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저러한 일이 있었지만 꽤나 맛있는 우동으로 무사히 배를 채우고 나서 가게를 나서는 우리들.
우동을 올바르게 먹는 법이라던가, 그런 쪽의 잔소리가 있긴 했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니까 넘어가고.
아무튼 잘 먹고 잘 헤어지긴 했지만...
"......"뚜웅
"...아까부터 왜 그러고 있어?"
어째 미즈키가 좀 전부터 이상하단 말이지?
"여자친구를 또 늘리셨네요."
아니, 여자친구를 늘리다니. 당치도 않은 말이라고.
헤어질 때 카스가가 갑자기 자기 번호를 주고 가는데, 그걸 네 앞에서 거절할 수도 없잖아? 네 지인인데.
거기에 모가미도 아직 배울 게 많아 보인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우동 특강을 해주겠다며 번호를 주고 갔는데 그것도 거절하긴 좀 그렇잖아.
"P 씨는 카사노바인 건가요. ......위험해."
"그럴 리가 없잖아."
난 순정파라고. 순정파.
물론 지금같은 상황에선 카사노바란 말을 들어도 할 말 없는게 정상이긴 하지만.
미즈키를 배웅하며 미즈키의 집 앞까지 가는 길은 생각 이상으로 조용했다.
어째서 갑자기 말이 없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물어보지 않으면-
"P 씨."
"...응?"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건네오는 미즈키.
...물어보는 것은 이 다음에 해도 늦지 않겠지.
"...저의 소원, 들어주기로 하셨죠."
"...그랬지."
나에게 말을 건네고 나서, 미즈키는 뒤돌아 나를 쳐다보며 무표정한 얼굴과 어쩐지 무거운 눈빛, 그리고 진지한 목소리로 나에게 약속을 상기시켰다.
이거, 아무래도 생각보다도 더 무거운 이야기가 될 것 같네.
"P 씨가 다른 분들을 상처 입히실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P 씨가 곧 하셔야 할 선택은 분명... 다른 분들을 아프게 하겠죠.
"......"
"그러니 P 씨가 누구를 선택하건, 다른 분들에게 줄 상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세요. 그것이... 제 소원입니다."
그게... 네 소원이라고?
"P 씨와 다른 분들이 함께하는 그 부실은 저에게 있어서도 소중한 곳. 그곳에 계시는 분들이 상처입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약속해주실 수 있나요? 저의 소원을 꼭 이루겠다고."
다른 녀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것.
평소대로의 관계로 남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것.
그것이 네 소원이라고?
"약속할게. 꼭 그렇게 하겠다고."
그런 소원, 따로 빌 것도 없었어.
나도 다른 녀석들을 상처입히고 싶지 않으니까.
"...믿겠습니다."
"믿어줘."
"후우..."
미즈키와 헤어진 뒤 방으로 돌아와 오늘 한 약속에 대해 생각해보는 나.
지금 다른 둘보다 더 신경 쓰이는 녀석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직 마음이 한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지지는 않아 아직 선택할 수는 없으려나.
...하지만 언제까지고 미룰 수도 없으니 언젠가는 어떤 선택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217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엄마 상어 완성입니다. ......쨔쟌."
어디선가 상어 모자를 꺼내더니 머리에 푹 눌러쓰는 미즈키.
얼마나 상어를 좋아하면 그런걸 가지고 다니는 거야?
아니, 이건 괜한 생각이네.
지금까지의 행동들만 봐도 상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 말이야.
"그래. 엄마 상어네."
"아이는 몇 명이 좋을까요?"
"뭐?!"
가, 갑자기 기습이냐?!
"......?"갸웃
아, 아니. 그냥 농담이겠지.
진정하자.
"...아이는 나중에 생각하자고."
"네. 여보."
이제 호칭까지 바꾸기냐...
>>+3 다음 상황
아이는 두명이 좋다 생각하는 발판
"......"시무룩
아차.
"그, 그나저나 이제 뭐 할까?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2인용 게임이나 할까?"
"......!"솔깃
아. 반응 보였다.
갑자기 고개 드는 게... 꽤나 귀엽...
아냐. 또 입 밖에 내버릴라.
"따로 하고 싶으신 게임이 있으신가요?"
"글쎄. 딱히?"
"그렇다면..."
">>+3은 어떠신가요?"
응?
응?
"자신있는 모양이네?"
"조금, 자신있습니다. ......불끈."
ㅁ
"그렇게 자신있다면 내기를 하는 게 어때?"
"내기라면..."
"소원 내기. 어차피 우리들끼리 게임하면서 내기를 걸 때마다 맨날 나오는 게 이거잖아?"
"......"
어째 미즈키의 눈동자에서 엄청난 투지가 엿보이는 것 같은데.
뭐, 내가 이기면 되니까.
문제 없어!
나도 다른 애들한테 이겨서 부탁 좀 해보고 싶다고!
"자, 시작하러 가볼까?"
"네. ......반드시, 이길 거라고."
"누가 할 소릴."
>>+3 다음 상황
당당한 표정의 미즈키.
소원이 뭐냐고 물었더니 잠시 보류하겠다고 말하는데 무엇을 빌지 조금 불안해졌다.
"......"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이겼습니다. ......브이."당당
또 져버렸어!
어떻게든 변명해서 재대결을 해봐도, 결국은 언제나 미즈키의 승리...
이젠 저 당당해하는 무표정이 무섭게만 느껴져...
"......"허탈
"...P 씨?"
그래. 난 패배자니까.
패배자가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어? 어어. 그래. 소원 들어줘야지. 어떤 소원을 빌래?"
"......"
침묵?
얘가 갑자기 왜 이래?
"미즈키?"
"...나중에.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 이 소원은, 보류라는 것으로."
보류라니, 휴우.
...아니, '휴우'가 아니잖아.
지금 당장은 벗어날 수 있을지 몰라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휴우는 무슨 휴우?!
게다가 하필이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미즈키라니.
조금, 불안해지는데...
>>+3 다음 상황
"듣고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 슬슬 저녁 때인가?"
"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습니다."
벌써인가...
다른 녀석들이랑 있었을 때도 마찬가지지만, 시간이 꽤나 빨리 가네.
나도 조금은 즐기고 있는 건가?
"......"빤히-
"왜? 미즈키."
왜 또 날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거야?
"저녁, 사주시는 거죠?"
"...알았어. 사줄게."
저녁은 이 근처에서 간단하게 때우는게 좋겠지.
오늘의 저녁 메뉴는 소화 잘 되는 우동.
먹기도 간편하고 맛도 있고 여러모로 좋고.
무엇보다 근처에서 간단하게 찾을 수 있어서 좋단 말이지.
자, 빨리 먹고 다시 나가볼까?
>>+3 다음 상황
꼭 이런 상황이면 우동마인이 나오던데...
미즈키 : 데이트 하는 관계입니다.
응?
"선배?"
뭐야, 이 상황은.
왜 우동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여중생으로 보이는 애들 두 명이 미즈키랑 아는 척을 하는 거야?
아니, 아니, 정말로 아는 사이라 그런 거겠지만, 왜 하필 오늘 미즈키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건데?
하필이면 오늘.
"간만입니다. 카스가 씨. 모가미 씨."
...얘 중학생들도 이렇게 부르는 거였어?
"으응? 옆의 사람은 누구에요?"
"남자친구라던가, 그런 건가요?"
살짝 놀리듯, 미즈키에게 묻는 둘.
여기선 내가 먼저 친구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미즈키, 엉뚱한 구석이 있어서 어떤 폭탄을 터트릴지-
"데이트하는 관계입니다."
"데, 데이트요?!"
"와아, 부럽다... 남자친구..."
"말해두지만, 남자친구 같은 거 아냐."
"네? 하지만 커플룩이잖아요?"갸웃
...그래.
우리 둘, 지금 상어 차림이었지.
"연인이라기보다는 부부에 더 가깝지 않을까요?"
"부, 부부라고요? 미즈키 선배?!"
이 상황을 잘 헤쳐나가는 게 가능하긴 할까...
>>+3 다음 상황
가끔씩 미즈키가 엉뚱한 행동을 하긴 했다고 어느정도 납득은 해 주는거 같긴 하다만... 아직 100%믿어주는건 아닌 듯 싶다.
"......"시무룩
네가 아무리 시무룩해져도 지금은 오해를 좀 풀어야 하니까.
미안하지만 협력해달라고, 미즈키.
"뭐, 내기로 인해서 몇몇 애들이랑 어울려주고 있어. 절대로 남자친구같은 거 아니니까 오해하진 말아줘."
"아... 그런 거였군요."끄덕
"헤에~"
좋아, 좋아. 믿어주는 것 같으니 다행이네.
...날 보는 눈이 조금 이상한 걸로 봐서 100% 믿어주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럼, 같이 앉아도 될까요?"
"네. 저희는 상관 없어요. 선배."
...난 좀 상관 있는데.
>>+3 다음 상황
"여기, 새우튀김 우동 하나-"
"잠깐만요!"
뭐, 뭐야, 갑자기?
"여기서 새우튀김 우동을 시키시겠다고요?"
"어, 응. 그런데."
나 새우튀김 좋아한단 말이야.
"기본이 안 되어 있으시네요! 자,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세요!"
"어, 어어..."
...뭐, 얼마 안 걸리겠지.
"그러니 이 가게에서는 이 우동을 드셔야 한다고요. 아시겠어요?"
아니! 전혀 모르겠어!
보기에는 모범생처럼 보이면서 뭐가 이래 얘는?!
우동에 대해 이렇게나 오래 떠들 수 있다니, 얜 대체 우동학과 모범생이야 뭐야?
"...알았어. 그럼 나도 그 우동을 먹어야겠네."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즈키에게 복잡한 시선을 던지는 나.
미즈키도 살짝 난처해보이는... 것 같네.
적어도 느낌상으로는.
"하아아..."한숨
미즈키도 다른 녀석도 얘랑 같이 있으려면 고생 좀 하겠네.
우동 하나에도 이렇게 반응하는데, 다른건 또 어떻겠어?
얘랑은 되도록 엮이지 말아야겠다...
>>+3 다음 상황
"응? 무슨 소린지 전혀 모르겠어!"
오, 이런.
"...미라이."
"으, 응?"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설마 또 시작이냐.
내가 들었던 말을 다시 들어야 할 걸 직감했는지 저 녀석의 표정이... 참 볼만하네.
제발 이번에는 좀 줄여줬으면 좋겠는데.
"자. 이해됐지?"
하아...
왜 예상을 한치도 빗나가지 않고 방금 했던 말을 똑같이 들어야만 한 거냐고.
그렇지만 내가 들어야 할 이야기는 아니라서 딱히 문제는 아니지만...
"알겠어, 미라이?"
"으응..."
이 미라이라고 하는 애가 나한테 자꾸 바싹 달라붙어온다는 게 가장 문제라고, 지금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붙었다가 떨어지고.
그리고 지금은 아예 옆에 달라붙어서 안 떨어지고 있고.
내가 직접 조금만 떨어져달라고 말해야 하나?
>>+3 다음 상황
"네?"
"그는 지금 제 데이트 상대입니다. 너무 가까이 가면 곤란합니다. ......부러워라."
나이스, 미즈키.
역시 생판 남인 나보다는 네가 말해주는 편이 훨씬 낫겠지. 안 그래?
...그런데 마지막 말은 대체 뭐야?
"아아아! 죄송해요!"
꾸벅, 머리 숙여 사과하는 카스가.
딱히 큰 잘못은 아니라 이렇게까지 사과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찌릿
옆자리에서 멀 저렇게 매서운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다면 나라도 저랬겠지.
"미라이이!"
"미, 미안, 시즈카쨩! 혼내지 말아줘!"
"......"
그런 와중에 미즈키는 먹지도 않고 가만히 있네.
뭔가 생각하고 있는 건가?
"......"
>>+3 미즈키가 할 말 혹은 다음 상황
늦어서 죄송합니다아아
이사 준비 으어아ㅏ아아
우동을 올바르게 먹는 법이라던가, 그런 쪽의 잔소리가 있긴 했지만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니까 넘어가고.
아무튼 잘 먹고 잘 헤어지긴 했지만...
"......"뚜웅
"...아까부터 왜 그러고 있어?"
어째 미즈키가 좀 전부터 이상하단 말이지?
"여자친구를 또 늘리셨네요."
아니, 여자친구를 늘리다니. 당치도 않은 말이라고.
헤어질 때 카스가가 갑자기 자기 번호를 주고 가는데, 그걸 네 앞에서 거절할 수도 없잖아? 네 지인인데.
거기에 모가미도 아직 배울 게 많아 보인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우동 특강을 해주겠다며 번호를 주고 갔는데 그것도 거절하긴 좀 그렇잖아.
"P 씨는 카사노바인 건가요. ......위험해."
"그럴 리가 없잖아."
난 순정파라고. 순정파.
물론 지금같은 상황에선 카사노바란 말을 들어도 할 말 없는게 정상이긴 하지만.
"......"
"왜 자꾸 그런 눈으로 보는 거야?"
"...글쎄요."빤히
나 참.
>>+3 다음 상황
"......"
함께 밥을 먹고 나온 지금 이 순간.
함께 할 일이 사라져가는 바로 지금.
이런 순간의 침묵은 뭔가 가벼우면서도 무겁단 말이지.
"즐거우셨나요?"
"응?"
즐거웠다면 즐거웠달까.
하지만 질문이 틀렸다고, 미즈키.
"너는?"
"저는..."
오늘의 주인공은 너니까, 내가 즐거웠는지보단 네가 즐거워했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겠어?
"저는 즐거웠습니다."
"다행이네. 나 같은 거랑 같이 있는 걸로 즐거워해줘서."
다른 셋은 나 하나로 즐거워할 이유가 충분하지만, 넌 아니니까.
조금 불안했는데, 잘 논 것 같아서 다행이야.
"그런 말씀은 하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미안."
조금 자기 비하처럼 들렸으려나?
"그나저나 이제 곧-"
"헤이~ 거기 커플?"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활기찬 목소리.
"아카네?"
"노노하라 씨?"
"데이트를 방해할 생각은 없었는데, 이것 참 우연이구만~"
좀 매정하지만 그냥 가버릴까?
여기서 괜히 아카네를 상대해주다보면 엄청 귀찮아질 것 같단 말이야.
"설마 이 아카네쨩을! 귀여운 고양이를 길바닥에 내버리고 갈 생각은 아니겠지? P쨩."
윽.
"마침 잘 오셨네요."
"노노하라 씨, 조금 전에 P 씨께서 주변의 여성을 또 늘리셨-"
"미즈키?!"
이렇게 될까봐 그냥 가버릴까 생각했던 건데!
"...P쨩?"
저걸 봐! 저걸 보라고!
화난 건가? 열받았나?
">>+3"
"동감입니다. ......무서워라."
그러니까 내 말도 좀 들어달라고...
평소같았다면 네 장난에 장단을 좀 맞춰 주었겠지만, 아카네 네 표정, 지금 평상시랑 꽤 다르거든?
그러면 정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야.
"오해야. 오해."
"흑흑흑. P쨩은 그렇게 또다시 소녀의 순정을 짓밟아버리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순정이라니..."
미안하고, 죄 지은 것 같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분명 내 잘못은 아닌데 왜 내 책임처럼 느껴지는 거냐고...
에라, 모르겠다!
>>+3 P가 취할 행동
토요일까지 인터넷 없이... 모바일로... 어으으어아ㅏ...
아카네를 강하게 쓰담쓰담.
녀석이 평소에 말하는 고양이를 쓰다듬어주는 것 같은 쓰담쓰담이 아니라 개를 쓰다듬어주는 듯한 쓰다듬이었지만, 정신 차리라는 뜻에선 이게 더 좋겠지.
"그냥 미즈키의 후배들한테서 전화번호를 받았을 뿐이야."
...이거, 생각보다 더 위험하게 들리네.
"역시 카사노바잖아?"
"아니라니까. 그냥 조금 알게 된 사이일 뿐이라고."
그녀석들의 입장에서는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냥 전화번호를 일방적으로 받게 된 사이라고.
정말 별 거 아닌데 왜 알아주지를 않는 거야...
"...정말?"
"정말."
"정말입니까?"
"갑자기 너까지 왜 그래, 미즈키..."
"......"
>>+3 다음 상황
아카네가 합류한 뒤로 미즈키의 상태가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이건 나중에 물어봐야 할 문제 같고.
"그럼, 아카네쨩은 이만 가볼게?"
"벌써 가려고?"
"에이, 이 이상 데이트를 방해했다간 아카네쨩, P쨩과 미즈키쨩한테 안 좋게 남아버린다고? 귀여운 아카네쨩의 이미지가 그렇게 변해버리는 건 사양이야!"
그래도 기왕 만났는데.
"그럼 아카네쨩은 이만 집으로 돌아갈 테니 전화하라구, P쨩?"
"알았어."
잘 가.
다음에 또 보자, 아카네.
"......"
"......"
그런데 아카네가 가버리고 나니까 뭔가 말수가 팍 줄어버렸네.
미즈키의 분위기... 때문에 그러려나?
"저도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너도 돌아가려고?"
"네. 그럼... 배웅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얼마든지."
미즈키의 집 앞.
미즈키를 배웅하며 미즈키의 집 앞까지 가는 길은 생각 이상으로 조용했다.
어째서 갑자기 말이 없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물어보지 않으면-
"P 씨."
"...응?"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건네오는 미즈키.
...물어보는 것은 이 다음에 해도 늦지 않겠지.
"...저의 소원, 들어주기로 하셨죠."
"...그랬지."
나에게 말을 건네고 나서, 미즈키는 뒤돌아 나를 쳐다보며 무표정한 얼굴과 어쩐지 무거운 눈빛, 그리고 진지한 목소리로 나에게 약속을 상기시켰다.
이거, 아무래도 생각보다도 더 무거운 이야기가 될 것 같네.
"P 씨가 다른 분들을 상처 입히실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쯤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P 씨가 곧 하셔야 할 선택은 분명... 다른 분들을 아프게 하겠죠.
"......"
"그러니 P 씨가 누구를 선택하건, 다른 분들에게 줄 상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세요. 그것이... 제 소원입니다."
그게... 네 소원이라고?
"P 씨와 다른 분들이 함께하는 그 부실은 저에게 있어서도 소중한 곳. 그곳에 계시는 분들이 상처입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약속해주실 수 있나요? 저의 소원을 꼭 이루겠다고."
다른 녀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것.
평소대로의 관계로 남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것.
그것이 네 소원이라고?
"약속할게. 꼭 그렇게 하겠다고."
그런 소원, 따로 빌 것도 없었어.
나도 다른 녀석들을 상처입히고 싶지 않으니까.
"...믿겠습니다."
"믿어줘."
"후우..."
미즈키와 헤어진 뒤 방으로 돌아와 오늘 한 약속에 대해 생각해보는 나.
지금 다른 둘보다 더 신경 쓰이는 녀석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직 마음이 한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지지는 않아 아직 선택할 수는 없으려나.
...하지만 언제까지고 미룰 수도 없으니 언젠가는 어떤 선택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골치아프네..."
그렇지만 거기에 더해서 다른 두 명이 최대한 상처받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건... 천천히 답을 찾는 수밖에 없겠지.
천천히, 그렇지만 최대한 빨리.
>>+3 다음 날 생길 일
"P군!"
아니.
여느 때와 비슷했을 점심 시간.
"...선생님."
"뭐 해?"
"밥 먹고 있는데요."
보다시피, 밥 먹고 있습니다만. 말 그대로.
"같이 산으로 데이트 가지 않을래?"
"네?"
갑자기 이건 또 뭔 소리야.
데이트? 나랑? 산으로?
"싫은데요."
"하지만 다른 애들이랑은 다 해줬다며?"
그걸 어떻게 아시는 건데요?!
역시 불가사의한 선생이라니까, 이 사람?
그리고 그게 제가 선생님을 따라서 등산해야 할 이유는 못 된다고요.
"애초에 지금은 시간도 없다고요."
"그럼 걱정 없네~"
"네?"
제 말을 들으시긴 한 건가요...
"자! 따라와!"
"잠깐, 선생님?!"
>>+3 다음 상황
인터넷... 망할... 더 걸린다니...
츠무기에게서 같이 하교하자고 하는 문자는 왔다.
"응? 왜?"활짝
나는 왜 지금 이 시간에 산에 있는 걸까.
"이래도 괜찮은 거에요?"
"뭐를?"
"수업이요, 수업."
점심 시간 다음에 있는 수업을 자기가 맡았고
자기 재량이란게 있다고 해도 애들을 자습시키고 걔네들이 보는 앞에서 절 끌고 나오신 건 정말 잘못하신 것 같은데요.
대체 어떤 선생이 수업 시간애 제자랑 같이 학교 뒷산으로 등산 갈 생각을 하냐고요...
"하아..."
그렇게 큰 산은 아니니까, 빨리 끝나겠지...
"자! 올라가자!"
"아, 잠시만요... 메일이..."
누가 메일을-
...이건 또 뭐야.
[지금 어디신가요?]
[학교 뒷산.]
[되도록이면 일찍 돌아오세요. 하여간 키타카미 선생님도 정말 못 말리시는 분이라니까요. 어떻게 수업 중에 그런 짓을 하실 수 있는지 원.]
츠무기도 꽤나... 여러모로 감명깊었던 모양이네.
...그럴 만 하지.
[참, 오늘 같이 하교하지 않으실래요?]
[글쎄?]
일단 이 납치에서 벗어나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최대한 빨리 돌아갈게. 답은 그 때 줄게.]
[알겠어요.]
그럼...
"자, 정상까지 가보자!"
...이것부터 해결해볼까.
>>+3 다음 상황
"야~호~"
어윽...
"내가 운동 부족인 거야, 선생님이 이상한 거야..."중얼
빠르게 정상까지 올라온 건 좋지만, 뭐가 이리 빠른 건가요, 선생님...
"흐흥흐흥~"
정상에 도착해 돗자리를 펴고,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선생님.
"...뭐 하세요?"
"점심 먹으려고! P군 몫까지 도시락 준비해왔으니까 많이 먹어!"
...점심 이미 먹었는데.
그래도 호의라는 게 있으니까...
일단 앉자.
"...잘 먹을게요."
어떻게든 반 정도는 먹어줘야겠지.
>>+3 다음 상황
"응?"
"저희가 먹을 거, 도시락 맞죠?"
"그런데?"뿌-뿌-
그렇죠? 맞죠?
분명 도시락 챙겨오셨잖아요.
그런데 왜...
"그런데 왜 가스버너를 자꾸 불고 계세요?"
설마 도시락통 안에는 재료밖에 없다던가, 그런 거에요?
게다가 산 정상에서 취사라니.
여기가 취사 가능 구역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여유롭진 않은 것 같은데 말이죠...?
"...이 도시락, 뭐가 들었는지 봐도 돼요?"
"그럼!"
대체 뭐가 들었기에 가스버너를...
아니, 애초에 가스버너면 안 불어도 되는 거 아냐...?
>>+3 도시락통의 내용물
도시락통의 내용물.
징기스칸과 붕장어.
...그것도 아직 조리되지 않은.
"도시락이라는 거, 보통 다 조리해서 가져오죠?"
"하지만 그러면 식어버리는 걸! 그럼 음식 본인이 슬퍼할 거라고?"
"그렇긴 하지만 말이죠..."
그렇다고 징키스칸이랑... 붕장어를 이렇게 산 위에서 직접 조리해서 먹을 생각은 잘 안 하지 않아요...?
애초에 붕장어는 그렇다쳐도 이걸 도시락통에 싸오셨을 줄이야...
"...이거, 다 먹고 내려가실 거죠?"
"응?"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물어본다는 듯한 반응.
그렇죠... 당연한 거겠죠, 선생님...
"...그래, 먹자. 내가 뭘 어쩌겠어."중얼
아무래도 다음 수업에는 좀 늦을 것 같네.
"...저기, 선생님."
음식이 다 되길 기다리는 동안, 서냇ㅇ님에게 말을 거는 나.
"응? 왜?"
"왜 갑자기 저랑... 등산 오신 거에요?"
아무리 키타카미 선생님이라고 해도 이유 없이 이러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말이야.
아니면 정말 이유... 없는 건가?
"글쎄? 잘 모르겠어!"
"역시나..."
"왜인지는 몰라도, P군이 오늘 꽤나 지쳐 보이더라고? 그래서 데리고 왔지!"
지쳐 보였다?
하긴. 어제는 미즈키와 함께 새벽부터 좀... 많이 놀았지.
그런데 그 지쳐보이는 사람을 데리고 산행이라니.
대체 뭔가요, 선생님.
저같은 다른 학생들은 선생님처럼 산을 그렇게 잘 타지 않는다고요.
"그래도 뭐... 그럭저럭 좋으니 됐나?"
수업은 빠지게 되었지만.
...만약 수업을 빠진 이유를 설명할 일이 생긴다면, 이건 내가 멋대로 빠진걸로 해 두자.
나를 생각해서 하신 일인데, 그것 때문에 선생님이 징계를 받으신다거나 그러면 싫으니까.
"아! 다 된 것 같아! 먹을까?"
"네. 먹죠."
>>+3 다음 상황
수업은 어쩌고...
"......"머뭇
저기, 선생님?
키타카미 선생님이니까, 별 생각 없이 친근한 사람한테 먹여주려는 거... 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죠?
선생이 제자한테 도시락을 먹여주는 상황은... 좀 그렇지 않나 싶은데요?
"안 먹을 거야?"시무룩
"...먹을게요."
어차피 여기엔 우리 둘밖에 없으니까, 빨리 먹고 끝내기 위해선-
"아~앙!"냠
"......?"
"어라?"
갑자기 튀어나와, 키타카미 선생님이 받쳐들고 있던 장어를 잽싸게 채간 누군가.
어째서 여기 있는지 모를, 이곳에 있어선 안 될 누군가.
지금쯤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어야 할...
"아카네?"어이상실
"쨔쟌~ 아카네쨩 등장!"
"안녕, 아카네!"
네가 왜 여깄어?
"으흥~? P쨩, 아카네쨩이 왜 여깄냐는 표정이네?"
"지금 이 시간에 널 여기서 보면 당연히 이런 표정이 나오겠지! 너 대체 왜 여기 있는 거야?"
"현장체험학습이라는 걸로 해 둘까나~? 마침 쌤도 계시고, 학생도 두 명이나 있잖아?"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애초에 내가 여기 있는 줄은 어떻게 알고 온 건데!
"내가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소곤
"뭐어, P쨩이 없길래 츠무링한테 살짝 물어봤지? 그랬더니 의외의 답이~ 이야아, P쨩도 참 수완 좋다니까? 이젠 키타카미 선생님까지 울릴 셈이려나아?"소곤
이번엔 정말 그런 거 아니라고!
"됐어. 기왕 왔으니까, 너도 같이 앉아서 "
"오우? 웬 일? 웬 일로 P쨩이 이렇게 유순한 반응을 보여주실까나?"
"...지금 널 돌려보내려고 해도 어차피 수업에는 늦었을 테고, 내가 돌아가라고 해도 돌아갈 네가 아니니까 하는 말이야."
내가 널 하루 이틀 겪냐...
"마침 도시락도 준비 완료니까, 다 같이 즐겨볼까?"
...물론 도시락도 좀 먹어주면 고맙고.
"그래, 그래! 안 즐기면 손해라구, P쨩? 그렇게 우거지상 짓지 말고 놀지 그래?"
"알았다, 알았어."
뒷일은 하나도 생각 안 하는구만, 둘 다...
...덕분에 뒷처리는 내 몫이 되게 생겼다고.
그래도...
"으응? 아카네쨩, 푸딩 가져왔구나!"와락
"스탑, 스탑! 이건 아카네쨩의 푸딩이라구!"
...분위기 자체만 본다면 나쁘진 않네.
...정말로. 오늘이 평일의 수업시간이라는 것만 빼면.
"......"
분위기가 좋건 말건 이거 전혀 괜찮지 않다고...
>>+3 다음 상황
이미 오후 수업의 절반이 끝나있었다.
"괜찮아?"
"아니..."
도시락을 모두... 먹고 난 후 학교까지... 오는 길.
하산하는 길에 키타카미 선생님과 아카네가 벌인 콩트 단막극이라고 해야 할지, 먹이사슬의 섭리라고 해야 할지 모를 게 일어났던 것과 지금 내 속이 더부룩한 걸 빼면 일단 교문 안까지는 별 일 없었지만...
문제는 지금부터.
"얘들아! 이만 안녕~"
"들어가 보시게요?"
"응!"
"...P쨩, 지금 아카네쨩이 제대로 보고 있는 거 맞지?"
"...맞아."
나와 아카네가 잘못 보고 있는 게 아니라면, 지금 교문 안쪽에 선생님 몇 분이 보이는데...
게다가 깐깐한 선생님들이야...
즉, 지금 들어가면 우리 셋은 끝장...!
"...막아야겠지?"
"당연하지! 뭐 해, P쨩!"
>>+3 다음 상황
(のヮの)
제가 개그 쪽에는 엄청나게 약해서... 콩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