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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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 346 프로덕션 회사의 2020년 1월 3일 12시 00분 경 본 회의실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도록 하겠습니다.
주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표이사 미시로입니다. 본 총회는 상법 및 정관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성립되었으며 법정수에 따른 주주가 출석하였으므로, 임시주주총회 개회를 선언합니다.
처음 아이돌 마스터 시리즈가 탄생한지 15년, 346 프로덕션과 신데렐라 걸즈가 탄생한지 8년. 그 세월 동안 지내왔던 모든 것에 나무 못이 박히는 순간이다.
제1호 의안 : 구조조정
그럼 지금부터 346 프로덕션 구조조정에 대한 안건을 상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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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만... 그치만... 언니가 요즘 힘들어 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었는데... 어쩐지 너무 밝아서 이상했었어요... 근데... 위로도 못해주고... 흐윽... 흐윽... 언니는... 힘들었는데... 나만..."
"모모카"
"내가... 그때... 알아차렸으면... 언니는...!"
"모모카!"
"......" 주르륵
"괜찮아. 의사도 큰 고비는 넘겼다고 했어. 분명 괜찮을거야. 방송 끝나면 만나러 가자. 지금은 그렇게 믿자"
"......죄송해요... 저... 오늘은 웃어야 하는데... 방송 촬영인데... 어떻게 웃을지 몰라서..."
"최대한 노력해 보자. 지금 이렇게 슬퍼해봐야 토키코에게는 힘이 되지 않아"
".....네, 저 노력해 볼게요..."
물론 거짓말이다. 토키코의 병원에 간 적은 없다. 전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모카마저 슬프게 만들 필요는 없었다. 코디들이 화장으로 모모카의 눈물을 지우는 동안 나는 최대한 빨리 촬영장에 가려고 노력했다.
"그러니까 그때 말이지~ '뭐야 이게!' 라는겨~!"
"하하하!"
"호호호!"
"......하... 하하하..."
역시나 모모카는 촬영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받아드리기 힘든 모양이었다. 뭐, 신문에 그렇게까지 크게 났으니 연기자들도 제작진들도 모모카의 사정은 알고 있을 것이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질때 모모카는 다시 한 번 나를 찾아왔다.
"하아... 후우..."
"아직도 힘들어?"
"네... 솔직히 당장이라도 울고 싶지만... 꾹 참고 있어요"
"......"
"웃고 싶을때 웃고 싶어서... 아이돌이 되겠다고 했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오늘따라 모모카의 감정이 많이 흐트려져있다. 평소 같으면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을텐데.
>+1
1. 정신 좀 차려라. 프로 아니야?
2. 토키코를 위해서라도 억지로 웃어
3. 자유롭게
"네... 알겠습니다... 죄송해요. 저 어린애 같이 굴어서..."
"괜찮아. 곧 다시 촬영하니까 마음 풀어"
모모카는 다시 촬영하러 가버렸다. 그나마 조금씩이라도 웃고 있지만 아마 모모카를 유심히 본다면 눈이 퉁퉁 부은것도, 유난히 우울한 것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얼마간 촬영이 끝난 후 책임 프로듀서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모모카씨는 컨디션이 아주 안좋은 것 같던데요"
"네.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이대로는 본방에서는 많은 분량을 뽑아내기 힘들 거예요"
"죄송합니다"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
책임 프로듀서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오늘 방송이 문제라도 모모카에게 크게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모모카가 출연하지 않는다면 프로그램이 위험할 정도니까. 그럼에도 최대한 모모카에게 흠집이 나지 않도록 편집을 해달라는 의미였다.
"프로듀서님!"
"수고했어 모모카"
"다음 스케쥴은 어떻게 돼요?"
"저녁 늦게 라디오 게스트가 하나 있어. 왜?"
"왜긴요! 토카코 언니를 보러 간다고 했잖아요"
"다음에 보는게 어떨까? 다음 방송까지 시간도 얼마 없고 오늘은 늦었으니까..."
"......하아"
모모카는 불만의 한숨을 내쉬었다.
>+1
1. 빠르게 다녀오면 시간이 맞을지도 모른다
2. 촬영이 길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휴식하고 바로 이어질 라디오 방송에 집중해야 한다
3. 자유롭게
가뜩이나 긴 촬영이 끝났는데 토키코가 있는 병원까지 갔다가 또 언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다는 말인가. 왔다갔다 시간도 부족할 것이고 모모카도 심적으로 힘들 것이다. 모모카는 말했다.
"그래도 약속하셨잖아요"
"라디오 방송이 끝나면 가자"
"그때는 너무 늦어요. 병원에도 면회 시간이 있잖아요!"
"내일 가면 되잖아"
"내일 만날 수 없으면요?"
"그럴리가"
"저도 알건 다 알아요! 언니가 어제 쓴 글도 다 봤고... 지금 중환자실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수술받고 있다는 것도 알아요!"
"내일이면 일어날거야. 별거 아니야"
"어떻게 별게 아니에요! 언니가 자살 시도를 했는데!!"
"우울증 때문에 그래"
"프로듀서가 더 잘 알잖아요. 언니는 대체 왜 그런 짓을 한 거예요?"
"우울증 때문이라니까?"
"그럼... 토키코 언니가 쓴 글은 뭐에요?"
>+1
1. 과대망상이겠지
2.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해준다
3. 자유롭게
그래도 집안의 재력은 있는지 비싼 레슨을 받고 대형 프로덕션과 계약까지 해서 데뷔까지 했지만, 특유의 무서운 인상 때문에 인기가 없었다. 그런 토키코가 346 프로덕션에 오디션을 본 것은 이전에 속해있던 그룹이 공중분해가 된 뒤였다. 나이는 21살이었지만 상품성은 중고 떨이 그 자체였다.
나는 왜 그녀를 뽑았는지 기억이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이후 346 프로덕션에서도 토키코는 성공하지 못했다. 160명이나 되는 아이돌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 회사에서는 그저 '중고 아이돌들의 기적적인 재기' 라는 한 줄의 기사로 만족하는 것 같았다. 화제성을 빨아 먹고 버릴 카드라는 소리다.
그녀는 지속적인 패배에 자존감과 마음의 안정이 무너진 상태였다. 그와 함께 애초에 신경질적인 인상 때문인지 여러 곳에서 오해가 발생하였고, 데뷔를 하자 곧 은퇴를 생각할 사건들이 발생하였다. 눈물을 흘리며 해명을 하는 토키코에게 나는 제안을 했다. 오히려 이것을 더 과장해서 컨셉으로 발전시키면 어떨까?
그녀의 무섭고 차가운 인상에서 고압적인 여왕님이라는 캐릭터를 발견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 나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그녀에게 무리한 주문을 했다. 평상시에도 눈을 치켜뜨고 인상을 쓰라고 했다. 억지로 싸가지없는 날카로운 말을 연습시켰다. 짝퉁 명품을 온몸에 바르고, 자극적인 말들을 SNS상에 쓰라고 시켰다. 나의 프로듀싱 덕분에 중고 신인에 패배자 토키코는 팬들을 돼지라고 부르는 비이성적이고 유일무이한 막장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그리고는 잘 흘러갔다. 오히려 막장 이미지가 일상속에 사소한 트러블들 쯤은 눈감아주게 만들었다. 물론 팬층은 소수였긴 하지만 토키코의 아이돌로서 생명이 5년은 더 연장되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토키코에게 있어서 업계의 아버지이자 생명의 은인이다. 그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의 전부였다.
"그게 끝이야. 난 사적으로 토키코를 알지 못해. 난 토키코의 재기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
>+1 모모카의 말
모모카에게 에상하지 못한 말이 나왔다.
"겨우 어제 벌어진 일인데 어떻게 결정이 나"
모모카는 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런가요..."
"아무튼 당분간은 크게 신경쓰지 말았으면 해"
"......"
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모모카의 라디오 녹화는 별 문제가 없었다. 게스트였고, 다른 아이들이 서포트도 많이 해줬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녹화할 수 있었다. 각자 집으로 데려다주고 다시 회사로 향했다. 오늘은 집에 가기도 힘들고 회사에서 자도록 하자.
어두운 밤길을 달리며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려 보았다. 카에데의 힘없는 목소리, 미유의 우는 모습, 호타루의 소박한 바램, 아키의 무모하게 씩씩한 모습, 토키코와 차 안에서 나누었던 이야기, 모모카의 슬픈 얼굴.
2주동안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왜 이런 불행한 일들이 이어질까? 갑자기 왜 아이돌들은 슬퍼하고 있는 걸까? 난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내 마음속에서 무엇인가 결론이 나야 한다. 내일이면 총선거 결과가 나올 것이다. 새 앨범 작업도 들어갈태고 연말과 내년 프로젝트 계획도 곧 결정이 날 것이다. 그 전에 이 모든 불행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2까지, 결론
마키노를 찾아가보자.
마키노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얘기했다.
"그래서 절 찾아오셨다고요?"
"응..."
"전 변호사가 아니에요... 법학대학원 학생일 뿐이에요. 변호사라면 회사 법무팀이 있잖아요?"
"......회사 내부 사람은 안 돼. 마키노라면 부담이 없이 얘기할 수 있잖아"
"그건 프로듀서 생각이죠"
"알고 있어, 하지만..."
"후우... 무슨 일인데요?"
>+1
마키노는 당연하게 물었다.
"무슨 갈등이죠?"
"너도 알고 있잖아... 우리 회사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는..."
"저 나온지 4년이 지났어요. 제가 어떻게 알아요? 최근에는 연락하는 사람도 별로 없어요.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데요?"
"가장 심각한 부분은..."
>+2까지
1. 아이돌들의 사생활에 관한 문제들이 많다.
2.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3. 자유롭게
@앵커 할때 전직 변호사 넣었는데 설마 기각인건가여?
마키노 "그건 법이 아니라 수사의 영역이죠.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이 있다면 찾아내면 되잖아요?"
P "그 루머가... 사실은 루머라고 부르기도 좀 그렇네. 그 중에서는 진짜 정보인 것도 섞여있으니까 문제야. 단순한 악플러라면 나와 아이돌만 아는 정보들을 어떻게 알고 퍼뜨리냐는 거지"
마키노 "아무리 사실이어도 그 사실이 개인의 사생활과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면 그것 역시 처벌받을 수 있어요. 사실 여부는 다른 문제에요"
P "그렇다고는 하지만, 회사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오히려 회피하고 있다고나 할까?"
마키노 "그러니까 회사 내부의 기밀과 회사의 미온적인 태도를 봐서, 내부 유출자가 있다는 소리인거죠?"
P "그렇지"
마키노 "그럼 더 하루 빨리 내부자를 색출해야죠. 왜 가만히 있는 거죠?"
P "회사에서 덮으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
마키노 "덮으려고 한다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움직임이 있는 거죠? 그리고 그런 행동을 해서 회사의 무슨 이득이 있는 거죠?"
>+2 까지, 생각을 정리해보자.
사내에서는 그 간부진 중에 9chan에 루머를 퍼뜨리는 자가 있는 모양이라고 추측하고 있고.
그런 점에서 볼때, 상층부에서 아이돌 부서를 제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퍼뜨리고 있는 게 아니냔 얘기도 있어.
마키노 "현실적으로 명예회손죄나 인터넷정보통신망 관련 범죄가 잡기 힘들긴 하죠"
P "그리고 경찰이나 변호사들도 미온적인게 수상해... 아무래도 상층부에서 사건 자체를 덮으려고 하는 움직임이 보여"
마키노 "증거는 없나요?"
P "아직 없어"
마키노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얼마나 입이 가벼운데, 상식적으로 그렇게까지 하겠어요? 그냥 추측인 것 같은데요? 그리고 목적도 불분명하잖아요"
P "아마 목적은 아이돌 사업부 전체를 흔들 생각인 것 같아"
마키노 "왜요?"
P "그걸 모르니까 답답해서 찾아왔지"
마키노는 한숨을 푹 쉬고 다시 얘기했다.
마키노 "전 별로 상관하고 싶지 않네요. 심증만 가지고 그러는 것 보면 믿음이 가지 않아요. 그보다 최초 유포자를 빨리 찾아내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요? 경찰 수사를 좀 더 지켜보세요"
P "......"
마키노와 작별 인사를 하고 다시 회사로 향했다. 하지만 누군가가 우리 회사와 아이돌을 의도적으로 저격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 없다고 생각했다. 회사 내에서 도움이 될만한 사람은 아에 없었나?
>+2 까지, 회사로 돌아가서 자유롭게
엔터테인먼트 회사에는 각 부서마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음반 제작을 총책임하고 있는 A&R부, 직접적인 아이돌들의 기획과 관리를 하고 있는 메니지먼트부, 전략 싱크탱크인 마케팅부,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공연 영상 기획부, 경영지원&홍보부, 트레이닝과 루키팀을 담당하는 트레이닝부, 해외 사업부, 그 밖의 HR팀과 법무팀, 회계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속해 있는 메니지먼트부는 다른 기획사와는 달리 메니져보단 프로듀서의 역할이 좀 더 큰 부분이 있다. 346 프로덕션의 전신 모델인 765 프로덕션이 메니지먼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전부 아웃소싱하고 프로듀서에게 모든 권한을 몰아준 전통을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직원 회의를 소집하라는 전무의 말은, 어떻게 보면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나를 포함한 메니지먼트부의 책임이 크다는 간접적인 말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각 부서의 담당자들과 회사의 실질경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전직원이 모인 회의는 이번달 들어 처음이다.
회의 주제는 간단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44억 적자가 났다. 총매출도 3분기에만 5%가 줄었다. 3분기 연속 매출이 줄어들었고, 지난 분기에 이어 두번쨰로 막대한 금액의 적자가 발생했다. 전무가 말했다.
"각자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서 소집했네"
"....."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전무는 나를 향해 말했다.
"이마니시 부장은 아직도 병가인가?"
"네"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2 까지,
이제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으로 수사와 고소를 통해 이러한 루머들을 끝내든가, 아니면 조용히 문을 닫던가.
인터넷에서 회사 상부에서 아이돌 부서에 냉대하고 있다는 루머가 매출 하락에 영향을 주었을 같다고 생각해서 이 질문을 드리는 겁니다.
이사회에 대한 루머를 대처를 해야 사업이 다시 궤도에 올라서 매출을 끌어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최근들어 많은 루머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아이돌의 사생활까지 들먹이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퍼뜨리는데 회사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골수 팬들은 그런 모습을 보며 회사 경영진들에 대해서 아이돌 부서에 대해서 냉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회사 이미지 하락이 매출과도 연관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시로 전무는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그 부분은 여러번 이야기해서 알고 있다만, 뚜렷한 대책이 없지 않은가. 이미 1차적으로 악플러들을 경찰에 넘겼는데 오히려 여론은 더 좋아지지 않았고, 상황이 더 악화되었어.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했다고 보는데"
"최초 유포자들은 아직 잡히지 않았고 2차로 퍼져나간 루머들도 전혀 대응을 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루머라는 것도 어느 정도가 있어. 이전에 아키의 사건은 루머가 아닌 실제 사실이지 않았나? 결국 아키의 형제 중 한 사람이 조직폭력배의 일원이었다는 것이 사실로 들어났고, 그 사람이 저지른 사기 범죄 때문에 피해자들이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입었어. 이 상황에서 더 이상 아키의 변호를 하는 것은 또다른 논란을 키울 수 있고, 회사의 다른 아이돌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때 만장일치로 아키의 은퇴를 결정한 것이 아닌가? 그 이후의 돌아다니는 모든 이야기들까지 회사가 법적대응을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고 판단했던 것은 자네였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키의 건은 그렇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경우가 다르지 않습니까"
"자이젠 토키코의 경우는 안타깝지만, 그녀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결국 자네의 문제가 아니었나? 충분히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방송을 그대로 내보내게 한 것도 잘못이고, 그녀가 단순히 악플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다고 보는가?"
"그렇다면 회사에 대한 악담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팬들은 회사가 아이돌 사업 전체를 포기하려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 부분은 앞뒤가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네. 아이돌 사업을 포기하기 때문에 매출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매출이 떨어졌기 때문에 아이돌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맞는 게 아닐까?"
"그게 무슨... 실제로 이사회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졌습니까?"
"이사회가 아니라 반다이남코 회장님께서 직접 전화하셨어"
"무슨 말씀을..."
"계속되는 매출 하락에 대해서 철저한 원인 분석과 대안을 제출하라고 말이야"
>+2 까지,
(악플러를 감싸는 것이 맞는가보군. 미시로 프로덕션의 운영력이라면 악플러를 잡고, 또 그로 인해 무너져가는 아이돌부서를 일으킬 수 있을텐데.)
"법무팀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모욕죄나, 특히 연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명예훼손은 가해자를 특정하기도, 처벌하기도 힘들고 좋은 선례도 없는게 일본의 현실입니다. 회사에서 수천만엔씩 지출한다고 해도 처벌은 몇십만엔 정도의 벌금형이 내려지곤 합니다. 현실이 그런 것은 잘 아시지 않습니까?"
HR팀장 역시 법무팀의 의견에 보충해 말했다.
"루머 때문에 문제가 확산되는 측면도 있지만 회사 내의 일부 아티스트들이 사생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터질게 터졌다고 봐야겠죠"
마케팅 부장은 절충안을 내놓았다.
"이번 기회에 문제가 되는 부분은 털고 가는게 어떨까요?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이런 위험 부담을 안고 갈수는 없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 할 수 있는 부분은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무는 다시 나에게 제안을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마케팅 부장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네"
털고 간다. 전수 조사를 할 필요는 없었다. 이미 심각한 문제가 있는 아이돌들이 몇 명 알고 있다. 털고 간다는 것은 그녀들의 문제를 완전히 덮어버리거나, 그녀들과 함께 가지 않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뜻이다.
"더 이상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되잖아. 모두가 함께 침몰하는 것보다 소수의 문제자들이 배에서 내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2 까지, 나의 생각
지금은 아이돌부서를 배제시켜 위기를 막는 것이 능사로 치부되겠지만, 이 구멍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잘 나가던 기타 사업들에게까지 타격이 주어져 결국 이 회사는, 구멍뚫린 배처럼 침몰하고 말게 될 것입니다!
"신데렐라 걸즈 프로젝트는 200명 전원이 온전하게 모여야 비로소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절대 한 명의 아이돌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포기하는 순간! 이 배는 모조리 침몰할 겁니다!"
"......"
"강행하시던지 저를 자르시던지 하십시오!"
전무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나의 말대로 회사가 할 수 있는 곳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아이돌들의 떠도는 소문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 나아가서 당장 기자회견을 준비해 주십시오. 회사 차원에서 이 모든 사태에 대해서 명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혀야 합니다!"
며칠후 모 유명 사이트에 또다시 푸치씨가 등장했다.
'정말 푸치씨 맞아? 꼼짝없이 잡혀간 줄 알았다고'
'아키와 토키코를 날릴때는 언제고 왜 이제와서 이러는 거야?'
'며칠 사이에 네임드들이 모두 고소 고발 당했다고! 어떻게 할 거야!'
푸치씨는 담담하게 글을 써내려갔다.
'미안해. 이런저런 일로 바빠서 말이지. 고소 건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내가 말한 것 중에 거짓 정보는 하나도 없으니까'
'또 뭔가 물어온거야?'
'엄청난 소식이지. 지금까지 사건이랑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2 까지, 주사위 높은값 + 아이돌
야마토 아키, 자이젠 토키코에 관련된 기자회견을 마치고 프로듀서는 한숨을 돌렸다. 당황스럽게도 애초에 기자들이 그렇게 많이 모이지도 않았고 반응도 시큰둥했다. 뭔가 분위기가 묘했다. 한 기자가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하마구치 아야메씨에 관한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는 소리인가요?"
"하마구치 아야메씨? 무슨 소리인지..."
"하마구치씨가 미후네 다이스케 영화 감독과 염문설이 나돌고 있는데 정확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
미후네 다이스케라고 하면, 국내에서는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영화 감독이다. 그리고 현재 아야메와 사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정확히 말하면 미후네 감독은 이미 결혼을 했으므로 불륜이다. 물론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 미후네 감독과 346 프로덕션은 많은 작품들을 함께 했었기 때문에 그와 사적인 친분도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죠? 역시 거짓입니까?"
>+1
아야메는 솔직하기로 정평이 난 아이돌인데, 사실이라면 어째서 그 사실을 프로듀서인 저에게 말하지 않았는지 모르겠군요.
아야메는 솔직하기로 정평이 난 아이돌인데, 사실이라면 어째서 그 사실을 프로듀서인 저에게 말하지 않았는지 모르겠군요"
"그렇다면 사실이라는 소리입니까?"
"확인을 좀 해야 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은 없습니다"
당황스러운 나머지 상투적인 말들로 애써 둘러 표현했다. 물론 모두 거짓말이다. 내가 그 둘의 사이를 모를리가 없었다.
당장 회사는 발칵 뒤집혔고, 뉴스에서도 연일 보도가 되었다. 온갖 자극적인 말과 낯부끄러운 사실들이 오고갔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1
"이 회사의 망조를 충분히 알고 있는데도, 왜 나는 아직도 온갖 노력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뭐가 날 이렇게 만든 걸까."
"들어오세요"
집 안에는 별 물건이 없었다. 나는 외투도 벗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어떡할거야?"
아야메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먼저 내 입장을 말해도 될까?"
아야메의 스캔들에 대한 내 입장은...
>+1
그런데 의문점이 있어. 이러한 구체적인 정황을 잘 늘어놓는다는 것은 흔한 증권가 찌라시는 아니고, 분명 연예계에 대해 깊숙히 알고 있거나 관계자라고 생각해. 그러지 않고서야 이런 정보를 알아내는 사람은 없지.
우선 그러한 설이 어디에서 나왔고, 그 설을 처음 제기한 사람을 조사해 보면 알겠지. 거기에서 그 설을 제기하는 사람한테 정보를 제공까지 한 배후까지 나오면 더욱 좋겠지만.... 아, 신경쓰지 마라.
어쨌든... 너의 이미지에 큰 훼손에 회사에서 징계는 피할 수 없구나... 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당분간은 침착하게 회사에서 나온 스케줄대로 움직이면 된다. 내가 어떻게든 해볼테니까...
만약 기자들이 오면 이런 근거없는 소문은 사람들의 모든 것을 망치고, 그러한 모습을 보고 희열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런 일을 하냐고 열변하는 수 밖에...
('아니면, 이런 식으로 회사를 무너뜨리려는 세력이 있나? 아니 그만하자...')
아야메는 조용히 듣다가 입을 열었다.
"왜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
"변호할 방법이 없어"
"당연히 부정하셔야죠...? 지금껏 그래왔잖아요?"
"......"
"모두 없던 일로 해주세요"
아야메는 모든 것을 거짓으로 만들라고 했다.
>+1
브뤼셀항의 방법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무슨 아이디어가 필요해요. 아니라는데?"
아야메는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날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놀라는 눈치였다.
"프로듀서님, 어디 아프세요?"
"아니, 정상인데"
"당장 보도 자료를 내세요. 사실 무근이라고. 거짓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들에게 법적 대응을 하시겠다고요"
"......"
"그이 쪽에서도 곧 발표를 한다고 했으니까, 가급적이면 발표 시간이 겹치도록 발표해줬으면 좋겠어요"
아야메가 말하는 그이는 그 영화감독이다. 타격이 큰 쪽은 오히려 그쪽일지도 모르지.
>+1
아야메, 알고 있는 것 있어?
점점 아야메의 표정이 구겨졌다.
"아니라고 하면 끝이죠. 그냥 친한 사이일 뿐이라고 발표하면 되잖아요?"
"......"
"저희 사이를 아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 것 같으세요? 그냥 무조건 잡아 때면 되는 거예요!"
"......"
"아니, 기초 상식이잖아요? 프로듀서님?"
>+1
"못하겠다고요?"
"할 수 없다고"
"그럼 전 프로듀서를 대리인으로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
"더 할 말은 없어요"
>+1
지금으로서는 나도 뭘 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니 내 입장은 매우 이상하게 되었다. 아야메는 나를 책망하기 시작했다.
"어째서 그때 도와주지 않았던 거예요?"
"......"
"프로듀서 뿐만 아니라 회사도 저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못했어요!"
>+2 까지
"니가 냅두라면서?"
"그거야 프로듀서가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을 하니까 그렇죠!"
"언제까지 거짓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아!"
아야메는 고함을 질렀다.
"거짓? 내가 뭘 어쨌는데? 잘못한 것은 프로듀서야! 모든게 당신 때문이라고!!"
>+1
"뭐... 뭐라고...? 당신 때문에... 당신 때문에...!"
"뭐가? 뭔데? 말을 해봐"
"흐윽... 흐윽... 하아..."
이젠 우는 모습도 꼴보기 싫다.
>+1
"당연하지. 예전 같았으면 고분고분하게 말을 잘 들었을 거야"
"뭐라고?"
"그리고 아야메는 솔직한 친구였다고. 비겁하게 거짓말이라니... 쯧쯧"
"뭐......?"
아야메는 도저히 견딜 수 없다는 듯이 아무 말이나 마구 내뱉기 시작했다.
"내가 뭐가 변했는데?!!!"
>+1
킹갓닌자돌이 되겠다더니 지금 뭐야! 그냥 돌이나 다름없는 딱딱한 행보!
"하... 참나..."
기가막혀 말도 안나오는지 아야메는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어디가!!"
아야메는 헛웃음을 지으며 사무실을 나갔다. 그 뒤로 아야메를 다신 볼 수 없었다.
한동안 고역을 치른 뒤에, 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온 집은 굉장히 낯설었다. 청구서와 편지 더미가 현관 앞에 쌓여져 있었다. 전부 돈내라는 종이일 뿐이다. 내 집은 비좁은 원룸 오피스텔이다. 도쿄에서 출퇴근을 하려면, 특히나 이런 고급 오피스텔에 살려면 투룸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내 집은 부엌이랑 거실이랑 침실이 마구 뒤섞여 구역질이 날 정도로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었다. 침대에 누우니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다. 배고프고 씻고 싶었지만 일어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영화라도 볼 생각에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전화 가능하신가요?'
>+1 누구지?
>+2 무슨 용건이지?
전화를 걸자 유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죄송해요... 혹시 바쁘신가요...?」
"아니, 집이야. 갑자기 무슨 일이니?"
「아... 그게... 저어... 프로듀서님,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생뚱맞게 무슨 소리지?
"응? 갑자기 무슨 말이야?"
「그게... 저어... 신데렐라 걸즈 총선거 말인데요... 저, 너무 감동했어요... 프로듀서님이 도와주신 덕에... 겨우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총선거...? 아아... 어..."
딱히 해줄 말이 없었다. 들뜬 목소리를 보니 꽤 상위권에 진입했었나? 기억이 나질 않았기 때문에 대충 얼버무렸다.
「그래서... 그동안 쭉 고마운 마음을 제대로 표현한 적이 없었으니까... 꼭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싶었어요」
"으,응... 그말 할려고 전화한거니?"
조금 안심이었다. 또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 줄 알았네.
「네에! 저어... 저어...」
"왜... 왜 그래? 울어?"
「아,아니요... 저... 으으... 라이브 페스티벌에서도 최선을 다할테니까요... 프로듀서님이랑 다른 모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제 모든 것을 보여드릴테니까요...」
"응"
「우우... 훌쩍... 으으...」
"그래, 그래. 알겠으니까, 라이브 페스티벌에서 훌륭한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준비 열심히 해"
「ㄴ,네...! 감사합니다 프로듀서님! 정말로 정말로...」
마음이 진정이 되질 않는지 울먹거리고 있다.
"그래, 알았으니까... 어, 그래 그래. 푹 쉬고, 들어가~!"
뚝
라이브 페스티벌까지 이야기 할 정도면, 꽤 순위가 높았었나? 나는 누워서 총선거 결과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나루미야 유메 : 30위
"......"
>+2 까지, 유메에 대한 생각,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말.
내 마음은 후자에 가까웠다. 그녀에겐 돌덩이보다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가끔 보면 저 아이는 무조건 잘 될 것이러고 생각되는 아이돌이 있다. 인성도 착하고 사생활도 깔끔하고, 더군다나 매력도 있으면서 성실함은 누구보다 뒤쳐지지 않는 열정적인 그런 아이들이다. 신기하게도 그런 아이들은 대부분 잘 되지 않았다. 유메는 바로 그런 아이였다. 신기하게도 오히려 인기가 많은 아이돌들은, 그 옆에서 별로 눈에도 띄지 않았던, 오히려 연습량도 적고 열정도 부족했던 그런 아이들이었다.
유메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나?
>+1
"......"
과하다 싶을 정도로 행사가 많지만 계약이니 어쩔 수 없다. 회사에서는 최대한 이윤을 취해야 한다. 유메도 본인이 알 것이다. 아이돌의 수명은 극히 짧다. 지금 안 뛰면 본전도 못찾을 것이다.
이런 것이 유메에게 도움이 되나?
>+1
그 이후로도 회사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평판이 떨어지고 매출이 추락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아무리 곱씹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다만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같은 계열사인 반다이남코 아트 측의 사람들이 회사를 찾아왔다. 회사의 경영 실적을 진단하기 위해서 왔단다. 경영 실적이라면 반다이남코 홀딩즈에서 관리할 일이지 같은 계열사에서 관여할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전무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은 벌벌 떨며 그들을 맞이했다.
조금 더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765 프로덕션이 구조조정으로 대부분 소유권을 매각하고 반다이남코 아트와 합병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밀리언 라이브를 담당하던 후배 프로듀서는 울부짖으며 말했다. 모든 아이돌들의 활동이 정지되었다고 한다. 시어터 데이즈 조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단 6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어떻게 하냐고? 기간 만료로 계약이 해지되었다. 다만 그 뿐이었다. 우리는 모두 가족이라며, 6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대규모 합동 콘서트가 열린 것이 저번달이었다. 그는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다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은 우리의 차례였다.
>+1
반다이남코 아트 측에서는 두 가지 제안을 했다. 신인 개발팀과 A&R팀을 반다이남코 아트의 외주화로 시키라는 것과 2개월 안에 경영실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신인 개발팀과 A&R팀은 연예 기획사의 중추신경과 같은 핵심 조직이다. 반다이남코는 이미 우리 회사를 뇌사상태로 보고 있는 것이다.
본사에서 들려오는 소식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다가오는 정기 이사회에서 반다이남코 홀딩스 회장인 다구치 미츠아키가 해임되고 신임 회장이 선임될 것이라는 정보였다. 765 프로덕션과 346 프로덕션을 비롯한 반다이남코 계열의 연예 기획사가 하나같이 박살이 나는 것과 대비로, 하드웨어 기반의 비디오게임 제작 부분은 획기적인 도약을 이루어냈다. 특히 VR 시장에서 거의 정점을 찍어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냈다는 호평가를 받았는데, 어째서 다구치 회장이 해임되어야 하는건가?
본사의 상황은 잘 몰랐지만 적어도 반다이남코 홀딩스의 생각은 확실해 보였다. 이렇다할 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거대 연예 기획사들을 정리하고, 가상 컨텐츠 개발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이었다. 765 프로덕션이 그대로 문을 닫고, 많은 아이돌들이 하루 아침에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지만, 그와 대비로 반다이남코 홈페이지에는 765 프로덕션의 간판 스타인 아마미 하루카가 나와 춤을 추며 말했다.
"꿈의 무대, VR 콘서트에 어서 오세요!"
765 프로덕션의 컨텐츠는 아직 죽지 않았다. 내년이 되면 분명히 새로운 프로젝트를 가동할 것이다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던가? 그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그녀들은 다시 무대에 올라 꿈과 같은 공연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돌들이 올라가는 무대가 아니었다. VR 기술을 이용한, 가상 아이돌들의 세계에 진짜 아이돌들은 설 자리가 없다.
32살의 반다이남코 아트의 상무 이사인 아마미 하루카는 직접 무대에 올라 춤추지 않는다. 대신 그녀의 10년 전 모습, 최전성기의 모습 그대로 만들어진 가상의 데이터가 무대에 올라 춤추게 될 것이다. 그녀가 하는 것은 컨텐츠 제공의 허가 뿐이다. 그녀의 모습도, 그녀의 목소리도, 그녀의 감정도 모두 새로운 기술이 대체할 것이다.
우리들은 버려질 것이다. 껍데기만 남은 디지털 정보만 빼고는 전부. 더 이상 신인을 뽑지 않는다. 아이돌은 필요 없다. 실제 사람보다 더 매력적인 가상 아이돌에게 필요한 것은 목소리 녹음 뿐일까. 목소리가 어여쁜 성우는 넘쳐난다. 게다가 가상 음성 생성 기술도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아이돌은 더 이상 반다이남코에 필요하지 않았다. 반다이남코에 필요한 것은 막대한 자본을 안겨줄 컨텐츠 제작자들이다. 우리가 서 있을 자리는 어디에도 없다.
이마니시 부장은 말했다.
"벌써 겨울인가. 하와이에서 해수욕을 즐길때가 좋았는데 말이지"
>+3 까지, 자유롭게
'그 하와이가 시베리아로 바뀐 기분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