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을 타고 흐르는 띵한 감각과 함께 기억들이 돌아온다.
머리를 향해 두 팔을 들어올리려 하자, 거칠고 빳빳한 무언가가 온 몸을 잡아놓으며 살을 파고든다.
고개를 숙여 몸 상태를 확인해본다.
밧줄이다.
상당히 단단하게 묶어놓은 것 같은데.
분명히 며칠 분량의 식량을 챙기고 성문을 떠나던 것까진 기억나는데...
맞다.
얼마 안 되어, 도적 몇 명의 습격을 받았었지.
들고 있던 기다란 나무 봉을 휘두르며, 리치 차이를 이용해 시간을 벌어보려 했다.
하지만, 역시 쓸데없는 만용이었지.
애초에 머릿수가 두 명 이상 차이가 나는 시점에서 짐이고 뭐고 다 버린 다음 그냥 최대한 멀리 도망쳐야 했는데.
적어도 쇠뇌라던가 단검같은 건 없던 것 같았으니, 원거리에서 당하진 않았었을 것 같다.
한꺼번에 덮치는 여러 명을 한 명이서 차례차례 처리하는 건 장비가 엄청 차이날 때가 아니라면 영웅담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나무 몽둥이가 정확히 내 머리를 향해 날아오고 있을 때였다.
다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
스무 걸음정도 떨어진 곳에, 남정네 몇 명이서 작은 모닥불 하나를 피우고 둘러앉아있다.
추레한 복장, 땅바닥에 널브러져있는 무딘 칼 몇 자루와 나무 몽둥이들.
아무래도 날 때려눕힌 그 도적들이 맞는 것 같다.
하늘이 도운 건지 저 칼이 내게 꽂히진 않은 모양이다.
소지품이랑 옷가지들은 포기한다고 치고...
탈출할 방법이 있을까?
오른손에 닿는 차가운 흙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머리를 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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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뭔가 그럴듯한 계획이 생각날지도?
2. 저기 또 다른 사람이 온다?
3.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 일단은 좀 더 오랫동안 연명하며 버티는 걸 목적으로 하자.
...역시 지금 당장 생각은 안 나네.
아무래도 일단은 지금 내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배에 칼이 꽂히지 않게 처신하는 정도가 최선일 것 같다.
아직 저 도적들이 내가 의식을 되찾았다는 건 모르는 것 같다.
그렇다면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아마 '왜 날 바로 죽이지 않았는지' 아닐까?
그 전에, 일단 상황 파악부터 해 보자.
바닥에 눕혀진 채로 이리저리 고개만 돌려야 하니, 주위를 둘러보는 것부터 상당히 어렵게 느껴진다.
일단 나 말고 다른 사람이 같이 잡혀있는 것 같지는 않다.
날 따로 감시하는 사람을 두지 않고 전부 불 주변에 둘러앉은 걸 보니, 도적들은 경계가 풀려있는 것 같고.
물론 그걸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지는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지만.
일단 밧줄을 풀 방법이 있어야 탈출을 하든 싸우다 죽든 하니까.
만약에 누군가가 이 쪽을 본다면, 아직 기절해있는 척 하는 게 낫나?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지만, 정작 할 수 있는 행동은 아직 아무것도 없어보인다.
그 때.
"...오빠?"
매우 익숙한 목소리가 작게 등 뒤에서 들려온다.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 그 자리에서 뛰어오르려던 몸뚱아리를 간신히 바닥에 붙잡아놓는다.
보자마자 누군지 바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특징적인 긴 보랏빛 머리카락.
안나?
대체 네가 여긴 왜 있는 거야?
...그리고, 왜 손에 번쩍거리는 롱소드가 있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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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댓은 사실 안나 2차 각후 보고 시작해보는 창댓입니다.
일단 안나의 전투력부터
01~33: ...왜 칼을 들고 싸우고 있는 거니? 그리고 어떻게 저 도적들을 썰어버리는 거지?
34~66: 못해도 어지간한 보병장교나 근위대 소속 병사 정도는 되는 것 같다.
67~99: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
100: 생각하는 걸 포기하자......이게 그 양판소에서 나오는 원 맨 아미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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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2번 나오는 값으로?
모닥불 주변의 도적들이 하나둘 일어선다.
좀 조용히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지만 이미 늦은 거 같은데.
...롱소드가 모닥불 빛을 받아서 번쩍거리는 시점에서 별 의미는 없었겠구나.
안나가 저걸 대체 왜 가지고 있는걸까, 는 둘째치고 아무래도 망한 거 같은데.
주섬주섬 칼이랑 몽둥이를 챙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칼을 든 새로운 여행자의 정체가 어린 아가씨라는 걸 보고 완전히 풀어져버린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어이, 거기 지나가는 꼬마 아가씨?"
...참으로 전형적인 껄렁대는 말투다.
나랑 만났을 때는 밑도끝도 없이 바로 덤벼들더만, 안나에겐 굳이 그럴 필요도 없이 여유를 부려도 된다는 거겠지.
뭐, 틀린 말은 아니긴 하지.
나야 그래도 여행을 할 때 나름 대비를 한답시고 강베송(Gambeson, 누비 갑옷)에 사슬 갑옷까지 챙기긴 했는데, 안나는 그런 거 없이 전투 관련 물품이 저 롱소드 한 자루뿐이니까.
그나마 머리까지 그렇게 두르는 무장을 한 채로 싸웠으니 별다른 외상 없이 기절로 끝난 것 같다.
오히려 객관적인 상황만 보자면 안나 쪽이 훨씬 안 좋아보인다.
아무런 보호장구도 없는데다가, 롱소드는 배우는 데 필요한 시간이나 훈련량같은 게 매우 많은 편이니...
"..."
안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도적을 응시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부탁을 하긴 싫은데, 여길 지나가려면 통행료라는 걸 내야 하거든?"
한 손에 녹슨 칼을 쥔 채, 일행 중 한 명이 안나 쪽으로 서서히 걸어온다.
위압감 있게 보이려는 건지 오른손으로 칼자루를 쥐고는 붕붕 돌리고 있다.
손잡이를 꼭 움켜쥔 안나의 두 손이 살짝 들어올려진다.
"어디 보자......일단 가지고 있는 거 전부-"
-서걱!
번쩍이는 빛과 함께, 도적의 머리에서 무언가가 굴러떨어진다.
...아니, 머리가 굴러떨어진다.
주위에 흩뿌려지는 붉은 액체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도적을 일격에 베어넘긴 칼끝을 들어올린다.
"...오빠?"
"...안나, 너-"
"저, 사람들이......오빠를, 납치한......거지?"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자, 이내 긍정의 뜻으로 받아들인 건지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버린 도적들을 살며시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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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뭐, 뭐해! 얼른 죽여버려!
51~100: (빤스런)
으아아아아, 하며 기합을 내지르며 달려든다.
크게 위로 들어올린 칼을, 안나를 향해 그대로 휘둘러온다.
그 때.
순식간에 자세를 잡은 안나의 롱소드가 채앵, 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의 칼과 맞부딪힌다.
그대로 거리를 좁히면서 칼자루 끝의 포멜(pommel, 서양 검의 손잡이 끝 부분에 달린 무게추)로 머리를 찍어버리려는 안나.
전광석화같은 속도로 자신의 머리로 날아드는 포멜을 겨우 막아내는 도적.
힘겨루기로 이어질 틈조차 주지 않은 채, 안나가 도적의 팔을 잡고는 그대로 돌려버린다.
눈 깜짝할 사이에, 도적의 칼이 안나의 손에 들린 채 놈의 목을 겨누고 있다.
그대로 목을 찔러버릴 것처럼 놈의 칼을 든 손을 살짝 뒤로 빼는 안나.
"...사, 살려줘!"
그 자리에서 뒤로 넘어져서는, 일어나자마자 황급히 줄행랑을 친다.
그것을 신호로, 몇 걸음 뒤에서 무기를 뽑아들고 있던 놈들도 손에 들고 있던 건 땅바닥에 내팽개친 채 도망치기 시작한다.
도적들이 도망치는 것을 확인하자, 안나가 그 자리에서 내 몸에 감긴 밧줄을 잘라낸다.
방금 전에 사람의 목을 썰어버린 건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는 듯이, 반쯤 울먹이는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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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할 말 자유앵커
두 팔을 움직여본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니, 별다른 문제는 없어보인다.
역시 갑옷은 제대로 챙겨가길 잘했어.
"아? 어, 응..."
정말로 걱정되었는지, 그 자리에서 날 꼭 끌어안고는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는 안나.
따스한 체온이 내게 그대로 전해져온다.
"무서웠단, 말이야..."
...원래대로라면 나도 같이 꼭 안아주던가 했을 건데.
자꾸 머릿속에 안나가 일말의 주저도 없이 단칼에 도적의 목을 날려버리는 모습이 재생된다.
그 다음에 덤비던 놈의 칼을 눈 깜짝할 새에 빼앗은 안나에게서는, 분명히 어마어마한 기백이 느껴졌다.
분명히 안나가 날 구하려 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그 자리에서 압도되어버릴 정도의 무시무시한 기세.
"...다쳤으면......어떻게, 하려고 그랬어..."
"...미안해, 안나. 걱정시켜서."
"같이......돌아가자."
전혀 다른 말을 꺼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절대적인 강자의 명령은 군말없이 따라야지...
.
.
.
모닥불 주위에서 몸을 데우며 도적들의 짐을 뒤져본다.
다행히도 갑옷은 비싼 돈을 주고 팔아넘기려 했던 건지, 강베송이랑 사슬갑옷은 멀쩡하게 찾을 수 있었다.
"돈이 서서히 떨어져가서, 집안 살림에 도움이라도 좀 되려고 했어. 하다못해 유명한 용병대장같은 거라도 되면, 내가 어느 정도는 보탬이 될 수 있을 테니까."
"...여기서도, 먹고 살 돈 정도는......벌 수 있잖아..."
그렇긴 하지.
나 한 명 먹고 살 돈이야 충분히 벌 수 있지만, 사실은 집에서 돈을 쓰는 걸 따라가지는 못하는 게 문제다.
아무리 이름만 남은 남작 가문이라고 하긴 하지만, 어쨌든 예전에 좀 쌓여있던 돈을 계속해서 써 가고 있고, 귀족이긴 하니 일반적인 평민들보다야 지출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가족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로는, 예전에는 디림(Dhirim)이라는 도시 근처에 작은 마을 하나를 영지로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그 디림이라는 곳이, 4~5개 나라들이 에워싸고 있는 곳에 위치한 데다가 평지 한복판의 도시라는 점이지.
몇 년마다 주인이 바뀌는 도시에 붙어있는 영지가 오래 갈 리가 만무한 건 자명한 사실.
디림의 주인이 바뀔 때마다, 그 주변 마을들을 영지로 받아가는 새로운 귀족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한 번 더 다른 국가에게 함락되면, 꼼짝없이 영지는 사라지고 작위만 남게 되는 거지.
명목 상으로는 완전히 똑같은 마을을 마땅히 지배해야 하는 귀족 가문만 5개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한 가문들의 이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고, 시간이 더 지나면 아예 자신들도 그 영지에 대한 지배권은 커녕 작위를 주장하는 것조차 포기하기도 한다.
여튼, 요지는 평범한 일을 해서 벌어들이는 돈으로는 집안의 소비를 완전히 메꾸기는 엄청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나, 너도 알잖아. 우리 집에서 쓰는-"
"...변명......듣기 싫어..."
...결과적으로는 돈은 커녕 나가자마자 개죽음을 당할 뻔 했으니.
아무리 왜 내가 집을 나가서 여행을 떠나려 했는지 설득하려 해도, 방금 전에 내가 밧줄에 꽁꽁 묶여있는 꼴을 봤던 안나에게는 전혀 귀에 들어가지 않겠지.
싸구려 포도주가 반 정도 남아있는 컵을 내려놓는다.
컵의 바닥이 테이블에 부딪히면서 둔탁한 소리를 낸다.
"이제......어떻게, 할 거야?"
물이 든 잔을 손에 든 채 안나가 내게 질문한다.
"...그러게. 솔직히 정기적으로 봉급을 주기엔 지금 돈이 많이 모자라긴 해."
"그래도......방금 전에, 받은 것도 있으니까..."
생각해보면, 의도치 않게 경비대한테서 돈을 꽤 받기는 했다.
보통 귀족들은 하인과 수행원을 대동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으니, 안나랑 단둘이서 다니는데 가문 문장이 박힌 반지를 끼고 있던 날 보고 사칭범으로 오해했던 것이다.
다행히도 글을 읽을 줄 아는 걸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들여보내주면서 사건은 일단락되긴 했다.
경비대장에게서 약간의 보상금을 받아내기도 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잘 된 걸까.
당연히 사람을 모으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이긴 하지만, 어쨌든 장비나 음식 한둘이라도 더 살 수 있는 게 어디인가.
그렇다면 결국 여러가지 의뢰들을 해결하면서 보상금을 나눠가지는 쪽으로 하는 방법 말고는 없는 것 같다.
물론 속편하게 앉아 있으면 우리에게 의뢰가 들어온다던가, 하는 매우 편리한 일은 꿈도 꾸지 않는다.
애초에 지금 태번(tavern, 술집, 식당과 숙소를 겸하는 곳)에 앉아있는 이유도 그런 의뢰들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니까.
"그 돈으로는 장비를 사던가 식량을 더 사던가 해야지. 안나 넌 제대로 된 갑옷도 없잖아. 아마 같이 다닐 사람들은 의뢰를 함께 수행한 다음에 돈을 나눠가지는 걸로 모집해야 할 걸?"
잠시 머리를 굴려본다.
사람을 구하는 것과 일을 구하는 것.
둘 중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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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일감을 구하자. 주점 주인에게 물어보거나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엿들으며 정보를 모은다.
2. 일단 사람을 구하자. 같이 일을 하며 보상금을 나눠가질 사람을 찾는다.
-일감을 구하는 게 먼저겠지.
아무래도 사람마다 좋아하는 일이 있고 싫어하는 일이 있으니까, 먼저 일을 구한 다음 거기에 맞춰서 사람을 모집하는 게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보상금을 나눠가지는 식으로 사람을 끌어모을 거니, 이 쪽이 그나마 좀 더 확실하기도 하고.
기껏 사람을 모아놓고 보니 보상금이 터무니없이 적으면, 그만큼 곤란한 일도 없을 것이다.
"일단, 무슨 일을 할 건지부터 찾아보자. 먼저 일을 찾아야 거기에 맞는 사람들을 구해볼 수 있을 거야. 돈이 어느 정도 나올지도 봐야 하고."
"...여기서, 못 찾으면......집으로, 돌아갈 거지?"
...맞다.
분명 일감이랑, 그 일을 같이 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었지.
"그거 있잖아, 안나, 내일까지로 늘려주면 안 될까?"
"...안 돼."
"안나, 내일까지로 늘려주면 오빠가-"
"싫어."
완고하구나.
뭐, 내가 걱정되어서 그런다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새벽같이 짐을 싸서 집을 나서면-
"밤에, 몰래 도망칠 생각......하지 말고."
감도 좋아요.
결국 오늘 안에 어떻게든 구해보는 수밖에 없나.
일단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엿들으면서 주위를 살펴보다가, 안 되면 주점 주인에게 가서 물어보기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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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이스 타임
성공 판정은 80 이상입니다.
으음...
적어도 사람이 얽힌 의뢰보다야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의뢰들보다 위험성이 적은 건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상단 호위같은 게 걸린다면, 운이 좋다면 별다른 전투 한 번 없이 임무를 끝마치고 돈은 돈대로 받을 수도 있으니까.
"편한 쪽은......경비일 건데..."
뭐, 편하다고 하더라도 전투를 피하긴 어렵겠지만.
조사단이 일을 끝마치기 전까진 계속해서 호위 병력의 수요가 있을 거라는 걸 감안하면 의외로 장기간동안 해 봐도 좋은 의뢰일 거 같다.
구체적인 내용을 요약하자면, 디림 근처에 갑자기 늑대 떼의 출현 빈도, 개체 수와 공격성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디림 자체에도 문제지만, 가장 심각한 쪽은 역시 그 주변의 마을들.
마을 전체의 경제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목축업자들이 입는 타격이 심각하다.
소치기, 양치기같은 사람들이 습격을 당하면, 가축을 다 잃으면 행운이 따른 거고 조금만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도 시체를 찾을 수나 있으면 다행이라고 한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맹수들의 습격에 최소한의 대처를 수 있을 정도로 경험도 있고 상당히 강하다는 걸 생각해보면...
여튼, 그런 목자들을 호위할 사람들과, 왜 늑대들이 이상행동을 보이는지 알아낼 조사단을 모집한다는 것 같다.
"보수는 역시 시장에게 가서 물어봐야겠지?"
"...이걸로, 할 거야?"
"아, 이걸로 완전히 결정한 건 아니야. 그래도, 꽤 괜찮아 보이는데? 안나 생각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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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대답은?
yes/no
먼저 2표
다행히도 의뢰들은 썩 나쁘지는 않았다.
농장에 난입해서 농작물들을 헤집어놓는 멧돼지 떼도 함께 출현해, 멧돼지도 사냥을 하면 한 마리당 보상을 준다던가.
옆 도시의 동생에게 화물을 배달해달라는 개인적인 부탁도 있었고.
한 가지 눈에 띄는 의뢰가 있다면...
"그리고......조금 특이한 의뢰도 있긴 합니다."
"뭐길래 그러십니까?"
"길드나 단체는 아니고 개인이 부탁한 건데, 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을 좀 채집해달라 하더군요."
"어떤 재료들인지 알 수 있을까요?"
"글쎼......양은 얼마나 필요한지도 알려드릴까요?"
"일단은 종류들부터 들어보죠."
"버드나무 껍질, 박하 잎에..."
한 번씩 들어본 식물들의 이름들이 튀어나온다.
다들 약초로 자주 쓰이는 걸 보니, 의뢰의 진정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을 거 같아 보이긴 한다.
"아, 사실 이 재료들은 엄청 중요한 건 아니라고 하덥니다."
"예? 그렇다면-"
"혹시 라도기르(Radoghir) 성이 어딨는지 아시오?"
"알다마다. 말을 타고 북쪽으로 며칠을 올라가서 베기어 왕국(Kingdom of Vaegirs)까지 들어가야 하지 않던가요? 그 국경에 라도기르 산이 크게 솟아있고."
"그렇습니다. 라도기르 산 깊숙한 곳 쿠린(Curin) 강의 수원 주변에만 자라는 아주 귀중한 약초가 하나 있다고 하는데, 그것들을 좀 구해달라 하더군요."
...도보로면 왕복만 하는데도 한 달이 넘는 거리인데.
이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의뢰면 꼭 보상을 알아봐야겠다.
"흠......일단, 약초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아야 할 텐데 말이죠. 의뢰인이 저희와 동행을 하는 건가요, 아니면 식별할 수 있는 그림이라도 그려준 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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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행한다
2. 그림을 그려준 종이가 있긴 하다
3. 그런 거 없다
먼저 2표
"글쎄요. 만약 하게 된다면 약초를 찾을 수는 있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라도기르까지 왕복하려면 시간도 시간이고 식량이나 보급품도 꽤 소모되겠는데요."
말을 타고 간다 하더라도, 쉬지 않고 달린다는 가정 하에 며칠이다.
간간히 정비 및 휴식을 취하는 날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일주일 정도가 걸릴 수도 있지.
문제는 이건 짐말에 승용마까지 다 있다고 가정했을 때의 속도다.
순수 도보로만 움직이게 된다면 시간이 훨씬 길어진다는 거지.
그렇다면, 역시 보수를 많이 챙겨줘야 의뢰를 받는 쪽에서 수지타산이 맞을텐데...
"아, 가장 중요한 걸 깜빡했네. 혹시, 약초를 구해준다면 보수로는 어느 정도가 지급이 된다고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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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자유앵커
몇 년을 놀고먹는 수준이 아니라 좋은 공방을 몇 개 차릴 수 있는 거금이다.
그런데 고작 3파운드를 가지고 그 정도 돈을 지불한다니.
아무리 그 곳에서만 나는 희귀한 약초라고 해도, 과연 약효가 어떻길래 그만한 거금을 지불한다는 건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금액이다.
"아, 그러고 보니 깜빡하고 설명하지 않은 게 있네요."
"어떤 건가요?"
"다름이 아니라, 사실 최근에 그 주변에 정체불명의 생명체들이 서식하기 시작해서, 채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하긴, 역시 뭔가 위험요소가 있긴 한 모양이다.
그걸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거금을 보상으로 준다는 건 좀 끌리긴 한다.
하지만,
"일단 알려줘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여력이 되면 다시 이야기해보죠."
도보로 라도기르까지 안전하게 가기 위해선, 지금은 식량도 인원도 무장도 부족한 상태다.
결국은 이 곳 주변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의뢰들을 해결해가면서 사람과 돈을 모으는 편이 좋겠지.
시장에게 가서 의뢰들에 대한 보상을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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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타임
+3까지 주사위를 굴려서 최댓값이 80 이상인 경우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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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에 대한 설명/TMI
밑의 두 분 다 맨 윗 분이 적은 단위를 그대로 써 주셨는데, 사실 구체적인 단위에 대해서는 저도 별다른 생각을 안 하고 있었습니다.
마운트 앤 블레이드는 터키에서 개발된 게임이라서 중동 지방이나 유럽 남동쪽에서 쓰이는 화폐 단위인 '디나르(Denar)'를 씁니다. 디나르라는 단위는 원래 고대 로마에서 쓰던 데나리우스 은화에서 유래했는데, 이 데나리우스의 가치에 대해선 성경에 몇 가지 기록이 있긴 합니다.
한편, P와 아이돌들이 활동하는 무대이자 마운트 앤 블레이드 게임의 무대가 되는 '칼라디아(Calradia)' 대륙에서의 디나르의 물가는 당연하지만 로마의 데나리우스나 그 뒤에 등장하는 화폐들과는 물가가 다릅니다.
가공육을 제외한 대부분의 음식은 10~15디나르 정도면 한 명이 하루 동안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을 살 수 있습니다(배너로드 기준).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여러분들에게 물건 가치를 일일히 따져보게 하고 싶지는 않네요.
그러니 화폐 단위는 '디나르'이긴 합니다만 그냥 이러이러한 물건을 몇 개 살 수 있는 정도라고 하면 알아서 반영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줄요약
1. 화폐 단위는 '디나르'다.
2. 창댓 쓸 때 화폐 단위와 숫자가 나오면 이 정도의 돈이라고 최대한 언급을 친절하게 해 주겠다.
3. 그러니 그런 거 생각하지 말고 그냥 '이런 걸 이만큼 살 수 있는 돈이다' 정도만 쓰면 작가가 알아서 환산해주겠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는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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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정 근처에 있는 시장의 집무실을 찾아가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의뢰를 해결하고 돈을 받아가려 하는 자칭 해결사들이 워낙 많다 보니, 집무실에서 한 명 한 명 응대하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생각했던 걸까.
아예 집무실 앞에 커다란 양피지를 가져다가 표 비스무리한 걸 만들어놓았다.
문제는 역시 그 많은 인원들 중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의 비중이겠지.
의뢰랑 보상이 적힌 양피지를 걸어놓고 집무실 안에 들어가서 일하고 있기는 커녕, 수십명의 사람들 앞에서 일일이 다시 한 번 말로 안내를 하고 있다.
뭐, 사람을 찾아야 하는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 대부분은 남정네들인 모양이다.
의뢰라고 들어오는 일들은 힘 쓰거나 싸워야 하는 일들이 상당수니까 말이다.
중간중간에 여자들도 간혹 보이긴 하지만, 어째 다들 전투하고는 연이 없어보인다.
왜 여기 있는 건지 싶을 정도로 곱상한 인상의 금발 여자애도 한 명 보이고.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도적들에게서 구출되면서 뼈저리게 느끼긴 했지만, 역시 선입견이라는 건 쉽게 벗어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짝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안나를 내려다본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 눈을 마주보는 안나.
확실히, 이대로라면 사람이 많이 모이지는 않을 것 같은 조합이긴 하다.
무기라고는 참나무 쿼터스태프(quarterstaff, 1m 후반 대에서 길게는 2m 후반까지의 길이를 가지는 나무 봉) 뿐인 젊은이 한 명에, 그 옆에 롱소드를 메고 있는 조그맣고 귀여운 소녀.
그림이 어떨지는 몰라도, 적어도 믿을만한 조합인지에 대해선 상당히 의구심이 들 법도 하다.
"그건 그렇고, 조금 전 술집 주인한테서 들은 약초 의뢰는 없네."
"어? 거기 있는 사람, 혹시 약초 의뢰라고 한 거야?"
조금 전의 그 금발의 여자아이가 갑자기 눈을 빛내면서 대화에 끼어든다.
"미키도 끼워주면 안 될까? 약초를 채집하기만 된다면, 미키도 편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은 거야."
...자세한 내용은 전혀 모르거나, 현실 감각이 전무하거나.
둘 중 하나는 확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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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 미키, 안나의 대화 내용 자유앵커
힘든 일은 전혀 안 해 봤을 것 같은 인상.
에메랄드 빛 눈동자와 찰랑거리는 금발.
남자 여럿 울리는 데는 소질이 있어보이는 얼굴과 몸매.
'여성'으로 봤을 때는 몰라도...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파티원'으로는 외모만 봤을 때는 미심쩍긴 하다.
"미키는 호시이 미키인 거야. 편하게 미키라고 불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말투도 꽤나 독특하구나.
"약초 채집은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일단, 그럼 부탁대로 말은 편하게 할게. 약초, 독초랑 잡초 구분은 똑바로 할 수 있어?"
"많이 캐 봤으니까,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거야."
그래도 관련된 일을 해 보긴 해 본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일단 장소에 도착한 다음 일손으로서 역할은 할 수 있어보인다.
"그런데, 그럼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의뢰가 뭔지는 알아?"
"당연히 희귀한 약초를 최소 3파운드 캐라는 거 아니야?"
다행히도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면 어디서 캐야 하고, 무슨 문제가 있는지는 알아?"
"...음..."
뭔가 불안한데.
"...희귀한 약초를 찾아서 3파운드 캐면 되는 거 아니었던 거야?"
그리고 그런 예감은, 어째 빗나가는 법이 없더라.
...아니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일단 저 쪽의 사정부터 들어보면 대충 상황 파악이 되겠지.
정말로 그 부분만 깜빡한 건지, 아니면 총체적 난국이 맞을지...
"그러면, 일단 잘 할 수 있는 건 어떤 것들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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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자기PR의 시간.
과연 미키는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3까지 미키의 대답 자유앵커
"공고가 나왔다는 거는, 당연히 멀리 가야 나오는 희귀한 약초라는 거겠지? 미키, 그 정도는 말 안 해 줘도 바로 알 수 있는 거야."
...분명 잘 하는 게 뭐냐고 물어본 거 같은데.
아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어리버리하지도 않고 경험도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어필하는 것일 수도 있지.
하지만 그래도 미심쩍은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약초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대략 어느 정도 걸릴까?"
"음..."
오, 그래도 머릿속으로 나름 계산을 해 보는 걸까.
"...3일?"
찍었나 보네.
뭐, 3일이라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기는 하다.
파티원 전원이 승용마랑 짐말을 가지고 있고, 그대로 쉬지 않고 3일간 계속해서 전속력으로 달린다면 말이지.
당연하지만, 72시간동안 그대로 전속력으로 달릴 수도 없고, 말도 없으니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안나?"
"응, 오빠?"
"아무래도-"
"아, 그리고 산 속 깊숙히 들어가면 산짐승이나 몬스터들이 나올 수도 있는 거야."
몬스터라.
한 번도 직접 본 적은 없는, 내 기억 속에선 전설 속에나 있던 존재들이다.
간간히 목격담이 나오기도 하지만, 다들 워낙 외딴 곳들에서 밤에 봤다고 하니 헛것을 봤거나 산짐승과 맞닥뜨려서 패닉에 빠졌던 걸로 치부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문헌에 나오는 기록 역시, 한 때 이 대륙 전체를 다스렸던 칼라디아 제국(Calradic Empire)이 대대적으로 토벌을 한 것을 마지막으로 끊겨있고.
"그래서?"
"...그, 그래서 미키가 필요한 거야!"
흐음...
"그렇다면 미키 넌 그런 존재들과 싸울 수 있다는 건가? 아니면, 필요한 이유가 따로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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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버버...
2. ...그, 그렇게 말하는 거기 있는 사람은! 옆에 꼬맹이는 미키보다도 작잖아!
나야 뭐...
기본적인 훈련은 받은 적은 있지만, 잘 싸운다고는 절대 말 못 하겠다.
당장 도적 떼한테서 안나에게 구출받은 게 오늘의 일이라.
그건 그렇고, 안나는 대체 롱소드를 어디서 배웠고 얼마나 잘 쓰는 거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최소 상당한 경지에 오른 실력자라는 것이다.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내 경지가 너무 낮아서 쉽게 알 수가 없지만.
"나? 뭐, 기본적인 훈련 정도야-"
"그리고, 옆에 그 여자애! 미키보다도 조그맣잖아! 아무리 그래도 저 애보단 더 잘 싸울 수 있는 거야!"
...음...
미키.
네가 네 실력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살짝 안나 쪽을 힐끗 하고 바라본다.
안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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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의 대답/반응 자유앵커
-품을 뒤적거리더니 작은 문서를 꺼낸다.
이리저리 접힌 흔적이 남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품질에 신경을 쓴 건지 글씨가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오기는 한다.
디림 검술 길드?
저긴 또 언제 찾아갔대.
"...적어도, 양손검은......자신 있어요..."
도장도 찍혀있는 걸 보니, 위조를 해 놓았을 가능성도 별로 없어보이고.
그렇다면 롱소드를 들고 다니던 것도 어느 정도는 납득이 되나.
순전히 자비로 마련하기엔 상당히 비쌀 거라고 생각했는데, 검술 길드에서 받아가거나 빌린 걸까?
뭐, 자세한 내막을 내가 여기서 바로 알아내기에는 검술 길드에 대해서 아는 게 많이 없기는 하다.
...생각해보니, 전투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이 파티에 들어오게 된다면 어쨌든 훈련이 필요하긴 할 건데.
자금을 모으면서 라도기르 산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동안, 검술 길드에 꾸준히 들르는 것도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겸사겸사 안나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겠지.
하지만, 지금은 저 둘 간의 은근한 신경전부터 해결해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미키 쪽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미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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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줘팸을 피할 마지막 기회란다 미키야
01~33: 그, 그 종이 쪼가리로 넘어갈 생각은 하지 않는 거야!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거니까!
34~66: ...그럼 된 거야. 굳이 대련이나 결투같은 걸 하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인거야.(도장을 보고 중요한 문서겠거니 하고 짐작함)
67~99: 엥, 지, 진짜로?(글을 읽을 줄 아는 미키, 많이 당황한 모양이다.)
...망했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해야 하나, 미키도 글은 못 읽는구나.
문제는 상대를 잘못 골라도 한참을 잘못 고른 거 같다는 거지.
혹여나 아예 헤까닥 해 버려서 결투까지 간다고 해도, 여자 대 여자니까 대전사같은 건 없다는 거다.
안나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다.
경멸이나 조소도, 분노도, 동정도 보이지 않는다.
미키를 그대로 빤히 바라볼 뿐이다.
"그......그래!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거야! 그런 거니까!"
...너 사실 자신 없지?
결투까지 가기 전에 내가 제지를 할 거긴 하지만, 오히려 여기서 억지로 억누른다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서로에 대한 불신이 터져버릴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목검으로 대련 정도라면, 그냥 넘어가는 수밖에...
"...그러면......검술, 길드에서......대련, 할래요?"
"검술 길드?"
...야.
모험가라면서 검술 길드를 모르면...
.
.
.
검술 길드는, 예상대로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실 말이 길드지, 검술 길드는 길드보다는 학원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어쨌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위험한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라, 사회적인 시선이 그렇게 좋지는 않긴 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나라 간에 전쟁이 벌어지는 지금의 대륙에서는 용병들이나 먼 도시로 교역을 나서는 상인들에게 꾸준히 수요가 있다.
더군다나, 디림이 속해있는 스와디아(Swadia) 동부 지방에서는 결투 재판도 꽤 자주 있는 일이라, 갑자기 결투 재판에 휘말리게 된 사람들 역시 속성으로 무기 다루는 법을 배우기 위해 검술 길드를 찾기도 한다.
매음굴과도 비슷할 정도로 음침한 곳이라며 범죄의 온상으로 취급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만...
...솔직히, 이 추세대로라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양지로 나오게 되지 않을까.
여튼, 요지를 이야기하자면, 이름하고 다르게 검술 길드는 검술만 가르치지는 않는다.
맨손 격투는 물론이고, 도끼, 메이스, 쿼터스태프, 창, 더 나아가서는 쇠뇌에 활까지, 어지간한 무기들은 다 배울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거기서 안나가 무슨 증명서 비스무리한 걸 발급받았단 말이지.
문을 열자마자 습기와 땀냄새가 공기에 스며든다.
불쾌한 땀냄새를 애써 무시하고 안으로 발걸음을 들인다.
방패를 든 남자 한 명의 자세를 교정해주던 사람이, 이 쪽으로 돌아보더니 헐레벌떡 뛰어온다.
"환영합니다, 디림 검술 길드에는 무슨 일이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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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 일행과 강사의 대화 내용 자유앵커
그리고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붉은 빛을 띠는 갈색 머리에, 특징적으로 정수리에서 삐죽 튀어나온 어마어마한 존재감의 바보털.
수려하다, 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준수한 외모로도 가려지지 않는 특유의 순박하면서도 어벙한 기운.
목소리까지 들어보고 나니, 추측이 확신으로 바뀌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아마가세? 유명한 검사가 되어서 돌아오겠다길래 어디서 뭘 하고 있나 했더니, 도시 길드에서 교관을 하고 있었던 거야?"
"에이, 여긴 그냥 잠시 거쳐가는- 잠깐, 그러면 너 옆에는 안나야?"
"...안녕, 하세요..."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안나.
"거기 있는 사람들은, 서로 아는 사이인 거야?"
아직 이름으로 제대로 부를 생각은 없는 거 같은 미키.
"알다마다, 서로 동향 출신이거든. 그건 그렇고, 지금 트레이닝 해 주던 사람이 한 분 있어서 말을 오랫동안은 못 하겠는데. 궁금한 건 있다가 시간 나면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여긴 무슨 일로 온 거냐? 훈련? 아니면 상담? 안나 넌 그 칼은 어디서 난 거고?"
"여기 꼬맹이랑 대련을 하러 온 거야. 대련할 곳이랑 무기 정도는 빌려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뭐, 엄연히 이야기하자면 무료는 아니겠지만.
어떻게 잘 얘기하면 이번 한 번은 넘어갈 수도 있으려나.
"그건 그렇고, 심판은 누가 봐야 하지? 토우마 넌 봐 줘야 하는 손님이 있다며-"
"그건 됐네."
온 몸에 근육이 붙은 딱 봐도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토우마 뒤에서 나타난다.
"대련이야 흔히 있는 일이지만, 아가씨들 두 명이서 하는 대련은 진풍경이지."
하여튼, 남정네들이란.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남정네들 대련도 정말 재밌게 보면서 훈수 두고 있을 거 같은 토우마의 손님을 필두로, 어느새 주변의 교관들이랑 손님들이 우리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결투야?"
"결투는 아니고 대련이라는데?"
"막고라여?"
"막고라다!"
...순식간에 투기장이 되어버렸다.
이곳저곳에서 돈을 걸고 내기를 하는 소리도 섞여서 들려오는 걸 보니, 이미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달아오른 것 같은데.
.
.
.
교관 한 명이 심판을 자처하고 모여있던 사람들이 전부 벽면에 기대어 서거나 앉아있으니, 중앙에 뻥 뚫린 듯이 넓은 공간이 생긴다.
미키가 잘 쓰는 무기가 따로 있을 수도 있으니, 가능한 한 여러 무기들을 전부 조금씩 사용해보게 하겠다고 한다.
양손검, 한손검과 방패, 쿼터스태프에 맨손격투까지.
...근접무기란 근접무기는 다 써보게 할 생각인 건가 싶다.
당사자들보다 구경꾼들이 더 신나서, 자기들끼리 판을 키워버린 모양새인데.
정작 안나랑 미키는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다.
"...토우마, 길드마스터는 지금 여기 있어?"
"뭐, 괜찮을 거야."
에휴.
혹시나 일이 잘못되면 어떻게 빠져나갈 지부터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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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주사위타임.
일단 안나부터.
양손검이 이미 세계관 최강자급으로 나와버린 안나.
과연 다른 무기들은 어떨까요.
+1: 한손검과 방패
01~33: 그래도 똑같은 검은 검이라는 건가. 어디 가서 장식이다 소리 들을 수준은 아닌 거 같습니다.
34~66: 상당히 숙련되어 있습니다. 주무기가 한손검과 방패라고 해도 믿어줄 수 있겠네요.
67~99: 어지간한 보병장교나 근위대에 들어가도 손색없을 수준입니다.
100: 양손검이 아니라 그냥 소드마스터네...
+2: 봉/창술
01~33: 폴암 다루는 건 훈련받지 않은 일반인 수준이네요.
34~66: 그래도 나름대로 거리를 벌리고 싸운다는 인식 정도는 있습니다.
67~99: 양손검을 휘두르던 게 여기서도 어느 정도 적용되는 건가, 창으로도 1인분은 하겠습니다.
100: ...저기요?
23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흐리던 시야가 서서히 다시 또렷해진다.
"...으윽."
두개골을 타고 흐르는 띵한 감각과 함께 기억들이 돌아온다.
머리를 향해 두 팔을 들어올리려 하자, 거칠고 빳빳한 무언가가 온 몸을 잡아놓으며 살을 파고든다.
고개를 숙여 몸 상태를 확인해본다.
밧줄이다.
상당히 단단하게 묶어놓은 것 같은데.
분명히 며칠 분량의 식량을 챙기고 성문을 떠나던 것까진 기억나는데...
맞다.
얼마 안 되어, 도적 몇 명의 습격을 받았었지.
들고 있던 기다란 나무 봉을 휘두르며, 리치 차이를 이용해 시간을 벌어보려 했다.
하지만, 역시 쓸데없는 만용이었지.
애초에 머릿수가 두 명 이상 차이가 나는 시점에서 짐이고 뭐고 다 버린 다음 그냥 최대한 멀리 도망쳐야 했는데.
적어도 쇠뇌라던가 단검같은 건 없던 것 같았으니, 원거리에서 당하진 않았었을 것 같다.
한꺼번에 덮치는 여러 명을 한 명이서 차례차례 처리하는 건 장비가 엄청 차이날 때가 아니라면 영웅담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나무 몽둥이가 정확히 내 머리를 향해 날아오고 있을 때였다.
다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본다.
스무 걸음정도 떨어진 곳에, 남정네 몇 명이서 작은 모닥불 하나를 피우고 둘러앉아있다.
추레한 복장, 땅바닥에 널브러져있는 무딘 칼 몇 자루와 나무 몽둥이들.
아무래도 날 때려눕힌 그 도적들이 맞는 것 같다.
하늘이 도운 건지 저 칼이 내게 꽂히진 않은 모양이다.
소지품이랑 옷가지들은 포기한다고 치고...
탈출할 방법이 있을까?
오른손에 닿는 차가운 흙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머리를 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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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뭔가 그럴듯한 계획이 생각날지도?
2. 저기 또 다른 사람이 온다?
3.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지. 일단은 좀 더 오랫동안 연명하며 버티는 걸 목적으로 하자.
먼저 2표
아무래도 일단은 지금 내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배에 칼이 꽂히지 않게 처신하는 정도가 최선일 것 같다.
아직 저 도적들이 내가 의식을 되찾았다는 건 모르는 것 같다.
그렇다면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아마 '왜 날 바로 죽이지 않았는지' 아닐까?
그 전에, 일단 상황 파악부터 해 보자.
바닥에 눕혀진 채로 이리저리 고개만 돌려야 하니, 주위를 둘러보는 것부터 상당히 어렵게 느껴진다.
일단 나 말고 다른 사람이 같이 잡혀있는 것 같지는 않다.
날 따로 감시하는 사람을 두지 않고 전부 불 주변에 둘러앉은 걸 보니, 도적들은 경계가 풀려있는 것 같고.
물론 그걸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지는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지만.
일단 밧줄을 풀 방법이 있어야 탈출을 하든 싸우다 죽든 하니까.
만약에 누군가가 이 쪽을 본다면, 아직 기절해있는 척 하는 게 낫나?
온갖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지만, 정작 할 수 있는 행동은 아직 아무것도 없어보인다.
그 때.
"...오빠?"
매우 익숙한 목소리가 작게 등 뒤에서 들려온다.
순간 소스라치게 놀라, 그 자리에서 뛰어오르려던 몸뚱아리를 간신히 바닥에 붙잡아놓는다.
보자마자 누군지 바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특징적인 긴 보랏빛 머리카락.
안나?
대체 네가 여긴 왜 있는 거야?
...그리고, 왜 손에 번쩍거리는 롱소드가 있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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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댓은 사실 안나 2차 각후 보고 시작해보는 창댓입니다.
일단 안나의 전투력부터
01~33: ...왜 칼을 들고 싸우고 있는 거니? 그리고 어떻게 저 도적들을 썰어버리는 거지?
34~66: 못해도 어지간한 보병장교나 근위대 소속 병사 정도는 되는 것 같다.
67~99: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
100: 생각하는 걸 포기하자......이게 그 양판소에서 나오는 원 맨 아미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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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2번 나오는 값으로?
그것은 기도비닉!
과연 안나는 발각되었을까요?
...발각되든 말든 상관없을 거 같긴 한데...
1~90: 당연하지, 그렇게 번쩍번쩍한 걸 들고 다니는데 어떻게 안 들켜?
91~100: ......얘네 뭐함;;;
+2가 결정, 방금 주사위 굴리신 분들도 굴려도 됩니다
좀 조용히 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지만 이미 늦은 거 같은데.
...롱소드가 모닥불 빛을 받아서 번쩍거리는 시점에서 별 의미는 없었겠구나.
안나가 저걸 대체 왜 가지고 있는걸까, 는 둘째치고 아무래도 망한 거 같은데.
주섬주섬 칼이랑 몽둥이를 챙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칼을 든 새로운 여행자의 정체가 어린 아가씨라는 걸 보고 완전히 풀어져버린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어이, 거기 지나가는 꼬마 아가씨?"
...참으로 전형적인 껄렁대는 말투다.
나랑 만났을 때는 밑도끝도 없이 바로 덤벼들더만, 안나에겐 굳이 그럴 필요도 없이 여유를 부려도 된다는 거겠지.
뭐, 틀린 말은 아니긴 하지.
나야 그래도 여행을 할 때 나름 대비를 한답시고 강베송(Gambeson, 누비 갑옷)에 사슬 갑옷까지 챙기긴 했는데, 안나는 그런 거 없이 전투 관련 물품이 저 롱소드 한 자루뿐이니까.
그나마 머리까지 그렇게 두르는 무장을 한 채로 싸웠으니 별다른 외상 없이 기절로 끝난 것 같다.
오히려 객관적인 상황만 보자면 안나 쪽이 훨씬 안 좋아보인다.
아무런 보호장구도 없는데다가, 롱소드는 배우는 데 필요한 시간이나 훈련량같은 게 매우 많은 편이니...
"..."
안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도적을 응시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부탁을 하긴 싫은데, 여길 지나가려면 통행료라는 걸 내야 하거든?"
한 손에 녹슨 칼을 쥔 채, 일행 중 한 명이 안나 쪽으로 서서히 걸어온다.
위압감 있게 보이려는 건지 오른손으로 칼자루를 쥐고는 붕붕 돌리고 있다.
손잡이를 꼭 움켜쥔 안나의 두 손이 살짝 들어올려진다.
"어디 보자......일단 가지고 있는 거 전부-"
-서걱!
번쩍이는 빛과 함께, 도적의 머리에서 무언가가 굴러떨어진다.
...아니, 머리가 굴러떨어진다.
주위에 흩뿌려지는 붉은 액체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도적을 일격에 베어넘긴 칼끝을 들어올린다.
"...오빠?"
"...안나, 너-"
"저, 사람들이......오빠를, 납치한......거지?"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자, 이내 긍정의 뜻으로 받아들인 건지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버린 도적들을 살며시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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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뭐, 뭐해! 얼른 죽여버려!
51~100: (빤스런)
먼저 2표
"...뭐, 뭣들 해, 얼른 죽여버려!"
으아아아아, 하며 기합을 내지르며 달려든다.
크게 위로 들어올린 칼을, 안나를 향해 그대로 휘둘러온다.
그 때.
순식간에 자세를 잡은 안나의 롱소드가 채앵, 하는 소리와 함께 녀석의 칼과 맞부딪힌다.
그대로 거리를 좁히면서 칼자루 끝의 포멜(pommel, 서양 검의 손잡이 끝 부분에 달린 무게추)로 머리를 찍어버리려는 안나.
전광석화같은 속도로 자신의 머리로 날아드는 포멜을 겨우 막아내는 도적.
힘겨루기로 이어질 틈조차 주지 않은 채, 안나가 도적의 팔을 잡고는 그대로 돌려버린다.
눈 깜짝할 사이에, 도적의 칼이 안나의 손에 들린 채 놈의 목을 겨누고 있다.
그대로 목을 찔러버릴 것처럼 놈의 칼을 든 손을 살짝 뒤로 빼는 안나.
"...사, 살려줘!"
그 자리에서 뒤로 넘어져서는, 일어나자마자 황급히 줄행랑을 친다.
그것을 신호로, 몇 걸음 뒤에서 무기를 뽑아들고 있던 놈들도 손에 들고 있던 건 땅바닥에 내팽개친 채 도망치기 시작한다.
도적들이 도망치는 것을 확인하자, 안나가 그 자리에서 내 몸에 감긴 밧줄을 잘라낸다.
방금 전에 사람의 목을 썰어버린 건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는 듯이, 반쯤 울먹이는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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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가 할 말 자유앵커
- 무서웠다고...? 설마 블러핑이야?
- 블러핑은 아닌데...
- 그럼?
- 한창 싸우다가 눈돌아가서 오빠도 같이 베어버릴까봐...
두 팔을 움직여본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니, 별다른 문제는 없어보인다.
역시 갑옷은 제대로 챙겨가길 잘했어.
"아? 어, 응..."
정말로 걱정되었는지, 그 자리에서 날 꼭 끌어안고는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는 안나.
따스한 체온이 내게 그대로 전해져온다.
"무서웠단, 말이야..."
...원래대로라면 나도 같이 꼭 안아주던가 했을 건데.
자꾸 머릿속에 안나가 일말의 주저도 없이 단칼에 도적의 목을 날려버리는 모습이 재생된다.
그 다음에 덤비던 놈의 칼을 눈 깜짝할 새에 빼앗은 안나에게서는, 분명히 어마어마한 기백이 느껴졌다.
분명히 안나가 날 구하려 한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그 자리에서 압도되어버릴 정도의 무시무시한 기세.
"...다쳤으면......어떻게, 하려고 그랬어..."
"...미안해, 안나. 걱정시켜서."
"같이......돌아가자."
전혀 다른 말을 꺼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절대적인 강자의 명령은 군말없이 따라야지...
.
.
.
모닥불 주위에서 몸을 데우며 도적들의 짐을 뒤져본다.
다행히도 갑옷은 비싼 돈을 주고 팔아넘기려 했던 건지, 강베송이랑 사슬갑옷은 멀쩡하게 찾을 수 있었다.
"오빠?"
"응, 안나?"
내 무릎 위에 앉아서는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어디로......왜, 떠나려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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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자유앵커
칼 옆면으로 마구 때리는 안나
"...여기서도, 먹고 살 돈 정도는......벌 수 있잖아..."
그렇긴 하지.
나 한 명 먹고 살 돈이야 충분히 벌 수 있지만, 사실은 집에서 돈을 쓰는 걸 따라가지는 못하는 게 문제다.
아무리 이름만 남은 남작 가문이라고 하긴 하지만, 어쨌든 예전에 좀 쌓여있던 돈을 계속해서 써 가고 있고, 귀족이긴 하니 일반적인 평민들보다야 지출이 많은 건 어쩔 수 없다.
가족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로는, 예전에는 디림(Dhirim)이라는 도시 근처에 작은 마을 하나를 영지로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문제는 그 디림이라는 곳이, 4~5개 나라들이 에워싸고 있는 곳에 위치한 데다가 평지 한복판의 도시라는 점이지.
몇 년마다 주인이 바뀌는 도시에 붙어있는 영지가 오래 갈 리가 만무한 건 자명한 사실.
디림의 주인이 바뀔 때마다, 그 주변 마을들을 영지로 받아가는 새로운 귀족들이 생겨난다.
그리고 한 번 더 다른 국가에게 함락되면, 꼼짝없이 영지는 사라지고 작위만 남게 되는 거지.
명목 상으로는 완전히 똑같은 마을을 마땅히 지배해야 하는 귀족 가문만 5개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한 가문들의 이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고, 시간이 더 지나면 아예 자신들도 그 영지에 대한 지배권은 커녕 작위를 주장하는 것조차 포기하기도 한다.
여튼, 요지는 평범한 일을 해서 벌어들이는 돈으로는 집안의 소비를 완전히 메꾸기는 엄청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나, 너도 알잖아. 우리 집에서 쓰는-"
"...변명......듣기 싫어..."
...결과적으로는 돈은 커녕 나가자마자 개죽음을 당할 뻔 했으니.
아무리 왜 내가 집을 나가서 여행을 떠나려 했는지 설득하려 해도, 방금 전에 내가 밧줄에 꽁꽁 묶여있는 꼴을 봤던 안나에게는 전혀 귀에 들어가지 않겠지.
"그냥, 같이 집으로 가면......안 될까?"
...결국 그렇게 해야 하나.
"...정, 가야 하면......안나랑, 같이 가..."
"안나, 그건-"
"오빠 혼자는......안 보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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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의 대답/행동 자유앵커
내 무릎 위에 그대로 앉아있는 채, 말없이 날 올려다본다.
"방금 전에도 얘기했지만, 돈을 벌어야 하니 아마 범죄 말고 다른 건 다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가려면은-"
"용병이 되든, 현상금 사냥꾼을 하든, 기본적으로 내 목숨을 담보로 걸고 하는 일들이야. 그 몇 푼 벌자고 남의 목숨을 수도없이 빼앗을 거고, 매일매일 피를 뒤집어쓰게 될 수도 있어."
"..."
잠시 숨을 고른다.
모닥불이 타닥거리는 소리가 정적을 채워나간다.
"죄없는 남의 목숨을 뺏는 걸로 끝나면 엄청 다행일 거고, 운이 안 좋으면 크게 다쳐서 평생동안 움직일 수 없거나 그 자리에서 개죽음을 당하고 끝나겠지. 나는, 난 몰라도 안나 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
"...저기..."
"응, 안나?"
"이미, 오빠는 안나가 구해줬잖아..."
...할 말이 없네.
솔직히 지금이 아니라 풀 컨디션으로 대련을 해도 두 합은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안나가 전투에서 보여준 모습은, 분명히 어지간한 전문가를 능가하는 모습이었으니까.
"...일단, 디림으로 돌아가자."
"...집으로는, 안 가?"
"일단은, 일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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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P의 모험은 이대로 끝나버리고 마는 것인가(???)
+3까지 도시에서 일어날 일 자유앵커
컵의 바닥이 테이블에 부딪히면서 둔탁한 소리를 낸다.
"이제......어떻게, 할 거야?"
물이 든 잔을 손에 든 채 안나가 내게 질문한다.
"...그러게. 솔직히 정기적으로 봉급을 주기엔 지금 돈이 많이 모자라긴 해."
"그래도......방금 전에, 받은 것도 있으니까..."
생각해보면, 의도치 않게 경비대한테서 돈을 꽤 받기는 했다.
보통 귀족들은 하인과 수행원을 대동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으니, 안나랑 단둘이서 다니는데 가문 문장이 박힌 반지를 끼고 있던 날 보고 사칭범으로 오해했던 것이다.
다행히도 글을 읽을 줄 아는 걸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들여보내주면서 사건은 일단락되긴 했다.
경비대장에게서 약간의 보상금을 받아내기도 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잘 된 걸까.
당연히 사람을 모으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이긴 하지만, 어쨌든 장비나 음식 한둘이라도 더 살 수 있는 게 어디인가.
그렇다면 결국 여러가지 의뢰들을 해결하면서 보상금을 나눠가지는 쪽으로 하는 방법 말고는 없는 것 같다.
물론 속편하게 앉아 있으면 우리에게 의뢰가 들어온다던가, 하는 매우 편리한 일은 꿈도 꾸지 않는다.
애초에 지금 태번(tavern, 술집, 식당과 숙소를 겸하는 곳)에 앉아있는 이유도 그런 의뢰들에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니까.
"그 돈으로는 장비를 사던가 식량을 더 사던가 해야지. 안나 넌 제대로 된 갑옷도 없잖아. 아마 같이 다닐 사람들은 의뢰를 함께 수행한 다음에 돈을 나눠가지는 걸로 모집해야 할 걸?"
잠시 머리를 굴려본다.
사람을 구하는 것과 일을 구하는 것.
둘 중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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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일감을 구하자. 주점 주인에게 물어보거나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엿들으며 정보를 모은다.
2. 일단 사람을 구하자. 같이 일을 하며 보상금을 나눠가질 사람을 찾는다.
먼저 2표
아무래도 사람마다 좋아하는 일이 있고 싫어하는 일이 있으니까, 먼저 일을 구한 다음 거기에 맞춰서 사람을 모집하는 게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보상금을 나눠가지는 식으로 사람을 끌어모을 거니, 이 쪽이 그나마 좀 더 확실하기도 하고.
기껏 사람을 모아놓고 보니 보상금이 터무니없이 적으면, 그만큼 곤란한 일도 없을 것이다.
"일단, 무슨 일을 할 건지부터 찾아보자. 먼저 일을 찾아야 거기에 맞는 사람들을 구해볼 수 있을 거야. 돈이 어느 정도 나올지도 봐야 하고."
"...여기서, 못 찾으면......집으로, 돌아갈 거지?"
...맞다.
분명 일감이랑, 그 일을 같이 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었지.
"그거 있잖아, 안나, 내일까지로 늘려주면 안 될까?"
"...안 돼."
"안나, 내일까지로 늘려주면 오빠가-"
"싫어."
완고하구나.
뭐, 내가 걱정되어서 그런다니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새벽같이 짐을 싸서 집을 나서면-
"밤에, 몰래 도망칠 생각......하지 말고."
감도 좋아요.
결국 오늘 안에 어떻게든 구해보는 수밖에 없나.
일단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엿들으면서 주위를 살펴보다가, 안 되면 주점 주인에게 가서 물어보기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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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이스 타임
성공 판정은 80 이상입니다.
방금 전 주사위를 굴리신 분들 역시 작성 가능합니다
+2까지 자유앵커
잊을만하면 소치기나 양치기가 짐승은 짐승대로 잃고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지기에 경비 병력을 구함.
하지만 두 명이라면 겨우 목자나 지킬 수 있을 정도.
이 늑대들은 일반적인 늑대보다 훨씬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며 이유는 아직까지 모른다.
아무래도 모종의 이유 떄문에 늑대의 공격성이 극대화된 것 같다.
여기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 조사단 모집 중.
으음...
적어도 사람이 얽힌 의뢰보다야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런 의뢰들보다 위험성이 적은 건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상단 호위같은 게 걸린다면, 운이 좋다면 별다른 전투 한 번 없이 임무를 끝마치고 돈은 돈대로 받을 수도 있으니까.
"편한 쪽은......경비일 건데..."
뭐, 편하다고 하더라도 전투를 피하긴 어렵겠지만.
조사단이 일을 끝마치기 전까진 계속해서 호위 병력의 수요가 있을 거라는 걸 감안하면 의외로 장기간동안 해 봐도 좋은 의뢰일 거 같다.
구체적인 내용을 요약하자면, 디림 근처에 갑자기 늑대 떼의 출현 빈도, 개체 수와 공격성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디림 자체에도 문제지만, 가장 심각한 쪽은 역시 그 주변의 마을들.
마을 전체의 경제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목축업자들이 입는 타격이 심각하다.
소치기, 양치기같은 사람들이 습격을 당하면, 가축을 다 잃으면 행운이 따른 거고 조금만 상황이 안 좋게 흘러가도 시체를 찾을 수나 있으면 다행이라고 한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맹수들의 습격에 최소한의 대처를 수 있을 정도로 경험도 있고 상당히 강하다는 걸 생각해보면...
여튼, 그런 목자들을 호위할 사람들과, 왜 늑대들이 이상행동을 보이는지 알아낼 조사단을 모집한다는 것 같다.
"보수는 역시 시장에게 가서 물어봐야겠지?"
"...이걸로, 할 거야?"
"아, 이걸로 완전히 결정한 건 아니야. 그래도, 꽤 괜찮아 보이는데? 안나 생각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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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 대답은?
yes/no
먼저 2표
물론 여기의 결과로 이 의뢰를 받을 지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좋아.
일단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답을 받아냈다.
"오빠가, 사람하고는......싸우기, 싫어하니까..."
...잠깐만.
뭐, 맞는 말이긴 한데.
근데 내가 싫어하니까?
"저기, 안나?"
"...응?"
"안나는 어때?"
"난, 괜찮아..."
"아니, 그게 아니고, 안나는 사람을 죽이고 하는 것도 괜찮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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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의 대답 자유앵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예전에 들개들에게서 안나를 구해준 게 인연이 되어 서로 알게 되었을 때만 해도,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안나가 날 구해주고 지켜주는 입장이 되었네.
대체 어디서 양손검 쓰는 방법을 그렇게 전문적으로 배웠나 싶다.
"역시 나도 검술을 더 배워야겠는데."
"...안나가, 가르쳐줄까?"
"아, 아직 뭘 배울지는 잘 모르겠어서. 혹시 나도 양손검을 쓰기로 하면, 안나한테도 물어봐볼게."
아무래도 방패를 쓰게 될 거 같으니, 양손검은 안 쓸 확률이 높다는 건 일단 말하지 않기로 한다.
자리에서 일어나 가판대로 향한다.
"거기, 주인장 있소?"
"아, 무슨 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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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술집 주인에게서 듣는 의뢰들 자유앵커
이에 대한 구제와 재료의 수급을 의뢰합니다.
농장에 난입해서 농작물들을 헤집어놓는 멧돼지 떼도 함께 출현해, 멧돼지도 사냥을 하면 한 마리당 보상을 준다던가.
옆 도시의 동생에게 화물을 배달해달라는 개인적인 부탁도 있었고.
한 가지 눈에 띄는 의뢰가 있다면...
"그리고......조금 특이한 의뢰도 있긴 합니다."
"뭐길래 그러십니까?"
"길드나 단체는 아니고 개인이 부탁한 건데, 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을 좀 채집해달라 하더군요."
"어떤 재료들인지 알 수 있을까요?"
"글쎼......양은 얼마나 필요한지도 알려드릴까요?"
"일단은 종류들부터 들어보죠."
"버드나무 껍질, 박하 잎에..."
한 번씩 들어본 식물들의 이름들이 튀어나온다.
다들 약초로 자주 쓰이는 걸 보니, 의뢰의 진정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을 거 같아 보이긴 한다.
"아, 사실 이 재료들은 엄청 중요한 건 아니라고 하덥니다."
"예? 그렇다면-"
"혹시 라도기르(Radoghir) 성이 어딨는지 아시오?"
"알다마다. 말을 타고 북쪽으로 며칠을 올라가서 베기어 왕국(Kingdom of Vaegirs)까지 들어가야 하지 않던가요? 그 국경에 라도기르 산이 크게 솟아있고."
"그렇습니다. 라도기르 산 깊숙한 곳 쿠린(Curin) 강의 수원 주변에만 자라는 아주 귀중한 약초가 하나 있다고 하는데, 그것들을 좀 구해달라 하더군요."
...도보로면 왕복만 하는데도 한 달이 넘는 거리인데.
이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의뢰면 꼭 보상을 알아봐야겠다.
"흠......일단, 약초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알아야 할 텐데 말이죠. 의뢰인이 저희와 동행을 하는 건가요, 아니면 식별할 수 있는 그림이라도 그려준 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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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행한다
2. 그림을 그려준 종이가 있긴 하다
3. 그런 거 없다
먼저 2표
"글쎄요. 만약 하게 된다면 약초를 찾을 수는 있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라도기르까지 왕복하려면 시간도 시간이고 식량이나 보급품도 꽤 소모되겠는데요."
말을 타고 간다 하더라도, 쉬지 않고 달린다는 가정 하에 며칠이다.
간간히 정비 및 휴식을 취하는 날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일주일 정도가 걸릴 수도 있지.
문제는 이건 짐말에 승용마까지 다 있다고 가정했을 때의 속도다.
순수 도보로만 움직이게 된다면 시간이 훨씬 길어진다는 거지.
그렇다면, 역시 보수를 많이 챙겨줘야 의뢰를 받는 쪽에서 수지타산이 맞을텐데...
"아, 가장 중요한 걸 깜빡했네. 혹시, 약초를 구해준다면 보수로는 어느 정도가 지급이 된다고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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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자유앵커
단 최소 3파운드는 가져와야 정산을 해 줌.
...최소 양을 맞추면 25000디나르?
몇 년을 놀고먹는 수준이 아니라 좋은 공방을 몇 개 차릴 수 있는 거금이다.
그런데 고작 3파운드를 가지고 그 정도 돈을 지불한다니.
아무리 그 곳에서만 나는 희귀한 약초라고 해도, 과연 약효가 어떻길래 그만한 거금을 지불한다는 건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금액이다.
"아, 그러고 보니 깜빡하고 설명하지 않은 게 있네요."
"어떤 건가요?"
"다름이 아니라, 사실 최근에 그 주변에 정체불명의 생명체들이 서식하기 시작해서, 채집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하긴, 역시 뭔가 위험요소가 있긴 한 모양이다.
그걸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거금을 보상으로 준다는 건 좀 끌리긴 한다.
하지만,
"일단 알려줘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여력이 되면 다시 이야기해보죠."
도보로 라도기르까지 안전하게 가기 위해선, 지금은 식량도 인원도 무장도 부족한 상태다.
결국은 이 곳 주변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의뢰들을 해결해가면서 사람과 돈을 모으는 편이 좋겠지.
시장에게 가서 의뢰들에 대한 보상을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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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스타임
+3까지 주사위를 굴려서 최댓값이 80 이상인 경우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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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에 대한 설명/TMI
밑의 두 분 다 맨 윗 분이 적은 단위를 그대로 써 주셨는데, 사실 구체적인 단위에 대해서는 저도 별다른 생각을 안 하고 있었습니다.
마운트 앤 블레이드는 터키에서 개발된 게임이라서 중동 지방이나 유럽 남동쪽에서 쓰이는 화폐 단위인 '디나르(Denar)'를 씁니다. 디나르라는 단위는 원래 고대 로마에서 쓰던 데나리우스 은화에서 유래했는데, 이 데나리우스의 가치에 대해선 성경에 몇 가지 기록이 있긴 합니다.
한편, P와 아이돌들이 활동하는 무대이자 마운트 앤 블레이드 게임의 무대가 되는 '칼라디아(Calradia)' 대륙에서의 디나르의 물가는 당연하지만 로마의 데나리우스나 그 뒤에 등장하는 화폐들과는 물가가 다릅니다.
가공육을 제외한 대부분의 음식은 10~15디나르 정도면 한 명이 하루 동안 풍족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을 살 수 있습니다(배너로드 기준).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여러분들에게 물건 가치를 일일히 따져보게 하고 싶지는 않네요.
그러니 화폐 단위는 '디나르'이긴 합니다만 그냥 이러이러한 물건을 몇 개 살 수 있는 정도라고 하면 알아서 반영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줄요약
1. 화폐 단위는 '디나르'다.
2. 창댓 쓸 때 화폐 단위와 숫자가 나오면 이 정도의 돈이라고 최대한 언급을 친절하게 해 주겠다.
3. 그러니 그런 거 생각하지 말고 그냥 '이런 걸 이만큼 살 수 있는 돈이다' 정도만 쓰면 작가가 알아서 환산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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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정 근처에 있는 시장의 집무실을 찾아가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의뢰를 해결하고 돈을 받아가려 하는 자칭 해결사들이 워낙 많다 보니, 집무실에서 한 명 한 명 응대하기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생각했던 걸까.
아예 집무실 앞에 커다란 양피지를 가져다가 표 비스무리한 걸 만들어놓았다.
문제는 역시 그 많은 인원들 중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의 비중이겠지.
의뢰랑 보상이 적힌 양피지를 걸어놓고 집무실 안에 들어가서 일하고 있기는 커녕, 수십명의 사람들 앞에서 일일이 다시 한 번 말로 안내를 하고 있다.
뭐, 사람을 찾아야 하는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 대부분은 남정네들인 모양이다.
의뢰라고 들어오는 일들은 힘 쓰거나 싸워야 하는 일들이 상당수니까 말이다.
중간중간에 여자들도 간혹 보이긴 하지만, 어째 다들 전투하고는 연이 없어보인다.
왜 여기 있는 건지 싶을 정도로 곱상한 인상의 금발 여자애도 한 명 보이고.
사람을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도적들에게서 구출되면서 뼈저리게 느끼긴 했지만, 역시 선입견이라는 건 쉽게 벗어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짝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안나를 내려다본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내 눈을 마주보는 안나.
확실히, 이대로라면 사람이 많이 모이지는 않을 것 같은 조합이긴 하다.
무기라고는 참나무 쿼터스태프(quarterstaff, 1m 후반 대에서 길게는 2m 후반까지의 길이를 가지는 나무 봉) 뿐인 젊은이 한 명에, 그 옆에 롱소드를 메고 있는 조그맣고 귀여운 소녀.
그림이 어떨지는 몰라도, 적어도 믿을만한 조합인지에 대해선 상당히 의구심이 들 법도 하다.
"그건 그렇고, 조금 전 술집 주인한테서 들은 약초 의뢰는 없네."
"어? 거기 있는 사람, 혹시 약초 의뢰라고 한 거야?"
조금 전의 그 금발의 여자아이가 갑자기 눈을 빛내면서 대화에 끼어든다.
"미키도 끼워주면 안 될까? 약초를 채집하기만 된다면, 미키도 편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은 거야."
...자세한 내용은 전혀 모르거나, 현실 감각이 전무하거나.
둘 중 하나는 확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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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 미키, 안나의 대화 내용 자유앵커
미키 : 그건 확실하게 할 줄 알아, 많이 캐 봤는걸.
P : 근데 편하게 하다니, 어디 가서, 얼마나,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까지 다 알고는 있냐?
미키 : 어음. 약초를 캐는 것뿐인 일 아니야?
안나 : 왜 보수가 높은지 이유를 전혀 모르는거 같은데.
미키 : 귀한 약초를 대량으로 캐와야 한다는 정도는 봤는걸!
P : 약초꾼 노릇은 도와본 적 있나본데, 땅바닥만 보고 있는다고 해결되는게 약초가 아니야. 짐승이나 이런 것도 있고, 산도적 숲도적도 조심해야지.
힘든 일은 전혀 안 해 봤을 것 같은 인상.
에메랄드 빛 눈동자와 찰랑거리는 금발.
남자 여럿 울리는 데는 소질이 있어보이는 얼굴과 몸매.
'여성'으로 봤을 때는 몰라도...
...냉정하게 이야기하자면, '파티원'으로는 외모만 봤을 때는 미심쩍긴 하다.
"미키는 호시이 미키인 거야. 편하게 미키라고 불러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말투도 꽤나 독특하구나.
"약초 채집은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일단, 그럼 부탁대로 말은 편하게 할게. 약초, 독초랑 잡초 구분은 똑바로 할 수 있어?"
"많이 캐 봤으니까,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거야."
그래도 관련된 일을 해 보긴 해 본 모양이구나.
그렇다면 일단 장소에 도착한 다음 일손으로서 역할은 할 수 있어보인다.
"그런데, 그럼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의뢰가 뭔지는 알아?"
"당연히 희귀한 약초를 최소 3파운드 캐라는 거 아니야?"
다행히도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러면 어디서 캐야 하고, 무슨 문제가 있는지는 알아?"
"...음..."
뭔가 불안한데.
"...희귀한 약초를 찾아서 3파운드 캐면 되는 거 아니었던 거야?"
그리고 그런 예감은, 어째 빗나가는 법이 없더라.
...아니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일단 저 쪽의 사정부터 들어보면 대충 상황 파악이 되겠지.
정말로 그 부분만 깜빡한 건지, 아니면 총체적 난국이 맞을지...
"그러면, 일단 잘 할 수 있는 건 어떤 것들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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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자기PR의 시간.
과연 미키는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3까지 미키의 대답 자유앵커
...분명 잘 하는 게 뭐냐고 물어본 거 같은데.
아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어리버리하지도 않고 경험도 있다는 걸 간접적으로 어필하는 것일 수도 있지.
하지만 그래도 미심쩍은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약초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대략 어느 정도 걸릴까?"
"음..."
오, 그래도 머릿속으로 나름 계산을 해 보는 걸까.
"...3일?"
찍었나 보네.
뭐, 3일이라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기는 하다.
파티원 전원이 승용마랑 짐말을 가지고 있고, 그대로 쉬지 않고 3일간 계속해서 전속력으로 달린다면 말이지.
당연하지만, 72시간동안 그대로 전속력으로 달릴 수도 없고, 말도 없으니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안나?"
"응, 오빠?"
"아무래도-"
"아, 그리고 산 속 깊숙히 들어가면 산짐승이나 몬스터들이 나올 수도 있는 거야."
몬스터라.
한 번도 직접 본 적은 없는, 내 기억 속에선 전설 속에나 있던 존재들이다.
간간히 목격담이 나오기도 하지만, 다들 워낙 외딴 곳들에서 밤에 봤다고 하니 헛것을 봤거나 산짐승과 맞닥뜨려서 패닉에 빠졌던 걸로 치부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문헌에 나오는 기록 역시, 한 때 이 대륙 전체를 다스렸던 칼라디아 제국(Calradic Empire)이 대대적으로 토벌을 한 것을 마지막으로 끊겨있고.
"그래서?"
"...그, 그래서 미키가 필요한 거야!"
흐음...
"그렇다면 미키 넌 그런 존재들과 싸울 수 있다는 건가? 아니면, 필요한 이유가 따로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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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버버...
2. ...그, 그렇게 말하는 거기 있는 사람은! 옆에 꼬맹이는 미키보다도 작잖아!
먼저 2표
나야 뭐...
기본적인 훈련은 받은 적은 있지만, 잘 싸운다고는 절대 말 못 하겠다.
당장 도적 떼한테서 안나에게 구출받은 게 오늘의 일이라.
그건 그렇고, 안나는 대체 롱소드를 어디서 배웠고 얼마나 잘 쓰는 거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최소 상당한 경지에 오른 실력자라는 것이다.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내 경지가 너무 낮아서 쉽게 알 수가 없지만.
"나? 뭐, 기본적인 훈련 정도야-"
"그리고, 옆에 그 여자애! 미키보다도 조그맣잖아! 아무리 그래도 저 애보단 더 잘 싸울 수 있는 거야!"
...음...
미키.
네가 네 실력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살짝 안나 쪽을 힐끗 하고 바라본다.
안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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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안나의 대답/반응 자유앵커
(영문 모를, 하지만 공인된 양손검술 자격증을 펼쳐보인다)
이리저리 접힌 흔적이 남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품질에 신경을 쓴 건지 글씨가 어느 정도 눈에 들어오기는 한다.
디림 검술 길드?
저긴 또 언제 찾아갔대.
"...적어도, 양손검은......자신 있어요..."
도장도 찍혀있는 걸 보니, 위조를 해 놓았을 가능성도 별로 없어보이고.
그렇다면 롱소드를 들고 다니던 것도 어느 정도는 납득이 되나.
순전히 자비로 마련하기엔 상당히 비쌀 거라고 생각했는데, 검술 길드에서 받아가거나 빌린 걸까?
뭐, 자세한 내막을 내가 여기서 바로 알아내기에는 검술 길드에 대해서 아는 게 많이 없기는 하다.
...생각해보니, 전투 경험이 별로 없는 사람이 파티에 들어오게 된다면 어쨌든 훈련이 필요하긴 할 건데.
자금을 모으면서 라도기르 산으로 떠날 준비를 하는 동안, 검술 길드에 꾸준히 들르는 것도 나쁜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겸사겸사 안나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겠지.
하지만, 지금은 저 둘 간의 은근한 신경전부터 해결해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미키 쪽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미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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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줘팸을 피할 마지막 기회란다 미키야
01~33: 그, 그 종이 쪼가리로 넘어갈 생각은 하지 않는 거야!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거니까!
34~66: ...그럼 된 거야. 굳이 대련이나 결투같은 걸 하는 건, 너무 피곤한 일인거야.(도장을 보고 중요한 문서겠거니 하고 짐작함)
67~99: 엥, 지, 진짜로?(글을 읽을 줄 아는 미키, 많이 당황한 모양이다.)
먼저 2표
100 나오면 그 사람에게 자유앵커
...망했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해야 하나, 미키도 글은 못 읽는구나.
문제는 상대를 잘못 골라도 한참을 잘못 고른 거 같다는 거지.
혹여나 아예 헤까닥 해 버려서 결투까지 간다고 해도, 여자 대 여자니까 대전사같은 건 없다는 거다.
안나는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다.
경멸이나 조소도, 분노도, 동정도 보이지 않는다.
미키를 그대로 빤히 바라볼 뿐이다.
"그......그래!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거야! 그런 거니까!"
...너 사실 자신 없지?
결투까지 가기 전에 내가 제지를 할 거긴 하지만, 오히려 여기서 억지로 억누른다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서로에 대한 불신이 터져버릴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목검으로 대련 정도라면, 그냥 넘어가는 수밖에...
"...그러면......검술, 길드에서......대련, 할래요?"
"검술 길드?"
...야.
모험가라면서 검술 길드를 모르면...
.
.
.
검술 길드는, 예상대로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실 말이 길드지, 검술 길드는 길드보다는 학원이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어쨌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위험한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라, 사회적인 시선이 그렇게 좋지는 않긴 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나라 간에 전쟁이 벌어지는 지금의 대륙에서는 용병들이나 먼 도시로 교역을 나서는 상인들에게 꾸준히 수요가 있다.
더군다나, 디림이 속해있는 스와디아(Swadia) 동부 지방에서는 결투 재판도 꽤 자주 있는 일이라, 갑자기 결투 재판에 휘말리게 된 사람들 역시 속성으로 무기 다루는 법을 배우기 위해 검술 길드를 찾기도 한다.
매음굴과도 비슷할 정도로 음침한 곳이라며 범죄의 온상으로 취급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다만...
...솔직히, 이 추세대로라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양지로 나오게 되지 않을까.
여튼, 요지를 이야기하자면, 이름하고 다르게 검술 길드는 검술만 가르치지는 않는다.
맨손 격투는 물론이고, 도끼, 메이스, 쿼터스태프, 창, 더 나아가서는 쇠뇌에 활까지, 어지간한 무기들은 다 배울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거기서 안나가 무슨 증명서 비스무리한 걸 발급받았단 말이지.
문을 열자마자 습기와 땀냄새가 공기에 스며든다.
불쾌한 땀냄새를 애써 무시하고 안으로 발걸음을 들인다.
방패를 든 남자 한 명의 자세를 교정해주던 사람이, 이 쪽으로 돌아보더니 헐레벌떡 뛰어온다.
"환영합니다, 디림 검술 길드에는 무슨 일이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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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 일행과 강사의 대화 내용 자유앵커
미키 : 거기 있는 사람이랑 아는 사람이야?
- 얘랑 동향출신이다, 이거야. 같이 검사가 되겠답시고 무술 훈련도 같이 받았었는데 얘는 자기집에 일이 생겨서 관뒀지만.
P : 야, 임마. 그런 얘기는...!
- 뭐, 나도 기껏 고생해서 검사가 되었더니 나랑은 적성이 영 안 맞아서 검사 일 때려치고 강습소나 하고 있긴 하지만. 하하하!
안나 : ...
안나 : 잘 계세요. 근데 옆에 있는 이 화상이 돈 벌겠다고 뛰쳐나와서, 찾아오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훈련관 : 너희 아버지가 민병대로 활동할 때 내가 가르쳤었지, 아버지가 혹시 너도 무기술을 가르쳐 주시던?
안나 : 칼 잡고 자기 몸을 베지 않을 정도로는요...
훈련관 : P 이자식, 도대체 뭔 짓을 했길래 이 안나가 화상 소리를 들어먹어?
P : 넌 언제 얘네 아버지를 가르칠 정도로 실력을 쌓은 거냐?
훈련관 : 뭐, 나도 용병으로 역마살 낀 삶을 좀 살아봤긴 해서...
P : 찍기 신공은 정말.
이건 찍기 신공이 아니지. 같이 다닌지가 몇 년인데 그런 것도 모르면 친구냐?
"너, P 맞지?"
그리고 그건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붉은 빛을 띠는 갈색 머리에, 특징적으로 정수리에서 삐죽 튀어나온 어마어마한 존재감의 바보털.
수려하다, 라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준수한 외모로도 가려지지 않는 특유의 순박하면서도 어벙한 기운.
목소리까지 들어보고 나니, 추측이 확신으로 바뀌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아마가세? 유명한 검사가 되어서 돌아오겠다길래 어디서 뭘 하고 있나 했더니, 도시 길드에서 교관을 하고 있었던 거야?"
"에이, 여긴 그냥 잠시 거쳐가는- 잠깐, 그러면 너 옆에는 안나야?"
"...안녕, 하세요..."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안나.
"거기 있는 사람들은, 서로 아는 사이인 거야?"
아직 이름으로 제대로 부를 생각은 없는 거 같은 미키.
"알다마다, 서로 동향 출신이거든. 그건 그렇고, 지금 트레이닝 해 주던 사람이 한 분 있어서 말을 오랫동안은 못 하겠는데. 궁금한 건 있다가 시간 나면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여긴 무슨 일로 온 거냐? 훈련? 아니면 상담? 안나 넌 그 칼은 어디서 난 거고?"
"여기 꼬맹이랑 대련을 하러 온 거야. 대련할 곳이랑 무기 정도는 빌려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뭐, 엄연히 이야기하자면 무료는 아니겠지만.
어떻게 잘 얘기하면 이번 한 번은 넘어갈 수도 있으려나.
"그건 그렇고, 심판은 누가 봐야 하지? 토우마 넌 봐 줘야 하는 손님이 있다며-"
"그건 됐네."
온 몸에 근육이 붙은 딱 봐도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토우마 뒤에서 나타난다.
"대련이야 흔히 있는 일이지만, 아가씨들 두 명이서 하는 대련은 진풍경이지."
하여튼, 남정네들이란.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남정네들 대련도 정말 재밌게 보면서 훈수 두고 있을 거 같은 토우마의 손님을 필두로, 어느새 주변의 교관들이랑 손님들이 우리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결투야?"
"결투는 아니고 대련이라는데?"
"막고라여?"
"막고라다!"
...순식간에 투기장이 되어버렸다.
이곳저곳에서 돈을 걸고 내기를 하는 소리도 섞여서 들려오는 걸 보니, 이미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달아오른 것 같은데.
.
.
.
교관 한 명이 심판을 자처하고 모여있던 사람들이 전부 벽면에 기대어 서거나 앉아있으니, 중앙에 뻥 뚫린 듯이 넓은 공간이 생긴다.
미키가 잘 쓰는 무기가 따로 있을 수도 있으니, 가능한 한 여러 무기들을 전부 조금씩 사용해보게 하겠다고 한다.
양손검, 한손검과 방패, 쿼터스태프에 맨손격투까지.
...근접무기란 근접무기는 다 써보게 할 생각인 건가 싶다.
당사자들보다 구경꾼들이 더 신나서, 자기들끼리 판을 키워버린 모양새인데.
정작 안나랑 미키는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다.
"...토우마, 길드마스터는 지금 여기 있어?"
"뭐, 괜찮을 거야."
에휴.
혹시나 일이 잘못되면 어떻게 빠져나갈 지부터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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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주사위타임.
일단 안나부터.
양손검이 이미 세계관 최강자급으로 나와버린 안나.
과연 다른 무기들은 어떨까요.
+1: 한손검과 방패
01~33: 그래도 똑같은 검은 검이라는 건가. 어디 가서 장식이다 소리 들을 수준은 아닌 거 같습니다.
34~66: 상당히 숙련되어 있습니다. 주무기가 한손검과 방패라고 해도 믿어줄 수 있겠네요.
67~99: 어지간한 보병장교나 근위대에 들어가도 손색없을 수준입니다.
100: 양손검이 아니라 그냥 소드마스터네...
+2: 봉/창술
01~33: 폴암 다루는 건 훈련받지 않은 일반인 수준이네요.
34~66: 그래도 나름대로 거리를 벌리고 싸운다는 인식 정도는 있습니다.
67~99: 양손검을 휘두르던 게 여기서도 어느 정도 적용되는 건가, 창으로도 1인분은 하겠습니다.
100: ...저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