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bgm]하루카「알고있어? 벚꽃이 떨어지는속도, 초속 5cm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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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5, 2013 12:35에 작성됨.


BGM 정보: http://heartbrea.kr/animation/2866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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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헤에~몰랐어..」

하루카「초속5cm는 우리에겐 느릿한 속도지만-」

분홍빛 벚꽃이 살포시 하루카의 리본에 안착한다

하루카「벚꽃에게는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이겠지?」

빠-앙! 덜컹, 덜컹, 덜컹



어릴적의 꿈을 꾸었다...

초등학교에서 친하게지냈던 그녀와 함께 하교하던 꿈-

그날은..분홍빛 벚꽃이 만개한 그런 날이었다.

그녀는, 어떻게 지내고있을까. 그녀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해야할까.



친구「어이- P! 멍하니 있지말라고!」

P「어- 응!」


학교가 끝나고 친구와 주고받던 야구공

그러나 내가 주고받던것은 공이 아니라 그녀에 대한 생각이었다.

남들보단 빠르게 느꼈다고 생각되는 감정...이런게 사랑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되물어봤지만.

초등학교 4학년짜리가 알기에는 무리라고 생각이들었다.

어찌보면 그때의 나는 남들보다 조금은 더 조숙했던걸까..아니면 사랑이 그렇게 만들었던걸까..

사랑인지 아닌지도 이젠 불분명하다. 단순히 함께있어서 좋았던것 뿐일까..

하지만 그녀를 만나러가는 지금 내 심장이 두근거리는것만큼은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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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열차는 폭설로 인해 잠시 운행을 중단토록 하겠습니다- 승객 여러분 께서는..」


조금씩 늦춰지는 도착시간..

역에서 기다리던 그녀도 이젠 질려서 돌아가버렸을까.

이렇게 추운날씨에..차라리 기다리지말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녀와 만나고싶다고 생각하는 이중적인 내 생각에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수가없게되었다..


「승객여러분께 안내말씀드립니다. 선로가 정상화되어 다시 본 열차가 운행을 시작하겠사오니...」

1년같았던 1시간, 지금시간은 10시..앞으로 30분정도면 역에 도착할것이다..

그녀는...과연 기다리고있을까...아니면 돌아갔을까..

그녀는 어떻게 변해있을까..변한 내모습을 어떻게 생각할까..

초조함과 불안감 그리고 기대감이 섞여 복잡해진 내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차는 거친눈속을 헤치고 철로를 달려 조금씩..조금씩..목적지를 향해 달려나갔다..

「이번역은...XX...XX역입니다..」

조그마한 시골의 간이역

승강장엔 아무도없었다. 역시..돌아갔으려나..라고 생각한 나는 추운몸을 녹이며 이제 어떻게할지 생각하기 위해 역사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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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다.

그녀는...날 기다리고있었다

하루카「드디어...만났다...P군」

P「하루카....」

우리는 그렇게 3년만에 재회했다.

그동안 보지못했던 서로의 얼굴을 머릿속깊이 각인시키던 우리는 문을 닫는 간이역을 나와 어딘지 모를 마을로 천천히 걸어갔다.

세상을 온통 새하얗게 뒤덮은눈..

내 심정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상황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그녀를 만난이후 내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해버렸으니까.

P「하루카, 나는...」

하루카「P군, 나-」

동시에 말을 꺼낸 우리는 엇갈린타이밍에 쑥스럽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돌린다

P「하루카가 먼저말해.」

하루카「응..그러니까 나...P군에게..」

하루카는 고개를 숙인채 아무말도 하지못하고 웅얼거리만했다.

그모습이 흡사 아기강아지같단 느낌이 들어 P는 슬며시 웃음을 짓고말았다.

하루카「에...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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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시 포개어지는 그녀의 입술에 아찔한 느낌과 함께 눈앞이 아득해져가는 그런기분이 들어..

나도 모르게 눈을 감은채 입술 끝의 감각에 집중하기시작했다.

수십년같은 찰나의 순간이 흐르고

그녀의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는 촉촉한 입술이 내입술에서 멀어져갔다..

아쉬움이 느껴진 나는 작게 탄식성을 흘리며 눈을 살며시떠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하루카「헤헤, 키스해버렸다.」

나는 그런 그녀의 말에 아무말도 하지못한채 그저 미소만을 보냈다.




빈집의 헛간에서 함께 밤을 지새운 우리는..이제 다시 헤어져야함을 깨닫고..아무말도 하지못한채 묵묵히 간이역을 향해 걸어갔다.

뽀드득-뽀드득-

P「나...나...」

하루카「P군..」

P「언제까지고 기다릴테니까..반드시..반드시 네게 어울리는 사람일 되서..되서..」

무슨말을 해야할지도 모르는채 그저 헤어짐이 싫어서 어리광을 부리듯..

앞뒤도 안맞는 말을 억지로 토해내던 나에게 그녀가 살며시 손을 내밀어 뺨을 쓰다듬어 주었다

하루카「기다리고 있을께..P군」

그리고 또 3년이 지났다.




그녀와 마지막으로 만나고 간이역에서 이별한뒤 거짓말처럼 우리의 연락은 끊겨버리고말았다.

그러나, 나는..항상...어쩌면 살아가는이유조차도 그녀인것 처럼..

항상 그녀만을 생각하고...그녀만을 찾으며 살아왔다..

마코토「P군!」

P「아, 마코토쨩..」

마코토「돌아가는거야?」

P「응, 같이 돌아갈래?」

마코토「헤헷, 그래-!」

그녀와 함께 스쿠터를 타고 섬저편으로 통하는 도로를 달려나간다

그리고 항상 집에가는길에 작은 슈퍼앞에서서 음료를 사서 같이 마시는게 일과이기도했다

P「마코토쨩, 천천히 골라도 돼, 먼저 나가있을께」

마코토「응」

그는 망설임이란게 없다. 올곧다. 신념이있다.

그러나 항상 먼곳을 바라본다..나는 항상 그를 바라보고있는데..

그는..저먼곳 어딘가..마치..이세상이 아닌곳인것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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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항상 그를 쳐다보고 그를 갈망해도..

그는 나를 쳐다보지않아...하지만...그래도 나는 그를 갈망하게된다는것에 가슴이 아파온다.

마코토「수고하세요~」

슈퍼마켓의 밖에 서있는 그는 항상 휴대폰으로 무언갈 열심히 쓴다..그리고 잠시 망설이다 휴대폰을 닫는다.

망설임이라곤 보이지않는 그에게서..유일하게 볼수있는 망설이는 모습일것이다..

P「마코토쨩, 사왔어?」

마코토「응, 오늘은 초코우유로 할꺼야」

그는 항상 내게 웃어준다 더운여름에 잔잔하게 땀을 식혀주는 그런 산들바람같은 미소를..

그래서 더 마음이 더 아프다..산들바람은 내게서 머무는 바람이아니라..

저먼곳 어딘가 먼곳으로 떠나가는 바람이니까..

마코토「잘가 P군! 내일봐!」

P는 조금씩 멀어져가며 나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그는 항상 상냥하고 멋진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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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향해 몇번이고 메일을 쓰다 결국 보내지못하고 삭제한다.

닿지못할 메일..어디로 보내야할지조차 알수없는 메일.

이 메일엔 나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있지만.. 이루어질수없는.. 그런 헛된 꿈

그녀는 날 아직도 기억하고있을까? 나처럼 그녀도 지금...날 생각하고있을까?

같은 하늘아래 살고있는데, 우린 어째서 만날수 없는걸까..

이토록 좁아진 세상에서 우린 왜..만날수없게 되어버린걸까...대체...왜?


「시속 5키로미터 래.」

P「어?」

마코토「저 로켓을 운반하는 속도 말야.」

P「시속...5킬로미터.」

그한마디에 나는 초등학교때의 그시절을 다시 떠올릴수있었다..

그시절의 나는...철부지에...사랑을..하고있었다.

분명, 사랑을 하고있었다. 나는...그때부터 지금까지 쭉-사랑을 해왔던것이다.

아니면...나는 단순히...동경하고 그리워할 뿐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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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똑같은 일상..

그와 함께 마시는 음료

그리고..이루어질리 없는 내 사랑..

P「다 마셨으면 돌아가자」

마코토「응.」

드르륵-

마코토「어...어라?」

P「무슨일이야?」

스쿠터의 시동이걸리지않는다..버튼을 눌러도 아무런 반응이없었다

마코토「스쿠터가 시동이..」

P「킥으로 시동 걸어볼래?」

그가 시킨대로 킥(*발로 밀어차는 방식의 시동)으로 시동을 걸어보았지만 역시나 시동은 걸리지않는다.

P「잠깐 봐도 될까?」

마코토「응...

그는 잠시앉아 내 스쿠터의 이곳저곳을 살핀뒤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말했다

P「배터리가 수명을 다했어」

마코토「배터리...가?」

P「응, 이건 충전을 시킬수도없을것같아 완전 못쓰게되었으니..교체해주어야겠는걸」

마코토「그, 그렇구나..」

몹쓸 스쿠터..애꿏은 스쿠터에게 괜시리 화를 내본다.

P「그럼 같이 걸어서 돌아가자.」

마코토「에엣!? 괘...괜찮아...」

P「혹시라도 사고가 무슨일이 생기면 나 역시 불안해지니까.」

P「같이 돌아가자」

마코토「응...」

그와 함께 걸어가는 길이..오늘따라 길게 느껴진다

차라리 영원히 걸었으면...헌데 영원히 걸어도 나는 그와 함께 할수없다는 사실에..

감정이 조금씩 격해져갔다..

P「마코토..쨩?」

마코토「...지말아줘...」

P「어?」

마코토「더이상...상냥하게 대해주지 마...」

그가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에게 조금씩 다가왔다..

다가오지마..다가오면...더 울어버릴것같단말이야..


쿠-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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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불을 뿜어내며 하늘위로 솟구쳐 올라가는 로켓은...나와 P군으로 하여금

아무말도 할수없게 만들어버렸다..

로켓이 하늘로 솟구쳐 올라가는 장면은 그만큼 압도적인 임팩트를 가지고있었다

P「저 로켓은...얼마나 먼곳까지 여행을 떠날까..이 좁은 세상을 떠나..어디까지..」

그가 홀로 내뱉은 말에 나는 어깨를 떨었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뭔가 더말했다간..

그도 저 로켓처럼 저멀리 떠나버릴것같기에...

나는 그냥 입을 다물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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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5프로덕션이라는 중소 예능프로덕션에 들어간 나는..

지난 3년간 쉬지않고 일만 해왔다.

막연히 동경에 상경한 나는.. 이곳에서 계속 살아간다면..언젠가 그녀를 다시 만날수있지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감을 품었지만..지금의 나는 그저 기대에 배신당한 일하는 기계일뿐이었다.

어제, 이별통고를 받았다.

같은 사무소의 사무원이었던 코토리에게 나는 이별통고를 받았다.

「우린 수십번 함께 밥을먹고 수백번 함께 걷고 수천번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지만.. 우리의 거리는 단 5cm도 가까워지지못했습니다.」

5cm...나에겐 주박과도 같은 단어였다..

어렸을때 그녀가 나에게 걸어둔 주술같았다..그녀는 영원히 자신만을 생각하게 만든 잔인한 마녀였다..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아련하게 느껴지는 존재이기도했다.

나는...마녀에게 홀렸던 걸까..

지난 15년동안..나는 왜 그녀에게 매달려왔던걸까...

「삐리리-삐리리-」

P「여보세요? 응? 아..하루카냐, 치하야하고 같이있어?」

P「그래, 곧 그쪽에 한번 들릴테니 실수하지말고 잘하고있어. 그래, 지금갈게.」

전화를 끊은 나는 코트를 챙겨들고 사무실밖으로 나갔다.


아마미 하루카.

한자도 틀리고, 성도 틀리다.

그렇지만..그녀는 닮았다..괴로우리만치 닮았다..그래도 나는 그녀가 좋았다

그녀를 통해..내가 원하던 그녀를 바라볼수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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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카「어제, 꿈을 꾸었다. 아-주 옛날의 꿈..」

하루카「그꿈에서...귀여운 모습의 첫사랑이...나와 함께 벚꽃이 만개한 길을 걸었다.」

하루카「그꿈에서 나는...」


P「그녀를 떠나보내겠다고..결심..했다.」

그녀의 주박으로부터 벗어나..이젠, 나의 인생을 살아보고싶다.

잠에서 깨어난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창밖을 쳐다보았다. 그때처럼..벚꽃이 가득 피어있다..

마치 눈이 내리듯 떨어져가는 벚꽃잎을 보니..밖으로 나가고싶어져 나는 그대로 옷가지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녀를 만난것같았다.

기억속에 어렴풋이 남아있던 이미지와 똑같다.

다시한번 그녀의 주박이 시작될것같았지만..나는..다시 뒤돌아 보았다. 다시한번 그녀를 만나기위해

고개를 돌린순간 전철이 빠르게 달리며 내앞을 가로막기시작했다.

나는 열심히 눈을 굴리며 전철너머의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그녀가..분명히 그녀가 날 기다리고있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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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던 그녀는 온데간데없었고, 벚꽃잎만이 여기저기 내려오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주고있었다.

그래..그녀의 주박은 이걸로..이걸로 끝이다

어쩐지 가슴한켠에 채워져있던 자물쇠가 풀리고 꾹 잠겨있던 낡은문이 열린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상쾌해진 가슴속이 너무나도 기분이좋아서...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15년의 주박에서 풀려난 기분은..너무나도 상쾌했다





어제, 꿈을 꾸었다. 아-주 옛날의 꿈..

그꿈에서...귀여운 모습의 첫사랑이...나와 함께 벚꽃이 만개한 길을 걸었다.

그꿈에서 나는...

그이에게 미안해, 라고 사과했다

나는 그이를 기다리지않았으니까.

그래서 자연스레 미안해라고 사과했다..

그이는 아무말도 해주지 않고..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뒷걸음질쳐갔다

그런...꿈을 꾸었다.







초속5cm를 가지고와서 살짝 제입맛에 맞게 바꿔본겁니다

코토리씨는 이별통고역활로 우정출연...

쓰고나서보니 뭐이런걸 다썻나 싶네요...지우긴 아까워서 올립니다 챠오~☆
[이 게시물은 에아노르님에 의해 2013-06-07 00:09:11 창작글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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