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창댓을 쓰긴 커뮤가 너무 느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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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받아먹어달라고?
아니, 물론 싫다는 건 아닌데.
그렇게 둘 다 있는 힘껏 팔을 뻗어가며 내밀면, 받는 쪽의 내가 심히 부담스럽다.
"아아?"
상황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하라는 대로 입을 벌린다.
그러자, 안나와 츠무기의 팔 한 개씩이 내 입속으로 돌격해오다시피 했고-
"...에?"
"...응?"
동시에 입 속으로 들어왔다.
"...프로듀서?"
"왜, 츠무기?"
"당신은, 설마......회색분자입니까?"
......???????
"아 맞다, 그러고 보니 그 주얼은 어떻게 됐어?"
"가지고 온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럼, 내일은 잠깐 그거 가치나 감정해보러 갔다와야 할 거 같네."
"저도 같이 나가도 될까요?"
"츠무기, 아무래도 남자기숙사라서 그건 좀 어려울 거 같아. 들키면 너나 나나 곤란해지고......그나저나 너희는 덮밥 안 먹니?"
"...프로듀서가, 먹여줘..."
"숟가락이 없는데?"
"하나, 있는데?"
정말이네. 포장이 뜯기지 않은 1회용 플라스틱 숟가락이 있긴 있다.
......???
"으으으으음?"
"저기, 옆 책상 밑에......떨어져, 있었어."
아...
룸메이트 분 꺼면 좀 그런데......괜찮을까......?
잔걱정을 떨쳐내고, 이내 포장을 뜯는다.
"아앙..."
"알겠어, 안나. 아앙-"
"저도, 먹여주세요."
츠무기도?
"조금만 기다려줘, 바로 그리로 갈게."
.
.
.
결국 컵라면에 회덮밥까지 먹어버렸다.
그것도 한 시간 반에 걸쳐...
어느샌가 슬슬 잘 채비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뭐, 난 어차피 자기 전에 할 과제가 있으니, 만약 졸리다고 하면 저 둘을 먼저 재우는 게 우선이겠지.
다만, 한 가지 생각해둬야 할 게 있다면,
"그러고 보니 자기 전에 한 번 씻고 자야 할 거 같은데, 갈아입을 옷은 있어?"
"아, 제가 안나 것까지 몇 벌 정도는 가져왔어요."
나이스 츠무기.
"좋아, 잘 했어, 츠무기. 그럼 일단 씻는 순서부터 정해야 할 거 같은데."
"프로듀서랑......같이, 씻을래."
아니, 안나, 그건 좀 아닌 거 같아.
"그럴 순 없습니다. 프로듀서랑 같이 씻는 건 당연히 저 아니겠습니까."
진지하게 반박하지 말고, 츠무기, 난 누구하고도 같이 씻는다 한 적 없거든.
"그럼 이렇게 하자. 난 과제 때문에 어차피 늦게 씻을 거 같은데, 너희들 중에 들어갈 순서를 정해 먼저 씻으면 될 거 같아. 그나저나, 너희 너무 경계심이 없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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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 츠무기의 반응 +3까지 자유앵커
혹시 프로듀서 게이? 아니면 고.... 고자? 나...나는 프로듀서의 취향을 존중해. 그리고 만약 프로듀서가 아파도 사랑할 자신있고! 요즘 과학이 발달해서 아무리 프로듀서가 아파도 아이를 가질수 있다고! 아니면 나중에 3명이서 같이 살던가! 아빠 2명하고 친한 아빠친구 역할을 내가 할게!
“프로듀서......혹시......고자야...?”
“아니.”
“아니면, 게이-”
“그건 더 아닌 거 같아.”
“그럼......왜...?”
그야, 내가 그 상황에서 내 자신을 제어할 수 있을지 모르겠거든.
그리고, 아까 전에도 언급했지만 과제가...
“프로듀서, 혹시 부끄러워하시는 건가요?”
“그것도 이유라면 이유 아닐까.”
그나마 정상적인 이유를 제시해준 츠무기에게 감사를-
“괜찮아요.”
...어?
츠무기가 고풍스럽고 은은한 미소를 띄우며, 말을 이어간다.
“그런 이유라면, 이미 폰 안에서 프로듀서의 몸은 계속 봐왔으니까-”
-걱정 마세요, 이런 때에도 다 방법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럼 모두들, 정말 고마웠고, 안녕!”
“안나, 창문을 막아주세요!”
“아니야아아, 이럴 순 없어어어!”
“뛰어내리면......안 돼...”
.
.
.
“프라이버시란 뭘까?”
“프로듀서...”
“왜, 안나?”
“...나, 프로듀서가 아파도......프로듀서가 취향이 그런 쪽이어도......사랑할 자신 있어...”
아니, 게이는 성적 ‘지향’ 문제고, 난 이성애자인데.
“요즘은 과학기술이 발달해서 프로듀서가 아파도 아이를 가질 수 있으니, 그 부분은 걱정마셔도 돼요.”
츠무기, 아이를 갖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거 같은데.
“암튼 프로듀서, 같이 씻읍시다.”
“같이......씻자.”
안나랑 츠무기가 이제 내 팔을 잡고 화장실 안으로 끌고 가려 한다.
순순히 끌려가는 척 하며 타이밍을 재고, 안나랑 츠무기는 화장실 안에, 난 화장실 문턱까지 도달한 순간-
“오-케이. 너희 둘이 같이 씻으면 되겠네.”
순간적으로 두 팔의 구속을 풀어내고, 문을 닫는다.
“좋아, 과제는 아마 챕터 4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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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과제를 하는 도중 또는 안나와 츠무기가 씻고 나온 후 일어날 일을 자유앵커
슬슬 끝자락에 도달했을 무렵.
“여보세요?”
전화가 왔다.
항상 전화하는 그 형이 아니네.
고등학교 친구녀석인데......얘는 또 왜 갑자기 대학도 다른 나한테 전화를 한대?
“어, 야, 니 그 양자역학에서 Angular momentum에서 있잖아, 왜 이거 state 라벨링 할 때 변수를 두 개를 썼는지 알아?”
...얘도 양자를 듣네?
“어, 그거 그 전체 각운동량이랑 z방향 각운동량이 서로 commute해서 그러지 않음?”
“뭔 소리야 그건?”
“너 xyz 각운동량 연산자, 그, 교환관계는 알지?”
“어, 그러지.”
“그럼 그 전체 각운동량 제곱은 각 방향마다 제곱해서 더한 거니까 그거 가지고 전개한 다음 commutation relation 써서 하면 될 걸?”
“...뭔 소린지 모르겠다. 좀 종이에 적어서 보내줄래?”
“프로듀서, 샤워 끝났는데요?”
...장비를 정지합니다.
정지하겠습니다.
안 되잖아?
잠만, 츠무기가 왜 여기서 나와?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을 느꼈지, 하지만 행보관이 내 말을 듣지 않았어.
“...샤워, 끝났는데?”
안나도 있네.
끝났네, 확인사살이네.
“야, 너 지금 기숙사 아냐? 그리고 프로듀서는 뭐-”
“오케이, 대충 됐으니까, 계산해서 찍어서 보내줄게.”
멋대로 통화를 마치고, 상황을 정리해본다.
좋아, 통화를 하다 방 안에서 여자 목소리가 낫겠지.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프로듀서란 호칭을 듣고 그냥 덕후들이나 할 게임을 켜놨다 하고 넘어가면 가장 이상적이겠지.
근데 문제는 일단 한국어라는 거고,
‘샤워 끝났는데요?’
그렇다.
샤워 이야기가 나와버린 이상...
으아아아아.
이거 어뜩하냐?
.
.
.
안나랑 츠무기가 삐졌다.
“미안해, 안나, 츠무기, 너무 놀라서 그랬어...”
그랬다.
과제를 끝내고 어떻게 이 사태를 수습할까 생각하다가, 정작 샤워를 끝내고 나온 둘에게 신경써주지 못했던 것이었다.
“...프로듀서......몇 번을 불렀는데...”
“같이 씻지는 못할 망정 그렇게 저희 둘만 억지로 화장실에 밀어넣다니......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정말로 미안해......뭘 해주면 안나랑 츠무기가 화를 풀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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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자유앵커
@잠이 안 와서 짧게 올리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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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가......밀리시타, 모두 풀콤, 퍼펙트 클리어 할 때까지, 안겨있을래......그 동안, 프로듀서는, 나랑 츠무기 씨가 뭘 하든, 움직이면 안 돼?”
나, 그거 하려면 밥 먹고 밀리만 해도 세 달 정도 걸릴지도.
“너무 오래 걸릴 거 같은데. 그냥 정해진 시간 안으로 하자. 1분 정도?”
“......5분.”
“3분은 어때?”
“...”
“4분?”
“...”
“알겠어, 그럼 5분동안 안나를 안아주고, 그 동안 안나가 뭘 해도 반응하지 않는다?”
“...응.......”
“내, 내도 그리 할란다- 아니, 저도 하면 안 될까요!?”
“알겠어, 대신 그렇고 그런 건 안 돼.”
“...안 돼?”
아니,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
“안 돼.”
“그럼, 나중에......게임, 프로 경기, 보러 가자?”
돈은 좀 들겠지만, 시간이야 얼마든 있다.
“그래, 그 정도야 얼마든지 되지.”
“프로듀서!”
“왜, 츠무기?”
“저, 저도......데이트, 신청해도 되나요...?”
츠무기를 바라보니 시선을 피한다.
얼굴도 선명하게 붉은 색으로 물들어있다.
...같이 씻는 건 안 부끄럽고!?
...라 말하고 싶었지만, 그 모습이 매우 귀여웠으므로 넘어가기로 했다.
“츠무기도, 한 번 스케줄 빈 날 있으면 그렇게 하자.”
“...!”
표정이 눈에 띄게 확 밝아진다.
“그러면 프로듀서......안아주세요...”
아, 그것도 하는 거였어?
“안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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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순서(동시에도 가능합니다)
+2: 안나가 할 행동
+3: 츠무기가 할 행동
침대에 앉은 후 두 팔을 벌리자, 안나랑 츠무기가 동시에 품 안으로 뛰어든다.
두 명이 동시에 뛰어드는 충격은 버티기 어려웠는지, 그대로 셋이 침대로 넘어진다.
결국 왼손은 안나를, 오른손은 츠무기를 어설프게나마 보듬는다.
츠무기가 목을 두 팔로 끌어안은 채로 오른쪽 옆구리를 완전히 차지하고 있다.
은색 머리카락에서 상쾌하고 기분 좋은 향기가 난다.
게다가,
“으음......후훗......프로듀서...”
꼭 맞는 상자를 찾은 고양이마냥 갸르릉대며 온 몸을 비비고 눌러오니, 내가 버티기가 정말 힘들어진다.
물론, 그게 꼭 츠무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라 생각하며, 부풀어오른 내 티셔츠를 바라본다.
안나가 티셔츠 속으로 들어와있다.
배 쪽에서 느껴지는 볼살의 찹쌀떡같은 감촉과 살짝 거친 숨결.
그래, 마치 냄새를 맡는 것 같이......응?
머리가 있을 부분을 찾아 살며시 쓰다듬어본다.
“...따뜻해......킁킁......에헤...”
...내 냄새가 정말 좋은 건지는 잘 이해할 수 없지만, 나도 안나에게선 좋은 향이 난다 생각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이번에는 츠무기의 등을 고양이를 다루듯 살짝 긁어본다.
“...햣?”
살짝 놀란듯이 움찔했다가,
“으으응......흐로듀서......좋아한데이...”
더 풀어져서는 곧 손길에 완전히 적응해버린 모양이다.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정말 많이 솔직해진 츠무기다.
그게 싫다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좋을지도.
하지만, 이제 잠깐 학과 건물을 방문해야 한다.
“자, 일단은 여기까지. 일단 과제 제출하러 잠깐 나갔다 와야 할 거 같아.”
“...조금만 더...”
“괜찮아, 츠무기, 나중에도 이야기하면 얼마든지 해 줄게.”
“네...”
아쉬운 듯이 떨어지는 츠무기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준다.
자, 그럼...
“안나?”
“...”
“...안나?”
“...”
츠무기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 셔츠를 걷어올려본다.
...잠에 막 빠지려는 것 같다.
안나를 살짝 흔들어 깨운다.
“우으으......프로듀서...?”
“피곤해?”
“아니, 그냥......따뜻해서...”
“음, 그럼 오늘은 일찍 잘까. 일단, 숙제 내러 갖다와야 하니까, 놔줄래?”
“...싫어...”
“싫어?”
“...프로듀서랑 만나면......처음부터......프로듀서, 만져보고 싶었어......폰 안에선, 절대로 못 했던 거...”
...이런 일이 있을 줄 모르던, 안나를 그냥 게임 속 캐릭터로 인식했을 때도 가끔은 안아보고 싶다 생각이 들기도 했었으니, 안나의 그 마음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긴 한다.
그래도,
“그거라면,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얼마든 할 수 있으니까. 정 안 되면 갖다와서 이어서 할 수도 있어?”
“...알겠어...”
아쉬운 기색이 역력하지만, 그래도 납득해준 것인지 셔츠 밖으로 나오는 안나.
한 번 꼭 안아준 다음에, 과제를 한 종이들이랑 핸드폰을 챙겨 밖으로 나간다.
“갖다올게!”
“갖다와...”
“다녀오세요.”
.
.
.
학과 건물은 걸어서 20분정도 거리에 있다.
분명 직선상 거리는 그보다 짧을텐데, 언덕 하나를 돌아가는 구조라 쓸데없이 시간을 많이 소모하게 되는 것.
그렇게 걸어가던 중,
“음?”
밀리시타에 새 알림이 와있다.
“뭐야, 가챠 기간도 아닌데.”
화면을 쓸어내려 알림을 더 자세히 확인해본다.
‘내일 10시, 5명의 아이돌들이 전격 출현합니다! 지금 접속해서 확인해보세요!’
뭐야.
언제 신캐 추가가 확정된겨?
-라 생각하고 커뮤니티들을 돌아다녀보려 했으나, 한국어란 점이 심히 걸렸고, 더군다나 ‘신 아이돌’이 아니라는 점이 그 가설의 신빙성을 꽤 떨어뜨리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결국 접속해서 확인해보는 수밖에 없나...’
메인화면까지의 진행은, 놀랍게도 매우 평범했다.
“뭐야, 새 메일이잖아.”
아이돌이 문자인지 메일인지 모를 애매한 길이의 메시지를 보내, 답장 버튼을 눌러 보낼 답을 선택해 친애도를 올리는 메일 시스템.
‘無題’
무제.
아니, 제목이 없어?
일련의 논리적 사고를 거치자, 스크립트가 아닌 실제 아이돌들이 보내왔단 걸 유추할 수 있었다.
일단, 스크립트라면 분명히 제목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제목 넣는 걸 까먹었나.
아니, 그러면 높은 확률로 저 등장이란 건, 아무래도 게임 내의 등장이 아닐 것-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대충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다.
‘X됐다!’
어떻게든, 오전 10시 전까진 밖으로 나가야 한다!
불길한 예감을 애써 억누르며, 메일을 확인한다.
——————————
+4까지, 아이돌을 5명씩 적어주세요.
그 후, 제가 주사위를 돌려 (4로 나눈 나머지 + 1)번째 앵커를 채택하겠습니다.
@어제 자정까지 양자역학 시험 보고 왔습니다
시험 끝
인양 감사합니다!
———————————————————————
‘모모코인데.
시어터 안에서, 나가고 싶다는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해서 모모코랑 이쿠, 아미 마미씨랑 타마키가 나가게 됐어.
그래서, 내일 오전 10시에 그렇게 다섯이서 나가게 됐으니, 잘 부탁해.’
...일방적인 통보다.
일단, 문제는 여기는 놀 거리가 별로 없다는 거다.
사실 둘러볼 곳은 박물관 천지에 국립중앙과학관, 천문대까지 있어서 많긴 하지만...
...타마키, 아미, 마미인데 그런 곳을 좋아하긴 할까?
거기에, 하나 있다는 놀이공원은 시설도 별로에 그나마 메인이라는 동물원은 올해 퓨마 한 마리가 탈출한 전적이 있는 곳이라...
불안하다.
정말 미친듯이 불안하다.
하다못해 그나마 그 연령대 중에선 통제가 될 거 같은 야요이나 세리카가 없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성년자가 없어서 누군가가 잠시 인솔하는 동안 내가 주얼을 현금으로 바꿔올 수가 없다는 것.
즉, 내일은 정말 일찍 일어나서 주얼을 감정 이후 환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인솔자가 필요하다고 답장을 보낼 수가 있을까?
답장 버튼을 눌러본다.
‘그렇지!’
답을 고르는 선택지가 아닌, 진짜 작성창이 뜬다.
좋아, 그러면, 성년 보호자가 좀 더 필요할 거 같다는 내용으로 보내고, 대답을 기다려보자.
.
.
.
답은 생각보다 빨랐다.
학과 건물에서 담당 교수님의 메일함을 찾아 과제를 넣고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밀리시타에서 알림이 와 있었던 것.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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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3까지 자유앵커
@공지.
지금부터 등장하는 아이돌들은 앵커, 혹은 제가 호감도 관련 앵커를 제시하지 않으면 ‘숨겨진 시스템’에 의해 호감도를 책정합니다.
하지만, 이미 앵커/생각없이 쓰던 작가에 의해 호감도가 어느 정도 확정된 몇몇 아이돌들에 대해선 확인을 하지 않거나 일정 범주 내에서 재확인을 할 것입니다.
확인하지 않는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나, 츠무기, 줄리아
일정 범위 내로 재확인하는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리코, 메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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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씨랑 코노미 씨, 카오리 씨가 자원했어.
오빠가 편한대로 하면 될 것 같아.
결정하고 나면, 답장을 보내도록 해.
그럼, 내일 볼게.’
흠.
일단 기숙사에 가서 안나, 츠무기랑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
이제 며칠 후 룸메이트 분도 올 거고, 운 좋게 어제오늘 휴강이라서 그랬지 다음 주부터는 평범하게 강의도 듣고 해야하니.
아마, 밀리언주얼로 먼저 호텔 하나를 임시거점으로 장기예약을 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고민이야 하나도 안 되는 인선이긴 하다.
당연히 카오리씨지.
물론 실제 나이야 코노미 씨가 더 많지만, 카오리 씨는 실제 음악교실 선생님을 한 적이 있으니 인솔자 역으론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리오 씨는...
음...
...
...
.
.
.
“그래서, 그렇게 다섯 명이 나온다는 건가요?”
“그렇지, 그래서 리오 씨, 코노미 씨, 카오리 씨 중 누가 가장 좋을까 하는 문제야. 아, 내일부터는 게획대로 되면 호텔 방을 잡을 거니까 너희 둘도 따라나가면 될 거 같아. 너희들은 누가 좋을 거 같니?”
——————————————
+1이 안나, +2가 츠무기의 의견 제시.
주인공은 카오리 씨를 지지합니다.
“그래도, 프로듀서, 코노미 씨도 믿어볼 만 하지 않을까요? 카오리 씨도 선생님을 해 본 경력이 있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코노미 씨가 더 나을 거 같은데요.”
“음, 그래? 선생님까지 했던 카오리 씨를 놔두고 코노미 씨를 부를만 한 이유가 있을까?”
그랬다.
대학을 졸업하고 765프로덕션 사무직을 신청했었던 코노미 씨는, 확실히 카오리 씨만큼이나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인 건 맞다.
다만, 문제는 이것이다;
일단, 난 지금껏 나랑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공부만 해 왔던지라 아이들을 다루는 일에 대해선 영 젬병이다.
...보석 감정도 그렇지 않냐 물어보면, 딱히 할 말은 없다.
다만, 중요한 건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건 아이들을 잘 돌보는 사람이란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코노미 씨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카오리 씨를 택하는 것이 더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사실.
...아니면, 내가 모모코네 그룹을 인솔하고 코노미 씨가 보석 감정 및 환전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영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왠지 코노미 씨를 부르는 게 낫다 생각해요.”
음...
...직감인 건가.
...믿어봐야 하나?
뭐, 사실 상관없을 것 같긴 한데.
코노미 씨라면 적어도 아이들을 ‘못’ 다루지는 않을테니.
아니, 어쩌면 놀아준다는 측면에선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알겠어, 일단 츠무기를 한 번 믿어볼게.”
“...! 감사합니다!”
...감사할 만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뭔가 안도하고 있는 것 같은 츠무기였다.
“...프로듀서...?”
옆에서 우물쭈물하고 고민하다가 겨우 말을 건넨 것 같은 안나가 있었다.
“...그냥......아무도, 나오지 못 하게 하면......안 될까?”
...충분히 설명은 했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나가 답답한 건 아니다.
분명히, 안나라면, 특히 방법도 찾아보았다가 실패한 상황이라면 이제 내가 아이돌들이 나오는 걸 물리적으로 막는 건 하지 못한다는 걸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안나가 날 믿지 못한다 생각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그래, 그냥, 서운한 것이리라.
불안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건 웬만하면 머리로는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난 그 감정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불안감의 원인은 다른 아이돌들이고, 난 그걸 어떻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서로 그냥 느끼는 바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는 못 한다.
츠무기가 있고, 폰 안에도 다른 아이돌들이 있다.
절대 둘만 있을 수가 없다.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문제인 것은 나도 짐작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지금은 아닐 것이다.
지금은,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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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에게 해 줄 말/행동
지금은, 그저 꽉 안아줄 뿐.
“프로듀서...”
미안해.
하지만, 방법이 없다는 걸 알잖아.
너나, 나나.
뭐라 말을 해 줄 수도 없어.
당장, 츠무기가 옆에 있고, 핸드폰 안에서 다들 보고 있는 걸.
미안해,
“내일......이야기해보자.”
지금은 이렇게밖에 대답할 수가 없어.
“...”
“...”
서로 말없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 채, 그저 서로를 부둥켜안고만 있는다.
“내일은, 호텔 방을 하나 더 잡아보자.”
.
.
.
‘모모코, 프로듀서인데.
음, 코노미 씨 정도면 모두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내일 보자.’
그렇게 대충 답장을 써 보낸다.
이제 자야 내일 일찍 일어날 수 있겠지.
자, 그럼 문제는 이거다.
‘누가, 어디서 잘 것인가?’
뭐, 간단하게 말해보면 내가 바닥에서 둘이 내 침대에서 자면 된다.
...그러기에는 침대가 좁을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바닥보단 낫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의견을 들어봐야지.
“안나, 츠무기, 이제 자야 하는데, 너희 둘이 한 침대 써도 괜찮겠어?”
—————————————
+3까지 반응 자유앵커
@안나랑 츠무기랑 안길 때 말씀하시는 거면, 그 때는 안나 혼자 잠시 잠들 뻔 했던 거고, 츠무기가 나와있는 건 이 날이 처음입니다.
그나저나 전채적인 진도의 속도......는 그렇다 치고, 츠무기가 원래 캐릭터에 비해 좀 많이 솔직해진 거 같은데, 이대로 가도 상관없을까요?
@콯2 좋아요
————————————————
“...에? 그렇지만, 츠무기 씨는......어디에서, 자?”
“하지만, 모치즈키 씨를 밑으로 보내기엔 미안하지 않습니까. 그냥 셋이 한 침대에서 자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 그렇구나.
난 너희 둘이 같이 자는 걸 의도한 건데, 너희는 당연히 내가 너희 중 한 명이랑 같이 잔다 생각한 거였구나.
뭐, 이제 더 명확히 전달하면 되겠-
“-같이 잤을 때, 품 속......무척, 따뜻했어...”
“하아!? 그런 부러- 낯뜨거운 행위를......용납할 수 없습니다! 프로듀서, 그러니 오늘은 셋이 한 침대에서 자도록 하는 겁니다!”
츠무기, 앞에 한 말하고 뒤에 제안이 안 맞다 생각하지 않아?
“암튼, 프로듀서, 얼른 누워주세요!”
“아니, 일단 불은 꺼야지...”
“아- 어, 얼른 끄세요 그럼!”
늬예 늬예.
불을 끄고 대충 침대를 찾아 눕는다.
양쪽에서 안나랑 츠무기가 뛰어드는 건 이미 예상한 수순.
“에헤헤......프로듀서...”
“프로듀서, 등 긁어주세요...”
츠무기는 뭔가 이상한 것에 눈을 떠버린 것 같다.
서로의 온기와 숨결을 느끼며 잠에 든다.
.
.
.
눈을 뜬다.
츠무기는 일찍 일어난 건지 없고, 안나가 내 오른쪽을 차지하고 있다.
“...”
오른손 손가락 하나가 안나의 입 속으로 들어가있다.
손가락에 닿는 혀의 감촉이 기분을 이상하게 만든다.
...일단은 깨우기 전까지만 그대로 놔둬볼까.
자유로운 왼팔을 이용해 머리맡에 놔둔 핸드폰을 켠다.
알람 설정을 만져본다.
안경을 책상 위에 놔뒀으니 뭐가 뭔지 잘 안 보이고...
건너뛰기......건너뛰기......어딨어?
이건가?
아니, 목록이 길게 뜨는데.
이건 뭐지?
일렉기타 소리가 울려퍼진다.
‘헛! 이건 아냐!’
재빠르게 다른 버튼을 찾아 눌러본다.
‘빰- 빰- 빰빰빰...’
기상나팔이었냐아아아!
위에 이거 어딨어, 뒤로, 뒤로!
쾅쾅 하고 벽을 세게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
...죄송합니다, 아픈 기억을 건드린 모양이군요.
마음 속으로 사죄하며, 겨우겨우 알람을 끈다.
안나는 아직도 내 손가락을 빨며 팔을 꼭 안고 놓지 않고 있다.
입을 안나의 귀에 가져간 다음에, 작게 속삭여본다.
“안나,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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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의 반응 자유앵커
“으응...”
몸을 더 붙여온다.
“...아침이야, 안나, 일어나자?”
살짝 눈을 뜬다.
“...우뉴...?”
잠이 덜 깬 건가.
“...헤헤헤......흐로듀서다......흐로듀서어어...”
손가락이 들어간 채로 말을 하다가, 이내 드디어 오른팔을 놔준다.
...손가락이 촉촉하고 끈적거린다.
“에헷......따뜻해...”
안나는 이제 자신의 얼굴을 내 가슴에 파묻고는 비비고 있다.
두 팔은 날 꼭 끌어안고, 온 몸을 내게 꼭 붙인 채로 부비적거린다.
...버티기 힘들다.
그리고, 어쨌든 씻고 나갈 채비를 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좋다고 언제까지나 이러고 있을 순 없다.
나도 안나를 으스러뜨릴 기세로 안는다.
그 느낌을 느꼈는지, 안나가 포옹을 풀지 않으면서 날 올려다본다.
약간 억지스럽게 안나를 끌어올린 다음에, 이마에 짧게 압을 맞춘다.
“잘 잤어, 안나?”
안나가 세상에서 가장 환하게 웃는다.
“...좋은, 아침!”
.
.
.
일단 잠을 깨러 세수나 하러 들어가볼까.
화장실 문을 열자,
젖은 몸을 닦고 있던 츠무기가 있었다.
...oh.
이런 상황에선 보통 라노벨같은 데에선 아무 것도 안 하고 멍하니 감상하다가 쫓겨나는 전개가 일반적이지.
하지만, 그런 상황을 용납한다면 내가 아니다!
최대한 츠무기를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마음을 빠르게 가다듬은 후, 최대한 경건한 목소리와 성직자와 같은 몸가짐으로 입을 연다.
“도를 아십니까?”
“에.......에?”
가볍게 합장을 하고,
“선생의 가정에 평안과 화목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그럼 이만.”
공손히 문을 닫고 나간다.
좋아, 완벽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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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츠무기의 반응 자유앵커
“무슨 평안과 화목인가요! 아니, 그보다도 갑자기 들어오다니 뭐하는 짓인가요!”
화장실 안에서 츠무기가 외친다.
한 템포 늦었구나!
솔직히 내가 말하면서도 많이 민망하긴 했지만, 어쨌든 위기를 잘 넘긴 건 사실이었다.
.
.
.
잘 넘겼을 리가 없지.
아니, 애초에 그 타이밍에 들어간 시점부터 아웃이었어.
...라 생각하며, 내 침대에 앉아있는 츠무기 앞에 무릎을 꿇고 정좌하고 있다.
“당신이란 사람은 도대체......제가 방 안에 없으면 화장실에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서도 노크 한 번도 안 하다니, 정말이지 바보로군요.”
그래, 인정해야겠다 이건.
잠이 아직 덜 깨서 그렇다 쳐도 그 생각을 못 한 건 내 불찰이 맞다.
“미안 츠무기,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할게...”
“그나저나, 아까 전의 그 사이비 종교인같은 이야기는 왜 꺼내신 건가요? 설마-”
“아니, 그건 아니야. 츠무기도 그 정도는 알 거라 생각했는데.”
애초에 너 여기로 나오기 전까지 폰으로 나 보고 있었다며.
“그럼 그 말은, 설마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였던 것입니까?”
“술수라고 할 것까지야 없지 않니?”
“당신이 바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이건 옆에서 제가 항상 집중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요.”
...어?
츠무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그래서......어땠나요......?”
“...어? 뭐가-”
“여, 여자의 몸을 함부로 봤으면 감상을 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거였어!?”
“아, 암튼! 어땠나요!?”
“아니, 나한테 물어봐도 난 그 때 당황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
“...흥.”
내 이불을 덮고 벽 쪽으로 돌아앉아버린다.
“츠무기?”
대답이 없다.
“...츠무기?”
정적.
1분 정도 불편한 침묵이 지속된다.
다시 한 번 불러본다.
“...츠무기...?”
난감하네.
“...삐졌습니다. 풀어주세요.”
...어?
침대에 올라가 츠무기의 등을 보며 앉는다.
“...어떻게 해 주면 돼?”
———————————————
+3까지 자유앵커
“그럼, 모치즈키 씨에게 했던 것처럼 저도......키스 해 주세요.”
슬쩍 안나 쪽을 바라본다.
안나는 자신의 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츠무기.”
다시 부르며 이제 츠무기의 앞으로 움직인다.
“...”
쪽.
가볍게 입술이 마주친다.
“프로듀서...”
싱긋 웃어보이고는, 츠무기가 다시 한 번, 이번엔 좀 길게 입술을 붙여왔다.
.
.
.
“프로듀서.”
츠무기가 날 부른다.
“응, 츠무기?”
츠무기는 어느샌가 나랑 마주보고 내 무릎 위에 올라타 앉아있다.
특유의 좋은 냄새랑 부드러운 몸의 감촉이 전해진다.
“등, 긁어주세요.”
...지금도 아직 잘 이해는 되지 않지만, 츠무기는 내가 등을 고양이 다루듯 긁어주는 걸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왼팔로는 잘록한 허리를 살짝 끌어안으며, 오른손으로 척추를 따라 살살 긁어내린다.
“음......하아...”
힘이 풀렸는지 내 품 속으로 쓰러지듯이 달라붙어오며 고로롱댄다.
이제는 안나처럼 온 몸을 비비적대고 있다.
...가슴에 닿는 말랑한 감촉에 대해선 굳이 자세히 안급하진 않도록 하겠다.
“으음......으읏......프로듀서...”
“응, 츠무기?”
“칭찬해주세요...”
“음?”
“마음이든, 몸이든, 뭐든 괜찮으니까, 칭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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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츠무기에게 해 줄 칭찬/그에 따른 츠무기의 반응 자유앵커
오른손으로 등을 계속 긁어주는 건 잊지 않는다.
“어디 보자...”
“...네...”
“그 긴 푸른빛의 은발이 마음에 들어.”
“...!”
“머릿결이 고와서 쓰다듬으면 비단같은 느낌이 나. 그 은발에 약간 쪽빛? 유리색?이 도는 그 색, 고급스러워보여.”
“에......에?”
너무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나, 츠무기의 얼굴이 빨개진다.
“난, 난난코레(뭐시여)?”
“그래, 그 난난거리는 츠무기 너무 귀여워.”
“난난코레!?”
“응 그거. 귀여움과 아름다움의 적절한 조합.”
“변태...”
“그렇게 매도하는 츠무기도 좋고,”
시선을 피하고 부끄러워면서도 허리를 계속 끌어안은 채 등을 계속 긁어주자 이내 다시 손길을 느끼며 부비적대기 시작한다.
“등을 긁어주면 고양이같이 달라붙어오는 츠무기도 좋아해. 그래도,”
하며 등을 긁던 오른손을 멈추자 츠무기가 아쉬워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본다.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왼팔은 츠무기의 허리에 그대로 두며 오른손으로는 머리를 살짝 고정시키고, 가볍게 입을 맞춘다.
“이제 챙겨서 나가야겠지?”
“...네!”
생글생글 웃는 걸 보니, 기분이 매우 좋은 모양이다.
“...프로듀서......나도...”
옆에서 어느샌가 그걸 부러운 듯 바라보던 안나도 두 팔을 벌리고 졸라온다.
안나는 두 팔을 다 써서 꼭 안아주며, 살짝 들어올려서 입을 맞춘다.
“헤헤...”
안나도 기분이 어느 정도 풀린 모양이다.
자, 그럼 평소의 짐에 노트북을 가방에 담고, 핸드폰 보조배터리까지 챙긴다.
“그런데,”
“응?”
“네?”
“어떻게 안 들키고 나가지?”
“...아.”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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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안 들키고 남자기숙사를 빠져나가지?
+3까지 자유앵커 받습니다.
“먼저 나가서, 망을 보는 건 어떤가요? 아니면, 뒷문이 있으면 그리 나간다던가?”
“기각, 12층이라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거기에, 엘리베이터 열리면 바로 사감실이야. 입/퇴사 때 일종의 안내데스크 역할이라 바로 엘리베이터가 보이게 유리창문이 있고.”
“...그럼, 캐리어로, 한 명씩 나가는 건......어때?”
“음......안나는 그렇다 치고, 츠무기는 캐리어에 들어가지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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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NO
51~100: YES
먼저 2표
그랬다.
캐리어가 조그만한 사이즈라, 안나까지는 몰라도 츠무기는 절대로 들어갈 수 없는 사이즈였던 것이다.
“이야, 이걸 어떡하냐...”
절로 한숨이 나오는 상황.
“그럼, 이제 뭘 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나갈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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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분량 죄송합니다.
내일 연재 전까지 자유앵커 받습니다.
“음......잠깐 밖에 갔다와볼게.”
운이 좋다면, 소형 냉장고 박스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의 문이 1층에서 열리자, 눈앞에 사감실이 드러났다.
사감실에서 출입구 쪽으로 향하는 복도를 살펴본다.
우편함 옆에 아직 완전히 처분하지 않은 박스들이 남아있다.
자아, 여기서 충분히 큰 박스가...
주위에 포장이 뜯긴 냉장고나 공기청정기가 있는 걸 보니, 충분히 박스가 있을 것 같이 생겼다.
그리고-
“그렇지!”
그 존재감을 유감없이 뽐내는 크고 아름다운 소형 냉장고용 박스.
...’소형’ 냉장고용 박스에 ‘크고’란 수식어를 붙이는 게 이상할 수 있지만, 어쨌든 냉장고는 냉장고다. 츠무기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크단 말이다!
사감선생님도 계시니 잠깐 짐을 옳긴다는 핑계로 수레를 빌린다.
.
.
.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휴우, 심장 떨려 죽는 줄 알았네.”
“후아...”
네.
살아서 나왔습니다.
다행히도 안나랑 츠무기가 숨이 막힐 뻔 했다던가 하진 않은 것 같다.
“아, 맞다. 안나, 츠무기.”
“응?”
“네?”
“그, 밖에서도 프로듀서라 부르다가 다른 사람이 들으면 꽤 곤란해질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너희는 어떻게 하면 좋겠어?”
—————————————
+3까지 자유앵커
“...달링...”
“안나, 그건 좀 위험하지 않아?”
“...안 돼...?”
...많이 위험할 거야. 여러 의미로.
“...여보?”
...츠무기, 넌 언제 거기까지 갔니?
“아니, 그건 좀...”
“하지만, ‘당신’이랑 똑같은 걸요?”
“아니, 그건 일본어에서만 똑같지.”
“그, 그런...”
그런이라고 해도 너 방금 둘 다 한국어로 말했으면서!
“암튼, 여보같은 호칭은 아닌 거 같아.”
“...그럼, 별명을 짓자......카이?”
“그건 또 어떻게 나온 거야?”
“학교, 이름-”
“기각.”
“에에...”
...결국 ‘오빠’로 합의를 봤다.
.
.
.
토요일 아침엔 사람이 별로 없다.
금요일 밤, 대부분은 집에 가거나 술을 마시러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이 시간엔 학교에 남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숙사에 뻗어있기 마련이다.
즉,
‘이 얼마나 탈출하기 좋은 날이란 말인가!’
라는 것.
최적의 타이밍을 잡은 기분은 정말 최고란 말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셋이 학생식당으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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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식당까지 가며 일어날 일 +3까지 자유앵커 + 주사위(히든 이벤트)
컷은 70, 95입니다.
@히든이벤트가 ‘누군가가 주인공(70), 아이돌(95)을 알아본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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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뭐냐?”
...고등학교 친구다.
과가 달라서 지금은 잘 못 만나고 있지만, 대학교까지 같이 다니고 있다.
...정작 난 술자리를 안 가서 다들 거의 못 만나고 있지.
“여자친구가 있다고......니가?”
“뭐, 내가, 야, 모쏠이긴 했어도 계속 모쏠이란 법은 없지 않냐? 글고, 여자친구가 아닐 수도 있지.”
“그렇게 붙어있는데?”
“...”
오른쪽을 슬쩍 보니, 츠무기가 내 오른팔을 꼭 안고 있었다.
...츠무기가 날 보며 생긋 웃고 있다.
안나는 내 왼팔을 차지한 상태.
“아니, 일단 여자친구면 셋이 다닐 리는 없잖아?”
“옆에는 좀 많이 어려보이는데......야, 너-”
“그러니까 니가 생각하는 거 아니라니까, 어? 그냥, 지인 분들 부탁으로 얘 둘이 학교 견학시켜주는 거야.”
“아니, 솔직히 이야기해도 되냐?”
“뭐?”
“네가 여자친구가 있을 확률이 네가 여자친구가 둘 이상 있을 확률과 똑같다 생각했지,”
...때릴까?
“뭔 소리야 그건.”
“물리책하고 결혼해놓고 여자 둘이랑 바람을 핀다고? 와, 이거 완전-”
좋아, 때리자-
아니, 난 문명인이야.
“일단 너도 모솔인 건 알고 있으니까, 만약 내가 여친이 있는 게 맞으면, 너 연애가 나보다 느리면 진짜 심각한 거거든?”
“어휴, 그지같은......간다.”
“어.”
친구라는 녀석이 길을 따라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후, 추가적인 행동을 하진 않은 안나와 츠무기에게 속으로 감사하면서 다시 발걸음을 옳긴다.
중간에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고 쳐다보긴 했지만, 알아본 것 같진 않았다.
.
.
.
예상대로 줄이 하나도 없는 식당이었다.
학생식당은 오늘은 문을 닫았고, 외주업체 몇 개가 운영하고 있는 상태.
분식, 규동집에 중국집이랑 찌개 전문점 정도다.
나머지 두 끼야 필연적으로 밖에서 먹게 될 테니, 아침은 학생식당에서 먹어보고 싶다 하게되어 이리 오게 된 것이다.
마침 10시가 되기까진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먹고 학교를 좀 둘러볼 수도 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굳이 여기서 먹어야 하나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응? 프로- 오빠, 뭐라고 했어?”
아, 파괴력이 크다.
...아까 전의 ‘달링’만큼은 아니겠지만.
안나를 살짝 쓰다듬어준다.
“아무것도 아냐, 뭐 이 중에 먹고 싶은 거 있어?”
————————————————
+3까지 자유앵커
“짜장면이란 거......뭐야?”
“규동 집이 있군요. 한 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그래?
뭐, 상관은 없다.
어차피 외주업체들은 대형마트의 푸드코트 비스무리하게 운영하는 것 같아, 단품을 주문하고 그 후에 자기 번호가 나오면 받아가는 형식이다.
“자, 그럼 안나는 짜장면을 먹어보고 싶다고? 츠무기는 규동 집에서 하나 주문해오면 돼?”
“음...”
“우웅...”
둘이서 잠시 고민하기 시작한다.
“오빠는, 뭐 먹을 거야?”
“그렇네요. 오빠는 뭘 먹고 싶으신가요?”
...나? 난 별 생각 없었는데...
...오므라이스나 먹을까.
“글쎄, 난 오므라이스나 주문하려고.”
———————————————————
+3까지 음식 주문/식사하면서 일어날 일/안나, 츠무기가 할 말 또는 행동 자유앵커.
@과제...
————————————————
“프- 오빠, 한국은 물가가 싼가요?”
위험했어, 츠무기.
“뭐, 일본, 특히 도쿄에 비해선 절대 비싸다곤 못 하지. 아, 그러고 보니 거기 환율은 어땠어?”
“지금 환율이 얼마죠?”
“100엔에 1030원 정도?”
“그거랑 비슷했던 것 같아요.”
.
.
.
운 좋게도 셋 다 비슷한 타이밍에 음식이 나왔다.
츠무기가 규동을 바라본다.
...괜찮을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좀 걱정되긴 한다.
그야, 츠무기는 집안이 집안이라 뭔가 규동도 완전 정통으로 먹었을 거 같단 말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이번엔 안나 쪽을 쳐다본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여긴 짜장보단 볶음밥이 훨 나은데-
...안나, 볼에 짜장 묻었어.
벌써 묻어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의외로 입맛에 맞았던 모양이다.
...여기께 맛있으면 아마 짜장 자체가 취향저격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맛있어!”
확인시켜줘서 고마워, 안나.
냅킨으로 볼에 묻은 짜장을 닦아낸다.
절로 흐뭇해지는 기분을 안고, 다시 시선을 츠무기에게 돌린다.
마침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은 모양이다.
“어때?”
“...확실히, 일본의 맛에 미치지는 못하는군요.”
...예상대로인가.
“하지만, 오빠가 한 입 떠먹여준다면...”
!?!?
“커허헉!?”
아니, 거기서 그 말이 나올 이유가 없지 않아?
“괘-괜찮아!?”
“괜찮으신가요?”
덩달아 놀라는 안나와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는 츠무기였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
“괜찮아, 그냥 사레 들려서......근데 츠무기, 아까 전에 뭐라 그랬어?”
“오빠, 먹여주세요.”
최대한 황당함과 당혹감을 감추려 노력하며, 규동을 한 숟가락 떠서 츠무기에게 가져다준다.
————————————————
+3까지 안나와 츠무기의 반응 또는 일어날 일 자유앵커
아까 전의 일본의 맛 이야기를 하던 츠무기는 온데간데 없고, 행복한 듯이 규동을 받아먹고 있다.
...처음부터 이게 목적이었나 싶긴 하지만, 귀여우니 넘어가도록 한다.
“오빠 것도 먹어보고 싶은데, 안 될까요?”
“안 될 이유야 있겠니. 먹고 싶다면 가져가 먹어.”
그렇게 말하고, 한 숟가락을 뜬다.
...츠무기가 입을 벌리고 가만히 있다.
오므라이스를 살짝 내 입쪽으로 가져가본다.
입을 벌리고 계속 기다리고 있다.
이대로 먹어볼까 고민하다가, 다시 츠무기에게 가져다주기로 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먹는다.
“...많이 솔직해졌구나, 츠무기.”
“네?”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러고는, 나도 한 숟가락 떠먹어본다.
음, 항상 먹던 그 맛이다.
“오빠...”
“안나? 무슨 일이야?”
살짝 얼굴을 붉히는 안나.
“...안나도......간접키스, 할래...”
...안나는 변화구라는 게 없구나.
정가운데 속구로 일관하는 여러 모로 위험한 투구패턴을 선보이면 타자 입장에서도 조금 부담스러워.
...스트라이크존이 너덜너덜해지는 게 훨씬 크지만.
아니, 그것보다도 아까 전에 간접키스라 할 만한게...
“먹여줘...”
...내 숟가락을 썼구나.
“자, 아-앙.”
내가 하니까 엄청 부끄럽구나 이거.
“아~앙...”
안나가 입을 살짝 벌려 받아먹는다.
...어떻게 똑같은 아앙인데 이렇게 느낌이 다를 수가 있지?
“맛있어?”
“응!”
일말의 생각도 없이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나저나, 숟가락이 입에서 빠지는 게 좀 늦지 않았어?
“오빠, 아~앙~”
어느샌가 짜장면을 한 젓가락 집고는 젓가락을 내 쪽으로 향하고 있다.
나도 한 입 받아먹어볼까.
“맛있어?”
“맛있는데?”
“헤헤헤...”
“앗, 저도- 이, 이것도 드셔보세요!”
...주변에서 가끔씩 적대적인 시선이 느껴지는데, 기분 탓이겠지?
.
.
.
아침을 먹자, 대충 30분 정도 시간이 남아있었다.
잡화점에 들러 안나와 츠무기가 쓸 양치도구를 산 후, 가방에서 내 칫솔과 치약을 꺼내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세면대 앞에서 이를 닦으며, 무엇을 할지 잠시 생각해본다.
그러고 보니, 내 기억이 맞다면 그리마스엔 안나가 베이스를 치는 카드가 있었지...
한 번 있다가 물어봐볼까?
————————————————
30분동안 무엇을 할까?
1. 코인노래방
2. 동아리 연습실 방문
3. 학교 구경
4. 그 외 자유앵커
먼저 2표
현재 우리는 동아리 연습실에 있다.
코인노래방을 가려다, 사람이 너무 많아 도저히 자리가 안 날 것 같아 그 옆에 있던 연습실로 들어간 것.
“와...”
“좁아...”
“...너무 대놓고 이야기하는 거 아니니?”
좁지.
나도 알아.
모른 척 해줬으면 좋겠어.
“여기서......합주가......돼...?”
“되긴 되더라...”
“더 넓은 방은 없었나요?”
있었지.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훨 넓은 방을 썼어.
...왜 이렇게 됐는지는 이야기 안 하고 싶네.
“음......그건 나중에 이야기해줄게.”
“네, 굳이 밝히고 싶지 않으시다면.”
대충 케이블 선들을 넘어가 기타를 꺼내, 스트랩을 몸에 두른다.
“아, 그러고 보니 안나, 혹시 베이스는 쳐 본 적 있어?”
“있기는, 한데...”
“있어? 안 쓰는 베이스 하나 있으니까, 한 번 쳐볼래?”
“응? 그런데......잘, 못 해...”
케이블을 연결하고, 앰프 전원을 켠다.
“괜찮아, 나도 못 치는데 좋아서 하고 있는 거니까.”
스탠바이 올리고.
이펙터도 상태 좋고.
앰프에서 특유의 노이즈가 나기 시작한다.
“알겠어......그럼, 해 볼게?”
안나도 역시 베이스 쳐 본 적이 있는 것인지 알아서 셋업을 잘 하고 있다.
...솔직히 나도 자신이 없긴 한데, 어떻게든 되겠지?
———————————————
+5까지 다이스, 가장 높은 값.
1~50: 그래도 사람같이는 친다. 살짝 삑사리가 군데군데 있지만 들어줄 순 있을 정도.
51~70: 꽤 잘 하는데?
71~84: 딱히 흠잡을 데 없는 깔끔한 플레이.
85~95: 복잡한 솔로도 무리없음.
96~99: 최 고 존 엄
100: 님 여기서 뭐하세요?
주사위는 P, 콤마는 안나의 값입니다. 안나의 경우, 콤마 0을 100으로 취급합니다.
80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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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받아먹어달라고?
아니, 물론 싫다는 건 아닌데.
그렇게 둘 다 있는 힘껏 팔을 뻗어가며 내밀면, 받는 쪽의 내가 심히 부담스럽다.
"아아?"
상황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하라는 대로 입을 벌린다.
그러자, 안나와 츠무기의 팔 한 개씩이 내 입속으로 돌격해오다시피 했고-
"...에?"
"...응?"
동시에 입 속으로 들어왔다.
"...프로듀서?"
"왜, 츠무기?"
"당신은, 설마......회색분자입니까?"
......???????
"아 맞다, 그러고 보니 그 주얼은 어떻게 됐어?"
"가지고 온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럼, 내일은 잠깐 그거 가치나 감정해보러 갔다와야 할 거 같네."
"저도 같이 나가도 될까요?"
"츠무기, 아무래도 남자기숙사라서 그건 좀 어려울 거 같아. 들키면 너나 나나 곤란해지고......그나저나 너희는 덮밥 안 먹니?"
"...프로듀서가, 먹여줘..."
"숟가락이 없는데?"
"하나, 있는데?"
정말이네. 포장이 뜯기지 않은 1회용 플라스틱 숟가락이 있긴 있다.
......???
"으으으으음?"
"저기, 옆 책상 밑에......떨어져, 있었어."
아...
룸메이트 분 꺼면 좀 그런데......괜찮을까......?
잔걱정을 떨쳐내고, 이내 포장을 뜯는다.
"아앙..."
"알겠어, 안나. 아앙-"
"저도, 먹여주세요."
츠무기도?
"조금만 기다려줘, 바로 그리로 갈게."
.
.
.
결국 컵라면에 회덮밥까지 먹어버렸다.
그것도 한 시간 반에 걸쳐...
어느샌가 슬슬 잘 채비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뭐, 난 어차피 자기 전에 할 과제가 있으니, 만약 졸리다고 하면 저 둘을 먼저 재우는 게 우선이겠지.
다만, 한 가지 생각해둬야 할 게 있다면,
"그러고 보니 자기 전에 한 번 씻고 자야 할 거 같은데, 갈아입을 옷은 있어?"
"아, 제가 안나 것까지 몇 벌 정도는 가져왔어요."
나이스 츠무기.
"좋아, 잘 했어, 츠무기. 그럼 일단 씻는 순서부터 정해야 할 거 같은데."
"프로듀서랑......같이, 씻을래."
아니, 안나, 그건 좀 아닌 거 같아.
"그럴 순 없습니다. 프로듀서랑 같이 씻는 건 당연히 저 아니겠습니까."
진지하게 반박하지 말고, 츠무기, 난 누구하고도 같이 씻는다 한 적 없거든.
"그럼 이렇게 하자. 난 과제 때문에 어차피 늦게 씻을 거 같은데, 너희들 중에 들어갈 순서를 정해 먼저 씻으면 될 거 같아. 그나저나, 너희 너무 경계심이 없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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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 츠무기의 반응 +3까지 자유앵커
아니 둘다 아니라고.
아니면 프로듀서 그 자신감이 없는거야?
(강제로 쑤셔넣고)
후... 이제 과제를 해볼까
*수정
두명)이건 용납 못해!(샤워장에서 티걱태걱)
“아니.”
“아니면, 게이-”
“그건 더 아닌 거 같아.”
“그럼......왜...?”
그야, 내가 그 상황에서 내 자신을 제어할 수 있을지 모르겠거든.
그리고, 아까 전에도 언급했지만 과제가...
“프로듀서, 혹시 부끄러워하시는 건가요?”
“그것도 이유라면 이유 아닐까.”
그나마 정상적인 이유를 제시해준 츠무기에게 감사를-
“괜찮아요.”
...어?
츠무기가 고풍스럽고 은은한 미소를 띄우며, 말을 이어간다.
“그런 이유라면, 이미 폰 안에서 프로듀서의 몸은 계속 봐왔으니까-”
-걱정 마세요, 이런 때에도 다 방법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럼 모두들, 정말 고마웠고, 안녕!”
“안나, 창문을 막아주세요!”
“아니야아아, 이럴 순 없어어어!”
“뛰어내리면......안 돼...”
.
.
.
“프라이버시란 뭘까?”
“프로듀서...”
“왜, 안나?”
“...나, 프로듀서가 아파도......프로듀서가 취향이 그런 쪽이어도......사랑할 자신 있어...”
아니, 게이는 성적 ‘지향’ 문제고, 난 이성애자인데.
“요즘은 과학기술이 발달해서 프로듀서가 아파도 아이를 가질 수 있으니, 그 부분은 걱정마셔도 돼요.”
츠무기, 아이를 갖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거 같은데.
“암튼 프로듀서, 같이 씻읍시다.”
“같이......씻자.”
안나랑 츠무기가 이제 내 팔을 잡고 화장실 안으로 끌고 가려 한다.
순순히 끌려가는 척 하며 타이밍을 재고, 안나랑 츠무기는 화장실 안에, 난 화장실 문턱까지 도달한 순간-
“오-케이. 너희 둘이 같이 씻으면 되겠네.”
순간적으로 두 팔의 구속을 풀어내고, 문을 닫는다.
“좋아, 과제는 아마 챕터 4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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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과제를 하는 도중 또는 안나와 츠무기가 씻고 나온 후 일어날 일을 자유앵커
친구) 야 너 혹시 내적공간인거 판별할 수 있어?
한창 푸는데
안나, 츠무기) 프로듀서, 샤워 끝났는데?
프로듀서 아무 반응 없음
안나, 츠무기 시무룩한 표정으로 프로듀서 뭐하나 보는데 머릿속이 하얗게 변함
“여보세요?”
전화가 왔다.
항상 전화하는 그 형이 아니네.
고등학교 친구녀석인데......얘는 또 왜 갑자기 대학도 다른 나한테 전화를 한대?
“어, 야, 니 그 양자역학에서 Angular momentum에서 있잖아, 왜 이거 state 라벨링 할 때 변수를 두 개를 썼는지 알아?”
...얘도 양자를 듣네?
“어, 그거 그 전체 각운동량이랑 z방향 각운동량이 서로 commute해서 그러지 않음?”
“뭔 소리야 그건?”
“너 xyz 각운동량 연산자, 그, 교환관계는 알지?”
“어, 그러지.”
“그럼 그 전체 각운동량 제곱은 각 방향마다 제곱해서 더한 거니까 그거 가지고 전개한 다음 commutation relation 써서 하면 될 걸?”
“...뭔 소린지 모르겠다. 좀 종이에 적어서 보내줄래?”
“프로듀서, 샤워 끝났는데요?”
...장비를 정지합니다.
정지하겠습니다.
안 되잖아?
잠만, 츠무기가 왜 여기서 나와?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을 느꼈지, 하지만 행보관이 내 말을 듣지 않았어.
“...샤워, 끝났는데?”
안나도 있네.
끝났네, 확인사살이네.
“야, 너 지금 기숙사 아냐? 그리고 프로듀서는 뭐-”
“오케이, 대충 됐으니까, 계산해서 찍어서 보내줄게.”
멋대로 통화를 마치고, 상황을 정리해본다.
좋아, 통화를 하다 방 안에서 여자 목소리가 낫겠지.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프로듀서란 호칭을 듣고 그냥 덕후들이나 할 게임을 켜놨다 하고 넘어가면 가장 이상적이겠지.
근데 문제는 일단 한국어라는 거고,
‘샤워 끝났는데요?’
그렇다.
샤워 이야기가 나와버린 이상...
으아아아아.
이거 어뜩하냐?
.
.
.
안나랑 츠무기가 삐졌다.
“미안해, 안나, 츠무기, 너무 놀라서 그랬어...”
그랬다.
과제를 끝내고 어떻게 이 사태를 수습할까 생각하다가, 정작 샤워를 끝내고 나온 둘에게 신경써주지 못했던 것이었다.
“...프로듀서......몇 번을 불렀는데...”
“같이 씻지는 못할 망정 그렇게 저희 둘만 억지로 화장실에 밀어넣다니......당신이란 사람은 정말...!”
“정말로 미안해......뭘 해주면 안나랑 츠무기가 화를 풀어줄까?”
—————————————
+3까지 자유앵커
??? : 몇 번을 말해 그건 안 된다고
그럼... 같이... 게임 리그 보러 가요... 서울로
안나) 게임기 갖고올테니 게임좀...
————————————
“프로듀서가......밀리시타, 모두 풀콤, 퍼펙트 클리어 할 때까지, 안겨있을래......그 동안, 프로듀서는, 나랑 츠무기 씨가 뭘 하든, 움직이면 안 돼?”
나, 그거 하려면 밥 먹고 밀리만 해도 세 달 정도 걸릴지도.
“너무 오래 걸릴 거 같은데. 그냥 정해진 시간 안으로 하자. 1분 정도?”
“......5분.”
“3분은 어때?”
“...”
“4분?”
“...”
“알겠어, 그럼 5분동안 안나를 안아주고, 그 동안 안나가 뭘 해도 반응하지 않는다?”
“...응.......”
“내, 내도 그리 할란다- 아니, 저도 하면 안 될까요!?”
“알겠어, 대신 그렇고 그런 건 안 돼.”
“...안 돼?”
아니,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
“안 돼.”
“그럼, 나중에......게임, 프로 경기, 보러 가자?”
돈은 좀 들겠지만, 시간이야 얼마든 있다.
“그래, 그 정도야 얼마든지 되지.”
“프로듀서!”
“왜, 츠무기?”
“저, 저도......데이트, 신청해도 되나요...?”
츠무기를 바라보니 시선을 피한다.
얼굴도 선명하게 붉은 색으로 물들어있다.
...같이 씻는 건 안 부끄럽고!?
...라 말하고 싶었지만, 그 모습이 매우 귀여웠으므로 넘어가기로 했다.
“츠무기도, 한 번 스케줄 빈 날 있으면 그렇게 하자.”
“...!”
표정이 눈에 띄게 확 밝아진다.
“그러면 프로듀서......안아주세요...”
아, 그것도 하는 거였어?
“안나도...”
——————————————
+1: 순서(동시에도 가능합니다)
+2: 안나가 할 행동
+3: 츠무기가 할 행동
아니, 흰색 여우인가?
암튼.
두 명이 동시에 뛰어드는 충격은 버티기 어려웠는지, 그대로 셋이 침대로 넘어진다.
결국 왼손은 안나를, 오른손은 츠무기를 어설프게나마 보듬는다.
츠무기가 목을 두 팔로 끌어안은 채로 오른쪽 옆구리를 완전히 차지하고 있다.
은색 머리카락에서 상쾌하고 기분 좋은 향기가 난다.
게다가,
“으음......후훗......프로듀서...”
꼭 맞는 상자를 찾은 고양이마냥 갸르릉대며 온 몸을 비비고 눌러오니, 내가 버티기가 정말 힘들어진다.
물론, 그게 꼭 츠무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라 생각하며, 부풀어오른 내 티셔츠를 바라본다.
안나가 티셔츠 속으로 들어와있다.
배 쪽에서 느껴지는 볼살의 찹쌀떡같은 감촉과 살짝 거친 숨결.
그래, 마치 냄새를 맡는 것 같이......응?
머리가 있을 부분을 찾아 살며시 쓰다듬어본다.
“...따뜻해......킁킁......에헤...”
...내 냄새가 정말 좋은 건지는 잘 이해할 수 없지만, 나도 안나에게선 좋은 향이 난다 생각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이번에는 츠무기의 등을 고양이를 다루듯 살짝 긁어본다.
“...햣?”
살짝 놀란듯이 움찔했다가,
“으으응......흐로듀서......좋아한데이...”
더 풀어져서는 곧 손길에 완전히 적응해버린 모양이다.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정말 많이 솔직해진 츠무기다.
그게 싫다는 건 아니지만.
오히려, 더 좋을지도.
하지만, 이제 잠깐 학과 건물을 방문해야 한다.
“자, 일단은 여기까지. 일단 과제 제출하러 잠깐 나갔다 와야 할 거 같아.”
“...조금만 더...”
“괜찮아, 츠무기, 나중에도 이야기하면 얼마든지 해 줄게.”
“네...”
아쉬운 듯이 떨어지는 츠무기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준다.
자, 그럼...
“안나?”
“...”
“...안나?”
“...”
츠무기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 셔츠를 걷어올려본다.
...잠에 막 빠지려는 것 같다.
안나를 살짝 흔들어 깨운다.
“우으으......프로듀서...?”
“피곤해?”
“아니, 그냥......따뜻해서...”
“음, 그럼 오늘은 일찍 잘까. 일단, 숙제 내러 갖다와야 하니까, 놔줄래?”
“...싫어...”
“싫어?”
“...프로듀서랑 만나면......처음부터......프로듀서, 만져보고 싶었어......폰 안에선, 절대로 못 했던 거...”
...이런 일이 있을 줄 모르던, 안나를 그냥 게임 속 캐릭터로 인식했을 때도 가끔은 안아보고 싶다 생각이 들기도 했었으니, 안나의 그 마음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긴 한다.
그래도,
“그거라면,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얼마든 할 수 있으니까. 정 안 되면 갖다와서 이어서 할 수도 있어?”
“...알겠어...”
아쉬운 기색이 역력하지만, 그래도 납득해준 것인지 셔츠 밖으로 나오는 안나.
한 번 꼭 안아준 다음에, 과제를 한 종이들이랑 핸드폰을 챙겨 밖으로 나간다.
“갖다올게!”
“갖다와...”
“다녀오세요.”
.
.
.
학과 건물은 걸어서 20분정도 거리에 있다.
분명 직선상 거리는 그보다 짧을텐데, 언덕 하나를 돌아가는 구조라 쓸데없이 시간을 많이 소모하게 되는 것.
그렇게 걸어가던 중,
“음?”
밀리시타에 새 알림이 와있다.
“뭐야, 가챠 기간도 아닌데.”
화면을 쓸어내려 알림을 더 자세히 확인해본다.
‘내일 10시, 5명의 아이돌들이 전격 출현합니다! 지금 접속해서 확인해보세요!’
뭐야.
언제 신캐 추가가 확정된겨?
-라 생각하고 커뮤니티들을 돌아다녀보려 했으나, 한국어란 점이 심히 걸렸고, 더군다나 ‘신 아이돌’이 아니라는 점이 그 가설의 신빙성을 꽤 떨어뜨리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결국 접속해서 확인해보는 수밖에 없나...’
메인화면까지의 진행은, 놀랍게도 매우 평범했다.
“뭐야, 새 메일이잖아.”
아이돌이 문자인지 메일인지 모를 애매한 길이의 메시지를 보내, 답장 버튼을 눌러 보낼 답을 선택해 친애도를 올리는 메일 시스템.
‘無題’
무제.
아니, 제목이 없어?
일련의 논리적 사고를 거치자, 스크립트가 아닌 실제 아이돌들이 보내왔단 걸 유추할 수 있었다.
일단, 스크립트라면 분명히 제목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제목 넣는 걸 까먹었나.
아니, 그러면 높은 확률로 저 등장이란 건, 아무래도 게임 내의 등장이 아닐 것-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대충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다.
‘X됐다!’
어떻게든, 오전 10시 전까진 밖으로 나가야 한다!
불길한 예감을 애써 억누르며, 메일을 확인한다.
——————————
+4까지, 아이돌을 5명씩 적어주세요.
그 후, 제가 주사위를 돌려 (4로 나눈 나머지 + 1)번째 앵커를 채택하겠습니다.
사쿠라모리 카오리
타나카 코토하
토쿠가와 마츠리
텐쿠바시 토모카
765 기센사람 5명
모모코
이쿠
아미
마미
시험 끝
인양 감사합니다!
———————————————————————
‘모모코인데.
시어터 안에서, 나가고 싶다는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해서 모모코랑 이쿠, 아미 마미씨랑 타마키가 나가게 됐어.
그래서, 내일 오전 10시에 그렇게 다섯이서 나가게 됐으니, 잘 부탁해.’
...일방적인 통보다.
일단, 문제는 여기는 놀 거리가 별로 없다는 거다.
사실 둘러볼 곳은 박물관 천지에 국립중앙과학관, 천문대까지 있어서 많긴 하지만...
...타마키, 아미, 마미인데 그런 곳을 좋아하긴 할까?
거기에, 하나 있다는 놀이공원은 시설도 별로에 그나마 메인이라는 동물원은 올해 퓨마 한 마리가 탈출한 전적이 있는 곳이라...
불안하다.
정말 미친듯이 불안하다.
하다못해 그나마 그 연령대 중에선 통제가 될 거 같은 야요이나 세리카가 없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성년자가 없어서 누군가가 잠시 인솔하는 동안 내가 주얼을 현금으로 바꿔올 수가 없다는 것.
즉, 내일은 정말 일찍 일어나서 주얼을 감정 이후 환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인솔자가 필요하다고 답장을 보낼 수가 있을까?
답장 버튼을 눌러본다.
‘그렇지!’
답을 고르는 선택지가 아닌, 진짜 작성창이 뜬다.
좋아, 그러면, 성년 보호자가 좀 더 필요할 거 같다는 내용으로 보내고, 대답을 기다려보자.
.
.
.
답은 생각보다 빨랐다.
학과 건물에서 담당 교수님의 메일함을 찾아 과제를 넣고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밀리시타에서 알림이 와 있었던 것.
확인해보자-
————————————————————
내용 +3까지 자유앵커
지금부터 등장하는 아이돌들은 앵커, 혹은 제가 호감도 관련 앵커를 제시하지 않으면 ‘숨겨진 시스템’에 의해 호감도를 책정합니다.
하지만, 이미 앵커/생각없이 쓰던 작가에 의해 호감도가 어느 정도 확정된 몇몇 아이돌들에 대해선 확인을 하지 않거나 일정 범주 내에서 재확인을 할 것입니다.
확인하지 않는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나, 츠무기, 줄리아
일정 범위 내로 재확인하는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리코, 메구미
—————————————————————
‘리오 씨랑 코노미 씨, 카오리 씨가 자원했어.
오빠가 편한대로 하면 될 것 같아.
결정하고 나면, 답장을 보내도록 해.
그럼, 내일 볼게.’
흠.
일단 기숙사에 가서 안나, 츠무기랑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
이제 며칠 후 룸메이트 분도 올 거고, 운 좋게 어제오늘 휴강이라서 그랬지 다음 주부터는 평범하게 강의도 듣고 해야하니.
아마, 밀리언주얼로 먼저 호텔 하나를 임시거점으로 장기예약을 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고민이야 하나도 안 되는 인선이긴 하다.
당연히 카오리씨지.
물론 실제 나이야 코노미 씨가 더 많지만, 카오리 씨는 실제 음악교실 선생님을 한 적이 있으니 인솔자 역으론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리오 씨는...
음...
...
...
.
.
.
“그래서, 그렇게 다섯 명이 나온다는 건가요?”
“그렇지, 그래서 리오 씨, 코노미 씨, 카오리 씨 중 누가 가장 좋을까 하는 문제야. 아, 내일부터는 게획대로 되면 호텔 방을 잡을 거니까 너희 둘도 따라나가면 될 거 같아. 너희들은 누가 좋을 거 같니?”
——————————————
+1이 안나, +2가 츠무기의 의견 제시.
주인공은 카오리 씨를 지지합니다.
“음, 그래? 선생님까지 했던 카오리 씨를 놔두고 코노미 씨를 부를만 한 이유가 있을까?”
그랬다.
대학을 졸업하고 765프로덕션 사무직을 신청했었던 코노미 씨는, 확실히 카오리 씨만큼이나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인 건 맞다.
다만, 문제는 이것이다;
일단, 난 지금껏 나랑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공부만 해 왔던지라 아이들을 다루는 일에 대해선 영 젬병이다.
...보석 감정도 그렇지 않냐 물어보면, 딱히 할 말은 없다.
다만, 중요한 건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건 아이들을 잘 돌보는 사람이란 것이다.
그런 점에서는, 코노미 씨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카오리 씨를 택하는 것이 더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사실.
...아니면, 내가 모모코네 그룹을 인솔하고 코노미 씨가 보석 감정 및 환전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영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왠지 코노미 씨를 부르는 게 낫다 생각해요.”
음...
...직감인 건가.
...믿어봐야 하나?
뭐, 사실 상관없을 것 같긴 한데.
코노미 씨라면 적어도 아이들을 ‘못’ 다루지는 않을테니.
아니, 어쩌면 놀아준다는 측면에선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알겠어, 일단 츠무기를 한 번 믿어볼게.”
“...! 감사합니다!”
...감사할 만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뭔가 안도하고 있는 것 같은 츠무기였다.
“...프로듀서...?”
옆에서 우물쭈물하고 고민하다가 겨우 말을 건넨 것 같은 안나가 있었다.
“...그냥......아무도, 나오지 못 하게 하면......안 될까?”
...충분히 설명은 했다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나가 답답한 건 아니다.
분명히, 안나라면, 특히 방법도 찾아보았다가 실패한 상황이라면 이제 내가 아이돌들이 나오는 걸 물리적으로 막는 건 하지 못한다는 걸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안나가 날 믿지 못한다 생각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
그래, 그냥, 서운한 것이리라.
불안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런 건 웬만하면 머리로는 어쩌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난 그 감정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불안감의 원인은 다른 아이돌들이고, 난 그걸 어떻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서로 그냥 느끼는 바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게 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는 못 한다.
츠무기가 있고, 폰 안에도 다른 아이돌들이 있다.
절대 둘만 있을 수가 없다.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문제인 것은 나도 짐작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지금은 아닐 것이다.
지금은, 그저-
————————————————
+3까지 안나에게 해 줄 말/행동
“프로듀서...”
미안해.
하지만, 방법이 없다는 걸 알잖아.
너나, 나나.
뭐라 말을 해 줄 수도 없어.
당장, 츠무기가 옆에 있고, 핸드폰 안에서 다들 보고 있는 걸.
미안해,
“내일......이야기해보자.”
지금은 이렇게밖에 대답할 수가 없어.
“...”
“...”
서로 말없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른 채, 그저 서로를 부둥켜안고만 있는다.
“내일은, 호텔 방을 하나 더 잡아보자.”
.
.
.
‘모모코, 프로듀서인데.
음, 코노미 씨 정도면 모두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럼, 내일 보자.’
그렇게 대충 답장을 써 보낸다.
이제 자야 내일 일찍 일어날 수 있겠지.
자, 그럼 문제는 이거다.
‘누가, 어디서 잘 것인가?’
뭐, 간단하게 말해보면 내가 바닥에서 둘이 내 침대에서 자면 된다.
...그러기에는 침대가 좁을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바닥보단 낫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의견을 들어봐야지.
“안나, 츠무기, 이제 자야 하는데, 너희 둘이 한 침대 써도 괜찮겠어?”
—————————————
+3까지 반응 자유앵커
그렇지 않나요 안나씨?
안나) 안나는... 프로듀서랑 자고싶어...
그나저나 전채적인 진도의 속도......는 그렇다 치고, 츠무기가 원래 캐릭터에 비해 좀 많이 솔직해진 거 같은데, 이대로 가도 상관없을까요?
츠무기/ 하아?! 언제 그런 부러...낯 뜨거운 행위를,...
————————————————
“...에? 그렇지만, 츠무기 씨는......어디에서, 자?”
“하지만, 모치즈키 씨를 밑으로 보내기엔 미안하지 않습니까. 그냥 셋이 한 침대에서 자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그래, 그렇구나.
난 너희 둘이 같이 자는 걸 의도한 건데, 너희는 당연히 내가 너희 중 한 명이랑 같이 잔다 생각한 거였구나.
뭐, 이제 더 명확히 전달하면 되겠-
“-같이 잤을 때, 품 속......무척, 따뜻했어...”
“하아!? 그런 부러- 낯뜨거운 행위를......용납할 수 없습니다! 프로듀서, 그러니 오늘은 셋이 한 침대에서 자도록 하는 겁니다!”
츠무기, 앞에 한 말하고 뒤에 제안이 안 맞다 생각하지 않아?
“암튼, 프로듀서, 얼른 누워주세요!”
“아니, 일단 불은 꺼야지...”
“아- 어, 얼른 끄세요 그럼!”
늬예 늬예.
불을 끄고 대충 침대를 찾아 눕는다.
양쪽에서 안나랑 츠무기가 뛰어드는 건 이미 예상한 수순.
“에헤헤......프로듀서...”
“프로듀서, 등 긁어주세요...”
츠무기는 뭔가 이상한 것에 눈을 떠버린 것 같다.
서로의 온기와 숨결을 느끼며 잠에 든다.
.
.
.
————————————————
+3까지 기상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1~70 의도된 것입니다
71 이상 잠버릇
그 소리를 들은 옆 방의 예비군 형들이 욕하는 소리가 들린다
츠무기는 일찍 일어난 건지 없고, 안나가 내 오른쪽을 차지하고 있다.
“...”
오른손 손가락 하나가 안나의 입 속으로 들어가있다.
손가락에 닿는 혀의 감촉이 기분을 이상하게 만든다.
...일단은 깨우기 전까지만 그대로 놔둬볼까.
자유로운 왼팔을 이용해 머리맡에 놔둔 핸드폰을 켠다.
알람 설정을 만져본다.
안경을 책상 위에 놔뒀으니 뭐가 뭔지 잘 안 보이고...
건너뛰기......건너뛰기......어딨어?
이건가?
아니, 목록이 길게 뜨는데.
이건 뭐지?
일렉기타 소리가 울려퍼진다.
‘헛! 이건 아냐!’
재빠르게 다른 버튼을 찾아 눌러본다.
‘빰- 빰- 빰빰빰...’
기상나팔이었냐아아아!
위에 이거 어딨어, 뒤로, 뒤로!
쾅쾅 하고 벽을 세게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
...죄송합니다, 아픈 기억을 건드린 모양이군요.
마음 속으로 사죄하며, 겨우겨우 알람을 끈다.
안나는 아직도 내 손가락을 빨며 팔을 꼭 안고 놓지 않고 있다.
입을 안나의 귀에 가져간 다음에, 작게 속삭여본다.
“안나,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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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의 반응 자유앵커
몸을 더 붙여온다.
“...아침이야, 안나, 일어나자?”
살짝 눈을 뜬다.
“...우뉴...?”
잠이 덜 깬 건가.
“...헤헤헤......흐로듀서다......흐로듀서어어...”
손가락이 들어간 채로 말을 하다가, 이내 드디어 오른팔을 놔준다.
...손가락이 촉촉하고 끈적거린다.
“에헷......따뜻해...”
안나는 이제 자신의 얼굴을 내 가슴에 파묻고는 비비고 있다.
두 팔은 날 꼭 끌어안고, 온 몸을 내게 꼭 붙인 채로 부비적거린다.
...버티기 힘들다.
그리고, 어쨌든 씻고 나갈 채비를 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좋다고 언제까지나 이러고 있을 순 없다.
나도 안나를 으스러뜨릴 기세로 안는다.
그 느낌을 느꼈는지, 안나가 포옹을 풀지 않으면서 날 올려다본다.
약간 억지스럽게 안나를 끌어올린 다음에, 이마에 짧게 압을 맞춘다.
“잘 잤어, 안나?”
안나가 세상에서 가장 환하게 웃는다.
“...좋은, 아침!”
.
.
.
일단 잠을 깨러 세수나 하러 들어가볼까.
화장실 문을 열자,
젖은 몸을 닦고 있던 츠무기가 있었다.
...oh.
이런 상황에선 보통 라노벨같은 데에선 아무 것도 안 하고 멍하니 감상하다가 쫓겨나는 전개가 일반적이지.
하지만, 그런 상황을 용납한다면 내가 아니다!
최대한 츠무기를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마음을 빠르게 가다듬은 후, 최대한 경건한 목소리와 성직자와 같은 몸가짐으로 입을 연다.
“도를 아십니까?”
“에.......에?”
가볍게 합장을 하고,
“선생의 가정에 평안과 화목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그럼 이만.”
공손히 문을 닫고 나간다.
좋아, 완벽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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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츠무기의 반응 자유앵커
화장실 안에서 츠무기가 외친다.
한 템포 늦었구나!
솔직히 내가 말하면서도 많이 민망하긴 했지만, 어쨌든 위기를 잘 넘긴 건 사실이었다.
.
.
.
잘 넘겼을 리가 없지.
아니, 애초에 그 타이밍에 들어간 시점부터 아웃이었어.
...라 생각하며, 내 침대에 앉아있는 츠무기 앞에 무릎을 꿇고 정좌하고 있다.
“당신이란 사람은 도대체......제가 방 안에 없으면 화장실에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서도 노크 한 번도 안 하다니, 정말이지 바보로군요.”
그래, 인정해야겠다 이건.
잠이 아직 덜 깨서 그렇다 쳐도 그 생각을 못 한 건 내 불찰이 맞다.
“미안 츠무기,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할게...”
“그나저나, 아까 전의 그 사이비 종교인같은 이야기는 왜 꺼내신 건가요? 설마-”
“아니, 그건 아니야. 츠무기도 그 정도는 알 거라 생각했는데.”
애초에 너 여기로 나오기 전까지 폰으로 나 보고 있었다며.
“그럼 그 말은, 설마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였던 것입니까?”
“술수라고 할 것까지야 없지 않니?”
“당신이 바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이건 옆에서 제가 항상 집중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군요.”
...어?
츠무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그래서......어땠나요......?”
“...어? 뭐가-”
“여, 여자의 몸을 함부로 봤으면 감상을 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거였어!?”
“아, 암튼! 어땠나요!?”
“아니, 나한테 물어봐도 난 그 때 당황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
“...흥.”
내 이불을 덮고 벽 쪽으로 돌아앉아버린다.
“츠무기?”
대답이 없다.
“...츠무기?”
정적.
1분 정도 불편한 침묵이 지속된다.
다시 한 번 불러본다.
“...츠무기...?”
난감하네.
“...삐졌습니다. 풀어주세요.”
...어?
침대에 올라가 츠무기의 등을 보며 앉는다.
“...어떻게 해 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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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자유앵커
그러 제가 왜 좋은지 말해주세요/ 칭찬해주세요
슬쩍 안나 쪽을 바라본다.
안나는 자신의 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츠무기.”
다시 부르며 이제 츠무기의 앞으로 움직인다.
“...”
쪽.
가볍게 입술이 마주친다.
“프로듀서...”
싱긋 웃어보이고는, 츠무기가 다시 한 번, 이번엔 좀 길게 입술을 붙여왔다.
.
.
.
“프로듀서.”
츠무기가 날 부른다.
“응, 츠무기?”
츠무기는 어느샌가 나랑 마주보고 내 무릎 위에 올라타 앉아있다.
특유의 좋은 냄새랑 부드러운 몸의 감촉이 전해진다.
“등, 긁어주세요.”
...지금도 아직 잘 이해는 되지 않지만, 츠무기는 내가 등을 고양이 다루듯 긁어주는 걸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왼팔로는 잘록한 허리를 살짝 끌어안으며, 오른손으로 척추를 따라 살살 긁어내린다.
“음......하아...”
힘이 풀렸는지 내 품 속으로 쓰러지듯이 달라붙어오며 고로롱댄다.
이제는 안나처럼 온 몸을 비비적대고 있다.
...가슴에 닿는 말랑한 감촉에 대해선 굳이 자세히 안급하진 않도록 하겠다.
“으음......으읏......프로듀서...”
“응, 츠무기?”
“칭찬해주세요...”
“음?”
“마음이든, 몸이든, 뭐든 괜찮으니까, 칭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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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츠무기에게 해 줄 칭찬/그에 따른 츠무기의 반응 자유앵커
난난!?
츠무기: 난난...
응 그거. 귀여움과 아름다움의 적절한 조합.
츠무기: 변태...
그렇게 매도하는 츠무기도 좋고.
“어디 보자...”
“...네...”
“그 긴 푸른빛의 은발이 마음에 들어.”
“...!”
“머릿결이 고와서 쓰다듬으면 비단같은 느낌이 나. 그 은발에 약간 쪽빛? 유리색?이 도는 그 색, 고급스러워보여.”
“에......에?”
너무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나, 츠무기의 얼굴이 빨개진다.
“난, 난난코레(뭐시여)?”
“그래, 그 난난거리는 츠무기 너무 귀여워.”
“난난코레!?”
“응 그거. 귀여움과 아름다움의 적절한 조합.”
“변태...”
“그렇게 매도하는 츠무기도 좋고,”
시선을 피하고 부끄러워면서도 허리를 계속 끌어안은 채 등을 계속 긁어주자 이내 다시 손길을 느끼며 부비적대기 시작한다.
“등을 긁어주면 고양이같이 달라붙어오는 츠무기도 좋아해. 그래도,”
하며 등을 긁던 오른손을 멈추자 츠무기가 아쉬워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본다.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왼팔은 츠무기의 허리에 그대로 두며 오른손으로는 머리를 살짝 고정시키고, 가볍게 입을 맞춘다.
“이제 챙겨서 나가야겠지?”
“...네!”
생글생글 웃는 걸 보니, 기분이 매우 좋은 모양이다.
“...프로듀서......나도...”
옆에서 어느샌가 그걸 부러운 듯 바라보던 안나도 두 팔을 벌리고 졸라온다.
안나는 두 팔을 다 써서 꼭 안아주며, 살짝 들어올려서 입을 맞춘다.
“헤헤...”
안나도 기분이 어느 정도 풀린 모양이다.
자, 그럼 평소의 짐에 노트북을 가방에 담고, 핸드폰 보조배터리까지 챙긴다.
“그런데,”
“응?”
“네?”
“어떻게 안 들키고 나가지?”
“...아.”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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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안 들키고 남자기숙사를 빠져나가지?
+3까지 자유앵커 받습니다.
“기각, 12층이라 엘리베이터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거기에, 엘리베이터 열리면 바로 사감실이야. 입/퇴사 때 일종의 안내데스크 역할이라 바로 엘리베이터가 보이게 유리창문이 있고.”
“...그럼, 캐리어로, 한 명씩 나가는 건......어때?”
“음......안나는 그렇다 치고, 츠무기는 캐리어에 들어가지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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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NO
51~100: YES
먼저 2표
캐리어가 조그만한 사이즈라, 안나까지는 몰라도 츠무기는 절대로 들어갈 수 없는 사이즈였던 것이다.
“이야, 이걸 어떡하냐...”
절로 한숨이 나오는 상황.
“그럼, 이제 뭘 어떻게 해야 안전하게 나갈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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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분량 죄송합니다.
내일 연재 전까지 자유앵커 받습니다.
운이 좋다면, 소형 냉장고 박스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잠시 후, 엘리베이터의 문이 1층에서 열리자, 눈앞에 사감실이 드러났다.
사감실에서 출입구 쪽으로 향하는 복도를 살펴본다.
우편함 옆에 아직 완전히 처분하지 않은 박스들이 남아있다.
자아, 여기서 충분히 큰 박스가...
주위에 포장이 뜯긴 냉장고나 공기청정기가 있는 걸 보니, 충분히 박스가 있을 것 같이 생겼다.
그리고-
“그렇지!”
그 존재감을 유감없이 뽐내는 크고 아름다운 소형 냉장고용 박스.
...’소형’ 냉장고용 박스에 ‘크고’란 수식어를 붙이는 게 이상할 수 있지만, 어쨌든 냉장고는 냉장고다. 츠무기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크단 말이다!
사감선생님도 계시니 잠깐 짐을 옳긴다는 핑계로 수레를 빌린다.
.
.
.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휴우, 심장 떨려 죽는 줄 알았네.”
“후아...”
네.
살아서 나왔습니다.
다행히도 안나랑 츠무기가 숨이 막힐 뻔 했다던가 하진 않은 것 같다.
“아, 맞다. 안나, 츠무기.”
“응?”
“네?”
“그, 밖에서도 프로듀서라 부르다가 다른 사람이 들으면 꽤 곤란해질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너희는 어떻게 하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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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자유앵커
카이
오빠 가즈아(?)
“안나, 그건 좀 위험하지 않아?”
“...안 돼...?”
...많이 위험할 거야. 여러 의미로.
“...여보?”
...츠무기, 넌 언제 거기까지 갔니?
“아니, 그건 좀...”
“하지만, ‘당신’이랑 똑같은 걸요?”
“아니, 그건 일본어에서만 똑같지.”
“그, 그런...”
그런이라고 해도 너 방금 둘 다 한국어로 말했으면서!
“암튼, 여보같은 호칭은 아닌 거 같아.”
“...그럼, 별명을 짓자......카이?”
“그건 또 어떻게 나온 거야?”
“학교, 이름-”
“기각.”
“에에...”
...결국 ‘오빠’로 합의를 봤다.
.
.
.
토요일 아침엔 사람이 별로 없다.
금요일 밤, 대부분은 집에 가거나 술을 마시러 밖으로 나가기 때문에, 이 시간엔 학교에 남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숙사에 뻗어있기 마련이다.
즉,
‘이 얼마나 탈출하기 좋은 날이란 말인가!’
라는 것.
최적의 타이밍을 잡은 기분은 정말 최고란 말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셋이 학생식당으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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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식당까지 가며 일어날 일 +3까지 자유앵커 + 주사위(히든 이벤트)
컷은 70, 95입니다.
친구) 오 여자친구...? 한쪽(안나)은 어린데... 혹시?
나) 아니야 사촌동생 학교 소개시키는 거야
누군가는 알아본 듯 하지만 코스프레로 생각했는지 그냥 지나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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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뭐냐?”
...고등학교 친구다.
과가 달라서 지금은 잘 못 만나고 있지만, 대학교까지 같이 다니고 있다.
...정작 난 술자리를 안 가서 다들 거의 못 만나고 있지.
“여자친구가 있다고......니가?”
“뭐, 내가, 야, 모쏠이긴 했어도 계속 모쏠이란 법은 없지 않냐? 글고, 여자친구가 아닐 수도 있지.”
“그렇게 붙어있는데?”
“...”
오른쪽을 슬쩍 보니, 츠무기가 내 오른팔을 꼭 안고 있었다.
...츠무기가 날 보며 생긋 웃고 있다.
안나는 내 왼팔을 차지한 상태.
“아니, 일단 여자친구면 셋이 다닐 리는 없잖아?”
“옆에는 좀 많이 어려보이는데......야, 너-”
“그러니까 니가 생각하는 거 아니라니까, 어? 그냥, 지인 분들 부탁으로 얘 둘이 학교 견학시켜주는 거야.”
“아니, 솔직히 이야기해도 되냐?”
“뭐?”
“네가 여자친구가 있을 확률이 네가 여자친구가 둘 이상 있을 확률과 똑같다 생각했지,”
...때릴까?
“뭔 소리야 그건.”
“물리책하고 결혼해놓고 여자 둘이랑 바람을 핀다고? 와, 이거 완전-”
좋아, 때리자-
아니, 난 문명인이야.
“일단 너도 모솔인 건 알고 있으니까, 만약 내가 여친이 있는 게 맞으면, 너 연애가 나보다 느리면 진짜 심각한 거거든?”
“어휴, 그지같은......간다.”
“어.”
친구라는 녀석이 길을 따라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후, 추가적인 행동을 하진 않은 안나와 츠무기에게 속으로 감사하면서 다시 발걸음을 옳긴다.
중간에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고 쳐다보긴 했지만, 알아본 것 같진 않았다.
.
.
.
예상대로 줄이 하나도 없는 식당이었다.
학생식당은 오늘은 문을 닫았고, 외주업체 몇 개가 운영하고 있는 상태.
분식, 규동집에 중국집이랑 찌개 전문점 정도다.
나머지 두 끼야 필연적으로 밖에서 먹게 될 테니, 아침은 학생식당에서 먹어보고 싶다 하게되어 이리 오게 된 것이다.
마침 10시가 되기까진 아직 시간이 좀 남았으니, 먹고 학교를 좀 둘러볼 수도 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굳이 여기서 먹어야 하나 생각이 들긴 하지만?”
“응? 프로- 오빠, 뭐라고 했어?”
아, 파괴력이 크다.
...아까 전의 ‘달링’만큼은 아니겠지만.
안나를 살짝 쓰다듬어준다.
“아무것도 아냐, 뭐 이 중에 먹고 싶은 거 있어?”
————————————————
+3까지 자유앵커
츠무기) 규동집으로 가죠
P) (동공지진)
프로듀서 연기 너무 못해
“규동 집이 있군요. 한 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그래?
뭐, 상관은 없다.
어차피 외주업체들은 대형마트의 푸드코트 비스무리하게 운영하는 것 같아, 단품을 주문하고 그 후에 자기 번호가 나오면 받아가는 형식이다.
“자, 그럼 안나는 짜장면을 먹어보고 싶다고? 츠무기는 규동 집에서 하나 주문해오면 돼?”
“음...”
“우웅...”
둘이서 잠시 고민하기 시작한다.
“오빠는, 뭐 먹을 거야?”
“그렇네요. 오빠는 뭘 먹고 싶으신가요?”
...나? 난 별 생각 없었는데...
...오므라이스나 먹을까.
“글쎄, 난 오므라이스나 주문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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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음식 주문/식사하면서 일어날 일/안나, 츠무기가 할 말 또는 행동 자유앵커.
@도쿄에서 살다가 대전 와서 학식 먹으면 확실히 싸게 느껴질 테니
P) (먹다가 황당해서 옆으로 오므라이스 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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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 오빠, 한국은 물가가 싼가요?”
위험했어, 츠무기.
“뭐, 일본, 특히 도쿄에 비해선 절대 비싸다곤 못 하지. 아, 그러고 보니 거기 환율은 어땠어?”
“지금 환율이 얼마죠?”
“100엔에 1030원 정도?”
“그거랑 비슷했던 것 같아요.”
.
.
.
운 좋게도 셋 다 비슷한 타이밍에 음식이 나왔다.
츠무기가 규동을 바라본다.
...괜찮을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좀 걱정되긴 한다.
그야, 츠무기는 집안이 집안이라 뭔가 규동도 완전 정통으로 먹었을 거 같단 말이지.
그렇게 생각하며, 이번엔 안나 쪽을 쳐다본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여긴 짜장보단 볶음밥이 훨 나은데-
...안나, 볼에 짜장 묻었어.
벌써 묻어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의외로 입맛에 맞았던 모양이다.
...여기께 맛있으면 아마 짜장 자체가 취향저격일 확률이 높을 것이다.
“...맛있어!”
확인시켜줘서 고마워, 안나.
냅킨으로 볼에 묻은 짜장을 닦아낸다.
절로 흐뭇해지는 기분을 안고, 다시 시선을 츠무기에게 돌린다.
마침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은 모양이다.
“어때?”
“...확실히, 일본의 맛에 미치지는 못하는군요.”
...예상대로인가.
“하지만, 오빠가 한 입 떠먹여준다면...”
!?!?
“커허헉!?”
아니, 거기서 그 말이 나올 이유가 없지 않아?
“괘-괜찮아!?”
“괜찮으신가요?”
덩달아 놀라는 안나와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는 츠무기였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
“괜찮아, 그냥 사레 들려서......근데 츠무기, 아까 전에 뭐라 그랬어?”
“오빠, 먹여주세요.”
최대한 황당함과 당혹감을 감추려 노력하며, 규동을 한 숟가락 떠서 츠무기에게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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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와 츠무기의 반응 또는 일어날 일 자유앵커
...처음부터 이게 목적이었나 싶긴 하지만, 귀여우니 넘어가도록 한다.
“오빠 것도 먹어보고 싶은데, 안 될까요?”
“안 될 이유야 있겠니. 먹고 싶다면 가져가 먹어.”
그렇게 말하고, 한 숟가락을 뜬다.
...츠무기가 입을 벌리고 가만히 있다.
오므라이스를 살짝 내 입쪽으로 가져가본다.
입을 벌리고 계속 기다리고 있다.
이대로 먹어볼까 고민하다가, 다시 츠무기에게 가져다주기로 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먹는다.
“...많이 솔직해졌구나, 츠무기.”
“네?”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러고는, 나도 한 숟가락 떠먹어본다.
음, 항상 먹던 그 맛이다.
“오빠...”
“안나? 무슨 일이야?”
살짝 얼굴을 붉히는 안나.
“...안나도......간접키스, 할래...”
...안나는 변화구라는 게 없구나.
정가운데 속구로 일관하는 여러 모로 위험한 투구패턴을 선보이면 타자 입장에서도 조금 부담스러워.
...스트라이크존이 너덜너덜해지는 게 훨씬 크지만.
아니, 그것보다도 아까 전에 간접키스라 할 만한게...
“먹여줘...”
...내 숟가락을 썼구나.
“자, 아-앙.”
내가 하니까 엄청 부끄럽구나 이거.
“아~앙...”
안나가 입을 살짝 벌려 받아먹는다.
...어떻게 똑같은 아앙인데 이렇게 느낌이 다를 수가 있지?
“맛있어?”
“응!”
일말의 생각도 없이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한다.
...그나저나, 숟가락이 입에서 빠지는 게 좀 늦지 않았어?
“오빠, 아~앙~”
어느샌가 짜장면을 한 젓가락 집고는 젓가락을 내 쪽으로 향하고 있다.
나도 한 입 받아먹어볼까.
“맛있어?”
“맛있는데?”
“헤헤헤...”
“앗, 저도- 이, 이것도 드셔보세요!”
...주변에서 가끔씩 적대적인 시선이 느껴지는데, 기분 탓이겠지?
.
.
.
아침을 먹자, 대충 30분 정도 시간이 남아있었다.
잡화점에 들러 안나와 츠무기가 쓸 양치도구를 산 후, 가방에서 내 칫솔과 치약을 꺼내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세면대 앞에서 이를 닦으며, 무엇을 할지 잠시 생각해본다.
그러고 보니, 내 기억이 맞다면 그리마스엔 안나가 베이스를 치는 카드가 있었지...
한 번 있다가 물어봐볼까?
————————————————
30분동안 무엇을 할까?
1. 코인노래방
2. 동아리 연습실 방문
3. 학교 구경
4. 그 외 자유앵커
먼저 2표
코인노래방을 가려다, 사람이 너무 많아 도저히 자리가 안 날 것 같아 그 옆에 있던 연습실로 들어간 것.
“와...”
“좁아...”
“...너무 대놓고 이야기하는 거 아니니?”
좁지.
나도 알아.
모른 척 해줬으면 좋겠어.
“여기서......합주가......돼...?”
“되긴 되더라...”
“더 넓은 방은 없었나요?”
있었지.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훨 넓은 방을 썼어.
...왜 이렇게 됐는지는 이야기 안 하고 싶네.
“음......그건 나중에 이야기해줄게.”
“네, 굳이 밝히고 싶지 않으시다면.”
대충 케이블 선들을 넘어가 기타를 꺼내, 스트랩을 몸에 두른다.
“아, 그러고 보니 안나, 혹시 베이스는 쳐 본 적 있어?”
“있기는, 한데...”
“있어? 안 쓰는 베이스 하나 있으니까, 한 번 쳐볼래?”
“응? 그런데......잘, 못 해...”
케이블을 연결하고, 앰프 전원을 켠다.
“괜찮아, 나도 못 치는데 좋아서 하고 있는 거니까.”
스탠바이 올리고.
이펙터도 상태 좋고.
앰프에서 특유의 노이즈가 나기 시작한다.
“알겠어......그럼, 해 볼게?”
안나도 역시 베이스 쳐 본 적이 있는 것인지 알아서 셋업을 잘 하고 있다.
...솔직히 나도 자신이 없긴 한데, 어떻게든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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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까지 다이스, 가장 높은 값.
1~50: 그래도 사람같이는 친다. 살짝 삑사리가 군데군데 있지만 들어줄 순 있을 정도.
51~70: 꽤 잘 하는데?
71~84: 딱히 흠잡을 데 없는 깔끔한 플레이.
85~95: 복잡한 솔로도 무리없음.
96~99: 최 고 존 엄
100: 님 여기서 뭐하세요?
주사위는 P, 콤마는 안나의 값입니다. 안나의 경우, 콤마 0을 100으로 취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