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웅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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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라운드는 봉술.
조잡한 보호장구를 몸에 두르고 서로 쿼터스태프를 쥔 채 엉거주춤 자세를 취하는 걸 보고 있자니, 새삼스럽게 지금 대련을 관전하는 중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분위기만 보면 평범한 대련이 아니라 무슨 검투사 경기인 줄 알겠어.
정식 토너먼트라도 보는 것마냥 벌써부터 서로 편을 갈라서는 박자를 맞춰서 응원하고 있다.
"안나! 안나!"
"미키! 미키!"
대련을 하는 사람들이 둘 다 곱상해보이는 여자애라서 그런가.
도장을 가득 채우는 함성소리는 멎을 기미가 안 보인다.
"시......작!"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달려들며 거리를 좁히는 안나.
미키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자신의 봉을 땅에 떨어뜨리고는 미키의 발을 걸어 넘어뜨린다.
달려들어서 미키의 위에 올라타기 직전, 심판을 맡은 교관이 둘을 떼어놓는다.
함성소리를 보면 아무래도 안나가 점수를 가져간 모양이다.
.
.
.
결과만 이야기하자면, 의외로 첫 승리를 가져간 건 미키였다.
거리를 조절하고 봉을 휘두르며 공간을 만들어내면서 주도권을 가져가는 방법을 생각보다 빠르게 알아낸 미키가, 계속해서 거리를 좁혀가며 유효타를 먹이려는 안나를 적절하게 견제해낸 것이다.
"생각보다 기본적인 거리 조절을 빠르게 터득한 거 같은데."
"그러게, 내가 봐도 저 정도면 많이 빠른 편이야. 아니, 저 정도로 빠르게 혼자서 습득한 사람은 여태껏 본 적이 없는데."
토우마도 매우 높이 평가하는 걸 보면, 미키는 생각보다 기술을 터득하는 속도가 많이 빠른 것 같다.
이 정도면 오랫동안 데리고 다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 들기는 한다.
"그건 그렇고, 그 다음 종목은 뭐지?"
잠시 고개를 돌려 미키를 바라본다.
왼손에 적당히 큰 방패를 끼우고 있다.
방금 전보다 동작이 가볍고 큰 걸 보니, 선취점을 가져가서인지 꽤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뭐, 완전히 쫄아있는 것보단 낫긴 하지.
마찬가지로 방패를 낀 채, 조용히 오른손에 칼을 쥐고 중앙으로 걸어가는 안나.
준비 신호가 나오자, 미키가 오른손에 든 칼을 붕붕 돌린다.
안나는 그와는 대조되게 각 잡힌 자세를 잡은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심판이 잠시 미키 쪽을 바라보자, 이내 미키도 검을 돌리는 것을 멈추고는 꽉 쥔다.
팔에 전반적으로 힘이 좀 들어가있는 것 같은데.
"시작!"
미키가 자신있게 발을 앞으로 내딛으면서 망설임없이 칼을 휘둘러온다.
따악- 하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쏜살같이 뛰어든 안나가 다시 뒤로 물러서면서 자세를 잡고, 움찔하며 허리를 숙인 미키가 검을 떨어뜨린다.
왁자지껄하던 길드 건물은, 순식간에 고요에게 장악된다.
.
.
.
그야말로 처참했다.
압도, 농락, 학살이란 말이 이보다 적절할 수 있을까.
그 시점부터 대련의 끝까지, 미키는 유효타는 커녕 단 한 번의 반격도 시도해보지 못했다.
양손검 종목에서는 한 술 더 떠서, 모든 경기에서 안나가 단 한 합만에 미키의 검을 빼앗아버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안나가 양손검 두 개로 손이 비어있는 미키의 목을 겨누는 광경은, 나도 미키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게 될 정도였다.
결국 마지막으로 서로의 주무기로 대련할 때가 왔을 때, 미키가 모든 걸 내려놓은 채 기권하는 걸로 끝나버렸다.
알고 보니 미키도 나름 가장 자신있는 무기가 양손검이었던 것 같은데...
환호성도 야유도, 심지어 숨소리조차도 들리지 않는 정적 속에서 끝난 대련.
모두가 경악에 빠져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보호장구를 벗고 악수를 한 뒤, 이 쪽으로 다가오는 안나와 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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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은 안나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2는 미키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3은 그 외에 일어날 일을 제시해주세요.
"봤지? 봉술은 미키가 이긴 거야. 미키, 이 정도면 한 사람 몫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반면 안나는 어째 표정만 보면 안나가 진 것같이 보일 정도로 처져있다.
아예 파티에 참여할 의지 자체를 꺾어버리려고 그랬던 걸까...
...아니, 안나는 그럴 애는 아니다.
"안나?"
안나가 고개를 들어 이 쪽을 살짝 올려다본다.
주변 사람들이 전부 뭘 잘못했냐는 듯이 날 쳐다본다.
아니, 내가 울린 건 아니잖아.
...아니겠지?
"...응?"
"무슨 일 있어?"
"...봉은, 아직 미숙해서......이걸로는, 오빠를..."
"안나, 괜찮아. 나도, 적어도 스스로 내 몸은 지킬 수 있을 정도는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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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의 반응/대련장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아니, 아무리 그래도 한꺼번에 다구리를 놓는 걸 어떻게 이겨.
내가 뭐 철갑주나 하다못해 제대로 된 사슬 갑옷을 입고 있었다면 모를까.
사슬 갑옷이라 해도 대를 이어 쓰던 거라서 상태가 안 좋았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게 사람도 더 모으고, 무기 다루는 연습도 하고 해야지."
잠깐.
생각해보면 오히려 상황은 나보다 안나가 훨씬 불리하지 않았나.
사슬갑옷은 커녕 강베송조차도 안 입은 평상복 차림이었는데.
어쩌면 내가 못 싸우는 게 아니라 안나가 초월적으로 잘 싸우는 거일 지도...
...아니겠지?
"아무튼, 그럼 미키도 파티에 끼워주는 거야!"
음.
미키는 아무래도 자기 페이스가 엄청 확고한 타입인 모양이다.
다루기 피곤하거나 할 수는 있어도, 오히려 저런 타입이 실전에서는 쉽게 무너지지 않지.
전투력 문제만 어떻게 하면, 충분히 1인분은 할 수 있을 거다.
"안나?"
"...응?"
"미키는, 끼워줘도 괜찮겠지?"
"..."
뭔가 불만이 있다는 듯이, 볼을 살짝 부풀리고는 날 올려다본다.
아니, 그래도 말이지.
어쨌든 쓸 만한 인력은 필요하잖아...
마지못해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안나.
그러고는 내게서 시선을 돌려버린다.
.
.
.
서서히 어둑어둑해지는 하늘.
검술 길드 안의 공기가 열과 습기, 땀냄새로 가득했다면 길드 주변의 공기는 소음과 무질서, 그리고 퇴폐로 채워져있다.
목욕탕, 매음굴, 선술집, 그 사이에 보이는 빈민가로 향하는 더러운 골목들.
하나같이 싸움 좀 하게 생겼거나 대놓고 무기를 차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다.
아마 대부분은 의뢰를 해결하거나 뒤가 구린 짓을 하면서 받아낸 돈들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조만간 나도 그 부류에 들어가게 될 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안나랑 미키는 이런 광경은 처음 봐?"
"...도시에, 자주 와 보진 않았어. 깊숙히, 들어가 본 적은, 지금이 처음이야."
"...아, 아닌 거야! 모험가로 일 하면서 자주 와 본 거야, 응!"
미키.
어째 말을 하면 할 수록 더 신뢰도가 떨어져가고 있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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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선술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길 일 자유앵커
@편의상 태번은 선술집이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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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선술집은 활기와 위험이 넘치는 곳이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만남과 휴식의 시간을 가지려는 사람들, 일자리와 의뢰를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는 용병들과 자칭 모험가들, 그리고 틈을 노려 한 탕 크게 벌이려는 불한당들과 칼잡이들.
고된 하루를 보내고 나서 휴식을 취하고 정비를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 곳이 바로 선술집이다.
그래서일까.
다들 호신용 무기를 가지고 들어가는 건 기본이고, 심하면 갑옷을 벗지도 않고 바로 들어가는 용병들이나 민병대도 간간히 보인다.
...안나의 롱소드가 자연스러워 보인다는 게 그나마 장점이라면 장점인가.
지금도 창과 방패를 든 민병대 한 무리가 술집 문을 열고 들어가고 있다.
헤진 강베송을 입고 있는 걸 보니, 빙금 전에 일을 끝낸 모양이다.
그 뒤에는-
"...와......아야야야!"
내 옆구리를 꼬집은 안나가 화난 듯이 나를 올려다본다.
나 삐졌어요, 라고 말하는 듯이 볼을 부풀리고 있다.
"왜, 여자만......보고 있어."
"아니, 그게 아니라 장비들을 좀 봐."
낡은 티가 별로 나지 않는 사슬갑옷을 입은 세 명의 여자 용병들.
파란 머리 둘에 갈색 하나라는 굉장히 눈에 띄는 조합이다.
등에 쇠뇌와 방패를 맨 채, 각각 자기보다 더 어린 남자아이 한 명씩을 데리고 들어가고 있다.
"언제쯤이면 우리도 저런 장비들을 써 볼까..."
그렇게 넋두리를 하며, 안나랑 미키 쪽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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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와 미키가 보이는 반응 자유앵커
"아, 자네도 저 친구를 한 번 써 보려고? 내가 예전에 의무병으로 고용했던 적이 있었지. 경험이 별로 없는 애송이 티를 좀 많이 내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어."
저 용병들은 미키랑 전에 임무를 같이 한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미안, 미키. 잘못 생각했어.
정말로 경력이 있긴 했구나, 너.
잠깐만.
그러면 우리 셋 중에선 미키가 가장 베테랑이 되는 건가?
"경험이 있다는 애 치고는 약초를 좀 많이 쓰긴 했지."
"어이, 미키, 그래서 의술은 공부 좀 했나?"
"아하하..."
자기 눈 앞에서 치부가 까발려진다고 느낀 걸까, 머리를 살짝 긁적거리면서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평판이 그렇게 안 좋지도 않은 것 같은데.
"그럼, 미키는 시킨 맥주가 나올 때까지 잠깐 바람 좀 쐬고 오는 거야."
"어? 어, 잠깐!"
뭐라고 말을 해 보기도 전에 그대로 일어나서는, 급하게 자리를 피한다.
아무리 그래도 혼자 다니긴 좀 위험하지 않을까.
"안 잡아둬도 괜찮을까요?"
"냅둬, 쟤도 모험가야. 싸우는 것도 그렇게 부족하지도 않더만. 어지간하면 괜찮을 거니, 일단 내버려두자고."
1:1로는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불량배 정도는 이기는 건가.
그렇다면, 길잡이나 약초꾼으로 쓴다고 하면 그렇게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지.
문제는 우리 파티의 인원수가 아직 좀 모자라다는 점이긴 하지만, 그건 미키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들어왔어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저 용병들은 미키를 괜찮게 여기고 있고, 그렇게 질이 나쁜 사람들도 아닌 거 같으니, 이 기회에 미키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는 것도 좋은 생각일 거다.
"실례가 안 된다면, 혹시 합석해도 괜찮겠나?"
마침 중후한 목소리의 대장 격으로 보이는 인물이 내 왼쪽의 의자를 꺼내면서 말을 건네고 있다.
군데군데 흉터가 난 상당히 굵은 팔뚝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이죠. 안 괜찮을 리가요."
그렇게 말하고, 안나에게 동의를 구하기 위해 고개를 돌린다.
...언제부턴가 안나의 의자가 내 의자랑 딱 붙어있다.
"저기, 안나, 너무 좁지 않아?"
"...안나는, 이 정도가 좋은데..."
"아, 그래. 자네 옆에 그 꼬마 아가씨는 누군가?"
역시 큰 칼을 찬 보라색 머리의 미소녀가 주목받지 않기는 어려운 모양인가.
대장의 질문을 필두로, 용병대 전체의 시선이 안나에게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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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의 대답 및 그 후 대화 내용 자유앵커
@모두 P가 안나에게 당장 코가 꿰이길 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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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용병대장의 거친 인상에 겁을 먹었는지, 안나가 내 쪽으로 달라붙어온다.
,,,둘 다 갑옷을 입고 있지 않아서 안나의 말랑말랑한 감촉이 그대로 내게 전해진다.
"...안나, 좀 가깝지 않아?"
"..."
그대로 말없이 얼굴을 나한테 파묻는다.
옷을 꽉 끌어당긴 채 나한테 기대다시피 하고 있어서, 얼굴뿐만 아니라 가슴이 내 몸에 눌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안나, 너 생각보다 꽤 컸구-
아니, 이게 아니지.
"괜찮아, 안나. 안 무서운 사람들이니까, 그렇게 안 붙어 있어도-"
그대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내 옷에 비벼온다.
결국 대답은 내가 해야 하는 건가.
흥미롭다는 듯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용병대장.
"...모치즈키 안나라고, 같은 동네에 사는 여자애에요. 좀 더 어렸을 적에 미친 개 한 마리한테서 도망치던 걸 구해준 적이 있는데, 그게 인연이 되어서 지금까지도 서로 알고 지내고 있어요. 다행스럽게도 절 잘 따라주는 거 같긴 한데..."
영 미심쩍다는 건지,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건지, 묘한 눈으로 우릴 바라보는 용병들.
...이거 잘못 걸린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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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용병들의 반응/대화 내용/그 외 일어날 일 자유앵커
...그런가.
하긴, 몇 년을 알고 지냈는데도 나도 안나를 보고 무심코 두근거릴 때가 종종 있을 정도다.
객관적으로 봐도 엄청 예쁘장한 데다가, 성격도 과장 없이 천사같다 싶을 때도 많고...
하지만, 날 잘 따르는 동생과도 같은 애한테 그렇고 그런 마음을 품기엔 죄책감이 든단 말이지.
어째 안나가 날 끌어당기는 힘이 묘하게 강해진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안나?"
고개를 다시 도리도리 저으며 내 옷에 얼굴을 비빈다.
"그건 그렇고, 그 쪽도 의뢰라도 하나 해결해보려는 거요?"
맞은 편에 앉은 조금 더 호리호리한 용병 한 명이 말을 건넨다.
눈 밑에 살짝 긁힌 흉터가 남아있지만, 본인은 별로 개의치 않아하는 것 같다.
오히려 좀 더 강해보인다고 좋아하는 타입이려나.
"아, 정확합니다. 라도기르 산 쪽에 약초를 캐달라는 의뢰가 있는데, 장비들도 좀 필요하고, 짐말도 있어야 할 거 같고 사람도 부족하니 말이죠. 일단 이 근처 일들부터 해결하면서 돈을 좀 모아봐야죠."
"허어......그 쪽은 좀 힘들텐데."
'라도기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사람들의 안색이 약간 어두워진다.
"혹시 그 쪽에서 무슨 일을 당한 겁니까?"
"그건 아니요......아니, 우리는 당하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겠지. 그 근처에서, 몬스터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있소."
"몬스터라면, 전설에나 나오는 사악한 존재들 아닙니까? 예전 이 땅을 칼라디아 제국이 다스렸을 때 씨가 말랐다고 하지 않던가요?"
"얼마 전에 이 근방에서 힘 꽤나 쓴다는 놈들이, 글쎄 자기들이 저 몬스터라는 게 있는지 확인하고 토벌하겠다고 라도기르에 들어갔다가, 인원 중 반수 이상이 못 돌아왔다고 하는구만."
"거기, 물 탄 맥주 하나 시킨 테이블이 어디요?"
술집 주인이 목소리를 높여 누군가를 찾고 있다.
미키가 나가기 전에 분명 물 탄 맥주를 주문한 거 같기는 한데.
잠깐, 그러고 보니 미키는 아직 안 돌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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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오는 미키
51~100: 미키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미키 저 녀석, 일을 잘 하긴 하는데 잠이 엄청 많거든. 정신 안 차리고 있으면 아무데나 누워서 자고 있을 때도 있어."
용병대장이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 꽤 자주 있었던 일인가보다.
앞으로 미키랑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면 주의해둬야겠어.
"저랑 안나가 찾아볼까요?"
"나도 동행하겠네. 로버트, 테이블은 잠시 부탁하겠네."
아무래도 방금 전에 라도기르 산 이야기를 하던 용병의 이름이 로버트였나보다.
절그럭 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는 용병대장.
등에 매고 있는 방패와 쇠뇌가 부딪치는 소리가 그의 커다란 체구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안나도, 이제 같이 나가봐야지?"
조용히 내게서 떨어지더니, 칼집을 만지작거리는 안나.
나도 잠시 숨을 고른 다음, 용병대장을 따라서 선술집의 문으로 걸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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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키 수색......중 일어나는 일 자유앵커
용병대장은 쏙 빼놓고 부르는 거 봐.
기색은 보이고 있지 않지만, 내심 섭섭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면서 미키가 부른 방향을 쳐다본다.
"무슨- 어?"
등에 조그마한 아이 한 명을 둘러멘 미키.
온 몸에 먼지랑 얼룩이 묻어있는 게, 빈민가 쪽에서 데려온 건가.
약간 밝은 갈색의 머리에 달린 꽃 모양 흰색 머리핀.
상당히, 아니 안나보다도 훨씬 더 앳된 인상의 어린 아이다.
별다른 움직임이 없이 축 늘어져있는 소녀.
설마 의식이 없는 걸까?
조심스럽게 미키에게 다가가, 소녀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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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소녀의 상태 자유앵커
선술집 주인에게 이야기해서 방을 하나 잡은 다음, 침대 하나에 환자를 조심스럽게 눕혀놓는다.
4인 가족이 쓸 수 있을 정도의 방이라고 이야기를 하니, 바로 적당한 가격의 방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미키가 밤을 새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국 4명이서 한 방에 자는 걸로 결정했다.
적어도 꺠어났는지 정도는 누구든 봐 줄 수 있으니, 미키가 자고 있을 때 일어나더라도 불침번을 서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 같고.
커다란 침대 한가운데에 환자를 눕혀놓는다.
무슨 안 좋은 꿈을 꾸고 있는 건지, 신음소리같은 잠꼬대를 하고 있다.
"그래도 의식이 있긴 한 거 같으니, 금방 깨겠지?"
"오늘 안으로 깰 거 같은거야."
"그럼......먼저, 씻겨야, 해?"
마침 방금 전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용병대장이 가져온 양동이가 눈에 띈다.
수건을 저 물로 적신 다음 닦는 게 가장 무난하겠지.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러면 난-"
"미안하지만, 거기 있는 사람은 남자니까 나가줬으면 좋겠는 거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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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내가 길에서 주워온 환자한테 이상한 감정을 품겠냐, 싶긴 하다.
하지만 이해하지 못할 일은 더욱 아니니까 딱히 할 말도 없지.
갑작스런 축객령에, 할 일 없이 다시 술집으로 내려온다.
그래도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 거니, 대충 한두시간 정도 때운 다음 올라가면 될 거 같은데...
그 동안은 뭘 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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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가 시간을 보내면서 할 일/술집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딱히 더 해야 할 일도 없겠다, 일단은 소문같은 것들이나 들어보자.
맥주를 한 잔 받은 다음 홀로 자리에 앉는다.
오늘은 멧돼지를 얼마나 잡았다, 돈을 얼마를 벌었다, 도적을 만났는데 다행히도 물리쳤다, 하는 무용담들이 대부분이다.
저 중에 어떤 게 진짜고 어떤 게 거짓말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
귀에 맴도는 실없는 소리들을 맥주와 함께 넘겨버린다.
"...아, 거기 있네. 혹시 조금 전에 뻗어있는 여자애 한 명 등에 메고 가던 사람 맞소?"
고개를 들어보니, 누비갑옷에 창과 방패를 들고 있는 사내 두세명이 이 쪽을 바라보고 있다.
비교적 깔끔한 행색을 보아하니, 도시 밖에서 구르고 온 거 같지는 않은데.
성벽에서 경비를 서던 민병대인가.
"여자애요?"
"그 연한 갈색 머리에 흰 꽃머리핀 있잖나, 좀 어린 애."
좀이 아니라 많이 어린 거 같긴 한데.
"아, 무슨 일인가요?"
"치료를 해 주는 것까진 말리진 않겠지만, 수도원이나 보호시설로 빨리 보내는 게 좋을 거요. 보아하니 빈민가에서 살던 소매치기나 좀도둑일 거 같은데, 쓸데없이 정이라도 줬다간 피곤해질 수가 있소이다."
민병대 대원들도 원래부터 빈민가 출신의 아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뭐, 자세한 건 본인에게 들어보는 게 가장 확실하겠지.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일단 치료에 집중하는 게 맞는 일일 것 같군요."
"물론 그렇죠, 다만 알아두면 좋을 거 같아서 한 말입니다."
그것을 끝으로 다른 테이블로 향하는 민병대원들.
의자를 꺼내서 앉는 걸 보니, 정말로 우연히 마주치긴 한 모양이다.
다시 한 번 맥주잔을 꺼내서 쭉 들이킨다.
테이블에 살며시 내려놓고 고개를 드니, 눈 앞에 웬 아가씨 한 명이 날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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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나다
2. 선술집으로 들어갈 때 봤던 그 세 용병들 중 한 명이다
3. 모르는 사람이다
P : 그런데 저희랑은 생 일면식도 없으신 분이신데 저희한테 손을 내미시는 이유가 무엇인지....
용병 : ...
P : 저기요?
용병 : ... (얼굴 새빨개짐)
P : 빨리 대답을...
용병 : 시, 시끄러워요! 그냥 저희도 마땅찮은 의뢰가 없어서 그런거라 이유 따윈 필요없으니까! 그러니까 아무튼 빨리 선택하기나 하세요! 할 거에요?! 말 거에요?! (얼굴 새빨감)
푸른 머리카락에 꽤 귀티나는 생김새의 아가씨.
선술집으로 들어갈 때 봤던 그 용병 셋 중 한 명인 것 같다.
긴 생머리라고만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앞머리가 상당히 기묘하게 스타일링 되어있다.
대체 어떻게 저런 모양이 나오는 거지...
전장과는 연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생김새와는 별개로, 장비는 다시 봐도 정말로 잘 갖춰져 있다.
제대로 된 사슬 호버크(hauberk - 무릎 길이까지 내려오는 사슬 갑옷)에 서코트(surcoat - 갑옷 위에 걸치는 외투)까지.
등에 메고 있는 칼도 날에 이는 들지 않았지만, 실전을 좀 많이 경험한 칼인지 이곳저곳 긁히거나 한 자국들이 있다.
철 조각들이 서로 부딪히며 절그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한 손을 테이블 위로 올려놓는 용병.
"혹시, 라도기르 산에 가신다고 하셨나요?"
...?
조금 전에 선술집에서 다른 용병들이랑 미키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걸 엿들은 건가.
"상당히 위험할텐데, 혹시 용병이 필요하시지 않나요?"
"아, 그게......아직은 저희가 그 곳까지 이동할 역량도 좀 부족해서 말이죠. 그래서 이 도시 안의 의뢰들부터 해결하면서 장비들도 갖추고, 경험도 쌓고 할 생각이에요. 지금 당장은 그 쪽으로 갈 일은 없을 거 같은데..."
"...오빠? 저 여자는, 누구야?"
등 뒤에서 나지막하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뒤를 돌아보자, 안나가 이 곳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어, 안나. 혹시 아까 그 애가 일어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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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할 말/P, 안나와 시즈카의 대화 자유앵커
가족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건가.
...혹여나, 생각보다 최근에 버려졌을까?
그게 아니라면, 그냥 막연하게 가족의 존재를 원하는 걸까.
머릿속에 여러 가지 가능성들이 스쳐지나간다.
"그건......저희도, 비슷하다면 비슷한 처지라서 말이죠. 잠시만요, 시호랑 치하야 언니도 데려올게요."
그 말과 함께 잠시 자리를 뜬다.
"...오빠."
안나가 살짝 볼을 부풀린 채 이 쪽을 바라본다.
제 딴에는 노려본다고 하는 거 같은데, 그냥 투정부리는 것 같아서 귀엽게 보이기만 한다.=
"응, 안나?"
"항상, 엮이는 게......여자들 뿐이야."
"아니, 그건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잖아."
"그러면..."
"아, 찾았다."
시호와 치하야, 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타난 방금 전의 용병.
"생각해보니 자기 소개를 못 드렸네요, 모가미 시즈카라고 해요."
"키타자와 시호, 라고 합니다."
갈색 머리칼 날카로운 인상의 소녀가 고개를 꾸벅 숙인다.
"키사라기 치하야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셋 중에 가장 나이가 많아보이는 여인이 살짝 웃어보인다.
이제 보니까 다들 굉장한 미인인걸.
안나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조금은 이해가...
...아니, 생각해보니 안나가 굳이 그래야 할 이유도 없는 것 같긴 한데.
"아, 안녕하세요. P입니다. 이 쪽은 모치즈키 안나에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여자애인데, 너무 저만 따라다니는 거 같- 아야야!"
고개를 밑으로 돌려보니, 안나가 뾰로통한 표정으로 내 옆구리를 살짝 꼬집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저희를 찾아오게 된 이유가 따로 있나요? 저희는 당분간은 이 도시 주변 의뢰들만 해결하고 있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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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치하야네 일행의 대답/그 외 선술집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그래도, 근처의 늑대나 멧돼지 사냥같은 의뢰들은 어려울지는 몰라도 인원수가 좀 필요한 일이라서요. 마침 저희도 라도기르 근처까지 가기 전에 시간이 꽤 있는데 잘 됐다 싶어서요."
역시 나이가 가장 많은 키사라기 씨가 팀을 이끄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뭔가 원거리에서 사격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편하죠. 이래뵈도 경험도 꽤 있는 편이니, 저희 셋을 고용하시면 좋을 거에요."
아니, 그 쪽의 역량이 문제가 아니라니까 그러네.
오히려 걱정되는 건 우리 파티가 그 셋을 품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되는가의 문제다.
짐을 나르는 능력도 그렇고, 전투력도 문제고...
사실 그런 걸 메꾸려고 용병을 고용하는 거긴 한데.
여튼 요지는 그거다.
저 세 명 분 급여까지 주고 나면 의뢰 해결을 통해 받는 이득보다 무기 정비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클 수도 있다는 거다.
이걸 어떻게 한다...
"아, 그리고 그 옆에......모치즈키, 안나 씨라고 했었죠?"
잠자코 듣고 있다가 입을 여는 시호.
안나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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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시호가 할 말, 뒤에 이어질 대화 자유앵커
계약금이 얼마인지도 못 들은 거 같은데.
뭐, 지금 당장의 지출이 없다면 안나랑 미키에게 장비 정도는 맞춰줄 수도 있겠지만.
"대신 사상자가 생기면, 유족에게 승계되는 금액은 두 배로 치죠. 모치즈키 씨 말대로 서로를 지켜준다면 내지 않을 금액이니, 괜찮을 거 같네요."
치하야도 은근히 시호의 페이스에 맞춰주고 있는 것 같다.
저 파티도 꽤 급하게 돈이 필요한 건가.
하지만, 모든 조건이 다 좋더라도 지금 당장 수락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제안은 감사합니다만, 일단 저희 쪽 환자 상태부터 먼저 살펴본 다음에 상의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지금은 명확한 답변을 드리긴 어려울 거 같습니다."
"아......그렇다면, 뭐..."
시호는 그제서야 위층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소녀의 존재를 떠올린 건지, 얼굴에 아차 하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알겠어요. 저희도 오늘은 여기서 묵을 거 같으니, 내일 대답을 기대해볼게요."
별다른 동요 없이, 그대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는 치하야.
다시 봐도 저 파티는 치하야가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한다는 게 명확하게 드러난다.
"안나, 너무 그러지 않아도 되니까. 이제 다시 올라가보자. 그 애 말이야, 혹시 상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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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모모코의 상태/행동 자유앵커
부모에 대한 기억은 전무한 수준이고, 아이는 흙바닥에서 아무도 안 볼때 뿅하고 솟아나는게 아니냐고 물을 정도로, 부모에 대한 기억이 없다. 주는 건 잘 받아먹는데, 나이차가 크지 않아서인지 부성애나 모성애를 느끼지는 않는 것 같다, 영악하게 철이 든 면은 철이 든 것 같으면서도, 발전이 없는, 아니 유아의 그것으로 퇴행하고야 만 것 같은 정신의 일부분 또한 현저히 드러난다.
좀도둑질을 하다 흠씬 두들겨맞은 게 한두 번이 아닌지. 구해 준 사람에게도 이름 같은 중요한 신상정보는 잘 공개하려 하지 않는다, 프로듀서가 계속 데리고 다니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이름을 밝힌다.
23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렇게 100 하나가 버려지게 되는군요.
그렇다면 이제 미키의 판정.
+1은 미키의 주무기를 정해주세요. 단, 마법은 일단 제외합니다.
+2는 주무기를 든 미키의 전투력을 판정합니다.
97 * 0.75 = 72.75
73보다 높을 경우 양손검을 든 안나에게 반격을 시도할 수 있으며,
97보다 높을 경우 유효타를 먹이는데 성공합니다.
+3은 그 외 미키의 전투력을 판정합니다.
01~72: 킹 반 인
73~96: 그래도 약초 따러 가러 훈련을 받은 적은 있는 것 같다.
97~100: 의외로 제 몫은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야말로 처참한 판정이구나
허허...
34 ~ 66 : 우르미
67 ~ 99 : 나기나타
100 : AK-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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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라운드는 봉술.
조잡한 보호장구를 몸에 두르고 서로 쿼터스태프를 쥔 채 엉거주춤 자세를 취하는 걸 보고 있자니, 새삼스럽게 지금 대련을 관전하는 중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분위기만 보면 평범한 대련이 아니라 무슨 검투사 경기인 줄 알겠어.
정식 토너먼트라도 보는 것마냥 벌써부터 서로 편을 갈라서는 박자를 맞춰서 응원하고 있다.
"안나! 안나!"
"미키! 미키!"
대련을 하는 사람들이 둘 다 곱상해보이는 여자애라서 그런가.
도장을 가득 채우는 함성소리는 멎을 기미가 안 보인다.
"시......작!"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달려들며 거리를 좁히는 안나.
미키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자신의 봉을 땅에 떨어뜨리고는 미키의 발을 걸어 넘어뜨린다.
달려들어서 미키의 위에 올라타기 직전, 심판을 맡은 교관이 둘을 떼어놓는다.
함성소리를 보면 아무래도 안나가 점수를 가져간 모양이다.
.
.
.
결과만 이야기하자면, 의외로 첫 승리를 가져간 건 미키였다.
거리를 조절하고 봉을 휘두르며 공간을 만들어내면서 주도권을 가져가는 방법을 생각보다 빠르게 알아낸 미키가, 계속해서 거리를 좁혀가며 유효타를 먹이려는 안나를 적절하게 견제해낸 것이다.
"생각보다 기본적인 거리 조절을 빠르게 터득한 거 같은데."
"그러게, 내가 봐도 저 정도면 많이 빠른 편이야. 아니, 저 정도로 빠르게 혼자서 습득한 사람은 여태껏 본 적이 없는데."
토우마도 매우 높이 평가하는 걸 보면, 미키는 생각보다 기술을 터득하는 속도가 많이 빠른 것 같다.
이 정도면 오랫동안 데리고 다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 들기는 한다.
"그건 그렇고, 그 다음 종목은 뭐지?"
잠시 고개를 돌려 미키를 바라본다.
왼손에 적당히 큰 방패를 끼우고 있다.
방금 전보다 동작이 가볍고 큰 걸 보니, 선취점을 가져가서인지 꽤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뭐, 완전히 쫄아있는 것보단 낫긴 하지.
마찬가지로 방패를 낀 채, 조용히 오른손에 칼을 쥐고 중앙으로 걸어가는 안나.
준비 신호가 나오자, 미키가 오른손에 든 칼을 붕붕 돌린다.
안나는 그와는 대조되게 각 잡힌 자세를 잡은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심판이 잠시 미키 쪽을 바라보자, 이내 미키도 검을 돌리는 것을 멈추고는 꽉 쥔다.
팔에 전반적으로 힘이 좀 들어가있는 것 같은데.
"시작!"
미키가 자신있게 발을 앞으로 내딛으면서 망설임없이 칼을 휘둘러온다.
따악- 하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쏜살같이 뛰어든 안나가 다시 뒤로 물러서면서 자세를 잡고, 움찔하며 허리를 숙인 미키가 검을 떨어뜨린다.
왁자지껄하던 길드 건물은, 순식간에 고요에게 장악된다.
.
.
.
그야말로 처참했다.
압도, 농락, 학살이란 말이 이보다 적절할 수 있을까.
그 시점부터 대련의 끝까지, 미키는 유효타는 커녕 단 한 번의 반격도 시도해보지 못했다.
양손검 종목에서는 한 술 더 떠서, 모든 경기에서 안나가 단 한 합만에 미키의 검을 빼앗아버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안나가 양손검 두 개로 손이 비어있는 미키의 목을 겨누는 광경은, 나도 미키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게 될 정도였다.
결국 마지막으로 서로의 주무기로 대련할 때가 왔을 때, 미키가 모든 걸 내려놓은 채 기권하는 걸로 끝나버렸다.
알고 보니 미키도 나름 가장 자신있는 무기가 양손검이었던 것 같은데...
환호성도 야유도, 심지어 숨소리조차도 들리지 않는 정적 속에서 끝난 대련.
모두가 경악에 빠져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보호장구를 벗고 악수를 한 뒤, 이 쪽으로 다가오는 안나와 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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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은 안나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2는 미키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3은 그 외에 일어날 일을 제시해주세요.
"봤지? 봉술은 미키가 이긴 거야. 미키, 이 정도면 한 사람 몫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반면 안나는 어째 표정만 보면 안나가 진 것같이 보일 정도로 처져있다.
아예 파티에 참여할 의지 자체를 꺾어버리려고 그랬던 걸까...
...아니, 안나는 그럴 애는 아니다.
"안나?"
안나가 고개를 들어 이 쪽을 살짝 올려다본다.
주변 사람들이 전부 뭘 잘못했냐는 듯이 날 쳐다본다.
아니, 내가 울린 건 아니잖아.
...아니겠지?
"...응?"
"무슨 일 있어?"
"...봉은, 아직 미숙해서......이걸로는, 오빠를..."
"안나, 괜찮아. 나도, 적어도 스스로 내 몸은 지킬 수 있을 정도는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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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의 반응/대련장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그리고 그 오빠를 보며 주변 병풍들이 '오이오이 여동생을 울리니 최악이잖아www'라고 놀림
"안나, 그건-"
"오늘도......도적들한테, 잡힌 거......안나가 풀어줬잖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한꺼번에 다구리를 놓는 걸 어떻게 이겨.
내가 뭐 철갑주나 하다못해 제대로 된 사슬 갑옷을 입고 있었다면 모를까.
사슬 갑옷이라 해도 대를 이어 쓰던 거라서 상태가 안 좋았단 말이야.
"그러니까,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게 사람도 더 모으고, 무기 다루는 연습도 하고 해야지."
잠깐.
생각해보면 오히려 상황은 나보다 안나가 훨씬 불리하지 않았나.
사슬갑옷은 커녕 강베송조차도 안 입은 평상복 차림이었는데.
어쩌면 내가 못 싸우는 게 아니라 안나가 초월적으로 잘 싸우는 거일 지도...
...아니겠지?
"아무튼, 그럼 미키도 파티에 끼워주는 거야!"
음.
미키는 아무래도 자기 페이스가 엄청 확고한 타입인 모양이다.
다루기 피곤하거나 할 수는 있어도, 오히려 저런 타입이 실전에서는 쉽게 무너지지 않지.
전투력 문제만 어떻게 하면, 충분히 1인분은 할 수 있을 거다.
"안나?"
"...응?"
"미키는, 끼워줘도 괜찮겠지?"
"..."
뭔가 불만이 있다는 듯이, 볼을 살짝 부풀리고는 날 올려다본다.
아니, 그래도 말이지.
어쨌든 쓸 만한 인력은 필요하잖아...
마지못해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안나.
그러고는 내게서 시선을 돌려버린다.
.
.
.
서서히 어둑어둑해지는 하늘.
검술 길드 안의 공기가 열과 습기, 땀냄새로 가득했다면 길드 주변의 공기는 소음과 무질서, 그리고 퇴폐로 채워져있다.
목욕탕, 매음굴, 선술집, 그 사이에 보이는 빈민가로 향하는 더러운 골목들.
하나같이 싸움 좀 하게 생겼거나 대놓고 무기를 차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다.
아마 대부분은 의뢰를 해결하거나 뒤가 구린 짓을 하면서 받아낸 돈들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일 것이다.
조만간 나도 그 부류에 들어가게 될 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
"안나랑 미키는 이런 광경은 처음 봐?"
"...도시에, 자주 와 보진 않았어. 깊숙히, 들어가 본 적은, 지금이 처음이야."
"...아, 아닌 거야! 모험가로 일 하면서 자주 와 본 거야, 응!"
미키.
어째 말을 하면 할 수록 더 신뢰도가 떨어져가고 있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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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선술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길 일 자유앵커
그리고 잘 무장한 여자 셋과 그들을 따라가는 어린 남자아이 셋으로 이루어진 6명 또한 같은 건물로 들어간다
1~30 악평
30~70 그냥저냥 아는사이
71~100 칭찬
@근데 -2와 -1이 같은 무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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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선술집은 활기와 위험이 넘치는 곳이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만남과 휴식의 시간을 가지려는 사람들, 일자리와 의뢰를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는 용병들과 자칭 모험가들, 그리고 틈을 노려 한 탕 크게 벌이려는 불한당들과 칼잡이들.
고된 하루를 보내고 나서 휴식을 취하고 정비를 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는 곳이 바로 선술집이다.
그래서일까.
다들 호신용 무기를 가지고 들어가는 건 기본이고, 심하면 갑옷을 벗지도 않고 바로 들어가는 용병들이나 민병대도 간간히 보인다.
...안나의 롱소드가 자연스러워 보인다는 게 그나마 장점이라면 장점인가.
지금도 창과 방패를 든 민병대 한 무리가 술집 문을 열고 들어가고 있다.
헤진 강베송을 입고 있는 걸 보니, 빙금 전에 일을 끝낸 모양이다.
그 뒤에는-
"...와......아야야야!"
내 옆구리를 꼬집은 안나가 화난 듯이 나를 올려다본다.
나 삐졌어요, 라고 말하는 듯이 볼을 부풀리고 있다.
"왜, 여자만......보고 있어."
"아니, 그게 아니라 장비들을 좀 봐."
낡은 티가 별로 나지 않는 사슬갑옷을 입은 세 명의 여자 용병들.
파란 머리 둘에 갈색 하나라는 굉장히 눈에 띄는 조합이다.
등에 쇠뇌와 방패를 맨 채, 각각 자기보다 더 어린 남자아이 한 명씩을 데리고 들어가고 있다.
"언제쯤이면 우리도 저런 장비들을 써 볼까..."
그렇게 넋두리를 하며, 안나랑 미키 쪽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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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와 미키가 보이는 반응 자유앵커
미키 - 일단 앉아서 뭔가 적당히 판타지느낌 나는 적당한 요리와 술 주문
안나 : 그럼 안나도 오빠를 데리고...
P :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니, 지금?
"응, 안나?"
"저, 용병들은......아이들을 데리고, 어디 가는 거야?"
흠...
확실히 엄청 좋아보이지는 않은 그림이긴 하다.
여자 용병들은 무장을 하고 있는 상태고 남자 아이들은 옷조차도 평상복 차림에 호신용 단검조차도 없으니 말이다.
뭐, 이렇게 말해도 사실은 그냥 사이 좋은 남매 지간이라던가, 그런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글쎄. 뭐, 서로 가족이라던가 그럴 수도 있지? 저 애들을 먹여살리려고 용병 일을 하는 거라면 여관 방 하나를 길게 빌려서 쓸 수도 있고."
"미키가 듣기로는, 저런 용병이나 모험가들은 피로를 풀기 위해서 저런 아이들을 고용하기도 하는 거야."
...예?
아니, 미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니, 미키. 그건 아무래도-"
"하지만, 그런 일들도 꽤 자주 일어난다고 들었는걸."
"...그럼......안나도, 오빠를 데리고..."
"저기, 안나 너는 미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는 알아?"
"아, 그래서 음식은 뭘 시키면 되는 거야? 미키는 일단 테이블 맥주(table beer/small beer; 맥주에 물을 섞어서 만드는 도수 0.5%~3% 사이의 음료. 연령을 가리지 않고 널리 소비되었다)가 필요한 거야."
폭탄을 던져놓고 이제 와서 화제를 돌리는 거냐.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안나 앞에서 대놓고 하기는 좀 그렇다.
결국 미키의 장단에 맞춰줄 수밖에 없는 건가.
"글쎄, 솥에 넣고 끓이는 잡탕 수프같은 것만 아니면 괜찮은데."
"그러면-"
덜컹, 하고 선술집의 문이 다시 열린다.
군데군데 이가 빠진 칼을 든 남정네 몇 명이서 왁자지껄 하는 소리와 함께 들어온다.
"그래서, 오늘은 네가 쏜다고?"
"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 이게 누구야?"
우리 쪽을 바라보더니, 내심 반갑다는 듯이 안색이 밝아진다.
내가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는 건 아무래도...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보니, 미키가 누가 봐도 굉장히 어색하게 웃고 있다.
"...미키? 아는 사람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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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키가 할 말/선술집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용병 1 : 미키 말이야, 약초꾼 해본 애 치고는 약을 좀 많이 쓰더라?"
용병 2 : 치료도 전투도 할 줄 아는데 애송이라는 느낌은 못 감추겠더라. 의술 공부는 잘 했냐?
미키 : 아하하하하하하...... 이거 부끄러운 거야......(뻘쭘)
(경험 부족으로 예상보다 적은 이득을 얻게 한 적이 있음, 그렇게까지 사이가 나쁘지는 않고 용병들 입장에서도 거리낄 이유 없는 시행착오로만 여기지만, 미키는 살짝 부끄러워함)
방금 막 시켰으면서, 민망해졌는지 자리를 피한다.
이틈에 이 사람들한테서 미키에 대해 캐 보자. 알아둬서 나쁠 건 없으니까.
용병 A : 이보게, 혹시 그거 들었나?
용병 B : 뭐 말인가?
용병 A : 라도기르산에 몬스터가 엄청 늘었다는 거. 이전에는 그 산에 없었던 이상한 놈들도 새로 나타났다는데.
용병 C : 아, 그거 나도 들었슈. 듣건대 완전 괴물산이 다 됐다 하더구만.
용병 B : 그럼 토벌이라도 해야되는거 아닌가? 이참에 우리도 토벌 의뢰를 받아서 그쪽으로...
용병 C : 아서요. 지금 라도기르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데. 지금 거기 들어갔다간 당신네도 바로 죽을 거유.
용병 B : 그 정도로 상황이 심각합디까?
용병 C : 말도 마슈. 얼마 전에 이 근방에서 힘 꽤나 쓴다는 놈들이 자체 원정대를 꾸려서 라도기르에 들어갔다가 인원 중 반수 이상이 못 돌아왔다는구만. 어지간한 놈들은 입산하는 이상 바로 죽는다고 보면 되유.
용병 B : 그 정도요?
용병 1 : 그러니 중앙에서 직접 토벌대를 내려보낸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겠나. 그리고 토벌이 끝날때까지 라도기르 입산을 통제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고.
P : ...
안나 : 오빠... 라도기르산... 안나네가 가려는 산 아니야...?
P : ...
저 용병들은 미키랑 전에 임무를 같이 한 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미안, 미키. 잘못 생각했어.
정말로 경력이 있긴 했구나, 너.
잠깐만.
그러면 우리 셋 중에선 미키가 가장 베테랑이 되는 건가?
"경험이 있다는 애 치고는 약초를 좀 많이 쓰긴 했지."
"어이, 미키, 그래서 의술은 공부 좀 했나?"
"아하하..."
자기 눈 앞에서 치부가 까발려진다고 느낀 걸까, 머리를 살짝 긁적거리면서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다.
그래도 이 정도면 평판이 그렇게 안 좋지도 않은 것 같은데.
"그럼, 미키는 시킨 맥주가 나올 때까지 잠깐 바람 좀 쐬고 오는 거야."
"어? 어, 잠깐!"
뭐라고 말을 해 보기도 전에 그대로 일어나서는, 급하게 자리를 피한다.
아무리 그래도 혼자 다니긴 좀 위험하지 않을까.
"안 잡아둬도 괜찮을까요?"
"냅둬, 쟤도 모험가야. 싸우는 것도 그렇게 부족하지도 않더만. 어지간하면 괜찮을 거니, 일단 내버려두자고."
1:1로는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불량배 정도는 이기는 건가.
그렇다면, 길잡이나 약초꾼으로 쓴다고 하면 그렇게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지.
문제는 우리 파티의 인원수가 아직 좀 모자라다는 점이긴 하지만, 그건 미키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들어왔어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저 용병들은 미키를 괜찮게 여기고 있고, 그렇게 질이 나쁜 사람들도 아닌 거 같으니, 이 기회에 미키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는 것도 좋은 생각일 거다.
"실례가 안 된다면, 혹시 합석해도 괜찮겠나?"
마침 중후한 목소리의 대장 격으로 보이는 인물이 내 왼쪽의 의자를 꺼내면서 말을 건네고 있다.
군데군데 흉터가 난 상당히 굵은 팔뚝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이죠. 안 괜찮을 리가요."
그렇게 말하고, 안나에게 동의를 구하기 위해 고개를 돌린다.
...언제부턴가 안나의 의자가 내 의자랑 딱 붙어있다.
"저기, 안나, 너무 좁지 않아?"
"...안나는, 이 정도가 좋은데..."
"아, 그래. 자네 옆에 그 꼬마 아가씨는 누군가?"
역시 큰 칼을 찬 보라색 머리의 미소녀가 주목받지 않기는 어려운 모양인가.
대장의 질문을 필두로, 용병대 전체의 시선이 안나에게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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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의 대답 및 그 후 대화 내용 자유앵커
P : 뭐 어릴때부터 동네에서 같이 놀던 아는 애죠. 다행스럽게도 절 잘 따라주는 느낌이긴 한데, 그뿐인 거 같네요.
안나 : (말없이 레이저 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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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용병대장의 거친 인상에 겁을 먹었는지, 안나가 내 쪽으로 달라붙어온다.
,,,둘 다 갑옷을 입고 있지 않아서 안나의 말랑말랑한 감촉이 그대로 내게 전해진다.
"...안나, 좀 가깝지 않아?"
"..."
그대로 말없이 얼굴을 나한테 파묻는다.
옷을 꽉 끌어당긴 채 나한테 기대다시피 하고 있어서, 얼굴뿐만 아니라 가슴이 내 몸에 눌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안나, 너 생각보다 꽤 컸구-
아니, 이게 아니지.
"괜찮아, 안나. 안 무서운 사람들이니까, 그렇게 안 붙어 있어도-"
그대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내 옷에 비벼온다.
결국 대답은 내가 해야 하는 건가.
흥미롭다는 듯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용병대장.
"...모치즈키 안나라고, 같은 동네에 사는 여자애에요. 좀 더 어렸을 적에 미친 개 한 마리한테서 도망치던 걸 구해준 적이 있는데, 그게 인연이 되어서 지금까지도 서로 알고 지내고 있어요. 다행스럽게도 절 잘 따라주는 거 같긴 한데..."
영 미심쩍다는 건지,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건지, 묘한 눈으로 우릴 바라보는 용병들.
...이거 잘못 걸린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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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용병들의 반응/대화 내용/그 외 일어날 일 자유앵커
"어..."
"그래도 뭐, 저 정도 여자애면 난 대놓고 묶어달라고 빌겠다."
...그런가.
하긴, 몇 년을 알고 지냈는데도 나도 안나를 보고 무심코 두근거릴 때가 종종 있을 정도다.
객관적으로 봐도 엄청 예쁘장한 데다가, 성격도 과장 없이 천사같다 싶을 때도 많고...
하지만, 날 잘 따르는 동생과도 같은 애한테 그렇고 그런 마음을 품기엔 죄책감이 든단 말이지.
어째 안나가 날 끌어당기는 힘이 묘하게 강해진 거 같은데.
기분 탓인가?
"안나?"
고개를 다시 도리도리 저으며 내 옷에 얼굴을 비빈다.
"그건 그렇고, 그 쪽도 의뢰라도 하나 해결해보려는 거요?"
맞은 편에 앉은 조금 더 호리호리한 용병 한 명이 말을 건넨다.
눈 밑에 살짝 긁힌 흉터가 남아있지만, 본인은 별로 개의치 않아하는 것 같다.
오히려 좀 더 강해보인다고 좋아하는 타입이려나.
"아, 정확합니다. 라도기르 산 쪽에 약초를 캐달라는 의뢰가 있는데, 장비들도 좀 필요하고, 짐말도 있어야 할 거 같고 사람도 부족하니 말이죠. 일단 이 근처 일들부터 해결하면서 돈을 좀 모아봐야죠."
"허어......그 쪽은 좀 힘들텐데."
'라도기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사람들의 안색이 약간 어두워진다.
"혹시 그 쪽에서 무슨 일을 당한 겁니까?"
"그건 아니요......아니, 우리는 당하지 않았다고 표현하는 게 정확하겠지. 그 근처에서, 몬스터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있소."
"몬스터라면, 전설에나 나오는 사악한 존재들 아닙니까? 예전 이 땅을 칼라디아 제국이 다스렸을 때 씨가 말랐다고 하지 않던가요?"
"얼마 전에 이 근방에서 힘 꽤나 쓴다는 놈들이, 글쎄 자기들이 저 몬스터라는 게 있는지 확인하고 토벌하겠다고 라도기르에 들어갔다가, 인원 중 반수 이상이 못 돌아왔다고 하는구만."
"거기, 물 탄 맥주 하나 시킨 테이블이 어디요?"
술집 주인이 목소리를 높여 누군가를 찾고 있다.
미키가 나가기 전에 분명 물 탄 맥주를 주문한 거 같기는 한데.
잠깐, 그러고 보니 미키는 아직 안 돌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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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오는 미키
51~100: 미키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먼저 2표
"미키 저 녀석, 일을 잘 하긴 하는데 잠이 엄청 많거든. 정신 안 차리고 있으면 아무데나 누워서 자고 있을 때도 있어."
용병대장이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걸 보면, 꽤 자주 있었던 일인가보다.
앞으로 미키랑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면 주의해둬야겠어.
"저랑 안나가 찾아볼까요?"
"나도 동행하겠네. 로버트, 테이블은 잠시 부탁하겠네."
아무래도 방금 전에 라도기르 산 이야기를 하던 용병의 이름이 로버트였나보다.
절그럭 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는 용병대장.
등에 매고 있는 방패와 쇠뇌가 부딪치는 소리가 그의 커다란 체구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안나도, 이제 같이 나가봐야지?"
조용히 내게서 떨어지더니, 칼집을 만지작거리는 안나.
나도 잠시 숨을 고른 다음, 용병대장을 따라서 선술집의 문으로 걸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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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키 수색......중 일어나는 일 자유앵커
"끄으......아, 거기 P랑 안나? 좀 도와주는 거야!"
용병대장은 쏙 빼놓고 부르는 거 봐.
기색은 보이고 있지 않지만, 내심 섭섭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면서 미키가 부른 방향을 쳐다본다.
"무슨- 어?"
등에 조그마한 아이 한 명을 둘러멘 미키.
온 몸에 먼지랑 얼룩이 묻어있는 게, 빈민가 쪽에서 데려온 건가.
약간 밝은 갈색의 머리에 달린 꽃 모양 흰색 머리핀.
상당히, 아니 안나보다도 훨씬 더 앳된 인상의 어린 아이다.
별다른 움직임이 없이 축 늘어져있는 소녀.
설마 의식이 없는 걸까?
조심스럽게 미키에게 다가가, 소녀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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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소녀의 상태 자유앵커
@뭐......흰색 꽃핀에서 다들 아시겠지만 모모코 등장
아오에어오... 아오에어요... (잘못 했어요... 잘못 했어요...)
"팔다리 쪽의 외상은 많은데, 복부나 급소 쪽에는 적어도 눈에 띄는 외상이나 치명적인 내상은 없는 거야."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뭐, 저렇게 어린 애가 심하게 얻어맞은 채 뻗어있다는 거부터 다행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빈민가에선 그렇게까지 보기 드문 광경이 아니기도 하다.
상당히 야윈 모습이, 원래부터 빈민가 출신일 거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일단 씻기고 치료를 하는 게 우선인 거야."
아무리 그래도 약초꾼이랑 의무병으로 일한 경력이 있어서인지, 생각보다 빠르게 침착해진 미키.
소녀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안나도, 다행히 크게 동요하지는 않고 있다.
"맥박은......있어?"
"기절한 건 아닌 거 같은 거야. 잠에 든 건가?"
"나도 돕는 게 좋겠나?"
"필요하면 부를게요. 정 그러면 물 좀 구해와주실 수 있을까요?"
"당연하지. 있다가 보자고."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용병대장을 뒤로 하고, 다시 선술집으로 향한다.
아무래도 지금 당장 방을 잡아야, 저 아이를 눕혀놓고 치료를 하든 뭘 하든 할 수 있을테니.
"그러면, 안나, 미키. 지금 방을 잡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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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자유앵커
그리고 상처 소독용으로 독한 술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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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방은......돈이, 없지?"
진짜로 돈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사야 할 장비들이나 마련할 식량같은 걸 생각해보면 돈은 아끼는 게 좋을 거다.
더군다나 각방을 쓰게 되면 미키가 메고 있는 환자를 제대로 보살피거나 하지 못하게 될 거니까, 지금의 상황에서는 좋은 선택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싸다고 봉놋방을 잡으면 안 되잖아. 환자도 있고."
"4인 가족이 쓰는 방같은 걸 하나 잡아야 하는 거야?"
"방이 남아있다면 2인실 2개도 괜찮을 거고. 일단은 미키가 치료를 하게 될 거 같으니, 미키 네 생각대로 하는 게 맞을 거 같은데."
"음......미키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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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인실 하나
2. 2인실 2개
먼저 2표
4인 가족이 쓸 수 있을 정도의 방이라고 이야기를 하니, 바로 적당한 가격의 방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미키가 밤을 새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결국 4명이서 한 방에 자는 걸로 결정했다.
적어도 꺠어났는지 정도는 누구든 봐 줄 수 있으니, 미키가 자고 있을 때 일어나더라도 불침번을 서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 같고.
커다란 침대 한가운데에 환자를 눕혀놓는다.
무슨 안 좋은 꿈을 꾸고 있는 건지, 신음소리같은 잠꼬대를 하고 있다.
"그래도 의식이 있긴 한 거 같으니, 금방 깨겠지?"
"오늘 안으로 깰 거 같은거야."
"그럼......먼저, 씻겨야, 해?"
마침 방금 전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용병대장이 가져온 양동이가 눈에 띈다.
수건을 저 물로 적신 다음 닦는 게 가장 무난하겠지.
"아무래도 그렇겠지. 그러면 난-"
"미안하지만, 거기 있는 사람은 남자니까 나가줬으면 좋겠는 거야."
.
.
.
아무리 그래도 내가 길에서 주워온 환자한테 이상한 감정을 품겠냐, 싶긴 하다.
하지만 이해하지 못할 일은 더욱 아니니까 딱히 할 말도 없지.
갑작스런 축객령에, 할 일 없이 다시 술집으로 내려온다.
그래도 너무 오래 걸리진 않을 거니, 대충 한두시간 정도 때운 다음 올라가면 될 거 같은데...
그 동안은 뭘 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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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가 시간을 보내면서 할 일/술집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모르는 아가씨가 다가온다
재앵커
+1
맥주를 한 잔 받은 다음 홀로 자리에 앉는다.
오늘은 멧돼지를 얼마나 잡았다, 돈을 얼마를 벌었다, 도적을 만났는데 다행히도 물리쳤다, 하는 무용담들이 대부분이다.
저 중에 어떤 게 진짜고 어떤 게 거짓말인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지.
귀에 맴도는 실없는 소리들을 맥주와 함께 넘겨버린다.
"...아, 거기 있네. 혹시 조금 전에 뻗어있는 여자애 한 명 등에 메고 가던 사람 맞소?"
고개를 들어보니, 누비갑옷에 창과 방패를 들고 있는 사내 두세명이 이 쪽을 바라보고 있다.
비교적 깔끔한 행색을 보아하니, 도시 밖에서 구르고 온 거 같지는 않은데.
성벽에서 경비를 서던 민병대인가.
"여자애요?"
"그 연한 갈색 머리에 흰 꽃머리핀 있잖나, 좀 어린 애."
좀이 아니라 많이 어린 거 같긴 한데.
"아, 무슨 일인가요?"
"치료를 해 주는 것까진 말리진 않겠지만, 수도원이나 보호시설로 빨리 보내는 게 좋을 거요. 보아하니 빈민가에서 살던 소매치기나 좀도둑일 거 같은데, 쓸데없이 정이라도 줬다간 피곤해질 수가 있소이다."
민병대 대원들도 원래부터 빈민가 출신의 아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뭐, 자세한 건 본인에게 들어보는 게 가장 확실하겠지.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일단 치료에 집중하는 게 맞는 일일 것 같군요."
"물론 그렇죠, 다만 알아두면 좋을 거 같아서 한 말입니다."
그것을 끝으로 다른 테이블로 향하는 민병대원들.
의자를 꺼내서 앉는 걸 보니, 정말로 우연히 마주치긴 한 모양이다.
다시 한 번 맥주잔을 꺼내서 쭉 들이킨다.
테이블에 살며시 내려놓고 고개를 드니, 눈 앞에 웬 아가씨 한 명이 날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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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나다
2. 선술집으로 들어갈 때 봤던 그 세 용병들 중 한 명이다
3. 모르는 사람이다
먼저 2표
+2~3: 둘의 대화 내용/선술집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용병 : ...
P : 저기요?
용병 : ... (얼굴 새빨개짐)
P : 빨리 대답을...
용병 : 시, 시끄러워요! 그냥 저희도 마땅찮은 의뢰가 없어서 그런거라 이유 따윈 필요없으니까! 그러니까 아무튼 빨리 선택하기나 하세요! 할 거에요?! 말 거에요?! (얼굴 새빨감)
선술집으로 들어갈 때 봤던 그 용병 셋 중 한 명인 것 같다.
긴 생머리라고만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앞머리가 상당히 기묘하게 스타일링 되어있다.
대체 어떻게 저런 모양이 나오는 거지...
전장과는 연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생김새와는 별개로, 장비는 다시 봐도 정말로 잘 갖춰져 있다.
제대로 된 사슬 호버크(hauberk - 무릎 길이까지 내려오는 사슬 갑옷)에 서코트(surcoat - 갑옷 위에 걸치는 외투)까지.
등에 메고 있는 칼도 날에 이는 들지 않았지만, 실전을 좀 많이 경험한 칼인지 이곳저곳 긁히거나 한 자국들이 있다.
철 조각들이 서로 부딪히며 절그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한 손을 테이블 위로 올려놓는 용병.
"혹시, 라도기르 산에 가신다고 하셨나요?"
...?
조금 전에 선술집에서 다른 용병들이랑 미키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걸 엿들은 건가.
"상당히 위험할텐데, 혹시 용병이 필요하시지 않나요?"
"아, 그게......아직은 저희가 그 곳까지 이동할 역량도 좀 부족해서 말이죠. 그래서 이 도시 안의 의뢰들부터 해결하면서 장비들도 갖추고, 경험도 쌓고 할 생각이에요. 지금 당장은 그 쪽으로 갈 일은 없을 거 같은데..."
"...오빠? 저 여자는, 누구야?"
등 뒤에서 나지막하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뒤를 돌아보자, 안나가 이 곳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어, 안나. 혹시 아까 그 애가 일어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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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할 말/P, 안나와 시즈카의 대화 자유앵커
시즈카 : 뭐라고요?!?! (발끈)
"아, 저 보라 머리, 음, 여자애는 누구죠?"
안나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용병 소녀.
저런 아담한 생김새의 애가 양손검을 메고 다니는 걸 보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말투나 나를 대하는 태도같은 부분에서, 내 무기를 관리하는 시종이라는 가정은 설득력을 잃을 것이고.
"아, 모치즈키 안나라고,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동생이야. 안나, 그래서 어떻게 됐어?"
"일단......일어나기는, 했어."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난 걸 보니, 다행히도 중요한 부위들에 내상은 없었다고 판단해도 될 것 같다.
잠깐, 일어나기는?
"일어나기는 했는데?"
"울면서, 응석을 부려......곤란한 일에, 엮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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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 P와 시즈카가 나눌 대화 내용 자유앵커
안나 : 가족의 사랑을 정말 애처롭게 원하고 있더라고.
시즈카 : 고달픈 일이로군요, 우리도 비슷하다면 비슷한 처지라... 다들 이리로 와봐요,(나머지 둘을 부른다)
"가족을......찾고, 있었어."
가족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건가.
...혹여나, 생각보다 최근에 버려졌을까?
그게 아니라면, 그냥 막연하게 가족의 존재를 원하는 걸까.
머릿속에 여러 가지 가능성들이 스쳐지나간다.
"그건......저희도, 비슷하다면 비슷한 처지라서 말이죠. 잠시만요, 시호랑 치하야 언니도 데려올게요."
그 말과 함께 잠시 자리를 뜬다.
"...오빠."
안나가 살짝 볼을 부풀린 채 이 쪽을 바라본다.
제 딴에는 노려본다고 하는 거 같은데, 그냥 투정부리는 것 같아서 귀엽게 보이기만 한다.=
"응, 안나?"
"항상, 엮이는 게......여자들 뿐이야."
"아니, 그건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잖아."
"그러면..."
"아, 찾았다."
시호와 치하야, 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데리고 나타난 방금 전의 용병.
"생각해보니 자기 소개를 못 드렸네요, 모가미 시즈카라고 해요."
"키타자와 시호, 라고 합니다."
갈색 머리칼 날카로운 인상의 소녀가 고개를 꾸벅 숙인다.
"키사라기 치하야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셋 중에 가장 나이가 많아보이는 여인이 살짝 웃어보인다.
이제 보니까 다들 굉장한 미인인걸.
안나가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조금은 이해가...
...아니, 생각해보니 안나가 굳이 그래야 할 이유도 없는 것 같긴 한데.
"아, 안녕하세요. P입니다. 이 쪽은 모치즈키 안나에요.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여자애인데, 너무 저만 따라다니는 거 같- 아야야!"
고개를 밑으로 돌려보니, 안나가 뾰로통한 표정으로 내 옆구리를 살짝 꼬집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저희를 찾아오게 된 이유가 따로 있나요? 저희는 당분간은 이 도시 주변 의뢰들만 해결하고 있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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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치하야네 일행의 대답/그 외 선술집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그리고 그쪽... 안나 씨라고 했었죠? 굉장히 강해 보여서 믿음직스럽기도 하고요
역시 나이가 가장 많은 키사라기 씨가 팀을 이끄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뭔가 원거리에서 사격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편하죠. 이래뵈도 경험도 꽤 있는 편이니, 저희 셋을 고용하시면 좋을 거에요."
아니, 그 쪽의 역량이 문제가 아니라니까 그러네.
오히려 걱정되는 건 우리 파티가 그 셋을 품을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되는가의 문제다.
짐을 나르는 능력도 그렇고, 전투력도 문제고...
사실 그런 걸 메꾸려고 용병을 고용하는 거긴 한데.
여튼 요지는 그거다.
저 세 명 분 급여까지 주고 나면 의뢰 해결을 통해 받는 이득보다 무기 정비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클 수도 있다는 거다.
이걸 어떻게 한다...
"아, 그리고 그 옆에......모치즈키, 안나 씨라고 했었죠?"
잠자코 듣고 있다가 입을 여는 시호.
안나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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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시호가 할 말, 뒤에 이어질 대화 자유앵커
시호 : 아, 아니! 제 말은 그런 것이 아니라...!
오늘 나온 거니까 말이야.
자기가 그렇게 입고 왔는데, 내가 사 줄 시간이 없었지.
일단 자고 일어난 다음 장비를 준비하려고 했는데.
"전투원이 맞는 건가요? 누가 리더인지는 모르겠는데, 방어구는 무조건 챙겨야 한다는 건 기초적인 상식이에요."
맞아.
그리고 그 방어구를 사면 너희를 고용할 돈이 없어.
"장거리 임무는 커녕, 도시 안에서 하는 일들도 어지간한 건 안 될 거에요. 치하야 언니, 시즈카, 아무래도 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거 같은데..."
그래, 다 좋은데...
...애초에 내가 그 쪽을 고용할 생각도 여력도 없다니까.
은근히 자꾸 김칫국을 거하게 들이키고 있는 시호.
그리고 분명히 나한테 한 말일텐데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안나.
"...안나......역시, 오빠를 지키려면......아직, 많이 모자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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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시호의 반응/그 외 대화나 일어날 일 자유앵커
P "뭐, 그렇다면 일단 안나에게 갬비슨과 코이프 정도는 맞춰줄 수 있겠지."
치하야 "대신 사상자 발생 시 유족에게 승계되는 금액은 두 배로 치겠어요, 서로를 지키면 내지 않을 금액이니, 나쁘지 않다고 봐요. 낮은 난이도의 업무고."
시호는 의외로 귀여운 것에 약한 타입인 걸까.
그렇게 쪼아댈 때는 언제고, 안나가 시무룩해하는 걸 보고는 바로 손사래를 치면서 부정한다.
"그, 그래서 어떻게 할 거에요?"
급하게 재촉하듯이 내 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아니, 일단 내 쪽에서도 서로 상의하고 결정할 시간이 필요하다니까.
"아, 그게-"
"한 번만 선심쓴다 치고, 계약금까지 후불로 처리할게요. 저희를 고용하실 건가요, 말 건가요?"
계약금이 얼마인지도 못 들은 거 같은데.
뭐, 지금 당장의 지출이 없다면 안나랑 미키에게 장비 정도는 맞춰줄 수도 있겠지만.
"대신 사상자가 생기면, 유족에게 승계되는 금액은 두 배로 치죠. 모치즈키 씨 말대로 서로를 지켜준다면 내지 않을 금액이니, 괜찮을 거 같네요."
치하야도 은근히 시호의 페이스에 맞춰주고 있는 것 같다.
저 파티도 꽤 급하게 돈이 필요한 건가.
하지만, 모든 조건이 다 좋더라도 지금 당장 수락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제안은 감사합니다만, 일단 저희 쪽 환자 상태부터 먼저 살펴본 다음에 상의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지금은 명확한 답변을 드리긴 어려울 거 같습니다."
"아......그렇다면, 뭐..."
시호는 그제서야 위층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소녀의 존재를 떠올린 건지, 얼굴에 아차 하는 표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알겠어요. 저희도 오늘은 여기서 묵을 거 같으니, 내일 대답을 기대해볼게요."
별다른 동요 없이, 그대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짓는 치하야.
다시 봐도 저 파티는 치하야가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한다는 게 명확하게 드러난다.
"안나, 너무 그러지 않아도 되니까. 이제 다시 올라가보자. 그 애 말이야, 혹시 상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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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모모코의 상태/행동 자유앵커
좀도둑질을 하다 흠씬 두들겨맞은 게 한두 번이 아닌지. 구해 준 사람에게도 이름 같은 중요한 신상정보는 잘 공개하려 하지 않는다, 프로듀서가 계속 데리고 다니겠다고 하자, 그제서야 이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