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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댓은 "한 학생의 별 볼일 없는 일상"에서 이어지는 창댓입니다.
전 창댓을 보고 오지 않으셔도... 무방하지는 않겠네요.
이 창댓에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니, 오리지널 캐릭터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비밀 메시지같은 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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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한테 잡혀 사는 내 모습을 모르기 때문인지, 타치바나는 내 언니 어필을 무리 없이 받아들인 것 같았다.
물론 약속을 어기지 말아달라는 부탁에서 나에 대한 신뢰가 좀 떨어진 게 느껴졌지만, 이건 오늘 만회할 수 있을 테니까.
"알았어. 언제쯤 만날까?"
나는 약속시간을 제대로 잡기 위해 물었다.
[곧 만나는 건 어때요? 사실, 지금도 카나하 씨를 기다리는 중이거든요.]
"어? 정말?"
그러자 돌아온 것은 의외의 발언.
나와의 약속이 기대돼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뜻일까, 아니면 시간이 남아서 미리 기다리고 있었다는 뜻일까.
어느 쪽이건 지금 당장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
"알았어. 지금 갈게. 어디서 만날까?"
[저번에 말해주신 카페요. 거기 앞에서 만나죠.]
내가 말해준 카페?
생각해보니 내가 타치바나한테 그곳의 위치를 가르쳐준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뭐, 메뉴 때문에 근방에서 조금 유명한 곳이었으니 찾기 어렵지는 않았겠지만.
"알았어. 거기서 보자."
나는 부리나케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뛰어나와, 타치바나가 기다리고 있을 곳으로 향했다.
많은 생각이 든다.
어른스럽게 행동하려면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까? 어떻게 해야 타치바나한테 조금 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을까? 타치바나와는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될까?
나는 앞으로 생길지도 모르는 일들을 상상해보았다.
나와 조금 친근해진 타치바나라던가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상상이라기보다는 망상이 맞을 것 같았다.
어쩌면 아스카와는 달리 나를 제대로 언니 취급해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나온, 친근함에 대한 소소한 망상.
아스카한테 잡혀 산 영향인지, 나는 아무래도 언니 취급에 많이 굶주려 있었던 모양이다.
…자중해야겠어.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일면을 알게 된 것 때문에 기분이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나는 여전히 즐거운 시간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타치바나도 나와 같은 기대를 품고 있겠지.
타치바나는 다가가기 어려운 느낌이니까, 이 기회로 친해질 수 있다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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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기대를 안고, 나는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나는 저 멀리, 익숙한 형체가 보이는 곳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흐릿했던 익숙한 형체.
그 형체가 뚜렷해질수록, 나의 발걸음은 잦아들어갔다.
즐거운 상상.
좋았던 기분.
하려고 했던 말과 행동들.
그 모든 것들이, 닥쳐온 현실 앞에서 부숴져갔다.
"늦으셨잖아요."
멀리서 보았을 때만 해도 나나 타치바나와는 상관 없을 거라고 생각해 주의하지 않았던 사람.
하지만 내가 타치바나에게로 가까이 갈수록 나에게 끔찍한 상처를 남긴 형체로 변해간 그 사람의 존재가, 나를 나락으로 이끌었다.
어째서,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 거야?
어째서…?
+3 다음 대사, 혹은 다음 행동.
(사실 이름도 까먹었...)
손이, 온 몸이 떨린다.
비틀거리려는 몸을 억지로 제어한다.
"제가 불렀어요."
"네가…?"
"전에 카나하 씨의 친구분을 만났다고 했었죠? 지금쯤 눈치채셨겠지만, 이 쪽이 제가 만났다던 친구분이에요."
타치바나의 메세지에 있던 한 마디의 말.
나의 친구를 만났다는 이야기.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이야기가 과거에서 되돌아와 나를 짓밟는다.
그게, 너였다고?
넌 왜 내 인생에서 사라져주지 않는 거야, 왜!
"카나하 씨, 조금 안 좋아 보이시는데, 괜찮으세요?"
타치바나는 모르고 있겠지.
내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나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그리고 너를 어떻게 속였는지.
+3 …나는 그런 타치바나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라는 발판
"그래~ 그냥 친구가 아니라 절친이지! 절친!"
이미 예상했다는 듯, 츠가는 내 말을 유들유들하게 받아넘기며 웃는 얼굴로 내 어깨를 툭툭 쳤다.
그렇게 소름끼치는 친근함을 표시하고 난 뒤, 츠가는 당황해하는 타치바나에게 변명을 던졌다.
"미안~ 내가 너랑 같이 있을 줄은 몰랐나봐~ 놀란 것 같네에~"
울분이 끓어오른다.
동시에 두려워진다.
츠가는 왜 내 친구라고 자칭하면서 아리스에게 접근한 걸까.
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이런 일을 자행한 걸까.
나 때문에?
같잖은 보복 때문에, 다시 나한테 접근하기 위해서?
"자 자, 자세한 이야기는 들어가서 하자~ 나 배고파~"
"그래서."
"그래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츠가에게 물었다.
역겹지만, 무섭지만…
"타치바나는 어떻게 만난 거야."
긴장한 탓인지, 내 목소리는 무미건조하게 메말라 있었다.
"저요?"
"우연이지 우연~ 저번에 너랑 같이 학교에 왔었던 칸자키랑 여기 있는 타치바나가 시내에서 해매고 있길래 '아는 얼굴이다!' 싶어서 말을 걸어봤더니 운 좋게도 날 아직 기억해주고 있더라고? 그래서 여기 타치바나와도 인연이 생겼지 뭐야~"
정말로 운이 좋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만약 내가 칸자키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했다면.
아니, 최소한 칸자키한테 츠가에 대해 경고했다면.
칸자키에게 나의 트라우마를 꺼내 스스로 고통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과 츠가가 칸자키에게 접근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 뼈저리게 후회되었다.
"네. 츠가 씨가 친절하게 안내해주신 덕분에 이 카페도 무사히 찾을 수 있었어요."
"그건 그렇고 말이야~? 내가 칸자키랑 타치바나 말을 들어보니까~ 너랑 아스카가 엄~청 친한 모양이더라고?"
타치바나의 말이 끝나고 나서, 츠가가 갑작스럽게 주제를 바꿨다.
여전히 웃는 얼굴로 던진 그 말은, 나를 무섭게 강타했다.
설마 나와 아스카의 관계를 눈치챈 걸까.
"저번에 아스카가 카나하 너한테 있어서 소중한 존재라는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한데에~ 혹시 둘이 사귄다거나 그런 건 아니려나~ 할 정도로 사이가 좋은 모양이더라?"
한 친구가 다른 친구들의 사이를 장난스럽게 질투한다고 여겨질 말.
하지만 츠가와 내가 그런 말을 나눌 사이는 전혀 아니었다.
그 점이, 그녀의 웃음을 섬뜩하게 만들었다.
당장이라도 핑계를 대고 뛰쳐나가고 싶다.
하지만 그래서는 수상한 꼴밖에 안 되겠지.
의심인지, 확신인지 아직 알 수 없으니까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해.
만약 눈치챈다면…
…생각하기도 싫어.
"설마요."
"으응! 설마지, 설마. 아~ 나도 카나하랑 그만큼 친해졌으면 좋겠다~"
지금이라도 츠가와 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다 말해버리고 싶다. 타치바나와 함께 도망쳐나오고 싶다.
하지만 보는 눈이 있다. 듣는 귀가 있다.
아직은 도망칠 수 없다.
…잘 견뎌낼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힘을 준 주먹이 아파왔다.
+3 이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아리스에게 저 '친구'와 만났을 때 아무 일도 없었냐고 물어보자.
하지만 간단한 말 하나하나가 날카로운 공격이 되는 저 쪽과는 달리, 이 쪽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거라면, 타치바나에게 저 녀석이 내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전하는 것 정도.
하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을 텐데…
"있잖아, 타치바나."
"네?"
"저 '친구'랑 만날 때 아무 일도 없었어?"
타치바나만 알 수 있도록 전하는 것은 잠시 후에 생각하기로 하고, 나는 혹시나 츠가가 무슨 일을 벌이지는 않았는지 알기 위해 타치바나에게 이상한 일은 없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면서 나는 친구라는 말을 살짝 강조해 츠가의 자기가 내 '절친'이라는 주장을 은연중에 부정했다.
이걸로 타치바나가 뭘 알아차릴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카나하 씨가 아이돌로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 많이 물어보긴 하셨지만, 궁금하실 만도 했겠죠. 친구시니까요. 그걸 빼면 딱히 별 일은 없었는데요?"
"응~ 응~ 그랬지. 별 일 없었지."
일단 이상한 짓은… 하지 않은 모양이네.
+2~3 나와 츠가, 그리고 타치바나의 행동 혹은 말.
완전 대놓고 개무시하는건 아니지만 먼저 뭔가 물어봐도 건성으로 대답하고 먼저 말은 절대로 걸지 않는다.
그리고 아리스는 이것을 눈치채고 뭔가 이상하다 생각하여 아마도 카나하의 친구관계를 잘 알거같은 아스카에게 둘 몰래 문자를 보내는데...
발신인은 아스카
"있잖아~ 카나하~"
츠가가 나를 불렀다.
"왜."
나는 그녀의 말을 불완전하게 무시하며 불성실하게 대답했다.
이런 녀석의 말에는 대답하기도 싫었다.
그랬기에, 나는 타치바나에게 '나는 네 옆에 앉아있는 여성과 친하지 않다'는 메세지도 보낼 겸, 그런 마음을 드러내며 츠가의 말에 건성건성 대답했다.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타치바나가 알아차릴 수 있다는 건… 츠가도 알고 있겠지.
"오늘 학교에서 말야~ 선생이…"
그러나, 츠가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에게 말을 걸었다.
역겹다.
"타치바나."
나는 츠가를 무시하며 타치바나에게 말을 걸었다.
물론 차가움과는 거리가 먼, 평상의 모습으로.
"…네?"
당연하게도, 타치바나는 당황스러운 듯한 모습을 보였다.
혼란스럽게 해서 미안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사과해두자.
"칸자키도 왔다고 했었지? 걔는 이 카페가 마음에 든다고 했어?"
"아, 네."
타치바나의 얼굴에서 당황한 표정이 조금 사라진 것 같았다.
내 의도대로 되어가고 있는 걸까.
나는 마음대로 널 무시할 수 있지만, 츠가 너는 이미지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없겠지.
그렇다고 이 일로 나와 싸운다면 그건 그것대로 타치바나가 낌새를 챌 테고.
"카나하아~ 내 말 듣고 있어어~?"
"듣고 있어. 말해."
"우와~ 차갑네~"
걸어오는 말에는 대답하지만, 먼저 말을 걸진 않는 불완전한 무시.
그렇지만 다른 이에게는 향하지 않는 불공정한 무시.
어쩌면 이럴 때는 불공정하다기보다는 공정하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맛있어?"
"아, 네. 역시 여긴 자주 오는게 좋을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하기에도 괴리감이 드는, 친절한 말.
타치바나의 반응 또한 조금 전의 타치바나와는 달리 평범한 반응이었다.
"저는 저기,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응. 다녀와."
"빨랑 와~"
이어진 타치바나의 행동은 내가 기다리던 행동.
이걸로 이 불편한 상황에서 벗어날 티켓을 끊었으니…
"야. 카나하."
이제 괴물과 마주할 때였다.
괴물과 마주하는 일은 두렵다.
두려울 수밖에 없다.
나는 피해자, 저쪽은 가해자.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유야무야 넘어간 일로 엮인 사이.
하지만 나에게 그 일은, 크나큰 상처였다.
매우 아파했다. 매우 두려워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지금부터 내가 할 일은 그런 일과 그 일의 가해자가, 그 두 괴물을 마주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들과 대등해지는 일이었다.
누가 그것을 쉽다고 할까.
"왜."
나는 주눅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은 떨리는 목소리와 말 한 마디.
결국 나는 괴물의 그림자를 지워낼 수 없었다.
"말해."
하지만 나는 맞서고 있었다.
지금은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너, 아스카랑 그렇고 그런 사이인 거 다 알아."
츠가가 정색하며 한 말.
그 말은 그녀에게 맞서려던 나를 주저앉힐 뻔 했다.
"너희 사귀는 거 맞지? 그치? 그러니까 그렇게 붙어다니는 거잖아? 호텔에서 한방에도 들어가고 그런 거 아냐? 근데 있잖아? 내가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그 니노미야가 왜 널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답이 안 나오더라고?"
역시 눈치채고 있었어.
테이블 아래로 내려놓은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심장이 제멋대로 뛰기 시작했다.
최악이다.
피하고 싶다.
하지만 피할 수는 없었다. 피하지 않는다면 휘둘릴 뿐이었으니까.
아이돌이 되고 나서 배운 것 중 하나는, 언제나 도망갈 수는 없다는 것. 그러니까 도전하라는 것.
라이브, 연기, 잡지 촬영처럼 해본 적 없는 일들에, 자신없는 일들에 도전하며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라는 것이었다.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같은 유닛으로 활동하는 친한 친구들끼리 붙어다니는게 뭐가 어때서 그런 억측이야?"
나는 그것들을 생각하며 츠가에게 큰소리치며 그녀의 말에 제대로 대답했다.
아직도 손이 떨리고, 심장은 죽을 듯이 뛰고 있지만 처음으로 제대로 말했어.
"그래서 지금 본인한테 물어볼 생각이다?"
츠가의 말과 동시에, 전화기가 울렸다.
나는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군지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나 원 참, 왜 노는 애들은 다 멍청할 거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니까."
그녀가 웃으며 말한다.
"전화 안 받고 뭐 해?"
+3 나,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전화를 받지도 않고 내주지도 않을 셈으로 꽉 쥔다
아스카에게 물어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물어볼 수 없도록 하면 돼.
아스카가 섣부르게 인정한다던가 그럴 것 같지는 않았지만,
츠가의 목적을 이뤄주기는 싫었다.
어떻게든 물 먹이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내주지도 않을 셈으로 꽉 움켜쥐었다.
"거 참 바보같네. 그냥 전화를 끊으면 될 것이지. 벨소리 엄청 울린다고? 민폐나 끼쳐대고, 여기 있는 사람들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츠가는 그런 작은 몸부림을 비웃었다.
"네가 할 소리야…?"
"못할 게 뭐가 있는데? 받던가 끊던가, 빨랑 하지? 어차피 네가 뭘 하건 아스카 걔가 이 쪽으로 오겠지만. 걔가 바쁘지 않다면 그렇게 하겠지."
+3 …이제 어떤 일이, 혹은 어떤 일을.
자다 깬 김에 진행 조그으으으으음…
나는 휴대폰을 여전히 꽉 움켜쥔 채,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보았다.
아스카가 온다면, 내 편이 한 명 생긴다.
그것도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이.
아스카가 오지 않는다면, 그저 오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불리해지는 것은 아냐.
어느 쪽이건 상관없어.
나는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전화는 이미 끊어져있었다.
"끊어졌네. 뭐, 상관없나."
츠가가 키득거렸다.
"어차피-"
"다녀왔어요."
츠가는 이어서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그 말은 때맞춰 들어온 타치바나의 인사에 끊겨나갔다.
"엉~ 좀 오래 걸렸네~?"
하지만 츠가는 개의치않고 얼굴을 바꾸며 말했다.
역겨울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이었다.
"아. 카나하 씨."
"응?"
"전화를 받지 않아서 그러는데, 스케줄이 갑자기 조정되었으니 프로덕션으로 복귀해달라고 아스카 씨가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타치바나가 전해준 아스카의 전언.
그것은 전언이라기보단 내가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 하나에 가까운 말이었다.
+1~3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바로 아리스를 남겨두고 갈 수는 없다는 것. 저 괴물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아리스에게도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는 생각이 주인공의 발목을 붙잡는다.
+1~3
1. 빠져나간다.
2. 남아 맞선다.
@한동안 잊고 있었다가 오늘 몰아봤는데, 21페이지 들어와서부터 갑자기 전개가 개빡치네요. 저 X, 그 사건 때 역시 공구리를 쳤어야.. XX...
저는 1번
2번
좋은 핑계거리였다.
"알았어."
하지만 아직은 나갈 수 없었다.
아직 찾아야 할 것이 있다.
그리고 같이 나가야 할 사람이 있다.
아마도 아스카가 츠가에 대해서 대강 알려줬을 테니 아리스도 최대한 빨리 츠가와 함께 있는 이 상황을 피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나의 일 때문에 나와 같이 괴물의 손아귀에 떨어져버린 사람이 있다는 것.
이것이 혼자서 나갈 수 없는 첫 번째 이유였다.
물론 타치바나와 함께 프로덕션으로 돌아간다는 선택지도 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겠지.
날 따라온 괴물은 또다시 나를 뒤쫓아올 것이다.
뒤쫓아오기만 하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젠가는 앞서가서 나를 가로막는다면 나와 관계된 다른 사람들까지 영향받을 것이 분명했다.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이것이 두 번째 이유이자, 내가 이 구렁텅이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이었다.
이 상황에 대한 궁극적인 해법.
나는 그것이 필요했다.
물론 프로듀서에게 부탁한다면 쉽게 해결되는 일이었다.
내가 하려는 일은 무모한 행동이었다. 단순한 객기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나는 이 일을 내 손으로 끝내고 싶었다.
그렇게 한다면 아직까지도 내 속에 남아 미래에 대한 생각을, 내가 느끼고 있던 행복을, 그런 모든 것을 검게 지워나가곤 하는 불안의 그림자에게서 마침내 풀려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정말로, 정말로 그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성장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바빠서 나중에 가야 할 것 같아."
"네?"
나의 결단에 타치바나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나는 좀 있다가 돌아갈 테니까, 먼저 가서 아스카한테 조금 늦을 것 같다고 전해줄래?"
당혹감으로 일그러졌던 타치바나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3 타치바나가 할 말.
다른 억지는 없었다.
"그래도 빨리 오셔야 해요."
"노력해볼게."
그저 배웅만이 있을 뿐.
타치바나가 떠나고 나서, 나는 츠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을 꺼냈다.
"유감이네. 아스카한테 물어볼 수 없게 돼서."
"그래. 아쉽게 됐네. 내가 말을 꺼냈을 때 걔가 보일 반응이 정말로 보고 싶었는데."
분명 츠가의 적이가 향한 사람은 나였을 것이다.
아니, 나였어야 했다.
아스카가 그 때 츠가에게 했던 일이라고는 분노했던 것. 그것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데, 츠가는 어째서 아스카의 반응을 보고 싶어하는 거지?
"…아스카는 상관없잖아."
"어? 상관 없다고? 정말 그렇게 생각해?"
설마.
"나 때문이야?"
"당연하지. 그 때 그 꼰대가 말했잖아? 너한테는 아스카가 '필요하다'고."
그 때, 프로듀서가 잠까나 언급했던 그 말.
그 말이 츠가를 여기까지 이끌었다고?
그럼 내가 아스카와 사귄다고 짐작했던 것도, 그 말부터 시작해서?
"진짜 싫어하는 사람한테 친한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 사람이 그냥 주변 사람이라면 몰라도 정말 필요한 사람이라면 괴롭히고 싶어지지 않겠어?
+2~3 이제 우리는, 어떤 대화를 할까.
하지만 쓰려고 해도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네요오
...죄송합니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그러므로 자신도 모르게 쿡하고 웃고 만다. 뭐가 웃기냐는 츠가의 말에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다고 알려주지만 역시나 츠가는 믿지 않는다.
프로듀서에게 들은 '필요하다'라는 것은 카나하의 병때문에 아스카가 필요하다는 것 뿐. 프로듀서도 아스카와 카나하가 사귀고 있는걸 모른다.
그러므로 츠가가 알고있는 인원에게 정보를 캐도 '정말로 사귀고 있다' 라는것은 나오지 않으니 딱히 겁먹을 이유도 없다.
그것을 눈치채고. 카나하는 필요 이상으로 츠가를 겁내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
@츠가가 '필요하다'라고 하는건 카나하의 병 때문이니까요.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요 のヮの. 거기다가 정말로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있는건 아리사를 위시한 정말로 극소수이니...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하셔서 일단 약간 진행해봤는데.. 될까나요..?
츠가:아 그럼 이 같은 호텔방에서 단 둘이 묵었다는 건 인터넷에 흘려도 별 문제 없단거지? 이야~ 참 다행이네.
카나하: !!
웃음이 나왔다.
느닷없는 웃음에 츠가가 나를 째려보았다.
하지만 그런 것쯤은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대단한 증거라도 잡은 줄 알았지만, 그저 지레짐작이었을 뿐이었다.
'필요하다'의 의미는 병 때문에 아스카가 없으면 죽는다는 뜻.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를 정신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을 넘어선, 죽음만이 풀 수 있는 족쇄로 엮인 관계를 암시하는 말.
"뭘 웃고 자빠졌어?"
"난 또 이상한 합성 사진이라도 들고 와서 협박하려는 줄 알았더니, 그거였어? 미안하지만 그건 네 착각이야."
"하아? 정말로 나한테 그런 말이 통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추측의 기반이 틀린 이상, 츠가의 생각은 쉽게 무너질 탑에 불과했다.
내가 아스카와 정말로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은 기껏해야 아리사 정도.
프로듀서도, 부모님도 우리의 사랑이 이어졌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다.
더군다나 우리가 함께 있을 때는 대부분 프로덕션 내에 있을 때.
츠가가 알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본다고 해도, 그녀는 절대 확실한 물증을 얻을 수 없으니, 겁낼 이유 따위는 없었다.
태엽이 풀리듯 긴장이 풀려나가며, 잔뜩 긴장했던 몸에서 힘이 조금씩 빠져나갔다.
더 이상 손은 떨리지 않았다.
나는 츠가를 필요 이상으로 겁내고 있었다.
그녀는 괴물이 아니었다.
한 토막의 말에 오판의 고삐를 걸어 전혀 엉뚱한 길로 가고 있었던, 그저 나와 같은 한 명의 사람일 뿐이었다.
"넌 네가 똑똑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인데, 한심하네. 그건 단순히 아이돌로서의 삶에 있어서 아스카가 필요하다는 의미였을 뿐이야. 난 애송이라서 아스카같은 파트너가 필요하니까. 프로듀서는 네가 저질렀던 일로 인해 아이돌 활동에 문제가 생길까봐 상담을 위해 나와 가장 가까운 아이돌을 불러줬을 뿐이고."
나는 그 말이 나온 이유를 둘러대며 비아냥거렸다.
"뭐, 네가 그런 한심한 지레짐작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해. 우리 둘은 꽤 잘 어울리는 짝이니까."
그리고 두루뭉술한 답의 뒤쪽에 진실을 흩뿌렸다.
전혀 문제되지 않을 진실을.
"칫."
츠가가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혀를 찼다.
그리고 더는 캐묻지 않았다.
+3 다음 상황.
그래도 조심해라..
@뭔가 발판이나 달러 와야지~ 해서보면 딱하니 앵커자리가 비어있는 이 기묘한 타이밍... 역시 시김이 시간이여서 그란가...
츠가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생각보다 일찍 나오셨네요."
문을 나서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기다리고 있던 타치바나의 목소리.
나는 뜻밖의 상황에 놀라며 타치바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직 있었어? 먼저 돌아가라고 했잖아?"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그런 상황에서 카나하 씨를 놔두고 어떻게 먼저 돌아가나요."
나를 질책하는 듯한 말.
물론 걱정이 담긴 말이라는 것쯤은 앞선 행동으로 알 수 있었다.
"잘… 해결하셨나요?"
"응. 그럭저럭 잘 해결된 것 같아."
질책의 다음은 죄책감 섞인 물음.
내가 그 말에 답하자, 타치바나가 고개를 수그리며 말했다.
"…분해요."
분할 수밖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은 다른 목적이 있어서 접근했던 거라니.
지금 당장 화를 내거나 슬퍼해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지금이라도 들어가서 따지고 싶지만… 역시 참을 수밖에 없네요. 사람도 많은데 난리를 피울 수는 없으니까요."
타치바나가 수그렸던 고개를 치켜들며 말했다.
"그렇지. 우리는 그런 데 신경을 많이 써야 하니까. 그래도 덕분에 조심하는 연습은 되었잖아? 좋게 생각하자."
나는 타치바나의 기분을 달래주기 위해 그녀에게 긍정적인 말을 건넸다.
그다지 좋은 효과를 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타치바나의 얼굴이 약간은 밝아진 듯 했다.
"이제 가죠."
"그래. 그러자."
나는 그녀와 함께 프로덕션으로 돌아갔다.
+3 다음 상황.
..어리광부려도 되려나.
익숙한 곳으로 돌아오자 왠지 모를 피곤함이 몰려왔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보인 것은, 이리저리 서성이고 있는 아스카였다.
나도, 타치바나도 생각보다 늦게 돌아오게 되었으니 걱정할 만도 했다.
하지만 그녀가 안절부절못하는 그 모습을 보자 너무나도 안심되고 또 고마워서, 나는 그만 조금 웃어버리고 말았다.
"후훗. 다녀왔-"
"카나하!"
내가 인사를 마칠 틈도 없이, 나를 발견한 아스카가 나에게 달려왔다.
"괜찮나? 다친 곳은 없겠지? 그 녀석이 너한테 또 이상한 짓을 한 건 아니고?"
"그런 거 아니었어. 괜찮아."
나를 걱정해주는 그녀가 마치 보호자처럼 느껴졌다.
…어리광부려도 되려나.
"아스카아~"
나는 히죽거리며 아스카에게 안겨들었다.
"카나하 씨?!"
"자, 잠깐만, 카나하? 아리스가 보고 있다만?"
"뭐 어때~ 친구 사이에~ 아스카아~ 나 위로좀 해 주라아~"
나는 최대한 귀여운 목소리를 내며 아스카를 졸라대었다.
이것도 어설픈 언니의 특권이라면 특권일까.
내 옆에 선 타치바나가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좋아.
"하아, 이럴 때는 네가 나보다 연상이라는 사실을 정말로 잊어버리곤 한다만."
"평소에도 잊고 살잖아?"
처음에는 당황스러워하던 아스카였지만 그녀는 어느샌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다.
무언가 중요한 것과 이 상황을 교환한 것 같지만, 나에겐 지금 이 시간이 더 소중하니까 상관 없어.
+3 알콩달콩한 우리들의 다음 상황!
집이다아아아아아
과제 대충 끝냈다아아아
그리고 의외로 아리스도 카나하에게...(?!) 라는 수라장이 펼쳐지면 재밌긴 하겠네요. 맨 처음 앵커가 복선이였다던가...
타치바나가 흥 소리를 내며 불만을 표시했다.
호감은 확실히 산 모양이었다.
"상황이 상황이었으니만큼 이해는 됩니다만, 그래도 옆에서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 정도는 자각해주세요."
"뭐 어때? 친구 사이의 애정표현인데. 그치?"
물론 그냥 친구가 아니라 '여자친구'지만.
"그거야 그렇다만, 그래도 여기까지만 하도록 할까. 그리고… 괜찮다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말해주지 않겠어?"
우리는 사무실의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약속 장소에 나가보니 타치바나와 츠가가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 카페 안에서 우리가 나눴던 대화의 일부. 그리고 츠가가 어떻게 접근했는지에 대한 타치바나의 부연설명.
타치바나가 있었기에 츠가가 했던 말을 자세히 말해줄 수는 없었지만, 다른 설명만으로 일의 전말을 충분히 알게 된 아스카가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가… 란코에게도 그 녀석에 대해서 말해둬야겠군. 진작 말했어야 했는데…"
내가 했던 것과 같은 후회였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었고,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
오히려 트라우마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으니 쉽게 사라질 후회라고 해야 할까.
나는 그런 생각을 기반으로 아스카의 후회를 덜어주기 위해 말했다.
"그렇긴 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잖아? 꺼내기에는 굉장히 민감한 주제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츠가가 다시 접근해올 줄은 몰랐잖아."
"…하아, 프로듀서는 분명 그 녀석이 '앞으로 카나하 너를 건드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하지 않았나?"
졸지에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린 프로듀서였다.
프로듀서도 나름대로 일을 해결했을 테고 그 말도 확신을 가지고 한 말이었다고 생각되니까, 아마도 이 일은 프로듀서의 계산 밖의 일이었겠지.
"아무튼 프로듀서나 란코에게도 말해둬야겠군. 말해줘서 고맙다."
"어려운 것도 아니었는데 뭘."
+2~3 나와 아스카의 알콩달콩한 시츄에이션이 깨진 이 상황에서, 이제 우리 셋은 어떤 대화를 나눌까.
그러다가 아스카가 문득 생각난듯이 말한다.
아스카 : 그리고보니 346하고 765의 합동 라이브가 계획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츠가 말인가?"
궁금했겠지.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지, 궁금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
"귀찮게 들러붙어오던 녀석이었어, 츠가는. 그래도 나쁜 녀석은 아니라고,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까 처음부터 일부러 접근한 거였더라."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 츠가도 그 중 한 명일 수 있다는 것.
그 때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던 가능성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
"덕분에 험한 꼴을 당할 뻔 했지만… 다행히 운이 좋아서 빠져나갈 수 있었어."
"정말로 천운이었지. 만약 마츠다가 아니었다면…"
그 때 당시의 상황을 생각하자 자연스레 고개가 떨구어졌다.
이미 해결된 일이라고,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 생각한 일이었지만 아직도 그림자는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츠가나 그 때의 그 남학생을 향한 두려운 마음이 기어나온 것은 아니었다. 그 둘은 새삼스레 두려워할 필요도 없었다.
단지 그 일로 인해 내 마음에 새겨진 그림자가 앞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호의를 예전같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이 씁쓸할 뿐이었다.
타치바나도, 아스카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다시 어리광부리면서 놀기는 글렀네."
나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이야기 때문에 무거워진 분위기였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계속 있고 싶진 않다고.
"그럼 다른 이야기나 하도록 할까."
"다른 이야기라고 해도…"
아스카는 내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분위기 변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했지만, 타치바나는 위축된 채였다.
자기가 괜히 아픈 곳을 건드렸다고 생각하는 걸까.
"학교 생활에 관한 거라던가, 최근에 있었던 일이라던가, 할 이야기는 충분하잖아?"
"그렇지. 카나하 너의 학교 생활이라면 나도 꽤나 궁금하군."
"지금은 별 거 없어. 어차피 친한 친구도 아리사밖에 없는 데다가 웬만한 일들은 이미 다 너한테 이야기했고, 또 최근 며칠간은 어땠는지 너도 알잖아? 같이 지냈으니까."
"그도 그런가. 아, 참. 마츠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곧 우리 346 프로덕션과 765 프로덕션의 합동 라이브가 계획되고 있다는 말이 들리더군."
346 프로덕션과 765 프로덕션이 함께?
생각지도 못한 소식이었다.
"정말이야?"
"아. 그 소문이라면 저도 들었어요. 이미 협의까지 마친 상태라는 말도 있던데요?"
346과 765라.
그 둘의 합동 라이브라고 해도,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난 아직 인기도 얼마 없는 신인이고 346프로에 765 프로덕션과 함께 무대에 설 정도의 아이돌은 꽤 있었으니까.
그렇다고 흥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었지만.
"아아~ 한가했으면 좋겠네. 나도 보고 싶은데."
"글쎄요. 한가할지 아닐지는 알 수 없죠. 아직 소문뿐인 일이니까요. 그리고 아이돌로서 한가했으면 좋겠다는 말은 에러라고요, 에러."
아리사가 이 일에 관해서 아직까지 별다른 말이 없었던 걸 보면 그냥 소문일지도 모르겠네.
나중에 한 번 물어볼까.
+3 다음 상황!
765에서는 시라이시 츠무기와 사쿠라모리 카오리, 346에서는 에토 카나하가 출전.
아스카도 나처럼 아리사를 떠올린 모양이었다.
"관계자? 이 일에 관해서 알 만한 사람을 아신다는 건가요? 뭐, 폐가 안 된다면 물어보는 것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나중에 물어보려고 했는데, 이러면 지금 당장 물어볼 수밖에 없겠네.
"그럼 전화 건다?"
난 상관 없지만, 아리사는 지금 전화를 걸어도 괜찮은 상황이려나.
전화를 걸고, 스피커폰을 동작시킨다.
신호음은 오래 울리지 않았다.
[카나하쨩!]
우리들의 궁금증을 해결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 마츠다."
"아, 안녕하세요."
[우, 우홋!? 아스카쨩?! 아리스쨩까지?!]
다른 둘의 목소리가 나오자 아리사는 당황하는 듯 했지만 이내 원상복귀됐다.
[으, 으음… 아스카쨩과 카나하쨩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있는 상황이라니…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전화가 공적인 전화일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오…]
"정답. 우리 346 프로덕션이랑 너희 765 프로덕션이랑 합동 라이브를 개최하게 되었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 해서."
[아아! 그거 말인가요! 아리사가 정말로 기대하고 있는 일 중 하나입니다! 이 아리사, 합동 라이브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아무래도 합동 라이브에 대한 소문은 사실인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아리사가 이 일에 대해서 모르고 있던 것은 아닌데, 어째서 나한테는 말해주지 않은 걸까.
[뭐어… 원래는 카나하쨩에게 서프라이즈가 될 기획이었기에 굳이 알려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렇게 된 이상 말해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나의 의문은 내 생각을 읽은 것만 같은 아리사에 의해 순식간에 풀려버렸다.
서프라이즈라.
내가 놀랄 만한 일이 있다는 건데, 대체 뭐길래?
[카나하쨩. 카나하쨩도 그 라이브에 나가게 되었답니다.]
"뭐?"
"네?"
"그, 그게 정말인가?"
우리 셋은 아리사의 말에 놀라 얼어붙었다.
내가 그곳에 나가게 되었다는 말은 그만큼 놀라운 말이었다.
다른 많은 인기 아이돌들도 있는데, 어떻게 내가?
[정말이고말고요. 이번에 저희 765 프로덕션도 신입을 받게 되어서, 그 둘도 소개할 겸 각 프로덕션의 신입 아이돌을 소개와 경연 시간을 특별히 마련했거든요.]
"거기에 카나하 씨가 나가게 되었다, 이 말이로군요?"
[그 말대로입니다! 역시 아리스쨩! 아리스쨩이 말하신 대로 카나하쨩이 346 대표가 되는 거죠. 카나하쨩, 아직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기가 별로 없는 것 같아도 데뷔는 매우 성공적이었잖아요?]
네 사진과 SNS 덕분이었지.
또, 너 덕분에 나는 아스카와 계속 같은 유닛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고.
그리고 그 무대의 기억은… 정말 최고였었고.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지.
내가 합동 라이브의 무대 위에 올라가야 한다고?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걱정되지만, 그렇다고 못 할 일은 아니었다.
내가 나 자신을 걱정할 수 없을 정도로 연습하면 없어질 걱정이었으니까.
+3 다음 상황…!
#좀 졸린 상태에서 썼기에 글이 조금 이상할 수 있습니다. 지적은 언제나 환영이에요우...
자기 자신을...
수정 완료...
아무튼 집에 돌아가면 작성하겠...
아스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조금 적어지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일이니까.
좋아, 열심히 해 볼까!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벌써부터 어깨에 그렇게 힘을 넣다간 지쳐 쓰러질지도 모른다만."
아스카가 내 의욕에 불이 붙은 것을 곧바로 알아차리고 말했다.
"그래도 안심해. 절대 방해가 될만한 일이 없도록 프로듀서도, 나도 신경 쓰면서 네가 쓰러지지 않도록 뒤에서 버텨줄 테니까."
"안심되네. 그 말."
누구보다도 내 삶에 필요한 사람의 말이었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므흐흐… 나이스 시츄에이션입니다…]
아차.
"아, 아직 전화가 걸려 있었던 거냐!"
"다, 당연하지!"
[좋네요… 좋아… 최고라고요! 자아, 아리사는 신경 쓰지 마시고 어서!]
"할까보냐!"
부끄러워하는 아스카와는 별개로, 그녀의 멋진 말에 두근대던 내 가슴은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리사가 조금만 더 조용히 있어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럼 서로서로 윈윈이었을 텐데.
"하아, 세 분 모두 조금 진지해지자고요."
우리들을 말리는 역할은 역시나 타치바나의 몫이었다.
"우선 축하드려요. 카나하 씨라면 잘 해내실 수 있으실 거예요."
"응. 고마워."
"그리고 마츠다 씨는 조금 자중해주세요."
[네에…]
생각해보면 아리사는 765 프로덕션에서도 꽤 많이 혼날 것 같은데 아직까지 저런 모습인 걸 보면 어찌보면 대단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2~3 이제 어떤 이야기를 할까.
그걸 다 듣고 흥분하면서 자신의 수첩에 적어넣는 아리사. 데이터베이스 갱신!
아리사 : 카나하쨩이랑 비슷하네요~
카나하 : 아, 안 그러거든!?
아스카 : 맞는말이잖나?
기억에 남은 목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후미카 씨?"
[므믓!]
당연하게도 아리사가 반응했지만, 그녀는 거기서 더 나아가지 않고 말을 멈췄다.
분명 입이 근질거릴 상황일 텐데 타치바나가 한 말 때문에 자중하는 건지, 아니면 우리를 배려해주려는 건지 모르겠다.
"아리스도 있었군요. 그 쪽 분은…?"
목소리는 들어봤지만, 얼굴을 보는 것은 서로 처음이었지.
"카나하라고 해요. 에토 카나하."
"아… 카나하 씨셨군요. 사기사와 후미카라고 합니다."
사기사와 후미카.
아스카와 앞으로 함께할 사람.
조금 질투나지만 그래도 아스카를 위해 힘내서 응원해줘야 할 사람.
"후미카 씨…"
"왜 그러시나요?"
돌연, 타치바나가 사기사와 씨에게 달라붙었다.
"오늘은 조금 힘든 일이 있었거든요. …잠깐만 이러고 있어도 괜찮을까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괜찮답니다."
위로가 필요한 아이와 그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어른.
역시 진짜 어른은 다른 모양이다.
뭘까, 이 패배감.
"조금은 괜찮아지셨나요?"
"네. 역시 후미카 씨가 쓰다듬어주시는 건 좋은 것 같아요…"
마치 어머니와 딸을 보는 것 같다.
타치바나도 저런 모습을 보일 때가 있구나.
[오늘은 수확이 굉장하네요! 제 손이 수첩 위에서 멈추지를 않습니다!]
"뭐, 뭘 적고 계시는 건가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조용히 있던 아리사의 폭주.
타치바나가 그제서야 아리사의 존재를 기억해냈는지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네? 그야 당연히 마음이 약해진 아리스쨩이 의지가 되는 사람에게 달라붙는 귀여운 모습이죠!]
설마 이런 일이 생길 줄 알고 조용히 있었던 건 아니겠지.
아니, 가능성은 있어.
아리사라면 아마 타치바나와 저 사람… 사기사와 씨의 사이가 좋은 것쯤은 알고 있었을 테고, 그렇다면 사기사와 씨와 타치바나 사이에서 자신이 좋아할 만한 상황이 생길 거라는 것쯤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을 테니까.
"그, 그런 걸 기록할 필요는 없잖아요!"
[아리사의 아이돌 데이터베이스에 필요한 귀중한 자료라고요! 아아~ 그나저나 아리스쨩도 카나하쨩이랑 비슷하네요~ 같은 태그로 묶을 수 있겠어요!]
"나, 난 저러지는 않거든?!"
"하지만 맞는 말이잖나?"
아스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나는 곧바로 반박할 말을 생각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었다.
내가 타치바나보다 대담하다는 말은 그냥 자폭일 뿐이지 변명이 아니었으니까.
난 대체 뭘 생각한 거냐고, 정말.
"그, 그건 그렇고 후미카 씨는 어쩐 일로 오셨나요?"
당황한 타치바나가 주제를 돌리기 위해 말했다.
"아, 그게… 유닛의 일로 상담을…"
"유닛이요?"
"네. 저와 아스카 씨가 유닛으로 활동하게 되어… 신세를 지게 되었거든요."
그렇게 말하고 난 다음, 그녀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서 쳐다보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역시 내가 신경 쓰이는 걸까.
"역시 그 일 때문에 온 거였나. 하긴, 서로간의 격차와 불안을 줄이고 앞으로의 일을 확정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
아스카는 그렇게 말하며 사기사와 씨에게 앉을 것을 권했다.
+2~3 자리에 앉은 네 명과 자리에 없는 한 명. 이 다섯 명은 이제 어떤 상황을 만들어낼까.
아리사라면 확실히 팬의 입장에서 냉정한 평가를 내릴 수 있겠지.
전화를 끊지 않은 것은 잘 한 일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끊었다가 지금 시점에서 다시 거는 것이 나았을지도.
[호오라호오라호오라호오라…!]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리사는 그저 감탄사를 연발할 뿐으로,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전혀 아닌 것 같았다.
[이것은 또 흥미로운 정보로군요오오오오! 오늘의 업데이트는 아리사의 데이터베이스를 정말로 풍족하게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래. 이런 일도 예상했어야 하는 건데 말이지."
"아리사니까…"
+3 어떻게 아리사를 진정시킬까.
집이다아아아아...
둘다 쿨한 아이돌에다가 일단 비주얼적으로 OK.
노래는 둘의 스타일이 달라서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일단은 합격점은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는듯 하다.
한숨이 나왔다.
하필 도움이 필요할 때 맛이 가버리다니.
[크흠. 실례를 끼쳤네요! 뭘 물어보셨었죠? 아, 유닛에 대한 제 생각이었던가요?]
내가 한숨을 내쉬는 소리를 듣고서 약간이나마 정신을 차린 건지, 아니면 그냥 우연의 일치인지 아리사가 드디어 아스카의 말에 반응했다.
"맞아요. 들으셨으면 폭주하지 말고 빠르게 답해주세요. 폐라고요."
[네, 네에에…]
거 봐, 또 혼났잖아.
[으음… 아무튼 제가 보기에는 두 분 다 쿨한, 뭐 그런 쪽의 아이돌이시니 일단 비주얼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그런가요? 쿨이라… 저는, 잘 모르겠지만…"
[노래같은 경우는 두 분의 스타일이 좀 다르셔서 조금 걱정이 되긴 하지만 이건 아스카쨩과 카나하쨩도 마찬가지였고, 두 분의 실력이 나쁜 것도 아니니 합격점은 충분히 돌파할 수 있을 겁니다!]
결론은 잘 어울릴 거라는 말이었다.
잘 된 거려나.
[활약을 기대하도록 하죠! 아, 그런데 이렇게 되면 아스카쨩은 두 유닛에 속하게 되는 건가요? 아니면 새로 생길 유닛에만?]
생각해보니 저것에 대해 아직까지 말을 안 꺼냈었네.
중요한 건데.
"으음, 그게 말이지…"
+1~3 아스카의 대답은…?
1. 기존 유닛 활동을 병행
2. 새로 생긴 유닛만 활동
카나하의 상황을 알면서 2번을 고르기엔 좀 잔혹...
따라서 1번으로.
그러므로 1번
[다행이네요.]
모두가 조용해졌다.
아리사와 나는 다행이라는 생각에 숙연해졌지만, 타치바나와 사기사와 씨는 아리사의 반응에 의아해하는 것 같았다.
하긴, 방금까지도 들떠 있던 사람에게서 진지한 목소리가 나온다면 이상한 게 당연하겠지.
"다행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유일하게 그런 분위기에서 자유로웠던 아스카가 빠르게 분위기를 정리하며 나섰다.
"카나하는 내가 옆에서 도와줘야 할 게 많으니까 아직은 떠날 수 없지."
"그렇네. 난 너한테 엄청 의존하고 있으니까."
죽을 만큼 말이지.
아니면 죽지 않을 만큼이던가.
"그래도 언젠가는 홀로 서셔야죠. 언제까지 같은 유닛일 수는 없잖아요?"
타치바나가 말했다.
홀로 서야 한다? 아스카 없이?
적어도 아이돌로서의 인생에서는 그렇게 해야겠지.
내 다짐 중 하나는 아스카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을 넘어선다는 거였으니까.
"그렇지."
+2~3 다음 대화.
"혹시... 아스카 씨를 좋아하시는 건가요...?"
후미카의 악의는 없는 순수한 호기심만 담겼을 뿐인 질문이 주인공을 강타.
씁쓸함이 감도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다른 유닛 활동을 병행하게 되었다는 것은 아스카와 내가 함께하는 시간이 적어진다는 것을 의미했으니까.
아스카과 내가 단순한 친구 사이였다면 이렇게 내 속에서부터 얽혀오는, 가라앉는 감정을 느낄 일은 없었겠지.
하지만 우리는 단순한 친구 사이가 아니라서, 내가 너를 사랑해서. 너도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어서. 지금까지 만들어낸 추억이 있어서.
그래서 너와의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괴로울 수밖에 없었다.
나는 괜히 다른 곳을 쳐다보며 표정을 숨겼다.
"저…"
물론 전혀 숨길 수 없었지만.
"혹시… 아스카 씨를 좋아하시는 건가요…?"
갑자기 들려온, 비수와도 같은 조용한 말에 놀란 몸이 움찔거렸다.
나는 사기사와 씨를 쳐다보았다.
순수했다.
그런 악독한 말 한 마디로 누군가를 찔러놓고도,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서는 한 점의 악의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미지를 탐구하는 사람들이 드러내곤 하는 호기심만이 엿보일 뿐이었다.
"아… 저기… 그… 실례를…"
내가 계속해서 눈을 들여다보자, 그녀는 당황스러운 듯 내 시선을 피했다.
몰랐던 사실이었지만, 아스카와 타치바나도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아, 아니에요. 뜻밖의 말이 튀어나와서…"
정말로 뜻밖의 말이었지.
보통 눈치가 빠르면 상황도 잘 읽게 될 텐데, 그런 눈치는 없었던 걸까?
아니면 미처 생각하기도 전에 호기심이 다른 모든 생각을 추월했던 걸까.
어느 쪽이건, 숨기고 싶었던 사실을 누군가가 어렴풋이나마 눈치챘다는 사실은 전혀 달갑지 않은 일이었다.
+3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1
아스카: ...호오?
하지만 사기사와 씨가 한 '좋아한다'는 말의 뜻은 그런 '좋아해'가 아니었겠지.
나는 내가 드러낸 마음을 다른 진실로 덮어씌워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호오?"
내가 대답하자, 아스카가 감탄사를 흘렸다.
마치 "그렇게 나오시겠다?" 라고 말하듯, 그녀의 시선이 나를 쫓는다.
어쩌면 사실대로 말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몰랐다.
사실대로 말한다고 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보장은 없다.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타치바나라면 충분히 비밀을 지켜 줄 것이고, 사기사와 씨도 섣불리 남의 비밀을 말하고 다닐 만한 사람처럼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다른 무언가가 그 사실을 숨기도록 만들었다.
누군가의 비밀을 지키는 일과 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이다.
저 둘은 과연 나를 이해해줄까?
나와 아스카의 관계가 친구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그것도 '평범'이라고 여겨지는 남녀간의 사랑이 아닌 여성과 여성간의 사랑으로 이어진 관계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도 좋은 사람으로 남아 줄까? 나를 피할까? 아니면 경멸할까?
내 병에 대해서 알게 되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살기 위해 버둥거리며 자신이 살 수 있는 이유에 매달리는 나를 불쌍하게 생각할까?
저주와도 같은 붉은 실로 엮여버린 운명을 보며 나를 동정할까?
…모르겠다. 하나도 알 수 없다.
나는 저 두 사람을 아직 잘 알지 못한다.
아는 것이라고는 기껏해야 타치바나는 태블릿을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 딸기를 좋아하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며 어린 애 취급하면 싫어하는 어린 아이라는 것과 사기사와 씨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타치바나가 따르는 여성이라는 단편적인 사실들.
나를 향한 호의가, 지금 품고 있는 생각이 변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을 가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니 섣불리 고백할 수 없다.
+3 자, 이제 어떻게 할까. 혹은, 누가 무엇을 할까.
아스카: 후훗, 그래 사이가 좋다.
아리스: 어째서 아스카 씨가 더 좋아하시는 건가요.
카나하: ////
원래 메인에 걸어두려다 말았던 그림으로 이번 페이지의 마지막을 채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