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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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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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치즈키 자매 창댓...이지만 모치즈키 히지리가 주인공인 창댓입니다.
765와 346의 적당적당한 크로스오버를 지향합니다.
에피소드 목록
Prolog. 안나 "...히지리...?" 히지리 "...에, 헤헤..." / 1 ~ 400
First. 안나 "@ssasin Creed...!" 히지리 "에...? 응...?" / 401 ~ 580
Second. 히지리 "모모코...선배...?" 모모코 "흐흥!" / 581 ~ 1211
Third. 카렌 "잘 부탁해~" 히지리 "에에에에?!" / 1212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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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이 댓글의 다이스가
1 ~ 37 : 나오&린
38 ~ 100 : 히지리
"그러...니...까..."
...울먹이며 말하던 무츠미 쨩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말을 다 잇지 못했습니다. 무츠미 쨩의 놀란 얼굴이 바라보고 있는... 카렌 씨 쪽을 돌아봤을 땐...
"...카렌...씨...?"
...뭐라... 해야할까요.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안도하시는 것도, 기뻐하시는 것도... 슬퍼하시는 것도, 미안해하시는 것도... 그 모든게 섞여있는 느낌으로.
"...응, 정말... 정말..."
...카렌 씨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셨습니다. 두 손으로 얼굴을 덮고, 숨을 몰아쉬시면서... 그렇게, 작게 흐느끼시는 카렌 씨는, 아침부터 봐왔던 그 자신만만하고 당당했던 모습과 달리 너무 작아보이셨습니다.
...그리고.
"...죄송...해요..."
어느 샌가 조심스럽게 카렌 씨에게 다가온 무츠미 쨩이 카렌 씨를 꽉 끌어안았습니다.
"...죄송해요. 제가..."
"...아니, 야... 내가 너무, 늦어서..."
...말은 더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꼭 말로 하지 않아도 전달되는건...전달되니까요.
살짝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다가갔습니다. 아마... 제 생각이 맞다면, 무츠미 쨩이랑 카렌 씨가 우는 소리가 복도에도 들릴테니까-
드르륵.
-제가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바로 미닫이 문을 열고, 나오 씨와 린 씨가 부엌으로 들어오셨습니다. 금새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의 나오 씨는 곧장 카렌 씨와 무츠미 쨩 쪽으로 달려갔고...
"......"
린 씨는 저와 눈이 마주치시고는, 깊게 고개를 숙여 보이고는 나오 씨처럼 카렌 씨와 무츠미 쨩에게 다가가셨습니다. 아까와 달리... 이번에는 린 씨도 눈이 온통 붉으시네요.
...아마, 여기서 지금은 제가 뭔가 돕거나... 할 수 있는 건 없겠죠. 무츠미 쨩이랑, 세 분이서... 충분히 이야기를 해야할테니까요. 여기에 있으면 오히려 방해가 될테니까...
그렇게 생각한 저는, 열려있는 미닫이문을 지나서...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닫아준 다음, 현관으로 향했습니다. 잠깐, 바람이라도 쐬었으면 했고...
...아마도 기다리고 계실 프로듀서 씨한테도 알려드려야죠.
>>다음 상황은?
+3까지 다이스, 2표 먼저 모인 쪽으로 진행합니다.
1 ~ 50 : 프로듀서와의 통화 스킵. 넷의 이야기가 끝나서 다시 집으로 들어갑니다.
51 ~ 100 : 프로듀서와 통화.
...프로듀서 씨... 아마 근처에서 기다리시고 계실텐데... 아까 다들 차에서 내릴 때 '이야기가 끝나시면 다시 오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점심...은 드신 걸까요...?
전화 받으시면... 이거부터 바로 물어봐야지...
[네, 전화 받았습니다.]
"...여, 여보세요...! 프로듀서 씨-"
[네, 모치즈키 양. 점심은 맛있게 드셨나요?]
...어...그거, 제가 먼저 물어보려고 했는데... 점심 드셨는지 물어볼 생각만 쭉 하다가 프로듀서 씨가 먼저 그렇게 물어보셔서 잠시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생각해둔 말을 못하게 되면 당황하는거, 고쳐야하긴 할텐데...
"그... 에, 네...! 프로듀서...씨는 요...?"
[간단히 해결했습니다.]
"...네에..."
...짧고 간결한 프로듀서 씨의 대답. 간단히 해결하셨다는건 잠시 차를 세우시고 주변 덮밥집이나 정식집 같은데 들리셔서 저렴한 메뉴를 빠르게 드셨다는 걸까요? 아니면 편의점에서 사오셔서 차에서 드셨다는 이야기이실까요.
[그래서... 우지이에 양과 이야기는 끝나신건가요.]
"...아, 네! 그, 끝난건 아니지만... 지금, 무츠미 쨩이랑, 모두...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중이라서..."
무츠미 쨩하고 이야기 하는게 어느 정도 진전이 있다는 것, 그래서 곧 이야기가 끝날거라는 이야기를 전해드리자 프로듀서 씨는 그런가요, 하고만 말씀하셨습니다. 조금 있다가 이야기가 다 끝나면 프로듀서 씨께 다시 한 번 전화해서... 프로듀서 씨가 운전해오는 차를 타고 다시 프로덕션으로 돌아가겠죠.
...아마도 프로듀서 씨는 지금도 차에서 전화로 이것저것 일을 처리하고 계셨을텐데, 할 이야기가 다 끝났는데도 제가 괜히 계속 붙들고 시간을 끌면 안되겠죠. 아까 간단히 드셨다는 것도 아마, 일 때문에...
"...저, 그럼 조금 있다가 다시 전화...드릴게요..."
저기까지 생각이 드니, 빨리 끊어야겠다는 생각 뿐이어서... 재빠르게 그렇게 말했는데-
[모치즈키 양.]
"...네?"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체크. 가장 높은 범위로 진행합니다.
1 ~ 50 : [...아닙니다. 조금 있다가 뵙겠습니다.]
51 ~ 75 : [앞으로의 스케줄...조정 관련해서-]
76 ~ 95 : [...오늘 많이 힘드셨을겁니다.]
96 ~ 100 : @크리티컬
[지금 바로 우지이에 가로 가겠습니다.]
"...네? 네?! 자, 잠시만요...?! 아직 이야기가-"
[-그럼.]
...하지만 제 이야기를 다 듣지도 않으시고 그대로 전화를 끊으시는 프로듀서 씨입니다.
그... 지금 오셔도, 안에서 무츠미 쨩이랑 카렌 씨, 나오 씨, 린 씨가 이야기 하는 걸 방해하는 거 밖에 안될...겁니다. 물론, 진짜로 방해가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1년여만에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데...
...프로듀서 씨가 먼저 오셔서 초인종을 울리시거나 하면 중간에 이야기가 끊길텐데... 그건 역시... 그렇다고 지금 프로듀서 씨한테 다시 전화를 한다고 해도, 운전중이실텐데 전화를 하는건 위험할거고...
그렇게 문 앞을 왔다갔다하면서 고민해본 끝에... 제가 생각해낸 무츠미 쨩을 방해하지도, 운전 중인 프로듀서 씨한테 전화하지도 않는 방법은 단 하나였습니다.
...제가 무츠미 쨩네 집... 그러니까 우지이에 가의 문 앞에서 프로듀서 씨를 기다리고 있으면, 프로듀서 씨가 초인종을 누르시기 전에 제가 먼저 막을 수 있을거고... 무츠미 쨩이랑 세 분의 이야기가 끝나면 아마, 무츠미 쨩이 전화든 메일이든 보내줄거니까. 그렇게 생각한 저는 바로 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바로 오신다고 했으니까, 음... 언니의 솔로곡만 조금 흥얼거리고 있으면 금방 오시지 않을까. 문에 기대고 서서, 'Happy Darling'부터 조금 느린 템포로 콧노래로 멜로디를 차근차근 따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해피 달링이 끝나고, 언니의 두번째 솔로곡 비비드 이매지네이션의 인트로가 끝나려던 차에.
끼이익... 덜컥.
자동차 바퀴가 바닥에 멈춰설 때 나는 소음, 차 문이 열리는 소리. 그리고...
"...모치즈키 양...? 왜 밖에서..."
...정말, 바로 오셨네요.
>>다이스. 2표 먼저 모인 쪽으로.
1 ~ 33 : "...죄송합니다."
34 ~ 66 : "...오늘, 많이 힘드셨을겁니다."
67 ~ 99 :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100 : @설마하니 2연속 크리티컬은 아닐거 아닙니까?
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걸 보시고 많이 놀라신 모습입니다.
"...저 때문에 기다리신 건가요."
음... '무츠미 쨩이랑 다들 이야기 하는 걸 방해하시는 느낌이 되게 둘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운전 중이실 프로듀서 씨한테 전화할 수도 없어서 기다렸어요.' ...라고, 다 차분하게 설명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혼자서 저렇게나 길게 말하는건... 여전히, 아직도 어려워서...
"...에헤헤..."
설명을 잘 못하겠다고 저렇게 얼버무리는 건 나쁜 버릇이라고 모모코 쨩이 얘기했었는데... 저를 잘 모르는 사람이면 오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보니 모모코 쨩, 정말... 선배님이네요...
...그래도 프로듀서 씨라면, 프로듀서 씨 정도로 저를 이해해주는 사람이라면...
그런 제 멋쩍은 웃음을 지켜보시던 프로듀서 씨는-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어...?"
-아주 조심스럽게, 제 머리 위에 손을 얹으시고... 뒤쪽으로 쓸어내려주셨습니다.
"...프로듀서...씨...?"
머리 위에 얹어지는 작은 무게감이, 머리카락 너머로 아주 살짝 느껴지는 온기가, 살짝 다시 올려다봐서 마주친 시선에서 느껴지는...
"...오늘... 너무 어려운 일들이...많으셨을 겁니다."
...아...
"...힘내주셨군요."
...뭔가... 뭔가, 프로듀서 씨의 저 말이. 굉장히 고민해서, 어렵게 나온...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목소리의 저 말들이... 뭔가...
"...읏..."
뭔가가... 마음 속에 그 무언가가 녹는 것 같아서...
"...으읏...으..."
"...괜찮습니다."
...그 무언가는, 아마, 얼음일까요. 아니, 얼음일겁니다. 얼음이라서, 지금 녹아서 이렇게...
"...이온 음료입니다."
"앗, 네...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씨가 건네주시는 작은 페트병 하나. 아까 비닐봉지에서 꺼내주시면서 살짝 뚜껑을 열어주시곤 다시 닫아서 건네주시는 걸 슬쩍 봐서... 아마 쉽게 열리겠죠. 페트병을 받고, 차에 타기 전에 주셨던 손수건을 돌려드렸습니다.
이온 음료는, 땀을 많이 흘리고 나면 염분? 같은 걸 보충해야 해서 마셔야 한다고 들은 걸 기억합니다. 그리고 눈물도 땀이랑 비슷하니까...
...방금 전을 생각하니까 뭔가, 엄청나게 부끄러워져서 빨리 잊으려고 페트병 뚜껑을-
"...저기... 잠시만요..."
"...네?"
-열려고 했는데, 그 순간 생각난게 있었습니다.
"...프로듀서 씨."
"네, 말씀하세요, 모치즈키 양."
"...저 비닐봉지..."
"...네?"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까 프로덕션에서 무츠미 쨩네 집까지 오는 동안에... 차에서 저 비닐 봉지를 본 기억이 없습니다. 놓을만한 공간도... 없었고요.
"...잠깐... 보여주세요..."
"...그, 별건 없습니다만-"
"-보여주세요."
...그리고 아까 꺼내실 때, 부스럭거리면서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는데...
"...일단 먼저 음료부터 드셔도-"
"-보여주세요."
...꼭 봐야겠습니다.
그런 생각을 듬뿍 담아서 프로듀서 씨를 쭉 바라봤습니다. 그런 제 시선을 어쩐지 계속 피하시던 프로듀서 씨는...
"...알겠습니다."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그 검은 비닐봉지를 열어서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프로듀서 씨..."
비어있는 플라스틱 용기와... 제가 지금 들고있는 똑같은 이온 음료의 페트병. 저거, 아마 편의점 도시락...이겠죠?
"...점심..."
...그런데... 저 도시락... 제가 들고 있는 페트병의 크기-제 손 두 개정도 크기-와 크게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그렇다는건, 굉장히 작은 사이즈의...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다시 프로듀서 씨를 바라봤습니다.
"...그... 이래저래 처리할 일도 많고, 호죠 양과 우지이에 양의 이야기가 끝나는 대로 바로 사무실로 돌아가야 하니까-"
당황하신게 느껴집니다. 늘 침착하게 낮은 톤인 프로듀서 씨의 평소 목소리와 달리, 조금 올라간 톤에 빨라진 목소리. 약간 부끄러우신 것 같은 느낌도 드네요. 제가 조금 짖궂은 짓을 한걸지도...모릅니다.
"-그래도..."
...그래도 하고 싶은 말...
"잘 드셔주세요..."
...저를 하나하나 그렇게 챙겨주시는 것 만큼.
프로듀서 씨도, 부디... 프로듀서 씨를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다는건... 제 욕심만은 아닐거라 생각하니까.
"...노력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좌우로 크게 저어보였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건, 아니에요.
어쩔 줄 몰라하는 시선으로 저를 마주보시던 프로듀서 씨는 결국,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알겠습니다. 꼭 그러겠습니다."
"...약속...이에요."
"네. 지키겠습니다."
...오른손을 들어서 새끼손가락만 뻗어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걸 보시고 또 아까랑 비슷하게, 곤란하시다는 듯 웃으시는 프로듀서 씨입니다.
"...저기, 모치즈키 양..."
다시 한 번 절레절레. 프로듀서 씨는 이렇게라도 해두지 않으면 안될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알겠습니다."
...어쩐지 방금 전과는 다르게. 길게 한숨을 내쉰 프로듀서 씨가 정말, 마지못한 느낌으로 새끼손가락을 걸어주셨습니다.
...프로듀서 씨가 이렇게 반응하시는 건 정말 전에 없던 일이라 조금은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약속했으니까 프로듀서 씨라면 꼭 지킬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래도, 잘 챙겨드시는 지는...중간중간, 확인해야겠죠...?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무츠미와 트라프리 쪽 상황은?
1에 가까울수록 마무리. 히지리나 프로듀서에게 전화가 옵니다.
100에 가까울수록 아직. 조금 더 기다려야 될 듯 싶습니다.
50에서 가장 먼 값을 채택합니다.
톡...톡... 검지 손가락을 까딱이면서 고개도 살짝 까딱까딱.
차에 올라타고 나서, 처음에 프로듀서 씨께 약속을 받아낸 이후로. 프로듀서 씨는-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다시 서류 가방에서 서류 뭉치를 꺼내 줄곧 말없이 읽어내려가고 있으셨습니다. 그, 물론...제가 아까 전화하기 전에도 계속 차에서 일하시던 중이셨겠지만... 그래서 점심도 저렇게 간단히 드신 거겠지만.
...그러니까, 방해하면 안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조용히 머릿속으로만 멜로디를 떠올리면서...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프로듀서 씨의 일이든, 무츠미 쨩의 이야기든...
이렇게 조용히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도... 싫어하지 않으니까요. 아니, 사실... 도쿄에 오고 나서. 프로듀서 씨에게 스카웃 제안을 받고 도쿄에 오고 난 뒤에는 항상 도로든, 프로덕션이든, 언니의 방이든, 학교든... 온통 다 떠들썩한걸요.
"......"
도쿄에 오기 전에는, 늘...
...
..
..
...
"-치즈키 양."
"...으음..."
"모치즈키 양, 일어나세요."
"...으응...네에..."
"모치즈키 양, 전화가 왔습니다만."
"...으우..."
"...이런..."
......
>>+1 다이스 판정..
체크 값은 50입니다.
히지리는 잠에서 깰까요?
@암것도 안하고 가만히 조용히 앉아 기다리면 졸릴법도 하지...
"모치즈키 양. 일어나세요."
좌우로 살짝... 어라?
눈이 뻑뻑합니다. 눈이 살짝 매운것처럼, 눈물이 살짝 납니다. 그러면서 하...품...
...매운 눈을 가라앉히려 눈을 꿈뻑이니 조금 나아진 느낌... 다시 한 번 자연스럽게 나오는 하품...을...
...핫?
"...일어나셨나요."
하품을 하다가 그대로 멈추고 말았습니다. 다행히도 오른손으로 자연스럽게 가리긴 했지만...어... 아까 처음에도 가렸...죠? 가린거죠, 저?
꼭 찬물로 세수를 한 것처럼 졸음이 싹 가시면서, 지금 제가 어디에 있는지, 뭘 하고 있었는지 그대로 차례대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으으으..."
...도저히 고개를 들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저, 모치즈키 양. 부끄러우신 건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지금 전화가..."
...아, 그렇죠... 지금, 전화가 울리고 있네요... 벨소리로 해놓아서 차 안에 잘 울려퍼지고 있었는데, 프로듀서 씨가 말씀해주시기 전까지 전화에 대해선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 아무튼...
...받아야겠죠... 네...
"...여보세요..."
[히지리 쨩! 지금 어디에요?]
당연하게도 전화를 해준 건 무츠미 쨩... 목소리가 밝은걸 보니 이야기가 잘 된 모양입니다.
"...으응, 무츠미 쨩..."
[...어, 왜 그래요? 무슨 일이라도-]
...무슨 일이 있기야...했지만... 무츠미 쨩 잘못은 아니니까...
"응, 아무것도 아냐..."
[그, 지금 어디 있어요? 뭔가 응접실에도 안보이고 신발도 안 보이고...]
"응. 지금, 잠깐 프로듀서 씨...를 뵈러 나와서..."
[아... 히지리 쨩의 담당 프로듀서 씨...죠?]
"응."
...어쩐지 전화기 너머에서 '내가 그럴거라고 했지?'라는 이야기부터 해서 뭔가 좀 소란스럽습니다. 당연히, 카렌 씨나 나오 씨가 옆에 계시는 거겠지만...
[그... 저기, 히지리 쨩... 저... "에헤이, 뭘 우물쭈물거리고 있어!" 앗, 잠시만요 카렌 씨! 휴대폰-]
갑자기 카렌 씨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말소리가 잠깐 끊기고는-
[야호, 히지리 쨩!]
"앗, 카렌 씨."
[무츠미 쨩이랑 이야기 다 끝냈어.]
굉장히 밝고... 홀가분한 목소리. 장난기가 가득하지만 그 안에 장난기 못지 않게 담겨있는 따스함이 전화기 너머로도 느껴지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다행이에요."
[응. 다 히지리 쨩 덕분이야. 고마워.]
"...엣, 아뇨, 저는 그다지..."
...그, 제가 감사를 들을 일은 딱히...
하지만 카렌 씨는 제 말을 다 듣지 않으시고 그대로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그래서, 지금 히지리 쨩네 프로듀서 씨랑 같이있지?]
"앗, 네...! 지금, 무츠미 쨩네... 집 근처...에요..."
...갑자기 카렌 씨의 목소리 톤이 확 올라가는 바람에, 급하게 귀에서 휴대폰을 멀리 떨어뜨렸습니다.
[오케이! 됐어, 그럼. 지금 당장 무츠미 쨩 데리고 프로덕션으로 가는 걸로 할게. "네?! 잠시만요, 지금 당장이라니?! 저 준비-?!" 안돼안돼. 시간 없어! 그러니까, 지금 바로 나갈테니까 프로듀서한테 바로 출발할 준비 해달라고 해줘! 알았지?]
...뭔가 전화 건너에서 무츠미 쨩이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지만, 음...
"...네."
[좋아. 5분 내로 데리고 나갈게!! "잠시만요?! 카렌씨?! 일단 휴대폰은 돌려주-" 어림도 없지! 프로덕션 가거들랑 돌려받-]
"...저기...?"
...전화는 그대로 끊어졌습니다. 그... 바로 준비하면 되는건가요...? 조심스럽게 옆을 돌아보니, 프로듀서 씨도... 뭔가 복잡미묘하신 표정과 시선을 저에게 보내고 있으셨습니다.
"...준비하면 되는거군요."
"...네."
...방금 이 전화 덕분에? 받기 직전 제가 보였던 부끄러운 짓이 조금은 덮인 것 같았지만... 뭔가... 이대로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살짝...
"괜찮아, 괜찮아! 정 문제가 되면 나오가 트렁크에 타면 그만이야!"
"...뭐 임마?! 그게 더 문제가 되는 거 모르냐?!"
...뭔가 차 안에서 들어도 바깥이 시끌벅적한게 바로바로 느껴졌습니다. 일단... 저는 따로 짐을 챙겨오지 않아서 아까 나온 그대로 출발해도 되니까 문제가 없었고... 대신 차에 탈 때 가장 키가 큰 린 씨가 앞에 앉으시는게 역시 맞을거라는 프로듀서 씨의 판단에 따라서, 전화가 끝나자마자 바로 뒷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전화가 끝나고 한 7분 정도가 지나고, 무츠미 쨩네 집 문이 열리고 조금 재밌어하는 듯한 린 씨가 가장 먼저 나오셨고, 그 뒤에 누군가에게 떠밀리는 듯한 무츠미 쨩이, 무츠미 쨩의 뒤에서 무츠미 쨩의 양 어깨를 붙잡고 따라 나오는 카렌 씨가, 그리고 핸드백 두 개를 들고 마지막으로 나오 씨가 문을 나섰습니다. 저거... 둘 중 하나는 분명 카렌 씨...꺼죠?
"자자, 어서 타자!"
"...신났네..."
아까와 마찬가지로 조수석에 타는 린 씨. 그리고 나오 씨는 프로듀서 씨의 뒷좌석, 오른쪽 문을 열고 타셨고... 무츠미 쨩과 카렌 씨는 조수석의 뒤쪽, 왼쪽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탔습니다.
"자, 지금 4명이나 탔으니까 어차피 안전벨트는 못하고... 응! 어떻게 4명 딱 낑겨 앉으면 튕겨나가거나 할 위험은 없어!"
"진짜 이게 맞는거에요?! 이거, 단속이라도 걸리면-"
"괜찮아 괜찮아! 안걸리면 그만이야! 그치, 프로듀서 씨?"
...카렌 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는 룸미러... 라고 하나요. 그걸 통해서 프로듀서 씨를 바라보았습니다. 아니, 이게 괜찮은거... 맞나요...?
조금 당황하신 듯한 눈빛이셨는데... 시선이 온통 집중된걸 느끼셨는지 헛기침을 한번 하시고는.
"...단속이 있을 만한 곳은 최대한 피해가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하셨... 어라?
프로듀서 씨의 말에 쾌재를 부르는 카렌씨입니다.
"그거야!"
"...에에에에에..."
...프로듀서 씨?!
"아니, 그게 맞아요 진짜?!"
"...이런 상황을 만든 우리가 할 말은 아닌데... 아니, 그게 맞는거야 진짜?"
무츠미 쨩과 나오 씨가 기가 막히다는 반응을 보여주네요. 음... 사실, 저게 정상적인 반응이 아닐까, 싶지만...
"...평일 오후에는 몇몇 위험 지점만 빗겨가면 이런 자질구레한 단속은 없는 편이고, 애초에 차량 유리 코팅이 좀 되어있으니 쉬이 밖에서 보이질 않아 문제 없습니다."
"...그래 뭐, 알았어. 빨리 출발하자. 어차피 여기서 누구 한명 혼자 따로 걸어오고 할 거 아니면, 지금은 이게 최선이잖아."
...프로듀서 씨의 설명에 이어서 상황을 깨끗이 정리해주시는 린 씨. 덕분에 나오 씨와 무츠미 쨩도 더 할 말이 없었는지 조용해졌습니다.
"가서 할 일이 많으니까 말이지~ 자, 출발!!"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도착했습니다. 저는 차를 세우고 올라갈테니, 먼저 들어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앗?! 그...네에! 감사합니다!"
...프로덕션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했는데...
"무츠미 쨩, 뭔가 엄청 긴장한 느낌이네?"
"아뇨?! 딱히 그렇지 않은데요?!"
카렌 씨의 말에도 엄청 당황한게 눈에 보이는 무츠미 쨩. 확실히... 차가 막 출발 했을 때에는 카렌 씨가 옆에서 간지럽히니까 같이 장난을 칠 여유도 있었던 무츠미 쨩이었는데, 뭔가 차가 점점 프로덕션 근처로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점점 말도 없어지고 다른 분들이 불러도 대답도 하지 않고...
방글방글 웃으면서, 무츠미 쨩의 머리위에 손을 얹고 쓰다듬으며 말하시는 카렌 씨.
"음음, 긴장할 게 뭐 있어~ 늘 오던데 온 거잖아."
"그건... 앗, 쓰다듬지 마세요...! 다른 분들이 보잖아요...!"
"뭐 어ㄸ- 앗, 도망친다."
그대로 휙 달아나서 나오 씨의 등 뒤에 숨는 무츠미 쨩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카렌 씨입니다.
"...나오를 방패 삼는건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무츠미 쨩?"
"흥! 그야 진심으로 말려주시는 건 나오 씨 뿐이니까요!"
"...음, 그럼 난 별로 무츠미한테 신뢰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구나. 조금 슬픈데."
"그건 아마 린이 무서워서 그런게 아닐까."
"...카렌 저 녀석, 린한테 아주 비수를 꽂는구만."
"아아앗?! 아뇨아뇨, 무섭거나 하지 않으니까요?!"
"...아냐, 괜찮아. 이런 이미지, 이젠 익숙한걸..."
...뭐랄까... 1년여 만에 만난걸텐데, 엄청 자연스러운 느낌입니다. 아까 제가 나오고 나서, 이야기가 잘 되서 그런 거겠죠...?
"...자, 자! 장난은 그만하고 빨리 올라가자~ 오늘 할일 많다고 그랬잖아?"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뒤로 휙 돌아서 제 쪽으로 다가오시고... 제 손을 잡는 카렌 씨...?
"무츠미 쨩은 지금 나오한테 뺏겼으니까, 난 히지리 쨩이랑 가는 걸로!"
"네?"
"...아니 그거 애초에 네가 자초한-"
"-자, 나오! 출입게이트까지 늦게 오는 쪽이 자판기 음료 내기야!"
"야이, 치사하게 먼저 출발해놓고 내기니 뭐니 하는게 어딨냐?!"
"자, 우리가 먼저 가자! 히지리 쨩!"
그렇게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저를 붙잡고 앞으로 뛰어나가는 카렌 씨는... 뭐랄까, 눈부셔서...
"...네!"
"...나, 조금 소외받는 느낌인데..."
"...으아아, 린! 아니라니까?! 잠깐, 카렌! 너 좀 서봐 임마!!!"
"미안~! 그치만 린은 무조건 얻어먹는 거라구!!"
...지금은 저도 살짝, 카렌 씨의 장난에 어울리는 걸로.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다음 상황은?
1 ~ 33 : 프로덕션의 휴게실. 결국 나오가 음료수를 쏘게되었습니다.
34 ~ 66 : 사무실.
67 ~ 99 : 레슨...실...?
100 : @투표 전환 및 특전 부여
가장 많이 나온 쪽으로 진행합니다.
1층 로비에 있는 출입게이트에 저와 카렌 씨가 먼저 도착하긴 했지만, 결국 안으로 들어가는 건 같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일단 게이트에 도착하긴 했어도, 카렌 씨는 출입증을 꺼내서 들어가지 않고 그 옆에 있던 안내데스크로 향하셨습니다.
"실례하겠습니다~"
"아, 호죠 양. 어쩐 일-"
"출입증 때문에 왔는데요. 아마 제 담당 프로듀서가 임시 출입증을 하나 미리 신청했을텐데..."
...아, 그러고보니...
저도 분명, 처음 스카웃을 받은 이후에 프로듀서 씨를 만나러 왔을 때... 저걸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니까, 계약서 작성 이후에... 며칠이 지나고 다시 프로덕션에 왔을 때에야 출입증을 받았던 것 같은데...
...무츠미 쨩도 지금은 출입증이 없는 걸까요. 아마도 얼마나 쉴지 모르는 거였으니까... 그러니까 출입증을 반납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네. 우지이에 무츠미."
"우지이에 무츠미... 네, 여기있네요."
"감사합니ㄷ-"
손을 뻗으며 바로 받으려 하시는 카렌 씨였...지만, 바로 건네주시지 않으시네요...?
의아하다는 표정의 카렌 씨와, 난처하다는 듯이 쓰게 웃으시며 말씀하시는 직원분.
"저, 그래도, 호죠 양... 호죠 양도 아시겠지만, 본인이 직접 수령해야해서요... 미성년자라 신분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확인 후에..."
"아, 그건 걱정 마세요. 저~기 오니까."
고개를 끄덕끄덕, 끄덕이시며 오른손으로 어깨 너머를 가르키시는 카렌 씨입니다. 슬쩍 돌아보니, 당연하게도 나오 씨와 린 씨, 그리고 무츠미 쨩이 오고 있었구요.
...왠지 모르게 나오 씨의 발걸음에서, 뭔가 화나신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다른 분들이 보고 있으니 별 문제는 없겠...죠?
...심지어 언니나 모모코 쨩도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이면 아리사 씨한테 핀잔 주는 걸 자제하니까요.
"......"
...뭔가 아리사 씨가 혼나는 건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 같지만... 어쨌든.
"...카렌? 잠깐 이야기 좀-"
"-아아, 무츠미 쨩. 자, 빨리."
"에? 네?"
나오 씨가 카렌 씨에게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 것 같았는데... 그런 나오 씨를 제쳐 두고서 카렌 씨는 바로 무츠미 쨩의 손을 잡아 이끌어 데스크로 데려가셨습니다.
...무시하신건 아니실...겁니다. 아마도...
"자, 맞죠?"
"아, 하하..."
갑작스러운 상황에 멋쩍게 웃는 무츠미 쨩. 직원 분은 들고 계신 서류와 무츠미 쨩의 얼굴을 몇 번 번갈아 보시더니...
"네, 맞네요. 우지이에 무츠미 양. 출입증 여기 있습니다."
빙긋 웃으시며 무츠미 쨩의 임시 출입증을 건네주셨습니다.
"아, 그... 감사합니다..."
카렌 씨에게 끌려간 것 때문인지, 아니면...
아무튼 고개를 숙여보이며 인사하는 무츠미 쨩이었습니다. 그런 무츠미 쨩의 등을 살짝 손바닥으로 치시는...카렌 씨...?
"...엣? 카렌 씨-"
"-뭘 그렇게 어색하게 받고 있어? 빨리 들어가서 출입증 갱신하면 되잖아. 애초에 지금 출입증 말고도 할 거 많으니까, 멍 때릴 시간 없어!"
"-자, 잠시만요, 잠시만요! 일단 출입증은 찍게 해주셔야죠!!"
...그렇게 등에 얹은 손으로 무츠미 쨩을 쭈우우우욱 밀어서 출입게이트를 통과하는 카렌 씨와 무츠미 쨩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이번엔 제대로 당한거 같은데? 나오."
"...뭐가."
"그야 카렌이 나오한테 저러는 건 매일 보고 있긴 하지만, 나오가 나름대로 언니로서 따끔하게 한마디 하면 몇 시간 정도는 얌전했었잖아? 오늘은 뭐, 무츠미라는 좋은 핑계가 있긴 해도."
"...일단 린 너부터, 날 조금이나마 존중해주면 안되는거야...?"
"어라, 누가 아이돌 선배였더라? 신데걸로서도?"
"...미쿠처럼 해산 선언이라도 해야 좀 바뀌나..."
"그거 공포탄이잖아."
"...아, 진짜로 솔로로 독립할거야. 독립한다고!"
"뭐... 다음 트라프리 싱글 앨범에는 나오한테 센터를 줄거니까. ...아마도?"
"...얌마!!!"
...나오 씨는 정말정말정말, 좋은 언니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
"...응?"
"...크흠."
...제 시선을 느끼신 건지 나오 씨가 슬쩍 돌아보시길래, 재빠르게 모른 척을 하고서 출입게이트를 통과했습니다.
"...착각인가...?"
"...힘내, 나오."
"뭘?!"
이 사무실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소란스럽다, 였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있던 사무실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시끄럽다면 시끄럽고, 활기차다면 활기차달까... 전화벨소리나 말소리를 따로 가리지 않고 소리가 전반적으로 더 크고 빠르고 경쾌한 느낌...?
다닥다닥 붙어있는 책상들 너머로 따로 동떨어져있는, 다른 것보다는 조금 더 큰 책상. 그 책상에 카렌 씨의 프로듀서 씨가 앉아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책상으로 거침없이 다가가는 카렌 씨와, 어쩐지 사무실에 들어오고서는 카렌 씨의 손에 이끌려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무츠미 쨩. 그리고 두 사람의 뒤를 바로 따라가는 저와 린 씨, 나오 씨. 트라프리의 프로듀서 씨는 어깨로 수화기를 끼고 통화하면서 바쁘게 뭔가를 키보드로 적어내려가시느라 주위를 잘 살피지 못하셨던 걸까요. 카렌 씨가 가까이 다가가서 프로듀서 씨의 볼을 꾸욱꾸욱, 두 번 정도 누르고 나서야 카렌 씨 쪽을 돌아보셨습니다.
"...아, 네. 조금만 있다가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지금 한시가 시급한 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예. 양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지체없이, 하시던 이야기를 바로 다 끝내시고 수화기를 내려놓으시네요.
"와, 평소에는 일하는 거 방해 좀 하지 말라고 꼭 지적하면서. 오늘은 봐줄 작정인 거려나?"
"오늘 건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업무라서 말이지."
"...우와아, 차별하는 거 봐~"
"시꺼."
"...칫."
프로듀서 씨는 살짝 가시돋힌 느낌으로 반응하시던 카렌 씨의 말을 적당히 넘기면서...
"...어서와라, 무츠미."
"프로듀서...씨..."
마침내, 라고 해야 맞을까요.
"...이래저래 너무 늦어져버려서, 정말로... 미안하다."
"......"
...고개를 푹 숙이고, 입을 꾹 다물고는 프로듀서 씨의 시선을 흘리는 듯한 무츠미 쨩과... 그런 무츠미 쨩을 자리에서 앉은 채로 올려다보면서 무츠미 쨩의 반응을 기다리시는 프로듀서 씨. 아마, 프로듀서 씨는 무츠미 쨩에게 직접... 용서를 받길 원하셨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무츠미 쨩에게 마지막으로 남아있을지도 모를 서운함이 녹아 없어지길 기다려야 하는게 가장 좋았겠지만...
"...미안미안. 멋대로 끼어들어서 정말 미안하지만, 프로듀서든 무츠미 쨩이든 둘 다 잘 알다시피 진짜로 지금 당장 해야할 게 한두개가 아니라서 말이지?"
...살짝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카렌 씨가 사이에 끼어들었습니다. 물론, 프로듀서 씨와 무츠미 쨩 말고도 뒤에서 같이 지켜보던 저와 나오 씨, 린 씨의 시선까지 동시에 받게 된 카렌 씨는 이런 스스로의 행동에 엄청나게 미안하다는 듯, 온통 얼굴을 찌푸리며 양 손을 모으고 고개를 연신 숙여보였지만 그 사이에서 물러나실 생각은 없어보이셨습니다.
무츠미 쨩, 하고 부드럽게 부르며 말을 시작하시는 카렌 씨.
"무츠미 쨩도 아까... 넷이서 같이 이야기하면서 어느 정도는. 프로듀서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왜 직접 찾아오지 못했는 지에 대해서 들었잖아. 무츠미 쨩이 분명 돌아올거라는 판단을 내리고,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더 빨리 재계약 등 관련된 서류절차를 끝내고 무츠미 쨩이 투어를 준비할 수 있도록 미리 작업을 해두기 위해 사무실에 남아있던 거."
"...그건..."
...아주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대답하는 무츠미 쨩입니다. 아까... 제가 나와있던 동안 그런 이야기도 나왔던 걸까요. 무츠미 쨩의 대답을 들은 카렌 씨는, 이번에는 프로듀서 씨 쪽으로 고개를 돌려 다시 말하셨습니다.
"...프로듀서도. 지금 무츠미 쨩이 왜 서운해하는지는 아주, 잘,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는거지? 이 간단한 거 하나 이해 못하는 사람이 신데걸 두 명의 프로듀서라고 으스대고 다니면 안된다고 생각해?"
"...내가 설마 정말로 모르겠냐. 그리고 으스대고 다닌 적 없어, 임마."
카렌 씨는 살짝 짖궂게 약을 올리시듯 말하셨고, 그런 카렌 씨의 장난기에 프로듀서 씨는 작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하시네요. 카렌 씨는 무츠미 쨩과 프로듀서 씨 모두 다 만족스러운 반응이 나온 듯,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글쎄? 그건 주변 동료나 후배들한테 물어봐야 하는거 아닐까, 싶은데... 아무튼. 다시 한번, 정말로 미안해, 무츠미 쨩. 아마 나라면 이렇게 방해받았을 때 정말, 엄청나게 화냈을거야. 나도 그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데..."
"아뇨, 그-"
"-지금... 이 재계약을 빨리 끝내야, 그래야 일단 뭐라도 시작할 수 있어서. 무츠미 쨩이 정말 여기 돌아왔다는게 확실해져서. 그래서 일단... 이거부터 빨리 끝내고 확고해졌으면 했어. 둘 다 어떤 생각이었는지 사이에서 뻔히 알고 있으면서 그거 때문에 귀중한 시간을 날리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좀 이기적인 방법이어도, 어떻게든 시간을 단축했으면 해서. 그래서 그랬어. 아아, 물론 이번 공연이 내 첫 솔로투어라서 무대 준비를 더 철저히 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나서게 된 것도 분명 있-"
"-알았다. 이제 그만 설명해도 돼."
...프로듀서 씨가 카렌 씨의 말을 가로막으며, 카렌 씨의 앞머리에 손을 올리며 살짝 붙들고는 그대로 아래로 당겨서 카렌 씨가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게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프로듀서 씨의 손길에 놀람 반, 그리고 화남 반 정도의 느낌으로 언성이 확 올라가는 카렌 씨였는데-
"잠깐, 지금 이게 뭐하는거야?! 앞머리가 엉망이 되잖아...!"
"...미안하다. 결국 가장 능력이 부족했던 것도, 여기서 가장 뻔뻔하게, 먼저 앞장서서 행동해야 하는 것도 전부 다 나였는데 말이지. 카렌, 네가 나 이상으로 부담을 짊어지게 했어."
-프로듀서 씨의 말에 카렌 씨가 할 말을 잃은 듯 말이 뚝 끊어졌습니다.
"...일단, 재계약 서류는 여기 있어. 내가 필요한 항목은 거의 다 채워놨지만... 최근 인적사항 몇가지하고 오늘 날짜, 그리고 무츠미의 서명만 들어가면 그대로 결재에 올릴거야. 내가 이미 부장님까지는 다 미리 이야기를 끝내놔서 서류철로 들어가는 즉시 바로바로 넘어가도록 해놨다. 내용을 확인해도 좋지만, 아마 지난번에 직접 네가 작성한 거랑 차이는 없을거고."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파일철 하나와 볼펜을 무츠미 쨩에게 건네주던 프로듀서 씨는...
"...네가 그동안 서운했던거, 힘들었던거... 뭐가 되었든 간에. 언제든, 어디서든, 네가 원한다면 거리끼지말고 나한테 전화를 하든, 찾아오든, 네가 충분히 이야기하고 풀릴 때까지 거리끼지말고 다 이야기해도 돼. 어떤 이야기든 괜찮으니까, 상관없이 다 말해."
"...네?! 그, 저... 그건..."
"...그러니까 일단, 지금만큼은 이거부터 먼저 해놓도록 하자. 카렌도 말했듯, 그래야 다른 모든 걸 다 시작할 수 있어."
...조금 강압적? 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말이라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은 제 담당 프로듀서 씨가 저에게 해주시던 말들과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무츠미 쨩도 그걸 느꼈는지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프로듀서 씨의 책상에 파일철을 내리고 하나하나 서류의 빈칸을 채워나가는 듯, 볼펜으로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학교 수업에서도 필기가 빠른 편인 무츠미 쨩이라서 그런지 서류 작성은 금방 끝났고, 무츠미 쨩이 다시 돌려준 서류를 모아 가지런히 정리하고 파일철에 끼우고 자리에서 일어난 프로듀서 씨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허리를 숙이시면서-
"...정말, 다들 미안-"
"-더 이상 미안하다고 하지마."
...카렌 씨의 말에, 프로듀서 씨는 그대로 얼어붙으신 듯 멈추셨습니다. 날이 잔뜩 서있는 것같은 차가운 말에 당황하신 걸까요. 다시 고개를 바로 하신 프로듀서 씨와 시선이 마주친 카렌 씨는 프로듀서 씨를 살짝 쏘아보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사과 말고. 프로듀서가 정말로 해야할 말은 따로 있지 않아?"
"...그래."
그 말에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고 크게 숨을 내쉰 프로듀서 씨는.
"...고맙다, 무츠미.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을텐데도 돌아와줘서. 그리고 내가 어떻게든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금 줘서. 이번에는... 반드시 실망시키지 않으마."
무츠미 쨩에게. 그리고 이어서.
"...그리고 카렌, 린, 나오. 나 이상으로 무츠미를 신경써주고 걱정해주고... 다시 잘 돌아올 수 있도록 이끌어준 것도. 이번 일에 대해선 너희에게 그저 전부 다 감사할 따름이야."
"솔직히, 난 별로 한거 없어. 중간에 잘 봉합해준건 나오였고, 그거 말고 다른 모든건 프로듀서하고 카렌이 준비하고 마무리 했으니까. 딱히 감사받을 일은 없다고 생각해."
"나도 뭐, 카렌이 말하기 힘들었던 거 몇 가지만 먼저 말한게 전부라서."
"...뭐어, 난 그냥 요번 투어에 트러블이 생겼다길래 결원으로 무츠미 쨩이랑 히지리 쨩으로 채웠으면 하고 투정부린 거 말고는 따로 기억에 없는데 말이지?"
"...너희들... 아니다. 그냥 그런 걸로 하자."
"...그래그래. 그런 걸로 해야 서로서로 부끄럽지 않지. 그치?"
"그래, 프로듀서. 카렌이 그나마 겸손함이라는 걸 배워서 써먹는 흔치 않은 모습인데, 이런 거 한 번 정도는 그대로 받아주라고. 어려운 거 아니잖아?"
"...나오?"
"...저건 어디까지나 카미야 나오 개인의 의견인걸로. 난 카렌 편이야."
"...잠깐. 린. 너 방금 내가 말할 때는 열심히 고개 끄덕이더니만 왜 갑자기- 잠시만, 카렌은 그렇다치고 어째서 린 너까지...?!"
"...이 녀석들아,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사무실에서 장난치지마라 좀..."
...대체 몇 번을 말하게 하는거냐, 너희는...
아주 자연스럽게, 린 씨와 카렌 씨가 힘을 합쳐서 나오 씨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괴롭히기 시작하고 나오 씨도 익숙하다는 듯 방어해 내시며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걸 지켜보는 무츠미 쨩은 작게 웃기 시작했고, 프로듀서 씨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이마를 짚고 고개를 저으시네요.
그리고 그걸 다 지켜본 저는... 어, 그러니까...
...프로듀서 씨가 솔직하게 말씀하시니까, 정작 솔직하지 않게 된 트라이어드 프리무스...라고 느꼈다고 말했다간 아마, 선배이신 저 세 분이 가만히 계시지 않겠...죠...?
어쨌든 꺄아꺄아 거리면서 서로 장난치기에 여념이 없는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세 분을 멍하니 보고 있으니 제 어깨를 툭툭 치시는... 프로듀서 씨?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치즈키. 너하고 네 담당 프로듀서도... 정말, 진심으로 고맙다. 앞으로도 더럽게 빡세겠지만... 그걸 떠나서 무츠미에 대한건 학교도 포함해서... 전부 다 감사를 표하마."
"그... 감사합니다..."
제 반응에 피식 웃으시네요. 그러고는 다시 슬쩍 카렌 씨와 나오 씨 쪽을 보시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십니다.
"그래. 감사를 받으면 그냥 순수하게 받으면 되는 거다. 저기 저 갑작스러운 상황에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몰라서 소란을 피우는 저 철부지 여고생 삼인방처럼 되면 안된다."
"...아하하..."
...다른 사람의 험담은 동의하든 부정하든 좋지 않다고 가르쳐준 모모코 쨩. 정말, 모모코 쨩 선배에겐... 몇 번이고 감사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시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그대로 지나가시려던 프로듀서 씨...였을텐데...?
"...그렇지. 모치즈키, 저 철부지들 손가락 펜싱이 끝나거들랑, 카렌한테 말해줘. 트레이너와 미리 이야기가 끝나있으니, 이야기 되는대로 바로 5번 레슨실로 가면 된다고."
"...5번 레슨실...요...?"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시네요.
"그래. 무츠미 녀석의 현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레슨 스케줄 견적을 잡을 수 있다. 테스트 자체는 정식 계약이 되지 않은 외부인이더라도 어느 정도 관계자 재량껏 실시 가능하니까 서둘러놓으면 좋지. 테스트 끝날 즈음에는 이 결재도 다 끝날테니 내가 바로 연락해서 테스트 결과에 따라 스케줄을 잡으면 그만이다. 아주 조금이라도 시간 소모를 줄이려고 굳이 데리러 안가고 회사에 붙어있던만큼 성과를 내야겠지."
"...네에..."
말씀하시는 와중에도 계속 눈빛이 번뜩이시는 걸 보면... 아마 여러 케이스를 다 상정하고 미리 레슨 스케줄을 가늠하시...는게 아닐까요. 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시 뿐, 프로듀서 씨는 피식 웃으면서 다시 복도 쪽으로 돌아서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무츠미한테 내가 직접 이야기한다고 돌아갔다간 저 녀석들 사이에 분명 붙들려서 시간 뺏길게 뻔하니까 말이지. 미안하지만 대신 좀 전해줘라."
"...네."
...분명 작지 않은 목소리셨는데, 세 분 중 누구 하나 프로듀서 씨에게 뭐라 말하지 않는 걸 보면 엄청나게 열중하시는 모양입니다. 그런걸 보면, 프로듀서 씨의 판단은 정확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마침내,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시던 프로듀서 씨는.
"...참."
"...?"
...다시 저를 부르시네요? 그래서 따라 나가 봤는데...
"네 담당 프로듀서란 녀석은 대체 뭔 일이 있길래 아직도 올라오질 못하냐? 운전만큼은 나보다도 훨씬 더 나은 녀석인데."
"...어..."
...그러게요...? 무슨 일이시지...?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컴마 체크.
다이스로는 히지리 일행의 상황을 판정합니다.
1 ~ 79 : 린과 카렌의 나오 레이드로 사무실이 소란스러워져서 사무원 분에게 항의받고 쫓겨났습니다.
80 ~ 95 : 상황이 정리되고 레슨실로 향하는 히지리 일행...과 복도에서 마주치는... 두 사람...?(무츠미 판정 보너스 小~中)
96 ~ 100 : 데시테~ (무츠미 판정 보너스 大~特大)
컴마로는... 히지리 담당 프로듀서의 상황을 판정합니다.
1 ~ 70 : 아까 우지이에 가 주변에 차를 세워놓다가 교통법규 위반(주정차) 통보가 날라와서 해당 건을 처리하는 중입니다.
71 ~ 90 : 사나와 아츠미의 스케줄이 들어와서 사무실에 가있었습니다.
91 ~ 99, 00 : 주차 후 미리 레슨실 쪽으로 가서 트레이너와 이야기 중이었습니다.
둘 다 가장 높은 값으로 판정합니다.
>>판정 : 다이스 1~79 / 컴마 71~90, 다행히도 딱지는 안 뗐군요...
전화...라도 드려봐야될까요? 아니면 뭔가 일을 하셔서 방해라도 되는게 아닐까... 하지만 그 잠깐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기실 리도 없고...
...어쩐지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시던 트라프리의 프로듀서 씨께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시...네요?
"...뭐, 걱정마라."
"...네?"
"그 녀석이면 뭐... 융통성이라곤 하나도 없어서 주변 사람들까지 피곤하게 만들긴 하지만. 그래서 덕분에 그 녀석이 부사수였을 때 하루하루가 매-우 피곤하긴 했다만..."
...부사수...? 어쩐지 먼 곳을 바라보시는 듯한 표정으로, 눈빛에 화가 조금씩 담기시는 듯한 느낌이...
"...뭐, 별 문제 없을테니까 안심해."
"...ㅈ, 전혀... 안심이 안 되는데요...?!"
"내가 한 얘기 같은 거, 절반 정도는 농담이니 너무 마음에 담아두진 말고."
"그 얘기는, 절반 정도는... 진심이라는 말씀...이시잖아요...?!"
...계속 진지한 표정이신 것도 마음에 걸려서 그렇게 캐물었는데, 제 표정을 요모조모 살펴보시던 프로듀서 씨가 푸훗, 하고 웃음을 터뜨리시며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아까까지의 조금 심각해보이셨던 표정은 온데간데 없이, 꼭... 카렌 씨처럼 장난스러운 얼굴로요.
"...모치즈키. 담당 아이돌인 너한테도 알리기 힘들 정도의 문제가 생겼으면 나에게나마 적당히 연락을 했을거다. 걱정 말고, 내가 담당하는 바보들이랑 무츠미 좀 데리고 같이 레슨실에 가보도록 해."
"...네에..."
"부탁하마!"
그렇게 말하시며 복도를 빠르게 걸어가시는 프로듀서 씨. 다시 생각해보면, 굳이 프로듀서 씨 얘기를 꺼내신 것부터 쭈욱 저를 놀리신게 아니었나, 싶기도...
...새삼스러운 생각이지만, 역시나 카렌 씨의 담당 프로듀서 씨이지 않으신가... 오히려 카렌 씨가 프로듀서 씨에게서 여러모로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모두를 데리고 레슨실에 가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니까, 다시 들어가서 적당히 장난을 말리고 데리고 나와야-
벌컥-!
"...어라?"
손잡이를 돌려 열려고 했는데, 잡기 직전에 바로 열려버리는 문입니다. 그리고 문 앞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나오 씨와 린 씨, 조금 부루퉁해보이는 카렌 씨하고... 어쩔줄 몰라하며 문 옆을 향해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고 있는 무츠미 쨩...?
"무츠미 쨩이 돌아와서 기쁘다는 건 잘 알겠지만, 사무실을 시장바닥으로 만드는건 안되니까요?"
...그리고 문 옆에는, 굉장히 무섭게 웃고계신 센카와 치히로 씨가 계셨습니다.
...단번에, 무츠미 쨩하고 린 씨, 나오 씨가 왜 저러는지 이해가 됐고.
"에~ 치히로 씨, 째째하네~"
"카렌씨이이이이...!! 죄송합니다, 치히로 씨...!!"
...저런 무시무시한 미소를 정면으로 받고 있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투덜거릴 수 있는 카렌 씨의 담력에 감탄했습니다. 무츠미 쨩은 바로 기겁해서 카렌 씨의 양 어깨를 붙들고 힘껏 흔들었고, 그 직후 다시 아까보다 더 빠르게 고개를 숙여보이며 어쩔줄 몰라했습니다.
물론, 저라도 무츠미 쨩처럼 반응했겠지만요.
"...카렌 쨩이 이번 대 신데걸만 아니었어도 그냥..."
"메~롱이네요~ 베~"
...신데렐라 걸이라는건 대체 뭘까요...?
"...야, 카렌, 넌 몰라도 우리가 죽어... 제발 좀 그만..."
...일단 린 씨가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신데걸보다... 그냥 카렌 씨가 굉장한 걸까요.
어쩐지 아까보다 이마에 혈관이 살짝 도드라진 것 같은 느낌의 치히로 씨가 팔을 쭉 뻗어 복도를 가리키셨습니다.
"아무튼. 나가주세요?"
"아 왜에~ 어? 잠깐. 나오, 린, 무츠미 쨩 밀지마-"
쾅!
...그렇게 문이 닫히고, 복도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습니다.
"...저기..."
"아? 응, 히지리 쨩. 말해봐."
"그... 여기, 네 분의 프로듀서 씨가... 가시기 전에... 말씀하신건...데요..."
"프로듀서가? 뭘?"
"5번 레슨실로 가라고...하셨어요..."
다들 '갑자기 왜?' 같은 느낌으로 표정이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가장 먼저 되물어보시는 건 나오 씨였습니다.
"5번 레슨실은 왜?"
"나오, 그야 당연히 무츠미 쨩 레슨 관련해서 테스트랑 일정 잡아보려고 그런거겠지. 이제 탁하면 척이어야 하지 않을까?"
"야, 그건 프로듀서도 함께 참관해야 할거아냐."
"뭐, 그건 괜찮을걸? 내가 가잖아."
"...하아?"
"...내 무대에 같이 올라올거잖아? 그럼 내 의견도 중요할거고~ 필요하면 기록도 할거니까."
애초에 프로듀서랑 다 이야기 해뒀던거야~
그렇게 덧붙이시며 통통, 가벼운 발걸음으로 먼저 엘리베이터로 향하시는 카렌 씨입니다.
"...저, 저... 여우같은..."
"슈코한테 배웠나...?"
"...글쎄...가 아니라, 나한테 물어보지 말라고 린! 나도 몰라! 내가 알겠냐, 애초에?!"
"뭐, 아무튼... 여기 계속 서있을 것도 아니고. 프로듀서라면 이미 다 이야기 끝내두고 말 꺼낸걸테니까 바로 가야겠지."
"그야..."
툭, 툭.
"...앗."
"가자, 무츠미."
"그..."
"전에 주구장창 했던 거 또 하는거 뿐이니까. 걱정말고."
"...네!"
아주 자연스럽게, 무츠미 쨩의 어깨를 두드리며 다독이는 린 씨와 나오 씨...를 보니까. 어쩐지... 방금까지 하던 장난 같은게 죄다 무츠미 쨩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연극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뭐, 연극이면 어때요.
...죄다 진짜였으면... 그건 좀 아니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제일 마지막으로 네 사람의 뒤를 따라 레슨실로 향했습니다.
...정작 뭐랄까, 봄방학 직전의 그 첫 영업 이후로 오질 않아서... 조금 낯선 느낌이 드는게 새롭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서서 파일철을 들고 무언가를 볼펜으로 적고 계신...
"안녕, 세이 씨~"
"안녕."
"여어..."
"오, 어서와라 트라프리. 그리고..."
아오키 세이 씨. 저희 아이돌들&연습생들 사이에서는 '베테트레'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분.
단호하지만 여유로운 목소리. 그리고 언제나처럼 자신만만하고 확신에 찬 미소. 저래야 베테트레, 라는 느낌이 듭니다. 항상 만나뵐 때마다 참 멋진 분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모치즈키하고, 우지이에."
...그리고, 이름을 정말 잘 외우시는 것도요.
"...네...! 안녕하세요...!"
"우지이에는 오랜만이군?"
"그... 네... 오랜만에 뵙네요..."
"뭐, 이야기는 네 담당 프로듀서한테 어느 정도 들어 두었으니 설명하거나 할 필요 없다. 오히려, 그런 자질구레한 시간은 미뤄두는게 좋겠지. 한시가 급하다."
"저기-"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성큼성큼 걸어가셔서, 레슨실 제일 안쪽에 있는 오디오...를...?
"간단하게, '부탁해요 신데렐라'로 가도록하지. 풀버전은 잘 기억이 안날테니, 메들리 버전에서 쓰는 숏버전 안무로 해보도록."
"...네?!"
"...제대로 안 들렸나? 간단히 댄스 테스트를 하겠다. 가장 기본 곡인 '부탁해요 신데렐라'로. 연습해오거나 하진 않았을테니 최대한 기억나는데로, 기억이 안 나면 안 나는대로 센스껏 채워보도록."
경악해서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무츠미 쨩을 보셨는지, 아니면 무시하시는 건지.
베테트레 씨는 버튼을 몇번 누르시더니...
[오네가이~ 신데렐라~]
...정말, 346 프로 소속이면 절대로 모를 수 없는 노래가...
"...우지이에!"
"네, 네!"
"정신차려라. 되든 안되든 부딪혀보겠다고 돌아온거 아니었나! 벌써부터 정신을 놓고 있으면 무대에서는 어쩌겠다는게냐!"
"...읏...!"
"다시 시작한다. 집중해서 시작하도록!"
...뭔가, 벌써 시작된 느낌입니다. 베테트레 씨의 일갈을 들은 무츠미 쨩이 이를 악물고, 눈빛에 힘이 돌아왔습니다. 그걸 본 베테트레 씨가 살짝 웃으시고는 다시 오디오의 재생버튼을 누르셨고...
>>+3까지 다이스.
무츠미의 현 상태 댄스 판정갑니다.
일전에 잡아둔 Vo/Da/Vi 값인 95/84/43보정이 들어갑니다.
1 ~ 30 : "...우지이에. 너 설마 그 동안에 운동... 하나도 안 한거냐...?" ...갈길이 정말 멀어보입니다.
31 ~ 60 : ...몸은 어떻게든 움직이고는 있는데, 안무가 맞는게 없습니다.
61 ~ 75 : 확신이 없어보여서 동작이 계속 끊기지만, 끊기지 않는 안무들은 아직 녹슬지 않았습니다.
76 ~ 90 : 원래의 오네신 안무보단 어설프지만, 끊김없이 자연스럽게 보이고 있습니다.
91 ~ 97 : "...그동안 연습을 쭉 해온거냐?"
98 ~ 100 : @크리티컬
가장 높은값을 반영합니다!
"...좋아. 거기까지!"
"...으으으..."
오디오가 꺼지고 '부탁해요 신데렐라' 노래가 끝나자, 무츠미 쨩은 얼굴을 조금 찌푸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습니다. 살짝 붉어진 뺨. 살짝 힘든 것도 있겠지만, 아마도...
"나쁘진 않아. 1년간 쉰데다가 준비도 하나 안 된 상태에서 갑작스레 시켜진 안무를, 억지로 기억을 끄잡아내서 춘 걸 감안한다면 훌륭하다. 우지이에."
"...감사...합니다..."
고개를 끄덕이시며, 손뼉을 치시며 무츠미 쨩에게 다가오시는 트레이너 씨. 슬쩍 둘러보니, 매우 흡족해보이는 표정의 트레이너 씨와 달리 살짝 질린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나오 씨와 카렌 씨입니다.
"...마냥 칭찬으로 들리지 않는데..."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말이지..."
"음? 호죠, 카미야. 너희도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수군거리는 나오 씨와 카렌 씨의 말을 놓치지 않고, 바로 두 분에게 날카롭게 질문을 던지시는 트레이너 씨. 덕분에 화들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지만, 카렌 씨는 웃어보이면서 태연하게 대답하셨습니다.
"음. 일단 베테트레 씨가 엄청 너무하다는 걸 말하고 싶은데 말이지?"
"뭘. 이제 시작일 뿐이다, 호죠."
"...그걸 아니까 너무하다고 하고 싶은거라고."
"여러가지를 다 겸해서 즉효인 방법을 택한거다. 당장의 상태를 평가하는 것도, 스스로가 지금 어떻게 보일지를 느끼는 것도. 시간도 촉박하니만큼 조금 잔인할지라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 지금 여기 있는 눈은 고작해야 다섯이지만... 호죠, 네 투어에 가면 몇 명이 지켜볼까."
"......"
카렌 씨는 말이 없어지셨고, 나오 씨는 슬쩍 고개를 돌리시네요. 그리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보이시는 린 씨...
"자, 그래서. 모치즈키."
"...에? 네?"
...그리고 갑작스레 저를 부르시는 트레이너 씨.
"네가 보기엔 어땠지?"
더욱 갑작스럽게, 그런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ㅇ, 왜 저한테 갑자기...
"어... 그러니까..."
주위를 다시 빠르게 돌아봤습니다. 고개를 돌리고 있는 나오 씨와, 끄덕이던 고개를 멈추고 저를 바라보는 린 씨. 마찬가지로 저를 응시하시는 카렌 씨와, 제 쪽에서 잘 보이지 않게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는 무츠미 쨩까지...
"...그... 나쁘지 않았..."
"어떤 면에서 나쁘지 않았지? 무슨 기준에서 내린 평가였나."
"...그러니까...그게..."
...곰곰이, 아까까지 봤던 걸 다시 떠올려 봤습니다. 아까 보았던 무츠미 쨩의 안무...는.
"...스텝, 이랑... 턴에서... 자연스럽고, 균형도..."
...저랑 비교하면. 무츠미 쨩은 1년이나 쉬었는데도 움직일 때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물론, 기억이 잘 나지 않아서 머뭇거리면서 틀린 안무가 한두개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동작에 힘이 있다, 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힘이 들어가서 뻣뻣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지만...
"너 자신과 비교했을 때, 말이지?"
"...네..."
"좋아. 우지이에."
그렇게 이야기를 끝내고, 목소리를 조금 키우시며 다시 무츠미 쨩을 부르시는 트레이너 씨.
"...네."
"내 평가도 모치즈키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균형감각도 훌륭하고, 기억한다고 생각한 안무들은 그래도 '될대로 되라'는 느낌으로 팍팍 지르는 점에서 표현력이 나쁘지 않았어. 그 외에 부끄러움, 당황함, '될대로 되라'는 게 뒤섞인 표정... 뭐, 비주얼 평가는 미루도록 하지. 불합리한 상황이었으니 이건 평가할 수 없지."
"...악질이야, 진짜."
"...부정은 안하겠지만. 너한테 듣고 싶진 않은 평가군, 호죠. 아무튼, 이정도면 기간 내에 충분히 레슨 소화로 다 커버될 거라 장담해주마. 댄스는 크게 걱정하지 말도록."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다시 파일철을 열어서 무언가를 적어내려가시는 트레이너 씨.
"...감사합니다..."
"자, 이제 다음 테스트를 볼 사람이 올 때까지는 잠깐 쉬도록. 아마 금방 오긴 하겠지만-"
"-이미 왔다."
"---?!?!?!"
...뭔가 말로 표현되지 못할 비명을 지르시며 화들짝 놀라 펄쩍 뛰어오르시는 트레이너... 베테트레 씨와, 그런 베테트레 씨에게서 슬쩍 떨어지시면서 의기양양하게 웃어보이는...
"...마스트레 씨, 귀축이야."
어이 없다는 카렌 씨의 반응에, 만족스럽다는 느낌의 목소리 톤으로 대답하시는 마스터 트레이너 아오키 레이 씨. 역시 베테트레 씨와 마찬가지로 마스트레라고 줄여 부릅니다.
"오. 동생은 악마라 하던거 같더니만, 나한테는 귀축이라고 하나."
...간단히 설명하자면, 베테트레 씨가 제가 하는 대답을 듣고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레슨실의 문쪽에서 고개를 돌리신 틈을 타서, 정말 교묘하게 소리도 안내시고 문을 열고 들어오셔서... 베테트레 씨의 시야의 사각...이라 하나요? 그걸 교묘히 노리시며 정말 말도 안되는 움직임으로 바로 등 뒤까지 다가가셔서 기다리시다가... 마지막으로 저렇게 말할 때 살짝 눈을 감은 새에 휙, 귓가에 대고 저렇게 말하시는게...
...사실 저게 정말 안보일까? 싶었는데 말이죠. 레슨실에 온통 거울이 있어서 못보실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그랬던 만큼 베테트레 씨...도 엄청나게 놀라셨을거라 생각합니다.
"...레이 언니!!!!!!"
...우와.
온통 새빨개진 얼굴로 소리를 빼액 지르시는 베테트레 씨... 재빠르게 귀를 틀어막지 않았으면 귀가 아프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카렌 씨, 나오 씨, 린 씨는 이미 예상하셨는지 손이 진즉 올라가 있으셨던 것 같구요. 무츠미 쨩은 저처럼 다급하게 반응 했던 것 같습니다.
"귀청 떨어지겠군. 세이, 폐활량을 죄다 성량으로 바꾸지 마라."
"언니가 지금 나이가 몇인데 이런 짓을-!"
"-하? 나이?"
"다른 사람들 보는 앞에서는 장난 좀 치지 말라니까!"
"너... 나랑 고작 두살 차이면서 네가 나이를 들먹여도 된다고-"
"-네, 네. 거기까지 해주세요. 저는 두 분의 n차 자매 싸움 보자고 시간낸게 아니니까요. 흥미롭기야 하겠지만."
탁.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언젠가 들어본 것 같은 목소리. 아뇨, 언젠가가 아닙니다.
"자매 사이에 개입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요, 복도에 다 들리게 싸우시는 건 좀 자제해주세요. 듣고 있는 사람들이 다 부끄러워진다고요. 하다 못해 문은 닫고 하시지."
""...크흠.""
민망해하시면서 헛기침을 하시는 트레이너 두분과...
"왜, 왜 여기에...?"
예상치 못한 사람을 봐서 정말 놀란 듯 입을 쩍 벌리신 카렌 씨와 나오 씨. 린 씨도 이번에는 놀라신 듯 얼굴이 굳어있는 느낌입니다. 무츠미 쨩은 왜 그런 반응인지 잘 모르겠다는 듯 세 분과 저를 번갈아 바라보았고... 아마, 저도 입은 벌리지 않았지만 린 씨 이상으로 놀란 게 다 보였을거라 생각합니다.
"어라. 선배가 이야기 안해주셨나봐요? 선배가 부탁해서 잠깐 시간내서 와본건데. 아무튼, 오랜만이네요? 호죠 양이랑 모치즈키 양이랑... 다들."
"아니, 오랜만이 아니잖아...! 꼴랑해야 반나절 전인데..."
...코스믹 심포니의 프로듀서 씨의 인사에, 나오 씨가 어이가 없다는 듯 말씀하셨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으시는 눈치로 프로듀서 씨가 트레이너 자매 두 분을 바라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자, 시간 끌지 말고 바로 시작하도록 할까요. 우지이에 양의 보컬 테스트."
"...네, 그러죠."
"...못 보일 꼴을 보였군... 아무튼, 그렇게 되었으니 일어나라, 우지이에."
그렇게 말하면서 무츠미 쨩에게 손을 뻗어 일으켜 세우는 마스트레 씨와...
"...아니, 잠깐. 진짜야?"
...이번에 조금 더 놀라운건, 이렇게 말하시며 앞으로 나서신게...
"네.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잖아요? 시부야 양."
"아니 진짜... 당신이 봐준다니. 무슨..."
"아까도 말했지만, 선배가 테스트 건을 부탁하셔서 온 것 뿐이에요. 그러니까 모치즈키 양이나 우지이에 양을 데려간다던가 하진 않으니까 그렇게 경계하실 필요 없어요, 호죠 양."
"...읏...! 따, 딱히 그런 느낌으로 노려본거 아니거든?!"
"...하아..."
나오 씨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카렌 씨의 머리 위에 손을 올리시고 살짝 누르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나오 씨의 행동에 손을 쳐내거나 하지 않고... 입을 꾹 다무시는 카렌 씨입니다. 어... 이것도 조금, 신기하긴 하네요...
이렇게 정신없이 돌아가는 상황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는지, 무츠미 쨩이 작게 손을 들며 프로듀서 씨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저기, 이게 다 무슨 일..."
"아무 일도 아니에요. 자, 우지이에 양. 바로 테스트, 가능하죠?"
"네? 저기 그..."
"그렇죠. 방금 들었던 오네신...이면 바로 불러도 무방하겠죠? 세이 씨, mr도 준비 되어있죠? 바로 틀어주세요."
"저기, 잠시만-"
"-편하게. 마음껏 불러보세요. 우지이에 양의 현 상태를 파악해야 레슨 일정을 짜니까요."
...아까의 베테트레 씨는 뭔가... 무츠미 쨩이랑 잘 아는 사이라서. 알고 있는 사람이 살짝 밀어붙이면 거절하기 어려운 그런 느낌으로 반 강제로 댄스를 시킨 느낌이라면...
...코스믹 심포니의 프로듀서 씨는... 도저히 뭔가 반론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는 느낌으로, 철저하게 업무적인 느낌을 풍기시며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느낌입니다. 무려 베테트레 씨가 군말없이 저렇게 바로바로 따라주시는 것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지만...
"자. 오디오, 시작해주세요."
...그렇게 전주와 함께 무츠미 쨩의 노래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타임.
무츠미의 보컬 평가는?
가장 높은 값으로 판정합니다.
댄스와 마찬가지로 보컬 95값 보정을 받습니다.
1 ~ 30 : "...엉망이네요." ...가차 없으시네요.
31 ~ 60 : "한번 더 해볼까요?" 한 곡...더 요...?
61 ~ 80 : "나쁘지 않네요." ...괜찮았던 거 같은데...?
81 ~ 95 : "...선배가 부탁할 만 했네요." ...어라, 뭔가 느낌이...
96 ~ 100 : "......" ...?
"...와아..."
이걸... 뭐라고 해야 할까요...
일단 저... 지금 학교에 전학오고서 음악시간 때에 다같이 노래를 부르거나 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둘이 있거나 했을 때에는... 무츠미 쨩은 노래를 부르려고 하지 않았구요. 제가 부르고, 무츠미 쨩은 들어주고... 그래서 무츠미 쨩이 노래를 부르는 건, 지금 처음 들어보는건데...
'-대충 지금의 히지리 쨩 정도는 되었다고 기억해.'
...솔직히, '부탁해요 신데렐라'...는, 저보다 더 잘 부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불렀습니다.
조금씩 몸을 움직이면서 부르는 모습은, 안무 자체는 방금 전에 보여줬던 것 보다 더 어색하고 삐걱거렸지만...
"また笑って, スマートにね,
마타 와랏테, 스마-토니네,
다시 웃고, smart하게,"
마지막에 가사에 맞춰서 미소짓고, 윙크하고.
"でも可愛く~ 進もう!
데모 카와이쿠~ 스스모-!
그래도 귀엽게~ 나아가자-!"
빙그르르 돌아보이는 무츠미 쨩은... 네. 기존 안무랑은 조금 달랐지만...
...지난번, 그 때 그 무대에서의 아츠미 씨처럼.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라는 말이 뭔지. 알 것 같은 느낌입니다.
조금 남은 반주도 끝나고, 이어서 다시 '부탁해요 신데렐라'의 전주가 시작하자 그제야 베테트레 씨가 다시 오디오 쪽으로 다가가셔서 노래를 끄셨습니다...만.
"...어, 저기... 어땠...나요?"
...엄청나게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무츠미 쨩이 그렇게 먼저 말을 꺼낼 때까지 다들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녹슬지 않았군."
...그리고 레슨실에서 계속 이어지던 침묵을 먼저 깬건, 마스트레 씨였습니다.
"훌륭해..."
"엄청 귀여웠어."
"응응. 나오의 입지를 위협할 정도의 귀여움이었어."
"...잠깐. 왜 여기서 또 내가 나오냐, 카렌."
차례대로 나오 씨, 린 씨, 그리고 카렌 씨...
베테트레 씨는 아무 말도 없었지만,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크게 끄덕이고 계셨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뭐, 그래서. 어떻게 보나?"
마스트레 씨가, 저처럼 아무 말이 없던 코스믹 심포니의 프로듀서 씨에게 물어보셨습니다. 그 질문에 무츠미 쨩은 물론이고 베테트레 씨부터 린 씨, 나오 씨, 그리고 카렌 씨까지 모두의 시선이 프로듀서 씨에게 모이면서...프로듀서 씨의 평가가 가장 중요하다는 분위기가 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카렌 씨와 무츠미 쨩의 프로듀서 씨가 특별히 부탁해서 오셨고, 린 씨도 놀라셨던 걸 보면... 제가 느낀게 틀리진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마스트레 씨가 부르고,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데에도 별 관심이 없으시다는 듯... 팔짱을 낀 상태에서 오른손만 올려서 입가를 매만지면서 뭔가를 곰곰히 생각하시던 프로듀서 씨는.
"...지금 몇시인가요?"
...뜬금없이 그런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아니, 저기, 잠시만...? 그렇게 시간 끌고 나온 말이-"
"-오후 4시가 좀 지났군."
뭔가 발끈하는 느낌으로 카렌 씨가 말하려 했는데, 카렌 씨의 말을 가로막듯 마스트레 씨가 프로듀서 씨의 질문에 대답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프로듀서 씨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시며 다시 말이 없어지셨고...
"...그래서, 어떻다는 이야기인 거야...?"
...작게 투덜거리는 나오 씨의 말은, 저도 너무나도 공감이 가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대답도 없이 혼자 생각만 하고 있으신 건... 조금 주변 사람들을 답답하게 하시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됐습니다."
갑자기 그렇게 딱 잘라 말하는 프로듀서 씨. 저건 또 무슨 말이신가 싶어 다른 분들의 반응을 슬쩍 살펴봤는데, 카렌 씨와 나오 씨, 그리고 무츠미 쨩은 저처럼 이해가 안간다는 느낌이었지만.
"음. 그래서?"
...트레이너 두 분과 린 씨는 별 반응 없이 프로듀서 씨를 쭉 응시하고 계셨습니다.
"제가 곧 미팅을 들어가야 하니까요. 일단 기본부터 다시 봐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바로 시작하면 되는건가?"
"선배가 이미 비슷하게 이야기 해두셨던거잖아요? 지금 스케줄이 비는게 마츠야마 양이니까, 바로 연락을 해둘게요. 두 분은 미팅이 끝날 때까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일정 조정도 해둬야하니까요."
어...
뭐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건지 잘 이해가 안되는데...
"아니,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도 알아듣게 설명 좀 해줘봐. 뭘 바로 시작한다는건데? 응? 트레이너 씨, 프로듀서."
...도저히 못참겠다는 듯 나서서 말씀해주시는 카렌 씨. 하지만 그 질문에 대답하는 건 린 씨였습니다.
"...보컬 레슨 이야기야."
"...보컬 레슨...? 아니 그야 받기는 해야겠지만-"
"-저 사람이 직접 봐준다는 소리라고."
...프로듀서 씨가요? 참관하시는 게 아니라, 직접 레슨을 해주신다고요...? 무츠미 쨩 쪽을 바라보니, 무츠미 쨩도 저를 마주 바라보면서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이런 반응들에는 별 관심이 없으신 듯 프로듀서 씨는 휴대폰을 꺼내시며 몸을 돌려 레슨실 문을 잡고 열으시고는 인사를 하셨습니다. 시선은 휴대폰에 고정된 상태로요.
"자, 그럼 저는 연락도 하고 해야하니 먼저-"
"-잠깐만."
"네, 레이 씨. 말씀하세요."
휴대폰 화면에 시선이 고정된 채로 그렇게 대답하시는 데도 마스트레 씨는 익숙하시다는 듯 평온하십니다.
"우지이에는 오늘부터고... 모치즈키는 어쩔거지?"
"음... 모치즈키 양요..."
>>+1 다이스. 코스믹 심포니p의 대답은?
1 ~ 20 : "당연히 같이 가야죠?"
21 ~ 100 : "...뭐, 오늘 하루 정도는..."
...히지리의 운명은?
...잠깐 고민하시던 프로듀서 씨는 크게 심호흡을 하시고는,
"...뭐, 오늘 하루정도는..."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별일이군."
"모치즈키 양의 담당 프로듀서가 누군지 알아서 말이죠."
그렇게 말하시면서 쓰게 웃어보이시는 프로듀서 씨는.
"그럼 이만. 내일 봐요? 모치즈키 양."
그렇게 짧게 말하시고는 레슨실을 나가셨습니다.
...어라, 내일 보자...고요?
"...하아..."
어쩐지 길게 한숨을 내쉬는 린 씨. 그리고 바로 이어서 마스트레 씨가 크게 한번 손뼉을 치시고 말씀하셨습니다.
"자, 그럼 다 정해졌으니까. 세이는 보컬 레슨 일정 다 보내지면 나머지 시간에 싹다 댄스 레슨을 잡아주면 된다."
"알았어... 케이한테 맡기기는 좀 어려울테니, 메이랑 분담해서 짤테니까. 일정만 바로 보내."
그렇게 대답하시면서 파일철에 열심히 적어내려가시는 베테트레 씨. 고개를 크게 끄덕이신 마스트레 씨는 이어서 무츠미 쨩을 바라보며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우지이에는 나랑 같이 레슨실로 간다. 마츠야마가 기다릴테니, 지금 바로."
"...에? 네? 지금요? 바로?"
...이럴거란 생각을 전혀 못 했었는지, 엄-청 당황한 게 저한테도 보이는 무츠미 쨩입니다.
"바로."
단호한 마스트레 씨의 반응에, 겨우겨우 웃어보이면서 대답하는 무츠미 쨩이었지만...
"어, 저기... 오늘 단순히 테스트만 본다고 들어서 적당히 편한 옷 입고 온거라, 레슨은... 레슨복을 두고 와서..."
"걱정 마라. 댄스 레슨은 오늘 하고 싶어도 못한다. 그리고 보컬 레슨에 레슨복이 굳이 필요하다면... 모치즈키?"
...어라? 저요?
"...네, 네?"
"우지이에에게 남는 레슨복을 좀 빌려주도록. 그리고 모치즈키는... 아마 연락이 가겠지만 내일부터겠군."
"내일...부터요?"
내일부터라는건... 아까 프로듀서 씨가 말한거, 린 씨가 말한거...다 합쳐보면 저도 프로듀서 씨가 봐주는 레슨에 무츠미 쨩이랑 같이 들어간다는 걸까요?
"이후 스케줄은 네 프로듀서와 이야기하면 될거다."
저한테 해줄 이야기는 다 해줬다는 듯, 그렇게 고개를 끄덕여보이시고는 이제 트라프리 세 분에게 말하시는 마스트레 씨입니다.
"시부야, 카미야, 그리고 호죠. 너희는 이후 일정이 어떻게 되지?"
"...나는 일단 라디오가 있긴해. 저녁 타임이니까 아직 여유긴하지만, 그래도 가서 준비하는게 좋지 않을까."
"어, 난 그냥 오늘 일정은 다 빼뒀는데..."
"난 지금 이게 일정인데."
"시부야는 그럼 준비하러 가야겠고. 호죠는, 네 솔로 투어의 일이니만큼 괜찮다면 레슨에 함께하는 쪽이 더 좋을 것 같군. 카미야는... 편한대로 결정하도록. 레슨에 따라와도 좋고."
"...당연한 말이긴 한데. 뭔가 좀 느낌이 그렇네, 이거..."
나오 씨가 쓰게 웃으면서 그렇게 말씀하셨고. 마스트레 씨의 말이 끝나자 베테트레 씨가 파일철을 탁, 소리가 나게 접으시면서 먼저 간다고 가볍게 인사를 하신 뒤 레슨실을 나서셨고... 그 잠깐 사이고민한 뒤 나온 나오 씨의 대답은.
>>+3까지 다이스.
1 ~ 50 : "나도 뭐 따라갈게. 딱히 할게 있는 것도 아니니, 뭐라도 도움이 된다면야."
51 ~ 100 : "사무실이나 좀 가볼게. 히지리도 좀 데려다 줄겸."
2표 먼저 나온 쪽으로 진행합니다!
"사무실에나 좀 가볼게. 히지리도 좀 데려다 줄겸."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응? 어차피 나도 들렸다갈 거니까, 나오는 레슨 따라가도 상관 없잖아."
"이것저것 확인할 것도 있고 말이지. 그리고 린 너는 너고, 난 나고."
"...단호하네."
"너희랑 같이 있다보면, 단호하지 않을 때 이야기가 한도 끝도 없어지는걸 알아서 그러니까 서운한척 하지마 임마!"
...나오 씨와 린 씨가 투닥거리는 동안, 카렌 씨가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저 둘은 언제 철이 들까?"
"...카렌 씨가 할 말은 아닌 거 같아요."
...저도 모르게 무츠미 쨩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아? 무츠미 쨩,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아무튼 그럼 다 정리 됐군. 우지이에, 호죠는 나랑 가고. 모치즈키는 잘 돌아가도록."
"잠깐, 마스트레 씨! 나 아무리 그래도 무츠미 쨩에게 이런 평가를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그러니까 뭐라도 항변할 기회는 좀 주라구!"
"안됐지만, 트라이어드 프리무스. 너희는 따로 있으면 몰라도 셋이서 모여서 티격대고 있으면 뭐라고 평가 절하 당하더라도 뭐라 할 말이 없다는 게 나를 비롯한 절대 다수의 의견이다."
"뭣..."
"굳이 너희와 비견할 녀석들을 찾아봐야 립스 뿐이니 말이지."
"""......"""
카렌 씨만이 아니라, 린 씨와 나오 씨도 꼭 뭔가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으신 거처럼 충격이 크신 표정으로. 말문이 막힌채로 얼어붙어 버리셨습니다. 그걸 보신 마스트레 씨는 만족스럽게 웃으시네요.
"그럼."
"그, 내일 봐, 히지리 쨩...!"
"으, 으응!"
"가볼게요!"
넋이 나가신 듯한 카렌 씨를 질질 끌고 레슨실 밖으로 향하시며 가볍게 인사를 날리시는 마스트레 씨와, 그 뒤를 따라나가며 저와 린 씨, 나오 씨에게 인사를 하는 무츠미 쨩.
그렇게 무츠미 쨩까지 나가고 레슨실 문이 닫혔지만, 문이 닫힌 뒤에도 린 씨와 나오 씨는 미동조차 없으셨습니다. 꼭 방금 전에 무츠미 쨩의 노래가 끝나고도 다들 말이 없던 거처럼...
"...저어... 저기...요...?"
조심스럽게, 저를 등지고 있던 두 분의 앞쪽으로 돌아가며 두 분을 살펴보았습니다. 어쩐지 퀭한 눈빛으로 초점없이 서있는 모습은...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어쩐지 좀 많이 익숙해보이기도 했습니다.
"...야, 린."
"......"
나오 씨가 먼저 말을 걸었지만, 린 씨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대체 뭘 했다고 립스랑 비교를 당하는거냐...?"
"......"
"아니... 대체 뭘 어쨌다고 립스랑 똑같다는 소리를...애초에 방금 그거에 발끈한 건 카렌 뿐이었잖아! 장난도 거의 대부분 카렌이 주도하고!! 왜 근데 우리까지-"
"...반성하자... 주변에 사과할 것도 전부 사과하고..."
"...아니, 야. 린. 무슨... 린? 얌마, 정신차려?! 야 너 지금 초점이 없으니까?!"
"...신데걸이라고 슈코마냥 안하무인으로 군거, 사과하자..."
"...아니, 일단 난 아직 신데렐라 걸도 아니거든? 그리고 슈코가 대체 뭘 안하무인으로 굴어?! 애초부터 립스의 공식 트러블 메이커는 이치노세 시키잖아! 야야야, 정신차려! 평소의 쿨한 시부야 린으로 돌아와!!!"
...물론 저는 봤습니다.
살짝 올라가 있는 린 씨의 입꼬리를. 당황해서 흔들리는 나오 씨의 시선과 달리 자연스럽게 빛이 돌아온 린 씨의 눈빛을.
그리고 이런 비슷한 상황... 정말정말, 많이 봐왔으니까요.
"개복치 속성은 카렌 만으로 충분해! 린 너까지 그러면 나 진짜 힘들어!! 그러지 마 진짜...!!"
그나저나...립스도 엄청 인기 있는 유닛인데. 립스가 나오 씨, 린 씨가 생각해도 도저히 비교되면 안될정도로 문제를 일으키는 유닛...일까요.
언니나 모모코 쨩도... 아리사 씨를 보면 비슷하고...
...설마, 인기가 있으려면 이렇게 정신 없게 굴고 장난도 치고 해야 하는 걸까요...?! 이게 인기 아이돌이 되는 공식이었나요...?!
여담이지만, 린 씨를 마구 앞뒤로 흔들며 정신을 차리라고 애원하던 나오 씨가 린 씨의 입꼬리를 마침내 발견하고서 또 2차전이 있던건... 역시 비밀로 묻어둬야겠습니다.
...마스트레 씨의 평가는 정말 냉정하고 정확하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정말 늦은 여담이지만, 이 창댓 완결보다 히지리 성우 붙은 게 먼저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ㅠㅠ
"응? 왜, 나오?"
어느 정도 진정이 된 후 레슨 실을 나와서 복도를 따라 사무실 쪽으로 걸어가던 중, 가장 앞서 걸어가시던 나오 씨가 뒤를 돌아보시면서 린 씨에게 말을 거셨습니다.
"...아까 말야.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갔던 거야?"
"아까?"
무언가 생각중이신 듯 온통 찌푸린 얼굴로 물어보시는 나오 씨와 달리, 눈을 크게 뜨시며 되물어보시는 린 씨.
"무츠미의 테스트 말야. 보컬 테스트 때."
"나오. 내가 방금은 '아까'에 대해서만 되물어봤지만, 지금 나오가 궁금한 '무언가'랑 '어떻게'도 뭘지 전혀 잘 모르겠어."
"......"
...무언가를 꾹 참듯이 크게 숨을 들이마신 나오 씨가 다시 차분하게 말을 이어나가셨습니다.
"그러니까. 무츠미의 테스트에 베테트레 씨나 마스트레 씨까지 온 건 뭐, 당연한 일이잖아."
"그렇지?"
"그리고 보통 스케줄 조정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면 담당 프로듀서가 참석하는 일도 종종 있고 말이지."
"그렇지."
"......"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치는 린 씨를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바라보시던 나오 씨는...
"...그런데, 아니. 그래서 프로듀서가 못온거야 일 때문에 못왔다고 치자고. 그런데 왜 코스믹 심포니의 프로듀서가 참석한 건데? 그 쪽은 아이돌 부서랑 관계 없는거 아니었어? 분명 내가 알기로는 아티스트 부서 쪽이고, 아티스트는 아이돌들하고 별개로 돌아가잖아."
...그런 건...가요? 그럴 거 같다고 생각은 했지만... 말이 끝날수록 진지하게 낮은 목소리 톤으로 내려온 나오 씨였지만, 린 씨는 아까와 변함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치실 뿐이었습니다.
"...뭐, 그렇지."
"아니, 야, 린...? 내가 지금 '그렇지'로 대답해서 끝나는 질문을 한게 아니잖-"
"-그러니까 지금 나오가 물어보고 싶은 말은, 왜 '코스믹 심포니의 프로듀서가 방금 있던 테스트에서 결정권을 가지고 있던 것처럼 트레이너 씨 두 분이 다 경청하고 있었냐'인거지?"
"...그래. 그리고-"
"-결정권을 가지려면, 무츠미의 담당 프로듀서에게. 그러니까 프로듀서에게 위임을 받아야하는데, 왜 프로듀서가 아티스트 부서 쪽 사람한테 전권을 위임해준 거처럼 되었냐, 도 물어보고 싶은거고? 아까 내가 '저사람이 직접 봐준다'고 설명한건 또 무슨 소린가 싶고?"
...다시 한번 심호흡.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이신 나오 씨는,
"...뻔히 다 알면 좀 시간 끌지 말고 제깍 대답해, 임마!!!"
...마침내 폭발하셨습니다. 얼굴을 붉히며 일갈하시는 나오 씨의 반응에 가장 놀라신 듯 눈을 크게 뜨셨다가, 뺨을 긁적이며 살짝 웃어보이는 린 씨.
"음, 뭐... 일단 미안. 난 나오랑 카렌도 대충 사정을 알거라 생각했는데, 얘기하다보니 나오는 저쪽을 잘 모를만도 할 거 같네. 겪어봤던 적 없지?"
"...누구를?"
"코스믹 심포니의 프로듀서 말야."
"...뭐, 오늘 처음 봤어."
조금 사그라든 나오 씨의 반응 때문일까요? 린 씨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어딘가 씁쓸해보이는...? 어딘가 밝지 않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셨습니다.
"하기사,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닐만한 이야기도 아니고 말이지. 소문이 안 날법도 해."
"...무슨 소문?"
"저 프로듀서가 프로듀스하는 담당 아티스트 들은, 전원 저 프로듀서에게 직접 보컬 레슨을 받고 있어.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야."
...네?
레슨...은, 트레이너 씨가 봐주시는...거 아니었나요? 프로듀서 씨는 레슨이나, 아니, 레슨만이 아니라... 모든 일정을 정해주시고 이끌어주시는 거고, 레슨은 트레이너 분들이...
나오 씨도 저처럼 전혀 이해가 되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던건 아닌게 확실하지만...
"......프로듀서한테? 아니, 346에 전속 트레이너가 몇 명이나 있는데, 왜 트레이너들을 다 거르...고..."
...한없이 진지한 린 씨의 표정에 나오 씨가 말 끝을 흐리셨습니다.
"...린. 설마 너도..."
"응. 잠깐이지만, 두번째 솔로곡 녹음 때에 조금 신세를 졌었어."
...나오 씨의 표정이 사나워지셨습니다.
"......이보셔요. 그건 진짜 처음 듣는 소린데 말이죠. 너 그거 발매가 벌써 1달이 넘어가는데, 녹음은 벌써 두세달 전-"
"-비공식적인 일정이었으니까."
린 씨는 재빠르게 나오 씨의 말을 끊으시면서 설명하셨습니다.
"프로듀서가 해준 말로는, 사내 정치 때문에 표면으로 나오면 굉장히 피곤해질 수 있는 이야기래. 그래서 괜히 말했던 적이 없는 거야. 트레이너 분들의 체면 문제도 있고, '아티스트 부서에서 아이돌 부서에 어딜 개입하냐' 등등 자질구레하고 별 중요치도 않은데 사람 귀찮게하는 짜증스러운 문제가 불거진다나..."
파바박, 하고 나오 씨가 뒷머리를 세게 터시고는 다시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그럼 넌 왜 신세를 졌고, 그건 그렇다쳐도 이번엔 또 왜 도와주는 거야?"
"뭐 그야 둘 다 프로듀서가 부탁했으니까, 겠지."
"...?"
"프로듀서가 코스믹 심포니 담당 프로듀서의 선배니까, 그래서 부탁을 들어주는 거야. 무츠미든 카렌이든, 그리고 여기 있는 히지리든 간에 일정이 굉장히 촉박하고 말이지. 그 안에 어떻게든 투어 무대에 올라가게 만들려면 댄스든, 보컬이든 346 내에서 가장 전문가인 사람들을 붙여놔야 할테니까. 그리고 저 쪽도, 보컬 실력 뛰어난 원석들만 보면 본인 일도 일부 던져두고서라도 발벗고 나서는 그런 사람이라서."
...그러고보니, 아까 무츠미 쨩을 바라보시던 눈빛이 뭔가, 사무실에서 봤을 때 그런 느낌이랑 비슷...했던 것도...같은...? 그런 기억이 납니다.
"...잠깐. 린. 정리하면, 넌 지금 저 코스믹 심포니 쪽 프로듀서가 346에서 보컬 쪽으로 가장 전문가라는거야? 마스터 트레이너조차도 방금 본거처럼 한수 접어줄 정도로? 그래서 프로듀서가 자문을 구했다는 소리야?"
"...단순히 자문 만이 아니야. 테스트를 직접 보러 온 걸 보면, 아마 프로듀서는 가능하면 레슨 테이블까지 싹 잡아달라고 했을거야. 그리고 저 쪽도 상당히 까탈스럽고 기준이 높은 편이라 충족이 안되는 연습생이면 레슨 테이블만 짜주고 적당히 빠졌을 게 분명해. 레슨을 전담해서 봐달라고 하는 것 따위, 비공식이니 만큼 저 사람이 내키지 않으면 절대 있을 수 없지. 내 경우도... NSN을 다시 제대로 부르고 나서야 저 사람이 움직였으니까."
덤덤히 말하는 린 씨의 말에, 나오 씨의 얼굴이 조금 창백해졌습니다. 공포...? 는 아닌거 같지만... 엄청나게 꺼려하시는 느낌인데... 어쨌든 처음에는 화를 내시고, 퉁명스럽고 시큰둥해지셨다가, 점점 경악하시던 나오 씨는... 이젠 린 씨의 눈치를 엄청나게 보시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셨습니다.
"...아니... 어이, 그거, 초판 앨범 싸그리 다시 전량 회수하고 재녹음 한거로 재판했잖아..."
...후후후... 어딘가 먼곳을 바라보시는 느낌으로. 초점없이 천장을 올려다보며 린 씨가 허탈하게 대답하셨습니다.
"...초판이든 재판이든 기준미달이라고 닦달했어."
"...야, 그래서 그 결과로... AnemoneStar 싱글앨범 초회 한정판에 NSN brandnew ver.가 수록...?"
...화를 하나 안 내도 사람이란 존재가 그렇게까지 무섭게 느껴질 수 있는건 처음 배웠어... 무슨 말인지 이해는 하는데, 그거 네가 할 말은 아니ㅈ... 하아? ...아닙니다.
...그래도 은근슬쩍 린 씨를 원래대로 되돌리시는 나오 씨도, 린 씨를 참 잘 아신다는 느낌이네요.
아무튼 그렇게 두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복도를 따라 걸어온 끝에, 레슨실로 가기 전에, 저희가 나왔던 사무실 앞에 도착했습니다. 아까부터 했던 이야기대로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닐거라서, 나오 씨가 헛기침을 하면서 정리하시듯 말을 꺼내셨습니다.
"...그래서 린. 네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간단히 정리하자면, 무츠미는 오늘부터 쌩 고생길이라는거...?"
"응. 히지리는 내일부터 그 고생을 같이할거고."
...레슨실에서부터 여기까지, 전혀 신경 안쓰시는 듯 싶었는데. 린 씨는 갑자기 저를 바라보시며 쓰게 웃으시곤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잠시만요. 네...?
"아까 들었잖아. 내일 보자고. 그리고 어차피 둘 다 코러스 맞추고 하려면 레슨은 같이 받을거고, 히지리는 댄스...약하지? 베테트레 씨도 아예 무츠미랑 맞춰서 진도 따라오는게 좋을거라 메모하는 걸 봤어."
...아니 그, 저도 레슨... 받을거라 생각은 했지만...
"...엣...에에... 그..."
"괜찮아. 저 사람, 두 말은 안하니까. 오늘은 돌아가도 좋을거야. 뭐, 전달은 바로 하는 사람이니 담당 프로듀서한테는 이미 이야기는 다 됐을거고. 가서 이야기하고 퇴근하면 될거야."
툭툭.
"힘내. 할 수 있을거야."
제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신 뒤, 린 씨는 사무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셨습니다.
"...머리가 아프네..."
린 씨와 저를 지켜보던 나오 씨는 그렇게 중얼거리셨습니다.
"저 바보는 애한테 뭔, 부담을 더 얹어놓고서 자기는 저렇게 홀가분 하다는 듯이 들어가는 건지...참."
"저기..."
"뭐, 걱정마. 카렌도 지금 이 상황은 잘 몰랐겠지만, 어차피 그 녀석의 솔로 투어니까 카렌도 어느 정도는 보러 올거야."
툭툭.
나오 씨는 린 씨보다 더 가볍고, 조심스럽게 어깨를 두드려주시더니,
"정 너무 힘든데, 그 프로듀서랑 대화가 잘 안 되면 카렌한테 기대. 체력 이슈는 그 녀석이 분명 도와줄거니까."
"어...네..."
장난스럽게 씩 웃어보이면서, 하지만 진지한 목소리로 말씀하신 뒤에.
"무츠미랑 카렌, 내일부터 잘 부탁할게!"
...그 말을 마지막으로, 린 씨의 뒤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가셨습니다.
...어, 그러니까 저도 이제 원래 사무실로... 돌아가면 되겠죠...?
"무나카타 씨, 미요시 씨. 준비 되셨습니까."
"되셨습니까, 가 아니지! 그런거 확인말고 빨리 차로 가자구! 어차피 가는 길에 메이크업 해야한다며!"
"그럼 바로 이동하겠습니다."
"정말, 왜 또 땜빵 영업이냐구-"
"-그야 그 무대 이후로 너랑 내 mc에서, 임기응변 능력을 다들 눈여겨본다고 프로듀서가 그랬잖아!"
"아무리 그래도 소방수는 한번으로 족했는데!!"
...뭔가 엄청나게 정신 없이 바빠보여서... 선뜻 다가가질 못했는데, 때마침 아츠미 씨를 필두로 사나 씨와 프로듀서 씨. 세분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시려는 듯 문 쪽으로-
"히지리 쨩!!"
-오시면서 자연스럽게 저를 발견하시고 바로 와락, 끌어안으시는 아츠미 씨입니다.
"얘기는 전부 들었어! 축하해!!"
"엣, 그... 감사합니다...?"
사나 씨는 그런 아츠미 씨를 바로 휙 떼어내신 뒤에 곧장 문 쪽으로 밀어내셨습니다.
"야, 아츠미. 이럴 시간 없는 거 알잖아! 히지리, 축하하고! 원래라면 길게 축하해주고 해야겠지만 지금 또 땜빵 영업을 프로듀서가 물어오는 바람에 바로 나가봐야해! 미안, 나중에 보자!"
빠르게 제 머리를 몇번 쓰다듬어 주신 사나 씨는, 제 대답을 들으시지도 않고 바로 아츠미 씨를 문 쪽으로 밀으시며 나가셨습니다. 아무래도, 정말 숨돌릴 틈 없이 바쁘신 모양입니다.
...어, 근데 저는... 안가도 되는건가요...?
"모치즈키 양."
"프로듀서 씨..."
"레슨 건은 전부 전달받았습니다. 내일부터 정말 바빠지실거고, 오늘은 많이 지치셨을테니 집에 일찍 가셔서 쉬시면 되겠습니다."
"저... 저는, 안가도 되나요...?"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내일부터 일정이 빡빡하실 예정이라 오늘은 쉬셨으면 합니다. 더군다나, 지금 가는 영업은 처음부터 모치즈키 양이 아닌 미요시 양과 무나카타 양에게 들어온 일인지라."
...그렇...다면야...
"...네. 그렇게 할게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늦지 않게 돌아가셔서 푹 쉬십시오.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일부터도 힘내주십시오."
"...네...!"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시는 걸 끝으로 프로듀서 씨도 문 밖으로 나서셨고.
그렇게.
정말 길었던 오늘 하루의 일도, 어떻게... 끝이 났습니다.
다음 상황을 판정합니다.
1에 가까울수록 346.
100에 가까울수록 765.
동률이면 컴마가 더 높은 쪽으로 판정합니다!
"...그럼..."
바쁘셔서 정신없긴 했지만, 인사도 다 했으니까... 이젠 정말 돌아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지금 돌아가면 저녁 시간이고...
...잘 생각해보면, 내일부터는 또 레슨이 엄청, 준비되어있을 거라고 아까 전까지 그렇게 들었던 걸 생각하니... 오늘 저녁이 어쩌면 투어 전까지 언니랑 같이 먹을 수 있는 마지막 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언니가 시어터에서 일찍 온다면, 이겠지만...
...그렇다면. 일단 언니한테 지금 집에 돌아간다고 전화...
"...으응."
아니죠. 혹시라도 언니가 오늘 시어터에서 무대에 올라간다면 지금은 한창 최종 리허설이 끝나고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을 테니까... 전화는 엄청 폐를 끼치게 될겁니다. 그건 역시 안되니까요. 그러니까 전화보단 메일을 보내놓는게 정답이겠죠.
"...응. 그럼..."
'지금 이야기 다 끝나서 출발해'라는 내용의 짧은 메일을 언니한테 보내고, 사무실에서 나와서 엘리베이터 앞에 섰습니다.
언니가 오늘 일찍 들어온다면, 모모코 쨩도 또 같이 일찍 들어온다면 다같이 뭔가 맛있는 거라도 먹어야 하지 않을까요. 내일부터는 제가 언제 들어올 지 잘 모르니까, 제가 저녁을 만들기는 쉽지 않을 거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언니가 조금 늦게 들어오게 되더라도. 제가 오늘은 요리를 좀 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들어가는 길에 장을 봐서 재료를 좀 사가야 할거고...
띵.
"...아."
엘리베이터가 도착해서 잠깐 생각하던걸 멈추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습니다. 저녁 시간이 다 되어서 곧 퇴근 시간일텐데, 어쩐 일인지 엘리베이터 안은 텅 비어있었고... 그래서 1층을 누르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평소라면 제가 누를 필요도 없이 1층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엄청 몰려있어서 그냥 타기만 해도 됐었겠지만... 이런 날도 있는 거겠죠.
어쨌든... 장을 볼거면, 지갑은 항상 돈을 여유있게 갖고 다니라고 꼭 유키치 씨 한분 정도는 틈만 나면 제 지갑에 꼭꼭 넣어놓는 언니 덕분이라도 돈을 챙기러 방에 들렸다 갈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냉장고랑 주방에 멀쩡히 남아있는 재료를 또 사가서 남기거나 하는 건... 그런건 절대로 해선 안된다고 할머니께 배워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다시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지금 냉장고랑, 주방에 남은 거... 일단 무 조금... 마늘 조금... 다시마... 다시마 절임...? 낫토... 아, 낫토는 다 먹었고... 미소... 할머니께서 챙겨주셨던거, 많이 남았고...계란...? ...은 다 먹었구... 파, 쪽파...도 다 썼고...
"...어라...?"
...잘 생각해보니... 별로 남은게 없...네요...?! 어째서...?! 언니도 그렇고, 모모코 쨩도 그렇고, 그리고 저까지도... 밖에서 도시락 같은 걸 자주 먹었지, 집에 와서 먹지는...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바로 딱 든 생각 하나.
"...아."
...그러고 보면 저, 지금 봄방학인데다가... 어제까지는 프로덕션에도 나오지 않고 쭉 집에... 있었으니까... 매일매일 언니가 됐든, 모모코 쨩이 됐든 바로 같이 먹지 못하더라도, 돌아와서 꼭 먹다보니... 매일 세 끼를 3명분으로, 이것저것 만들다보니... 장 보러 갔던게 일주일이 넘은 걸 생각하면, 진즉 다 떨어지고도 남을만 했습니다...
...어제 아침... 아니죠. 오늘 아침에도 냉장고를 보면서 장을 빨리 봐야겠다, 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니, 분명 했을겁니다. 그런데...
"...프로듀서 씨, 전화..."
...그쵸. 전화 받고... 전부 까먹어버렸...
"...으으..."
곧 저녁 시간이니까... 사람들이 다들 퇴근할 시간이라서 전철도 버스도 엄청나게 붐빌거고... 장을 보려면 꽤 많이 사야하는데...?! 혼자서... 다 사오는 건...
...더군다나 뭘 만들지도 생각하지 않았고,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하고 생각만 한거라...
"...응."
다행히도 잠깐 숨좀 돌리라는 듯 딱 맞춰서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고, 밖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보여서 빠르게 내린 뒤 바로 출입게이트에 출입증을 찍고 나가는데...
"앗."
가볍게 울리는 휴대폰의 진동. 분명 언니겠죠. 그런데, 휴대폰을 꺼내던 중에 또 진동이 한번 더... 울리네요...?
조금 의아하게 생각하며 휴대폰을 열어보니,
[알았어! 안나도 오늘 일찍 들어가니까, 저녁은 같이 먹자! >_< 빨리 들어갈게!]
라고 보낸 언니의 첫번째 메일과.
[히지리, 혼자 장봐오면 안된다!? ㅡㅡ 살거 많다고 몰래 가서 무리하게 사면 진짜 화낼거야! 오늘 저녁은 안나가 살거니까!]
...라는 내용으로 바로 이어서 보내진 2번째 메일.
중요한건 이 메일 두 개가 보내진 시간이 1분도 차이가 안난다는거...? 그러니까 저 짧지 않은 두번째 메일을 1분도 안되서 순식간에 스마트폰으로 써서 바로 보냈다는 거죠. 물론, 언니가 게임할 때 손가락 쓰는 걸 보면... 이건 별거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이젠 놀랍지 않지만요.
아무튼... 언니가 오늘 일찍 온다고 했으니까, 저녁은 같이 먹을 수 있겠죠. 조금은, 서둘러야겠습니다.
그렇게 프로덕션 신관에서 나와서, 길을 따라 걸어가 시부야 역에서 전철을 타고... 또 갈아타서... 정말이지 한달음에 도착한 방에는.
"다녀왔...습니...다?"
현관에 또 못보던 신발이 있었습니다. 물론, 언니도 있고 모모코 쨩도 있다보니 시어터의 다른 분들이 자주 놀러오는 건 이제 익숙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아리사 씨나, 유리코 씨, 가끔이지만 카오리 씨 등 오시던 분들만 오셨었고... 제가 자주 보는 그 분들의 신발은 알아보고 오셨구나, 하고 확인했지만. 지금 있는건... 조금 다른 거 같은데... 물론 새 신발을 신고 오셨을 수도 있긴한데, 딱 봐도 다르다는 건 알 수 있는걸요.
"...음..."
또 누가 찾아온걸까... 하고 생각하며 신발을 벗던 중에...
"와아-!"
벌컥 열리는 거실문에서 작게 소리를 지르며 달려오는... 소리가...?
"...에...?"
...어라, 이거... 누구...?
>>+3까지 다이스. 히지리를 맞이하러 달려나온 건 누구?
1 ~ 50 : 데헤헤
51 ~ 100 : ...안돼~?
2표 먼저 나온 쪽으로...!
뭐라고 할까요... 꼭 바닥에 튕겨진 피구공처럼 팟, 하고 복도를 휙 건너뛰듯 몇 걸음만에 다가와서는... 코앞에 얼굴을 들이미시는데요...?!
"엣?!"
너무 갑작스러워서 뒤로 몸을 젖히면서 조금이라도 떨어지려고 했는데, 그걸 또 그대로 몸을 앞으로 숙이시면서 따라오셨습니다. 그렇게 몸을 숙이시면서 살짝 올려다보시는데...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는, 갈색 단발머리와... 누가봐도 알 수 있는 커다란-언니보다도 훨씬 더-바보 털. 그리고 다홍색 눈동자...라면.
"...이, 이부키 츠바사...씨...?"
"으음..."
츠바사 씨는 제가 이름을 부르면서 이리저리 피하려고 해도, 부르는 거엔 반응하지 않으시고 제 얼굴을 요리조리... 살펴보시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응, 합격!"
"...네?"
갑자기 영문 모를 말을 하시더니, 씨익 웃으시면서 확 팔을 벌리면서 저를 끌어 안으셨습니다.
"...저, 저기...요...?"
"~~~!"
...다시 불러봐도 대답은 없으시고... 현관에 서서 껴안으시고 이리저리 살짝 흔드시고 있으니 좀...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제 앞에 계신 이 분이... 언니가 있는 유닛, '오토메 스톰'의 멤버인 이부키 츠바사 씨...일겁니다. 뭐라고 할까요. 언니나 모모코 쨩, 유리코 씨나 아리사 씨... 심지어는 카오리 씨도 정말 자주 이야기하시는 분인데, 정작 언니가 시어터에 찾아와도 된다고 할 때는 꼭 시어터에 계시지 않아서 정작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던 분이었습니다. 같은 오토메 스톰 멤버인 미즈키 씨는 이야기를 오래 나눈 적은 어제가 처음이었지만, 그래도 꽤 여러번 뵈었었는데...
"귀여워~!!"
...뭔가 꽉 끌어안아져서 저런 반응을 듣고 있으니까, 마치 제가 커다란 인형이라도 된거같은 느낌이 듭니다. 잘 생각해보면, 가끔 언니도 그렇고, 모모코 쨩도 그런 느낌으로 끌어안을 때가 있었던 것도...
아무튼 제 말을 들어줄 생각이 없어보이는 츠바사 씨였고, 힘이 좀 세시기도 하고 해서 누구라도 좀 말려줬으면...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언니나 모모코 쨩은 왜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갑작스레 츠바사 씨가 거실에서 나오신 걸까요...?
그리고 누구라도 좀 도와줬으면, 하는 제 바람을 누가 듣기라도 한 걸까요?
"츠바사 쨩~ 가서 짐 들어준다더니 현관에서 뭐하고 있는 거야?"
다시 거실문이 나오면서 들려오는 목소리. 어, 그런데 이 목소리... 언니나 모모코 쨩은 당연히 아니었고... 심지어 아리사 씨나 유리코 씨도 아니었습니다.
"아, 미라이! 이 애가 히지리 쨩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그제서야 품에서 저를 놓아주시는 츠바사 씨였습니다. 놓아주시긴 했지만, 그게 뭐라고 할까... 꽉 껴안던걸 살짝 놓아주시고 옆으로 비켜서셔서 뒤쪽에 있던 미라이 씨가 저를 볼 수 있게 해줄 뿐. 츠바사 씨는 아직 제 옆에 딱 붙어계셨고, 옆으로 비켜서시면서 자연스레 제 뒤쪽으로 돌아가서는-
"머리카락도 복슬복슬~"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하셨습니다.
"어... 저기..."
...저는 난처하다는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미라이 씨를 바라보았습니다. 제가 그동안 언니나 모모코 쨩에게 들어왔던 츠바사 씨...라면, 잘못 말하면 그걸 또 파고들어와서 정말 곤란하게 만든다...고 그래왔거든요. 저보단 다른 분이 말려주는 게 더 좋을거라 생각해서 좀 도와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미라이 씨에게 눈빛으로 구조요청...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귀여워~!"
"그치~?"
"...어라...?"
미라이 씨는 그런 제 눈빛을 알아차리신건지, 모르시는 건지. 자연스럽게 다가오셔서 저를 끌어안으셨...아니죠. 이건 제가 안긴게 아니라, 미라이 씨가...
"...저기..."
아까 전에 제가 츠바사 씨의 품에 안긴 것처럼 보였다면, 지금은 반대로 미라이 씨가 저한테 안긴 것처럼 얼굴을 파묻으시고 부비셨습니다.
"...데헤헤..."
"자랑할만 했어~"
...현관에서 신발도 제대로 벗지 못했는데, 미라이 씨랑 츠바사 씨에게 앞뒤로 포위당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저기, 두 분 다...잠시만..."
그, 안거나 하시는 건 상관 없는데, 적어도 신발은 벗게...
>>히지리의 위?기...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줄 아이돌은?
1. 언니
2. 모모코 쨩
3. 유리코&아리사
2표 먼저 모인 쪽으로 진행합니다.
다이스와 함께 투표해주세요!
다이스 체크는 40, 80입니다.
"...지금 이게 무슨 짓?"
등 뒤... 그러니까 현관 문 쪽에서 들려오는, 냉기가 풀풀 넘쳐나는 싸늘한 목소리. 그걸 듣자마자 바로 움찔하면서 멈추는 츠바사 씨의 손길. 미라이 씨는 츠바사 씨보다는 조금 늦긴 했지만, 미라이 씨도 고개를 멈추고 얼어붙으셨습니다.
"언니...?"
"응. 히지리 데리고... 현관에서, 뭐하는 거...?"
...저는 그 순간,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등 뒤에서 들린 걸 보면, 역시 츠바사 씨가 아닐까 싶네요.
"응...? 안나... 대답, 듣고 싶은...데...?"
미라이... 츠바사...
...나지막히 부르는 이름에서, 제가 다 무서워질 지경인데... 두 분이 어떨지는 잘 상상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심한 듯, 먼저 말을 꺼낸건 츠바사 씨였습니다.
"아하하~ 안나 왔구나? 그게, 안나랑 모모코 쨩이 항상 자랑했던 히지리 쨩을 만나니까 반가워서 말이지~? 사실은 안나하고 모모코 쨩이 음식 포장해온거 좀 거들어 줄까~하고 뛰어나온 거였는데, 히지리 쨩이 먼저 왔길래 잠깐 인사를 하던 중이었어!"
저한테서 재빠르게 떨어지면서 현관 쪽을 돌아보고는 밝은 목소리로 그렇게 빠르게 말하는 츠바사 씨.
"안나가 자랑하던 거 이상으로 엄~청 귀여워서 감탄하고 있었는데, 미라이도 따라 나오더니 글쎄, 이러는 거야!"
"...에? 잠깐, 츠바사 쨩?"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으신건지 팔을 슬슬 풀면서 몸을 일으키시는 미라이 씨였지만, 츠바사 씨는 거침없이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나 말이지, 어떻게 말려야 하지 않을까~ 하고 고민하고 뭐라도 하려고 딱! 생각을 했는데 말이지? 맨날 처음 보는 사람이어도 품에 안기고 하는건 좀 그렇잖아? 그래도 너무 뭐라하면 또 미라이도 상처 입을까~ 해서 고민해서 그 순간 안나가 돌아와서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 랄까나!"
"저기... 츠바사 쨩? 츠바사 쨩??"
미라이 씨도 이젠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확실히 파악하신 걸까요. 얼굴이 경악과 당황함으로 일그러지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어쨌든 떨어져주신 덕분에 옆이랑 뒤를 돌아볼 수 있었고, 돌아보니 천연덕스럽게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는 츠바사 씨와 평온한 표정의 언니. 그리고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그걸 언니의 뒤에 서서 지켜보고 있는 모모코 쨩이 보였습니다.
"미안, 어떻게든 말렸어야했어!"
그리고 양손을 모아 합장을 하며 고개를 팍 숙이면서 마무리를 하시는 츠바사 씨의 모습에, 언니는 크게 고개를 끄덕여보였습니다.
"응. 그렇구나..."
언니하고 모모코 쨩의 양손 가득 들려있는 비닐봉지. 언니는 그렇게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면서 양손에 들고 있던 비닐 봉지를 복도 벽쪽에 차분히 내려놓았습니다.
"...히지리?"
"...으, 응?"
"미안해, 히지리 쨩-! 내가 더 적극적으로 미라이를 말렸어야 했-아야야얏?!"
...어느샌가 신발까지 벗고 복도로 올라간 언니가 순식간에 츠바사 씨의 귓볼을 움켜쥐어서, 츠바사 씨가 당황해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저거, 주방에 좀 옮겨줘?"
"잠깐-안나!! 나는 미라이를 말리려고오오오오-?!"
...언니가 손목을 비틀자, 츠바사 씨도 따라서 고개가 돌아가면서 다시 비명을 지르시네요. 언니는 츠바사 씨의 반응은 신경도 쓰지 않고, 슬쩍 등 뒤로 고개를 돌리면서 말을 툭 던졌습니다.
"-모모코."
"응, 뭐... 알겠는건데."
크게 한숨을 쉰 모모코 쨩도 언니처럼 복도 벽에 양손 가득 들고 있던 비닐봉지를 내려놓고는...
"모, 모모코 쨩?! 아팟!!"
자연스럽게 미라이 씨의 귓볼을 언니처럼 똑같이 잡았습니다.
"잠깐... 이야기 좀...할까...?"
"응. 모모코도 설교할게 산더미인건데."
"안나 쨩-나는 억울하다니까아아아파아아아아!!"
"모모코 쨩! 아파! 조금만 살사아아아아아!!!"
그렇게 언니와 모모코 쨩의 손에 이끌려서 미라이 씨와 츠바사 씨는 거실로 끌려갔습니다. 그리고 문이 또 열리는 소리를 보면 방으로까지 끌려갔고...
...어...
...음... 그러니까, 이 비닐봉지들... 주방에 갖다놓으면 되죠...? 분명 음식 포장해온 걸테니까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비닐봉지를 하나씩 양손에 집어들었습니다.
"...저기,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동생분. 오랜만에 뵙네요."
거실에는 어제 시어터에서 뵈었던 마카베 미즈키 씨가 계셨습니다. 목소리가 어제랑 비교하면 굉장히 침울하셨는데, 왜 그런지 파악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거실 테이블 위하고 바닥에 온통 흩어져있는 트럼프 카드. 그리고 미즈키 씨의 취미가 뭐였는지를 생각해보면... 카드로 탑을 쌓으시다가 무너진게 분명합니다. 아마 화가 나서 거실 문을 확 열고 들어간 언니...때문에 놀라셔서 무너진 걸까요.
"...스오 씨랑 모치즈키 씨... 왜 저렇게 화난건가요...?"
고개를 갸웃, 하시면서 그렇게 물어보시는데... 어... 이걸 뭐라고 대답을 해드려야 하나요...
"그... 그게..."
"...아. 지금 들고 있는거, 스오 씨랑 모치즈키 씨가 포장해온 음식인가요."
"...아... 네! 맞아요."
"...현관에 내려놓으신거군요. 그럼, 저도 옮기는 걸 도와드릴게요."
"아... 네...!"
...미즈키 씨는 미라이 씨랑 달리, 눈빛만 보고도 바로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신 듯 합니다. 고개를 끄덕이시며 손을 뻗어 제가 들고있던 비닐봉지를 자연스럽게 넘겨받은 미즈키 씨가 주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어쨌든, 미즈키 씨가 주방 테이블에 비닐 봉지를 내려 놓으시자 미라이 씨와 츠바사 씨의 비명소리는 조용해졌지만... 모모코 쨩의 설교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괜히 모모코 쨩이 설교할 때 잘못 말리거나 하면 같이 혼나거나 하기 일쑤라서...
...참견하지 말고 비닐봉지를 마저 옮기는게 맞겠죠.
그렇게 생각한 저는 복도로 향하는 미즈키 씨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아, 그래서 지금 미라이 쨩이랑 츠바사 쨩이 얌전히 있는 거야?"
"응. 모모코가 엄-청 따끔하게 말했으니까 말이지."
"...모모코 쨩 선배보다는, 아마도 안나 쨩의 제재가 더 무섭지 않았을까 싶지만요..."
"...네. 그건 저도 동의해요."
"...아리사...? 유리코 씨...?"
언니가 조용히 부르자, 아리사 씨와 유리코 씨도 더이상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슥 돌리셨습니다. 언니랑 모모코 쨩이 방에서 후련하다는 얼굴로 나오고, 고개를 푹 숙인 미라이 씨와 츠바사 씨도 그 뒤로 따라 나와 쇼파에 얌전히 앉아있던 와중에, 조금 늦었지만 유리코 씨와 아리사 씨도 찾아오시면서 집이 온통 붐비게 되었습니다. 두 분도 뭔가 당연하다면 당연하달까, 양손 가득 비닐봉지를 들고 오셨구요.
"...그... 그치만! 히지리 쨩, 안나가 매번 자랑하던 만큼 귀여웠으...니까..."
"귀여웠으니까?"
"...아니야, 잘못했어..."
"...안나 씨. 어쨌든 미라이 씨랑 츠바사 씨, 히지리한테도 사과하고, 히지리도 용서해줬으니까. 그만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건데."
그 말에 언니가 못마땅하다는 느낌으로 찌푸려진 얼굴로 모모코 쨩을 바라봤지만, 모모코 쨩은 엄격한 표정으로 언니랑 미라이 씨, 츠바사 씨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일사부재리! 한번 혼냈으면 그걸로 그만! 계속 그러면 안된다고!"
...와아... 뭔가, 어려운 말을 쓰네요. 모모코 쨩...
"...알았어. 그만할게..."
""모...모모코 쨔아아앙...!""
...결국, 정말 크게 한숨을 내쉬며 양손을 들어올려보이는 언니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엄청 감격하시는 미라이 씨와 츠바사 씨...네요.
"잠깐! 둘 다 모모코한테 그러지말고, 이쯤해주기로 한 안나 씨한테 감사하라구! 모모코가 안나 씨였어도 안나 씨처럼 화냈을테니까!"
""미안해, 안나(쨩)!""
"...다음에 또 그러면... 영원히, 집에 초대 안할거야..."
...미라이 씨와 츠바사 씨가 양쪽에서 언니를 감싸듯 껴안는 바람에 엄청 갑갑해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투덜거리는 느낌이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이젠 기분이 좀 풀린게 느껴집니다.
"...이게 바로 오토메스톰의 결속력인가요...!"
"...딱히 유닛의 결속력하고는 별 상관 없어보이지만요."
"...나나오 씨, 나나오 씨답지 않게 시니컬한 반응이신데요."
"뭐, 그런건 됐고 빨리 밥먹자구. 모모코, 엄청 배고프단말야."
"물론 그래야죠! 유리코 쨩, 미즈키 쨩! 아리사를 좀 도와주세요! 준비는 해야죠!"
"네. 상을 더 꺼내는 게 좋겠죠?"
"제가 아까 오면서 들고온 게 하나 있으니, 다 합치면 충분할 거에요."
"역시 미즈키 씨인건데! 미라이 씨랑 츠바사 씨는 저렇게 붙잡고 있으니까, 두 사람은 다 먹고 나서 치우는 거 시키면 되겠지?"
그렇게 말하면서, 다들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손님들이 와서 이것저것 하고 있는 와중에 혼자 덩그러니 서있을 수 없어서 저도 따라가려고 했는데-
"아아, 안돼. 히지리는 앉아있으라구!"
"에? 어째서-"
"-오늘의 주인공은 히지리잖아. 얌전히 앉아있어. 주인공을 일 시켰다간, 모모코도 안나 씨한테 혼나는건데?"
...그렇게 말하면서 쇼파에 강제로 이끌고가서 앉혀놓는 모모코 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부 다 차려질 때까지 쇼파에서 지켜보며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미라이 씨와 츠바사 씨도 언니를 놓고 정말 재빠르게 젓가락을 가져다 놓고 하면서 일을 돕기 시작했지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조금이라도 일어나려 하면 언니랑 모모코 쨩이 귀신같이 가만히 있으라고 빤히 바라보고 있어서...
한 5분 정도. 코타츠 용으로 쓰던 테이블과, 못보던 테이블-아까 미즈키 씨가 가져오셨다는 테이블인 것 같습니다-하고, 방에 원래 있던 여분의 테이블까지 3개를 펼쳐서 거실에 깔고 그 위에 포장해온 프라이드 치킨과...
"...중화요리?"
"응. 미나코 씨네 사타게 반점 음식이야. 미나코 씨가 엄청 깎아준건데."
매콤한 냄새가 나는 다양한 음식들. 그리고 콜라와 마운x듀...
"...아리사 씨, 꼭 제로콜라로 사와야했어~?"
"네, 좋아요. 츠바사 쨩이 제로말고 일반 콜라를 찾는다고 프로듀서 씨에게 아리사가 보고를-"
"-이젠 아리사 씨도 괴롭히기로 작정한거지?!"
...무려 8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밥을 먹는건... 뭐랄까. 대단하다는 느낌...?
아무튼 종이컵에 다들 음료수를 따르고, 모여 앉아서.
"자, 안나 씨. 건배사, 안나 씨가 해야하지 않을까."
...모모코 쨩이 그렇게 말하면서 언니를 바라봤지만, 언니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보일 뿐입니다.
"으응. 이런건, 모모코가 더 잘하니까...?"
"...아니, 모모코한테 왜 떠넘기는건데. 안나 씨는 히지리의 언니잖아-"
"-모모코가 여기서 제일...선배니까...?"
"읏."
"...제일 선배가... 이런거 주도하는거지...? 선배가, 막내... 축하해주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
"...하아..."
짧게 한숨을 내쉰 모모코 쨩이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뭔가 떠넘겨지긴 했는데. 흠흠. 자아, 오늘! 오후에 있던 시어터 공연도 잘 끝났구! 여기 있는 히지리는 호죠 카렌 씨의 투어에 따라가게 되었어!"
모모코 쨩의 말에, 저를 향해 모이는 시선들. 조금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지는 것 같았지만, 고개를 숙이진 않았습니다.
"신데렐라 걸의 투어같은 큰 행사에서 얼굴을 비치면, 이미 인지도가 충-분히 올라간 히지리! 분명 곧 데뷔할거라 생각하는건데! 맞지, 아리사 씨!"
"...그럼요! 그래서, 아리사가 안나 쨩을 설득해서 이런 축하 파티를 열자고 한거라구요!"
"...아리사 말 들은게 아니라, 모모코가 하자니까... 한거야..."
"...헤에? 안나, 언제부터 모모코 쨩을 챙겼-아니야아니야, 잘못했어!!"
...언니랑 모모코 쨩이 노려보니 황급히 고개를 저어보이는 츠바사 씨의 모습이 웃겼는지, 살짝 웃음을 터뜨리는 유리코 씨와 미라이 씨입니다.
"...아무튼. 오늘 공연 성공 기념이랑! 히지리가 따라가는 호죠 카렌 씨의 투어 성공의 기원! 그리고-"
"-...히지리의 아이돌 데뷔..."
"...그러니까, 중간에 낄꺼면 안나 씨가 다 하라니까...!"
"...미안."
"...기쁜날이니까 모모코, 참는거야. 그리고-히지리의 아이돌 데뷔를!"
...다같이 컵을 머리 위로 쭉 뻗으며, 그렇게.
"""""""위하여!!!"""""""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다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나눌 이야기거리를 판정합니다.
1 ~ 33 : 츠바사 "아깝네~ 시어터에 왔으면 좋았을텐데."
34 ~ 66 : 모모코 "일정은 어떻게 되는거야?"
67 ~ 99 : 히지리 "오늘 공연... 어땠...어?"
100 : @화제 자유앵커로 추가.
다이스가 들어간 범위의 화제 전부를 채용합니다.
"자, 히지리..."
"에? 언니, 그...내가, 알아서..."
컵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이것저것, 집어서 제 접시 위에 올려놓기 시작하는 언니입니다. 평소에 셋이서 먹을 때는 이렇게까지 챙기지 않았는데, 뭔가 오늘 따라 더 심해진 느낌...?
동파육, 팔보채, 류산슬, 잡채... 아니, 종류 별로 다 올린다고 바로 다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도 애도 아니고... 언니도 언니 먹을 걸 좀 챙겼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결국 제 접시를 꽉꽉 채울정도로, 가운데 있던 요리들을 종류별로 고루 다 덜고 나서야 언니는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다른 분들이 모두 요리를 덜다 말고, 살짝 얼이 빠진 표정으로 제 접시와 언니를 번갈아 바라 보시는 걸 보니,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입니다.
"아, 알아서 한대두..."
"응?"
...잘 모르겠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언니는 언니 몫을 덜기 시작했고... 이걸 잘 알고 계시던 유리코 씨와 아리사 씨는 작게 고개를 저으실 뿐이었지만, 미라이 씨와 미즈키 씨는 좀 놀라셨는지 눈을 계속 꿈뻑거리고 계셨고.
"...헤에..."
...츠바사 씨는 뭔가 재밌다는 듯 눈을 빛내셨습니다.
"알아서 덜어 먹을 수 있다니깐..."
"그건 그렇지, 안나 씨. 히지리, 모모코보다도 나이 많은 걸. 세리카랑 같잖아? 이렇게 마냥 챙겨질 필요는 없다고 보는 건데. 애초에 히지리가 식사준비도 많이 해주고 말이지."
보다 못한 모모코 쨩이 작게 한숨을 내쉬고 제 말을 거들어 주었습니다. 마지막 말에는 언니도 조금 움찔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언니는 단호했습니다.
"안나도 알지만...? 그래도, 히지리는 좀... 먹어야 해..."
"먹기 싫은 걸 억지로 먹여도 좋은건 아니잖아? 그리고 애 취급 당하는 거,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라구. 모모코가 그런거 얼마나 많이 느껴봤-"
"-모모코는 모모코고...히지리는 히지리니까...?"
"다르지 않으니까?"
"다르니까...?"
...아, 자, 잠시만요...?
"저기...! 그, 다들... 오늘, 공연은... 어떠셨...나요...?"
...언니랑 모모코 쨩이 슬슬 목소리가 올라가는 거 같아서, 급하게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다행히도 제 생각을 바로 읽어주셨는지, 아리사 씨가 바로 대답해주셨습니다.
"공연이요? 공연이라면 아까 모모코 쨩 선배도 말했지만 잘 끝났어요! 다만..."
"...다만, 이라뇨...?"
...왠지 몰라도 뭔가 말끝을 흐리시는 아리사 씨...인데요...?
>>+2까지 다이스.
오늘 시어터 공연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1 ~ 60 : mc에서 모모코가 실수했다.
61 ~ 80 : mc에서 안나가 실수했다.
81 ~ 95 : 아무 일도...없었다!
96 ~ 100 : @자유앵커.
가장 높은 값으로 판정합니다.
"...아, 아뇨! 아무 일도 없었어요!"
"......?"
"그렇죠. 크로노 렉시카 대신 오토메 스톰이 당 롭스퀴리테랑 갇힌 자의 티타임을 불렀던거? 원래라면 유리코 쨩이랑 안나 쨩, 미즈키 쨩에 로코 쨩이랑 스바루 군이 부르는 노래거든요. 그런데 로코 쨩이랑 스바루 군이 외부 스케줄이 예전부터 잡혀있었어서 미라이 쨩이랑 츠바사 쨩이 그 둘 대신 불렀다는 거!"
"...와아..."
대단하...시네요... 그런데, 그건 그거고... 어쩐지 아리사 씨가 방금 좀 얼버무리신 거같은 느낌이 살짝 들기도-
"특히나 츠바사 쨩. 역시 명불허전! 이라고 할까, 스바루 군 파트를 완벽히 소화했고! 아일은 말해야 입 아프겠죠! 오늘 무대를 혼자서 다 뒤집어놓으셨다! 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구요!"
"츠바사 쨩이 대단하긴 하죠~"
데헤헤~ 하고 활짝 웃으면서 아리사 씨의 말에 동의하시는 미라이 씨. 그 말에, 살짝 시큰둥한 느낌으로 모모코 쨩이 말을 꺼냈습니다.
"...뭐... 미라이 씨도 홈 스윗 프렌드 쉽, 같이 불렀잖아. 하루카 씨만큼이라고는 못하더라도, 엄청 놀랐어."
...물론 저게 엄청 솔직하게 좋은 평가를 주는 거라는건, 여기있는 모두가 잘 알거라고 생각합니다. 미라이 씨도 그걸 잘 아시는 듯, 살짝 얼굴을 붉히시며 미소가 더 짙어지시네요.
"...그, 하루카 씨 파트를 불렀어도 아직 하루카 씨 만큼이라기에는...에헤헤..."
"하루카 씨 만큼은 아니라고 모모코는 분명 못박고 시작했는데 말이지? 미라이 씨, 제대로 들은거 맞는거지??"
...모모코 쨩은...아직 웃고있습니다. 아직은요.
"미라이 쨩도 뭐... 홈스윗의 3인 어레인지 버전을 그렇게 잘 소화해줄줄 몰랐지만요... 로코 쨩 파트도 외국어 단어들만 싹 조용히 침묵으로 넘어간 거 제외하면, 잘했구요."
...저거 괜찮은거 맞나요...? 뭔가 게슴츠레 눈을 뜨고 고개를 돌리는 아리사 씨였지만, 이미 기분이 좋아보이는 미라이 씨는
"에헤이~ 별거 아니었다구요~ 모모코 쨩이 하루카 씨랑 비교해서까지 칭찬해주는건 정말 가문의 영광! 일지도~"
"다시 한번 말하지만, 모모코는 처음부터 하루카 씨보다는 분명 못하다고 못박았어? 응? 그리고 아까 그렇게 빼먹어서 안나 씨가 다급하게 같이 불러줬던거는 쏙 빼먹는거야? 응?"
슬슬 모모코 쨩의 미소가 무서워지고 있었지만, 미라이 씨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응응'하고 적당히 넘길 뿐이었습니다. 저렇게 건성으로 넘기는거, 모모코 쨩이 엄청 싫어하는 건데... 하지만 모모코 쨩은 으으, 하고 가늘게 떨뿐 뭐라 화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스오 씨가 뭐라 하시려고 해도, 정작 카스가 씨는 본인 담당 곡이 아니라 임시 커버였던지라 깊게 따지고 들어갈 수가 없죠. 스오 씨와 제가 함께 했던 홈스윗은... 완벽하게 따라오셨으니 그거에 대해서도 하실 말씀이 없을거고요. 화는 나지만 명분이 없으니, 스오 씨는 화를 내지 못할거란 판단일겁니다."
작은 목소리로 지금 상황을 분석하시는 미즈키 씨...의 말이, 아마 맞을겁니다.
"...역시 미라이 쨩의 바보짓은 컨셉이 아닐까...?"
"유리코 쨩, 쓸데없는 말 하면 안돼. 카나 쨩이 상처받을지도 몰라."
"...아, 그렇네..."
"...그리고 그런 불편한 진실이 알려지면, 시즈카 쨩은..."
"...시즈카 쨩도 은근히 이거저거 잘 믿는 편이니까..."
"응, 그래서 시즈카 쨩이 귀여운 거잖아?"
...그리고 미즈키 씨보다도 더 작은 목소리로 쑥덕거리는 유리코 씨와 츠바사 씨는... 뭔가 아련한 표정으로 모모코 쨩과 미라이 씨를 번갈아 바라보았습니다.
"...히지리."
"응...?"
나지막하게 부르는 언니를 돌아보니, 언니는 고개를 가볍게 저어보이며 말했습니다.
"생각 이상으로... 복잡하지...?"
"...응."
"...그런 거야."
"...그런 거구나..."
"포기하면... 편해..."
...그렇구나.
"아니, 다들 자기 좋을대로 납득하고 분석하고 하지 말고요! 모모코 쨩 선배는 미라이 쨩한테 으르렁 거리지 말고, 미라이 쨩은 주변 말 좀 잘 귀담아 듣고요! 츠바사 쨩이랑 유리코 쨩은 뭔지 모를 음습한 말 같은거 하지 말고! 미즈키 쨩은 상황 정리하는 것 좀 도와달라구요!!"
평소보다 딱 세 분만 더 놀러왔을 뿐인데, 엄청나게 정신없어지는 걸 보면... 대체 평소의 시어터는 어떤 모습인걸까요.
...왠지 모르게, 언니가 시어터에 자주 못찾아오게 뜯어말린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안나 쨩."
"...왜...?"
"이 동파육은... 아까 공연 전에 히지리 쨩한테 전화를 받자마자 사타게 반점에 전화해서 미리 예약한거죠?"
...잘 생각해보니, 동파육은 준비하는데에 시간도 꽤 들어가는 요리라서 주문한다고 그냥 막 나오는 게 아닌데...
아리사 씨 덕분에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뭐, 그렇지..."
...언니는 좀 쑥쓰러운듯,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습니다. 물론 당연하다는 듯 언니에게로 몰리는 시선들. 언니에 대해 잘 알던 아리사 씨나 유리코 씨, 그리고 모모코 쨩은 그냥 '그렇겠지'라는 반응이라면...
"...헤에~ 안나 쨩, 동생은 엄청 챙기는구나~"
"...동생이니까."
츠바사 씨의 말에 조금은 부끄러워하는 언니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먹는 내내 츠바사 씨의 시선이 언니와 저한테 자주 왔던 것 같은 기억이 나는데...
"그럼 더더욱 엄청 아깝겠네, 안나 쨩은~"
"...뭐가...?"
"히지리 쨩이 시어터에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그치?"
"...글쎄... 안나는, 딱히... 그렇게 생각...안하는데...?"
고개를 저어보이는 언니였지만, 츠바사 씨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야기하셨습니다.
"그, 래, 도! 히지리 쨩이 같이 시어터에서 안나 쨩이나 나랑 같이 앤젤 스타즈였으면, 그럼 안나 쨩이 쭉 옆에서 챙겨주기도 좋았을거잖아?"
"...뭐..."
"아아~ 만약 히지리 쨩이 시어터에 있었으면 분명 안나 쨩이 잘 챙겨주라고, 앤젤 스타즈에 같이 있었을거 같은데 말이지. 딱 봐도 앤젤 스타즈에 가장 잘 어울리잖아?"
...그렇게 이어지던 언니와 츠바사 씨의 이야기...를 막고 나선건 바로.
"...잠깐, 츠바사 씨."
"응? 왜, 모모코 쨩?
"다른건 몰라도, 히지리가 앤젤에 가장 어울린다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싶은건데."
"...하?"
...츠바사 씨한테 하는 이야기였는데, 어쩐지 반응은 언니가 보였습니다. 하지만 언니가 어떻게 반응하든 말든 하던 말을 마저 하는 모모코 쨩.
"히지리는 페어리에 오는게 더 어울릴걸?"
훗, 하고 웃으며 언니를 바라보며 말을 마친 모모코 쨩과, 그런 모모코 쨩을 지긋이 바라보며 말하기 시작하는 언니입니다.
"...모모코...? 그냥 모모코가... 혼자만 막내이기 싫어서... 그런 생각, 하는거...아닐까...?"
...방금 언니가 한 말이 꽤 정곡을 찌른걸까요. 모모코 쨩의 목소리 톤이 조금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아~? 모모코가 왜? 페어리처럼 쿨하고 멋진 노래를 부르는 쪽에 와야지. 안나 씨도 히지리의 가능성을 본다면, 더 넓은 스펙트럼의 곡들을 접할 수 있는 페어리가 더 맞다고 생각, 안 드는 거야?"
"어차피 지금...은, 프페앤이 딱히...별 상관 없게... 되었잖-"
"-모모코의 말을 부정하진 못하는 거지?"
"...앤젤처럼 순수히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쪽이... 곡의 기교를 써먹는 쪽보다-"
"-뭐? 지금 페어리를 무시하는거야?"
...뭔가 언니하고 모모코 쨩한테 불이 붙어버려서, 서로 마주보는 시선에서 불꽃이 튀길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기? 프린세스에서 엄~청 귀여운 곡 받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미라이(씨)는 빠져있어!""
"...힝..."
...중간에 끼어들었던 미라이 씨는 장렬하게 침몰...하고, 그렇게 시무룩해진 미라이 씨를 미즈키 씨와 유리코 씨가 다독여주시네요.
"페어리가 더 잘어울리는건데!"
"앤젤이야...!"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노려보는 언니와 모모코 쨩. 제 이야기를 하다 이렇게 된거라서, 뭔가 제가 나서서 말려도 잘 들을 것 같은 느낌...은 아니고... 그래서 아리사 씨와 시선이 마주치자 들리지 않게 입모양으로 '말려주세요!'라고 말했는데... 그런 제 부탁에 어쩔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시는 아리사 씨였습니다.
"...아, 그렇죠."
...그런데 갑자기 뭔가 말하려다 말고 생각 났다는 듯 눈이 휘둥그레지시는 아리사 씨.
"...? 뭐가...?"
그런 아리사 씨의 태도에 바로 반응한건 역시나 언니였습니다.
"그럼 내친김에, 한번 토론으로 승패를 정해보죠!"
"...하아? 토론?"
모모코 쨩의 시큰둥한 반응을 듣지 못한건지, 듣지 못한 척을 하는건지 몰라도 아리사 씨는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이어가셨습니다.
"어차피 다들 예능 출연도 슬슬 늘고 있고, 패널로서 자리를 잘 잡으려면 조리있게, 센스있게 잘 말하는 게 늘어야 하잖아요? 당장에 예능 출연을 안하더라도, 말하는 솜씨가 늘어난다면 공연 때에 mc에서 큰 도움이 되겠죠. 그쵸?"
저 말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시는 미즈키 씨입니다.
"마츠다 씨의 의견도 일리가 있네요."
"그쵸? 그러니까, 아예 내친김에 이렇게 하는거에요! 페어리, 앤젤, 프린세스에서 각각 히지리 쨩이 와야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말하고, 그 중 히지리 쨩이 듣고 가장 괜찮고, 히지리 쨩이 스스로에게 가장 잘 맞을 거라 생각되는 유닛의 손을 들어주는거죠!"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765 시어터에 갈 일도 없는데...
"...저기... 저, 어차피..."
"알아요! 그냥, 만약에 히지리 쨩이 시어터에 오게 된다면! 이라는 가정일 뿐이에요! 진짜로 옮기자거나 하는게 아니라구요! 그리고 아리사는 이런 아이돌 쨩 관련 토론에서는 너무 사기적이니까 중립을 위해 사회를 보면서 중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리사가 빠지면 딱 2:2:2라구요!"
...아리사 씨의 말을 지금까지는 조용히 듣고 있던 유리코 씨였지만, 마지막 말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오른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다급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잠시만요, 아리사 씨?? 설마 저한테 지금 미라이 쨩이랑 둘이서만 팀을-"
"괜찮은 건데."
"찬성~!"
"-저기요?!"
유리코 씨의 절규는 다들 듣지 못한 척 넘겨버리면서. 그렇게...
"자, 그럼! '히지리 쨩이 만약 시어터에 온다면, 프린세스, 페어리, 앤젤 중 어느 유닛으로 가야하느냐'를 주제로 토론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와아~!"
아리사 씨의 사회와, 환호하는 츠바사 씨의 반응과 함께 얼렁뚱땅 토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뭔가, 엄청나게 재밌어하는 츠바사 씨를 보면... 츠바사 씨가 처음부터 이렇게 되는 걸 노리고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드네요...
"자, 그럼 어디부터 시작할까요? 모모코 쨩? 아니면 안나 쨩?"
"...흠. 안나 씨부터 할거야? 모모코는 먼저든 나중이든 상관 없는건데."
피식 웃으며 도발하는 모모코 쨩이었지만... 쉽게 넘어가지 않는 언니입니다.
"뭐... 안나는 먼저해도 전혀 꿀리지 않으니까. 안나부터 할게."
"안나 쨩부터인가요! 자, 그럼 시작해주세요! 시간은 아리사가 적절히 끊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토론은...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안나하고 츠바사가 들 이유는 뭐가 있을까요?
1 ~ 33 : 아미 마미의 선례.
34 ~ 66 : 히지리의 조용한 성격에 어울리는 유닛.
67 ~ 99 : 후카, 카오리, 코노미에 미키, 아즈사 등 보컬에서 잘 이끌어줄 수 있는 멘토들.
100 : @크리티컬
다이스가 들어간 범위의 내용들을 전부 반영합니다.
"으흠."
살짝 헛기침을 한 언니는, 차분하게 미라이 씨부터, 유리코 씨, 미즈키 씨, 그리고 모모코 쨩을 차례로 돌아보고서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프린세스 스타즈, 페어리 스타즈, 앤젤 스타즈... 이렇게 비교하면. 세 유닛중... 안나만큼 조용한, 히지리한테 가장 어울리는건... 앤젤 스타즈...잖아?"
"헤에~ 그런가?"
...바로 옆에서 전혀 몰랐다는 듯 반응하는 츠바사 씨를 살짝 흘겨보는 언니였지만... 언니는 그렇다고 츠바사 씨에게 뭐라 말하지는 않았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 나갔습니다.
"물론... 활발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프린세스의 아리사...하고, 페어리의 로코...처럼. 가만히 있고 싶어도, 성가시게 하는 사람... 없으니까..."
...어느샌가 아리사 씨가 있는 방향을 슬쩍 바라보며 씩 웃는 언니...는 뭐랄까. 한결같다...고 해야할까요. 물론, 저럴 수 있을 만큼 아리사 씨랑 친하다는 이야기기도 하겠지만요.
당연하겠지만, 언니의 그 미소를 받고 있는 아리사 씨의 얼굴도 언니처럼 웃고는 있었지만 입꼬리가 떨리고 있었습니다.
"...음. 마음만 같아서는 아리사가 반박하고 싶은게 한두개가 아니지만요, 아리사는 지금 사회자니까 꾹 참도록 하겠습니다..."
크흠. 하고 크게 헛기침을 한 아리사 씨는 언제 꺼내셨는지 모를 연습장에 적어둔 언니의 말을 다시 훑어보시면서-슬쩍 보니 바로 받아 적으셔서 그런지 히라가나 뿐이긴 했지만 글씨는 이쁘게 적혀있었습니다-언니의 말을 정리하시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안나 쨩의 의견은 히지리 쨩 같은 성격이면 적응하는데에 가장 좋은건 앤젤 스타즈일 것이다...인거죠?"
"응. 안나가... 히지리의 친언니니까. 그건, 잘 알지...?"
"잠깐!"
손을 번쩍 들고 언니의 말을 끊고 중간에 끼어들어오는 모모코 쨩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살짝 눈살을 찌푸리는 언니.
"...모모코. 아직, 안나의...발언-"
"-아니. 지금은 안나 씨가 발언하는 시간이 아니라, 사회자인 아리사 씨가 안나 씨가 했던 발언을 정리하는 시간이잖아? 여기에 추가로 의견을 내는 건 안되지. 그리고, '친언니니까 가장 잘 안다'같은 걸로 밀어붙이면 애초에 이런 토론이 성립 안되는거 아냐? 그런건 빼놓고 이야기해야한다고 보는건데."
"...윽..."
"와아, 모모코 쨩은 역시 똑소리 나네!"
옆에서 작게 박수를 치며 감탄하는 미라이 씨와, 정곡을 찔려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언니. 그런 반응에 어깨를 쫙 피고 자랑스럽게 웃어보이는 모모코 쨩을 보니 뭐랄까... 참 어려운 말을 잘 아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게 바로... 연예계 선배인 스오 모모코 씨의 모습...인걸까요?
"아무튼. 모모코, 정당한 이의제기 한거 맞지? 아리사 씨?"
"아, 네. 모모코 쨩 선배의 말이 맞네요."
아리사 씨에게 확실하게 확인을 받아낸 모모코 쨩의 미소가 짙어지고, 입술을 삐죽인 언니가 꼿꼿하게 세웠던 허리의 힘을 풀며 등을 뒤에 있는 쇼파에 기댔습니다.
"...알았어."
"자, 아무튼 그럼. 안나 씨의 발언은 여기서 끝인거지?"
"네. 안나 쨩의 차례는 끝났지만...일단 지금 앤젤 스타즈 측의 발언 기회니까요... 츠바사 쨩이 마저 이야기하면 되겠네요. 츠바사 쨩은 의견이 있나요?"
"응? 나? 물론 있지!"
"자, 그럼 츠바사 쨩의 차례입니다."
"네에~!"
츠바사 씨가 밝은 목소리로 손을 번쩍 들고는,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여기 있는 히지리 쨩이 만약 시어터에 온다면 말이지, 안나 쨩이랑 같이해서 자매 아이돌이 되는거잖아? 그치?"
그치, 하고 물어본 말에 언니부터 시작해서 다들 고개를 끄덕여보이셨고, 그 반응에 츠바사 씨는 '그럼~'하고 목소리가 아주 살짝 더 밝아지며 이야기를 마저 이어나가셨습니다.
"그럼 말이지, 비슷한 예시가 이미 우리 765프로덕션에 있지 않아? 자매가 함께 아이돌을 하는 경우! 말이지요~"
그렇게 말하면서 언니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츠바사 씨. 언니는 츠바사 씨가 바라보는게 조금 부담스러웠는지 고개를 살짝 돌리면서 뺨을 손가락으로 살짝 긁다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다시 츠바사 씨를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아미랑, 마미?"
"네에~ 정답! 이미 우리 선배중에 선례가 있었단 말씀!"
"호오..."
아리사 씨의 감탄과 함께 츠바사 씨는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시면서 말했습니다.
"아미랑 마미도 둘 다 앤젤스타즈로 분류되어있고 말이지? 자매가 함께 아이돌을 하고 비슷한 성격인데, 굳이 갈라놓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네, 이걸로 끝! 하고 덧붙인 츠바사 씨가 자리에 앉자 아리사 씨가 필기를 끝내셨는지 손을 멈추시고 츠바사 씨의 말을 정리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츠바사 쨩의 의견은 아미 쨩이랑 마미 쨩... 그러니까 후타미 자매의 경우가 이미 있으니까, 마찬가지로 안나 쨩과 히지리 쨩도 함께 있는게 좋을거다, 라는 거죠?"
"응! 그걸로 오케이!"
"흐음. 그렇군요... 일단, 앤젤 스타즈의 의견은 여기까지로 받도록 하고, 이젠 다음 유닛으로 넘어가도록 할까요! 유닛별로 한번씩 다 의견을 낸 다음, 각자 낸 의견에 반박하거나 추가로 의견을 내는 걸로 하겠습니다. 순서는 미리 정하지 않았으니, 지금 다음 유닛을 정하면서 차례로 돌아갈 순서를 정하도록 할게요! 자, 다음은 프린세스인가요? 아니면 페어리인가요? 어디부터 하시겠나요!"
아리사 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모모코 쨩이 손을 번쩍 들면서 말했습니다.
"모모코가. 아, 그러니까, 페어리가 먼저 하고 싶은건데."
"음. 유리코 쨩, 미라이 쨩. 괜찮죠?"
...사실 손을 슬쩍 들려했던 유리코 씨였지만, 어쩔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시네요.
"네에, 뭐... 먼저하든 늦게하든 상관은 없을거 같아요."
"좋습니다. 그럼, 모모코 쨩 선배와 미즈키 쨩의 페어리 스타즈 먼저! 발언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미즈키와 모모코가 들 이유는?
1 ~ 33 : 페어리는 모모코가 바로 옆에서 코칭해줄 수 있는건데!
34 ~ 66 : 노래와 아이돌에 가장 진지한 멤버들
67 ~ 99 : 치하야의 멘토링을 가장 자주 받는 유닛
100 : @크리티컬 @어차피 안나오겠지만
앞서와 마찬가지로 다이스가 들어간 범위의 내용들을 전부 반영합니다.
"자, 일단 모모코가 있는 페어리 스타즈의 멤버들에 누가 있는지 잠깐 먼저 이야기 하고 갈게? 모모코 말고도 시즈카 씨도 있고, 시호 씨도 있고. 토모카 씨도 있고, 줄리아 씨도 있고, 츠무기 씨도 있고 말이지-"
"저기, 모모코 쨩. 그렇게 다 이름을 이야기 하는 이유가 뭐야?"
쭈욱 이름을 부르던 모모코 쨩의 말을 끊고 미라이 씨가 그렇게 물어봤습니다. 모모코 쨩, 이야기 할 때 이렇게 끊어지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혹시나 싶어서 슬쩍 모모코 쨩의 눈치를 봤는데, 별로 그렇게 기분 나빠하지 않...는 느낌이네요?
"응. 좋은 질문이야, 미라이 씨."
오히려 이걸 기다렸다는 듯,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있지, 미라이 씨. 방금 모모코가 부른 동료들의 공통점. 뭘까?"
"으으음... 아, 그렇지!"
"응. 뭘까?"
"다들 무섭다? 맞지!"
...미라이 씨의 말에 다들 황급히 고개를 돌리는 걸 보면, 다들 웃음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반응한게 분명합니다. 모모코 쨩도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는 걸 보면 역시-
"...크흠. 미라이 씨. 그거, 시즈카 씨나 다른 분들한테 말해줄까?"
살짝 붉어진 얼굴을 보면, 모모코 쨩이 역시 배우 답게 잘 버텨낸 거 같네요. 모모코 쨩이랑 반대로, 모모코 쨩의 말을 들은 미라이 씨는 얼굴이 살짝 파랗게 변하는 듯한...?
"...ㅇ, 아니구나아아~ 내, 내가 잘못 알았나봐! 데헤헤..."
"...으휴, 정말. 뭐, 모모코가 말할게 그냥."
"...사실, 처음부터... 모모코가 다 말해야 하는게 원칙...이잖아...?"
어쩔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모모코 쨩에게 언니가 그렇게 일침을 넣습니다. 그러자 미라이 씨에게 보냈던 시선과는 다른, 불만스러운 느낌으로 눈을 가늘게 뜨고 언니를 바라보는 모모코 쨩입니다.
"아니, 그야 모모코가 말하려고는 했지만 미라이 씨가 물어봤으니까 말이지?"
"아리사...? 토론에서... 의견 발표... 다른 사람 개입...하면, 안되잖아...?"
"에? 네? 아, 그렇죠. 네. 이건 안나 쨩의 의견이 맞아요, 모모코 쨩 선배."
"이런건... 사회자가 먼저... 조율을 해야지."
"안나 씨 진짜 그렇게 치사하게 굴기-"
"-아아, 그만! 모모코 쨩, 마저 의견 발표해주세요. 안나 쨩도 그만하고 모모코 쨩 이야기를 마저 듣도록 하자구요."
...다행히도 아리사 씨의 중재 덕분에 모모코 쨩의 이야기가 계속되었습니다.
"아까 모모코가 쭉 불렀던 동료들 말이지. 다들 시어터에서 '노래'나 '아이돌' 일에 대해 진지한 사람들인건데. 물론, 모모코도 아이돌 일에 대해선 정말 진심으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
"...네. 맞습니다."
미즈키 씨가 모모코 쨩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 주셨습니다.
"아이돌로 활동하면서, 같은 유닛 멤버들하고 가장 교류가 많고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건 다들 알거라 생각하는 건데. 또, 모모코가 지금까지 짧게라도 봐온 히지리는 주변의 영향을 엄청나게 잘 받는 것 같으니까 말야. 그래서... 히지리가 노래 쪽에 그렇게 관심이 많고 진지하니까, 시즈카 씨나 줄리아 씨를 비롯한 사람들의 코칭이나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페어리 스타즈에 오는게 좋을거라 생각하는 건데."
"오오..."
아리사 씨의 감탄에 다시 헛기침을 하면서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모코 쨩입니다.
"...아리사?"
그리고 아리사 씨에게 향하는 언니의 싸늘한 시선... 그러자 아리사 씨가 슬쩍 언니의 눈치를 보더니 서둘러서 모모코 쨩의 이야기를 정리하셨습니다.
"아, 네. 그렇죠. 그러니까... 줄리아 쨩을 비롯한 페어리 멤버들이 노래에 진지한 편이라 비슷한 성향의 히지리 쨩을 잘 이끌어줄거다...라는거죠?"
"응. 그 말대로 인건데. 그리고, 페어리에 오면 모모코가 바로 옆에서 히지리를 코칭해줄 수 있으니까 말이지!"
"...그건 아무래도...상관 없잖아...?"
"안나 씨, 자꾸 토달기야?!"
"...딱히...? 아까, 모모코가 한거에 비하면-"
"-아아아, 자! 그럼 이번엔 미즈키 짱의 차례라구요! 안나 쨩, 모모코 쨩! 다들 진정해요 진정!!"
...미즈키 씨랑 유리코 씨도 나서서 달래준 끝에 다시 둘 다 차분하게 자리에 앉았고, 그 후 미즈키 씨가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음... 페어리 스타즈에 꼭 와야한다, 같은 건 제가 동생 분에 대해 잘 모르니까 많은 건 이야기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잠깐 고민하시던 미즈키 씨는,
"...그렇죠. 페어리 스타즈에 들어오게 된다면... 치하야 씨의 멘토링을 프린세스나 앤젤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할수 있을까요."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에에~ 미즈키 씨. 그렇게 따지면 앤젤 스타즈도 아즈사 씨에 레이카 씨, 그리고 후카 씨랑 코노미 씨도 있는데-"
"-어허! 츠바사 씨, 지금은 미즈키 씨의 차례인걸!"
바로 반응한건 츠바사 씨 뿐이었지만, 어쩐지 언니나 유리코 씨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보이는 눈치였습니다. 말은 하지 않고 있었지만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렇게, 그걸로 미즈키 씨의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런 미즈키 씨의 행동에 많이 당황한 듯한 아리사 씨. 츠바사 씨부터 해서 다른 분들의 말을 막으려 했던 모모코 쨩도 아리사 씨만큼은 당황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리사 씨는 이런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사회자셔서 그런지 다시 이야기를 잘 정리하려 나서시는 모습이네요.
"어... 네... 뭔가, 미즈키 쨩이 이렇게 대놓고 노골적인 이야기를 한건 좀... 확실히 뭔가가 뭔가네요!"
"그야, 지금은 진지한 토론이 아니라 예능의 연습도 겸하고 있으니까요."
"...아하..."
미즈키 씨의 설명에, 그제서야 좀 이해가 됐다는 듯 얼굴이 밝아지시는 아리사 씨. 괜찮은 것 같아서 다시 언니와 모모코 쨩 쪽을 살펴보는데-
"...브이."
...어라?
방금... 미즈키 씨가 '브이'라고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 고개를 홱 돌려보니, 두 손을 얌전히 무릎 위에 올려두신 채로 아리사 씨를 지켜보고 있는 미즈키 씨만 보였습니다. 음... 잘못 들은걸까요...
"...자, 그럼 이걸로 페어리 스타즈의 발언은 여기서 끝을 내고요! 이제 마지막으로, 프린세스 스타즈의 차례입니다!"
"아하하..."
그렇게 마지막으로 차례를 넘겨받은 유리코 씨와 미라이 씨는...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유리코와 미라이가 히지리가 프린세스 스타즈로 와야하는 이유로 들 건 뭐가 있을까요?
1 ~ 33 : 맛있는 걸 맘껏 먹을 수 있어!
34 ~ 66 : 346의 신데렐라 걸즈에 가장 가까운건 우리 프린세스!
67 ~ 99 : 가창력에는 체력이 가장 크게 뒷받침되는 법!
100 : 유리코 "막판 뒤집기 같은건 없나요?! 왜 보기 내용이 다 저렇...잠시만요!"
앞서와 마찬가지로, 다이스가 나온 범위의 내용이 모두 반영됩니다.
유리코 씨는 아직 고민 중이신지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시네요.
"음. 유리코 쨩은 아직 생각이 정리 안된거 같으니, 미라이 쨩부터 말해보도록 하죠!"
"에? 핫, 잠시만요! 아리사 씨, 적어도 제가 먼저-"
"-네에!"
아리사 씨의 말에 정신을 차리신 듯 황급히 막아보려 하시는 유리코 씨였지만, 잽싸게 나선 미라이 씨가 유리코 씨를 오른팔로 슬쩍 가로막으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셨습니다.
"에, 그러니까... 히지리 쨩이 프린세스 스타즈로 오면 좋은 점? 프린세스 스타즈의 장점? 을 말하면 되는거죠, 아리사 씨?"
"네. 맞아요, 미라이 쨩."
"잠깐!! 미라이 쨩 지금 말할거 정리도 안하고-"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이 휘동그레지시는 유리코 씨. 미라이 씨의 팔을 뿌리치고 뭔가 말리시려는 느낌이었는데,
"-유리코 씨. 일단 미라이 씨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면 좋겠는건데."
작게 한숨을 쉰 모모코 쨩이 그런 유리코 씨를 말렸습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작게 손을 들며 베시시 웃는 츠바사 씨.
"네에~ 나도 모모코 쨩 의견에 찬성!"
"유리코 쨩. 어차피 진짜로 히지리 쨩이 오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너무 진지해질 필요 없다구요? 또 모르잖아요. 미라이 쨩이 뭔가 획기적인 이야기를 할지도!"
...주변에서 다들 말려서 그런지, 몸을 거의 다 일으켰던 유리코 씨는 다시 바닥에 털썩 주저 앉고는 말 없이 미라이 씨를 바라보았습니다. 일단 지켜보시겠다는 느낌입니다.
"...애초에 이거, 모모코 쨩이랑 안나 쨩 싸움에 끼인 격인데..."
...작게 들려온 유리코 씨의 불만은, 분명 저 만이 아니라 제 옆에 앉은 모모코 쨩하고 미라이 씨 옆에 앉은 언니에게도 들렸겠죠...?
아무튼 다시 조용해지자 미라이 씨가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셨습니다.
"프린세스의 장점! 이라면... 그렇지!"
작게 손뼉을 친 미라이 씨가 그 손뼉을 쳤던 양손을 갑자기 앞으로 쫙 펼치...시네요...?
"여기에 있어!"
...네?
"...미라이 씨. 여기에 있다니, 그게 무슨 말?"
눈을 가늘게 뜬 모모코 쨩이 미라이 씨를 바라보며 그렇게 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예상한 질문이라는 듯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미라이 씨.
"여기 있는 음식들처럼, 맛있는 걸 마음껏 먹을 수 있어!"
네...?
...지금, 미라이 씨가 하신 이야기가 잘 이해가 안되는 건 역시 저 뿐인가요...? 아리사 씨, 모모코 쨩, 언니... 여기에 모여있는 모두를 다 슬쩍 돌아보았는데도 다들 전혀 이해가 안된다는 느낌으로 얼굴이 살짝 찌푸려져 있었습니다.
"...어라? 이게 아닌가?"
"...미라이 쨩... 그게 정확히 무슨 이야기인지. 왜 프린세스 스타즈에 들어오면 미라이 쨩이 말한 거처럼 '맛있는 걸 마음 껏 먹을 수 있는지' 같은 걸 설명해줘야지..."
유리코 씨가 머리를 짚으며 말하자, '아!'하고 자신만만한 미소에서 살짝 멋쩍은 듯 베시시 웃으시는 미라이씨 입니다.
"그러니까, 프린세스 스타즈에서는 미나코 씨가 있어서, 지금 여기 있는 사타게 정의 음식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으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리코 씨의 고개가 다시 숙여집니다. 미라이 씨를 지켜보며 뭔가를 고민하시는 아리사 씨...
"그, 정리하자면 말이죠. 미나코 쨩이 이런 양질의 음식을 제공해준다, 그런 이야기인거죠...?"
"응! 맞아! 아리사 씨의 말대로!"
"...그거, 장점이...맞아...?"
"일단 우린 아이돌이지~?"
"물론 사타케 씨의 음식은 확실히 맛있습니다만..."
"...애초에, 모모코나 다른 사람들도 다 같이 먹는건데, 그게 딱 프린세스 만의 장점은 아니지 않아...?"
모두가 한마디씩 하자, 유리코 씨는 아예 탁자에 엎어지셨고... 눈을 꿈벅이며 유리코 씨를 돌아보는 미라이 씨.
"에? 그런가?"
"그런가-가 아니잖아... 미라이 쨔아앙..."
...저 얘 데리고 어떻게 토크쇼를 다니라는 거에요... 프로듀서 씨...
...유리코 씨의 혼잣말은 듣지 않는게 좋았을 거 같네요.
"...물론 아리사가 보기엔 유리코 쨩이나 미라이 쨩이나 큰 차이는 없어보이고요, 애초에 생방도 안 갈거고 골치 아픈 곳에는 프로듀서 씨가 스케줄을 안 잡으셨을테니 걱정은 안해도-"
"아리사 씨!!!"
"...그냥 넘기면 안될까요-"
"-그런게 어디있어. 모두가 공평하게 한번씩은 발언해야 하는건데."
엄격하게 말하는 모모코 쨩입니다. 아리사 씨의 마지막 말에 결국 폭발했던 유리코 씨를 어쩐지 능숙하게 달래는 미즈키 씨와 아리사 씨가 참 대단하시다...싶으면서도...
...아뇨, 그냥 가만히 있는게 좋겠죠...?
작게 심호흡을 한 유리코 씨가 고개를 들고 자세를 바르게 하신 뒤 천천히 말을 꺼내기 시작하셨습니다.
"...뭐, 먹는거야... 장점이기도 하지만, 아이돌이니까 체형조절도 해야하고 말이죠. 미나코 씨가 어디까지나 무조건 많이 먹이고 싶어하는 건 프로듀서 씨 뿐이니 저희는 문제 없기도 하고요."
그렇게 미라이 씨의 말을 잠깐 정리하시고는
"...아이돌의 덕목에는 노래의 가창력, 톡톡 튀는 센스, 뛰어난 댄스 실력, 외모...등 정말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요. 결국 그 모든걸 무대에서, 혹은 스케줄 현장에서 팬들에게 제대로, 오랫동안 피료하려면 가장 중요한건 체력일거에요."
"네, 그렇죠. 체력이 부족하면 댄스와 보컬을 한번에 소화해내기 쉽지 않고, 스케줄도 갈 수 없으니까요."
고개를 끄덕이며 유리코 씨의 말을 받아주시는 아리사 씨. 유리코 씨도 빙긋 웃으며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그렇죠? 물론, 앤젤 스타즈와 페어리 스타즈에는 치하야 씨, 카오리 씨처럼 스스로의 가창 실력만이 아니라 주변에 조언을 잘 해주실 수 있는 멤버가 있어서 노래 실력을 키우는 데에는 정말 큰 도움이 될거에요. 하지만 저희 프린세스 스타즈에는 마코토 씨, 히비키 씨, 우미 씨, 그리고 사요코 씨가 있죠."
후후후...
"그러니까, 체력 향상에는 저희 프린세스 스타즈 만한 유닛이 없다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뭔가 중간에 살짝 섞인 유리코 씨의 웃음이, 그렇게 밝은 느낌은 아니었던건... 그냥 제 착각일까요?
"...장점 맞지?"
"...장점입니다!"
미심쩍다는 듯한 모모코 쨩의 시선을 피한 채, 그렇게 말을 끝내는 유리코 씨-
"아, 맞다! 프린세스 스타즈에는 또 다른 장점이 있어요!!"
-어라, 아직 더 하실 말씀이 남았...
"프린세스 스타즈는, 지금 히지리 쨩이 있는 346 프로덕션이랑 가장 비슷한 유닛이에요!"
""""""...네?""""""
"에?"
이해를 못했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시는 미라이 씨를 뒤로 하고, 유리코 씨는 열의에 찬 모습으로 다시 말을 이어나가셨습니다.
"346프로덕션에는 정말 다양한 개성의 아이돌 분들이 있잖아요! 가창력도, 어필하는 개성도, 전문 분야도 다들 제각각 다른데... 그런 다양한 분야를 단일 유닛으로 커버하는 건 바로 우리 프린세스 스타즈라고 할 수 있단 말이죠!!"
"...어, 저기, 유리코 쨩?"
아리사 씨가 말려보시려는 듯 붙잡으셨는데-
"프린세스 스타즈는 전파계, 운동계, 저같은 허당..아니 돇..아니! 아무튼! 정말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혹시라도 우리 시어터 스타즈에 합류하게 된다면 꼭! 프린세스 스타즈에 와주세요 히지리 쨩!!!"
-아리사 씨를 휙 뿌리쳐버리며 그렇게 말씀하시는 유리코 씨입니다.
"으앗, 아리사 씨?!"
"자, 봤죠?! 프린세스 스타즈에 오면 이렇게 근력도 늘어서 아리사 씨 정도는 쉽게 뿌리칠수 있게된ㄷ-"
"...유리코 씨, 일단 진정을..."
"나나오 씨, 자리에 앉고 다시 심호흡을."
...어...
슬쩍 고개를 돌리니 모모코 쨩과 딱 눈이 마주쳤고...
""...하아...""
누가 먼저랄것 없이 동시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습니다.
"...뭐, 각각의 의견은 다 들어본 것 같네요."
사회자였던 아리사 씨가 그렇게 말을 정리하셨고,
"...원래라면 서로의 의견에 반박하면서 토론하는 과정도 있어야겠지만... 이래저래 시간이 오래 걸려버렸고, 우리는 그렇다 쳐도 히지리 쨩은 내일 일찍 나가야 하니까 빨리 정리해야겠죠?"
"네~ 찬성~"
...작게 하품을 하고 있는 모모코 쨩, 탁자에 엎어져서 고개를 들지 않고 있는 유리코 씨, 유리코 씨의 눈치를 보고 있는 미라이 씨,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는 미즈키 씨, 여전히 활발한 츠바사 씨, 매우 지쳐보이는 아리사 씨. 그리고 눈을 가늘게 뜨고 모두를 쭉 돌아보고 있는 언니까지.
...엉망진창입니다. 모모코 쨩의 하품을 봐서 그런가 저도 하품이-
"자, 그럼 마무리하는 걸로 해서... 마지막 결론으로 갈까요."
-엑...?
"흐아아...앗, 네?"
"자, 그래서 히지리 쨩이 지금까지 들어본 결과... 시어터 스타즈의 3개 유닛 중 어디가 가장 마음에 드나요?"
...아니, 끝난거 아니었나요...?!
"저기-"
"히지리 쨩- 어차피 별거 아니니까 대충 아무거나 골라~"
슬슬 졸립다구~ 라고 덧붙이는 츠바사 씨입니다. 그러자 빙긋 웃더니 저를 등지고 츠바사 씨를 바라보는 언니.
"...츠바사...조용히."
"...끙..."
...언니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츠바사 씨가 움찔하신걸 보면...음... 상상은 가네요.
"그으래서어... 히지리는, 어디로...갈건데..."
"뭐, 진짜로 가는건 아니지만요."
"...미즈키 씨이... 김빠지게 하지말고오... 모모코, 이건 듣고 잘꺼니까..."
...어...
"...그러니까..."
>>+1
1. 프린세스
2. 페어리
3. 앤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