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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댓은 "한 학생의 별 볼일 없는 일상"에서 이어지는 창댓입니다.
전 창댓을 보고 오지 않으셔도... 무방하지는 않겠네요.
이 창댓에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니, 오리지널 캐릭터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비밀 메시지같은 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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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 또한 나와 잡담을 나누면서 같이 식사를 즐겼다.
식사 후, 우리들의 시간은 한산한 티타임으로 접어들었다.
티타임이라고 해도 거창한 게 아니라 마실 것 조금과 디저트 뿐이었지만, 그래도 만족스럽다.
그건 그렇고, 계속 이렇게 놔두다가는 한 번도 리드하지 못하고 끌려다니게 될 것만 같은데.
싫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언니로서 존경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나...
"왜 자꾸 힐끔거리는 거지?"
"아무것도 아냐."
아무래도 좀 전의 생각을 하면서 무의식 중에 아스카를 힐끔거리고 있었던 것 같네.
조심해야겠어.
"카나하."
고개를 숙이고 생각 속에 잠겨가는 나의 정신을 아스카가 다시 현실로 불러왔다.
"응?"
"에잇."
내가 그녀를 바라보며 답하자, 그녀는 미리 손가락에 묻혀놓았던 케이크의 크림을 내 얼굴에 묻혔다.
또 당해버렸네.
"뭐야, 정말."
딱히 부끄러운 짓은 아니었기에 나는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며 투덜거렸다.
난 뭘 해야 할지 잘 생각나지도 않는데, 아스카 너는 잘도 이런 걸 생각해내는구나.
"호오? 그 표정은 뭐지?"
하지만 그 표정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하고 있던 생각이 내 표정에 영향을 주었던 모양이다.
반드시 복수하고 말겠다는 표정이지 뭐겠어, 아스카.
+3 다음 상황.
이, 이 부분은 정말 생각이 안 났습니다...
이거라면 어떨까.
나는 포크를 들어 케이크를 조금 잘라서 들고,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아스카."
나에게 이름을 불린 그녀가 나에게 집중할 때, 나는 크림이 입술에 잘 묻도록 케이크를 베어문 다음 그 상태로 팔짱을 끼고 팔꿈치로 테이블을 짚으며 아스카에게로 몸을 기울였다.
그리고 눈을 살짝 감아 아스카를 도발하며, 그녀의 행동을 기다렸다.
하지만 즉각 반응이 올 거라는 내 기대와는 달리 그녀는 우아하게 차를 마실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뭐 원하는 거라도 있어?"
아스카는 오히려 능글맞게 웃으며 입 안의 케이크와 창피함 때문에 아무 말도 못 하는 나를 놀렸다.
그녀는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해주기는커녕, 부끄러워하지도 않았다.
완패.
그 두 글자가 내 머릿속을 채워나갔다.
싫어.
뭐야, 이 상황.
창피해.
좀 받아 줬으면 좋았잖아.
결국 티타임이 끝날 때까지 나는 그녀에게 휘둘릴 뿐이었다.
나도 완벽한 애인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아스카도 완벽한 애인은 아닌 것 같다.
접어줄 줄도 알아야지.
흥.
+2~3 그나저나 이제 낭비할 시간도 없고 슬슬 돌아가야겠는데...
호텔 방에서는 어떤 일이 생길까.
과연 어떤 상황이 생길까요 のヮの
는 티타임이 끝나버려서 무리군요
그렇다면 호테루 방에 들어가서
카나하: 나 먼저 샤워할게
아스카: (움찔)흠흠... 그래 양보하도록 하지.
보는 사람도 없으니 아스카에게 함께 샤워하러 들어가지 않겠냐고 농담을 던져보자.
"나 먼저 샤워할게."
내가 먼저 씻겠다는 말에, 어쩐 일인지 아스카가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
내 도발에도 태연했던 애가 왜 갑자기?
먼저 씻고 싶어서 그랬을 리는 없는데, 설마 아쉬운 건가?
"흠흠... 그래. 양보하도록 하지."
휘둘릴 대로 휘둘렸더니 이제는 아스카가 과연 어디까지 대담해질 수 있는지 궁금해진 나는, 그녀에게 작은 농담을 던졌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같이 들어갈래?"
+3 그녀의 대답.
...잠깐만요. 저 설마 샤워씬 써야 하나요?
말과 행동이 정반대인 호기심 왕성한 여중생 아스카쭈왕
"너는 대체 파렴치하게..."
그녀는 옷의 단추를 풀었고,
"무슨 말을"
에쿠스테를 떼어낸 다음
"하는 건가!"
세면도구를 챙기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말이랑 행동이 전혀 다르잖아.
그나저나 저렇게 행동하는 걸 보면, 역시 같이 씻지 않아서 아쉬웠던 모양이다.
하지만 방금 전의 말은 그저 농담이었을 뿐이니, 이제 진실을 마주하게 해 줘야지.
저렇게 원하는데 이렇게 기대를 깨버려서 미안하지만...
"어, 저기... 농담이었는데."
하는 수 없잖아. 농담은 농담인걸.
+3 아스카의 반응, 혹은 아스카가 할 말.
"하…"
# 아스카는 손가락으로 내 입가를 닦아주고 나서, 그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그녀는 태연하게 그런 행동을 하고 나서, 나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문제라도 있나? 얼굴이 빨간데."
이게 중학생이란 말이더냐
아스카가 들고 있던 세면도구가 힘없이 떨어졌다.
입이 벌어지며, 그녀의 얼굴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을 당한 사람의 그것으로 바뀌어갔다.
"하..."
그녀는 여전히 단추를 풀어헤친 채 한숨을 내뱉으며 침대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의 얼굴은 완전히 세상에서 험한 일을 너무 많이 당해서 이제는 그 어느 것도 믿을 수 없게 된 사람의 표정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게 되었다.
농담 하나에 이렇게까지 망가지다니.
죄책감이 든다.
분명 작은 농담이었을 뿐인데, 왜 큰 죄를 저지른 것 같은 죄책감이 느껴지는 거냐고.
아무튼, 이건 빨리 수습해야겠지.
"저, 아스카. 그..."
농담으로 말할 때는 쉬운 말이었다.
하지만 진심을 담아 말하려니, 그 짧은 말도 어려워지고 있었다.
"정말로 샤워... 같이 할래?"
"...이번에도 농담인가?"
나는 아스카의 말을 재빨리 부정했다.
"아냐! 진짜야!"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원.
아스카가 먼저 샤워할 준비를 끝낸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스카가 먼저 들어간 다음 나를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준비가 먼저 끝났으니 그렇게 하기로 했다는 것은 그저 핑계였을 뿐, 사실은 서로 민망함을 덜기 위해서 결정한 일이었다.
나는 아스카가 기다리고 있는 열린 문 앞에서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옷이 바닥에 닿는 부드럽고 작은 소리가 날 때마다, 그 소리가 저 너머까지 들릴지 생각해본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너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준비를 마친 나는 아스카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들어가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아스카의 등이 보였다.
뒤돌아선 아스카의 모습이 보일 때마다 본능적으로 시선을 돌려가며, 나는 아스카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같은 성별이라고 해도 우리는 서로를 좋아하고 있었고, 그렇기에 민망함 또한 당연히 가지고 있었다.
그 민망함 때문에 서로를 바라보지 못하고 등을 거의 맞대고 선 채, 나는 바닥의 타일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깐 용기를 내서 뒤돌아보니, 아스카도 나처럼 고개를 아래로 향하고 있었다.
아스카가 말없이 물을 틀었다.
적절한 온도의 기분 좋은 물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쏟아지는 물에 몸을 맡기고, 혼자서 몸을 씻기 시작했다.
말 없는 연인들은 그렇게 같은 공간에 있던 서로를 침묵으로 단절시키며 분리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등, 씻겨줄 테니 너도 씻겨주지 않겠나."
연인들의 침묵이 깨졌다.
"어...?"
나는 이 상황이 어영부영 끝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조금 당황했다.
하지만 내심 원하고 있던 것이었기에, 나는 당황한 기색을 재빨리 지우며 그것을 수락했다.
"...좋아."
연인에게 내보인 등에 부드러운 거품이 섬세한 손길로 덧칠되어간다.
볼 수는 없었지만, 연인의 손길과 함께 나에게 분명하게 전달되고 있었다.
평상시에도 가끔씩 내 눈길을 잡아끌던 손이 내 등 위에서 조심스럽게 춤을 추고 있었다.
이곳저곳을 누비던 그 손은, 꽤나 오랫동안 내 등 위에서 머물다가, 결국 멀어져갔다.
잠시 후 물줄기가 내 등을 타고 흐르며 거품과 함께 모든 것을 씻어내리기 시작했다.
만족스럽지만 아스카의 손길까지 씻겨내려가는 것 같아, 복잡미묘한 기분.
모든 것이 씻겨져나간 내 등을 보며 아스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제 아스카의 차례가 되었다고 생각해 일어나려던 찰나, 갑작스럽게 아스카가 뒤에서 나에게 안겨왔다.
동시에,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내 등에 닿았다.
"히얏?!"
정말로 놀란 나는, 고개를 돌려 아스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미안. 잠깐만... 이대로..."
그렇게 몇분이 지났는지도 알 수 없이 아스카에게 사로잡혀 그녀의 품 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나는―
몽롱한 정신 속에서, 나는 무언가 부드러운 감촉을 등 뒤에서 느끼고 있었다.
눈을 뜨자 보이는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을 보며, 나는 점차 정신을 차려갔다.
"어...?"
아직도 몽롱한 정신을 집중해서 흐릿한 초점을 바로잡자, 호텔방의 천장이 보였다.
그제서야 침대에 누워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내가 몸을 뒤척이자, 아스카가 내 옆에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괜찮나?"
"왜 내가 여기..."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해보려고 했으나, 아직은 정신을 바로잡을 수가 없었다.
"...미안하다, 설마 이 내가 충동을 이기지 못할 줄이야. 너에게 또 부담을 줘버렸구나."
아스카는 나에게 사과하며 내 앞머리를 손가락으로 어루만졌다.
그녀의 설명을 들어보니, 아스카에게 안긴 뒤 얼마 안 가 굉장한 열을 내면서 쓰러졌다고 한다.
몸을 일으켜 앉으니, 부드러운 무언가가 내 살갗에 스치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그제서야 내가 목욕가운을 입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등 뒤에서 느껴졌던 부드러운 감촉은 이거였나.
그런데 이거, 아스카가 입힌 거겠지?
자, 잠깐만, 그럼 아스카는...
"하으..."
또 다시 체온이 올라간다.
특히 얼굴 부분의 체온이.
붉어진 내 얼굴을 보고, 아스카도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
분위기가 점점 어색해져가던 그 때, 아스카의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아스카는 상대방한테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몇 번 짧게 대답했다.
누구한테서 온 전화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전화는 오래 가지 않아서 끊겼다.
"무슨 전화였어?"
"스태프. 드라마 찍을 시간이 다 됐는데 언제쯤 올 거냐는 전화였다."
아스카의 태도로 짐작하긴 했지만, 역시 일과 관련된 전화였다.
내가 기절해서, 그것 때문에 늦어버린 걸까.
"같이 갈 텐가? 너한테 좋은 경험이 될 것도 같은데."
+1~3
1. 아니. 나는 좀 더 쉬어야겠어.
2. 응. 가볼래.
네? 왜 갑자기 지금 감사를 표하냐고요? 그거야 물론 읍읍
쉿.
하핫.
농담입니다. のヮの
다음 페이지에 먼저 올라오는 것이 글일지 그림일지 알 수 없습니다. のヮの
# 말 없는 연인들은 그렇게 같은 공간에 있던 서로를 침묵으로 단절 시키며 분리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등, 씻겨줄 테니 너도 씻겨주지 않겠나."
"정말로 괜찮겠나?"
네가 권했으면서 그런 걸 묻는 거야?
그래도 네가 날 걱정해주니 좋긴 하네.
"당연하지!"
기절했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괜찮으니까.
그리고 내 욕심이 나를 지탱하고 있으니까.
네 멋진 모습, 보고 싶다고.
호텔을 나오니, 차량이 한 대 대기하고 있었다.
아스카는 정말 같이 가도 되는지 뒤늦게 고민하며 어색해하는 나를 데리고 뒷좌석에 탑승했다.
내가 탑승하자 그 차의 운전자는 의아해하는 것 같았지만, 아스카가 대강 설명하니 납득한 것 같았다.
촬영 장소에 도착한 나는 촬영을 준비하러 가는 아스카를 지켜보다가,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가 앉아 분주히 움직이는 스태프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내가 굳이 사정을 설명하고 가까이에서 구경하지 않은 것은 방해가 되기 싫었던 것도 있었지만 다른 스태프한테 사정을 일부 설명한다고 해도 촬영과는 관계없는 사람을 바로 옆에 놔둘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꽤 지나자, 촬영 준비를 마친 배우들이 촬영 장소로 나와 자리를 잡았다.
스태프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차 잦아들어갔다.
차 안에서 아스카가 말해준 이야기에 따르면, 오늘 찍게 될 장면은 톱스타―가 되기 전의 주인공―와 매니저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이라는 모양이었다.
감독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며 촬영이 시작되었다.
매니저 역할을 맡았을 남성이 대사를 읊기 시작한다.
"저기..."
다행히 그 목소리는 내가 있는 곳까지 작지만 분명하게 들려왔다.
아스카의 목소리도 분명 여기까지 들려오겠지.
+3 다음 씬, 혹은 대사.
위통의 기운이 느껴지는 기분이 든다..
아스카: 아아... 이쪽이야 말로 앞으로 내 매니지먼트 잘 부탁해.(살짝 부끄러워 하는 표정으로 그 손을 맞잡는 아스카)
카나하: 눈_눈(심기불편)
카나하, 질투하는 모습이 아주 귀여운데
매니저는 자신과 함께할 사람에게 손을 내밀며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얼굴도, 그와 대화하는 사람의 얼굴도 이곳에서는 보이지 않아 둘이 어떤 표정을 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차피 연기니까 무슨 표정을 지어도 상관 없지. 진짜 감정이 아니잖아.
이어지는 매니저의 짧은 자기소개를 들으며 앞으로 나올 아스카의 연기를 기다리는 가운데, 드디어 아스카가 행동하기 시작했다.
"아아... 이쪽이야말로 앞으로 내 매니지먼트, 잘 부탁해."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알 수 없었지만, 목소리에 실린 부끄러운 감정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아스카는 부끄러워하면서 매니저의 손을 맞잡고 있었다.
나는 남배우를 쏘아보았다.
연기라는 것은 결국 거짓이다.
연인이 연기하는 것을 보고 흔들릴 이유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저것이 겉만 그럴싸한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태엽 몇 개가 고장난 시계처럼 이미 이상해져 있었다.
저 남배우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저 사람을 쏘아본 것도 원래는 그럴 이유가 전혀 없는 일이었다.
그녀가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왜 이렇게 불편한 걸까. 왜 불안하기까지 한 걸까.
나는 여전히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오른손으로 턱을 괴고 촬영 현장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괜히 따라왔나.
+3 다음 상황.
카나하 "기분 좋아보였다?"
아스카 "...뭐?"
처음에는 나 자신조차도 그녀의 연기를 신경쓰는 내가 이해되지 않았다.
내가 고장난 줄만 알았다.
하지만 아스카의 행동... 아니, 연기를 계속 지켜보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나는 그녀의 감정이 다른 사람에게 향하는 것을 싫어하고 있었다.
그녀가 부끄러워할 때마다, 그녀가 극 중에서 매니저에게 가지게 되는 감정을 생각할 때마다 설령 그것이 연기일 뿐이라도 내 것이, 내 자리가 빼앗기는 기분이었다.
내가 그녀의 세계에서 뜯겨져나가고,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는 것만 같았다.
그것은 나에게 향하는 그녀의 본심과 연기를 위해 만들어낸 타인을 향한 감정이 '같다'는 것에서 온 것이었겠지.
아스카는 이런 내 마음을 알고는 있을까.
내가 이 감정에 대해, 질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밝힌다면 그녀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나를 이해해주고 다독여줄까?
아니면 너무 나간다며 싫어할까?
그것도 아니라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닐까?
지금도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픽션 속의 존재에게 질투하는 내가 별로 좋게 생각되진 않는다.
이런 감정은 필요없다. 이런 건 쓸데없는 생각일 뿐이다.
그런데 왜 자꾸만.
촬영이 여차저차 끝나고 난 뒤, 나는 다시 아스카와 같이 있을 수 있게 되었다.
"기분 좋아보이더라?"
다시금 연인과 함께하는 시간이 찾아왔다는 것에 기뻐해야 할 일이었지만, 내 입에서는 이미 고장나버린 마음이 새어나왔다.
"...뭐?"
당연히도, 내 말을 들은 아스카는 다소 어이가 없는 표정이었다.
+2 내가 다음으로 할 말.
+3 아스카가 할 말 혹은 다음 상황.
"아니, 아니야. 신경 쓰지 마..."
나는 괜히 아스카에게 짜증을 냈던 것 때문에 그녀를 볼 면목이 없어 힘없이 말하며 몸을 돌렸지만, 아스카는 내 어깨를 그러잡고 거칠게 내 몸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게 했다.
"신경 안 쓰일 리가 없잖아!"
나라도 아스카가 이런 말을 했다면 당연히 신경 쓰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정말로 신경 쓰지 말아줬으면 했다.
고작 연기 따위에 질투해서 너한테 이런 말을 했다고 설명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질투한 건가?"
하지만 그녀는 알아챈 모양이었다.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3 이제 아스카는 나에게 어떤 말을 할까.
System: 겨울나기.exe의 전개 구상력이 고갈되었습니다.
과연 연인의 질투란 기쁨과 곤란의 이중주인가.
나쁘지는 않은 기분이군.
아스카는 흥미롭다는 듯 감탄사를 흘렸다.
"그런가. 질투했던 건가."
아스카는 뒤로 물러나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연인의 질투란 기쁨과 곤란의 이중주로군. 하지만 별로 나쁜 기분은 아니야. 내 연기가 거짓을 진실로 만들어 보여낼 정도로 뛰어났다는 반증이어서일까?"
"...그럴 지도."
다행히도 그녀는 좋게 생각한 모양이었다.
이걸로 나 자신한테 변명할 거리가 생겨났다.
나도 아스카가 생각하는 것처럼 좋게 생각하면 되겠지. 그녀가 연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면서, 좋아하면 되는 거야.
"그런고로 너에게 감사를 표하도록 할까."
"나한테?"
"연기 연습, 도와주었잖나."
내가 도와준 것은 잠깐 뿐이었고 오늘 촬영한 장면도 아니었다.
그런데 그게 도움이 되었다니, 비약이 아닐까.
"잠깐이었잖아?"
나는 아스카의 말을 내심 부정하며 말했다.
어쩌면 그저 연인을 위한 빈말일 수도 있었으니까.
그 말에, 아스카는 웃음짓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화답했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그걸로 '상대방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상대방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무슨 말이야?"
"바로 앞의 사람에게는 거짓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나와 언제나 함께할 내 세계의 경계를 허물었던 동포에게 오래된 진심을 다시 보였다고 해두지."
"뭐야, 그게. 어려워."
+3 다음 상황, 혹은 다음 대화.
여러분은 저 말의 뜻을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후후.
이 로맨틱 중2가
드라마의 감독이 못마땅한 얼굴을 한 채 어느새 우리의 뒤쪽에 서 있었다.
그가 팔짱을 끼더니, 그녀를 불렀다.
"아스카 양. 친구랑 노는 건 좋지만, 슬슬 다음 촬영 들어가야죠?"
"아, 네, 감독님.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잠깐 나를 흘겨봤던 것 같은데.
"나중에 봐."
"그래. 좀 있다 봐."
촬영이 다시 재개되었다.
아스카가 했던 이야기의 뜻은 아직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본래 감정은 여전히 나를 향해 있었다는 말 정도는 나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난 그걸로 만족한다.
그러니까, 그녀의 연기를 즐겨보도록 노력해야지.
아직 즐길 수 있다는 확신은 없지만.
+1~3 (주사위, 낮은 수.) 다음 상황.
"자네도 연기 해 볼 생각 없나?"
재밌는 생각들이 떠오른다...!
좀 더 직접적으로 즐기렴.
흘겨보았다는 것은 저것과는 반대의 의도였는데 어째서 이런 앵커가 갸아아아아아아악
라는 거죠 뭐. 후후.
…쓰라면 써야죠 뭐!
어떻게 생각해봐도 나는 그저 연기의 대상을 질투할 뿐이었다.
내가 이렇게 질투하는 것에 내가 놀랄 정도로.
이러다간 또 아스카에게 짜증을 낼 것이 분명했다.
나는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잠깐 자리를 비우기로 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돌아다니가 길을 잃어버리면 곤란했기 때문에, 나는 근처의 편의점에서 마실 것을 사 마시며 촬영 장소로 천천히 걸어갔다.
이미 어두워진 거리에서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은 낭만적이라기보다 쓸쓸했다.
촬영 장소로 다시 돌아오자, 촬영이 잠시 중단된 듯 스태프들은 원래 있던 자리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자리를 잡고 쉬면서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나는 아스카를 찾아다녔지만, 안타깝게도 찾을 수 없었다.
"자네."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들어 본 적 있는 목소리.
좀 전에도 만났던 감독이 못마땅한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어째서 나를 부른 거지? 계속 얼쩡거리면서 방해하지 말라는 말을 하려는 걸까?
"자네도 연기해볼 생각 없나?"
내 우려와는 달리 그 사람은 나에게 생각지도 못했던 제안을 했다.
지금도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고 있으면서 왜 나한테 일을 시키려는 건지 의문이 생겼지만, 그 의문은 빠르게 해소되었다.
"지금 우리가 엑스트라가 필요한 씬을 찍으려고 하고 있거든? 그런데 원래 오기로 했던 사람이 일을 빠꾸냈단 말이야. 그래서 카나하라고 했던가? 그, 카나하 양이 좀 도와주면 좋겠는데. 자네 프로듀서한테 들으니 자네도 아이돌이라면서. 어때?"
프로듀서는 감독에게도 나에 대해서 미리 말해놨던 모양이다.
물론 전부 말한 게 아니라 조금 둘러댔겠지만, 그래도 일 하나는 정말 철저히 한 것 같다.
생각같아서는 정중하게 거절하고 싶다.
아무리 엑스트라 역할이라고 해도 내가 실수를 저지른다면 생길 일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 제안을 거절했다가는 프로듀서나 아스카의 평판에 악영향을 끼칠 여지도 있었다.
"네. 해볼게요."
그래서, 나는 피하지 않았다.
아스카가 찍는 드라마에 같이 출연하게 되어 좋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불안과 부담감만이 쌓여가고 있었다.
+2 내가 맡을 역할.
+3 나는, 과연 얼마나 잘 할 수 있을까.
주사위로 하면 엄청 낮은 수가 뜰 것 같아서, 이번엔 특별히 저와 카나하의 멘탈 보존을 위해 그냥 앵커로 받겠습니다.
여기서 전개 터트리긴 싫거든요.
@그리고 의미없는 주사위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촬영 현장을 옮긴다는 말을 듣고 나서, 나는 아스카와 함께 타고 왔던 차량에 탑승해 어딘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차량 안에서 아스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주니, 아스카는 꽤나 흥미로워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녀는 나를 응원해주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녀를 응원해주었고.
도착한 곳은 조금 고급스러워보이는 음식점.
촬영을 위해서 미리 협조를 구해놓았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안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곳에서 알게 된 내 역할은 아스카가 맡은 역할의 광팬.
그것도 엑스트라라고 했던 감독의 말과는 달리, 매니저와의 썸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 장면이 있는 전개상 필수적인 인물로 생각보다 중요한 캐릭터였다.
그런 이유로 내가 맡은 배역에는 원래 일반적인 엑스트라가 아니라 배우를 쓰려고 했다는 부연설명을 들었지만, 오히려 내 부담감만 두근거리며 불어날 뿐이었다.
잘 할 수 있을까, 정말로.
잘 해야 할 텐데.
"매니저. 오늘 시간 있어?"
어디선가 들어본 말, 그리고...
"오늘은 일이 너무 많아서요."
이미 알고 있는 대답.
내가 찍을 장면은 내가 아스카의 연기 연습을 도와주었던 바로 그 장면이었다.
누군가 내 상황을 조종하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의심마저 들어버린다.
아스카의 앞에 서서 저 말을 들으며 연기 연습을 도와주었는데, 이제는 옆에서 지켜보며 내가 했던 말을 똑같이 듣고 내가 도와줬던 연기를 지켜보는 처지가 되다니.
참 아이러니하네.
하지만 이런 생각에 정신팔려있을 틈 따위는 없다.
시간이 많았다면 따로따로 찍었겠지만,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니만큼 같이 찍을 수 있는 장면은 최대한 같이 찍는다는 방침이었기에 아스카와 상대역이 촬영하는 동안 나도 몇몇 장면을 촬영해야 했으니까.
"어라? 저 사람..."
그러니 최선을 다하면서 최대한 잡생각을 날려버릴 수밖에.
"맞아. 좋아하니까 하는 거지."
"저도 그런 당신을 위해서 이러는 거니까, 이해해주세요."
또 다시 이어진, 알고 있던 장면.
그러나 내가 맡은 배역은 참 간편하게도 오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만 골라서 듣고 있었다.
다른 시선에서 바라보는 상황이 흥미롭기도 했지만, 어쩐지 이질감이 들었다.
"좋아한다고?"
상대의 의도를 알고 있으면서, 그것을 모르는 척 말하기란 힘든 일이었다.
원래의 표정을 감추고, 얼굴 위에 새로이 원하는 것을 덧씌워낸다.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별 말 없었으니 잘 하고 있는... 거겠지.
"설마...? 에, 에이. 아닐 거야. 설마 저 둘이..."
나는 그렇게 말하며 소품으로 준비되었던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음식점을 나가면서, 문자메세지를 보내는 것처럼 손가락을 놀렸다.
듣기로는 소개팅때문에 왔다가 취소하는 문자라고 했었나.
마지막으로 아스카와 좋은 상황을 연출해가는 남배우를 돌아보는 것으로, 나의 촬영분량은 일단 끝이 났다.
나중에 감독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약간 부족하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해 줬고 시간도 부족해서 원 테이크로 바로 끝냈던 것이라 시간이 허락한다면 나중에 다시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오늘은 이렇게 잘 넘어갔지만 내일 몇 차례 더 찍어야 한다는데, 오늘처럼 잘 된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잘 준비해놔야겠지.
+3 다음... 상황...
컷이 나오는 상황을 쓰면 현재 제 머리로는 쓰기 힘든고로...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그 이상 알아선 안 된다. 세계의 법칙에 어긋나 버려
그리고 촬영장소와 스케줄 상의 사정으로 클라이막스의 키스씬 촬영이 시작된다.
촬영 장소와 스케줄 상의 사정에 의해 먼저 찍게 된 작중의 마지막 씬.
피날레를 장식할 클라이막스 씬은 두 주역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키스를 나누는, 흔히 말하는 키스씬이었다.
"...알고 있었어?"
그것에 대해 알게 된 나는 아스카가 나를 찾아오자마자 그 씬에 대해 따지듯이 물었다.
"...맞아. 알고 있었다."
"열 네살한테 대체 뭘 시키는 거야!"
"어쩔 수 없다는 거, 알고 있잖아?"
"당연히... 알고는 있지만..."
아스카에게 짜증내듯이 말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녀에게 화난 것이 전혀 아니었다.
아스카는 철저한 을의 입장이었다. 일을 자유롭게 선택하기도 힘들고, 발언권이 크지도 않다. 그것은 나도 잘 알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분노와 질투의 대상을 가까스로 아스카가 아닌 다른 쪽으로 옮길 수 있었다.
"그렇지만 싫은걸..."
연인이 다른 사람과 키스한 적이 있다는 말을 들은 것도 아니고, 연인이 다른 사람과 키스하는 모습을 이제 봐야 하는 입장이라니.
이건 내가 이해해줘야 하는 문제다. 하지만... 부러우면서도 분하고, 그래서 열받는다.
"카나하, 정말로 키스하는 게 아니라니까."
물론 카메라 구도 등으로 키스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겠지만, 그런 '연기'라도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그치만..."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뭘 할 수 있을까.
"알았어."
마지못해 납득한 채 그저 그 순간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기다림 끝에 드디어 지나가면 기억 속에 파묻어 상처받지 않으려고 발버둥 칠 수밖에 없겠지.
"연기, 힘내."
나는 '연기'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발음했다.
마치 나 자신에게 되뇌이듯.
+3 아스카의 행동, 혹은 다음에 일어날 일.
'시작' 부분은 조금 나중에.
아스카는 훌륭하게 첫키스의 두근거리는 감정을 연기하면서도 철저히 어디까지나 연기로, 상대 배우의 태도도 신사적이었다.
하지만 그걸 바라보는 내 가슴의 기분 나쁜 고동만은 도저히 정상이라고 할 수 없었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꽤 잘 찍혔다고 생각한다.
아스카는 첫키스의 두근거리는 감정을 얼굴과 몸짓으로 훌륭하게 표현해내었고, 상대 배우는 신사적인 태도로 그것을 받아주면서 방금 연인이 된 사람들의 아름다운 장면을 잘 연출해냈으니까.
물론, 그 장면은 어디까지나 연기였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서로에게 인사를 하고, 각기 다른 곳으로 향하는 연기자들이 만들어낸 보기 좋은 장면이었다.
"왜..."
다 알고 있는데도, 그런데도 그 장면을 바라볼 때 나의 가슴 속에서는 검은색의 무언가가 똬리를 틀고 들어앉아, 기분나쁜 고동을 발산했다.
도저히 정상이라고 할 수 없었다.
거짓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을 진실처럼 받아들이는 나는, 정말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2~3 다음 상황.
그리고 카나하는 혹시 이런 질투심이 비정상인것은 아닐까 하며 걱정한다.
"하아..."
한숨소리가 조용한 밤의 정적을 밀어냈다.
하고 싶지 않은 생각을 자꾸 해버리는 나 자신이, 아무런 잘못도 없는 배우에게 질투하고 그것때문에 고통받는 내가 너무나도 한심하고 미워서, 나 자신에게 배신당한 것만 같았다.
다른 연인들도 이런 상황에서 나처럼 행동할까?
이렇게 씁쓸해할걸 알면서도 억누르지 못하는 걸까?
혹시 내가 비정상인 것은 아닐까.
칸자키에게 질투했던 것도, 단순히 내가 이상해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
어쩌면, 내 병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 아스카에게 의존하고 집착하게 된 걸지도.
정말로 나는 마음까지 병들어버린 걸까.
암울한 생각에 빠져 힘없이 걸어가고 있을 때, 휴대전화의 진동음이 들려왔다.
당연하게도 아스카가 보낸 답장이었다.
[알았다. 먼저 가서 푹 쉬고 있어. 그리고 너는 죄스러운 짐을 졌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만, 본디 질투란 인간의 내면에 내재되어있는 것이니 너무 자책하지 말도록.]
아스카가 보내준 그 짧은 말에, 나는 약간이나마 평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말을 들려주는 것은 정말로 고마운 일이다.
이해해주는 것 또한 그에 못지않게 고마운 일이고.
내가 비정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아스카의 말대로 다른 사람들도 질투는 하니까.
내 경우가 유별나게 심하다고 해도, 천천히 다른 사람들의 수준에 맞춰가면 되겠지.
아직은 아니라도, 천천히.
+3 다음 상황.
앵커의 순서나 내용을 꼬아서 진행할 때는, 원래 앵커를 걸어주신 분의 마음에 들지 않을까봐 언제나 조심스러워집니다...
마, 마음에 들지 않으실 경우에는 말해주시면 수정을-
놀란 카나하한테 '뭐야, 원하던것 아니였나?'라면서 자연스럽게 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