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낱 환상이 나를 괴롭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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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3, 2013 00:18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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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좋아합니다. 저와 사귀어주세요"



 200X년 7월 2일  7시 2분, 방과후 학교 옥상,,,
원래라면 아무도 없어야할 시간에  붉게 물든 노을을 향해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뻗어 있었다.
붉은 노을 처럼 붉게 물든 소년의 모습과 놀란 토끼 마냥 커진 눈동자와 수줍어하는  소녀의 모습




....해버렸다. 




소년은 소녀에게서 시선을 피해버렸다. 있는 힘껏을 다해 일을 저질려버렸지만 역시 부끄럽다.
17년 인생 최초이자 최대의 고백. 갑작스러운 고백에 놀라면서 수줍어하는 소녀의 모습에 심장박동수가 더더욱 올라간다.


이런 상황인데도 그녀가 귀여워 보인다 라고 소년은 생각을 했다. 어쩔수가 없지 않은가.
살짝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밝은 갈색의 단발머리. 보석을 그대로 집어 넣은것만 같은 에메랄드빛 눈동자. 애기 피부라고 해도 믿을 만큼 뽀얀 피부는 남자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아.. 저기.."



그녀의 핑크색 입술이 열렸다. 소년의 심장박동수는 이미 맥스를 치기 시작했고 침을 꿀꺽 삼켰다.. 이제 결판이 나는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6년이란 시간을 함께해온 소녀에 대한 마음을...




"그러니까 나는..."



나는...







아미킥!




푸억!


그것은 한순간이었다. 급소를 향해 제대로 들어온  발차기에 나는 무릎을 꿇었다.
눈앞이 새하얘졌다. 말로는 표현할수 없을정도로 너무 아프다. 하지만 그것보단



즐거웠던 기억과 상처로 더럽혀진 악몽의 사이.
그날 이후 그녀를 볼수 없었던 날의 현실이 떠올라버렸다.





B-2




"아, 아미! 무슨 짓이야!!"



나는 급소로 느껴지는 고통을 꾹 참고  도망가던  범인의 뒷덜미를 붙잡았다.



"오, 오빠 그게 말이야..."




고의가 아니였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 한없이 작은 꼬맹이는 후타미 마미, 내가 일하는 765프로의 아이돌이다.
자주 쌍둥이 자매인 아미와 함께 나에게 장난을 치는편이다. 왠만한 장난은 다 받아주는 나이지만 이것만큼은 참기가 어려웠다. 나는 내손에 붙잡힌 작은 악마를 정좌 시켰다.




"아미! 해서는 될 장난이 있고 해서는 안될 장난이 있단 말이야"
평소와 달리 화를 냈다는 사실에 아미는  풀이 죽은것 같았다. 조금 가엾긴 하지만 언제 한번 혼내야 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나는 가차없이 혼을 냈다.




"우우,  오빠가 오늘은 릿짱 같아.."
 



"왠만한 장난은 다 받아주겠지만 오늘 같은 짓은 절대 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10분동안 긴 실교를 퍼부었고  내말을 이해했는지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이는 아미가 무척이나 신선해보였다. 나는 그런 아미의 모습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뭐, 오늘같은 경우에는 심한 방법이긴 했지만 그래도 잠깨워줘서 고맙다 아미"


.
그렇게 기분이 좋아진 아미는  레슨을 받으러 사무실에서 나갔다. 중학생이라지만 아직은 어린아이 티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나보다.



그렇게 아미가 빠져나가 조용해진 사무소. 아이돌들은 제각각 스케줄 및 레슨, 항상 사무소를 지키던 오토나시씨는 1일 휴가를 받아 현재 이 사무소에 있는 사람은 오직 나 한사람뿐.




"하아..."



나는 어제 사둔 캔맥주를  꺼내었다. 원래는 어제 집에서 마실 생각으로 잠시 사무소에 놔두었지만 깜빡하고 가져가지 못하는 바람에 리츠코에게 들키면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모르기 때문에 숨겨두었다. 그 덕분에 상당히 미근해져버렸지만...




꿀꺽꿀꺽꿀꺽...




사무소에서 마시는 맥주의 맛을 난 좋아한다. 특별히 맛이 다르다는건 아니다. 기분이 그렇다는거다. 나는  가끔씩 일을 하면서 퇴근시간에도 다 끝내지 못했을 경우 에 사무소에서  밤샐때가 있다. 가끔씩 나는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맥주 몇캔을 사온다. 그럴때마다 집보다 사무소를 더 편하게 느끼는 나를 찾아볼수 있었다.




"...벌써 2년이 지났구나"




내가 765프로의 프로듀서로 입사한지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다.
처음엔 내가 어떻게 아이돌을 프로듀스 할수있을까 막막했었다.  이왕 입사한거 열심히는 해보자라고 마음을 다잡아보았지만 역시는 역시나였다.엉망진창 실수만발, 일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했던 프로듀서 아래에서  이렇게 훌륭한 아이돌들이 될줄은 상상도 못했었지.



"하아... 어쩐지 외롭구나"



이런 시간이면 항상 누군가와 있었는데 혼자서 지낼려니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다. 항상 혼자서 사무소에 있는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왜 이런 생각이 드는거지?



"나도 가을을 타나?"



바람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단풍잎을 보며 나는 다시 한번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다.
765프로가 팬들로부터 톱아이돌로 인정 받았던 날
처음으로 팬들로 가득찬 무도관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했던 날
1년전 신년 감사제 라이브가 있었던 날
그리고 765프로의 아이돌을 만나던 날까지...



모든게 꿈만 같은 생활이었다.




다시 되돌아갈수만 있다면 되돌아가고 싶을 정도이다.




회색빛깔 인생에서 유일하게 회색빛으로 물들이지 않은 시간.



계속해서 가지고 싶을정도로 달콤했던 추억들...




하지만 영원해선 안될, 언젠간 깨어나고 마는 인간의 꿈의 시간을




이제는 정리 해야할 때가 온것 같다.




2년동안 지켜온 거짓말로 얼룩진 달콤한 꿈을...



2년동안 참흑한 현실을 회피한 내 마음을...



2년 전 그 사건으로 무너져 내려가던 내 마음을 버티게 해준 이 환상에서...





깨어날 때가...








조금만 기다려줘





이제 곧 갈테니까...





그곳에서는 반드시 이루자...





여기서 못다이룬 아이돌마스터라는 꿈을...





**
.



.
A-3




To. P군
P군. 안녕하세요.
아 아까전에 인사 했지만, 그래도 편지니깐 한번 더 인사할께요. 헤헤...
깜짝 놀라셨죠? 이렇게 갑자기 편지를 써서... 후에... 막상 편지를 적을려니 긴장이 되네요,
평소에는 문자나 전화로 주고 받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편지를 쓰고 싶었어요.
편지가 아니면 전해 지지 않을것 같아서 말이에요.
그러면 본론부터 말씀드릴께요.



P군
내일인 7월 2일 저녁 10시에 우리들이 다녔던 고등학교 근처 공원 앞으로 와주세요.
그, 그곳에서 할말이 있습니다. 반드시 와주세요. 꼭이에요~~///
그럼 이만...

당신의 클래스 메이트였던  하기와라 유키호가...





.A-2





"나는 아이돌이 되고 싶어요..."




"모두에게 희망과 꿈을 나눠줄수 있는 그런 아이돌이..."




"지금은 연습생 신분이지만 언젠가는..."




"더 높은 곳에서 제 자신의 전력을 다하고 싶어요."





그러니깐 미안해요. P군, 당신의 고백 받을수가 없어요...






A-4





2010년 7월 2일 저녁 8시 20분 35초
뺑소니사고 발생. 성인 여성이 사망함.
그녀의 이름 : 하기와라 유키호(24)

.






B-1






2010년 7월 9일 07시 20분 30초
전복사고 발생.
사망자 : 765프로 아이돌  아마미 하루카 外 12명


.




.



.





2012년 7월 2일 새벽 00시 00분~ 00시 30분으로 추정됨.
前 765프로 프로듀서 P(26) 사망.
독성 자살로 추정됨.


.





The end-----


무, 무거워!!!
원래는 최대한  밝고  최대한 달콤한 분위기의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만
원래 유키호로 갈려했으나 중간에 이상하게 아미쪽으로 가길래 정신줄 놓고 썻습니다만
이런 상태가;;

글쓴이도 이해를 못하고 있는 혼돈의 카오스 글이 쓰이고 말았습니다.;;


이야기가 2개로 나누어졌고, 둘다 같은 P입니다.
A는 고등학생때 첫사랑해온 그녀에게 차이고, 그후 몇년후 그녀의 죽음으로 멘붕
B스토리는 잘나가던 765프로가 사건때문에 P밖에 안남게 되었는데  멘탈이 무너져 여러가지 환각을 보다가(B-2가 전부  P가 만든 환각이죠.)


결국  자살하는 스토리가 되겠습니다(.....)
앞의 A-1이나 B-1은 시간순서를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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