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유키호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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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9, 2013 02:15에 작성됨.

201X년 4월 8일.
 
765프로의 아이돌들은 오늘도 순조롭게 성장중이다. 개중에는 성장보
 
다는 연애에(미키라던가 미키라던가 아즈사라던가)에 관심이 많은
 
아이돌들도 있었지만 적절하게 받아주고 때때로
 
적절히 무시하면서 버텼다.
 
프로듀서로서 나름 큰 성과를 올렸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돌
 
랭크가 오르고 프로듀서 랭크가 오를수록 하나의 문제점이 있었다.
 
하기와라 유키호. 17세. 155cm 42kg  81-56-81. A형. 성격 극!소심!
 
취미 다과. 시 쓰기.
 
아즈...커흠!! 어쨌든 이것이 그녀의 프로필이다.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싸웁시다.
 
아오 진짜 ㅁ...후우...후우.. 제법 오래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꽤 많은 아이
 
돌들을 거쳐지나갔지만 진짜 이런 케이스는 처음 봤다.
 
능력치가 딸리냐고? 차라리 그랬으면 좋았을 것 같다. 사실 765프로에서 재능
 
투탑은 미키와 히비키라고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지만 유키호도 절대로
 
만만히 볼 재능이 아니다. 보컬도 댄스도 몇 번 가르쳐주면 웬만해서는 잊어
 
먹지 않는다. 비주얼도 나름 반짝반짝거리고 있다.
 
그럼 뭐하는가. 올라가는거보다 떨어지는 게 많은데.
 
솔직히 바퀴벌레 무서워하는 건 이해한다. 그건 어찌보면 귀여운거니까.
 
개? 무서워해도 괜찮다. 그것도 귀여움+보호본능으로 승화가 가능하니까.
 
남자를 무서워한다는 파트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근본적으로 아이돌을 사주는 사람들이 남자가 많겠는가 여자가 많겠는가?
 
약간의 특이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여자 아이돌들은 남자 팬이 절대다수다.
 
아무리 노래를 잘 부르고 춤을 잘 추고 반짝반짝하면 뭐하는가?
 
팬이 없으면 그건 그야말로 빈 깡통인데. 평생 트레이닝만 시킬 순 없는 노릇.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F급 아이돌이 동네 레코드점 악수회조차 나가지 못한다.
 
솔직히 포기하려고 했다. 히다카 마이의 재림이라도 남자 공포증이 있는 아이돌을
 
무슨 수로 프로듀싱을 한단 말인가. 그래서 유키호의 부모님을 찾아가 자초지종을
 
말씀드렸지만 그 근엄하고 완고해 보이는 아버님이 무릎을 꿇고 오체투지를
 
하신 대목에서 할 말이 사라졌다. 딸이 17년동안 처음으로 취미 말고 하고
 
싶어하는 일이 생겼다고 한다. 두들겨패도 상관 없으니 제발 포기하지 말아달라는
 
말을 하는데 나보고 어쩌라는 말인가. 결국 나는 정공법을 택했다.
 
진짜로 두들겨팰 순 없으니까. 이전까지는 오로지 어르고 달래가면서 했다.
 
건방지다는 뒷담화까지 들어가면서 유키호를 챙겼지만 그 날 처음으로 유키호를
 
붙들고 처음으로 날카롭게 말했다. 그 말간 눈에서 눈물이 쉬지않고 
 
뚝뚝 떨어지는 것도 애써 무시하고 터질 것 같은 가슴을 부여잡고 이야기했다.
 
그 날 비로소 겁쟁이 천사는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날이 있기 전까지는.
 
 
 
 
 
그 날은 유키호의 단독 콘서트가 있었던 날이었다.
 
여전히 남자는 나 이외에는 무서워하는고로 분장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프로듀서. 어....어떤가요오............"
 
그날 유키호의 컨셉은 정말 오랜만에 섹시미를 강조한 의상이었다.
 
"예쁘네."
 
"저...정말인가요? 에헤헤...."
 
분장실에서 유키호는 메이크업을 마지막으로 고치고 있었고 나는 그 뒤에
 
서 있었다. 그리고 나는 유키호가 입은 의상 목덜미 부분이 신경쓰였다.
 
정말 하늘에 맹세코 보기 싫은 보푸라기였다.
 
신께 맹세하건데 그 의상이 그렇게 약한 재질로 만들어질 줄 몰랐고,
 
유키호가 하필이면 속옷 미착용 상태였는줄도 몰랐다.
 
아니 최소한 내가 그걸 잡아당기는 타이밍에 자리에서 일어날 줄도 몰랐다.
 
철저하게 신은 나를 우롱했다.
 
그리고 맹세컨데 그 때로 돌아가면 의상 만든 놈의 손모가지를 ㅈ...
 
 
 
"프로듀서어~ 에헤헤헤헤! 뭘 하고 계시나요?"
 
"유....유키호?"
 
"안 돼요~ 이런 부끄러운 과거를 이상한 글로 옮겨쓰시다니~
 
아직 교육이 부족하군요? 아 이건 교육이라기보다는
 
아직 힘이 남으신걸까나?"
 
"아!!!! 아니야!! 힘 없어!!! 밥숟가락 들 힘도 없다고!!"
 
"거짓말 마세요 프로듀서. 그리고 설마 힘이 없어도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요♥ 오늘도 착하지 착하지 해야죠♥"
 
 
 
 
그렇게 프로듀서와 유키호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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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와 유키호가 평범하게 행복해지는 이야기.
[이 게시물은 에아노르님에 의해 2013-06-07 00:05:52 창작글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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