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의 긴 머리카락은 햇빛에 부드럽게 빛나며, 얇고 가벼워 얕은 바람에도 잔 물결을 쉽게 그린다. 그런 긴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누르며 현 최고의 톱 아이돌, 리카는 P를 보며 웃는다.
“헤헤, 이제 아이돌도 은퇴했으니 어찌 되려나-”
그녀는 아이돌을 은퇴했다. 정점해서의 은퇴. 화려한 도쿄돔에서의 은퇴무대는 모두의 축하를 받을 수 있었다.
그곳에는 초대 손님으로 765프로의 아이돌까지 와서 전력으로 자신의 은퇴를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새로운 인생도 축복해 주었다.
“신문에서는 너의 은퇴무대에 765프로의 아이돌이 온 것도 화려하게 보도하면서 구 톱이 신 톱에게 자리를 몰려줬다는 식으로 묘사했어.”
P는 그녀의 옆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뉴스를 보여주며 말했다. 그것을 보고서 리카는 입을 가리며 웃었다.
“틀린 말은 아니네. 그 아이들이라면 틀림없이 톱 아이돌이 될 거야. 특히 미키 같은 경우라면 말이야.”
최근 머리를 자르고 갈색으로 원래의 머리색으로 바꾼 미키의 기세는 엄청났다. 아마 리카가 사라진 지금이라면 다른 라이벌들을 재치고 그녀가 톱 아이돌이 될 것이다.
리카는 곧 P의 팔에 팔짱을 꼈다.
“이걸로 우리 둘 다 1년 동안 백수인가?”
“정확히는 휴가야. 1년이라는 긴 휴가. 그 다음에는 당신과 약속대로 아이돌 사무소를 차리는 게 좋겠지.”
P는 그러면서 자신의 팔에 기대어 걷는 리카를 내려다보며 웃었다. 아이돌로서의 은퇴. 리카의 나이는 20대 중반. 아이돌로서 은퇴하기에는 충분한 듯 싶지만, 사실 리카의 아이돌 경력은 길지 않았다.
-나이만 적었다면 히다카 마이 같은 전설이 되었을 것이다.
당시 많은 평론가와 프로덕션들에게서 그런 소리를 듣던 그녀다. 나이가 적었더라면.
그것이 아니라도 좀 더 긴 시간을 아이돌로서 활동을 해도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새로운 행복.
자신을 프로듀서로서 찾아오고, 연인으로 만든 그녀는 더 이상 당당하지 못한 연인 관계를 견디지 못했다. 미국에서의 성공 후 자신과 연인이 되고 곧 바로 은퇴계획을 세우고, 1년 뒤인 어제 아이돌을 은퇴했다.
그녀느 새로운 꿈이 있다.
자신과 결혼을 하고, 작은 아이돌사무소를 키워 765프로처럼 즐거운 프로덕션사무소를 이끌어 가는 것이다. P는 톱 프로듀서로서의 경험, 자신은 톱 아이돌로서의 경험으로.
아직 젊은 P는 사장겸 프로듀서. 자신은 트레이너겸 매니저.
“즐거운 사무소가 되겠지?”
“처음은 힘들겠지. 예능사무소란 게 돈도 엄청 드니깐.”
톱 아이돌로서 모은 돈이 많다지만, 개인의 돈이 한 사무소를 오래 유지할 정도로 대단하지는 않다. 초반에 작게라도 결과를 내지 못하면 힘들어질 것이다.
차라리 모아놓은 돈으로 평생 놀고먹는 것이 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삶은 P나 리카나 원하지 않았다.
그와 그녀는 계속 연예계에서 도전을 하고 싶었다.
“그럼 좋은 아이돌을 찾아야겠지?”
“좋은 아이돌은 어떤 아이돌인데?”
P의 말에 리카가 묻자 P는 웃고서 자신이 몸담았던 765프로를 회상한다. 그리고 자신만의 답을 낸다.
“아이돌이 진심으로 되고 싶고, 그 일을 사랑하는 아이들.”
P와 리카의 눈에 한 자매가 보였다. 불량할 것 같은 갸루 스타일이지만 자매는 사이가 좋아 보였다.
“언니 같이 가!”
“장수풍뎅이 부느라 늦어서 그렇잖아! 빨리 와 리카!”
자매의 이야기를 듣다가 P는 쿡하고 웃었다.
“저 아이들은 어때? 이름만은 이미 톱 아이돌인데.”
“괜찮을 지도 모르네.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아이라면 재능부터 확실할 거야.”
자화자찬에 가까운 평을 하면서 연인은 웃었다.
은퇴를 했더라도 아직은 변장을 하고 돌아다녀야 한다. 하지만 3개월 정도라면 곧 주위를 신경 쓰지 않고 당당하게 데이트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1년 뒤라면 결혼식을 올릴 거다.
“당신과는 정말 꼭 행복해져야지.”
“응, 그래야지.”
“그 아이들에게서 겨우 허락을 받은 거니깐 말이야.”
리카의 말에 P는 뺨을 긁적인다. 자신은 몰랐다. 765의 많은 아이돌들이 자신에게 그런 마음을 품고 있었음을. 그 때문에 무심하게 그녀들에게 리카와의 연애를 알렸고, 그녀들은 그 일에 화를 내거나 슬퍼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 리카가 그녀들에게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보여주자 아이돌들은 모두 리카와 P를 축복해 주었다.
은퇴 공연의 765프로의 합동은 그런 아이돌들의 마음이 담겨있었다.
“사랑한다는 사람을 양보한다는 건 정말 큰일이니깐. 그 애들에게는 미안해서라도 당신과는 어떻게든 행복해져야지.”
“그래야지.”
둘은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를 보고 미소 지으며 곧 키스를 나누었다.
톱 아이돌과 프로듀서. 그 관계가 끝나고 둘은 평범한 연인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었다.
그 뒤 미래에 둘은 주위 사람들에게서 축복을 받는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다. 그 뒤에는 귀여운 딸도 태어나 모두와 같이 웃으며 딸을 아이돌로 키울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새로운 예능사무소를 설립하고, 새로운 아이돌들을 길러내게 된다.
그 사무소의 이름은 신데렐라-
가장 행복했던 아이돌과 프로듀서가 설립한 사무소다.
톱 아이돌의 사랑은 이런 훈훈하고 행복한 이야기입니다.
P.S : 본편은 저녁에 연재 예정입니다.
28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리카에게 불행을 강요하셨군요.
압니다. 암요.
이런 불행 강요한 적 없어요!
그런데 역사에 If는 없다는 말이 있지요..
이런 천사가 나중엔 손가라꺾이고 유리파편박히고.....으아아!!!
리카는 버틸 수 있을 겁니다!
맨 밑줄 읽고 나니 갑자기 속이 쓰리기 시작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