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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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9, 2013 19:35에 작성됨.

"헤헤, 프로듀서-"

코토리의 부름에 프로듀서가 쳐다보았다. 살짝 붉어진 얼굴, 술을 마셔 축축하게 젖은 입술을 벌리며 헤헤 귀엽게 웃는 연상의 여인.
내일은 둘 다 오프날 늦게까지 일을 끝내고서 단 둘이 술집에 왔다. 그렇게 해서 술을 마신지 거의 한 시간 째. 술 병은 생각보다 빨리 쌓여버렸다. 
코토리는 기본적으로 술을 좋아한다. 하지만 술이 강하다기 보다는 술을 먹고 취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이럴 때 코토리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숨김 없이 밝혀 프로듀서는 이런 코토리와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프로듀서- 프로듀서-"
"네, 네-"
"우리 사무소 애들 참 사랑스럽죠-?"
"확실히 그렇네요."
"타카네짱도, 아즈사짱도- 후후, 아즈사씨는 저보다 훨-씬 연하니깐 제가 짱이라 오케이라고요!"
"하하, 그러네요. 아즈사씨는 저보다도 연하니깐요."
"그렇죠- 의젓하고 어른처럼 보이지만 여동생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니깐요- 길을 잃거나 먹을 거 앞에서 당황하면 귀엽고요-"
"아이돌로서 이미지는 아름답다지만, 사실 귀여운 분이죠."
"타카네도 있죠- 세상물정을 모른다거나, 최신 기계를 잘 못 다룬다거나- 그래서 당황하는게 무지무지하게-"
"귀엽죠."
"헤헤, 맞아요-"

평소보다도 더 기분 좋게 취한 건지 헤헤 웃으며 말하는 코토리는 프로듀서는 사랑스럽다는 듯이 쳐다본다.
동안인 점도 있지만 행동 또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귀여운 여성이다.
그러면서 765프로의 유일한 사무원으로 자신들 못지 않게 지나친 업무량을 홀로 감당하고 있는 믿음직한 연상의 모습도 지니고 있다.
아아, 정말로 사랑스러운 여인이다-라고 프로듀서는 자주 생각한다.
사실 자신은 코토리가 아이돌 시절 일 때 그녀의 팬이었다. 한창 활동 할 때 자신은 아이돌에 빠지기 쉬운 청소년. 
당시의 느낌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녀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던 것이 생각지도 않게 지금의 사무원과 프로듀서의 관계로 만나게 된 것이다.

"프로듀서-"
"네."
"야요이 같은 여동생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확실히 철도 일찍 들었으면서 굉장히 귀엽죠."
"네- 아니면 딸이라도- 아, 야요이가 아니라도 이오리라던가 타카네라던가 아즈사라던가 하루카라던가 유키호라던가-"

이름의 순서가 뒤죽박죽이지만 결국은 사무소의 모든 아이돌을 말하고 싶어함을 알 수 있었다.
코토리 그녀는 사무소의 아이돌을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좋아하는 열렬한 팬이었다.

"하하, 그럼 코토리씨가 12명의 아이를 낳아야 하는데요?"
"13명이죠- 리츠코도 상당히 귀엽다고요- 프로듀서가 모르셔서 그렇지-"

평소라면 리츠코씨지만 단 둘이 있을 때 코토리는 그녀의 호칭을 빼먹는다. 리츠코야 그 차림새와 하는 행동 때문에 그렇지 아직 10대의 소녀다.

"네이네이- 저도 잘 알고 있다고요. 765사무소의 여성들은 모두 사랑스럽죠."
"헤헤, 그렇죠- 정말 최고라니깐요-"
"참고로 그 사랑스러운 여성들에는 코토리씨도 포함이라고요?"
"헤- 정말이요? 그럼 정말 기쁠지도-"

술을 따라주고서 건배를 외친 후 서로 마신다. 자신은 코토리처럼 많이 마시지 못해 약간 씩 훌짝이며 마시고 있다.
그 덕분에 상대가 심하게 취하는 동안 자신은 취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러니깐요- 모두 정말 사랑스러워요!"
"그렇죠."
"헤헤-"

시간이 지나니 슬슬 한계인 듯 코토리는 헤실헤실 웃으며 눈이 침침하게 감겨가고 있었다.

"그럼 이만 일어날까요?"
"헤에- 이제 어디로 가나요?"
"당연히 각자 집으로 가야겠죠. 데려다 드릴 까요?"
"취한 저를 집까지 끌고가서 확- 꺄악, 프로듀서 짐승-"
"그러지 않는 다구요."
"쑥맥이시니깐요-"
"하하-"

프로듀서는 웃으며 코토리의 옆으로 가 부축해 준다. 그리고 계산을 하고 나와 자신에게 몸을 기대어 비틀거리며 걷는 코토리와 같이 택시를 잡으러 나간다.
오늘 처음 가본 술집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코토리의 몸에서는 술냄새가 아닌 좋은 향이 났다.
몸매도 좋은 그녀가 자신에게 기대는 것은 남자로서 곤욕이라 할 수 있다.

"헤헤- 프로듀서-"
"네, 네."
"사무소에서 누가 제일 사랑스러운가요-?"
"코토리씨요."

술을 핑계삼아 바로 답해본다. 그 대답에 코토리가 기뻐하며 웃는다.

"전 이렇게 나이가 많은데요-?"
"28이면 솔직히 많은 나이가 아니라고요. 저랑도 그리 차이가 안 나고. 결혼을 생각하면 적당한 나이 아닌가요?"
"결혼이라...... 전 상대가 없는 데요-"
"제가 있잖아요."
"헤, 그거 좋네요- 그럼 오늘부터 프로듀서는 저의 달링! 아니면 미키처럼 허니?"
"뭐, 그건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보죠."
"헤헤, 그러죠 뭐-"

겨우 용기를 내어 한 말이지만 코토리의 태도는 농담으로 치부하는 듯 하다. 
어쩐지 그것이 아쉽다.
잔잔한 밤이다. 밤 바람이 적당히 시원하고, 택시가 잡히지 않아 한동안 걷고 있다.
그러다가 문득 입을 열어 아까의 말을 부정해본다.

"저 농담이 아닌데요."
"네? 아이돌이 사랑스럽다는 거요? 알고 있어요-"
"그게 아니라-"

프로듀서는 코토리를 벽에 밀어 세운다. 그리고 그대로 그녀에게 키스를 한다.
예상치 못한 기습적인 키스에 코토리의 취한 두눈이 크게 떠진다.
입술은 금방 떨어진다.
코토리는 어안이 벙벙해 벽에 기대고 있고, 프로듀서는 코토리의 어깨를 잡고 있는 상태로 얼굴을 붉히며 상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당신과 결혼하고 싶다는 이야기요."
"에? 에? 에?"

코토리는 지금의 상황을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본 프로듀서는 근처에 있는 모텔을 발견했다.
자신들이 간 술집 근처에는 모텔이 많았다.
그것을 보고 프로듀서는 결심을 굳혀 코토리에게 말한다.

"코토리씨도 확실히 좋다고 했어요?"
"네? 저기, 그건 그러니깐-"

당황하는 코토리의 팔을 확 잡고 모텔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간다.
코토리는 아직 취했지만 정신은 제법 멀쩡해져 그가 데려가려는 곳을 보고 놀란다.

"저기 프로듀서씨!?"
"후우, 딴 말 하기 없기에요? 전 진심이니깐요."

프로듀서는 코토리를 보며 그리 웃었다.
그 미소에 코토리는 당황하다가 이내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저, 저기 저 경험이 그렇게는......"
"괜찮아요. 저도 경험이 많지 않으니깐요. 그리고 말이죠."

코토리의 팔을 확 잡아당겨 프로듀서는 그 어깨를 꼬옥 끌어안고 같이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귓속말로 속삭인다.

"제가 코토리씨의 마지막 남자가 될거니깐 경험이 있든 없든 상관 없잖아요?"
"우-"

코토리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붉어진 얼굴을 그 품에 푹 묻어버린다.
그렇게 어른들의 시간- 그리고 결혼을 전제로 한 연인들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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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리씨가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이상 훈훈달달 네잎이었습니다.
네잎부치는 틀린 명사니 쓰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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