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하던 생각이 있었다.
언젠가 미키가 아이돌에서 은퇴하고 그녀를 프로듀스하지 않게 되면, 그 떄는 내 뒤를 이어서 들어오는 후배에게 프로듀서 일을 가르치고 잠시 쉬는 기간을 가지자고.
5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나는 나에게는 너무 과분할 정도로 빛나는 천재를 맡았고, 그녀와 함께 아이돌과 프로듀서로서 오를 수 있는 자리에는 거의 다 오르게 되었다.
초보 프로듀서가 잠자는 봉황을 깨우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무대에 서는 것과 잠을 자는 것 외에는 아무 흥미도 없어보이는 미키를 움직이게 하고, 아이돌로서 첫 걸음을 내딛게 하는 과정에선 정말 많은 트러블들이 있었다.
기초적인 상식조차 부족해서 그것도 따로 가르치는 시간도 있었지.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오히려 내가 미키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그 한 걸음을 내딛은 후의 미키는, 말 그대로 거침없이 정상을 향해 나아갔고, 순식간에 그 자리에 올라서서는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달리는 호랑이를 탄 사람마냥, 그저 꼭 붙들고 저 폭발적인 속도에 나가떨어지지는 않기를 바라는 것 뿐이었다.
그 덕분에 얼떨결에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아이돌이 정상의 자리를 지배하는 광경을 지켜볼 수 있는 영광을 누리긴 했다만...
아무튼 요지는 그거다.
지쳤다.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을 너무 오랫동안 붙들고 있었다.
과연 내가 조금 더 평범한, 그런 아이돌을 내 힘으로 저 높은 하늘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천재를 길들이고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면, 평범한 아이돌을 가르치고 육성하는 것도 당연히 잘 할 거라고.
천만의 말씀.
내가 이런 '업적'들을 이뤄낼 수 있었던 건, 이미 우주 공간 저 너머에 떠 있어야 하는 별을 떠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은 내 자리를 대신할 후배를 키워낸 다음, 잠깐 휴식을 가지면서 이젠 정말로 아이돌을 '키워내는' 일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었다.
그래, 그렇게 내 부사수가 될 새 프로듀서를 맞이해야 했지.
그런데...
"허니~ 그래서, 미키랑 허니가 맡을 아이돌은 누구인 거야?"
"어제도 같이 찾아다녔잖아, 미키. 그리고, 회사에선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고 했지?"
"싫은 거야. 미키, 이제 아이돌도 아니니까, 미키적으로는 허니랑 꽁냥꽁냥해도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그게..."
대체 왜 미키가 내 부사수가 되어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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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가 할 말 자유앵커
"일 다 끝나셨으면, 그냥 미키 쨩이랑 먼저 나가보세요. 어차피 업무는 다 끝내고 후보들 프로필 보고 있는 거 아니었나요?"
"아, 네, 감사합니다..."
확실히, 미키를 프로듀스할 때보다는 일이 현저히 적다.
일부러 현장에서 스카우트도 해 보라면서 사장님이 나에겐 오전에 할 업무만 주시는 것도 있지만, 프로듀서의 대부분의 업무는 담당 아이돌에 관련되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직 담당할 아이돌이 정해지지 않은 나와 미키는 시간이 남아돈다는 뜻이다.
"좋을 때지, 좋을 때야."
"얼른 가 봐, 이러다가 와이프 삐지겠다."
주변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다른 프로듀서들이 말 한 마디씩 건넨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인 거야! 아핫!"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날 끌고 나가는 미키.
아니, 결혼한 거 아니라니까 그러네.
"허니랑 데이트~♪"
...아이돌 스카우트는 안중에도 없었던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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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점심을 먹은 후 P와 미키가 갈 곳 자유앵커
깍지를 꼭 낀 채 나무 다리 위를 걷는다.
호수에 미키와 내 얼굴이 나란히 비친다.
처음 프로덕션에 입사했을 때는 분명히 아무것도 없었을 텐데, 어느샌가 시간이 지나면서 산책로가 생기고, 호수를 빙 둘러싸는 나무다리가 놓이게 되었다.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일까.
항상 똑같은 자리에서 유유히 헤엄치던 오리들도 자취를 감췄다.
"그러게, 미키가 나한테 오리 선생님을 소개시켜준 일도 아직 기억나는데."
그래, 여기서 헤엄치는 오리의 발 이야기를 꺼냈었지.
"오리 선생님은, 아마 호수를 떠나 저 멀리 날아가지 않았을까?"
"호수가 너무 좁았을까......?"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그 자리에 멈춰서는 미키.
"어쩌면, 오리 선생님은 이제 미키에게 가르칠 게 없어서 떠난 거 아닐까?"
"...미키에게 가르칠 게 없어서?"
"응, 미키는 그만큼 많은 걸 배웠으니까. 더 가르칠 게 없으니까 다른 곳으로 떠난 거겠지."
고개를 돌려, 아무 것도 없는 맑은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미키를 쳐다본다.
"이제, 미키가 선생님이 되어 줄 차례야."
선생님이 떠나고 비어있는 교단.
이제 그 자리에, 한 때는 학생이었던 사람이 올라설 차례다.
"미키가......아이돌 선생님이 되어줄 차례..."
"...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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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키의 대답 자유앵커
그래, 이게 미키지.
재능도 재능이지만, 거기에 더해지는 무한한 자신감이 없다면 미키라고 할 수 없지.
그런 대책없는 자신감이 사람 여러 번 곤란하게 하기도 하지만, 정말로 그 정도의, 아니 그 이상의 활약을 해 주니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허니?"
"응, 미키?"
마침내 미키도 고개를 돌려 날 마주본다.
내 손을 잡고 있는 미키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계~속, 미키 옆에 있어줄 거지?"
"당연하지."
"미키, 다른 사람을 가르쳐주는 건 아직 잘 모르니까, 허니, 옆에서 미키를 도와줘?"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 미키."
"응, 그럼 된 거야!"
이내 밝은 표정으로 돌아와서는, 먼저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는 미키.
나도 뒤떨어질까 황급히 걸음을 재촉한다.
"그런데 미키, 이제 어디 가는 거야?"
"미키가 가르칠 아이돌을 찾는 거야!"
그 활기차면서도 지극히 단순하고 미키다운 행동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 가만히 있으면서 어디 가야 할 지 생각하는 것보단 어떻게든 아무 데나 움직여보는 게 낫겠지?
.
.
.
"그래서, 쇼핑몰은 왜?"
"허니랑 데이트도 하고, 아이돌로 스카우트할 수 있는 여자들도 많은- 헛!"
뭔가 중요한 게 떠올랐다는 듯이 미키가 그 자리에서 잠시 멈춰선다.
뭐, 핸드폰이라도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여자들이 많아도, 허니는 미키만 봐야 되는 거야."
"아니, 그거야......그리고, 아이돌로 스카우트할 사람을 찾으려면 여자들을 많이 봐야 하잖아?"
"부우- 그래도! 여자로서 보는 건 미키만인 거야!"
"아하하, 알겠어, 미키. 당연히 미키에게서 시선을 떼면 안 되지."
...솔직히 쇼핑몰 안에서 미키만큼이나 예쁜 사람을 한 명이라도 찾으면 그게 신기한 일인 거 같기는 하지만...
미키도 날 독점하고 싶어한다는 걸 직접 자기 입으로 들으니, 묘하게 기분이 좋기도 하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탐색 시작이다!
...탐색을 빙자한 데이트가 될 거 같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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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쇼핑몰 안에서 미키와 P가 할 일 자유앵커
'도시의 젊음이 한데 모이는 곳'에 가장 가까운 장소 중 하나는 아마 쇼핑몰일 것이다.
생필품이나 다른 물품들도 많이 팔기도 하지만, 쇼핑몰이 젊음을 모으는 이유는 단연 수많은 의류 매장들이 아닐까 싶다.
오랜만에 외출을 나온 가족들부터, 젊음을 만끽하는 친구들, 커플들과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까지, 한가할 날이 없는 곳이 바로 쇼핑몰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의류와 패션에 가장 관심이 많은 계층은 역시 젊거나 어린 여자들이겠지.
다시 말해서, 아이돌로 스카우트할 대상을 찾기에 최적인 곳들 중 한 군데가 바로 이 쇼핑몰이란 것이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업무 외의 일로 쇼핑몰을 방문하는 건 난 별로 내키진 않는 일이긴 하지만.
"그래서 미키, 뭐 보고 싶은 거 있어?"
"옷! 아무리 지루해도, 불평하기 없는 거야!"
그래도 일이 일인지라, 의상을 본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많이 해서 본능적인 귀찮음같은 건 많이 줄어들었다.
...딱 거기까지인 게 문제지만.
솔직히 이야기해서, 이건 영 아니다 싶은 정도가 아니면 호불호가 거의 없는 정도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옷이 라인이 산다던가 이런 정도는 이제 볼 수 있게 되었지.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크게 관심없는 일을 몇 시간동안 계속 걸어다니면서 한다는 건 좀 그렇긴 하다.
"허니~"
"응?"
"옷도 좋지만, 미키를 좀 더 자주 봐줬으면 하는 거야! 아핫!"
물론, 내 오른팔을 꼭 안은 채 활짝 웃고 있는 미키를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는 건 절대 부정할 수 없는 장점이다.
.
.
.
"오늘은 운이 좀 좋네? 마침 모델들을 초빙해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고..."
물론 이미 프로 무대에서 거물일 정도의 모델들이라면 딱히 아이돌로 스카우트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소규모 쇼에서 그런 비싼 몸들을 모셔오지는 않겠지.
이 자리를 빛낼 사람들에게는, 아마 아이돌 스카우트도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관객들 중에서는...
...한 번에 눈에 띌 정도의 인재는 없는 건가.
물론 바로 눈에 들어올 정도의 외모라 하더라도, 실제 아이돌 활동을 소화할 수 있는지는 좀 다른 문제긴 하지만.
"허니~"
"응, 미키?"
"더 꼭 안아주는 거야!"
"알겠어, 알겠어. 자. 이 정도면 돼?"
"헤헤..."
잠시 머릿속을 비우고, 웃음이 떠나가질 않는 얼굴을 내 어깨에 비비고 있는 미키를 바라본다.
미키의 가느다란 허리에 두른 두 팔에, 조금 더 힘을 세게 줘 본다.
미키도 내 목에 팔을 두른 채, 좀 더 강하게 날 끌어당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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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키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본다.
...뭐, 미키 말대로 이제 거리낄 건 하나도 없긴 하지.
이내 나도 미키에게 호응하기로 한다.
나도 눈을 감고 고개를 살짝 들어, 미키의 입술에 내 입술을 마주친다.
잠시동안 맞닿은 채 입술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만끽하다가 떨어진다.
살짝 달라붙었다가 이내 살포시 떨어지는 그 감각이 산뜻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거기까지인 거야?"
"하하, 그래도 보는 눈이 많으니까. 아쉬운 건 금요일 되면 몰아서 하자?"
"그러면 오늘도 허니 집에서 자고 가는 거야!"
"갈아입을 옷같은 건 미키가 챙겨와야지?"
"우우..."
"아, 미키, 이제 곧 시작하겠다. 집중해서 봐야지?"
"그런 거보다 허니를 더 보고 싶은데."
"그래도, 지금은 일 때문에 여길 온 거기도 하잖아?"
그렇게 말하면서 빵빵하게 부풀린 볼을 검지손가락으로 살짝 찔러본다.
이해해주겠다는 듯이 바람이 빠지면서 원래대로 돌아오는 미키의 얼굴.
"그러면, 뒤에서 안아주는 거야."
"백허그?"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거야."
그러면서 내게서 패션쇼가 진행될 무대 쪽으로 돌아서는 미키.
이내 다시 체중을 내게 실어오면서 기대온다.
그 행동 하나하나가 귀여워 입가에 미소가 절로 걸쳐진다.
두 팔로 허리를 감싸자, 미키가 만족했다는 듯이 머리를 내 왼쪽 어깨에 기대온다.
처음 만났을 때와 비교해 엄청 고와진 금발의 머리카락이 내 어깨 위에 드리워진다.
나도 이내 미키에게서 시선을 떼고, 무대 쪽을 바라본다-
"어?"
"왜, 미키?"
"저기, 저 쪽에......방금 미키랑 눈 마주친 거야."
살짝 앞으로 가리키는 손을 따라가본다.
스테이지 위에, 미키와 똑같은 금발의 한 여자아이가 살짝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머리 색깔은 미키보다 살짝 더 진한 것 같다.
미키와는 다르게 단발로 머리를 잘랐는데, 뭔가 손질이 덜 된 건지, 아니면 원체 머리가 그렇게 생긴 건지 양 옆에 머리카락이 뾰족 튀어나와있다.
뿔보다는, 그래, 작은 날개같은 느낌인데.
...날개카락?
뭐...
옷차림을 보니까 모델 같은데.
그건 그렇고, 오우...
...얘도 거의 미키 급으로 몸매가-
"허니?"
"응, 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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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키를 두고 한눈팔면 안 되는 거야
2. ...저 사람이 좋겠어
"별로라고 생각했으면, 내가 잠깐 보고 있어도 아무 말도 안 했을 거잖아? 분명히 미키 눈에도 충분히 예뻐보였으니까 나한테 그런 말을 한 거 아니야?"
"...그런가?"
"안녕하십니까? 저희 XX 브랜드 OO점에서 진행하는 의상 쇼케이스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마이크를 통해 증폭된 목소리가 갑자기 실내를 가득 채운다.
귀 안이 갑자기 쩌렁쩌렁 울리는 감각에 살짝 놀라서 미키를 안고 있는 두 팔에 힘이 들어간다.
...미키는 그게 또 좋은 모양이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먼저 오늘 모델로 참가해주신 여러분꼐 한 마디씩 들어보겠습니다! 자, 먼저 여기 츠바사 씨부터!"
그 순간, 살짝 입을 벌리고 이 쪽을 바라보던 여자아이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네~! 이부키 츠바사입니다~! 다들 와 줘서 고마워~♪"
처음부터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듯이, 능숙하게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청중의 눈길을 끌고 주목받는 데 굉장히 익숙하고,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외모도 가히 압도적이라 보는 게 맞겠지만, 말투도 단순히 씩씩하고 귀여운 게 아니라, 뭐랄까...
...약간 교태가 섞여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내 눈이 맞다면 상당히 어려보이는데...
"...미키?"
"허니?"
"찾은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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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키의 대답 자유앵커
뭐지.
얘가 저런 말도 할 줄 알았었나.
그 묘한 이질감에 잠시 시선을 밑으로 돌려보자, 어느샌가 다시 고개를 정면으로 돌린 채 내게 기대고 있는 미키의 머리카락만이 보일 뿐이다.
잘록한 허리에서 오른팔을 슬며시 떼고는, 금빛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어보면서 시선을 다시 앞으로 돌린다.
인터뷰가 꽤 짧았던 모양일까, 어느샌가 다음 순서로 넘어갔는지 방금 전의 그 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무대에서 내려가고 있다.
뭐, 런웨이에서 다시 볼 수야 있겠지만.
방금 전의 아이보다는 꽤 평범하고 무난하게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델을 지켜보며, 머릿속에서 잠시 생각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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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패션쇼 중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인터뷰 세션이 그렇게 막을 내린다.
모델들이 런웨이에 서기 전에 주어지는 약간의 시간.
아직까지 아무도 미키를 알아본 사람이 없다는 것에 살짝 신기해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어때?"
"...인정하기는 싫지만, 그 아이 말고 딱히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없던 거야."
뭐, 한 명이라도 건진 게 어디야.
꼼짝없이 이대로 오디션 공모까지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이런 후보군 몇 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기대감을 품게 된다.
물론, 그 중에 한 명이라도 오퍼를 하면 받아줄 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미키는 왜 그렇게 그 아이를 마음에 안 들어하는 거지?
"혹시 그 애, 전에 본 적 있어?"
"아니, 오늘 처음 보는 거야."
"그런데-"
막 입을 열려던 찰나, 누군가가 내 옷깃을 살짝 잡아당긴다.
내 입에서 나오려던 말이 옷깃과 함께 잡아당겨져, 저 멀리 날아가버린다.
바보같이 반쯤 입을 연 그대로 뒤를 돌아본다.
아까 전에 눈여겨봤던 그 아이가, 나를 잠시 올려다보고 있었다.
"저, 혹시......옆에, 그..."
무대 위에서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더듬고 있다.
잠시 고개를 다시 옆으로 돌린다.
"저기, 미키, 누가 너 찾-"
"저, 정말 미키쨩이에요오오오오!??"
갑자기 제자리에서 거의 뛰어오를 듯이, 백화점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른다.
저 멀리 사라지고 나서, 정적 속에서 잠시 눈을 굴려본다.
사방에서 시선이 이 쪽으로 쏟아진다.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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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정말 어떻게 기적같이 안 알아보고 넘어가나 했는데.
역시 그런 생각같은 건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걸 몰랐어.
미키도 순간적으로 그 자리에서 굳어서는 움직이지를 않는다.
술렁임이 군중들 속으로 퍼지기 전에 얼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
어떻게 하지.
차라리 무작정 도망쳐버릴까?
머릿속이 하얘져버리기 전에, 뭐라도 해야 하는데.
심지어 미키가 '오히려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있으면 잘 못 알아본다'면서 아무련 변장같은 것도 하지 않아서, 제대로 알고 보면 못 알아볼 리가 없다.
이걸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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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림도 없지, 그런 거 생각하는 동안 이미 다들 상황 파악을 끝내버렸다.
2. 아이돌 스카우트고 뭐고 일단 뛰자!
먼저 2표
미키도 똑같은 생각이었던 건지, 다행히도 팔에 이끌려 넘어져버리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다행히도 아직 아무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건지, 쫓아온다던가 핸드폰을 꺼내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일단 빠르게 코너를 돈 뒤, 아무렇지도 않게 속도를 줄여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걷는다.
그도 그럴 게, 갑자기 누군가가 뛰어가는 걸 본다면 그 쪽으로 시선이 집중될 거 아닌가.
최대한 사람이 많은 곳으로 천연덕스럽게 섞여들어가본다.
"괜찮아?"
"응, 괜찮은 거야."
"지, 진짜 미키쨩이, 내 손을..."
...좀 위험한데.
아니, 그건 그렇고 얘는 또 왜 끌고 온 거야.
"저기, 미키?"
"응, 허니?"
"그, 다른 손에 쟤는 왜 데리고 온 거야?"
"응? 잘못 데리고 온 거야?"
아무것도 문제 없다는 듯이 똘망똘망한 눈으로 이 쪽을 쳐다보는 미키.
"그게 아니고, 패션쇼는?"
"..."
"..."
"..."
"으음..."
뭔가 더 꼬여버린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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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있다가 찾아간다고 말하고 일단 돌려보낸다.
2. 급한 대로 지금 명함을 줘 버린다.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고개를 살짝 트는 게,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닌데.
하지만 미키를 프로듀스하면서 그런 거 대처하는 짬은 쌓일 대로 쌓였지.
상대를 잘못 골랐어.
"미키, 일단 급한 대로 지금 전달하자."
"응, 아 그래,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는 거야?"
"츠바사! 이부키, 이부키 츠바사에요! 저, 정말로 예전부터 미키 쨩의 팬이어서..."
완전히 들뜬 표정으로 정수리의 바보털을 꼿꼿이 세우고 있다.
따지고 보면 영락없이 그냥 자리에서 납치해가버린 건데, 아무런 경계심이 없이 오히려 미키에게 눈을 빛내고 있다.
...괜찮은 걸까, 얘.
그러든 말든, 미키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잠시 뒤적거리더니, 이내 손에 자신의 명함을 꺼내든다.
하긴, 내 꺼보다는 미키 꺼에 훨씬 더 관심있어하겠지...
"정말 고마운 거야. 하지만 이제 미키는 아이돌이 아니라, 아이돌 프로듀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아이돌, 프로듀서요?"
아무 말 없이, 살짝 고개를 숙여서는 츠바사와 눈높이를 맞추는 미키.
"잠깐 손 좀 줘 볼래?"
마치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와 별들을 처음 보는 어린아이마냥, 눈을 빛내면서 입을 경외심에 살짝 벌린 채 미키를 바라보고 있는 츠바사.
무언가에 홀린 듯이, 서서히 왼손을 내민다.
미키가 그 위에 살포시 명함을 올려놓는다.
"관심 있으면, 언제든지 이 번호로 연락해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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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3: 뛸 듯이 기뻐하는 츠바사
34~66: 그 자리에서 얼어버린다
67~99: (기절)
100: ???
마치 동영상을 일시정지한 듯, 그대로 멈춰선 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혼자에게만 시간이 멈춘 마냥 굳어버린 츠바사.
잠시 후, 그대로 눈이 천장을 향하기 시작한다.
큰일났다!
그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감과 동시에, 츠바사의 눈이 감기면서 몸이 도미노처럼 뒤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눈이 그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몸이 앞으로 튀어나간다.
그대로 바닥과 츠바사의 몸 사이에 뛰어들어, 간신히 받아내는 데 성공한다.
최대한 천천히 바닥에 눕힌 뒤, 쓰러진 츠바사를 두 손으로 잡고 세게 흔들어본다.
미키도 적잖이 당황했는지, 그 자리에 잠시 굳어있다가 이내 츠바사에게 달려든다.
...이젠 패션쇼는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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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와 미키가 어찌어찌 일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간 다음 할/일어날 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다음 연재까지 무제한으로 받습니다.
침대에 걸터앉으면서, 아직 머리가 살짝 젖어있는 미키 쪽을 쳐다본다.
대체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찌어찌 잘 해결하고 일단 그 애는 집으로 성공적으로 돌려보냈다.
"그래서, 아까 백화점에서 본 그 애는 어때?"
"백화점에서- 아, 그 머리카락이 날개같은 애 말하는 거야?"
...그렇지?
머리스타일이 굉장히 특이하긴 했다.
미키랑 똑같이 정수리 쪽에 뚜렷하게 튀어나온 안테나라던가, 아니면 그것보다도 더 특징적인, 머리 양쪽에 튀어나온 날개카락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그것.
이름도 아예 날개(翼)라서 굉장히 기억하기 쉬웠지.
미키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던 건가?
"응, 그래, 이름은 츠바사였지."
"오늘 본 사람들 중에선 가장 좋았던 거야."
오늘 본 사람들 중에서?
그 조건을 빼놓고 봐도 지금까지 중에서 이 정도로 느낌이 온 사람은 없었다.
분명히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것 같은데...
답답하다는 듯, 약간 삐졌다는 듯 볼을 살짝 부풀리는 미키.
그 모습마저도 너무 귀여워보여서, 자칫하면 넋놓고 감상하게 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허니는 너무 둔감해서 문제인 거야."
...할 말이 없네.
미키랑은 어떻게 사귀게 된 걸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긴 하다.
그건 그렇고, 츠바사가 딱히 내게 호감을 가질 일도 없는 것 같은데.
아니면...
이성관계가 복잡할 것 같다던가, 그런 느낌인가?
아무튼, 미키에게 뭔가 더 물어보는 건 이 쯤에서 관두기로 하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내 옆에 걸터앉은 미키를 한 팔로 살짝 끌어안는다.
"괜찮아, 미키.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아무 데도 안 갈 거니까."
"...뭐야, 그게. 역시 무드가 부족한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싫지 않은 듯이 그대로 몸을 내게 실어온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면서 이 짧다면 짧은 시간을 만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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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과연 츠바사는 사무소로 찾아올까요?
01~50; No
51~99: Yes
100:???
이름을 그렇게나 빨리 외운 걸 보니 미키 눈에도 굉장히 인상깊었던 모양이다.
워, 그게 아니라 그냥 머리카락 때문일 수도 있으려나.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지. 진로를 그렇게 쉽고 빠르게 결정하는 것도 좀 그렇잖아?"
"하지만, 미키는 그냥 친구들이 지원해보라 그래서 바로 해 봤던 거고..."
...음.
전혀 당연하지 않았나보다.
사람마다 평범함의 기준은 다른 거니까.
"뭐, 츠바사도 걔 나름대로 생각을 한 다음에 어떻게든 결론을 내릴 거니까 말이야.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다려주는 거겠지......응?"
드르륵.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열린 미닫이문 뒤로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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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를 제외한 AS 아이돌 중 한 명을 골라주세요.
먼저 2번 나온 쪽이 선택됩니다.
사무소와 함께한 13명 중에서도, 처음부터 아이돌 그 자체를 꿈꿔왔었던 소녀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노선을 변경하거나 하지도 않고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머리 양 쪽에 리본을 달고 다니는 그 특징적인 헤어스타일은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고 이어져오고 있다.
준수하기는 하지만 13명 중에서 상대적으로는 개성이 떨어지고 수수한 얼굴이라 그런가, 사실 리본이 본체 아니냐는 밈도 돌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안녕하세요- 아, 미키 쨩?"
"하루카도 안녕인 거야."
"요즘 일은 어때?"
흠...
정말 만약의 이야기지만, 혹시 하루카가 츠바사에 대해 뭔가 알고 있을까?
츠바사 정도로 두각을 드러내는 아이가 있다면, 뭔가 알음알음 소문이 이미 퍼져있을 법도 하긴 한데 말이지.
워낙에 붙임성이 좋고 발도 넓은 하루카라서, 이런 소문들도 뭔가 잘 주워들을 것 같고.
"아, 미키네 프로듀서 씨?"
다행히도 하루카는 아직 나를 미키 남편이라고는 부르지 않는 것 같다.
"응, 하루카?"
"아까 전에 미키 쨩이랑 이야기하던 츠바사는 누구인가요?"
이러면 이야기가 좀 더 쉬워지겠지...
"아, 이부키 츠바사?"
"어제 미키랑 허니가 찾아낸 아이돌 지망생인 거야!"
...음...
정확히 아이돌을 지망한다고 한 적은 없는 거 같은데.
"그......지망생은 아니고, 그냥 재능이 뛰어난 아이지? 일단 아이돌 해 볼 생각은 없냐고 권유는 해 봤는데, 확답을 듣지는 못했어."
권유를 받고 그 자리에서 기절해버려서 대답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일단은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혹시나 해서 하는 이야기인데, 하루카도 들어본 이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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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no
51~100: yes
먼저 2표
"그......정확히 어디인지는 몰라도, 아이스크림을 파는 푸드트럭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푸드트럭이라?
최근에 야외에서 행사를 한 적이 있었나?
아니면 정말 운 좋게 잠시 자리잡아서 장사를 하던 트럭 한 대를 본 건가.
"아무튼, 거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용케도 들키지 않은 모양인가.
"앞에 서 있던 여자애를 보자마자 츠바사라는 걸 알아보겠더라고요. 워낙에 눈에 확 띄고, 특징적이기도 해서요. 특히 그 날개? 비슷하게 생긴 머리카락이..."
아무튼 사람 생각하는 건 다 똑같구만.
하루카의 친구까지 하면 츠바사의 헤어스타일을 보자마자 '날개'를 연상한 사람만 4명이다.
이대로 데뷔를 한다면 아마 모두가 그 헤어스타일을 기억하고, 그러면 이름도 바로바로 기억해낼 수 있지 않을까?
우스운 생각인 것 같긴 하지만 이건 상상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이점이다.
기본적으로 비주얼이 준수함을 넘어서 지금의 765프로를 만든 13명의 아이돌들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할만큼 뛰어나기도 한데, 누구든지 보자마자 자신을 알아보고 기억하게 하는 수단이 있다.
거기에 운명의 장난인 건지, 아니면 정말로 천명이 아이돌인 건지, 그 각인된 이미지라는 게 자신의 이름하고도 바로 직결되는 이미지다.
이렇게 되면 인지도는 정말 속되게 '날로 먹는다'고 표현할 수 있을만큼 빠르게 확보되겠지.
물론 그 다음 어떻게 될지는 그 아이의 여부에 달려있긴 하지만...
"저, 프로듀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는거야, 허니?"
아.
아직 아이돌을 하는지 안 하는지도 모르는데 벌써 김칫국부터 몇 사발을 들이키고 있었다.
"아, 그래, 미안. 제대로 들을 거니까 계속 해 볼래?"
"예전부터 그랬지만 허니는 한 번 생각에 빠지면 헤어나오지를 못하는 거야."
"미안, 집중할게."
"아무튼, 더 주면 안 되냐고 애교를 부렸던 것 같은데, 점원 분 얼굴이......말 그대로 녹아내리더라고요."
허어...
미키가 아무한테나 애교를 부리고 다닌다고 상상해보니, 대충 짐작이 가기는 한다.
확실히 이렇게 보면 둘의 차이가 좀 더 확연히 드러나기는 하는군.
"얼굴은 아이스크림을 받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길을 가는 걸 살짝 보긴 했어요."
잠시 뜸을 들이는 하루카.
"확실히, 예쁘더라고요."
사무소에 정적이 흐른다.
간간히 들리는 잡담이나 발걸음은 커녕 키보드 소리조차도 사라진 채, 컴퓨터 본체의 우웅 하는 소리만 선명하게 들려온다.
...키보드 소리조차도?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본다.
"...저기, 여러분?"
왜 프로듀서들이고 오토나시 씨고 전부 저희 주변에 몰려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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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대화 내용 자유앵커
18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언젠가 미키가 아이돌에서 은퇴하고 그녀를 프로듀스하지 않게 되면, 그 떄는 내 뒤를 이어서 들어오는 후배에게 프로듀서 일을 가르치고 잠시 쉬는 기간을 가지자고.
5년이 넘는 긴 시간동안, 나는 나에게는 너무 과분할 정도로 빛나는 천재를 맡았고, 그녀와 함께 아이돌과 프로듀서로서 오를 수 있는 자리에는 거의 다 오르게 되었다.
초보 프로듀서가 잠자는 봉황을 깨우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무대에 서는 것과 잠을 자는 것 외에는 아무 흥미도 없어보이는 미키를 움직이게 하고, 아이돌로서 첫 걸음을 내딛게 하는 과정에선 정말 많은 트러블들이 있었다.
기초적인 상식조차 부족해서 그것도 따로 가르치는 시간도 있었지.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오히려 내가 미키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그 한 걸음을 내딛은 후의 미키는, 말 그대로 거침없이 정상을 향해 나아갔고, 순식간에 그 자리에 올라서서는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달리는 호랑이를 탄 사람마냥, 그저 꼭 붙들고 저 폭발적인 속도에 나가떨어지지는 않기를 바라는 것 뿐이었다.
그 덕분에 얼떨결에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아이돌이 정상의 자리를 지배하는 광경을 지켜볼 수 있는 영광을 누리긴 했다만...
아무튼 요지는 그거다.
지쳤다.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을 너무 오랫동안 붙들고 있었다.
과연 내가 조금 더 평범한, 그런 아이돌을 내 힘으로 저 높은 하늘에 올려놓을 수 있을까?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천재를 길들이고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면, 평범한 아이돌을 가르치고 육성하는 것도 당연히 잘 할 거라고.
천만의 말씀.
내가 이런 '업적'들을 이뤄낼 수 있었던 건, 이미 우주 공간 저 너머에 떠 있어야 하는 별을 떠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은 내 자리를 대신할 후배를 키워낸 다음, 잠깐 휴식을 가지면서 이젠 정말로 아이돌을 '키워내는' 일에 대해 고민해보고 싶었다.
그래, 그렇게 내 부사수가 될 새 프로듀서를 맞이해야 했지.
그런데...
"허니~ 그래서, 미키랑 허니가 맡을 아이돌은 누구인 거야?"
"어제도 같이 찾아다녔잖아, 미키. 그리고, 회사에선 그렇게 부르면 안 된다고 했지?"
"싫은 거야. 미키, 이제 아이돌도 아니니까, 미키적으로는 허니랑 꽁냥꽁냥해도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그게..."
대체 왜 미키가 내 부사수가 되어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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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P가 할 말 자유앵커
'솔직히, 이제는 일로 만나는 것 말고 사적으로... 아니 내가 뭐라냐!'
"부우- 하지만, 점심시간까지 10분도 안 남은 거야."
"그래도, 직장에 있으면 시간은 잘 지켜야지. 아이돌 일 할 때도 그건 마찬가지였잖아?"
"아, 프로듀서 씨?"
저 멀리서 코토리 씨가 날 부른다.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대답해본다.
"일 다 끝나셨으면, 그냥 미키 쨩이랑 먼저 나가보세요. 어차피 업무는 다 끝내고 후보들 프로필 보고 있는 거 아니었나요?"
"아, 네, 감사합니다..."
확실히, 미키를 프로듀스할 때보다는 일이 현저히 적다.
일부러 현장에서 스카우트도 해 보라면서 사장님이 나에겐 오전에 할 업무만 주시는 것도 있지만, 프로듀서의 대부분의 업무는 담당 아이돌에 관련되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아직 담당할 아이돌이 정해지지 않은 나와 미키는 시간이 남아돈다는 뜻이다.
"좋을 때지, 좋을 때야."
"얼른 가 봐, 이러다가 와이프 삐지겠다."
주변에서 업무를 보고 있던 다른 프로듀서들이 말 한 마디씩 건넨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인 거야! 아핫!"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날 끌고 나가는 미키.
아니, 결혼한 거 아니라니까 그러네.
"허니랑 데이트~♪"
...아이돌 스카우트는 안중에도 없었던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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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점심을 먹은 후 P와 미키가 갈 곳 자유앵커
"오리 선생님은 어디 갔을까?"
깍지를 꼭 낀 채 나무 다리 위를 걷는다.
호수에 미키와 내 얼굴이 나란히 비친다.
처음 프로덕션에 입사했을 때는 분명히 아무것도 없었을 텐데, 어느샌가 시간이 지나면서 산책로가 생기고, 호수를 빙 둘러싸는 나무다리가 놓이게 되었다.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일까.
항상 똑같은 자리에서 유유히 헤엄치던 오리들도 자취를 감췄다.
"그러게, 미키가 나한테 오리 선생님을 소개시켜준 일도 아직 기억나는데."
그래, 여기서 헤엄치는 오리의 발 이야기를 꺼냈었지.
"오리 선생님은, 아마 호수를 떠나 저 멀리 날아가지 않았을까?"
"호수가 너무 좁았을까......?"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그 자리에 멈춰서는 미키.
"어쩌면, 오리 선생님은 이제 미키에게 가르칠 게 없어서 떠난 거 아닐까?"
"...미키에게 가르칠 게 없어서?"
"응, 미키는 그만큼 많은 걸 배웠으니까. 더 가르칠 게 없으니까 다른 곳으로 떠난 거겠지."
고개를 돌려, 아무 것도 없는 맑은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미키를 쳐다본다.
"이제, 미키가 선생님이 되어 줄 차례야."
선생님이 떠나고 비어있는 교단.
이제 그 자리에, 한 때는 학생이었던 사람이 올라설 차례다.
"미키가......아이돌 선생님이 되어줄 차례..."
"...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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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키의 대답 자유앵커
그래, 이게 미키지.
재능도 재능이지만, 거기에 더해지는 무한한 자신감이 없다면 미키라고 할 수 없지.
그런 대책없는 자신감이 사람 여러 번 곤란하게 하기도 하지만, 정말로 그 정도의, 아니 그 이상의 활약을 해 주니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허니?"
"응, 미키?"
마침내 미키도 고개를 돌려 날 마주본다.
내 손을 잡고 있는 미키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계~속, 미키 옆에 있어줄 거지?"
"당연하지."
"미키, 다른 사람을 가르쳐주는 건 아직 잘 모르니까, 허니, 옆에서 미키를 도와줘?"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 미키."
"응, 그럼 된 거야!"
이내 밝은 표정으로 돌아와서는, 먼저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하는 미키.
나도 뒤떨어질까 황급히 걸음을 재촉한다.
"그런데 미키, 이제 어디 가는 거야?"
"미키가 가르칠 아이돌을 찾는 거야!"
그 활기차면서도 지극히 단순하고 미키다운 행동에,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 가만히 있으면서 어디 가야 할 지 생각하는 것보단 어떻게든 아무 데나 움직여보는 게 낫겠지?
.
.
.
"그래서, 쇼핑몰은 왜?"
"허니랑 데이트도 하고, 아이돌로 스카우트할 수 있는 여자들도 많은- 헛!"
뭔가 중요한 게 떠올랐다는 듯이 미키가 그 자리에서 잠시 멈춰선다.
뭐, 핸드폰이라도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여자들이 많아도, 허니는 미키만 봐야 되는 거야."
"아니, 그거야......그리고, 아이돌로 스카우트할 사람을 찾으려면 여자들을 많이 봐야 하잖아?"
"부우- 그래도! 여자로서 보는 건 미키만인 거야!"
"아하하, 알겠어, 미키. 당연히 미키에게서 시선을 떼면 안 되지."
...솔직히 쇼핑몰 안에서 미키만큼이나 예쁜 사람을 한 명이라도 찾으면 그게 신기한 일인 거 같기는 하지만...
미키도 날 독점하고 싶어한다는 걸 직접 자기 입으로 들으니, 묘하게 기분이 좋기도 하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탐색 시작이다!
...탐색을 빙자한 데이트가 될 거 같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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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쇼핑몰 안에서 미키와 P가 할 일 자유앵커
생필품이나 다른 물품들도 많이 팔기도 하지만, 쇼핑몰이 젊음을 모으는 이유는 단연 수많은 의류 매장들이 아닐까 싶다.
오랜만에 외출을 나온 가족들부터, 젊음을 만끽하는 친구들, 커플들과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까지, 한가할 날이 없는 곳이 바로 쇼핑몰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의류와 패션에 가장 관심이 많은 계층은 역시 젊거나 어린 여자들이겠지.
다시 말해서, 아이돌로 스카우트할 대상을 찾기에 최적인 곳들 중 한 군데가 바로 이 쇼핑몰이란 것이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업무 외의 일로 쇼핑몰을 방문하는 건 난 별로 내키진 않는 일이긴 하지만.
"그래서 미키, 뭐 보고 싶은 거 있어?"
"옷! 아무리 지루해도, 불평하기 없는 거야!"
그래도 일이 일인지라, 의상을 본다는 것 자체는 굉장히 많이 해서 본능적인 귀찮음같은 건 많이 줄어들었다.
...딱 거기까지인 게 문제지만.
솔직히 이야기해서, 이건 영 아니다 싶은 정도가 아니면 호불호가 거의 없는 정도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옷이 라인이 산다던가 이런 정도는 이제 볼 수 있게 되었지.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크게 관심없는 일을 몇 시간동안 계속 걸어다니면서 한다는 건 좀 그렇긴 하다.
"허니~"
"응?"
"옷도 좋지만, 미키를 좀 더 자주 봐줬으면 하는 거야! 아핫!"
물론, 내 오른팔을 꼭 안은 채 활짝 웃고 있는 미키를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는 건 절대 부정할 수 없는 장점이다.
.
.
.
"오늘은 운이 좀 좋네? 마침 모델들을 초빙해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고..."
물론 이미 프로 무대에서 거물일 정도의 모델들이라면 딱히 아이돌로 스카우트하지는 못하겠지만, 이런 소규모 쇼에서 그런 비싼 몸들을 모셔오지는 않겠지.
이 자리를 빛낼 사람들에게는, 아마 아이돌 스카우트도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관객들 중에서는...
...한 번에 눈에 띌 정도의 인재는 없는 건가.
물론 바로 눈에 들어올 정도의 외모라 하더라도, 실제 아이돌 활동을 소화할 수 있는지는 좀 다른 문제긴 하지만.
"허니~"
"응, 미키?"
"더 꼭 안아주는 거야!"
"알겠어, 알겠어. 자. 이 정도면 돼?"
"헤헤..."
잠시 머릿속을 비우고, 웃음이 떠나가질 않는 얼굴을 내 어깨에 비비고 있는 미키를 바라본다.
미키의 가느다란 허리에 두른 두 팔에, 조금 더 힘을 세게 줘 본다.
미키도 내 목에 팔을 두른 채, 좀 더 강하게 날 끌어당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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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키가 할 말/행동 자유앵커
"아, 맞아, 그랬지?"
...물론 금요일까지 스카우트할 대상을 찾지 못한다는 가정 하에 말이지만.
"그러면, 그 날은 허니 집에 놀러가는 거야. 그렇게 주말까지 놀자?"
"그래, 그래. 그러면 뭐 하고 놀게?"
잠시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생각하는 미키.
"음......영화도 보고, 같이 밥도 먹고, 그리고 밤에는......알지?"
까치발로 선 채, 얼굴을 내 귓가에 가져가서는 속삭이며 은근슬쩍 바람을 불어넣는다.
어...
아무래도 있다가 집에 갈 때 편의점을 좀 들러야 할 거 같다.
"...그래, 그러자. 따로 준비해야 할 건 있을까?"
"미키가 이미 준비해놨으니까, 괜찮은 거야!"
...너 말이야...
아이돌 은퇴하고 나서, 엄청......적극적인 거 같은데.
뭐, 따지고 보면 나한테도 좋은 일인가.
"아, 허니?"
"응?"
"이젠 아이돌도 아닌데......이 정도는 문제없는 거지?"
뒤꿈치는 그대로 든 상태로, 살며시 눈을 감으며 앙증맞은 입술을 내밀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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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대로 세이프
2. 군중 사이에서 누가 미키를 알아본다
먼저 2표
...뭐, 미키 말대로 이제 거리낄 건 하나도 없긴 하지.
이내 나도 미키에게 호응하기로 한다.
나도 눈을 감고 고개를 살짝 들어, 미키의 입술에 내 입술을 마주친다.
잠시동안 맞닿은 채 입술 특유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만끽하다가 떨어진다.
살짝 달라붙었다가 이내 살포시 떨어지는 그 감각이 산뜻한 느낌을 배가시킨다.
"...거기까지인 거야?"
"하하, 그래도 보는 눈이 많으니까. 아쉬운 건 금요일 되면 몰아서 하자?"
"그러면 오늘도 허니 집에서 자고 가는 거야!"
"갈아입을 옷같은 건 미키가 챙겨와야지?"
"우우..."
"아, 미키, 이제 곧 시작하겠다. 집중해서 봐야지?"
"그런 거보다 허니를 더 보고 싶은데."
"그래도, 지금은 일 때문에 여길 온 거기도 하잖아?"
그렇게 말하면서 빵빵하게 부풀린 볼을 검지손가락으로 살짝 찔러본다.
이해해주겠다는 듯이 바람이 빠지면서 원래대로 돌아오는 미키의 얼굴.
"그러면, 뒤에서 안아주는 거야."
"백허그?"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거야."
그러면서 내게서 패션쇼가 진행될 무대 쪽으로 돌아서는 미키.
이내 다시 체중을 내게 실어오면서 기대온다.
그 행동 하나하나가 귀여워 입가에 미소가 절로 걸쳐진다.
두 팔로 허리를 감싸자, 미키가 만족했다는 듯이 머리를 내 왼쪽 어깨에 기대온다.
처음 만났을 때와 비교해 엄청 고와진 금발의 머리카락이 내 어깨 위에 드리워진다.
나도 이내 미키에게서 시선을 떼고, 무대 쪽을 바라본다-
"어?"
"왜, 미키?"
"저기, 저 쪽에......방금 미키랑 눈 마주친 거야."
살짝 앞으로 가리키는 손을 따라가본다.
스테이지 위에, 미키와 똑같은 금발의 한 여자아이가 살짝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머리 색깔은 미키보다 살짝 더 진한 것 같다.
미키와는 다르게 단발로 머리를 잘랐는데, 뭔가 손질이 덜 된 건지, 아니면 원체 머리가 그렇게 생긴 건지 양 옆에 머리카락이 뾰족 튀어나와있다.
뿔보다는, 그래, 작은 날개같은 느낌인데.
...날개카락?
뭐...
옷차림을 보니까 모델 같은데.
그건 그렇고, 오우...
...얘도 거의 미키 급으로 몸매가-
"허니?"
"응, 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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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키를 두고 한눈팔면 안 되는 거야
2. ...저 사람이 좋겠어
먼저 2표
"아니, 미키, 그게 아니라..."
"그러면?"
"...한 번 쟤를 눈여겨보자고. 뭔가 느낌이 좋아."
"...허니도 사장님처럼 팅 하고 온 거야?"
아니, 미키 네가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 난 그 정도는 아니고. 그런데, 미키 너도 일단은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지?"
"응? 미키는 아무 말도 한 적 없는 거야."
"별로라고 생각했으면, 내가 잠깐 보고 있어도 아무 말도 안 했을 거잖아? 분명히 미키 눈에도 충분히 예뻐보였으니까 나한테 그런 말을 한 거 아니야?"
"...그런가?"
"안녕하십니까? 저희 XX 브랜드 OO점에서 진행하는 의상 쇼케이스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마이크를 통해 증폭된 목소리가 갑자기 실내를 가득 채운다.
귀 안이 갑자기 쩌렁쩌렁 울리는 감각에 살짝 놀라서 미키를 안고 있는 두 팔에 힘이 들어간다.
...미키는 그게 또 좋은 모양이다.
"그럼, 거두절미하고 먼저 오늘 모델로 참가해주신 여러분꼐 한 마디씩 들어보겠습니다! 자, 먼저 여기 츠바사 씨부터!"
그 순간, 살짝 입을 벌리고 이 쪽을 바라보던 여자아이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네~! 이부키 츠바사입니다~! 다들 와 줘서 고마워~♪"
처음부터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듯이, 능숙하게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청중의 눈길을 끌고 주목받는 데 굉장히 익숙하고, 재능이 있는 것 같다.
외모도 가히 압도적이라 보는 게 맞겠지만, 말투도 단순히 씩씩하고 귀여운 게 아니라, 뭐랄까...
...약간 교태가 섞여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내 눈이 맞다면 상당히 어려보이는데...
"...미키?"
"허니?"
"찾은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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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키의 대답 자유앵커
"뭐, 미키?!"
앗... 무대에 섰던 소녀가 달려온다...
뭔가 탐탁치 않다는 표정으로 이 쪽을 잠시 바라보는 미키.
...저 아이가 아니라 내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건가?
"좀 더 지켜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은 거야."
뭐지.
얘가 저런 말도 할 줄 알았었나.
그 묘한 이질감에 잠시 시선을 밑으로 돌려보자, 어느샌가 다시 고개를 정면으로 돌린 채 내게 기대고 있는 미키의 머리카락만이 보일 뿐이다.
잘록한 허리에서 오른팔을 슬며시 떼고는, 금빛 머리카락을 살살 쓰다듬어보면서 시선을 다시 앞으로 돌린다.
인터뷰가 꽤 짧았던 모양일까, 어느샌가 다음 순서로 넘어갔는지 방금 전의 그 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무대에서 내려가고 있다.
뭐, 런웨이에서 다시 볼 수야 있겠지만.
방금 전의 아이보다는 꽤 평범하고 무난하게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델을 지켜보며, 머릿속에서 잠시 생각을 정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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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패션쇼 중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모델들이 런웨이에 서기 전에 주어지는 약간의 시간.
아직까지 아무도 미키를 알아본 사람이 없다는 것에 살짝 신기해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어때?"
"...인정하기는 싫지만, 그 아이 말고 딱히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없던 거야."
뭐, 한 명이라도 건진 게 어디야.
꼼짝없이 이대로 오디션 공모까지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이런 후보군 몇 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기대감을 품게 된다.
물론, 그 중에 한 명이라도 오퍼를 하면 받아줄 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미키는 왜 그렇게 그 아이를 마음에 안 들어하는 거지?
"혹시 그 애, 전에 본 적 있어?"
"아니, 오늘 처음 보는 거야."
"그런데-"
막 입을 열려던 찰나, 누군가가 내 옷깃을 살짝 잡아당긴다.
내 입에서 나오려던 말이 옷깃과 함께 잡아당겨져, 저 멀리 날아가버린다.
바보같이 반쯤 입을 연 그대로 뒤를 돌아본다.
아까 전에 눈여겨봤던 그 아이가, 나를 잠시 올려다보고 있었다.
"저, 혹시......옆에, 그..."
무대 위에서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더듬고 있다.
잠시 고개를 다시 옆으로 돌린다.
"저기, 미키, 누가 너 찾-"
"저, 정말 미키쨩이에요오오오오!??"
갑자기 제자리에서 거의 뛰어오를 듯이, 백화점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른다.
저 멀리 사라지고 나서, 정적 속에서 잠시 눈을 굴려본다.
사방에서 시선이 이 쪽으로 쏟아진다.
...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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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 자유앵커
얼떨결에 미키가 츠바사 손을 잡고 뛴다.
정말 어떻게 기적같이 안 알아보고 넘어가나 했는데.
역시 그런 생각같은 건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그걸 몰랐어.
미키도 순간적으로 그 자리에서 굳어서는 움직이지를 않는다.
술렁임이 군중들 속으로 퍼지기 전에 얼른 결단을 내려야 한다.
어떻게 하지.
차라리 무작정 도망쳐버릴까?
머릿속이 하얘져버리기 전에, 뭐라도 해야 하는데.
심지어 미키가 '오히려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있으면 잘 못 알아본다'면서 아무련 변장같은 것도 하지 않아서, 제대로 알고 보면 못 알아볼 리가 없다.
이걸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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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림도 없지, 그런 거 생각하는 동안 이미 다들 상황 파악을 끝내버렸다.
2. 아이돌 스카우트고 뭐고 일단 뛰자!
먼저 2표
"이, 일단 뛰어!"
미키의 손을 아무렇게나 잡은 채 땅을 박차고 달려간다.
"어, 응!"
미키도 똑같은 생각이었던 건지, 다행히도 팔에 이끌려 넘어져버리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다행히도 아직 아무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건지, 쫓아온다던가 핸드폰을 꺼내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일단 빠르게 코너를 돈 뒤, 아무렇지도 않게 속도를 줄여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걷는다.
그도 그럴 게, 갑자기 누군가가 뛰어가는 걸 본다면 그 쪽으로 시선이 집중될 거 아닌가.
최대한 사람이 많은 곳으로 천연덕스럽게 섞여들어가본다.
"괜찮아?"
"응, 괜찮은 거야."
"지, 진짜 미키쨩이, 내 손을..."
...좀 위험한데.
아니, 그건 그렇고 얘는 또 왜 끌고 온 거야.
"저기, 미키?"
"응, 허니?"
"그, 다른 손에 쟤는 왜 데리고 온 거야?"
"응? 잘못 데리고 온 거야?"
아무것도 문제 없다는 듯이 똘망똘망한 눈으로 이 쪽을 쳐다보는 미키.
"그게 아니고, 패션쇼는?"
"..."
"..."
"..."
"으음..."
뭔가 더 꼬여버린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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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있다가 찾아간다고 말하고 일단 돌려보낸다.
2. 급한 대로 지금 명함을 줘 버린다.
먼저 2표
"에에~ 싫은데, 그냥 여기 같이 있으면 안 돼?"
...너도 미키랑 같은 과였냐.
"안 돼."
"안 돼?"
"안 돼."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고개를 살짝 트는 게,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닌데.
하지만 미키를 프로듀스하면서 그런 거 대처하는 짬은 쌓일 대로 쌓였지.
상대를 잘못 골랐어.
"미키, 일단 급한 대로 지금 전달하자."
"응, 아 그래,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는 거야?"
"츠바사! 이부키, 이부키 츠바사에요! 저, 정말로 예전부터 미키 쨩의 팬이어서..."
완전히 들뜬 표정으로 정수리의 바보털을 꼿꼿이 세우고 있다.
따지고 보면 영락없이 그냥 자리에서 납치해가버린 건데, 아무런 경계심이 없이 오히려 미키에게 눈을 빛내고 있다.
...괜찮은 걸까, 얘.
그러든 말든, 미키는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 잠시 뒤적거리더니, 이내 손에 자신의 명함을 꺼내든다.
하긴, 내 꺼보다는 미키 꺼에 훨씬 더 관심있어하겠지...
"정말 고마운 거야. 하지만 이제 미키는 아이돌이 아니라, 아이돌 프로듀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아이돌, 프로듀서요?"
아무 말 없이, 살짝 고개를 숙여서는 츠바사와 눈높이를 맞추는 미키.
"잠깐 손 좀 줘 볼래?"
마치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와 별들을 처음 보는 어린아이마냥, 눈을 빛내면서 입을 경외심에 살짝 벌린 채 미키를 바라보고 있는 츠바사.
무언가에 홀린 듯이, 서서히 왼손을 내민다.
미키가 그 위에 살포시 명함을 올려놓는다.
"관심 있으면, 언제든지 이 번호로 연락해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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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3: 뛸 듯이 기뻐하는 츠바사
34~66: 그 자리에서 얼어버린다
67~99: (기절)
100: ???
먼저 2표
"...저기?"
마치 동영상을 일시정지한 듯, 그대로 멈춰선 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혼자에게만 시간이 멈춘 마냥 굳어버린 츠바사.
잠시 후, 그대로 눈이 천장을 향하기 시작한다.
큰일났다!
그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감과 동시에, 츠바사의 눈이 감기면서 몸이 도미노처럼 뒤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눈이 그 모습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몸이 앞으로 튀어나간다.
그대로 바닥과 츠바사의 몸 사이에 뛰어들어, 간신히 받아내는 데 성공한다.
최대한 천천히 바닥에 눕힌 뒤, 쓰러진 츠바사를 두 손으로 잡고 세게 흔들어본다.
미키도 적잖이 당황했는지, 그 자리에 잠시 굳어있다가 이내 츠바사에게 달려든다.
"츠, 츠바사 쨩? 들려? 괜찮은 거야? 저기, 거기 있는 사람! 얼른 소방서에 전화해주는 거야!"
...이젠 패션쇼는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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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와 미키가 어찌어찌 일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간 다음 할/일어날 일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다음 연재까지 무제한으로 받습니다.
'제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나도 미키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은 딱히 안 들고.'
침대에 걸터앉으면서, 아직 머리가 살짝 젖어있는 미키 쪽을 쳐다본다.
대체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찌어찌 잘 해결하고 일단 그 애는 집으로 성공적으로 돌려보냈다.
"그래서, 아까 백화점에서 본 그 애는 어때?"
"백화점에서- 아, 그 머리카락이 날개같은 애 말하는 거야?"
...그렇지?
머리스타일이 굉장히 특이하긴 했다.
미키랑 똑같이 정수리 쪽에 뚜렷하게 튀어나온 안테나라던가, 아니면 그것보다도 더 특징적인, 머리 양쪽에 튀어나온 날개카락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그것.
이름도 아예 날개(翼)라서 굉장히 기억하기 쉬웠지.
미키는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던 건가?
"응, 그래, 이름은 츠바사였지."
"오늘 본 사람들 중에선 가장 좋았던 거야."
오늘 본 사람들 중에서?
그 조건을 빼놓고 봐도 지금까지 중에서 이 정도로 느낌이 온 사람은 없었다.
분명히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러면, 만약에 프로덕션으로 찾아오면 받아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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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키의 대답 자유앵커
음...
미키답지 않게 굉장히 무난한 대답이다.
아이돌 스카우트가 아니었다면, 괜찮은 대답이기도 했겠지.
"어......미키?"
"왜, 허니?"
"받아주기 전까진 어떻게 행동할 지 모르잖아?"
"으응, 그러니까......뭔가, 놓쳐서는 안 될 거 같은데..."
역시,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었구나.
잠시 뭔가 생각이 막혔는지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을 이어가는 미키.
"뭔가 그 애를 잡으면, 미키가 위험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야."
위험?
아무리 봐도 미키한테 무슨 짓을 할 거 같지는 않았는데.
내가 모르는 뭔가 있는 건가?
"미키?"
"응, 허니?"
"미키가 위험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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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미키의 반응 및 그 다음에 P랑 미키가 할 일 자유앵커
"그럼 무슨 감인데?"
"그런 걸 직접 물어보다니 여전히 무드가 부족한 거야. 여자로서의 감인 게 당연한 거야!"
"무, 무드... 옛날보단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돌로선 아무 문제 없다는 뜻인가?
그럼 더욱 거절할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그러면 무슨 감이야?"
"그런 걸 직접 물어보는 건, 미키적으로는 여전히 무드가 부족한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이런...
예전보단 그래도 확실히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갈 길이 먼가.
"여자로서의 감인 게 당연한 거야!"
답답하다는 듯, 약간 삐졌다는 듯 볼을 살짝 부풀리는 미키.
그 모습마저도 너무 귀여워보여서, 자칫하면 넋놓고 감상하게 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일까.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허니는 너무 둔감해서 문제인 거야."
...할 말이 없네.
미키랑은 어떻게 사귀게 된 걸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긴 하다.
그건 그렇고, 츠바사가 딱히 내게 호감을 가질 일도 없는 것 같은데.
아니면...
이성관계가 복잡할 것 같다던가, 그런 느낌인가?
아무튼, 미키에게 뭔가 더 물어보는 건 이 쯤에서 관두기로 하자.
그렇게 생각하면서, 내 옆에 걸터앉은 미키를 한 팔로 살짝 끌어안는다.
"괜찮아, 미키.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아무 데도 안 갈 거니까."
"...뭐야, 그게. 역시 무드가 부족한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싫지 않은 듯이 그대로 몸을 내게 실어온다.
서로의 체온을 느끼면서 이 짧다면 짧은 시간을 만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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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과연 츠바사는 사무소로 찾아올까요?
01~50; No
51~99: Yes
100:???
먼저 2표
"결국 츠바사 쨩은 안 오는 거야."
이름을 그렇게나 빨리 외운 걸 보니 미키 눈에도 굉장히 인상깊었던 모양이다.
워, 그게 아니라 그냥 머리카락 때문일 수도 있으려나.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지. 진로를 그렇게 쉽고 빠르게 결정하는 것도 좀 그렇잖아?"
"하지만, 미키는 그냥 친구들이 지원해보라 그래서 바로 해 봤던 거고..."
...음.
전혀 당연하지 않았나보다.
사람마다 평범함의 기준은 다른 거니까.
"뭐, 츠바사도 걔 나름대로 생각을 한 다음에 어떻게든 결론을 내릴 거니까 말이야.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다려주는 거겠지......응?"
드르륵.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열린 미닫이문 뒤로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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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를 제외한 AS 아이돌 중 한 명을 골라주세요.
먼저 2번 나온 쪽이 선택됩니다.
하루룽
사무소와 함께한 13명 중에서도, 처음부터 아이돌 그 자체를 꿈꿔왔었던 소녀다.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도 노선을 변경하거나 하지도 않고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머리 양 쪽에 리본을 달고 다니는 그 특징적인 헤어스타일은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고 이어져오고 있다.
준수하기는 하지만 13명 중에서 상대적으로는 개성이 떨어지고 수수한 얼굴이라 그런가, 사실 리본이 본체 아니냐는 밈도 돌고 있기도 하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안녕하세요- 아, 미키 쨩?"
"하루카도 안녕인 거야."
"요즘 일은 어때?"
흠...
정말 만약의 이야기지만, 혹시 하루카가 츠바사에 대해 뭔가 알고 있을까?
츠바사 정도로 두각을 드러내는 아이가 있다면, 뭔가 알음알음 소문이 이미 퍼져있을 법도 하긴 한데 말이지.
워낙에 붙임성이 좋고 발도 넓은 하루카라서, 이런 소문들도 뭔가 잘 주워들을 것 같고.
"아, 미키네 프로듀서 씨?"
다행히도 하루카는 아직 나를 미키 남편이라고는 부르지 않는 것 같다.
"응, 하루카?"
"아까 전에 미키 쨩이랑 이야기하던 츠바사는 누구인가요?"
이러면 이야기가 좀 더 쉬워지겠지...
"아, 이부키 츠바사?"
"어제 미키랑 허니가 찾아낸 아이돌 지망생인 거야!"
...음...
정확히 아이돌을 지망한다고 한 적은 없는 거 같은데.
"그......지망생은 아니고, 그냥 재능이 뛰어난 아이지? 일단 아이돌 해 볼 생각은 없냐고 권유는 해 봤는데, 확답을 듣지는 못했어."
권유를 받고 그 자리에서 기절해버려서 대답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일단은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혹시나 해서 하는 이야기인데, 하루카도 들어본 이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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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50: no
51~100: yes
먼저 2표
하루카는 츠바사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요?
+3까지 자유앵커
...얘도 날개로 기억하고 있구나.
"맞을 걸?"
"그러면, 확실히 들어본 적 있을 거에요."
호오.
이미 연예계에 알음알음 소문이 나 있는 건가.
"일 하면서는 아니고, 최근에 학교 동창 몇 명이서 모인 적이 있었는데,"
그 쪽에서 들은 건 아니구나.
"지금은 학원 선생님을 하고 있는 친구가 자기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 이야기를 하면서 했던 말인데, 남자애들"츠바사라면......혹시, 금발에 머리 양 옆에, 그, 날개 달린?"
...얘도 날개로 기억하고 있구나.
"맞을 걸?"
"그러면, 확실히 들어본 적 있을 거에요."
호오.
이미 연예계에 알음알음 소문이 나 있는 건가.
"일 하면서는 아니고, 최근에 학교 동창 몇 명이서 모인 적이 있었는데,"
그 쪽에서 들은 건 아니구나.
"지금은 학원 선생님을 하고 있는 친구가 자기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 이야기를 하면서 했던 말인데, 남자애들 여럿 울리고 다니는 누군가가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걔네들이 직접 선생님에게 그걸 이야기했을 거 같지는 않고.
하도 소문이 많이 돌다 보니까 자기도 대충 알고 있을 정도가 되었다는 건가.
"그 애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던 게 금발에 바보털이랑 날개같은 머리카락이라고 그랬었어요. 마치..."
"마치?"
"미키 쨩이랑 닮은 것 같다고."
...사람들 눈은 생각보다 다들 비슷한 건가.
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 츠바사라는 이름까지 알고, 용모도 직접 본 것 같이 이야기한다는 건...
"혹시, 하루카도 직접 본 적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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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하루카의 대답
01~50: 안 봤다
51~100: 봤다
역시 본 적이 있구나.
그게 아니라면 츠바사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그렇게 특징적으로 떠올리기는 어렵기는 하지.
일단 좀 더 물어보면 다른 정보도 얻을 수 있으려나.
"혹시 어떻게 보게 되었는지는 기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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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하루카의 회상
푸드트럭이라?
최근에 야외에서 행사를 한 적이 있었나?
아니면 정말 운 좋게 잠시 자리잡아서 장사를 하던 트럭 한 대를 본 건가.
"아무튼, 거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용케도 들키지 않은 모양인가.
"앞에 서 있던 여자애를 보자마자 츠바사라는 걸 알아보겠더라고요. 워낙에 눈에 확 띄고, 특징적이기도 해서요. 특히 그 날개? 비슷하게 생긴 머리카락이..."
아무튼 사람 생각하는 건 다 똑같구만.
하루카의 친구까지 하면 츠바사의 헤어스타일을 보자마자 '날개'를 연상한 사람만 4명이다.
이대로 데뷔를 한다면 아마 모두가 그 헤어스타일을 기억하고, 그러면 이름도 바로바로 기억해낼 수 있지 않을까?
우스운 생각인 것 같긴 하지만 이건 상상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이점이다.
기본적으로 비주얼이 준수함을 넘어서 지금의 765프로를 만든 13명의 아이돌들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할만큼 뛰어나기도 한데, 누구든지 보자마자 자신을 알아보고 기억하게 하는 수단이 있다.
거기에 운명의 장난인 건지, 아니면 정말로 천명이 아이돌인 건지, 그 각인된 이미지라는 게 자신의 이름하고도 바로 직결되는 이미지다.
이렇게 되면 인지도는 정말 속되게 '날로 먹는다'고 표현할 수 있을만큼 빠르게 확보되겠지.
물론 그 다음 어떻게 될지는 그 아이의 여부에 달려있긴 하지만...
"저, 프로듀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는거야, 허니?"
아.
아직 아이돌을 하는지 안 하는지도 모르는데 벌써 김칫국부터 몇 사발을 들이키고 있었다.
"아, 그래, 미안. 제대로 들을 거니까 계속 해 볼래?"
"예전부터 그랬지만 허니는 한 번 생각에 빠지면 헤어나오지를 못하는 거야."
"미안, 집중할게."
"아무튼, 더 주면 안 되냐고 애교를 부렸던 것 같은데, 점원 분 얼굴이......말 그대로 녹아내리더라고요."
허어...
미키가 아무한테나 애교를 부리고 다닌다고 상상해보니, 대충 짐작이 가기는 한다.
확실히 이렇게 보면 둘의 차이가 좀 더 확연히 드러나기는 하는군.
"얼굴은 아이스크림을 받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길을 가는 걸 살짝 보긴 했어요."
잠시 뜸을 들이는 하루카.
"확실히, 예쁘더라고요."
사무소에 정적이 흐른다.
간간히 들리는 잡담이나 발걸음은 커녕 키보드 소리조차도 사라진 채, 컴퓨터 본체의 우웅 하는 소리만 선명하게 들려온다.
...키보드 소리조차도?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본다.
"...저기, 여러분?"
왜 프로듀서들이고 오토나시 씨고 전부 저희 주변에 몰려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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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대화 내용 자유앵커
"음. 프로듀서씨가 스카웃해도 될 만큼?"
"그렇게 생각하면, 보기 드문 인재 아닐까?"
"하지만 비주얼만으로는 뭔가... 재능도 미키 수준이 아니면......"
'이 사람들, 얘기만 듣고 바로 스카우트할 생각으로 가득 차 있네... 그런데, 뭐라 해야 될까... 그 츠바사라는 애를 다른 프로듀서가 스카우트 하면, 미키한테 잔소리 좀 들을 것 같은 그런 예감이......'
...오토나시 씨.
책상 저랑 완전히 반대쪽이잖아요.
"음......미키네 프로듀서 씨가 스카웃해도 될 만큼?"
"미키랑 비슷한 애가 사무소에 한 명 더..."
저기요.
이제 대놓고 대화에 한 마디씩 거들기 시작하는 다른 프로듀서들을 바라본다.
"더군다나, 미키 쨩이 프로듀스한다면 그것대로 굉장히 좋은 그림이 될 것 같지 않아?"
아직은 미키가 동료 프로듀서가 아닌 전직 아이돌로 인식되고 있는 모양인가.
그 인식을 타파하려면 어떻게든 츠바사를 스카웃해야 한다.
"너무 꿈이 작은 것 아니야? 당연히 내가 프로듀스를 해서 톱으로 키워내야지!"
'우리가' 스카웃해야지.
다른 프로듀서에게, 아니면 다른 회사에게 뺏기기라도 한다면...
미키 쪽을 보니,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건지 표정이 썩 좋지는 않다.
"확실히 드문 인재기는 하지. 그런데 말이야, 과연 아이돌로서의 재능도 미키 수준일까?"
다들 똑같이 김칫국부터 한 사발을 단숨에 들이키고 있네.
이렇게 된 이상, 우리도 빨리 행동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일단은 오토나시 씨부터 자리로 돌려보내고.
그렇게 생각하며, 의자를 살며시 뒤로 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 때.
벌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휙 열린다.
모두가 잡담을 나누며 입이 열린 그대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하아, 하아......저, 할래요, 아이돌!"
하루종일 대화의 화제가 될 것 같았던 소녀, 이부키 츠바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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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까지 다음에 일어날 일/대화 내용 자유앵커
"인기 많아지고 싶어요!"
"…네?"
"인기 많아져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프로듀서 경력 N년 차, 이렇게 단순하고 단순하고 또 단순한 지망 동기는 처음 본다."
"아! 안녕하세요!"
"......"
미키는 츠바사를 진중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쩌면 나보다도.
안될리가 없지. 환영한다, 이부키 츠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