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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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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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댓은 "한 학생의 별 볼일 없는 일상"에서 이어지는 창댓입니다.
전 창댓을 보고 오지 않으셔도... 무방하지는 않겠네요.
이 창댓에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니, 오리지널 캐릭터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비밀 메시지같은 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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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5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서비스입니다."
라는 말과 함께 직원이 음료수를 가져다주었다.
거기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음료가 두 잔이 나왔다는 것.
더 큰 문제는 커다란 잔에 담긴 음료에는 뭔가 거창한 하트 모양의 2인용 빨대도 꽂혀 있었다는 것.
차, 창피한건 둘째치고, 건장한 성인 남성 한 명이랑 중학생 한 명, 그리고 고등학생 한 명이 있는데 아무리 봐도 이런 빨대를 갖다줄 사이로는 안 보이는게 정상 아닐까.
이 이상한 일에 셋 모두 침묵한 채 커다란 잔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 침묵을 먼저 깬 사람은, 바로 프로듀서였다.
"자, 그럼 아스카랑 카나하 너희 둘이 이거 먹고 난 이걸…"
"네?"
프로듀서의 폭탄 선언.
"내가 혼자 처리하기엔 양이 너무 많고, 그렇다고 내가 아스카나 너랑 같이 먹으면 일 난다고. 알았지?"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쪽으로는 확실히 조심해야 할 테니까.
그런데… 그런데 나한테 윙크는 왜 하는 거냐고!
+3 으, 이제 어쩌지?
아스카도 평소보다 얼굴이 붉다.
우리는 혼자서 음료수를 처리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다는 핑계를 대며 빨대를 입에 물었다.
어차피 본심은 너도, 나도 알고 있지만.
우리는 거의 동시에 음료수를 마시기 시작했다.
나는 창피함을 덜기 위해 감았던 눈을 살짝 뜨고, 아스카를 바라보았다.
아스카의 얼굴이 붉다.
역시 너라고 해도 이런 상황에서는 조금 창피한 모양이네.
그렇게 생각하는 나의 얼굴도 화끈거리고 있었다.
+3 이, 이제 어떤 일이...
프로듀서는 우리들이 사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말한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내 병을 알고 있고, 내 마음도 알고 있다.
그래서 아스카와 잘 되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하는 것 같지만, 이미 사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는 건… 조금 부끄러운데 말이야.
프로듀서는 왜 계속 우리들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걸까.
그냥 잠깐 자리를 비워주면 좋을 텐데.
+2~3 이제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아침이라 힘이 없네요오
카나하의 기분이 되는거에여..
카나하 " "푸우웁
아스카(얼굴 빨개짐) "너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프로듀서 "?! 아니...농담인데..... 둘이 잘 어울려서....."
카나하 "쿨럭!!!"(2차 뿜)
아스카(홍당무) "너, 너라는 인간은......"
프로듀서 "??????"
추가 앵커 +1
"어? 으, 응 그래."
눈치가 있는 걸까 없는 걸까 이 사람은...
갑자기 나온 소리에, 나는 푸흡, 하는 소리를 내며 마시던 음료를 약간 뿜어버렸다.
"너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꼴사나운 모습을 재빨리 수습하는 중에, 아스카가 작게 소리쳤다.
나만큼 상태가 안 좋지는 않았지만 아스카도 매우 당황하는 것 같았다.
"아니… 노, 농담인데… 둘이 너무 잘 어울려서…"
얼굴이 새빨개진 상태로 소리치는 아스카에게 놀랐는지, 프로듀서가 떠듬거렸다.
"콜록!"
"너, 너라는 인간은…"
하지만 안 좋은 쪽으로 심해질 뿐이었다.
"저, 저희는 신경 쓰지 마시고 본인 음료나 신경 쓰세요!"
"카나하의 말이 맞다. 그냥 지금은 좀 조용히 해주면 안 되겠나."
두 번째로 음료를 뿜어버린 나는, 다시 보이고야 만 꼴사나운 모습을 정리하며 말했다.
짜증이 살짝 드러난 내 음성에 프로듀서가 당황하는 것이 보였다.
풀이 죽은 것도 같았다.
조금 미안하지만, 이 쪽도 매우 당황했으니까.
"어? 으, 응. 그래."
눈치가 있는 걸가, 없는 걸까.
눈치가 없는 건 아닌데, 그냥 이런 쪽에서는 좀 둔감한 것 같단 말이지.
이참에 남은 음료를 떠넘기고 싶지만, 그래도 이 기회를 놓치는 건… 음… 좀 그렇겠지.
"마저 마실까?"
아스카도 못내 아쉬운 눈치였다.
하긴, 남기면 안 되니까.
"그래. 일단 받은 건 다 마셔야지."
이건 절대로 계속하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라, 남기면 안 되니까 하는 거야.
사람들 앞에서 어떤 아이돌이 이런 일을 대놓고 계속하고 싶겠냐고.
츄르릅.
하나의 잔이 두 명에게 나뉘어져간다.
서로 진한 키스까지 한 사이지만, 이런 곳에서의 간접키스는…
이상한 기분.
+3 다음 상황.
...으음.
앞으로 조금 자중하자..앵커..
그리고 뒷풀이도 끝났으니 어떻게 할거냐라는 프로듀서의 말에 둘다 방에서 쉬고 싶다고 말하지만 둘다 생각은 똑같다.
편히 쉬라면서 프오듀서는 둘을 배웅해주고, 그 둘이 또다시 슬슬 뜨거워질때... 카나하의 전화가 울린다
@이래야 재밌죠...
조금 전에 들었던 프로듀서의 말.
이미 사라진 그 말은 정말로 대단한 위력을 발휘해, 우리들이 자꾸만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의식하게 하고 있었다.
결국 음료를 다 마시는 것은 포기한 채, 우리들은 남은 음식을 마저 처리하고 디저트를 먹기 시작했다.
디저트까지 즐기고 나서 우리는 레스토랑을 나섰다.
전체적으로는 좋은 경험이었지만, 역시 완벽한 경험은 아니었다.
프로듀서의 차를 타고 사무소 앞에 도착한 우리는 차례차례 차에서 내렸다.
"이제 뒷풀이도 끝났는데, 너희는 어떻게 할 거야?"
"저도 그렇지만 아스카도 피곤할 텐데 돌아가서 쉬어야죠."
"아아, 맞다. 온 몸이 노곤해."
말은 이렇게 했지만, 아스카와 나는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있었다.
쉬긴 쉬어야지.
하지만 따로 쉰다는 말은 안 했어.
"그래? 미안하게도 일 때문에 데려다주지는 못 하겠다."
일이 바쁘긴 한 모양이었다.
그래도 우리한테는 오히려 좋은 일이니까.
"그럼, 내일 보자."
"그러지."
"네. 내일 봐요."
"…카나하."
프로듀서가 가고 나서 서로 눈치만 보고 있을 때, 아스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역시 이대로 끝내기는 조금, 아쉽지 않은가?"
"…당연하지."
아쉽다.
정말로 아쉽다.
하지만 우리 둘이 같이 있을 적절한 공간이 없었다.
거리도 거리지만 이미 체크 아웃했기에 호텔로 돌아갈 수는 없었고, 그렇다고 다른 호텔로 가자니 눈에 띄기라도 하면 큰일이 날 것 같았으니까.
…그리고 우리 집은 부모님이 있어서 안 되고.
+3 …어떻게 할까.
이후 부분은 다음 앵커와 함께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돌 동료끼리 한 방에서 커피(?)를 마시는 건 문제될게 없겠지? (のヮの)
"그럼 룸카페는 어때?"
아이돌 동료끼리 한 방에서 커피도 마시면서 수다를 떤다고 해서 이상하게 볼 사람은 없겠지.
"룸카페라… 그래. 식어버린 여흥을 잠시 달구기 위한 장소라면 그런 곳도 좋겠지. 이야기를 꺼냈으니 추천할만한 곳이 있는 거겠지?"
"응. 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는데, 영 시간이 안 났거든."
나는 내가 가고자 하는 룸카페에 대해서 설명했다.
물론 직접 가보지 못한 곳이기에 제대로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이건 어쩔 수 없지.
"호오라, 그 정도인가. 좋지. 그 곳으로 가자고."
아스카도 내 설명에 흥미가 생겼는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는 그런 아스카를 이끌고 내가 전에 아리사에게서 추천받았던 룸카페로 향했다.
카페에 도착하자, 조용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입구가 우리를 반겼다.
우리는 안으로 향했다.
커피 냄새가 다른 여러 가지 냄새와 섞여 기분 좋게 코를 찔러왔다.
안내를 받아 향한 곳은 TV와 테이블, 그리고 푹신한 쿠션들이 있는 작은 방.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오고, 그곳에 우리들만이 남게 되었다.
문이 닫힐 때 '아이돌 아니냐'는 점원의 말소리가 들렸지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
나는 먼저 자리에 앉은 아스카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면 카페에 갔을 때의 아스카의 주문은 어김없이 쓰디쓴 블랙 커피였지.
"응? 왜 그러지?"
"아무것도 아냐."
어쩌면 또 재밌는 광경을 볼지도 모르겠네.
"분위기 좋지?"
"그럭저럭."
우리가 들어온 곳은 수수하게 꾸며진 작은 방이었지만, 벽지부터 시작해서 테이블, 쿠션 등 방의 모든 것이 한 줄기의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했다.
"그럼 마실 거랑 먹을 거 가져올게."
"아니. 급할 필요는 없지."
아스카가 나가려는 나를 붙잡고 말했다.
"너도 아까부터 프로듀서의 방해 때문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잖아?"
"그, 그래도, 여기 카페잖아."
물론 불만족스러웠고,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짓을 하려고 아스카와 함께 여기 온 것은 아니었다.
들키기라도 하면 큰일이라고.
"상관 없다. 네가 조용히 하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그, 그래도…!"
"그럼 한껏 참아주길 바란다, 카나하."
아스카는 그렇게 말하며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나를 테이블 너머로 끌어당긴 다음, 내 윗몸을 껴안으며…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순간, 내 전화기가 울렸다.
"…허."
아스카의 어이없는 숨소리.
이럴 때는 나도 어이없어해야 하는 건지, 아쉬워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잘 됐다고 생각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2 나에게 전화한 사람.
+3 그 사람의 용건.
왜 아리사한테서 전화가 온 거지?
"여보세요? 아리사?"
"또 그 녀석인가…"
아스카가 질렸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정확히는, 내가 들고 있는 전화기를.
[므흐흐… 잘 되고 있나요?]
아리사가 건넨 꽤 의미심장한 한 마디.
단순한 추측으로 한 말일까?
+1~3 아리사가 다음으로 할 말.
1. 그 카페, 정말로 좋은 곳이니까 잘 해보시라고요? 므흐흐…
2. 그래서, 아스카쨩과는 어디서 뭘 하시고 계신가요?
"뭐, 뭐?!"
얘가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
[아아! 그렇게 놀라지 말아주세요! 실은 그 카페의 점원 분이랑 아는 사이거든요. 그 점원분이 아스카쨩이 왔다고 알려 주셔서 알게 된 거니까 너무 놀라지 않으셔도 돼요.]
휴우.
그랬던 거였나.
아리사가 여길 추천해준건 꽤나 오래 전 일이었으니까 이걸 노리고 그런 건 아닐 테고.
뭐, 아리사는 지금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걱정 없이 즐기면 되려나.
"놀랐잖아."
[으흐, 생각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지만… 일이 있으니 그럴 수가 없네요. 크흡!]
역시 난입하고 싶었나보네.
"하아, 네 표정을 보아하니 마츠다 그 녀석은 또 초칠 생각이나 하고 있었던 모양이로군."
[오옷? 방금 아스카쨩의 목소리가! 뭐라고! 뭐라고 하셨던 건가요! 카나하쨩!]
"벼, 별 거 아니야."
"하여간 오늘은 우리 둘이서 시간을 보내기 참 힘든 날이군."
아스카는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로 가까이 다가왔다.
"그렇기에 이런 장난을 칠 마음도 드는 거겠지만 말이야."
그 다음, 내 귀에 바람을 불어넣었다.
+1~3 …내, 내가 보일 반응.
1. 참아낸다.
2. 히얏!
홀수라면 연상의 위엄(?)을 지키기 위해 1번을, 짝수라면 최약체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2번으로.
나는 아스카의 기습에 놀란 나머지, 이상한 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짖궂은 아스카는 그런 나를 귀엽다는 듯이 쳐다보았지만,
[오오오! 정말로 좋은 시간을 보내고 계신 것 같네요?]
제발, 아스카, 제발 자중해줘.
연인한테 농락당하는 모습을 친구한테 보이는 건 싫단 말이야.
하지만 그런 바람은 내 입에서 새어나올 틈조차 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3 아스카가 나에게 한, 짖궂은 행동은 과연…
아리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이내 상황을 파악했는지, 아리사는 전화를 끊었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아스카는 나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는 나를 벽으로 밀어붙이고 내 쇄골을 검지손가락으로 슥 훑었다.
찌릿한 무언가가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아스카는 여전히 짖궂은 표정을 한 채 손가락으로 나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쇄골을 다시 한 번 훑는 것으로 시작해, 점점 아래쪽으로 향하는 손가락.
"아스카…"
그녀의 손길은 어딘지 장난스러운 데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장난스러운 접촉조차 나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애태우지 말아줘…"
"좋지. 그럼 본방으로 들어갈까."
아스카가 쿡쿡 웃으며 말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스카는 내 윗옷을 반쯤 벗기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그녀의 손이 멈추었다.
"왜 그래?"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짐승처럼 달려들 것만 같았던 그녀가 갑자기 굳어버린 것이 의아해진 나는 그녀의 시선을 쫓아보았다.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내 어깨.
내 어깨를 보고 갑자기 멈출 이유는…
하나, 있나.
어깨에 남은 이빨 자국.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것밖에 없었다.
"아스카. 난 괜찮으니까…"
나는 아스카를 재촉했다.
원래는 이런 것쯤은 신경 쓰지 않았을 텐데, 프로듀서가 한 말 때문일까?
자신 때문에 촬영에 지장이 생길 지도 몰라서일까, 아니면 늦은 죄책감 때문일까.
"하아… 흥이 식었다."
"난 괜찮다니까."
갑자기 맥이 끊긴 것이 불만스러워 퉁명스럽게 말하는 나였지만 흥이 식어버린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불만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어 샐쭉해있는 나에게, 아스카가 기습적으로 진한 키스를 건네왔다.
뇌가 녹아버릴 것만 같은, 그런 키스.
"너의 욕망에 불을 붙인 것은 미안하다. 하지만 오늘은 이걸로 만족해주면 안 되겠나?"
아스카는 정말로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쩔 수 없네.
"한 번만 더 해주면… 만족할지도."
난 너한테 이겨본 적이 없으니까, 이번에도 질 수밖에.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 계속되어간다.
그 후로 아스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늦은 밤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1~3 내가 집에 돌아가서 할 일.
1. 아스카와 통화한다. (+통화 내용)
2. 잔다. (다음 날로 스킵)
…이번에는 정말로 뭔가 요상한 전개가 되어버렸네요.
으아아아아아…
머리가 전개를 생각하지 못 하고 있어어어어어…
평상시처럼 등교하고, 평상시처럼 학교를 마치고 나서 나는 타치바나와의 약속을 떠올렸다.
내가 잘못한 것도 있고 하니, 내가 말했던 카페에서 먹을 걸 사주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좀 더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타치바나가 딸기를 좋아한다는 사실 외에는 별로 아는 게 없었기에 어떻게 해야 약속을 깬 것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해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1~3 (주사위, 낮은 수)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여기서 '어떻게'란, 타치바나 양과의 약속에 관한 계획을 세우는 것 외의 행동도 포함됩니다! 가령 다른 사람에게 물어본다거나, 이 외의 다른 행동을 한다거나…
...하나도 안 떠오른다.
아스카에게 전화.
아이돌들을 좋아하고, 아이돌에 관한 이런저런 정보를 수집하는 아리사라면 타치바나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려줄 것 같았다.
하지만 아리사라고 해도 알고 지내는 사이가 아닌 이상 프라이버시와 같은 정보까지 수집했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아리사에게 물어본다면 내가 뭘 하려는지 눈치채고 따라와서… 도촬할 가능성도 있고.
나는 다른 두 명의 후보를 생각해보았다.
그나마 물어볼만한 사람이라면 타치바나와 그럭저럭 같이 지냈을 아스카와 프로듀서.
아스카도 프로듀서도 좋은 선택지였지만, 아직 프로듀서와는 이런 질문을 하기엔 조금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나는 아스카에게 물어보기로 하고, 망설임없이 전화를 걸었다.
[카나하인가. 어쩐 일이지?]
"안녕, 아스카. 뭐 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시간 있어?"
[시간이야 있다못해 넘친다만.]
나는 시간이 있는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며 용건을 말하기 시작했다.
"오늘 아리스랑 약속이 있어서 그러는데, 아리스가 딸기 말고 또 뭘 좋아하는지 알아?"
[아리스? 아아, 전의 그 일 때문인가.]
"응."
+3 아스카는 어떤 말을 해 줄까.
라면서 고민을 하지만 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나마 어른스러운 사람을 잘 따른다는 것 정도.
추천수가 22
나야 타치바나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서로 같이 지낸 시간도 적으니까 모른다고 하지만, 아스카마저 모른다니.
딸기가 너무나도 인상적이라서 기억이 다 파묻혀버린 걸까, 아니면 정말로 알 수가 없었던 걸까.
[오랜 시간동안 알고 지낸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짧은 시간도 아니었을 터, 그런데도 나는 아리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던 건가.]
"그럴 수도 있지 뭐. 그런데 정말로 생각나는 게 없는 거야?"
[으으음…]
고민을 해도 별다른 것이 떠오르지 않는 듯, 아스카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역시 모르겠다. 그나마 생각나는 것은 어른스러운 사람을 잘 따른다는 것 정도밖에 없군.]
무슨 생각인지, 아스카는 그 말 뒤에 다른 말을 덧붙였다.
[아, 그런데 이건 카나하 너에겐 조금 무리가 아닐까 싶은데?]
푸흡.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내 어른스러운 이미지를 다 깎아먹는 사람이 누군데 그래…"
[응? 그런 이미지가 있긴 있었나? 내 기억에는 없는데?]
"아스카 네가 자꾸 날 가지고 놀지만 않았다면 차고도 넘치게 보여줬을 거라고!"
[오오, 그래? 더 기다릴 것도 없이 지금 보여주지 않겠어?]
윽.
사전 준비도 없이 그런 걸 보여달라고 해도, 그렇게 생각대로는 안 되는데.
…아니지. 이런 일에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부터가 아스카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증명하는 거잖아.
[응? 카나하 언니.]
아스카가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
날 놀리기 위해서 하는 말이겠지만, 그래도 언니라니.
복잡미묘한 기분이 든다.
나는 나도 모르게 웃으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놀리는 말 때문에 헤실거리고 싶지는 않았기에, 나는 웃음을 참기 위해 애썼다.
덕분에 입가가 조금 우스꽝스런 모양새가 됐지만,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으니까.
아스카가 지금 내 모습을 봤다면 정말로 우스워하며 또 나를 놀려댔을 테지.
지금 여기가 아스카의 앞이 아니라는 것이 정말로 다행스럽게 여겨지는 순간이었다.
"안타깝지만 지금은 좀 무리."
나는 웃음을 가라앉히고 나서 아스카와의 대화를 재개했다.
[아쉽군. '언니'의 그런 모습이 정말로 보고 싶었는데.]
아스카는 내가 웃음을 참는 동안 이어진 침묵에서 무언가를 직감한 듯 '언니'라는 말을 강조했다.
이런 점도 사랑스럽지만, 그래도 정말 짓궂다니까.
+3 …다음 대화.
@과연 후미카는 아리스에 대한것을...
[진담이다만?]
진담이라고 해도 좀 받아주면 되잖아.
…흥.
"아무튼 나도 언니 역할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글쎄. 카나하 너는 언니보다는 귀여운 이미지라서 말이지. 내가 너한테 장난치는 것도 다 네가 귀여워서… 아, 잠깐만 기다려주겠나.]
아스카가 나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시작한 듯 그녀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의 목소리와 섞여 희미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조금 기다리자 아스카가 스피커폰을 켰는지 희미했던 목소리들이 선명히 흘러나왔다.
[그래서 그런데, 좀 물어봐도 될까?]
[저로 괜찮으시다면 상관없지만… 뭘 물어보시려는 건가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한 목소리.
나와 친분이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누굴까.
[내가 물어보고 싶은 것은…]
+3 과연 그 사람은 어떤 답을 해 줄까.
추, 추가 앵커... +1...
[그거라도 괜찮다.]
좋아하는 행동이라도 알고 있다면 타치바나를 대할 때 도움이 되겠지.
지금부터 잘 들어두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어른스럽게 대해주는 것. 그게 중요해요.]
예상 외로 간단한 말이었다.
그도 그럴 게, 타치바나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어른스러운 아이라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었고, 애 취급을 싫어하는 것 같아서 타치바나를 대할 때는 조심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너무 그렇게만 대하면 아리스 쪽에서 어려워할지도 몰라요.]
그렇지.
타치바나가 어느 정도 어른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애다.
그러니까 너무 어른처럼 대해도 좋지는 않겠지.
[아무튼 기본적으로 경계없이 먼저 다가오게 해주면 좋다… 고 생각합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말이었지만, 어째서인지 그녀가 나를 쳐다보며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뭐, 틀린 생각은 아니려나.
"네. 감사합니다."
나는 전화기 너머로 감사를 표했다.
이런 방식으로 도움을 구하는 것은 또 신기한 경험이었다.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네요.]
[아, 맞아. 후미카 씨는 왜 여기에 온 거지?]
+3 그녀가 할 말.
[어?]
뭐…?
나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내 행동에 내가 놀란 나머지 다시 전화를 걸어볼까도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곧바로 다른 생각에 잡아먹혔다.
"아스카가 다른 사람과 같은 유닛으로 활동한다고?"
혼잣말이 흘러나왔다.
아스카와 영원히 같은 유닛을 할 수는 없다.
알고 있었다. 여러가지 사정이라는 게 있으니, 언젠가 서로 다른 사람과 유닛을 짜서 활동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다른 아이돌이라면 그 당연한 일을 쉽게 용납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들처럼 평범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었다.
단 하루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잘못을 저지른다면 그 죗값으로 자비심 없는 사형 선고라는 판결을 받아버리고 마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설령 아스카가 동시에 두 유닛에 소속되는 방향이라고 해도, 스케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
지금보다 더 불안정해진다.
나는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애썼다.
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아무리 새하얀 생각 위에 밝은 색의 그림을 그려봐도, 결국은 검은색 비가 그것을 덮어버렸다.
…프로듀서한테 전화해볼까?
프로듀서라면 날 납득시키거나 안심시킬 수 있을 지도 모르잖아.
나 혼자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지.
+2 프로듀서는 이 일에 대해서 알고 있을까.
+3 프로듀서는 나에게 어떤 말을 할까.
..같은 전개일까나 아닐까나
불안한 건 알겠지만 스케줄 조정은 잘 해서 몸에는 별탈이 없도록 하겠다.
프로듀서도 이 사실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는지, 내가 들었던 말을 전하자 프로듀서가 말했다.
"사실인가요?"
[조금 충격적이겠지만, 맞아. 사실이야.]
역시 사실이었구나.
[불안해?]
"…당연하죠."
어떻게 불안하지 않을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의 사정이라는 것에 너무나도 쉽게 흔들려버리는 내 상황에, 어떻게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나도 네 마음은 잘 알고 있어. 내가 책임지고 스케줄을 잘 조정해서 네 몸에는 별 탈이 없도록 할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프로듀서의 말을 들어도 불안한 것은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어른의 말이니까, 이 상황에서 날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의 말이니까 믿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믿는다기보다 매달리는 쪽에 더 가깝겠지.
[미안하다. 놓치기 힘들었어.]
"아뇨. 이해해요."
그렇지만 괜찮지는 않네요.
+2~3 이제 어떤 대화가… 이어질까.
…정말로 괜찮을까.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프로듀서가 아닌 익숙한 목소리.
불안함을 잊기 위해, 괜히 서운한 점을 말해본다.
아스카가 촬영 때문에 떠날 때 나한테 말도 없이 일을 처리했던 게 며칠 전인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한 불만도 섞어서.
[그러게 말이다. 불안한 사람은 너 혼자만이 아닌데 말이지.]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프로듀서가 아닌 익숙한 목소리.
나는 그 목소리에 자동적으로 반응했다.
"아스카!"
프로듀서가 아스카와 같이 있었다는 데 대한 놀라움은 그 다음에서야 찾아왔다.
"같이 있었던 거야?"
[아아, 네가 전화를 끊어버리고 나서 들어오더군.]
나의 잘못을 꼬집는 아스카의 목소리에는 불만 하나 담겨있지 않았다.
그래도 이건 사과해야겠지.
"미안. 나도 모르게…"
[괜찮다. 이 일은 나한테도 그렇지만 너에게는 정말로 중대한 문제. 이 정도도 이해하지 못해서야 네 곁에 있을 자격은 없지.]
아스카가 잠깐 말을 멈췄다.
진지해진 분위기 속에서, 나는 다음에 나올 말을 기다렸다.
[…믿어보겠어? 프로듀서를.]
믿어달라는 말이 아닌, 믿어보겠냐는 말.
자기 자신의 선택도 나에게 맡기겠다는 조금 부담스러운 말이었다.
하지만 이미 선택은 끝마쳤으니 고민할 필요도 없지.
"아직 조금은 불안하지만, 저렇게 말하는데 믿어줄 수밖에 없잖아?"
[그렇지. 아이돌과 프로듀서간의 신뢰관계란 그런 거니까.]
+3 다음 상황.
집에 도착하면 쓰겠습니다아...
상황이 일단락되고 나자 아스카가 한 말.
"응."
[그럼 너도 이제 슬슬 준비해야 할 시간일 테니 전화는 이만 끝내도록 할까.]
그러는 게 좋겠지.
아스카와의 통화는 나중에도 가능하지만, 타치바나와의 약속은 이미 한 번 틀어져버렸으니 더 틀어지게 했다간 별로 좋지 않을 테니까.
아쉽지만, 아스카가 아이돌로서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 그녀가 내 약속에 신경을 써준 것으로 만족하도록 할까..
[저, 저기…!]
나는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려던 손을 거두고 그녀의 말에 응답했다.
"네?"
후미카, 라고 했었나?
[그… 유닛 때문에 괜히 심려를 끼쳐버린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지금 와서 굳이 사과할 필요는 없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면서 나는 그 사과를 받아들였다.
저 사람 혼자 아스카와 유닛을 짜겠다고 생각한 것도 아닐 텐데 사과라니. 설령 자신이 아이디어의 발안자라고 해도, 조금 전같은 반응이 나올 줄은 전혀 몰랐을 텐데.
착한 사람… 인 걸까.
[참. 이전에 아리스가 최근에 딸기 파스타를 맛있게 만드는 곳을 찾았다며 좋아하던데, 그곳에 한번 데리고 가시는 건 어떤가요?]
내가 사과를 받아들이자, 그녀는 사죄의 의미인지, 아니면 마침 생각난 것인지 모를 또 다른 조언을 주었다.
아마도 타치바나가 말한 곳은 내가 타치바나에게 말했던 그 곳이겠지.
큰 도움이 되는 조언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타치바나가 마음에 들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이번 약속은 꼭 지키는 걸 넘어서서, 더 좋은 시간으로 만들어 줘야겠다.
"네. 그럴게요."
[아무쪼록 죄송했습니다.]
전화를 끊어버리고 나서, 나는 이 다음에 할 일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우선 타치바나에게 연락을 해야겠지?
하지만 어떻게 말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어른스러운 느낌을 살리는 것이 좋을 텐데…
+3 무슨 말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라곤해도 잘 모르겠다. 그냥 일단 처음에는 평범히 같이 놀러가자고 하는게 좋겠지...
카나하 : 혹시 그... 저번의 약속 기억해? 혹시 지금 시간 될까?
라면서 일단은 평범하게 시작한다.
어른스럽게…
라고는 해도 역시 잘 모르겠다.
역시 그냥 평범하게 같이 놀러가자고 하는 게 좋겠지.
어른스러운 모습은 함께 노는 동안 충분히 보여줄 수 있으니까.
그럼 전화를 걸어볼까.
[여보세요?]
"안녕. 혹시 그… 저번의 약속 기억해? 지금 시간 될까?"
그래, 이렇게 평범하게 시작하는 거지.
평범하게 시작해서, 평범하게 만나고, 평범하게 점수를 따내는 거야.
[시간이야 당연히 있죠.]
"그래?"
[네.]
평범한 시작은 성공.
그럼 이제 점수를 따 볼까.
"약속을 어긴 사과를 하고 싶은데, 혹시 딸기 파스타 말고 더 원하는 건 없어?"
사정이 사정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지만, 내가 타치바나와의 약속을 어긴 것은 사실이었다.
분명 타치바나와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텐데.
나는 그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 아쉬웠다.
"이 언니가 뭐든 들어줄 테니까."
그러니까 그 일을 만회할 겸, 언니 노릇도 해 보자고.
+3 타치바나는 내 언니 노릇에 어떤 말을 해 줄까.
그리고 뭐든 들어준다는 것에 일단은 약속을 어기지 말아달라고 한다.
@ 무려 9개월(...)이란 시간 동안 여기서 그림을 그렸더니 제 그림체도 참 많이 바뀌었네요. 1페이지에 있는 그림과 비교해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건 그렇고 저 그림... 매우 위험...! 이런 걸 그리고 계셨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