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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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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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치즈키 자매 창댓...이지만 모치즈키 히지리가 주인공인 창댓입니다.
765와 346의 적당적당한 크로스오버를 지향합니다.
에피소드 목록
Prolog. 안나 "...히지리...?" 히지리 "...에, 헤헤..." / 1 ~ 400
First. 안나 "@ssasin Creed...!" 히지리 "에...? 응...?" / 401 ~ 580
Second. 히지리 "모모코...선배...?" 모모코 "흐흥!" / 581 ~ 1211
Third. 카렌 "잘 부탁해~" 히지리 "에에에에?!" / 1212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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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무나카타 양이 참여했던 드라마, 『예절과 작열의 폭풍』은 미요시 양과 모치즈키 양 두 분도 기억하실겁니다."
"네에..."
분명, 제가 스카우트 되어서 프로덕션에 처음 왔을 때 아츠미 씨가 촬영 중이셨던 드라마...였죠?
"드라마의 OST인 'HARURUNRUN'은 드라마의 주역이었던 무나카타 양과 세키 양, 그리고 미즈모토 양이 직접 녹음했었습니다만..."
"그 OST랑 다른 곡들을 함께 묶어서 새로 앨범이 발매될 예정이거든. 그 신 앨범의 판촉 행사가 오늘이고."
프로듀서 씨의 말에서 덧붙이는 아츠미 씨.
"해당 앨범 참여 인원 중 3명... 엄-청나게 바쁘지 않고, 또 적당히 인지도가 있는 멤버들이 판촉행사를 하기로 해서 유카리 씨랑? 하지메 씨랑, 유즈 씨가 하기로 되어있었는데..."
...그래서 아츠밍은 원래 오늘 휴일이었는데...
아츠미 씨는 입을 삐죽이고는 말끝을 흐리셨고... 그러자 프로듀서 씨가 쓰게 웃으시며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뭐, 미즈모토 양이 본가에 급한 일이 생기셔서 정말 부득이하게 아오모리로 가시게 되었고... 세키 양은 이미 다른 분들과 함께하는 스케줄이 예정되어있어 바꾸기가 어려웠다고 연락이 와서, 무나카타 양이 이렇게 대타로 나가게 된겁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거야? 또 무슨 문제가 있는 건데?"
사나 씨의 말에 프로듀서 씨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집니다. 그리고 천장을 바라보던 아츠미 씨도, 시선을 내려 다시 프로듀서 씨를 바라보고요.
"...원래 행사의 예정 장소가 쇼핑몰의 내부 무대였습니다만..."
"응. 실내라서, 그래서 저녁 시간에 한다고 그랬잖아?"
"장소에 문제가 생겨서 긴급하게 시간과 장소가 변경되었습니다."
"에엑?!"
아츠미 씨가 빼액, 하고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습니다. 그러자 바로 오른손 검지를 입술에 올리고, 왼손을 힘껏 휘저으시는 사나 씨.
"야야, 아츠미, 목소리."
"...크흠."
"오늘 점심 시간 직전에, 무대 인근의 천장 타일이 떨어져 내리는 바람에 안전 문제로 인해 장소를 필히 변경해야 했습니다. 그로 인해 원래 19시에 쇼핑몰 내부의 무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행사를 16시에 쇼핑몰 외부에 간이 무대를 설치하고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니아니아니, 적어도 시간은 어떻게 맞출수 없는거야...? 아니 어떻게 하다못해 늦추는게 아니라 당기는게 되는건데...?!"
"...인근 장소를 구하는게 만만치 않았고, 쇼핑몰 측에 해놓은 계약도 있는터라. 쇼핑몰 측에서 겨우 시간과 장소를 마련한 결과입니다."
양 손으로 눈가를 덮고, 고개를 살짝 숙이는 아츠미 씨. 짧지만 깊은 한숨을 내쉬고 다시 고개를 들어 프로듀서 씨를 바라봅니다.
"...저기, 당연한 소리겠지만, 하지메 씨랑 유즈 씨, 시간에 맞춰서 올 수는 있어...?"
"...예상하신 그대로입니다."
고개를 저으며 프로듀서 씨가 대답하셨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쇼파에 푹 기대고 다시 천장을 바라보는 아츠미 씨.
"아니, 어쩌자고... 어쩌라는 거야, 이거..."
"그래서, 지금 미요시 양과 모치즈키 양의 의견을 들어보려는 겁니다. 긴급하게, 2명의 결원이 생겨서 아이돌이 2명 더 가야하는지라."
"...저기, 다른 참가 멤버는- 아니, 아츠밍이 너무 쓸데없는 질문을 하는거지...? 하다 못해, 카오루 쨩도 오늘 토토키라 촬영일 거 아냐..."
"...맞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츠미 씨는 다시 한숨을 내쉬고 더는 말이 없었습니다.
"두 분이 안된다면, 급하게 다른 부서로 연락을 돌려 긴급히 투입 가능한 인원을 수소문해야하는 터라, 가능하시다면 바로 답변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나랑 히지리가 그 판촉행사에, 아츠미랑 같이 참가하면 되는 거야?"
"네. 어디까지나 희망자를 찾고 있는터라, 부담은 가지실 필요-"
"뭐, 난 할래."
사나 씨는 그렇게 툭 대답하고는 기지개를 쭉 폈습니다.
"어차피 진행은 아츠미가 다 할테고, 뭐라도 인지도는 올려놓아야 좋잖아."
"...잠깐, 사나 쨩? 설마 아츠밍한테 죄다 떠넘긴다는 발상은 아니지?"
"안됐지만 내가 녹음한 앨범이 아니라서?"
"아니,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무책임하게 말하면 너무하잖아?!"
사나 씨의 말에 아츠미 씨가 펄쩍 뛰며 자리에서 일어났고, 사나 씨는 히죽히죽 웃어보일 뿐입니다. 그러는게 어디있냐며, 아츠미 씨는 사나 씨의 옆으로 가서 어깨를 붙잡고 흔들기 시작했고-
"야야, 어지럽-이봐 무나카타, 너 은근슬쩍 등산하지- 야!!"
"조금이나마 마음이 안정되게 해줘...!"
"너 때문에 내가 곤두서거든?!"
"지금 건은 사나 쨩이 잘못한거니까!"
"야, 놔! 야-"
...멍하니 두 분이 투닥거리는걸 지켜보고있던 와중에, 헛기침 소리가 나서 다시 고개를 돌렸습니다.
"아, 네."
"모치즈키 양도, 괜찮으시다면 행사를 좀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 보컬 레슨은, 차후에 보충을 해드릴테니-"
...어쩐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시는 프로듀서 씨였지만, 저는 크게 고개를 끄덕여보이며 대답했습니다.
"할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세 분으로 결정되었다고 전해놓겠습니다. 양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 고개를 꾸벅, 숙이시는 프로듀서 씨. 그 모습을 흘끔 본 사나 씨는 아츠미 씨와 힘싸움을 하고 있는 와중이었지만, 어쨌든 대답하셨습니다.
"아니 뭐, 괜찮으니까...!"
"지금 시각이 14시... 정각에서 5분여가 지났군요. SNS와 프로덕션 홈페이지에 바로 공지하고, 준비해서 쇼핑몰 쪽으로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세 분도 바로 이동하실 준비, 부탁드리겠습니다."
"으응! 아츠밍도 좀 진정하면 바로 준비할게...! 등산 한번하면 딱, 될거같으니까...!"
"너 때문에 내가 진정이 안되거든?! 쫌! 프로듀서 씨, 히지리! 아츠미 좀 어떻게 해봐!!"
...결국 프로듀서 씨가 떼어놓고 나서야, 아츠미 씨는 평상심을 되찾으셨습니다.
>>판촉행사 시작 전까지 있을 일들...을 적어주세요!
1에 가까울수록 "음, 노래는 그럭저럭..."
100에 가까울수록 "치유된다...!"
??? : 실례합니다
"mc용 큐카드는 현장에서 준다니. 뭐, 내가 원래 가기로 한 행사는 아니었다지만..."
"그래도 아츠미, 너는 예능이든 드라마든 카메라 앞이나 관객 앞에 더 많이 서봤으니까 충분히 할 수 있잖아."
"어라아? 사나 쨩이야 말로, 게임 관련 이벤트는 항상 먼저 나서서 참여하니까 이런 오프 이벤트는 더 능숙하지 않을까?"
"뭐, 그러니까 아츠미가 하다가 말이 막히면 내가 커버해줄테니까. 드라마 대본 외우듯 달달 외워두고 적당히 진행만 해."
"...네이네이, 오프 이벤트 다경험자가 있어서, 아츠밍은 정말로 든든합니다아~"
"야, 누구는 긴장 풀어주려고 열심히 노력중인데, 그렇게 삐딱하게 나오기냐?"
"아츠밍한테는 백마디 말보다, 등산 한번이 더 위안이 되니까 말이지~"
"...좋았어, 히로미한테 그대로 전해주도록 할까-"
"-잠깐, 기다려 사나 쨩. 협상을 하자구, 응?"
후...
"에이 아무리 그래도 히로미 쨩한테 그대로 얘기한다니, 그러면 히로미 쨩이 찢어죽일듯한 눈빛을 보내는 거에다가 키요라 씨...까지..."
"...응? 아..."
...열심히 티격태격하던 두 분의 목소리가 잦아들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려보니-
"에잇~"
콕.
"에, 에에?"
뺨 바로 옆에 뻗어져있던 손가락에 뺨을 찔리고 말았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손가락에 제가 뺨을 갖다 댄걸까요?
"히~지리 쨩?"
"네, 네에?"
"괜찮아?"
장난스럽게 물어보시는 아츠미 씨. 뺨을 누르고 있던 손가락이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음, 별로 안 괜찮은가...?"
"...뭐, 오늘이 처음이지? 레슨 말고 영업에 가는거."
"아마도? 맞지, 프로듀서?"
"그렇습니다. 정식으로 데뷔하는 건 아니지만... 연예계의 일을 처음으로 접하시게 되는군요."
"에이, 아이돌이 뭐 정식 데뷔가 어디 있어? 이런 일 저런 일 다 하다가 인지도 올라가고... 그런거 아니겠어? 그치, 사나 쨩?"
"뭐, 그렇기야 하지."
손가락을 떼고, 이젠 아까 전철에서처럼 다시 뺨을 살며시 움켜쥐시는 아츠미 씨입니다.
"괜찮아, 누구라도 긴장하는걸? 아츠밍이랑 사나 쨩은 말할 것도 없고... 신데렐라 걸들도 분명 매번 영업이랑 무대에 올라갈 때마다 긴장한다구."
주물럭, 주물럭... 마주칠 때마다 항상 그러시듯, 언제나처럼 주물러지는 뺨에... 뭐랄까, 가슴 속에 얹어진 것 같던 커다란 돌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응, 표정 좀 괜찮아졌네."
"...슬슬 그 손은 좀 떼지 그래?"
"그치만, 난 뭐랄까, 말랑말랑한걸 만지지 않으면 긴장이 풀리지 않는걸...!"
"넌 좀 긴장할 필요가 있어, 아츠미!"
"아니, 정 말리고 할거면 뭔가 대체할 만한 걸 제시-"
"-좋아. 전에 받아둔 메일주소로 바로 보낸다."
"...미요시 양? 잠깐 저랑 다시 협상하시지 않을래요?"
"하하, 어림도 없지."
"야아아?! 히로미 쨩은 정말 안된다니까-?!"
...다시 능청스럽게 만담을 벌이시는 두 분을 보고...
"...푸훗..."
"앗, 히지리 쨩이 웃었으니까 그냥 넘어가자, 응?"
"송신-완료."
"야?! 진짜 그렇게 나온다는거지?! 좋아! 그럼 어차피 끝장난 김에, 사나 쨩의 산을 전부 맛봐주고야 말겠-"
"-도착했습니다. 지금 내리시면 되겠습니다."
프로듀서 씨의 말에 창 밖을 다시 내다보니, 커다란 쇼핑몰의 지하주차장 입구로 늘어선 차들 뒤에서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일단, 대기실은 본래 행사 예정이던 무대가 있는 층에 있습니다. 제가 직접 인솔해드릴테니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응? 프로듀서 씨도? 차는 어떻-아하."
프로듀서 씨와 마찬가지로 정장을 입고 있는 분이 운전석 문 너머에 서계셨습니다. 프로듀서 씨는 그 분과 시선이 마주치자 가볍게 목례를 하시고는 바로 안전벨트를 풀으시고...
"주차는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바로 이동하겠습니다."
"빨리 가자구! 큐 카드, 조금이라도 더 오래 봐야해!"
아츠미 씨의 재촉과 함께, 저희는 프로듀서 씨의 뒤를 따라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대기실에서 만나게 된 스타일리스트 분께도 제가 잔뜩 긴장한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이렇게나 귀여운데, 걱정할 거 없어! 아이돌은 자고로 예쁘고 귀여우면 절반은 먹고 들어가니까?"
...저렇게 말씀하시면서도 제 머리를 매만지시는 손길에는 전혀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콧노래도 흥얼거리시며, 차근차근 헤어스타일과 화장을 정돈해주시는 모습은 오늘 아침의 유리코 씨보다 훨씬 더 능숙하셨고... 역시, 프로라서, 일까요.
"히지리, 어차피 아츠미가 다 진행할거고, 아츠미랑 이것저것 주고받는건 내가 할거니까 걱정 안해도 돼."
"그럼! 첫술에 배부르겠어? 실제로 사람들 앞에 나서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고, 그 경험이 쌓여서 프로가 되는거야."
옆 의자에 앉아있는 사나 씨와 아츠미 씨가 차례대로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아, 그래서 등산의 프로가 되셨어?"
"사나 쨩, 아츠밍은 지금 큐카드 보느라 정신 없으니까, 만담은 끝나고 하자구?"
"큐카드라고 해봐야 세 장 뿐이라서 그렇게까지 볼 필요 없을텐데?"
"그래도 기본적인 대사는 미리 생각해둬야 말 안막히고 쭉쭉 나오는 법이라구."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니지만, 은 뭐야. 좀 솔직하게 인정해줄 건 인정하자, 사나 쨩."
...정말...
...어떻게, 저렇게 태연하실 수 있는걸까요...?
"...왜, 저 두 사람은 정말 굉장하구나, 하고 생각이 드니?"
"그게... 네."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원래 말이 많은 편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도저히, 말이 입 밖으로 꺼내지지가 않고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 앞에 서는게, 처음은 아니지만... 그건 다 어디까지나, 노래... 노래를 부를 때였으니까요. 지난 크리스마스 때, 765의 극장에서 노래를 부른 것도. 프로듀서 씨 앞에서 노래를 불러본 것도... 처음 보는 사람들 앞이긴 했지만, 그래서 긴장하긴 했지만, 그때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으니까요. 노래는... 말하는 것과 달리, 가사와 멜로디가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무대에서 모르는 사람들을 향해 노래가 아니라, 말을 해야...
"있지, 저 쪽의 아츠미 쨩이랑 사나 쨩도, 긴장해서 저러고 있는거란다?"
"...네?"
"음... 모치즈키... 히지리 쨩. 맞지?"
"네..."
스타일리스트 씨는, 아까 아츠미 씨가 말한것처럼 똑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아츠미 씨랑 사나 씨도 긴장하고 있다고...
"히지리 쨩은 신인이잖아. 맞지?"
"네..."
사람들 앞에서, 뭘 해야할지 전혀 모르는... 신인, 입니다.
"음... 있지, 모든 아이돌이나 연예인들도... 다 지금의 히지리 쨩 같은 신인 시절이 있었어."
스타일리스트 씨가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샌가 빗과 롤러는 다 내려놓으시고 가만가만히, 헤어스타일에 영향을 주지 않게 살짝씩 제 머리를 쓸어넘겨주고 있으셨습니다.
"...절대, 실망시키려고 하는 말은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고 듣는거야?"
그렇게 먼저 말씀하시고는,
"사람들이, 신인에게 엄청나게 많은걸 기대하고... 모든걸 다 해내길 바라지는 않아."
손길처럼,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로.
"대부분의 실수는, '신인이니까' 이해해 주지."
"...그렇지만... 저 때문에 폐가 되면..."
"그렇게 되지 않도록 이끌어주고, 도와주는게 동료고, 선배란다?"
"그..."
"...히지리 쨩은, 아츠미 쨩이랑 사나 쨩이 잘해낼 수 있을거라고 믿지 않는거니?"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아, 아뇨...! 그럴 리가...!"
"설마... 저 두 사람이, 히지리 쨩이 다 알아서 하라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둘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후후, 하고 작게 웃으시고는, 폭, 하고 손이 제 머리 위에 얹어집니다.
"저 둘을 믿고, 따라가면 돼. 두 사람도 히지리 쨩을 믿을테니까. 히지리 쨩처럼 완전히 신인이었을 때 어땠을지, 잘 알고 있을테니까. 알았지?"
"...네."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합니다. 어느 샌가, 아츠미 씨와 사나 씨의 말다툼이 들리지 않고 있었습니다. 저를 쭉 지켜보고 계셨던 걸겁니다.
"...아츠미 씨, 사나 씨."
"응."
"어, 어라, 불렀어?"
가볍게 대답해주시는 사나 씨와, 조금 어색하게 대답하는 아츠미 씨.
솔직히, 여전히 두렵고, 자신은 없지만.
그러니까, 그런 만큼,
"저... 오늘, 열심히 할게요...! 그러니까, 잘 부탁 드립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자! 화제의 드라마들...! 『벚꽃의 바람』, 『예절과 작열의 폭풍』의 OST, 그리고..."
아츠미 씨가 말끝을 흐렸습니다. 한 두 분, 지나가다가 잠시 아츠미 씨와 사나 씨, 그리고 그 뒤의 저를 슬쩍 훑어보시고는 그대로 슥 지나가버리는...
그런 몇 분을 제외하면, 지나가시던 분들 중, 그 어느 분도 발길이 닿기는 커녕, 눈길조차 주시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미소는 여전히 잃지 않고 있었지만, 아츠미 씨도, 사나 씨도... 당황하신게, 저도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 아까 쇼핑몰에서 바깥으로 나오기 전, 프로듀서 씨께서 저희를 다 모아놓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신걸까요.
[오늘은... 악재가 많이 겹쳐, 찾아오시는 팬분이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라디오에서 선 공개되어 큰 화제가 되었던 『미완성의 역사』와, 『Spring Screaming』의 미니앨범이 오늘, 정식 발매 되었습니다!"
[시간이 앞으로 당겨지고, 원래 나오기로 했던 아이돌 분들이 나오지 못하게 되었기에... 이 앨범을 주로 구매할 팬분들께 메리트가 없게 되었으니까요.]
...그래도 아츠미 씨는, 꿋꿋이 이야기를 이어가셨습니다.
"초회 한정판이 지금 판매 중입니다!! 그, 앨범 참여 멤버들의 악수회가 있...아차, 악수회 티켓이 현장판매되는 지금 수량에만 포함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원래 대로였다면, 원래 나오기로 한 분들이 예정된 시간에 나왔더라면 팬 분들과 사인회 및 악수회도 함께 진행되었겠지만... 부득이하게 변경되어서 현장의 스태프 분들이 프로덕션과 의논한 끝에, 긴급하게 악수회 티켓을 만들어 앨범에 동봉시키셨다, 고 프로듀서 씨께서 설명해주셔서...
"〔Cinderella Girls Seasons - Spring〕 미니앨범이 발매되었으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
아츠미 씨가 연신 침을 삼키시며, 입술을 살짝씩 깨물으십니다. 길어야 18시까지, 그 이전에 행사장을 정리하고 비워야 합니다. 지금 이 판촉행사가 진행중인 쇼핑몰의 야외 미니무대에서, 19시 30분에 다른 분들의 공연 예정이 잡혀있기 때문에. 판촉행사를 정리하고, 그분들이 공연 준비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기에 판촉행사가 최대로 진행될 수 있는건 고작해야 2시간입니다.
"...어쩌지...?"
마이크에 잡히지 않게, 아츠미 씨가 작게 중얼거리셨습니다. 사나 씨와 저를 돌아보는 얼굴에는 미소가 여전히 남아있긴 했지만,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행사장을 나가서 사람들을 불러오는 것 같은거, 안되잖아."
"응. 역효과가 날 수도 있고...우리가 쉽사리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뭔가, 방법이 없을까..."
"일단, 난 계속 홍보 문구를 읊어볼테니까. 한 분이라도 팬이 지나간다면, 그 한 분을 위해서라도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그렇게 말한 아츠미 씨는, 다시 마이크를 가까이하고 다시 말을 반복하기 시작하셨습니다. 아까보다도 더 크고 또박또박, 분명하게. 기합을 넣는다...고 해야할까요.
"...뭐, 괜찮아, 히지리."
사나 씨가 다가와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대형사고가 연달아 일어났는데, 팬들이 많이 온다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이런 식의 사고도, 아이돌 업계에서는 수두룩한 일이야. 프로듀서도 미리 얘기 해줬잖아?"
"...그런...가요."
"다들 최선을 다했고... 응. 결과가 나쁘더라도, 충분히 노력한 끝에 나온 모두가 이해하는 나쁜 결과는 그 누구도 뭐라 탓하지 않아.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돼. 아츠미도 그걸 아니까, 저렇게 열심히 해보는거고."
그렇게 말하고, 시선을 앞으로 돌리시는 사나 씨. 물론...그렇...겠지만...
"〔Cinderella Girls Seasons - Spring〕 미니앨범이 발매되었으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츠미 씨가 노력한 결과가... 급하게 대타로 휴일도 반납하고 오신 결과가... '노력은 해봤으니 됐다'로 끝나면... 너무 슬프잖아요.
"...노래 제목이나, 앨범 제목 같은걸 이야기해도... 저게 무슨 노래인지 아는 사람들 외에, 지나가던 사람들이야 보통은 관심을 안 보이는게 당연하지."
마음 비우자, 라고 말하며 아츠미 씨에게 다가가는 사나 씨.
"아츠미, 힘들면 나랑 교대해. 둘이 번갈아가면서 말하면 목에 무리는 안갈거야."
"으응, 고마워. 그렇지만 아직은 괜찮으니까."
...으음...
"...그럼 물이라도 좀 뒤에 가져다놓는게 좋겠다. 히지리, 난 잠깐 물병이라도 챙겨...서..."
...화제가 되는데... 아뇨, 되는데가 아니라, 저도 지나가다가 들어본 적이 있었고. 프로덕션의 휴게실에서 틀어져있던 라디오에서 나온 노래에 대해, 청취자 분들이 실시간으로 보낸 반응이 정말 좋았던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아츠미 씨가 참여한 노래는 물론이거니와, 함께 수록된 노래들 모두 정말 좋은 노래들인데... 대단하지 않은 노래에 화제가 되었다고 하는게 아니라, 좋은 노래들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왜 아무도 관심이 없는걸까요...
"...히지리?"
"네? 네, 네."
"...너무 실망하지 말고. 아츠미가 무리하지 않게 잘 봐줘."
"...네."
"부탁할게. 갔다 온다?"
사나 씨는 그렇게 말씀하시고는, 무대 뒤쪽으로 내려가셨고...
"-라디오에서 선 공개되어 큰 화제가 되었던 『미완성의 역사』와, 『Spring Screaming』의 미니앨범-"
...아까 사나 씨가 하셨던 말... 노래 제목이나, 앨범 제목을 이야기해도... 모르는 사람들이 관심을 갖진 않는다...
"...제목은 관심...없으니까..."
미우라 아즈사 씨의 '곁에'나, 아니면 히다카 마이 씨의 'Alive'정도로 유명한게 아니라면, 다들 이름 만으로는...
...여기까지 생각하자, 저는, 저도 모르게, 어느샌가-
"夢という名の未来へ
유메토 이우나노 미라이에
꿈이라는 이름의 미래로"
제가 지금 할 줄 아는... 할 수 있는 유일한 것.
"ガムシャラにいま進むより
가무샤라니 이마 스스무요리
서투르게 지금 나아가기보다"
"...어, 저기, 히지리 쨩?"
"立ち止まる この瞬間(とき)を
타치도마루 코노 토키오
멈춰서는 이 순간을"
...노래를...
"勇気だと呼びたいから
유-키다토 요비타이카라
용기라고 부르고 싶으니까"
확실히, 보컬 레슨도 열심히 받고, 댄스 레슨과 운동도 꾸준히 하면서 체력이 조금씩 늘어나다보니, 꽤 길고 어려운 노래였는데도 끝까지 부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좋은 노래를, 다른 분들도 들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네, 네! 이번 앨범 수록곡이에요! 아니, 그, 아츠밍은 녹음했지만, 아아, 이 노래를 녹음한건 아니지만요! 저 뒤에 있는 아이는 앨범을 녹음한 멤버는 아니고-"
...어라? 뭔가, 아츠미 씨의 목소리가 아까랑 달리 좀 분주해지신 느낌이... 그리고 좀 웅성거리는 소리...?
노래에 집중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눈이 감겼던터라 별로 신경쓰지 않았었는데. 당연히 사람이 없을거라 생각하던 저는 그제야 눈을 뜨고,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
무대 앞에, 많지는 않지만 텅 비어있던 아까 전과는 달리 사람들이 몇몇 서있었고, 그 분들과 아츠미 씨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좋은 노래네, 이게 수록곡이라고? 반주도 없는데 이정도인가? 등등...
"히지리!"
"에, 에? 아, 사나 씨...!"
무대의 뒤켠에서 사나 씨가 손짓하시기에 가보니, 무대 아래에서 프로듀서 씨도 기다리고 있으셨습니다.
"모치즈키 양."
"앗, 네..."
"...역시 좋은 노래였습니다."
"네...네?"
사나 씨도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말씀하셨습니다.
"응, 나도 동감. 효과도 확실히 있는 것 같고. 프로듀서 씨, 혹시 MR을 재생할 순 있을까?"
"원래부터 마이크만으로 진행할 행사였던데다가... 설령 음향기기를 지금 준비한다고 해도, 설치 시간 때문에 늦을 것 같군요."
"그래...?"
"프로듀서-!!"
아츠미 씨가 다급하게 달려오면서 소리쳤습니다.
"아까 아츠밍이 앞에서, 대충 이게 무슨 일인지 무슨 노래인지 등등 다 최대한 설명하니까, 관객 분들이 노래를 더 들려달래! 얼핏 들어본거 같은 노랜데 꽤 좋다고, 더 들려달라고 다들 그래!"
"어...?"
"잠깐만 기다려보라고 하고 지금 뛰어온거야! 빨리, 어떻게 하면 좋을지 결정해 줘!! 가서 뭐라고 안내해?!"
이런 반응...은, 생각치도 못했는데... 다들, 별 관심이 없을 것 같아서...
"...모치즈키 양?"
"네, 네?"
"...혹시... 앨범 수록곡 중 '미완성의 역사'말고, 완전히 외워두신 다른 노래가 있으십니까?"
"그-그게..."
"혹시 가능하시다면, 프로모션을 위해 더 불러주셨으면 합니다."
"네, 네에?!"
가, 갑자기요?!
"그래그래, 히지리 쨩! 엄청 굉장했어! 아츠밍도 히지리 쨩 실력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지, 그냥 숨죽이고 듣기만 했다니까...?!"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자...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타임!
과연 히지리는 시즌스 스프링 앨범의 나머지 3곡 중, 몇 곡이나 자신 있게 부를 수 있을까요?
가장 많은 표가 나온 쪽으로 진행합니다.
1 ~ 33 : 1곡.
34 ~ 66 : 2곡.
67 ~ 99 : 3곡.
100 : ...미완성의 역사가 아니라, 완성된 역사가 지금 이 순간...!
"그... 몇 번 밖에... 불러보지 않았는데..."
그래서 잘 부를지... 모르겠지만... 일단, 다 외우고는 있지만, 반주도 없이 부를 수 있는 노래들도 아니고...
"...무리할 것까지는 없어."
"어려우시다면 괜찮습니다. 지금 오신 분들께 양해를 구하면-"
"...해볼게요...!"
...무슨 자신감이 붙어서, 였을까요.
오기가 생겨서...였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떨려서, 관객 분들이 모여있다는 이야기에 심장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올 것만 같지만.
'역시 못하겠다'는 말은, 쿵쿵 뛰는 심장과 함께 다시 삼켰습니다.
"...그래도 역시, 반주가 필요하긴 할거야. 프로듀서, 어떻게 알아봐 줄 수 있을까?"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음원 재생이 가능한 컴퓨터... 노트북이 좋겠군요. 쇼핑몰 측에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잠깐. 우리 쪽에 샘플 CD도 있잖아. 프로듀서, CD에 MR버전 있지? CD만 재생해도-"
"...아니야, 아츠미. CD-ROM 드라이브까지 구하기는 쉽지가...프로듀서 씨. 혹시, 프로듀서 씨 업무용 휴대폰에, 음원파일 전달받을 수 있어? 가라오케버전."
"...! 알겠습니다. 바로 확인해보겠습니다."
바로 전화를 거시는 프로듀서 씨. 사나 씨도 확인해보고 온다며 음향기기를 만지는 스태프 분 쪽으로 가셨고...
"히지리 쨩."
"...네...네? 네."
화들짝 놀라며 아츠미 씨를 바라보니, 여느 때와는 전혀 다르게 웃음기 하나 없이 진지한 얼굴이셨습니다.
"히지리 쨩이 혼자서 연달아 3곡을 다 피로하는건 힘들거야. 내가 중간에 'HARURUNRUN'을 부를게."
"...그-"
"아니, 부를거야. 이 앨범은, 그리고 그건 내가 참여한 첫 노래니까..."
후훗, 하고 웃으시면서.
"아츠밍의 앨범 홍보인데, 히지리 쨩한테 죄다 맡겨놓을 수는 없지! 그치?!"
덥썩.
"히얏...?!"
제 뺨을 또, 양손으로 주무르시는 아츠미 씨. 방금까지의 진지한 표정은 오간데 없고, 언제나처럼 장난스러운 아츠미 씨로 돌아오셨습니다.
"자, 그럼 아츠밍이 다시 나가서 이것저것 안내하고, 기다려달라고 말할테니까! 히지리 쨩은 프로듀서가 알려주면 그때 무대로 다시 나오면 돼! 알았지?"
"네, 네헤..."
...아츠미 씨, 지금 쭈욱 맨손으로 마이크를 잡고 계셔서 손이 그 어느 때보다도 차가우셨습니다. 그렇지만, 그래서 정신도 번쩍 들었고...
"자, 이걸로 히지리 쨩도 정신 차렸고! 나도 에너지 충전했으니까 서로 윈윈이야!"
그렇게 말씀하신 아츠미 씨는, 차가웠지만 그만큼 따뜻했던 손을 떼고 다시 마이크를 움켜쥐셨습니다.
"그럼, 먼저 가있을게! 긴장하지말고, 목 풀고 편하게 해! 있다가 봐, 히지리 쨩!"
"...네!"
"...아앗, 다들 오래 기다렸어요~!!"
아츠미 씨는 그렇게 다시, 무대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제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시는 사나 씨.
"AUX로 휴대폰이랑 연결이 가능할 거 같아. 프로듀서가 음원파일만 받아오면 문제 없어."
"...그런가요...?"
...잘은 모르겠지만, 괜찮은 것 같습니다.
"나는 노래를 다 몰라서 부를 순 없지만... 아츠미가 히지리 다음으로 중간에 노래를 부르기로 했으니까, 내가 좀 있다가 나가서 아츠미랑 교대해서 준비할 수 있게 해줘야지."
그러니까.
제 양 어깨를 붙잡고, 사나 씨는.
"실수하면 안돼, 같은건 생각할거 없어. 실수해도 상관 없으니까."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네?"
"일단 이거, 히지리의 노래도 아니고. 나나 히지리는 급하게 일손 거들러 왔다가 얼떨결에 이렇게 된거고 말이지. 거기다가, 히지리 쨩은 아무도 모르는 쌩 신인 아이돌이란 말이지!"
"...어..."
"그러니까.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노래만 생각해. 아까 그랬던 거처럼. 그거면 충분해."
"미요시 양, 모치즈키 양."
때마침, 이라고 할까요. 프로듀서 씨가 전화가 끝났는지 이 쪽으로 오셨습니다.
"아, 프로듀서 씨. 파일은?"
"메일로 방금 전송 받았습니다."
"그럼 됐네. 지금, 잠깐 재생해보자. 아 참, 3.5단자는 당연히 있는거지?"
"물론입니다."
그렇게 두 분이 함께 휴대폰을 보시면서... 아주 작은 소리로, 휴대폰에서 익숙한 전주들이 흘러나왔습니다. 하나하나 앞부분을 짧게 들으면서 넘기고... 프로듀서 씨와 사나 씨의 표정은 조금 풀리시긴 했지만, 그렇게 밝지는 않네요.
"...파일 전체, 이상은 없겠지...?"
"악곡의 원본파일을 보내달라고 해서 확실히 받았지만... 다 일일이 확인하려면 시간이 좀 걸려서 어려울겁니다."
"...어쩔 수 없나..."
"지금은 일단 진행해야할 듯 싶습니다."
"그 땐 나랑 아츠미가 적당히 얼버무려볼게. 히지리, 혹시라도 파일이 깨지거나해서 이상하다 싶으면 너무 당황하지말고. 노래를 멈춰도 되니까."
"아뇨, 그때에는 제가 양해를 구하는게 맞습니다. 돌발상황에는 제가 나설테니, 세 분 다 너무 걱정하시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 네."
"자, 이젠... 휴대폰이 제대로 연결되고 나오는지만 확인하면 되겠다."
"...네. 그건 한곡만, 딱 전주 부분만 틀어봐도 될겁니다."
"그렇겠지. 그럼 나도 나가서 아츠미한테, 잠깐 시험삼아 노래가 나올 수 있다고 알려줘야겠네."
"~지금 음향 점검중이라서, 다 확인되면 무대를 다시 진행할게요!! 아, 네! 앨범 구매는 저쪽... 그, 죄송합니다! 금방 점검하고 다시 무대를-"
와...빨리 도와주러 가야겠네. 사나 씨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쿡쿡, 웃어보이며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그럼 무대에 나가서 말할테니까, 내 얘기가 끝나는 데로 바로 테스트 진행해줘, 프로듀서 씨."
"...알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뭐, 맡겨줘! 세트 리스트는 맡겨도 되지?"
"예. 전주가 나오면 무나카타 양이 안내해주실테니."
"좋아...! 그럼, 히지리. 자!"
"...어, 네...?"
사나 씨가 왼손을 쭉 펴서 보이시고는, 뭔가 신호를...
"하이 파이브! 자!"
"아, 네...!"
짜악-!
사나 씨의 손과 시원하게 마주쳐 나온 손뼉에, 왼손 바닥이 살짝 따끔했지만. 아픈 것보다...두근거리던게 조금 가라앉는 느낌이 더, 컸습니다.
"있다가 보자!"
씨익 웃으면서, 사나 씨도 무대로 나가셨습니다.
"다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지금, 마지막으로 테스트 한번만 진행하고...!"
"에에~?! 다 해결되어서 나온게 아니야?!"
"안내하려고 먼저 나온거야, 아츠미!"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두 분의 만담에, 무대 쪽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네. 이 곡만 한번, 잠깐 재생을..."
프로듀서 씨는 음향기기 쪽에 계셨고... 그랬지만 저와 시선이 마주치시자 바로 다시 제 쪽으로 오셨습니다. 아니, 그... 제가 뭔가 하고 싶은 말이나, 그런건 따로 없었는데... 괜히 제가 봐서, 걱정되서 오신걸까요...? 역시 그러실 것 없다고 말씀을 드려야...
"그... 프로듀서 씨... 저... 마저, 점검하셔도..."
"...모치즈키 양."
고개를 가볍게 저으시며 프로듀서 씨가 말씀하셨습니다.
"네, 네... 말씀하세요..."
"...상황이 이렇게 되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엣... 아뇨, 그..."
"준비되지도 않은 무대에 서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렇게,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사과하시는 프로듀서 씨, 였습니다. 아니...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노래를 불러서 시작된 거지만... 그러니까 프로듀서 씨가 사과하실 일이 아닌데...
"이 무대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그러니, 모치즈키 양은 최선을 다해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한쪽 무릎을 꿇으시며 저와 눈높이를 맞추신 프로듀서 씨는...
"저도 최선을 다해 모치즈키 양을 서포트하겠습니다."
...목구멍이 간질거립니다. 뭔가 말하고 싶은데, 말이 잘 나오질 않습니다. 그래도, 말을 해야할 것 같아서 입을 열어봅니다.
"그-"
...하지만 뭐라 말하기도 전, 'Spring Screaming'의 전주가 살짝 흘러나왔다가, 바로 끊어집니다.
"테스트, 완료 됐습니다!"
"...알겠습니다!"
스태프 분의 목소리에, 프로듀서 씨가 바닥에서 일어나며 대답하셨습니다.
...그렇다는 건, 이제는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는 일만 남았습니다.
"무대 중앙에 서 계시면 'Spring Screaming'을 재생하겠습니다. 노래가 끝나면 사전에 이야기해둔 대로 미요시 양께서 올라와서 mc를 해주실거고, 그럼 자연스럽게 몇 마디 나누시고 무대 뒤쪽으로 나와주시면 됩니다. 이후, 무나카타 양이 'HARURUNRUN'을 부르신 후, 마찬가지로 미요시 양이 mc를 진행한 후 다시 내려오면..."
"...제가 다시 무대로 나가서... 『벚꽃의 바람』을..."
"네. 그걸로 노래는 끝이고, 이후 진행은 미요시 양과 무나카타 양의 리드를 따라가시기만 하면 됩니다."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무대 쪽에서 들려오는 아츠미 씨와, 사나 씨의 대화 소리. 마이크 덕분에 조금 울려서 오히려 알아 듣기 조금 힘들지만, 활기찬 목소리에 웃음소리가 섞여 들려옵니다.
"...두 분이 관객들의 호응을 잘 유도하고 있군요."
프로듀서 씨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 살짝 안심하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마침내, 라고 할까요. 그러면,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저에게 달렸습니다. 제 노래를 기다리고 계시는 관객 분들을 위해, 제 무대를 위해 힘써주시는 프로듀서 씨와, 아츠미 씨, 사나 씨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래하는 것.
"...저, 갔다올게요."
"네. 다녀오십시오."
프로듀서 씨의 배웅을 뒤로 하고, 저는 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올라가서 계단을 가리던 커튼을 지나가니-
"...앗..."
-아까, 노래가 끝났을 때에는 분명 열 분도 안계셨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렇게, 아까보다도 더 늘어난 관객 분들에 조금 놀라있는 동안, 관객분들도 저를 발견했는지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 반응에 뒤를 돌아본 사나 씨와 아츠미 씨가 활짝 웃어보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앞을 돌아보는 아츠미 씨.
"...네~ 다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사나 씨는 무대의 가운데, 두 분이 서 계시던 자리를 마이크를 들지 않은 손으로 가리켜보이셨습니다.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앞으로 걸어갔습니다. 두 분의 가운데에 서자 사나 씨가 앞을 돌아보며 말씀하셨습니다.
"소개는, 노래가 끝나고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손에 들고 있던 마이크의 전원을 살짝 올렸습니다.
"즐겨주세요! 'Spring Screaming'!"
사나 씨와 아츠미 씨가 양 옆으로 지나가며 제 어깨를 살짝 두드려주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여 두 분께 인사를 하고, 다시 지긋이 눈을 감았습니다.
곧 이어서 시작되는 전주. 심호흡을 하며 숨을 고릅니다. 박자에 맞춰서. 박자에 맞도록. 멜로디를 따라서.
그리고...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타임!
히지리가 부른 'Spring Screaming의 무대 호응도는?
가장 높은 값으로 판정합니다.
1 ~ 60 : ...기대에는 못 미치는 모양입니다.
61 ~ 80 : 히지리의 노력에 박수가 울려퍼집니다.
81 ~ 95 : 아니, 신인 아이돌 맞아? 놀라워하는 반응입니다.
96 ~ 99 : ...이 노래... 오늘 정식 발매일텐데, 어째서 콜이...?
100 : @안 나오지롱ㅎㅎㅎㅎ 나오면 자유앵커로 반응 수집ㅇㅋ?
@아 이제 한고비 넘겼다...
Han mathon ned chae.
A han noston ned 'wilith.
"LaLaLa…LaLaLa…LaLaLa…"
노래가 끝난 뒤, 저는 그제서야 무대 아래의 관객 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빠른데다가, 원래 3명이서 부르게 되어있는 노래라 숨을 고르고 노래에만 집중하기에도 벅찼고... 그래서 도저히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음악이 완전히 끝나고 나서-
와아아-!!
"...어...?!"
마치, 끝나기 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터져나오는 함성 소리에 놀라버렸습니다. 무대 아래에 계시는 분들이 다들, 제 쪽을 응시하면서 환호와 박수를 보내고 계셨고...
이 분들이 모두, 제 노래를 들어주시고 이렇게 환호해 주신다는 것에 놀라서, 당황해서, 생각지도 못한 반응에 뭘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얼어붙어 있을 때-
"-히지리 쨩, 인사...!"
"...아, 앗...!"
제 옆으로 다가와서 그렇게 일러주시는 사나 씨 덕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 제 팔을 손으로 살짝 두드려주며 작게, 정말 잘했어, 라고 말해주시는 사나 씨. 그리고 눈짓으로 다시 관객 분들 쪽을 슬쩍 가리켜주셨고...
...내려갔던 마이크를 다시 앞으로 들어올립니다.
"...저어, 그..."
환호와 박수가 멎고, 아래에 계신 모두가, 어느분을 보아도 눈이 마주치고 있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입이 마르는 것만 같습니다. 노래를 부르기 전보다, 지금이 더 긴장되는건, 어째서일까요.
그래도, 꼭 해야하는, 하고 싶은 말은...해야겠죠.
"...감사합니다...!"
"...여러분, 다시 한 번! 박수 부탁드릴게요!"
사나 씨의 말에 다시 박수소리가 들려오고...
정말...뭐라 설명하기, 힘든 기분...입니다.
박수가 잦아들자, 사나 씨가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에, 엣...?"
"아이돌이라면, 자기PR은 필수라고. 자, 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사나 씨. 그, 레슨 때 몇번 이야기가 나온 적은, 있었지만...
사나 씨의 눈빛은 단호합니다. 아츠미 씨가 장난을 치거나 하더라도 가끔, 어울려 주시는게 아니라 하나도 양보해줄 생각이 없을 때 보이시는 그런 눈빛. 언니도, 자주는 아니지만... 저렇게 어리광을 받아주지 않을 때가...
...
"...모, 모치즈키 히지리...에요...! 잘 부탁, 드립니다...!"
...기껏 말해놓고, 아차, 싶었습니다. 눈을 질끈 감고, 이름말고는 아무 것도 말하지 않고 그대로 끝. 전혀 소개라고 할 내용이...
"...응, 응. 잘했어, 히지리."
...사나 씨는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말하시면서, 제 등을 토닥여주셨습니다. 그러고서 사나 씨가 다시 말을 이어가려는데-
"저기-! 그 아이가 아까 무반주로 노래를 부른 아이야?"
-무대 아래에서 나온 질문에, 사나 씨가 대답하셨습니다.
"네, 맞아요!"
아츠밍이나 사나 쨩은 드라마나 게임 오프 이벤트 같은데서 봤지만...처음 보는데...? 신인 아니야...? 방금 꺼, 미오 쨩 신곡 일텐데...? 꽤 잘 부르네... 노래는 잘 하는데, 너무 얼어있는 것도 같고... 저런 멜로디에 댄스가 하나도 없는게 말이 돼? 얼굴 잘 안 보이는데 꽤 귀여워 보이네... 머리 금발로 염색한거려나...?
이런 저런 웅성거림 속에서-
"아, 저기! 궁금한게 있는데!"
"응? 아, 어떤 거? 다음 무대 전까지,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봐주세요!"
-사나 씨의 대답에, 이런 저런 질문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연재 시까지, 아츠미의 무대 전까지 나올 질문 들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단, 작중에서 관객들이 도저히 떠올릴 수 없는 내용의 질문이 적힌 앵커는 반영되지 않으니 주의해주세요.
가장 먼저 나온 질문은, 제가 신인이냐는 것.
"네, 물론! 나보다도 더 신인이야! 자, 다음 질문?"
"엑, 답변이 너무 단순하잖아?!"
"질문이 단순하면 답변도 단순할 수 밖에! 그리고, 다음 곡이 기다리고 있어서 길게 가기 힘들어서! 다음 질문!! 자, 그 쪽에 계신 분!!"
사나 씨는 단호하게 말을 끊어버리고 다음 분을 지목해버리셨습니다. 처음 질문을 던지신 분은 뭔가 더 항변하고 싶으신 모양이었지만, 이미 다음 분이 질문을 하고 있어서 이내 손을 내리시고는 너털웃음을 지으실 뿐.
"다른 행사 같은 데에서도 전혀 본 기억이 없어서, 오늘 처음 보는거 같은데. 이번 무대가 혹시 처음이니?"
이번 질문에는 사나 씨가 대답하지 않으시고 제 쪽을 돌아보셨습니다. 제가 직접 대답하라는 뜻일까요.
"그...네. 오늘이 처음...이에요..."
"아까도 말했지만, 예정 외의 상황이라 대타로 온거라서! 아직 무대에 설 예정은 없었던 걸로 알아! 자, 다음!"
바로 이어지는 다음 질문. 이번에 질문 하시는 분은 아까부터 저를 계속 응시하고 계셨던 분이었는데, 앞서 질문한 두 분은 저하고 사나 씨를 번갈아 봤던거에 비해 이번에 질문하시는 분은 저에게서 시선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히지리 쨩...이랬나? 혹시 외국인이야? 아니면 혼혈?"
"아... 저, 그게... 다, 아니에요... 조부모님까지 전부, 일본 분...이라서..."
아마, 제 머리색 때문...일까요.
"어... 그럼 설마 머리, 염색한 거야?"
"아아, 너무 디테일하게는 나중에 정식으로 데뷔하고서!! 프로듀서한테도 질문은 적당히 받으라고 그랬어!"
아니, 단순한 질문을 던지니까 단순히 대답한다더니, 디테일하게 하지 말라고 하면 어쩌라는거야?!
불만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사나 씨는 그저 웃으면서 양 손을 모아 말 없이 양해를 구할 뿐이었습니다.
"그럼, 언제 데뷔해?"
"어...그건, 스케줄이 어떻게 결정되냐에 따라 갈리지 않을까?"
그렇게 대답하신 사나 씨는, 살짝 눈을 돌려 무대 뒤 쪽을 확인하셨고...
"...자, 아쉽지만 질문은 여기까지! 다음 곡이 준비 됐거든!! 이제 순서는 넘기도록 할 게! 자, 히지리는 이제 다시 뒤쪽으로 들어가고."
마이크를 떼면서 살짝 덧붙이시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관객분들께 꾸벅 다시 인사를 하고 무대 뒤쪽으로 가볍게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잘했어, 히지리 쨩!!"
"...아츠미 씨...!"
"무나카타 양, 바로 나가셔야 합니다. 이래저래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했고, 임시 공연 이후에 다시 홍보나 CD판매 시간-"
"-알고 있어. 음악, 바로 준비해줘!"
"전주가 나오면 바로 나가시면 됩니다!"
"오케이-! 자, 히지리 쨩, 그럼 아츠밍도 갔다올테니까!!"
뭔가 이야기를 할 틈도 없이, 다시 틀어지는 음악소리와 함께 아츠미 씨는 무대로 나가셨습니다.
>>+3까지 다이스 타임!
아츠미가 부른 'HARURUNRUN'의 무대 호응도는?
가장 높은 값으로 판정합니다.
1 ~ 33 : 앞서 나온 히지리의 무대 때문에 기대감이 높아져서인가, 시큰둥합니다.
34 ~ 66 : 혼자서라도 열창하는 모습에 호의적인 반응입니다.
67 ~ 99 : 마치 원래 예정되었던 공연이었던 것마냥 안무까지 피로하는 모습...이라니...?
100 : @특전...
"...와아..."
아츠미 씨가 전혀 망설이지 않고, 중간에 무대에 올라가겠다고 한건... 이미 준비가 되어서, 였을까요...? 제자리에 서서 가만히 노래를 불렀던 저와는 다르게, 자연스럽게 안무를...
"...놀랍군요."
"...앗, 프로듀서 씨..."
뒤를 돌아보니, 프로듀서 씨가 눈에 띄게 놀라신 표정으로 아츠미 씨의 무대를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보컬도 상상 이상으로 안정적이시고... 더군다나 아직 무대에서 피로할 지 결정되지 않은 곡이라서, 안무가 정해진 건 따로 없었습니다만..."
"...네...?! 그런?!"
저, 저렇게 자연스러운데...?!
"무나카타 씨의 발을 잘 보시면, 스텝이 조금씩 머뭇거리는 게 보이실겁니다. 아마... 스스로 이미지 트레이닝 할 때에 상체 쪽의 포즈는 자의적으로 전부터 짜오셨던 모양이지만, 스텝은 잘 생각해두지 못한 느낌이군요."
...프로듀서 씨의 말을 듣고 아츠미 씨의 다리를 쭈욱 지켜보니, 확실히 어색한 부분이 몇몇 눈에 띄었습니다. 뭔가... 움직여야 할 것 같은 때에 제자리에 있는 것 같은...?
"...하지만-"
프로듀서 씨는,
"-즉흥적으로 짠 안무라는 걸 감안하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고... 아마, 스텝의 미흡함 정도는 무나카타 양이라면 분명 별 문제가 없을겁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리셨습니다.
"君と僕の中に 春風を 呼ぼう
키미토보쿠노나카니 하루카제오 요보-
너와 내안에 봄바람을 불러들이자"
""""""와아아아아아아-!!!!""""""
...무대 뒤편이라 볼 수는 없었지만, 이 부분에서, 관객 분들이 환호했고...
"무나카타 아츠미의 텐션은, 그런 디테일을 살펴 볼 수 없도록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어 붙들어두는 힘이 있으니까요."
"僕らしく進むよ いつまでも
보쿠라시쿠스스무요 이츠마데모
나답게 나아갈꺼야 언제까지나"
...그렇게, 아츠미 씨의 무대가 끝났고...
"모두, 고마워~!!"
무대 앞쪽으로 나가는 아츠미 씨와, 노래가 끝나자 무대로 다시 올라온 사나 씨.
"뭐야, 아까는 임시로 긴급하게 준비한 무대라더니, 전혀 그렇게 안 보이던데...?"
"에, 그, 노래는 첫 녹음한 거니까... 좀 여러번 연습했었고 말이지...? 안무는 최근 받은 댄스 레슨의 것들을 적당히 짜집기해서...응, 그래서 좀 이상했을지도...?"
"...뭐야, 왜 답지않게 겸손해?"
"아니, 아무래도 스스로는 미흡한 부분을 다 알기 마련이니까...? 아무리 아츠밍이 뻔뻔한 캐릭터라고는 해도 얼떨결에 해버린 첫 무대에서 뭐가 엉망진창인지 뻔히 아는데 그정도로 얼굴에 철판 깔기는 힘들어서?!"
"뭐, 역시 좀 힘들면 사람이 겸손해지는 법인가봐? 프로듀서 씨한테 좀 더 힘든 예능 스케줄을 잡아달라고 부탁을 해둘까."
"사-나-쨔앙?!"
하하하하-!
...사나 씨가 저와는 달리 질문을 받거나 하지 않으시고, 다시 두 분이서 편하게 만담을 하십니다. 관객분들의 반응도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걸 보면, 좋은 것 같고...
"아무튼, 아츠밍이 제멋대로 짠 안무라서 말이지... 나중에 다시 무대에서 유카리 씨랑 히로미 쨩이랑 같이 3명이서 부르게 되면 당연히, 지금이랑 안무가 달라질테니까 따지면 안 돼, 다들?!"
"글쎄... 그 말을 안했으면 다들 그냥 넘어가줬겠지만, 굳이 했으니까 이젠 비교해주지 않을까."
"자자, 잠깐?! 사나 쨩이 그렇게 콕 집어 말하니까 이젠 확정이지 않을까?!"
"난 뭐, 애초에 언급을 말았어야 된다는 사실을 짚어줬을 뿐이야."
"...좀 봐줘-! 나도 지금 엄-청 정신없단 말야...!"
...문득, 저 모습을 보니 언니와 아리사 씨, 유리코 씨, 그리고 모모코 쨩... 서로 티격태격 말을 주고 받던건, 이렇게 무대에서의 연습이었던 걸까요...
"...모치즈키 양?"
"에, 네, 네?!"
"...곧 두 분의 mc가 끝나면, 『벚꽃의 바람』의 순서입니다."
"...네...!"
...그렇죠. 아직, 무대가 남았습니다.
"혹시, 물이라던가..."
"아뇨, 괜찮아요...!"
"...알겠습니다. 그럼, 다시 한번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다이스 타임!
『벚꽃의 바람』의 무대 호응도는?
가장 높은 값으로 판정합니다!
1 ~ 70 : 아츠미의 'HARURUNRUN'에 비해 안무도 없고, 잔잔한 노래라서 아까에 비해 시큰둥한 느낌입니다.
71 ~ 90 : 앞서 Spring Screaming 때보다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라는 반응들입니다.
91 ~ 99 : ...어라? 왜 다들 자연스럽게 파도타기가...?
100 : @자유앵커.
아까... Spring Screaming 때에는 많이 긴장하기도 했고, 노래가 혼자서 부르기엔 많이 어려울 거란 느낌이라 눈을 돌리거나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관객 분들이 어떻게 반응하셨었는지... 노래를 부르는 동안에는 볼 수가 없었는데...
"それは光と影 遠回りした青春
소레와히카리토카게 토오마와리시타세이슌
그건 빛과 그림자, 멀리 돌아온 청춘"
멜로디를 따라가면, 자연스레 키를 쭉 높이게 되어서 지긋이 감고 있던 눈을 살짝 뜨게 되었는데...
눈에 들어온 모습들이, 도저히 다시 눈을 감고 있을 수 없게 했습니다.
"앗..."
무대 아래의 관객 분들이, 음악과, 다른 분들과, 하나가 되어 다 함께 박자에 맞추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함께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손수건을 꺼내드신 분도, 아니면 그냥 맨손인 채로 팔을 뻗어서.
"아, 아...?"
...잠시만요, 지금, 바로 가사가 있었던거 같은데...?! 물론, 반응이 없을거란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 직접 보게되니 당황해서...!
이러고 있는 와중에도 멜로디는 이미 흘러가고 있는데-! 그러니까, 손에 손을 잡아, 였나요?! 으, 어디서부터 다시 해야-
"あなたの隣しか
아나타노토나리시카
당신의 옆자리 외엔"
제가 부른게 아닌, 목소리가.
"私の居場所はないよね?
와타시노이바쇼와나이요네?
나의 보금자리는 없는거지?"
제 옆으로, 노래를 부르며 다가오신 아츠미 씨가, 비어있는 오른손으로 제 왼손을 꼭 잡아주셨습니다. 끄덕이는 고개.
""手と手て繋ぎ歩こう
테토테츠나기아루코오
손에 손 잡고 걸어가자""
자연스럽게, 함께 부를 수 있도록 마주봐주시는 아츠미 씨 덕분이었을까요.
""指先を絡めたままでずっと
유비사키오카라메타마마데즛토
손가락을 깍지 낀채로 쭈욱""
...깍지는 아니지만, 꼭 잡은 손을 살짝씩 흔들며.
그렇게, 아츠미 씨와 함께 쭈욱 끝까지 불러서...무대를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이스 타임! 무대에 대한 반응&MC때 던져질 질문 등, 자유롭게 앵커와 함께 다이스를 던져주세요!
다이스 체크인 78을 넘기면, 앵콜 무대를 진행하겠습니다!
클라이맥스가 끝나고 난 다음.
끝을 알리듯, 잔잔하게 끊는 피아노와 함께 다시 곡의 시작처럼 잔잔하게 돌아온 멜로디에 맞춰서.
""桜の下
사쿠라노시타
벚꽃 아래서""
마주 잡은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는 아츠미 씨. 미리 이야기한 건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아츠미 씨를 향해 고개를 돌립니다. 역시 제 쪽으로 고개를 돌리신 아츠미 씨.
""歩き出そう
아루키다소오
걸어나가자""
노래의 끝과 함께 아츠미 씨가 자연스럽게 들고 있던 마이크를 내렸고, 저도 그에 맞춰 오른손에 들고 있던 마이크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아까보다 더 큰 함성과 박수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번에는 아까처럼 당황하지 말고 제대로 인사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지금은 저 혼자 올라와 있는게 아니라, 아츠미 씨도 같이 계시네요...? 그렇다면 감사 인사를 같이해야... 제가 아츠미 씨의 타이밍에 맞춰서 함께 인사를 해야할텐데, 하고 생각이 들던 찰나.
"히지리 쨩."
아까처럼 다시 손에 살짝 힘을 주시며 아츠미 씨가 나즈막히 불렀습니다. 다시 내렸던 왼팔을 살짝 들어올리시며, 저를 향해 빙긋 웃으시는 아츠미 씨.
"자."
그 짧지만 부드러운 한 마디에, 따라해달라는 의미가 느껴져서 아츠미 씨의 팔에 맞춰 마이크를 쥐고 있던 오른팔을 들어올리고.
"하나, 둘."
나지막한 신호와 함께.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자 다시 환호가 돌아옵니다. 그러자 왼손을 흔들어보이시는 아츠미 씨. 어, 그런데... 마이크를 들고 있는 손을 흔드셔도 되는걸까요...? 저러다 놓치면 큰일...날텐데...
...그러고보니 아츠미 씨, mc를 보실 때와 혼자 무대에 서셨을 때는 분명 오른손에 마이크를 들고 계셨던 것 같은데... 지금 무대 도중에 손을 바꾸시는 느낌은 없었으니까, 중간에 올라 오실 때 미리 왼손에 마이크를 쥐고 있었던 걸까요.
그렇다면 보통 마이크를 쥐고 계시지 않는 왼손으로 손을 흔드는건 습관이라 어쩔수 없겠지만... 위험하시니 지금 쥐고 있는 오른손을 놓고 오른손으로 흔들어 보이시는 게 낫지 않을까 했는데-
"야야야, 그러다 놓치겠다!!"
어느 새 무대로 돌아오신 사나 씨가 아츠미 씨를 말렸습니다.
"에? 어... 아, 아아! 크, 큰일날 뻔했네...!"
황급히 손을 내리시며, 자연스럽게 손을 푸시는 아츠미 씨.
그런데...
-앵콜! 앵콜! 앵콜!
어느 샌가 객석에서 앵콜을 원하는 목소리가... 점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반응에 아츠미 씨와 저, 사나 씨는 동시에 눈이 마주쳤고... 살짝 무대 뒤편을 돌아본 아츠미 씨가 다시 마이크를 오른손으로 옮겨 쥐고 말했습니다.
"에, 그...다들 고마워! 그치만 아츠밍들도 행사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슬슬 정리해야 해!"
에-하고 실망하는 반응이 나왔지만, 아츠미 씨는 미안함과 난처함을 듬뿍 담은, 애교 넘치는 표정으로 양 손을 모아가며 살짝 허리를 숙여보였습니다.
"미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만나는 걸로 할 게! 오늘, 다들 감사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가, 감사했습니다...!"
그러지 말고 한곡만 더, 아니면 아까 처음에 무반주였던 곡이라도 다시... 등등 아쉬워하는 볼멘 소리가 들려왔지만 아츠미 씨와 사나 씨는 연신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저를 데리고 다시 무대 뒤편으로 돌아갔고...
""...후우...""
무선 마이크의 전원을 내리며 아츠미 씨와 사나 씨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세 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프로듀서 씨가 다가오면서 말씀하셨고, 아츠미 씨가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프로듀서 씨를 흘겨보셨습니다.
"프로듀서어, 그래도 한곡 앵콜할 시간조차 없던거야? 나쁘지 않은 반응이었는데..."
"죄송합니다. 아시다시피, 야외 무대는 미리 예정된 다음 팀이 있어서... 저희 측의 정리와 다음 팀의 준비를 고려한다면 도저히 더 시간을 낼 수 없었습니다."
프로듀서 씨의 말에도 아쉬워서인지 입을 삐죽이 내미시는 아츠미 씨.
"뭐, 어쩔 수 없지. 애초에 임시 무대였고... 즉흥적으로 진행한 거잖아?"
"그렇기야 하지만..."
저를 슬쩍 돌아보시고는 다시 길게 한숨을 내쉽니다.
"...그래! 잘 끝났으니까 된 거, 라고 생각해야지 뭐! 그치, 히지리 쨩?"
"에? 네, 네!"
갑자기 저에게 물어보셔서 화들짝 놀라버렸는데, 제 반응에 사나 씨와 아츠미 씨, 그리고 프로듀서 씨도 저를 보며 흐뭇하게 웃으셔서...
"...자. 그럼 대기실에서 다시 정리하고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난처해하는 걸 느끼셨는지, 프로듀서 씨가 먼저 말을 꺼내주셨습니다.
"오케- 빨리 정리하고 사무실로 가자! 아츠밍은 지금 엄-청 피곤하다구!"
"헤에. 3곡을 열창한 히지리만큼 피곤할까?"
"저기요, 사나 쨩? 아까 무대 위에서 혼자 계-속 홍보문구를 말했던 건 누구?"
"그거 읊는게 뭐 그리 별 거라고 그래."
"뭣이라?!"
프로듀서 씨의 뒤를 따라가는 두 분의 뒤를 따라가며, 언제나처럼 티격태격하시는 모습에. 뭐라고 해야할까... 붕 떠있던? 마음이 차차 가라앉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그렇게 해서 판촉 행사는 끝이 났습니다.
...긴장...은 풀린 것 같은데, 잘... 표현은 안되지만, 무언가... 묘한 기분에 창 밖을 멍하니 내다보고 있었는데.
"아츠미, 히지리."
"응? 왜 그래, 사나 쨩?"
사나 씨가 부르시길래 고개를 돌려보니, 휴대폰으로 뭔가를 연신 보고 계시는 사나 씨가 계셨습니다.
"방금 무대, 스레 올라왔어."
"엑?! 뭐?!"
사나 씨의 말에 놀라는? 아니... 기겁하는, 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쨌든 가운데에 앉아있던 아츠미 씨가 사나 씨에게서 거리를 두려 하셨고, 그 반대편에 앉아있던 제 쪽으로 자연히 몸이 기울어지셨습니다.
...그런데... 스레?
"스레...라뇨?"
"아, 히지리는 잘 모르려나?"
"뭐, 인터넷 상에 짧게 짧게 익명으로 대화하는 웹페이지가 있어... 아니 그런데 끝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간단히 설명해주신 아츠미 씨가 말끝을 흐리셨습니다. 와아, 하고 작게 감탄하시던 사나 씨는...
"...이거, 미완성의 역사부터 이미 직촬 영상도 올라가 있는데..."
"아니 벌써?! 업로드가 그렇게 빠를 수 있는거야?!"
"뭐... 요금제 좋은 거 쓰나보지..."
이번에는 확실하게 기겁하시는 반응의 아츠미 씨와, 얼떨떨해보이는 사나 씨.
"반응도... 어디보자."
에?
"음...'귀엽네.' , '귀엽네' , '귀여워'... 귀엽다는 반응이 꽤 있네."
에....에에에에?!
"어디보자... '실력이... 이미 데뷔한 가수같아...'도 있고."
"우와... 쌩 신인한테 저런 극찬이라니."
어, 어어...
"음, 꽤 장광설이 되는 레스가 있는데... 줄이면. '346의 비밀병기인가! 크윽, 내 심장이 당했다...!'려나."
"아와와와와..."
"...무반주라서 아쉬운 것도 있지만, 그만큼 또 무반주인데도 굉장하다는 반응이고... 아, 스레주가 다음 영상은 업로드 완료되는 대로 링크를 해주겠다고 하네."
"그래? 그럼 이 아츠밍의 무대도 다시 객석 시점으로 볼 수 있는건가... 으으. 즉흥 안무는 다시 안보고 싶은데..."
......
"어쩌시겠습니까. 반성회를 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무리 그래도 방금 무대의 주역은 아츠미 너보단 히지리 쨩-"
"-사나 쨩."
"왜. 내가 틀린 말은... 어? 히지리?"
"히지리 쨩? 괜찮아? 히지리 쨩?"
아츠미 씨가 저를 살살 흔들어 보았지만, 저는, 아무 말도,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었습니다.
"히지리 쨩? 괜찮은거야? 히지리 쨩??"
...프로덕션에 도착해서야, 겨우 진정할 수 있었습니다.
>>+1 다이스와 컴마 판정.
-다이스 판정
1 ~ 33 : (연락 없음)
34 ~ 66 : 메일이나 메시지
67 ~ 99 : 전화
-컴마 판정
1 ~ 33 : 모모코
34 ~ 66 : 아리사
67 ~ 99 : 안나
다이스 100이나 컴마 0이 나오면 자유지정으로 전환합니다.
"차를 세워두고 올라가겠습니다. 세분은 일단 사무실에서."
"응.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
오는 와중에 계속 멍하니 있었지만, 그래도 프로듀서 씨의 휴대폰에 뭔가 알림음이 간간히 울렸던 건 기억하고 있습니다. 댄스 레슨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마 트레이너 씨께서도 이해를 해주실거라 생각합니다.
"자, 빨리 올라가서 아츠미의 무대 반성회부터 하자고."
"사아아나 쨔아아앙? 그러니까 그런 짖궂은 짓은-"
언제나처럼 티격태격하는 두 분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로 올라가려는데-
"...어라?"
"왜 그래, 히지리 쨩?"
"아뇨... 휴대폰 진동음이..."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이 반복적으로 울리고 있었습니다. 휴대폰은 언제나 프로덕션에 나올 때 진동으로 바꿔놓고 있어서... 아무튼 언니든, 부모님이든 다들 지금 제가 레슨하고 있을 시간이라고 알고 있어서. 이 때에 제가 전화를 받을 리가 없다고 분명 알고 있어서 전화하지 않을 텐데... 그런데 이렇게 반복적으로 울리는 진동음은 전화가 분명...한데...
"저기... 잠시..."
두 분께 양해를 구하고 휴대폰을 꺼내 확인해보니, 화면에 찍혀있는 이름은...
"...아리사 씨...?"
"? 아리사?"
...앗.
"저, 저기, 저! 잠깐 전화 좀 받고 갈게요...!"
"어, 으응... 그래."
...두 분에게서 벗어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서 모퉁이를 돌아 복도 구석으로 빠르게 걸어갔습니다. 언니도 언니지만... 아리사 씨랑 제가 어떻게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인지, 같은 질문이 나오기 시작하면... 저로서는 도저히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 지 잘 모르겠으니까요.
그런데 왜, 아리사 씨가... 지금 전화를...? 아리사 씨도 제가 오늘 계속 레슨이었던 건 아실텐데...
...걸어가는 동안 어느샌가 멈췄던 진동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화면에 떠있는 이름은 역시나 아리사 씨.
...받긴...해야겠죠?
>>아리사의 반응, 자유 앵커.
위의 대사를 5초만에 읊었다.
"지, 진정-"
[-봤어요!!]
"네?"
[봤다구요, 스레!]
스레...? 순간적으로 무슨 이야기신가, 하는 생각이었지만 방금 프로듀서 씨의 차 안에서 사나 씨와 아츠미 씨가 해주셨던 이야기를 바로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역시 히지리 쨩이에요! 엄청 좋은 무대 였어요! 처음부터 녹화되지 않은건 정말 아쉬웠지만! 무반주로 불렀던 '미완성의 역사'도 훌륭했고! 그 후의 무대들도 전부 좋았다구요! 아리사, 오늘 다시 안나 쨩의 집에 가서 싸인을-아 역시 히지리 쨩이 오늘은 피곤할테니 나중-아니 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저, 저기, 잠시만요?!"
내내 훌쩍이시고 코가 막혀 말이 울리는 상태셨고... 게다가 방금 하신 말은 엄청나게 빠르게 지나가버린 터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 저기, 조금만 천천히 말씀-"
[-히지리 쨩은 신이에요!!]
...아, 방금 하신 말씀은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 신이라뇨...
[잘했어요, 히지리 쨩! 멋졌어요!!]
그... 무대를 보셨다는 이야기...시겠죠?
"가, 감사합니다..."
[아이돌 쨩은 인지도라구요! 지금 이렇게나 화제가 된다면, 히지리 쨩의 데뷔도! 그렇게 먼 이야기가 아니게 될거라구요!!]
"에...그..."
뭔가 대답은 해드려야 할텐데... 아리사 씨는 제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다시 또 빠르게 말씀하셨습니다.
[일단, 안나 쨩, 유리코 쨩, 모모코 쨩 선배랑 카오리 씨랑 나오 쨩이랑 프로듀서 씨랑 리츠코 씨랑- 아무튼 아리사가 아는 사람들한테는 죄다 영상의 링크를 보내놨어요!]
"엣...?"
뭐를...하셨다고요? 하지만 제가 재차 되물어볼 여유는 역시나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아, 지금 프로덕션이죠? 오래 통화하면 역시 좀 그렇겠죠! 히지리 쨩, 이대로면 데뷔도 머지 않았어요...! 아이돌 업계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기세라는 것도 엄-청 중요한데, 히지리 쨩은 지금 기세를 탄거라구요! 분명, 머지않아 기회가 올 거에요!]
"그, 잠시만-"
[파이팅이에요, 히지리 쨩! 나중에 봐요!]
그렇게 폭풍같이 말씀하신 아리사 씨는 전화를 끊으셨고... 어안이 벙벙해져 멍하니 서있던 와중에 다시 휴대폰에 진동이 왔습니다.
「히지리 쨩! 통화 끝나면 바로 사무실로!」
...아츠미 씨가 보내주신 메일을 읽은 덕분일까요?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정신을 차리고, 엘리베이터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오신 프로듀서 씨는 그렇게 말을 꺼내셨습니다. 아까 나가기 전과 달리 이번에는 프로듀서 씨의 자리에서 컴퓨터, 사나 씨와 아츠미 씨의 휴대폰으로 각각 인터넷에 올라온 영상과 글을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까지 핫한 반응은 아니긴 하지만, 아까 차에서 봤을 때보다 뷰랑 댓글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네."
사나 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시는 프로듀서 씨와 아츠미 씨.
"그도 그렇습니다만, 그보다...오프 이벤트가 당일에 일정이 당겨지는 최악의 사태였는데도, 그에 대한 성토는 거의 없이 무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그만큼 좋은 무대였으니 가능한 일이겠지요.
프로듀서 씨가 그렇게 덧붙이신 말에 어딘가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어서 양 손의 엄지손가락을 서로 번갈아가며 엄지손톱을 꾹꾹 눌렀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부끄러워서... 계속 듣고 있을 자신이 없었다고 해야할까요. 다행히도 세 분 모두 저를 돌아보지 않아서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들키진 않은 것 같습니다.
"뭐,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어? 나쁜 건 아니잖아? 애초에 일정이 이렇게나 망쳐진 이상 완판은 누구도 기대 안 했을 거 아냐. 프로듀서도 봤잖아? 히지리 쨩이 무반주로 노래를 부르기 전까지 사람들이 거들떠도 안보던 거."
"그야... 그렇습니다만..."
무언가 생각에 잠기신 듯 말 끝을 흐리시는 프로듀서 씨. 그렇게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이렇게 대화가 잠깐 끊기면 사나 씨나 아츠미 씨가 프로듀서 씨를 재촉하시거나, 아니면 그러기 전에 프로듀서 씨가 다시 말을 이어가는 게 언제나의 흐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츠미 씨도, 사나 씨도 뭔가 더 말씀하시지 않고 휴대폰만 보셨고. 거기에 프로듀서 씨도 말 없이 컴퓨터 화면만 바라보고 계셔서...
"...프로듀서 씨...?"
...말을 꺼내긴 어려웠지만, 제가 아니면 이 침묵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프로듀서 씨를 불러보았습니다. 그러자 프로듀서 씨가 어느샌가 모니터 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몸을 다시 바로 하시며 대답하셨습니다.
"...아아, 죄송합니다. 잠시 생각해볼 게 있어서..."
그와 동시에 사나 씨와 아츠미 씨도 휴대폰에서 시선을 떼고 프로듀서 씨와 저를 번갈아 바라보셨습니다. 하지만 뭐라 말을 꺼내진 않으셨는데-
"...그러고보니."
프로듀서 씨께서 생각나셨다는 듯 말씀하셨습니다.
"미요시 양, 모치즈키 양. 오늘 저녁에 있을 댄스 레슨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응? 어떻게 하겠냐니?"
"오늘 오후에 예정되어 있었던 보컬 레슨은 미루는 걸로 되었습니다만, 댄스 레슨 쪽은 시작 시간 전에 영업이 끝난 터라 받으실 수는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레슨 대신 긴급하게 대타로 갔던 거였습니다. 보컬 레슨으로 예정되어있던 시간은 다 지나갔지만, 댄스 레슨까지는 시간이 남았고...
"오늘 대타로 예정에 없던 영업을 갔다오신만큼, 남은 일정은 두 분의 재량에 따라 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며 사나 씨와 저를 돌아보시는 프로듀서 씨였고...
>>+1 다이스 판정.
1 ~ 50 : 원래 예정대로 댄스 레슨 진행.
51 ~ 100 : 오늘은 쉬고 다음에 보충하는 걸로.
추가로, 컴마 값도 함께 체크합니다. 체크 값은 50.
"그럼 오늘은 쉬고 다음에 보충하는 걸로 해줘, 프로듀서 씨."
먼저 말을 꺼내신 건 사나 씨였습니다.
"오늘은 대타긴 해도 영업을 갔다왔는데 굳이 무리할 필요까진 없다고 생각하고... 프로듀서 씨도 같은 생각이라서 그런 질문을 한 거잖아?"
"...그냥 오늘은 쉬세요, 하고 말했어도 아무 문제 없었을텐데 말이지."
사나 씨와 아츠미 씨의 말에는 따로 대답하지 않으시고 제 쪽으로 시선을 돌리시는 프로듀서 씨.
"모치즈키 양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오래 고민하진 않았습니다.
"...저도 오늘은, 쉬는 걸로 할게요..."
마음 같아서는 조금이라도 더 레슨을 받고 싶었지만... 무리하지 않기로 약속했으니까요.
제 대답까지 들으신 프로듀서 씨는 고개를 끄덕이셨고... 어라, 살짝 웃으신 것 같은 느낌이...?
"...알겠습니다. 그럼, 트레이너 분께는 댄스 레슨도 앞서의 보컬 레슨과 동일하게 일정 변경으로 제가 양해를 구해놓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평소와 똑같이 차분한 대답이셔서, 방금은 제가 착각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그럼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
프로듀서 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츠미 씨가 살짝 손을 들어보이며 그렇게 끼어드셨고, 프로듀서 씨도 그 말에 열심히 볼펜으로 정리 중이시던 수첩을 책상 위에 내려놓으셨습니다.
"네. 당장에 더 이야기할 건 없을 것 같고...일찍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시는게 좋겠군요."
수첩을 집어넣으시며 자리에서 일어나시는 프로듀서 씨. 레슨이 끝나고 기숙사나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프로듀서 씨를 보러 오면 프로듀서 씨께서 항상 본관 1층의 정문으로 배웅을 나와주셨습니다. 항상 그 때 마다 그러실 필요 없다고 말씀은 드리고 있지만... 아츠미 씨와 사나 씨는 이미 포기하신 듯한 모습입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저렇게 배웅을 나와주시기 위해 일어나는 건 정말로 오늘 하루가 끝났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겠죠.
그렇게 프로듀서 씨와 저희는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3까지 다이스 체크.
체크 값은 90입니다.
"프로듀서는 오늘 언제쯤 퇴근하는 거야?"
1층에 내려와서 로비로 나오는 와중에 아츠미 씨가 프로듀서 씨에게 그렇게 물어보셨습니다.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주변에서 귀가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지만... 출입게이트를 통과하며 잠시 생각해보시던 프로듀서 씨는, 눈을 가늘게 뜨시며 대답하셨습니다.
"글쎄요... 오래 걸리진 않겠습니다만, 시간을 확정짓기는 어렵겠군요."
"에에, 설마 오늘도 또 숙직실에 신세지는 거야, 프로듀서 씨?"
"...그렇진 않을겁니다."
저 뒤에 아마도요, 라고 짧게 덧붙이신 건... 저희와 함께 행사를 갔다오셨으니 그만큼 업무를 보충하셔야하는 모양입니다. 어쩔 수 없으시겠지만...
...이럴 때 일수록, 빨리 사무실로 돌아가시게 해드리는 것 만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저도, 아츠미 씨도, 사나 씨도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시간을 끌면 끌수록 프로듀서 씨가 일하실 시간을 뺏게되는 거니, 그럴수록 또 퇴근하시지 못하게 막는게 될테니까요.
"자! 여기까지 배웅해줬으면 됐어. 아츠밍이랑 다들 이제 돌아가볼테니까, 프로듀서도 빨리 가서 일 마무리짓고 퇴근하는 걸로!"
"교통비 아끼겠다고 또 숙직실 신세지진 말라고, 프로듀서 씨."
아츠미 씨와 사나 씨가 정문 앞에서 프로듀서 씨를 돌아보며 그렇게 말을 꺼내셨습니다. 그 말에 별 다른 대답 없이 쓰게 웃어보이는 프로듀서 씨를 향해 셋이서 동시에,
"""수고 하셨습니다!"""
"네. 세 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렇게, 정말 하루의 끝을 고하는 인사와 함께 프로덕션에서 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럼 아츠밍이랑 사나 쨩은 기숙사로 같이 갈거구... 히지리 쨩만 시부야 역으로 혼자 가는구나."
"네... 그렇죠...?"
그렇기야 하지만... 항상 다니던 길인걸요? 이렇게 셋이서 같이 나오는 일도 자주 있진 않았고, 그것도 제가 기숙사에서 나오기 전에나 있었던 일이라...
"어떻게, 역까지 같이 가줄까?"
"아, 아니에요...! 혼자 갈 수 있어요...!"
사나 씨의 말에 고개를 세게 저어보였습니다. 두 분 다 분명 피곤하실텐데, 기숙사랑 반대 방향인 역까지 굳이 같이 가달라고 할 수도, 필요도 없는걸요.
"뭐, 그냥 산책한다는 느낌-"
"그렇다면, 모치즈키 양은 제가 역까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
"-으로 좀 걷는...응?"
...어라?
"......"
"......"
어,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요...?
지금 저는 프로듀서 씨와 함께, 단 둘이서 시부야 역으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다들 퇴근하는 시간대라서 인도와 차도에는 사람과 차들이 북적북적했고, 그런만큼 온통 발소리와 경적소리, 차의 엔진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휴대폰의 벨소리, 진동음, 기침소리, 옥외 전광판의 광고 등등 다양한 소리가 언제나처럼 거리에 가득 차있었지만...
...온통 제 신경은 두 걸음 앞의 프로듀서 씨의 옷깃에, 발소리에, 걸음걸이에만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 그러니까 이건... 사람들이 많고, 그래서 인파에 휩쓸리지 않도록 집중하고 있는 거니까요...! 괜히 시간이 더 끌리거나 하면 프로듀서 씨께 폐를 끼칠테니까... 네, 그런겁니다. 그런거니까...!
>>+3까지, 역까지 갈 동안 히지리와 프로듀서가 나눌 이야기를 제시해주세요. 단, 두 사람에 맞게 앵커가 왜곡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폐를 끼칠수는 없습니다. 프로듀서 씨는 아직 퇴근도 못하셨는데, 배웅하려고 내려오신 것까지는 몰라도 이렇게까지 시간이 걸려버리면... 하지만 프로듀서 씨께서 배려해주시는 걸, 이제와서 됐다고 하는 것도...
"저, 저기... 프로듀서...씨...!"
...어떻게 할까 마음 속으로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확실하게 마음먹지 못한 상태로 프로듀서 씨를 불렀습니다. 엉겁결에, 저도 모르게...라고 해야할까요. 그래서 막상 열린 입에서 새어나온 목소리는 끝으로 가면서 점점 작아지고야 말았습니다. 거리에 온통 들어찬 소리 속에서는 분명, 녹아서 사라져버릴 정도로. 등 뒤에서 작게 시작되서 점점 작아지고야만 소리여서 그냥 못 들으셨어도 어쩔 수 없겠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네."
바로 대답과 돌아봐주시며 눈을 마주봐주시는, 그러시면서 인파의 한가운데라 시선을 빠르게 옮기며 사람들을 둘러보시고는 다시 제 쪽으로 다가오셨습니다.
"말씀하세요."
자연스럽게 제 뒤쪽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을 가로막아 서시며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그래서일까요, 프로듀서 씨를 정말 더 붙잡아두면 안되겠다고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습니다.
"그... 굳이, 역까지... 바래다 주시지 않아도... 되는데..."
혼자서도 괜찮은데. 사무실로 돌아가셔도 되는데. 빨리 가셔서 일을 하셔야 하지 않을까...
...이런 말들을 다, 제대로 말할 수 있다면 좋았을텐데.
"왜..."
프로듀서 씨께서는 제 말을 잠자코 듣고 계셨지만...
"모치즈키 양."
제가 여느 때처럼 말끝을 흐리자, 저를 부드럽게 다시 부르셨습니다.
"네..."
"오늘 일은 즐거우셨나요."
오늘 일...이요...?
"...네."
생각지도 못하게 생긴 일이었고, 제가 엉겁결에 노래를 부른 탓에 이런저런 일들이 생겼지만...
...노래를 들려줄 수 있어서 분명, 즐거웠습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그렇게 대답하신 프로듀서 씨는, 가시죠, 라고 말씀하시며 다시 앞장서셨고...
...어라? 제 말은 결국 얼버무리신거 아닌가요...? 하고 생각이 들던 중이었는데,
"-어떠신가요."
"...에? 네??"
"지금 기숙사에서 나오셔서 언니 분과 함께 생활하시는게 어떠신가, 궁금합니다."
...음...
"좋아...요... 재미있고..."
"...힘들거나 하진 않으신가요?"
고개를 크게 가로저었습니다. 조금 피곤할 수는 있어도, 언니랑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있는 것. 늘 굉장해보였던 언니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면서 챙겨지기만 하는게 아니라 언니를 제가 도와줄 수도 있다는 것. 아리사 씨, 유리코 씨, 모모코 쨩...언니의 동료 분들과도 만나고 친해지고... 언니를 보러 자연스럽게 극장에도 찾아갈 수 있었던 것도... 그러면서, 말수가 조금이나마 늘은 것도.
...말할 건 분명 많았는데, 왜 입술은... 말은 잘 나오지 않는걸까요.
그렇게 우물대는 저를 돌아보시며 그렇군요, 하고 중얼거리시던 프로듀서 씨는-
"...언제든 필요하신 게 있다면, 부담 없이 말해주셔도 됩니다."
"...에-"
"물론, 무조건 다 들어준다, 다 가능하다, 그런 허황된 소리는 아닙니다. 다만, 안되는 건 어떤 이유로 안되고, 설령 안되더라도 다른 방법이 있는지... 그런걸 함께 의논하는 것도 제 역할이니까요."
"...그..."
"그러니 부디, 뭐가 힘들다, 어떤 게 재밌다... 이런 짧고 간단한 감상이나 이야기라도 상관 없습니다. 어려워하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네."
...결국 이번에도, 겨우 대답할 수 있던건 단 한마디 뿐이었습니다. 감사한 거, 죄송한 거, 기쁜거... 이것저것, 분명 말해야 할 게 많았지만... 그런 걸 다 말로 표현하는 건 역시 아직 서툴러서...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프로듀서 씨라면 분명.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걸 알아주시니까... 알아주실 거라 생각하니까...
...만약 저 혼자 갔다면 가는 길이 쉽지는 않았...겠죠...?
설마, 이럴 거라 생각하셔서 역까지 바래다 주신걸까요...?
"모치즈키 양."
"...아, 네?"
"이제 곧 시험기간이라 일정을 전에 미리 조율해뒀습니다만..."
"앗... 그, 네에...그랬죠...?"
그렇죠. 사실 그래서 오늘 잡은 레슨 시간이 평소보다 길었었는데, 결국 보컬 레슨도, 댄스 레슨도 다 받지 않았습니다. 물론 일이 있어서...였지만...
"...오늘 무리하신 감도 있고, 학업도 중요하니 만큼 내일부터 시험이 끝날 때까지는 레슨은 잠시 쉬시는 걸로 하겠습니다."
"...어, 그..."
...오늘 무리했을거다, 라고 단언하시는 것도 그렇지만... 레슨, 내일이랑 모레...만 하기로 했는데...
어차피 그 뒤에는 정말 시험공부를 해야해서, 연습을 쭉 쉬어야 하는데...
>>+1 다이스 판정.
1 ~ 50 : ...그래도 프로듀서 씨의 의견이 더 정확할겁니다.
51 ~ 100 : ...아까, 프로듀서 씨께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담없이 말하라고 하셨는데...
...프로듀서 씨께서 레슨을 쉬는게 맞다고 판단하셨다면, 그렇게 하는게 맞을겁니다.
언니도,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도... 항상...열심히는 하더라도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했고요.
"...네. 그럼, 그렇게...할게요."
기분 탓일까요? 제 대답에 프로듀서 씨의 얼굴이 조금은 밝아진 느낌입니다.
"...제 독단적인 판단에 따라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3학기 시험이 끝나고 뵙겠습니다."
...그렇게 프로듀서 씨와 인사를 나누고, 지하철 개찰구를 지나 내려가려는데...
>>다음 연재시까지, 다이스 판정.
가장 많은 다이스가 나온 범위로 진행합니다.
1 ~ 33 : 모모코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34 ~ 66 : 안나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67 ~ 99 : ...어, 어라...?! 왜 여기에...?!
100 : (특전)
"...어라?"
사람들로 북적여서 온통 소란스러운 와중에, 작지만 분명하게 들려오는 진동 소리. 전화가 온걸까요.
"에, 언니?"
웅웅 울리는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확인해보니, 언니의 이름이 떠있었습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지하철에 타는 대로 메일을 보내려 했는데, 그러기도 전에 먼저 언니가 전화를 걸다니...
오늘은 분명 레슨이 저녁 늦게 끝난다고 이야기하고 나와서, 원래라면 끝나기 전 시간인 지금 언니가 먼저 전화를 할 일은 없었을겁니다. 보통은 언니도 시어터에서 공연하고, 레슨받고... 언니가 저보다 더 바쁘고, 또 소속사에 있을 때는 전화하는 일이 없도록 이야기도 되어있어서... 설마,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
...일단, 받아봐야겠죠?
"여보세요, 언니?"
[응... 히지리? 지금, 어디...?]
"어? 응... 지하철 역...인데. 막 들어왔어."
[그래...? 오늘 레슨...은?]
뭔가 있나 해서 조금 긴장하고 있었는데, 언제나처럼 느긋하고 조용조용한 언니의 목소리 톤이라서. 조금은 안심했습니다.
"응. 그게, 오늘...레슨이 미뤄져서..."
[알았어. 그럼, 바로 집으로 와?]
"응? 으응..."
그렇게만 말하고 언니는 바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언니는 아직 모르는 걸까요?
일단, 사람들도 많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야겠죠?
평소와 다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다음 차가 올 때까지 시간이 좀 남아버렸습니다. 곧 올 다음 전철을 타면 이제 더 갈아타거나 차 시간을 확인하거나 할 것 없이 쭉 가기만 하면 되니까... 집으로 돌아가는 것에서는 한 시름 놓게 되었지만.
그렇게 되니 이젠 하나씩 하나씩, 오늘 있었던 일들이 또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으음..."
뭔가, 아이돌이 되게 된다면, 데뷔를 하고 나면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부르게 될거라...고 생각은 했었습니다. 언젠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 싶어서 아이돌이 되기로 한거고, 그래서 그걸 위해 열심히 레슨을 받으면서 준비하고 연습한 건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게 되면. 노래를 부르고 나면 어떨지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 말고는...
...언제 올라 갈지 예정 된 것도 없었고. 체력이나, 댄스... 노래 말고는 무엇하나 자신 없었고, 같이 레슨을 받는 다른 분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뒤쳐져 있어서였을까요.
정말이지, 이렇게나 빨리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게 될지 몰랐고...
"...후우..."
...무언가, 갑갑합니다.
"어서와!"
>>+1 다이스 판정. 히지리를 반겨준 사람은?
1~50 안나
51~100 모모코
"에, 모모코 쨩...?"
"딱 맞춰서 왔네!"
"...어, 그... 어떻게...?"
"응? 뭐가?"
현관문을 열자마자 바로 앞에 있었던 모모코 쨩. 살짝 놀라기도 했고... 뭔가 기다리고 있었던거 같아서 궁금하기도 했고...
"아. 모모코가 왜 히지리가 오는 거에 딱 맞춰서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었냐고?"
모모코 쨩이 딱 정확하게 제 생각을 읽은 것처럼 말했습니다. 그리곤 제 표정을 쭉 보고는 입꼬리가 점점 올라가는 모모코 쨩. 에헴, 하고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모모코 쨩이 말했습니다.
"그야, 아까 안나 씨가 히지리한테 전화 했잖아?"
"응. 그랬지...?"
"안나 씨가 바로 전화 끝나자마자, 시부야 역에서 여기 까지 오는데에 걸리는 시간을, 지하철이랑 전철 배차 시간까지 다 확인해서 계산했다구."
"...응?"
...에? 무슨?
"그래서 한 지금 즈음이면 히지리가 도착할 거라고, 그렇게 말해줘서 모모코가 히지리를 놀래켜줄 생각으로 잠깐 기다리고 있었어. 안나 씨, 이런거 보면 진짜 머리는 엄청 좋은 편이란 말야..."
"에..."
"뭐, 아무튼. 빨리 들어와. 기다리고 있었다구."
"응? 기다려...?"
"아아, 설명은 안에서 해줄테니까. 빨리 빨리!!"
자, 잠깐만...! 신발은 벗고...!
제가 뭐라 항변하기도 전에 모모코 쨩은 제 가방을 받아들고 가버렸고, 저는 서둘러서 장화를 벗고 모모코 쨩을 따라 거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축하해, 히지리!!!!"
펑!!
"꺄앗?!"
갑작스레 터진 큰 소리와, 날아오는 실종이...
"아앗, 안나 씨! 왜 혼자서 마음대로 폭죽을 터뜨리는 거야!!"
"그야, 히지리가 보는 앞에서 터뜨리려 하면 못터뜨리게 할테니까!"
"아까는 모모코랑 같이 터뜨리기로 했으면서!!"
뭔가, 엄청나게 들떠있는 언니랑, 투덜대는 모모코 쨩. 그리고...
"이, 이게 다 뭐야...?"
정신없는 와중에도 눈에 들어오는, 거실 탁자 위의 치킨과 피자.
"응. 안나 씨가 시켰어."
"오늘은 축하할 만한 날이니까!"
뭐, 뭐가...?
"자, 일단 빨리 앉으라구. 모모코는 식은 피자랑 치킨을 먹고 싶지 않단 말야."
"안나가 시간 딱 맞춰놨으니까 아직 따끈따근해!"
제 코트를 벗긴 언니는, 코트를 적당히 쇼파에 던져놓았고. 모모코 쨩이 제 손을 잡아 끌고 탁자 앞에 앉-
"...잠깐. 손 씻고 와야지. 모모코도 참, 이걸 깜빡할 뻔했네. 모모코도 히지리 손 만졌으니까, 같이 손 씻고 올게."
-으려다 말고 다시 저를 잡아끌고 세면실로...?
"에, 저기, 잠깐만-"
화장실에서도 뭔가 설명을 해줄 생각 없이 빨리 손을 씻으라고 닦달하는 모모코 쨩에게 다시 그대로 끌려와서 탁자 앞에 앉았는데, 콜라를 따르는 모모코 쨩이랑 피자를 한조각 떼어내 제 접시에 옮기는 언니... 아니, 그러니까, 잠시만...!
"저기, 축하...라니, 뭘..."
"뭐긴. 아리사 씨가 다 알려줬는걸. 진즉 다 알고 있었다구."
"정말. 아리사도 이럴 때는 쓸모있다니까!"
"...안나 씨, 아리사 씨의 취급이 역시 너무해."
저렇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각자 앞에 있던 접시에 피자 한조각 씩, 그리고 각자의 종이컵에 콜라가 다 따라지자.
"자, 그럼! 히지리의 성공적인 데뷔를 기원하며~ 위하여!"
"에, 에?!"
"위하여!"
그렇게 말하며 종이컵을 부딪히는 언니와 모모코 쨩...어, 저도 해야겠...죠? 재빨리 컵을 들고 짠, 유리가 아니니까 소리는 안났지만, 어쩐지 언니가 입으로 직접 '짠'하고 소리를 내줬고. 다들 콜라를 한모금 홀짝이고 내려놓았습니다.
"자, 그럼 먹자구!"
모모코 쨩의 말과 함께 각자 피자부터...
...아니아니, 잠시만요!
"잠깐, 데뷔라니...! 나, 아직..."
"아직, 이랄 거 따로 없어! 아리사도 말했잖아? 인지도라구! 그거면 다 된거란 말씀! 시작이 반이라구!!"
"음. 자, 안나 씨. 슬슬 On모드는 끝내도록 해. 옆집에서 찾아올거라구."
아리사 씨처럼 폭주하면 곤란해.
"...아, 응."
"엑, 바로 진정했어...?!"
모모코 쨩이 덧붙인 말에 거짓말처럼 추욱, 조용해지는 언니. 아니, 정말, 아리사 씨는 대체 무슨 취급인건가요...?
"...정말이지. 안나 씨, 요즘 아리사 씨가 안나 씨 집에 자주 놀러간다더니 이렇게나 옮으면 안되지."
"...아까, 소식 듣고 가장 방방 뛰던 건..."
"안나 씨?"
"...응. 아니야..."
...토모카 씨처럼 굴어... 무서워...
뭔가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언니였지만, 언니에게 뭐라 물어보기도 전에 모모코 쨩이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 공연 하고 와서 레슨을 쉬게 된거지?"
"으? 응... 그렇게 됐어."
"아 맞다. 먹으면서 먹으면서. 자 그럼, 잘 먹겠습니다!"
"...안나가 산건데..."
"안나 씨? 먼저 선을 넘으려 한 건 안나 씨라구?"
"...알았어..."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언니가 모모코 쨩한테...?
꼬르륵...
"...응."
...일단, 먹으면서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3까지 다이스&투표
1. 모모코 쨩이 아까 터뜨리지 못한 자기 몫의 폭죽을 터뜨리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나네요...?
2. 대체 뭘 했길래 모모코 쨩한테 언니가 쩔쩔 매고 있는건지 물어보았습니다.
다이스&컴마 체크 값은 70입니다.
"맛있어...!"
"그치? 모모코랑 안나 씨가 쭉 고민하다가 제일 맛있는 걸로 골라둔 걸 시킨거니까."
에헴, 하고 뿌듯해 하는 모모코 쨩. 어깨를 으쓱여보이는 게 귀엽...
"모모코 쨩, 소스..."
"...에? 읏, 그, 그 정도는 모모코도 혼자 닦을 수 있어!"
볼에 묻은 토마토 소스를 닦아주려고 하니 화들짝 놀라며 손을 휘젓는 모모코 쨩.
"그래도, 금방 닦는데..."
아. 그냥 손으로 닦으려해서 그런 걸까요. 어쩐지 그런거 같아서 뒤에 있던 티슈 곽에서 티슈를 몇 장 꺼내서 다시 손을 가져갔습니다.
"돼, 됐다니까?! 모모코가 닦을거니까 티슈만 달라구!"
"아니, 금방이니까-"
"모모코는 어린애가 아니라구!!"
어떻게,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모모코 쨩의 손을 피해 뺨에 묻은 소스를 닦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모모코 쨩이 뭔가 엄청나게 불만스러운 느낌이었지만, 티슈를 잘 뭉쳐서 한쪽에 치워놓고 다시 피자를 집어들었습니다. 그렇게 한입, 다시 베어물려는데.
"...잠깐. 둘 다, 이것 좀..."
왼손에 치킨 다리 하나를 들고 있는 채로 오른손 만으로 휴대폰을 보던 언니가 갑자기 불렀습니다.
"...응? 왜? 또 무슨 일 있어?"
모모코 쨩이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응, 뭐... 별건 아니지만..."
봐, 라고 말하며 휴대폰 화면을 돌려서 보여주는 언니.
"잠깐만."
그걸 받아들고 먼저 보는 모모코 쨩. 순식간에 낚아채가서 미처 제대로 보질 못했는데...
"...뭐야 이거. 말이 돼?"
"뭐, 안나의 동생...이니까?"
훗, 하고 웃는 언니. 그리고 떨떠름한 표정으로 저와 언니, 그리고 휴대폰 화면을 번갈아보는 모모코 쨩.
...대체 뭐길래...?
"...아니, 데뷔도 안하고 홍보도 전혀 안된 아이돌 연습생 스레가 왜 하루만에 1000레스를 채운건데? 말이 돼?"
"...에?"
모모코 쨩은 휴대폰 화면을 계속 내리고 올리고 확인하면서 투덜거렸습니다. 하지만 화가 났다거나, 그런건 분명히 아닌 느낌입니다.
"후후후... 히지리의 데뷔는, 이제 시간 문제...아. 더 비싸고 맛있는거... 시킬걸..."
"저기, 잠깐...언니?"
"...으으으, 아! 몰라! 일단, 아까 못한거부터 할거야!!"
그렇게 버럭, 소리를 지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폭죽을 집어드네요...?!
"정말! 다시 한 번, 축하한다구! 히지리!!"
"꺄, 꺄앗...!"
이번에는 재빨리 귀를 틀어막고 눈을 꽉 감았습니다.
팡!!
"...어라."
"휴우..."
다시 손을 떼고 눈을 떴습니다. 모모코 쨩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저를 빤히 바라보며 물어봤구요.
"히지리, 폭죽 무서워 하는 거야?"
"그... 소리가 커서, 조금... 놀라면 멍해져서..."
"어... 그... 안나 씨. 이런 거였으면 미리 모모코를 말렸어야지...!"
모모코 쨩이 조금 얼굴을 붉히며 언니에게 말했지만, 언니는 빈 컵에 다시 콜라를 따르면서 싱글벙글한 얼굴로 대답했습니다.
"그치만... 모모코가 말했던 것 중... 가장 빨리 준비하고... 얌전했던게... 폭죽인걸...?"
"...그, 그래도 말렸어야지!"
...이젠 물어봐야겠습니다.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수가 없으니까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잠, 모모코가 설명할테니까-"
"-그게 말이지."
언니의 바보털이 반짝, 하고 휙 올라갔습니다. 그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는 언니. 게슴츠레하게 눈을 뜬 언니는,
"아까 낮에 안나가 적당히 게임 돌려놓으면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모모코가 비명을 지르면서 방으로 들어오는거야. 뭐 때문이었는지 알아?"
"안나 씨! 말 안하기로 했잖아!!"
"뭐 때문인데...?"
언니에게 가려는 모모코 쨩의 허리를 끌어안아 붙잡았습니다. 모모코 쨩이 벗어나려고 버둥거렸지만, 너무 궁금해서, 꼭 들어야겠습니다. 테이블을 치지 않도록 살짝 몸을 돌리며 떨어졌고,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모모코 쨩을 잠깐 지켜보던 언니는 다시 말을 이어갔습니다.
"흠흠. 그러니까...'안나 씨! 안나 씨!! 아리사 씨의 메일 봤어?! 히지리가 올라간 무대 영상이 지금 엄청 히트중이래!! 빨리, 빨리 보라구!!'...라고 했고."
...잠깐 멈칫 했던 모모코 쨩이 더 거세게 몸을 흔들기 시작했습니다.
"히지리이이이-!! 당장 안놓아주면 모모코 진짜 화낼거니까?!?!"
"...그, 그리고...?"
"그리고..."
"안나 씨-!!! 아까 모모코한테 비밀로 해주기로 했으면서 그렇게 하는거, 대체 어딨어어어어!!"
제 쪽에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모모코 쨩의 귀가 빨갛습니다.
"...'이제 곧 히지리도 데뷔할텐데. 그럼 모모코가 선배로서 여러가지 가르쳐주고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안되는 건데! 연예계에 대해서 가르쳐 줄 것도 많고 말이지. 히지리는 안나 씨보다 더 멍하고 순진하니까 모모코가 선배로서 철저히 가르쳐주지 않으면. 응. 오늘 오자마자부터 바로 시작이야. 가르쳐줄거 정리... 아니지. 일단 축하부터 해줘야지! 뭐하고 있어, 안나 씨! 빨리 준비하자구!!'"
중간에 쉬지 않고 좌르륵. 그리고 모모코 쨩의 말투...? 억양...? 그 느낌을 정확히 살리면서... 저 긴 말을 쭉 말하는 언니는 역시, 대단하다고 해야할까요.
"...이후에 이것저것 나온 얘기 중에서, 히지리가 도착하기 전에 간단히 빨리 준비할 수 있는게 폭죽이라서 그거만 딱 준비하고. 치킨이랑 피자를 시킨거야."
자, 끝! 이라고 말하며 굉장히 홀가분해보이는 표정의 언니가 다시 자리에 앉았습니다.
"...다 얘기 했으니까... 다시 먹자...?"
>>+3까지, 모모코의 반응은?
모모코 쨩이 기운이 쭉 빠진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말만이 아니라, 버둥거리던 것도 추욱, 온 몸에서 힘이 빠진 것처럼 조용해졌습니다.
"어, 으응..."
살며시 손을 풀고 물러나니, 모모코 쨩이 흐느적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고개를 푹 숙인채로,
"...잠깐, 세수 좀 하고 올게."
"으, 으응. 그래..."
언니도 뭔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는지 저처럼 얼이 빠진 것같은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스르륵, 이란 표현이 어울릴 것같은 움직임으로 모모코 쨩이 발소리도 없이 세면실로 사라지자, 언니와 저는 자연스럽게 서로 시선을 마주쳤습니다.
언니는-
>>+1 다이스. 안나의 반응?
1 ~ 33 : 모모코가 그렇게 자랑스러워 하는 건 처음 봤어...!
34 ~ 66 : ...ㅇ, 안나의 성대모사... 훌륭했지?!
67 ~ 99 : 그, 그렇게 부끄러웠나...
100 : 자유앵커
"...아, 안나의 성대모사... 훌륭했지...?!"
언니가 오른손으로 브이, 를 해보이며 어딘가 어색한 윙크를 해 보였... 아니, 이게 중요한게 아니죠...!!
"...언니...!"
"엣, 잠깐, 히지리-"
"ㅁ, 뭐한거야 대체...!!"
이번에는 제가 언니의 양 뺨을 붙잡았습니다.
"잠깐, 이거, 기름 범벅이잖아-?! 히지리-"
"정말!!"
듣고있는 저도 부끄러운데, 아니, 이건 제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라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나쳤다구...!!"
"으아, 아아쓰이아, 아아(알았으니까, 잠깐)!"
"모모코 쨩한테, 꼭, 사과해...!!"
"아, 안나도, 잘못한 거! 알고 있으니까...! 이제 그만...!!"
사실, 제가 응징하는게 아니라 모모코 쨩의 응징을 받아야 하니까. 그래서 언니를 슬쩍 놓아줬습니다.
"...사실 바로 모모코가 반격할거로 생각하고, 한건데..."
"지금, 내 잘못이라고... 넘기는 거야...?"
"아니, 그건 아니고... 알았어... 안나, 바로 사과하러 갈테니까..."
제 시선을 못 이겨서였을까요. 자리에서 일어난 언니는 바로 거실을 나서서 세면실로 가려했는데-
"앗, 모모코."
"아, 응. 미안."
때 마침, 얼굴에 물기가 조금 남은, 뭔가 보송보송한 느낌의 모모코 쨩이 다시 거실로 들어왔습니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돌아온 모모코 쨩에게 언니도, 저도 놀라서 뭔가 말문이 살짝 막혔는데 모모코 쨩이 방글방글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그럼 모모코는 저녁 충분히 먹었으니까, 먼저 들어가볼게."
"엣."
둘 다 맛있게 먹어, 라는 말을 남기고 방으로 들어가버린 모모코 쨩. 언니와 저는 다시 서로 마주 바라보았습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이제 어떻게하지?' 였지만요.
>>+3까지 다이스.
다이스와 컴마 중 가장 높은 값이 다이스면 히지리가, 컴마면 안나가 모모코를 쫓아 방으로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