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 첫사랑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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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2, 2013 03:33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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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야. 잘 지내?
나 OOOO 사쿠. 갑자기 연락해서 놀랐지?
우리 대학에 특별강사로 왔었단 이야기를 들었어.
지금 나는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하기 전에 우리 학과의 조교로 있어.
그거 몰랐지? 
네가 왔었는데 보지 못한게 아쉬워서 그런데,
시간 날 때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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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는 핸드폰의 메일을 보고서 긴장과 기대감으로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미리 시킨 차를 한 잔 마시며 가슴을 진정시킨 그는 시계를 본다.
약속 시간보다 30분을 일찍 왔다.
사쿠. 그의 첫 사랑이고, 그의 연인이었다.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난 첫사랑과 친구가 되다가, 고백을 하여 연인이 되고 그러다 같은 대학까지 갔다.
하지만 대학교 2학년. 그 때 둘은 헤어지고 말았다.
싸운 것도, 사랑이 식은 것도 아니다.
그녀의 꿈 때문이었다.
그녀는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유학을 가게 되었다.
그녀는 울면서 사과를 하였다. 자신은 불행히도 그 때는 유학까지 따라갈 여력이 안 되었다.
유학은 2년. 기다린다면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그녀가 꿈을 위한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둘은 헤어졌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 이기심에...."
"....괜찮아. 마침 나도 너에게 질리던 참이고."
"그래...."
"....그럼 이제 연락하지 않을게."

상냥한 말은 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미련이 남지 않도록 차갑게 말하고 헤어졌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혼자 울었다.
그것은 그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헤어질 때 울어서 집에서는 울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카페의 도어벨소리가 울린다.

"일찍 왔네."

발자국 소리가 몇 번 울리더니 자신의 자리에서 멈추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P는 상대를 보고서 웃었다. 사쿠였다.

"너야 말로.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왔네."
"그런 나보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면 얼마나 일찍 온거야?"
"방금 왔어."

어색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어떻게 지냈어? 학교강습내용을 보면 아이돌프로듀서가 된 것 같은데."
"맞아. 765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를 하고 있어."
"헤- 제법 유명한 곳 아니야? 아이돌은 잘 모르지만."

그녀는 텔레비젼의 예능이나 가요는 잘 보지 않는다. 그러니 자신의 사무소의 아이돌은 모를 것이다.
자신이 프로듀스하는 아이돌에 대해 자랑해도 좋지만, 어쩐지 그녀에게는 아이돌이라도 다른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너는 어떻게 지내?"
"조교하면서 대학원의 박사과정을 끝내고 있어. 마지막 논문만 내면 돼."
"꿈에 가까워졌구나."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뭐."

꿈을 위해 서로를 보내야만 했다. 
그랬던 만큼 더욱 그녀는 노력했을 거라고 P는 생각했다.

"근데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을 하고 있네."

사쿠는 눈을 가늘게 뜨며 재밌다는 듯 말했다.
길었던 장발은 단발이 되고, 옅은 갈색으로 염색했다. 변한 건 그것 뿐이다.
순해보이는 큰 눈은 그대로고, 늘 살짝 벌려져 있는 입술의 습관도 예전과 같다.
늘 그 입술이 어쩐지 매력적이라 연애할 때는 자주 기습키스를 했다.
처음에는 당황하던 그녀는 슬슬 그것에 익숙해져 어느사이엔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게 되었다.
모두 P에게는 옛날 이야기다.

"뭐, 나 스스로도 몰랐으니깐. 갑자기 지금의 사장님이 느낌이 온다며 막무가내로 영입한 건데, 의외로 적성에 맞았나봐."
"너도 늦었지만 꿈을 찾은 거구나."

그녀는 행복한 상대의 미소에 진심으로 기뻐해주었다.
연애 때 그는 자신을 보면서 어느 때는 우울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꿈이 있는 그녀에 비해 자신은 그녀와 그저 같은 대학에 간다는 목표로 성적에 맞추어 그 학교의 학과에 갔을 뿐이다.

"....그렇네. 지금은 이게 내 꿈이구나."

P는 하하 웃으며 기쁘게 말했다.
그를 보면서 그녀는 어쩐지 아쉬움을 느꼈다.
이제 더 이상 연인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나...

"예쁜 아이돌들이 근처에 있으니 이제 나 같은 건...."

스스로 혼잣말을 하다가 놀래 입을 막는다.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낸 것이다. 
사실 좋지 않게 헤어진 것도 아니다. 자신을 위해 P가 모질게 말한 것도 알고 있다.
그 때문에 미국에 가서도 P를 잊지 못했고, 중간에 다른 남자를 사겼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아직도 그에게 미련이 남은 것이다. 그래서 그가 왔다는 말에 자신이 먼저 연락한 것이다.
하지만, 역시 자신에게는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이다. 어떤 여성들이 그와 같이 하는지는 모르지만 아이돌이라면 엄청난 미인들인데다 자신보다도 어릴 것이다.
그런 여성들에게 공부에만 전념한 자신이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녀 스스로는 귀여운 인상의 여성이지만, 일반인으로서 좋은 외모지 아이돌과 비교할 것이 아니다.
그런 그녀의 혼잣말을 들은 P는 얼굴을 붉히면서 작게 말했다.

"....내 이상형은 아직 안 변했지만."
"뭐?"

P의 말에 사쿠는 되물었지만 그는 반복해 말해주지 않았다.
사쿠는 그 이상 묻지 않았다. 하지만 가슴이 예전 처음 연애 할 때처럼 마구 뛴다.
그 말은 자신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것일까?
둘은 이야기를 나누며 차를 마셨다. 그리고 그 후 곧 있음 점심시간이니 식사 전에 산책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와 공원으로 나왔다.

"하하, 이러니 꼭 옛날로 돌아간 것 같네."

공원을 산책하면서 사쿠는 옛생각을 하며 말했다.
그 때는 곧잘 이렇게 산책을 같이 했다. 목표가 있던 것도 아닌 그냥 둘이 같이 걷는 것만으로 좋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쩐지 가슴도 뛴다.
그것은 P도 마찬가지다.
그의 눈에는 살짝 벌어진 그녀의 입술이 눈에 띈다.
그 순간 습관적으로 그의 얼굴이 자신보다 키가 낮은 그녀에게 숙여졌다.

짧은 침묵.

하지만 의식하고서 깨달은 그가 당황해 입술을 떼었을 때는 이미 일을 벌인 후였다.
그는 당황했지만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사과를 해야할까?
속으로 당황하며 고민할 때 그 순간 그의 왼손을 그녀의 오른 손이 엮어 잡았다.
연인일 때처럼.
그 순간 P는 마음이 놓여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도 그 손을 같이 엮어서 잡아주었다.
둘은 말이 없다.
그저 그렇게 묵묵히 걸어갈 뿐이지만 그 얼굴들은 굉장히 기뻐보였다.
둘은 그렇게 말 없이 연인일 때로 돌아가 그때처럼 산책을 즐겼다. 



그럴 때 히비키는 상점가에서 1등 상품에 당첨이 되었고,
마코토는 여성적인 옷을 입고 귀엽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리고 치하야의 가슴이 0.072cm가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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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시리즈는 이 시리즈를 끝낸 후에 이어가겠습니다.
'프로듀서 메일을 받다.'에서 마지막에 받았던 메일은 저 메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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