엣 아니었나요?
그리고 뭘 시키려는지 몰라도, 물도 마시기 전에 노래를 부르게 하면 좋은 꼴 보진 못할 거 같은데.
“아니, 나 지금 목도 제대로 안 풀렸는데-”
“이견은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리츠코 너마저...
“...네.”
뭐 어쩌겠어.
리츠코가 한 번 저렇게 결정해버리면 생각을 바꾸게 하기 쉽지 않으니까 말이야.
.
.
.
시간은 지나고 지나, 어느덧 올스타즈 13명에 코토리까지 모두 한 곡씩은 나랑 듀엣을 부르게 되었다.
목이 나가려 하는 타이밍은 또 어떻게 그리 귀신같이 짚어내는지, 그때그때 칼같이 아이돌 한 명이 자원해 노래를 부르면 치하야랑 아즈사 씨가 내 옆에 붙어서는 물을 건네고 쉬게 하면서 딱 노래 몇 곡 더 부를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시킨다.
그런 물약은 없냐고 코토리 씨에게 물어보니, 765는 도핑을 하지 않는 떳떳한 사무소라나 어쨌다나.
...슈퍼히어로 영화 찍는데 진짜로 염동력 쓰고 하늘 날아다니는 건 떳떳하냐고 물어보고 싶어진다.
아무튼, 지금은 코토리씨가 다시 부를 노래를 고르고 있다-
“각하, 72, 삐요, 악당들아 기다려라!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핑크색 발라클라바를 머리에 뒤집어쓴 소녀가 난입한다.
전반적으로 아담해 보이지만 나올 데는 나오고 들어갈 데는 들어간 체구에, 발라클라바 뒤로 삐져나온 보라색 생머리.
...안나, 여기서 뭐 해.
노래방 기계는 어느 순간 새 곡을 재생하고 있다.
비트를 타며 움직이다가, 가사가 스크린에 출력되고-
———————————————————————
갑자기 나타난 핑크색 발라클라바를 쓴 정체분명의 래퍼!
그의 실력은-
1~50: 안나 귀여워
51~70: 안나 잘 한다
71~85: 안나 대단해
86~95: 소울, 딕션, 리듬, 빠질 것 하나 없는 랩. 분위기가 너무 달라 순간 저 래퍼가 안나라는 사실마저 잊어버린다.
96~100: ...누구세요?
@7, 3, 9...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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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을 깡총깡총 뛰어다니며 랩을 하는 정체분명의 래퍼.
솔직히 얘기하자면, 랩을 잘 한다......라고 말하긴 좀 애매했다.
랩 자체의 난이도도 상당한데 그렇게 뛰어다니며 노래를 부르려 해서인지, 중간중간에 호흡이 끊기는 모습이라던가 한 소절을 건너뛰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고 딕션이 좋냐 하면...
...외국어니까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그래도,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귀여워..."
중요한 건 안나가 귀엽다는 점이겠지.
특히 치하야는 넋을 놓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 반응은 야요이 한정인 줄 알았는데.
어쩌면 치하야도 카오리 씨 과일 수도 있겠어.
메모메모...
다른 아이돌들도 전부 생각은 비슷비슷했는지, 정체분명의 래퍼를 흐뭇하다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예에!"
...말버릇까지 똑같네.
사실 정체를 숨길 생각조차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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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올스타즈들의 반응 자유앵커
마코토 "아, 프로듀서. 그러고보니 유키호가 랩을 진짜 잘해요. 프로듀서도 보시면 깜짝 놀라실걸요? 유키호, 같이 할래?"
유키호 "아, 아, 아, 아, 안 돼! 마코토쨩! 나 랩 하나도 못 한단 말이야!"
마코토 "왜 그래, 유키호! 전에 프로듀서 앞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열심히 연습했다고 그랬잖아!"
P "유키호한테 그런 면이 있었어?"
유키호 "아, 아, 아니에요! 마코토쨩이 거짓말하는 거에요!"
P "유키호의 색다른 매력 나도 한 번 보고싶은데?"
유키호 "흐우우...훌쩍. 프로듀서까지 그러시다면... 알았어요오..."
하기와라 유키호, 키쿠치 마코토 - 119(Feat. GRAY)
노래방 기계에서 흘러나오는 비트. 유키호가 벌스를 하고 마코토가 훅을 맡았다. 비트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마이크를 붙잡은 채 우물쭈물하던 유키호였지만 벌스가 시작되자 눈빛이 180도 바뀌더니 입에서 뿜어대는 엄청난 랩 실력. 순식간에 유키호 쪽으로 넘어간 노래방 분위기.
올스타즈 모두가 저 정체분명의 래퍼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순수한 귀여움 결정체에 감탄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안나가 저렇게 스위치가 들어간 채로 무대를 방방 뛰어다니는 모습은 누가 봐도 귀여워 미칠 거 같으니 말이다.
올스타즈들이 볼 때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후배가 재롱잔치를 하는 느낌이었을까?
아니면 제대로 된 아이돌의 무대를 보는 느낌이었을까?
아무렴 뭐 어때.
무대에 선 것도 아니고 노래방이잖아.
귀여우면 된 거지.
"꺄삐삐삐삣! 오늘은 귀엽게 프로듀서 님에게!"
...마코토.
애교는 발라클라바를 벗고 부리는 게 낫지 않을까?
"귀여운 척은 발라클라바를 벗고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니, 이오리.
좀 순화를 할 생각은 없었던 거야?
...아, 이오리라면 그럴 수 있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코토는 아무렇지도 않게 발라클라바를 벗는다.
...안나는 그대로 있어도 안 불편하니?
"아, 프로듀서!"
"어?"
"그러고 보니 유키호가 랩을 진짜 잘 해요. 프로듀서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걸요? 유키호, 같이 할래?"
거부는 사양하겠다는 듯이 유키호의 팔 하나를 쭉 잡아당기는 마코토.
"아, 아, 아, 아, 안 돼! 마코토쨩! 나 랩 하나도 못 한단 말이야!"
그걸 또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는 유키호였다.
삽으로 하도 땅을 파서 그런가, 의외로 굉장히 힘이 센 모양이다.
"왜 그래, 유키호! 전에 프로듀서 앞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열심히 연습했다고 그랬잖아!"
호오.
이오리, 줄리아, 츠무기에 이제는 유키호...
아직도 내가 모르는 면들을 가지고 있는 아이돌들이 많구나.
어떻게 보면 그 동안 내가 이 아이돌들에게 관심을 충분히 주지 않았다는 뜻도 될 수 있을 테니...
...앞으로는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유키호한테 그런 면이 있었어?"
"아, 아, 아니에요! 마코토쨩이 거짓말하는 거에요!"
하지만 그럴 리가 없지.
올곧고 직선적인 성격의 마코토가 쉽게 그런 거짓말을 할 아이돌은 아니잖아?
장난을 치기로 다른 아이돌들과 합의를 했거나 하면 또 모를까...
"그러면, 나한테도 한 번 그 색다른 매력을 보여줘볼래?"
아, 내가 치고도 오글거리는 대사다...
앞으로는 임기응변으로 대사를 떠올리는 연습을 하던가 해야겠어.
"흐우우......프로듀서까지 그러시다며언..."
그래도 아이돌이라는 건지, 울먹이는 듯 하면서도 결국 마이크를 받아드는 유키호였다.
키X밀리의 119라...
비트가 깔리기 시작하고, 짧은 전주를 넘긴다.
버스가 시작되자, 순간 유키호의 눈빛에 광채가 서리며 날카로워지더니-
.
.
.
방 안이 정적으로 가득 찬다.
"...에..."
당황한 듯이 떨리는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유키호.
"...그, 그, 그, 그게..."
모두의 시선이 유키호에게 집중되어있다.
결국 그 시선을 이겨내지 못했는지,
"죄, 죄, 죄송해요오! 저같은 건 랩 안 하고 그냥 땅 파서 들어가있을-"
"우와아아아!"
순식간에 방 안이 함성과 박수 소리로 가득 찬다.
치하야, 타카네같은 몇몇은 아예 감명을 받았는지 입을 떡 벌리고는 그대로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속도, 발음의 정확성, 호흡, 분위기를 정확히 잡아내는 미묘한 발음, 모든 게 완벽에 가까운 랩이었다.
랩에 담긴 소울과 유키호의 그 눈빛까지.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유키호의 목소리에서 갱스터 감성이 묻어나올 수 있을 거라곤 전혀 생각해보지도 ㅁ못했는데 말이야.
역시 유키호 아버지의 건설 회사는 사실...
...추측은 여기까지만 하자.
"대단해, 유키호쨩!"
"언제 그렇게 랩을 할 수 있게 된 거야?"
모두가 그렇게 유키호의 주변에 몰려서 감탄하고 있을 때,
"..."
저 구석 한 편에서는, 핑크색 발라클라바의 정체분명의 래퍼가 시무룩한 듯이 축 처져서는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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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가 할 말/행동/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106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닭꼬치 집
P "닭꼬치 하나씩 먹고 가자!"
줄리아 "저기..."
P "왜?"
줄리아 " "
P "?"
줄리아 "... 입만..."
P "???"
코토하 "솔직하게 말하라니까, 한 입만 먹여줘!"
줄리아 " "
츠바사 "줄리아노는 참 솔직하지 못해."
줄리아 "츠바사 너어어!"
줄리아 특유의 멋있어 보이려는 그 성격 때문에, 그 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덕분에 신촌역에서 홍대까지 가는 내내 놀림받았던 건 덤이다.
...히어로즈고 빌런이고 줄리아 놀리는 데는 한 마음 한 뜻이구나.
그 과정에서 나도 줄리아의 의외의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닭꼬치를 한 입 먹여달라는 걸 말 못 해서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이라던가, 아니면 다른 아이돌들이 놀릴 때는 일일히 반응하면서도 내 왼손을 잡고는 놓지 않으려 한다던가 말이지.
가장 압권인 건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지극히 중2병스러운 말을 꺼내 무마하려 했을 때였지.
'금기의 기술 유성군'이었나?
코토하 말을 들어보면 유리코랑 가까이 지내기 시작한 뒤부터 가끔 부끄러울 때 저렇게 된다는데...
...안나를 맨 처음 내 세계로 오게 한 것도 그렇고, 그 전에 이세계로 넘어가는 관문이란 생각을 가장 먼저 했던 것도 그렇고, 어째 요즘 일련의 사건들이 죄다 유리코가 시발점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기분 탓이겠지?
"그러고보니, 며칠 전 여행 준비로 한창 바쁠 때 저한테도 그렇고 다른 아이돌들한테 물어보더라고요. 이미지 변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그랬어?
카오리 씨가 내게 또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아, 그거! 저랑 메구미한테도 물어보던데요? 화장 지우고 머리 기르는 거 어떻냐고요."
"줄리아쨩은 뭔가 다른 거 같기도 했는데, 역시 오빠 앞에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그 나이대 소녀였구나."
거기에 쐐기를 박아버리는 코토하랑 하루카.
"아, 아니거든!"
...이미 여기서 줄리아의 얼굴이 더 빨개질 수는 없을 거 같다.
"긴머리 줄리아노, 나도 보고 싶은데!"
"그런 거 너희들한테 절- 대 보여줄 일 없으니까 꿈 깨셔! 특히 츠바사 너한테는!"
"에에에~ 안 돼?"
"안 돼!"
츠바사의 애교는 아마 남자 한정으로만 필살기였던 모양이다.
"에에......왜요?"
"오빠한테만 보여줄 거니까- 아, 아, 아니, 이게 아니라!"
...망했군요.
이 쯤이면 부끄러움 때문에 말실수를 연발하면서 스스로 계속 더 부끄러워하는 단계까지 온 거 같은데.
"...오빠..."
결국 해탈해버린 건지, 이제는 얼굴은 아직도 빨갛게 잘 익은 채 어리광을 부리는 줄리아였다.
"안아줘..."
안나도 이 진귀한 광경을 보고 싶었는지 내 오른팔을 잠시 놓아준다.
팔을 살짝 벌리자, 그대로 내 품에 뛰어들어버리는 줄리아.
...줄리아가 정신을 차리면 내가 어떻게 될지 후환이 많이 두렵다.
"으우우우......오빠 품 속이 따끈따끈해..."
저 귀여운 생물은 대체 어디에서 온 거지?
평소의 줄리아라고는 상상도 못 할 말과 행동을 내뱉으며, 그대로 내 어깨에 얼굴을 파묻는다.
살짝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
터져나오는 폭소를 참으려 온갖 노력을 하고 있는 안나와 코토하, 카오리.
...하루카랑 츠바사는 이미 빵 터져버렸다.
이걸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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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은 줄리아가 프로듀서 품 속에서 정신을 차린 후 보일 반응
+2~3은 즉석 퀴즈대회 중 일어날 일 자유앵커
(퀴즈대회는 바로 앞 페이지 마지막 부분에 설명되어있습니다)
줄리아 " "(대충 정줄 놔버린 표정)
P "저기..."
줄리아 " "(아무것도 안 들림)
하루카:카이스트!
카오리: 칫... 늦었다.
주인공: 문제 아직 안 끝났어요.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을 졸업하려면 몇 학점이
카오리: 136!
주인공: 아직 문제가 남...
코토하: 아니야 최소 157! 부전공 복수전공 심화전공 융합전공 중 하나를 요구해서 최소 20학점 더 필요하다고!
주인공: 그걸 왜 아는건데... 어쨌든 정답은 아니야. 그럼 나는 졸업까지 몇 학점 남았을까요?
ㄱㅁㅎㄹ....
...얼굴이 다시 새빨개진 채, 고개를 내 어깨에 다시 파묻고는 더 강하게 끌어안아온다.
나는 어떻게 걸어가야 하지 그럼?
줄리아의 빨간 머리를 내려다보며 말을 걸어본다.
"...저기..."
아무 반응이 없다.
"...줄리아?"
망부석처럼 그 자리에서 굳어선, 날 꽉 조여오는 팔에 힘을 뺄 생각조차 안 하는 줄리아.
많이 부끄러운가.
주변에서 츠바사랑 코토하가 이 광경을 보고 대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난 아무것도 안 들려요' 하고는 무시한 채 날 붙들어매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아, 오빠?"
하루카는 이제 줄리아는 무시하고 나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뭐, 줄리아도 이러고 놔두면 알아서 회복되겠지?
"응?"
"홍대까지 걸어가면서 퀴즈대회 해 보는 건 어때요?"
"퀴즈?"
"상품은?"
떡밥을 덥석 물어버린 카오리 씨.
"오빠랑 단독 데이트 권! 오빠는 괜찮아요?"
...나?
나야 상관 없긴 한데.
그리고, 어차피 거절해도 결국은 하게 만들 거잖아?
"난 좋지!"
...그러니, 아이돌들의 기분도 생각해서 약간 더 긍정적으로 대답해본다.
일단, 이런 여자들 중 한 명하고 데이트를 하는 건 누군가에겐 일생일대의 꿈일 정도로 귀한 경험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난 운이 좋아서 그런지 어쩐 건지는 몰라도, 어째 앞으로도 많이많이 할 거 같지만 말이야.
"그러면 문제는?"
"오빠에 대한 문제들이니, 오빠가 내는 게 가장 좋을 거 같아요!"
진행은 하루카가 다 하는 거 같지만.
"음, 그럼 난이도는-"
"아무렇게나......해도, 괜찮아..."
아니.
일단 안나랑 츠바사는 핸드폰 카메라로 날 몰래 보던 비밀 모임인가에 소속되어있었지?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다면, 이 둘은 다른 아이돌들에 비해서 꽤나 큰 이점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어디까지나 그 비밀 조직이 내가 알고 있는 그 조직 하나 뿐이라면 말이지.
"암튼, 첫 번째 문제. 난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
"한국과X원!"
...빠르다, 파이널데이!
하지만,
"...문제는 끝까지 들어야죠?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을 졸업하려면, 몇 학점-"
"136!"
카오리 씨.
그건 또 어떻게 아는 겁니까?
"아니에요, 오빠 대학은 졸업하기 위해 반드시 부전공, 복수전공, 심화전공, 융합전공 중 하나를 요구해서, 그거보단 더 필요하다고요! 부전공 기준 157학점!"
코토하는 왜 저렇게 상세하게 알고 있어?
찾아보기라도 한 건가?
왜 그걸 찾아본 거지?
"땡! 문제는 끝까지 들으세요."
하지만, 물어보려 했던 건 그게 아니었지.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을 졸업하려면, 전 지금부터 몇 학점을 더 들어야 할까요?"
"...정답..."
조용히 오른손을 드는 안나.
"응?"
"...상관, 없어요?"
"왜?"
"...오빠는......대학원, 갈 거래..."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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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 코토하, 카오리, 안나, 츠바사, 줄리아 중 퀴즈의 승리자는?
먼저 2표
@가슴으로 즐기는 데이트를 (???)
17-32 코토하
33-48 카오리
49-64 츠바사
65-80 줄리아
81-100 안나
15 - 20 : 줄리아
30 - 35 : 카오리
50 - 55 : 코토하
70 - 75 : 안나
90 - 95 : 하루카
100 : P
그 외 나머지 숫자 : 과열된 분위기로 인해 퀴즈 중단
1이면 하루카
3이면 츠바사
0,2면 패자뿐인 싸움
———————————————————
“내 생일-”
“XXXX년 XX월 XX일!”
“...학번-”
“201XXXXX!”
“...너희는 그런 건 어떻게 다 알고 있어?”
“기본 소양이랍니다? 후후후...”
남의 개인정보를 다 꿰고 다니는 게 기본 소양은 아닌 거 같은데.
얘네들, 뭔가 선을 넘은 거 아니야?
그 외에도,
“...카오리?”
“에에~ 내가 먼저 말했는데!”
“...안나가, 먼저였어...”
누가 손을 먼저 들었네, 답을 먼저 말했네 하고 투닥거리는 게 분위기가 많이 과열되어가는 거 같다.
이걸 어쩐다.
“다들, 침착하게. 자꾸 그렇게 누가 뭘 어쨌네 하고 싸우면, 없던 일로 해 버릴 거니까.”
“네?”
“아, 알겠어요.”
“...미안해...”
사과할 일까지는 아닌 거 같기도 한데.
그나저나, 그래도 시간 때우기라는 소정의 목적은 달성한 건지, 눈앞에 홍대입구역이 보인다.
“...다 왔네요?”
“그럼 이걸로 끝인가...”
아마 그러겠지?
“그럼 여기서 끝낼게. 각자 몇 문제 맞췄는지 기억하고 있어?”
“두 개!”
“저도 두 문제요.”
“나도 두 문제.”
“...두, 문제에요...”
“에에? 나도 두 문제인데~”
“...두 문제네요?”
뭐야.
“동점이야?”
“...그런 거 같아요.”
아니...
뭐 이런 게임이 다 있어.
“동점이야?”
“여기서 승부를 내기도 뭣하고...”
“있다가 저녁에 호텔에서 개인전 게임을 제안해도 될 거 같은데요?”
...너무나도 간단하게 파토난 퀴즈대회였다.
아이돌들은 또 그거 좋은 생각이라고 열심히 동조하고 있네.
.
.
.
다행히도 역 안에서는 히어로즈 멤버들이 보이지 않는다.
“언젠가는 홍대입구 역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은 못 했나봐요?”
코토하가 승리를 자신하는 듯이 의기양양하게 말을 꺼낸다.
“아니야, 코토하 쨩. 조금 더 철저해야 해.”
라고 말한 사람은 뭔가 좀 이상한 상황에서 리더의 자질을 뽐내고 있는 하루카 되시겠다.
“이를테면?”
흥미가 동한 듯한 카오리.
“츠바사 쨩이랑 줄리아 쨩은 여기 있으니 제외하고, 치하야네 조는 지금 우리를 찾겠다고 멀리 퍼져있을 거야.”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츠바사.
“시간도 좀 남겠다, 우리가 다시 잠실로 돌아가서 다른 조들이랑 합류한다면 어때?”
“!”
뭔가를 깨달은 듯한 코토하와 안나.
그래.
히어로즈들은 우리가 탈주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잠실 롯X월드타워에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등잔 밑을...”
카오리 씨가 나지막히 읆조린다.
“...역시 파이널 데이는 다르군. 리더답게 고등 술책을 쓴단 말이야...”
줄리아.
앞으로는 유리코랑은 너무 가깝지는 않도록 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어.
“암튼, 오빠! 제 생각 어때요?”
칭찬해달라는 듯이 이 쪽으로 뛰어오는 하루카-
“어어어!?”
...어째 오늘은 용케 잘 넘어간다 했다...
균형이 무너져 내 쪽으로 넘어지려는 하루카를 받아낸다.
“...조심해야지. 그나저나, 좋은 생각이긴 한데 걔네들이 그 수를 읽고 있으면?”
그렇다.
만약에 히어로즈들이 먼저 롯데월드로 가서 다른 아이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버리면...
결국은 선빵싸움이네.
그 순간.
“어? 전화- 치하야 쨩이네, 다들 잠시만.”
하루카가 전화를 받아든다.
타이밍 좋네.
잘 하면 엄청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여보세요?”
“어디야 너희!”
“홍대야, 홍대. 진짜 홍대라니까?”
그래.
지금은 홍대입구역이지.
“내가 샷건을 들고가서 너희들 머리통을-”
“네, 네, 화이팅.”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린다.
“...아직도 갈피를 못 잡은 모양이야. 잠실로 가자!”
“오오오!”
...난 몰라.
——————————————————
+3까지 롯X월드타워에 도착한 후 일어날 일 자유앵커
할머니 "쯧쯧쯧, 다 큰 어른이 애나 좋아하고 앉아있어..."
안나와 프로듀서가 서로 쳐다보면서 어리둥절하는데, 카오리가 할머니의 허리를 세운다.
P "카오리, 이거 뭐하는 ㄱ..."
카오리 "금붕어 양은 뭐하러 할머니 연기까지 할까?"
모두 "?????"
변장을 푸니까 츠무기다
난난 "어... 어딜 보이소!"
하루카 "아, 사투리 나왔다."
츠무기 얼굴이 시뻘개졌다.
츠무기 "으아아아아아아아!"
츠무기 "크흠, 흠... 그나저나 츠바사 씨나 줄리아 씨 모두 저 빌런들 편에 붙은 건가요?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줄리아 "그게..."
츠무기 "됐어요! 이미 상황은 다 알고 있으니까! 빌런 여러분이나 거기 두 분 모두, 부끄러운 줄 아세요! 눈 앞의 프로듀서에게 넘어가 아이돌끼리의 합의를 위반하고 프로듀서를 데리고 도망칠 생각을 하다니!
그 후로 가시가 돋힌 채 나머지 6인의 잘못을 매도하는 츠무기. 츠무기를 진정시킬 필요성을 느낀 나머지 6인.
하루카 "그럼 츠무기쨩은 오빠랑 단둘이서만 있어도 오빠를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한다는 거네?"
츠무기 "당연하죠! 적어도 밖에 있을 때는 아이돌은 아이돌, 프로듀서는 프로듀서로서 행동해야죠!"
코토하 "진짜? 그럼 이걸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면 츠무기쨩의 그 마음, 우리도 인정하고 오빠한테서 조금 멀어져줄게."
핸드폰을 꺼내 뭔가를 찾는 코토하. 슬쩍 보니 765 단톡방에서 츠무기가 쓴 내용을 찾고 있다.
코토하 "아이돌이 된 이후부터 저는 늘 오빠한테 감사하고 살아요. 오빠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이 정도로 성공적이지 못했을 거에요."
츠무기 "!"
코토하 "...여러분도 알다시피 전 뭔가 제 마음 속에 있는 걸 꺼내는게 조금 서툴러요. 오빠를 좋아하는데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렇지가 않고. 어떻게 하면 오빠한테 제 솔직한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요?"
츠무기 "..."
코토하 "...오빠는 안나 씨만 바라보고 왜 저희를 바라봐주지 않는걸까요? 여러분들은 답을 알고 계시나요?"
츠무기 "으으으..."
코토하 "...드디어 내일이면 서울에 가네요. 서울에 가면, 오빠랑 단둘이서 데이트 하고 싶어요!"
그 후로도 코토하의 입에서 줄줄 나오는 츠무기의 오글거리는 단톡방 내용. 코토하가 츠무기의 주옥같은 한 마디 한 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츠무기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진다.
그리고 츠무기의 멘탈을 터트려버린 마지막 한 마디.
코토하 "오빠 사랑해! 난 영원한 오빠의 츠무기야! >_<"
츠무기 "으아아아아앙!!!"
울음을 터트린 츠무기가 P한테 안긴다.
츠무기 "으아앙! 오빠야! 저 가쓰나들이 내가 오빠야 조아한다는 말 갖고 놀린다! 혼내주라!"
26-50 비
51-75 타워 붕괴
76-100 주인공이 갑자기 쓰러졌다
츠무기 "진짜?"
나머지 '풀리는 거 한순간이네(소곤소곤)'
설빙에 온 일행
P "빙수 내가 사줄게. 먹고 싶은 거 골라."
츠무기 "팥빙수!"
P "난 망고 빙수 먹어볼까...?"
카오리 "나도 망고..."
안나 "안나도..."
코토하, 하루카 "뭐야 다들 망고로 통일이야?"
츠무기 얼굴이 새빨개진다.
P "츠무기랑 나랑 팥빙수 먹지 뭐."
나머지 "에에에에에에?"
물론 사람은 정말 많았지만 말이다.
다시 잠실로 가서 히어로즈들의 허를 찌른다는 하루카의 발상이 일단은 통한 모양이다.
"그러게. 하루카 말이 맞았나?"
"헤헤헤..."
...그런 말은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쯧쯧쯧..."
가까이서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리자, 왠 백발의 할머니가 허리를 굽힌 채 이 쪽을 흘겨보고 있다.
"다 큰 어른이 말이야, 쪼꼬만한 애랑 서로 좋다고 앉아있고......말세여, 말세..."
너무 전형적인 말투다.
그나저나, 날 이야기하는 건가?
옆에 코토하, 카오리 씨는 어디에 놔두고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카오리?
"카오리, 뭐 하는 거야?"
"우리 금붕어 양은 뭐하러 할머니 연기까지 할까?"
하고는, 백발의 할머니의 뒷머리를 한 손으로 잡아당긴다.
...가발이 펄럭 하고 하늘에 날아오른다.
허옇게 센 곱슬머리가 있었어야 할 자리에 남은 건, 특유의 물고기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을 한 결 좋은 긴 은발.
카오리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할머니......로 변장한 츠무기의 인조 얼굴 가죽을 잡아뜯는다.
"허리는 좀 펴고 다녀야지, 츠무기."
단번에 변장이 들켜버린 것에 잔뜩 당황한 듯이, 주위를 경계하는 프레리독처럼 자꾸 이곳저곳을 돌아본다.
"어... 어딜 보이소!"
"아, 사투리 나왔다."
하루카의 그 말을 신호로, 츠무기의 얼굴이 급속도로 빨갛게 익어간다.
"으, 으아아아아아아아!"
공공장소에서 소리지르지 말고!
.
.
.
"크흠, 흠......추태를 보였군요."
진정이 되었는지, 얼굴 색이 원래대로 돌아온 츠무기.
이내 사태를 파악하고는 빌런 3인조 쪽을 바라본다.
"...에?"
살짝 당황한 얼굴을 하고는, 츠바사와 줄리아, 그리고 빌런 3인방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다.
"...츠바사 씨나 줄리아 씨 모두 저 빌런들 편에 붙은 건가요?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죠?"
줄리아가 해명을 하려 입을 연다.
"음, 그게-"
"됐어요! 이미 상황은 다 알고 있으니까! 빌런 여러분이나 거기 두 분 모두, 부끄러운 줄 아세요! 눈 앞의 프로듀서에게 홀랑 넘어가, 아이돌끼리의 합의를 위반하고 프로듀서를 데리고 도망쳐버리다니!"
츠무기는 이미 상황을 지레짐작하고 온갖 매도를 쏟아낸다.
...뭐, 이번 상황은 딱히 틀린 건 아닌 거 같긴 한데.
"특히 줄리아 씨, 츠바사 씨!"
"그러니까, 무기, 설명-"
"히어로즈를 배신하다니..."
그러니까 그거 그냥 드라마 설정 아니었어?
보다못한 하루카가 대화에 끼어든다.
"그럼 츠무기쨩은 오빠랑 둘이서만 있어도 오빠를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한다는 거네?"
...어째 속을 더 긁는 것 같다.
그나저나 너 그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한국인 아니면 그 표현은 정말 잘 모를 거 같은데?
"당연하죠! 적어도 밖에 있을 때는 아이돌은 아이돌, 프로듀서는 프로듀서로서 행동해야죠!"
한 마디도 지지 않고 그대로 받아치는 츠무기.
"...그래?"
코토하가 옆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흥미롭다는 듯이 제안 하나를 툭 던진다.
"그럼 이걸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다면 츠무기 쨩의 그 마음, 우리도 인정하고 오빠한테서 조금 멀어져 줄게."
하고는, 핸드폰을 들고 열심히 뭔가를 조작하고 있다.
위로 화면을 쓸어올리다, 이내 원하는 걸 찾았는지 핸드폰 화면을 낭독하기 시작하는 코토하.
"여기 있네, 흠흠......아이돌이 된 이후부터 저는 늘 오빠한테 감사하고 살아요. 오빠의 노력이 아니었으면 이 정도로 성공적이지 못했을 거에요."
츠무기가 화들짝 놀라 그 자리에서 튀어오르다시피 한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전 뭔가 제 마음 속에 있는 걸 꺼내는게 조금 서툴러요."
코토하가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어내려갈 때마다, 츠무기의 얼굴이 조금씩 빨개진다.
"...오빠를 좋아하는데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그렇지가 않고."
츠무기는 안절부절 못하며 두 손을 마주대고 만지작거리기만 한다.
"...어떻게 하면 오빠한테 제 솔직한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요?"
그나저나, 정말 오글거리긴 하네...
츠무기가 부끄러워 죽으려 하는 것도 이해가 갈-
"으우우......왜, 왜 다들 나만 가지고..."
큰일났다.
얘 잘못하면 울 거 같은데.
코토하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본다.
"서울에 가면, 오빠랑 단둘이서 데이트 하고 싶어요!"
핸드폰 화면에만 집중하고 있는 코토하.
"으으으..."
츠무기의 눈망울은 이미 눈물로 가득찼는데...
"코토하, 그만-"
"오빠 사랑해! 난 영원한 오빠의 츠무기야!"
"으, 으아아아앙!!!"
...오, 세상에.
감정에 북받쳐 결국 울음을 터뜨려버리는 츠무기.
그대로 날 붙잡고는 꼭 안아버린다.
"오, 오빠야! 저 저, 저, 저 가쓰나들이 내가 오빠야 조아한다고 그르는 거 가꼬 막 놀린다 안카나! 호, 혼내주라! 으아아아앙..."
빨리 달래줘야 하는데...
...너무 귀엽다.
"오빠야..."
이걸 어찌하지...
일단 어떻게든 달래야 하는데.
곧 다른 아이돌들도 롯데월드에서 나올 거고 말이지.
"츠무기, 괜찮아."
"으아아앙..."
"오빠가 빙수 사줄게. 나중에 걔네들한테는 확실히 이야기할 거니까, 뚝?"
...나 자신을 오빠라고 부른다는 게 기분이 많이 묘하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츠무기를 먼저 달래는 게 우선이니까 어쩔 수 없다.
이걸로 바로 그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히끆......비, 빙수?"
...어?
"응. 츠무기한테 빙수 사 줄게."
"...으으..."
급속도로 울음을 그치는 츠무기.
"...지, 진짜지?"
"응, 지금 안 그래도 여기 가게 있으니까."
고개를 들고 다른 아이돌들 상태를 확인해본다.
'...풀리는 거 한 순간이네.'
...전부 이 쪽을 보고는 뭔가 수군거리고 있다.
저기, 다 들리거든요.
"...그리고 코토하, 반응 봐 가면서 적당히 해..."
"죄, 죄송해요..."
솔직히 츠무기 정도 나이대의 여고생이 보일 모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아니, 츠무기라서 납득이 되기도 한다.
"...일단 약속은 약속이니까. 너희들도 전부 빙수 하나씩 사 줄게. 이 쪽이야."
안내 팜플렛도 있으니 쉽게 찾아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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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빙수를 먹으며 프로듀서와 츠무기가 할 이야기/그 외 일어날 일 자유앵커
이건 넣을지 말지 다음 앵커 보고 결정할게요
P "아앙~"
츠무기 "맛있지? 그럼 이제 오빠 차례야!"
설빙에 와서 P가 쏘는 빙수를 먹는 아이돌 7인. 아까 일로 토라진 츠무기를 달래기 위해서 츠무기를 P 옆에 앉히긴 했는데 이 기회를 이용해 P와 아앙~을 즐기는 츠무기. 그리고 그런 츠무기가 부러운지 흘끔흘끔 쳐다보며 수군거리는 6인.
츠무기 "다들 어딜 보시는 건가요? 여러분들은 오늘 충분히 오빠랑 즐겁게 보냈으니 이번만큼은 제가 주인공이라고요! 오빠! 아앙~"
하루카 "...칫, 괜히 장난쳤나?"
코토하 "이럴줄 알았으면 츠무기쨩 놀리지 않는건데."
카오리 "에휴, 아까 츠무기쨩이 변장한 거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걸."
줄리아 "나도 오빠랑 같이 아앙~ 하고 싶은데..."
츠바사 "저는 오빠랑 같이 얼마 있지도 못했다구요."
안나 "....도둑고양이..."
P "그나저나 하루카?"
하루카 "네, 오빠?"
P "롯X월드 일정은 이걸로 끝나고, 저녁 일정은 다같이 모여 홍대에서 노래방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하루카 "아마 고기일 거에요. 이오리쨩이 홍대에 유명한 곱창집으로 예약해놓은 걸로 알고있어요."
P "저녁은 그걸로 결정한 건가? 그럼 그밖에 오늘 남은 일정이나 내일 일정 같은 거 알고 있어?"
안나 "주인공은... 나라고..."
츠무기 "몰래 데이트한 벌은 받으셔야죠?"
안나 "난... 주인공인데... 정작..."
안나가 탈주함
P "어어... 어!"
그러나 어느샌가 안나가 프로듀서 품안으로 순간이동
P "???"
안나 "???"
다들 "뭐야 어떻게 한거야? 나도 할래!"
츠무기가 숟가락에 빙수를 가득 채워서는 내게 내민다.
"아앙~"
내가 입을 완전히 닫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제서야 숟가락을 빼내는 츠무기.
"맛있어?"
"응, 츠무기."
"그럼 이제 오빠가 먹여줄 차례야!"
기분 좋다는 걸 최대한 어필하려는 건지, 아니면 그냥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건지, 츠무기가 약간 빙구같은 웃음을 활짝 지어보인다.
...아까 전에랑은 사뭇 다른 모습인데.
"츠무기?"
"응?"
"츠무기는 원래 약간 더 고상한 이미지 아니었나?"
"그런 거보단 오빠가 더 중요해!"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한 츠무기.
"...그런 거야?"
"응!"
내 눈을 뚫어지듯이 바라보며 해맑게 웃어보인다.
"그러니까, 이제 오빠가 먹여줘."
살짝 곁눈질로 주변을 스캔해본다.
...다른 아이돌들은 전부 이 쪽을 보면서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고 있다.
츠무기도 내 시선을 눈치챈 건지, 고개를 돌려 주위를 바라본다.
...아, 하루카가 츠무기랑 눈 마주쳤다.
"다들 어딜 보시는 건가요? 여러분들은 오늘 충분히 오빠랑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이번만큼은 제가 주인공이라고요! 오빠, 아앙~"
나도 빙수 한 숟가락을 뜬다.
손이 떨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츠무기에게 숟가락을 가까이 한다.
"...칫, 괜히 장난쳤나?"
"이럴 줄 알았으면 츠무기 쨩한테 아까 그러지는 않았을 건데..."
코토하.
그럴 줄 알았든 몰랐든 하지 않는 게 맞는 거야.
"아까 츠무기쨩이 변장한 거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 걸..."
아, 카오리 씨 덕분에 생각났다.
있다가 츠무기한테도 진술을 유리하게 해 달라고 부탁해봐야겠네.
"나도 오빠랑 같이 아앙~ 하고 싶은데..."
줄리아도 쿨한 록커 컨셉은 반나절만에 한강으로 내던져버린 모양이다.
뭐, 그런 줄리아도 귀여웠지.
"저는 오빠랑 같이 얼마 있지도 못했다구요!"
"...도둑고양이..."
...안나는 있다가 호텔에서 따로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
"...정실은, 안나인데..."
하고, 내 앞에서 츠무기를 살짝 노려보는 안나.
"몰래 데이트한 벌은 받으셔야죠?"
의기양양한 웃음을 띠는 츠무기.
...츠무기는 내가 밀리시타 2년 하면서 본 표정들보다 오늘 본 표정들이 훨씬 다양한 것 같다.
"안나는......정실인데, 여기서는......정작..."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안나.
"...화장실..."
그리고는, 가게 밖으로 뛰쳐나간다.
"아, 안나?"
다른 아이돌들도 사뭇 놀랐는지 다들 자리에서 일어난다.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눈을 잠시 감는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안나를 이해할 수 없는 것도 아니라서, 더욱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무거워지는 마음과 함께, 허벅지 위에 느껴지는 무게.
...허벅지 위에서 느껴지는 무게?
눈을 뜬다.
"어?"
"...에?"
어느샌가 내 허벅지 위에 앉아있는 안나.
"안나?"
"...오빠?"
"어떻게 된 거야?"
"오빠다......에헤헤..."
눈에 눈물이 살짝 맻힌 그대로, 방긋 웃어보이면서 내 목에 두 팔을 두른다.
"안아줘..."
"나, 나도 할래!"
"오빠 무릎..."
"어떻게 한 거야, 안나쨩?"
이건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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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카오리 "어디 호텔같은데 끌고가서 확인하자."
코토하 "호텔이 ㅇ... 아 여기 잠실이지?"
안나 "호텔에서... 옷 벗기고... 실험하자..."
츠무기 "저... 저도 참여하게 해주세요!"
츠바사 "에에?"
줄리아도 경악한다
츠바사 "줄리아노도 할래요? 재밌을 거 같은데?"
줄리아 "츠바사! ... 하... 할래!"
하루카 "자 그럼, 롯데타워로 모두 가자!"
이윽고, 빌런 일행들에 의해, 몇가지 실험을 시작한다.
*실험 내용은 +2가 서술하는 걸로
(저세상 앵커를 목격한 작가)
귀신 중사 "예정된 시간까지 안 모여서 어디서 뭘 하고 있나 찾고 있었더니..."
P랑 데이트를 못해 한맺힌 노처녀 새 "우리 몰래 놀이공원을 빠져나와서 데이트나 하고 있었을 줄이야..."
미사키 "하루카쨩네랑 치하야쨩이 비슷한 시간에 오긴 했는데 치하야쨩이 먼저 돌아와서 하루카쨩네가 탈주(?)했다는 걸 알려주지 않았으면 전혀 몰랐을 거에요."
치하야 "(파이널데이를 향한 승리의 아헤가오)"
하루카 "으으으..."
아이돌 45인 "배신자들! 감히 합의를 깨고 너희들만 오빠하고 놀아?!!"
이후 귀신 중사와 노처녀 새를 필두로 나머지 아이돌들로부터 잔소리를 듣는 7명의 빌런. 데이트를 시작할 때 '들켜도 죄가 없다는걸 보여주면 된다'는 하루카의 장담과 달리 빌런들은 찍소리도 못하고 있다. 변호를 위해 P가 해명을 하려했으나 공범이라는 이유로 P도 같이 잔소리를 듣게 되었다.
@하하, 어림도 없지!
1~80: 모른다
81~90: 짐작은 했다
91~100: 안다
애초에 히어로즈들 중 조우한 멤버들 모두 포섭해버렸으니 웬만하면 모를 거 같긴 한데...
그럼 그대로 진행하죠
한 자리 남았습니다
"응?"
"빙수는 다 먹었어?"
"...응..."
그렇게 말하면 내가 할 말이 없고.
갑자기 내 무릎 위에 나타나 날 끌어안고 있는 안나.
"헤헤헤..."
그리고 그 광경을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츠무기.
안나가 내 관심을 차지하고 있는 게 영 못마땅한 걸까.
"...안나?"
"...응?"
"이제 슬슬 내려올 때 아닐까?"
"...츄......해주면, 내려갈게..."
일단 어떻게든 일을 수습해야 한다.
안나의 얼굴을 살짝 가까이 끌어당기고서는, 볼에 살짝 입을 맞춘다.
"...일단은 이걸로 참아줘..."
"응..."
그래도 만족한 건지 웃음을 지으며 내 무릎에서 내려오는 안나.
그 때,
"예정된 시간까지 안 모여서 어디서 뭘 하고 있나 찾고 있었더니..."
문이 벌컥 하고 열리고서는 익숙한 날선 목소리가 들린다.
...리츠코?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가게 안으로 우루루 쏟아지듯이 들어오는 아이돌들.
뭐, 뭐야?
"우리 몰래 놀이공원을 빠져나와서 데이트나 하고 있었을 줄이야..."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목소리에 한이 서린 코토리 씨였다.
그렇게나 태평하게 계획을 세우던 빌런 3인조는 분위기에 압도당해 아무 말도 못 하고 있고...
"배신자들..."
"분명히 약속되었던 사항이었을 텐데......어째서 당신이, 리더가..."
그 뒤에서 추임새를 넣는 시즈카와 시호.
아니, 그런데 너희들이 그건 어떻게 아는 거야?
"치하야쨩이 아니었다면 꿈에도 몰랐을 거에요."
그렇게 말하는 미사키 뒤에서, 빌런 3인방을 보고 승리의 미소를 짓는 치하야.
"안 되겠어요, 프로듀서."
"...네, 코토리 씨, 미사키 씨?"
"다들 틈만 나면 프로듀서 씨를 노리니까, 저희들이 옆에서 계속 프로듀서를 지키고 있어야겠어요."
"아니, 코토리 씨도 프로듀서를 노리는 건 마찬가지 아니었어요?"
그래, 시즈카, 잘 한다!
태클을 마음껏 걸어버리렴!
이게 문제지.
고양이 목에는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
누가 감시자들을 감시할 것인가?
이렇게 되면 선택지는 둘 중 하나가 되지.
그냥 조같은 걸 나누지 말고 전부 뭉쳐다니던가, 아니면 서로를 견제하느라 내가 자유로워지던가.
"...오빠는, 안나가 관리할게요......안나가, 정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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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뾰족한 대안이 없는 아이돌들
2. 죽어도 그건 안 돼
먼저 2표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에요!"
"관리는 무슨, 또 오빠랑 혼자서 노닥거리려는 어줍잖은 수작이겠죠!"
안나의 말이 끝나자 마자 이곳저곳에서 쏟아지는 원성.
혹시나 안나가 상처받을까봐 걱정되어 돌아봐 보니...
...정작 안나 본인은 별로 개의치 않아하는 것 같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굳이 이야기를 더 이어가려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어쩔 건데...
"...그러면 난 누구랑 같이 다녀?"
"그건 문제 없어요, 프로듀서."
리츠코가 딱 잘라 말한다.
"어차피, 노래방 가고 나서부터는 오늘 일정은 끝나고, 내일은 다 같이 서울 돌아다닐 거니까요."
이제 조별로 나뉘어 다니는 일은 없다는 건가.
"내일은 어디 갈 건데?"
"그래도, 프로듀서 씨 세계는 처음이니까 문화유산이나 유적지도 좋겠죠?"
아, 설마.
"이를테면 경복궁이라던가?"
빌런 3인조들에게서 탄식이 흘러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도망가겠다고 시크릿 데이트니 뭐니 하면서 날 끌고 간 데가 광화문이잖아.
이게 뭐냐고, 이게.
이럴 거면 도대체 왜 탈주를 해서...
에휴.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는 치하야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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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노래방에서 올스타즈들과 일어날 일 자유앵커
치하야 "우선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우리들끼리의 합의를 깨고 프로듀서를 데리고 도망간 하루카한테 벌을 줘야겠죠?"
코토리 "그럼 벌로 하루카쨩은 오늘 노래 딱 1곡만 부를 것! 프로듀서씨랑 듀엣도 금지!"
하루카 "에에~ 그런 법이 세상에 어딨어?!"
미키 "먼저 허니를 데리고 도망간 사람이 누군데?! 미키는 그런거 못 해서 가만히 있는줄 아는거야?!"
하루카 "싫어! 나도 오빠랑 노래 부를거란 말이야!"
거세게 반발하는 하루카. 반발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려는 나머지. 결국 P의 중재로 하루카에게 내려질 벌은 여행이 끝난 후 원래 세계로 돌아가서 정하기로 했다.
하루카 "헤헤... 고마워요 오빠!" 부비부비
아미&마미 "하루룽, 운도 좋아. 오빠가 성격 좋은 사람이라 망정이지."
미키 "도둑고양이..." 흥칫뿡
유키호 "그나저나, 코토리씨. 제일 먼저 노래를 부를 사람은 누구죠?"
코토리 "원래 내가 프로듀서씨랑 듀엣으로 불러야되긴 한데 우선 우리 765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프로듀서씨의 솔로곡을 먼저 듣는걸로! 다들 그렇게 생각하죠?"
P "아니, 나 지금 목도 제대로 안 풀렸는데-"
리츠코 "이견은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P "...네."
[M.C THE MAX - 사계(하루살이)]
타카네 "역시 프로듀서. 실력은 765에서의 정점.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치하야 "프로듀서만큼 노래를 잘 부르려면 전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할까요?"
P "아니, 너무 그렇게 칭찬하지만 나 그렇게 잘 부르는거 아니라니까."
마코토 "프로듀서가 잘 부르는게 아니라면 그거보다 못한 저희는 뭐가 되나요?"
야요이 "다들 그렇게 주눅들 필요 없어요! 저번에 프로듀서가 나중에 저희들을 가르쳐준다고 하셨으니까!"
P '...말을 말자.'
코토리 "각설하고 드디어 본격적인 프로듀서씨와의 듀엣 릴레이! 어제 뷔페에서 얘기했던 대로 우선은 제가 제일 먼저 부르도록 하죠!"
[오승근 - 내 나이가 어때서]
P '코토리 잘 부르긴 한데... 뭔가 노래 가사랑 코토리의 현재 상황이랑 오버랩되는 거 같다?'
이오리 "다음은 내 차례야!"
>>>>>
수십곡을 부르면서 노래방 분위기는 무르익고 뻘쭘해하던 P도 올스타즈 사이에 섞여 한창 잘 부르고 있는 와중,
??? "콭 각하 72 삐요 악당들아 기다려라! 이 창댓에서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갑자기 P랑 올스타즈가 있는 방 문을 열고 난입해 온 누군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핑크색 발라클라바를 쓴 채 랩을 하고 있다.
다들 마X손이 나올 줄은 상상치도 못했다
타마키가 멋지다고 감탄하는 중
P가 따로 데리고 가니까 정체는 묻혀있던 우리의 주인공
"쓰다듬어줘..."
귀여워서 쓰담쓰담한다
한편 불길해서 따라간 치하야가 저 광경을 목격하고는 잡으라고 날뛴다
그리고 잠실에서 대판 53:2 추격전이 벌어진다
안나 "오빠... 그거 쓰자 그거..."
P "또 해볼게 있나?"
안나 "시간정지... 안돼...?"
P "어떻게 하는 건데?"
안나 "이렇게?"
하고 진하게 키스를 한다
P "???? 뭐야 왜 진짜로 시간이 멈춘거야?"
노래방 위치가 딱 직장인들 퇴근길에 2차 달릴 거 같은 그런 골목에 있어 의아했는데, 이걸 위해서였나.
안내받은 방은, 사무실 하나 정도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사이즈였다.
...뭔가 노래를 부르기보다는 부장님 비위 맞춰드리는 데 집중해야 할 거 같이 생긴 방.
“좁네요오...”
유키호가 내 오른편을 차지하고는 꼭 붙어있다.
“좀 불편해?”
“네? 아, 아니요! 좁아서 좋- 그래도 괘, 괜찮으니까요...”
혼자 김칫국을 뚝배기채 들이키고 있는 것 같은 반응이다.
뭐, 그런 유키호가 귀여운 거긴 하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7~8명, 많아야 1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방에 나까지 해서 열댓명이 있는 거니까.
최대한 어찌어찌 웅크리고, 부대끼고, 옆 사람들 사이에 끼듯이 앉아야 겨우 다 앉을 수 있겠지.
그것을 증명하듯이, 미키가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이리저리 서성이고 있다.
“...역시 내가 일어서-”
“아!”
뭔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손뼉을 한 번 치는 미키.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내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미키 자리는 여기인 거야!”
그대로 내 허벅지에 착석한다.
미키의 돌발행동에 다른 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내 팔을 잡아서는 자신의 허리에 둘러버린다.
“허니, 미키가 떨어지지 않게 꼭~ 안아주는 거야-”
“그건 안 돼, 미키미키!”
“뭐, 뭐하는 거야!”
“그것은 금지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사옵니까?”
순식간에 이 쪽으로 우루루 몰려와서는 미키를 잡고 억지로 내게서 떼어낸다.
“너무한 거야...”
그러거나 말거나,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짓는 아이돌들.
치하야가 주위를 잠시 둘러보더니, 자리에서 말을 꺼낸다.
“노래를 부르기에 앞서, 합의를 깨고 프로듀서를 데리고 도망간 하루카한테 벌을 줘야겠죠?”
...그 이야기 언제 나오나 했다...
코토리 씨가 기다렸다는 듯이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뛰어든다.
“그러면, 하루카쨩은 오늘 노래는 딱 한 곡으로 끝! 프로듀서씨랑 듀엣도 금지!”
“에에에, 그런 법이 어딨어요!”
거세게 반발하는 하루카.
“확실히, 그건 조금 심한 면도 없잖아 있는 것 같사옵니다만-”
“먼저 허니를 데리고 도망간 사람이 누군데? 미키는 그런거 못 해서 가만히 있는 줄 아는 거야?”
...개판이구만...
.
.
.
“...너희들 마음은 알겠어. 하지만, 오늘 너희들이 여기 온 거는 싸우려고 온 게 아니잖아? 나 때문에 너희들이 이러고 있는 건 알고 있는데, 그래도 이번 일주일 동안은 다 같이 즐기려고 온 거니까. 하루카도 있다가 내가 따로 말 해놓을게.”
“네...”
“죄송해요...”
어째 내가 있으니까 얘네들이 많이 티격태격하게 되는 거 같아 걱정이다.
지금은 어찌어찌 ‘처벌’은 시어터에 돌아간 다음 생각하는 걸로 결론내리는 데 성공했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고마워요 오빠!”
하루카가 기분 좋은 듯이 내 어깨에 얼굴을 부비고 있다.
“하루룽, 운도 좋아. 오빠가 성격 좋은 사람이라 망정이지.”
“큿......언젠가는 나도...”
치하야 넌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니?
“도둑고양이...”
미키는 있다가 따로 얘기를 해 봐야 할 거 같다.
뭔지는 몰라도 이대로 쌓아놓다가 나중에 폭발하면 큰일이니 말이야.
“그래서, 첫 곡은 누가 부르죠?”
드디어 처음으로 정상적인 질문이 나온다.
마코토가 제정신이라 정말 다행이야...
“우선 우리 765에서 가장 실력이 뛰어난 프로듀서씨의 솔로곡을 먼저 듣는걸로! 다들 그렇게 생각하죠?”
코토리 씨.
원래는 저랑 코토리 씨 듀엣 아니었나요?
그리고 뭘 시키려는지 몰라도, 물도 마시기 전에 노래를 부르게 하면 좋은 꼴 보진 못할 거 같은데.
“아니, 나 지금 목도 제대로 안 풀렸는데-”
“이견은 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리츠코 너마저...
“...네.”
뭐 어쩌겠어.
리츠코가 한 번 저렇게 결정해버리면 생각을 바꾸게 하기 쉽지 않으니까 말이야.
.
.
.
시간은 지나고 지나, 어느덧 올스타즈 13명에 코토리까지 모두 한 곡씩은 나랑 듀엣을 부르게 되었다.
목이 나가려 하는 타이밍은 또 어떻게 그리 귀신같이 짚어내는지, 그때그때 칼같이 아이돌 한 명이 자원해 노래를 부르면 치하야랑 아즈사 씨가 내 옆에 붙어서는 물을 건네고 쉬게 하면서 딱 노래 몇 곡 더 부를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시킨다.
그런 물약은 없냐고 코토리 씨에게 물어보니, 765는 도핑을 하지 않는 떳떳한 사무소라나 어쨌다나.
...슈퍼히어로 영화 찍는데 진짜로 염동력 쓰고 하늘 날아다니는 건 떳떳하냐고 물어보고 싶어진다.
아무튼, 지금은 코토리씨가 다시 부를 노래를 고르고 있다-
“각하, 72, 삐요, 악당들아 기다려라!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핑크색 발라클라바를 머리에 뒤집어쓴 소녀가 난입한다.
전반적으로 아담해 보이지만 나올 데는 나오고 들어갈 데는 들어간 체구에, 발라클라바 뒤로 삐져나온 보라색 생머리.
...안나, 여기서 뭐 해.
노래방 기계는 어느 순간 새 곡을 재생하고 있다.
비트를 타며 움직이다가, 가사가 스크린에 출력되고-
———————————————————————
갑자기 나타난 핑크색 발라클라바를 쓴 정체분명의 래퍼!
그의 실력은-
1~50: 안나 귀여워
51~70: 안나 잘 한다
71~85: 안나 대단해
86~95: 소울, 딕션, 리듬, 빠질 것 하나 없는 랩. 분위기가 너무 달라 순간 저 래퍼가 안나라는 사실마저 잊어버린다.
96~100: ...누구세요?
+4까지 가장 높은 값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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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을 깡총깡총 뛰어다니며 랩을 하는 정체분명의 래퍼.
솔직히 얘기하자면, 랩을 잘 한다......라고 말하긴 좀 애매했다.
랩 자체의 난이도도 상당한데 그렇게 뛰어다니며 노래를 부르려 해서인지, 중간중간에 호흡이 끊기는 모습이라던가 한 소절을 건너뛰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고 딕션이 좋냐 하면...
...외국어니까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그래도,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귀여워..."
중요한 건 안나가 귀엽다는 점이겠지.
특히 치하야는 넋을 놓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 반응은 야요이 한정인 줄 알았는데.
어쩌면 치하야도 카오리 씨 과일 수도 있겠어.
메모메모...
다른 아이돌들도 전부 생각은 비슷비슷했는지, 정체분명의 래퍼를 흐뭇하다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예에!"
...말버릇까지 똑같네.
사실 정체를 숨길 생각조차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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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올스타즈들의 반응 자유앵커
안나는 귀엽구나!!
안나는 귀엽구나!!!
(코토리 각혈중)
아즈사 "아라아라..."
타카네 "멘요나... 저런 귀여움이 있다니..."
히비키 " "
이때 마코토도 어디서 검은 발라클라바를 쓰고 나타남
마코토 "꺄삐삐삐삣! 오늘은 귀엽게 프로듀서 님에게!"
하루카, 이오리 "어딜 넘봐?"
이오리 "너가 할 소린 아닌거 같은데 하루카?"
치하야 "둘이 잘한다 잘해"
유키호 "아, 아, 아, 아, 안 돼! 마코토쨩! 나 랩 하나도 못 한단 말이야!"
마코토 "왜 그래, 유키호! 전에 프로듀서 앞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열심히 연습했다고 그랬잖아!"
P "유키호한테 그런 면이 있었어?"
유키호 "아, 아, 아니에요! 마코토쨩이 거짓말하는 거에요!"
P "유키호의 색다른 매력 나도 한 번 보고싶은데?"
유키호 "흐우우...훌쩍. 프로듀서까지 그러시다면... 알았어요오..."
하기와라 유키호, 키쿠치 마코토 - 119(Feat. GRAY)
노래방 기계에서 흘러나오는 비트. 유키호가 벌스를 하고 마코토가 훅을 맡았다. 비트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마이크를 붙잡은 채 우물쭈물하던 유키호였지만 벌스가 시작되자 눈빛이 180도 바뀌더니 입에서 뿜어대는 엄청난 랩 실력. 순식간에 유키호 쪽으로 넘어간 노래방 분위기.
하지만 유키호의 실력을 보고 주눅이 든 정체분명의 래퍼.
미키.
이런 상황에선 좀 모른 척 해 줄 수도 있는 거 아냐?
"어머어머..."
"기이한......이런 귀여움이 있다니..."
"와아..."
올스타즈 모두가 저 정체분명의 래퍼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순수한 귀여움 결정체에 감탄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안나가 저렇게 스위치가 들어간 채로 무대를 방방 뛰어다니는 모습은 누가 봐도 귀여워 미칠 거 같으니 말이다.
올스타즈들이 볼 때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후배가 재롱잔치를 하는 느낌이었을까?
아니면 제대로 된 아이돌의 무대를 보는 느낌이었을까?
아무렴 뭐 어때.
무대에 선 것도 아니고 노래방이잖아.
귀여우면 된 거지.
"꺄삐삐삐삣! 오늘은 귀엽게 프로듀서 님에게!"
...마코토.
애교는 발라클라바를 벗고 부리는 게 낫지 않을까?
"귀여운 척은 발라클라바를 벗고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니, 이오리.
좀 순화를 할 생각은 없었던 거야?
...아, 이오리라면 그럴 수 있겠다.
그러거나 말거나, 마코토는 아무렇지도 않게 발라클라바를 벗는다.
...안나는 그대로 있어도 안 불편하니?
"아, 프로듀서!"
"어?"
"그러고 보니 유키호가 랩을 진짜 잘 해요. 프로듀서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걸요? 유키호, 같이 할래?"
거부는 사양하겠다는 듯이 유키호의 팔 하나를 쭉 잡아당기는 마코토.
"아, 아, 아, 아, 안 돼! 마코토쨩! 나 랩 하나도 못 한단 말이야!"
그걸 또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는 유키호였다.
삽으로 하도 땅을 파서 그런가, 의외로 굉장히 힘이 센 모양이다.
"왜 그래, 유키호! 전에 프로듀서 앞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열심히 연습했다고 그랬잖아!"
호오.
이오리, 줄리아, 츠무기에 이제는 유키호...
아직도 내가 모르는 면들을 가지고 있는 아이돌들이 많구나.
어떻게 보면 그 동안 내가 이 아이돌들에게 관심을 충분히 주지 않았다는 뜻도 될 수 있을 테니...
...앞으로는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유키호한테 그런 면이 있었어?"
"아, 아, 아니에요! 마코토쨩이 거짓말하는 거에요!"
하지만 그럴 리가 없지.
올곧고 직선적인 성격의 마코토가 쉽게 그런 거짓말을 할 아이돌은 아니잖아?
장난을 치기로 다른 아이돌들과 합의를 했거나 하면 또 모를까...
"그러면, 나한테도 한 번 그 색다른 매력을 보여줘볼래?"
아, 내가 치고도 오글거리는 대사다...
앞으로는 임기응변으로 대사를 떠올리는 연습을 하던가 해야겠어.
"흐우우......프로듀서까지 그러시다며언..."
그래도 아이돌이라는 건지, 울먹이는 듯 하면서도 결국 마이크를 받아드는 유키호였다.
키X밀리의 119라...
비트가 깔리기 시작하고, 짧은 전주를 넘긴다.
버스가 시작되자, 순간 유키호의 눈빛에 광채가 서리며 날카로워지더니-
.
.
.
방 안이 정적으로 가득 찬다.
"...에..."
당황한 듯이 떨리는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유키호.
"...그, 그, 그, 그게..."
모두의 시선이 유키호에게 집중되어있다.
결국 그 시선을 이겨내지 못했는지,
"죄, 죄, 죄송해요오! 저같은 건 랩 안 하고 그냥 땅 파서 들어가있을-"
"우와아아아!"
순식간에 방 안이 함성과 박수 소리로 가득 찬다.
치하야, 타카네같은 몇몇은 아예 감명을 받았는지 입을 떡 벌리고는 그대로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속도, 발음의 정확성, 호흡, 분위기를 정확히 잡아내는 미묘한 발음, 모든 게 완벽에 가까운 랩이었다.
랩에 담긴 소울과 유키호의 그 눈빛까지.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유키호의 목소리에서 갱스터 감성이 묻어나올 수 있을 거라곤 전혀 생각해보지도 ㅁ못했는데 말이야.
역시 유키호 아버지의 건설 회사는 사실...
...추측은 여기까지만 하자.
"대단해, 유키호쨩!"
"언제 그렇게 랩을 할 수 있게 된 거야?"
모두가 그렇게 유키호의 주변에 몰려서 감탄하고 있을 때,
"..."
저 구석 한 편에서는, 핑크색 발라클라바의 정체분명의 래퍼가 시무룩한 듯이 축 처져서는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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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가 할 말/행동/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1~20: 그냥 둘이서 부를수 있어서 기뻤다는 점에 만족하자
21~40: 가사도 틀리고 박자도 놓쳤지만 어물쩍어물쩍 넘어가서 완창은 성공
41~60: 오? 꽤 하는데?
61~80: 너희, 믹스테잎 낼 생각 없냐?
81~99: 청중의 열광적인 반응과 함께 노래방 FLEXIN'
100: 투팍&비기: 사부님들 제발 저희를 제자로 받아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