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호에게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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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8, 2013 16:57에 작성됨.

"훌쩍.......훌쩍...."

나는 오늘도 질질짜는 아이돌 한 명과 대치중이다.

하필이면 이런 멘탈병신 자신감이 다소 부족한 아이돌이 걸리다니.

그 녀석하고 승부인데!!!!!!

녀석과 나는 아마 초등학교 때부터, 아니 탄생부터 라이벌이었을거다.

우리때부터가 아니였다. 우리 가문의 조상과 저쪽 가문의 조상하고는

뭐랄까....키우는 개도 상대편 개와의 뼈다귀 싸움에서 지고

돌아오면 솥에 넣어 삶아버린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다.

그러니까 우리의 25년 라이벌 구도는 고고히 흘러가는 창파에 

던져진 하나의 물결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운명처럼 우리는 똑같은 직업을 골랐고 똑같은 사무소에 입소했다.

이번 승부는 각자 아이돌 한 명씩을 맡아서 다음 오디션에서

상대를 이기는 것!!!! 패자는 승자에게 다음 달 월급 전부 헌납이다.

빵 귀퉁이만 먹어야 하는 인생은 둘째치고 본가에서 소환당할거다.

그러니 이겨야 한다. 하지만 실수했다.

아이돌 선택권을 그 녀석에게 주고 오디션을 내가 골랐어야 했는데.

전체적으로 고스펙인 아이돌을 고른 것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이 녀석의 멘탈이 그야말로 병신 소심함이었다.

제기랄. 코토리의 그 미묘한 표정의 의미가 이거였냐.

그리고 녀석은 보컬이 가장 중요한 오디션을 고르고 보컬 특화

아이돌을 골랐다. 히다카 마이여도 승부 장담이 안되는데

멘탈까지 병신
네거티브 아이돌이라니. 완전 잘못 짚었다.

"하아........."

"죄....죄송해요 프로듀서!! 용서해 주세요...우으..."

말을 안 듣는 동물 아이돌은 패는게 답일 수도 있지만.......

그거보다는 어떻게든 잘 설득해서 그 녀석을 이겨야 한다.

"그....그치만....제가 노래로 치하야짱을 이길 수가...."

시발. 벌써부터 지고 들어가려니 문제지.

이대로 가면 나는 본가에 잡혀가서 그 끔찍한 고초를.....

이왕 죽는거 차라리 이 녀석한테 총각딱지나 떼고 죽을까.

"유키호. 넌 할 수 있어. 자신감을 가져."

"우우.........죄송해요....못생기고 빈유에 땅딸막한 저는....."

".................."

오늘도 트레이닝장에는 구멍이 늘어만 간다.






대책을 세워야 했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미키 고를걸 일단 유키호는 고스펙이다.  

못한다 못한다 해도 일단은 노래는 제법 한다.

안그랬으면 총각딱지나 떼려고 했는데. 아직은 희망이 있단 거다.

하지만 희망 운운하기 전에 저쪽 아이돌이 딴건 다 병신 유키호보다

한참 떨어지는데 보컬은 그야말로 최상급!!!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솔직히 노래로 따지면 기성 가수급이다. 하지만 유키호는 그냥

아이돌치고 잘 부르는 축이지 저쪽 아이돌보다는 급이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이렇게 보컬비중이 높은 오디션에는 쥐약이라는 거다.

마치 치타가 낙타보다는 빠르지만 사막에서는 낙타가 이기는 것처럼.

하지만 나는 필사적으로 사막에서 치타가 뛰게 해야한다.

"정말 못하겠니? 내 목숨이 달려있다고 해도?"

"죄...죄송해요....치하야짱만은 이길 수가........

저 같이 못생기고....빈유에....키도 작은 애는.....구멍...."

"......잠깐!!!!! 뭐라고 했지?"

"호에? 구...구멍...."

"그거 전에!!!!"

"키도 작....."

"그 전!!!!"

"빈유.............."

"그래!!! 그거야!!!!!!!"

"호에?!"




오디션 당일.

"........................."

"프로듀서."

"엉."

"저는 못생기고."

"그렇지."

"빈유에!!!!"

"........................큿."

"키도 작아요오."

"그렇지 않아!! 넌 할 수 있어 유키호!!!"

"하지만 저는 빈유라고요!!! 빈유!!!! 빈유!!!! 빈유!!!!"

"...........크읏!!!!!!"


"전 가슴도 작은 빈유라고요!!!!"

"크아아아악!!!!!"






유키호는 그 날 압도적으로 오디션에서 우승했다.

미안하다 치하야.

-fin-


예전에 자게 이야기를 SS로 기록하다 -M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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