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요즘 사무소가 어수선해."
"무슨 일인데?"
만나자마자 자신의 연인이 한탄을 하자 사쿠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연애가 발각된 것 같아."
"아이돌도 아닌데 연애하면 안 돼?"
"아이돌의 연애를 금지 시킨데 프로듀서니깐. 그런 주제에 본인은 태연하게 연애를 하니 여러가지로 불만이 생기겠지."
그러고 한숨을 쉬는 P를 보며 사쿠는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것 참 큰 일이네."
"그러게 말이야. 하아, 정말 미국으로 갈까."
"가버리는 게 어때? 원래 가기로 한 연수잖아."
"그래도 이 중요한 시기에 가기가...."
"이럴 때 가야지. 그렇다고 나랑 다시 헤어질거야."
"....그건 이제 싫어."
"거봐. 거기다, 사실 나도 유학을 끝내고 온 게 아니야."
"뭐?"
"사실, 널 다시 만나고 싶어서 교수님의 권유로 조교를 하던 것 뿐이야. 근데 네가 미국에 간다면 다시 유학을 재개하고 싶어."
사쿠의 말에 P는 멍하니 상대를 보다가 이내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지금의 내가 사무실에 있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으니, 1년만 갔다올까."
"잘 생각했어."
그리고 사쿠는 P는 모르는 승자의 미소를 지었다.
P와 헤어졌을 때. 그녀는 일부러 P에게 기다려달라가 아닌 이별을 고했다.
사실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리 말한 것은...
"기다리다가 지치면 안 되지. 헤어짐으로서 역으로 계속해서 날 매일 생각하게 할거야. 최대한 사랑할 때 헤어져서, 계속 그 미련을 남겨둘거야."
그렇게 중얼거리며 사쿠는 웃었다. 실제로 떠나기 전 일주일 동안 관찰하니 P는 자신의 예상대로 미련을 가지며 쉽사리 잊지못했다.
지금의 그라면 한 동안은 자신을 잊지 못하고 그 첫사랑에 대한 애틋함을 계속 지니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자신이 없는 사이 그에게 붙을 도둑고양이들이었다.
사쿠의 집은 제법 잘 사는 편이었다.
그녀는 미국에 가 있는 동안 사람을 고용해 일을 시켰다.
[그에게 고백하겠다고 계획하는 대학교 후배가 나타났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P는 모르게 그 여후배에게 저랑 P가 데이트하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연인이 있다고 알려주세요. 약한 듯 하면 키스하던 사진도 좋구요."
이런 식으로 그에게 다가갈 도둑 고양이들을 멀어지게 하거나 포기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중에는 끈질긴 상대도 있었다.
[멀리 떨어져 있다면 헤어진거나 마찬가지라면서 고백을 강행하려는 여성이 있습니다.]
"건방진! 감히 누구에게 꼬리를 치려고! 어떤 수를 쓰든 좋아요! 뒷끝 안남게 몸만 성하게 포기하게 만드세요!"
그 뒤 그 여성은 대학을 휴학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런 일들은 P몰래 일어난 일이다.
그는 모르지만 좋은 남자면서 임자가 없는 그를 노리던 여성은 열이 넘어갔고, 그것을 사쿠는 미국에서 처리한 것이다.
['하아, 이렇게 혼자 있으니 내가 얼마나 인기 없는 녀석인지 자각하게 돼. 날 사랑해준 사쿠가 너무 고맙고, 다시 만나고 싶어.']
['아직도 사랑하냐고? ....솔직히 말해 비참한 줄 알지만 쉽게 마음을 접을 수가 없어. 사쿠가 만일 돌아와서도 날 사랑해준다면, 어떻게든 잡고 싶어.' 이상 그가 요즘에 한 이야기들입니다.]
"후후, 미안해 P. 그리고 고마워. 계속 날 기다리고 있어줘서."
그녀는 자신의 계획대로 그가 여자 없이 홀로 지내며 자신을 곱씹으며 씁쓸해 하자 미안해하면서도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이대로 돌아간다면 그에게는 자신 밖에 맞는 여성이 없음을 자각시켜 자신만 바라보게 할 수 있다.
이후로는 어떤 도둑고양이들이 꼬리쳐도 그가 흔들리지 않게 된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그가 765프로라는 연예기획사에 프로듀서로 입사했습니다.]
"연예기획사...? 그 아이돌을 육성하는?"
[네.]
"크윽, 아이돌이라면 미인들이 많을텐데...... P에게 꼬리치면 어떻게 하지? 혹시 모르니 잘 감시해주세요."
[죄송하지만 이 이상은 무리입니다.]
"네!? 어째서요!? 돈은 얼마든지 드릴게요!]
[그 사무소에 소속된 아이돌 중 미나세그룹의 영애와 하기와라파의 여식이 있습니다. 저희들의 힘을 벗어났습니다.]
"그, 그럴 수가!"
사쿠는 절망했다. 잘 되어 가고 있었는데 이런 재앙이 나타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래도 희망을 걸었다. 그렇게 뛰어난 여성들이라면 자신에게는 최고지만 타인에게는 평범할 P를 사랑할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무너졌다.
[요즘 아이돌들이 765사무소의 유일한 남성인 프로듀서를 마음에 담은 것 같습니다.]
"이 도둑고양이들이! 겨우 아이돌 주제에!"
사쿠는 그 보고에 화를 내다가 손톱을 깨물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여성에 대한 외로움이 지나친 순진한 그가 간사한 그녀들에게 넘어갈지도 모른다.
"다 차려놓은 밥상을 뺏길 수는 없어!"
그리고 그녀는 급히 일본의 은사였던 교수에게 안부인사인 척 연락을 하다가 조교자리가 비었단 말에 급히 지원을 했다.
유학보다 자신의 남자를 뺏길 위험이 더 중요했다. 유학은 나중에 P를 데리고 미국에 오면 된다.
조사로 유명한 프로듀서가 된 그라면 미국연수도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대학조교로 지내면서 그와 다시 연락할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도 방송쪽 학과에서 특별강사를 섭외하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슬쩍 졸업생이면서 지금은 유명한 프로듀서인 P에 대해 알려졌고, 그녀들은 자신의 바램대로 그를 외부강사로 섭외했다.
바로 만나고 싶었지만 참았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 휩쓸려 만나는 듯안 우연은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 시간이 지나 우연이 알아낸 척 연락을 한다. 예상치 못한 연락에 그는 더욱 놀라고 기뻐할 것이다.
그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 마음을 직접 만나서 완전히 굳혔다.
그와의 몇 년만의 데이트는 짜릿했고, 몇 년만의 키스는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황홀했다.
그것은 P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그를 설득해 미국연수를 떠나도록 해야돼."
미나세가와 하기와라를 상대할 수는 없다.
그가 사용할 콘돔에 바늘로 구멍을 내면서 사쿠는 고민했다.
이대로 임신이 잘 되어 같이 떠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이왕이면 본인의 의지로 연수를 가게하고 싶었다.
그렇게 해야 자신도 임신을 하지 않고 제대로 미국에서 공부를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랬는데, 오늘 좋은 기회가 나타나 자연스럽게 그를 설득할 수 있었다.
"후후, 내 승리야, 이 도둑고양이들."
몇 년을 공들인 자신에게 그런 갑자기 나타난 도둑고양이들이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이돌들에게는 일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미국에 가는 것을 비밀로 한다고 말하기까지 했으니 더 좋다.
"이제 미국에 갈 때까지 널 지켜내기만 하면 돼."
사쿠는 황홀한 표정으로 나체의 자신을 끌어안은, 마찬가지로 나체인 P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중얼 거렸다.
미국에 가는지 모르는 상대들이 자신들을 방해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마 여유를 갖고 자신을 견제하려다 닭 쫓던 개마냥 그가 떠난 자리와 비행기를 쳐다볼 것이다.
"외롭게한 만큼 보충할게. 사랑해 P."
그의 볼에 키스를 하자, 잠든 얼굴로 P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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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가 둔감했던 이유와, 인기 없던 이유.
사쿠 : 리카와는 다르다, 리카와는. 이 구역의 미친X은 나야!
7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누가 이길까 이히힣히힣
죽여라 죽여!
피가 보고싶구나!
싸우면 튀어야죠~
...일듯?
최종보스가 장난 아니군요...
P가 불쌍해요....
연애기획사가 아니고 연예기획사입니다. 연애기획사라니, 커플을 만들어준다던가...
하지만 최종보스(사요)따위 용사파티(765 Allstars)의 경험치일뿐이지...
시간내 못 잡으면 왕자와 같이 미국으로 떠납니다.
이렇게 된 이상 미국은 때려치우고 보츠와나로 간다! 유학따위 가보로네대학에서 적당히 케인즈학파와 신자유주의의 대립이 현대인의 사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논문으로 제출해서 유기화학 박사학위를 따는 걸로 대체한다! 그렇게 미나세가와 하기와라파를 패배시킨 사쿠였으나...
차회예고! 최흉최강의 적 타카츠키공화국의 등장! 한편 달에 설치된 반물질 생성장치로 계략을 꾸미는 시죠단을 막기 위해 ©961은 암호명 피핀 이타바시를 급파하는데...
라는 망상을 했습니다.
장미칼이 장미총으로 바뀌는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