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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댓은 "한 학생의 별 볼일 없는 일상"에서 이어지는 창댓입니다.
전 창댓을 보고 오지 않으셔도... 무방하지는 않겠네요.
이 창댓에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니, 오리지널 캐릭터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비밀 메시지같은 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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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응? 무슨 일 있었어?"
그가 걱정하는 눈초리로 나를 바라본다.
"별 일 아냐."
아스카는 그런 미타라이에게 신경 쓰지 말라는 듯 못을 박았다.
"그래? 아, 그런데 있잖아-"
미타라이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미타라이와 꽤나 긴 대화를 하면서 느끼게 된 것은,
이 녀석, 나랑 꽤 잘 맞는다.
"슬슬 가봐야겠네."
즐거운 대화의 와중에, 미타라이가 끝을 고해왔다.
"친구로서 도울 일 있으면 두 팔 벗고 도와줄 테니까, 연락해."
미타라이는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연락처를 전해주었다.
그나저나 친구로 생각해 주는 건가. 마음에 드네.
떠나기 전에 그가 내민 주먹에 주먹을 부딪힌다.
인터넷에서 주먹으로 하는 인사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나와 있었는데, 맞겠지?
"그럼, 나중에 봐!"
그가 떠나갔다.
+3 다음 상황.
솔직히 뭔 대화를 해야 갑자기 친해질지 생각이 안 났...
"응? 왜?"
"너라는 녀석은 이런 분위기에서 그렇게까지 즐거워질 수 있는 건가."
잔뜩 열받은 아스카의 목소리가 한껏 즐거워진 내 목소리를 뒤따른다.
"죽을 뻔한 것도 모자라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기까지 했는데 그렇게 웃을 수 있는 거야? 하다못해 나처럼 친한 사람도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돼?"
"뭐? 그걸 몰라서-"
"울어야 해?"
나도 어떤 상황인지는 알고 있어. 알고 있었다고.
"그 때처럼 주저앉아서 떨어야 해?"
"그런 말이 아니잖아!"
"나 있잖아, 미타라이가 한 말을 들었을 때는 눈 앞이 정말로 캄캄해졌어. 그 때 일도 떠오르고, 더 많은 사람이 그 일을 알게 됐다는 생각도 들었고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특히 네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말로, 정말로 죽을 것만 같았어. 죽는 게 나을 것 같았어. 누군가한테 살려달라고 소리지르고 싶었어."
맑은 하늘에서 내 뺨으로 빗방울이 떨어졌다.
소나기라도 오는 걸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어. 하지만 잘 안 되더라? 그래서 겉모습이라도 꾸미고 싶었는데, 마침 이야기를 걸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그 이야기에 매달리며 가까스로 그 생각을 지워버리며 태연하게 있을 수 있었어.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다른 사람에게 매달려가며 태연한 척 했단 말이야."
그랬는데, 결국 끝까지 태연하게 있을 수는 없었네.
빗줄기가 더욱 거세져, 내 시야를 가렸다.
어째서 이 소나기는 내 얼굴에만 내리는 걸까.
"나는... 나는 널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내가, 내가 약한 모습을 보이면 네가 걱정할 테니까... 그러니까...!"
북받친 감정에 목이 막혀, 더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내 마음에도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슬픔과 불안과 죄책감이 뒤섞인 소나기가.
+3 ......
흠, 제가 뭘 쓴 걸까요.
눈물 공격-
"아... 아냐, 괜찮아... 내가 잘못했는걸..."
다시 눈물이 새어나온다.
+2 그러자, 아스카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끌어안았다.
나는 아스카가 전해주는 마음의 온기를 느끼며,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어느샌가 소나기는 멈춰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우리는 천천히 포옹을 풀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지금껏 내 어깨 뒤로 숨겨졌던 아스카의 눈가도, 나처럼 붉어져있었다.
"울었어?"
"먼저 눈물을 보인 것은 너다. 난 그걸 보고 마음이 약해졌을 뿐이야."
"뭐야, 그게."
어째서인지, 들려야 할 것이 들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렸다.
무언가 잊고 있었던 것 같은데.
"저기, 아스카?"
"왜?"
"아리사는 어디 있어?"
내 말을 들은 그녀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분위기 전환 성공.
그런데 정말 어디로 간 걸까.
+2~3 이 뒤에 벌어질 일.
>>엣... 늦었군요. 아리사는 그 사이에 사진 다시 찍고 도망치고 있는것으로 하죠.
"뭘 말이지?"
"히이이이익?! 아,아스카인가요?! 벌써 쫒아온 건가요?!"
"응? 뭘 찍었는데?"
"그,그그그...저,전 급한 용무가 있어서..이만.."
"기다려."
"히익.."
"카메라 줘봐."
"아...그게...."
"줘,봐."
"하,하잇!"
(카메라의 사진을 뒤져보는중)
"...이거, 무슨 사진이지?"
"으...."
"(강렬한 눈빛을 보내며)무슨 사진이지?"
"...아스카가...카나하를 안고있는 사진입니다..."
"...그래서 할말은?"
"죄송합니다..."
아리사는 울것 같은 표정으로 서있었다. 왠지 불쌍해진다.
"아스카..너무 꾸짖는건...나쁜 생각으로 사진을 찍은 건 아닐꺼잖아?"
"마,맞아요! 아리사는 순수한 의도로 도촬...이 아니라 사진을 찍은 거 라구요!"
"하아...그럼 찍힌 사진은 어떻게 할거지?"
"사진?"
"삭제할지 그냥 둘지 너가 정해."
"난..."
어라. 앵커가 아니라 그냥 글을 쓴거 같은 기분...이런식으로 적어도 되려나요?
중간에 자르셔도 되고 틀린점이 있다면 수정하셔도 되요!
"뭘 말이지?"
여기 있었구나, 아리사.
"히이이이익?! 아, 아스카쨩? 카나하쨩까지? 벌써 쫒아온 겁니까?!"
"말 돌리지 말고, 뭘 찍었는데?"
"그, 그그그... 저, 저는 급한 용무가 있어서 이만...!"
"기다려."
급히 떠나려는 아리사를 아스카가 제지했다.
이미 다 들통났는데 뭐하러 발뺌하는 걸까.
"히익... 저, 저는 정말로 해야 할 일이..."
"카메라."
"네?"
"카메라 줘 봐."
"저기..."
"줘."
"네, 넷!"
아스카의 강압에, 아리사는 어쩔 수 없이 카메라를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이거, 무슨 사진이지?"
그곳에 저장된 사진을 본 그녀가 질문했다.
아리사의 표정을 보니, 따로 설명해주지 않아도 어떤 사진을 말했는지 눈치챈 모양이다.
"으..."
"무슨 사진이지?"
침음성을 흘리기만 할 뿐, 아리사가 대답하지 않자 아스카는 강렬한 눈빛을 보내며 재차 질문했다.
"아스카쨩이... 카나하쨩을... 안고있는 사진입니다..."
"할 말은?"
"죄송합니다..."
아스카에게 고개숙여 사과하는 아리사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았다.
내 친구가 침울해하며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서 있는 것을 보니, 나는 그녀가 약간 불쌍해졌다.
"너무 꾸짖지는 마. 나쁜 생각으로 사진을 찍은 건 아니잖아?"
"마, 맞아요! 아리사는 순수한 의도로 도촬... 이 아니라 아름다운 순간을 사진으로 남긴 거라고요!"
"하아..."
활로가 트인 아리사의 필사적인 변명과 나의 설득에, 아스카는 한숨을 내뱉은 다음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찍힌 사진은 어떻게 할 거지? 삭제할지, 그냥 둘지, 네가 정해."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나는 아리사를 믿을 수 있어.
나쁜 용도로 쓸 아이가 아냐.
좋은 상황에서 나온 사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리사에게, 내 친구에게 소중한 사진이야.
하지만 내가 아리사의 편을 들어 사진을 남긴다면 그건 내 또다른 친구를, 그것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배신하는 게 아닐까?
+3 ...정말로, 어떻게 해야 할까.
도촬만의 매력이 있는데에에우에에에엥
서로를 이해하고 있었기에, 나에게는 그 선택이 매우 어려웠다.
나는 어떻게 할 지 선택했다.
그러나 선택하는 것과는 별개로, 내 선택을 전하는 것 또한 어려웠다.
"...지우자."
"네?!"
"아무리 그래도... 도촬은 나쁘니까..."
아리사의 더듬이가 축 늘어졌다.
시무룩한 표정을 짓는 아리사를 본 나는 그녀의 표정을 지우고 싶어, 그녀에게 속삭였다.
"나중에 사진 찍어줄게. 물론 저 사진이 더 귀중한 사진이었겠지만, 도촬은 나쁘기도 하고... 때가 안 좋았어."
정말로 사진 찍을 상황이 아니었어, 아리사. 우리 둘 모두.
차라리 행복한 순간이었다면, 그랬다면 아스카가 저런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것도 나 때문일까.
+1 (주사위) 아리사는 내 말을 듣고 얼마나 납득했을까.
+2~3 그리고,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스카의 눈치가 신경쓰이긴 하지만.
이런.
울려버렸다.
"사진... 정말로... 흐극... 개인 소장..."
"아, 아리사?"
으아아.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돼?!
"정말... 정말로... 정말로 지워야만 하는 겁니까? 네? 안 지우면 안 돼요?"
눈물과 콧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애원하는 아리사를 보고 있자니, 정말로 애처로워진다.
또, 내가 쓰레기가 된 것만 같다.
정말로 쓰레기가 된 기분이야.
"그래도..."
아스카도 곤란해졌는지, 무언가 말하려다 말끝을 흐렸다.
순간, 조금 전의 상황이 기억났다.
나는 아스카가 우는 나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아리사를 말없이 끌어안았다.
애초에 상황이 다르니까, 이걸로 해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이라도 진정시켜주고 싶다.
...그녀를 울려버려서 생겨난 죄책감을 덜고 싶기도 하고.
+3 다음 상황.
"미안... 미안해... 울릴 생각은 없었어."
"카나하쨩은..."
아리사가 나에게 속삭였다.
아스카에게는 들리지 않을만한 작은 목소리로.
"카나하쨩은 역시, 아스카쨩이 더 소중한 거겠죠."
"괜찮아요.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럴 수밖에 없을 테니까. 딱히 카나하쨩을 탓한다거나 그런 말이 아니에요."
내가 움찔하자, 아리사가 그것을 눈치채고 뒷말을 덧붙였다.
"그냥... 갑자기 그렇게 생각돼서..."
나는 뭐라고 할 수가 없어, 아리사를 좀 더 세게 껴안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 게 아니라고, 사진을 지우기로 한 것은 그것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건 거짓말이었으니까. 아스카와 나의 관계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아리사는 슬며시 포옹을 풀고, 우리 둘에게 말했다.
"저는... 이제 가볼게요."
마치 무언가를 고하듯이.
그리고 떠나갔다.
나는 어째서인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또 다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이것이 모두 내 책임인 것 같아서, 또 다시.
+2~3 ...이 지랄맞은 날에 또 어떤 일이 겹쳐질까.
# 아스카와 함께 셀카 투샷
@ 기다려 주시는 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아, 아니, 제, 제, 제가 조, 조금 쉬고 있기는 하, 하지만 저, 저, 저, 저게 더 머, 머, 먼저 나올 줄은...
누군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모르는 번호였지만, 받아보기로 했다.
지금은 다른 생각할 거리가 필요했으니까.
"에토 씨 되시나요?"
"네, 그런데요?"
"아, 갑자기 뛰쳐나가시길래..."
전화를 건 사람은 765 프로덕션 측 관계자였다.
정확히 누군지는 말해주지 않아서 알 수 없었지만, 내가 갑자기 뛰쳐나가자 걱정이 되어서 전화했다고 했다.
그 쪽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아리사가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전화를 끊고 나서, 나는 아스카에게 말했다.
"사과... 해야겠지?"
"명백히 따져보자면 마츠다의 잘못이지만, 내가 너무 강압적으로 나간 것도 있으니, 그 점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그럼 아스카 너도 동의한거다?"
나는 아스카가 뭐라 대답할 새도 없이 내 휴대폰을 들고 아스카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그녀의 옆에 섰다.
"사진인가."
"응. 이걸로는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사과는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럼, 찍어볼까."
나는 살짝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아스카는 무뚝뚝한 표정을 유지한 채로 사진을 찍었다.
하나, 둘, 셋, 찰칵.
사과하는 말과 함께 아리사에게 전송.
사과를 했지만, 아직도 미안하게만 느껴진다.
어쩔 수 없지. 답을 들을 때까지는...
"...이만 갈까?"
"그럴까."
기분 전환이 필요해. 오늘은 너무 힘든 날이었어.
그리고 오늘은 너무나도...
...내가 싫어지는 날이었고.
+3 ...다음 상황.
"다녀왔습니다."
"어서 와. 배 고프니?"
집으로 돌아오자, 엄마가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아버지는 일 나가셨겠지.
"딱히..."
"카나하, 무슨 일 있어?"
힘 없는 나의 대답에, 엄마가 나를 걱정하며 묻는다.
"그냥... 너무 놀다보니까 지쳤어..."
나는 애써 웃어보였다.
"참, 오늘 밥은 뭐야? 내가 좋아하는 거?"
"얘는. 장 본지 얼마나 됐는데 뭐가 있겠어? 그러고보니 슬슬 장 봐야겠네."
심부름 보내려는 눈치는 아닌 것 같다.
그 말은 한동안 방 안에서 쉴 수 있다는 소리지.
"그럼 난 올라가볼게."
"푹 쉬어. 지쳤을 땐 그게 최고야."
"알고 있어, 알고 있어."
지치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내가 처한 상황 자체에 지치는 것은 쉬는 것만으로는 말끔히 털어버릴 수 없겠지.
나는 내 방에 가서, 옷도 갈아입지 않고 침대로 곧장 뛰어들었다.
최근들어 안 좋은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정확히는 아이돌이 되고 나서부터 그런 일들이 부쩍 늘어난 기분이다.
내가 겪게 되었던 일들을 생각하면서, 나의 정신은 내 마음속의 갈라진 틈 속으로 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내 지쳐버린 마음이 나를 위에서부터 짓누르는 것 같았다.
그 정신적인 압박감에 숨이 막혔다.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몸을 움직일 수는 있었으나, 마치 그럴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이윽고, 나는 어두운 골짜기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세상에 나 혼자 남겨진 것만 같았다.
즐거운 생각을 해보려 했지만, 이미 시작된 암울한 여행은 쉽사리 끝나려 하지 않았다.
무너져내린 세상 속에서 어느 것에도 매달리지 못하고 유영하는 기분이었다.
모든 것이 다 소용없는 것 같았다.
나는 우울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떻게 해야 오늘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 걸까.
내가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을 울리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울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힘으로 가능하긴 한 걸까.
+2~3 ......
>>454 네, 자유앵커입니다.
어떻게 해야 오늘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 걸까.
내가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을 울리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울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로서는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아.
여기서 이러고만 있는다고 답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나 혼자서 고민한다고 좋은 답이 떠오를 것 같지도 않다.
역시, 이럴 때는 다른 사람과 고민을 나누어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
나보다 인생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언제나 나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들에게.
"그래서 그랬구나."
"네..."
나는 곧바로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좀 전에 아무런 일 없다고, 괜찮다고 해놓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있다고 알리는 것은 조금 양심에 찔리는 일이었지만, 엄마는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역시 부모님은 자식의 편이었다.
"카나하, 일단 그 일들이 전적으로 네 잘못만은 아니었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좋겠구나."
정말 그럴까.
"친구랑 밥이라도 먹으면서 화해하는 건 어떻겠니?"
"응... 일단은 그래보려고..."
"...나도 해줄 수 있는 말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엄마는 나를 살며시 끌어안고 나의 등을 천천히 토닥였다.
"힘들었지?"
"응..."
진정된다.
잠깐 동안, 나는 우울한 생각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그래? 그거 큰일이었겠네.]
"큰일이었지."
나는 지금, 다시 나의 방에서 미타라이와 통화하는 중이었다.
엄마와의 상담으로 많이 안정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해결방법은 나오지 않아 내가 아는 다른 사람에게도 전화를 해 보고 있었고, 두 번째로 전화를 건 사람이―첫 번째는 줄리아였다―바로 미타라이였다.
츠가에게도 전화를 해볼까 생각했지만, 역시 그건 아닌 것 같아 그만두었다.
[으음... 역시 나도 뚜렷한 해결방법은 못 내놓겠는데. 도움이 못 됐네. 미안.]
"아니야. 이야기를 들어준 것만으로도 고마워."
실제로 나는 줄리아나 미타라이와 이야기한 것만으로도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2 미타라이와 할 만한 다른 이야기가 있던가?
+3 있다면, 무슨 이야기?
+3 없다면, 다음 사건.
# 소나기를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아스카
@ 인양 겸 아스카 낙서
이걸로 세 번째 통화.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 전화를 건 것은 아니었다. 단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 뿐.
긴장할 일은 없는데도 번호를 누르는 손이 어쩐지 떨리는 것 같다.
좋아, 다 됐다.
나는 통화버튼을 누르고 아스카가 전화받기를 기다렸다.
[용건은?]
그저 이야기를 하려 할 뿐이었지만, 어떤 화제를 꺼내야 할 지...
"아읏."
[...왜 그러지?]
"아, 아무것도 아냐. 그냥... 으읏!"
갑자기 날카로운 통증이 나를 덮쳤다.
아스카의 걱정하는 말을 들으며 잠시 쉬고 있으니 통증은 사라졌지만, 무언가 불길하다.
"이, 이제 괜찮아."
[정말로 괜찮은 건가?]
"괜찮다니까. 참, 우리... 둘... 내일..."
갑작스레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눈은 어째서 감기는 걸까.
[카나하?]
답... 해줘야 하는데...
+2 카나하가 깨어날 곳.
+3 다음 상황.
나는 현재 낯선 곳에 와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병원인 것 같다.
"...정신이 들었나."
"...아스카."
내가 누워있는 침대 옆에는 아스카가 서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아니, 얼마동안 저렇게 서 있었던 걸까.
"내가... 얼마나...?"
"40분."
"오래 누워 있었네... 네가 알린 거야?"
"다행히도 네 집 앞에 있었어."
아스카가 내 집 앞에?
어째서인지 묻고 싶지만, 나중에 묻자.
지금은 쉬고 싶어. 온 몸이 무거워.
+2~3 ......이제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이렇게 하면 이제 아프지 않겠지."
그렇게 말하는 아스카의 눈은 불안감에 살짝 흔들리고 있었다.
아마 또다시 정신을 잃었거나, 잠을 잔 모양이다.
으레 그렇듯이, 아직 세상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눈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내 눈에 잡히는 것은, 나를 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
눈을 뜰 때부터 들렸던 웅얼거리는 소리들이 점점 형체를 가지고 정리된다.
그들이 나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여긴 어쩐 일이야?"
줄리아, 아리사, 아스카, 이 외에도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내 주위에 모여있었다.
누가 연락했는지 모르겠지만, 미타라이도.
병문안을 와준 친구들은 한 명 한 명 돌아가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남아준 사람은 역시나 아스카.
조금 전에 아리사가 아스카만 남았을 때 아리사가 아스카를 껄끄러워하는 것 같았는데, 착각이었을까.
"...많이 아픈가?"
"아니. 이젠 안 아파. 그냥 힘이 좀 없네."
나는 애써 웃어보였다.
그 애처로운 웃음 너머에 있는 불안함을 본 것인지, 아스카가 나의 손을 양손으로 꽉 붙잡았다.
"이렇게 하면 이제 아프지 않겠지. 난... 난 정말로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렇게 말하는 아스카의 눈은 나처럼 불안을 느끼고 있어서, 불안감에 흔들리고 있어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었다.
"응. 앞으로는 안 아플 거야."
정말로 그랬다면.
다음 날, 다행히도 나는 퇴원할 수 있었다.
계속 병원에 있었다면 아스카와 함께 예정되어있던 잡지 촬영을 펑크내야 했을 텐데, 그런 일은 정말로 내키지 않는다.
다음부터는 아스카와 잘 붙어있어야겠어.
새삼 이 병이 얼마나 저주스러운 것인지 깨닫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어떻게 보면 로맨틱한 병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해 죽어버린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겪을 감정은 전혀 로맨틱하지 않잖아.
나는 이미 아스카의 눈에서 그 감정의 편린을 보았다.
그것이 더 커지게 해서는 절대 안 되겠지.
+3 아무튼, 잡지 촬영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1
1~2시간 정도 남아 있는걸로!
적어도 무대 위에 서는 것보다는 부담감이 덜해서, 아직까지 몸이 떨린다던가 하는 일은 없었다.
이런 일은 처음인데, 잘 할 수 있겠지?
"준비는 잘 돼가?"
"프로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프로듀서가 한 손에는 종이컵을 들고 반대쪽 옆구리에 책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낀 채로 나를 찾아왔다.
"자, 여기 코코아."
"어린애 취급인가요."
짐짓 삐진 척을 하면서 프로듀서가 내민 종이컵을 받아든다.
좋아하니까 거절할 이유는 없지.
종이컵에 든 따뜻한 갈색 액체를 목 뒤로 조금 넘기자 적절하게 단 맛이 입 안을 감돈다.
뜨거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 뜨겁네.
미적지근해.
"긴장하고 있는지 보러 왔는데, 별로 긴장되지는 않는 모양이네?"
"네. 무대 위에 서야 했을 때보다는 덜 긴장되는 것 같아요."
"역시 무대 경험이 있어서 그런 거려나?"
그럴지도.
"참. 촬영 컨셉 말인데, 기억하고 있지?"
"네. 봄맞이 신상품 코디였었죠?"
"응. 우선 너랑 아스카가 따로 따로 찍은 다음 둘이 같이 찍게 될 거야. 그 정도는 알지?"
"네."
"아스카는 문제가 없는데... 역시 문제는 너지."
"그럴 수밖에 없겠죠."
아스카가 이런 일에 경험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예 경험이 없으니까.
어떤 포즈를 취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만, 아직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 이것들이라도 보도록 해."
프로듀서는 옆구리에 끼고 있던 것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프로듀서가 나에게 전해준 것은 패션 잡지.
보는 것만으로 도움이 될 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
"너한테 이 쪽 레슨을 더 시켰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댄스나 보컬 쪽 레슨만 시키다보니 좀 불안하네."
"그래도 아예 안 한 건 아니었잖아요? 지금까지 레슨받은 게 있으니 잘 되겠죠."
아마 잘 되겠지.
응, 잘 될 거야.
"그래? 내 아이돌이 그렇다는데, 믿어줘야겠지. 그럼 힘내라. 난 스태프들이랑 이야기하러 가볼게."
스태프와 이야기라.
저 날카로운 얼굴로 스태프들과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하단 말이지.
"네. 조금 있다 봐요."
"응. 있다 보자."
+1 (주사위) 잡지는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3 다음 상황.
앵커라면 촬영에서 연속으로 퇴짜를 맞고 카나하의 텐션이 스파이럴
Eternal Spiral
ㅎㅏ 거 인생이 참
(필자는 마마마도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포즈 감상만 실컷 했다고.
"슬슬 준비해야 하는데..."
괜찮으려나.
슬슬 불안해지는데.
"하아..."
역시나, 불안감은 적중해버렸다.
나는 촬영이 시작되자 내가 뭘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연속으로 퇴짜를 맞아버렸다.
나 때문에, 또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어.
정말로 이런 일이 다시는 안 일어났으면 했는데.
"조금 심각하네."
언제 다가왔는지, 내 옆에는 프로듀서가 서 있었다.
"네, 엉망이었죠."
"문제가 뭐인 것 같아?"
너무 뻣뻣했나? 옷에 안 어울렸나? 너무 과했나? 표정이 안 좋았나?
내가 어땠는지 누가 나한테 말해주면 좋으련만.
"잘 모르겠어요. 머리가 비어버려서..."
"하긴, 그래 보였어."
"...아스카는 거의 한번에 성공했잖아요. 차라리 아스카만 시키는 건 어때요?"
"그래서는 의미가 없지. 너희 둘한테 들어온 일인데."
그건 그렇지만, 난 짐만 되고 있다.
쓸모없이 무겁기만 한 짐이라면 포기하는 게 나을 텐데.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어차피 저 감독님이 원하는 건 간단해. 잘 하는 것."
그게 가장 복잡한 문제라고요.
생각같아서는 정말로 빠지고 싶어.
"일단, 카나하. 내가 본 너의 문제점은..."
+2~3 프로듀서가 본 나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P.S. 스파이럴이 하향조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