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07-06, 2013 16:04에 작성됨.
제목 : 『만일 히어로나 빌런 같은 환타지가 실존하는게 당연한 세상이 된다면.』
분류 : 참가형 글
할말 :
이 사이트에 정리된 것을 보고 삘받아서 대화방에서 해보자고 한 것, 시작합니다.
룰과 아이돌 리스트를 정리하기 위해서 위키를 개설했습니다.
글을 작성하시기 전에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작성하시거나 예약하신 후에는 직접 편집해주시거나 ○○○ 올렸습니다.(예약했습니다.)라고 통지해주시길 바랍니다.
- 추후에 참여글 내부에서 설문을 하시고 싶으시다면 제게 쪽지를 보내주세요.
-대본형 글도 투하 가능합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24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월 ○일)
"705엔 받았습니다. 거스름돈 50엔 여기 있습니다. 안녕히가세요."
편의점 점원에게 거스름돈과 물건을 받고 나오면서 치에리는 혹시라도 잊은 물건이나 넘어질만한 것이 있지는 않은지를 확인했다.
잊은 물건도 없고, 넘어질 만한 것도 없다는 사실에 가볍게 안도하며, 치에리는 프로덕션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우우.....프로덕션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일도 없으면 좋겠는데.....5엔 동전 하나 주운 것 뿐이니까, 괜찮겠지?"
마치 겁에 질린 작은 동물처럼 떨면서 중얼거리는 치에리.
그녀가 이렇게 떠는 것은 방금전에 편의점에서 능력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능력이라고는 해도, 거창하거나 화려한 능력은 아니다.
치에리 본인이 원할때 작은 행운을 일으키는 것에 불과한──예를 들면 5엔 동전이 필요한 상황에서 타이밍 좋게 5엔을 줍는다던가, 제비뽑기를 돌렸는데 1등이 당첨된다던가하는 식으로── 과연 능력이라고 봐야할지 아니면 단순이 운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햐야할지도 애매한 그런 소박한 능력이다.
그렇지만, 그런 소박한 능력을 사용할때마다 치에리는 불안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그녀의 능력으로 행운을 일으키면 그 행운은 어떠한 형태로든 패널티가 되어 돌아온다.
예를 들자면────
"아, 거의 다 왔네. 다행이야. 아직까지 아무일도 없었───휘이잉!───꺄악! 바람에 치마가?!"
────지금 이 순간처럼 바람에 치마가 들춰진다던가 말이다.
사무소에 거의 다 왔다는 사실에 방심하는 사이에 불어온 돌풍에 들춰지는 치마를 황급하게 누르며, 치에리는 주변을 살폈다.
바람이 느껴진 범위와 누르는 그 순간에 들춰진 높이로 보건데, 어느 각도에서 봐도 보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들춰졌을게 분명하니까.
"어....치에리?"
".....!! 미, 미오?"
반 바퀴쯤 고개를 돌렸을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조금은 안도하며 다시 주변을 살피려던 치에리는 반대편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면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린 방향에 서있던 것은 치에리와 같은 프로덕션에 속한 아이돌인 미오였다.
나이는 한살 어려도 마음 편하게 말을 놓고 있을 정도로 사이가 좋은, 같은 F랭크 동료인 그녀.
평상시라면 반갑게 인사를 했겠지만, 지금은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호, 혹시....봤어?"
"으,응응? 봐, 봤냐니? 무슨 소리야? 나는 아무것도 못 봤다구? 치에리의 치마속의 하얀색....아."
"@#$^$*&!! 여, 역시 봤잖아! 우냐아아아!!!"
"아앗!?"
<사무소 내부>
"우우......미오 말고 더 본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해.....이제 시집 못가아......"
"괘, 괜찮아 치에링! 나 밖에 못 봤잖아! 여자끼리니까 노 카운트야! 노 카운트!!"
짧은 촌극이 끝나고 미오와 치에리가 사무소에 들어왔을때는 둘이 마주치고 나서 5분이나 지나버린 후였다.
빨간 얼굴로 울먹이며 말하는 치에리를 달래며, 미오는 치에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아......고작 5엔인데 이렇게 꼬박꼬박 반응이 돌아오다니.....내 능력이지만 가끔은 싫어어......"
"풀죽지마 치에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거야! 긍정적!"
'풀 죽어있는 치에링은 역시 귀엽네~꼬옥 안으면 마음 편한 소동물 같아~'
비록 머릿 속이 번뇌로 가득차있기는 했지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치유계 소동물 같은 매력이 세일즈 포인트인 치에리의 소동물스러움이 가장 부각되는 것은 이렇게 풀이 죽어있을 때이니까.
인중이 늘어지려는 것을 애써 참으면서 미오가 치에리를 쓰다듬는 사이, 치에리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치마안.....지난번에 여행권 당첨으로 사무소 전원분 여행권이 당첨되었을때 하루종일 바람에 팬티 들춰지고, 물에 홀딱 젖느라 바빴던 것도 그렇고, 나오 언니랑 같이 아이스크림 샀는데 당첨 걸린 대신에 버스를 두번이나 놓친거 생각하면......."
"아아 귀찮아! 그런데 귀엽다!!"
"무읍?! 무으~! 무으! 무으으~!(아앗?! 미오~! 가슴! 가슴이~!!)"
"그헤헤헤~치에링은 귀엽구나아~!"
미오의 84cm 가슴에 얼굴을 낀 탓에 숨을 쉴수가 없어서 치에리가 파닥파닥거리지만, 이미 아저씨 스마일을 얼굴에 띄우고 치에리를 귀여워할 생각밖에 하지 않고있는 미오는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듯 했다.
동성의 가슴 사이에 끼어 질식사할지도 모른다는, 황당하기 그지 없는 위기에 처해버린 치에리를 구해준 것은 사무소 동기이자 한살 연상인 나오였다.
"치에리 그만 놔줘 미오. 치에리 힘들어하잖아."
"어? 나오 있었어? 언제 온거야?"
"네가 치에리를 가슴으로 질식사시키려고 할때. 치에리, 괜찮아? 미오한테 이상한 짓 안 당했어?"
"무우~! 이상한 짓이라니! 그러면 내가 치에링을 괴롭히는 것 같이 들리잖아! 그리고 나오도 할말 없어! 나오 가슴에 누가 있는지 보라고"
"응?"
".........뀨우웃......"
나오가 시선을 내려서 자신의 가슴을 확인하자, 그 곳에는 치에리가 안겨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미오에게 안겨있을때보다 더욱 추욱 늘어져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응? 아앗! 미안! 나도 모르게 그만!"
분명히 풀려났을 치에리가 이렇게 된 원인은 다름아닌 나오 본인이었다.
미오에게서 치에리를 풀어준 것 까지는 좋았건만, 그녀 자신도 모르게 치에리를 꽈악 끌어안아 버린 것이다.
개조인간의 근력에 평범한 소녀인 치에리가 당해낼 수 있을리가 없는 일이었기에, 미오에게 풀려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치에리는 다시 한번 호흡곤란에 빠지는 불행 아닌 불행을 겪은 것이다.
"알았으면 치에리 빨리 놔줘! 진짜로 쓰러질 것 같으니까!"
"으, 응! 치에리, 괜찮아?"
"뀨우우........"
"치에리잉! 죽지마! 죽으면 안돼! 치에리잉!!"
"구급차! 구급차를 불러!"
미오와 나오가 치에리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치에리는 대답대신 뀨우우 하는 신음을 흘릴 뿐이었다.
생명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부끄러움으로 인한 오버히트일 뿐이지만, 패닉에 빠진 나오와 미오에게는 그것을 눈치챌 겨를은 없었다.
치에리가 정신을 차린후에도 진정되지 않던 촌극이 종료된 것은 다른 사람들이 오고나서였다.
[작은 행운의 요정-끝-]
오가타 치에리(16세)
직업: 학생, 아이돌
소속 : 신데렐라 프로덕션
능력 : 나중에 상응하는 불행이 일어나는 대신에 작은 행운을 불러일으키는 정도의 능력
소동물스러운 매력을 세일즈 포인트로 활동중인 아이돌.
선천적인 능력자이지만 자신이 능력자라는 사실을 안 것은 4년 전 그날 이후로 능력자의 수를 파악하기 위해서 정부주도하에 실시한 검사에서이며, 그녀의 능력은 결코 강한 것은 아니지만 실생활에서 굉장히 편리하다.
동전이 필요한데 지갑에 동전이 없을 경우에 동전을 줍게 된다던가, 친구와 한정판 케이크를 사러 가는데 운 좋게도 남아있다던가 말이다.
나중에 있을 운을 지금으로 끌어와 사용하기라도 하는건지 그 후에 불행이 오는게 골칫거리.
바람에 치마가 들춰져서 팬티를 보이게 된다던가, 물을 뒤집어써 옷이 홀딱 젖어서 속이 비춰진다던가.
그럴 때마다 아무 말도 못하고 빨개져서 울먹거리는데, 이게 또 귀엽다(...)
자신보다 1살 어린 미오와 1살 많은 나오와 말을 놓고 지낼 정도로 친하며, 성격과 소동물스러운 귀여움 때문에 두사람에게 귀여움 받는다.
심지어 한살 어린 미오에게도 여동생 같이 껴안길 정도로(...)
-오가타 치에리 완성했습니다.
이 능력은, '지능'이 있었다.
시간을 멈춘다.
그 능력은, 전능하고 위대하고, 강력했다.
능력은 자아가 있었고, 카에데가 능력자를 죽임으로서 능력을 성장시키자 자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카에데"
"...누구?"
"네놈의 능력이다."
"..."
머릿속에서 이런 대사가 울렸을때, 카에데는 놀라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가설이 맞았다는 짧은 느낌뿐.
능력은 이윽고, 형체를 드러낼수 있게 되었다.
http://www.famitsu.com/images/000/025/443/l_50bf0d5512e94.jpg
능력은, 강력했다. 강력한 파워와 스피드. 카에데가 직접 죽일수 없는 능력자까지 죽여버린후 능력을 흡수할수 있었다.
능력은 점점 강해져서, 이제는 상당한 시간동안 시간을 멈출수 있었다.
어느 날의 오후. 타카네는 한가로히 일광욕을 하며 책을 읽고있었다.
"...능력."
"뭐냐."
"너는, 언제까지 이런 살인을 지속할거야?"
"힘이 극한에 이를때까지."
"극한에 이르면 어쩔건데?"
"...세상이. 창조된다. 나와 너는. 영원한 시간속에서, 우리들은 영원히 세상을 지배한다."
"세계정복?"
"다르다. 나의 능력은 시간을 지배하는것. 나의 능력을 공유하는 너역시, 시간을 지배한다. 세상의 만물은 시간속에서 흐르고, 무너지고, 결국 소멸한다. 그러나, 지배하는 자는 다르다. 그것을 초월한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는 세상을 지배한다. 만물을 지배한다."
"흐응..."
카에데는 알듯말듯한 능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책에 눈길을 주었다.
PS
바다 이벤트를 쓸까 합니다.
카에데씨와 노아와 노아의 직장 동료 두명이 갈거라고 생각합니다.
직장 동료 두명은 아스팔트님이 정해주세요
"이번 주 대망의 1위는......! 핫토리 토코씨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와아아아아아───!!!!!
함성이 울려퍼지는 스테이지.
다른 아이돌들로부터의 축하의 말과 박수소리.
꽃다발을 넘겨받으면서, 쿨 프로덕션 소속의 B랭크 아이돌인 핫토리 토코는 오른손을 하늘 높이 치켜들며 V자를 그렸다.
(잠시 후, 의상실)
"1위 축하드려요 토코씨."
"뭘, 치아키는 이번주에 안 나왔고, 전에 만난 모치즈키양은 신곡 발표한지 한달 반이 넘었잖아? CoP가 신곡 발표 타이밍을 잘 잡아준 덕이야. 뭐....이번주에 곡 낸 애들이 하나 같이 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있었지만."
"어머, 조금 심하신거 아니에요? 그 애들도 나름대로 노력했을텐데."
"능력 없었으면 아직도 후보생을 못 벗어났을 애들이던데 뭐. 그런 애들에게 나랑 CoP가 지는게 이상한 거잖아?"
"후훗, 그것도 그렇네요."
의상실에서 옷을 갈아입으면서, 쿨 프로덕션 소속의 아이돌인 핫토리 토코와 쿠로카와 치아키는 수다를 떨었다.
둘의 대화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두사람은 무능력자다.
4년 전 그날, '영락한 신들이 돌아온 날' 이후로 능력자가 흔해짐에 따라 능력자인 아이돌 또한 흔해졌고, 그 수는 계속해서 증가해 능력자 아이돌의 비율이 훨씬 높아졌을 정도였다.
능력자 아이돌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무대 위에서 사용했고, 그 덕에 무대는 더욱 화려해졌다.
그렇지만, 모든게 좋은 방향으로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확실히 무대의 화려함은 올라갔다.
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화려한 연출을 적은 예산으로 해낼 수 있게 되었으니까.
문제가 된 것은 능력을 이용한 퍼포먼스가 결코 그냥 할 수 있을만큼 쉬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본적인 레슨을 할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무대는 화려해졌지만 아이돌의 수준은 떨어졌다.'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으니, 지금의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아이돌들의 수준이 어느정도인지는 쉽게 알 수 있으리라.
그런 의미에서 두사람은 확실히 이질적인 존재였다.
잠재적으로 능력이 발현될 가능성 조차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무능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그녀들이 갈고 닦은 순수한 실력만으로 승리를 쟁취하여 정점에 오른, 실력파들.
계속해서 아이돌의 수준이 낮아지는 작금의 연예계에 있어서 그녀들은 확실히 이질적이고 너무나도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존재들이었다.
옷을 갈아입은 후 의상실을 나와 걸어가면서 이번 공연에 대하여 그녀들 나름대로 반성회를 하던도중, 토코는 손을 탁하고 치며 뭔가가 떠올랐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참, 그러고 보니까 CoP한테 연락해야겠네. 이번 주에 1위하면 같이 쇼핑해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게 만들어야지."
"그러고보니 그랬죠? 즐거운 시간 되세요. 저는 먼저 가봐야해거든요."
"흐응? 치아키 아직 일이 남아있었어?"
"집안 어르신들이 저를 뵙고싶다고 하시네요. 그리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치아키는 입을 열었다.
"토코씨의 데이트인데, 제가 끼어들면 안되잖아요?"
".....!!"
"응원할게요, 즐거운 시간 되세요."
"......."
웃음을 짓고 떠나는 그녀를 보며, 토코는 한숨을 쉬었다.
연예계 경력과 연령이라면 자신이 더 많지만, 이런 면에서 그녀는 치아키를 이길 수가 없었다.
분명히 자신이 더 연상일텐데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어른스러운 인생의 후배에게 미소지으며, 토코는 몸을 돌렸다.
"그래....그러면 처음에 갈 곳은......"
CoP를 함락시키기위한 계획을 떠올리면서, 그녀는 미소지었다.
[강인하고 찬란한 혼을 가진 여인들-끝-]
직업 : 대학생, 아이돌
소속 : 쿨 프로덕션
능력 : 없음
쿨 프로덕션 소속의 A랭크 아이돌로, 어떠한 이능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추후로 능력이 발현할 가능성조차 존재하지 않는 순수한 인간.
쿨 프로덕션의 원년 멤버로, 아이돌이 된 계기는 어릴적부터 부모님들을 통해서 알던 사이인 CoP가 아이돌 프로덕션을 세웠다는 것에 흥미가 생겨서 만나러 갔다가 스카우트 된 것이다.
향상심이 매우 강해서 자신이 능력자가 아니며 능력이 개화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에 어떠한 컴플렉스도 느끼지 않으며, 오히려 그 차이를 자신의 노력으로 초월해버리는 엄청난 노력가.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후 인터뷰에서 한 말인
"이능을 가지지 못한 자신이 이능을 가진 사람에게 이길 수 있을리가 없다는 말은 최선을 다하지 않은 자신에게서 도망치는 것 뿐인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는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무능력자가 능력자에 밀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있다.
현재의 연예계에 대하여 "무대는 화려해졌지만 아이돌들 스스로의 수준은 떨어졌다." 라고 비평한 비평가는 그녀를
'안주하지 않고, 동요하지 않는, 무한히 성장하는 영혼'
이라고 평가했다.
CoP에 대해서는 강한 신뢰를 가지고있지만 연애감정은 가지고있지 않다.
핫토리 토코(25세)
직업 : 아이돌
소속 : 쿨 프로덕션
능력 : 없음
쿨 프로덕션 소속의 B랭크 아이돌로, 치아키와 마찬가지로 순수한 인간이다.
본디 다른 프로덕션에 소속되어있던 아이돌이었으나 데뷔 직후에 능력자 아이돌들이 등장하여 데뷔가 좌절되고 소속되어있던 프로덕션에서 해고당했고, 실의에 빠져있던 그녀를 프로덕션을 세운 직후였던 CoP가 쿨 프로덕션으로 끌어들인 것으로 다시금 아이돌로서 발을 디뎠다.
'능력이 없는 사람은 능력자를 이길 수 없다.' 라는 말을 정면에서 부정하는 사람들 중 한명으로, 현재의 연예계를 신랄하게 비평했던 한 비평가는 그녀에 대하여
"시련에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강인한 영혼."
라고 평가했다.
실의에 빠져있던 자신을 구해준 CoP에 대하여 확실하게 연애감정을 품고있다.
쿨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 두명, 쿠로카와 치아키와 핫토리 토코 완성입니다.
아이마스 1 때를 기준으로 했으며, 아이돌 랭크를 정하실때 참고해주세요.
랭크 외 - 후보생
F 랭크 - 팬의 수가 1만명이하
E 랭크 - 팬의 수가 1만명이상
D 랭크 - 팬의 수가 10만명이상.
C 랭크 - 팬의 수가 30만명이상.
B 랭크 - 팬의 수가 70만명이상.
A 랭크 - 팬의 수가 100만명이상.
S 랭크 - 팬의 수가 150만명이상.
혹시 토모에, 나탈리아, 안즈 쓰실 분 계시면 재기불능으로 리타이어시키지만 않는다면 마음대로 쓰셔도 됩니다...
"CoP, 부탁했던 서류 여기 있어. 결재 부탁할게."
이지적인 외모의 여성, 와쿠이 루미가 CoP에게 서류 뭉치를 건낸다,
언제나 그랬듯이 틀린 곳도 없고 모호한 곳도 없이 완벽한 서류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CoP는 입을 열었다.
"고마워요 와쿠이씨. 아, 있다가 NHK 쪽에서 녹화 있는거 아시죠?"
"그거라면 이미 '나'를 한명 보내 놨으니까 걱정마. 하는김에 후지TV에서 촬영이 있는 타치바나 양도 다른 '나'랑 같이 보내놨고."
"그거 살짝 위험하지 않아요? 서로 떨어진 장소에 와쿠이씨가 동시에 보였다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는데요?"
"너무 걱정하지 마.....적당히 위장은 했으니까."
마치 자신이 한명이 아니라 여러명 있다는 듯한 말투였지만, CoP는 전혀 신경쓰는 기색이 없었다.
CoP 뿐만이 아니라 노아도 나갈 준비를 하는 토코도 전혀 신경쓰는 기색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듣기에는 이상할지도 몰라도 그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일상이기 때문이었다.
이미 그들의 머릿 속에서 와쿠이 루미는 항상 분신 2~3명 정도를 운용하는게 당연한 사람으로 인식되어있기에, 이런 대화도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루미로부터 건내받은 서류에 사인을 하던 CoP는 딱 한장의 서류만을 옆으로 빼놓고 나머지 서류에 사인을 마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행이네요. 그러면 저는 협의가 있어서 잠시 나갔다 올게요."
"다녀와."
"다녀올게요. 아, 그리고 와쿠이씨."
"?"
사무실을 나가기 전, 곤란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CoP를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루미에게, CoP는 곤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서류 사이에 혼인신고서는 섞지 말아주세요."
"어머, 실수했네."
"그거 이번 달에만 벌써 세번쩨잖아요. 아무튼, 다녀올게요."
한숨을 쉬면서 나가는 CoP의 등을 바라보면서,루미는 CoP가 두고간 혼인 신고서를 집어들고 한숨을 쉬었다.
다니던 회사가 도산하여 비서라는 직업을 잃고 실의에 빠져있던 자신을 구해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후배가 사인해줄 날이 언제가 될지를 상상하며.
[장소를 바꿔, 쿨 프로덕션 여자 기숙사]
"흐흐흠~♪"
어두운 방 안, 컴퓨터 앞에 앉아 '와쿠이 루미'는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모니터에는 뉴욕의 증권시장 풍경과 주가가 비춰지고 있었다.
"후훗, 고작 그정도 떨어진걸로 울고, 그정도 오른 걸로 웃다니.....이게 전부 조작된 거라는 걸 너희들은 알고있을까?"
무지개 빛으로 빛나는 눈으로 모니터를 보면서, '와쿠이 루미'의 모습을 한 '누군가'는 웃었다.
조소했다.
악의를 담아, 야유를 담아.
자신을 소환해주고, 유일신을 피하기 위해 몸을 빌려달라고 한 자신에게 흔쾌히 몸을 빌려준 계약자, 와쿠이 루미의 모습을 한 니알랏토텝은 웃었다.
자신을 즐겁게 해줄 새로운 소재를 찾으면서, 즐겁다는 듯이 웃었다.
"역시, 인간은 좋아. 인간과 함께 사는 것은, 최고로 즐거워."
[천의 가면을 가진 여인-끝-]
직업 : 아이돌 겸 사무원 겸 견습 프로듀서
소속 : 쿨 프로덕션
능력 : 마술사. 계약한 구 지배자 니알랏토텝의 권능과 힘을 빌려쓸 수 있다.
쿨 프로덕션 소속의 B랭크 아이돌 겸 사무원 겸 견습 프로듀서.
유일신에 의해서 강등당한 구지배자 중 한명인 니알랏토텝과 계약한 상태이며, 그 권능을 행사하거나 힘을 빌릴 수 있다.
세가지 역할을 동시에 감당해내는 것이 가능한 것은 이 때문이며, 쿨 프로덕션에 야근이라는 단어가 없는 이유는 그녀 덕분이다.
대학교 후배이자 회사가 도산해 실직자가 된 자신을 도와준 CoP에게 확실하게 연정을 품고있으며, 최근 부모님의 결혼하라는 잔소리가 신경쓰이는지 기회가 올때마다 혼인신고서를 들이댄다. 애정이 무겁다.......
그녀와 계약한 니알랏토텝의 말에 따르면 그녀의 마술사로서의 자질은 천재(天災)급.
마찬가지로 마술사인 아리스와 그녀의 소질 차이를 비유하자면 세살 어린아이가 그린 낙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정도라고 할 수 있을 정도.
심심해서 적당히 그리고 적당히 주문을 외웠는데 니알랏토텝을 단번에 소환해낼 정도이니 설명은 불필요하리라.
만일 그녀가 작정하고 음모를 꾸민다면 그녀를 막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 될 것이다.
니알랏토텝
그 옛날에는 찬란하게 빛나던 신이었지만 유일신에 의하여 영락한 사신.
원작의 코스믹 호러틱한 그분이 아니라 여○전생 시리즈의 심히 안습한 그분(레벨 65)이 모델이라 상당히 안습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유일신이 무서워서 루미에게 빌붙어 살고있다(...)
그렇지만, 역시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신이고 인간을 가지고 노는 것을 즐기는 사신이다.
본문에 나온 것처럼 주가를 조작하면서 울고 웃는 사람들을 관측하는 것을 즐기는 등, 상당한 악취미.
인간을 좋아해서 이러는 거라는데, 인간이 느끼기에는 그냥 민폐다(...)
옛날 옛적에, 순진한 꼬마아이가 살았다네.
꼬마아이는 평화로운 마을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네
그러나, 평화는 오래 가지 않았다네.
사악한 주술사가, 꼬마아이를 '꿈의 세계'로 보내버렸다네.
그러나, 강력한 음양사가, 주술사를 물리치고 꼬마아이를 데려왔다네.
아아. 좋은 이야기일세, 좋은 이야기일세.
-어느 지방의 민요.
"...아냐. 그 아이가 아냐!"
나는 절규했다.
그가 데리고 가는 아이는, 꿈의 세계의 또다른 나.
'후후. 어째서 네가 여기에 왔는지 모르지만, 이 끔찍한 세계에서 나갈 좋을 기회네... 안녕. 또다른 나.'
그 아이는, 나를 어딘가에 묶어놓고 그 음양사 아저씨에게 가버렸다.
"무서웠어요!"
"걱정 말거라. 이제 집에갈수 있어."
"아냐...아냐!"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몸부림 쳐봐도, 손발에 묶인 괴상한 끈끈이는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스윽...
음양사 아저씨와 또다른 내가 어딘가로 들어간다.
"안돼!!!!"
아저씨와 또다른 내가 보이지 않게 되자, 손발에 묶인 것이 풀렸고 목소리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주위엔, 단조로운 풍경과 생기가 없는듯한 사람들.
"...저기요."
목소리를 내봐도...
"..."
사람들은 나를 빤히 쳐다볼뿐...
"..."
쳐다볼뿐...?
척...척...
"살아있는... 아이다."
"먹...자. 먹...자."
"어...? 저기..."
느릿느릿. 사람들은 나에게 다가왔다. 먹...어...? 나를...?
"시...싫어!"
나는, 필사적으로 뛰었다.
"우우...우우..."
사람들은, 천천히 다가왔다. 빠르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아... 아아..."
...
"루미씨. 꿈속의 세계가 뭔가요?"
"흐음... 음양사. 세이메이의 일대기네. 거기서 나온거지?"
"네."
"음... 그곳은 너무나도 단조롭고, 간단하고, 수수하지."
"수수해요...?
"그곳의 인간들은, 현실의 인간을 부러워해. 화려하고, 복잡하고, 생동감있는 삶을 게다가, 그곳에서는 죽음이란 개념이 없어. 그들은 영원히 그런 삶을 살아가는거야."
"...? 우리가 꾸는 꿈과는 반대의 이야기일수도 있잖아요?"
"... 그래. 우리들의 꿈의 세계는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이야... 옛날에는 꿈의 세계의 인간들도 현실의 인간이랑 자유롭게 대화할수도 있었다고해. 하지만 점차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게되자, 주술사들은 꿈의 사람들을 자신의 꿈의 영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대대로 이어지는 주술을 걸었지. 현재는 모든 인류가 그 주술에 걸려있는 셈이고. 꿈의 영역의 사람들은, 옛날처럼 화려해지지 못하고 점점 단조로워져갔지. 그래. 그들은 다... 미쳐버린거야. 현실의 인간을 부러워하고, 꿈의 영역을 들어가지 못하면서 그들의 생활을 부러워하며 미쳐버린거지..."
'우우... 부러워... 먹고싶어...'
"...만약에, 현실의 사람이 꿈의 세계에 들어간다면요?"
"꿈의 사람들이 현실의 사람들을 부러워한다고 했지? 그들은 현실의 사람을 먹으려고해. 먹는 순간, 현실의 사람은 꿈의 사람이 되지. 단조롭고, 지루한 사람들이 되는거야."
'아아... 싫어... 오지마...'
퍽! 퍽!(무언가로 꿈의 사람을 때리는 소리)
'우우... 우우우!!!'
"그렇군요."
"다만, 큰 문제점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 몇백, 몇천년을 꿈의 세계에서 살면, 현실의 사람은 그 세계에 오염되어 버려. 결국엔 꿈의 사람이 되는데... 이도 저도 아닌 꿈의 사람이 되버리지. 꿈의 세계는 시간이 명확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그들이 정확히 얼마나 있었는지도 모르고..."
'어...라...? 나, 얼마나 사람들을 죽인거야? 여긴 어디...?'
"...?"
"그 사람은 꿈의 세계에 오염되어 버려서 꿈의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죽지 않아서 현실의 사람이기도 해."
'어...? 내 몸이... 이상해... 어... 보이지...않아? 나의... 몸이?'
"이런 모순은, 몸에 큰 이상을 초래해. 몸이 불분명해지고, 무엇보다도 정신이 오염되어버리지."
'어...엄마...? 나, 이런 모습으론... 엄마에게 가지 못하는데...'
"결국에는 형체도 없는 연기같은 존재가 되어버리고, 꿈의 사람과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버리지."
'싫어... 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싫어'
"여기까지 되어버리는 경우는 희귀하지만, 이 때는 엄청난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지?"
'내가 왜... 왜... 이런 모습이 되어야 하는거야? 어째서? 왜? 엄마랑 아빠와 살고싶은데... 싫어...'
"그들은,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른곳에 분노를 돌리려하지."
'미...워. 전부... 미워... 그 아이도. 음양사도. 주술사도. 나에게 장난을 쳤던 유타군도. 몰래 딸기를 먹었다고 혼냈던 엄마도. 아빠도. 선생님도. 모두 미워."
"꿈의 세계에 오염된 현실의 인간은, 그 세계의 인간들처럼. 그 분노를 현실의 인간에게 돌리지."
'부러워. 몸을 가진 인간이 부러워. 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부러워'
"다만 문제점은... 그 존재는 꿈의 영역을 넘나들수 있다는거야."
'아아... 현실의 인간이 꿈을 꾸고 있구나... 어쩌면 저렇게 반짝이고 아름다운 걸까.'
스물스물
"그리고 그 존재는, 꿈을 꾸고 있는 당사자를..."
'뭐...뭐야? 괴... 괴물이다!!!'
'너무 아름다운 세계... 부러워. 내가 누리지 못하는걸 누리는게 너무도 부러워..'
"죽이지."
'죽어버려.'
.
..
...
루미는 지금, 식은 땀을 흘리면서 눈앞의 존재를 바라보고 있었다.
흐릿한 검은 형채는, 눈으로 보이는 흰 안광을 번뜩이면서 루미를 쳐다보고 있었다.
"...겨우. 봉인했네."
"!!!!!!!!"
형체는 서서히 쪼그라들더니, 이윽고 인간 여자아이 정도의 크기의 형체가 되었다.
"...그게, 현실의 인간인 너의 크기냐?
"나는 네가 누군지 안다."
"그것 참 영광스러운데... 그럼 이제 현실의 인간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킨 댓가를 치뤄야하지 않겠어?"
"!!!!!!!!!!!!!"
형체에서, 소름 끼치는 울부짖음이 메아리 쳤다.
"넌 지금 우리가 지배하는 세상에 있어. 그러니까... 가만히 있어야 할거야."
"허튼 소리."
형체는 루미에게 달려들려고 했지만, 이윽고 무언가에 가로막혀 더이상은 움직일수 없었다.
"!!!!!!!!!"
울부짖음에, 루미는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넌, 이곳에 봉인될거야. 미안하지만..."
"!!!!!!!!!!!!"
"...제길."
루미는, 울부짖음에 귀가 찢어질것같은 고통을 느끼면서, 봉인을 진행하였다.
이윽고 형체는, 완전히 사라졌고, 귀여운 소녀의 인형이 봉인진에 툭 떨어져있었다.
...그것은, 소녀가 현실의 그것이었을때와 똑같았다.
"...이게, 너의 원래 모습이었구나."
루미는 씁쓸한 표정으로 인형을 쓰다듬었다.
이윽고 루미는 그 인형을 검은 상자에 넣었다.
"미안해. 너를 돌릴 방법은 없어. 하지만..."
이름:현실세계의 이름이었던 이름은 사사키 치에
직업:없음
소속:없음
능력:꿈속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수 있는 능력.
아름답고 순진했던 소녀는 오염된 끝에 흐릿한 형체로 남겨진, '영원한 악몽'이 되고 말았다. 악몽이 된 그녀는 꿈의 세계를 돌아다니다가 꿈의 영역을 발견하면 그곳에 들어가서 현실의 인간을 살해한다.
현실의 인간에게 극도로 증오심을 품고 있으며, 질투와 증오심이 그 형태를 유지한다는 말도 있다.
다행히도, 그녀는 최근에 루미에 의해 봉인되어 어딘가의 상자안에 인형의 형태로 변해있다.
문제는, 인형을 부수기만 하면 다시 그것이 튀어 나올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루미의 집 어딘가에 숨겨져 있으며... 언젠간... 다시 풀려나올 것이다.
롤의 주캐인 녹턴처럼 만들어 보았습니다.
치에의 봉인을 풀고싶으신 분은 저에게 문의해주세요. 얼마든지 풀어드리겠습니다.
(쿨 프로덕션의 마개조 데스크탑과 연결된 네트워크)
"어디보자....오케이. 여기구나."
사람들이 모두 퇴근한 늦은 밤, 아키하는 네트워크를 거치고 거쳐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사쿠라이 재벌로부터 들어온 쿨 프로덕션에 대한 해킹의뢰 때문에 침입하기는 했지만, 아키하는 이 의뢰가 들어온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히다카 마이에 의해 대아이돌 시대가 열린 이후, 그것을 한단계 더 쉬프트 시켰다는 프로덕션 중 하나인 765프로덕션에서 초 유명 아이돌로 활동했다는 미나세 이오리가 속한 미나세 제벌 못지않은 위세를 가진 사쿠라이 제벌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조그마한 프로덕션에 대한 자료들을 요구한단 말인가.
해킹을 하기전에 조사를 해본결과 사원이라고는 프로듀서겸 사장에 후보생까지 합해봐야 9명 밖에 안되는 회사라고 부르기도 뭐한 프로덕션인데 말이다.
"에이, 알게 뭐람. 높으신 분들 일에 너무 신경써서 좋을 거 하나 없다는데, 생각을 말아야지."
그렇지만 아키하는 그 모든 생각을 사고의 저편으로 던져넣었다.
그녀는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해커이고 의뢰주는 거대 기업이다.
의뢰주, 특히 높으신 분들의 의뢰에 대하여 의구심을 품고 뒤를 파해쳐서 좋을 것은 없다는 것은 이쪽 세계에서는 불문률이다.
초월적인 무력이 있거나 뒤를 봐줄 스폰서가 있다면 모를까,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자에게 불필요한 호기심은 결국에는 스스로를 위험에 빠트리는 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키하는 불필요하게 깊이 발을 디뎠다가 제거당했다는 동업자들의 소식을 통해서 잘 알고있었다.
잡생각을 떨쳐버린 후, 아키하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쿨 프로덕션의 서버로 들어갔다.
"좋아, 잘 들어왔는데.....뭐지 이게?"
쿨 프로덕션의 서버에 엑세스한 후 펼쳐진 광경에 아키하는 조금이지만 당혹감을 느꼈다.
과연 소형 프로덕션이라는 것일까, 서버를 빌리는 대신 데스크탑을 마개조해 서버 컴퓨터 대신으로 쓰고있는 것을 증명하듯 전뇌공간 자체는 데스크탑의 전뇌에 침입했을때와 비슷한 규모였다.
그렇지만, 아키하가 놀란 것은 그 때문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아키하가 접해온 전뇌공간들과 달리, '생동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전뇌공간이 아닌 누군가의 체내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뭐, 아무래도 좋아. 기분나쁘니까 데이터만 빨리 빼고 나가지."
어째선지 생동감이 느껴지는 전뇌공간에서 애써서 신경을 끄면서, 아키하는 데이터 베이스에 해당하는 구획으로 접근했고, 사원들에 대한 데이터들을 복사하기 시작했다.
"어디어디.....별건 없는데......어라? 이건......."
데이터를 복사하던 아키하의 손길이 멈췄다.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아나스타샤'라는 이름의 러시아에서 온 것으로 되어있는 후보생에 대한 자료와 쿨 프로덕션의 사장 CoP에게만 열람권이 주어져있는 자료였다.
그리고, 기밀처리가 되어있는 자료에 적힌 어느 이름을 보는 순간, 아키하는 목덜미에 차가운 얼음이 들이대진 듯한 오싹한 감각을 느꼈다
"어이어이....이건 도대체.....왜 S.D.T.F가....."
기밀처리가 되어있는 서류에서 발견된 S.D.T.F라는 이름과 양쪽 모두에서 발견된 아나스타샤의 이름.
부정하기 힘든 연관성이 느껴지는 이 사실에 아키하가 혼란스러워 하는 그때.......
웨에엥! 웨에엥! 웨에엥!!
<데이터 베이스 내부에 침입자를 발견. 요격모드 기동.>
"!!!!!!"
사이렌 소리와 함께, 전뇌공간이 붉게 점멸하기 시작했다.
(조금 시간을 되돌려, 아키하가 쿨 프로덕션의 전뇌에 침입할 무렵)
"........."
늦은밤, 쿨 프로덕션 소속의 아이돌 후보생 타카미네 노아는 여자 기숙사의 2층 테라스에 앉아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보고 있었다.
수면부족에 의한 피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그녀는 하늘이 맑은 날이면 언제나 이렇게 천체를 관측하고는 한다.
하늘을 보던 그녀는 고개를 내려 야경을 지켜보면서 입을 열었다
"하늘의 별들....지상의 별들.....모두, 아름다워."
그 말을 끝으로 노아는 신비로운 미소를 지으면서 입을 다물었고, 테라스에는 정적만이 흘렀다.
그렇지만, 누가 그랬던가.
영원히 변치 않는 것은 없으며, 침묵이란 반드시 깨지기 마련이라고.
"노아. 거기 있지?"
침묵을 깨트린 것은 노아의 직장 동료이자 기숙사의 관리인인 루미의 목소리였다.
평소라면 잠들어있을 그녀가 깨어있다는 사실에 의아함을 느끼면서 고개를 돌린 노아는 그녀의 두 눈을 보고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루미의 두 눈이 그녀와 계약한 사신이 함깨하고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무지개 빛으로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아의 얼굴을 보고 그 이유를 눈치챈 루미는 손을 저으면서 입을 열었다.
"걱정마 노아. 조금 피곤해서 이렇게 온 것 뿐이니까....자, 봐."
루미가 무지개 빛으로 빛나던 두 눈을 평소의 회색눈으로 되돌리고나서야 노아는 경계를 풀었고, 루미는 조금 피곤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자료를 내밀었다.
"CoP가 부탁하더라고, 갑작스러워서 미안하지만 노아랑 아나스타샤의 데뷔를 홍보해야 하니까 회사 홈페이지 좀 수정해달라고하더라. 원래대로라면 내가 하는 거지만, 지금 회사 문을 열 수도 없는 일이라서 노아에게 부탁하고 싶은데, 괜찮겠어?"
"상관은 없는데. 나한테 시켜도 괜찮아?"
"내가 힘들 것 같으면 노아에게 부탁하라고 한건 CoP인걸?"
".......알았어. 피곤해 보이니까 들어가서 쉬어."
어쩔 수 없나.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노아는 자료를 받아들었다.
자료를 읽으면서 노아는 자신의 연산영역중 여유가 남는 부분을 활성화 시켜 서버와 연결했다.
그리고 그때, 노아는 누군가가 서버에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쿨 프로덕션에서 서버 대용으로 사용하는 중인 PC는 이미 그녀의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 안에 들어왔다는 사실은 금방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어중간한 실력으로는 뚫을 수 없는 보안망을 뚫은 실력을 가진 침입자에게 흥미를 느낀 노아의 입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조금, 놀아볼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노아는 사용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방위 시스템을 기동시켰다.
침입자의 얼굴이 당황에 물드는 것을 바라보며, 노아는 웃었다.
(다시 현재)
'뭐야 이게!?'
이케부쿠로 아키하는 14년간의 인생을 통틀어 최고로 당황하고 있었다.
요격모드 기동이라는 말과 함께 곳곳에서 포대가 나타나 그녀를 조준하기 시작한 것은 둘째 치더라도, 거기서 발사된 레이저 포격의 위력이 터무니 없었기 때문이다.
전뇌공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도 터무니 없는데, 한발 한발이 작은 크레이터를 만들어내는 저 위력은 뭐란 말인가!
그 뿐만이 아니다. 포격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가 다시 수복되고 있었다.
마치 이 전뇌공간 자체가 하나의 살아있는 생물인 것처럼!
"뭐야 이게....이런거 듣도 보도 못했는데.....?"
<어머, 피했어?>
"?! 누, 누구야!"
머릿속에 울리는 경고에 따라 몸을 던져 포격을 피하고 무작정 출구를 향해서 달리던 아키하는 어디선가 울려퍼지는 목소리에 바짝 긴장했다.
포격은 잦아들었지만 사방팔방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 때문에 아키하의 공포심은 더욱 커졌고, 주위를 살피는 아키하에게 목소리는 계속해서 말을 걸어왔다.
<누구일지는 좋을대로 생각해, 게임을 하나 하지 않을래? 네가 여기서 탈출하는데 성공하면 네 승리. 실패하고 죽는다면 내 승리. 이런 식으로.>
"무, 무슨.....!"
<게임은 이미 시작됬어. 출구는 놔둘테니까, 살아남아봐. 아가씨.>
"이이익.....!!!"
목소리가 멈추면서, 포대는 더욱 더 늘어났다.
그 뿐만이 아니다. 미사일 포대와 비슷하게 생긴 무언가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넘쳐나는 절망감을 참으며, 아키하는 살아남기 위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
포격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미사일의 폭격이 휩쓸고, 요란한 소리와 함께 전뇌공간이 무너져 내리고 수복된다.
초현실적이기 짝이 없는 이런 상황에서 아키하가 살아있는 것은, 그녀가 이러한 싸움을 처음겪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한없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조금 버티다가 목숨을 구걸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노아 또한, 그녀의 모습을 아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노아 본인이야 원래 존재하던 세상에서 천사들이나 악마들이 생성한 전뇌공간에 침입하는 임무를 수행하느라 익숙하다지만, 설마 초짜일 것이 분명한 소녀가 화망을 뚫고 도망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까.
요격용 건물을 하나 더 형성하면서, 노아는 웃는다.
침입자가 얼마나 자신을 즐겁게 해줄지를 기대하면서.
"빌어, 먹을!!!"
욕설을 퍼부으며, 아키하는 달리고 또 달린다.
돈을 위해서도, 명성을 위해서도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굴욕을 참고 도망친다.
간발의 차이로 미사일의 폭발에서 벗어나고, 운 좋게 레이저 포격을 회피한다.
이미 상처투성이지만, 아직 죽고싶지 않다는 마음이 아키하를 움직이게 만든다!
<거의 다 왔네. 힘내 아가씨.>
"이런 망할!!!"
땅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블록이 솟아오르고 새로운 포탑과 미사일 포드가 나타난다.
거의 다 왔는데 이게 뭔 꼴이람! 하고 속으로 투덜거리면서, 아키하는 힘이 풀리려는 다리에 다시 힘을 넣어 달린다.
살아남아서, 이런 터무니 없는 의뢰를 내준 의뢰주에게 항의하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품고!
"해냈....다!! 내가 이겼다고 이 아줌마야!!!!"
죽을 위기를 넘기고, 어렵사리 출구에 도착한 아키하는, 어디에 있을지 모르는 이 공간의 주인에게 가운대 손가락을 세우면서 출구로 뛰어들었다.
◇◇◇◇◇◇◇◇◇◇◇◇
<.....놓쳤네.>
출구로 뛰어든 침입자를 보면서, 노아는 중얼거렸다.
데이터 베이스의 흔적을 확인해 본 결과, 노아가 발견하는 것이 늦은 탓에 상대는 기밀처리를 해놓은 문서까지도 복사해간 듯 했다.
기밀문서를 빼갔다는 것이 뼈아픈 타격이기는 했지만, 상대가 이런 종류의 싸움을 경험한 적이 없는 탓인지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역추적은 어렵지 않았다.
<어쩔 수 없네. 내일 한번 만나볼까.>
◇◇◇◇◇◇◇◇◇◇◇◇
(아키하의 방)
"하아....하아......하아......뭐야, 저게....빌어먹을, 뭔 생각으로 이런 의뢰를 내준거야, 사쿠라이 재벌 놈들....."
어렵사리 전뇌공간을 빠져나와 데이터가 무사한 것을 확인한 후, 아키하는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일어난 적이 없던 이상사태.
지금까지 한번도 겪어 본 적이 없는 굴욕과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안도감을 동시에 담아, 아키하는 사쿠라이 재벌에 대하여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메세지가 도착하였습니다>
"아앙? 이럴때에 무슨.......!?!"
갑작스럽게 도착한 메세지에 짜증을 터트리려던 아키하는 메일의 내용을 보고 눈을 부릅떴다.
[오늘은 재미있었어. 한번 얼굴을 보고 싶은데, 스타북스(StarBooks) 신주쿠 N호 점에서 만나지 않을레?]
".....완전히 발렸네. 망할."
설마 자신의 핸드폰 번호까지 털렸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아키하는, 해커일을 시작한지 처음으로 맞이하는 패배감에 몸을 떨면서 답신을 보냈다.
[달밤아래 전뇌공간에서 일어난 작은 전쟁-끝-]
끄, 끝냈다! 그런데 뭔가 마음에 안들어(...)
그때는, 지구의 인간에게도 순수한 '마법'이 존재했습니다. 지금처럼, 마법을 흉내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 마술보다도 더 강력하고 고귀한 '마법'이요.
그러나, 당시의 대중적인 종교는 마법을 배척하였고, 인간들에게 미움당하게 되자, 결국 마법사들은 사막 어딘가에 모여 기후를 바꾸고 그들만의 왕국을 건설했습니다.
왕국은 그들만의 자치속에서 번영했습니다.
그러나, 왕국은 영원할수 없었습니다. 이들은 유목민족과 자주 대립해야만 했고, 결국엔 서아시아의 어느 강력한 민족에게 멸망당할 위기에 놓여지게 되었습니다.
당시 왕국의 지도자는 어느 젊은 여왕이었습니다.
그녀는 현명하고 지혜로웠지만, 아주 강력한 마법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현명함에도, 절망적인 상황을 타개하는것에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들은 엄청난 수로 멀리서 화살을 쏘아대고, 기병대로 마법사를 짓밟았으며, 많은 수를 지녔습니다.
결국, 마법사들은 최후의 방어선까지 밀려버렸고, 여왕은 근심에 빠졌습니다.
그들의 대장은 마법을 배척하는 종교를 믿고있었기에, 마법사들을 모두 참수해버렸습니다.
탈출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이이제이라. 그들은 마법에 대응할 마법사들을 고용하여 그들의 마법을 저지하고 있기도 하였습니다.
여왕이 한참을 고민하였지만, 더 이상 방법은 없었습니다.
"...전하."
"왜그러시오..."
"...전승에 따르면, 왕궁 지하밑 유적에 마법을 끌어모으는 마법진이 있다고 합니다."
"과인의 백성들이 잿가루가 되어버리는 마법진이 아니오...?"
과거, 어느 왕이 강력한 마법사가 되기 위해 백성들을 희생하려는 마법진을 만든적이 있습니다. 발동 직전에 저지할수 있었지만,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보관해둔채 엄중한 결계가 쳐저있는 곳이었습니다."
"어차피, 잿가루가 되어 죽든, 목이 잘려 죽든, 저희는 죽을 운명입니다. 적어도, 전하만이라도..."
"..."
여왕은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백성들... 지금은 왕궁에서 신음하고 죽어가는 병사와 백성들...
그들은 결국엔 말발굽에 짓밟혀 고문당한 끝에 죽어버릴것입니다.
...그럴바에는...
"...안내...해주시오."
.
..
...
대신들과 마법진이 있는곳에 도착한 여왕은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안돼겠소. 과인은, 그대들을 희생하면서 까지 살고싶지 않소."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과인은..."
콰과광!
그들의 공성병기가, 왕성을 무너뜨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가 죽습니다!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아아..."
여왕은 대신들을 슬픈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
여왕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마법진의 가운데에 섰습니다.
여왕이 마법진에 마력을 주입하자...
"아아...아아아악!!!!!!!!!!!"
격심한 고통이, 여왕을 사로잡았습니다.
엄청난 마력들이 그녀의 몸으로 향하고있었습니다. 동시에...
"만수무강하소서! 여왕이시여!"
"만세! 여왕전하 만세!
대신들이, 하나 둘씩 재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아아..."
여왕은 격통속에서도, 그들을 위하여 눈물을 한줄기 흘렸습니다.
그녀는 엄청난 마법사였지만, 이정도 마력은 그녀조차 감당할수 없는것이었습니다.
지직...지지직!
마법진이, 그녀의 몸의 마력의 한계량을 확장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은 고통이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마력의 한계에 다다른 고통과 확장에 의한 고통. 범인이라면 당장에라도 터져죽어버릴 격통에도, 여왕은 버텨냈습니다.
...그때.
"죽여버려! 모든 이교도들을 죽여버려라!"
"헤헤헤... 마법사 년들은 반반하단 말야...흐흐..."
왕궁에 침입한 이민족 병사들이 약탈을 하고있었을즈음...
"오...오지마! 오지..."
화륵!
병사뒤로 물러나려던 마법사 여인이, 순식간에 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어?"
병사가 멍해있는 동안,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방금까지도 병기를 맞대고 있던 병사도...
화륵!
재가 되고...
도망치던, 신음하던 시민도...
화륵!
재가 되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뭐...뭐야! 이건... 크아악!"
심지어는 이민족 대장에게 고용된 마법사들 역시 재가 되었습니다.
아니,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 지구상의 모든, 마법사들은... 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마법진은, 상상이상으로 끔찍한 것이었습니다. 마법사에게 최강의 마력을 부여하는 대신, 세상의 모든 마법사를 제물로 하는 마법진이었습니다.
"아악! 아아악! 크아아아아아악!!!!"
하나 둘씩 흘러들어오는 마력에도 여왕은 정신을 놓지 못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희생한 백성과 대신을 위해서도. 결코 죽을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력량이 흘러들어오는 시간은 몇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만, 그녀에게는 몇일같이 느껴질 시간이었습니다.
파앗!
밝은 스파크와 함께, 공중에 떠올랐던 여왕이 땅에 쓰러졌습니다.
타타탓...
"이쪽에서 소리가 났지?"
"여기다! 여왕이다! 놈을 대장에게 바치면 천만금의 포상이 있다고 했지!"
병사들이, 여왕을 발견하였습니다.
"좋아! 천만금은 내거다!"
어느 재빠른 병사가 여왕의 목을 향해 칼을 내리쳤습니다. 아니, 내리칠려고 했습니다.
부웅!
"어...?"
병사는, 어이없게도 공중으로 붕 뜨더니...
푸슉!
마치 쥐어짜이듯이, 터져버렸습니다.
"뭐...야! 우리 마법사가 저놈들의 마법을 봉인하고 있을텐데!"
그들은 혼비백산해 했지만, 이윽고 함께 덮치려고 했습니다.
파지직!
그녀의 몸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그들에게 쏘아졌습니다.
비명을 지를 틈새도 없이, 그들은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렸습니다.
"..."
여왕이 천천히 일어났습니다.
몸에서 흘러넘치는 마력... 여왕은 그들에게 쓸 마법 주문을 생각해내며, 천천히 밖으로 걸어나갔습니다.
치직!
"아악!"
화르륵!
"물! 물! 뜨거워어어억!!!"
그녀는 손짓조차 하지 않았지만, 마법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그녀의 몸에서 쏟아져나와 병사들을 타격해갔습니다.
"이익! 화살을 쏴라!"
화살이 여왕에게로 날아들었지만...
틱!티티틱!
마치 강철에 부딪힌 조약돌 같이, 맥없이 퉁겨져 나왔을 뿐입니다.
"..."
여왕이 조용히 두 손을 들자...
콰가가강! 콰강!
"히...히익! 뭐냐 이건!"
"사...살려줘!"
그녀앞의 대군이, 마치 폭풍과도 같은 격류하는 에너지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져갔습니다.
에너지는 마치 번개와도 같이 적진을 휩쓸며 그들을 재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엄청난 마법이었지만, 여왕은 눈썹하나 찌푸리지 않았습니다.
이윽고... 그녀의 눈앞에는 황량한 대지만이 펼쳐져있었을 뿐이었습니다.
"..."
여왕은, 적들이 모두 죽었거나, 혹은 도주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
여왕의 눈에, 불타는 백성의 저택. 황폐해진 거리. 부서진 왕궁이 기후가 원래대로 돌아와서 사막의 모래에 덮이는것이 보였습니다.
"..."
여왕은, 모든것을 희생해야만 했습니다. 남은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뿐.
여왕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아아..."
그녀는, 이른바 초월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모든것을 잃어버렸습니다.
왕국. 신하. 백성. 그리고 있을 곳 까지.
여왕은 천천히 지하의 어느 유적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녀는 죽을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이제 육체는 껍데기일뿐. 신체내의 모든 부분이 마력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 마력은 엄청나게 많고 응집이 되어있어, 보통의 마력처럼 흩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그녀의 피부와 근육을 모두 벗겨내면 인간의 형상을 한 마력덩어리가 있을 것입니다. 여왕은 당장이라도 백성과 대신의 뒤를 따르고 싶었지만, 그 몸으로선 죽을수 없는데다가 대신들과의 마지막 약속... 살겠다는 약속을 저버릴수는 없었습니다.
유적 깊숙한곳. 여왕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미안하다... 모두들. 미안하다..."
여왕의 발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갔습니다. 이윽고 굳어지는 것은 허리. 가슴. 머리까지... 모든 부분이 돌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윽고 그녀가 흐르던 눈물마저 돌이 되어 버리자, 주위엔 이윽고 정적만이 찾아왔습니다.
이 사건은, 강대한 부족 하나를 멸망시킨 대 사건이지만, 기록이 없어서 역사엔 없는 사실이라고 합니다.
"...헤에. 울고있는 여인의 석상이라구?"
"응. 무지하게 정교하대. 아랍 어느 유적지에서 발굴된 건데, 마치 울고있다나봐."
"...혹시, 돌로 굳어진 여자라던가."
"설마~ 헤헤..."
이름:토고 아이(여왕)
직업:없음
소속:없음
능력:강대한 마력을 자유자재로 다룰수 있는 능력.
여왕은 슬퍼한 끝에, 자신의 몸을 돌안에 봉인하였습니다. 그녀는 지금 돌안에서 영원한 잠을 자고 있습니다.
돌은 단단하지만... 만약 깨진다면, 그녀를 다시 깨울수 있을것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힘이 세상의 균형을 깨뜨리는 것을 결코 반기지 않습니다. 그녀를 깨우는 것과 그녀가 그 마력을 활용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녀의 마법은 지금은 사라진 비전 마법으로서, 엄청난 에너지를 통해 전능하다시피 권능을 누리는것이 가능합니다.
만일 섣불리 그녀의 능력을 이용하려 들었다간, 그녀는 다시 봉인될것입니다. 혹은, 그 건방진 자를 재로 만들던가요... 누구도. 여왕을 조종할수는 없습니다.
성격:과거엔 약간 나르시즘적인 성격이었지만, 아랫 사람을 아끼는 자였다. 현재는 정신적 충격으로 인하여 어두워진채로 봉인되어있다.
제라스같은 설정을 만들고 싶어서 만들어봤습니다.
봉인에서 풀려날땐 무언가 페널티를 줄 생각입니다..
아.다중봉인이라던가?1차봉인만 풀린걸로?
봉인 후유증이라던가. 봉인을 잘못 풀었다던가.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요
"...늦네."
화창한 일요일 오전. 타카미네 노아는 약속장소인 스타북스 신주쿠 N호점 창가 자리에서 앉아 상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노아의 모습은 지나가던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한 번씩 볼 만큼 그림이 좋았지만, 정작 노아 본인은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노아가 하릴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었을 때,
"벌써 왔냐. 할 일도 어지간히 없나 보구만."
노아가 기다리던 상대, 이케부쿠로 아키하가 스타북스에 들어왔다.
* * *
"...늦었네."
"야, 아직 약속 시간까지 3분 남았거든. 니가 일찍 온 거잖아."
"그래도 나보다는 늦었어."
...이게 사람 속을 긁어놓으려고 불렀나. 노아의 말에 아키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부른 이유는?"
"그 전에, 조금 궁금한 게 있어."
"뭔데?"
"솔직히 나도 컴퓨터에는 자신이 있거든. 네가 정말로 도망칠 줄은 몰랐어."
"...칭찬이냐?"
"물론. 네 실력에는 진실로 감탄하고 있어."
"아, 그거 참 고맙네."
"이래보여도 전자전에서 여태 무패인데 말이야."
"야, 그건 거의 내가 진 거잖아. 난 메일주소까지 털렸다고."
"어쨌든 탈출에 성공했으니, 내가 진 거지."
"아니, 내가 용납 못 해. 그럼 적어도 무승부로 쳐."
"...뭐, 정 그러고 싶다면야."
말을 마치고 노아는 남아있던 커피를 원샷했다.
"그리고, 부른 목적을 물었지?"
"그래. 뭔 말을 하려고 사람 메일 주소까지 털어서 불러낸 거야?"
"뭐, 간단한 경고 차원일까."
"...다시는 쿨 프로덕션을 건드리지 말라, 뭐 이건가?"
"이해가 빨라서 다행이네."
"아아, 그거 불필요한 친절이네. 어제 그 일로 학을 뗐어."
"그래? 그러는 게 좋아. 그렇지 않으면...."
"...!"
아키하는 말끝을 흐리는 노아의 표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보고 흠칫했다. 뭐, 뭐야. 왜 저래? 진짜로 위험한 건가? 젠장, 사쿠라이 가문, 도대체 뭘 건드린 거야. 저 표정 장난 아닌데.... 등을 생각하던 아키하는 노아의 이어진 말에 정신이 들었다.
"뭐, 말 안해도 알겠지?"
"...안 한다고 했잖아. 못 믿냐?"
"글쎄, 나로서는 처음 만난 널 신용할 이유가 없지."
"...하아. 말해두겠는데, 나도 내 생명이 소중해. 더 잘못 날뛰었다가는 무슨 꼴을 당하려고 더 하겠어?"
"그것도 그렇네. 뭐, 앞으로의 처신은 알아서 잘 하길 바래. 용건은 이걸로 끝. 안녕."
말을 마치자마자 노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마치고는 가게 밖으로 나갔다. 아키하는 그런 노아를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아, 젠장. 완전히 잘못 걸렸구만."
사쿠라이 가문의 의뢰에서 시작된 이 일. 쿨 프로덕션의 아이돌 정보를 털어달라는, 그야말로 간단해 보였던 의뢰. 그런데 거기서 발견된, '아나스타샤'라는 이름의 아이돌. 그리고, S.D.T.F. 게다가 갑자기 난입해서는 여태까지 겪어왔던 어떤 전자전보다도 스펙터클한 전자전을 경험시켜주고, 다시 건드리면 좋은 꼴 못 볼거라는 경고를 남긴 타카미네 노아.
"특수 재난 대책 본부까지 걸렸다는 건, 이거 보통 일이 아니라는 건데...."
걸려도 된통 걸렸네. 이런 일이 정말로 생길 줄은 몰랐지만... 의외로 쓸모가 있게 됐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키하는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 거기 이치하라 가 맞지? 나, 지난 번의 이케부쿠로 아키하인데."
* * *
"...후우."
스타북스를 나와, 길을 걸으며 노아는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허세는 제대로 먹힌 모양이다. 기실, 노아로서는 인간을 죽일 수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못 할 건 없지만 상당히 어렵다. 물론 와쿠이 루미에게 말하면 간단하지만, 동료를 그렇게 이용하고 싶진 않았기에 그러지는 않았다.
"이제 적어도, 여길 건드리지는 않겠지."
그렇게 말하고는, 노아는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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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만에 후다닥 써내려간 글이라 짧은데다가 퀄이 발퀄이군요.
아스팔트님에게는 죄송한 말씀 뿐입니다.
중간에 허세가 들킬까 초조해하는 노아를 넣어달라고 하셨는데, 제 이미지에서 노아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잘 이미지가 안 떠올라서 빼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마법소녀(웃음)을 보여주마(...)
이치하라 니나 예약입니다.
그런 마법사를 두려워 하여, 인간들은 마녀사냥을 비롯한 수많은 박해로 마법사를 죽여왔다.
그러나, 그들은 어느날 모두 갑자기 대가 끊겨버렸다.
아무리 박해를 하였다고 해도, 수많은 마법사가 죽어도, 전부가 갑자기 대가 끊긴다는것은 너무나도 이상한 이야기였다.
마법사가 모두 사라진후, 그들의 마법을 동경했던 인간들은 그들의 흔적을 찾았다.
인간은 그들을 흉내내어 그들이 남긴 자료를 토대로 마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마법에 다다를수 없었다. 유전적인 문제와 더불어, 제대로된 마법을 가르칠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었기 때문이다.
"...시시한 임무로군."
루미가 손으로 턱을 괴면서 중얼거렸다.
"아리스. 혹시 아라비안 전시회 알고있니?"
"네. 근처 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예요."
"...거기서, 무언가 마력이 느껴진 단다."
"?"
"혹시 모르니까 조사해보라는 이야기지. 정말이지 귀찮은 임무야."
"그게 위험한 물건일수도 있는데... 귀찮아 하시면 안되지 않나요?"
"아~니. 이 경우엔 전~혀 위험하지 않아. 위험한 물건이라면 건너오기 전에 있는 나라의 마술사가 처리했을걸. 걔네들이 느끼지 못할정도로 미약한 마력의 물건이야. 정말 시시한 임무지."
"...? 유물이 희미한 마력을 가진다고요?"
"오래된 물건은, 그 나름대로의 신기(神氣)가 있어. 유물도 그런 경우가 있고. 아~ 귀찮아. 주말에 데굴데굴할 예정이었는데. 쓸데 없는 스케줄을 넣을 이유는 없는데."
'한가하다는 이야기 아닌가요...'
"그런고로 아리스. 네가 가라."
"예?"
"그런것들을 한번 보는것도 좋은 경험이야. 어떤 경우로든 마력이 담긴 물건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니까. 시간날때 가봐."
"하아...네..."
"좋아. 난 그럼 그날. 마음껏 데굴데굴하고 있지."
'이런 어른이 되고싶지 않네요.'
"...그렇지. 그렇지. 아리스. 이거 가져가."
루미가 책상에서 무언가를 꺼내어서 아리스에게 내밀었다.
"...?"
얼떨결에 아리스가 받은 그것은, 나침반과 검은 돌멩이였다. 아리스가 입을 열기도 전에, 루미는 입을 열었다.
"나침반은 마력 탐지용. 검은 돌은 기척을 없애주는 도구 같은거야. 확인하려면 일단 만져봐야 하는데 경비원이라던가 소란스러워지면 곤란하잖아. 박물관이 문 닫았을때 가는게 좋겠네."
"...철저하군요."
'마치 저에게 처음부터 시키려고 했다는 듯이요...'
"그럼 수고해..."
말을 마치고, 루미는 다시 서류에 시선을 두었다.
'...열심히 일하시는 분이니... 휴일에는 놀고 싶기도 하겠죠. 어쩔수 없네요. 제가 갈수밖에...'
그날 밤.
아리스는 돌을 꼭 쥐고, 화이트 래빗을 이용하여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기묘하게도 여러 경보장치들은 아리스를 감지해내지 못했다. 그 돌의 위력일 것이다.
휙...휙...
나침반은 미세하게 돌아가면서, 마력의 근원을 탐지해주었다.
그 나침반을 조심스럽게 따라가자...
"...?"
'우는 여인 상'
당시로선 고급스러운 의상을 입은 늠름해 보였던 여성이,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서있는 석상.
"석상인가요... 검이라던가, 보석이라던가를 생각헀는데, 의외로 특이한 것이네요..."
아리스는 눈을 감고, 석상에서 느껴지는 마력을 감지해냈다.
"...?"
순수했다. 마력은, 지나칠 정도로 순수했다.
이정도로 순수한 마력은... 마법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었다.
"서...설마... 고대에 마법사가 만든 조각이라던가..."
아리스는 고개를 저었다. 마법사가 조각을 만들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력은 어느정도 더러워지고 혼탁해진다. 게다가 그런 경우는 마력이 현대에 와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것이 보통인 경우가 상당수였다.
"아...티펙트?"
아리스는, 이 석상이 아티펙트라고 단정했다. 석상 형태의 아티팩트... 오토마톤이라면 가능성이 있다. 현대의 과학의 로봇과, 마술의 불완전한 인형과는 차원이 다른, 자아를 완벽히 지닌 오토마톤.
'지금 당장, 루미씨에게 알려야해.'
아리스가 그렇게 생각하고 몸을 돌리려는 순간...
"아냐... 착각했을수도 있어. 나는 지금 미약한 마력을 느꼈을 뿐이고... 나는 아직 미숙하니까... 실은 착각했을수도 있는거야."
'흐음...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아리스.'
아리스가 루미가 고개를 저으며 자신을 내려보는것을 생각하자, 그것만은 싫다고 생각했다.
"확인...해야해. 마력을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아리스는 석상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석상의 어느 미세한 틈새에서 마력이 흘러나오고 있다는것을 발견했다.
"...이것을, 조금만 더 깨보면 알수 있을지도 몰라. 조금...이니까."
아리스는 자신의 마력을 집중하여 그 틈새에 구멍을 내기 시작했다.
툭...툭...
미세한 틈새를 만들기 위하여 마력을 집중해야 하는 작업은, 엄청난 집중을 요구했다.
"......"
툭...툭...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때...
끼이이이익!!!!
박물관 밖에서 굉음이 들렸다. 추정컨데 차들이 추돌하기 직전에 멈춘듯 하였다.
그리고 그 갑작스러운 굉음은 아리스의 집중을 흐트러트리기에 충분했다.
쩌적! 쩌저저적!
"아..."
일순의 흐트러짐으로 마력이 흐트러져, 석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짜자작! 짜자자작!
이윽고 금은 전신에 펼쳐졌다.
"아...안돼!"
고대의 비밀이 숨겨진 물건일수도 있는 물건이 자신의 실수로 부서진다니... 만일 그렇게 된다면 아리스는 자신을 용서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 염려에도 부질없이, 석상은 부서지고 말았다.
"아..."
아리스가 주저앉아 버려 절망하려는 그 순간...
"...어?"
석상은... 부서지지 않았다. 아니, 부서졌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의 모습을 한 무언가를 덮던 돌들이 부서졌다.
"..."
인간의 모습을 한 그것은, 눈을 감은채 조용히 서있었다.
"...어...라?"
"난폭하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여성은 눈을 떴다.
"예...?"
"이 석화 마법은 왠만한 물리력으로는 부서지진 않을텐데... 천년이나 지났으니 이런 약한 물리력으로도 부서지는군. 역시 영원한 마법은 없는게야."
"????"
"왠만하면 계속 돌안에 있을 생각이었지만... 하아... 소녀여."
"네...네?"
위엄어린 목소리에, 아리스는 바짝 긴장하여 대답했다."
"이곳이 어디인지는, 언제인지는 나도 안다. 인간들의 굴삭기란 물건에 들어올려졌을때부터, 깨어나졌거든."
"네..넷!"
"그러나, 너 같은 미숙한 마법사가 날 감지할수 있을 정도의 마력은 내지 않았을터. 말해보아라. 나를 깨우라 한 자가 누구더냐?"
"예...에?"
"날 부르려거든 정식으로 이 석화 마법을 해제하던가 해야지, 이런 무식한 방법으로 깨우다니. 상식이 부족한 자로다. 따끔하게 한 소리를 해야하겠다."
"..."
아리스는 시선을 회피했다. 자신의 실수로 험악하게 깨어진 탓에, 눈 앞의 여성은 화가 난듯 했다.
"저...기..."
여성이, 위압감을 뿜으면서 아리스를 내려다보았다.
"거짓말은 허하지 않겠다. 네가 나를 발견할수 있을만큼 숙련되지 않았음을 나는 알고있노라."
"..."
아리스는 압도적인 위압감에 고개를 숙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안내하거라."
...잠시후.
"??"
집에서 맥주를 홀짝이고 있던 루미는 갑자기 자신의 집에 화이트 래빗이 열리는것을 보고 갸웃하였다.
"아리스. 무슨 일...이...니...?"
열린 문 앞에는, 익숙한 얼굴과 익숙치 않은 얼굴이 각각 서있었다.
"...확실히. 너 정도라면 나를 감지할수 있겠구나."
"...에?"
"자. 그렇다면, 나를 이리 험악하게 깨운 이유를 말해보거라."
"저기... 무슨말이신지..."
"흠... 그래.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것 같군. 소녀. 설명하거라."
"예에..."
아리스가 루미에게 설명하자, 여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이 사실이도다."
"석상이... 당신이었다고요?"
"시치미를 뗄 심산이더냐?"
"아니아니. 난 정말 몰랐다고요...? 그저 협회에서 조사하라는 명령이 있었는데 귀찮...아니 수행을 목적으로 아리스를 보낸것 뿐인데...?"
"조사라고? 조사를 하는데, 나의 몸을 부술 이유가 있었더냐?"
"히익!"
"!!!"
루미가 아리스를 노려보았다.
"...그대가 거짓말을 말하는것 같진 않군."
"예에... 아 리 스? 한번 이 상황을 설명해 볼래?"
"히...히익..."
.
..
...
"죄...죄송해요..."
"혼나는것을 두려워 했다고? 나 참... 그런게 느껴졌으면 어서 나에게 알렸어야지!"
"죄송해요...훌쩍..."
"됬다. 미숙한 자가 실수를 할수도 있는법. 난폭하게 깨어진것은 과연 화가 나지만 이 정도의 훈계로 나는 족하도다."
"으...음.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뭘. 상관하지 않는다. 그나저나 자네는 재능이 뛰어난 자로군. 마력이 매우 탁한게 흠이지만 말야."
"??"
"마력이 순수하기만 했다면 더욱 강력해졌을텐데..."
"...어라?"
루미가 눈을 감으며, 눈앞의 여성에게 느껴지는 마력을 감지했다.
'순수...해.'
지금껏 루미는, 자신의 마력도 나름 순수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눈앞의 여성의 마력은, 물로 표현하자면 천리의 깊이도 다 보일정도로 순수한 마력이었다.
"그러고보니 저 아이도 마력이 탁하더군. 스승이 누군가? 저토록 엉터리로 가르치다니..."
"아니아니... 당신이 너무 순수한 건데요...?"
"...내가 말이더냐... 확실히 나는 동배의 마법사들에 비해 뛰어나긴 했지만, 동배에서 가장 뒤쳐지는 자도 그토록 마력이 엉터리인 경우는 없었다."
"이게... 혼탁한 마력이라고요?"
"그렇다."
"...게다가, 당신, 마법이라고 했지요?"
"그렇다만"
"마법은 없잖아요."
"무슨 소리더냐?"
"우리의 한계로는 마술이 고작이예요. 마법의 경지는 다다른 자가..."
"... 설마. 그때의 마법진은 우리의 왕국이 아닌, 전 세계의 마법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었단 말인가...?"
여성이 머리를 짚고 한숨을 쉬었다.
"...그렇군. 그렇다면, 전 세계에 마법사란 없는 것이겠지...?"
"...? 그렇지요."
"과인의 탓이로다."
"...?"
여성은 고개를 저었다.
"하아... 그렇다면 지금 마법사는 과인 혼자뿐이란 말인가?"
"당신의 마력이 순수하긴 하지만... 그게 마법사라는 증거는..."
"과거엔 강력한 마법이라면 깎아지르는 산도 마법으로 평평하게 만들수도 있었고, 무언가를 '창조'할수도 있었지. 과인의 마력을 완벽히 다룰수 있다면, 그 증거를 보여줄수 있을텐데... 아쉽게도 억지로 깨어진 까닭에 그런 경지를 보여주진 못하노라."
여성이 한숨을 쉬며, 손에 구체를 만들어냈다.
"자...잠깐... 당신. 이 구체는..."
"비전 마법이다. 과인이 과거부터 자신있어 했던 마법이지."
"뭐든간에... 그 구체. 엄청난 에너지를 가지고 있잖아!"
"물론이다. 만일 어딘가에 던지면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겠지."
"그...그런걸 왜...! 빨리 없애!"
"기다려라. 소녀여. 이 구체를 만져보거라."
"에...?"
아리스가 멍하니 답하자 루미가 소리쳤다.
"안돼! 그 구체에 닿는 순간 터져버리고 말거야!"
"너희의 실력으로는 그저 에너지를 모으는 정도에 불과하겠지. 하지만 과인의 마법은 다르다. 모으고, 다룬다. 이 에너지는 엄청난 힘이 잠재되어 있지만 현재로선 극히 무해하다. 과인을 믿거라. 소녀여."
"..."
아리스가 구체를 빨려들어갈듯이 바라보았다. 순수하고 강력한 마력의 집대성의 구체. 불완전한 마술사로선, 호기심이 갈만한 물건이 아닐수 없었다.
스윽...
"어...라?"
아리스의 손에 만져진 에너지는, 놀랍도록 평온하였다. 마치 따뜻하고 부드러운 말랑한 공같았다.
"너도 확인해보거라..."
루미도 이 구체에 대해 혹한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경계를 풀지않고 루미는 조심스럽게 구체를 만졌다.
'...내가 이정도로 모르면, 다루는 것조차 어렵고 극도로 불안정한데... 이건... 너무나도 안정적이야...'
루미는 마치 엄청난 힘을 가진 애완동물이 주인의 곁에서 가만히 있는것 같다고 느꼈다.
"...믿겠느냐?"
"...응."
"좋다."
여성은 너무나도 간단하게 구체를 사라지게 만들었다.
"...과인은, 다시 잠들 생각이었다만, 이런 불완전한 마법사들만이 존재한다는 것은 참을수 없구나. 마법사들이 다시 회복될때 까지, 잠들지 않겠노라 ...그런고로, 과인은 자네의 집에서 머물 생각이네만."
"...!?!?!?!?!?"
깨어난 여왕.
거의 전능한 마법을 부릴수 있지만, 오랜기간의 봉인과 잘못된 봉인해제로 현재 상당수의 힘을 못쓰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차차 회복되는듯 그래도 상당히 강하다.
참고로, 문제가 있는것은 육체 쪽이므로 껍데기에 불과한 육체를 버리면 빠르게 완전해질수 있지만 여왕으로서의 추억과 인간성의 상징이기 때문에 그럴일은 없을것 같다.
1. 더블 타이푼 쇼커 에디션
V3의 그것을 진보된 기술로 개량한 물건으로, 가운데에 쇼커의 마크가 그려져있다.
불길과 바람을 빨아들여서 에너지로 전환하거나 역 더블 타이푼 사용 후의 변신 불가시간이 원본의 절반도 안 되는 등, 성능만으로는 오리지널을 상회한다.
2.데이터 링크
본디 상위개체로서 다른 괴인들을 지휘하기 위해서 부여된 기능으로, 상대에게 텔레파시와 같은 형태로 대화를 하거나 시야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주파수를 맞춘다면 누구라도 정보 공유가 가능).
서로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시야의 공유가 가능한 거리는 최대 2km로, 대화하는 것과 대략적인 방위를 알 수 있는 거리는 무려 반경 10km.
다만, 나오는 쇼커 내부에서 탈주자 취급이므로 대화 기능과 정보공유 기능은 작동하지 않으며, 위치 탐지 기능만이 작동한다.
3. 홀롭틱 아이
수많은 복안으로 이루어진 눈. 단순한 복안이 아니라 벽 너머를 괘뚫어보거나 어둠속을 똑바로 보는 것이 가능한, 외계 기술이 사용된 눈이다.
4. 보조칩
나오의 전신에 한가득 설치되어있는 칩들로, 변신할 때 나오의 괴인 세포를 변이시키는 역할과 연산의 보조, 전신을 돌아다니는 나노머신들을 이용한 파손부위의 수복을 당담한다. 대 EMP 처리가 되어있으며, 나오가 사망하면 나노머신과 함께 나오의 신체를 소각한다.
5. 괴인 세포
현재 나오의 신체의 상당부분을 구성하고있는 것. 평상시에는 인간과 차이가 없지만 보조칩들로부터 신호를 받으면 변이를 시작, 나오의 몸을 괴인의 몸으로 변이시킨다.
6. 인공 신경
단순한 신경으로는 명령이 도달하는 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신호를 전달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교체된 인공물.
나오의 신경계는 뇌를 제외하면 전부 이것으로 대체되어있다.
7.수중 호흡 기능
수중에서의 전투 가능 시간이 제한되는 라이더들을 수중전으로 몰아가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기능.
아가미처럼 물 속에서 산소를 걸러낼 수 있어서 무한에 가까운 수중전이 가능하다.
8. 라이트닝 암
양 팔에 숨겨진 기능으로, 스트롱거의 전격에 대항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기 위한 기능이다.
몸에 흡수한 전격을 양 팔을 통해서 방출하는 것으로, 추가장비를 장착한다면 몸에 전격을 받지 않고도 전격을 방출하거나 EMP를 발생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9. 특수 재질 근육
괴인 세포로 이루어진 근육.
중기관총탄도 막아내는 방어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전격을 받으면 그 전격을 라이트닝 암으로 옮기는 역할 또한 수행한다.
나오가 가진 초인적인 힘의 근원으로, 수련을 통해서 힘을 늘릴수도 있다.
10.쇼커 마크
V3의 레드 렘프 파워, 레드 본 파워, 크로스 핸드와 비슷한 기능.
분노, 또는 슬픔과 같은 감정이 극에 달하여 정신적으로 고양되면 발동되며, 가슴과 등에 쇼커의 마크가 떠오르며 신체능력이 상승한다.
11. 신체 파츠 환장 기능
나오의 전신은 필요하다고 판단될시 머리를 제외하고 모든 부위를 다른 파츠로 환장하는 것이 가능하다.
나오 자신도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기능으로, 교체용 파츠는 나오가 구출될때 모두 소실되었으므로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기능이다.
12. 초가속
쇼커 라이더 13호로서의 기능.
왼쪽 허벅지의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발동되며, 나오의 감각과 신체에 걸어둔 리미터를 해제, 초월적인 속도로 움직일 수 있게된다.
첫 기동에서 마하 1.5를 기록했으며, 가속 한계가 어느정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자신의 움직임에 반응할 수 있도록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지므로 나오의 정신에 가는 부담이 적지 않다.
나오의 정신이 위험할 정도가 되면 자동으로 변신을 풀고 30분 동안 변신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안전장치가 존재한다.
쓰기 전에 손풀이.
때는 새벽 2시.
칠흑같이 어두운 방 안에서, 망치소리가 들린다.
깡, 깡, 깡.
규칙적으로 들리는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
아무 말도 없이, 차가운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어휴, 사람 시끄러워서 참, 이 시간에도 이러고 있었어?"
갑작스레, 방의 불이 켜졌다.
그러자 방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였다.
"에휴, 이 아가씨야. 얼굴에 기름때가 가득이시네요 아주!"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사나에 언니?"
"일단 됐으니까 얼른 나오셔. 정말, 잡동사니들은 창고에 넣고서 꺼내 쓰라고 몇 번 말해야 해?"
"그치만, 창고도 꽉 찼는데…"
"고물상 하시나요 고물상?"
"아파, 언니 아파, 귀가, 귀가아…"
한 손에 잡힌 망치에 제법 손때가 묻어있는 것은 누가 보아도 그녀가 매일 다루기 때문일 것이다.
"자, 얼른 씻으셔. 나갈 거니까."
"이 시간에?"
"몰라, 이 언니 내일 비번이니까, 죽어라 달려보자고."
"…교통과 경찰님"
"대능력자 팀으로 배속 바뀐 지 한-참 됐거든?"
한숨을 내쉬며 티셔츠에 청바지만을 입은 여성이 다른 여성의 손에 잡힌 망치를 억지로 떼어내고서는 그녀를 욕실로 몰아넣었다.
"에휴, 정말 얘도 참"
그녀를 욕실로 몰아넣은 여성의 이름은 카타기리 사나에. 방년 28세, 육체강화 능력자이긴 하나, 2년째 남자와는 연이 없던 여자이기도 했다.
"그거 쓸데 없는 소리라구요, 알아요?"
이 말을 들을 수 있는 듯 하다. 이 실험체에 대한 ㅅ [데이터 말소]
그녀의 방을 슥 둘러본 사나에는 한숨을 폭 내쉬었다.
침대는 물론이고, 책상이고 벽장이고 할 것 없이 전부 어디서 굴러다니던 잡동사니들.
기름때 때문에 욕실로 몰아넣은 누구와는 달리, 하나같이 깨끗하게 닦여 있는 상태였다.
"대책없네 얘도. 나이가 그렇게 어린 것도 아니면서 남자고 패션이고 뭐고 아무것도 관심없이 그저 기계라니 참…"
"…하아…"
"이 아가씨야, 들어간지 몇 분이나 됐다고 나와? 빨리 더 씻지 못해?"
"에에~"
"에에고 헤에고 에헤라디야고 간에 빨리 들어가서 씻어!"
"네네~"
순식간에 나오려고 욕실의 문을 연 그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대충 나오려는 그녀를 사나에가 다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거실을 둘러보았다.
방 안의 잡동사니들과는 달리, 깨끗이 정리된 거실에는 온갖 기계장치들이 있었다.
자신도 몇 번이고 썼던 로켓팩이라든가, 어떤 탄을 넣더라도 문제 없이 호환되는 권총이라든가, 장착만 하면 귀신과도 같이 차의 성능을 올려주는 서스펜션이라든가.
"대체 얘는 뭘 가지고 만들면 이렇게 되나 싶단 말야…"
"찝찝해…"
"옷 좀 제대로 입고 나오라고, 이 아가씨야!"
"뭐 어때, 여자끼린데…."
"우리 밖에 나갈 거거든요? 술 마시러?"
"…집에서 마시는 거 아니고?"
사나에는 반쯤 감긴 눈으로 하품을 늘어져라 하는 그녀의 등짝을 짝 소리 나게 치고서는, 거실에 있는 소파──라기보다는, 기계로 만든 등걸에 가까운──에 주저앉자마자, 그 소파가 자신의 모습을 바꿔 흔들의자 비슷한 것으로 바뀌는 것을 목격하고 말았다.
"이거 뭐야?"
"작업대 겸 침대 겸 소파 겸 흔들의자"
"엑……"
"그러니까, 작업대 겸 침대 겸 소파 겸 흔들의자. 못 믿겠으면 옆으로 살짝 기대봐"
그녀의 말대로 사나에가 옆으로 무게중심을 싣자 그녀의 몸이 순식간에 꺼지더니, 이윽고 침대에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니, 대체 이 쿠션은 어디서 난 거지. 없었는데.
"자, 옷 입었으니까 나가자."
"속옷은?"
"그런 귀찮은ㄱ…"
"이럴 줄 알았어 이럴 줄…"
결국 그녀를 붙잡고서 속옷까지 입혀야 했던 여경, 사나에였다.
~~~ 심야의 공원.
사실 카타기리 사나에라는 사람은 바라는 곳에 그닥 익숙한 사람은 아니다.
자신의 나이도 나이고, 애초에 취향이 고급스런 술이 아니라 집에서 편한 차림~그것이 속옷차림이든 아니든~에 캔맥주 한 캔 따서 넘기고 캬-! 라는 소리를 즐기는 쪽이기 때문이다.
"후우…"
자신의 눈 앞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이 여인, 하라다 미요 역시 바에서 고급스러운 칵테일을 마신다기보다는, 기계들에 파묻혀 한참 땀을 흘리다 기름때 묻은 장갑으로 맥주를 집어서는 입에 털어넣고 더위를 잊는 경향이 강했다.
"언니, 그거 알아?"
"응? 뭐?"
"나, 아랍어 할 줄 안다."
"에? 그, 아, 앗살람, 알... 뭐였더라?"
"앗살람 알레이 쿰. 평범한 인사말이잖아. 뭐, 말을 그대로 바꾸면, '평화가 있으시기를'이지만."
미요가 자연스럽게 손에 담배를 들고 불을 붙인다.
"야야, 기지배가 무슨 담배야."
"안 돼?"
"안 돼."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 성인이 담배 좀 피겠다는데."
"넌 좋아도 난 아니거든? 한번 이야기 좀 해야 하겠니?"
"에이, 알았어 알았어. 그거 참 딱딱하기는… 그러니까 시집을 못…"
"그래, 나랑 IYAGI 좀 하자."
"엣? 아, 그게 말야 언니, 왠지 엄청 힘이 들어간 발음이었는데, 꺄악?!"
잠시 육체언어가 오고간 후.
도쿄 만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이었기에,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두 사람을 식혔다.
잠깐의 침묵.
그리고 사나에가 말을 꺼냈다.
"넌 술만 마시면 그 이야기를 꺼내더라."
"그런가?"
"엉. 벌써 열 댓번은 들었어."
"에헤헤, 그럼 더 이야기할 필요도 없네. 취했나, 나?"
"이 기지배야. 맥주 반캔 마시고 취하니? 너 주량 그정도 아닌 거 알거든?"
"아파파파, 아파파파파! 이 아줌마가!"
"뭐어어어?! 이 무의욕 게으름뱅이가!!"
속절없이 애들 싸움으로 변하는 두 사람의 대화.
그리고 사나에는, 그리고 미요는, 이런 아이들같은 대화가 너무나도 좋았다.
────
흔히 겪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약 10년 전, 남아프리카로 향하던 항공기가 테러조직에 의해 납치되었다.
테러조직은 자신들을 '더러운 서양인들에게 알라의 철퇴를 가한다'는 명목으로, 기내의 승객을 인질로 잡는 일 없이 바로 처형하기 시작했다.
물론 비행기를 자신들의 근거지인 중동으로 향하게 하는 것도 잊지 않고.
소녀의 부모도 이 때 테러조직에 의해 살해되었다.
소녀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큰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눈 앞에서 사람이 칼에 '목이 따여' 죽는 광경은 굳이 어린 아이가 아니라 해도 충격적이기 그지 없을 장면이기 때문이다.
소녀는 그 조직들의 노예가 되었다.
노예였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 해야 했다.
심부름부터, 말로 할 수 없는 행위까지 모두 감내해야 했다. 그녀는 노예였으니까.
몇 년의 시간이 지나 그 조직이 쫓기게 될 무렵, 그녀는 버려졌다.
당연했다. 노예를 챙겨서 도망갈 정도로 그들의 사정이 여유롭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무 능력도 없는 소녀를 ──비록 몇 년의 시간이 지나 읽고 쓸 줄 알게 되었지만── 그저 버려두기엔 꿈자리가 뒤숭숭하다는 이유에, 그녀에게 망치 하나를 주고 갔다.
그녀의 재능은, 여기서 발현되기 시작했다.
이상할 정도로 손재주가 좋고 기계를 잘 다루는 ──물론, 그 테러조직에서 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지만── 그녀의 소질이 빛나기 시작한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고철더미"에서 "탱크"를, "쓰레기더미"에서 "트럭"을 만들어낼 정도로 자신의 재능을 꽃피웠다.
이상할 정도의 재능이지만, 그녀 주위에 워낙 이상한 사람이 많았기에──이게 약 4년 전 일이다── 아무도 그를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
그로부터 2년 후, 그녀는 자신의 역작인 '철함'을 만들어 고국으로 돌아왔다.
이미 자신의 이름도, 신분도, 어느 것도 남아있지 않았던 고국에서 자신은 이방인이었다.
"…"
그 때 만난 것이 지금 옆에서 속없이 술을 마시며 꺄하하하, 하고 웃는 아저─ 아니, 언니인 카타기리 사나에였다.
자신의 신분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그녀의 본명이 하라다 미요라는 것을 알아낸 것 역시 그녀였다.
따라서── 하라다 미요에게 있어 카타기리 사나에는 자신을 '다시 태어나게', 아니, '자신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만들어준, 과장을 섞자면 자신의 창조자와도 같은 존재인 것이다.
"언니."
"엉?"
"바이크 샵, 내일 열 건데."
"에!? 진짜! 어맛 이건 가야 해!"
"흐흥~ 어떤 개조든 맡겨만 주세요!"
그녀의 손에 들린 술잔에 그려진 망치가 가로등의 불빛에 반짝였다.
"아, 근데 말야 미요찡"
"왜 그래 아주── 아니 언니"
"대체 어떻게 렌치도 없이 개조를 뚝딱뚝딱 하는거야?"
"톱푸 시크─"
"얌마! TV보는 척하긴!"
"아파! 아파파파파!"
밤은 깊어간다.
하라다 미요.
소속 : 없음.
연령 : 20세
능력 : 없음.
공식적으로 확인된 능력은 없으나 손에 든 망치 하나만으로도 모든 기계를 만들고 모든 개조를 할 수 있다.
설계도는 필요없으며 머릿속에 있는 그림만으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공순이 계의 여신.
기계의 재료를 충당하는 소스가 "폐품" 또는 "잡동사니"라는 점 역시 주의해야 할 점.
그녀에게 잡동사니를 던져줬다가는, 어떤 것이 되어 나올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도 공순이 계의 여신.
그러니까 통칭 '글라놀러지'의 체현자.
오오 여신님 오오
타이어 위에 올라간뒤에 부릉부릉을 외치면 자동차가 될지도
핏빛으로 칠하면 성능 200%나 아니면 젓가락을 무전기로 개조하거나 기관총을 숟가락으로 개조하거나...
모치즈키 안나라면, 분명 그리마스...
"Расцветали яблони и груши, Поплыли туманы над рекой~♪(사과나무와 배나무에 꽃이 활짝 피고, 구름은 강 위를 흘러가네~♪)"
한손에는 1.5L 음료수가 든 봉지를 들고 입으로는 카츄샤를 흥얼거리면서 아나스타샤는 공원을 걷고 있었다.
그녀가 쿨 프로덕션에 입사한지도 어느세 한달.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충실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자유도가 높다고는 해도 군인 쪽에 더 가까운 SDTF에서의 생활에 비하면 기숙사는 낡았다고 해도 자유롭고 마음 편한 생활이 훨씬 마음에 들었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즐거웠기 때문이다.
......일본기준으로는 여전히 미성년이라서 보드카를 살 수 없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말이다.
전혀 맞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일이 이리도 잘 맞는 것이, 총을 쏘고 사람을 얼음에 가두는 것에만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이 그녀는 참 기분 좋았다.
"CD 데뷔.....정말로 잘 할 수 있을까?"
퇴근하기 전에 프로듀서로부터 들었던 말을 다시 떠올리며, 그녀는 입을 열었다.
입사한지 한달을 조금 넘겼을 뿐인데 데뷔를 해도 괜찮을까 하는 불안감이 떠올랐지만, 고개를 저으며 그 불안감을 떨쳐버렸다.
같이 데뷔하는 사람들인 레나, 노아, 미유, 미쿠도 데뷔해도 문제 없을거라고 말해줬고, 이미 데뷔해서 인기를 끌고있는 사람들도 말해줬으며, 자신을 이끌어주는 프로듀서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해줬는데, 이렇게 겁을 먹어서는 안될테니까.
"그래....반드시 잘 될거야."
프로덕션 사람들의 응원을 떠올린 덕일까,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돌아왔다.
산책하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의 미소를 띄우며, 그녀는 하늘을 보았다.
그리고, 아나스타샤는 감탄 섞인 탄성을 터트렸다.
"Красивый .......(예쁘다.......)"
평상시에는 대기 오염 때문에 하늘을 올려봐도 별이 잘 보이지 않는 흐린 밤하늘만이 펼쳐졌었지만, 오늘은 운이 좋게도 별이 잘 보일 정도로 하늘이 맑았다.
별을 보는 것이 취미인 그녀에게 이렇게 별이 밝은 것은 기쁜 일이었다.
폐문시간인 9시 까지는 시간이 제법 남았으니 잠시 별을 보다 돌아가도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하며, 아나스타샤는 벤치에 앉았다.
"얼마만일까...이렇게 별을 보는거......"
SDTF에 있을때는 바쁘고 피곤해서, 쿨 프로덕션에 온 이후로는 피곤해서 잘 볼 수 없었던 별하늘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일까, 아냐는 어느세 환하게 웃고있었다.
저 하늘에 떠있는 별이 무색할 정도로 밝고, 아름다운 웃음이, 그녀의 얼굴에 떠있었다.
공원은 이미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변해있었다.
이능이 행사된 것도, 누군가에 의해서 결계가 설치된 것도 아니다.
금방이라도 별이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밤하늘 아래에서 아나스타샤가 웃고 있을 뿐이었지만, 그것 만으로도 공원은 신비하고 환상적인 장소로 변해버린 것이다.
"아, 사조성이다."
.......비록, 아냐가 그 환상적인 분위기를 스스로 깨버리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
"8시 30분...벌써 이런 시간이네....."
아쉽다는 듯이 시계를 보며, 아냐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직도 이렇게나 별이 밝은데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통금시간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와쿠이씨는 정말로 무서우니까.
여유있게 도착하려면 지금 출발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발걸음을 옮기는 그때──.
"Кто-то смотреть?(누군가가 보고있어?)"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고──선의는 담겨있지 않았다── 아나스타샤는 발걸음을 멈췄다.
고작 한달 쉬었을 뿐인데 지나치게 긴장을 풀어버린 자신을 책망하며, 아냐는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누구지?'
도대체 누가 자신을 보고있는 것일까, 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면서 주변을 경계하기 시작한 것을 인식한 것일까, 상대의 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이 명백해졌다.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아냐가 눈을 돌렸을때 나타난 것은.......!
".......?!"
놀랍게도, 한명의 어린아이였다.
높게 쳐도 12살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그렇지만 평범한 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위엄'이 느껴지는 금발의 소녀가 아냐를 향해 던져지고 있던 시선의 주인이었던 것이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이 영 곱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아냐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여자아이가 나타난 직후, 이쪽을 향해서 달려오는 성인 남성 두명의 기척을──아마도 SP이리라── 감지했기 때문이다.
'제법 귀한 집 아가씨 같은데......뭐가 목적인거지? 모르겠어......'
왜 자신을 저런 눈으로 보는 것인가, 자신이 뭔가 원한을 살 만한 짓을 했는지 생각해보아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상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데 뭘 어쩌란 말인가!
그 와중에도 남자들의 기척은 점점 가까워진다.
여차하면 정체가 발각나는 것을 각오하고 이능을 사용해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아냐가 주먹을 가슴 앞으로 들어올렸을때, 소녀가 입을 열었다.
"처음뵙겠습니다. 쿨 프로덕션 소속 아이돌 후보생, 아나스타샤님. 사쿠라이 가문의 일원, 사쿠라이 모모카라고 합니다."
"!"
사쿠라이 가문이라는 단어를 듣고서, 아냐는 눈 앞의 아가씨가 누구인지 떠올릴 수 있었다.
미나세 가문과 토코지 가문 못지 않은 위세를 자랑하는 명가이자, S.D.T.F. 의 스폰서 중 하나인 사쿠라이 가문의 따님.
아냐 또한 그 이름을 여러번 들어본 가문이기도 했다.
"이런 늦은 시간에 이렇게 찾아뵌 것은 다름이 아니라 아나스타샤님에게 아주 사소한 용무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걱정 마세요. 협조해주신다면 금방 끝날테니까요."
그 사쿠라이 가문의 따님이 자신에게 용무가 있다니, 무슨 일일까.
하고 아냐가 생각하는 그때, 모모카가 입을 열었다.
"1년 전 3월, 자카르타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능력자 테러리스트들에 의해서 점거되었던 사건은 알고 계시겠지요?"
"........Да.(.......예.)"
모모카의 입에서 나온 말을 듣고, 아냐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수많은 능력자 테러를 진압한 아냐였지만, 그 작전만은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 작전은 아냐의 인생에 큰 획을 그을 정도의 대사건이 터졌던 작전이니까.
"그리고, SDTF가 테러를 진압할때 한명의 빙결계 능력자에 의해 인질이 몇명 사망했다는 사실도 알고 계시겠지요?"
".......Да.(........예)."
아냐가 살아온 15년을 통틀어서 최악의 기억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 아냐의 머릿속에서 되살아났다.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의 발생.
얼어있는 테러리스트들 사이에서 홀로 얼어있지 않은 한명의 테러리스트.
그리고───
'그만!'
고개를 흔들어 나쁜 기억을 떨쳐내고, 아냐는 모모카를 다시 바라보았다.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 것에 대한 가벼운 원망을 담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아냐를 향해, 모모카가 말을 잇는다.
"그 사건에서 희생된 인질 중 한명은, 제 오라버니였답니다. 사인은 급격한 체온의 저하로 인한 동사. 빙결계 능력자의 소행이었지요."
"......!"
기억해냈다.
그때 전혀 얼어붙지 않은 한 테러리스트의 옆에 있던 금발의 남자.
예상외의 변수에 아냐가 당황하는 사이 남자를 포함한 몇명의 인질들이 얼음상으로 변해버렸고, 아냐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테러리스트를 다른 방법으로 제압하기 위해서 아냐는 PSG-1을 조준했고────
────그날, 아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다.
'설마.......!'
그 순간, 아냐의 머릿속에서 모든 것이 연결되었다.
노아씨가 말한 자신의 과거를 캐려는 사람이 누구였는지.
눈 앞의 소녀, 사쿠라이 모모카가 왜 자신을 찾아왔는지.
왜 자신에게 그 사건을 물어봤는지.
그리고───
"어떻게 된 것인지, 자세하게 이야기해주시겠어요? SDTF 극동지부 소속 대원, 아나스타샤님?"
".......!"
어째서 모모카의 두 눈에 '미움'이 섞여있는지도 말이다.
평화롭게 해결하긴 글렀다고 생각하며, 아냐는 음료수가 든 봉지를 땅에 내리며 전투태세를 취했고.....
"잠시 동행해 주셔야겠어요."
딱!
모모카가 손가락을 튕기는 것과 함께 나타난 두명의 SP가, 아냐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
새삼스러운 사실이지만, 아냐는 S.D.T.F 소속의 대원이다.
능력자나 비능력자 간의 문제를 조정하며, 동시에 능력을 악용한 범죄를 진압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그런 조직의 대원.
기본적으로 대 능력자 전을 상정하여 짜여진 훈련을 받기 때문에, S.D.T.F. 대원의 전투력은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격투술 훈련을 훌륭하게 수료한 대원이라면 어지간한 육체 강화 능력자를 상대로도 비등하게 싸울 수 있을 정도로, S.D.T.F.의 격투술 훈련은 혹독하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절반뿐이라고는 해도, 아냐의 몸에는 설녀의 피가──악마의 피가──흐른다.
물론, 설녀라는 종족은 결코 격투에 능한 종족이 아니다.
근력은 약하고, 맷집도 좋은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 '약하다'는 표현은 어디까지나 악마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의 이야기.
인간에게 있어서는 설녀의 '약한' 근력조차도 저항할 길이 없는 '폭력'이다.
그렇기에, 이 상황은 터무니없지만, 동시에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조금 잘 싸우는 인간에 불과한 SP들이 반 정도는 악마인 아나스타샤에게 전혀 상대가 되지 못한체 땅에 널브러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이다.
2.5초.
단 2.5초만에, 두명의 SP를 기절시킨 아냐의 시선이, 이번에는 모모카에게 옮겨졌다.
더 해볼 생각이냐고 말하려고 했던 아냐였지만, 모모카의 손에 쥐어진 어떤 물체를 보고 딱딱하게 굳어졌다.
은색으로 빛나는, 아냐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익숙한 형상을 한 금속물체.
권총──정확히는 소환기지만, 아냐가 그것을 알리가 없으니──이 모모카의 손에 쥐어져 있었던 것이다.
능력을 써서 제압해야할까, 하고 고민하던 아냐였지만, 모모카가 그것을 스스로의 관자놀이로 가져가는 것을 보고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그만둬 라고 소리치면서 모모카를 말리려는 그 순간.....
"?!"
갑작스럽게 아냐가 앞으로 달려나가려던 것을 그만두고 뒤쪽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펑!
폭음과 함께, 아냐가 있던 곳에 불꽃이 피어올랐다.
"불.....꽃.....?"
"피하셨군요."
허공에서 갑자기 일어난 발화 현상에 놀라는 아냐를 향해서 모모카가 말을 던졌다.
"다음 번은 놓치지 않아요."
그녀의 머리 위에는, 후드가 달린 회색 로브를 입은 갈색 단발머리의 여성의 모습이 나타나 있었다.
◇◇◇◇◇◇◇◇◇◇◇◇◇◇
"아기! 이연아!"
"....!......!"
"어쩨서.....어쩨서......!"
다음 번은 놓치지 않겠다고 여유만만한 목소리로 선전포고를 날린 모모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모모카의 얼굴에서는 여유가 사라져가는 반면 아냐의 얼굴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
아냐가 능력을 사용하려 하지 않기에 상성상으로는 모모카가 우위이며, 헤스티아의 스킬 발동 속도도 결코 느린 편은 아니다.
아냐가 전장을 이탈하려 하거나 모모카와의 거리를 단숨에 좁히려고 할때마다 적절하게 스킬을 발동 시킨 덕에 아냐는 일방적인 방어전을 강요당하고 있는 상황일텐데───.
어쩨서, 공세를 펼치고 있는 모모카쪽이 초조해하는 것일까.
어쩨서, 모모카의 공격이 아냐에게 전혀 맞지 않는 것일까.
일방적인 방어전을 강요당하고 있는 아냐가, 공세측인 모모카보다 여유가 넘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아나스타샤가 모모카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모모카의 페르소나는 확실히 위협적이다.
상성도 있거니와, 그 발동속도는 아냐도 회피하는 것이 전부일 정도로 신속하다.
허나, 그뿐이다.
아무리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다고 한들, 사쿠라이 모모카는 귀한집에서 태어난 12살 아가씨일 뿐이다.
나름대로 자신을 지키기 위한 기술을 연마했다고 해도, 그녀의 신체능력과 전투센스는 또래 여자아이보다 조금 나은 정도일 뿐.
S.D.T.F.의 혹독한 훈련을 수료했으며, 1년을 조금 넘는 기간이라고 해도 모모카 이상의 맹공을 퍼붓는 능력자들을 100명은 가볍게 넘도록 상대하고 제압해온 아나스타샤와는, 처음부터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이제 그만둬요. 아가씨. 이 이상 해봐야 무의미하다고요."
아기를 백 덤블링으로 피하며, 아냐가 모모카에게 말했다.
이연아와 아기를 난사한 탓일까, 눈에 띄게 피로해보이는 모모카와 달리, 아냐는 얼굴이 살짝 붉어진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쉽지 않겠지만, 일단 조금 진정하고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그 모습을 보고, 모모카는 분하다고 생각했다.
겨우 오라버니의 죽음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가진 사람을 만났건만, 이렇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
뭔가 말한 것 같았지만, 들리지 않는다.
'힘이....힘이 필요해.....!'
힘을 가지고 싶다.
지금 사용할 수 있는 이 힘보다 더 강한 힘을.
자신을 얕보고 있는 저 여자에게──물론 아나스타샤는 전혀 얕보고 있지 않지만──한방 먹여줄 그런 힘을.
'강해지고 싶어.....!'
강해지고 싶다는 의사가.
불합리할 정도의 힘의 차이에도 굴하지 않는 그 의지가.
두려움을 이겨내는 그 용기가, 헤스티아에게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
방금 전 까지만 해도 힘이 들어가지 않던 모모카의 팔과 다리에 힘이 돌아온다.
아기의 연발로 고갈되어가던 마력이 다시 차오른다.
빛이 돌아온 두 눈으로, 방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압력을 뿜어내며 자신을 노려보는 모모카를 보면서 아냐는 왠지 모를 두려움을 느꼈다.
모모카가 소환기의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덥쳐온 오싹한 느낌에 아나스타샤는 몸을 날렸고───
아 기 라 오
─────그리고, 폭염이 일었다.
'아파.....!'
직감을 믿고 몸을 던졌음에도 화상을 입어버린 왼팔을 부여잡고, 아냐는 터져나오려는 비명을 억눌렀다.
'위험해....이건 위험해.....'
벌겋게 변한 것은 물론이요, 물집이 생겨나기 시작한 왼팔을 얼음으로 덮어서 식히며, 아냐는 모모카가 가진 위험도를 높였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머리 하나 정도 크기였던 불길이 지금은 사람 하나 정도는 가볍게 집어삼킬 정도로 커졌다.
저런걸 맞았다간, 그냥은 끝나지 않는다.
특히나 화기에 취약한 몸을 가진 자신이라면 단 한번 맞는 것 만으로도 치명상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민간인 상대로는 쓰고싶지 않았는데.....!'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면 제압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며, 아냐는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녀의 파란색 눈동자가, 차가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
아냐가 모모카에 대한 평가를 수정할때, 모모카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아기가 아기라오로 변화하고, 이연아가 난동부리기로 변화했을때, 변화한 스킬이 더욱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다.
하지만, 설마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분한 마음에 좀 과하게 힘을 넣기는 했다지만, 사람 하나 정도는 가볍게 집어삼킬 수 있을 정도의 불길이라니!
그렇지만, 이 정도라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단번에 승산이 높아진 것에 기뻐하며, 모모카는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겼다.
"헤스티아! 난동부리기!"
몸에서 뭔가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감각과 함께, 헤스티아가 한 손을 높게 치켜든다.
그것을 보면서, 아냐는 이를 악물었다.
불안하다.
이연아라는 공격을 날릴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힘이 집중되어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잘 느껴진다.
방금 전의 이연아와는 비교도 안되는 무언가가 온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냐는 전력을 다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아냐의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아냐가 서있던 곳에서 이탈하기가 무섭게, 형태가 없는 '힘'이 그곳에서 날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그곳을 보며, 아냐는 자신이 그곳에 남아있다면 어찌 되었을지 상상해버렸다.
화기에 약한 것에 비하면 물리적인 타격을 견뎌내는 것은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으니 아기라오를 한번 더 맞은 것보다는 나았겠지만, 타격을 입었을 것이 분명하다.
설령 맞았다고 해도, 지금부터 일어날 일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미안해요."
들리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아냐는 사과의 말을 꺼냈다.
"이런 짓을 해서. 미안해요."
쩌저적!
"?!"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모모카의 목 아래가 전부 얼음에 갇혀버렸다.
◇◇◇◇◇◇◇◇◇◇◇◇◇◇
"무례를 저질러서 죄송합니다. 사쿠라이양.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야기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아서 말이죠. 아, 이건 잠시 제가 가지고 있겠습니다."
"....."
모모카의 구속을 풀어주고 소환기를 빼앗으며 아나스타샤가 말했다.
모모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분하다는 표정을 짓는 모모카를 보고 아냐는 어린아이 특유의 고집이라는게 이런거구나───본인도 겨우 3살 연상일 뿐인 어린애라는 것은 신경쓰지 말자───하고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이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는한 대화가 시작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아나스타샤는 입을 열었다.
"작년 3월 자카르타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점거 사건에 대해서 듣고 싶다고 하셨지요? 예. 들려드릴게요. 그 사건에 대해서. 그리고, 아가씨의 오라버니라는 분이 돌아가신 경위에 대해서도요."
작전에 투입되고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돌발사태가 발생했던 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을 쐈던 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을 죽였던 날.
1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선명하게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이, 아나스타샤의 마음을 어지럽혔다.
"작년 3월의 그 사건......사쿠라이 양의 오빠분을 사망으로 몰고간 능력자는 제가 아닙니다. "
".........."
"하지만, 제가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
아나스타샤의 말을 듣고 모모카의 눈이 휘둥그래졌지만, 하늘을 바라보고있던 아나스타샤는 모모카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모모카의 얼굴을 보지 못한체 아나스타샤가 말을 이어나갔다.
"그때 저는 S.D.T.F. 극동지부 산하의 팀, 스노우 화이트 팀에 배속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이었어요. 작전에 투입된 횟수도 그렇게 많지 않았을 때였고요. 한마디로 미숙하기 짝이 없었던 때지요. 그 미숙함 때문이었어요. 그때 발생한 예상외의 사태에 대응하는데 너무 시간이 걸려버린 것도."
괴로운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한 탓에 아냐의 얼굴이 잠시 찡그러졌지만,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그때 제가 조금만 더 신속하게 대응했다면.....테러리스트가 사쿠라이양의 오라버님을 동사시키기 전에 침착을 되찾고 테러리스트를 조준했었다면, 하다 못해서 방아쇠를 당기는 것을 무서워하지만 않았다면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는데........."
"..........."
"............"
".......오라버니를 살해한 테러리스트는, 어떻게 되었지요?"
".......죽었습니다. 심장에 총탄을 맞았거든요. 제가 죽였어요."
거기까지 말하고, 아나스타샤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를 평생토록 따라다닐지도 모르는 대사건에 대해서 이야기 한 탓일까, 아나스타샤의 얼굴은 상당히 피곤해보였다.
무거운 이야기였던 탓일까, 두 사람 사이에서는 침묵만이 흘렀다.
그 무거운 침묵을 깨트린 것은, 놀랍게도 모모카였다.
"......그랬군요."
모모카의 얼굴을 보고, 아냐는 조금이지만 놀라움을 느꼈다.
어린 아이일게 분명한──몇번이고 말하지만, 아냐도 어린아이라는 것은 신경쓰지 말자──모모카가 이렇게 순순히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 멋대로 오해해서 폐를 끼치게 만든 것, 괴로운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 것도, 사과드릴게요."
아냐의 놀란 얼굴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어가는 모모카의 모습은, 12살 아이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어른스러웠다.
"정말, 죄송합니다."
"......."
아무래도 '사쿠라이 모모카'라는 아이는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강한 아이였던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아나스타샤는 입을 다물었다.
"저, 괜찮으시다면 소환기, 돌려주시겠어요? 조금이지만 왼팔에 입은 화상을 낫게하는걸 도와드리고 싶어서요."
"Да? 아, 예?"
얼떨덜결에 소환기를 넘겨준 아나스타샤였지만, 그다지 기대는 하고 있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물집이 가라앉고 있다고는 해도 최소한 다음날 점심까지는 완치되지 않을 정도의 화상인데, 어떻게 낫게 한다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 그때......
"헤스티아. 디아."
파아앗!
"! 상처가......게다가 이렇게나 빠르게....."
헤스티아의 손이 빛을 발하자 왼팔의 화상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것을 보고 아나스타샤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S.D.T.F. 극동지부의 의무관이 봤다면 자신의 아이덴티티가 흐려진다면서 징징거릴 정도의 속도.
의무관이 가진 치료능력이 동 계통의 능력자 중에서는 그럭저럭 강력한 편에 속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 아가씨가 사용한 디아라는 스킬은 굉장한 물건이다.
"끝났어요. 어디 아프신 곳은 없으신가요?"
"Нет, 전혀 아프지 않네요. 감사합니다."
치료 능력만이 아니라 공격능력까지 겸비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로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나스타샤는 시계를 보았다.
시계에 표시된 시간은 이미 8시 40분.
달려간다면 어떻게든 늦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아나스타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전에, 한가지 해둬야 할 일이 있지만.'
"아, 사쿠라이양. 헤어지기 전에 조언 하나드릴게요."
"?"
"S.D.T.F에 지원하실 생각이라면, 지금은 포기해 주세요. 모모카 양은 너무 어려요."
"!"
정곡을 찔린 것일까, 모모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반론을 하려고해도 아나스타샤의 말이 너무나 지당한지라 모모카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듯 했다.
그런 모모카에게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아나스타샤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사쿠라이 양이 성인이 된 후에도 S.D.T.F에 지원하실 생각이시라면.....추천장 정도는 써드릴게요."
"!!!"
순식간에 화색이 돌아오는 모모카의 얼굴을 뒤로하고, 아나스타샤는 발걸음을 옮겼다.
모모카는, 말 없이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벤치에 뉘어놓았던 SP들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계속.
────수많은 별들이 지켜보는 밤하늘 아래에서, 하나의 오해가 풀렸다.
[오해의 끝에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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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길었다.....이걸로 하나 끝이구나.....
모모카 스킬트리를 슬슬 확정시켜놔야겠네요.
(타카하시 레이코의 경우)
"수고하셨어요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타카하시씨~."
하루 일을 마친 타카하시 레이코(31세, 성우)는 같이 수록에 참여한 후배들에게 인사를 하고 걸음을 옮겼다.
이 업계에 뛰어든지도 어느세 수년.
그녀는 이미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위치에 올라서있었다.
"하아....힘들었네. 그나저나 마법 소녀물이라. 옛날 생각 나네."
자신이 아직 철이 없고 꿈에 넘치던 시절을 떠올리며, 레이코는 웃었다.
문득, 자신이 다시 그때에 했던 '그 일'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레이코의 머리 속에 떠올랐지만......
"나도 참, 무슨 소리를 하는 거람. 이 나이에 무슨......"
다시 하라면 부끄러워서 절대로 못할거야.
하고 생각하며, 레이코는 발 걸음을 옮겼다.
오늘 저녁은 뭐가 좋을까하고 고민하던 그녀였지만───
"어머나? 너는.....?"
그녀의 눈 앞에 모습을 드러낸 무언가를 보고, 그녀의 발걸음이 멈췄다.
(히이라기 시노의 경우)
"우으응~힘들어라. 오늘 일은 여기까지 해둘까?"
기지개를 펴면서,「BAR 히이라기」의 젊은 마스터 히이라기 시노(31세, BAR 히이라기의 마스터)가 중얼거렸다.
이런 저런 손님을 상대해야하고, 진중한 이야기가 오가기도 하는 바의 마스터는 제법 피곤한 일이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피로한 기색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만족만이 느껴졌다.
대학생 시절부터 바에서 일하면서 경험을 쌓은 끝에 손에 넣은 자신만의 바이기 때문일까, 그녀가 이 바에 가지는 애정은 각별했으며, 몸이 피곤할 정도로 손님이 온다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서 기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피로는 누적시켜서 좋을 것이 없는 것이고, 밤에 주로 일하는 그녀의 직업상 피로를 해소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보람찬 하루 일을 마치고 가게 문을 내린 다음, 그녀는 즐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어라아─? 너는───"
그리고 그때, '술 없이는 떠올리기도 부끄러운 과거'를 상징하는 '그것'이 그녀의 앞에 나타났다.
(마스터 트레이너(아오키 레이)의 경우)
"OK! 오늘은 여기까지! 수고했어요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하아......이걸로 오늘 일은 끝이구나.....전산 처리만 하고 좀 쉬어야지......."
오늘의 마지막 레슨을 마친 후 지친몸을 이끌고 사무실에 돌아와 의자에 주저앉으면서, 아오키 레이(28세, 마스터 트레이너)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릴 적부터 몸을 쓰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던 그녀는 지금 어느 레슨 스튜디오에 고용되어 강사로서 일하고 있다.
그녀의 자매들도 같이 일하고 있었지만, 12살 때 '그 경험'을 했던 그녀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어떻게 그걸 한 건지 모르겠단 말이야......"
지금 다시 한번 해보라고 하면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어린날의 흑역사를 떠올린 레이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키보드에 손을 얹으려고했다가-----.
"에.....?"
창가에 앉아있던 '그것'을 발견한 그 순간, 레이는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그것을 바라보는 레이의 얼굴에는 경악 뿐만이 아니라 가벼운 두려움까지 섞여 있었다.
"왜....왜 네가 지금 여기에....!"
두려움이 섞인 목소리로 던져진 레이의 질문에 '그것'이 대답했다.
(소마 나츠미의 경우)
"야아~즐거웠다!"
도쿄 나리타 국제 공항, 시원시원해보이는 복장을 입은 한명의 여인이 쭈욱 기지개를 켜면서 말했다.
날이 풀리기는 했어도 제법 추울텐데도 시원시원한 복장을 하고있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그녀가 내린 비행기에 그려진 '에어 인디아'의 마크가 그녀가 왜 그런 옷을 입고있는지를 알려주었다.
"이번에는 진짜 최고였던 것 같아....설마 비행기가 한시간 밖에 늦지 않다니."
평소대로라면 서너시간은 기본일텐데 말이야.
하고 작게 중얼거리면서, 소마 나츠미(25세)는 걸음을 옮겼다.
관광회사 가이드로서 반년 가까이 일본을 떠나있었던 그녀는 오늘로서 파견 근무를 마치고 일본으로 왔다.
오랜만에 고국에 돌아온 것 때문인지, 그녀의 기분은 상당히 HIGH해 져 있었다.
"빨리 집에 가야겠다~♪집에 가서 씻고 쉬고싶어.♪ 아, 그 전에 옷부터....."
인도와는 달리 추울 것이 분명한 바깥 날씨에 대비하여 옷을 갈아입기 위해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녀였지만......
"어....라.....? 네가 왜 여기에....."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 닫는 순간 그녀의 앞에 나타난 '그것'을 보고, 나츠미는 딱딱하게 굳어져버렸다.
(카와시마 미즈키의 경우)
"우우응~ 피곤해라...역시 2차 까지 같이 달린 건 실수였을까?"
근무하고있는 방송국 사람들 끼리의 회식을 마친후, 카와시마 미즈키(28세)는 피곤함이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기지개를 폈다.
몇년 전만해도 2차는 물론이요 3차, 4차 까지 달려도 다음 날에는 쌩쌩하게 돌아다닐 수 있었건만, 지금은 2차를 완주하는 것도 벅차다.
피부도 마찬가지.
특별히 관리를 하지 않아도 고왔던 피부는 세월과 스트레스 앞에 탄력과 윤기를 잃었고, 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인정하기 싫어서 안티에이징에도 힘쓰고는 있지만....역시 나이는 속일 수 없는 걸까하아.....왠지 옛날이 그립네....."
자신이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반동일까, 미즈키의 머릿 속에 어린 날의 그녀 자신이 떠올랐다.
피부가 거칠어진다거나 탄력을 잃는 것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았던 그 시절이 말이다.
"그때는 정말 좋았는데.....가능하다면 다시 해보고 싶은데, 역시 안되겠지?"
하늘을 바라보면서, 미즈키는 15년 전의 그때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지금도 연락을 계속 하고 있을 정도로 단단한 인연이 탄생하게 되는 계기기 되었던 그날을.
"그러고 보면, 그때도 이렇게 달이 밝았었.....어머?"
가능하다면, 그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기던 그녀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췄다.
그녀의 앞에 나타난 무언가 때문이었다.
"너는.......!"
기쁨과 반가움이 가득 찬 얼굴로, 미즈키가 입을 열었다.
어딘지 알 수 없는 공간.
'나 악당입니다' 라고 광고하는 모습을 한 한명의 괴인이 쓰러져있는 5명의 소녀들을 향해 조롱의 말을 날리고 있었다.
"정신차려하니! 이렇게 쓰러져있으면 진짜로 위험해하니!"
"무...무리야.....더 이상 힘이 없어......."
말끝마다 하니를 붙이는 마스코트 같이 생긴 털뭉치가 소녀들을 격려하지만, 괴인에게 당한 데미지를 아직 회복하지 못한 것일까, 누구도 몸을 일으키지 못한다.
절망에 빠져가는 소녀들과 털뭉치를 향해, 득의 양양한 웃음을 띄우며 괴인이 손을 들어올린다
"후하하하! 제법 노력했다만, 여기까지인 것 같구나! 지금까지 우리를 방해한 대가, 죽음으로 치르거라!"
괴인의 손에, 검붉은 기운이 모이기 시작했다.
변신이 풀려버린 지금 저런 것을 맞았다간 죽어버릴 것은 분명한 이야기.
일어나야 할텐데, 일어나서 움직여야 할텐데, 그런데도 소녀들의 몸은 말을 들어주질 않는다.
"하핫! 죽어라!!!"
슈웅!
괴인의 손에 모이던 검붉은 기운이 마침내 소녀들을 향해 발사되었고, 소녀들이 눈을 꽉 감는 그 순간.....!
"거기까지다! 악당녀석!"
번쩍! 펑!!
또랑또랑한 목소리와 함께 날아온 하얀색 빛이 소녀들과 괴인이 발사한 검붉은 구체의 사이에 나타나 벽을 만들었고, 괴인의 공격은 하얀색 빛에 막혀 사라졌다.
"?! 누구냐! 정체를 밝혀라!!"
갑작스럽게 일어난 이변에 당황하면서 괴인은 빛이 날아온 방향을 바라보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상상조차 하지 못한 사태에 괴인이 당황하기 시작한 그때였다.
"이쪽이다!!"
"?!"
빛이 날아온 방향과는 정 반대 방향에서 목소리가 들려온 것에 놀라면서 소녀들과 괴인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곳에 서있던 것은......!
"너의 악행도 여기까지다!"
"우와아, 미즈키 너는 그런 부끄러운 대사를 용캐도 말한다? 존경스럽다 진짜."
"냅둬, 그때도 얘 이랬잖아."
"신경 쓰면 지는거라구요 레이코 언니."
"그보다, 진짜로 변신해야해요? 카와시마 언니? 그 전에 변신해야하면 미리 변신하고 와도 됬을 것 같은데...."
"얘는 무슨, 적이 있는데서 변신을 안 하면 그게 무슨 마법소녀니?"
"진짜로 그거 해야해? 이 나이 먹고?"
───평균 연령 28세의 여인네들이었다!
"으잉? 뭐냐 네놈들은!"
"우리들로 말할 것 같으면.......!"
척!
세번쩨로 나이가 많아보이는 여인이 네크리스를 풀어 손에 쥐는 순간, 다른 네사람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
뭔가 따져보려는 듯이 입을 열려고 한 그녀들이었으나, 너무나도 기대에 찬 그녀의 얼굴에 압도되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듯 했다.
아주 짧은 침묵이 흐르고,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여인이 자포자기 한 것처럼 소리를 지르면서 네크리스를 손에 쥐었다.
"아오! 변신 한다 해! 미즈키 네가 이겼어!"
"""으아아아....."""
절망에 가득찬 얼굴로 다른 사람들도 네크리스를 손에 쥐었고, 그녀들의 손에 쥐어진 네크리스가 빛을 발함과 함께....!
"""""변신!"""""
변신이라고 외치는 순간, 역사는 다시 쓰여진다!
빨강, 보라, 순백, 청녹, 분홍색의 빛이 일었다가 사라짐과 함께, 중앙의 하얀색 옷을 입은 여성의 우측에 있는 붉은색 암표범 같은 의상의 여인, 타카하시 레이코(31세)가 주먹을 높이 치켜들며 죽을 정도로 부끄러워하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타, 타오르는 열정의 적색. 에, 엔젤릭 레드으!"
그에 이어서, 백색의 여성의 좌측에 서있는 늠름한 느낌으 녹색 의상을 입은 여인, 아오키 레이(28세, 마스터 트레이너)가 등을 돌리고 허리에 양손을 얹고 외쳤다.
"요, 요, 용솟음치는 활력의 녹색! 엔젤릭 그린!!"
그 다음으로, 마스터 트레이너의 옆에 서있는 보라색의 매우 요염한 옷을 입은, 왠지 혼자서 술취한 것 마냥 얼굴은 빨갛고 눈에는 취기가 느껴지는 여인 히이라기 시노(31세)가 허리를 굽히고 입술을 대고 손가락으로 츄를 날리면서 외쳤다.
...........왠지 한손에 술병을 들고 있는 것 같지만, 신경쓰지 말도록 하자.
"신비한 비밀의 보라색! 엔젤릭 퍼플!"
그리고, 레이코의 옆에 서있고, 이 중에서는 가장 젊어 보이지만 왠지 인기가 없을 것 같아보이는 여인이 얼굴에 꽃손을 만들며──얼굴이 지금 당장이라도 목을 매달고 싶은 듯한 표정인 것은 신경쓰지 말아주자───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까.....깜찍한 귀여움의 핑크색.....엔젤릭 핑크....."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섯명의 여인들 중에서 유일하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여인이 앞을 향해서 두팔을 벌리며 외쳤다.
"순수한 마음의 백색! 엔젤릭 화이트!"
"에에에엑.....?!"
눈 앞에서 일어나는 초현실적인 광경에 괴인도 소녀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리더로 보이는 백색의 여성은 신난다는 얼굴로 계속해서 소리친다
"다섯이 모여!"
"""""엔젤릭 걸즈!!!!"""""
.........나머지 네명의 얼굴이 죽을 상인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 누구도 입을 열 수 없는 어색한 침묵이 괴인과 소녀들, 여인들의 사이에 흘렀다.
"으아아아!#%&%^(#%!! 쪽팔려 죽겠네!"
"그러니까 미리 변신하고 오자고 한건데!!"
"오오 세상에, 저기에 내가 가르치는 애들이 있어! 난 이제 끝이야!"
"알코올 빠와가 없었으면 즉사였어"
그 침묵을 깬 것은, 그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인 레이코였다.
쪽팔려서 죽을 같다면서 그녀가 무릎을 꿇고 땅을 두들기기 시작한 것을 시작으로, 나머지 여성들도 인내심에 한계가 찾아온 것인지 저마다 부끄러움에 몸서리치기 시작했다.
"어머어머, 다들 왜 그래? 이러니까 우리가 엄청나게 젊어진 것 같지 않아?"
......딱 한명을 제외하고 말이다.
"저 사람들은 도대체....?"
"너희들의 선배야 하니!"
"선배님들...? 아! 설마 저분들이 바로 엔젤릭 걸즈?!"
"세상에! 마스터 트레이너 언니가?!"
소녀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였던 것일까, 위험했다는 사실마저 잊고 꺄아꺄아 떠들기 시작했다.
그것이 딱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좌절감만 더해줄 뿐이라는 사실도 모른체 말이다.
진지했던 분위기가 단번에 왁자지껄한 분위기로 바뀌어버려 급격한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폭력적으로 변해버린 것일까, 아니면 자기가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들어 열폭한 것일까 괴인이 분노에 가득찬 목소리로 소리질렀다.
"에에잇! 뭐하는 놈들인지간에 상관없다! 샤이닝 걸즈와 함께 박살내주마!! 이───"
허나, 여기서 괴인은 한가지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그것은────
"───이 BBA놈들! 엔젤릭 걸즈고 엔젤릭 BBA 던지간에! 네놈들 같은 늙은이가 이 몸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으냐!!"
""""""뭐 이 자식아?"""""
여자를 상대로 절대로 접해서는 안되는 금기를 건드려 버린 것이다.
(BGM♪-에반게리온 신 극장판 Sin from Genesis)
http://www.youtube.com/watch?v=9xiLqf2VZj0
"너 이 새X......"
"지금......."
"""""뭐라고 씨부렸냐?"""""
"히이익?!"
괴인이 금기를 건드린 그 순간, 공기가 얼어 붙었다.
한사람 한사람의 몸에서 마력이 방출되며 소용돌이치기 시작했고, 그 기세가 어찌나 강렬한지 그녀들을 중심으로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지는 것 같아보이는 착각이 일어날 정도였다.
"쓰읍, 내가 왜 술을 못 끊는지 아냐?"
내용물이 반 정도 남아있던 술병을 단번에 비우며, 시노가 단단히 빡친 듯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결코 도수가 낮은 술이 아니고, 방금 전까지만 해도 취기가 올라와 혀가 꼬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또박또박하고, 깊은 빡침이 섞여 있는 목소리였다.
"너 같은 새X들 때문에 내가 술을 못 끊는거야!!"
빠악!
"쿠헤엑?!"
그리고 그 다음 순간, 시노는 괴인의 앞에 나타나 괴인의 머리를 후려쳤다.
신기하게도, 괴인이 저 멀리 날아갈 정도로 후려쳤건만 술병은 깨지기는 커녕 개미 눈물만큼의 균열도 가지 않고 시노의 손에 쥐어져있었다.
"레이코 언니~ 저 진심으로 열받아서 그런데, 안 참아도 되겠지요?"
"참지말거라 나츠미야. 코테츠가 피에 굶주렸다."
"절망이 네 레슨의 종착점이다."
"스트레스는 피부의 적이지. 나도 알아."
"히, 히익! 죄, 죄송합니다! 제, 제가 잘못───"
그리고, 5마리의 악귀가 나타났다.
그제서야 자신이 저지를 실수를 깨달은 괴인이 용서를 빌기 위해서 입을 열었지만........
"""""死ぬがよい.(죽도록해라)""""""
머리 끝까지 열이 오른 마법소녀(웃음)들에게, 자비는 없다.
───────그날, 마스코트 왕국 어딘가에 거대한 크레이터가 발생했지만, 그것이 생겨난 과정을 목격한 샤이닝 걸즈와 그녀들과 계약한 마스코트 하니가 두려움에 떨며 입을 다물었기에 진상을 아는 사람은 없다.
◇◇◇◇◇◇◇◇◇◇◇◇◇◇◇◇◇◇◇◇◇◇
".........라는 일이 있어서 말이지."
"욕봤네."
"그렇지? 역시 마나미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러니까 와서 카와시마 언니 말리는 것 좀 도와주라. 응? 나 막내라서 발언권 약한거 알잖아."
"레이코 언니가 포기했으면 내가 와도 어떻게 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지....."
화상 전화로 나츠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키바 마나미(25세)는 한숨을 내쉬었다.
15년 전과 비교해서 카와시마 언니는 변한게 없다는 생각이 그녀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동시에, SDTF 미국 지부에서 근무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도와줄 수 있다면 도와주고는 싶지만.....알다시피 근무처가 미국이라서 말이야.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네. 정말로 미안."
"에에~? 거짓말. 화상 전화라 마나미 얼굴 다 보인다고. 일본에 안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얼굴에 떡하니 써있는걸? 뭐, 마나미 복장 생각하면 그럴만 하긴 한데......"
"그만, 그만. 더 이상 흑역사를 떠올리고 싶지 않으니까 그만."
"OK, OK. 나중에 혹시라도 일본 오면 연락해~ 이만 끊을게~."
삑.
"후우........"
한숨을 내쉬면서, 마나미는 화상 전화를 종료했다.
"생각해보면, 벌써 15년이구나......"
가방을 열자 나타나는 작은 티아라를 보며,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10살이라고 보기 힘들 저도로 성장 상태가 좋았던 그 시기의 그녀는, 나이가 어린만큼 순수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부끄러워서 절대로 할 수 없을 대사도 쉽게 날릴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래.....다시 할 일은 없겠지....."
혹시라도 일본으로 전근을 간다거나 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하고 생각하며, 그녀는 다시 일을 손에 잡았다.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뒤, 상부의 명령으로 일본으로 전근을 가야한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고 말이다.
[재집결!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끝-]
직업 : 성우
소속 :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
능력 : 마법소녀(웃음) 변신
현재 일본 굴지의 거대 프로덕션에서 성우고 일하고 계시는 누님.
15년 전에 마스코트 왕국을 노리는 악인들을 처단한 마법소녀전대 엔젤릭 걸즈의 한사람.
현역 시절에는 열혈 담당이었으나, 30대 입문하고나서 하려니까 부끄러워서 미칠 노릇이신 분.
변신 후 포즈는 주먹을 하늘 높이 치켜드는 것.
변신 후 포즈와 대사가 캔슬 불가능이라는게 원망스러울 뿐.
변신 후의 무기는 양손의 클로.
현역 시절에는 검이었으나, 활동하던 도중에 클로가 멋질 것 같다면서 클로로 바꿨다나 뭐라나.
자신들의 후배뻘이자 자신들이 이런 부끄러운 옷을 다시 입게된 원인인 샤이닝 걸즈를 갈구는 사람 중 하나.
히이라기 시노(31세)
직업 : BAR 히이라기의 마스터
소속 :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
능력 : 마법소녀(웃음)변신
31세라는 나이에 자신만의 바를 세운 매우 유능한 바텐더 누님.
레이코와 마찬가지로 마법소녀로 활동했었으며, 색기 담당이었다.
변신할때마다 술을 들이키는 것으로 캔슬 불가능한 변신 대사와 포즈에 대한 모든 부끄러움을 잊어버리는 특단의 조치를 사용하고 있다.
현역 시절에는 마법을 이용한 포격으로 싸우는 포격전 스타일이었지만, 지금은 변신하기 전에 마신 술병을 강화해 둔기로서 사용하는 중이다.
여담으로, 마법소녀(웃음)로 다시 활동해야했던 그날 정말로 오랜만에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을 마셨다나 뭐라나.
아오키 레이(28세)
직업 : 마스터 트레이너
소속 : 레슨 스튜디오 Star to Star,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
능력 : 마법소녀(웃음)변신
아이돌 업계에서는 이름 높은 강사로서, 사람들은 그 실력에 경의를 표하며 그녀를 마스터 트레이너라고 부른다.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의 멤버이며, 현역시절에는 웬만한 남자보다 더 멋지고 늠름했었다.
전투 스타일은 강화된 신체를 이용한 격투전이며, 다리가 수십게로 보일 정도로 빠른 발차기가 특기.
샤이닝 걸즈의 멤버에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가 있다는 사실에 쇼크를 먹은 상태이며, 그 아이의 입을 반쯤 협박해서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나 뭐라나.
레이코와 함께 후배들을 갈구는 사람이고, 5명 중에서 가장 상식인이라 정신적인 피로가 심하다.
소마 나츠미(25세)
직엄 : 여행사 가이드
소속 : 여행회사 ○○,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
능력 : 마법소녀(웃음) 변신
국제적인 여행회사에서 가이드로서 일하는 중이며, 담당하는 지역은 인도. 장기 휴가로서 집에 돌아왔다가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로서 다시 활동하게되신 분.
현역 시절에는 귀여움 담당이었으며, 캔슬 불가능한 변신 후 포즈와 변신 대사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사람이다.
얼굴 꽃손을 변신 포즈로 정한 그때의 자신을 있는 힘껏 후려치고 싶다나 뭐라나.
변신한 후에는 음파를 이용한 공격이나 장벽의 형성, 아군의 회복 등이 가능하다.
현역 시절에는 가장 약했기 때문에 야라레 소녀 포지션이었지만, 지금은 적이 오히려 불쌍해질 정도로 강하다.
최대한 빨리 마법소녀(웃음)일에서 도망치기 위해서 해외로 나갈 방법을 찾는 중.
카와시마 미즈키(28세)
직업 : 아나운서
소속 : 지방 방송국,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
능력 : 마법소녀(웃음) 변신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의 리더였으며, 마법소녀(웃음)들 중에서 가장 주책바가지.
다른 사람들과 달리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로서 활동하는 것에 적극적이며,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젊어진 기분이라고 좋아하는 사람.
물론 다른 사람들은 울고 싶은 기분(...)
리본을 주 무기로 사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능력에 있어서도 나머지 멤버들을 상회하는 리더다운 강함을 가지고 있다.
마음이 빛나고 있으면 누구나 소녀라는 말을 정말로 좋아한다.
마법소녀의 힘으로 피부를 탱탱하게 되돌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낸 사람으로, 다른 맴버들도 이것 하나만큼은 좋다고 말하고 있다.
키바 마나미(25세)
직업 : S.D.T.F. 북미 지부 소속 대원
소속 : S.D.T.F. 북미지부,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
능력 : 마법소녀(웃음) 변신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의 추가전사이자, SDTF 북미지부에 소속한 매우 유능한 직원.
추가전사이기 때문에 변신 도구가 다르며,(티아라) 변신 포즈와 변신하는 모습도 다르다.
북미지부에서 일하는 것 때문에 자신은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로서 활동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하고 있었지만........
일본 정부와 젠텍에 대한 수사를 위하여 일본으로 파견되면서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로서 다시한번 활동해야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변신할때 빛에 휩싸이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몸에 불꽃을 휘감았다가 그것을 걷어내면서 변신한다.
(추가전사 보정)
추가전사 보정을 받아서 굉장히 강하다. 개인의 힘만으로 치면 리더인 미즈키마저도 상회할 정도.
마법소녀(웃음)전대 엔젤릭 걸즈(폭소)
15년 전 마스코트 왕국을 침략하려는 악당들로부터 마스코트 왕국을 구해낸 소녀들로, 그때는 순수했지만 지금은 하나 같이 결혼 적령기를 놓쳤거나 결혼 적령기인 노처녀.....아니, 미혼 여성이 되어있다.
무지막지하게 강하며, 이번에 등장한 괴인도 사실 5명이 전부 나갈 필요도 없이 1명만 나갔어도 충분할 정도로 강하다.
후배인 샤이닝 걸즈를 단련시켜서 최대한 빨리 한사람 몪을 하게 만들어 마법소녀(웃음)을 그만두는게 이들의 최대의 목표.
(밤, 도쿄도 치바현의 어느 거리)
"하아아아앗!!!"
투쾅!!
"누오오오오오!"
묵직한 타격음과 함께, 사마귀와 인간을 섞어놓은 듯한 괴인의 몸이 땅을 구른다.
가슴을 부여잡고 다시금 일어나려던 괴인이었으나,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인지 다시 쓰러지고 만다.
"그오오오오.....위대한 수령님께 영광 있으리─────!!"
그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사마귀 괴인은 고개를 떨구며 숨을 거두었고, 시체는 자괴하기 시작하여 눈 깜짝할 사이에 녹아서 사라졌다.
슈팟!
그 모습을 말 없이 지켜보던 메뚜기 괴인은 시체가 완전히 녹아버리는 것을 확인한 후 가까운 건물의 옥상을 향해서 도약했고, 건물 사이사이를 뛰어넘으며 그곳에서 빠르게 멀어져갔다.
'이걸로 괴인과 싸우는 것도 벌써 네번쩨구나.'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넘으면서, 나오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녀가 라이더로서 싸우기 시작한지도 어느세 2주.
괴인과 교전한 것은 이번 싸움까지 합해서 4번쩨였지만, 싸움은 결코 쉽지 않았다.
적은 강인했고, 자신을 쫓아온 그들은 이쪽의 사정 따위는 고려하지 않고 언제든지 덥쳐왔다.
'학교에 있을 때라던가 일할 때라던가는 덥쳐오지 말아줬으면 좋겠는데.......'
며칠 전, 학교 점심 시간에 자신을 덥쳐왔던 쥐 괴인이 떠올라버린 탓에, 나오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괴인이 학교 부지 내부에 나타난 탓에 학교가 커다란 혼란에 빠졌던 것은 물론이거니와, 변신할 장소를 찾기 위해서 한번, 괴인을 쓰러트린 후 다시 학교로 돌아오기 위해서 또 한번 월담을 하는 모습을 교사에게 보여진 탓에 꾸중을 들었던 것이다.
다행히도 일하던 도중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한번 일어난 일이 두번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일하는 도중에 나타나는 일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마음 속으로 빌면서, 나오는 걸음을 재촉했다.
'슬슬 집이네. 어디 보자, 사람이 없는 곳이......'
집이 가까워지는 것을 확인한 나오는 방향을 건물 사이로 뛰어내려 변신을 풀 만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인적이 적은 곳을 찾아다닌 끝에 적당한 곳을 찾은 나오는 변신을 풀려고 했지만........
"잠깐, 거기 있는 괴인씨?
"?!"
골목 안에 울려퍼지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면서 그것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작은 체구의 여성이 한명 서있었다.
그렇지만, 나오는 그녀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으로 눈치챘다.
여성은 웃고 있었지만, 그 웃는 얼굴에서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위압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 자신이 처하게 된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올지를 전부 판단하기도 전에, 여성이 입을 열었다.
"누나가 괴인씨한테 조금 물어보고 싶은게 있거든? 그런데, 여기서 말하기는 좀 뭐하니까......"
"!!!"
짤그락 하는 소리와 함께 여성이 주머니에서 꺼낸 물건을 본 순간 나오의 얼굴이 딱딱하게───변신한 상태라 표정을 읽을 수 없지만 그렇게 보였다────굳었다.
여성이 꺼낸 물건은 사슬로 연결된 한쌍의 팔찌, 흔히들 수갑이라고 부르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영장이 없거나 현행범이 아닌 사람을 상대로 수갑을 체우는 것은 금지되어있지만, 고등학생에 블과한 나오가 그것을 알 리가 없다
수갑을 보고 긴장하면서도 상대를 상처 입히지 않고 도망칠 방법을 찾는 나오를 향해, 여성이 말했다.
"잠시 서까지 동행해 줬으면 해."
'.......일단 도망쳐야해!'
도망쳐야고 한다고 생각하면서, 나오는 경찰을 뛰어넘어가기 위해서 벽을 향해 뛰어올라 벽을 박찼다.
아직 사진을 찍히거나 한 것이 아니고, 경찰관의 동료들이 온 것도 아닌 이상, 경찰과 싸워야할 이유는 없다.
어짜피 평범한 사람의 몸을 가진 경찰이니 능력자라고 해도 따돌리는 것은 용이할 것───
꽈악!
"어이쿠, 어딜? 누나의 이야기를 듣고 가야지?"
"──────에?!'
우당탕!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나오는 경찰관에게 발목을 잡혀 땅바닥으로 떨어져 땅을 굴러야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 것인지 나오가 혼란스러운 머리로 생각하려는 찰나, 나오는 자신의 팔이 상당히 강한 힘에 의하여 뒤쪽으로 꺾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몸 위에 대략 47kg 정도의 중량과 섭씨 36.5 도를 오가는 온도를 가진 무언가가 얹어져있다는 사실 또한 인식했다.
'조금 성가시게 됬네....!'
성가시게 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나오는 몸에 다시금 힘을 주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자신과 같은 높이로 뛰어오른 점프력, 그리고 자신을 간단하게 땅에 처박은 힘, 그리고 자신이 대앙할 틈도 주지 않고 행해진 제압의 속도로 보아, 여경은 신체를 강화하는 능력을 가진 능력자일 것이 분명.
다치지 않게 힘 조절을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닐게 분명하니 자신에 대한 경계가 약할 지금만이 기회라고 생각하면서 몸을 일으키려는 그 순간.....!
쾅!
"으읏?!"
그 순간, 뒷통수에 강하게 눌리는 감각이 느껴지는 것과 함께, 나오의 안면에 큰 충격이 달렸다.
시야가 깜깜해진 것에 잠시 혼란을 느낀 나오였지만, 뇌에 돌아온 보고를 통해서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똑바로 인식할 수 있었다.
경관이 나오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빠르게 대응해 나오의 머리를 붙잡고 냅다 땅에 꽂아 버린 것이다.
찰칵!
'이런 젠장.....!'
그 뿐만이 아니었다.
뒤늦게 나타난 누군가가───자신을 누르고 있는 경관의 동료일 것이 분명하지만──제압당해있는 나오의 사진을 찍은 것이다.
나오의 머리를 누르는 손에서 살짝 힘을 빼고 나오의 팔을 더욱 강하게 꺾으며 사나에가 나오에게 물었다.
"자, 어떻게 할거야? 더 해볼래? 아니면 얌전히 따라올래?"
제압당한 상태에서, 더 이상 저항하는 것은 무의미할지도 모른다고 나오는 생각했다
상대가 아무리 신체를 강화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는 해도, 신체 스펙은 이쪽이 압도적으로 우위다.
근력도, 내구력도, 지구력도 개조인간인 이쪽이 우위일 것은 확실.
약간의 손상을 감수한다면 이 상황을 빠져나가는 것은 간단하다는 소리다.
하지만, 그 다음은? 개조인간의 힘을 사용해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이 경찰을 다치게 만들고 말 확률은 매우 높다.
설령 다치지 않는다고 해도 사진까지 찍혀버린 이상 도망쳐봤자 경찰의 추적을 받으면서 쇼커와 싸워야만 하는 더욱 큰 고난이 기다릴 뿐이다.
그렇게 되느니, 차라리 경찰을 따라가서 교섭을 해보는 것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나오는 대답했다.
".........예."
"잘 생각했어."
그렇지만, 왠지 분하다는 생각과 조금은 놀래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아, 딱 두가지만 부탁할게요. 먼저, 지금 일어날 일에 너무 놀라지 말아 주세요."
"뭐? 그게 무슨.....에?!"
그 말과 함께, 나오의 몸에 변화가 일어났다.
딱딱하고 질기던 피부와 근육은 축소되고 부드러워졌고, 무수한 복안으로 구성되어있던 두 눈은 홍체, 수정체, 각막, 망막을 가진 인간의 눈으로 되돌아왔고, 딱딱한 헬멧과 같언 머리가 부드럽고 탐스러운 머리카락으로 변해서 늘어졌다.
그리고 복부의 벨트가 몸 속으로 수납되는 것을 마지막으로, 나오의 변화가 완전히 멈추었다.
"여자......아이?"
나오의 변화를 목격한 경찰관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며, 경관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눈 앞에서 일어난 괴기스러운 광경을 믿지 못하는 사나에를 향해 곤란하다는 듯이 웃으며, 나오가 입을 열었다.
"그 다음으로, 이 팔좀 놔주세요. 아파요."
◇◇◇◇◇◇◇◇◇◇◇◇◇◇◇◇◇◇◇◇
(경찰서, 취조실)
치바현 모처 경찰서의 취조실, 사람의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악질적인 인테리어가 사용된 그 공간에 나오가 앉아있었다.
그리고 그 취조실의 밖에서는 몇명의 사람들이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를 이곳으로 데려온 치바현 능력자 범죄 대응반의 경찰들이다.
"카미야 나오, 나이는 17세, 치바현에 거주중이며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신데렐라 프로덕션 소속의 F랭크 아이돌....여기까지만 보면 그냥 고등학생이지. 그런데───"
팔락 하는 소리와 함께 종이가 넘어가고, 메뚜기와 인간을 섞어놓은 듯한 생명체가 찍힌 사진이 실린 페이지가 나타났다.
그 페이지에 실린 사진과 여자아이를 번갈아서 보면서, 능력자 대응반 반장 △△는 이를 갈았다.
그가 보고있는 문서는 며칠전에 그가 직접 상부에 제출한 문서의 사본이다.
"인간에게 우호적인 괴인을 사용해서 적대적인 괴인을 쓰러트린다......염병할."
가능하다면 이 기획안을 작성하던 몇일 전의 자신을 힘껏 때리고 싶다고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때는 좋다고 생각하면서 작성했었건만, 막상 '가면 라이더'의 정체를 알고나니,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용납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미 결정되어버린 일인이상 그로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고, 이것 이외의 효과적인 수단이 있다는 보장도 없다.
자신들이 무력한 탓에 여자아이 한명에게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지게해야만하는 현상을 원망하며, 그는 작게 욕설을 토해냈다.
"난 이제 개XX로군. 망할."
◇◇◇◇◇◇◇◇◇◇◇◇◇◇◇◇◇◇◇◇
취조실이라는 공간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스트레스와 피로를 느끼기 쉽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빛이라고는 눈이 피곤할 정도로 밝은 전구 하나 뿐이며,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확실한데 자신은 그 관찰자를 볼 수 없는 명백하게 비정상적인 환경이 조성된 그런 곳이다.
취조실에서 사람이 받는 스트레스와 피로는 사람이 말실수를 저지르기 쉽게 만들며, 그 말실수로 인해서 때로는 범인이 자신이 저지를 범행을 자백해버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지만───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예외라는게 있는 법이다.
감정 컨트롤이 뛰어난 사람이거나 정말로 아무런 잘못이 없어서 떳떳하다면, 말실수를 저지를 확률은 대폭 감소한다.
나오 또한 그 예외에 속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자신이 잘못한게 없다는 확신이 있어서일까, 아니면 개조의 영향인지, 그것조차 아니라면 양쪽 모두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오는 전혀 불안해하지 않고 있었으니까.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집에 연락좀 하게 핸드폰 좀 돌려주면 안되나?"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는 중이라는 사실보다 귀가가 늦을 것 같다는 것을 집에 알리지 못한 것이 더 신경쓰인다는 듯이 중얼거리는 나오.
잘못한 것이 없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테지만, 요즘들어 귀가가 늦어지게 된 것에 걱정하고계시는 부모님께 더 큰 걱정을 안겨드리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는데......'
◇◇◇◇◇◇◇◇◇◇◇◇◇◇◇◇◇◇◇◇
쾅!
"도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네 마음은 잘 안다만, 일단은 진정해라 카타기리."
이렇게 될 것은 예상했지만 역시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괴롭다고 생각하며, △△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자신도 며칠 전의 자신을 때려눞히고 싶을 지경인데, 눈 앞에 있는 정의감 투철한 젊은이가 어떤 심정일지는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어떻게 진정하란 말씀이십니까! 아무리 지금 시점에서 가능한게 그것 뿐이라지만, 저 애는 아직 고등학생입니다! 그런데, 이래서야.....이래서야......!"
"이래서야 무책임하게 전부 떠 넘기는 꼴 아니냐, 이 말이 하고 싶은거지? 하지만 어쩌겠냐. 명령은 이미 내려졌고, 우리는 거기에 따라야해."
".............!"
사나에의 얼굴에 분노가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그의 마음은 더욱 더 무거워졌다.
그렇지만, 여기서 약해질 수는 없었기에, 마음을 독하게 먹고 다시 입을 열었다.
"화를 내고 싶다면, 먼저 이 서류를 전부 읽게."
"..........."
"..........."
"..........?!"
불만을 품은 얼굴로 문서를 읽던 사나에였지만, 서류를 읽어나감에 따라서 그 얼굴에 놀라움이 떠오르기 시작했고, 서류를 전부 다 읽었을 때는 깜짝 놀란 얼굴로 △△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애에 대해서는 모든 걸 네게 일임할거야. 할 수 있겠냐?"
그리고 그 질문에, 사나에는───
"안 시켜주셨다면 자원해서 할 생각이었습니다."
──명확한 의사를 담아 대답했다.
◇◇◇◇◇◇◇◇◇◇◇◇◇◇◇◇◇◇◇◇
'기분이 묘하네 이거.'
취조실에 들어온 여경, 카타기리 사나에의 말을 들으면서 나오는 마음 속으로 중얼거렸다.
자신의 이름이 카타기리 사나에라고 밝힌 이 여성의 말에 따르면, 경찰은 나오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싶은 듯 했다.
괴인을 쓰러뜨릴 수 있는 나오가 괴인을 쓰러트리고, 그 대신 경찰은 나오를 경찰의 외부 협력자로서 물적, 정보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그런 관계를 말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나오 스스로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괴인들에게는 이능이 거의 통용되지 않는다.
괴인에게 확실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은 나오 스스로가 알기로는 나오 자신뿐.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 괴인을 용이하게 상대할 수 있는 나오를 포섭하려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이렇게 된 거야. 알겠니?"
"잘 알겠어요."
"그래....그래서, 어떻게 할거니?"
"할게요. 맡겨주세요."
사나에의 눈을 바라보며, 나오가 대답했다.
사실, 나오가 할 대답은 처음부터 정해져있었다.
애초에 누군가가 시킨 것도 아닌데 쇼커가 보낸 괴인들과 싸우던 그녀다.
그런 그녀의 입장에서는 경찰의 이 제안이 오히려 고마운 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혼자 힘으로는 괴인을 찾아내는게 너무 느린것 같아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경찰의 정보력을 제공받을 수 있다면 그 고민도 상당부분 해결될테니까
"그렇구나.....그래, 알았어. 그렇게 보고할게.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줘. 금방 끝날거니까."
그 후의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사나에의 상사 △△가 작성한 기획대로 나오는 경찰의 외부 협력자로서 협력하면서 지원을 요구할 권리를 손에 넣었고, 혹시라도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나오를 감시하고 관리하는 것은 사나에의 역할이 되었다.
그렇게 하여, 10분도 안 되는 시간만에 나오는 소지품을 돌려받고 경찰서를 나올 수 있었다.
"아아~ 지금 가도 늦을텐데....뭐라고 변명해야하지?"
"잠깐, 카미야양?"
부모님이 걱정하고 있으실 것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나오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30분이나 늦어버렸는데, 그녀의 집이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하면 더욱 늦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늦은 것에 대하여 어떻게 변명할지를 고민하며 발걸음을 옮기던 나오였지만, 자신을 불러세우는 사나에의 목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췄다.
"늦었지? 내가 태워줄게."
사나에의 손가락이 가르키고 있는 방향에는 한대의 경찰차가 세워져 있었다.
(잠시 후, 도로)
"........미안해."
도로를 달리는 경찰차 안.
사나에와 나오 사이에 흐르던 침묵을 깨며, 사나에는 씁쓸함이 담긴 목소리로 나오에게 말을 걸었다.
사나에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것인지 나오가 의문을 느낄 즈음, 사나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런 건 원래 어른들이 해야할 일일텐데.....우리가 무력해서 이렇게 되버렸구나."
"......."
".......이런 걸로 우리가 네게 지워질 짐이 가벼워질리는 없겠지만......미안해. 이런 무거운 짐을 지워서, 정말로 미안해."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 경찰이 되었는데, 아직 고등학생인 아이에게 도움을 받아야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진 것일까, 사나에의 목소리는 가라앉아 있었다.
그런 사나에의 모습을 보면서, 나오는 미안함을 느낌과 동시에 더욱 강하게 마음 먹었다.
절대로 쇼커가 멋대로 날뛰도록 놔두지 않겠노라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오는 사나에를 위로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괜찮아요."
"......?"
"순경님이 너무 신경쓰실 필요 없어요. 제가 스스로 싸우겠다고 생각해서 한 거니까요."
"........카미야양......"
"그러니까, 지켜봐 주세요."
강한 결의를 가슴에 품고, 백미러에 비춰진 사나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나오는 말했다.
"제 결심을, 똑바로 봐 주세요.."
그녀의 눈은, 강한 의지로 빛나고 있었다.
──────카미야 나오는 개조인간이다.
그녀를 개조한 쇼커는 세계정복을 노리는 무서운 악의 비밀결사다.
그녀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지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서 새로운 파트너인 카타기리 사나에와 함께 싸워나가는 것이다.
[카미야 나오, 생애 첫 취조실-끝-]
(덤적인 무언가)
".........그래서 이걸 가지고 온거야 언니?"
"그래~ 이거 적당히 좀 개조해봐. 최고속력 시속 400km 정도 나오게."
"그건 간단한데, 정말로 그래도 되는거야?"
" 이미 서류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바이크니까. 괜찮아~."
"아니, 그런 말이 아니라 경찰이 이런 식으로 물건 빼돌려도 되는 거냐는 소린데........"
이러니 저러니 해도 미요가 하룻밤 만에 개조해 주었습니다.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구전이나 신화속에서 찾아볼수 있는데, 그곳에서 찾아본 그녀의 전승은 이렇다.
그녀의 출신성분은 명확하지 않다. 요괴라고도 하는 전승, 반요라는 전승, 인간이라는 전승.
허나 명확한것은 그녀가 고급 양갓집에서 자랐다는 것이며, 그곳에서는 미즈노 미도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것이다.
그녀는 그곳에서 자라다가 문득 집이 도적의 습격을 받았다고 한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습격이라 일가 대부분이 몰살하는 끔찍한 사건이었다.
미도리는 저택 깊숙한곳에 숨어있었지만, 이윽고 도적들은 그녀를 찾아 끌고나왔다.
이대로 치욕스럽게 죽는가 생각한 그녀였지만, 문득 그녀의 눈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검이 보였다.
미도리는 무언가에 홀리는듯 검을 잡았다.
도적들은 그것을 보고 검을 떼어놓으려고 했다. 자결하려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도리는 도적들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행동을 했다.
다가오는 도적의 목을 그은 것이었다.
그 행동은 놀랄만큼 군더더기가 없는것이어서, 도적들은 아연실색해했다.
미도리는 쓰러진 도적이 들고있던 검을 또 하나 쥐었다.
그 후의 일은 명확하지 않다. 뒤늦게 들이닥친 관군이, 시체들속에서 벌벌 떨고있는 어느 도적을 발견하고 체포하려 들자 도적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횡설수설했다.
어느 아름다운 여자가 황홀한 칼춤을 추었다고.
수많을 도적들의 피는 마치 무녀가 뿌리는 꽃잎같았다고.
춤이 끝나고 여자의 몸은 멀쩡했고, 피한방울 묻지않았다는것.
관군은 그를 당연히 미친놈 취급하고, 다음날 처형시켰다고 한다.
그날, 미즈노가는 모두 죽은것으로 나왔지만 그곳의 딸인 미도리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고 공식적인 기록에는 그렇게 기록되어있다.
이후의 그녀의 이야기는 구전으로 기록된다.
공통적인 묘사는 그녀는 무(舞)녀 처럼 아름다운 옷을 입고 두자루의 검을 찬것으로 묘사된다. 그녀는 춤. 특히 칼춤을 잘 춘것으로 알려졌는데 마치 칼이 그녀의 일부가 된것으로 보여질정도였다.
무엇보다도 그녀를 유명케 한것은 그녀의 호승심이었다. 그녀는 강한자를 찾아다니며 검을 겨루길 좋아했다. 요괴. 인간. 유령. 그 무엇도 그녀의 검을 피하진 못했다.
산속의 흉악한 아귀를 한 무녀가 퇴치한 이야기.
한 포악한 귀족이 다스리는 마을에 무녀가 단신으로 저택에 쳐들어가 귀족을 죽인 이야기.
무엇이 진실이고, 전설인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녀의 활약과 모습에 당대의 사람들은 그녀를 이렇게 일컬었다.
슈라. 라고.
그렇게 수백년간 전설을 만든 그녀였지만 어느 순간으로부터는 칼춤을 추는 무녀에 관한 기록이 끊겼다. 그것은 요괴가 일본에서 사라진때와... 아마 일치하였을것이다.
그녀의 종족은 무엇인가...? 어째서 수백년간 살아왔는가...?
인간? 반요? 요괴?
그녀의 피에 요괴가 섞여있어서? 그녀가 마검을 집어서...?
확실한것은, 최근에 옛스러운 복장을 하고 두개의 검을 찬 여성이 목격되었다는 것이다.
만약 그녀가 다시 나타났다면, 아마 목적은 하나일것이다.
...슈라(수라)로서, 살아가는것.
이름:미즈노 미도리(슈라)
나이:???
소속:없음
능력:신기에 가까운 이도류. 화려한 칼춤.
그녀가 다시 부활한 것인지, 혹은 다시 세상에 나온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수라라는 험악한 별명과는 다르게 매우 공손하고 정의감이 강하다. 아마 강자만 보면 대련하고 싶은 그녀의 전투욕에서 비롯된것이 아닐까. 아니면 그녀에게 당했던 높으신 분들이 붙였던 별명일수도.
그녀는 신기에 가까운 몸놀림, 이도류로 상대를 상대한다. 도저히 피할수 없는것을 피하고, 벨수 없는 부분... 예를 들어 갑옷의 아주 작은 틈새를 찌를수 있을 정도이다. 별개로, 그녀의 검무는 상당한 솜씨이며, 특히 적의 피를 흩뿌리며 추는 검무는 넋을 잃을 정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