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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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댓은 "한 학생의 별 볼일 없는 일상"에서 이어지는 창댓입니다.
전 창댓을 보고 오지 않으셔도... 무방하지는 않겠네요.
이 창댓에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니, 오리지널 캐릭터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비밀 메시지같은 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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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마실 거는?"
"밀크티 사드릴게요!"
팬케이크에 밀크티라. 뭐, 나쁘지 않네.
용서해주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리사니까.
나중에 더 받아낼 수도 있고.
어차피 당분간 레슨은 쉬어야 할 것 같으니, 지금 당장 받아내는 것도 나쁘지 않으려나.
"좋아. 네가 아는 맛집으로 안내해. 물론 발을 다친 나를 위해 수고도 좀 해줘야겠어.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아리사?"
"네에…"
아스카한테 연락해둘까.
말하지도 않고 멋대로 다른 곳으로 튀었다며 화낼 수도 있으니까.
+3 우리가 겪게 될 다음 일.
아닙니다.
아스카 "지금 나는 두고 가놓고서 마츠다 아리사와는 오붓한 시간을 보내겠다는 건가?"
가뜩이나 걱정되는데 딴 여자랑 놀고 온다는 카나하에게 분노 폭발.
[진료는 잘 받았나?]
"응. 좀 쉬면 나을 거래. 그리고 별 문제도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
그나마 좋은 소식을 전하자, 안심한 아스카의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
문제는 이 다음에 전하려는 소식이다.
아스카를 두고 와서 갑자기 친구랑 놀다 가겠다고 하면, 토라질 게 뻔하다.
돌려 말한다고 해서 눈치 못 챌 것 같지도 않고.
…가기로 한 건데 어쩌겠어.
사실대로 말해야지.
"참. 병원에서 아리사를 만났는데, 아리사가 뭘 사준다고 해서 좀 늦게 들어갈 것 같아."
[…하?]
역시나, 아스카의 반응은 별로 좋지 않았다.
[지금 날 여기 두고 가놓고서, 너는 마츠다 아리사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겠다는 건가? 그것도 이런 식의 일방적인 통보라니. 내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고려하지도 않은 모양이지?]
"아, 그, 그게… 미안…"
[가장 열받는 점은 내가 널 걱정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널 걱정하고 있었는데 정작 너는 다른 사람과 놀아날 생각에 빠져 있었다니. 하.]
지금이라도 아리사한테 안 되겠다고 말하는게 좋으려나…
+3 어떻게 할까…
시키 : 아스카쨩, 연인을 너무 속박하는것도 좋지 않다고?
아스카 ; 무, 무슨 소리를...?! 랄까 어디서?!
그리고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히고 돌려보내겠다는(??) 아리사의 설득까지 더해 아스카도 얌전히 기다리기로
팬케이크야 나중에도 얻어먹을 수 있지만, 아스카의 화를 풀어주는 것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될 테니까.
좋아. 아스카한테 말하자. 금방 돌아가겠다고.
"아스…!"
[아스카쨩? 연인을 너무 속박하면 말야, 그다지 좋지 않다고?]
뭐야. 왜 이치노세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거야.
어째서 이치노세한테 내 말이 끊긴 거냐고.
서, 설마 옆에서 다 듣고 있었던 거야?
[무, 무슨 소리를… 랄까,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냐!]
아스카도 이치노세가 있는지는 몰랐던 모양이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치노세라니. 예감이 좋지 않아.
"죄송해요. 아리사 때문에 괜히…"
"아, 아냐. 너도 일단은 선의로 한 말이었잖아."
죄책감과 자기보전의 의미가 더 강했겠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은 제안이었으니까.
"저, 아스카쨩. 듣고 계신가요?"
[으응, 그래 그래. 이야기해보라고?]
[너는 가만히 좀 있으면 안 되겠나!]
잠시 이치노세와 아스카가 실랑이를 벌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스카가 다시 아리사에게 말을 걸었다.
[나라면 여기 있다만, 아픈 사람을 빼돌리는 무정한 사람과는 딱히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데.]
"그, 그래도 절대로 카나하쨩의 손에는 물 한 방울도 묻히지 않고 돌려보내드릴 테니 허락해주시면 안 될까요!"
날 고생시키지 않겠다는 말 같지만, 왜 하필 저런 비유를 쓴 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말하면 마치 나한테 먹을 걸 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날 아예 데려가버리겠다는 말처럼 들리잖아.
[…너무 늦게까지 데리고 있지 마라. 카나하는 환자니까.]
"그 정도는 아리사도 알고 있다고요. 아리사와 함께하는 동안, 절대로 카나하쨩이 힘들지 않게 하겠습니다!"
그 생각을 좀 전에 해 줬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차라리 지금 그 일을 말해서 이 교섭을 파토내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는데? 어떻게 할 거야, 아스카쨩?]
[…좋다. 솔직히 말해서 불안하지만, 이번 한 번만은 마츠다 너를 믿어보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잘 풀렸으니 됐나.
+3 이제 이 다음엔 어떤 대화를. 혹은, 어떤 행동을.
"아까 고생시켰으면서."
"느윽!"
나는 아리사에게만 들리도록 작은 소리로 아리사의 행동을 비틀어 꼬집었다.
아스카가 들었다면 분명 그게 무슨 소리냐면서 질문을 던졌겠지.
"카나하쨩. 그건 정말 죄송하다니까요…"
[죄송하다니, 뭐가 말이지?]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만큼 수상한 말이 더 있을까.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을 들춰보면, 열에 아홉은 무언가를 숨기고 있던데 말이지?]
당연하게도, 아스카 또한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일을 키울 생각은 아니었지만, 이건 아리사의 잘못이니까.
말은 조심히 했어야지.
그 이전에 행동을 조심했어야 했지만.
[말하지 않는다면, 너와 카나하의…]
"아, 알겠어요! 말할게요!"
과연 아리사는 어떻게 설명할까.
변명할까, 사실대로 말할까.
그걸 말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아스카를 구워삶을까.
한번 골머리 좀 썩어 보라고, 아리사.
+2 아리사는 과연 사실대로 말할까, 아니면 둘러댈까?
+3 아리사가 아스카에게 할 말.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인가, 그거? 환자를, 뭐? 무리하게 굴렸다고? 네가 그러고도 카나하의 친구인가?]
아스카의 말에 복잡미묘한 기분이 들기 시작하는 나.
분명 아스카의 비판은 옳고, 나 또한 원하던 바였지만, 아리사가 풀이 죽은 모습을 보고 나서 생겨버린 동정심 때문에 속 시원히 즐길 수 없는걸.
"사, 사진 드릴 테니까요! 보정도 잔뜩 넣어서 엄청 예쁘게 해서 드릴 테니까요오오오!!"
[누, 누가 그딴 걸로 넘어갈 것 같나!]
말 더듬었지, 방금?
"엄청 레어한 카나하쨩의 목소리 녹음도 있다고요?"
[…흠.]
아스카의 망설임을 감지한 아리사가, 때를 놓치지 않고 아스카를 유혹하기 시작했다.
설마 넘어가지는 않겠지.
의사에게도, 트레이너에게도 배신당했지만 아스카만은 나를 배신하지 않을 거야.
최소한 사진과 목소리에 완전히 넘어가지는 않을 거라고.
+3 자, 아스카. 너는 내 기대를 배신하지 않을 거지?
시키가 아직 있을까 한번 불러본다. 시키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하고...
카나하 : 이치노세. 아스카는 말이야 간지럽힐때는 옆구리보다 다리 안쪽이 더 간지럼 잘타
그것을 들은 시키는 두눈이 반짝하고... 아스카의 다급한 소리가 들리며 전화가 끊긴다.
자업자득이야.
시키의 의심은 확신이 되겠군(...)
"감사합니다!"
…나, 방금 팔린 거야?
사진 몇 장과 목소리 몇 토막에 팔려버렸단 말이야?
너는, 너는 날 배신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만약 아리사의 제안에 혹한다고 해도 최소한 고민하는 척은 해줄 거라고 믿었는데.
그런데 그런 것도 없이, 허락해버리는 거야?
연인의 행동이, 실망스럽다.
그렇다면 나도 너에게 실망을 안겨주겠어.
어떻게 하면 되려나…
아, 그렇지.
나 대신 괴롭혀줄 사람이 있었잖아.
"이치노세, 있어?"
[어라? 이 쪽은 왜 찾으실까?]
"이치노세. 아스카는 말이야, 옆구리같은 곳보다 다리 안쪽을 간지럽힐 때 훨씬 더 간지럼을 잘 타더라고. 그냥, 알아뒀으면 해서."
[오호라?]
이제부터 어떤 일이 일어나건, 내 잘못은 아니야.
[자, 잠깐, 시키! 그만―]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어졌다.
"흥."
자업자득이야, 아스카.
+3 이제 아리사와 어떤 일을 할까.
카나하 : ㅇ,왜 그런표정이야?
아리사 :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자세한건 먹으면서 하자면서 팬케이크와 밀크티를 먹으러 간다.
아리사 "므헤헿헤헿헿 벌써 그런 육체적인 비밀도 알 정도위 사이인가요?! 그런가요!!(환희)"
"호오…?"
부축받기 위해 아리사를 쳐다보자 내가 본 것은, 나를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리사.
"왜, 왜 그런 표정이야?"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어째서 저런 표정을 짓는지는 뻔했지만, 당황한 나머지 말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
방금 내가 했던 이야기를 아리사가 있는 앞에서 꺼낸 것은 조금 위험한 행동이었으려나.
하지만 후회는 없어.
후회해야 할 사람은 아스카니까.
"자세한 이야기는 먹으면서 할까요~"
"…그래. 가자."
내가 당할 질문 공세보다 이치노세의 괴롭힘이 더 괴로울 테니까, 난 정말로 후회 따위 없어.
"므흐흐…"
아니. 역시 조금은 후회될지도.
+3 팬케이크와 밀크티를 먹으면서 우리들이 나눌 이야기.
"왜?"
다시 되찾은 여유로운 시간.
팬케이크와 밀크티를 함께 즐기는 이 만족스러운 시간에, 아리사가 끼어들었다.
"카나하쨩은 어떻게 아스카쨩의 약점을 안 건가요… 카나하쨩은 그럴 아이가 아니었는데…"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우연히 알았을 뿐이야, 우연히!"
"다리 안쪽을 간지럽히는 해프닝이 우연히 일어났다는 말인가요?"
내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변명 같지만, 이렇게 둘러댈 수밖에.
인정하지 않는다면 증거 따위는 없잖아?
"그, 그래."
"…카나하쨩."
"응?"
+3 아리사는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할까.
카나하 쨩과 아스카 쨩 사이에서 일어날만한 일은 대략 꿰고 있다고요? 저.
...뭐, >>-1
아리사는 그 시답잖은 변명을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 몇 마디 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분쇄해버렸다.
그런 다음, 얄밉게 밀크티를 한 모금 마셨다.
"그래서 말인데요, 거래는 아스카쨩이 아니라 카나하쨩과도 할 용의가 있는데 말이죠."
"뭐?"
나와 거래를 할 생각이 있다니?
내가 뭐가 아쉬워서 아리사와 거래를 해야 한다는 걸까.
"내가 왜?"
"그야 당연히…"
+3 내가 그녀와 거래해야 하는 이유란 과연 무엇일까.
"…볼래."
"맨 입으로요?"
부탁으로는 내가 협력해주지 않을 것 같으니까 이젠 아스카의 비밀 화보집으로 날 조종하겠다?
얄밉고, 치사하네.
"원하는 게 뭐야."
내가 거절하지 못한다는걸 알고 있으면서 그런 제안이라니.
어떻게 이렇게 잔혹해질 수 있는 거야, 아리사.
"그냥 뭐, 별 건 아니고요…"
+3 아리사의 '제안'은 과연.
저는 카나하 쨩과 아스카 쨩의 시추에이션을 듣고 싶습니다! 물론 어디에 설파하거나 하진 않을거에요?
"기각."
너한테 그런 정보를 넘겼다간 뒷감당이 안 돼.
난 누구랑 달라서, 아스카의 화보집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팔아먹진 않는다고.
"…농담이라고 말하기도 전에 끊어버리시다니. 너무하잖아요!"
농담이었어?
난 진담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너잖아. 진담인 줄 아는 게 당연하지.
"아리사가 원하는 것은 카나하쨩과 아스카쨩 사이에 있었던 시추에이션을 듣고 싶을 뿐이에요. 물론 어디에 설파하거나 하진 않을 거고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설득력이 별로 없는걸."
"그래도 아리사는 그런 지극히! 개인적인 일까지 남들에게 말하고 다니진 않는다고요! 그리고 저희는 친구잖아요?"
난 오늘 우정의 끝을 본 것 같았는데.
"어떻게 할까…"
쪼르륵, 밀크티를 목으로 넘기며 아리사의 제안을 생각한다.
친구에게 자신의 연애사를 말하는 부끄러운 짓을 해야 한다니.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팔아넘기는 것보단 낫지만, 여전히 들어주기 힘든 요청이다.
아무리 저울질을 해봐도, 제대로 된 결론이 나지 않는다.
"우선 네가 말한 그 화보집에 대한 것부터 알아야겠어. 정확히 어떤 내용의 화보집이야?"
"그 정도는 말해드릴 수 있죠. 아리사가 가진 아스카쨩의 비밀 화보집은…"
+3 과연 아스카는 어떤 화보집을 찍었던 걸까. 아니면, 찍혔던 걸까.
아스카 팬들중에서도 소수만 알고있는 레어탬인데 그 내용은...
아스카의 흑역사다. 아스카가 공주님 드레스라니. 이게 뭐야...
튕기다가 니나를 울릴뻔했던걸 수습하던 중이라 뭔가 필사적이다
@예의 라이브 네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나에게 대답하는 아리사.
무언가를 찾듯 휴대폰을 계속 들여다보던 아리사가 이윽고 자신의 휴대폰을 내게 건네며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다.
"보실래요? 여기 몇 장 있는데."
아리사에게서 받아든 휴대폰에 나온 사진들은 정말 '레어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사진들이었다.
하늘하늘한 공주님 드레스를 입은 아스카의 사진.
지금의 아스카를 보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사진들.
이건 정말 아스카의 흑역사라고 할 수 있는 사진들만 모아놓은 것 같은데?
특히 이거.
"이 사진, 마음에 들었다는 표정이 너무 두드러져서 귀엽지 않아?"
"오호, 공주기사 컨셉의 사진이군요. 확실히 카나하쨩이 말한 점이 귀엽죠."
역시 아리사. 뭘 좀 아네.
"딜, 하실 건가요?"
"당연하지."
이걸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
+2~3 이제 우리들은 어떤 대화를 해나갈까.
발판이 아니라니 +1
...잘못 걸려들면 못할 말도 할 것 같다. 조심하자.
"어? 여기서?"
"상관 없잖아요? 친구와의 해프닝을 다른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 뿐이니까요."
하긴. 아리사처럼 진실을 알고 있다면 모를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여기겠지.
보통 친구와 할만한 일 위주로 이야기한다면 문제는 없을 거야.
"어디서부터 이야기하는게 좋을까나…"
"서로의 집에 놀러간다거나, 그랬던 일은 어떤가요?"
그것도 나쁘진 않겠네.
내가 말만 조심한다면 오해를 살 염려도 없을, 그런 소재니까.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인데, 아스카가 우리 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어."
"벌써부터 흥미로운데요?"
"그런데 냉장고를 열어보니까 반찬이 없어서, 같이 요리를 했었지."
그 때가 다시 생각나네.
정말 좋았지, 그 순간은.
"므흐흐… 좋은 이야기네요. 어떤 요리를 하셨나요?"
"보자, 된장국이랑… 아, 맞아! 아스카가 된장국을 만들다가 말이야…"
"밥을 다 먹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됐나요?"
"그냥 뭐, 별로 할 것도 없어서 DVD를 같이 보기로 했었던 것 같아."
"호오라? 어떤 내용이었는지 궁금한데요?"
"그게, 조금… 야한 내용이었어."
내가 DVD의 내용을 말하자, 아리사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그런 거 아냐! 아무거나 틀었는데 그런 내용이었을 뿐이라고!"
"네에, 네에. 그러시겠죠."
믿어주는 눈치가 아니잖아.
하, 정말. 부모님은 왜 그런 DVD를 사 놔서…
"그래서, 그 DVD를 보면서 뭘 하셨나요?"
능글맞은 표정을 지우고 우리가 겪은 일이 흥미롭다는 듯 다음 일을 물어보는 아리사.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의 말에서 무언가 섬찟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 일을 말해보라며 재촉하면서, DVD 이야기가 나오자 왠지 몰라도 그 쪽으로 이야기를 돌리려는 느낌.
생각해보니, 이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있는 사람은 아리사라고 할 수 있었다.
아리사가 묻고, 내가 답하고.
이렇게 아리사가 묻는 말에 다 대답하다보면 이상한 말까지 해버릴지도 몰라.
말을 조심할 필요가 있겠어.
그러니 여기서는 거짓말을 살짝 보태자.
"예상 외의 상황 때문에 놀라서 멍하니 있다가 DVD를 꺼내고 다른 걸 봤어."
"보통은 그렇게 하겠죠. 그래서, 그 DVD는 밤에 도움이 되셨나요?"
"딱히. 나는 아…"
아차.
"…리사 네가 생각하는 일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위험할 뻔 했다.
하마터면 밤에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 수긍할 뻔 했어.
"흐으응?"
역시 의심하는 건가…?
+3 이 위기… 는 어떻게 넘어가면 좋을까.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아리사의 페이스에 휘말려버릴 수 있으니, 여기서 적절히 끊어줘야겠어.
"네? 아리사야 잘 지내죠."
"최근에 즐거웠던 일이라거나, 흥미로웠던 일은 없어?"
다행이다. 페이스를 되찾아왔어.
이제 이대로 슬슬 내 이야기의 바깥쪽으로 유도하기만 하면 돼.
그러면 다시 여유로운 잡담으로 돌아갈 수 있겠지.
"흥미로웠던 일이라, 아리사는 카나하쨩의 이야기가 정~말로 흥미로운데요?"
"응? 내 이야기?"
"네. 지금은 카나하쨩이 아리사와의 거래를 이행하는 시간이지, 아리사가 떠드는 시간이 아니라고요?"
하, 하나도 안 통했어!
아리사가 이렇게 무섭…
…긴 했지. 특히 내가 아이돌이 되고 나서부터는 더더욱.
+3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아리사 : 최근 키스는 언제인가요?
카나하 : 그게...엣?
아리사 : 흐흥... 역시 자주 하고 있나 보네요~.
걸려들어 버렸다...
어찌됐건 아리사는 나와 오랫동안 함께해온, 아스카를 제외하면 내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친구니까.
하지만 역시 아스카와 나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말하기는 부끄럽다.
내 주변을 보면 자신과 연인의 키스나 스킨십을 한 번의 수다거리로 내놓곤 하던데.
아무리 나와는 사정이 다르다고 해도, 어떻게 그런 일을 부끄럼없이 말할 수 있는 걸까.
역시, 숨겨야 할 것 같네.
아직은 말할 준비가 되지 않았어.
"최근 키스는 언제인가요?"
"그게, 분명히… 엣?"
"흐흥~? 역시 자주 하고 계신가 보네요~?"
순식간에 치고들어와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어낸 아리사.
그녀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하는 말이, 내 머릿속을 뒤집어놓았다.
걸려들어 버렸다…
"혹시 오늘도 둘만이 있을 때 키스를 즐기셨다거나?"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리사…"
아리사가 어림짐작으로 짚어낸 사실이 나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사실 아리사는 다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날 괴롭히기 위해 이런 거래를 제안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대로라면 이 터무니없지만 묘하게 설득력있는 생각으로 자기 자신을 설득되어버릴 것만 같다.
+3 내가 아리사에게 할 말. 혹은, 아리사가 나에게 할 말.
"것보다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부축 필요하시죠? 같이 가 드릴게요."
이번 작전은 잘 먹혀야 할 텐데.
드디어 아무도 간섭할 수 없게 되었어.
"아리사, 아직 거기 있지?"
"당연하죠! 다친 사람을 두고 어딜 가나요?"
역시 아직 있었구나.
하지만 여길 들여다보거나 하진 않을테니 안심하고 구원 요청을 할 수 있겠지.
조금 비겁한 탈출 방법 같지만, 그래도 아리사에게 휘둘릴 수는 없어.
"…어?"
휴대폰이 왜 안 켜지지?
설마… 배터리가 없나?
"무슨 일 있나요?"
"아, 아니. 아무 일도 없어."
왜 하필 지금!
+3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불만이긴 하지만... 적절하게 다음 이야기로 넘어거자.
아, 일단 핸드폰 방전된걸 아스카나 프로듀서에게 알려야 해서 아리사의 핸드폰을 빌렸는데...
이 사진은 언제 찍은거지 아리사...
"잠깐만, 아리사."
이야기를 피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우선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핸드폰이 방전된다는 일은 정말로 상정외라고.
그러니까 일단은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돼서 연락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리는게 먼저야.
"그 전에, 네 핸드폰좀 빌려주지 않을래? 내 휴대폰은 방전돼서 말이야."
"네. 여기요. 그리고 만약 원하신다면 아스카쨩의 사진을 몇 장 더 보여드릴 수도 있답니다?"
"글쎄. 그건…"
잡담으로 시간을 때우기보다는 빨리 빨리 끝내는게 낫겠지.
자. 핸드폰이 방전되었다는 메세지를 아스카와 프로듀서에게 보내야…
"잘못 눌렀네…"
메세지를 보낸다는게 사진이 저장된 곳으로 들어와버렸네.
일부러 보려고 한 건 아니니까, 빨리 메시지나 보내야…
잠깐만. 이게 뭐야?
+2 아리사가 찍은 사진.
+3 (주사위)그 사진의 위험도.
"네? 무슨 사진이요?"
정말로 궁금하다는 듯이 묻는 아리사.
나는 그런 아리사에게 그녀의 휴대폰을 건네며, 그녀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아, 이, 이건…"
내가 보게 된 사진은, 나와 아스카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도중의 사진.
사진의 위험도 자체는… 조금 위험한 수준이지만 문제는 이것이 아리사의 핸드폰에서 나왔다는 점.
직접 찍은 게 아니더라도 이것은 정말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리사에게서 정확한 설명을 들어야 할, 그런 문제.
경우에 따라서는… 프로듀서에게 알려야 할 수도.
아니. 이 사진에 대해서는 무조건 알려둬야겠지.
"어떻게 찍었어?"
+3 아리사는 과연 어떻게 해명할까.
아니면 변명이던가.
(그리고 떨리는 눈동자)
말로는 모른다고 하지만, 눈은 알고 있는 사람의 눈인걸.
눈동자가 떨리고 있다고.
손도 안절부절 못 하고 있고.
"이, 이 사진이 왜 아리사한테 있을까요?"
"해명해봐."
"저기, 카나하쨩. 그게 있잖아요? 아리사는 정말로 이게 어떻게 된 건지 잘 모르겠…"
"제대로 해명하지 않으면 아스카와 프로듀서에게 전부 다 말해버릴 거야."
제대로 해명해도 말할 생각이지만.
"그게, 이게 좀 묘하단 말이죠?"
"어떻게 된 건지나 말하라니까."
자꾸 변명을 늘어놓을 생각인건지, 아니면 정말로 할 말이 많은건지.
+3 아리사의 해명.
랄까. 아무리 그래도 이런식의 도촬은 하지 않는다구요...
뭔가... 저에 대한 평가 너무 낮지 않나요?
그나저나 이런 사진이 나돌아 다닌다는게 묘하단 말이에요... 카나하쨩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잖아요.
@아리사가 묘하다고 했으니...
"합성?"
"네. 애초에 몸매가 다르잖아요. 카나하쨩이라면 잘 아시겠죠?"
아리사의 말을 듣고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니, 확실히 내가 아는 서로의 몸매와는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알 수밖에 없지. 자신의 몸을 자신이 모른다면 말이 안 되잖아.
나라면 잘 알 거라고 말하는 아리사의 말투가 조금 미묘했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냐.
이런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다는 문제가 더 중요하지.
"아무리 아리사가 아이돌쨩의 여러 가지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자 한다지만 이런 식의 도촬은 하지 않는다고요."
그렇지. 너라면 이렇게 사진을 합성하지는 않을 테니까.
다른 식의 도촬이라서 문제가 되긴 하지만, 네가 추구하는 것은 리얼리티지, 아이돌의 모습이라면 다 되는게 아니니 말야.
"랄까, 뭔가 저에 대한 평가 너무 낮지 않나요?"
"네 평소 행동 때문이잖아."
어째서 자신의 평가가 낮은지 모른다는 것에 괜히 볼멘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건에서 아리사의 잘못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어째서 이런 소리를 한 걸까, 나는.
이 사진들 때문에 스트레스라도 받은 걸까.
"아, 아무튼! 이런 사진이 나돌아 다닌다는게 좀 묘하단 말이에요…? 조금 잔인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카나하쨩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잖아요."
"그렇네. 보통 이런 합성 사진은 유명한 아이돌을 대상으로 하니까."
내가 아니라 아스카를 겨냥했다고 해도 마찬가지.
어째서 나, 혹은 아스카여야 했던 거지?
"가장 유력한 것은 두 분의 팬이 만들었다는 가능성. 그런 비틀린 팬도 없진 않으니까요."
"비틀린 팬이라…"
아리사의 이야기가 나의 정신을 살짝 일그러뜨렸다.
이미 아스카의 사생팬을 경험해봤기에 그런 팬이 얼마나 무서운지는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비틀린 애정이 나를 겨냥한다면…
…생각하기도 싫어.
"그런 쪽이 아니라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겠지만."
"그렇죠…"
정말, 난감한 일을 알게 되어버렸네.
+2~3 …어두워진 분위기 속에서, 우리들은 어떤 대화를 해나갈까.
..응? 이거 앵커들...
아닙니다
"뭐어… 기본적으로 다른 사무소에서 하는 것처럼 대처하죠."
"다만 자세한 쪽은 아리사도 알 수 없어요. 프로듀서가 리츠코 씨나 사장님과 상의해서 뭘 하는 모양이지만, 이런 쪽은 잘 말해주지 않으시니까요. 사장님의 인맥 어쩌구 하는 걸 들어보면 뭔가 엄청난 해결법을 쓰는 것 같기도 한데…"
다른 사무소에서 하는 것처럼, 이라고 해도 난 잘 모르는데.
그렇지만 더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가는 정말로 어려운 이야기를 끝없이 듣게 될 것 같으니까 넘어가자.
이건 프로듀서의 몫일 테니까.
"참. 아스카쨩의 레어 화보집은 어떻게 드릴까요?"
"원본을 주면 좋겠는데."
"에?! 너무하잖아요, 그건!"
역시 사본을 주려는 속셈이었나.
하지만 아스카의 애인으로서, 나도 양보할 수 없다고.
"그건 아리사 너보다는 나한테 있는 쪽이 더 의미있다고. 같은 유닛 소속이잖아?"
"하지만 화보집은 본디 팬을 위한 것. 데뷔 초기부터 아스카쨩의 성장을 지켜본 아리사에게 더 의미있다고요?"
"나도 아스카의 팬이란 말이야."
"그렇다면 증명해보시죠! 어째서 그 화보집이 카나하쨩에게 더 의미있는지!"
지금 날 도발하는 거야?
+3 …어떻게 반응해줄까.
아리사 : 그, 그런 치트는 비겁하다구요...! 저라고 해서 애정이 없는건 아니라구요... 제가 이걸 어떻게 구했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아리사의 귓가에 내뱉은 말.
아리사가 가진 명분으로는 나의 이 말을 이길 수 없다.
절대로.
"그, 그런 치트키는 비겁해요! 그리고 아리사라고 해서 아스카쨩에게 애정이 없는건 아니라구요! 아리사가 이걸 어떻게 구했는데…!"
역시 아리사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모양이네.
하지만 그렇게 너의 애정을 피로해도 말이야, 결국은 내 애정이 더 크다고.
"정정당당하게 승부하죠!"
정정당당?
애초에 내가 꺼내든 패도 정정당당한 패잖아.
…뭐, 응해줄까.
어차피 이 대결이라면 내가 질 리 없으니까.
"종목은?"
+3 자. 어떻게 발악할 거야, 아리사?
이를테면 신체 스펙이라던가 말이지..
..물론 아리사가 아는게 많은 것도 있지만 진짜 노림수는 카나하의 실언을 노리는 것
완전히 나한테 불리한 게임이잖아?
아리사라면 나보다도 더 많이 알고 있을게 뻔하다고.
다른 종목으로 바꾸자고 해야겠어.
"설마 아스카쨩의 '둘도 없는, 소중한 동료'가 아리사보다 모르지는 않을 테니, 이거라면 공평한 승부겠죠?"
"…그래. 그렇겠네. 받아줄게, 그거."
거절해야 하는데, 홧김에 승부를 받아들여버렸다.
하지만 거절하기에는 아리사의 말이 너무나도, 너무나도 신경 쓰여.
도저히 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뿐이야.
+3 (주사위)나와 아리사 중, 누가 더 우세할까.
50.5를 기준으로 적으면 카나하가, 많으면 마츠다 양이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