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엽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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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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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그래.
무슨 취지의 말을 하고 싶은지는 잘 알고 있어.
너희들의 아이돌 [아마미 하루카]가 망상 속의 자신을 제외한
누군가의 아내가 된다는 건 분명히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지.
눈물을 참으면서 그녀를 축복하고 날 욕하는데 내가 이런 행동을
한다니 마음속의 분노가 치솟아오르겠지.
그래서?
어쩌라고?
하루카는 내게 고백했고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했다. 아마미라는 성도 버렸다.
나는 하루카가 철이 들고 나서는 아버지한테도 보여주지 않은 곳도 실컷
보고, 만지고, 맛을 봤다. 하루카는 임신도 하고, 내 아이도 낳아줬다.
그래서?
어쩌라고?
나는 어느 순간부터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다.
결혼 선배로서 충고하는데 지루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놈 아니면
절대 결혼하지 말아라. 그 아마미 하루카를 아내로 맞은 나도
지치는데 너희들이야 오죽하겠니.
하루카는 분명히 완벽한 아내다. 아이돌로서는 다소 몰개성했기에
조금은 저평가되었지만 그녀는 매력적인 애인이자, 좋은 엄마,
성실한 잠자리 상대였다. 그녀가 혼수로 들고 온 불룩한 통장은 덤.
하지만 지루하다.
마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동화책만 주구장창
읽게 만드는 고문을 당하는 것 같다. 내 연애생활은 이렇지 않았는데.
자극이 필요했다.
물론 풍속점 같은 싸구려는 싫다. 그렇다고 들키고픈 마음도 없다.
나는 엄연히 하루카의 배우자니까. 그녀와 같은 길을 걷는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단지 한없이 걷는다는 사실이 짜증날 뿐.
그래서 나는 길 밖을 벗어났다.
"우우우...ㅅ...사장님...."
타겟은 호시이 미키였다.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하루카와의 결혼식에서의
그 씁쓰레한 미소를. 그리고 아직까지 짝 없는 외로운 별이라는 것도.
"왜? 이걸 원하는 게 아니었어?"
"그렇지 않아! 무...물론 그때는 조금 아팠지만..히읏?!"
"거짓말."
"!!!!!"
"넌 지금도 날 원하고 있잖아."
"ㅇ..아냐..."
"호오? 그럼 날 밀쳐내봐. 기분 나쁘잖아. 유부남 사장이 빈 연습실로
소속 아이돌을 끌여들여서 덮치기 일보직전까지 희롱하고 있는 상황인데.
기자들을 부르면 난 사회적으로 매장 확정이잖아."
"...................."
"뭐라고 말 좀 해보라고 호시이 미키. 내가 765를 사장님께 물려받았을 때,
넌 얼마든지 이적할 수 있었어. 하지만 넌 남았지. 왜? 넌 날 아직 원하고
있거든. 아직도 분하잖아? 평범하게 귀엽기만 한 소녀한테 담당하던
프로듀서를 빼앗겼는데? 그리고 이제는 사장이 되었는데?"
"...........ㅎ...흐윽...."
"난 네게 기회를 주는거야 호시이 미키. 포기하지 말라고.
자자. 예전처럼 날 불러봐. [사장님]같은 딱딱한 호칭 따위 집어치우라고."
"........ㅎ.....허...."
"옳지옳지 착하다. 자....한 글자만 더 말하면 넌 시간을 거스르는거야.
다시 반짝거릴 수 있게 되는 거라고."
"........ㅎ.......ㅎ.........허니..읍?!"
용기를 낸 그녀에게 상을 주었다. 몇 분이 지났다. 달콤했다.
"자. 이제 나가봐."
"에에?"
나의 축객령에 멍하니 눈이 풀려 있던 미키가 멍해졌다.
나는 미키를 다그쳤다.
"영업나갈 시간이잖아. 사장이 일일히 챙기게 하지 말라고. 자~ 어서 출발!"
"아...알겠어...ㅅ..아니 허니."
겨우 정신을 수습하고 나가는 미키의 쭉빵한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미소지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가버리면 되잖은 착각을 할 가능성도 있으니까.
그리고.................
적어도 무슨 플레이를 하면서 놀지 고민할 시간 정도는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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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분들!! 새로운 시리즈예요 새로운 시리즈!!!
이것도 고찰 시리즈처럼 주어와 목적어가 계속 바뀌는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랍니다. 상편은 주인공의 이야기 하편은 주어의 이야기.
그동안 너무 훈훈한 이야기만 쓴 것 같아서 새로운 도전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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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역시 미키는 귀엽습니다
한번 죽어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