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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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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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댓은 "한 학생의 별 볼일 없는 일상"에서 이어지는 창댓입니다.
전 창댓을 보고 오지 않으셔도... 무방하지는 않겠네요.
이 창댓에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니, 오리지널 캐릭터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비밀 메시지같은 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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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보니 어느세 아리사의 전화는 끊겨져 있고, 눈앞의 여성은 잠시 통화를 나누더니 주인공의 팔을 덥석 잡곤 놓아주지 않는다.
아리사와 같은 사무소 소속이라면 전화번호 정도는 당연히 알고 있을 테고, 아리사가 이 쪽으로 전화를 걸어서 정보를 캘지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좋아. 일단 입막음부터 해야겠어.
"저기…"
내가 알려준 가게로 향하는 그녀에게 입막음을 위해 말을 걸려는 순간, 그 사람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하며 내 말을 끊어버렸다.
나는 누군가와 통화하는 그녀를 보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가 들고 있던 휴대전화를 살펴보았다.
아리사의 전화는 이미 끊어진 상태였다.
"그렇군요. 그렇게 된 겁니까. 그렇다면…"
덥석.
그 여성이 나를 돌아보더니, 내 팔을 붙잡았다.
아리사의 전화일 게 뻔했는데. 도망쳤어야 했는데, 나는 어째서 그러지 않은 걸까.
"현장 검거입니다. ……붙잡았다고."
나는 내 팔을 빼보려고 애썼지만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내 팔을 붙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미 늦은 모양이다.
+3 이 사람은 이제 어떤 행동을 할까.
하아…….
"읏! 아, 아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더니, 내 팔을 등 뒤로 돌려서 위로 바짝 붙여올렸다.
아까부터 계속 무표정이라서 그런지 무서운 느낌마저 든다.
"아, 아프신가요? 죄송합니다."
목소리에서는 분명 감정이 묻어나오는데, 어째서 표정은 정반대인 걸까.
+2 다음 상황!
"그럴 수는 없습니다. 마츠다 씨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그 사람에게 잡힌 채로, 빠져나가기 위한 설득을 계속하고 있었다.
뇌물만 안 건넸지, 할 수 있는 말은 다 해본 것 같다.
"마츠다 씨에게서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어떤 사정이 있으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마츠다 씨를 믿어주세요."
지금 상황에서는 절대로 못 믿을 사람이 아리사라고 생각하는데…
+3 다음 상황!
죄송합니다… 사진 관련 앵커는 바로 다음에 해결하는 걸로 할게요… 으아아…
내가 미쳤지…
셔터 소리가 들린 곳, 내 뒤쪽으로 시선을 옮기자 아니나다를까, 내 뒤쪽에 카메라를 든 아리사와 처음 봤을 때처럼 변장을 한 하루카 씨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제 정말로 끝난 건가.
"므흐흐… 좋은 사진을 얻었습니다! 조금 씁쓸한 광경이긴 하지만 말이죠."
"아리사…"
"역시 멀리 못 가셨을 줄 알았다니까요?"
굳이 쫒아올 필요는 없었잖아.
나도 정말 곤란하다고.
"자! 이제 모두 다 설명해주세요!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마츠다 씨가 이렇게 열의를 품는 이야기라면 저도 한 번 들어보고 싶군요."
내가 정말로 설명해야 하는지, 어떻게 벗어날지 고민하며 곤란해하고 있을 때, 내 휴대폰에서 메시지 알림음이 흘러나왔다.
그 단순한 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잠시만. 문자 좀 볼게."
타이밍 좋게 찾아온 문자메시지를 핑계로, 나는 잠깐 숨을 돌릴 요량으로 휴대폰을 꺼내 들여다보았다.
문자의 내용은…
[나 돌아왔어. 어디야?]
단순한, 정말로 단순한 문자 한 통.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짧은 문장은 정말로 공포스러운 문장이 되어 있었다.
"카나하쨩?"
내가 없어서 화난 걸까.
공연한 의심을 하는 건 아닐까.
지금 이건 빨리 돌아오라는 뜻인 걸까.
"카나하쨩, 어디 아픈 건 아니지? 안색이 안 좋아."
"네? 아, 그게, 일이 조금…"
촬영이 이렇게 일찍 끝날 줄은 몰랐다.
"혹시 아스카쨩이 보낸 건가요?"
나는 아리사가 한 말을 듣고 흠칫하며 굳어버렸다.
아리사가 맞춘 것 때문에 놀란 것은 아니었다. 아리사의 눈치가 꽤 좋다는 것은 여러 번 실감한 사실이었으니까.
아리사가 꺼낸 '아스카'라는 이름.
그 이름이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내 머릿속에서 무한히 복제되며, 잠시뿐이었지만 내 두뇌를 마비시켰다.
"맞아. 아스카야. 아스카가 이만 호텔로 돌아오라고 해서 지금 당장 가봐야겠어. 미안해! 죄송해요! 두 분!"
아스카에 대한 생각에서 간신히 헤어나온 나는 그 말만을 남긴 채 아스카가 있는 호텔로 도망치듯 뛰어갔다.
조금도 지체할 수 없었다.
지금 나는 어떻게 보이고 있을까.
정말로 급한 일 때문에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까, 아니면 설명하기 싫어서 도망가는 것처럼 보일까.
어느 쪽이건 내가 처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확실했다.
택시를 잡아타고 최대한 빠르게 호텔 방 앞에 도착한 나는 숨을 고르며 진정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진정이 되지 않았다.
만약 아스카가 화난 상태가 아니라면 다행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리사에 대한 질투 때문에 그런 일을 하고 나갔는데 돌아와보니 내가 없어서, 아리사에게 갔을까 싶어 질투하며 화내고 있다면?
몇몇 진실과 여러 생각이 함께 섞여 소용돌이쳤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 앞에 서 있을 수는 없다.
당당해지자.
내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잖아.
화가 났다고 해도 달래면 돼.
문을 열고 들어가서 아스카와 대화를 하는 거야.
그래, 문을 열고 들어가서…
나는 긍정적인 방향을 생각하며 최대한 태연해지려고 했다.
하지만 문을 여는 내 손은 떨리고 있었다.
방 안에 들어가보니, 옷을 갈아입고 소파 위에 앉아있는 아스카가 보였다.
"나 왔어."
나는 최대한 태연하게 그녀에게 인사했다.
하지만 불안감 때문인지, 내 목소리는 작게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스카가 그것을 놓칠 리 없었다.
내 목소리에서 내가 불안해하는 기색을 읽은 아스카가 조금 놀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가 어쩐지 서글픈 목소리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서 와. 케이크 사왔는데, 같이 먹을래?"
+3 …이제는, 어떤 상황이.
…죄송합니다. 엄청난 실수를 해버렸네요.
덕분에 앵커가 꼬여버려서, 두 번째 앵커를 조금 바꿨습니다. 이 점도 사과드립니다.
으아아아아아아… 내가 미쳤지 진짜…
그 후 적당히 아스카의 비위를 맞춰주는 카나하
화가 났다기보다는, 속이 상한 것 같았다.
"멋대로 나가서 미안. 다음부터는 연락이라도 하고 나갈게."
일단 기분도 풀어줄 겸 이야기를 건네보는 것이 좋겠지.
"그 케이크 맛있어보이네? 어디서 샀어?"
우선 말을 꺼내기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해보자.
"촬영 장소 주변에 있는 베이커리."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수그리더니, 자조하듯 말했다.
"잘못을 인정하며 상대방에게 자신의 성의와 함께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 기분을 낫게 하고, 그런 행동을 통해 예전의 관계를 되돌림과 동시에 그 안에서 안정을 찾으려는 나같은 사람에게 정말로 어울리는 곳이었지."
아스카의 말에, 상황이 역전되었다.
아스카는 화가 난 것도, 속이 상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미안해서 그런 반응을 보였던 것 같았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의외의 말에 나는 잠시 당황했고, 아스카는 그런 나의 반응을 에상했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너에게 상처를 남겨버린 내 죄를 이깟 빵조각 따위로 용서받을 생각은 없었다."
아스카는 그렇게 말을 끝맺더니, 오늘 아침에 그녀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자신의 옷을 끌어당겨 목덜미를 보여주며 눈을
감았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다."
+3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할까.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좋을까.
호오옷
그러고 말없이 가만히 있자 무슨 일인지 뒤돌아보는 아스카
그대로 입술에 키스를 시전하며 허그허그
"괜찮다."
확답.
"그럼 일어서 줄래?"
아스카는 내 말에 따라 소파에서 순순히 일어났다.
나는 그녀의 뒤로 돌아가, 새하얀 목덜미를 바라보았다.
이빨이 닿기만 해도 선명한 자국이 남을 것 같은 깨끗한 목.
하지만 그 목에 이빨자국을 남길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아스카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복수가 아니었다.
그녀가 나를 아프게 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 일을 지울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물론 지울 수는 없어도 기억 위에 무언가를 쌓아 덮어버릴 수는 있었다.
문제는, '어떻게 덮느냐'였다.
내가 겪었던 고통을 아스카에게 그대로 돌려줘 복수하는 것으로 자기만족을 덧씌우느냐, 다른 길을 택하느냐.
나는 당연히 다른 길을 선택하기로 했다.
아스카가 날 괴롭힌 것은 몸도, 마음도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그것이 내가 그녀를 상처입힐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상처입히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나에게 사과하는 그녀를 용서하기로 했다.
나는 아스카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목덜미에 가볍게 입맞추는 것으로 나의 선택을 전달했다.
그리고 뒤로 한 발 물러나, 말없이 가만히 서서 그녀를 지켜보았다.
내 생각이 잘 전해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가만히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는지 아스카가 눈을 뜬 채 고개를 돌려 나를 뒤돌아보았다는 것 뿐.
혹시라도 전해지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꼭 전해지길 바라면서, 나는 나를 돌아보는 아스카의 입술을 부드럽게 탐하며 그녀를 껴안았다.
+3 이제 나는, 아니면 아스카는 어떤 행동을 할까.
교차되는 혀과 타액...
뜨거워지는 숨결
그리고 선을 넘으려고 준비하는 순간 울리는 핸드폰.
이런 거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일단 주소창에 치고 들어가면 들어갈 순 있어요? 목록에 안 뜰 뿐이지...
서로의 혀가 얽혀가며 우리는 서로를 녹이고, 섞어갔다.
우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키스를 멈추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서로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아스카가 뒤돌아서서 나를 마주보더니, 손을 움직여...
무언가를 하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리며 조용하게 들뜬 분위기를 산산히 부숴버렸다.
"아…"
아스카가 손을 거두어들이며 아쉬운 듯 신음을 흘렸다.
"으음…"
어색하네, 정말.
"받아야겠지?"
"그게 좋겠지. 중요한 전화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니까."
+2 울리고 있는 것은 누구의 휴대폰일까.
+3 누가, 왜 전화했을까.
그것이 카나하라카더라
전화를 받는 아스카의 목소리가 날카롭다.
방해받아서 화난 건 알겠지만, 프로듀서가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닌데 말이지.
"그런 일로 전화했나? 알았다."
여전히 날카로운 아스카의 말을 끝으로, 짧은 통화가 끝났다.
"뭐라고 하셔?"
"촬영 뒷풀이를 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있냐는군."
뒷풀이라.
촬영이 아직 남았다고 들었던 것 같지만 못할 건 없겠지.
"나는 시간이 될 것 같은데, 카나하 너는 어떻지?"
"언제 하는데?"
+2 뒷풀이 시간과 장소는 과연 어디일까.
+3 그리고, 나는 그 때 시간이 있을까?
밤에 할 것 같다는 말이겠지.
어차피 할 일도 없는데다가 아스카도 시간이 된다고 하니 어쩌겠어. 나도 갈 수밖에.
"나도 될 것 같아."
"좋다. 그렇게 전하도록 하지."
레스토랑에서 뒷풀이라.
우리 둘만의 뒷풀이는 아니지만, 나는 밤중의 레스토랑이라는 말에 기대를 품었다.
프로듀서가 분위기 좋은 곳으로 잘 골라 주시겠지?
잘 골라주신다면 우리를 방해한 죄를 용서해줘도 되겠지.
…그건 그렇고 난 열네 살이랑 뭘 하려고 했던 거야, 정말.
+3 …다음 상황!
"..."
꽤 긴 정적이 흘렀다. 정적을 깬 것은 다름아닌 아스카였다.
"일단 나가도록 할까."
"으,응..."
아스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깐, 이대로 끝내면 어떻게 되는것이지? 이럴 기회가 다시 생길까?
이대로 끝내는 건 너무나도 아쉽지 않을까? 하지만 괜찮을까...
"카나하?"
라니 괜찮을리가 없잖아. 상대는 14살이라고!...그래도 본인이 괜찮다면..
"카나하!"
나를 부르는 아스카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뜨였다.
"왜그러지? 갑자기 멍때리고,"
"아,아무것도 아니야! 잠깐 생각할게 있어서..."
"그래?...."
아스카는 다시 문을 열려고 하였다.
"..."
나는 문을 열려는 아스카의 손을 잡았다. 의도한 행동은 아니였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나갔다.
"카나하...?"
"...."
아스카는 뒤를 돌아봤다.
아, 진행은 좀 나중에...
한창 달아오르던 분위기가 식어버리고 나서 으레 찾아오는 야속한 정적.
그리고 대화의 단절.
그 정적을 깨기 위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고맙게도 아스카가 먼저 정적을 깨고 끊어진 이야기의 흐름을 다시 이어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케이크로는 부족할 것 같은데, 시간도 많으니 밖으로 나가서 마실 거라도 사오도록 할까."
"으, 응. 그럴까."
나의 대답을 들은 아스카가 현관으로 향한다.
그런데, 정말 이걸로 괜찮은 걸까?
이런 기회가 다시 올까? 이대로 끝내는 건 너무 아쉽지 않나?
"카나하?"
아니지. 지금 여기서 끝내는 게 좋아.
난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상대는 열네 살이라고.
"카나하!"
나를 부르는 아스카의 외침이 내 상념을 흩뜨린다.
나는 그 목소리를 길잡이삼아 흩뿌려진 생각들 사이에서 빠져나왔다.
"아까부터 멍하니 있던데, 왜 그러지?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나?"
"아, 아무것도 아니야! 잠깐 생각할게 있어서…"
"그런가? 별 문제 없다니 다행이군."
내가 정신을 차린 것을 확인하자, 아스카는 다시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나 또한 아스카를 따라서 나가기 위해 아스카의 뒤쪽으로 가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무언가가 아쉬웠다.
어쩐지 허전한 기분이 든다.
나가고 싶지 않다.
지금 밖으로 나가면 무언가를 영영 잃어버릴 것만 같다.
나는 원인 모를 공포심에 사로잡혀, 나도 모르게 문을 열려는 아스카의 손을 붙잡았다.
의도하지 않은, 본능과 감정의 영역에서 일어난 행동.
나조차 예상하지 못한 나의 행동에 아스카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카나하?"
의문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3 다음… 상황.
+1
왜 내 몸이 멋대로 그녀를 붙잡은 걸까.
무의식적으로 행한 행동이 점점 의식의 지배를 받기 시작했지만, 나는 아스카의 손을 잡은 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놓고 싶지 않다는 듯 소중하게 쥐고 있는 그녀의 손을 다른 손으로 어루만졌다.
"있잖아, 아스카."
나는 숨을 고르고 말을 꺼냈다.
"조금만 더 이러고 있어도 될까?"
+2~3 이제 어떤 대화로 이 분위기가 장식될까.
카나하 "아스카....."
아스카 "뭐,뭐지?"
카나하 "키스해줘....."
정지화면처럼 계속되어가는 정적 속에서, 우리들은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것이 부끄러웠는지, 아스카가 고개를 살짝 떨구며 시선을 피했다.
그 부끄러움이 어쩐지 기분 좋다.
얼굴을 붉히는 아스카를 보는 것이 좋다.
나도 같이 얼굴을 붉히는 이 상황이 즐겁다.
부끄러움마저 즐거움으로 승화하는 기분 좋은 시간 속에서, 나는 무언가에 홀리듯 입을 열었다.
"아스카."
나도 모르게 말이 흘러나왔다.
"뭐, 뭐지?"
분위기에 홀려버린 걸까, 너에게 홀려버린 걸까.
여전히 부끄러워하는 아스카를 보는 나에게서 자연스레 말이 흘러나온다.
"키스해줘…"
"키스 말인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스카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연인이라는 존재는, 역시 뜻을 같이 하는 모양이다."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달콤하게 다가온다.
중독되어 버릴 만큼 달콤하게.
이미 너에게 중독되어 너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지 오래지만, 다시 중독되어 버릴 정도로.
+2~3 이 농밀한 분위기는 우리를 어떻게 이끌어나갈까.
더욱 더 깊은 쾌락을 찾아 몸을 뒤척이던 그녀들은, 이윽고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해준다 생각했던 '옷'의 존재가 지금은 그저 방해물일 뿐이라는 걸 느끼고, 그 경계를 허물기 위해 서로의 손을 허리 아래로 내려보내기 시작하자-
쓸데없이 친절하게 마중까지 나와준 프로듀서가 문을 두드린다.
아이고, 프로듀서...
둘 뿐이기에 망설일 것도 없었다.
중간에 끊어졌던 것을 보상받으려는 것처럼, 우리들은 전보다 한층 더 격렬하게 서로를 자극했다.
서로의 숨결에 잔뜩 취해버린 우리는 호흡을 방해받는 괴로움마저 기분좋게 느껴질 때까지 서로를 탐닉해갔다.
계속해서 쌓여가는 쾌락에 머리가 붕 떠버리는 것 같다.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쾌락에 몸을 맡기고, 이성적 사고에서 탈피한 우리들은 더 깊은 쾌락을 탐하기 위해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우리는 서로에게 달라붙어 몸을 뒤척여가며 지금까지 쌓여왔던 욕망을 쾌락으로 치환해갔다.
서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해주던 옷의 존재가 점점 거슬리는 방해물처럼 느껴졌다.
아스카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 듯, 손을 내 허리 아래쪽으로 가져갔다.
나 또한 그 경계를 허물기 위해 천천히 손을 움직여 아스카의 살갗을…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히익!"
"뭐, 뭐지!?"
뜻밖의 상황에 놀란 우리들은, 반사적으로 서로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어째서 우리는 자꾸 방해받아야 하는 걸까.
왜, 어째서.
내가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동안, 아스카는 현관으로 다가가서 불청객을 맞이했다.
"하아, 너였나."
"어. 마중 나왔다!"
불청객의 정체는 바로 우리들의 프로듀서였다.
이쯤 되면 알고 방해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건 그렇고 아스카 너 얼굴이 왜 그렇게 빨개?"
"알 거 없다!"
+3 …하아, 이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창댓의 수위, 이대로 괜찮은 겁니까!? 점점 선을 넘어가고 있는데요!?
아니 그보다 너네 진짜 어디까지 가려고 했던거야
"간단한 이유지. 원래 가려던 레스토랑이 예약이 꽉 차서,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데 이번에 아주 좋은 레스토랑의 자리를 얻을 수 있었거든."
"그래서 지금 마중나왔다는 건가?"
"그래. 아쉽게도 거리가 꽤 멀거든. 그래서 지금 미리 체크아웃하고 거기에서 뒷풀이하고 나서 회사로 가면 얼추 시간이 맞을 것 같아."
좋은 레스토랑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기대보다는 불만이 앞섰다.
어째서 오늘이어야 했냐고.
"아무튼, 체크아웃해야 하니까 짐 챙겨줘. 원래는 좀 더 느긋하게 하고 싶었지만… 미안하다."
"괘, 괜찮아요. 어쩔 수 없죠."
다음에도 기회는 있겠지.
응, 있을 거야.
레스토랑으로 이동하는 길.
아까 전의 그 일이 계속 생각나, 우리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칠 수 없었다.
약간 떨어져 앉아 창문만을 바라보는 어색한 시간.
"너희들 싸웠어?"
이상한 분위기를 눈치챈 것인지, 프로듀서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뇨!"
"그럴 리가!"
우리 둘은 동시에 발끈했다.
하지만 마음이 맞은 것도 잠시, 서로가 동시에 대답한 사실을 깨달은 우리는 서로를 잠깐 바라보고 나서 조금 전의 상태로 되돌아갔다.
이런 어색한 시간은 싫은데, 자꾸 어색하게 만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2~3 다음 상황…
@수위는 더 심한 어느 고양이 키우는 창댓도 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아마 직접적인 행위 묘사만 없으면 될듯한데...
예전에 말했던 패션 잡지 촬영을 기억하고 있냐는 이야기지만, 사무적인 느낌을 줄이고 싶었던 건지 어깨를 내놓는 등의 노출이 많을지도 모른다고 장난치는 느낌으로 조언하는 프로듀서.
어색한 침묵 속에서 시간 관념마저 망가져 시간이 가는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나는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린다.
문을 닫자마자, 반대편에서 나와 동일한 행동을 하고 있는 아스카와 눈이 마주친다.
우리는 서로의 시선을 피하며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기품있는 분위기가 나를 자극했다.
나의 일상과는 멀리 떨어진, 평소에는 찾아올 일 없는 고급스러운 장소.
안내를 따라 자리에 앉은 우리들은 각자 마음에 드는 음식을 주문했다.
어색한 분위기는 주문한 음식이 나올 때까지도 계속되었다.
"먹을까?"
음식이 나오자, 프로듀서는 음식이 어색한 분위기를 자연스레 풀어주기를 기대했는지 우리에게 음식을 권했다.
아스카는 그 말에 천천히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혼이 나간 사람처럼 음식을 깨작거릴 뿐이었다.
"참, 카나하. 전에 말했던 패션 잡지 촬영, 기억하고 있어?"
아스카와 제대로 대화도 하지 않으면서 음식을 깨작거리던 것도 멈춘 채 애꿎은 음식을 포크로 괴롭히고 있는 나에게, 프로듀서가 말을 걸어왔다.
"네. 기억하고 있어요."
"너도 이제 프로니까 알겠지만, 어깨를 내놓거나 하는 등의 노출이 좀 많을 지도 모른다고, 그거?"
조금 민감할 수도 있는 조언.
하지만 내 기분을 풀어주려는 의도였는지, 프로듀서의 표정과 말투는 어딘가 장난스러웠다.
…노출이라.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물론 그라비아라던가, 의상이라던가, 노출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안다.
하지만 아직 나와는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런 일을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더군다나 저번의 잡지 촬영은 거의 망치다시피 했는데.
+3 …내 대답.
아이돌이니까, 하는 수밖에 없다.
"아이돌이니까…"
그것을 자신에게 인지시키듯 곱씹어본다.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만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이전의 그 촬영. 그 촬영에 대한 경험이 내 자신감을 붙들어 침울한 늪지대로 가라앉혀버리는 것만 같다.
"당연하지."
하지만 그 때도, 지금도 프로듀서는 나를 믿어주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완벽한 확신을 얻기 위해 용기를 내어, 나에게 가장 힘이 되는 말을 실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아, 그, 그래. 당연하지. 네가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자기 자신의 인도를 따라나간다면 길을 잃는 일은 없을 테니까. 그나저나… 저, 정말로 노출이 있는 게 확실해?"
다행스럽게도 그 용기는 보답받았지만, 어째서인지 아스카는 당황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내가 말을 건 것에 놀라서 그러는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 다음에 이어진 아스카의 말을 들으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 했다.
"어깨가 노출된 옷이나 등이 확 파인 옷이 꽤나 자주 나오니까, 심한 노출은 아니더라도 그런 노출 정도는 있겠지. 그런데 아스카 네가 왜 그렇게 당황하는 거야?"
"벼, 별거 아니다. 내 동료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세계로 발을 내딛는 것에 본능적인 꺼림이 있진 않을까 걱정된다고나 할까…"
"괜찮겠지. 그렇게 심한 노출도 아니니까. 그런 말로 괜히 불안하게 만들지 마."
아스카의 말을 듣자, 역시 날 걱정해주는구나 싶어 기분이 좋아졌다.
"불안하게 만드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 뭐라고 해야 할까,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을 드러내는 것은 조금…"
아스카는 '보이지 않아야 할 것'에 약간 힘을 주어 말했다.
그렇게 당황해야 할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아스카는 왜 자꾸 당황한 채 말을 늘어놓는 걸까.
아무리 약한 노출이라고 해도 그런 연인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걸까?
+2~3 이제 이 대화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그건..뭐랄까...콘셉트랄까..."
"콘셉트?...아, 확실히 카나하한텐...노출이 있는 의상은 컨셉이 안 맞을수도 있으려나."
"그,그래 그거 말이다."
'그냥 아무렇게나 말한 거 같은데...내 컨셉이라...'
그리고 내가 노출하는게 꺼려지냐라고 하자 아스카의 대답은...
"앞으로 키스마크를 남길 순 없게 되지 않나." 라는 식으로...
"아스카 너도 노출 있는 의상 많이 입지 않았어?"
물론 과거의 일이지만, 그래도 이건 짚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 그건 콘셉트라고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런 거다."
"콘셉트? 아, 확실히 카나하한테는 노출이 있는 의상은 안 맞을 수도 있겠네. 카나하는… 크흠, 너희들 앞에서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그런 쪽의 어필은 안 어울릴 것 같지?"
"그, 그렇지. 내가 말한 것도 그런 쪽의 이야기다."
내 말에 대한 아스카의 대답은 아무리 봐도 변명하는 것 같은 말이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가치 있는 말이었다.
내 컨셉이라…
프로듀서와 아스카, 그리고 아리사같은 내 주변사람들에게 내 이미지는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손에 뭐가 좀 묻은 것 같군. 손 좀 씻고 오겠다."
아스카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아, 같이 가도 돼?"
"…상관없다."
나는 아스카와 못 나눈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그녀를 따라가기로 했다.
나를 걱정해준 게 기쁘니까, 그 기쁜 마음이 어색했던 일을 전부 덮어버렸으니까 이제 괜찮겠지.
레스토랑 화장실.
나는 손을 씻는 아스카의 뒤에 서서, 할 말을 준비했다.
"내가 노출하는 게 꺼려지는 거야?"
그녀가 손에서 물기를 털어내며 고개를 돌렸다.
아스카의 아름다운 얼굴이, 드디어 나를 향한다.
"아니다. 노출은 과정일 뿐. 내가 정말로 신경 쓰는 것은 그 과정이 가져올 결과다."
"결과?"
그녀가 완전히 뒤돌아서서 나를 바라본다.
"더 이상, 너에게 키스마크를 남길 수 없게 되지 않나. 그리고… 내가 이미 남겨버린 흔적들이 드러나버릴 지도 모르고."
"아…"
그랬었지.
지금의 나에겐, 네가 남긴 흔적들이 가득했었지.
자신감이나 거부감의 문제가 아닌,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존재했었어.
+3 …이제 어떤 상황이 생겨날까.
+1
하지만 내 머릿속은 그 문제가 차지할 공간이 없이, 아스카로 포화 상태가 되어 있었다.
부끄러워하며 키스마크에 대해 말하는 아스카가 귀여워서, 아스카와 대화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 분해서.
그것에 비하면 나중에 생각해도 되는 문제는 우선사항에서 없는 게 당연하잖아.
나는 귀여운 아스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기분 좋다.
"그러니까 적당히 하렴?"
내가 머리를 쓰다듬자, 아스카는 조용히 그것을 받아들였다.
그런 아스카도 귀엽게 보였다.
어쩐지 내가 쓰다듬어주는 걸 즐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처음으로 언니처럼 행동해본 것 같네.
"으음… 이것도 나쁘지는 않군."
아스카의 혼잣말.
물론 나에게도 다 들렸지만.
"그래? 그럼 이 언니가 좀 더 쓰다듬어 줄까?"
이 때 놀릴 수 있는 만큼 놀려 볼까.
+3 다음 상황!
(카나하의 손목을 붙잡으며)
아스카: 이쪽이 더 내 취향이니까 말이야.
(입술에 스쳐지나가는 것만 같은 가벼운 키스를 한 후 먼저 화장실을 나서는 아스카
그리고 새빨개진 얼굴로 한동안 멍때리는 카나하)
내가 아스카를 놀리자마자, 그녀는 돌변하여 내 손목을 붙잡았다.
공세가 역전되었다.
"역시 이쪽이 더 내 취향이니까 말이야."
아스카는 그렇게 말하더니, 손목을 붙잡은 채 나에게로 바싹 붙었다.
먹힌다.
또 아스카의 페이스에 먹혀버리고 만다.
내 예감이 경고했다.
그 예감은 멋지게 들어맞았다.
아스카는 내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바람이 스쳐지나가는 것만 같은, 그런 가벼운 키스.
하지만 그 입맞춤의 감촉은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 나를 지배했다.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며 키스의 흔적을 남겼다.
기습 키스에 넋을 놓아버리고서 얼마나 있었을까.
화끈거리던 얼굴이 다 식고 나서야 정신을 차린 나는 밖으로 나왔다.
테이블에 도착하니, 아스카는 조금 전의 일은 한순간의 몽상이었던 것처럼 태연하게 음식을 먹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일을 기억하는 내 심장이 그것은 한낱 몽상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늦었네?"
프로듀서가 말했다.
"조금 볼일이 생겨서…"
내가 둘러대자, 프로듀서는 더 캐묻지 않았다.
어떤 생각으로 캐묻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가 좋으니 상관 없나.
나는 자리에 앉아 아스카를 힐끔거렸다.
너무나도 태연하게 포크와 나이프를 놀리는 아스카가 야속하다.
나는 그런 야속한 사람에게 시선을 빼앗겨버린다.
"카나하? 안 먹고 뭐해?"
아차.
"머, 먹어야죠."
프로듀서의 말에 나는 조금 허둥거리며 포크를 들었다.
아스카가 이쪽을 바라보며 피식, 웃는다.
아으으…
+3 아으… 다음 상황…
P "그럼 아스카, 카나하 니네 둘이 이거 먹고....."
카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