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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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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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댓은 "한 학생의 별 볼일 없는 일상"에서 이어지는 창댓입니다.
전 창댓을 보고 오지 않으셔도... 무방하지는 않겠네요.
이 창댓에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니, 오리지널 캐릭터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비밀 메시지같은 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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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뭐야 이게.
"이번에도 비빗! 하게 안나의 승리!"
한 판.
단 한 판도 이길 수가 없다고?
"아하하..."
...아리사의 주도로 나와 모치즈키가 격투 게임처럼 서로 대결하는 게임을 하게 된 것까지는 다 좋았다.
문제는, 내가 단 한 판도 이길 수 없었다는 것.
격투 게임도, 레이싱 게임도, 리듬 게임도, 그 어떤 것도!
전혀 이길 수 없었어.
그리고 게임할 때는 낯가림도 없었지.
당연히, 오기가 생겼다.
이기고 싶다. 패배만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
뭐가 있지? 내가 모치즈키한테 이길 만한 게?
주위를 찬찬히 살피자 내 눈에 들어온 게임기기 하나.
좀 전에 직원이 끙끙거리며 인형들을 다시 채워넣은 크레인 게임기.
그래, 맞아. 저게 있었지.
혹시 저거라면?
"다음 종목은 제가 정해도 되죠?"
"아, 네..."
다시 로우텐션인가.
...게임에서 지면 텐션이 지금보다 더 낮아지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이길 수밖에 없어!
자, 크레인 게임을 해 볼까!
+2 누가 이길까! 나일까, 모치즈키일까!
+3 그리고, 결착이 난 뒤의 상황!
"그러는 에토 씨도 제법!"
치열한 승부 끝에...
인형이 다 떨어질 때까지 결판을 내지 못했다.
즉, 무승부.
"이 인형들은 어떻게 처리하죠?"
인형을 한가득 들고 있는 아리사가 우리에게 물었다.
확실히, 너무 많이 뽑았지.
"다 가져갈 수는 없고..."
말하던 중에, 울상으로 종이에 무언가를 써내려가는 직원을 발견한다.
설마, 사직서라도 쓰는 걸까.
"이, 일단 여기 놔두고 갈까? 너무 많이 뽑아서 미안한데..."
죄송해요.
정말로 죄송해요, 직원 분!
"자, 가자!"
"직원 분이 눈치를 주고 계세요..."
"얼른... 나가는 게 좋겠지..."
죄송해요!
앞으로는 자제 좀 해야겠어.
+3 ...인형을 뽑느라 돈도 다 떨어졌는데, 이제 뭘 하지?
그러던 중 프로듀서에게서 온 메세지 한 통.
메세지의 내용은 근처의 공원에서 만나자는 것.
물론 근처의 공원은, 우리가 있는 바로 여기였다.
얼마 있지 않아 프로듀서가 도착했다.
...츠가를 데리고.
저 녀석은 대체 왜 데려온 걸까.
분명히.
분명히 아무런 일도 없을 텐데. 이제 다 끝났는데. 프로듀서도 있고, 아리사도 있는데.
그런데 왜 네가 내 눈 앞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몸이 떨리는 거야.
왜 내가 무서워하고 있는 거냐고.
내가 몸을 움츠리며 고개를 약간 돌리자, 그걸 본 아리사가 내 표정을 살폈다.
"저기, 프로듀서 씨?"
아리사가 다소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프로듀서에게 말했다.
"그 녀석은 왜 데리고 오신 건가요?"
"원래는 데리고 올 생각이 없었는데, 얘가 꼭 너한테 사과하고 싶다고 그래서 말야."
사과하고 싶다고?
그런 짓을 하려고 해 놓고?
...역겹다.
"그... 카나하,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게 염치없다는 것쯤은 잘 알지만..."
"미안해! 나, 나도 어쩔 수 없이...!"
나도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프로듀서도, 아리사의 표정도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가증스러워.
정말로 그딴 말이나 하려고 온 거야?
애초에 사과 따위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넌 정말 쓰레기같은 녀석이구나.
어쩔 수 없었다니, 아무리 봐도 거짓말이잖아.
"꺼져. 할 말 없어."
나는 원래 하려던 말보다 험하게, 그러나 진심으로 츠가에게 말했다.
소리치고 싶다.
아니, 아예 죽여버리고 싶다.
하지만... 참아야겠지. 그걸 빌미로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니까.
"제발, 제발 이야기를..."
"카나하?"
아직도 뻔한 연기를 하고 있는 츠가에게 말을 내뱉으려는 순간, 아스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프로듀서, 이게 무슨 상황이지? 이런 걸 보여주려고 날 불렀나?"
프로듀서가 불렀다고?
"카나하, 이게 어찌된 일인지 납득이 안 되는데. 어째서 츠가가 너한테 매달리고 있고, 너는 그걸 매몰차게..."
...뭐?
"아, 아스카쨩!"
"...아스카."
"둘 다, 잠깐 조용히 해주겠어? 난 지금 소중한 친구가 할 거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던 상황을 목격했고, 그에 따라 나는 이 상황에 대한 대답을 구하는 중이니까."
어떻게 네가.
"어떠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지만, 이런 짓은 심하잖아."
알지도 못하면서.
"그러니 내가 알던 너와 지금의 너라는 갭을 메우기 위해서 질문을..."
배신당한 것만 같다.
알고 있다. 그녀가 이렇게 행동할 상황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다고.
하지만 고통받은 내 마음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마음의 상처에서 핏물이 새어나온다.
"카나하. 지금 우는... 건가?"
"...내 책임이야. 널 부를 때 상황 설명을 했어야 하는 건데."
"그 말은, 내가 납득할 만한 사정이 있었단 말인가?"
"당연하죠!"
그래도 내 편은 있구나.
아스카는 씁쓸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와 내 눈물을 닦아주며 사과했다.
"...미안하군. 내가 사과하지. 자,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주겠어?"
아스카가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했지만, 나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 때의 일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떨려 패닉상태가 되어버렸고, 그 상태에서 나 대신 프로듀서와 아리사에게서 사정을 전해들은 아스카가 내민 손마저 무의식적으로 내쳐버릴 정도였으니까.
"이건 내 불찰이군. 프로듀서는 내가 놀랄까 봐 설명하지 않았던 자신의 불찰이라고 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잠깐이나마 친구를 의심해버렸으니 말이지."
"그래서,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주실까? 츠가 이치코."
갑작스런 아스카의 등장에 당황했는지, 츠가가 프로듀서를 보며 물었다.
+3 츠가의 질문에 대한 프로듀서의 대답.
츠가가 굳어버렸다.
설마, 정말로?
"그런데, 왜 그 녀석만 끌고 오신 건가요? 남학생은요?"
아리사가 프로듀서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어째서?
"그 자식은 알아서 처리했어. 앞으로 카나하 널 건드릴 일은 없을 거다."
"...감사합니다."
"감사하긴 뭘. 당연한 일인데."
신고 처리는 안 한 것 같다.
하긴, 그 편이 좀 더 복잡해지니까.
프로듀서도 분명 그 편이 합당하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한 거겠지.
그래, 프로듀서를 믿자.
"이 녀석도, 앞으로 카나하 너를 건드리는 일은 없을 거야."
"미안..."
넌 아직도 우는 척이구나, 츠가.
한 소리 하고 싶지만, 참아야지.
떨리는 속내를 내색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어야겠어.
+3 다음... 상황.
"...확실히 그렇군. 안 그래도 만나기 위해서 카나하에게 연락했지만, 어째서인지 전화기가 꺼져 있어 곤란하던 차였으니까."
맞아. 공원에서 휴대폰을 켜고 나서 얼마 있지 않아 프로듀서에게서 메세지가 왔었지.
...연락도 할 수 없었다니, 정말로 큰일날 뻔 했잖아.
"아이돌의 몸 관리도 프로듀서의 소양이니 말이지. 그럼, 난 이만."
그렇게 프로듀서는 츠가를 끌고 갔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난 끌려가는 츠가의 눈에서 불길함을 느껴버렸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일까.
"...미안하다."
"아, 아냐, 괜찮아.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잖아."
"맞아요! 처음에는 아리사도 답답했지만, 그래도 잘 끝난 일이니 아스카쨩이 사과할 필요 없다고요!"
내가 아스카에게 느꼈던 아쉬움, 그리고 서러움은 이미 사라진 채였다.
"그럼, 카페라도 가도록 할까. 사과하는 의미에서, 비용은 내가 지불하도록 하지."
게임하느라 돈을 다 쓰지만 않았더라도 아스카의 저 말에 내심 기뻐하고 있는 나를 싫어할 일은 없었을 텐데.
하지만 어쩌겠어. 아니, 돈은 없고 아스카는 카페로 가고 싶은 모양이니까 차라리 다행이겠지.
"그렇다면, 그렇다면 부디! 어서! 빨리 가도록 하죠!"
후훗, 신났구나, 아리사.
"너무 신난 티 내는 거 아니야?"
"그렇지만 아이돌분들과 함께 가는 카페는... 언제나 경이롭다고요! 아아, 어찌 신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중증이야, 정말.
아리사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으니, 뒤돌아선 아스카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웃고 있어서였는지, 아스카 또한 나처럼 미소지으며 말을 꺼낸다.
"좋아. 신세계를 보여주도록 하지. 자, 가볼까."
그래, 가도록 할까. 네가 보여주는 신세계에!
거기라면, 이 떨림도 조금은 멎겠지.
너희와 함께라면 말이야.
...그래, 멎을 거야.
......그 남학생도, 츠가도 없어. 프로듀서가 해결했다고.
자, 안심하자. 안심하고 즐기면 돼. 뭘 걱정하는 거야, 나는.
+3 카페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무리하지 말고 힘들땐 주변에 의존하는게 좋아
카페에 도착한 에토 일행, 아스카는 커피에 설탕을 투하한다.
"...그렇게 넣어대면 달지않아?"
"쓴맛을 피하는건 인간의 생존본능이야. 그리고 카나하도 설탕을 넣지않았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많이 넣진 않지..."
반면 아리사는 설탕을 넣지않고 마신다.
"(아스카는 조금 놀라며)넌 커피가 쓰지않은건가?"
"물론 쓰죠. 하지만 전 커피 고유의 맛을 즐기고 싶거든요! 쓴맛도 익숙해졌고요...
(아스카는 조금 충격받은 듯 하다)
"신기하군...아리사는 벌써 어른의 계단을 밣은건가..!"
카나하는 아스카와 아리사의 대화를 들으며 잠시 생각에빠진다.
'그러고 보니 아리사는 커피에 설탕을 넣는 모습을 그때 이후로 본적이 없네."
아리사도 평범한 소녀들처럼 커피에 설탕을 넣었다. 하지만 아이돌이 된후 점차 설탕을 넣지않더니 지금에 이르렀다.
여기까지..이제 자야겠어!
# "그리고 카나하에게는 아스카 네가 필요했으니까."
'...필요하다고?'
너무
무섭다
카페에서 흐르고 있는 잔잔한 음악이, 마음을 봉합하는 것만 같다.
퐁당.
아스카가 주문한 커피에 각설탕을 집어넣었다.
퐁당.
일반적으로 넣는 것보다 훨씬 많이.
예전에도 본 광경이라서 놀랄 것은 없었지만, 아스카는 쓴 걸 정말 못 먹는 것 같다.
"그렇게 많이 넣으면 달지 않아?"
"쓴맛을 피하는건 인간의 생존본능이야. 그러는 카나하 너도 커피에 설탕을 넣었잖아?"
물론 나도 넣는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많이 넣진 않지..."
문득, 무언가를 깨닫는다.
아리사는 설탕을 넣지 않았다는 것을.
"그러고보니 아리사는 설탕을 안 넣었네?"
내 말을 들은 아스카가 조금 놀라며 아리사에게 말을 걸었다.
"넌 커피가 쓰지 않은 건가?"
"물론 쓰죠. 하지만 커피 고유의 맛을 즐기고 싶거든요! 뭐, 이제 쓴맛도 익숙해졌고요."
아스카는 조금 충격받은 것 같았다.
어른스러운 행동을 보고 충격받은 어린애, 일까.
"마츠다 너는 벌써 어른의 계단을 밣은 건가. 대단하군."
이윽고 둘은 처음에는 커피의 맛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이런저런 주제로 이야기를 확장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리사도 커피에 설탕을 넣었었지.
생각해보면, 아리사가 아이돌이 되고 난 이후로 설탕을 점점 넣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나보다 선배이자, 어른이라는 걸까.
...하는 행동은 전혀 아닌데 말이지.
"거기 말이지? 나도 거기 가 봤어."
아리사에 대한 생각으로 지어진 미소를 간직한 채로, 나는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너도 말인가?"
"이 아리사가 데리고 갔었죠! 그 경험, 카나하쨩에게는 새로운 세계가 보인 것만 같았을 겁니다!"
"응? 그 때는 벌써 네 번째라서 딱히 그렇진 않았는데?"
"으걋!"
즐겁다.
이런 사소한 일들이, 정말로 즐겁다.
+3 자, 이제 어떤 이야기를 할까.
...뭐?
"아스카? 그건 좀 과한 처사가 아닐까 싶은데."
"네 안전을 위해서다. 요즘들어 안 좋은 일만 일어나고 있잖아."
그건 그렇지. 어느 정도는 내 잘못도 있었고, 지금... 처럼 내가 어쩔 수 없었던 일도 있었어.
운이 좋아서 아리사와 프로듀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다음에도 위기 상황에서 도움받을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고.
하지만 그건 과도한 속박이잖아.
날 걱정하는 네 마음은 알겠지만, 앞으로 일어날 지 알 수도 없는 일들 때문에 그런 거라면 난 찬성할 수 없어.
"두, 두 분 다 일단 진정하시고..."
"난 지금 극히 냉정한 상태다만."
나도 마찬가지다.
나를 걱정해서 한 말이라는 것은 알지만, 반박할 수밖에 없어.
+2 내가 아스카에게 할 말.
+3 그 말을 들은 아스카의 답변.
살짝 단호하게-
...잠깐만. 말실수한 것 같은데.
"널 물건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 구속하려 했던 것도 아니고, 단지 네 말대로 걱정이 됐을 뿐, 다른 이유는 없었... 잠깐."
아스카는 불현듯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질문했다.
"애인이라고? 카나하, 그게 무슨..."
"시, 실수! 말실수야, 말실수!"
"두, 두 분, 언제 그런 사이가..."
아리사의 동공이 초점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한 말을 조금만 들었어도 오해라는 것쯤은 알 텐데, 일부러 그러는 걸까.
"애, 애인이라니, 우린 그런 사이가 정말로 아니라고."
"그냥 말이 헛나온 거라니까!"
아아. 창피해, 정말.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다.
"음..."
"뭐,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만..."
나와 아스카의 논쟁과 내 실수가 씨실과 날실이 되어 어색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시작했다.
과열되기 전에 흐지부지 끝나서 다행... 일까.
+2~3 이제 어떤 일이...
...어색해, 정말.
결국 결론이 그거야?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그냥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자.
잠시,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여기 커피 맛있네요!"
"아리사의 말대로네."
"내가 추천한 곳이니, 당연한 결과다."
다행히 아리사가 침묵을 깨며 흘려낸 말에 의해 주제가 선회했다.
임시적인 봉합, 그것도 반쯤 억지로 이루어진 휴전일 뿐이지만 일단은 이걸로 충분하겠지.
"참! 아스카쨩, 카나하쨩이 크레인 게임을 엄청 잘 하더라고요? 아리사, 정말 놀랐답니다!"
"호오, 그런가. 크레인 게임이라..."
...이런 대화가 좋은데 말이지.
+3 다음 상황.
계속 평화로우면 좋겠는데 말이죠
@>>850 하지만 결과는 이렇겠죠. 아마도요.
@지못미 점원
이리 저리 떠들어대는 사이에 한 밤중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 카나하 일행. 아스카랑 아리사는 오늘 있었던 일도 있고 해서, 카나하를 바래다 주기로 합의를 본다. 카나하가 괜찮다고 했지만 결국 두 사람의 강압에 못 이겨,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슨 일인지 사람이 몰려 있었다. 아리사가 뭔가 특종의 느낌이라면서 사람에게 물어보니 남자 중학생이 한 명 길가다가 쓰러졌다고 한다. 카나하는 그런 일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기에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미타라이가 전화를 몇번 건 모양이었다. 아스카들이랑 대화하느라 전화소리를 못 들은 것에 조금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 이건 너무 많이 건 거 아니냐는 꺼림찍함이 함께 몰려오는 카나하가 전화를 걸어보니, 어째서인지 미타라이의 전화기 벨소리가 인파의 한가운데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니노미야 아스카 ( 14세, 원숭이 )
"그래서 비닐봉지에 인형을 잔뜩 담아서 들고 있었던 것이었군."
"네."
조금 쑥쓰럽네.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었는데 말이야.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대단한 일이려나.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둘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렇게 해서 놀고 있는데...!"
"...그건 또 신기한 우연..."
어찌저찌 잘 이야기하고 있네.
그러고보면 아리사와 아스카 사이에도 꽤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대단하군. 그런 재능은 필시 다른 곳에서도 쓰일 수 있겠지."
"너무 띄워주지 않아도 돼. 난 이것보다 다른 쪽의 재능이 더 필요하다고..."
귀여운 노래 말고 멋진 노래를 잘 부르게 되었으면.
나도 화보 촬영을 잘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정말로 다른 재능이 더 필요하다고.
"한낱 놀이에 사용된다 하나, 그것 또한 대단한 재능. 네가 어떤 재능을 더 원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재능 또한 하나의 선물이라는 것을 알아준다면 좋겠군. 말이 나온 김에, 카나하 네 실력을 봤으면 좋겠는데."
"네?"
"지금?"
아스카의 갑작스런 말에, 우리 둘은 의아해하며 아스카에게 되물었다.
"그래. 지금 당장."
"하지만 아스카, 우린 지금 돈이 없다고. 난 크레인 게임에... 다 썼고 아리사도 나랑 같이 게임하느라 다 썼고."
"후후. 카나하쨩에게 게임을 시키기 위해 빌려드린 돈은 확실히 돌려받을 생각입니다. 므흐흐흐... 아 참! 아직 크레인 게임 몇 번 할 돈은 남아있으니 걱정하지 말아주시길!"
아직 남아있었던 거냐.
...그러고보니 채무 문제도 있었지.
설마 이자가 있는 건 아니겠지?
제발 무이자였으면.
"으음..."
내가 고민하느라 신음을 흘리자, 아스카가 평소의 표정으로, 하지만 무언가 기대하는 것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 가자."
하아, 까짓거 한 번 더 가지 뭐.
+3 내가 크레인 게임을 하는 걸 본 아스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생각해보니까 요즘 아스카어를 안 쓴 것 같네요.
라고 생각하는 발판
아스카가 중얼거렸다.
물론 멀리 떨어져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아주 잘 들렸지만.
아, 직원이랑 눈 마주쳤다.
일단 시선을 피하자.
"한 번에 하나씩 뽑으면서 기계를 털어먹고 있는데 그게 부족하면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겁니까..."
역시 아리사에게도 아스카의 중얼거림이 들렸던 모양이다.
"응? 들렸나? 인간의 입에서 발현되는 부주의성은 조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나답잖게 잠시 망각해버렸군. 별 건 아니다. 아까부터 작은 인형만 뽑고 있을 뿐, 저기 있는 큰 인형을 뽑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아서 부족하다고 했을 뿐이었으니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렇게 말하면서, 아스카는 기계 내부의 꽤 커다란 인형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어딘가 기대감으로 불타고 있는 것 같은데, 혹시 저걸 원하는 걸까?
"그럼 저걸 뽑으면 인정해주는 거지?"
"그래. 인정해주지."
정말로 저 인형을 원하는 건지 아닌지는 상관없다.
꼭 인정받고 말겠다는 오기가 생겼으니까.
마침 딱 한번 할 수 있을 만큼의 돈밖에 없으니, 화려하게 끝내주겠어.
+3 (주사위, 65보다 높을 경우 실패) 나는 과연 저걸 한번에 뽑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야.
신중하게, 자... 적절한 곳을 잡아서 놓치지 않게...
"오오옷?"
"뽑았다!"
"이건, 인정할 수밖에 없나."
뽑았다♪
에토 카나하, 인형과의 전쟁에서 대승리!
"에헴!"
승리의 기쁨에 취해있는것도 잠시, 헛기침 소리에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자 나와 눈이 마주쳤던, 그리고 오늘 몇 번이나 보았던 그 직원이 서 있었다.
"...나가주실래요?"
그 직원은 웃으면서 우리에게 축객령을 내렸지만...
아무리 봐도 표정만 웃고 있는 거잖아, 이거.
역시 너무 심했나.
"...당장."
안 나가면 큰일이 벌어질 것 같았기에, 우리는 허겁지겁 그곳을 나왔다.
물론 방금 뽑아낸 큰 인형을 들고서.
"하하, 이젠 정말 사직서 써야겠네..."
죄송해요!
"자."
밖에 나와서, 나는 아스카에게 그 인형을 건네주었다.
"저, 정말로 주는 건가?"
"당연하지. 아리사는 많이 받았으니 이건 아스카한테 줄게."
아스카는 내가 건네준 인형을 받아들고 손으로 한 번 쓰다듬었다.
"고맙다, 카나하."
그리고 내게 웃어주었다.
+3 이제 우리들이 나눌 대화.
직원 "아니, 상관 있거든요..."
받은 인형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스카는 커다란 인형을 꼭 껴안고, 뺨을 부비기 시작했다.
"오오오오오... 아스카쨩의 희귀한... 이, 이건 어서 영상으로 보존해야..."
물론 그 행동은 아리사에 의해 영상으로 남겨질 예정이었고.
이윽고 아스카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아이처럼 인형에 얼굴을 파묻더니, 엄청난 기세로 뺨을 부벼대기 시작했다.
저 인형이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보네.
인형이 정말로 부러워.
...아스카가 계속 저러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으니, 말을 걸어볼까.
+2 내가 아스카에게 할 말.
아무말 대잔치구나 오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형."
어?
반쯤 장난으로 꺼낸 말에 나온 것은 뜻밖의 대답이었다.
"장난이다. 이런 인형보다는 살아있는 존재이며 내 곁에 있어주는 친구인 네가 더 귀엽고 소중한 것이 당연하지 않겠어?"
...눈은 왜 피하실까?
아무리 봐도 본능적으로 나온 대답을 커버치려는 거잖아, 이건.
"정말로?"
"정말이다."
아리사는 계속 영상을 찍으면서 날 도와줄 생각이 없어보이니까, 혼자서라도 추궁해볼까!
+3 내가 아스카에게 다음으로 할 말.
자, 복수다.
내가 말을 끝마치자마자, 아스카는 '이것 봐라?'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카나하 너는 인형과 나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소중하지?"
유치하네, 정말.
뭐,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 서려 있으니까 딱히 유치한 질문은 아니려나.
"소중한 건 당연히 아스카지만, 귀여운 건 인형!"
"실망이군. 그렇다면..."
아스카는 인형을 높이 치켜든 다음 말했다.
"네가 나보다 더 귀여워하는 이 인형을 인질로 잡도록 하지."
아스카한테 양도한 인형이니 이제 어찌 되건 상관없지만, 언제서부턴가 장난이 되어버렸으니 여기서는 맞춰 주는 것이 좋겠지.
하지만 인질극처럼 끌고 가고 싶지는 않은데...
좋아, 이렇게 할까.
"에잇!"
인질의 안전은 알 바 아니니까 인질범을 끌어안아서 제압한다!
"카, 카나하? 너, 넘어진..."
힘 조절을 잘못해서 넘어져버렸다.
계속 끌어안아서 아스카를 부끄럽게 한다는 내... 계획... 이...
"오, 오오오오오오!"
아스카가 가까이 있다.
같이 넘어진 경우에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누군가가 누군가의 위에서 버티고 있고, 그 둘이 서로 바라보는 상황은 아니다. 우린 그저 뒤엉킨 상태로 나란히 바닥에 넘어져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나에겐 치명적이었다.
흙먼지 때문에 약간 더러워진 얼굴이었지만, 여전히 아름답다.
인형이 더 귀엽다니, 농담으로라도 못 할 말이라고.
"카나하. 좀 움직여 줬으면... 하는데!"
"으, 응!"
아스카의 말에, 나는 허겁지겁 일어서기 위해 움직였다.
+3 다음 상황.
나도 영상 좀 줘!!
+3
# 받은 인형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스카는 커다란 인형을 꼭 껴안고, 뺨을 부비기 시작했다.
"후후후..."
겨우 일어난 나는 아스카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이 장면도 아리사의 콜렉션에 들어가겠지, 아마.
~♪
전화?
...엄마?
"여보세요?"
[딸!]
"왜 전화했어?"
+2 엄마가 나한테 전화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 해야 할까.
아니, 하지 말자.
괘, 괜한 걱정이잖아. 벼, 벼, 별다른 일도 없었고.
[딸?]
지나간 일이니까...
[딸? 여보세요?]
"으, 으응! 친구랑 놀고 있었어!"
[친구?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친구랑 놀고 있으면 이야기를 했어야지. 어디야, 딸?]
"여기? 상가."
[거긴 왜?]
어차피 나올 답은 뻔한 질문이다.
"아리사랑 아스카랑 같이 게임센터 다녀오느라."
[아무튼 시간이 늦었으니까, 슬슬 돌아와. 저녁 먹어야지.]
그래, 슬슬 돌아갈 시간이지.
"알았어..."
[딸.]
나는 전화를 끊으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아무 일도."
이런 걸 물어오는데, 어떻게 끊겠냐고.
눈물이 흘러나왔다.
천만다행으로, 목이 메여 목소리가 이상하게 나오는 일은 없었다.
[그래. 얼른 들어와서 밥 먹어.]
두 사람에게 작별을 고한 나는, 집으로 돌아갔다.
불안감을 가지고, 나는 학교로 향했다.
그 일에 대한 보복으로 이상한 소문이라도 퍼져 있으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불안해했던 것과는 달리 아무런 일도 없었다.
츠가가 달라붙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평소와 같은 생활이었다.
정말로 다행이지만, 저 쪽에서 가만히 있으니 오히려 이 쪽이 불안해진다.
안 돼. 아직도 불안해.
...아리사랑 상담이라도 할까.
아니면 프로듀서와 상담해보는 게 좋을까.
+1~3 누구와...?
1. 아리사.
2. 프로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