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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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치즈키 자매 창댓...이지만 모치즈키 히지리가 주인공인 창댓입니다.
765와 346의 적당적당한 크로스오버를 지향합니다.
에피소드 목록
Prolog. 안나 "...히지리...?" 히지리 "...에, 헤헤..." / 1 ~ 400
First. 안나 "@ssasin Creed...!" 히지리 "에...? 응...?" / 401 ~ 580
Second. 히지리 "모모코...선배...?" 모모코 "흐흥!" / 581 ~ 1211
Third. 카렌 "잘 부탁해~" 히지리 "에에에에?!" / 1212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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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그럼 혹시..."
...뭐라도 말해야겠다, 라고 생각이 들어서 일단 떠오른 질문...이라도...
"무츠미 쨩에 대해서... 다른 부서...에서도, 알고...있었나요...?"
"...응...? 저기,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되는데...질문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해줄래?"
"...그, 그러니까... 저처럼..."
"...혹시, 우지이에 양도 모치즈키 양처럼 다른 부서의 제안 같은걸 받은적이 있냐...라는 말씀이신가요."
"...! 네...!"
...정말... 프로듀서 씨는, 어떻게... 저 스스로도 잘 모르겠는 제 생각을 이렇게 잘 설명해주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아시는 걸까요...?
"...그랬을 리가 없잖아?"
"네? 네..."
"지금 히지리 쨩이 엄청나게 이례적인거지, 다른 사람도 다 그랬을 리가 없잖아."
...그런데 뭔가... 프로듀서 씨의 설명을 들으신 카렌 씨의 반응이, 어쩐지 살짝... 날카로워지신 느낌...인데...
"애초에 그랬다면 무츠미 쨩이 지금까지 무기한으로 쉬었을 리-"
뭔가 더 말씀하시려다가 잠시 말을 멈추셨던 카렌 씨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아니야. 이 이야기는 이쯤 하자. 아무튼, 그랬던 적은 없어."
애석하게도 말이지.
그렇게 덧붙이시고는 창밖을 내다보시는 카렌 씨였습니다.
"...자, 자아! 그럼 다음 질문은?"
카렌 씨의 말을 마지막으로 무거워졌던 차 안의 공기를 환기시키려고 하신 듯, 손뼉을 치며 밝은 목소리로 말을 꺼내시는 나오 씨 덕분...이라고 해야할까요.
"...저, 그럼... 무츠미 쨩은... 어땠나요...?"
"으, 응? 어땠냐니. 레슨 때나... 뭐 그런거?"
"...네."
"어... 그럼 보컬, 댄스, 비주얼... 뭐 우리가 가장 기본적으로 받았던 그 기준으로 이야기...해야하나?"
지금 이 질문은 저한테 하시는 게 아니었고... 조수석에 계시던 린 씨가 살짝 고개를 들어 룸미러를 보시면서 대답하셨습니다.
"뭐, 그렇겠지. 히지리도 지금 그렇게 받고 있을거아냐?"
"그야 그렇겠지만... 음... 그러니까, 무츠미는..."
>>+3까지 다이스. 우지이에 무츠미의 보컬, 댄스, 비주얼... 각각에 대한 평가는?
+1부터 +3까지 차례대로 보컬, 댄스, 비주얼입니다.
1 ~ 60 : 린 "...아무래도 그렇게 잘 늘진 않았어."
61 ~ 80 : 나오 "우리보다 어린데도 레슨을 잘 따라왔어."
81 ~ 94 : 나오 "그 때 당시엔 거의 비슷했다고 생각해."
95 ~ 99 : 카렌 "...아무리 생각해도 웃기는 일이지. 분명 다른 부서에서 제의가 오고도 남았을 재능인데."
100 : @...???????
+)앞으로는 자유앵커나 선택지 제시보다, 별 부담없이 참여가능한 다이스 위주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1, +2 다이스. 각각 무츠미의 댄스, 비주얼 평가 판정입니다.
=>보컬 : 95 / 댄스 : 84 / 비주얼 : 43
"그... 일단은 댄스... 더 나아가 체력적으로는. 나랑 거의 비슷했어. 나도 연습생이던 그 당시에는."
...나오 씨...랑요...?
제 시선을 느끼셨는지 슬쩍 저를 바라보시고는 다시 앞을 바라보시며 턱을 검지 손가락으로 긁적이시는 나오 씨...
"...ㅁ, 뭐어... 그렇게 봐도... 그 당시의 나는 별로 그렇게 막 댄스라던가, 그리 잘하던 때는 아니었으니까."
"겸손하네, 나오."
"...별로 그리 칭찬 들을 소리는 아냐. 애초에 사실이 그런걸."
...아, 저걸 겸연쩍어한다... 라고 표현하는 걸까요. 부끄러워하지만 막 어쩔줄 몰라하는 것까지는 아닌, 그런...
아무튼 룸미러 너머로 보이는 린 씨의 얼굴에는 엷게나마 미소가 지어져있었습니다.
"그래도 뭐, 나오의 저 평가는 나도 동감이야. 레슨 받을 때 우리보다 먼저 지친 건 본 적 없었으니까. 엄청 열심히였고, 적극적이었어."
"...네..."
...그런가요...
체력도 약하고, 이래저래 몸치인 저와는 조금 거리가 멀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라서. 대단하기도 하고, 조금 부럽기도...
"...아. 그렇지. 무츠미의 보컬은 어땠냐면..."
룸미러 너머로 쭉 저를 바라보시던 린 씨가 다시 생각났다는 듯 이야기를 이어갔는데-
"...하."
...갑자기 또 한숨...? 을 내쉬는 카렌...씨.
"...카렌."
...아니죠. 저건... 한숨이 아니라,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나지막히 부른 린 씨의 반응에 이번에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 다시 대답하십니다.
"...아니, 지금에 와서 다시 떠올려봐도 좀 그래서 말이지. 미안. 이야기를 끊을 생각은 아니었어."
"...아니 뭐, 괜찮아. 카렌이 대신 이야기해도 상관 없고. 애초에 우리 셋이 딱히 서로 관점이 다를리가 없잖아."
"아니 그래도..."
하지만 린 씨는 저 말 이후로 더 이상 말없이 기다릴 뿐이었고...
"...난 오히려 카렌이 이야기 하는게 낫지 않을까 싶어."
"나오."
"...그렇잖아. 어쨌든 투어동안 계속 함께 한다면... 히지리가 가장 많이 알아야 하는 사람은 당연히 카렌이잖아. 그리고... 조금 있다를 생각하면, 카렌이 무츠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도 알아야 할거라 생각해."
...조금 있다...?
뭔가 조금 신경 쓰이는 말을 하셨지만, 그거에 대해 여쭤볼 여유는 없었습니다.
"...보컬... 우지이에 무츠미의 보컬..."
잠시 중얼거리시던 카렌 씨는.
"...후후..."
...어딘가 조금 불쾌하신 듯한 웃음...을...
"...아무리 생각해도 웃기는 일이야. 진짜... 그 때야 미숙한 원석이었다고는 해도, 분명. 제대로 봐주기만 했어도 어디에서든 제의가 오고도 남았을 재능인데 말이지."
...?
지금 저건... 누구에게 하는 이야기...이신 걸까요...?
하지만 저 뒤에 이어진 말은, 저를 똑바로 바라보시며 하셔서 분명 저를 향해 하신 말인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응, 여기에도 그런 비슷한 재능을 가진 아이가 있네. 모치즈키 히지리 쨩."
"...네...?"
"무츠미 쨩의 보컬이 어땠냐면... 음. 나오가 말한 걸 조금 벤치마킹하자면, 그 당시 같은 연습생이었던 나보다도 더 뛰어났고... 대충 지금의 히지리 쨩 정도는 되었다고 기억해."
"...어..."
...저... 정도라고요...?
왜 하필 비교대상이 저...인걸까요...? 저는 그다지...
"...그러니까 더 화가 났던 걸지도 모르겠네, 나는..."
"...네?"
아주 살짝이나마 남아있던 웃음기가 다시 사라지고, 카렌 씨는 다시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보셨습니다. 저는 반대편에 앉아서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다시, 린 씨가 무겁게 입을 여셨습니다.
"...카렌, 그렇게 말하면 히지리가 무슨 이야기인지 잘 이해할 수 없잖아."
"미안. 뒷이야기는 우리 선배님한테 좀 맡길게."
"...이럴 때는 선배지... 뭐, 알았어."
...살짝 고개를 흔드신 린 씨는 룸미러 너머로 다시 저와 눈을 마주치시고.
"히지리."
"네, 네..."
"...뭐, 조금 어렵게 나온 거 같지만, 대충... 어떤 평가였는지는 알겠어?"
"...그..."
"그냥 좀 더 간단히 표현하자면. 대충 지금 히지리한테 카렌이, 아니 우리가 내리고 있는 평가랑 무츠미한테 내리고 있는 평가가 같다고 보면 돼. 보컬에 한해서는."
뭐, 좀 있다 내릴 때 뭐라할지 조금 무섭긴한데.
그렇게 중얼거린 린 씨는, 씨익 하고... 마치 언니나 모모코 쨩이 서로에게, 혹은 아리사 씨에게 뭐라 말로 반박하기 힘든 일침을 날릴 때 짓던. 그런 느낌의 미소를 지으시며 다시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카렌이 직접 말하긴 낯 부끄러울테니 대신 해주자면... 지금 히지리에 대한 평가도 엄청 높고, 그 때 무츠미를 보던 우리의 평가도 엄청 좋았다는거랑-"
"...어어, 잠깐. 린? 그 이야기는 거기까지-"
뭔가 이상한 공기를 느낀 나오 씨가 말려보려 하셨지만...
"-이렇게 투어에 이상이 생기자마자 히지리한테 오퍼 넣어보자고 프로듀서한테 조르고 졸랐던게 바로 카렌이었다는거? 그 결과 아까 사무실에서와 같은 상황이 일어난 거고."
...린 씨의 말이 끝나자, 저와 나오 씨는 약속하지도 않았는데 동시에 카렌 씨 쪽을 돌아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저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자체는 엄청 부끄럽고, 또 기쁘지만...
...지금 문제는 그게 아니니까요.
"...흠."
작게 콧김? 을 내신 카렌 씨는. 무언가 결심하신 듯 고개를 돌리셨습니다.
"...좋아."
...아. 저거, 모모코 쨩이 언니한테 일침 받았을 때 매번 짓던 그런 미소...
그렇다는건... 금방 터질거란 이야기인데...
"저기, 프로듀서 씨. 잠깐 차 좀 세워주지 않을래? 신데걸끼리 잠시 긴히 이야기를 좀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지네."
"...아까는 선배한테 맡긴다더니?"
...언니랑 모모코 쨩은 이런 상황에 익숙해지라고 미리 교육을 시켜준 걸까요?
"...야, 너희 둘... 좀 보는 눈 있을 때는 자중하자 제발...! 아니, 그, 프로듀서 씨! 안 멈춰도 되니까 갓길이나 주차장 알아보지 말고! 괜히 지금 애매하게 내렸다가 뭔 불화설이니 뭐니 그런거 듣고 싶지 않거든?! 그리고 카렌, 린! 여기서 한바탕 하겠다는 생각도 접어둬라?! 너희 장난에서 진심이 되는거 그리 안어려운거 뻔히 알지?! 그리고 다시한번 말하지만 후배 앞에서 더 쪽팔리지 말-"
못 본 걸로. 못 들은 걸로. 이런 건 없던 일로.
...언니랑 모모코 쨩에게서 배운 모범답안 그대로.
"그... 무츠미 쨩의 보컬...이 굉장했다고 하셨던 거...까지요...?"
...학교에서 노래하거나, 그런걸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전혀 몰랐지만요. 아니...어쩌면, 그것도 신경 썼어야 하는 걸까요...?
어쨌든 린 씨는 제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아, 카렌이 거기까지 이야기했지. 응. 그럼 이제 하나 남았구나."
...네. 중간의 린 씨와 카렌 씨의 말다툼 같은건... 못 들은 걸로. 그, 서로 '무섭게 싸우셨다' 같은게 아니라... 어, 무섭긴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좀... 다른 의미로 무섭게...
...역시 그냥 넘어가야겠습니다.
"음... 아까 무츠미의 보컬...에서 카렌이 살짝 발끈 했었지?"
"...발끈이 아니라-"
"-카렌."
...나오 씨에게 제지당해서 바로 고개를 휙 돌리시는 카렌 씨. 뭔가, 아까 사무실에서와는 달리... 정말 연장자답다, 싶은 느낌이.
"아무튼... 댄스도 나쁘지 않았다고 하고, 보컬도 여기 있는 히지리 정도는 했다...면. 일단 안 좋은 상상 하나 정도는 자연스럽게 될거야."
...댄스도 나오 씨가 칭찬했고, 보컬도... 그런데도 그, 아마 카렌 씨와 나오 씨와도 같이 연습생으로 있었는데. 1년 가까이 정해진 기간 없이 쉬었다는 건...
"...비주얼...이...?"
"...아 뭐, 물론 '외모'는 히지리. 너도 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라 아는 것도 있고. 아이돌 연습생이 될 정도면 이미 검증받은 거라는 건 알 테고. 애초에 우리가 이야기하는 비주얼이 단순히 외모를 이야기 하는 건 아니라는 거. 이미 알고 있지?"
...하지만, 하지만...
"...그치만, 제가 본... 무츠미 쨩은... 말도 사근사근하게 잘하고, 똑부러지고... 발표나, 교과서 읽기도..."
"...아이돌로서의 비주얼이라는게 단순히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 거. 레슨 받으면서 느꼈지?"
툭, 하고 나온.
하지만 묵직하게 제 가슴속에 떨어진 카렌 씨의 말이, 제 말문을 막히게 했습니다.
"......"
"카렌의 말대로야. 보컬... 노래든, 댄스든. 재능이 아무리 있어도 제대로 표현하고 보여주질 못하면 의미가 없어. 그래. 아까 내가 두 사람을 굳이 비교해서 말했으니까, 다시 한번 비교해서 정리하자면...이렇게 되겠네."
...차분한 린 씨의 목소리로 이어진 평가는... 아까와는 달리, 냉엄했습니다.
"히지리는 스스로 생각했든, 생각지 못했든 결과적으로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내서 너 자신을 표현했어. 무대에서 떨지도 않고, 네 노래를 사람들에게 들려줬고... 그래서 지금, 지금 대의 신데렐라 걸이 직접 제의를 해왔고... 반대로 무츠미는... 오디션에서 자기가 필요한 인물이다, 오디션에서 채용 되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지 못했고..."
"...그 당시에 무츠미와 맞는 기획이 없었기도 했어. 물론 프로듀서도 이것 저것 시도는 했다지만... 아, 그래. 같은 연소조 아이돌들의 대형 유닛 기획이었던 LMBG... 그러니까 마칭 밴드의 1기 오디션에 응시했었네. 하지만 오디션에서... 역시 떨어지고 말았고."
나오 씨가 덧붙인 말...에, 제가 뭐라 대답하기 전에 먼저 반응을 보이신 건... 지금껏 아무 말이 없으셨던 프로듀서 씨였습니다.
"...LMBG는 보컬... 가창력 같은 걸 보는 유닛이 아니니까요."
"...잘 아네, 프로듀서 씨."
"...모치즈키 양도 비슷한 이유로 LMBG의 2기 오디션에... 서류도 통과하지 못했으니까요."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떨어졌었다는 거야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자세한 이유는, 역시 듣지 못했는데... 어두운 얼굴의 프로듀서 씨께 굳이 캐물어보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후후...재미있네. 방금 그 LMBG 건은, 히지리 쨩 쪽 사정은 잘 몰랐는데... 이런 자잘한 것도 무츠미 쨩이랑 비슷했구나? 응, 재미있네."
카렌 씨는 웃고 계셨습니다.
"있지, 히지리 쨩."
"...네."
"...아까 내가 웃기다고 했던건 말이지. 음... 미안. 좀 감정적이라서, 두서가 없어. 그냥 쭉 말할게."
"...카렌 넌 원래 말할 때 잘 정리 안 되어 있는 거 다들 알고 있으니까, 굳이 그런 거에 다 양해 같은 거 안 구해도-"
"-린...! 초치지 말고...!"
"...좀 있다 저녁에 봐?"
...아무래도 아까의 앙금이 조금 남아있으신 걸까요...? 어쨌든, 카렌 씨는 린 씨의 장난에 조금 더 밝아진 표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무츠미 쨩... 우지이에 무츠미... 레슨 때나 같이 몰래 놀러간 노래방에서는 그렇게나 밝고 노래도 곧 잘했던 애가. 왜 하필, 오디션이나... 그렇게 꼭 자신을 잘 보여줘야 하는 곳에서는 실수 연발에 표정관리도 안 되고 해서... 그래서, 가뜩이나 얼마 받지도 못 한 기회도 다 못 살리고... 애초에 기회도 얼마 주어지지도 않고, 다른 부서에서 관심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했던 거, 어쩔 수 없던 상황이긴 했어."
...지금의 카렌 씨는... 아까까지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따뜻한 것도, 차가운 것도 아닌. 장난기가 어린 건 분명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둡고 침울한게 아닌... 밝고 덤덤한 목소리.
"생각해보면 아이돌 부서도 린이나 란코 쨩이 제대로 뜨기 시작하면서부터 더 커졌으니까, 그 때 당시는 젊은 여자 가수 같은 거에 대해 프로덕션 내 비중도 별로 안 좋았기야 했지. 이런 일련의 '어른의 사정?' 같은 거 때문에 무츠미 쨩이 뭐 하나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그만두기 직전까지 온 지금 이 상황 전부가 다 웃겨. 아, 물론 무츠미 쨩이 쉬기로 한 이후로 나랑 연락 한번 된 적이 없어서, 뭐 때문에 그만두려고 한건지, 그 후로 지금까지 뭘 어떻게 지냈는지 전혀 몰라."
...나오 씨도, 린 씨도, 프로듀서 씨도 그리고 물론 저도. 숨소리도 내지 않고 카렌 씨의 말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처럼.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무츠미 쨩이 연습생으로서 어땠는지. 같이 있었으니까 너무 잘 알고 있기도 했고...그리고. 아니, 그래서가 맞을까. 그래서 지금 이 말도 안 되게 웃기는 상황, 그 누구도 더 이상 웃지 못하게 한번 만들어보라고. 무츠미 쨩한테. 1년이나 걸렸지만, 늦었더라도 지금 제안하러 가는 거야."
...아참, 그렇지.
갑자기 생각나셨다는 듯 손가락을 튕기시...네요?
"자, 그럼 히지리 쨩을 지금 왜 데려가느냐, 도 설명 해줘야겠지?"
"...네? 네..."
아까까지의 분위기는 오간데 없이 다시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돌아오신 카렌 씨의 모습에 조금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지금 무츠미 쨩이랑 같은 반 친구고. 무츠미 쨩이 학교에서 잘 챙겨준다고 들었는데."
"...그...렇죠...?"
"응, 간단한 거 하나만 도와주면 돼"
이번에는 히지리 쨩이 무츠미 쨩을 챙겨줘.
그렇게 덧붙이시며 웃으시는 카렌 씨에게,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다이스 타임!
다이스와 컴마로 각각 판정합니다.
일단 다이스로는 무츠미와 연락 여부를 판정합니다!
1 ~ 33 : ...연락이 되지 않아서 일단 무작정 집으로 찾아가보는 중입니다.
34 ~ 66 : ...트라프리의 프로듀서가 미리 연락은 해두었습니다.
67 ~ 99 : "...그렇지. 일단 히지리 쨩, 무츠미 쨩하고 연락처 교환은 했지? 전화 한통만 해줄래?"
100 : @투표 전환
컴마로는 만나기로 한 약속장소를 지정...합니다만 다이스가 1 ~ 33 범위가 되면 장소는 집으로 고정됩니다.
1 ~ 33 : 우지이에 가.
34 ~ 66 : 학교
67 ~ 99 : 노래방...?
00 : @투표 전환
다음 연재 시까지 가장 많이 모인 쪽으로 각기 진행하며, 동률이 뜨면 동률이 된 해당 항목들만 한정해서 투표로 다시 받아서 진행하겠습니다.
컴마나 다이스 중 하나라도 크리티컬이 뜨면 투표로 전환하겠습니다!
"...저기... 그래서 말인데, 카렌."
"응?"
그렇게 이야기가 끝나고 홀가분하다는 듯 기지개를 쭉 키며 등받이에 몸을 기대는 카렌 씨를 부르시는 나오 씨.
"무츠미한테 연락...은 하고 가는 거지...?"
혹시나, 설마... 하는 느낌으로 조심스럽게 물어보셨지만...
"아니?"
"뭐?"
시원스러운 대답에, 거의 반사적으로 반응하시고 되물어 보시는 린 씨...
"...아니, 이보세요... 호죠 카렌 씨, 이게 맞는 거야...?"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숙이시는 나오 씨...
"아니 뭐, 아까 히지리 쨩이 결정 끝내자마자 바로 프로듀서가 시도는 했지만...직접 연락은 못했대. 무츠미 쨩이 휴대폰 번호를 바꾼 모양인데, 뭐로 바뀌었는지는 프로듀서한테 따로 연락은 안 왔고... 무츠미 쨩네 어머니한테는 연락을 드리긴 했다고 했고."
"...야, 카렌. 그거..."
...아마도 저 뒤에 이어질 나오 씨의 말은 분명, '...괜찮은 거냐?' 였겠지만... 말하지 않아도 아신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시며 대답하시는 카렌 씨였습니다.
"알아. 나도 잘 알고 있어... 그나마 부모님부터 대놓고 반대하거나 막겠다는 건 어떻게든 설득했다고는 해. 대신 뭐... 무츠미 쨩한테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건 직접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되긴 했지만..."
"...근데 그러면 연락처라도 알려주셨으면..."
"그니까 그런 것도 알아서 하라는 의미시겠지. 뭐 어쩌겠... 아, 그렇지?"
갑자기 손뼉을 치시고, 제 쪽을 보시는 카렌 씨...?
"히지리 쨩, 무츠미 쨩하고 연락처 교환은 했지?"
"네? 그, 네에..."
고개를 끄덕여보이니, 눈을 반짝 빛내시는 카렌 씨와, 굳어있던 표정이 조금 풀리시는 나오 씨.
"전화번호랑 메일 주소 다 받아둔거지? 그럼, 히지리 쨩이 전화 한번만 해줄래? 지금 일단 우지이에 가로 가고있긴 한데, 그래도 어디 있는지 확실히 알아두면 좋잖아."
"그렇...죠...?"
"자, 그럼 빨리빨리! 지금 근처까지 왔으니까!"
"...카렌, 너... 도대체 무슨 계획에 이렇게 구멍이 숭숭 뚫려있-"
"-린? 계속 초칠 생각이면 좀있다 들어오지말고 차에서 기다리는걸로 할래?"
"...아니야."
...카렌 씨의 기세...? 는, 어마어마했습니다. 나오 씨는 몰라도, 단 한마디도 질리가 없다고 느꼈던 린 씨가... 단 한 번에...
...저는 기다리지 않고 살짝 손을 들고 카렌 씨를 불렀습니다.
"저, 카렌... 씨...?"
"응? 왜? 궁금한거라도 있어, 히지리 쨩?"
분위기가 조금 부담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여쭤보긴 해야하니까...
"혹시... 전화하면, 무츠미 쨩한테 뭐라고... 말을 하면...될까요...?"
"응? 어... 음... 그렇네...? 뭐라고 말하는 게 좋을까..."
...제 질문에 카렌 씨만이 아니라, 나오 씨와 린 씨도 고민하시기 시작했습니다. 잠깐의 고민 끝에 나온 세 분의 대답은...
>>+3까지 다이스 체크. 가장 높은 값으로 적용합니다.
1 ~ 60 : 카렌 "지금 어디야? 잠깐 만날래?"
61 ~ 80 : 린 "조금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81 ~ 95 : 나오 "...호죠 카렌 씨가 무츠미 쨩을 만나고 싶다고 했어."
96 ~ 100 :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서."
높은 범위가 나오면, 그보다 낮은 범위 이야기는 자동으로 포함됩니다.
...세 분이 내신 의견들은...
"나오, 바로 그렇게 말해버리면 무츠미 쨩이 분명 당황할 텐데?"
"아니,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도 그렇잖아. 속이는 것도 아니고-"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것도 맞고, 지금 만나자는 것도 맞고. 다만 카렌이나 우리가 있다는 건 '말하지 않을'뿐이야."
"...오, 역시 린. 정리가 깔끔한데?"
"아니, 그래도-"
"기각 2표로, 나오의 정직한 돌직구는 안하는 걸로~"
이렇게 세 분이 회의하신 결과, 세 분에 대한 건 이야기하지 않는 걸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뭐, 그러니까 히지리 쨩은 그냥 간단히? 무츠미 쨩한테 잠깐 만나자고 하고 어딘지 묻고... 집이면 때마침 근처 지나가고 있었다고 하면 되고. 프로듀서 씨가 태워다주던 중이었다고 하면 거짓말도 아니잖아?"
...그렇긴 하죠...?
"왜 만나자고 하는건지 물어보면 그냥 물어보고 싶은게 있다고. 만나서 물어보고 싶다고, 그렇게만 말하면 될거야."
"네에..."
"...뭐, 어디서 볼지 같은건 아마 무츠미가 잘 정해줄테니..."
카렌 씨와 린 씨, 나오 씨가 각각 그렇게 말씀해주셨고, 말하기로 정한 내용을 살짝 되새겨보고서...
"자, 그럼 잘 부탁해, 히지리 쨩! 통화 시작!"
"...네...!"
카렌 씨의 말에 맞춰서 통화버튼을 눌렀습니다.
...같이 듣고 싶다는 세 분의 의견에 따라서 휴대폰은 스피커 폰으로 켜놓아서, 차 안에 온통 뚜르르...하는 통화 연결음이 울렸습니다. 무츠미 쨩이 전화를 받기를 기다리는 그 잠깐 동안 고개를 들어 세 분을 흘긋 살펴보았습니다.
나오 씨는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제 쪽을. 정확히는 휴대폰을 내려다보고 계셨고, 린 씨는 룸미러 너머로 조금은 굳은 표정으로. 마지막으로 카렌 씨는 저랑 딱 눈이 마주치셨는데, 그 때 살짝 웃어보이시며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여보세요?]
...카렌 씨는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바라보셨고. 저는 침을 삼키고서 입을 뗐습니다.
"으, 응. 무츠미 쨩...?"
[히지리 쨩? 어쩐 일이에요?]
"응? 에, 그게..."
...살짝 말문이 막혀서 눈을 돌리니 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여주시는 카렌 씨와 나오 씨. 다시 한 번 작게 심호흡을 하고 말을 꺼냈습니다.
"...그... 무츠미 쨩, 지금... 어디...야?"
[네? 그야 집...이죠? 오늘은 읽으려고 벼뤄뒀던 책들을 아침부터 읽고 있었어요.]
...책들... 중에, 전에 무츠미 쨩이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는 걸 하나... 물어보겠습니다.
"아... 혹시 그, 해리 포터...?"
[네! 맞아요! 읽어도 읽어도 재밌는 시리즈거든요! 다른 거 읽다가, 또 생각나서 마침 '마법사의 돌'부터 읽고 있었는데. 그런데 뭔가 마법처럼 맞췄네요? 안 그래도 막 해그리드가 해리를 데리러 오는 장면이었는데-]
...책 이야기를 해주는 무츠미 쨩은, 정말 즐겁고 신나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해줘서 듣고 있는 저도 재미있게, 관심있게 만드는 그런... 힘? 이 있다고 해야할까요. 무츠미 쨩이랑 학교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을 때면 보통은 이렇게 무츠미 쨩이 해주는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왔습니다.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열심히 설명해주는 무츠미 쨩은... 눈빛만이 아니라 무츠미 쨩 자체가 빛이 나는 것 같으니까요.
...학교에서는 수업시간 종이 칠 때까지, 쭉 이야기를 들었지만... 마음 같아서는 쭉 듣고 있고 싶지만요.
"-저기, 무츠미 쨩..."
[에? 아, 그렇지. 또 내 이야기만...]
살짝 부르니까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중얼거리면서 헛기침을 하는 무츠미 쨩입니다. 물론, 저건 살짝은 거짓말.
...무츠미 쨩이 '하고싶은 이야기'지, '무츠미 쨩의 이야기'가 아닌걸.
"오늘, 잠깐... 만날래...?"
[...어? 오늘요...? 언제요? 저녁?]
"...으응. 아니, 가능하면... 조금 있다가...?"
[...에? 지금요?? 엣, 그, 오늘 따로 나갈 생각이 없었어서...]
"나... 아침에, 일정 이야기...하고, 집에 가는데... 프로듀서 씨가... 태워다주기로 하셔서..."
[아, 그럼-]
"-그래서... 어딘지, 알려주면... 바로 갈 수 있으니까...?"
[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무츠미 쨩도 거짓말을 살짝 했으니까.
"...으응, 안돼... 나, 저녁에... 시간이 안되서... 대신, 그래서... 프로듀서 씨가... 바래다 주시는 거고... 내일부터는, 일정...바빠지니까..."
...거짓말은 아닙니다. 저녁에는 카렌 씨랑 다들 시간이 안되고. 내일부터 정말 바빠지는걸요.
[...으음...]
"...그, 어떻게... 안될까...?"
[...그런데 왜 굳이 만나려는 건데요...?]
"...응. 그... 조금,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그럼 전화나 메일로도-]
"으응, 안돼. 꼭, 만나서... 물어봐야..."
[...저, 그럼 개학하고...]
"...안돼."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자 저도, 무츠미 쨩도 서로 말이 없어졌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지만, 먼저 한숨을 내쉬며 다시 말을 꺼낸건 무츠미 쨩 쪽이었습니다.
[...알았어요. 그럼... 지금 어디세요? 너무 멀거나 하면 보기 힘드니까, 적당히 중간 즈음에 약속 장소를 잡으면 될거에요. 어딘지 알려주시면 바로 찾아볼게요.]
...역시 모범생인 무츠미 쨩답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바로 말하네요. 살짝 고개를 드니 감탄한 듯 눈이 휘둥그레지는 나오 씨가 보입니다.
음... 그럼...
"응... 잠시만...? 저기, 프로듀서 씨... 여기, 어디 근처...인가요...?"
"네. 아마-"
차분하게 지금 차가 와있는 거리의 번지수를 말해주시는 프로듀서 씨입니다. 그런데, 무츠미 쨩 쪽 반응이 조금...?
[에? 응? 잠깐, 히지리 쨩, 지금 이거...]
"응. 스피커 폰..."
[에?! 그럼 계속 듣고 계셨던 건가요...?!]
"...차 안에서, 이거저거 하면... 살짝, 멀미...하고...? 엄마가, 전자파... 위험하니까... 바깥이 아니면, 스피커 폰... 쓰라고..."
[그...! ...아뇨, 아니에요. 그나저나... 그, 지금... 히지리 쨩 위치가, 저희집 근처...인데...]
톡톡, 하고 카렌 씨가 제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셨습니다. 물론 저도 잘 아는 이유로.
"...아, 그럼... 무츠미 쨩네 집... 찾아가도... 돼...?"
[...네? 앗, 그... 그건...]
"...안될...까...?"
[......으으으으으으으으으......]
...엄청나게 고민하는 무츠미 쨩. 그리고 느껴지는 시선에 살짝 고개를 드니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있는 나오 씨와, 엄지손가락을 척, 들고 있는 카렌 씨.
'잘.했.어.'
...입모양으로 그렇게 말씀하셔도 말이죠...
[...그, 알았어요. 주소... 메일로 보내드릴테니까. 음... 15분 정도만 있다가... 와주실래요...]
"...응! 그렇게 할게...!"
제 대답을 들은 무츠미 쨩은 다시 크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뭔가, 히지리 쨩... 이렇게 고집 부리지 않았었다고 기억하는데요...]
...살짝 얼버무려야겠습니다.
"...에헤헤... 미안..."
[...하아...그럼, 집 근처에 오면 다시 전화해주세요.]
"응...! 바로 갈게...!"
[...네?! 잠시만-]
...바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렇게 통화를 끝내고 다시 숨을 고르는데...
"흐-응. 이거, 우리가 이렇게 저렇게 하자고 코멘트 할 필요가 없었던 느낌인데?"
"음음! 정말 훌륭했어, 히지리 쨩! 살짝 소악마스러운게 정말 귀여웠어~"
"...뭔가 방금 카렌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내 착각이겠지..."
...세 분은 각양각색으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오 씨의 말에 반응하시는 카렌 씨...?
"잠깐, 나오. 그건 무슨 평가?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지 않을래~?"
"...야, 잠깐! 좁다고! 들러붙지마, 카렌!! 아, 별 의미 아니니까 넘어가 좀!! 야, 지금 운전중이잖아?! 카렌-!!"
...무츠미 쨩이 메일을 보내줄 때까지 그 잠깐동안 있었던 나오 씨와 카렌 씨의 몸싸움은... 꽤 격렬했다, 라고만 말하겠습니다.
무츠미 쨩네 집... 그러니까, 우즈이에 가는... 그, 잘 표현은 안되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컸습니다.
"도쿄에서 이정도 집이면 엄-청 잘사는 편이야."
"...애초에 동네부터 좀 잘사는 동네기도 하고."
...교실에서 살짝씩 나왔던 그, 무츠미 쨩이 세레브...? 라는 이야기. 무츠미 쨩 스스로가 말도 안된다고 웃으면서 부정했어서 그냥 농담이겠거니 했는데...
...그런 식으로 엄청나게 부자인, 그런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분명, 꽤 잘사는 집인게 분명했습니다. 이렇게 밖에서 봐도 마당이 넓어보이고, 집도 그, 저랑 언니가 지내는 언니의 그 맨션 방보다 더 넓은 면적에... 2층에, 다락방도 있을거...같구요...
"...자, 그럼 우린 인터폰에 안보이게 슬쩍 숨어있을테니까. 히지리 쨩, 빨리 무츠미 쨩을 부르자!"
"...야, 카렌. 너 좀-"
장난기가 듬뿍 섞인 카렌 씨의 말에 뭔가 지적하시려는 느낌으로 돌아서던 나오 씨였는데...
"-...아니다. 알았어."
...뭔가 이해했다는 듯 그렇게 말씀을...? 하지만 그걸 신경쓰기 전에 린 씨가 먼저 다시 말을 거셨습니다.
"...자. 부탁할 게."
...고개를 끄덕이고, 조심스럽게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딩~동~
...누르고 잠깐 기다리자...
[일찍 도착했네요! 잠시만요, 가서 열어줄게요!]
...직접 온다는 걸까요? 그, 아마도 그게 가장 좋긴 하겠지만요...
...인터폰이 툭, 하고 끊기는 소리. 그리고 조금 있다가 문 안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와 제가 있는 쪽으로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렸습니다. 점점 커지더니 문 너머에서 멈춘 발소리.
그리고.
끼이익...
"어서와요, 히지리 쨩! 방학동안 잘 지냈어요? 갑자기 온다고 해서 조금 놀...랐..."
...재잘재잘, 시냇물 흐르듯 나오던 무츠미 쨩의 말은 자연스럽게 돌아가던 고개가 딱 멈추듯, 그대로 굳어버렸습니다.
"안녕. 오랜만이야, 무츠미 쨩."
"...카렌 씨... 린 씨랑, 나오 씨도..."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트라프리를 발견한 무츠미의 반응은?
1에 가까울수록 부정적.
100에 가까울수록 긍정적.
가장 다이스의 컴마가 높은 다이스 값을 반영합니다.
무츠미 쨩의 반응에 저도, 카렌 씨도, 나오 씨도, 린 씨까지도... 모두가 그대로 숨을 죽이고 무츠미 쨩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뭔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걸까요? 무츠미 쨩의 눈동자만 연달아 카렌 씨, 나오 씨, 린 씨를 번갈아가며 바라볼 뿐. 아무도 말 한마디도 꺼내지 않고 그렇게... 아주 잠깐 동안 그렇게 있었습니다.
그렇게 굳은 채로, 눈만 꿈뻑꿈뻑...하고 세 분을 바라보던 무츠미 쨩이... 마침내 정신이 들은 듯 '핫' 하고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빠르게, 세차게 젓고는...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왜, 왜 그렇게 계시는 거에요...?"
...무츠미 쨩의 저 질문에, 저도 다시 세 분을 살펴봤는데...
"......"
...그게, 잘 설명은 안되지만... 그러니까... 나오 씨, 카렌 씨, 린 씨가 살짝 허리를 숙이고 반대 쪽 문에 바짝 붙어서 차례대로 포개어져서... 꼭 나오 씨가 카렌 씨, 린 씨를 순서대로 위에 업고 있는 느낌으로...
...탑을 쌓듯이 차례대로 나오 씨, 카렌 씨, 린 씨가... 자연스럽게 붙어있는 모습이...
"...크흠."
"...어, 그게..."
헛기침과 함께 고개를 슥 돌리는 린 씨,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시는 나오 씨. 그리고...
"...음... 서프라이즈! 랄까나?"
"...거, 여러모로 놀랍긴 하겠다..."
...카렌 씨의 너스레에 바로 딴죽을 걸어주시는 나오 씨입니다.
"...야, 무거우니까 이제 다 내려와 빨리."
"에에..."
...카렌 씨가 아쉬워하든 말든 나오 씨가 몸을 일으키니, 별수없이 비키게 되는 두 분이었습니다.
"...하아..."
다행히도, 그런 세 분의 반응에 작게 한숨을 내쉬는 무츠미 쨩.
"...깜짝 놀랐다구요. 생각도 못했는데, 갑자기 세 분이 그렇게 우스꽝스럽게 그러고 있는걸 볼 줄은..."
"...뭐,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럴지도?"
"...그리고..."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저를 돌아보는 무츠미 쨩. ...슬쩍 고개를 돌려 무츠미 쨩의 시선을 피했습니다.
"...하아..."
다시 한 번 한숨을 쉬는 무츠미 쨩. 그러면서, 고개를 살짝 끄덕거리네요...?
"...뭐, 어떻게 된건지는 알거같아요..."
"무츠미 쨩, 한숨을 자꾸 쉬는건 별로 좋은 습관이 아니야."
"...애초에 이게 다 누...아니에요."
...일단, 들어오세요.
그렇게 덧붙이며 다시 문을 열며 안쪽으로 들어서는 무츠미 쨩입니다.
...얼굴에 살짝 웃음기가 어려있었는데... 괜찮은 거겠죠...?
"그, 죄송해요. 지금 다과는 따로 없어서..."
녹차 1L짜리 페트병과 찻잔 5개를 들고 테이블에 내려놓은 무츠미 쨩은 조금 멋쩍은듯 뺨을 긁적이며 시선을 피했습니다.
"아니, 괜찮아. 애초에 우리가 몰래 찾아온 거니까."
"그... 그야, 그렇긴 하지만..."
하나씩 잔을 채워서 나오 씨, 카렌 씨, 린 씨... 그리고 저에게까지 차례대로 나누어주고 자리에 앉은 무츠미 쨩은 다시 저와 세 분을 차례로 쭉 돌아보고는 헛기침을 한번 하고.
"저, 그래서... 히지리 쨩을 통해서 몰래 찾아오셨는데... 어쩐 일이세요...?"
"어라,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알고 싶지 않은거야? 무츠미 쨩은 이런거, 흥미진진해 하잖아."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무츠미 쨩에게 바로 툭 대답하신건 카렌 씨. 저 말에 살짝 두 눈이 커진 무츠미 쨩이었지만...
"...그, 대충은 지금 이게 어떻게 된건지 알 거 같거든요..."
...그렇게 말하면서 카렌 씨와 마주친 눈을 살짝 돌리는 무츠미 쨩. 하지만 카렌 씨는 그 모습에 미소를 지으며 재차 물어보셨습니다.
"음, 그래? 그럼 한번, 무츠미 쨩이 추측한 걸 얘기해볼래?"
"...네?"
"지금 이게 어떻게 된건지, 무츠미 쨩이 대충 어떤지 알 거 같다고 했으니까 그 추측한 걸 들려줘."
"...어, 굳이...요?"
카렌 씨의 말에 난처하다는 듯 살짝 찌푸려지는 무츠미 쨩의 얼굴. 그러면서 옆의 나오 씨와 린 씨를 바라보는데-
"그러네. 나도 궁금해."
바로 그렇게 대답하시는 린 씨와, 고개를 크게 끄덕이는 나오 씨의 모습에 윽, 하고 살짝 몸을 뒤쪽으로 빼는 무츠미 쨩이었지만...
"...이런 추측 같은 걸 듣는 것보다, 그냥 빨리 이야기를 하시-"
"-오늘 찾아온 용건 같은 걸 떠나서 말이지. 우리는 일단 무츠미 쨩 얼굴 보려고 온 거니까."
"......"
...다시 한번 말없이 두 눈을 꿈뻑이며 카렌 씨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무츠미 쨩은 이내 살짝 고개를 돌리고는 입을 삐죽이면서 작게...
"...치사해요, 정말."
"뭐, 내가 짖궂은건 무츠미 쨩이랑 나오가 가장 잘 알잖아?"
"...스스로 알고 있으면 좀 고치라고..."
...나오 씨와 무츠미 쨩이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지만, 뭔가, 저 한숨이 분위기를 더 풀어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츠미 쨩의 표정이 조금 더 밝아지고, 세 분의 시선을 더 자연스럽게 받는... 그런?
아무튼 그렇게 분위기가 조금 더 풀어지고, 다들 녹차를 한모금씩 마시고 난 뒤... 무츠미 쨩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제가 아는 건, 히지리 쨩이 저한테 전화해서 갑자기 만나자고 한건데요."
"응응."
"...평소에 자주 전화하거나, 메일하거나 하진 않아서... 일단 히지리 쨩이 먼저 연락하거나 하는 일이 많진 않아서 '무슨 일이 있나?' 싶었어요."
...말이 끝나고 제 쪽을 바라보는 무츠미 쨩의 시선이 조금 따가워서, 다시 또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학교에서 본 무츠미 쨩은 조용하지만 엄청 상냥하고, 이것저것 잘 설명해주고... 그랬는데...
오늘 본 모습은... 수업시간에 똑부러지던 모습이 그대로 있긴 했는데, 그... 저한테 상냥한 느낌은...좀 없는 느낌...?
...일단, 아무리 카렌 씨의 말대로 하긴 했어도 제가 속이긴 했으니까 할 말은 없긴 하지만요...
"어쨌든, 만나자고 했으니까... 저녁 때에 만날까? 해서 그때는 어떻냐고 물어봤는데..."
...그러다 뭔가 생각났다는 듯.
"...잠깐만요. 아까 히지리 쨩, 스피커폰이었잖아요...?"
...제 쪽을 바라보면서 물어보는 거니까... 그, 제가 대답...해야하는...거죠...?
"...어, 그랬...지...?"
"...그럼 어떤 상황인지 다 설명할 필요 없던거 아니에요...?! 다 아시는거-"
"아니야 아니야. 무츠미 쨩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해서 그러니까, 계속 이야기해줘."
"...애초에 우리가 듣고 싶다고 히지리한테 스피커 폰을 켜달라고 했던거니까."
...린 씨의 말 덕분에 무츠미 쨩이 다시 고개를 돌려줬습니다.
...그, 저... 왜 이렇게 죄인이 된거 같은 느낌이...?
"...아무튼, 그런데 갑자기 저녁에는 안된다고 바로 보자고 하는 것도 조금 이상하긴 했는데... 그래서 약속 장소를 잡으려고 위치가 어디쯤이냐고 물어봤는데요."
"응. 집 근처인거 바로 알아듣고 그렇게 반응해준 무츠미 쨩, 정말 성실했어."
"...놀리지 마세요, 정말..."
...입을 삐죽이며 고개를 돌린 무츠미 쨩은, 갑자기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말했습니다.
"...정리 됐어요... 그러니까... 애초에, 저한테 전화하기 전에 이미 히지리 쨩은 세 분의 안내를 받아서 저희 집 근처로 온 거에요. 처음부터 여기로 찾아오려고 온거고... 제가 집 얘기를 꺼낸 김에 바로 집에 와도 되냐고 물어봐서 이렇게 오신거네요."
"...오..."
"...그리고 히지리 쨩이 저한테 전화한 건... 아마, 제가 휴대폰을 바꾸고 번호를 알려드리지 않았으니까... 제 번호를 알던 히지리 쨩이 그대로 전화하게 한걸테고요."
"...흐응..."
"...맞죠?"
...무츠미 쨩은 불만스럽다는 느낌 절반, 그리고 정답을 맞춰서 뿌듯하다는 느낌이 절반...인 얼굴로 세 분을 연달아 바라보았고. 감탄하는 나오 씨와 린 씨...
"응, 완벽해."
...박수까지 쳐주는 카렌 씨의 반응에 입꼬리가 씰룩거리는 모습...이네요.
"역시 무츠미 쨩이야. 더 예리해졌어. 훌륭한 추리였어."
"...헤헤... 핫, 크흠...! 그, 아무튼, 말이죠."
...살짝 얼굴을 붉히며 다급히 말을 돌리는 무츠미 쨩입니다.
"히지리 쨩이랑 제가 같은 반이라는 사실...도 아실테고... 음. 아니죠,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아무튼 그래서, 어쩐 일로 찾아오신건가요."
방금 전 설명한 것처럼 차분하게 또박또박, 무츠미 쨩이 카렌 씨에게 다시 질문했습니다. 그리고 무츠미 쨩의 말에 입꼬리가 살짝 흔들리는 카렌 씨.
"...으음...그으러니까..."
무츠미 쨩의 질문에 이번에는 카렌 씨가 으음, 하고 고민에 빠지셨습니다. 하지만 무츠미 쨩은 꼼짝도 하지 않고 카렌 씨를 응시하고 있네요. 그 시선에 뺨을 살짝 긁적이시며 옆의 나오 씨와 린 씨를 바라보는 카렌 씨입니다.
"어디부터 이야기를 해야할까나... 린, 나오. 어디부터 하는게 좋을까?"
"...오늘 나하고 린은 카렌 네 뒤를 그냥 따라온거니까 말이지.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어차피 무츠미도 카렌, 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까."
"-와아, 나오 매정하네. 그치 린-"
"...이건 나도 나오랑 같은 의견."
"...두 사람 다 너무 냉정-"
"-빙빙 돌리지 말고 솔직하게 이야기 해."
"......"
두 분의 반응에 살짝 멈추셨다가 쇼파에 몸을 파묻듯 등을 뒤로 푹 기대시는 카렌 씨. 그러면서 길게 한숨을 내쉬시는데...
"...카렌 씨, 한숨 자주 쉬는거 별로 좋지 않다고 방금 전에 그러시지 않으셨어요?"
"...와아, 그대로 돌려받았네. 나, 엄청 상처받았을지도."
"...카렌."
"알았어, 알았다고..."
그렇게 푹 파묻은 자세 그대로 천장을 바라보던 카렌 씨는, 다시 한 번 크게 숨을 내쉬고서 자세를 바로해서 무츠미 쨩을 바라보았습니다.
"음... 일단. 무츠미 쨩."
"...네."
"그동안 잘 지냈어?"
"...네...?"
"...연습생, 쉬는 동안에."
......
"중학교 들어가면서 쉬기 시작했으니까."
>>+1 다이스. 무츠미의 대답은?
1 ~ 50 : "......"
51 ~ 100 : "...네."
"...네."
"...응. 어... 무츠미 쨩이 그랬다면... 다행이야. 응. 정말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 무츠미 쨩에게, 카렌 씨도 고개를 끄덕여보이셨습니다.
"잘 지냈다니 기뻐. 기쁘지만...응, 이거... 아무래도 내가 질문을 잘못 꺼냈던 걸지도...? 뭔가, 무츠미 쨩이 어떻게 대답했어도 반응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
...카렌 씨 말고는 다들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나오 씨도, 린 씨도, 그리고 무츠미 쨩도...
카렌 씨는 입을 살짝 다시시더니, 테이블 위에 있던 찻잔을 들고 단숨에 비우셨습니다.
"후...미안해. 자꾸 말을 빙빙 돌리기만 하고 제대로 못하는 거. 그치만... 나도, 나오도, 린도... 무츠미 쨩한테 그 때부터 아무 것도 듣지 못했어서, 오늘 하려는 이야기를 쉽게 꺼내질 못하겠어..."
"...그, 저한테 듣지 못했다는 건... 어떤 걸-"
"-연습생을 그만 둔 이유."
...되물어보는 무츠미 쨩의 말을 툭 끊으면서 대답해준 분은...
"...나오..."
...놀랍게도, 린 씨가 아니라 나오 씨였습니다. 낮게 가라앉아있는 목소리에 린 씨라고 순간 착각할 뻔했지만...
카렌 씨도, 무츠미 쨩도 나오 씨의 말에 조금 놀란 모양입니다. 카렌 씨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듯, 그러면서 오른손을 나오 씨 쪽으로 뻗으시려는 자세를 하셨지만, 나오 씨는 고개를 가로로 저어보이신 뒤 왼손으로 카렌 씨의 오른손을 살짝 붙잡아 쇼파 쪽으로 내리셨습니다. 그러고는 다시금 카렌 씨와 무츠미 쨩을 번갈아 바라본 뒤, 이야기를 계속하셨습니다.
"린, 카렌, 그리고 나까지. 1년 전에 무츠미, 네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한동안 쉬겠다는 이야기에 대해서... 우리는 어디까지나 프로듀서 씨를 통해서 전달 받았을 뿐이야."
"......"
"그리고 그 후, 프로듀서에게 캐물어봤을 때... 네가 사실은 아이돌 연습생을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걸 프로듀서가 어떻게든 만류한 끝에 휴직 비슷한 걸로, 무기한으로 쉬는 걸로 돌려놓았다는 것까지."
...덤덤하게 가라앉아있는 나오 씨의 목소리는... 톤이 낮지는 않았지만... 뭐라고 해야할까요...
다들, 테이블 위에 있는 찻잔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나오 씨만 무츠미 쨩 쪽을 바라볼 뿐.
"그 때 당시... 우리는 먼저 데뷔했던 린을 따라서 함께 트라이어드 프리무스로 막 데뷔했을 때라서 하루하루 일정에 치여서 마음에 조금의 여유도 없었지. 그래서 무츠미... 네가 없다는 걸 알아차린 것도 여름이 다 되어서였어. 네가 휴대폰 번호랑 메일 주소를 바꾼 것도... 그제서야 알았고."
...아니, 아니지...
피식 웃으면서 나오 씨가 고개를 가로저어 보이셨습니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무시고는... 나오 씨도 나오 씨의 찻잔을 내려다보시며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말... 우리 스스로 세우는 합리화... 내세우기 편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거, 알고 있어. 나였어도 분명 그렇게 느꼈을거야. 그렇지만."
그렇지만.
나오 씨는 힘주어, 그렇게 다시 말했습니다.
"우리는 내심, 무츠미. 너라면... 우지이에 무츠미라면 나랑 카렌보다 어려도 우리보다 더 똑소리나고 어른스럽고... 분명 재능이 있는 너라서. 분명, 혼자서도 잘 연습하고 어떻게든 데뷔할 기회를 잡을거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아니, 그래서... 그래서라고 해야겠지."
......
"그래서, 너를 제치고 먼저 데뷔한 우리가 너한테 연락하는게, 너를 기만하고 너한테 상처를 줄까봐. 우리가 무신경하게 뱉은 말에, 네가 더 스트레스를 받고 할까봐... 먼저 연락할 용기가 나지 않다...고 해야할까. 물론, 이거에 대해 린이나 카렌하고 얘기했던 적은...없어. 하지만 우리 셋 다 무츠미, 네 이야기를 피했던 거에서... 분명 다 똑같이 생각하고 있었다고 확신해."
"...우리가 데뷔해서 힘들다, 일이 많아, 피곤해, 어려워, 협의 힘들어, 등등... 아무렇지 않게 나올 수 있는 말이 무츠미 쨩을 괴롭히게 될까봐... 무서웠어."
카렌 씨의 말에, 옆을 살짝 돌아보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는 나오 씨였습니다.
"...웃기는 일이지... 린이 먼저 데뷔했을 때는 린이 뭐라고 하든 말든 카렌이든 나든 '기만하지마 임마!'라며 장난치고 했었는데. 뭔가... 무츠미, 너만 혼자 남게 되니까..."
"...나 혼자 먼저 데뷔했었을 때에는... 그래도 레슨을 받거나 할때 거의 항상 마주쳤으니까, 그 때 내가 조금이라도 투정 부리면 나오나 카렌이 바로 받아쳐줄 수 있고. 오히려 먼저 어떻냐고 물어봐줬으니까... 편하게 이야기했다고 생각해."
...덤덤하게 이어지는 세 분의 솔직한 이야기...
저는 듣고만 있었는데도 어쩐지 입이 바짝 마르는 것 같아서, 다시 찻잔을 집어들었지만 찻잔은 이미 다 비어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다 마셔버린 걸까요...
...그렇지만, 페트병을 집어들고 다시 찻잔을 채울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다시 테이블에 잔을 내려놓았습니다.
"...이기적으로 들리겠지만, 무츠미 쨩. 무츠미 쨩이 먼저 이것저것 전화든 메일이든, 채팅창에서든... 뭐라도 보내줬으면... 엄청 조심조심하더라도 우리도 대답할 수 있었을거 같아. 린한테 우리가 그랬듯이... 그런데..."
...무츠미 쨩 쪽으로 슬쩍 시선을 돌렸지만,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표정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카렌 씨의 말을 마지막으로 다시 침묵이 흘렀고...
>>다음 연재시 까지 다이스. 다음 상황은?
1 ~ 33 : "...그래서... 오늘 오신 이유...는 방금 말씀하신 건가요."
34 ~ 66 : 꼬르륵~ / "...아, 그렇지. 지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네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뭐라도 준비해올게요."
67 ~ 99 : "...미안해."
100 : "......"
가장 많이 나온 쪽으로 진행하며, 100은 1표로 바로 진행됩니다.
숨소리조차도 잘 들리지 않던 침묵 속에서...
...꼬르륵...
"...어라?"
"...방금..."
카렌 씨와 나오 씨의 눈이 휘둥그레지며 서로 마주보셨습니다. 말은 서로 안하고 계셨지만... 아마, 저렇게 마주 보시면서 눈빛과 표정으로 분명 서로 확인을 하시...겠...
무츠미 쨩과 린 씨도 고개를 들어 서로를, 그리고 나오 씨와 카렌 씨 쪽을 마주 바라보면서... 말은 안했지만 아까 그 소리의 행방을 서로 눈빛만으로 물어보고 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네 사람의 시선교환이 끝나자 마침내... 천천히, 일제히 고개가 제 쪽을 돌아보았고.
"...ㅈ, 죄송해요...!"
...얼굴이 화끈거려서 도저히 고개를 들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 역시 언니도 그렇고... 아니, 주로 모모코 쨩이 저한테 했던 말 중에...
'...히지리는 안나 씨랑 달리, 보이는 모습 그대로 엄-청 맹하니까. 중요하다 싶을 때라고 생각되면, 그 중요한 순간이 끝나는 그 때까지 꼭! 제대로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건데.'
...그렇게 들었으니까요.
...그, 그래도 역시 이런건 엄청 부끄러운데...
더군다나, 다들 아무말이 없이 바라보고 있다는 게 더더욱...
...언니처럼 후드티라도 입고 다녔으면 조금이라도 시선을 피할 수 있었을텐데...
"...어... 확실히, 점심시간이 좀 지나긴 했네."
"아뇨...! 그... 저는,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린 씨가 헛기침을 하시고는 그렇게 말해주셨지만... 엄청 눈치없고, 방해가 된거 같아서... 마음같아선 가능하면 저 혼자라도 다른 데에 가있고 싶은데...! 으으...
"...푸흡..."
...그리고 건너편에서 들리는 작은 웃음소리. 그, 들려온 위치를 생각하면... 무츠미 쨩...?
"...아, 미안해요, 히지리 쨩. 크흠. 그렇네요, 지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기도 했고."
무츠미 쨩의 반응에 슬쩍, 고개를 들어봤습니다. 그러자, 저를 바라보던 세 분의 시선이 모두 무츠미 쨩 쪽으로 다시 돌아가있었습니다.
"다들 아직 점심은 안 드셨죠?"
"응? 아, 뭐 그렇지. 시간도 애매했고. 애초에 점심은 간단히 칼로리 밸런스나, 샐러드가 보통이잖아. 귀찮으면 그냥 에너지 드링크만 마시-"
"-그러시면 안되죠!"
...여전히 말을 못하고 있는 나오 씨, 카렌 씨와 달리 무츠미 쨩에게 대답해준 린 씨였지만.
...뭐랄까, 그래도 린 씨는... 시부야 린이라면 정말 모르는 사람이 없는 아이돌인데, 무츠미 쨩은 정말 자연스럽게 대하네요...
그렇게 린 씨의 말을 자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무츠미 쨩은,
"저도 아직 점심은 먹지 않았거든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뭐라도 준비해올게요."
"으? 응?! 아니, 괜찮으니까?!"
무츠미 쨩의 그 말에 나오 씨가 좀 당황하셨는지 말리려고 하셨는데, 무츠미 쨩은 크게 고개를 휙휙 저으면서 다시 대답했습니다.
"아니에요! 손님으로 찾아오셨는데, 점심도 드시지 못하고 오셨잖아요! 잠깐이면 되니까,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아니, 그럼 하다못해 뭐라도 돕게-"
"안돼요! 기다려주세요!"
...양 주먹을 불끈 쥐어서 의욕이 잔뜩 들어갔다는 걸 보여준 무츠미 쨩은, 그대로 주방 쪽으로 향했고...
"...뭐, 별 수 없나."
그렇게 중얼거리시며 린 씨가 다시 쇼파에 몸을 파묻는 걸 시작으로 나오 씨와 카렌 씨도 다시 쇼파에 앉았습니다.
...뭔가, 그... 분위기가 너무 뜬금없이 휙 바뀌어버렸지만... 그래도 잠시 진정되었다고, 봐도 되는 걸까요...?
슬쩍 다시 세 분을 바라보니, 나란히 앉으셔서, 동시에 휴대폰을 꺼내 들여다보고 계셨습니다. 뭔가, 꺼내시고 들고 계신 자세는 조금씩 다르시긴 했는데... 꺼내는 타이밍이 너무 절묘하게 딱, 동시여서... 재밌기도 하고, 감탄스럽기도 합니다. 유닛으로 1년이 넘게 같이 해온 분들이라... 이렇게 호흡이 잘 맞으시는 걸까요.
...아. 그, 이럴 때가 아니죠...! 뭐라도... 그러니까, 저는... 제 3자...니까...
...무츠미 쨩이랑, 카렌 씨, 나오 씨, 린 씨...를 위해. 뭔가 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게... 있을지도 모릅니다. 세 분은 아까 말씀하신 이유들 때문에, 무츠미 쨩에게 다가기 어려워 하시는 거 같으니까...
...그리고, 그런 이유 같은 걸 다 떠나서...
듣고만 있고 싶지 않은걸요. 그러니까... 조금, 아니, 많이 폐가 되더라도. 지금은 제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봐야겠습니다.
"......"
...그러니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건...
>>+3까지 투표.
1. 무츠미를 따라가보자.
2. 여기 있는 셋에게 조금 더 물어보자.
...세 분에게 뭔가 더 물어보고 하는 건... 역시, 아직은 조금 어려울 거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래부터 같은 반 친구인 무츠미 쨩 쪽이 트라프리의 세 분보다... 제가 그래도 더 편하게 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요. 그리고...
"......"
...아까 제가 꼬륵거린 탓에, 무츠미 쨩이 점심을 준비하겠다고 갔으니까... 제가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줘야겠죠. 분명 언니가 지금 저랑 같은상황이었어도 똑같이 생각할 거고요.
...그리고, 이것저것...
"...어라? 히지리 쨩, 어디 가?"
조심스럽게 일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제 바로 옆에 앉아계시다보니 카렌 씨께서 바로 그렇게 물어보셨습니다.
물론, 대답할 건 생각해뒀지만요.
"...그, 저... 잠깐 화장실...좀..."
살짝 부끄러운 듯 웃어보이며 그렇게 대답하니까 카렌 씨는...
>>+1 다이스. 카렌의 반응은?
1 ~ 50 : "뭐, 갔다와."
51 ~ 100 : "...아, 그럼 나도 같이 가자~."
일단 이 판정 외로 나오나 린은 따로 개입 안할겁니다.
"...아, 그럼 나도 같이 가자~"
"...에?! 아뇨, 그..."
...같이 가자고 하실 줄은 생각을 못했는...데요...?! 아뇨, 그, 물론 당연히 화장실, 다니시기야 하겠... 아니, 이게 아니죠?! 어, 그러니까...
"...카렌."
...방글방글 웃고있는 카렌 씨와, 팔을 휘적거리고 있는 저를 번갈아 바라보던 나오 씨가 조용히 카렌 씨를 불렀습니다. 그, 아마, 도와주시려는 걸...까요...?
"화장실만 갔다올 거라고~ 금방 올게."
"...뭐, 괴롭히거나 하지마."
"안.하.거.든.요? 나도 사리분별은 한단 말야. 히지리 쨩은 나오가 아니고 말이지."
"하아... 잠깐. 카렌, 너 방금 뭐라고-"
"자자, 빨리 갔다오자, 히지리 쨩!"
나오 씨가 뭐라고 더 말을 붙이기 전에, 카렌 씨가 저를 뒤에서 끌어안듯이 붙들고 그대로, 거실...? 응접실...? 어쨌든, 그 방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슬쩍 눈에 들어온 나오 씨의 표정이 조금 무섭긴 했는데... 응, 괜찮겠...죠?
"탈출~!"
복도로 나오고 문을 닫으면서, 카렌 씨는 그렇게 장난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팔도 자연스럽게 풀어주셨구요.
"...어라, 잠깐."
...풀어주셨...는데... 어...?
"...잠깐만... 미처 신경을 못썼는데 말이지... 오호..."
...갑자기 제 머리카락을... 만지시네요...? 뭔가, 감탄하시면서...
"...저, 저기... 카렌...씨...?"
"응, 잠깐만 히지리 쨩. 으음..."
살짝살짝 들어도 보시고, 얼굴...? 도 대시는 거 같은 느낌이...
"...잠깐만. 다시 한번만."
"...네? 에, 잠시만요."
그러고는 다시 끌어안으시고...
...아, 이거, 알고 있습니다. 집에서 굉장히 많이 있던 일이라서 모를 수가 없구요.
"...세상에... 이렇게 복슬복슬한데, 머릿결이 이렇게 좋아... 뭐야, 이 사기적인 금발..."
"...저어, 카렌...씨...?"
"잠시만. 금방이니까."
...저렇게 뭔가 혼잣말로 감탄하시면서... 응. 분명, 얼굴을 부비고 계십니다.
"...이정도면, 나오 이상... 아니 뭐, 나오는 애초에 심하게 곱슬이니까... 응, 히지리 쨩은 덜 곱슬거리는 거...역시... 아직 중학생이라...?"
...집에서도 언니가 게임을 안하거나 하면, 꼭 쇼파에서 절 인형처럼 끌어안고 이렇게 머리카락 냄새를 맡으면서 쉬었으니까요. 오죽이나 많이 했으면, 모모코 쨩이 으르렁 거리면서 '언니가 되어가지고 동생한테 그렇게 횡포 부리면 써?!' 하고 말했던 적도 있어서...
"...굉장해..."
...물론 언니가 크게 인심 쓴다는 듯 '로코보다... 히지리가 더 상급...이야...' 라고 말하면서 모모코 쨩한테 자리를 선뜻 양보해주고, 모모코 쨩도 그 이후로...
...아니, 이게 중요한게 아니죠?!
"카, 카렌 씨...!"
"...핫."
...조금 힘주어서 부르니까 그제서야 끌어안던 팔을 놓아주시는 카렌 씨입니다.
"어, 그, 미안. 이...일부러는 아니었어..."
"...그, 아니에요..."
...정말 이상하게도, 지금 카렌 씨의 표정이... 제가 오늘 사무실에서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를 다 통틀어봐도 엄청나게 당황하시는 걸 알 정도라서요. 뭐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모모코 쨩도 그 이후론 언니가 게임할때 가끔 언니가 했던거처럼 끌어안고 있기도 하니까... 이제 슬슬 그러려니 하는 생각도 들고 있고요.
...그 어느때보다도 심하게 부자연스럽고 큰 헛기침을 하는 카렌 씨.
"...자, 자아 그럼 빨리 화장실을 찾아볼까...?!"
"...그거보단, 무츠미 쨩에게 물어보는게..."
"...그, 그렇네! 그게 예의에 맞는 거니까?!"
...뭐랄까, 방금 카렌 씨가 보여준 모습 덕분에 조금이나마 카렌 씨와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좋은 방향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 ...뭐, 복슬복슬한건 어쩔수 없죠!(썸즈업)
...그런데...
"...저, 카렌...씨...?"
"...응? 왜?"
"저, 여기..."
...카렌 씨는 아마 부엌이 있을 안쪽 방향이 아니라, 저희가 무츠미 쨩의 안내를 받아 들어왔던 현관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후후... 히지리 쨩?"
"네, 네?"
"어차피... 진짜 꽃을 따려고 간거 아니잖아?"
"...엣."
...다시 한 번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우면서 말하시는 카렌 씨. 아까 그렇게나 흥분...?하시고, 당황하신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히지리 쨩? 지금 히지리 쨩이 날 바라보는 시선이 사무실 때하고 비교하면 좀 바뀐거 같아."
"...아, 아니에요?!"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시고 그렇게 목소리를 낮추며 물어보시는 카렌 씨는... 그, 엄청... 예리하셨습니다. 그렇지만 그 이상 캐물어보지 않겠다는 듯,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셨습니다.
"아, 물론 히지리 쨩이 정말로 화장실이 급한 거라면 바로 찾아봐야겠지만 말이지... 근데 그게 아니지?"
낮아진 목소리 그대로, 단정짓듯 말씀하신 내용은... 전부 사실이라서, 저는 별 수 없이 고개를 크게 끄덕여 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자 살폿 웃으시는 카렌 씨.
"응, 솔직하네. 착한 아이구나, 히지리 쨩은?"
"...그..."
"...뭐, 물론 아이돌...아니, 여자아이에게는 꼭 자신을 꾸미고 숨겨줄 거짓말이 필요하다고 누가 누누히 이야기했지...나도 동의는 하고. 그래도 이런 잡담은 지금 시간이 없으니까 나중에 하자."
"...네..."
"...그렇네. 음... 일단... 히지리 쨩은 무츠미 쨩을 따라가려고 나온거. 맞지?"
"어-"
"-가서 무츠미 쨩을 거들거나 해줄 생각이었지?"
...다 보이셨던걸까요. 뭐라 더 말할 필요가 없어서 다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일단 그건 고맙고... 응. 정말, 그렇게 신경써줘서 고마워. 그리고, 혹시나 히지리 쨩이 지금 내가 이걸 알아내서 나도 따라오려나, 같은 걱정은 안해도 돼."
"----"
후후, 하고 또 웃으셨습니다.
"...무츠미 쨩이 오지 말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그걸 굳이 억지로 끼어들거나 하는건... 평소라면 몰라도 아무래도 지금은 나라도 그렇게 하기 힘들어."
"...그럼..."
"그럼 왜 따라나왔냐면. 음... 조금, 히지리 쨩한테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서? 랄까나."
...부탁...이요?
"...음, 그렇네.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카렌 씨는 살짝 말끝을 흐리시면서... 손을 뻗어 제 손을 붙잡으셨습니다.
"...무츠미 쨩을 거들어주러 갔을 때... 조금,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래...?"
"...어떤 이야기요...?"
"...하아... 사실, 나도 막상 무슨 이야기를 해줬으면 하나...를 잘 모르겠어."
...줄곧 저를 똑바로 마주보며 말씀하시던 카렌 씨였는데. 지금 잘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제 시선을 피하셨습니다.
"...미안. 지금, 무츠미 쨩한테 이래저래 미안하고, 무츠미 쨩이 싫다고 하지 않을까... 이제와서 찾아와서, 제안하는 것도 엄청 민폐고 상처주는 게 아닐까... 그리고 히지리 쨩을 오늘 봤으면서, 이런 식으로 부탁하고 할 생각... 사실 없었어. 그냥, 무츠미 쨩을 다시 만나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그냥 그렇게 생각해서 계기만 만들어줬으면 했던건데..."
......
"...미안해. 나, 어떻게든 해주고 싶어서 조급했나봐... 그런데 막상 이렇게 무츠미 쨩을 만나고 이야기하려니까, 이런 이야기들을 쭉 꺼내려니까... 무슨 말해야할 지 모르겠어. 그래서 결국 나오의 도움을 받았고..."
제 손을 쥐고 있던 카렌 씨의 손에 조금 힘이 들어갔습니다.
"...뭔가, 무츠미 쨩의 의중을 떠본다거나... 그런걸 해달라는 건 아냐. 나한테 뭔가 꼭 알려주거나 할 필요도... 그냥, 그냥..."
...이번에는 제가 힘을 줄 차례였습니다. 카렌 씨는 제가, 카렌 씨가 쥐고 있던 것보다 더 세게 꾹 손을 움켜쥐자 조금 놀라셨는지 고개를 들어 다시 저를 마주보셨습니다.
"...네. 이야기, 해볼...게요."
"......"
"저도... 무츠미 쨩한테, 궁금한 거...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건... 무츠미 쨩한테, 직접 들어야...한다고, 생각...해서..."
...카렌 씨는 아까의 저처럼,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부탁할게..."
"...네."
...후우, 하고 크게 심호흡을 하시며 기지개를 키시는 카렌 씨...?
"자, 그럼 히지리 쨩 먼저 가는걸로. 대충 이쪽으로 오는 동안 부엌이 안보였고, 이정도로 좋은 집에 굳이 2층 부엌같은걸 설치할 리가 없으니까... 우리가 있던 응접실 반대편으로 가면 나오지 않을까?"
"...네."
"뭐어... 아마, 나오나 린도 대충 알고 있을테니까 신경쓰지 말고. 무츠미 쨩... 이것저것 도와주고... 이야기도 좀 해줬으면 해."
"...네!"
"...응, 정말 착한 아이구나, 히지리 쨩은."
...아까와 달리, 카렌 씨가 조심스럽게 제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어주시는 걸 마지막으로.
저는, 부엌 쪽으로 향했습니다.
...반투명한 유리가 달린 미닫이 문. 유리 너머에 뭔가 움직이는게 보이는 걸로 봐선, 아마 무츠미 쨩이 왔다갔다 하고 있는 걸거고요. 그렇다는 건 여기가 부엌...이라는 거겠죠?
"...실례합니다..."
"...응? 히지리 쨩?"
조심스럽게 문을 옆으로 열고 들어가니, 앞치마를 메고 분주히 움직이던 무츠미 쨩이 그대로 멈춰서서 저를 바라보며 의외라는 듯 그렇게 말했습니다.
"왜 갑자기... 앗, 설마 도와주려고 온 거에요...?! 아니, 괜찮아요! 손님은 대접해야지, 일을 시키거나 하면 안된다구요! 어렵지 않으니까 제가 알아서-"
말을 하다가 깨달았다는 듯 황급히 저를 붙들고 복도로 내보내려는 무츠미 쨩. 세게 밀진 않아서, 살짝 버텨보기로 했습니다.
"-으응... 도와주러 온건, 맞지만..."
"그러니까, 괜찮다니까요?! 간단한 요리 같은건 가정실습때 배우기도 했고요!"
"...손님한테 일, 시키면 안된다는거... 잘 모르겠지만..."
"그, 기본 예의라니까요?!"
점점 커지는 목소리에 맞게 무츠미 쨩이 밀어내는 힘도 세지기 시작해서, 저도 발에 힘을 좀더 주기 시작했습니다.
"...손님이기 이전에, 무츠미 쨩의 친구...니까?"
"----"
...그렇게 딱 말하니까, 무츠미 쨩이 듣자마자 바로 손을 멈춰버렸습니다. 그래서 밀려나지 않으려고 힘껏 버티던 저는 당연히 균형을 잃었-
"우아아...?!"
"앗, 죄, 죄송해요!"
-지만 다행히도 바로 알아차린 무츠미 쨩이 붙잡아줘서 넘어지진 않았습니다.
"응, 잡아줘서... 고마워...?"
"아뇨 뭐...가 아니라..."
...살짝 기운이 빠진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는 무츠미 쨩입니다.
"...그리고... 내가 꼬륵거려서... 이렇게 된거...잖아...?"
"...그게 아니더라도 저도 배고프긴 했으니까요..."
"...그러니까. 도와줄래."
조금 고집을 부린 끝에, 무츠미 쨩이 살짝 옆으로 비켜서줬습니다.
"...그래서, 뭐... 만들던...거야...?"
...그렇게까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언니나 모모코 쨩이랑 지내면서 요리는 자주 해오다보니 제가 직접 만드는 건 몰라도, 무츠미 쨩을 잘 도와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확인하고, 재료 준비를 마저 도와줄지 아니면 뭔가 조리를 들어가면 제가 거들어서 더 쉽게, 빠르게 끝낼 수 있는 게 있을지. 그걸 떠나서 메뉴도 중요...하고요.
무츠미 쨩을 바라보며, 무츠미 쨩이 어떤 메뉴를 만들던건지, 어디까지 했고, 뭘 하면 좋을지를 파악하기 위해 살짝 발끝에까지 힘이 들어가면서 집중했...는데...
"그게..."
>>다이스 타임!
무츠미는 어떤 메뉴를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1 ~ 70 "...오차즈케..." / "...어?"
71 ~ 85 "컵라멘 남은게 있어서... 물을..." / "...어..."
86 ~ 95 "복잡한건 못하다보니, 후라이랑 밑반찬으로 준비하려고 했어요." / "...우와..."
96 ~ 100 "...그, 조금 부끄럽긴한데..." / "......"
다음 연재시까지, 가장 높은 값이 나온 범위로 진행합니다.
...잠시만...요...?
"그, 점심은 간단히 때우려고 생각했-"
무츠미 쨩의 어깨너머, 식탁 위에... 보이는 저거...
"...컵라면...?"
"그, 네. 마침 딱 5개가 있던걸 기억해서. 부담없이, 사람 수랑도 맞으니까 괜찮잖아요?"
......
"에에, 저기... 히지리 쨩...?"
......
>>+3까지 다이스 체크.
체크 값은 50...으로 하겠습니다.
"......이건 아니지?!"
"?!"
뭔가 참을 수가 없어졌습니다. 아뇨, 그러니까...
...뭐랄까... 이건 좀 아니죠. 아니잖아요. 그렇죠?!
저를 바라보던 무츠미 쨩은, 눈이 마주치자 굉장히 당황한 것 같은 느낌으로 살짝 움츠러들었습니다.
"실습, 했었잖아...?!"
"...어, 그러니...까..."
"방금, 무츠미 쨩도 자신있게 말했잖아...?!"
...아. 방금 제 말을 들은 무츠미 쨩이 제 시선을 피하기 시작했습니다.
"나, 지금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예의를 지키는게 뭔지... 그런거, 잘 모르지만..."
...나가노에 있을 때 손님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오거나 하시지도 않았고... 해서, 그런 거에 대한 예의범절은 잘 모릅니다. 모르지만... 그치만, 그래도...
"그래도, 이건..."
이건 아니야, 라고 말을 마저 하려 했는데, 입을 삐죽이던 무츠미 쨩이 대답했습니다.
"...저도 알아요."
"......"
"컵라면은 좀 아니지 않냐, 는거... 잘 알지만요..."
...무츠미 쨩은 다시 저를 마주보았습니다. 아까 제 지적을 들을때와 달리 다시 힘이 들어간 모습이네요.
"일단, 아까 히지리 쨩이 배고파했을 때, 먼저 든 생각이 '아, 간단히 점심을 차려서 같이 먹어야겠다'였어요. 딱 그 생각이었고, 그리고... 일단 응접실서 잠깐 정도는 나와있고 싶어서 그렇게 준비한다고 부엌으로 온 거란 말이죠?"
...나오고 싶을거란 생각은, 방금 전에 카렌 씨랑 이야기하면서 그랬을거라고 확신하긴 했지만... 무츠미 쨩이 직접 얘기해주는 건 조금 느낌이 다르긴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데 막상 부엌에 와서 생각해보니까, 엄마가 아직 장을 안보셔가지고 집에 마땅히 남은게 없어요... 그래도 컵라면은 생각 안하고 있었는데, 사실 오늘 점심으로 그냥 오차즈케를 해먹을 생각이었어서 그랬구요!"
...오차즈케(=차밥)면... 차라리 이게 컵라면보다는 더 손님을 대접하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준비하겠다고 갔는데 컵라면을 들고오면 조금 그럴텐데, 오챠즈케는 직접 차도 끓이고, 밥도 준비하고... 곁들여 먹을 반찬도 중요하니까-
"...이해 못한다는 표정은 저도 짐작은 하지만요..."
"...응. 난... 오차즈케가 더 낫지 않을까... 싶어서...?"
"그야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히지리 쨩, 혹시 교토에서 손님에게 오차즈케를 내놓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혹시 들어본 적 있나요."
...교토...에서요...?
뭔가 안좋은 의미가 있을 것 같지만... 어쨌든 짐작이 가진 않아서 고개를 가로로 저어보였습니다.
"...손님한테 '돌아가세요' 라고, 말 대신 표현하는 거라구요...!"
"...에에..."
"이런 분위기에서 그런걸 내어왔다간... 다신 보지 말자는 소리가 되어버려요...! 그런건 도저히 안되고... 그렇다고, 뭔가 만들어야 하나, 하고 냉장고를 봐도 마땅한건 생각이 안나서..."
"아..."
...그래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컵라면...이었네요.
"...지금 뭔가 배달 주문을 하는 것도 시간이 엄청 걸려버리니까... 그것도..."
"...괜찮아."
"...네?"
무츠미 쨩의 말에, 조금... 안심했습니다.
"내가...도와줄게...!"
"그, 아까도 말했지만... 재료가 마땅히-"
손을 내저으며 당황해하는 무츠미 쨩이었지만... 컵라면이 있다면. 그리고 오차즈케를 해먹으려 했다면... 찬밥도 있겠죠...?
"충분해...!"
"에...?"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의 무츠미 쨩에게, 저는 살짝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혹시, 괜찮으면... 냉장고...잠깐, 봐도... 될까...?"
...최대한 힘을 써봐야겠죠...!
>>+3까지 다이스 체크.
히지리가 생각한 그 재료의 유무 판정입니다.
체크 값은 40, 80입니다.
일단 테이블 위에 있던 컵라면은 간장맛 컵라면이 3개... 다른건 하나씩 다른맛이었는데, 이건 필요 없습니다.
"저기, 무츠미 쨩... 달걀...은 있지...?"
"...네. 그런데 딱 3개만 남아서..."
"으응, 그거면... 어라, 이거... 두부...?"
"아, 어제랑 오늘 아침에 먹은 된장국에 쓰고 남은 두부에요. 두부 말고 다른게 더 있다면 몰라도 딱 두부만 남아서..."
저정도면... 반 모...? 정도일겁니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확인 할 건.
"...밥은, 어느 정도...?"
"에, 그러니까... 밥솥에... 이정도면, 아마 공기로 3개가 조금 안되지 않을까..."
...충분하네요. 밥이 좀 적으면 문제가 될까 싶었지만, 어느 정도는 있고. 조금 부족한 양은...
"충분해."
"...네? 이거...로요?"
"으응. 대신 좀... 도와줘...?"
"...그, 그럼요! 뭐든 말만 해요, 히지리 쨩!"
얼굴이 확 밝아지면서 고개를 크게 끄덕여보이는 무츠미 쨩은 정말이지 학교에선 볼 수 없던 모습이라서, 엄청 귀여웠지만.
...일단은 집중해서, 요리부터.
아까 무츠미 쨩이 준비해서 커피포트로 올려놓은 물은, 컵라면 5개에 부을 생각이었기에 충분히 많았습니다. 물론 이젠 그렇게 많이는 필요 없긴했지만...
"무츠미 쨩, 혹시... 위생봉투... 있지...?"
"에... 아, 있어요! 잠깐 찾아볼게요!"
"응, 1장만... 조금, 큰거..."
간장맛 컵라면 3개의 뚜껑을 조금 크게 뜯어서 안의 스프와 건더기, 면을 꺼냅니다. 싱크대 옆 걸이에 걸려있던 도마를 내려서 그 위에 면과 건더기. 그리고 스프를 따로 구분해둡니다.
"여기... 그런데 왜 라면을 다 꺼낸거에요...?"
"일단 봉투..."
무츠미 쨩이 건내준 봉투에 꺼내뒀던 면과 건더기를 담습니다. 그걸 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무츠미 쨩이었지만, 일단 서둘러야 하니까.
"식칼은..."
"싱크대 아래에요."
"...혹시, 밀대도...있어...?"
"네 그럼요. 뭔가 도울게 있으면 돕게 해주시라구요."
"으응, 물론... 아, 그럼... 이 봉투..."
"이거요?"
무츠미 쨩에게 봉투를 다시 돌려주자 일단 받아드는 무츠미 쨩.
"그거... 잘게 부숴줘..."
"...네? 라면을 잘게...?"
"응. 밀대로... 아니면, 뭐든... 편하게..."
그렇게 돌려주고, 냉장고에서 봤던 두부를 다시 꺼냈습니다. 이걸 같이 으깰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거보단 조금 잘게 써는 쪽이 씹는맛도 있을테니까요. 으깨서 뭉그러지면 맛에도 영향을 줄거라 생각이 들어서 그건 일단 피하는 쪽으로.
무츠미 쨩이 알려준 대로 싱크대 아래의 문을 열고, 문에 달려있던 칼통에서 조금 날이 큰 식칼을 찾아 꺼냈습니다. 조금 무겁긴하지만, 서두르려면 날이 큰 쪽이 더 나을겁니다.
"...어, 그거 무거워서 위험..."
통통통통통통...
"...응?"
"...아니에요. 그, 뭘 할진 모르겠지만..."
...무츠미 쨩이 뭔가 이야기해주려던게 있던 것 같았는데... 갑자기 말을 멈추고 열심히 라면을 부수기 시작했습니다.
...아, 칼질할때는 딴생각하면 안되죠.
조금 빠르게, 손을 조금 크게 오므린 상태로 칼을 움직여서 깍둑썰기로 두부를 잘라갔습니다. 너무 크면 싫어하실 수도 있으니 최대한 작게 썰고 있고... 여기에 시간이 많이 빼앗기면 안되겠지만 물론, 지금 두부를 써는 것 말고는 그리 많이 힘이 들어갈 일도 없으니까요.
물이 다 끓어서 커피포트의 스위치가 탁, 하고 꺼지는 소리와 함께.
"다 잘게 부쉈어요!"
"...응, 나도 다 썰었어..."
아주 좋은 타이밍에, 각자 하던 작업들이 다 끝났습니다.
"...자, 그럼 이제..."
컵라면의 분말스프를 각각 컵라면 용기에 부어주고, 제가 썰은 두부도, 그리고 무츠미 쨩이 부숴놓은 라면도 적당히 3등분해서 컵라면 용기에 담아줬습니다.
"...어, 이건..."
"그리고 여기에..."
커피포트의 끓인 물을 딱 면과 두부가 다 잠길 정도로만 붓고 뚜껑을 덮었습니다. 이제 절반은 끝났고, 나머지는...
"달걀..."
달걀과 프라이팬. 아마 식용유도 분명 있을거고...
"...음..."
가스레인지 위에 프라이팬을 올리고, 불을 붙인 뒤 식용유를 둘러줬습니다. 프라이팬이 달궈질 때까지는 기다려야 합니다. 가장 중요하니까요. 그러니까, 지금이 타이밍이겠죠.
"...무츠미 쨩도, 아이돌 연습생이었구나."
...가스레인지의 불이 타닥거리는 소리,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
"...몰랐어."
...불 앞에서는 한눈을 팔지말라고, 할머니도 엄마도 철저하게 말씀하셨었습니다. 그래서... 아니, 그게 아니더라도. 뒤를 돌아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던 걸 감탄 절반, 걱정 절반으로 지켜보며 '음...'하고 바라보던 무츠미 쨩이 숨소리 하나 없이 조용해졌다는 것에서. 더욱 뒤를 돌아볼 수 없었습니다.
...타닥, 하고 다시 한 번 불이 살짝 튀기는 소리. 그리고 무츠미 쨩은-
>>다이스 타임. 2표 먼저 나온 쪽으로 진행합니다!
1 ~ 33 : "......"
34 ~ 66 : "...말할 필요...없잖아요."
67 ~ 99 : "...속이려던 건 아니었어요."
100 : ????
"...속이려던 건... 아니었어요."
"......"
"...그렇지만, 막상 그걸 이야기하는 건 또... 이래저래 안되겠어서."
-차분하게, 그렇게... 이상하게도, 평소 교실에서 들었던 그런 목소리였는데도 엄청나게 거리감이 느껴져서.
"...왜, 안된다고... 생각한건데...?"
...살짝 손을 뻗어서 프라이팬 위에 가져갔습니다. 열이 어느정도 올라왔는지를 확인하는 건 이게 가장 좋으니까요. 물론 너무 오래 냅둬서 기름이 튀기 시작했다면, 그게 눈으로 보이는 상황이면 절대로 하면 안되겠지만... 애초에 그렇게 오래 프라이팬을 올려놓고 딴 짓을 할거면 가스레인지 불을 꼭 꺼둬야한다고 배웠으니까 기름에 데였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야... 이상하잖아요."
"어떤게?"
...응. 적당히 올라왔습니다. 이제 계란을 올리고 시작해도 되겠죠. 너무 오래 시간이 걸리면, 물을 부어둔 라면이 다 불어버릴테니 곧 시작을 하긴 해야합니다.
하지만.
"...어떤거라뇨. 그야 갑자기 뜬금없이... 저도 아이돌 연습생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상하고..."
"...그렇지 않은걸? 애초에... 내가, 연습생인걸 알고 있던 건... 무츠미 쨩 뿐이었고."
...가스 불을 잠깐 끄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지금 할 이야기는... 해야합니다.
"...아직까지도 다들 모르는걸...? 내가 자주 빠지는건... 다들 그리 관심...없고..."
...물론 관심을 가지고, 제 이야기가 나오고 하는 걸 바라거나 하진 않지만. 역시 제가 소극적이다보니 먼저 나서서 친구를 사귀거나 하는건 아직 좀 서투르고, 레슨 일정으로 빠지는 건 전학 올 때 이미 담임 선생님께 말씀이 된거라서 선생님께서도 따로 주목 받지 않게 배려해주신 것도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학기 바뀌고 전학오고... 미리 선생님께 이야기 된 채로 오전 수업을 다 빠지거나, 오후 수업을 빠지고 조퇴하거나 하는 게 잦은건... 뭔가 특기생이거나 아니면 연예계쪽 일이죠. 그리고 이미 일을 하고 있는게 아니면 연습생일테니까 그렇게 생각을-"
"...응. 무츠미 쨩 말이, 맞지만... 우리 나이에... 그렇게 잘 알 수 있는건, 역시."
...이렇게 정리하니까... 이제서야 알 것 같습니다.
"...무츠미 쨩이 그 쪽 일을 해봤으니까. 이미 알고 있으니까...알아준 거였어."
...무츠미 쨩이 다가와준게... 전학오고도 수업을 곧잘 빠진 저를 챙겨준 건, 연습생으로서 같은 생활을 해봤으니까...
...왜 전학 온지 1달도 안된 저한테 잘해줬던건지, 툭하면 빠져서 놓친 수업 노트도 다 보여줬던건지... 그냥 친구가 생겼다고 마냥 기뻐하는 게 아니라, 무츠미 쨩을 조금 더 이해해보려고 했으면. 다가가보려고 노력했더라면 더 빨리 알 수 있었을까요.
"...응. 정말, 고마워..."
"...고맙다는 말은 매번 노트 받을 때마다 하잖아요..."
"노트 만이 아니라, 전부... 이런거, 저런거... 다 이해해줘서..."
"...그런 말... 정말, 치사하다구요..."
...아까 제가 돌아봤을 때부터 저랑 눈을 계속 못마주치고 무뚝뚝하게 듣고 대답하던 무츠미 쨩이었지만. 방금 제가 했던 말에는... 불만스럽다는 듯 볼을 부풀리고 부끄러워하는 반응을 보여주네요. 제가 알지 못했던 무츠미 쨩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신기하기도, 새롭기도...조금은 기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나한테도... 무츠미 쨩의 이야기. 조금만, 들려줬으면...해."
"...그건..."
"...듣고 싶어."
...물론... 무츠미 쨩이 이야기 하기 싫다면, 억지로 하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건... 저도 싫은걸요.
"...그, 뭘 할지는 몰라도...지금 저희 컵라면 부순거에 물 부어놓은 거요."
"응?"
"...저거, 시간 좀 지났는데... 불어도 되는 거에요?"
"...음... 면이 살짝 굵어서 세이프...일거고. 두부는 좀 더 열을 받는게 좋았어서 괜찮겠지만...음..."
...조금 위험하긴 합니다. 물이 졸아들어서 짜게 될수도 있고... 하지만 요리 조금 망치는 것보다, 이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라고 하기엔 기다리시는 분들도 있고. 조금 고민이 되긴 합니다.
제 반응을 보고, 무츠미 쨩은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고개를 끄덕여보였습니다.
"...그렇다면, 별로 그렇게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지금 히지리 쨩이 준비하는 요리가 뭔지 아직 잘 모르겠으니까..."
"...응."
"...길지도 않은 이야기니까, 적당히... 요리 하시면서, 흘려들어주시지 않겠어요?"
...여전히 제대로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는 무츠미 쨩의 반응에서, 모모코 쨩에게 곧 잘 눈치 없다는 말을 듣는 저여도 '도저히 마주보고는 말하기 힘들다'라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응. 알았어. 그럼... 영차."
다시 돌아서서 가스레인지의 불을 켰습니다. 아직 프라이팬의 온기가 좀 남아 있으니까, 조금만 지나면 바로 달걀부터 올려서 시작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아까 물을 부어둔 컵라면 3개도 들고와서 가스레인지 옆에 두고 미리 준비. 밥은... 그냥 바로 퍼서 올려도 될거구요.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을 들을 일은 아닌걸요. 돌아보지 않고, 고개만 가볍게 저어보였습니다.
"...제가 연습생을 쉬기 시작한건... 1년 전이라고 아까 나오 씨도 이야기 하셨죠. 사실은 그만두려고 했던 것도."
"...응."
젓가락으로 바로 계란을 휘저어줬습니다.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거라면 이것만으로 충분하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밑작업.
"...세 분이 다 먼저 데뷔하고... 그런거 때문...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말하고 싶은데..."
밥솥을 열어서 안에 들어있던 밥을 하나, 둘, 셋. 주걱으로 세번 퍼서 그대로 프라이팬에 올렸습니다. 일단 이렇게 해서 계란 볶음밥처럼...
"...모르게 됐어요. 혼자 남으니까... 아이돌 연습생을 하는 이유... 목표를 잘 모르겠어서. 프로듀서 씨께서 알아봐주시는 오디션 같은거... 전부 떨어지기만 했구요. 사실 카렌 씨랑 나오 씨가 데뷔하기 전에... 정말, 두 분보다도 훨씬 더 많이 여러 유닛 프로젝트 선발이나 연기 일이나, 다양하게 오디션들을 보고 했는데... 연습 때랑 달리, 오디션에서... 꼭..."
...이 이야기는, 차에서 들었긴 했지만... 막상 무츠미 쨩이 직접 이야기해주니...
"...방금 전에 세 분이... 제가 더 힘들어할까봐, 연락을 못하셨다고 했지만... 정말 그땐 혼자 남은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저만 혼자 붙들고 있는 것 같았어요. 엄마랑 아빠도... 그럴거면 괜히 더 고집부리지말고 중학교 때부터는 공부를 해도, 저라면 충분히 따라잡을거라고."
...컵라면 뚜껑을 열고 안의 내용물을 프라이팬에 투하했습니다. 이제 이걸 잘 섞어가며 볶아주면 끝. 면이 조금 불은 느낌은 있었지만, 그래도 그만큼 두부가 잘 익고 국물이 잘 밴 느낌이 있어서 오히려 잘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프로듀서 씨가... 지금 네 심정과 결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너무 미안하다고. 지금 기회를 제대로 못주고, 너한테 이런 생각까지 들게 몰아붙여서 너무 미안하다고... 그러니까 네가 지금 그만두고 싶은거 이해하고, 부모님의 생각도 이해한다고 하셨어요. 나라도 그렇게 선택하고 남을 거라고... 너 같이 생각이 깊은 아이가 그만두겠다고 말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생각하면, 내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무츠미 쨩...
"...그래도, 마지막으로... 나중에라도, 나에게 기회를 달라고. 그만두지 말고 무기한으로 휴식을 갖는걸로 해달라고...그러셨어요. 혹시 지금 다른 소속사 쪽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서, 내가 부족해서 옮기고 싶은거라면. 그럼 주저없이 그건 내가 최선을 다해 도울거다. 정말 아이돌에 뜻이 완전히 떠나서 그런 거라면, 나중에라도 처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 힘들어서 잠깐 거리를 두고 싶은거고, 아주 조금, 아주 조금이라도 아이돌에 생각이 남아있다면... 쉬는 건 네가 원하는 만큼 쉬어도 되지만, 아예 떠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네가 돌아오고 싶다면 언제든 연락해주면 다시 준비해줄거고, 네가 쉬던 와중에 다른 곳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아서 그쪽으로 완전히 가고 싶다면 그걸 방해할 생각은 없고, 널 전적으로 돕겠지만..."
...중간중간 숨도 거의 쉬지 않고 거의 쏜살같이 말한 무츠미 쨩은 잠깐 숨을 고르고.
"...내 무능으로 너 같은 아이가 꿈을 접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그렇게 말씀하셔서... 프로듀서 씨의 뜻대로, 쉬는 걸로...하기로 했어요."
......
"그치만, 그게 전부에요. 1년 넘게 프로덕션에 갔던 적도... 프로듀서 씨에게 연락한 적도. 해가 바뀌면서 휴대폰 번호도 바꿨구요."
...아주 조금 자작하게 있던 국물은 진즉 다 졸아들었습니다. 이제 불을 끄고, 접시에 나눠 담기만 하면 끝...이겠죠. 컵라면도 작은 사이즈가 아니었고, 밥이랑 두부도 섞여서 밥과 컵라면이 각각 3인분 씩이었지만 이 정도라면 5명이서 먹어도 양은 충분...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히지리 쨩한테 아이돌 연습생, 이라고 말하기 그랬어요. 연습생이라 하기엔... 이렇게나 마음이 떠나있는걸. 그냥, 그런 얘기에요."
...아무튼, 이걸로 간장맛 컵라면 볶음밥... 완성.
"...으응... 아, 무츠미 쨩... 살짝 넓은 접시, 5개만..."
"...아, 네."
제 말에 뒤쪽에서 찬장이 열리고, 그릇을 꺼내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 이거, 식탁에서 옮겨담는게 편할까요?"
"응? 으응, 크게 상관...없어. 하나만..."
...아까 컵라면 용기들을 버리지 않았으니까요. 볶음밥을 담을 때...
"...응? 왜 밥을 컵라면 용기에-"
"...자아..."
용기 크기가 크니까, 꽉 채우지는 않고 살짝 적게 담고. 무츠미 쨩이 가져다준 접시 한 장을 뒤집어서 용기 위를 덮고...얍.
"...아, 이렇게...?!"
"응."
...사실 꽉 채우고 하는 게 모양은 이쁘게 나오지만... 5개 그릇에 나눠야하니까. 어쩔수 없는걸요.
"...아, 그럼 다 끝났구나... 이제 담기만 하면 되는거니까, 준비하고 세 분을 불러오면-"
"-무츠미 쨩."
"...네?"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1 ~ 70 : "...그만두고 싶은거... 아니지?"
71 ~ 85 : "...프로듀서 씨의 그 말들... 다 기억하고 있는 것도."
86 ~ 95 : "...나한테, 그렇게나 신경 써준것도..."
96 ~ 100 : ......
가장 높은 값의 다이스 범위로 진행하고, 더 낮은 범위는 자동으로 포함됩니다.
"...그만두고 싶은거...아니지...?"
"......"
...제멋대로겠지만. 아마도 이 질문은... 카렌 씨, 나오 씨, 린 씨가 물어볼 수는 없을겁니다. 물어보실 수 없는 질문이겠죠. 물어보는게... '그만둬'라고 들릴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드실 수도, 그만둘지 확인하시는 것...그것만으로도 힘드실 거고요.
...하지만... 사무실에서 제가 했던 거처럼 확실히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니까. 누군가는 물어봐야 하는 거니까.
무츠미 쨩은 잠깐 당황해서 말문이 막힌듯 했지만, 곧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했습니다.
"...제 얘기... 아까 요리하시면서 제대로 못 들으셨던 거죠? 이미 그만둔거나 다름 없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질문부터 잘못된거 같아요."
"아니... 그렇지 않아."
"...그만둔다고 했다니까요? 그걸 프로듀서 씨가 부탁해서 잠시 미룬..."
무츠미 쨩은 말을 하다가, 저와 눈을 마주치고는 말끝을 흐렸습니다. 아주 잠시 서로 마주바라보다가, 무츠미 쨩 쪽에서 먼저 작게 한숨을 내쉬고 다시 말을 꺼냈습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요."
"...아까, 무츠미 쨩이 했던 이야기."
그 이야기가 왜요, 라는 느낌으로 입을 꾹 다물고 저를 쏘아보는 무츠미 쨩. 하지만 그 이야기에서... 그걸 무츠미 쨩이 이야기하는 걸 듣기만 해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무츠미 쨩의 프로듀서 씨가 하셨던 말들... 1년 전이잖아...?"
"그게 왜-"
"-...전부 다, 기억하고 있잖아."
"......"
저를 쏘아보는 눈빛이 조금 흔들렸지만, 팔짱을 끼고 있는 무츠미 쨩의 자세는 아직 풀리지 않았습니다.
...아리사 씨였을까요, 유리코 씨였을까요. 팔짱을 끼고 제 쪽을 향하고 있는건, 저한테 아직 마음을 닫고 거리를 두려고 하는 걸 보이는 행동이라고 누가 말씀 하셨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누가 말씀해주셨는지는 중요한게 아니겠죠.
"...그 말이... 무츠미 쨩에겐, 중요해서...잖아."
"...그냥, 제가 이것저것 암기를 잘해서였다면요? 필요한 사항을 듣고 숙지하는게 잘되서, 그걸 제 나름대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잘하고 하니까 그런 식으로 표현된거면? 딱히 중요하지 않더라도 전달받은 사항을 암기하고 숙지하는 건 어느 일에서건 필수적인데. 그런 기본적인걸 가지고 히지리 쨩이 좋을대로 해석하시는 거 아니에요?"
...무츠미 쨩이 쏘아붙이는 말들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냉정한 시선과, 훨씬 더 논리정연하고 똑부러지는 말이 저를 움츠러들게 만듭니다. 어쩌면, 방학식 전에는 함께 웃으며 마주보던 무츠미 쨩을... 지금은 무츠미 쨩이 진심으로 화내는 걸 받아내고 있어서...
"...응. 그럴지도, 몰라."
"...아니, 그럼-"
"-그렇다면."
...그래도. 아니, 그래서 저도 있는 힘껏 이를 악물고, 다시 한번 무츠미 쨩을 마주보았습니다. 제가 이번에도 말을 끊어버릴줄은 몰랐는지, 눈을 크게 뜨는 무츠미 쨩.
"그렇다면... 무츠미 쨩이, 나를 신경써준건...?"
"...네?"
"...나한테, 그렇게나 신경 써준건... 단순히, 우연히, 그냥... 나랑 어쩌다보니, 친해져서...인거야?"
숨을 크게 들이쉽니다.
"...어쩌다보니 친해져서... 몰래 노래 연습하던것도, 알아차리고. 자주 빠지던거... 아무한테도 얘기 안했는데, 연습하던거랑 합쳐서... 연습생인 것도 알아차리고. 연습생인거 알고 나서는, 내가, 빠진 수업... 전부, 노트 보여주고... 모르는것도, 다 가르쳐주고... 혼자 몰래하던 노래 연습도, 옆에서 같이 들어주고...고백 받아서, 당황했을 때도... 무츠미 쨩이 도와줬고..."
...그게, 전부.
"...그런 사소한 거는... 별 거 아니잖아요."
...별 거 아니었다면... 정말 아니었다면, 오히려...
"...그럼, 지금 물어보고 싶어."
...사실... 무츠미 쨩이 이미 그만두기로 완전히 마음을 굳혔든, 망설이고 있었든, 아니면... 그만두고 싶지 않았든.
"...무츠미 쨩은, 나랑 같이 있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어...?"
"...네?"
"무슨 생각이 들었어...?"
"그..."
"...그만두려 했든, 망설였든... 연습생이었다가, 연습생을 못하고 있는 무츠미 쨩에게... 아이돌 연습생, 모치즈키 히지리... 어떻게 보였어..."
...숨이 막힙니다. 아마, 무츠미 쨩도 그렇지 않을까...생각합니다. 아니, 무츠미 쨩은... 쭈욱 그래왔겠죠.
"...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하면서... 잘해준 거야...? 시험 전에, 인터넷에 내가 나온... 영상... 보면서 기뻐해줄때, 아니, 내 연습... 쭈욱, 같이 있어주면서도... 무츠미 쨩은, 대체..."
아뇨, 저는, 대체...
"...나, 얼마나... 무츠미 쨩한테... 상처를 준거야...!"
아무것도 모른다고, 무츠미 쨩이 상냥하다고. 그동안 제가 기대오고 했던게... 그 모든게 무츠미 쨩에게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니까...
...너무, 화가 납니다.
>>...+3까지 다이스.
1에 가까울수록 무츠미.
100에 가까울수록 히지리.
50에서 더 먼 값으로 판정합니다.
"...상처같은 거, 안 받았어요. 그런거, 없는...데..."
무츠미 쨩은.
"...어라, 왜... 이상, 하네... 왜..."
스스로 뺨을 만지고, 잘 모르겠다는 듯.
"...그냥, 연습생,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그리고 히지리 쨩, 굉장하니까... 응원하고 싶어서... 그냥, 그런건데... 왜..."
온통 울상인 얼굴로 애써 웃어보이면서...
"...늘 안되니까, 힘드니까, 그만두고 싶어서 그만둔건데... 왜... 왜, 자꾸..."
...손으로 온통 눈가를 훔치면서. 그렇게.
...그렇게...
"...무츠미 쨩."
...그리고 저는.
"...많이 아팠지..."
...저도 어떻게든 웃어보이면서.
"너무, 늦게 알아서... 미안해..."
>>...+1, +2, +3 다이스.
각각 린, 카렌, 나오 체크입니다.
1 ~ 49 : 변화 없어보임
50 ~ 79 : 눈이 조금...?
80 ~ : ...잠깐 좀...
...조금 시간이 지나고. 둘이서 같이 싱크대 아래 찬장에 살짝 기대고 앉아서... 별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더 물어볼 건 없다고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고마워요, 히지리 쨩."
"으응..."
...가볍게 고개를 저어보였습니다. 뭔가 대단한 일을 한게 아닌걸요. 오히려, 학교에서 그동안 무츠미 쨩이 절 도와준거에 비하면... 고작 딱 한번 뭔가 한거 뿐이고...
그렇게 가만히, 말없이 앉아있다가...
꼬르륵~
"...앗."
...아주 잠깐, 또 제 배에서 나온 소린가 싶어 살짝 놀랐는데 정말 다행히도 그건 아니었습니다. 아까도 그 한가운데에서 배고프다고 소리가 나오는 바람에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잠시만요. 방금 소리를 제가 낸게 아니면, 그렇다면 남는 건...
"...어..."
슬쩍, 고개를 돌려보니 얼굴 전체를 넘어 귀까지 새빨갛게 물든 무츠미 쨩이 보였습니다. 무츠미 쨩도 저랑 붙어 앉아 있어서 제가 고개를 돌린 걸 알았는지 휙 고개를 돌리면서 다급하게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건 말이죠?! 그러니까, 점심 시간이 지나기도 했고, 울면 체력적으로 소모되는 것도 있으니까 더더욱 허기가 져서 그런 거니까요?!"
"...아까 무츠미 쨩도, 엄청 웃었는데..."
"으아아아?! 아까 그거, 사과할 테니까요?! 그러니까 제발 그만 웃어주세요...!"
...그래도 크게 웃으면 또, 카렌 씨랑 다른 분들에게 들릴테니까... 그러진 않게 헛기침을 하면서 간신히 참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읏차..."
...네, 그렇죠. 늦었지만 밥을 먹어야하니까...
"응. 무츠미 쨩..."
"네."
"그... 혹시, 볶음밥... 다시 볶아줄 수...있어...?"
"...아, 덥히긴 해야죠. 그런데 그거, 히지리 쨩이 해도-"
"-으응. 내가 가서... 세 분, 모시고 올게. 그러니까 무츠미 쨩이 다시 덥혀서, 그릇에..."
"아니 그래도, 히지리 쨩이 만들었는데..."
그러다 문득, 무츠미 쨩이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이렇게 말하네요...?
"...저, 뭔가 오늘 하나 알아낸게 있어요."
"...응?"
"...지금 제가 뭐라고 해도 어차피 히지리 쨩, 들어줄 생각이 없으면 절대로 안 들을거 란거요."
"......"
...언니나 모모코 쨩이 늘상 하던 이야기를 무츠미 쨩에게서 듣게되어서, 조금 움찔했습니다.
"...지금도 양보 안해줄 거죠?"
"...응."
"후후...뭐, 알았어요. 그럼 남은건 제가 다시 볶아서 덥히고... 같이 먹을 것도 꺼내야 하니까 그것도 제가 할게요."
그렇게 말하면서 아까 접시에 옮겨담았던 볶음밥을 다시 프라이팬에 붓고, 식용유를 조금 더 뿌리며 가스레인지의 불을 올리는 무츠미 쨩입니다.
"그럼, 부탁 드릴게요."
"...응. 바로, 세 분 다... 데리고 올게."
"아. 어서와, 히지리."
"아, 네에..."
어쩐지, 린 씨가 문 앞에서 서계셨다가 제가 노크를 하고 문을 열려고 하니 바로 문을 열어주시네요...? 바로 앞에 서계시고 있을 줄은 몰랐어서 조금은 놀랐습니다.
"그, 죄송해요. 이래저래... 조금 오래 걸려버려서..."
돕겠다고 갔으면서, 훨씬 오래걸려버렸으니까요. 하지만 린 씨는 빙긋 웃으시면서 고개를 휘휘 저어보이시고는 대답하셨습니다.
"아니야, 괜찮아. 이 쪽 일을 하다보면 밥먹을 시간 놓치는 것 정도는 일상이라서. 그래서 지금 준비는 다 된거야?"
"네... 거의 다 준비됐고... 너무 늦어져서, 조금이라도...빨리 오시라고-"
"...정말~! 뱃가죽이 등에 붙는 줄 알았다고!"
크게 투덜거리시는 카렌 씨... 그, 물론, 그러실 만큼 시간이 엄청나게 걸려버리긴 했는데...
"...어, 어이 카렌. 열심히 준비해줬는데, 그렇게 말하는 건 어디서 배운 예의냐고."
"...글쎄, 트라프리의 맏언니에게서?"
"...아주 불리한 건 다 나지 응?!"
"뭐 아무래도 상관 없잖아~ 자, 빨리 밥먹으러 가자!"
그렇게 말하시면서 나오 씨를 일으키며 끌고 나가시는 카렌 씨...였는데...
...뭔가 목소리가 조금, 아주 조금... 바뀌신거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두 분, 제 옆을 스쳐지나서 응접실을 나가실 때 눈이 조금 붉어진 것 같-
"...히지리."
"...ㄴ, 네?"
린 씨가 제 어깨에 손을 짚고 부르셔서 돌아보니, 살짝 윙크를 하시면서 검지손가락을 입술 위에 올리고 계셨습니다.
"...방금 그거... 서로 비밀인 걸로 하자."
...'서로 비밀'이라는 건, 역시... 다 들으신 거겠죠...?
"...네."
"응, 착한 아이네. 고마워, 이것저것. 전부."
"...네...? 네..."
"후후... 자, 그럼 갈까?"
그렇게 말하시는 린 씨에게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앞서간 두 분의 뒤를 함께 따라갔습니다.
"그, 죄송해요. 이래저래 재료가 부족해서 좀 고민하다가, 히지리 쨩이 묘수를 알려줘서 이렇게 해봤는데..."
...아까 응접실로 세 분을 모시러 갈 때, 맛이 없는게 아닌 이상 무츠미 쨩이 만든 걸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었습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도와주러 왔던거니 무츠미 쨩이 대접하는게 되었으면 하니까요. 다행히도 맛도 괜찮고, 무츠미 쨩도 제 말 대로 해주는 모양입니다.
상차림은... 일단 각자의 앞에 놓인 볶음밥. 밥이 많지 않았고 라면도 3개 분량이었지만, 여기에 두부도 섞고 계란도 함께 볶아놓으니 어떻게 각자 앞에 어느정도 양이 되게 배분이 되긴 했습니다. 저도 보통은 세 명이서 먹을 양만 생각해왔다보니, 이게 어떻게 다들 나눠먹을 정도가 될지 부족할지 조금 걱정이 되긴 했는데... 잘 된것 같아서 조금 안심했습니다.
아침에 먹고 남은 된장국...도 있었는지 무츠미 쨩이 하나씩 국그릇에 담아주고 있습니다. 아까 컵라면보다는 이게 낫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슬쩍 들었습니다만, 된장국이... 남은 양이 얼마 안되고 더군다나 건더기도 거의 남지 않았으니까요. 차마 이걸 내놓자는 생각을 안했다는 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단무지...가 끝.
마지막 국그릇을 제 앞에 내려놓고, 자기 몫의 된장국을 내려놓으며 식탁에 앉는 무츠미 쨩. 사각형 테이블이다 보니 린 씨와 나오 씨, 카렌 씨와 저로 2명씩 양쪽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고요. 당연하겠지만 집 주인인 무츠미 쨩이 가장 상석에 앉게 되었습니다. 자리에 앉은 무츠미 쨩은 뺨을 검지손가락으로 살짝 긁적이며 멋쩍은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그... 아까는 자신있게 말해놓고, 조촐해서 죄송해요..."
"아니야. 무츠미가 직접 대접하고 싶어서였다는 건 알 거 같으니까."
"자, 그런 예의고 뭐고 빨리 먹자! 배고파!!"
부드럽게 말하는 린 씨와 달리 휙휙, 다급하게 말하는 카렌 씨는... 정말 배가 고파보이시는 느낌이네요. 그리고 깊게 한숨을 내쉬는 린 씨.
"하아...카렌. 아무리 그래도..."
""잘 먹겠습니다!""
"아니...잠깐, 나오? 왜 지금 내가 나오의 포지션인거야? 저기? 이건 원래 나오가 뭐라고 해야하는거지? 저기요?"
...그 모습에 슬쩍 눈이 마주친 무츠미 쨩과 서로 키득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응, 뭐... 잘 먹겠습니다."
...린 씨도 포기하셨다는 듯 그렇게 말하시면서, 엄청나게 늦어진 점심식사를 시작했습니다.
>>다이스 타임. 2표 먼저 나온 쪽으로 진행합니다.
1 ~ 33 : "나오도 배고프면 앞뒤 안가리는구나?"
34 ~ 66 : "...다들, 오늘 스케줄 괜찮으신건가요?"
67 ~ 99 : "무츠미. 물어볼게 있는데."
100 : ...?
"맛있어."
가장 먼저 감상평을 들려주신건 바로 린 씨였습니다.
"맛있어."
"...그, 감사합니다..."
다시금, 정말 놀랐다는 듯 말하시는 린 씨에게 아하하 하고 웃으며 감사인사를 전하는 무츠미 쨩입니다.
...뭔가 다시 볶아지면서 조금 더 수분이 날라가서 바삭바삭? 한 느낌이 좀 더 들게 된게 오히려 더 좋은 방향이 된 것 같습니다. 처음 제가 볶았을 때는 두부도 그렇고, 밥 자체의 수분도 있고 해서... 조금은 볶음밥에 물기가 꽤 있던 것 같아 찐득찐득한 느낌이 있었다면 이래저래 잠깐 식혔다가 다시 볶으면서 물기가 많이 날아가고 열을 다시 가하니 더 잘 익고 바삭바삭해지지 않았을까...하고 추측해봅니다.
"카렌 씨랑 나오 씨가 아무 말 없이 드시고 계신걸 보면-"
"-맛있어!!"
조금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무츠미 쨩의 말을 듣자마자, 곧장 맛있다고 말해주시는 카렌 씨네요.
저를 포함해서 모두의 시선이 모이는 걸 확인하신 카렌 씨는, 잠시 숟가락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이어가셨습니다.
"음, 사실 처음 먹기 전에 말이지, 생긴거는 조금 이상하지 않을까나? 싶었는데 나오가 이렇게 말도 없이 '폭.풍.흡.입' 하는 걸 보고 그냥 믿고 먹었거든."
...지금 여기 앉아있는 다섯명 중 단 한 명, 카렌 씨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던 나오 씨의 굵은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습니다.
"아까 밥 먹기 전에 나랑 같이 아무래도 좋으니 밥이나 먹자는 태도였던 것도 그렇고, 지금 먹어치우는 속도도 그렇고. 역시~나오도 배고프면 앞뒤 안 가리는구나?"
"......"
탁.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는 카렌 씨의 말에 들고 계시던 숟가락을...내려놓으시는 나오 씨...?
"...어라? 나오?"
>>다이스. 나오의 반응?
1 ~ 33 : "...오냐. 오늘 끝장을 보자."
34 ~ 66 : "...뭐! 왜! 잘 먹을 수도 있지!"
67 ~ 99 : "아니 뭐, 냄새부터 봐. 너희도 그렇게 맛있게 먹고 있으면서 지금 뭐라 말할 여유는 있어?"
100 : "...무츠미, 이거 레시피 좀 알려줘."
2표? 모이는 쪽으로.
"...오냐. 오늘 끝장을 보자."
"으, 응...? 저기, 나오...?"
나오 씨의 반응에 당황한 카렌 씨와 달리, 나오 씨는 숟가락을 내려놓은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셨습니다. 볶음밥은 반 이상? 드시긴 했는데...
나오 씨는... 화가 난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카렌, 네가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려워하는 건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까지고 내 뒤에 숨으려 들면 안돼."
"......"
차분하게, 하지만 엄하고 냉정하게 나온 나오 씨의 말에 대답 없이 고개를 떨구는 카렌 씨.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나오 씨는 무츠미 쨩에게 쓰게 웃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점심 맛있게 먹었어. 좀 있다 카렌이 할 얘기가 있을텐데... 얘기 끝날 때까지 아까 거기에서 기다릴게."
"그, 네에..."
그렇게 나오 씨는 접시와 숟가락, 젓가락을 싱크대에 갖다놓으신 후 부엌...에서 나가셨습니다. 아, 조금 구분이 되어있으니 부엌이라기보다 다이닝룸, 이라고 해야겠지만요. 이렇게 큰 집인데도 다이닝룸은 그리 큰 편은 아닌 것 같아 조금 특이하다 싶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응접실이 따로 있어서 그런 걸까요...?
아무튼 나오 씨가 미닫이문을 닫고 나가자, 린 씨가 이마를 짚으면서 크게 한숨을 내쉬셨습니다.
"...저질렀구나, 둘 다."
"......"
"...나는 뭐, 나오든 카렌이든 둘 다 이해하니까. 그래도, 카렌. 너도 알거라 생각하지만, 저건 나오가 화나서 그런게 아니니까."
"...그건 나도 알아..."
"그래도 나오 말대로. 또 나오한테 장난치고 너스레 떨면서 계속 피하려 들면 안돼. 아까는 나오가 나서서 먼저 이야기해줬지만..."
...린 씨는 거기까지만 이야기하시고, 숨을 크게 내쉬고는 다시 접시로 숟가락을 가져가셨습니다. 접시 위에 얼마 남지 않았던 볶음밥은 빠른 숟가락질에 곧 비워졌고...
"...그럼, 나도 나오 쪽에 가있을게."
"린-"
"-그냥, 얘기만 해. 그 뒤 선택하는 건 카렌의 몫이 아니고, 카렌이나 우리는 그냥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할 뿐이야. 미룬다고 다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
"...그럼."
잘 먹었어, 라고 말하시고... 나오 씨와 마찬가지로 자리를 정리하신 린 씨도 부엌에서 나가셨습니다.
닫히는 미닫이 문을 쭉 바라보시다가, 저랑 무츠미 쨩이 보고 있다는 걸 느끼셨는지 황급히 돌아보시고는 헛기침을 하셨습니다.
"...그, 미안해. 분위기 좀 안좋지? 밥 먹다 말고... 그, 아무튼 일단 먹던건 마저 먹자."
된장국 그릇을 들어 국물로 입가심을 하신 카렌 씨는 다시 그릇을 내려놓고 숟가락을-
"...저, 카렌 씨."
"으, 응?"
-집어들던 차에, 무츠미 쨩이 조심스럽게 카렌 씨를 불렀습니다.
"...이제 말씀해주세요."
"갑자기 뭘-"
"-오늘, 직접 찾아오신 이유요."
...왜 저는 오늘, 하필 무츠미 쨩이랑 카렌 씨의 사이에 계속 앉아서 이렇게 난처하게 되는 걸까요...?
카렌 씨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무츠미 쨩과, 조금 시선을 돌리고 있는 카렌 씨.
...양 옆을 계속 번갈아 보던 중에, 먼저 다시 말을 꺼낸건 무츠미 쨩이었습니다.
"...단순히 제 안부를 물어보러 오신건 아니죠?"
"...응. 그건 아니야. 할 얘기가 있어서야."
"그럼..."
"...정말이지. 밥은 다 먹고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아니, 그러면 또 미룰지도 모르겠네. 그래..."
...어쩐지, 지금 빨리 다 먹어둬야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열심히 접시를 비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그만 먹을게 아니라면...
...그리고 마침내, 카렌 씨가 무츠미 쨩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오늘, 무츠미 쨩한테 제안하고 싶은게 있어."
"...저한테, 제안...요? 갑자기 무슨..."
"들었을...거라 생각하지만... 나, 이번에 신데렐라 걸이 되었거든."
카렌 씨의 말을 들은 무츠미 쨩은...
>>+1 다이스
1 ~ 50 : "정말요?! 축하드려요!" 눈이 휘둥그레지며 기뻐하네요.
51 ~ 100 : "앗, 그... 축하드려요!" 살짝 당황...?
"앗, 그... 축하드려요!"
...카렌 씨의 말에 살짝 당황했다가 축하드린다고 말하는 무츠미 쨩...?
부드럽게 웃으시면서 카렌 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셨습니다.
"응, 고마워. 알고 있었구나."
윽, 하고 움찔거리는 무츠미 쨩. 카렌 씨가 정확히 짚은 것 때문인지 이번에는 무츠미 쨩이 턱을 긁적이며 고개를 살짝 돌렸습니다.
"...아니, 그... 알고는 있었지만... 사실, 아까부터 축하드리고 할 타이밍을 못 잡아서요..."
"글쎄, 예전의 무츠미 쨩이라면 타이밍을 보거나 하지 않고 훅훅 치고 들어왔을거라 생각하는데."
"...그..."
조금 밝아진 목소리로 짖궂게 말씀하시는 카렌 씨였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가셨습니다.
"응. 그 이야기가 중요한건 아니지. 그리고... 그 대답에서 조금 안심했어."
"...어떤...게요...?"
"무츠미 쨩이 어쨌든 나한테, 아이돌 쪽에 관심이 아직 남아있었다는 거니까. 혹시라도, 정말 방금 처음 듣거나 한거였으면 이야기하기 정말 힘들었을지도."
"...그건..."
"자, 그럼 마저 말할게. 신데렐라 걸이 되었으니까, 요번에 솔로로 지방 투어를 갈 거야. 무츠미 쨩도 투어를 가는거나, 투어가 어떻게 세트될 지는 알거라 생각하고."
"네, 그야..."
"...그런데 요번에 일정이 좀 꼬여서, 5인 유닛곡들 안무를 다시 짜고 할 여유가 없어. 아예 솔로버전으로 바꾸기도 만만치않고. 정확히는 안무를 3인 편곡 버전으로 다시 의뢰해놨는데, 이게 제 때에 나오는 것도 어렵고. 나온다한들 그 촉박한 시간에 기존 안무랑 헷갈리지 않고 다시 익혀서 무대에 올라가는 건 쉽지 않겠다고 판단이 나왔어. 프로듀서도 동의했고. 애초에, 3명이서 무대 올라가는 것도 기존에 이 3명이 아닌 다른 3인 유닛의 안무랑 곡을 외워서 가야하는데, 쉽지 않다는 거지."
제가 앞서 사무실과 차에서 들었던 설명을 다시 쭉 하시는 카렌 씨. 고개를 끄덕여가며 듣던 무츠미 쨩은 카렌 씨의 말이 끝나자 생각났다는 듯 말했습니다.
"그럼... 처음으로 갈 투어에서 5인 유닛곡은 못 쓰게 되잖아요...? 세트리스트에서 5인 유닛 곡을 빼면 충분치 않을텐데... 근데 그렇게 되면 3인 유닛만으로 안되지 않나요...?"
"응. 정확해. 그래서야."
"...네...?"
"그래서 무츠미 쨩한테 제안하러 온거야. 신데렐라 걸의 투어에 함께 가지 않을래? 라고."
입을 살짝 벌리고 눈만 깜빡이는 무츠미 쨩.
"그러려고 오늘 온거야."
"...저, 잠시만요."
"물론, 갑자기 거기서 데뷔하라던가 같은 말도 안되는 소리는 아니니까? 곡 자체는 셋이서 충분히 커버 가능해. 다만, 안무 변경이 힘드니까 5인 유닛곡에서 남은 자리에서 안무를 소화해주고, 솔로곡에서는 내 백댄서로서. 곡에 따라서는 코러스도 함께 해줬으면 해."
"그, 잠시-"
"-여기 있는 히지리 쨩이랑 같이 올라가게 될거야."
"그러니까, 잠시만요!"
마침내, 무츠미 쨩의 말에 이야기를 멈추고 다시 무츠미 쨩을 바라보는 카렌 씨.
"...응, 아까도 질문 잘해줬는데. 더 궁금한거 있어? 많이 물어봐줄수록 좋아. 난 이제 무츠미 쨩한테 딱 하나만 더 물어보면 되니까."
"아니, 그..."
입을 달싹이며 부엌 이곳저곳을 바라보던 무츠미 쨩은 크게 한숨을 내쉬며 다시 말했습니다.
"...농담이죠?"
"에에, 농담일 리 없잖아?"
"농담이어야죠! 1년 넘게 쉬고있는 연습생을, 어떻게 바로-"
"-난 진지해."
"......"
"...1년 넘게 쉬고 있는 연습생, 같은건 아무래도 상관 없어. 난... 이번 투어에 같이 가는게 무츠미 쨩이었으면 해서. 그래서 제안하러 온거야."
"...카렌 씨..."
"자, 좀 더 물어볼게 있으면 물어보고. 이제 내가 할 이야기는 다 했어. 무츠미 쨩이 하고 싶은 이야기 해."
그렇게 말하고, 길게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파묻히듯 기대는 카렌 씨.
무츠미 쨩은...
>>다이스. 무츠미의 반응은?
2표 먼저 모인 쪽으로.
1 ~ 33 : "...이제 와서요?"
34 ~ 66 : "...잠시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67 ~ 99 : "무모하잖아요! 그 솔로투어가 얼마나 카렌 씨한테 중요한데-"
100 : ......
"무모하잖아요!"
쾅!
무츠미 쨩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의자가 뒤로 넘어가서 바닥에 부딪혀 큰 소리가 났습니다. 그렇지만 카렌 씨도, 무츠미 쨩도 서로 마주볼 뿐. 의자는 신경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신데렐라 걸의 솔로 투어라구요?! 신데렐라 걸이 되고서 가장 먼저 팬들을 만나는 자리인데, 그래서 그게 카렌 씨한테 얼마나 중요한지 뻔히 아는데-"
"-응, 물론 중요하지."
"그게 그렇게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일이에요?!"
...무츠미 쨩이 저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건 본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식탁에 손을 짚고 카렌 씨가 있는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카렌 씨에게 따지는 무츠미 쨩의 기세는... 옆에서 지켜보는 저도 조금 움츠러들게 만들 정도였지만, 카렌 씨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시네요.
"하지만 나한테는 무츠미 쨩이 같이 가는 것도 중요해."
"대체 왜요, 왜 제가 가는게 중요한데요?!"
"내가 그렇게 정했으니까."
"그게 무슨-"
카렌 씨는 반대로... 평온하디 평온한 목소리였지만, 눈에서는... 불길이 뿜어지는 듯한 느낌으로 무츠미 쨩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 카렌 씨의 기세에 무츠미 쨩이 조금 움츠러들었고, 카렌 씨는 그걸 놓치지 않고 다시 말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여기에서 중요한 건 딱 하나야. 난 이미 그렇게 결정하고, 무츠미 쨩한테 제안했어. 주변에서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뭐라 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냐! 무츠미 쨩, 날 거의 1년 동안 못봐서 잊은거 같은데... 내가 언제 트레이너 씨가 뭐라 한다고 해서 감자튀김을 안먹었던 적이 있어?"
"그건..."
"내가 나 빼고 린, 나오, 무츠미 쨩 레슨이 없던 날에, 같이 나가서 놀려고 레슨 빼먹기로 결정할 때 주저했던 적 있어?"
"...그거, 프로듀서 씨나 트레이너 씨가 엄청 잔소리했었잖아요..."
"내가 언제 주변 눈치봐가면서 행동했었어?"
...뭔가 이야기가 조금 이상한...거 아닌가요...? 어쨌든 무츠미 쨩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습니다.
"...아니요..."
"그런데 나, 오늘은 엄청 눈치 보고있어. 다른 누구도 아냐. 딱 한 명한테만 보고 있어. 나오? 린? 히지리 쨩도 미안하지만, 아니야."
어... 저도 저기에 들어...가나요...? 굳이 저까지...
"단 한 명. 우지이에 무츠미의 눈치만 보고있다고. 괜히 내가 이상한 소리를 해서 무츠미 쨩이 결정하는 데에 쓸데없는 영향줄까봐, 그거 때문에 정말, 아까부터 엄청, 엄-청 고민하고 눈치봤어.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다시 말할게."
다시 한 번 심호흡을 하시면서 마음을 가라앉히시는 듯한 카렌 씨.
"무츠미 쨩. 내 솔로 투어에 같이 갈거야? 가고 싶으면 그렇다고 하면 되고. 혹시라도, 아이돌에 완전히 마음이 떠난거면... 거절하면 돼. 아까도 말했지만, 일정이 촉박해서 시간이 좀 필요하다면 조금은 줄 수 있지만, 오늘 중으로 결정을 내려야해."
무츠미 쨩의 눈빛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시간이 필요한거면, 생각할 시간을 준다니까. 아까 히지리 쨩도-"
"-저 말고도, 히지리 쨩 같은... 다른 연습생들도 많잖아요."
"...뭐...?"
"신데렐라 걸의 투어라는 어마어마한 기회인데... 왜 이런 걸, 저같이 그만두려하고 1년이나 나오지 않은-"
"-무츠미 쨩이 기회를 잡지 못해서 좌절하고 그만둔걸 아니까, 그래서 지금 그 기회를 다시 주려는거잖아!!"
...마침내, 라고 할까요. 카렌 씨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다른 사람 생각하지 말고, 무츠미 쨩이 하고 싶으면 해. 기껏 이런 기회가 왔으면 주저하지 말고 낚아채야지!"
카렌 씨는.
"아직 아이돌에 미련이 남아 있다면, 꿈을 버린게 아니라면! 일단 되든 안되든 따지지 말고 죽어라 쫓으란 말이야, 이 바보야!!"
목청껏, 그렇게 말했습니다.
>>다이스. 다음 연재시까지.
1 ~ 33 : "...그럼, 더 일찍 와주시지...!"
34 ~ 66 : "...정말, 제가 가도... 돼요...?"
67 ~ 99 : "...싫어요. 신데렐라 걸의 솔로 투어 같은 거..."
100 : @아 이거 아이디어 없넹 그냥 비워야지ㅎㅎ
입술을 깨물으며 무츠미 쨩을 노려보고 있는 카렌 씨와, 그런 카렌 씨를 멍하니 바라보던 무츠미 쨩은...
"...싫어요."
양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푹 숙이며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런 무츠미 쨩의 반응에... 카렌 씨의 눈빛이... 제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신데렐라 걸의 솔로 투어...같은 거... 제가 따라 갈 자격 같은 거... 없잖아요... 분명, 엄청나게 민폐일 거고... 그게 빤히 보이는데, 제 마음대로 욕심 내면... 안되잖아요. 그런 엄청난 무대에, 폐를 끼쳐버리면..."
"...무츠미 쨩..."
"...그런데... 그런데, 말이죠..."
무츠미 쨩이 들이쉬는 숨이, 떨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츠미 쨩은 억지로 삼켜내고 다시 말을 이어갔습니다.
"...같이 맥x날드를 가면, 꼭 세트 주문 할 때 라지로 시키자고 해서 감자튀김 같이 산더미처럼 쏟아놓고 나눠먹자고 강요해서 제일 많이 먹고, 정작 버거는 못 먹겠다고 반 갈라서 나오 씨랑 저한테 떠넘기시는."
"...잠깐, 무츠미 쨩? 갑자기 그건-"
"-외모도, 노래도 타고났다는 이야기 들으면 겸손하게 넘기지 않고, 당당하게 스스로 비주얼 담당이라고 자칭 하시면서. 정작보는 눈이 없을 때면 항상, 조금이라도... 어떻게든 스스로, 연습에 미친 것 같이 제대로 휴식을 취할 생각도 바보같이 안하면서 기를 쓰고 노력하는... 그러면서도 그렇게 피곤한 걸 티 안 내려 하다가 툭하면 쓰러지시기 일쑤였던."
...무츠미 쨩의 이야기가 이어질 수록, 카렌 씨의 얼굴이 점점 붉어지는 게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뭐라고 딱 부정하지 못하시는 걸 보면, 전부 사실...이란 이야기겠죠. 저렇게 자세하게, 세세하게...
...무츠미 쨩은, 그렇게나... 카렌 씨랑 잘 알던 사이였구나...
"...무츠미 쨩, 지금 그 얘기는 별로 관련-"
"-늘 제멋대로, 안하무인으로 구시는 척하면서, 아까도 눈치 안 본다고 말만 하고 사실은 분위기 엄청 읽고 일부러 바보짓이든 무례한 짓이든 먼저 나서서 하고... 또, 그래 놓고 나중에 가서 아닌 척하면서 선을 넘지 않았나 하고 엄청 눈치보는-"
"-무츠미 쨩...? 그 이상 말하면, 나 진짜 화낼지도 몰라-"
"-그래서, 저보다 분명히 연상인데도. 진~짜, 지이이인~짜 이 사람은 혼자 놔둘 수 없겠구나... 싶은 거짓말쟁이...카렌 씨의 무대...는..."
...고개를 들고, 얼굴을 가린 두 손을 치우고.
웃고 있지만, 온통 눈물 범벅인 얼굴로...
"...따라가고...싶어요..."
무츠미 쨩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엄~청 욕심이고, 분명 짐만 될게 분명한데... 그래서, 따라가면 안되는거 잘 알고 있는데도..."
그런데... 그런데도...
"저...카렌 씨랑 같이, 무대에... 올라가고, 싶어요...!"
>>...다이스.
50에서 가장 먼 값으로 판정합니다.
1에 가까울수록 무츠미.
100에 가까울수록 카렌.
추가로, 결정된 앵커의 컴마 값으로 히지리...를 포함한 주변의 반응을 판정합니다.
00 ~ 49 : 나오와 린이 부엌으로 들어옵니다.
50 ~ 99 : 히지리가 부엌을 조용히 빠져나갑니다.
연재 재개 시에 마감하고 진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