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카「당신과 내가 함께 했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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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8, 2014 14:41에 작성됨.

「벌써 1년전의 이야기네요.」

 

붉은 리본끝이 살짝 흔들리고 그녀의 빨간입술이 달싹이며 미성을 흘려보낸다.

 

「그때 프로듀서와 함께 했던 산책은- 꿈을 꾼것같았네요-」

 

그녀의 녹색눈동자는 조금씩 추억에 조금씩 잠겨들기시작했다.

 

 

1년전, 봄

 

「이렇게 하루카와 둘이서 걷는것도 오랜만이구나.」

짙은 남색의 단정한정장과 단색 넥타이 눈처럼 새하얀 셔츠...그야말로 일하는 어른! 이라는 느낌의 프로듀서와

나는 함께 공원을 걷고 있습니다.

 

「네, 정말 오랜만이네요..예전에 제가 일이없을때는..」

쿡쿡- 아련하게 밀려오는 그리움에 무심코 웃음이 세어나왔습니다

 

「그때는 정말..일이 없어서 다들 큰일이었지..오디션한번 볼때도 절약을 위해 지하철을 타거나 오디션장까지 걸어가거나..」

멋쩍게 웃으며 과거의 고역을 말하는 프로듀서였지만 그역시 예전의 그 고생이 싫지만은 않은가봅니다

 

「그때는..모두함께 왁자지껄 웃고 떠들고..함께 같이있었는데..」

뭔가 다들 멀어져버린것 같아 조금은 쓸쓸한 기분이 되어가던중 약간 거친느낌의 손이 제머리를 가볍게 헝클어트렸습니다.

 

「하루카, 모두들 함께야, 같이 할때도, 따로 할때도 있지만, 모두 765라는 강한 끈으로 이어져있는거야 그러니까 웃어 너는 웃는게 제일 예쁜아이잖니.」

프로듀서가 웃으며 가볍게 제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 어쩌지..귀까지 빨개질것같아..황급히 프로듀서의 손을 밀쳐냈습니다.

 

「그, 그보다! 저 오디션에 떨어지고 프로듀서와 둘이서 돌아갈때 기억나시나요?」

 

「응? 아아, 그때인가...너, 처음으로 울었지..」

 

약 반년전..아직은 신참 아이돌이던시절, 다른아이들이 힘껏 응원해준 오디션에서 보기좋게 떨어지고 돌아오던길..

동료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미안함과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되는것같아..울음이 터져나와버렸었습니다.

 

그때 프로듀서는...지금과 같이 제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해 주었었죠..

 

「그때도, 지금처럼 하루카의 머리를 쓰다듬었구나」

하하 웃으면서 프로듀서가 내뱉은말에.

 

펑!

 

얼굴에 순식간에 열이 올라 현기증마저 느껴집니다

 

「아우-으아- 프, 프로듀서 그러-ㅂ우,우와앗!?」

프로듀서의 뜬금없는 발언에 발이꼬여 몸이 앞으로 기울어집니다 앗차-또해버렸나..

라고 생각한 순간.

 

「위험하잖아 하루카!」

프로듀서가 저를 끌어당겨 저는 폭-하고 프로듀서의 품에 안겼습니다. 순간 프로듀서의 몸에서 땀냄새와 로션의 향기가 함께 뒤섞여 제코를 간지럽힙니다. 이것이 성인남자만의 향기인걸까요

 

「다친데는 없어?」

프로듀서는 절 내려다 보며 다급히 물어봤습니다...만 저는 프로듀서의 품에안겼다는 사실만으로 사고가 정지해버린것같은 기분이었습니다

 

(아와와..프로듀서에게 안겼다..안겨버렸다..우우..어쩌지 우우우우!!)

「하루카?」

「옛!? 예- 아..저는 문제없어서..에헤헤~」

혀를 삐죽 내밀며 가볍게 제머리를 콩하고 때렸습니다 아무렇지않은척...아무렇지않은척..릴렉스 릴렉스-

 

「킁킁..음? 뭔가 좋은 향기가 나는것같은데 갓구운 쿠키같은-..하루카에게서 나는 향기인가?」

 

프로듀서가 무심결에 던진 그 한마디에 얼굴이 달아올라 불탈것만같아 무심코 프로듀서의 품에 얼굴을 묻어버렸습니다

 

「하-하루카!? 여기 바깥이라고!」

프로듀서의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잠깐만 이대로..지금 얼굴보이기 싫으니까..」

 

프로듀서는 어쩔수없다는듯 한숨을 내쉬더니 제머리를 쓰다듬어주셨습니다..

 

 

얼마뒤 겨우진정이된 저는 프로듀서와 함께 다시 걷기시작했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하루카도 슬슬 은퇴인가..」

프로듀서는 조금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네..언제까지 아이돌을 할순없으니까요..새롭게 올라오는 신예들도 있고, 목표로 노렸던 톱아이돌도 이루었으니..더이상 아이돌활동에 미련은 없어요」

 

「팬들이 슬퍼할꺼야.」

 

「하지만 시대는 변해가니까요, 저도...팬들도..」

 

프로듀서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곤란하게 웃음지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1주일전에 은퇴통보라니..그리고 내일이 기자회견..나로써는 조금 너무 서두르는것같다는 생각이 드네..」

 

「으응, 아니에요 프로듀서..저도 제 나름대로 각오를 했으니까요.」

그래..제 인생 최대의 각오, 그 각오를 떠올리니 다시 숨이 가빠지고 손이 덜덜 떨리지만 그래도 억지로 용기를 쥐어짜내봅니다.

「프로듀서...손...잡아주실래요?」

 

「응?아아..좋아.」

프로듀서는 살며시 손을 뻗어 내손을 잡아주었 습니다.

 

「프로듀서의 손...크고, 따듯하네요-」

 

그래..이손을 잡고있으면 저절로 안심이 되어버리는...정말 신기한 손입니다

 

「오늘의 하루카는..좀 이상한것같은데..」

프로듀서도 뭔가 이상하다 생각했는지 저를 찬찬히 살펴봅니다

 

「흐음..열은 없는것같은데-」

살짝 이마에 손을 대보더니 너스레를 떨며 말하는 프로듀서가 짓궃게 느껴졌습니다

 

「정말..아니라구요 프로듀서!」

 

「하하하, 미안미안..그러니까」

 

프로듀서는 잡고있던 제손을 살짝 풀더니 제어깨를 살며시 감싸안아줍니다

 

「그동안 정말 고생많았어, 모자란 날 따라서 고생했지만..내가 하루카에게 도움이 될수있었다는게 정말 기뻐.」

 

「프로듀서..」

지금이야..지금이야..속으로 몇번이고 말해보지만 역시 용기가나질않습니다..하느님..저에게 용기를 주세요..

 

「프로듀서..저..」

「앗차- 벌써 이런시간인가, 하루카 슬슬 돌아가야겠는데」

 

프로듀서는 시계를 내려다보며 말했습니다

「어? 하루카 뭔가 할말이있어?」

 

「그러니까 저기..아..아무것도아니에요!」

나는 겁쟁이..바보..멍게 말미잘 해삼...겁쟁이바보..

 

「흐음...나는 할말이있는데 말이야-」

 

프로듀서는 양복주머니에서 조그마한 반지 하나를 꺼내 약지에 슬며시 끼워줍니다

그동안 저는 머릿속이 텅비어버려 아무말도 하지못하고 멍하니 프로듀서가 하는것을 지켜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언젠가 나와 결혼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 반지는 그 증표..받아줄래? 하루카.」

 

벼락이 정수리에 떨어진 기분. 아무말도 하지못하고 멍하니 프로듀서의 얼굴만 바라봅니다.

 

「그러니까...응? 하루카」

 

저는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 그저 지금상황이 꿈만같아서..꿈이라면 깨지않게해주세요 하느님.

 

「하루...카?」

 

꿈이라면..지금만이라도..제맘대로 해도되는거겠죠 하느님?

 

「네, 프로듀서..프로듀서와 함께..걸어갈래요.」

.

.

.

.

.

「지금요?지금은..」

하루카는 말없이 휴대폰을 꺼내 사진한장을 보여주었다

「그이와 저는, 항상 함께하고있어요.」

 

그녀의 휴대폰메인사진에는 함께 하루카의 뺨에 조심스레 키스하는 프로듀서의 사진 찍혀있었다.

 

「저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일거에요, 분명.」

살짝 홍조가 떠오른 그녀의 얼굴은 분명,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여성중 한명이었다.

 

 

 

 

 

 

 

 

집에서 편하게 하는 작업이아니라 생각한대로 글을 못썻네요

 

집필시간은 약 40분 걸렸습니다

 

집이었다면 좀 더 분량도 많이..제대로 집중해서 썻을텐데..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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