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편

[생일기념]하루카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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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3, 2013 18:07에 작성됨.

201X년 4월 3일.
 
765프로의 아이돌들은 순조롭게 성장중이었다. 개중에는 성장보다는 연애(미키라던가 미키라던가
 
아즈사라던가)에 관심이 많은 아이돌들도 있었지만 적절하게 받아주고 적절히 무시하면서 버텼다.
 
프로듀서로서 나름 큰 성과를 올렸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돌 랭크가 오르고 프로듀서
 
랭크가 오를수록 하나의 문제점이 있었다.
 
아마미 하루카. 17세. 158cm 46kg. 83-56-82. O형. 성격 활발. 취미 아이 과자 만들기. 길게 전화.
 
에리ㄹ....커흠. 어쨌든 이것이 그녀의 프로필이다.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게 문제다.
 
뭐든지 평균이라는 것.
 
17살. 아이돌하기에는 적당한 나이다. 158cm와 46kg. 이정도 신체스펙 가진 아이돌 다수.
 
83-56-82. 물론 동년배 여자아이들에 비하면 상위권의 몸매지만 역시 이 세계로 넘어오면
 
그 정도 몸매는 평균이랄까. 멀리 갈 것도 없이 765만 봐도 딱 평균 정도.
 
취미도 딱 고등학교 여자 아이돌 이력서에 써넣기 좋은 것들.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아이돌로서의 능력을 봐도 그녀는 언제나 평균이다.
 
보컬 평균 댄스 평균 비주얼 평균.
 
혹자는 다 평균인게 어때서? 라고 반문하겠지만 아이돌을 파는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이건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니까.
 
캐릭터. 아이돌에게는 거진 필수품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능력치가 모자라도 캐릭터가
 
있으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아이돌은 단순히 노래하고 춤추고 연기하는 게 다가 아니다.
 
각종 프로그램에서 MC나 패널로 나서려면 그만한 역량이 있어야 하고 캐릭터는 그러한
 
역량을 키우는 데 필수 요소중의 하나라는 것이 하루카 입장에서는 걸림돌이다.
 
물론 딱히 캐릭터를 잡지 않았음에도 성공한 사례가 있다. 히다카 마이.
 
하지만 하루카에게 그녀를 들이대는 건 용기를 주는 게 아니라 텐션을 까맣게 물들이는 일.
 
그래도 어쨌든 그녀는 용기와 미소를 잃지 않았고, 영업도 행사도 열심히 다녔다.
 
아마미 하루카는 잘 팔리는 상품이 되었고, 765의 동료들과 함께 성장해나가기 시작했다.
 
모든 불행은 사장님 주재하에 이루어졌던 765 총선거부터 시작이었다.
 
 
 
 
총선거. 그것은 프로듀서 입장에서는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행사다.
 
동기부여? 엿이나 먹으라지. 물론 상위권에 랭크되면 상관없겠지만 상위권이 있다는
 
건 하위권이 있다는 것이고 하위권이 있다면 필연적으로 꼴찌가 있다.
 
복불복. 상위권에 랭크된 아이돌이 담당이라면 그 프로듀서는 당연히 절호조인 아이돌을
 
데리고 영업이든 오디션이든 다 성사시킨다. 하지만 하위권은 영업은커녕 추락한 텐션과
 
표정을 수습하는데만도 짧아도 몇 주 길면 은퇴하는 날까지 걸린다.
 
사장님에게 몇 번이고 진언을 했지만 팬들의 쇄도하는 요청을 더는 거부할 수 없다고 하셨다.
 
빌어먹을 오타쿠 팬 새끼들. 대입 실패해서 창문에서 떨어지는 학생들의 심정을 그대로
 
강요하고 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하는 거야? 본인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꼭 줄을 세워서
 
앞줄에 있으면 환호하고 뒷줄에 있으면 좌절하고? 그걸 정면으로 받아야 하는 아이돌들은
 
대체 어떤 마음을 가지라는 건지 정말 모르겠어?
 
어쨌든 빌어먹을 총선거의 결과가 나왔다. 12위는........아마미 하루카였다.
 
그녀에게 너무도 불리한 선거였다. 한 사람당 1위표 한 장만 가지고 하는 총선거는 처음 들어봤다.
 
결국 오타쿠 팬들은 먼저 인기를 얻기 시작한 유닛그룹인 류구코마치나 프로젝트페어리의
 
멤버들에게 표를 던졌다. 거기에 넘어가지 않은 팬들은 특정 아이돌의 캐릭터성에 푹 빠진 녀석들.
 
하루카는 중간에서 희생되었다.
 
"프....프로듀서 괜찮아요. 에헤헤. 정말 괜찮으니까요! 제가 조금 더 노력할게요!"
 
물기어린 눈과 명랑한 목소리의 하루카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 프로듀싱 능력이 부정당하는 건 상관없지만, 다른 아이돌들과 프로듀서들의 동정을
 
하루카가 받는 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쳐다보는 건 정말이지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평소 친하긴 하지만 절대로 곡을 받고 싶지 않은 초인기 작곡가가 있었다.
 
그의 곡은 거의 다 히트해서 누구든 그의 곡을 원했지만 다 걷어치우고 "여어. 아마미 하루카가
 
내 곡을 꼭 불러주게 해달라고~"라고 밤낮으로 조르는 녀석이다.
 
하지만 절대로 하루카가 그 녀석의 곡을 부르게 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게 아니라 곡 때문에.
 
거절했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유혹을 끝내 뿌리치지 못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I want ㄴ....
 
 
 
"어머~ 프로듀서 씨~ 지금 뭘 하고 계신 건가요?"
 
"하...하루카?"
 
"흐음~ 오늘은 특별히 제 생일이라서 컴퓨터를 쓰게 해줬는데 이런 이상한 글이나 쓰고 말이죠!
 
프로듀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구제불능이네요! 당장 거기에 무릎 꿇으세요!"
 
"네....넷!"
 
"후훗♥ 프로듀서. 오늘 밤은 길고 길테니까요♥ 순순히 재우지 않을거예요~"
 
 
 
 
그렇게 프로듀서와 하루카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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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와 하루카가 평범하게 행복해지는 이야기.
 
(네잎)부치님이 안쓰시면 제가 씁니다.
 
[이 게시물은 에아노르님에 의해 2013-06-07 00:05:52 창작글판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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